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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회로 다시 열리는 개성공단

    전시회로 다시 열리는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에게 기술을 전수한 수제 축구화 장인 김봉학의 일상을 찍은 사진과 작업장을 설치한 ‘아리프로젝트 2018’(김봉학프로덕션), 남한과 북한 노동자의 출근 모습을 그린 연작 회화 ‘정상(頂上) 출근’(정정엽), 형제봉을 오르는 과정을 촬영해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기업주들의 심정을 드러낸 ‘형제봉 가는 길’(임흥순). 남과 북의 근로자들이 한 공간에서 일하며 공동으로 상품을 만들던 개성공단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6일부터 9월 2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사람과 물건, 자료를 소재로 한 전시회 ‘개성공단’(포스터)을 연다고 4일 밝혔다. 전시는 ▲개성공단 자료 ▲사람·개인과 공동체, 일상과 문화 ▲물건과 상품 ▲개성공단을 넘어서 등 모두 4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개성공단 자료’는 공간, 물품, 생활 문화 등 관련 자료를 토대로 잘 몰랐던 개성공단의 일상을 소개한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에서 근무했던 북한 근로자의 출퇴근, 업간체조 등 하루 일과를 사진으로 보여 준다. 또 개성공단 연표, 관련 행정서류, 법규 등 연구 성과도 함께 전시한다. ‘사람·개인과 공동체, 일상과 문화’는 당시 일했던 사람들의 관계와 소통을, ‘물건과 상품’은 개성공단에서 사용했던 물건을 비롯해 주고받았던 선물과 기념품 등을 통해 개성공단의 당시 문화를 설명한다. ‘개성공단을 넘어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사회의 시선을 담았다. 관람은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 284 홈페이지(www.seoul284.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급등’ 분당 아파트값 안정세 돌아섰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4일 분당 신도시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가격 오름세가 둔화한 가운데 매물이 감소하고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분당구의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9.90%로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분당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은 서울 강남과 가까워 실수요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높아 전세를 안고 투자하는 ‘갭투자’ 수요도 많았던 곳이다. 인근 용인·광주시에서 자녀 교육이나 서울 출퇴근을 목적으로 이사 오는 수요도 적지 않았다.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판교신도시에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몇 년 동안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분당 신도시 아파트값이 회복하면서 상승폭이 큰 것처럼 비쳤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강남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도 분당 아파트값 상승의 원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 오름세가 주춤해졌다. 거래도 끊겼다. 서현동 한양아파트 84㎡ 가격은 올해 초 9억원을 호가했으나 최근에는 8억원으로 떨어졌다. 서울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연초 큰 폭으로 오른 것이 상반기 높은 상승률에 반영됐지만, 3월 이후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갭투자가 많아 매매도 활발하고 가격도 올랐는데, 전셋값 하락으로 전세금을 끼고 사려는 갭투자가 끊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분당 신도시 아파트값은 안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개발이 끝나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긴 데다 재건축 규제 강화로 당장은 재건축 특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교 신도시 아파트도 지은 지 10년 가까이 다가오면서 새 아파트에 몰리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위너스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출규제 등으로 실수요자가 줄어들고 신규 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면서 분당 아파트 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숲, 백두산호랑이를 마주하다

    숲, 백두산호랑이를 마주하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입니다. 인체에 비유한다면 몸을 지탱해 주는 등뼈, 또는 온몸에 피를 공급해 주는 대동맥인 셈입니다. 태백산에서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를 두른 고장이 경북 봉화입니다. 이곳에 지난 5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수목원은 백두대간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데 힘씁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백두산호랑이, 하늘말나리나 흰까치수염 같은 야생화가 사는 이유입니다. 백두산호랑이의 번뜩이는 눈매에 시선을 빼앗기고, 허리 굽혀 야생화와 눈을 맞추며 백두대간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에 푹 빠져듭니다.◆축구장 7개 합친 크기의 숲에 호랑이가 산다 봉화는 첩첩산중에 자리한 탓에 발걸음하기 쉽지 않은 땅이지만, 최근 찾아오는 이가 부쩍 늘었다. 백두산호랑이를 볼 수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때문이다. 백두산호랑이가 야생에서 발견된 건 1921년 경주 대덕산이 마지막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의 일이다. 볼거리는 호랑이에 그치지 않는다. 27개 전시원은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식물을 포함해 다양한 야생화와 고산식물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공간이다. 한국판 ‘노아의 방주’라 불리는 야생식물 종자 저장 시설, 시드 볼트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숲길을 수놓은 연분홍빛 야생화가, 암석 사이로 고개를 내민 고산식물이, 연둣빛 잎맥을 반짝거리는 네군도단풍 길이 여행자의 심신에 백두대간의 정기를 불어넣는다. 수목원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호랑이 숲이다. 숲으로 향하기 전, 방문자센터에서 호랑이 관련 전시를 보면 백두산호랑이를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백두산호랑이의 또 다른 이름은 시베리아호랑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6종의 호랑이 중 가장 몸집이 크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일본은 호랑이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인다는 구실로 무자비한 도륙 작전을 펼쳤다. 호랑이가 한반도의 정기와 한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동물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동북아 지역에 남은 야생 호랑이는 130~150마리가 전부다.귀하디귀한 백두산호랑이 세 마리가 호랑이 숲에 산다. 열세 살 암컷 ‘한청’이, 일곱 살 수컷 ‘우리’, 열일곱 살 수컷 ‘두만’이가 주인공이다. 나이가 많은 두만이는 사육동에서 생활해 관람객이 볼 수 있는 건 한청이와 우리다. 호랑이가 숲으로 ‘출근’하는 시간은 오전 10시, ‘퇴근’하는 시간은 오후 5시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퇴근 시간이 1시간 빠르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숲을 찾아가면 어슬렁거리거나 앞발로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치는 한청이와 우리를 볼 수 있다. 해가 쨍쨍한 한낮에는 오수에 빠진 호랑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더위에 지쳐 몸놀림이 굼뜬 데다가 본디 야행성 동물이라 해가 지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호랑이 숲은 축구장 7개를 합친 크기다. 나무와 연못을 놓아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꾸몄다. 관람객은 6m 높이의 철조망 사이로 호랑이를 만난다. 한청이와 우리는 뙤약볕을 피해 너른 바위 아래서 달콤한 낮잠에 빠져 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가르릉’ 숨소리가 들릴 듯하다. 몸을 뒤척이다 눈을 뜬 호랑이와 마주치자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매서운 눈빛에서 백두대간을 자유로이 활보하던 백두산호랑이의 용맹함이 드러난다. 백두산호랑이는 수목원의 일부일 뿐이다. 거울연못, 고산습원, 암석원, 백두대간 자생식물원 등 전시원만 27개에 달한다. 워낙 넓다 보니 방문자센터에 비치된 리플릿을 보고 동선을 정한 뒤 움직이는 게 편하다. 호랑이 트램으로 각 구간을 이동할 수 있는데 주중에는 15분,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삼림욕장·암석원·야생식물종자 영구보존시설… 돌틈정원부터 고산습원을 지나 호랑이 숲으로 이어지는 잣나무 숲길은 상쾌한 삼림욕장이다. 15분이면 걸을 수 있는 짧은 길이라 부담도 적다. 숲길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산수국, 땅나리, 흰까치수염 등 야생화가 다정히 인사를 건넨다. 야생화는 깊은 숲속에 숨어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스스럼없이 길가에 나와 여행자와 눈을 맞춰 준다. 고산습원은 연못이 움푹 팬 지형이라 이른 아침, 운무가 자주 피어오른다. 그 모습이 한 편의 시다. 수목원에서 색의 대비가 가장 도드라지는 공간은 암석원이다. 회색빛 암석이 뒤덮은 땅에 수목한계선 주변에서 자라는 초록빛 고산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나무 데크 전망대에 오르면 암석원은 물론 수목원을 둘러싼 능선이 너울너울 펼쳐진다. 단풍식물원의 네군도단풍길은 잊지 말고 들를 것. 길 양옆에 늘어선 네군도단풍 잎사귀들이 햇살을 받아 연초록빛 춤을 춘다. 일반인이 관람할 수는 없지만 야생식물종자 영구보존시설인 시드 볼트는 수목원의 핵심 공간이다. 자연재해나 전쟁 등의 재난에서 식물 종자 200만점을 영구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판 노아의 방주이자 사라지고 있는 식물들의 보관고인 셈이다.◆조선 중기 문신 충재 권벌 유적지가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차로 40분을 달리면 달실마을이다. 마을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충재 권벌(1478~1548)이 터를 잡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권벌은 중종 2년, 문과에 급제해 예조참판까지 올랐다. 고위관직에 몸을 담고 안락한 앞날을 보장받았지만 그가 택한 건 대의였다. 대쪽 같은 성정으로 옳은 것을 고하는 데 거침이 없었던 선비는 기묘사화와 을사사화, 두 번의 사화를 겪는다. 기묘사화 때 관직을 잃고 낙향해 1526년에 세운 정자가 청암정이다. 거북 모양의 바위 위에 정자를 올렸고, 물을 끌어와 섬처럼 만들었다. 연못에는 돌다리를 놓아 청암정과 독서당인 ‘충재’를 이었다. 관직에서 쫓겨난 선비에게 청암정은 마음의 거처였으리라. 선생은 이곳에 10년간 머무르며 책을 읽고 마음을 닦고 어지러운 나라가 나아갈 길을 고민했다. 청암정은 현재 마당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무분별한 관람과 훼손으로 다른 곳은 출입이 금지됐다. 청암정 옆에는 충재박물관이 있다. 아담한 규모지만 품고 있는 유물의 가치는 크다. 그중에서도 선생이 과거시험 때 작성한 답안지인 시권, 관직 이동 시 나라로부터 받은 교지, 명나라 사신으로 다녀올 때 명나라 태조에게 받은 ‘충’(忠) 자 족자는 당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귀한 유물이다.◆석천계곡엔 소나무·숲길·정자가 그림처럼…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이 응방산을 지나고 유곡리에 이르러 제 모습을 드러낸다. 권벌 선생 유적지 가까이 있는 석천계곡 이야기다. 울울창창한 소나무 사이로 난 물길은 S자형으로 큰 굽이를 이루며 흐른다. 계곡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충재박물관에서 마을 중간에 놓인 돌다리를 건넌 후 오른쪽에 난 좁은 숲길을 따라가거나, 봉화읍 삼계교에서 석천정사 안내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계곡에 들어서면 정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충재 권벌의 큰아들인 청암 권동보(1518∼1592)가 지은 석천정사다. 청청한 소나무를 뒤에 두르고 암반에 석축을 쌓은 뒤 팔작지붕 한옥을 올렸다. 정자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계곡 풍경이 일품이라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계곡의 너럭바위에서도 풍경을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물은 낭랑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고개 숙인 소나무가 ‘예서 쉬어가라’며 여행자에게 그늘을 내어 준다. 무더운 여름에 옛 선비들은 발을 씻으며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했다는데, 선비 되기는 어려워도 혼탁한 마음은 맑은 물에 씻어 볼 일이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권대홍(라운드테이블 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맛집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후문의 산촌식당(672-7700)은 토종닭과 막국수를 판다. 야외 평상 자리가 넉넉하고 주차장을 갖췄다. 봉화는 전국 송이 생산량의 15%를 책임지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솔봉이식당(673-1090)은 송이돌솥밥과 송이전골로 잘 알려져 있다. 봉화역 영동선에서 차로 5분 거리라 접근성도 좋다. 봉화한약우프라자(674-3400)에서는 봉화에서 나는 각종 산약초를 먹여 기른 봉화 한약우를 맛볼 수 있다. →잘 곳 : 봉화에는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바래미마을에 있는 소강고택(010-9189-5578)과 만회고택(673-7939), 토향고택(054-673-1112)이 대표적이다.
  • 꺼졌던 불 다시 켜졌다…‘1년 유예’ 여의도는 주 52시간 실험 중

    꺼졌던 불 다시 켜졌다…‘1년 유예’ 여의도는 주 52시간 실험 중

    지난 2일부터 국내에서 전체 근로시간이 총 52시간(법정 근로시간 40시간+연장 근로시간 12시간)을 넘으면 ‘불법’이 됐다. 다만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금융업종은 1년이라는 유예 기간을 받았다. ‘연착륙’을 위해 여의도 증권사들은 주 52시간 근무를 시범 운영하거나 PC오프제, 유연근로제 등 도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공식 ‘퇴근 시간’이 지난뒤 여의도 증권사 표정을 들여다봤다. 여전히 사무실 대부분은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1년 뒤 여의도 야경은 꺼질 수 있을까.한바탕 퇴근 행렬이 지나간 오후 7시 2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나란히 위치한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상층 사무실에서 켜진 형광등이 창가에 비쳤다. 건물 절반 이상이 불이 꺼진 상태였다. 인근 NH투자증권은 건물 아래층 2~3개층에서 불빛이 보였다.증권사의 해외나 전자기술(IT) 등 업무에서는 야간 근무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인원은 늦은 시간에 근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같은 시간 신한금융투자, KTB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 건물은 대부분 층에서 불이 켜져 있었다.주 52시간 근무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회사들부터 사무실 불이 꺼진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하나금융투자는 3일부터 오전 8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주 40시간 근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NH투자증권은 4년 전부터 PC오프제를 운영했다.그러나 PC 오프제 도입과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주 52시간 시범 근무에 들어간 KB증권이 위치한 교직원공제회 건물은 불이 꺼진 사무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후 7시 40분쯤 IBK투자증권을 비롯해 “사실상 주 52시간을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던 메리츠종금증권 건물도 ‘야근 중’이었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직원들이 오후 5시에 맞춰서 퇴근을 하지만 오후 10시까지 청소 때문에 사무실 불이 켜져 있다”고 밝혔다.오후 8시 10분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건물까지도 대부분 사무실이 환해졌다. ‘퇴근’이 아니라 ‘저녁 식사’를 위해 꺼졌던 불이 다시 켜진 셈이다. 한국거래소 건물도 ‘불야성’이었다. 저녁을 먹고 회사 건물로 돌아온 몇몇 직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서로 “왜 돌아왔냐”며 인사를 건넸다.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보통 출근이 오전 6~7시이기 때문에 오후 6시에 퇴근해도 주 52시간을 넘는다”면서 “채용이 늘지 않아 3명이 하던 일을 2명이서 하면 실수가 늘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하면서 증권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와 비교해도 금융투자업계에서 근무시간을 줄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홍콩에 위치한 글로벌 투자정보사 관계자는 “대부분 글로벌 지사가 있기 때문에 무리한 야근은 필요가 없다”면서도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트레이더는 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고, 퇴근은 오후 10시를 넘기지는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리서치 업무는 ‘끝 없는 일’이라 오전 12시까지 근무하기도 하고 퇴근해도 재택근무”라고 전했다. 2016년 스위스 금융그룹 UBS 조사에 따르면 홍콩은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50.1시간이지만, 금융권은 그보다 업무 시간이 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PC 오프제로 퇴근을 독려하는 신호를 주면서 근로시간을 줄여나가는 분위기”라며 “실적 시즌이 상대적으로 바쁘기 때문에 탄력근로제(일주일 단위보다 긴 단위 기간 내에서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가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업무량 안 줄이고 칼퇴 압박…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업무폭탄’

    업무량 안 줄이고 칼퇴 압박…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업무폭탄’

    오늘 할 일 못 마치고 내일로 미뤄 업무의욕 저하…성과 하향평준화 업종 특성 고려 없이 시간만 줄여 “수술중 ‘칼퇴’ 의사 생기나” 농담도‘저녁이 있는 삶’이 현실화된다는 기대감 속에 지난 1일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장밋빛’ 제도만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근무 시간이 줄면서 퇴근 후 시간이 한층 여유로워진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제도가 안착하기까지 숱한 시행 착오와 진통이 예상된다. 먼저 지나치게 ‘칼퇴근’을 강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업무 혼선이 속출하고 있다. 근무 시간은 줄었지만 업무량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함정이다. 3일 오후 6시가 되자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는 “어서 퇴근하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퇴근을 해야만 했다. 이 회사 직원 김모(39)씨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속담도 있는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니 오늘 할 일도 6시만 되면 내일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다음날 ‘업무폭탄’이 떨어지게 되고, 업무는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35)씨는 “정해진 날까지 반드시 마쳐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결국 일을 집으로 가져와 할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지 않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또 일에 대한 열의가 남다른 직장인에게는 ‘주 52시간제’가 입신양명의 길을 막는 걸림돌로 인식된다. 업무에서 월등한 성과를 내기 위해 개별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시간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계열사 직원인 김모(37)씨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임원까지 승진하고 싶은데, 정시 퇴근을 압박하니 참 난감하다”면서 “팀원들의 업무 성과가 하향 평준화될 것 같고 업무에 대한 애착도 크게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직장 동료와의 관계가 단절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퇴근 후 회식이 초과 근로시간에 포함되진 않지만 회식을 사실상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인식하는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동료나 업무상 만남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유모(28)씨는 “저녁이 있는 삶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추구라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려면 직장 동료와의 저녁 약속은 모두 끊어야 한다”면서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사람들과 스킨십이 줄어들어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업종의 특성을 깊이 고려하지 않고 ‘주 52시간’만 줄곧 강조하다 보니 업종별로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특히 의사와 간호사 등 응급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직군들도 ‘주 52시간’ 틀에서 근무 시간을 조정해야 하다 보니 간호사 1인당 돌봐야 하는 환자 수는 기존보다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사가 수술하는 도중 퇴근 시간이 되면, 수술을 중단하고 퇴근해야 하느냐” 등 자조 섞인 농담도 끊이지 않고 있다. “퇴근 후 회사에서 걸려 오는 전화를 받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인가”, “퇴근길에 업무 생각을 하면 근무에 해당하나” 등 유권해석이 필요한 각종 궁금증이 쏟아지는 것도 주 52시간제가 낳은 웃지 못할 풍경들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업무 형태별로 근무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과도하게 ‘주 52시간’으로 못박고 시행하면 현실적인 여건과 맞지 않게 된다”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업종에 따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평균 근로시간을 줄여 나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오전 6시 출근 증권맨, 6시 퇴근해도 주 52시간 초과

    “비상·실적 시즌 칼퇴는 어려워 주 단위보다 탄력근무제 현실적” 금융 회사들이 몰려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퇴근 인파가 빠져나간 지난 2일 오후 7시 20분쯤 각 증권사 사무실은 여전히 ‘야근 중’으로 비쳐졌다. 신한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등의 건물 사무실은 대부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일부 사무실에서 불빛이 보였다.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 시대가 열린 가운데 1년의 유예 기간을 받은 금융 업종에서는 이렇듯 야근이 아직은 ‘흔한 풍경’이라는 얘기다. 각 증권사들은 PC오프제나 유연근로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채비를 속속 갖추고 있는 만큼 1년 뒤 여의도 야경을 바꿔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사무금융노조가 지정한 주 52시간 근무 시범 운영사다. NH투자증권은 4년 전부터 PC오프제를 운영하고 있다. 2일 오후 7시 20분쯤 이들 증권사 건물에서 불을 밝힌 사무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로 보였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8시 10분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건물의 사무실 대부분이 환해졌다.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저녁을 먹기 위해’ 잠시 꺼졌던 불이 다시 켜진 셈이다. 한국거래소 건물도 ‘불야성’이었다. 저녁을 먹고 회사 건물로 돌아온 몇몇 직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서로 “왜 돌아왔냐”며 인사를 건넸다. IBK투자증권을 비롯해 “사실상 주 52시간을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던 메리츠종금증권 건물도 ‘야근 중’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 업계는 보통 오전 6~7시에 출근하기 때문에 오후 6시에 퇴근해도 주 52시간을 넘는다”면서 “채용이 늘지 않으면 3명이 하는 일을 2명이 할 수밖에 없어 실수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근무시간을 줄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홍콩에 위치한 글로벌 투자정보사 관계자는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트레이더는 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고 퇴근은 오후 10시 정도”라면서 “리서치 업무는 ‘끝 없는 일’이라 밤 12시까지 근무하기도 하고 퇴근해도 재택 근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PC오프제로 퇴근을 독려하는 신호를 주면서 근무시간을 줄여 나가는 분위기”라며 “실적 시즌이 상대적으로 바쁘기 때문에 탄력근로제(일주일 단위보다 긴 단위 기간 내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방식)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포한강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특별공급 경쟁률 40.6대 1 기록

    ‘김포한강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특별공급 경쟁률 40.6대 1 기록

    롯데건설이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 내에 공급한 ‘김포한강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특별공급에서 평균 4.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7월 2일까지 진행한 특별공급 청약접수 결과, 291가구 임차인 모집에 총 1,310명이 청약해 평균 4.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청약경쟁률은 40.6대 1로 5가구 모집에 203명이 몰린 전용면적 67A 8년 장기 특별공급에서 나왔다. 유형별로는 8년 장기 임차인 특별공급은 9.9대 1을 기록했으며, 신혼부부는 2.1대 1, 재능기부는 2.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하고,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많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다”며 “여기에 운양역(예정) 생활권을 단지인데다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물론, 롯데캐슬만의 특화된 주거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일반공급에서도 많은 분들이 청약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포한강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일원에 조성되며, 지하 1층~지상 최고 9층, 32개 동, 전용면적 67~84㎡ 912가구로 구성된다. 김포도시철도 운양역(예정) 생활권 단지로 향후 운양역이 개통되면, 김포공항역까지 20분, 서울역까지 40분대로 접근이 가능하다. 김포한강로, 올림픽대로, 수도권제2순환도로(인천-김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도로 교통망도 우수해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용이하다.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로 꾸며지며, 힐링포레스트, 아쿠아가든, 플레이 가든 등의 다양한 조경 시설이 단지 곳곳에 조성돼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피트니스클럽, 실내골프클럽, GX룸, 작은도서관, 키즈클럽, 시니어클럽 등의 커뮤니티 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롯데건설만의 특화된 주거 서비스도 돋보인다. 입주민들은 단지 내 또는단지 간 자유로운 주거이전이 가능한 캐슬링크 서비스부터 아이돌봄, 가전제품 렌탈, 그린카 카셰어링, 조식 배달, 홈케어 등의 생활지원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포한강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청약통장 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며, 무주택자들에게 우선 공급 기회가 주어진다. 공공성이 강화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최대 8년까지 장기 거주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췄다. 또한,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내로 제한된다. 특별공급 세대에 대해서는 임대료 혜택도 제공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월세할인혜택을, 8년장기계약과 재능기부 특별공급은 월세면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별공급 당첨자는 오는 3일 발표된다. 이후 일반공급 청약을 3일부터 5일까지 아파트투유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 10일 당첨자 발표를 거쳐 계약을 실시한다. 계약은 11일~13일 3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김포한강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후공급 아파트이며, 입주예정일은 2018년 11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ㆍ5호선 더블역세권 영등포구청역 도보 1분 ‘당산 디벨리움’ 오픈예정

    2ㆍ5호선 더블역세권 영등포구청역 도보 1분 ‘당산 디벨리움’ 오픈예정

    여의도, 종로, 강남 등과 인접한 직주근접 오피스텔이 직장인들의 높은 선호도를 얻으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모든 직장인들은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을 꿈꾼다. 출퇴근 시간 단축으로 교통비 절감은 물론 퇴근 후 여가나 운동을 즐기며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긴 출퇴근 시간은 몸의 피로도를 증가시켜 업무시간 동안 집중력을 낮추고, 심할 경우 삶의 질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지역별 출·퇴근 통행시간을 살펴보면, 서울시는 평균적으로 출근 41.8분, 퇴근 54.6분으로 평균 출퇴근 시간은 총 96.4분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긴 출퇴근 시간이다. 서울특별시와 인접해 있는 인천광역시(92분)와 경기도(91.7분)도 출·퇴근 시간이 90분을 초과했다. 이처럼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의 대부분 직장인들이 출퇴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만큼 직주근접에 대한 열망도 높아지고 있다. 여의도와 인접한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에는 6월 중 ‘당산 디벨리움’ 오피스텔이 오픈할 예정이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철 2ㆍ5호선 영등포구청역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다. 지하철을 이용해 여의도는 물론이고 강남, 광화문, 시청 등 주요 업무지역과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직주근접형 입지를 자랑한다. 지하철 외에도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강변북로 등 도로망과 인근 41개 버스노선 등 특급 교통 인프라를 갖춰 사통팔달 입지를 누릴 수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하는 ‘당산 디벨리움’은 지하 1층~지상 10층, 2개동 규모의 단지형 오피스텔로 지어진다. 대지면적 992.40㎡, 연면적은 2,698.20㎡, 전용면적 25.64~26.01㎡, 총 72실로 구성된다. 내부는 소형 아파트의 설계가 적용돼 2룸, 3베이(Bay)로 구성되며 전 실에 테라스를 제공하여 개방감과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주차는 자주식 7대, 기계식 30대로 총 37대 가능하다. 영등포구청역 인근 풍부한 편의시설도 눈길을 끈다. 사업지 반경 3㎞ 내에 타임스퀘어몰,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코스트코, 이마트, 홈플러스, 영등포시장 등 쇼핑시설과 문화 시설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당산공원, 샛강생태공원, 영등포공원, 문래근린공원, 한강공원 등 도심속 자연공간이 있어 생활인프라와 더블어 녹지인프라도 우수하다. 여기에 영등포가 서울시의 ‘2030 서울플랜’의 서울 3대 도심 개발지로 지정됨에 따라 대규모 개발호재가 잇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2030 서울 플랜은 서남권 계획으로 글로벌금융기능 강화, 신성장산업 거점 육성, 지상철도 구간 도시재생사업으로 중심지 일자리 창출, 주거지 관리 및 개선, 교통체계 개선, 생활기반 개선등 지역특화가 계획되어 있고 현재 진행중에 있다. 또한 국제금융줌심(IFC) 특화도심육성계획, 영등포뉴타운, 신길뉴타운, 신안산선 개통(2023년 예정), 여의도 파크원(현대 백화점 입점 확정), 경인고속도로 지하화(2020년 예정), 서부간선도로 지하화(2021년 예정)등 실행중이다. ‘당산 디벨리움’의 시공은 메트로종합건설(주), 시행은 아시아신탁(주)이 맡았다. 홍보관은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에 위치하며 준공은 2019년 7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노동시간 단축’ 증권사 好好… 은행은 노사합의 난항

    1년 유예기간 있어 시행에 여유 은행측은 유연근무제 확대 무게 노조는 산별교섭·중노위에 기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첫날이지만 시중은행 직원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조기 도입을 논의하던 산별 교섭이 결렬되고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시범 운영에 들어간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아직 근무 체계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은행들이 느긋한 이유는 금융업이 특례 업종에서 제외돼 내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앞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은행권 조기 도입을 요청한 뒤 산별 교섭을 통해 이달 도입을 목표로 노사가 논의를 진행했지만 지난달 15일 결렬됐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이 진행 중이다. ●은행·노조 예외직무 인정 범위 대립 산별 교섭과 별도로 각 은행 노사가 합의하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할 수 있지만, 1년 유예 기간이 있는 만큼 사측에서는 서두를 게 없는 상황이다. 당초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이날부터 제도를 시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기업은행도 완전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아니라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이날부터 ‘시차 출퇴근제’를 확대해 오전 7시~오후 1시 사이에 출근해 하루 9시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오후 6시면 PC가 강제로 꺼지는 PC오프제도 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집단대출 담당자 등 고객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 승인을 거쳐 주말 초과근무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점차 근무 시간을 줄이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BNK부산은행도 지난달부터 PC오프 시간을 기존 오후 7시에서 오후 6시로 앞당겼다. 또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집중근무’ 시간으로 정해 사적인 일이나 회의를 피하도록 했다. 이 외에 대부분 은행들은 산별교섭과 중노위 결과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중노위는 은행 노사 산별교섭 재개를 위한 1차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0개 직무 제외” vs “일괄 적용해야” 핵심은 예외직무 인정 여부다. 은행 측은 인사, 기획, 전산, 여신심사, 공항점포 등 20여개 직무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무만 주 52시간제를 조기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금융노조는 예외 없는 일괄 도입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사측이 내세운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도 관건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없이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하면 각종 꼼수로 인해 ‘공짜 노동’을 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노위는 4일 2차 회의를 연 뒤 오는 9일 3차 회의에서는 조정안을 낼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KB증권은 지난달 27일부터 ‘시차 출퇴근제’와 ‘PC 온오프제’를 도입했다. 오전 7시~오후 4시, 오전 10시~오후 7시 등 하루 8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또 리서치센터 직원들의 주말 근무를 없애기 위해 월요일에 집중된 보고서 제출을 다른 요일로 분산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오전 8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원칙을 정했다. 전날 야근한 시간만큼 다음날 늦게 출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1년 뒤 불필요한 시행 착오를 막고 보완점을 찾기 위해 미리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도 이날부터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을 원칙으로 정했다. 오는 9월부터는 PC오프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주 52시간 근무시대] 출근 오후 1시, 월화수목休休休… 대한민국 사무실은 혁명중

    [주 52시간 근무시대] 출근 오후 1시, 월화수목休休休… 대한민국 사무실은 혁명중

    ‘주 52시간 근무시대’를 맞아 대한민국 사무실이 바뀌고 있다. 대기업 S사 입사 11년차 이모 과장의 사례처럼 하루 근무시간을 직접 설정해 자기계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아직 도입 초기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변화상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변화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국내 최대 포털 업체 네이버는 2일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전면 도입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원하는 시간을 골라 주 평균 40시간 이내로 일하고, 한 주에 12시간까지 수당을 받고 추가로 근무할 수 있다. 일괄 적용됐던 포괄임금제는 자연스레 사라지고 수당제로 전환된다. 기존 책임근무제는 4년여 만에 폐지됐다. . SK텔레콤은 직원 개개인이 근무시간을 직접 설계한다. 2주 단위로 총 80시간 범위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자율 근무제인 ‘디자인 유어 워크 앤 타임’을 도입해서다. 이번 주에 48시간을 근무하면 다음주는 32시간만 일하면 되는 식이다. 예컨대 SK텔레콤의 A 매니저는 월~목요일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하고 금요일엔 오후 1시까지만 근무한다. 금요일 오후 2시부터는 가족과 2박 3일로 여유롭게 여행을 한다. B 매니저는 회계 마감, 결산 등으로 업무가 몰리는 매달 마지막 주는 50시간 일하고 셋째 주는 주 30시간(주 4일) 일하도록 근무시간을 조정해 유연하게 일한다. 2013년 공장 생산직에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현대차는 지난 5월부터 본사 일부 조직에 한해 유연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중 근무시간’으로 지정한 대신 나머지는 직원 일정에 따라 자유롭게 근무하며 출퇴근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에게 근무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를 1일부터 시작했다. 재량근로제는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R&D) 업무에 한한다.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에 맞춰야 하는 R&D 분야는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그동안 직원 자신이 2시간 단위로 직접 신청해야 지급되던 초과근무수당도 바로 퇴근할 수 있게 10분 단위로 사무실 출입기록 등에 따라 자동 지급되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추가 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식품업체들은 때마침 공장 가동률이 높은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인력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의 식품 관련 계열사 4곳은 지난 5월부터 순차적으로 생산직 근로자를 200여명씩 추가 채용하고 있다. 빙그레와 매일유업도 최근 생산직 근로자를 50~60명 추가로 뽑았다. 유통업계는 대부분 점포 운영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적응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회현 본점과 강남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의 개점 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췄다. 현대백화점(폐점시간 기존과 동일)은 백화점과 아웃렛 점포 직원의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주 52시간 근무시대] “여가생활 늘 것 vs 회식 줄 것”…관광·외식업 ‘기대반 걱정반’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숙박·관광업계와 외식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되면서 여가생활과 관련된 시장에도 활기가 생길 것이라는 낙관론과 회식, 출장 등 업무 관련 활동이 줄고 근로자들의 소득이 축소되면서 오히려 시장이 침체되리라는 비관론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 여행사 등 관광업계는 대체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퇴근 시간이 빨라진다고 해서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광업보다는 취미나 여가생활과 관련된 다른 업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며 “외려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 관광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업에서 해외 출장을 줄이면 비즈니스 호텔 등 관련 업계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근무시간 단축 문화가 정착되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국내 여행이나 저가형 여행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현일 티몬 해외여행팀장은 “이미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트렌드의 영향으로 저렴한 가격의 여행 상품이 많이 발굴된 만큼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될수록 여행 상품 판매업체들도 관련 패키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엇갈린 반응이다. 회식이나 접대가 줄어들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가족모임이나 외부 행사가 늘어나 외려 건전한 외식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 돼지고기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한모(41)씨는 “지난해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위축됐던 업황을 이제 겨우 추슬렀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면서 “회식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고깃집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회식이나 업무 목적의 모임 위주인 오피스상권 일대의 고깃집 등은 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거주지 인근의 외식업은 오히려 호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압축 근무로 ‘4시 칼퇴’…李과장, 저녁을 되찾다

    압축 근무로 ‘4시 칼퇴’…李과장, 저녁을 되찾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된 출근 첫날인 2일 오전 8시 30분. 대기업 S사 입사 11년차 과장(매니저) 이모씨는 서울 을지로 사무실로 출근했다. 출근하자마자 먼저 사내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했다. 이 시스템은 오늘 몇 시간 근무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실제 근무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이번에 도입된 것이다. 이어 고객 서비스 관련 보고서 개요를 잡은 뒤 팀장과 방향을 상의했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요점’만 뽑은 워드 1장짜리 보고서를 작성했다. 기존에는 눈에 잘 들어오는 파워포인트(PPT) 보고서를 만들었지만 회사가 간략한 보고서와 전자결재로 대체했다. 주 52시간에 맞춘 회사의 ‘시간 줄이기 전략’이다.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점심식사를 한 뒤 재무부서와 예산 협의를 마치고 대행사에 홍보 방법에 대한 전화 회의를 끝냈다. 전에는 실무자와 대면회의를 했지만 전화나 화상회의로 바꿨다.오후 2시 30분. 이 과장은 팀장에게 1차 보고를 끝내고 수정 지시 사항을 반영해 보고서를 최종 마무리한 뒤 오후 4시 조기 퇴근했다. 월·수요일마다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 진행되는 일본어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대신 그는 화·목·금요일은 오후 9시까지 ‘몰입근무’를 하는 것으로 근무시간을 ‘보충’한다. 학원 수업을 마친 뒤인 오후 6시에는 이태원으로 이동해 오랜만에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다. 그는 오후 9시 30분 집에 도착했다. 앞으로 저녁 약속이 없는 날에는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식사를 할 계획이다. 지난주만 해도 쉽지 않았던 직장인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현실이 됐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던 근무 형태가 다양화됐고, 일과 후 반복되던 회식은 개인 약속으로 바뀌었다. 엄두도 못 냈던 자기계발 시간도 생겼다. 물론 아직은 일부 대기업 직원들의 상황일 뿐이다. 현재 업종 특성과 회사 사정에 따라 내부 지침을 정하지도 못한 회사도 많아 과도기적인 혼란도 적잖다. 하지만 ‘주 52시간 시대’가 정착될 경우 이 과장처럼 직장인의 삶의 전반이 조금씩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일하는 관행과 문화를 바꾸는 것은 법률과 제도보다 노사 간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기업은 불필요한 회의 및 보고 간소화, 업무 몰입도 및 생산성 향상, 대체인력 보강 등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정부는 획일적 기준이 아닌 업종에 따른 유연한 적용과 예외를 두는 것이 빠른 정착을 돕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평일 저녁 문화생활, 나도 누릴 수 있을까

    평일 저녁 문화생활, 나도 누릴 수 있을까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됐다. 우리 사회가 처음으로 내딛는 길이다 보니 아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된다는 기대감에 들뜬 직장인들도 많지만, 급여가 줄어 또 다른 일을 찾아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주 52시간제 적용을 받는 회사원들은 너도나도 저녁 시간에 자기 계발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 대기업에 다니는 김세민(34·여)씨는 “일찍 퇴근하면 마사지를 받는 등 그동안 못 해 온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체에 다니는 한모(31)씨는 “헬스나 스쿼시, 골프 등 운동 수업을 등록해 다니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언론사 기자인 김모(34)씨는 “해외연수나 특파원을 준비하기 위해 영어회화 학원에 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성북구의 한 헬스클럽에는 주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피지컬 트레이닝(PT) 문의가 평소의 두 배 이상 빗발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바쁜 직장 생활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문화 생활’을 즐기겠다는 회사원들도 많다.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지현(35·여)씨는 “지금까지 평일에는 단 하루도 문화 생활을 누리지 못했고, 주말에는 쉬기에 바빠 역시 시간을 내지 못했다”면서 “평일 저녁에 뮤지컬과 연극, 영화 관람을 하고 책도 읽으면서 여유를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GV 등 대형 영화관들은 직장인 맞춤 할인 이벤트 등을 계획 중이다. 연극·뮤지컬 등 공연계도 직장인 대상 티켓 할인과 함께 평일 저녁 공연 시간을 8시에서 7시 30분으로 앞당기는 등 퇴근 후 관객 모으기 마케팅에 나섰다. ‘워킹맘’과 30·40대 부부 사이에도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3살 아들을 키우는 김모(30)씨는 “항상 일 때문에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적었는데 야근이 줄어들면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시간 감축으로 급여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벌써부터 직장인들의 걱정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이모(27)씨는 “야근비와 주말 추가근무 수당이 쏠쏠했는데, 앞으로 월급이 평소보다 20만원 가까이 줄어들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 직원인 최모(40)씨는 “여유로워진 저녁 시간에 회사 몰래 부업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주 52시간제 안착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모(33)씨는 “지난 6월 한 달간 주 52시간 시범 운영을 했을 때 회사가 퇴근하라고 구내 방송을 하고 불까지 껐지만, 직원들은 다시 불을 켜고 일을 했다”면서 “저녁 시간 근무 공간만 회사에서 집으로 바뀌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법률사무소 직원 임모(32)씨는 “아무리 주 52시간제를 도입해도 업종의 특성상 야근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면서 “업무 시간은 줄어드는데 업무량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퇴근해서도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포스터 200장에 5만원… ‘쩐의 굴레’ 속 붙였다 떼는 일용직

    포스터 200장에 5만원… ‘쩐의 굴레’ 속 붙였다 떼는 일용직

    지난달 28일 오후 2시 40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도로와 인도 사이 펜스에 학원 광고 포스터를 빠르게 붙였다. 철제 손수레에는 돌돌 말린 포스터가 수백장 보였다. 기존 포스터 위에 자기가 가져온 포스터를 붙이고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두 시간쯤 흐르자 그 여성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다른 학원의 포스터를 가져왔다. 새로 붙일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는지 두 시간 전에 자신이 붙인 포스터 위에 새로 가져온 포스터를 덧댔다. 그의 행동이 이해가 안 돼 물었더니 “무조건 많이 붙여야 먹고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금 갚느라 허덕이는 아들에게 손을 벌리기 싫어서 이 일을 하고 있다”면서 “종일 붙이면 월 60만~70만원은 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른쪽 손목 위의 불룩한 혹을 보여 줬다. 온종일 꾹꾹 눌러 포스터를 붙이느라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었다. 다시 30분 뒤 또 다른 여성이 손수레를 끌고 나타나더니 다른 학원의 포스터를 겹겹이 붙였다. 포스터의 생명은 길면 한 시간이었다.지극히 소모적인 ‘노동’이지만, 일용직 ‘전단 노동자’들 사이에선 포스터 붙이는 이들이 ‘팀장’으로 불렸다. 단순히 전단을 나눠주는 이들과 달리 자리 쟁탈전, 단속 공무원과의 숨바꼭질 등에서 살아남으려면 배포와 순발력이 필요했다. ‘팀장’들은 5명 안팎의 전단 배포 노동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10년 넘게 이 일을 했다는 한 팀장은 “200장을 다 붙이면 학원에서 5만원을 준다”면서 “전단지 돌리기보다 수당이 더 세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 펜스, 인도 위 가판대 옆면, 공중전화 부스, 교통 단속용 무인장비 등 가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무분별한 포스터 붙이기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법’ 위반이다. 버스정류장, 노선버스 안내 표지판 등에 붙이면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팀장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60대의 한 팀장은 “단속 공무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해 퇴근 준비를 하는 오후 4시 이후가 포스터 붙이기 ‘골든타임’”이라고 귀띔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달 29일 새벽 5시. 노량진 거리는 비에 찢긴 포스터로 온통 어지럽혀졌다. 한 환경미화원은 “학원은 밤마다 붙이고 나는 아침마다 출근해서 떼는 게 일”이라면서 “대체 누굴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다른 환경미화원은 “포스터 없는 거리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엄밀히 따지면 포스터 제거는 환경미화원의 업무가 아니다. 벽에 붙은 게시물은 구청의 ‘광고물팀’이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미화원들은 길바닥을 아무리 깨끗하게 쓸어도 벽에 붙은 포스터를 놔두면 비난의 화살을 받기 일쑤다. 미화원들 사이에서 학원가 기피 현상이 생기자 동작구는 ‘순환 배치 근무제’를 운용하고 있다. 붙인 자가 떼기도 하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진다. 전날 붙인 포스터가 다음날 오전까지도 살아남았다가 구청에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기 때문에 학원에서 미리 손을 쓰는 것이다. ‘팀장’들은 전날 자신이 부착한 포스터를 오전에 떼면 일당 2만원을 추가로 받는다.포스터를 둘러싼 소모적인 노동의 정점에는 학원이 자리 잡고 있다. ‘팀장’에게 일당을 주고 과태료를 내도 아직은 포스터 홍보 효과가 쏠쏠하기 때문에 학원들은 불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요즘에 누가 포스터를 보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원 특강을 오프라인에서 홍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포스터다. 길을 가다가 자신이 다니는 학원에서 들을 수 없는 특강 광고를 발견하고 찾아오는 수험들이 의외로 많다. 대형 공무원 학원 관계자는 “공부에 매진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공시생들에겐 포스터가 가장 좋은 정보 창구”라고 말했다. 동작구는 ‘동작구 옥외광고물 관리 조례’에 따라 채증을 바탕으로 10장 이하는 장당 2만 5000원, 11~20장은 3만 5000원, 21장 이상부터는 4만 5000원을 과태료를 부과한다. 지난해에는 217건에 대해 약 3억 347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과태료는 ‘소모적인 노동’으로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와 학원을 이어 주는 질긴 끈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포스터 붙였다 뗐다” 노량진의 무한반복…“먹고 살려니”

    “포스터 붙였다 뗐다” 노량진의 무한반복…“먹고 살려니”

    “거리가 지저분해진다고 욕먹어도 먹고살려면 이 짓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 40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50~60대쯤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도로와 인도 사이 펜스에 무엇인가를 빠른 속도로 붙이고 있었다. 바로 학원 광고 포스터였다. 그는 햇빛차단용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휴대한 철제 손수레에는 돌돌 말린 포스터가 수백여장 보였다. 그는 기존 포스터 위에 청테이프를 이용해 포스터를 붙이고서는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그로부터 2시간쯤 흐른 뒤 그 여성이 같은 장소에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다른 학원의 광고 포스터를 가지고 와 붙였다. 2시간 전 자신이 붙인 포스터는 싹 가려졌다. 자신이 붙인 포스터를 2시간 뒤 스스로 다른 학원 포스터로 덮어버린 것이다. 다시 30분이 지난 뒤 같은 나이대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이 포스터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고 나타나더니 또 다른 학원의 포스터를 겹겹이 붙였다. 마치 포스터 붙이기 쟁탈전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포스터 광고는 길면 하루, 짧으면 30분 만에 ‘업데이트’가 됐다. 학원 홍보 포스터를 붙이는 이런 소모적인 일용직 노동도 이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쏠쏠한 일거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팀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고 했다. 10년 넘게 이 일을 했다고 밝힌 한 팀장은 “200장을 다 붙이면 학원에서 5만원을 준다”면서 “전단을 돌리는 일보다는 (수당이) 더 세다”고 말했다. 포스터를 붙이는 장소에 대해서는 “거리 펜스, 인도 위 가판대 옆면, 공중전화 부스, 교통 단속용 무인장비 등 가리지 않는다”면서 “내가 붙인 것을 직접 뗀 다음 다른 포스터를 붙이기도 하고, 그 위에 겹쳐 붙이기도 한다”고 했다. 자기가 붙인 포스터를 싹 덮어버렸다고 ‘팀장’끼리 다투는 일도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도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면서 “포스터를 붙이는 데에 규칙은 없지만 서로 싸움이 나지 않는 선에서 5장이 나란히 붙어 있는 곳에 2~3장만 덧대 붙여 기존 포스터를 일부는 그냥 두는 방식을 쓴다”며 싸움을 피해가는 비법을 귀띔했다. 그러나 이렇게 거리에 무단으로 포스터를 붙여 경관을 해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훼손하는 행위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법’ 위반에 해당한다. 특히 버스정류장, 노선버스 안내 표지판 등 공공시설물에 붙이며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런 사실을 ‘팀장’들도 잘 알고 있었다. 한 60대 팀장은 “구청 공무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해 퇴근 준비를 하는 오후 4시 이후에 포스터를 주로 붙인다”면서 “금요일 밤에 붙이면 주말에 공무원들이 단속을 안 하기 때문에 월요일 아침까지 붙어 있다”고 ‘포스터 장수 비결’을 알려줬다. 그러면서 “혹시나 포스터를 부착하다 적발될까 봐 구청에서 손을 쓰기 전에 스스로 포스터를 떼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이 포스터를 제거하지 않은 날 오전 8시쯤 포스터를 제거하면 팀장들은 학원으로부터 2만원을 더 얹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의 증거’인 포스터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구청의 단속에 적발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셈이다. 이처럼 포스터를 한 장이라도 더 붙였다가 떼는 일이 이들에겐 ‘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일용직이다 보니 여러 학원과 ‘동시계약’도 가능하다고 한다. 수당은 일당으로 받지 않고, 15일이나 한 달 간 계약을 통해 일괄 지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일을 시작한 한 60대 팀장은 “2년 전 장가간 아들도 대출 갚느라 힘든데, 용돈까지 달라고 손 벌려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 일 해봐야 한 달에 60만~70만원 정도 받는데, 이 돈으로 집 전기료·수도료 내고 식비로 쓴다”고 말했다.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달 29일 새벽 5시, 노량진 거리는 비에 찢긴 포스터로 온통 어지럽혀져 있었다. 한 환경미화원은 수백장의 포스터를 제거하며 연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학원은 밤마다 붙이고 나는 아침마다 출근해서 떼는 게 일이다”라면서 “벌금을 부과해도 끊임없이 붙여대니까 사실상 대책이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포스터 떼는 시간만 해도 하루에 1~2시간 정도가 걸린다”면서 “그래서 많이 훼손되지 않고 깔끔하게 붙어 있으면 떼지 않는 날도 있다”고 했다. 어차피 제거해봤자 또 붙일 것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날마다 힘들여 제거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다른 환경미화원은 “포스터가 너무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잘 뜯기지도 않는다”면서 “포스터만 없어도 청소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머니들이 뗀 포스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려야 하는데 그냥 구석에 한 데 모아 놓는 것도 문제”라면서 “바람에 포스터 더미가 풀어져 흩날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미화원들이 새벽에 포스터를 제거하지 않은 지난달 28일 오전 8시쯤, ‘2만원’의 수당을 노린 ‘팀장’들이 자기가 붙인 포스터를 일부 제거했다. 오후 9시 이후에는 구청의 계약직 직원들이 나와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증거수집을 한 뒤 제거했다. 구청 계약직 김모(63)씨는 “하루에 5시간씩 동작구를 돌면서 포스터를 떼고 다닌다”면서 “날마다 포스터를 떼러 다니느라 힘들다”고 말했다. 학원 광고 포스터를 제거하는 일은 엄밀히 따지면 환경미화원의 담당 업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벽에 붙은 게시물에 대해서는 구청의 ‘광고물팀’이 관리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화원들은 청소하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날아올까 봐 두려워 청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동작구청 측도 될 수 있으면 미화원들에게 업무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순환 배치 근무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1년 365일 포스터가 붙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공공근로자, 기간제 근로자, 민간 광고물을 제거하는 사람 중에 20명을 투입해 수시로 벽보를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학원 측의 입장은 어떠할까. 학원 관계자들은 포스터 홍보 효과를 무시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태료나 벌금까지 감수해 가면서까지 ‘팀장’들에게 일을 시키는 이유다. 한 경찰 학원 관계자는 “신규 학생을 모집하고 다른 학원에 다니는 수강생을 끌어오기 위해 포스터를 붙인다”면서 “과태료로 인한 손해보다 홍보 효과가 크니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가 포스터를 보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특강을 오프라인상에서 홍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포스터다. 예를 들어 특정 강사가 어떤 파트를 강의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이 다니던 학원에 없는 수업이면 비교해보고 찾아오는 식이다. 포스터가 주로 특강이나 개강일을 알려주는 내용인 이유다. 한 대형 공무원 학원의 관계자는 “학생들이 노량진 거리를 지나다니다 실제로 포스터를 보고 온다”면서 “공부한다고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포스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태료도 많이 나오지만 월요일마다 정산하면서도 계속 포스터를 붙인다”고 귀띔했다. 실제 ‘동작구 벽보 과태료 부과 현황’에 따르면 2016년 461건의 고지서와 과태료 약 3억 1904만원이 부과됐고, 2017년 217건(약 3억 347만원), 2018년(1~5월) 64건(약 1억 1335만원)이 발급됐다. ‘동작구 옥외광고물 관리 조례’에 따라 채증을 바탕으로 10장 이하는 장당 2만 5000원, 11-20장은 3만 5000원, 21장 이상부터는 4만 5000원을 과태료를 책정해 부과된다. 이날 포스터를 채증하고 있던 구청 직원들은 “포스터를 떼기 전에 촬영하고 떼고 난 후 똑같은 구도로 다시 촬영해 과태료를 물린다”면서 “과태료를 그렇게 부과하고 자기들 때문에 거리가 더러워지는데도 학원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 짝사랑 셰프에 메뉴추천 권유 “뭐 먹을까요?♥”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 짝사랑 셰프에 메뉴추천 권유 “뭐 먹을까요?♥”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가 짝사랑하는 셰프가 공개돼 화제다. 지난 6월 30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가 짝사랑하는 셰프의 가게에 음식을 먹으러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매니저를 먼저 퇴근하게 한 뒤 가게를 방문한 이영자는 “한 사장님”이라며 셰프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이영자는 “점심에 뭘 먹어서 배가 고픈 건 아닌데 힘을 다 써서 마음이 헛헛해서 왔다”고 가게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뭐로 먹을까요, 오늘은?”이라며 메뉴 추천을 받았다. 이영자가 메뉴를 추천받는 모습에 패널들은 놀랐다. 특히 양세형은 “원래 항상 메뉴를 추천해주시지 않냐. 처음으로 ‘뭐 먹을까요’라고 물어보셨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영자는 “원래 사람을 잘 안 믿는데, 저 사람이 권해주는 건 믿는다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영자는 셰프가 추천해주는 김치 치즈 돈가스 덮밥을 맛있게 먹었다.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과로사회’ 없애려 애썼는데… 대통령은 과로로 몸져누웠다

    ‘과로사회’ 없애려 애썼는데… 대통령은 과로로 몸져누웠다

    靑 홈피 공개 일정 쉴 ‘틈’ 없이 살인적 평일 업무 10건 이상…정책 ‘공부’도 ‘과로사회’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도입한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정작 제도 도입을 추진한 대통령이 과로로 몸져 누웠다. 지난 24일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주치의로부터 누적된 과로로 인한 감기몸살 진단을 받고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뒤늦은 연차휴가’를 쓰며 몸을 추스른 뒤 다음달 2일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연차를 모두 사용하겠다”며 ‘과로사회’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 본인의 지난해 연가 사용률은 57%에 그쳤다. 특히 북핵 관련 대화가 숨 가쁘게 진행된 올해 들어서는 단 이틀(2월 27일, 6월 7일)만 연가를 썼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문 대통령의 공개·비공개 일정을 보면 최근 몇 개월 새 젊은 사람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살인적인 일정이 이어졌다. 평창올림픽과 대북특사단 파견 등 주요 이벤트가 있었던 2~3월 두 달간 공식 일정이 없었던 날은 6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기간도 온전히 쉬진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2월 초부터 주말에도 계속 비공식 업무가 있었다”고 전했다. 평일에는 많게는 10건 이상의 일정이 이어졌다. 1월만 해도 대통령 업무보고 100건, 대통령 주재 회의 10건, 22건의 공개 일정이 있었다. 1월 한 달간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빠짐없이 근무했다고 쳐도 하루 평균 업무보고만 3~4건을 받은 셈이다. 업무보고 하나를 받으려면 그 전에 보고자료를 충분히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5월 한·중·일 정상회의(9일), 미국 순방(22~24일), 남북 정상회담(26일) 등 고난도의 이벤트가 잇따르면서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하며 노심초사한 문 대통령의 체력이 고갈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 순방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문 대통령은 여독도 풀지 못한 채 5월 2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새벽까지 대책을 논의했다. 정상 간 전화통화는 올해 17차례 했는데, 대개 현지 시간에 맞추느라 밤 시간대에 통화했다.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불면의 밤’은 더욱 깊어졌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퇴근하고 나서도 새벽까지 관저에서 보고서를 읽는 날이 비일비재라고 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본래 워커홀릭(일중독자)에 가깝다”면서 “변호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자료를 꼼꼼히 보고 산더미처럼 쌓인 보고서를 파헤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 이후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스트레스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러시아로 출국하기 전 배웅 나온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게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부정부패와 연결고리를 갖지 않도록 엄정하게 해 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건강은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한 비핵화를 놓고 남·북·미·중 정상들이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현 국면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는 평상시보다 훨씬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스트레스 해소 측면에서는 문 대통령이 불리한 상황이다. 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체제 특성상 일정이 비공개이기 때문에 수시로 휴식하며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평소 휴가를 꼬박꼬박 챙기는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소유 골프클럽이나 리조트에서 2주간 장기 휴가를 보내는가 하면 주말에 백악관을 아예 비우며 쉬곤 한다. 반면 문 대통령은 간혹 청와대 뒤 북악산을 오르거나 청와대 수영장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쉬는 날이 적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이라며 “대통령도 휴식을 취함으로써 국민이 누려야 할 쉼의 규범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에이피알,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수상

    에이피알,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수상

    뷰티·생활문화 기업 ㈜에이피알이 고용노동부 '2018년 대한민국 일자리 100대 으뜸기업'에 선정됐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높은 성과를 거둔 기업과 정규직 전환 우수, 일·생활 균형 실천, 임금 감소 없는 근로시간 단축 등 일자리의 질을 개선한 기업들을 인정하고 격려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 분석, 지방고용노동관서 발굴 및 국민추천을 통해 후보기업을 선정하고 이후 현장조사, 노사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100개 기업을 발표했다. 에이피알은 창업 이후 지속적인 기업 성장과 함께 고용 및 정규직 전환이 매년 증가해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화에 앞장서 온 점을 인정받았다. 또 시차출퇴근제도입, 점심시간 연장, 연차 촉진제, 단축근무, 특별휴가 부여 등 다양한 복지혜택으로 일자리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에이피알의 성장에 있어 창의성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실행력을 지닌 구성원들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피알은 뷰티와 생활문화 연구를 통해 고객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에이프릴스킨, 메디큐브, 글램디, 포맨트 등 4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포브스로부터 ‘2017년 비상할 대한민국 10대 스타트업’으로 뽑혔으며 이주광 김병훈 공동대표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기업인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셋업 슈트’ 입고 간지남 돼볼까

    ‘셋업 슈트’ 입고 간지남 돼볼까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 브랜드 리뉴얼을 선포했던 빨질레리는 올 시즌 ‘이탈리안 모던 컨템포러리’ 브랜드 ‘랍 빨질레리’(LAB PAL ZILERI)로 다시 태어났다. 이는 남성복 기성 클래식 슈트 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컨템포러리 시장 및 라이프 스타일, 멀티형 컨템포러리(동시대의·현대의) 브랜드가 확대되는 트렌드가 계속되는 데 따른 것이라는 게 빨질레리 관계자의 설명이다.랍 빨질레리는 35~49세까지의 ‘뉴 포티’(New Forty·유행을 추구하는 40대) 고객군을 타깃으로 감도 있는 캐주얼 착장 중심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특히 캐주얼 상품 비중을 80% 이상으로 구성하고 이탈리아 감성의 컬러·핏을 토대로 재킷과 이너, 팬츠 코디 상품을 확대했다. 빨질레리 상품 대비 가격을 70% 수준으로 책정해 가성비도 챙겼다. 새롭게 론칭한 랍 빨질레리가 이번 시즌 선보인 상품은 면, 울, 시어서커 소재의 혼방과 활동성을 높인 다양한 스타일의 ‘셋업 슈트’(Set up Suit·재킷과 팬츠를 따로 매치해 활용할 수 있는 슈트)다. 최소한의 격식은 갖추고 활동성과 편한 착장감으로 모든 상황에서 유연하게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셋업 슈트는 일반적인 정장과 다르게 재킷과 팬츠를 함께 활용하거나 따로 매칭할 수 있어 출근복은 물론 퇴근 후에도 활용이 가능한 멀티 캐주얼 아이템이다. 셋업 슈트와 함께 코디해서 멋 낼 수 있는 이너류를 활용하면 세련되고 창의적인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특히 파스텔 핑크, 밝은 베이지, 그린 등의 컬러를 바탕으로 기장·소재감을 다르게 매치하고 아우터와 아우터, 이너 안에 이너 등의 레이어드(Layered·여러 겹을 겹쳐 입는 것) 스타일을 연출하면 개성 있는 룩이 완성된다. 랍 빨질레리는 파스텔 핑크, 옐로우, 라이트 베이지, 그린 등의 컬러를 중심으로 밝고 낙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30~40대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패션 센스를 중요시하고, 화려한 컬러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지면서 컬러풀한 슈트는 물론 재킷, 팬츠, 셔츠 등에도 트렌드 컬러를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랍 빨질레리는 가죽 소재를 활용한 블루종, 보머재킷, 아우터 등도 출시했다.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라이트 베이지 스탠드 컬러 사파리는 수가공의 오일 브러시 작업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빨질레리 관계자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상품으로 뉴 포티 고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캐주얼리즘이 확대되고 옷을 잘 입고 싶어 하는 남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랍 빨질레리에 대한 소비자 관여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기고] 세상유정(稅上有情)/오태환 남대문세무서장

    [기고] 세상유정(稅上有情)/오태환 남대문세무서장

    1980년대 초반 세무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와 초짜를 좀 벗어난 즈음의 일이다. 자잘한 세금이 여러 건 밀려 있던 소규모 자영업자의 사업장에 체납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방문했다. ‘오늘은 빨간(압류) 딱지도 붙이고 좀 모질게 해야지’ 다짐을 해 보지만 노련한 사장님이 곧 죽는 소리를 한다. “요즘 장사가 너무 안돼요. 팔리는 게 있어야 세금을 내지. 나도 일단 먹고살아야는 되는데….” 모질게 먹었던 마음이 금세 약해진다. “사장님, 내가 이거 하나 팔아 드릴 테니 그걸로 세금 먼저 냅시다.” 이렇게 해서 엉뚱한 양복이 한 벌 생기고, 좁아 터진 집안 거실에는 어울리지도 않는 열대어 수족관도 생겨났다. 맞벌이하는 집사람에게는 차마 염치가 없어서 공짜 양복표가 하나 생겼다거나 아는 사람이 선물한 거라 둘러댔다. 세월이 흘러서 운 좋게 세무서장이 되어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현장 소통 모임에 가 보면 자주 하는 말씀이 요즘 세무서 직원들은 납세자 사정은 잘 살피지 않고 너무 법대로만 한다는 불만이 많다. 예를 들어 거래처 채권 압류나 대출은행에 대한 예금 추심은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존폐의 문제인데 너무 규정대로만 한다는 불만이다. 백번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관련 규정과 절차를 지켜 가며 열심히 자기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하 직원들에게 딱히 잘못을 지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참 난감하다. 그런데 난감한 일이 또 있다. 요즘 납세자들 사이에는 피하고 싶은 세무서 직원으로 이른바 ‘구신녀’가 있다고 한다. ‘9급 신규 여직원’을 지칭하는 말인데, 구신녀에게 걸리면(?) 철저하게 법대로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는 통에 대충 어물쩍 넘어가려다가는 큰코다치게 되고,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언제부턴가 공포의 대명사가 되었단다. 선배 세무공무원도 예외 없다. “나 여기 과장이었는데”라며 은근히 자기를 내세워 봐야 돌아오는 답은 “그래서요?”다. 선배 대접은커녕 거의 봉변 수준이다. 학연, 지연 등 이런저런 연줄을 내세워 편의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차고 어떻게 보면 당돌하기까지 한 구신녀가 사실 난감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이런 구신녀에게 흔히 말하는 전관예우는 언감생심 말도 못 붙일 일이다. 밝고 신선한 새바람, ‘구신녀 파이팅!’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뭔가 아쉬움이 있다. ‘법대로, 원칙대로 공정한 세금’과 ‘인정 있는 따뜻한 세금’은 양립하기 어려운 것일까. ‘따뜻한 가슴에도 녹지 않는 냉철한 머리와 냉철한 머리에도 차가워지지 않는 따뜻한 가슴.’ 이것이 가능하다면 정말 신뢰받고 사랑받는 국세청이 될 수 있을 텐데. 나는 그 해법을 찾지 못했다. 똑똑하고 야무진 후배님들이 꼭 찾아내길 바란다. 열심히 응원하고 성원할 테니. 오늘 아침도 여느 날과 같이 버스에 몸을 싣고 남산 1호터널을 지나 사무실에 출근했다. 오전 7시 40분 컴퓨터를 켠다. 어제 퇴근 이후 올라온 결재 문서들을 처리하고, 잠시 오늘 할 일을 머릿속에 챙겨 보고는 늘 가까이 두고 있는 FM 라디오를 켠다. 곧 정년이다. 새삼 이 익숙하고도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음을 떠올린다. 평범한 이 일상의 아침을 나는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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