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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처럼 예술 입은 호텔… 호캉스族 사로잡다

    갤러리처럼 예술 입은 호텔… 호캉스族 사로잡다

    취향 저격 ‘가치소비’ 트렌드 대세 유명 디자이너 설계·예술작품 장식 파격적인 실험으로 틈새시장 공략 강남·홍대 등 지역 고유한 분위기 살려 中 의존 벗고 새 고객 확보 대안 떠올라국내 호텔업계가 최근 잇따라 부티크 호텔을 문 열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호텔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데다, 최근 뚜렷한 취향을 갖고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호텔업계로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티크 호텔이란 일반적으로 특급 호텔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인테리어나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 서비스, 운영 방식 등이 독특하고 고유한 콘셉트를 가진 호텔을 말한다.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로비와 객실 등 시설물과 각종 문화 콘텐츠 등 색다른 경험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부대시설을 최소화한 대신 편리한 교통편과 표준화된 서비스,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한 비즈니스 호텔과 대비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호텔 그룹인 아코르호텔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알코브 호텔 서울’을 개장하고 처음으로 국내에 부티크 호텔을 선보였다. 승가헌이 개발 및 브랜딩을 총괄했고, 아코르호텔과 국내 앰배서더호텔 그룹이 합자한 호텔 운영 전문기업 ‘아코르앰배서더코리아’가 운영을 맡는다. 7가지 종류의 객실 108개와 야외 테라스 등 개별 공간을 마련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정릉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특징이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최신 유행의 콘셉트를 지양하는 대신 좋은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개별 정원에서 미국식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아메리칸비스트로를 표방한 레스토랑 ‘살마나자르’를 비롯해 루프톱에 위치한 ‘클럽 리밋’, ‘블루우드 하우스 라운지 앤 바’ 등 5개의 식음료 업장을 갖췄다. 알코브 호텔 서울의 개발을 맡은 승가헌 관계자는 “호텔과 부대시설 모두 첨단 유행이 아닌 단골 고객들이 오랫동안 찾을 수 있는 ‘편안한 아지트’를 목표로 구성했다”고 말했다.신세계그룹도 지난 7월 서울 중구 퇴계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바로 옆에 첫 독자 브랜드인 ‘레스케이프’를 문 열면서 부티크 호텔 시장에 야심 차게 뛰어들었다. 이미 개장 약 2개월 만에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명소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레스케이프는 프랑스 파리에서 영감을 얻은 국내 최초의 어번 프렌치 스타일 부티크 호텔이다. 유명 디자이너 자크 가르시아가 설계한 호텔 객실은 19세기 귀족 사회를 본떴다. 모두 204개 객실 중 스위트룸이 80개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또 객실마다 다른 무늬의 고급 실크 자수 벽지와 낮은 조도의 조명, 꽃문양의 캐노피 장식, 고풍스러운 가구를 배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했다. 식음료 업장도 전 세계의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6층에 마련된 메인 중식당인 ‘팔레드 신’에서는 홍콩 최고의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모트 32’의 딤섬과 베이징덕 등 시그니처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또 호텔 최상층인 26층에 위치한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는 세계적인 레스토랑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늘 변화하는 미식 플랫폼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첫 번째 파트너로는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위치한 뉴욕 대표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더 모던’과 손을 잡았다.이 밖에도 호텔롯데는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를 표방하는 ‘L7’이 순항 중이다. 서울 명동과 강남에 이어 지난 1월에는 홍대에 3호점을 열었다. L7 홍대는 지역별 고유한 분위기를 살리고자 미술,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즐길 수 있는 젊음과 자유분방함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그 일환으로 호텔 곳곳에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배치했고, 루프톱 바 ‘플로팅’과 수영장을 통해 유명 뮤지션의 공연 및 디제잉 파티를 진행하는 등 홍대 지역의 놀이 문화를 호텔로 들여왔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라인프렌즈 L7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가 입점했으며,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 ‘피프티 피프티’, 가상현실(VR) 테마파크 ‘히트브이알’ 등 이색 매장들도 들어섰다.세계적인 글로벌 호텔 기업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도 홍대 지역에 자리잡은 부티크 호텔이다.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들어선 이 호텔 역시 홍대의 지역적 특색인 청년 문화와 예술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호텔 인테리어 디자인에는 독일 베를린의 소호 하우스의 설계를 맡은 세계적인 디자인 건축 기업 ‘미켈리스 보이드’가 참여했다. 또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매칸’, 설치미술가 ‘박여주’, 사진작가 ‘로랑 세그리셔’, 페인팅 아티스트 ‘찰스 문카’ 등 개성이 뚜렷한 국내외 예술가들이 직접 4개의 아티스트 스위트룸의 디자인에 참여해 각각의 객실이 독립된 예술 작품이 되도록 꾸몄다. 이 밖에도 스트리트 패션 편집매장인 ‘웍스아웃’, 신진 작가들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이는 ‘아라리오 갤러리’,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베이커리 카페 ‘타르틴’ 등이 입점했으며, 루프톱에는 청담동 바 ‘르 챔버’의 국내 최정상 바텐더와 협업한 ‘사이드 노트 클럽’이 들어섰다. 이처럼 업체들이 부티크 호텔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미 5성급 특급호텔과 가성비가 높은 비즈니스 호텔로 양분된 기존의 호텔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 191개(객실 2만 9828개)였던 서울 시내 호텔 수는 지난해 399개(객실 5만 3453개)에 달하는 등 큰 폭으로 늘었다. 절대적인 공급이 늘어난 만큼 독특한 콘셉트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부티크 호텔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여기에 최근 ‘호캉스’ 문화가 발달하면서 도심 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보편화되면서 세분화된 고객의 취향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고유한 콘텐츠 개발이 절실해졌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호텔·관광업계에서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지만,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등을 겪으면서 업계에서도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부티크 호텔은 내국인 고객뿐 아니라 미주·유럽국가 관광객들에게도 선호도가 높아 다양한 고객층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옛 서원 풍취 느끼며 고전을 읽는 가을밤

    옛 서원 풍취 느끼며 고전을 읽는 가을밤

    한국 고전문학 작품론/민족문학사연구소 지음/휴머니스트/각권 478~630쪽/각권 2만 5000~3만 3000원 석실서원·도산서원·덕천서원·옥산서원·돈암서원·필암서원/조준호 외 33명 지음/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권 220~304쪽/각권 1만 6000원 여러 명이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이 최근 결실을 맺었다.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있게 연구한 책은 사료로서 가치가 높다.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한국 고전문학 작품론’은 중·고교 교과서에 나온 고전문학을 해석해 정리한 시리즈물이다. 고전소설 2권(한문소설, 한글소설), 한문학 2권(한시와 한문산문, 고전산문), 고전시가 1권, 구비문학 1권 등 모두 6권으로 구성했다.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작품뿐 아니라 새롭게 주목해야 할 작품을 영역별로 수록했다. 고전소설 68항목, 한문학 100여 항목, 고전시가 50여 항목, 구비문학 40여 항목 등 전체 260여 항목이 담겼다. 단순한 작품 해설에 나열하지 않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중점을 두고 집필했다. 100여명의 전문 연구자가 참여해 완간까지 4년이 걸렸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6권짜리 서원 시리즈도 주목할 만하다. ‘석실서원’, ‘도산서원’, ‘덕천서원’, ‘옥산서원’, ‘돈암서원’, ‘필암서원’ 6곳을 34명의 연구가가 1년 동안 연구했다. 서원 건축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서원을 조명한다. 조선시대 사립 고등교육 기구인 서원은 성리학 발전의 중심지이자 각 지역 교육과 문화, 여론의 구심점이었다. 성현을 받들고 학문을 가르친다는 의미 이상으로 지역·학파·정파에 따른 특수성도 존재했다. 예컨대 병자호란 당시 끝끝내 척화와 항전을 주장한 김상헌을 기리고자 건립된 경기 남양주의 석실서원은 서인 노론의 정치적인 상징처다. 조선을 대표하는 도산 서원은 퇴계 이황의 유업을 계승, 곱씹어 배우는 자세 즉 ‘퇴고의 가치’를 가르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중구 맞춤형 주차 완화”…전통시장 한가위만 같아라

    “중구 맞춤형 주차 완화”…전통시장 한가위만 같아라

    정부 543곳 최대 2시간 주차 허용에 ‘중부’ ‘방산’ 연말까지 24시간 주차 OK 중앙시장 주변도 1일 13시간까지로 늘려“저희 중구가 정한 주정차 단속 완화 구역 이외에 추가로 필요한 곳이나 다른 건의 사항을 알려 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지난 7일 구청장실에서 지역 내 대표 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전통시장 인근 주정차 단속 완화 정책을 알리면서 추가 건의 사항을 수렴했다. 행정안전부가 추석과 국가 쇼핑관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맞아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전국 543개 전통시장 주변 도로에서 최대 2시간까지 주차를 허용하도록 한 것과 관련,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추가 지원 조치를 마련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간담회에는 이국헌 남대문시장상인회장, 김정안 중부·신중부시장 상인연합회장, 김교선 방산시장상인연합회장, 이삼수·김달우 방산종합상가상인회장, 최순오 중앙시장회장 등 지역 전통시장 관계자 6명이 참석했다. 서 구청장은 간담회에서 상인들의 의견을 두루 들은 뒤 주차 허용 시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당장 중구의 대표 시장인 퇴계로 남대문시장의 하영사~회현역 7번 출구, 남산육교~한우촌 등 2개 구간의 주정차 허용 기간을 추석이 아닌 연말까지로 늘리고, 주정차 허용 시간도 기존(0시부터 5시간)보다 3시간여 늘어난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 30분으로 확대했다. 남대문시장의 연세악세사리~동그라미식당 구간은 추석까지만 주정차 완화를 하되, 시간을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30분까지 기존(밤 10시~다음날 새벽 5시)보다 14시간여 늘려 주기로 했다. 중부시장(동호로)의 삼융아크릴~건림상사 구간은 연말까지 24시간 주정차 가능하도록 했다. 중부시장(창경궁로)의 을지로사거리~중구청 앞 구간은 추석 이후에도 서울시 노상주차장이 본격 운영될 때까지 24시간 주정차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방산시장(창경궁로)의 청계4가 대도조명~을지로4가 가보조명 구간도 연말까지 24시간 주정차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시장(마장로)의 성동공고주차장~은성종합주방 구간, 혜명가구~대상주방 구간도 주정차 완화 시간을 기존 9시간 대신 연말까지 13시간(오전 9시~밤 10시)으로 늘렸다. 상인 대표들은 이외에도 “손님 1명이 차를 오래 주차하지 못하도록 구청이 관리해 달라”, “잠시 짐을 내리기 위해 정차해도 무인 카메라가 불법 주차로 인식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해 달라” 등의 요구를 쏟아냈다. 이에 서 구청장은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날 김정안 회장은 “서 구청장 취임 이전에는 중구청이 우리를 구청장실로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준 적이 없다”면서 “민주적으로 상인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를 개선해 주려고 노력하는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정책 수립부터 수요자와 함께해야 추진 과정에서 정책추진 취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중구청은 상인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추석 명절에 전통시장 이용 증대로 내수 진작을 도모하기 위해 기존 연중 상시 주차가 허용되는 시장 170곳 이외에도 추가로 373곳의 전통시장에 대해 오는 10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2시간 주차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지역경제 살리고 일자리 늘리고… 경북 ‘신명품관광’ 키운다

    지역경제 살리고 일자리 늘리고… 경북 ‘신명품관광’ 키운다

    ‘관광으로 많은 돈도 벌고 일자리도 만든다.’ 민선 7기를 시작한 경북도가 ‘관광 산업 육성’ 총력전에 돌입했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광산업 육성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제조업 성장률이 2.8%에 그쳤던 반면 관광업은 6.0%로 2배 이상 높았고 취업유발계수(10억원의 재화를 만들 때 창출되는 고용자 수) 또한 관광업이 18.9명으로 제조업(8.8명)보다 많아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도는 분석했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 따른 한·중 갈등과 포항·경주 지진 등으로 도내 외국인 관광객 비율이 2010년 전국 대비 6.1%에서 지난해 2.6%로 지역의 관광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이런 가운데 도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핵심 도정인 ‘명품관광 희망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신경북 관광비전과 전략’을 마련해 적극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우선 도는 기존 경북관광공사 명칭을 문화관광공사로 바꾸고 전문 인력을 보강한 뒤 조직과 기능을 확대해 경북 문화관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현재 1실 3처 1지사 14팀 조직을 1실 5처 20팀 규모로 키운다. 문화관광 분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마케팅 사업처를 새로 만들고 해외 전담조직을 강화한다. 23개 시·군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위해 국제관광처와 지역관광처를 신설한다. 내년부터 도내 23개 모든 시·군을 비롯한 대구시 등과 연계 프로그램 및 통합 관광상품 개발, 광역 공동 마케팅을 함께할 계획이다. 경북도관광진흥기금도 조성한다. 10년간 1000억원 조성을 목표로 도가 540억원, 시·군이 460억원을 분담할 계획이다. 분담금에 기금운용 수익금 등으로 해마다 100억원을 모아 관광 인프라 구축과 관광진흥사업 등에 사용한다. 도는 이를 바탕으로 관광콘텐츠 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둔 ‘경북형 관광 10대 핵심사업’을 추진한다. 경북이 가진 백두대간, 낙동강, 동해안 등 천혜의 자연 자원과 신라, 유교, 가야 3대 문화라는 우수한 문화자원, 독도·울릉도 등 천혜의 관광자원 관련 각종 콘텐츠 및 이벤트 등을 바탕에 뒀다. 기존의 관광 하드웨어 구축과 개별 사업 중심에서 탈피,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세부적으로 ▲경북관광 100선 선정 ▲지역통합 공공숙박시설 통합플랫폼 구축 ▲청년관광콘텐츠랩 운영 ▲경북도립대 융합관광학과 설치 ▲경북관광 홍보요원 1만 블로거 등록제 운영 ▲경북 이야기 마을 관광 뉴딜사업 추진 ▲세계유산 및 경북정신 체험상품 개발 ▲1군 1특화 거리 여행자 거리 조성 ▲특수목적 관광객(청소년 스포츠, 기업연수단 등) 유치 ▲대구경북 통합 투어카드 운영 등을 제시했다.경북관광 100선은 기존 ‘경상북도 유일무이(唯一無二) 관광지 10선’을 확대했다. 10선은 안동 월영교, 예천 윤장대, 의성 아기공룡발자국, 경주 첨성대, 경주 문무대왕릉, 포항 상생의 손, 청송 백석탄, 울진 금강송, 포항 해병대 캠프 등이다. 오직 경북에서만 만날 수 있는 관광지로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고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공공숙박시설 통합플랫폼은 지역 숙박시설 및 음식점, 자연휴양림, 연수시설, 캠핑장 등 정보를 통합 안내한다. 1만 블로거 등록제는 인터넷, 모바일에서 활동 중인 블로거, 카페 운영자 및 문화관광해설사, 청년활동가, 문화기획자, 여행작가 등을 경북관광 사이버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1시·군 1특화 거리는 서울 인사동, 경주 황리단길, 안동 도심거리와 같은 관광객이 찾고 싶은 특색 있는 테마형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농촌 지역 특유의 자원을 테마로 관광 활성화에도 나선다. 휴식·레저·체험 등 농촌의 복합적 기능을 활용해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도시민 방문객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도는 현재 111곳인 농촌체험휴양마을을 2022년까지 1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체험 관광객 유치 목표도 200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특히 현재 농촌 지역에서 운영되는 각종 체험 인프라와 관광 자원을 연계해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경북의 각종 호국보훈 인프라도 활용한다. ‘경북의 혼(魂) 숨결 따라 독립운동 순례길 답사’(경북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영양(김도현·남자현·엄순봉 생가)~영덕(신돌석 유적지·김도현 순국지)~포항(입암의병 전투지·충효재)~영천(이진영·이원대 생가)~안동(퇴계묘소·이육사문학관·향산고택·임청각·독립운동기념관)~성주(이승희·김창숙 생가·백세각)~구미(왕산 허위 생가·기념관)~상주(함창 대봉전투지)~문경(고모산성·박열의사기념관·운강기념관) 등의 코스다. 해외 관광객 유치 확대에도 힘쓴다. 사드 갈등으로 인한 중국 관광 부진에 따라 대만·홍콩 등 비중국 중화권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관광정책의 다변화를 추진한다. 또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관광, 비즈니스 관광, 웰빙·의료관광 등 특수목적별로 맞춤형 표준 관광상품을 개발한다. 유소년 축구대회 유치 등 스포츠 교류, 수학여행단 등 청소년 교류, 불교 등 종교·예술·문화 교류 및 기업인센티브투어단 등 지속적인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특수목적관광단(SIT) 유치를 지원한다. 해외 관광홍보사무소를 주요 시장 지역인 일본, 대만, 베트남 등의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에 추가 설치하고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와 협업, 해외 시장 마케팅을 한다. 해외 진출 한국기업 종사자의 국내 연수 관광이 가능하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인센티브 방안도 강구한다. 내년 상반기 직원 11만명을 둔 삼성전자㈜ 베트남지사와 기업 인센티브 관광단 유치를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시작으로 다른 기업으로 확대한다. MOU를 체결한 기업에는 특별 지원금을 주고 유치 여행사에도 특전을 부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인 5000명 이상을 고용한 기업은 26개, 모두 37만여명으로 알려졌다. 경북의 대표도시에서 매년 케이팝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등 한류 콘텐츠 촬영지를 연계, 관광상품화한다. 이 밖에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 조성 사업도 벌인다. ▲천년고도 경주 본모습 재현 프로젝트(준공 2026년·사업비 1조 234억원) ▲신비의 왕국 대가야 문화 관광자원화(2021년·607억 5000만원) ▲경북 산야(山野) 아시아 알프스 프로젝트(2022년·2360억원) ▲낙동강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화(2021년·3982억원) ▲한신 관광상품화를 위한 종가문화진흥센터 건립(2022년·1000억원) ▲전통문화 디지털 체험존 설치(2023년·100억원) ▲울릉도·독도 그린아일랜드 육성(2025년·3368억원) ▲청정 동해안 해양관광·레포츠 벨트 조성(2023년·816억원) ▲환동해 마리나 루트 조성(553억원) 등이다. 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경북을 ‘대한민국 문화관광 중심지대’로 건설하고 좋은 일자리 1만개 이상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해 기준 내국인 관광객 938만명을 2022년 2000만명까지 2배 이상 유치하고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 비중도 4배 정도(2.6→10%) 확대하기로 했다. 김병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북관광 산업 활성화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선봉장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450여년 전 퇴계 이황 친필 만장 출토

    450여년 전 퇴계 이황 친필 만장 출토

    경북 안동 풍산읍의 한 무덤에서 퇴계 이황(1501~ 1570)이 직접 쓴 만장(고인을 애도하여 지은 글)이 발견됐다. 3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만장은 길이 128㎝, 너비 39㎝로 고인의 공덕을 기리는 글이 적혀 있고 양쪽 끝에 연꽃 그림이 그려져 있다. 퇴계의 대형 친필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무덤 주인은 퇴계의 처삼촌인 안동 권씨 문중의 권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나온 만장은 퇴계를 비롯해 서애 류성룡의 부친인 류중령이 지은 것 등 모두 14점으로, 묘를 쓰고 453년 만인 지난해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물이 발견됐다. 국학진흥원 측은 “문집이나 다른 문헌에는 전하지 않는 내용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국학진흥원은 보존 처리가 끝나는 오는 10월쯤 유물을 공개하고 전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 안동 무덤서 퇴계 친필 만장 처음 출토···연꽃 그림도

    안동 무덤서 퇴계 친필 만장 처음 출토···연꽃 그림도

    경북 안동의 한 무덤에서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쓴 ‘만장’ 등 문화재급 유물이 대거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만장(輓章)이란 죽은 이를 슬퍼하여 지은 글이나 그 글을 종이나 비단에 적어 기처럼 만든 것을 말한다. 3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풍산읍의 한 무덤에서 평균 길이 128㎝, 너비 39㎝ 한지로 양쪽 끝에 연꽃 그림이 있고 고인 공덕을 기리는 글이 적힌 만장이 발견됐다. 만장은 한지를 두께는 3장, 길이는 2장을 붙여 만든 것으로 발견 당시 떡처럼 달라붙어 있었으나 훼손 상태는 심하지 않다. 몇백 년 동안 무덤 안에 있었으나 원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40자에 5언 율시로 지은 만장은 퇴계 선생이 쓴 것으로 선생의 대형 친필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무덤 주인은 퇴계 선생 처삼촌인 안동권씨 가일 문중 권굉인 것으로 알려졌다. 묘를 쓰고 453년 만인 지난해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물을 발견했다. 이번에 나온 만장은 퇴계를 비롯해 서애 류성룡의 부친인 류중령이 지은 것 등 모두 14점으로 문화재 가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대학자 선비들이 남긴 만사이고 친필인 데다 문집이나 다른 문헌에는 전하지 않는 내용이어서 의미가 있다”며 “만장은 상례가 끝나면 대부분 태우기 때문에 임진왜란 이전 것이 무더기로 나온 것은 드물다”고 밝혔다.국학진흥원은 보존 처리가 끝나는 다음달쯤 유물을 공개하고 전시할 계획이라고 연합뉴스와 뉴시스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인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공무원 전보 △감사관 손승현 ■특허청 △특허심판원 심판장 장완호 ■관세청 ◇과장급 전보△중앙관세분석소장 전주형◇기술서기관 승진△부산세관 심사국 분석실장 성원식 ■우정사업본부 ◇고위공무원 전보△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 정진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보△통상·동북아연구센터장 전형진△FTA이행지원센터장 문한필△중국사무소장 정정길 ■단국대 △국제대학원장 겸 국제대학장 정선주△정책경영대학원장 허승욱△스포츠과학대학원장 겸 스포츠과학대학장 김용만△보건복지대학원장 겸 보건과학대학장 김장묵△법과대학장 양만식△대학원 교학처장 이정휘△문과대학장 겸 퇴계기념중앙도서관장 겸 율곡기념도서관장 김현수△상경대학장 정윤세△공과대학 학장 겸 공학교육혁신센터장 윤경환△학생처장 겸 장애학생지원센터장 이우걸△교양교육대학장 윤승준△융합기술대학장 백형희△예술대학장 박덕규△치과대학장 한원정△대학진료소장(천안캠퍼스) 홍구현△대학생활상담센터 소장 이윤수△창업지원단장 염기훈△평생교육원장(천안캠퍼스) 이상덕 ■서울경제TV(SEN) △보도본부 보도국장 이병관△보도본부 기획취재국장 이규진
  • 서울 중구, 도심 더위 식히려 물 7238t 뿌려 ‘지난해 4배’

    서울 중구는 도심 온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실시한 살수작업에 7238t의 물을 사용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살수량인 1809t보다 4배 가량 많은 것이다. 도로 살수는 도로 온도를 5도까지 낮춰 열섬효과를 완화하고 고열에 따른 도로변형을 막아준다. 구는 폭염 비상체제로 본격 전환한 지난달 24일부터 야간과 새벽에 있었던 일부 작업시간을 주간(9~18시)으로 바꿔 달궈진 도심 식히기에 집중했다. 주로 을지로, 퇴계로, 태평로 등 대형 간선도로 6개 노선과 악취 등 민원 발생 지역에 물을 뿌렸다. 구가 보유하고 있는 살수차는 12t짜리 4대와 8.5t, 6.8t, 5t짜리 각각 1대씩 모두 7대다. 평일에는 살수차 6대를 동원해 매일 40회 이상 작업했다. 휴일에도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살수차 2대가 부지런히 물을 뿜는 등 모두 813회의 살수를 진행했다. 물은 소화전과 지하철역에서 조달했다. 주택가 이면도로에서도 살수 요청이 쇄도했다. 구는 이달 6일부터 16t 살수차 2대를 민간에서 임대해 간선도로에 투입하고 8.5t과 5t 살수차 각 1대를 이면도로에만 사용토록 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내년에는 주민이 원하는 관내 구석구석까지 살수 작업이 진행되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남명-퇴계를 통해 보는 조선 선비의 아름다움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남명-퇴계를 통해 보는 조선 선비의 아름다움

    우리 옛시조보다 조선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잘 보여주는 문학작품은 드물 것이다. 그런데 때로는 그들이 쓴 몇 줄의 평론문이 어떤 문학작품보다도 더 조선선비의 내면을 잘 비춰주기도 한다. 먼저, 유학자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이 남긴 남명(南冥) 조식(曺植)의 인물평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송시열은 조선후기 정치계와 사상계를 호령했던 거물이다. 우리나라 유학자 중 ‘자(子)’자가 붙은 유일한 인물로, 송자(宋子)라 불린다. 말하자면 성인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남명 조식은 퇴계 이황과 함께 당대의 유학을 영도한 두 거두 중 한 사람으로, 그야말로 조선 선비정신의 화신이라 할 만한 강직한 인물이다. 그는 나라의 정치가 잘못된 것을 비판하는 상소문에서 왕의 모후 문정왕후와 명종에 대해 “대비는 구중궁궐의 한 과부에 불과하고, 국왕은 아직 어리니 돌아가신 왕의 한 고아일 뿐이다”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거리낌없이 쓰기도 했다. 임금이 그 문구에 진노했다지만, 그래도 조식의 터럭 하나 건드리지 못한 것을 보면 조선의 위대함이 새삼 느껴진다. 일개 신민으로서 조식을 능가하는 강골(强骨)은 동서고금에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 같은 남명에 대해 한 세기 뒤의 후학 송시열이 쓴 인물평은 다음과 같다. “천길 절벽에 우뚝 서서 일월(日月)과 빛을 겨루는 기상은 지금까지도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품게 하여, 완악한 벼슬아치들을 청렴하게 하고 나약한 선비들을 떨쳐 일어나게 한다.” 이처럼 서릿발 같은 인물이었지만 남명이 남긴 시조 한 편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진경산수화다. 두류산* 양단수*를 예 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겨세라 아희야 무릉이 어디뇨 나는 옌가 하노라 *지리산의 딴 이름. *두 갈래 물줄기 재미있는 것은 위의 시조와 똑같은 소재와 주제로 짝이 될 만한 시조 한 수를 퇴계도 남겼다는 사실이다. 그 닮음이 자못 신선하고 재미있다. 청량산 육륙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 백구야 헌사하랴* 못 믿을손 도화로다 도화야 떠지지 마라 어주자* 알까 하노라 *수다스러우랴. *고기잡이 남명 조식은 평생 벼슬길에 나서지 않고 산림처사로 자처하며 살았다. 처사(處士)란 세속에 발을 들이지 않고 초야에 묻혀 사는 선비를 일컫는 말이다. 그는 이 시조에서 보듯이 자연에 완전 귀의하여 처사로 살다가 동갑인 퇴계가 죽은 이듬해 표표히 떠났다. 앞으로는 큰 여울이 흐르고, 뒤로는 수려한 산을 등지고 있는 산청의 덕천서원이 남명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다른 평론은 퇴계 이황(1501~1570)이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의 ‘어부가’를 평한 것으로 이 또한 명문인데, 우선 농암이 살았던 곳의 빼어난 풍광부터 일별해보자. 안동 도산서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예안의 농암 고택은 운치 넘치는 고가로, 앞으로는 낙동강 상류인 분강(汾江)이 흐르고, 강 건너편으로는 절벽이 병풍처럼 서 있다. 이 강에서 고향 선후배간인 농암과 퇴계는 가끔 배를 띄우고 술잔을 물에 흘려보내면서 음풍농월의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두 사람은 나이차가 34년이나 되는데도 함께 즐김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퇴계의 집에서 농암 종택은 강을 따라 두어 시간은 좋이 걸어야 하는 거리로, 참으로 아름다운 강변 길이다. 퇴계의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은 이 길의 아름다운 풍광이 빚어낸 노래이다. 농암은 서른 둘에 벼슬길에 올라 일흔 넷이 되어서야 겨우 병을 핑계로 낙향할 수 있었다. 그만큼 임금의 신임이 두터웠다. 그는 조선조 5백 년 역사에서 유일하게 은퇴식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그의 은퇴식에는 임금과 당시 정계, 학계 실력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전별시들을 지어 그를 전송했다. 배 타러 한강으로 가는 길에는 장안 백성들이 구름처럼 몰려나와 그를 전송했다. 평생을 벼슬살이했지만 배에 실은 짐이라고는 화분 몇 개와 책보따리 그리고 바둑판 한 개뿐이었다고 한다. 청춘에 집을 나서 백발에 귀향길에 오른 농암이 ‘정승 벼슬도 이 강산과 바꿀 수 없다’며 지극히 사랑했던 고향 분강촌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어부사’의 한 편이 그것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굽어는 천심녹수 돌아보니 만첩청산 십장 홍진*이 언매나 가렸는고 강호에 월백하거든* 더욱 무심하얘라 *열 길이나 되는 속세 먼지. *달이 밝거든 밤이 되어 강과 호수에 달빛마저 휘영청하면 마음은 무욕, 더없는 평화로움을 누리는 심경을 농암은 담담히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10여 년을 더 유유자적 자연 속을 노닐다가 떠났다. 참으로 복 받은 삶이라 하겠다. 이 농암이 남긴 연시조 ‘어부사’의 발문을 퇴계가 썼는데, 그 평론이 실로 멋스럽기가 한량없다. “부귀를 뜬구름에 비기고, 고상하고 품위 있는 생각을 물외(物外)에 부쳐 낚시터를 노니는 선생의 강호지락(江湖之樂)은 가히 진의(眞意)를 얻었다.” 이보다 멋스러운 평론이 또 있을까. 역시 사람들이 멋스러우니 이런 멋스런 글도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선의 선비들은 실로 아름다웠다. (위 시조들은 ‘우리 옛시조 여행(이광식 저)’에서 인용)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경세·문장 모두 탁월… 임진왜란 위기 헤쳐나간 명재상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경세·문장 모두 탁월… 임진왜란 위기 헤쳐나간 명재상

    낙동강 물줄기가 태극 모양으로 감싸고 돌며 수려한 긴 모래사장을 형성한 마을, 고색창연한 한옥과 전망 좋은 정자가 즐비한 마을, 산세가 험하지 않고 그늘이 없이 밝은 마을, 바로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이다. 조선 명재상으로 꼽히는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1542~1607)을 배출한 곳이다.#이름을 짓기 어려운 큰 그릇 조선 중기 4대 문장가로 꼽히는 상촌 신흠은 서애를 수행했을 때 기억을 이렇게 술회했다. “공은 내가 글씨를 빨리 쓴다는 이유로 반드시 나에게 붓을 잡으라고 명하고 입으로 불러주어 문장을 이루게 하였다. 줄줄이 이어지는 문서나 편지를 비바람 몰아치듯 신속히 지었는데, 붓이 멈추지 않고 문장에 점 하나 더하지 않았어도 찬란하게 격을 이루었다. 중국에 보내는 외교문서까지도 또한 그렇게 하였다.” 우리가 이름 정도는 들어보았을 선현 중에는 경세에 능했던 인물도 있었고, 문장에 능했던 인물도 있었고, 학문에 능했던 인물도 있었다. 그러나 한 인물이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커다란 능력을 드러낸 경우는 많지 않았다. 문장이나 학문에 능한 사람은 경세나 행정에 어둡고, 경세에 밝은 사람은 문장이나 학문이 얕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애는 그런 상식에서 예외적인 인물이다. 영의정, 도체찰사(都體察使)로서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하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던 경세가이자 ‘맹자’의 문체를 체득한 이름난 문장가였다. 주자학에 깊은 조예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당시 학자들이 이단시하던 육상산과 왕양명의 학설에까지 관심의 범주를 넓혔던 학자이자 병법에 밝은 실무형 이론가이기도 했다.#퇴계 수제자… 병법에도 밝은 실무형 이론가 퇴계 이황의 수제자를 꼽을 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서애다. 21세 되던 해에 처음으로 퇴계의 문하에 들어 ‘근사록’(近思錄) 등 성리서를 배웠는데, 퇴계는 그를 만나 보고 나서 하늘이 낸 인재라고 찬탄했다 한다. 퇴계의 예언대로 서애는 임진왜란 당시 국가가 위난에 빠졌을 때 크게 공을 세웠다. “임금께서 한 발자국이라도 이 땅을 벗어나시면 조선은 더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게 됩니다.” 두려움에 떨던 선조는 여차하면 중국으로 넘어갈 요량으로 국경과 가까운 곳으로 피란하려 했다. 조정의 일부 신하들도 이에 동조하였지만 서애는 극구 반대해 자칫 걷잡을 수 없이 번질 민심의 동요를 잠재웠다. 선조가 장수로 삼을 만한 인재를 천거하라고 했을 때는 지방 수령으로 있던 이순신과 권율을 천거해 일방적으로 밀리던 전세를 역전시키게 만들었다. 소극적이던 명나라 원군을 설득해 끝까지 왜적을 몰아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명나라의 신병법인 기효신서법을 배워 군사들을 조련했고 훈련도감을 설치해 군사력 향상의 기틀을 마련했다. 당파에 따라 서애의 활약상에 대해 다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이 몇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그의 탁월한 안목과 기여도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사상의 정수가 담긴 잡저 서애의 문집은 가장 먼저 ‘잡저’(雜著) 부분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서애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글들을 모아 놓은 곳이기 때문이다. 잡저는 송(宋)나라 역사를 읽으면서 당대에 귀감이 될 만한 사건들에 대한 평설(評說)을 기록한 ‘독사여측’(讀史測)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정주학(程朱學) 계통의 이론을 담은 ‘주재설’(主宰說) 등과 양명학을 비판하는 ‘왕양명이양지위학’(王陽明以良知爲學) 등은 서애의 학문적 사상을 논할 때 필수적으로 인용되는 글들이다. 일견 여타의 정주학자들과 비슷한 견해를 보이지만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을 읽어 보면 양명의 주장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은연중 보여 주기도 한다. “왕씨의 의도를 잘 살펴보면, 대개 당시 세상의 학문이 외면적인 것으로만 치닫는 것을 경계한 것이었다. 그래서 한결같이 본심(本心)을 위주로 하여, 무릇 마음을 써서 강구하는 행위를 모두 행(行)이라고 여겼던 것이니, 이는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가 너무 지나치게 곧게 된 경우이다.” #벼슬을 버리고 은거를 결심하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러 국정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서애는 부단히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청했다. 그러나 선조는 계속해서 윤허하지 않았다. “의리상으로는 비록 임금과 신하였으나 정으로 볼 때에는 친구 사이와 같았다. 나만큼 경을 잘 아는 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 당인들은 집요하게 그를 공박했다. 마침내 그가 57세이던 1598년에 파직돼 고향으로 돌아갔다. 한때 관작을 삭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애초에 벼슬에 초연했던 서애로서는 이런 일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고 전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유비무환의 교훈을 담은 ‘징비록’(懲毖錄)을 저술했다. 임진왜란과 관련된 다양한 사실을 담고 있어 숙종 연간에 이미 일본에서 입수해 출판하기도 했다. 이후로 다시는 임금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지만, 나라를 향한 서애의 충정은 죽는 날까지 식지 않았다. “나라 위한 마음은 늙어서도 그대로라 세모(歲暮)에 빈산에서 비장하게 읊조리네 노년이라 매사에 감회가 일어나니 무단히 눈물이 홀연 옷깃을 적시네.” #사관(史官)도 놀란 조문 행렬 대신이 세상을 떠나면 사흘 동안 조정은 공무를 중지하고 시장은 문을 닫는 것이 전례였다. 서애가 고향 풍산에서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랬는데, 시장 상인들은 애도의 뜻으로 하루 더 문을 닫았다.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선조실록 사관의 평이 흥미롭다. 1000여명이나 되는 조문객이 한때 서애가 살았던 묵사동 빈집에 모여 조곡(弔哭)을 하였던 일을 전례가 드문 일이라고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그 인물이 조정에서 발자취가 끊어졌고 상(喪)이 천리 밖에서 났는데도 온 성안 사람들이 빈집을 찾아 모여서 곡을 하였으니, 아마도 시사(時事)가 날로 잘못되어 가고 민생이 날로 피폐해지는데도 후임으로 수상(首相)이 된 자들이 모두 전 사람만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추억하기에 이른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의 백성 역시 불쌍하다.” 선조실록은 북인이 중심이 돼 기술했기 때문에 서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내용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당시 사람들이 서애를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권경열 한국고전번역원 성과평가실장■ ‘서애집’은 서애집(西厓集)은 조선 선조 조의 명재상이었던 류성룡의 시문집이다. 원집(原集) 20권 10책, 별집(別集) 4권 2책, 연보(年譜) 3권 2책 등 총 27권 14책으로 구성됐다. 인조 11년(1633년) 봄에 합천 해인사에서 원집과 별집을 합쳐 초간했다. 고종 31년(1894년) 가을에 하회의 옥연정사에서 연보를 추가 중간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에서 1982년에 번역, 출간했다. 류성룡의 자는 이현(而見), 호는 서애(西厓), 본관은 풍산(豊山)이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 서울시 “내년부터 서울 도심에 공해차량 진입 제한”

    내년부터 서울 도심에 공해차량의 진입이 어려워진다. 서울시는 6일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한양도성 녹색교통진흥지역 특별종합대책이 최종 확정됐다고 7일 밝혔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은 교통 혼잡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에 따라 특별히 관리하는 곳이다. 지난해 3월15일 한양도성 내부 16.7㎢가 국내 첫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됐다. 여기에는 종로구 8개동(청운효자동, 사직동, 삼청동, 가회동, 종로 1~4가동, 종로 5~6가동, 이화동, 혜화동), 중구 7개동(소공동, 회현동, 명동, 필동, 장충동, 광희동, 을지로동)가 포함된다. 시는 특별종합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승용차 교통량을 지난해 대비 30%까지 감축하고,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등의 이용공간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도로공간을 재편한다. 한양도성 안에 있는 차도는 최대 4개 차로로 줄인다. 버스 통행이 많은 도로는 버스전용차로를 포함해 최대 6개 차로로 바뀐다. 자동차 진입 수를 억제하고, 보행·자전거 공간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올해는 보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퇴계로(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을지로(세운상가군 재생활성화 사업), 세종대로(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등을 대상으로 주민의견 수렴 및 설계 등을 검토한다. 내년부터 차례대로 공사를 시행한다. 올해 안으로 종로~청계천~한강을 잇는 청계천 자전거전용도로도 설치한다. 녹색교통진흥지역 내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계속 확충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친환경등급제와 연계해 공해차량이 한양도성에 들어오는 것을 제한한다. 진출입 교통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동차통행관리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한양도성 녹색교통진흥지역 진출입도로 41개 지점에서 번호판 인식 카메라로 단속을 시행한다. 녹색교통진흥지역 안에 있는 대규모 교통유발시설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2020년까지 교통유발부담금의 단위부담금을 연차별로 상향 조정해 원인자에게 책임을 더 강화한다.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도심 제한속도는 간선도로 시속 50㎞, 이면도로(왕복 2차로 이하) 시속 30㎞로 하향 조정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구름의 족보’ 아세요? - 구름에 얽힌 70년대식 이야기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구름의 족보’ 아세요? - 구름에 얽힌 70년대식 이야기

    여름의 절정 8월. 푸른 하늘에 떠가는 흰구름을 보면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중력과 부력이 아슬한 균형을 이룬 경계를 떠가는 구름은 천변만화하는 변화와 자유로운 방랑의 표상으로 누구에게나 그리운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존재이다. 젊은 시절 하늘의 구름을 보고 방랑과 그리움을 꿈꾸지 않은 이 뉘 있으랴. 중력에 붙잡혀 땅거죽에 찰싹 들러붙은 채 밥벌이에 매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푸른 하늘 높이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야말로 자유 그 자체가 아닐까. 간단한 배낭짐 매고 훌쩍 떠나, 어느 산기슭에서 노을진 금빛 구름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자유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구름을 보면 계절마다 형태와 느낌이 다 다름을 알 수 있다. 여름 구름은 뭉실뭉실 뭉쳐져 산 위로 솟아오르거나 커다란 뭉치솜으로 하늘을 떠다닌다.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뇌성벽력을 머금고 있는 구름이다. 이에 비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높다란 데서 가볍게 떠다니는 가을 구름은 표표한 느낌을 준다. 여름 구름이 청년이라면 가을 구름은 벌써 에너지를 많이 잃어버린 초로의 인생이라고나 할까. 우리가 늘 보는 구름이지만 구름처럼 다양한 얼굴과 족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 같은 구름의 내력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이는 의외로 드물다. 구름 족보를 간략히 정리해보면, 지상 0~13km 사이의 공중에 떠도는 구름을 높이와 모양에 따라 권적운, 고적운, 적란운 등등으로 나뉘어진다. 구름이 지상 가까이에 머무는 것을 안개라 한다. 재미삼아 다양하고 아름다운 구름 족보를 일별해보자. 1. 하층운(0~2km) - 층적운 - 층운(안개구름) - 적운(뭉게구름) - 적란운(소나기구름) 2. 중충운(2~7km) - 고적운(아이들 그림에 잘 나오는, 꼬리 달려 떠다니는 덩어리 구름이 바로 이것이다) - 고층운 - 난층운(비구름) 3. 상층운(5~13km) - 권운(새털구름) - 권적운(조개 또는 비늘구름) - 권층운 헤르만 헤세는 어느 글에선가 구름 얘기를 길게 하면서, ‘나는 젊었을 때부터 구름에 대해 경건하고 엄숙한 태도를 지녔었다’라고 말했다. 헤세처럼 구름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은 사람도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우수와 애조에 찬 그의 자전적 소설 <페터 카멘친트>에서 헤세는 아예 멍석을 펴놓고 구름 얘기를 한 쪽이나 길게 늘어놓고 있다. 이 아름다운 구름 얘기는 길어서 여기 내려놓지는 않겠지만, 그의 짧은 시 한 편 감상하는 걸로 가름하자. 젊은 시절부터 늘 자유와 방랑을 갈망했던 헤세는 구름을 소재로 많은 시와 산문을 남겼는데, 그중 ‘구름’은 스스로를 구름이라 생각하는 아름다운 로맨티스트의 시다. 구름이여, 아름답고 떠도는 쉼없는 구름이여! 내가 철없는 어린아이였을 때, 나는 구름을 좋아했고 유심히 쳐다보았지만, 나 역시 구름처럼 방랑하면서, 도처에서 낯설게, 유한과 무한 사이를 떠돌면서 인생을 살아가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또, 미국의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는 별과 인간의 관계를 구름에 비유해 아름다운 명언을 남겼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요,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 끝으로 여담 하나. 70년대, 퇴계로 대한극장에서 상영한, 아랍 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바람과 라이온>의 마지막 대사에도 ‘구름’이 나온다. 숀 코네리, 캔디스 버겐이 나오는 이 영화에서 아랍인 족장 숀이 죽음의 전장으로 황망히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이 납치한 동안 사랑하게 된 미국 여자와 헤어질 때 한 말인데,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마상에서 여자를 내려다보며 한 그의 마지막 작별인사는 이런 것이었다. ‘저녁바람에 밀리는 금빛 구름이 되어 다시 만납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문화마당] 대통령의 독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대통령의 독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떠났다. 장소도, 일정도, 읽을 책도 공개하지 않는 ‘3무’(無) 휴가란다. 대통령이 일으킬 여름 독서 붐을 부지불식중에 기대했는데, 이건 전혀 상상도 못한 일이다. 휴가 때 읽을 책이 무슨 국가 기밀 사항도 아니고,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올해가 책의 해인데, 대통령이 책 없는 휴가라니….’ 문화체육관광부나 국립중앙도서관은 도대체 뭐 하나 싶다. ‘함께 읽는 책의 해’의 의미를 대통령에게 알리고, 여름휴가 도서를 골라 추천은 한 걸까. 잔치를 벌이다가 찬물을 뒤집어쓴 느낌으로,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중대한 현안일수록 지도자는 실무 페이퍼만 읽어선 안 된다. 반드시 관련한 책을 읽어 확장된 사유를 연습하고 새로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인 보고서 언어에 전적으로 포획될 뿐이다. 작년에 국민 참여 방식으로 책 580권을 선별해 집무실 서재를 꾸민 것은 대통령이 틈나는 대로 서재를 가까이하면서 인간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 사회에 대한 통찰을 깊이 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사이 국민 마음이 잊힌 것일까. 혹시나 휴가를 다녀와 그동안 읽은 책을 공개하리라 기대해 보지만, ‘역시나…’ 하게 될까 두렵기만 하다. 450년 전 퇴계 이황은 선조한테 ‘성학십도’(한형조 독해,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를 지어 올리며 말했다. “군주의 마음은 만 가지 결정이 나오고 백 가지 책임이 모이는 곳이라서 (사방의) 온갖 욕구들이 다투어 치받고 온갖 사악이 번갈아 침투하니, 한 번 아차 태만 소홀하고 거기다 방종이 겹치면, 산이 무너지듯 바다가 들끓듯 할 것이니, 누가 이를 막을 수 있겠습니까.” 정치는 욕구를 다투는 이기적 인간들을 다스려 이타적 공동체를 이룩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도자의 마음은 사욕에 물들어 있으면 안 된다. 자기 생존만 소중히 하는 기(己)를 극복하고 반드시 타인을 사랑하는 상태(仁)로 관리돼야 한다. 타고난 인성을 뛰어넘어 더 나은 인간, 즉 군자나 성인의 상태로 도약해 있어야 하며, 한 차례에 그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자신을 다스려 날로 새롭게 돼야 한다. 퇴계가 열 장 그림을 선조한테 올린 후 “병풍 한 폭을 지어 늘 거처하는 곳에 펼쳐 두고, 또 별도로 작은 크기의 노트 첩을 만들어 책상 위에 늘 비치해 두어” 항상 “성찰 경계”하라고 권한 뜻도, 국민이 집무실 서재를 마련한 후 대통령의 꾸준한 독서를 촉구한 뜻도 여기에 있다. 대통령의 독서는 개인 취향이 아니라 국정의 일부다. 대통령은 평소에 무슨 책을 읽을까. 집무실 책상이나 사저 침실 또는 응접실 테이블에는 도대체 무슨 책이 놓여 있을까. 대통령의 책은 누가, 어떤 원칙에 따라 고를까. 바쁜 일정을 쪼개 독서를 한다면 당연히 아무 책이나 읽어선 안 된다. 한 부분만 읽어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지성의 정수를 담은 책이어야 하고, 또한 인간에 대한 공감을 길러 주는 문학작품도 있으면 좋겠다. 픽션과 논픽션의 균형을 갖추었던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독서는 이런 의미에서 모범적이다. 요즈음 지역의 도서관에 갈 때마다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지역 지도자들의 서가를 다시 꾸며 주고, 매달 두세 권씩 신간을 골라 책상에 올려 두어 새로운 생각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돕자고 하는 중이다. 대통령부터 시작하면 모범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책의 힘’을 부디 잊지 않도록 문체부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道 튼 도봉산, 김수영 시비 앞에선 더위도 ‘풀’처럼 눕는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道 튼 도봉산, 김수영 시비 앞에선 더위도 ‘풀’처럼 눕는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도봉(창포원의 붓꽃) 편이 지난 14일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도봉산 자락에서 진행됐다.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도심을 떠나 도봉산 속으로 본격 피서를 떠난 셈이다. 울울창창한 도봉산의 녹음과 계곡 길을 걸으며 ‘풀’처럼 눕는 김수영의 시와 28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은 조선 최대 ‘러브 어페어’ 유희경과 이매창의 ‘이화우’ 스토리에 흠뻑 빠졌다.참가자들은 이날 도봉산역 2번 출구에서 만나 서울 창포원~평화문화진지~도봉구 희망목재문화체험장~도봉유원지~산악박물관~도봉서원 터와 김수영 시비까지 쉬엄쉬엄 걸었다. 다락원 체육공원과 도봉숲속마을, 광륜사, 북한산 생태탐방원 코스는 그냥 지나쳤다. 창포원과 도봉산 계곡 나무 그늘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창포원 붓꽃이 절정을 넘긴 게 아쉬웠다. 지난해 가을 문을 연 평화문화진지는 분단의 상징에서 문화와 창작의 공간으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으나 때마침 내부 공사 중이어서 전망대에서 도봉산의 비경을 관람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해설을 맡은 박정아 서울미래유산지도사는 센스 넘치는 해설과 즉석 시 낭송회로 참가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었다. 설문조사에서 참석자들은 “김수영 시비 앞에서 마련한 시 낭송 무대를 통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각산(북한산)이 서울을 600년 수도로 영속하게 한 으뜸 산이라면 도봉산은 버금 산이다. 삼각산과 도봉산은 서울의 뒤를 병풍처럼 두르고, 떠받치고, 지키는 양대 수호산이다. 삼각산이 영기를 머금은 ‘세 개의 거대한 뿔’ 형상인 데 반해 도봉산은 ‘붓을 꽂은 듯, 홀(笏)을 떠받친 듯’ 우뚝 선 화강암이 산 전체를 ‘바위길’(道峰)로 보이게 한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서울지명 사전’ 등에 따르면 도봉이란 지명 속에는 조선왕조 개국의 길을 닦았다는 뜻과 유생들이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는 의미가 이중으로 담겼다고 풀이하고 있다. 도봉이라는 지명은 고려 광종 때인 971년 도봉원(도봉사)을 고려의 ‘3대 부동’(不動)사원으로 선정한 데 이어, 1010년 거란의 침입 때 고려 현종이 도봉사로 몸을 피했다는 기록에 등장한다. 부동사원이란 국사 및 왕사가 머무는 선종사찰이다. 인왕산이라는 산 이름이 인왕사라는 절 이름에서 나온 것처럼 대개 사찰의 이름을 산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관례에 따라 도봉사가 있는 산을 도봉산이라고 불렀을 개연성이 높다.이후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도봉산 영국사’(寧國寺)라는 산과 사찰명이 동시에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 도봉산이라는 산 이름은 조선 중기 들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사는 도봉사의 후신으로 동일 사찰로 추정되며, 사림의 영수 정암 조광조를 모신 사액서원 도봉서원이 들어서면서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도봉이라는 산 이름의 유래를 조선 성리학의 도학(道學)사상과 연관 지을 수 있다. 도학은 고려의 불교식 풍습과 사고방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사대부의 학풍은 물론 가풍까지도 주자의 ‘가례’(家禮)를 따르게 하고, 젊은 과부의 재가도 허락하지 않은 완고한 유학이다. 중기 이후 조선의 풍습과 학풍을 바꿔놨다. 도학사상의 주창자이자 개혁가인 조광조가 유독 도봉산을 좋아했고 즐겨 찾았으며, 도봉사에서 도학사상을 정립했기에 도봉이라는 지명이 살아났다는 추정이다. 도봉산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얻은 것은 1573년 도봉서원이 폐사한 영국사 터에 세워지면서부터였다. 또 1694년 도봉서원에서 강학을 하고 바위글씨를 남긴 우암 송시열의 위패까지 함께 모시면서 조선 후기 도학의 산실이자 집권 노론세력의 상징적인 서원이 됐다. 도봉이라는 지명처럼 서울·경기지역 유생들이 독서하고, 강학하며, 수신하는 학문공간이 됐다. 정암의 도학사상 정립을 바탕으로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 같은 대학자가 탄생했다. 이에 보답하듯 이이는 정암을 김굉필·정여창·이언적과 함께 ‘동방사현’(東方四賢)으로 칭했다. 송시열의 ‘도봉동문’(道峰洞門)을 비롯 당대 명인 재사들이 새겨놓은 바위 글씨 14개가 증언하듯 조선후기 도봉서원은 성균관에 필적하는 위상을 자랑했다.도봉산은 유희경과 매창의 연애현장이 아니다. 천민 출신으로 의병장을 지낸 문인 유희경이 도봉산에 침류대라는 거처를 짓고 살면서 부안에서 만난 기생 매창과 시를 주고받았을 뿐이다. 도봉서원은 정선의 ‘도봉추색도’와 ‘도봉서원도’, 김석신의 ‘도봉첩’, 심사정의 ‘도봉서원’ 서화로 남았다. 또 이이는 ‘도봉서원기’에 도봉서원의 상황과 건물배치까지 세세하게 남겼고, 서거정과 이항복도 도봉산 영국사와 관련된 시를 남겼다. 그러나 홀연히 사라졌던 영국사는 실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누구도 의심치 않던 도봉서원 터에서 지난 2012년 영국사의 기단과 금강령(금동 요령)과 금강저(금동 곤봉) 등 희귀한 고려시대 불교 금속공예품 79점이 쏟아져 나왔다. 기록에만 존재하던 영국사의 존재가 1000여년 만에 확인된 것이다. 청동 걸이향로와 청동 향 그릇에서는 ‘도봉사’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 고의적으로 파묻어 놓은 듯 이곳이 도봉사의 소유물이며, 도봉사와 영국사는 같은 사찰의 다른 이름임을 나타냈다. 영국사 터에 도봉서원이 들어선 것은 시대의 전환을 뜻한다. 최초의 서원 소수서원이 숙수사 터에, 경주 옥산서원이 정혜사 터에 자리잡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퇴락한 사찰 부지와 기단을 활용해 유교시설로 탈바꿈한 셈이다. 오늘이 내일의 역사가 되듯 고려 불교의 성지가 조선 성리학의 성지가 됐다. 영국사의 도봉서원 전환은 유교와 불교 양 종교의 상생이다. 60여개의 사찰이 깃든 도봉산에 서울 유일의 서원 하나쯤 남아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누원(다락원)을 통해 고려 개경과 조선 한양을 오가는 물류와 문화의 교류지점이던 도봉산은 이제 고려 불교문화와 조선 유교문화의 만남이라는 희귀한 향기를 내뿜는 공간이 됐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강남야행(청담동에서 압구정동까지) 일시: 7월 28일(토) 오후 6~8시 집결장소: 지하철 7호선 청담역 1번 출구
  • 서울외곽순환도로서 3중 추돌사고…운전자 1명 숨져

    20일 오후 4시쯤 서울시 송파구 서울외곽순환도로 퇴계원방면 서하남IC 부근에서 임모(61)씨가 몰던 라보 트럭이 정체구간을 만나 서행 중이던 A(45·여)씨의 파사트 차량 후미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임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튕겨 나간 파사트 차량이 앞서 달리던 B(57)씨의 카니발 차량을 들이받으며 2차 사고로 이어졌다. 경찰은 임씨가 정체구간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 다양한 계층을 위한 저렴한 주거지로 인기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 다양한 계층을 위한 저렴한 주거지로 인기

    최근 신혼부부 및 젊은 세대의 주거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지자, 정부에서는 이들을 위한 대책으로 ‘행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행복주택의 조건이 완화되고 다양한 계층을 흡수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이들이 이러한 주택 형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행복주택은 신혼부부 및 젊은 층을 위해 주변 시세의 60~80%로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소득활동과 관계없이 일정한 소득, 자산의 기준만 충족되면 만 19~39세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다. 그 대상은 대학생(취업 준비생),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으로 나뉘어 입주자격과 소득, 자산규모에 따라 거주할 수 있다. 신혼부부계층은 혼인중인 무주택세대 구성원인 사람 또는 예비 신혼부부로서 입주 전까지 혼인사실을 증명할 수 있고, 혼인으로 구성될 세대가 무주택자일 것, 주택공급신청자의 혼인 합산 기간이 7년이내로 해당세대의 합계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00%이하일 것으로 요한다. 청년계층은 만19세 이상 만39세 미만이거나,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한 기간이 총 5년 이내인 사회초년생이 신청가능하다. 단, 청년계층으로 신청하고자 할 경우 미혼이면서 무주택이어야 하며, 해당세대의 합계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00%이하로 본인은 평균소득 80%이하일 것을 요한다. 해당세대는 임대주택 자산기준 및 자동차 가액 기준을 충족하며, 입주 전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대학생도 가능하다.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입ㆍ복학 예정자, 취업 준비생은 대학 또는 고등학교 졸업 또는 중퇴한지 2년 이내인 사람으로 미혼이고 무주택자로 본인, 부모합계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00% 이하로, 본인은 임대주택 자산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한다. 지난 1분기에 공급된 ‘남양주 장현지구’에 공급된 행복주택은 서울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하면서 최소 월 6만원대로 임대료를 납부하고 거주할 수 있어 인접한 지역 일대에서 주목 받고 있다. 남양주 장현지구 행복주택은 총 870세대 4개동으로 구성되며, 전용면적 16㎡, 26㎡, 36㎡ 소형으로 구성된다. 16A㎡ 338세대는 빌트인 구조이며, 16B㎡ 63세대는 주거취약계층용, 16C㎡ 9세대 주거약자용 빌트인, 26A㎡ 93세대와 26B㎡ 18세대, 36A㎡ 305세대, 36B㎡ 44세대는 주거약자용으로 공급된다. 임대료 조건은 동일 면적이라도 공급대상에 따라 다르다. 전용면적 16㎡은 보증금 1230만~1596만원에, 월 임대료 5만7000원~7만4000원, 26㎡은 1890만~2394만원에 월 8만8000원~11만1000원, 36㎡은 3192만~3360만원에 월 14만8000원~15만6000원 선이다. 최대 거주기간은 6년~20년으로 계층에 따라 다르며, 보증금 한도를 일부 올려, 임대료를 낮추는 방식을 적용하면 신혼부부 물량은 최소 6만원대 소액으로 거주가 가능하다. 이 단지는 남양주 진접지구의 인프라를 함께 누릴 수 있으며, 장현지구 내에서도 우수한 입지를 갖췄다. 단지 근거리에 진접도서관과 장승초가 도보 1분 거리에 있어 자녀 통학에 유리한 조건이다. 여기에 자연환경이 우수하다. 오른쪽으로는 왕숙천과 철마산, 왼쪽으로 용암산이 위치해 있으며 광릉 국립수목원, 오남저수지, 에버그린파크 등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편의시설도 많다.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 인접으로 쇼핑이 가능하며, 장현생활체육시설 및 진접오남행정복지센터도 가깝게 있다. 교통망도 확대된다. 지하철 4호선 당고개~진접역 연장 호재뿐 아니라 47번 국도 및 진접퇴계원 간 도로(예정)등의 교통호재가 추가적으로 있어, 서울 출퇴근이 더욱 수월해 질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일반아파트와는 다른 커뮤니티시설을 누릴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이 입주해 창업 및 취업상담이 가능한 곳을 별도로 마련해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줄 예정이다. 입주는 2019년 6월 예정이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LH청약센터에 게시된 공고를 참조하거나 LH청약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000원 지폐속 이황 초상의 ‘허상’

    1000원 지폐속 이황 초상의 ‘허상’

    조선의 잡지/진경환 지음/소소의책/396쪽/2만 3000원‘양반은 가는 데마다 상이요 상놈은 가는 데마다 일이라’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 한다’ ‘가난한 양반 씨나락 주무르듯 한다’…. 조선시대의 지배계층, 즉 양반에 얽힌 비아냥의 말들이다. 상투를 틀어 갓 쓰고, 서책만 끼고 앉아 아랫사람 호통치기 일쑤이고, 끼니 간 곳은 없어도 꼿꼿하기만 하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갖는 양반의 대표 이미지는 여전히 권위와 격식, 체면이다. 양반은 언제나 현실과 동떨어진 채 뜬구름처럼 살아간 이상주의자였을까. 책은 그런 면모와는 영 딴판인 양반들의 민낯을 생생하게 들춰내 흥미롭다. 조선시대 최초의 세시풍속지로 알려진 유득공(1748~1807)의 ‘경도잡지’(京都雜志)를 새롭게 해석해 파헤친 양반의 실상이 색다르다. 18~19세기라면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근대로 넘어가던 과도기. 정치는 물론 사회·문화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은 시기였다. ‘경도잡지’는 그 무렵 조선의 중심지였던 서울 지역 풍속과 양반 생활상을 상세하게 기록한 책으로 점차 실용과 효용, 유행을 따라갔던 양반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담겼다.원전 텍스트를 풀어내 보여주는 양반들의 삶과 그에 연관된 것들의 유래며 취향은 백면서생이나 딸깍발이와는 전혀 다르다. 놀랄 만큼 현실적이고 여유롭다. 심지어는 과도한 사치며 낭비벽까지 물씬 묻어난다. 신분제 사회의 붕괴와 함께 닥친 근대사회는 개인의 행복을 더 중시하게 마련. 조선의 양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노리개나 패물, 말, 집, 혼례, 담배, 문방사우, 꽃과 나무 등 명품 선호와 유행 좇기, 사치 풍조가 절정에 다다랐다. 남들에게 가문을 과시하기 위해 대문을 크고 높게 만들고 처마를 노송취병(老松翠屛·오래된 소나무나 꽃나무 가지를 틀어서 문이나 병풍 모양으로 만든 물건)으로 치장하기는 다반사였다. 서울의 호사가들은 여덟 칸짜리 비둘기집(용대장)을 갖춰 희귀하고 값비싼 비둘기를 더 많이 사들이려 경쟁했다. 쇠로 만든 담배합에 은으로 매화나 대나무를 장식하고 사슴가죽으로 끈을 달아 담뱃대와 함께 말꽁무니에 달고 다니면서 멋을 부렸다. ‘거덜 났다’는 말을 낳게 한 견마잡이(말고삐를 잡아 양반의 행차를 인도하는 사람)의 사치는 또 어떤가. 양반처럼 덩달아 허세를 부려 더 좋은 고삐를 만들어 ‘거들먹’거리고 다닌 결과 알량한 재산이며 살림이 여지없이 허물어졌다.사는 곳에 따라 먹고 마시는 풍속도 갈렸다고 한다. 부귀한 집이 많은 북촌에는 음식 사치가 심했는데 ‘갖은 편’이라 불리는 떡 만드는 솜씨가 발달했다. 그런가 하면 구차한 샌님과 형편이 넉넉지 않은 무반들이 주로 살았던 남산 밑에는 술 빚는 솜씨가 좋았다고 한다. 책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잘못 알려진 오류 바로잡기이다. 1000원권 지폐속 퇴계 이황의 복건과 ‘천자문’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복건은 양반들이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한가로이 노닐 때 착용한 쓰개로 통한다. 퇴계 이황은 복건을 중들이 쓰는 두건과 같아서 선비나 학인이 쓰기에 적절치 않다며 대신 정자관을 썼지만 1000원권 지폐엔 복건 차림을 한 이황의 초상이 버젓이 들어있다. 한자학습용 으뜸 교재로 통하는 천자문의 오류도 흥미롭다. 천자문은 문장 구성이 시적이고 역사, 천문, 지리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 초학자들에게 다양한 교양지식과 표현법을 익히게 할 수 있지만 학동들이 읽기엔 어렵다는 주장이다. 양반의 색다른 민낯과 오류들을 세세하게 풀어헤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왕조시대의 종말과 양반의 몰락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은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일상적인 변화와 함께 서서히 격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스위트룸이 40% 차지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스위트룸이 40% 차지

    지상 25층 규모… 총 204개 객실 구성 중식당·더 살롱·스파 등 부대시설 완비 “향후 5년간 5개이상 호텔 선보일 것”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은 신세계조선호텔의 첫 독자 브랜드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가 19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신세계조선호텔은 17일 서울 중구 퇴계로 레스케이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랑스 파리를 모티브로 한 국내 최초의 ‘어반 프렌치 스타일’ 부티크 호텔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레스케이프호텔은 ‘2040 소비층’을 주 고객으로 한 라이프스타일형 호텔을 추구한다. 구도심과 신도심이 만나는 회현동의 지리적 특성을 살리고, 근처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면세점 등 계열사 유통망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레스케이프는 프랑스어의 정관사 ‘르’(Le)와 탈출을 의미하는 ‘이스케이프’(Escape)의 합성어로 달콤한 일상 탈출을 꿈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상 25층 규모로 6가지의 스위트 객실과 4가지의 디럭스 객실 등 모두 204개 객실로 구성됐다. 이 중 스위트룸이 80개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객실은 부티크 호텔 인테리어의 대가인 자크 가르시아가 19세기 귀족 사회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이 밖에도 모던 중식당,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티 살롱, 커피 스테이션, 바, 피트니스, 스파, 이벤트룸 등 각종 부대시설도 갖췄다. 6층에 마련된 중식당 ‘팔레드 신’에서는 홍콩의 유명 레스토랑 ‘모트 32’의 시그니처 메뉴 딤섬과 베이징덕을 선보이고, 최상층인 26층에 있는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에서는 꾸준히 세계적인 레스토랑과의 교류를 통해 이들의 대표 메뉴를 소개하는 미식 플랫폼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첫 파트너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있는 ‘더 모던’이다. 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첫 독자 브랜드 호텔로 특급호텔도 검토했지만, 다른 호텔과는 차별화된 세상에 없는 호텔을 만들기 위해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방향을 잡았다”면서 “레스케이프를 시작으로 신규 사업 부문에서 다양한 콘텐츠의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진행해 향후 5년 동안 5개 이상의 호텔을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禮로 마시는 차 한 잔… 道를 지키는 술 두 잔

    禮로 마시는 차 한 잔… 道를 지키는 술 두 잔

    세상에 재미있는 이야기는 많지만, 그래도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 이야기’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지역명사 여행’은 전국의 숨은 이야기꾼들의 삶을 끄집어내 소개하는 한 편의 ‘인간극장’이다. 올해 새로 지역명사 여행지 6건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경북 봉화 달실마을의 권용철·권재정 종손 부부와 충북 충주 세계술박물관의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를 각각 만나 봤다.●전통차를 마시며 듣는 종가의 삶 “흔히 다도(茶道)라고 하면 복잡하게 생각하는데, 진정한 다도는 대화에 의미를 두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봉화 달실마을 청암정에서 만난 권용철씨는 다과를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오미자 차와 함께 한과, 비스킷 등이 단출하게 마련된 다과는 부인 권재정씨가 준비했다. 부부의 성은 같지만 본관은 각각 안동과 예천으로 다르다.달실마을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선비인 충재 권벌의 종가 마을로, 권씨 부부는 충재 고택을 지키고 있는 40대의 젊은 종손 종부다. 종가문화를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다양한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전통을 현대의 가치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연못 위에 떠 있듯 자리한 청암정은 권벌이 시문을 즐기던 정자다. 이곳에 앉아 정자를 둘러싸고 흐르는 물과 왕버드나무, 소나무 등이 우거진 주변 정취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세상 번민을 잊게 된다. 널찍한 거북이 등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듬직하게 정자를 받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거북이 등 위에서 잠시나마 ‘느림’의 의미를 찾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명 조식이 쓴 것으로 알려진 청암정 현판과 퇴계 이황, 미수 허목 등 당대 유명한 문인들이 쓴 편액이 눈에 보인다. 5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다가 멀리 차 한 대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현실로 돌아온다. 씨름이라도 했을 법한 건장한 체격의 권씨는 “대학에서 미식축구를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스스로를 ‘종가의 좌파’라고 칭할 만큼 열린 사고를 갖고 있다. 유교의 허례허식을 반대하는 그는 “제사상 위에 20~30장씩 전을 올릴 필요가 없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식사를 준비하듯이 제사를 지내면 된다”고 강조한다. ‘좌포우혜·홍동백서’와 같은 예법도 1960년대에나 대중에 퍼진 것으로 원래 우리 전통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달실마을에서는 안동 권씨 집안에서 내려오는 제례체험과 다도체험, 민화 그리기 등 예절과 문화를 가르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한자 공부 등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권씨는 이 같은 프로그램이 유교문화를 따분하게 느끼게 한다고 보고 프로그램을 체험 위주로 다양화했다.●탄금호 바라보며… 국산 와인 오미자술 한잔 “술을 마실 때는 예로부터 상대에게 세 번을 권하고 세 번을 사양한다고 하지요.”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가 말하는 우리나라의 주도(酒道), 향음주례(鄕飮酒禮)에 대한 설명이다. 이 대표는 15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며 문경의 오미자를 원료로 하는 국산 와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오미자 와인 등을 제조하는 경북 문경의 ‘오미나라’와 충북 충주의 술박물관 ‘리쿼리움’을 오가며 명주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오미나라는 겉보기에 중소 업체의 평범한 공장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발효실과 숙성실, 증류실 등 와인 제조 과정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숙성실에 쌓여 있는 수천개의 와인병은 국내와 해외의 술상 위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이들 와인은 세계핵안보정상회의와 평창패럴림픽 등의 만찬장에 건배주로 올랐다. 충주 탄금호 중앙탑공원에 자리한 리쿼리움에서는 이 대표가 수집한 세계의 술과 관련 문화재 등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와인과 차 등을 시음할 수 있고, 전통주 빚기, 나만의 와인 만들기 등 ‘손맛’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그가 스코틀랜드에서 공수한 오크통은 술이 실제 숙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술이 숙성될 때 공기 중으로 아주 적은 양이 날아가며 사라지는, 이른바 ‘천사의 몫’(Angel’s share) 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에 적합하면 지역 명사로 선정 지역명사는 나이나 직업과 상관없이 지역과 스토리텔링이 맞아떨어지면 누구나 선정될 수 있다. 충남 당진의 김금순 할머니는 백석올미마을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매실한과 체험 등 30여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베트남, 가나 등의 농업인들에게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의 인문학 여행은 전북 임실을 배경으로 인문학 강의를 운영하는 지역명사 프로그램이다.경북 상주의 허호 장인은 지금은 거의 사라진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비단(명주)을 짜는 현장을 평생 지켜 오고 있다. 허호 장인을 중심으로 인근 누에고치체험학습관, 나비생태원, 옹기촌 등을 연계해 관광객들에게 ‘비단 관광’의 경험을 선사한다.경기 남양주 이하연 명인의 ‘맛있는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은 우리의 대표 음식 김치를 소재로 한 관광프로그램이다. 김치 연구가 이하연 명인이 직접 강좌에 나서 명품 김치를 만드는 ‘7대3 법칙’ 등을 소개한다. 글 사진 봉화·충주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제45회 서울보훈대상] 무공수훈자 문성주, 환경보호·질서 캠페인·순국선열 유적지 헌화

    [제45회 서울보훈대상] 무공수훈자 문성주, 환경보호·질서 캠페인·순국선열 유적지 헌화

    문성주(88)씨는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 서울특별시지부 중구지회장이다. 6·25 전쟁 때 단신으로 북에서 월남해 대한민국 국군에 입대했고 25년간 군 생활을 했다. 2013년부터 중구지회장에 임명돼 회원들과 함께 쓰레기·담배꽁초 줍기 등 지역 내 환경보호 활동을 했고, 현충 시설 정화 활동도 실시했다.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사거리(퇴계로, 장충단로, 난계로, 다산로 등)에서 기초질서 캠페인을 실시했고, 저소득층 고령 회원을 발굴해 위로연과 선물을 제공하는 등 국가유공자로서의 자부심을 심어 주었다. 또 6·25 월남참전자를 강사로 초빙해 체험담을 들으며 국가안보관을 확립하였고 안보 현장,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 유적지를 찾아 헌화, 참배하고 추모 행사를 진행하는 등 애국심 함양을 위해 단체 차원의 활동도 이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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