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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조원대 조선기술 中유출될 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국내 선박 설계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산업 스파이들이 국정원과 검찰의 집요한 추적으로 덜미가 잡혔다. 서울 남부지검은 31일 국내 조선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고모(44·설계용역업체 대표)·김모(44·전 대우조선 직원)·박모(33·마스텍사 선체생산 설계팀장)씨 등 3명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과 국정원에 따르면 선박 설계회사를 운영하는 고씨는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16만 3000t 규모의 원유운반선의 선장(갑판과 내부에 들어가는 전기·기계장치) 설계를 수주한 뒤 선박의 일반배치도 등을 빼내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쟁사인 마스텍사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에 근무하다 협력사인 G사로 옮긴 김씨는 G사 서버를 이용, 대우조선의 선체시공 기준 등을 다운로드 받은 뒤 마스텍사가 이용하는 웹하드에 올리고 이를 박씨가 다운로드 받는 방식으로 영업 비밀을 유출했다. 검찰은 앞서 대우조선의 기술기획팀장으로 근무했던 엄모(53·현 마스텍중공업 부사장)씨를 LNG운반선 등 선박 69척의 설계도 등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구속기소했다. 엄씨는 지난해 3월 대우조선을 퇴사하며 15만장 분량의 선박 설계도면을 빼돌려 경쟁사인 마스텍사 부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중국 자회사 QMME의 책임자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조선업계는 이들이 빼돌린 기술이 마스텍사의 자회사인 중국 QMME사를 통해 유출됐을 경우 중국 업체가 향후 5년간 35조원 가량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조선업체와의 기술격차도 2∼3년 앞당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공정안전관리’로 큰 산업사고 막는다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공정안전관리’로 큰 산업사고 막는다

    #1.1991년 3월16일 대구시민들은 수돗물의 불쾌한 냄새에 시달려야 했다. 시민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행정당국이 조사에 나선 결과 ‘페놀’이란 화학물질이 상수원인 낙동강으로 누출된 사고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구미에 위치한 전자공장의 페놀 원액 저장탱크에서 페놀원액 약 30t이 유출된 것이다.6일이 지난 뒤 2차 누출 사고가 발생, 이튿날부터 18시간20분 동안 대구시 전역에 급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2.1984년 12월3일 새벽 인도 보팔시에 있는 농약 제조 다국적기업에서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2시간 동안 유독가스인 메틸아소시안 36t이 누출되면서 인근 주민 2800여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중대 산업사고는 곧 재앙 산업재해는 해당 근로자의 인적·물적 손해에 국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처럼 때로는 작업장에서 일어난 사고가 근로자뿐 아니라 인근 주민, 나아가서는 주변 환경에까지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를 ‘중대산업사고’로 규정해 관리, 감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소련의 체르노빌원전 폭발사고, 멕시코시티의 LPG폭발사고 등 세계 곳곳에서 대형 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해 수많은 인명 피해와 함께 환경 재앙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2000년 전남 여수의 한 화학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당했다. 같은해 12월에는 경기 안산시의 화학공장에서 5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10년동안 120건의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했다. ●10년동안 120건의 중대산업사고 발생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한 공정안전관리(PSM)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화학공장의 화재·폭발·독성물질 누출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유해·위험 설비를 보유한 사업장이 대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781개의 사업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 생산시설이 36곳으로 가장 많고 기초석유 관련 사업체 35곳, 석유정제 17곳, 화약불꽃 14곳, 농약제조 9곳 등 화학 관련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규정량 이상의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다른 업종들도 625곳이나 관리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이들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사업장은 공정안전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이행해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공정안전보고서에는 사업장에서 제조공정 관련 기술자료 및 도면을 체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위험성평가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갖춰야 한다. 또 설비의 완벽한 성능 유지를 위한 설계·제작·운전·정비기준 등을 제도화하고 사고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조치 계획도 수립,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 절차 및 기준을 지키기 위한 종업원 교육·훈련과 정기적인 자체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3495건의 공정안전보고서를 심사하고 4733건의 현장 확인을 통해 중대산업사고의 발생을 크게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노루표 페인트의 사고예방법 “소방차, 가스누출 감지기, 응급 구급장비 등 소방서 규모의 시설과 철저한 교육·훈련으로 자체 방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에 있는 ㈜노루페인트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생산시설답게 화재와 폭발사고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공장 안전담당자 김기도 과장은 “원재료의 특성상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한 공정안전관리 대상 사업장인 만큼 중대사고 예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양 시민들이 자랑하는 안양천 인근에 있는 데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들이 많아 각종 누출사고 예방에도 남다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우선 대형 재난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화재나 폭발사고 방지를 위해 공장의 모든 시스템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한다. 페인트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는 솔벤트, 수지, 첨가제, 알료 등이다. 이들 원료는 외부의 조그만한 불꽃에도 화재나 폭발 가능성이 높은 위험물질이다. 따라서 모든 시설물은 불꽃을 내거나 인화성이 있는 재질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용을 금지한다. 원재료를 혼합한 가마를 긁어내는 도구인 ‘헤라’의 불꽃 방지를 위해 철재 대신 청동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또 페인트의 가마와 탱크 등을 세척할 때 필요한 붓의 이음매도 철재가 아닌 구리류 제품으로 교체했다. 모두가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작은 불씨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전기까지 모두 잡아내고 있다. 현장의 모든 설비는 접지시설을 갖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정전기에 의한 화재·폭발 사고까지 대비하고 있다. 원재료들이 습도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돼 작업장의 습도는 항상 44% 이상을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근로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원재료마다 단계별 위험성 정도를 표시해 놓고 있다. 모든 근로자들은 매월 1∼2차례의 자체훈련과 안전교육을 받는다. 소방훈련은 안양소방서와 합동으로 실시해 효과를 높이고 있다. 화학약품 방재용 소방차 2대를 비롯해 자동화식 소화설비, 소방급수탑 등 각종 소방은 모두 갖추고 있다. 소화기사용 등 웬만한 장비는 직원 모두가 다룰 수 있도록 실습을 반복하고 있다. 공장내의 모든 곳에는 비상 방송장치가 설치돼 어느 곳에서, 누구라도 화재 및 사고 발생을 알릴 수 있다. 공장 안에서는 어느 누구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 담배로 인해 퇴사당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김 과장은 “안전관리자가 따로 편성돼 있지만 480여명의 근로자 모두가 안전관리자로 보면 된다.”고 자랑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英 산업현장 폭발사고 국가적 제도장치로 ‘차단’ 중대 산업재해는 대부분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화학공정의 누출 및 폭발사고 예방을 위해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화학공정안전 특별지원 미국 화학사고조사위원회(CSB)는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과 공동으로 화학공정의 안전, 누출사고 예방 등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 양 기관의 상호 협력으로 화학공정 사업장의 안전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양 기관은 협력을 통해 ▲사업장의 안전문화 개선방법 ▲중소 규모 사업장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훈련 방법 ▲화학물질 누출사고의 측정 및 정보공개 프로세스 개선 ▲화학물질 관련 응급상황 대처 프로그램 개발 ▲대규모 화학단지에 대한 안전적용 프로세스 개선 등을 추진한다. 중대산업사고와 관련된 사업장의 안전문화 개선을 적극 유도하고, 사고 사례에 대한 정밀한 연구를 통해 재해예방을 모색하게 된다. CSB는 이를 위해 NIOSH에서 실시하고 있는 화학공정안전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금도 제공한다. ●영국 안전보건청(HSE), 중대 산업사고 관리규정 이행을 위한 TF그룹 운영 영국 안전보건청에서는 45명의 부상자 및 10기의 유류탱크 전소 등의 피해를 낸 번스필드 유류저장기지 화재폭발사고(2005년 12월11일 발생)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석유저장기지의 폭발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게 됐다. 번스필드의 화재폭발사고로 영국은 유류저장기지의 폭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안전 및 환경상의 조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지적됐다. 중대 산업사고 관리규정 이행을 위한 TF는 번스필드 폭발사고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토대로 중대산업사고 관리 규정을 보다 명확히 이행하기 위해 2006년 구성됐다. 관련 업계와 협력해 번스필드 폭발사고와 같은 유형의 재난을 예방하고 안전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안전 및 환경 관련 규정 등에 대한 개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제공
  • [로펌 탐방] 법무법인 화우

    [로펌 탐방] 법무법인 화우

    “이 변호사, 이제 미래가 보여요?” 법무법인 화우에 입사한지 꼭 6개월째인 이세정(29·여·연수원 36기) 변호사는 최근 선배 변호사들과 ‘특별한’ 점심 식사를 가졌다. 식사 자리에는 갓 결혼했거나, 임신 중인 여성변호사에서부터 최근에 출산한 변호사와 자녀를 키우고 있는 변호사 등 다양했다. 자리를 마련해준 이는 이 변호사의 멘토인 이선애(40) 변호사. 이세정 변호사는 “여성 변호사로서 겪고 있는 선배들의 다양한 경험과 조언을 들었다.”면서 “임신, 출산과 육아 때문에 여성을 기피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상황에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화우에서 멘토의 도움을 받는 것은 이세정 변호사뿐이 아니다. 화우의 멘토링 제도 도입은 3년 전. 신입 변호사들을 파트너 변호사나 10년 이상된 시니어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와 1대1로 연결해 변호사의 실력을 개발해주고 있다. 업무와 관련없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통로로 활용되기도 한다. 멘토링 제도는 화우의 가장 큰 모토 중 하나인 ‘인화(人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2003년 법무법인 화백과 우방이 통합한 데 이어 지난해 법무법인 김·신·유와 합병한 게 변호사 155명(국내 139명, 외국 16명)의 화우다. 화우가 화합을 유달리 강조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화우의 한 변호사는 “사무실에서 어소시에이트 변호사가 파트너 변호사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이런 돈독한 관계가 곧 업무 질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합병 조직에서는 서로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도 클 수밖에 없어 화우는 윤리경영을 강조한다. 다른 로펌에서는 소수의 변호사만 재무사항 등의 경영정보는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화우는 모든 파트너 변호사에게 절대적 정보접근권을 주고 있다. 파트너 변호사 61명의 지분도 똑같다. 화우는 지난달 조직 개혁을 하면서 전문화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조세팀과 윤호일 대표 변호사 등이 이끄는 공정거래팀, 장덕순 변호사 등이 소속된 특허팀 등은 더욱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화우는 대형화 추세에 맞춰 의사결정의 신속·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전문경영인(AMP·Administrative Managing Partner)제도를 도입, 조세법 전문가인 임승순 변호사를 전담으로 임명해 경영상황을 매달 파트너 회의에 보고하게 하고 있다. 화우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법조계의 ‘신(新) 코드’라고 불려 주목받기도 했다. 강보현 대표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시 동기인 ‘8인회’ 멤버다. 화우의 변호사들은 탄핵 정국에서 노 대통령 대리인단의 핵심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퇴사해 미국의 유명 로펌에서 근무중이지만, 노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36) 변호사도 연수원 수료 직후 화우에 몸을 담았다. 곽 변호사는 1년 남짓 도산팀에서 근무했으며, 젊은 사람답지 않게 겸손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에서는 정권 말기인 지금 친 정권적인 이미지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15년차의 한 변호사는 “화우가 의도했든 아니든 일부 공기업이나 공사 등에서는 정권을 의식하고 화우에 일을 의뢰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화우가 스스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극복해야 할 부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회플러스] 檢, 농협 수백억 불법대출 수사

    검찰이 농협의 수백억원대 부실대출 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1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수원지검 부천지청은 전직 농협 직원 A씨가 퇴직 이후 건설 사업 관련 대출을 받는 과정에 불법이나 부실이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A씨는 1999년까지 농협 부천지점에 근무하다 퇴사 후 S건설업체를 세워 2002년부터 전국 10여개 농협 지점에서 1890억원(현재 잔액 기준)을 대출받았다. 농협은 지난해 8월 내부감사에서 A씨와 S사가 위조 감정평가서로 감정가를 부풀려 44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 검찰에 고소했다.
  • 한국 등 외자기업 타격 클듯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노동계약법(勞動合同法)이 29일 전인대에서 통과돼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중국에 진출한 한국 등 외자기업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기업들로서는 인건비 상승은 물론, 노조와의 협상 업무 및 노동분쟁 증가로 노무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법안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법안의 가장 큰 특색은 ‘고용의 경직성’이다.10년 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해서나 3회 연속 근로계약을 맺을 때는 정년을 보장토록 했다.1년짜리 단기계약이 2차례 종료돼 3번째 계약할 때는 1년계약이 아닌 정년까지 보장되는 근로 계약인 셈이다. 또 파견노동자를 고용할 경우에도 최소 2년 이상 고용토록 해 장기고용을 보장했다. 파견노동자도 노조원과 동등한 지위여서, 노조와 협의없이는 해고나 임금 결정 등이 불가능해졌다. 해고를 하려면 노조에 통보한 뒤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20명 이상 또는 직원의 10% 이상을 감원할 때는 지역 노동국에 보고해 인가를 얻어야 한다.15년 이상 일한 근로자는 해고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용자가 고용과 관련해 법을 어기면 임금의 2배를 배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사용 1개월∼1년 이내 서면으로 노동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2배의 임금을 지불하는 식이다. 다만 외국계 기업들이 크게 반발했던 퇴직금제도 도입은 법안 표결 직전에 보류됐다. 기존 심의안은 ‘계약만료시 경제보상금(퇴직금)을 지급한다.’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임금지급을 미루거나 계약 미준수에 따라 노동자가 퇴사할 때, 계약 만료전 회사가 퇴직을 요구할 때, 근로자가 아파서 일을 할 수 없을 때, 정리해고가 실시될 때, 기업이 파산할 때 등에는 퇴직금을 지급토록 했다. 근로기간 1년에 1개월치를 기준으로 최대 12년까지 가산된다. 중국 공산당은 노동쟁의의 급증이 사회적 불안정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이같은 법안을 준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외국계뿐 아니라 자국 기업으로부터도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 코트라 다롄무역관 이평복 관장은 “법안이 시행되면 노사간의 사소한 분쟁에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등 노무관리 비용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단체협상이 강화되고 해고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짜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jj@seoul.co.kr
  • 국부유출 갈수록 지능·첨단화

    국부유출 갈수록 지능·첨단화

    국내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돈을 들여 개발한 첨단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기술유출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 ●감청대상 안돼 예방·적발 어려워 20일 검찰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적발한 기술유출 범죄가 1999년 39건에 머물던 것이 2004년 165건,2005년 207건, 지난해 237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유출 위기에서 건진 기술도 휴대전화·와이브로 등 IT 기술에서부터 자동차 조립기술, 헬기·포탄·미사일 등 군사 장비 관련 등 다양하다. 하지만 수법이 지능화·첨단화하면서 이를 막아내기가 역부족이다. 특히 이번 기술유출 수법처럼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은 해외 사이트 이메일이나 인터넷폰 등이 이용되면서 수사가 더욱 어려워진다. 검찰은 “현행법에서 규정한 감청 대상 범죄에 기술유출 범죄가 빠져 있어 범죄 예방과 적발이 어렵다.”면서 “국회에 제출돼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과 국정원은 “2003년부터 올해 4월까지 막아낸 기술 유출사건의 피해 예상액만도 118조 2000억원에 달한다.”면서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와이브로 세계 시장 24조규모 예상 이번에 유출위기에서 막아낸 와이브로 기술도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15조원가량의 해외 수익이 기대되는 분야다. 정부가 “앞으로 우리나라가 10년 동안 먹고살 기술”이라고 말할 정도다. 2002년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한 S사의 경우 5000억원을 투입했고, 포스데이타도 9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한편 2005년 12월에는 국내 와이브로 표준 규격이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사가 지난 한해 동안 27조원(한국은 1조 5000억원 지불) 상당의 로열티 수입을 얻은 것을 감안할 때, 이보다 진일보한 와이브로 기술은 통신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불릴 만하다. 정보통신부는 2010년까지 와이브로 산업의 국내 서비스 시장 규모를 8조 1000억원, 장비 시장 규모를 5조 8000억원 정도로 예측한다. 세계 와이브로 시장의 시스템 및 단말기 시장 규모는 24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인사 불만 도화선… 돈 유혹에 넘어가 국정원 산업기밀유출센터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적발한 101건 중 돈이 회사를 배신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개인 영리 목적이 42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전유혹 31건, 처우·인사 불만이 20건, 비리 연루가 4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포스데이타 출신 연구원들의 기술 유출 시도도 1차적인 이유가 인사불만으로 시작해 엄청난 부를 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포스데이타의 미국내 연구소 실장(상무급)으로 근무하던 김모씨가 알력다툼이 있던 한 간부에 밀려 원하던 연구소장직에 임명되지 않자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와이브로’기술 美로 샐 뻔했다

    ‘와이브로’기술 美로 샐 뻔했다

    정보기술(IT)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 인터넷(WiBro)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국내 IT업체 전·현직 연구원들이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이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손실액이 1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이번 사건을 ‘IT업계 최대 규모의 기술 유출 사건’으로 규정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제영)는 20일 국가정보원과의 공조로 국내 IT업체인 포스데이타가 개발한 와이브로 관련 핵심기술을 빼내 미국 통신회사에 팔아 넘기려 한 혐의로 이 회사 전직 연구원 정모(39)씨 등 3명과 현직 연구원 황모(45)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이 회사 연구원 출신으로 미국에 유사 IT 기술업체인 I사를 설립하고 기술 유출을 주도한 김모씨 등 3명에 대해 국내 소환을 추진 중이다. 포스데이타의 미국연구소 실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김모씨는 지난 3월 포스데이타 연구원 정모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 유사 IT 개발업체인 I사를 설립한 뒤 지난해 6월부터 퇴사 직전까지 포스데이타가 개발해 놓은 와이브로 원천 기술을 외장 하드디스크와 이메일 등으로 빼돌려 이를 I사에서 새로 개발한 것처럼 꾸며 미국 통신회사에 1800억원을 받고 팔려고 계획했다. 이들이 빼낸 기술은 와이브로 개발과정의 기술 분석 자료인 ‘테크니컬 메모’와 휴대인터넷 기지국 성능을 좌우하는 ‘기지국 채널카드’, 와이브로 장비 기술을 세부적으로 디자인한 설계문서, 장비 전반에 대한 테스트 결과 등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국에 차려 놓은 유사 IT업체인 I사로 유출됐지만,I사 한국연락사무소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들이 빼돌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포스데이타가 2004년부터 투입한 개발비가 900억원이고 2012년까지 5년 동안 15조원 상당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데이타는 지난 10일 기술을 빼돌린 I사측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미국 법률에 따라 형사고소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와이브로(WiBro)란 시속 100㎞ 정도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이 가능한 차세대 무선 휴대 통신기술이다. 와이브로는 Wireless Broadband의 줄임말이다. 통신업체들이 정보통신부와 함께 6000억원을 들여 2004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6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KT,SK텔레콤 등이 서울 및 수도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손미나 아나 “KBS 떠나 여행작가 될래요”

    손미나(35) 아나운서가 결혼 후 KBS를 떠나 여행작가로 변신, 여행과 집필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오는 10일 결혼식을 앞둔 KBS 손미나 아나운서는 2일 서울 청담동 아이웨딩네트웍스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소감과 향후계획 등을 밝혔다. 그는 “6월 말 KBS를 그만둘 생각”이라며 “책 출판계획이 많아 정상적으로 회사생활을 못하게 돼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페인 유학경험을 책으로 펴냈던 그는 “평소 여행과 책에 관심이 많은데 한 출판사에서 앞으로 10년 간 해마다 외국 여행을 하고 이를 에세이로 쓰는 시리즈물을 제안해 왔다.”며 “하나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방송활동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프리랜서 활동을 하게 될 것 같은데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며 앞으로 상황에 맞춰 가능한 프로그램을 선별해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안익태 선생과 로리타 여사와 같은 세계 최고의 커플을 목표로 살겠다.”며 “결혼 전에 우울하기도 하다는데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하다. 힘들 때나 좋은 때나 의지하면서 서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신랑에 대해서는 “대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친척을 소개해 줬는데 결혼으로 이어졌다.”면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기사화됐는데 제게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손미나 아나운서는 10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한살 연상의 회사원과 조순 전 서울시장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린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군사용기술, 파일로 유출땐 처벌못해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군사 기밀 수준의 기술 도면 등이 담긴 파일을 통째로 훔친 일당을 적발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기밀’ 직인이 찍힌 도면만 보호하도록 한 법 규정 때문에 검찰은 기술 유출범에 대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제영)는 18일 A사 대표로 있다가 퇴사하면서 기술을 빼내 B사를 설립하고 제품을 해외에 판 조모(51)씨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A사는 위성 인터넷 접속용 초고주파 통신부품과 군사용 통신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조씨는 1998년 A사를 설립하고 공동대표로 있다가 해임 위기에 처하자 직원들과 함께 위성 인터넷 접속을 위한 단말장치용 초고주파 송·수신기 등의 도면을 빼내고 B사를 차려 초고주파 송신기 등을 생산, 캐나다 등지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2005년 9월 설립된 B사는 최근까지 10억여원가량 해외 판매 실적을 올렸다. 조씨 등은 육군용 벌컨포 레이더와 항공기용 전자전 장비, 함대함 유도탄, 대잠수함 공격형 헬기 등에 내장되는 주요 통신부품 8종의 기술도면을 빼내 홈페이지에 해외 판매 광고를 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A사는 군사용 통신부품 등을 생산해 방위산업체인 D사에 공급해왔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도토리 뉴스] 출산경험 직장여성 54% “출산으로 불이익 경험”

    취업·경력관리 포털 스카우트(www.scout.co.kr)에 따르면 최근 20,30대 기혼여성 직장인 및 구직자 852명을 상대로 ‘출산이 사회생활이 미치는 영향’을 설문한 결과 출산경험이 있는 420명 중 54.29%가 ‘출산 이후 직장에서 각종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했다. 이들이 출산 이후 당한 불이익의 구체적인 내용은 ‘퇴사 권고’(34.21%),‘승진시 불이익’(17.11%),‘연봉 동결 및 삭감’(13.1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데스크시각] 세계 일류로 가는 길/손성진 경제부장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소니표’ 워크맨은 젊은이들의 허리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필수품이었다.‘세계 최초 트랜지스터 TV 개발(1959년)’‘세계 최초 CD 개발(1982년)’‘세계 최초 8㎜ 캠코더 개발(1990년)’…. 소니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최고의 전자기업이었다. 그런 소니가 몰락의 길로 접어든 건 90년대 후반부터다. 1998년에 소니에 입사해 2005년에 퇴사한 미야자키 다쿠마는 ‘소니 침몰’이라는 책에서 친정 기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쇠퇴기의 기업에서 7년간 젊은 시절을 보낸 그의 눈에 비친 소니는 모든 게 시대에 뒤떨어진 기업이었다.‘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사라지고, 전략적 판단을 못하고, 회의에서는 반대 목소리만 내며, 그러면서 핵심 인재보다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높은 봉급을 받는 간부….’ 무엇보다 소니가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데 있었다. 한두걸음 뒤처지더니 일류와 최고에서 멀어져 갔다. 그 사이 경쟁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해 판도를 바꿔버렸다. 워크맨 자리에는 애플의 아이포드가, 브라운관 TV 자리에는 삼성의 LCD TV가 치고 들어왔다. 소니의 몰락은 기업들에게 생존 경쟁의 살벌함을 일깨워 주었다. 경쟁의 세계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 소니가 그렇고 MP3의 절대강자였던 국내 아이리버가 그렇다. 전쟁 같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새로운 성장엔진의 연속적인 창출이 필수적이다. LG경제연구원의 한 보고서는 기업이 히트상품을 만들어 내려면 고객의 행동양식을 ‘인류학자’처럼 고찰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자 조사도 학문연구하듯 하란 뜻이다. 신기술과 아이디어는 일류기업의 영속을 위해 말할 것도 없는 중요 요소다. 끊임없는 조직 혁신, 최고 경영자의 결단력, 미래를 읽는 혜안까지. 한가지라도 게을리 한다면 소비자들은 기업을 도태시킨다. 삼성이 세계의 일류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요건들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이다. 여기서 신성장동력이 나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1년에 1000편이 넘는 비디오를 보면서 미래를 보는 눈을 넓히고 아이디어를 구한다. 얼마전에 하이텔이 문을 닫았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수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던 PC통신의 대표기업이 설 자리를 잃었다.LCD와 PDP에 브라운관 TV도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브라운관 업체 세계 1위를 고수해 온 삼성SDI의 쇠락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뒷면에서는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미래의 예견과 새로운 성장동력은 기업의 흥망을 좌우한다. 기업의 흥망사 속에서 일류국가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국가는 거대한 그룹과도 같다.‘대한민국 그룹’에 전자, 자동차, 반도체와 같은 업종이 속해 있다. 산업만이 아니라 교육과 노사관계, 과학기술 등의 무형의 요소들도 국가를 구성하고 지탱하는 자산이다. 각각의 선견력과 혁신이 더해져야 국가가 일류로 들어가고 유지된다. 미래의 창은 환하지만은 않다. 지난해 한국의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순위는 24위다. 전보다 다섯단계나 떨어졌다. 발전해야 할 마당에 뒷걸음을 쳤다. 노사협력관계(114위), 창업 관련 행정절차 수(85위), 정부지출 낭비(73위) 등이 순위를 떨어뜨렸다. 우리나라는 올해나 내년쯤 2만달러 시대에 접어든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은 그에 걸맞지 않다. 갈 길은 멀다. 선진적인 노사관계, 규제 완화, 부패 추방 등의 암초가 일류로 가려는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영원한 1등은 없다. 한국의 TV가 세계를 제패했지만 분명한 건 수성(守城)이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소니도 권토중래를 외치고 있다. 혁신만이 도전을 물리칠 수 있다. 먼저 미래를 읽어야 한다. 이 순간에도 미래는 다가오고 있다. 손성진 경제부장 sonsj@seoul.co.kr
  • [특파원 칼럼] 단카이세대 소동의 함정/이춘규 도쿄 특파원

    기자가 도쿄특파원으로 부임한 2004년부터 일본에서는 ‘단카이(團塊)세대’의 ‘2007년 문제’ 소동이 일어났다. 단카이 세대는 일본의 1차베이비 붐 세대인 1947년생에서 49년생까지를 일컫는다. 여기에 해당하는 680만여명이 덩어리처럼 잘 뭉친다는 의미로 70년대 말부터 사용됐다. 이들이 순차적으로 60세 정년을 맞는 2007년부터 3년간 대량퇴직, 기술전승 불충분, 퇴직금 일시지급으로 인한 재무구조의 위기 등이 온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소동은 용두사미격으로 끝날 것 같다. 일시적 대량퇴직, 퇴직금 쟁탈전은 물론 없고 이들을 지방으로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노력도 시들해졌다. 왜일까. 우선 통계상의 착시 문제다. 단카이세대는 650만∼700만명 정도다. 다른 연령대보다 최대 20%(약 20만명) 정도 많다. 그런데 같은 세대 일본 여성들은 이미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결혼을 하면서 거의 퇴직했다. 따라서 실제 퇴직 대상은 절반인 300만명 정도에 그친다.300만명도 일시퇴직은 아니다.47년생 근로자는 100만여명인데 이들 가운데 농림수산업과 자영업자 등을 제외하면 숫자는 더 줄어든다. 지난해 4월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이 발효돼 기업들이 올해부터 63세까지 고용연장을 하도록 의무화했다. 따라서 단카이세대들은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적어도 63세까지 일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도요타자동차(63세까지), 혼다(〃), 소니(〃), 닛산(65세까지), 마쓰시타전기(〃) 등 대기업은 퇴사자가 희망하면 재고용한다. 올해 실제 직장을 떠나는 47년생은 20만명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2007년 문제는 정작 2007년을 맞아서는 감지하기조차 어렵다는 얘기다. 바야흐로 단카이세대 문제는 ‘2010년 문제’나 ‘2012년 문제’로 연장됐다. 또 점진적으로 퇴직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카이세대 문제가 착각이거나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단카이세대의 집단이기주의에 의한 음모론마저 나온다. 일본의 정치·언론·문화·학계의 주도층인 단카이세대가 영향력을 동원,2007년 문제를 과장시켰다는 책임론이 그것이다. 일본 정부의 방조도 지적된다. 국민연금 수령 대상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면서 단카이세대 등의 연금지급 공백을 우려, 단카이 소동에 편승해 기업의 정년연장을 의무화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시에 대량퇴직’이란 2007년 문제의 대전제가 사라져버렸다. 따라서 2007년 문제는 일본사회의 비정규직 문제 등 청년취업이나 구조조정, 실업자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조장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2005년 정부 기준 일본의 전 고용자 5047만명 중 비정규직은 1633만명으로 30% 이상이다. 비정규직이 35%를 넘는다는 민간통계도 있다. 이들의 연수입은 정규직의 반, 평생수입은 대체로 3분의1에 그치고, 노동법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특히 비정규직은 ‘취직빙하기’를 거친 최대 500만명의 프리터(프리+아르바이터) 등 30세 전후가 주류다. 경기가 호전돼 신규 취업이 늘었다고 하지만 정규직은 45% 정도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일본의 청년취업·실업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정년 연장으로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못 늘려 청년취업 희망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인건비 추가부담 등의 후유증도 적지 않다고 한다. 결국 2007년 문제는 전체인구의 5%에 그치는 단카이세대를 위해, 근로자의 30% 이상인 비정규직, 특히 청년취업자를 희생시켰다는 책임론이 나온다. 지난 3년간 비정규직과 구조조정 실업자는 급증했지만, 단카이세대 소동에 묻혀 별 조명을 못 받았으니 말이다. 일본의 단카이세대 소동에 묻힌 청년취업난, 비정규직 급증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정치과잉에 묻혀 이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춘규 도쿄 특파원 taein@seoul.co.kr
  • 작년 입사 3명중 1명 이직

    작년 입사 3명중 1명 이직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신입사원의 3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잡코리아는 24일 “최근 국내외 기업 855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퇴직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 가운데 입사 후 1년 이내에 퇴사한 비율은 평균 30%였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직원 1000명 이상인 대기업(공사 포함)이 60개, 중소기업 528개, 외국기업은 267개다. 퇴직 이유는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30%)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인내심, 참을성 부족’(25%),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23%),‘낮은 연봉 수준’(9%),‘업무와 인간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9%) 등의 순이었다. 취직은 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직장을 구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년 실업의 악재에서도 이직 열풍, 즉 ‘취업 유랑인’이 많다는 방증이다. 입사 1년만에 회사를 그만둔 비율은 중소기업이 32%였고, 외국계·벤처기업 29%, 대기업은 13%였다. 퇴사한 시기는 ‘입사 후 3개월 이내’가 35%로 가장 많았다. 입사 후 5개월 안에 퇴사한 경우는 23%, 입사 후 9개월 이내는 18%였다. 대기업의 경우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와 ‘조직에 적응을 못해서 그만 둔다.’는 대답이 각각 29%였다.‘인내심과 참을성이 부족해서’라는 이유도 19%였다.‘연봉이 적다.’‘복리후생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각각 10%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당신의 그림을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타계 1주기가 오는 29일로 다가왔다. 그를 기리는 다양한 전시회가 이날 준비된 가운데 추모문집 ‘TV부처 白南準(삶과꿈 펴냄)’이 23일 발간됐다. ‘백남준을 기리는 모임’이 펴낸 문집에는 여러 미술계 인사들의 글과 첨단 예술의 길을 걸었던 고인을 이해하지 못해 벌어졌던 해프닝 등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 홍보담당 이사를 지낸 손석주(68)씨는 1986년 백남준으로부터 홍라희 삼성미술관 관장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받은 그림을 쓰레기통에 버린 일화를 털어 놓았다. 일본 소니사에서 TV를 제공받던 백남준에게 삼성전자 TV를 대주면서 작품홍보를 맡았던 손씨는 보자기 속의 그림을 풀어 보고 아연실색한다. 크레파스로 마구 그어대고 색종이로 접어 만든 꽃을 붙인 그림을 홍 관장에게 전달하면 장난으로 오해받고 백남준에 대한 지원도 끊길 것으로 걱정해 고민 끝에 ‘배달사고’를 저지른다. 1987년 퇴사하면서 그 그림도 팽개쳤던 손씨는 이후 “백남준이 세계 10대 예술가로 각광받는 것을 보고 죄책감에 사로잡혔다.”며 “미술 지식이나 감각면에서 범인(凡人)인 저로서는 혁명적으로 앞서가는 선생님의 첨단 예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고 고인을 향해 용서를 빈다. 문집에 실린 50여편의 글 가운데는 갤러리 현대 창업주 박명자씨의 ‘무당보다 한수 위인 백남준 선생’이란 글도 있다.1990년 갤러리 현대 뒷마당에서 백남준이 요제프 보이스의 진혼굿을 할 때, 사간동 일대에 소나기가 내리고 큰 느티나무가 천둥 벼락을 맞던 모습 등을 담고 있다. 홍라희 관장은 “백남준 선생은 20세기의 과학기술을 치열한 시대정신과 따뜻한 동양인의 마음으로 포용한 미디어 아트의 음유시인이셨다.”고 회고했다. 출판기념회는 29일 오후 6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리며 백남준 추모영상 관람,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추모사,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 등이 이어진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거침없는 후배들 선배들 ‘완전난감’

    거침없는 후배들 선배들 ‘완전난감’

    중견 제조업체 차장인 조모(39)씨는 며칠 전 후배에게 시장조사를 맡겼다가 머쓱해진 경험이 있다. 그 지역 담당자가 출장중이어서 담당자와 동기인 후배직원에게 조사를 부탁했더니 그 후배직원은 “그건 제 담당이 아니다.”며 거절했다. 조씨는 “후배들 앞에서 ‘영’(令)이 안선다.”며 애꿎은 담배만 피웠다. 선배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고민도 했다. 대놓고 야단치자니 통할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후배들의 인심만 잃을 것 같았다. 조씨는 “요즘 후배들은 업무영역을 철저히 구분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공통업무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챙기는 것이 일종의 예의였고 매너였다.”며 입맛을 다셨다. 조씨는 “차츰 조직에 동화되면서 융통성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기대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요즘 조씨처럼 후배들의 ‘거침없는 소신’이나 ‘당돌함’ 앞에서 작아지는 선배들이 늘고 있다.10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1651명에게 ‘후배사원 눈치 보느라 스트레스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57%(939명)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직장인들은 ‘조금만 꾸중해도 무서운 선배로 생각하는 후배들 때문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무엇이든 생각없이 물어보는 질문공세’도 선배들을 지치게 했다. 이밖에 선배가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조금만 칭찬해도 잘난 줄 아는 후배도 이른바 ‘후배 시집살이’ 요인으로 꼽혔다. 응답자의 59%는 막내시절 자신들은 ‘벙어리 3년’ 시집살이를 했지만 요즘 후배들은 “하고싶은 말을 다 한다.”는 점을 차이점으로 꼽았다. 자신의 막내시절과 후배들의 차이점을 복수응답으로 물은 결과 ‘상사에 대한 예의가 없다.’(51%),‘쉽게 이직이나 퇴사를 생각한다.’(39%)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또 야근을 싫어하고 눈치없이 칼퇴근하기 바쁘다는 지적도 뒤를 이었다. 반면 ‘패션·유행에 민감하고 센스가 있다.’,‘영어·컴퓨터능력 등 기본자질이 뛰어나다.’,‘창의적이고 적극성이 높다.’는 점을 신세대의 장점으로 뽑았다. 후배와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 방법으로는 ‘술자리 등 인간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가 40%로 가장 많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서울광장] 부부교사는 중소기업? /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부부교사는 중소기업? /육철수 논설위원

    그저께 어느 학술연구원이 초청한 행사에 갔다. 공식행사가 끝난 뒤 대학교수, 고위 공무원, 연구원 간부 등과 이런저런 잡담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경제가 워낙 어려운지라, 자연스레 화제는 늙어서도 사람 구실하며 편안하게 지내려면 정년이 길고 안정된 직장이 필수라는 쪽으로 흘러갔다. 그러던 중 귀가 번쩍 띄는 말이 들렸다. 연구원의 L박사가 대뜸 “요즘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란 얘기가 있는데, 그거 무슨 말인 줄 아세요?”라고 물었다. 박학다식한 사람을 ‘걸어다니는 사전’이라 부르는 소리는 들었어도 그런 말은 금시초문이었다. 주위 사람들이 귀를 쫑긋하며 시선을 쏟자 그는 “부부교사를 그렇게 부른답니다.”라고 했다. 순간, 모두 무릎을 탁 쳤다. 말이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이나 은행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40대 중반이면 퇴사의 두려움에 떨어야 하고, 이들의 평균 정년은 고작 52세라고 한다. 아무리 일할 능력이 있고 일하고 싶어도 조직에서 밀려나면, 제2인생을 살지 않는 한 실업자 신세다. 그런데 교사는? 마음만 먹으면 63세 정년 꽉 채울 수 있겠다, 퇴직하면 연금 많겠다,1년에 방학으로 두세달 놀아도 월급 꼬박꼬박 나오겠다…. 더구나 부부교사라면? 직장이 떨어져 있으면 우선적으로 서로 가까운 데로 보내주겠다, 부부가 함께 지낼 시간 많겠다,30년씩 봉직하면 연금 ‘따블’이겠다, 한마디로 요즘같은 세상에 남부러울 게 없는 ‘환상의 커플’이다. 부부의 연금만 따져도 매월 500만∼600만원을 거뜬히 손에 쥘 터이니, 부부 중 한 사람만 타고 그것도 65세까지 기다려야 하는 국민연금 수급자 하고는 차원이 한참 다르다. 이쯤되면 소득과 안정성, 기타 혜택을 망라할 때 웬만한 중소기업은 저리 가라다. 사실 중소기업의 20%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고 원화절상, 고유가, 원자재값 상승, 인력부족 등으로 부부교사만한 순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우스갯소리라지만, 부부교사를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부르는 게 무리는 아닐 듯싶다. 여교사가 신붓감 1순위가 된 지는 이미 오래 전이고, 남교사 역시 신랑감으로 서너 손가락 안에 꼽힌다. 교육대나 사범대에 들어가기가 이름깨나 있다는 법대·의대 가는 것만큼 어려워진 세태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20∼30년 전 부부교사를 떠올리면 벽촌·낙도학교에서 소박한 교육자의 꿈을 펼쳐나가는 스토리가 전형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알부자’요, 선망의 대상이 된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 거리에는 청년실업자와 조기퇴직자가 득시글거리고, 통계청 조사결과 청소년(15∼24세)의 절반 가까이가 안정된 공무원을 선호하고 있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분위기에서 부부교사가 각광받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시쳇말로 결혼도 재테크로 여긴다는 세상이니까 더더욱 그렇다. 부부교사가 부러움을 사는 이면에는 일반 직장인들의 구조조정 불안과 노후걱정 심리가 녹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부부교사에게도 남모르는 고충이 왜 없겠는가마는, 만사를 돈으로만 따지고 모험이나 도전정신이 필요한 직업이 외면당하는 세태를 생각하면 어쩐지 씁쓸하다.‘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이야기에는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 하나 제대로 못 만드는 경제현실이 투영돼 있다. 그래서인지 이런 유의 농담이 희망을 잃어가는 사회의 한낱 개그로 치부하기엔 너무 많은 상념을 일으킨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치·사극 명해설 성우 김종성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정치·사극 명해설 성우 김종성

    카타르시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나온다. 억압된 영혼이 자유로워져 순간적인 쾌감을 준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이른바 ‘천(天)의 목소리’라고 한다. 정확한 발음과 깔끔하고 박력있는 목소리로 오감을 자극해 카타르시스를 팍팍 선사한다. 또한 ‘제1공화국’에서 ‘제3공화국’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세월을 생생하게 전달, 정치극을 한 차원 높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도 ‘격동 50년’(MBC라디오)을 18년째 진행해오면서 청취자들의 귀를 역사의 현장으로 쏘옥 빠뜨린다. ●‘천의 목소리´로 안방극장에 생생한 해설 전달 어디 이뿐이랴. 얼마전 끝난 인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비롯, 요즘 주말에 상영되는 ‘연개소문’(SBS-TV) 등의 대하사극과 오락 프로그램 ‘스펀지’(KBS-2TV)에서 감칠맛나는 해설로 우리의 오감을 흥미진진하게 건드린다. 특히 딱딱할 것 같은 웬만한 다큐멘터리와 교양 프로그램에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끌어당긴다. 성우 김종성(63)씨. 주말 저녁이면 목소리로 늘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아저씨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얼굴 없는 배우’ 가운데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성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64년에 데뷔, 올해로 42년째이자 나이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원로이지만 여전히 열정적인 활약으로 ‘성우계의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지난 16일 오후, 가을의 끝자락을 아쉬워하듯 쓸쓸하게 낙엽이 흩날리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김씨를 만났다. 처음에는 “해줄 말도 없는데다 얼굴 없는 배우가 얼굴을 내밀어선 무엇하느냐.”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김씨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주 동안(童顔)이었다. 소설가 조정래씨와 시인 박제천씨가 동국대 국문과 동기이고 탤런트 김무생씨와는 동갑이라는 점에서도 얼른 비교가 된다. 젊어진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욕심도 없고 술, 담배도 안 한다.”며 빙그레 웃을 뿐이다. 나이보다 젊어 황당했던 일도 당연히 있을 터. 주차장에서 50대 경비 아저씨한테 “젊은 사람이 왜 그래?”하는 식의 야단을 자주 듣는가 하면 한 살 아래인 부인과 동행할 때 누나 동생 사이로 오해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너무 젊게 보여 수염을 길렀더니 오히려 ‘젊음의 끼’로 여겨 낭패(?)를 당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어려서는 노숙했고 나이들어서는 젊게 보인다고 하니 얼마나 복받은 삶일까 부러워진다. 김씨의 본명은 김기호, 아명(兒名)이 ‘종성’이다. 성우로 데뷔할 때 ‘금(金)종소리’라는 뜻에서 ‘鍾聲’으로 쓴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김종성(金鍾聲)으로 쓰고 있다.‘두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로 유명한 라디오 스타 김기덕씨가 친동생이다. “원래 성우가 된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먹고 살기 위해 대학 다닐 때 방송대본을 쓰게 되면서 엉뚱하게 성우의 세계로 빠진 셈이지요.” ●동아방송 사태로 실직 아픔… 복덕방 운영도 가난한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가문에 대한 강박관념과 살림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래서 대학 3학년때 입주 아르바이트 등 여러가지를 했지만 신통치 않아 방송국을 노크했다. 당시 MBC 라디오 제작2부장이었던 김범석씨를 만나 방송대본을 건네자 “성우가 낫지 않겠느냐.”며 성우학원 등록을 권유받았다. 이때가 1963년 6월. 그래서 서울 종로5가에 있는 한국예술학원에 두달 동안 다녔다. 그해 10월 동아방송 성우시험에 응시했으나 낙방, 적잖은 고민을 했고, 결국 이듬해 4월 TBC가 개국하면서 성우시험 공채 1기에 합격했다. 이와 관련, 김범석씨는 “당시 한국예술원에서 성우강의를 했는데 김종성씨는 성우에 자질을 크게 보였다.”면서 “지금도 방송해설 분야에서 나름대로 독특한 장르를 개척했고 또한 그 분야를 순수하게 잘 이끌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성우의 길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초창기 TBC 시절, 구조조정 등으로 노사분규가 발생했고 함께 입사한 동료 15명 중 7명이 퇴사하는 아픔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난다. 부인은 당진 출신으로 TBC에서 2년,MBC에서 3년 성우생활을 하다가 1970년 결혼하면서 성우활동을 그만두었다. “동아방송 사태가 나자 실직했지요.1976년부터 1979년까지 서울 잠실에서 3년동안 가나안 복덕방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돈 되는 걸 도무지 맞추질 못하는 거예요. 오죽했으면 주위에서 ‘반대로만 하면 된다.’고 할 정도였지요.” 이때 MBC에서 ‘그림자’ 방송을 담당하는 PD한테 연락을 받고 다시 복귀했다. 아울러 1980년 서울의 봄을 맞아 동아방송에서 ‘정계야화’라는 정치드라마를 맡으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성우생활이 시작된다. 하지만 신군부에 의해 방송국이 통합되면서 또 한번의 시련을 겪으면서 KBS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현재 극단 산울림대표의 임영웅씨가 만든 ‘인물 한국사’의 해설을 맡으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지금의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격동 50년’을 하게 된 것은 지난 1988년 4월1일에 시작된 ‘격동 30년’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해 김씨는 “배우 사정이나 시국 분위기 등으로 처음에는 두달만 하자고 한 것이 벌써 18년이나 됐다.”면서 ‘전설따라 삼천리’보다 더 오래 장수한 유일한 라디오 드라마가 됐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소리나 언어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지요. 사전대로 하면 안 맞습니다. 대중들이 가장 아름답게 여기는 언어와 억양을 구사해야 친숙해집니다. 물론 잘못된 대중언어는 골라내지요. 그게 제가 40년 넘게 성우생활을 해온 고집이기도 합니다.” ●“말이란 형식미가 아니라 자연미여야” 가끔 후배들을 만나면 “성우는 언어학자가 아니다. 자유롭게 리얼하게 표현하면 된다.”고 당부한다. 또 작품의 성격을 잘 이해해야 올바른 배역과 해설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씨 자신도 드라마든 다큐프로이든 항상 대본부터 꼼꼼히 읽는 습관을 가졌다. 목소리가 원래 좋았느냐고 묻자 “어렸을 때 부모님이 ‘옥루몽’이며 ‘삼국지’를 읽는 모습을 자주 봤다.”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누나들이 갖다 준 ‘무정’ 등의 소설책을 많이 읽었다고 대답했다. 또 성우생활을 하면서 AFKN방송의 해설을 눈여겨보면서 미래의 호흡과 템포를 익혔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언젠가는’ 할 때 대부분 한꺼번에 읽지만 ‘우리는/언젠가는’식으로 호흡의 길이를 나름대로 정했다.“말이란 형식미가 아니라 자연미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술, 담배 안한 것도 맑은 소리를 제대로 서비스하기 위해 결단했던 것.”이라며 웃는다. “물러나는 것을 늘 생각합니다. 짧게는 2년 후 그만두려고 합니다. 후배들이 한 600여명이 있지만 영상매체의 발달로 성우라는 직업이 사양길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새로운 무대를 개척해야지요. 지금까지 방송의 배려로 살았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매년 몇백대1로 성우 지망생은 늘고 있거든요.” 김씨는 이에 대비해 몇년 전부터 ‘오디오북’을 준비해오고 있다. 이미 ‘백범일지’‘고전12마당’‘단편문학50권’ 등을 녹음했다. 앞으로는 후배들과 함께 특수효과를 넣은 오디오북 1000권 제작을 목표로 이에 전념할 계획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나 후배 성우들도 품위있게 은퇴를 하려면 이러한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김씨는 ‘불멸의 이순신’을 끝내면서 시청자들이 주는 상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카페를 만들어 김씨의 나이를 의식해서인지 “후계자는 없나요.” 등의 많은 애정과 안타까움을 표시한다.“글쎄요. 제가 하라는 대로 하면 후배들이 돈을 벌 수 없다며 기피한다.”며 멋쩍게 웃는다. km@seoul.co.kr
  • 은행=‘꿈의 직장’

    은행=‘꿈의 직장’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모(30)씨는 지난 4월 취업재수 끝에 시중은행 입사에 성공했다. 그가 꿈에 그리던 은행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요즘 은행들이 이공계 출신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 놓은 덕분이다. 그러나 서울 영등포지점에서 6개월째 근무중인 이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은행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직을 고려하는 것도 아니다. 무턱대고 나갔다가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의 관문을 다시 뚫을 자신이 없다. 무엇보다 4000만원 가까이 되는 현재의 연봉을 포기하기가 아깝다. ●적성 안맞아도 ‘본전생각´에 눌러앉아 은행들의 퇴사율이 ‘0%’대에 근접했다. 입사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어 섰다. 국책은행 시중은행 가릴 것 없이 모든 은행이 ‘꿈의 직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입사 경쟁률이 높은 것은 다른 기업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신분 보장과 높은 연봉 때문이다. 퇴사율이 낮은 것은 은행이 맞춤형 인재를 선발한 측면도 있지만 이씨처럼 적성에 맞지 않지만 “어떻게 들어온 은행인데….”라는 ‘본전 생각’으로 미처 그만두지 못하는 신입사원들도 많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10개 국책·특수·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6개 은행이 최근 선발한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0%이다. 국민, 우리, 기업, 수출입은행의 경우 지난 상반기에 채용했던 신입사원들 중 아무도 퇴사하지 않았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무려 185명과 168명을 뽑았는데 퇴사율이 0%이다. 상반기 채용이 없었던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에 뽑은 50명이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 역시 지난해 말에 채용된 외환은행의 신입사원도 ‘낙오자’가 없다. 신한은행의 퇴사율이 161명 중 9명(5.6%)으로 그나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강한 인재’만을 고집해온 신한은행의 혹독한 업무훈련 방식과 뽑은 지 이미 1년이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퇴사율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은행 입사 경쟁률은 100대 1을 넘기가 일쑤다. 외환은행의 경우 올 하반기에 70명을 뽑는데 무려 1만 1451명이 응시,16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응시자 중 공인회계사 세무사 변호사 등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도 2059명이나 됐다. 100명을 뽑는 하나은행에도 1만 5000명이 몰려 150대 1을 기록했다. 기업은행도 150명 모집에 1만 4438명이 지원했다. 은행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가장 큰 이유는 연봉이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초임 연봉은 38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각종 수당 및 교육비 등을 합치면 1년에 4000만원 이상은 건지는 셈이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6개 대기업의 초임 연봉은 평균 3088만원이다. 은행이 700만원 이상 많다. 올해 재정경제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국 19개 은행의 부장급 이하 일반직원 8만 8760명 중 억대 연봉자는 4.6%인 4078명이다. 산업은행은 억대 연봉자가 전체 직원의 13.3%나 됐다. 부장급 이하 일반 은행원의 평균 급여도 6400만원으로 일반 근로자 평균 급여 2800만원의 2.3배 수준이다. ●인사담당자 “도전정신 포기한 채 쏠림현상 반갑지 않아”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미지도 인기 상승에 큰 몫을 차지한다.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도 노조의 힘이 막강해 일반 기업보다는 고용보장이 훨씬 잘 된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신입구직자 56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일하고 싶은 업종은 1위가 공기업(20.4%)이고 3위가 금융업(12.3%)이었다. 결국 금융공기업이 최고의 직장인 셈이다. 시중은행의 인사담당자는 “은행업의 호황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고임금이 은행 성장을 결정적으로 가로막을 시기가 조만간 올 것”이라면서 “취업 준비생들이 적성을 무시하고, 도전정신을 포기한 채 과도하게 은행권으로만 쏠리는 현상은 은행으로서도 그리 반가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MS워드 개발 시모니 우주관광 간다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및 엑셀 프로그램을 개발한 찰스 시모니(58)가 경제전문 ‘포브스’에 꼽힌 억만장자로는 처음으로 우주 관광에 나설 계획이라고 MSNBC 인터넷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헝가리 이민 출신인 시모니는 이날 시애틀의 비행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3월9일 발사 예정인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틀 뒤 러시아 스타시티의 우주인 훈련소를 향해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초의 컴퓨터 마니아 출신 우주선 승객”으로 불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모니는 지금까지 3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 부호처럼 단순한 관광보다는 우주에서의 과학 실험에 참여할 예정이다. 비용은 이전 승객들이 지불했던 2000만달러보다 많고 앞으로 인상될 2500만달러보다는 적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그의 우주관광 계약을 중개한 스페이스 어드벤처의 에릭 앤더슨 대표가 밝혔다. 시모니는 헝가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우주비행사를 꿈꿔 옛소련을 방문해 직접 우주비행사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냉전이 한창이던 1968년 미국으로 이민한 후 컴퓨터 과학자의 길을 걸었다. 1981년 MS에 합류한 그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WYSIWYG(화면에 보이는 대로 출력되는) 방식을 도입하고 워드와 엑셀 등 MS 최대의 상품들을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2002년 MS에서 퇴사한 시모니는 현재 워싱턴주 벨뷰에 본사가 있는 인텐셔널 소프트웨어의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예술과학재단을 만들어 거액을 기부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약 10억달러로 793명의 억만장자 가운데 746위이다. 이란 태생 미국인 여성 사업가 아누셰흐 안사리 등 이전 승객들은 모두 부호들이었지만 포브스지의 억만장자 대열에 오를 정도는 아니었다.연합뉴스
  • [주일 미군기지를 가다] (하) 美·日 ‘국방공조’ 요충지 오키나와

    [주일 미군기지를 가다] (하) 美·日 ‘국방공조’ 요충지 오키나와

    |오키나와(일본) 김상연특파원|기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도쿄 인근과 오키나와에 위치한 주일 미군기지를 둘러보고 미·일동맹의 현주소를 체감했다. 그 소감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사령관과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사령관으로 활약한 더글러스 맥아더와의 가상대화 형식으로 5일자에 이어 한차례 더 소개한다. ●맥아더 오키나와를 둘러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기자 나름대로 휴양지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전반적으로 낙후된 인상이었습니다. 섬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군 기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주도보다 작은 섬에 미군기지가 36개나 산재하다니…. ●맥아더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말미에 미군이 격렬한 전투 끝에 점령한 뒤로 사실상 군기지 역할을 해왔죠. 실질적으로 주일 미군기지의 75%가 오키나와에 밀집해 있다지요. ●기자 전쟁 얘기를 하셨는데, 오키나와의 ‘평화기념공원’에 가서 당시 전투장면을 담은 흑백 동영상을 보면서 전쟁의 참상에 가슴이 저렸습니다. 특히 한국인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탑 앞에 서서 징용과 위안부 등으로 끌려와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불귀의 객이 된 분들의 가엾은 인생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맥아더 오키나와 전투는 미·일 사이에 벌어진 유일한 지상전이었죠. 미군 입장에선 결정적 승기를 잡기 위해 화력을 쏟아부었는데, 일본이 죽기 살기로 나오면서 희생자가 많아졌습니다. 미군 1만여명과 일본군 9만여명을 비롯해 민간인까지 합쳐 20만여명이나 희생됐어요. ●기자 정치지도자들의 오도(誤導)로 희생을 당하는 건 결국 애꿎은 민중입니다. 전쟁만한 악덕(惡德)이 있을까요. ●맥아더 냉정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전쟁을 혐오한 나머지 국방을 홀대하는 우를 결코 범해선 안 된다는 충고를 하고 싶군요. 문약(文弱)에 빠지면 결국 더 큰 참상을 부른다는 것을 역사는 입증하고 있습니다. 나는 숱한 전쟁을 치르면서 전쟁이란 인류가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래서 플라톤은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보았노라.”라고 했는지 모릅니다. ●기자 …. ●맥아더 이거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았군요. 그래, 가데나 공군기지에 가봤습니까. ●기자 예. 정말 대단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공군기지라는 평판이 무색하지 않았습니다. 장장 1만피트에 달하는 광활한 활주로에 가공할 첨단 ‘항공 무기’들이 즐비했습니다. 사진으로만 봤던 E-3C공중조기경보통제기,RC-135정찰기,KC-135공중급유기,P-3C대잠초계기 등을 육안으로 접하니 실감이 안날 정도였습니다. 특히 첨단 F-15전투기 54대가 격납고에 나란히 진열돼 있는 장면은 보는 이의 기를 질리게 하더군요.‘지구상에 이런 미군을 감히 상대할 나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발 이같은 가공할 무기들이 사용되는 사태가 닥치지 않았으면…. ●맥아더 어허~, 감상을 자제하라니까요. ●기자 가데나는 평소 120여대의 항공기가 상주하는데 전시에는 여기에 50% 이상 전력이 증강된다고 합니다. 일본 본토의 요코다 기지가 보급·수송의 허브기지라면 가데나는 전투기지의 허브인 셈입니다. 훨씬 무시무시하다는 얘기죠. 가데나는 위치상 도쿄보다 오히려 서울, 평양이 더 가깝습니다. 유사시 F-15로 서울까지 1시간도 안 걸린다고 합니다. ●맥아더 한국 입장에서는 든든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되더라도 미군과의 동맹을 공고히 한다면 감히 한국을 넘볼 나라는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맥아더 사실 가데나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견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겁니다. ●기자 군사전문가답습니다. 냉전 때만 해도 일본 본토 북부의 미사와 공군기지가 중요시됐는데, 그 대접을 지금은 오키나와가 받고 있습니다. ●맥아더 후텐마 기지도 가보셨나요. 그 용맹한 해병들…. ●기자 그렇습니다. 해병은 역시 해병이더군요. 시원시원하고 박력 있는 게….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자신들이 제일 먼저 한국 땅을 밟게 된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더군요.‘고속수송함’(HSV)을 타면 30시간 안에 한국에 도달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이들 중 대다수인 8000여명이 2014년까지 미국령 괌으로 옮겨간다고 합니다. 인근 주민에 대한 성추행 범죄 등으로 더이상 여론의 원성을 버티기 힘든 상황이랍니다. ●맥아더 그 용맹무쌍한 해병들이 어쩌다가 그런 평가를…. ●기자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찰떡 공조’를 공언하는지 몰라도 일본 국민들은 점차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2008년 요코스카 기지에 들어올 예정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을 놓고도 반대 목소리가 있습니다.‘핵’은 안 된다는 것이지요. 미 해병대가 괌으로 이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105억달러 가운데 60억달러를 일본측이 부담하는 데 대해서도 탐탁지 않은 기류가 감지됩니다. 미국 땅에 기지를 짓는데, 왜 일본이 돈을 내냐는 것이지요. ●맥아더 당연히 일본이 부담할 몫이지요. 장소만 달라질 뿐 괌 해병대의 주임무는 일본 방위이니까요. 미·일 안보조약 5조는 미국이 일본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신 일본은 땅과 시설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기자 막상 일본에 가서 보니 일본 정부가 내는 방위비 분담금이 실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공식적으로 51%를 부담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75% 이상을 낸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미군에 헌신적인 인상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다행이지요. ●맥아더 한국과 일본은 다르지요. 일본은 패전국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그리고 일본은 종전후 일왕이 권력을 보존하기 위해 미군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입니다. 그런 내막은 외면한 채, 한국내 일각에서 “일본은 미군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데 한국은 뭣하고 있느냐.”고 지적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행태입니다.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당당하게 임할 자격이 있습니다. ●맥아더 맞아요. 그때 일본 왕이 나한테 편지와 사람을 보내 애걸복걸했지요. 이제 와 내 입으로 그런 얘기를 하기는 뭣하지만…. 어쨌든 동맹 간의 작은 차이는 공동의 가치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자 짓궂은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만약 한국과 일본이 싸우면 미국은 어느 편을 들까요. ●맥아더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는 식이군요. 하지만 정말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국은 아마 일본 편에 설 것이라는 게 내 생각입니다. 일본은 19세기에 이미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화된 나라이자 미국의 가치에 부합하는 동양 국가라는 이미지로 미국인에게 비쳐졌습니다. 태평양전쟁 끝무렵에 소련과의 점령지 경쟁에서 미국이 일본을 최우선적으로 ‘찜’해 놓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일본의 몸값을 높게 친 거죠. 직설적으로 말하면, 당시 한반도는 일본만큼 매력이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내 말은, 결국 미국은 능력 있고 매력 있는 나라를 친구로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한국 사람들이 사대주의적인 의존심을 버리고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하길 바랍니다. 그래야 미국 사람들한테 등뒤에서 무시당하지 않습니다. ●기자 충고 고맙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장군의 말씀을 꼭 전하겠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군의 그 멋진 은퇴사를 직접 들려주실 수 있나요. ●맥아더 이거 참, 쑥스럽게…. 노장은 죽지 않습니다. 다만 사라질 뿐입니다.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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