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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FTA發 정계개편 촉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이후가 문제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임박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FTA 처리 이후 몰아칠 정계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충돌을 수습하는 국면에서 여야의 강경파와 협상파 간 입장차가 노골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나라당에서는 홍준표 대표와 친이(친이명박)계, 영남권 중진의원들이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고, 황우여 원내대표와 소장파 중심의 쇄신파가 협상론을 이끈다. 친박(친박근혜)계는 각자 입장에 따라 강경론과 온건론으로 나뉘었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강경하게 비준 저지를 주장하고 있고, 정장선 사무총장 등이 ‘끝까지 협상’을 외친다. FTA 처리 이후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게 되면 비준 당시의 입장과 태도가 이합집산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여야 협상파가 뭉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여야를 넘나드는 정계개편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장 한나라당에서는 ‘공천 전쟁’이 시작되고,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통합 전쟁’이 발발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20일 “어떤 식으로든 FTA 문제가 결말이 나면 그동안 잠복해 있던 이슈들이 동시에 터져 나올 것”이라면서 “쇄신론도 다시 분출할 텐데, 결국은 공천 문제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부터 시작해 기준과 방식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고, ‘물갈이론’, ‘새 피 수혈론’이 부상하면서 세력과 계파 간 파워게임이 노골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준표 체제’를 유지하느냐를 놓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체제 유지로 가닥을 잡아 왔던 친박계 일각에서 “FTA 처리 이후 박근혜 전 대표가 책임지고 쇄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FTA 비준 저지’ 깃발 아래 뭉쳤던 야권이 어떻게 헤쳐 모일지도 관심이다. 특히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강행처리에 어떻게 맞서느냐에 따라 야권 연대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현재는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등 시민사회, 친노 세력, 노동계를 아우르는 범야권 통합 진영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 중심의 진보통합 진영으로 양분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FTA 처리 이후에는 ‘비준 저지 투쟁’ 결과를 둘러싼 논쟁에 더해 ‘안철수 신당’, 범야권통합-진보통합 간 대통합론이 불거져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합집산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구·이현정기자 window2@seoul.co.kr
  • 진보 小통합

    진보 小통합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 통합연대(통합연대)가 다음 달 13일까지 통합 진보정당을 만들기로 하면서 범야권 대통합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와 유시민 참여당 대표, 노회찬 통합연대 상임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진보정당이 탄생하게 됐다. 민노당과 통합연대의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상임대표는 분당(分黨) 3년 9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유 대표는 절치부심을 거듭하며 친정(친노그룹) 식구들과 사실상 결별하며 진로를 틀었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화합과 혼돈의 갈래에 서 있음을 보여 주는 신호라 할 수 있다. 이들은 통합 진보정당 건설 추진 선언문을 통해 “더 크고 강한 진보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향후 새로운 진보정당의 위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통합연대는 그동안 참여당을 자유주의 세력으로 치부하며 함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었다. 그럼에도 선언문을 통해 진보의 집권시대를 열겠다며 수권정당을 목표로 삼은 것은 이념적 진보정당보다 진보적 대중정당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민노당 당권파가 ‘반이명박’ 전선을 중시할 때부터 이 같은 흐름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민노당 당권파는 지난 9월 25일 당대회에서 참여당과 통합이 부결됐는데도 ‘3자 일괄 통합’을 밀어붙였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이 “진보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는 3자 통합 추진에 큰 유감을 표시한다.”고 언급한 것도 사실상 ‘진보의 재구성’이 절반의 성공임을 짐작케 한다. 안팎의 상황 때문에 진보소통합의 응집력을 예단하기 어렵다. 민노당은 오는 27일 대의원대회에서, 국민참여당은 다음 달 4일 전당대회에서 당내 의견을 수렴한다. 통합연대는 24일 전국 대표자회의에서 통합 합의문을 추인받는다. 이 대표와 유 대표는 통과를 자신했다. 그러나 민노당은 권영길 의원 등 ‘선 진보신당 통합파’가, 참여당은 상임고문단 등 ‘혁신과 통합’(혁통) 합류파가 이들과 뜻을 달리한다. 민주당과 ‘혁통’이 추진 중인 ‘야권 대통합’ 참여 여부에 대해 유 대표는 “선입견과 고정관념 없이 협의할 수 있다.”며 열린 자세를 취했지만 독자행보를 취한 뒤 대통합파와는 ‘연대’할 예정이다. 세 진영에서 각각 한 사람씩 세 명의 공동대표 체제로 꾸리고, 대의기구는 민노당 55%, 참여당 30%, 통합연대 15% 비율로 꾸리는 데 합의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진흙탕 싸움 조롱하듯… 기여의 리더십으로 정치를 말하다

    진흙탕 싸움 조롱하듯… 기여의 리더십으로 정치를 말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또다시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안철수연구소의 본인 지분 절반을 내놓겠다고 밝힌 것 그 자체로 ‘안철수식(式) 정치’가 시작됐다는 시선이 쏟아진다. 앞서 안 원장은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칩거 끝에 로자 파크스의 편지를 들고 박 후보를 지원했다. 조건 없는 단일화, 조건 없는 지지였다. 사실 이때부터도 정치 접속 코드가 기존과 다르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번에는 더욱 결이 달라 보인다. 기부 행위 자체도 그렇지만 연구소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은 사회적 어젠다가 주를 이뤘다. 물려받지 않고 자수성가로 이룬 재산을 기부했다. 양극화 심화와 중산층 붕괴를 걱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소득층 자녀 지원, 기부 재단 동참을 호소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15일 “이전까진 서포터 행보였다면 기부 선언은 직접 시대 흐름을 끌고 가겠다는 주도적 행보에 가깝다.”고 바라봤다. 시기적 요인도 안 원장의 행보에 힘을 싣는 듯하다. 하필 15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로 ‘싸우는 여야’를 찾아 국회로 간 날이다. 이 대통령은 물론 진흙탕 싸움을 조롱이라도 하듯 ‘기여의 리더십’을 보여 준 것이다. 김종욱 동국대 연구교수는 “공동체를 위해 공헌하겠다는 메시지로 집안싸움 들끓는 여당, 통합 난맥상에 휩싸인 야당을 한꺼번에 공격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차별화가 극대화되는 시점을 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차기 대선주자 1위라는 여론의 힘도 든든한 자산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정치’의 향후 진로는 어디를 향할까. 독자 세력화, 야권 대통합 합류 등 각종 설이 난무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여야 정치권과의 관계 속에서 안 원장의 귀착지를 유추해 보는 편이 현실적일 듯하다. 안 원장은 ‘한나라당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기부 선언문에 담긴 내용도 사실상 현 정권에 대한 비판에 가깝다. 반이명박 전선을 긋는 것은 여전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에서는 이날까지 논평 자체를 꺼리고 있다. ‘침묵 모드’다. 박왕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대표는 ‘안철수식 정치’의 대여(對與) 영향력에 대해 “낡고 보수적이고 기득권적인 이미지를 깨려면 쇄신을 가속화해야 하지만 비주류나 쇄신파들이 ‘안철수식 정치’를 주류에게 겨누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당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야권과는 좀 더 긴밀하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가 곧 같은 행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야권 통합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결론 내리기도 어렵다. 야권은 한결같이 안 원장의 기부를 환영하는 한편 통합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안풍(安風)의 현실적 위력에 인정과 견제를 동시에 보내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 원장은 새로운 정치 지도자의 상을 제시했다. 여태껏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에 자신을 기탁하며 정치에 입문하던 방식을 거부한 것부터가 시작이다. 기부 이메일엔 정권 비판적 내용도 있지만 진정한 보수주의(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적 책임 등)를 촉구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안철수 정치’의 본질은 결국 반이명박 전선과 기존 정당의 틀을 넘어 새로운 정치에 부응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일각에서 나오는 신당 창당설에 의문을 던지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신당은 중도·무당파를 중심으로 하는 제3지대를 중시 여긴다는 것인데 그리 되면 이미 반이명박 전선에 동의한 전통적 야권 지지층을 잃게 된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며 전면 등장 시점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안철수의 기부가 신선한 감동을 주는 이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15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대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안 원장의 재산 사회 환원은 ‘통합신당’ ‘독자신당’ 등 정치공학적 각종 풍문이 무성한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안 원장은 자신의 행위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기는 했으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기성 정치권의 직무유기 부분 등을 분명히 적시했다. 그는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고민의 일단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책무)를 제시하며 ‘마중물’이 될 것임을 선언했다. 스스로 강조해온 ‘나눔’과 ‘배려’, ‘희망’과 ‘자기희생’을 실천에 옮겼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10·26 재·보선에서도 확인됐듯 지금은 정당정치의 위기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위력이 기득권의 장벽에 함몰된 정치권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이합집산식 리모델링이나 인기인의 영입을 통한 반사이익으로 국민을 현혹할 궁리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소한 40% 이상의 국민이 기존 정당을 거부하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정치권이 그리는 세력 재편 지도의 중심에는 늘 안 원장이 자리잡고 있다. 안 원장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마다 정치권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무한다. 안 원장의 재산 사회 환원도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차기대권과 연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안 원장의 최종적인 지향점이 정치든 아니든 기성 정치권으로서는 부끄러운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은 안 원장의 대중적 인기를 탐하기에 앞서 불신의 대상이 된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본다. 안 원장을 자신들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하향평준화하려 할 게 아니라 소통과 나눔을 통해 정치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도한 법의 혜택을 받고 있는 기존 정당의 울타리를 확 낮추어야 한다. 실세나 유력자가 아닌, 고단한 삶에 지친 국민과 가슴으로 소통해야 한다. 안 원장의 부상은 정치권에는 위기일지 몰라도 국민에게는 희망이다.
  • 정치권 신당설 등 정계 개편 說·說·說…

    정치권 신당설 등 정계 개편 說·說·說…

    정치권이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계 개편 논란에 휩싸일 조짐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불러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폭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정치세력 간 이견이 정계 개편의 진앙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야권의 통합 움직임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박세일 신당설을 제외하고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다. 신당 관련 음모론까지 나돈다. 그러나 지금의 정당 구도로 내년 4월 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찾아보기 힘든 게 지금 여의도 정가의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정계 개편설이 난무하는 배경은 무엇보다 기성 정당으로는 더 이상 민심을 얻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기성 정당들이 민의를 반영한 올바른 정책 수립없이 그저 잃어 버린 민심을 다시 얻기 위해 옷을 갈아 입겠다는 발상이라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국민 호도에 불과하고, 더욱 호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 진영의 정계 개편 논의는 이미 다음 달 17일을 야권 통합 신당 출범일로 못 박을 정도로 급물살을 탄 상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 원장만 끌어들이면 내년 대선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같이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진보진영이 통합의 정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면 보수진영은 분열의 정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보수 진영의 정계 개편설은 크게 두 갈래다. 첫번째는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 세력과 당 외 박세일 이사장 등이 손을 잡고 연내에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른바 ‘친이-박세일 신당론’이다. 다른 가설은 친박(친박근혜) 진영이 당내 친박 세력과 온건·쇄신파, 야권의 중도파, 중도 성향 시민사회단체 등의 힘을 모아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박근혜 신당설’이다. 박 이사장은 이미 “다음 달 중 보수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박세일 신당’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이석연 변호사, 서경석 목사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박 이사장은 그동안 김문수 경기지사와도 깊은 얘기를 나눠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안철수 원장도 함께할 수 있다.”고 문을 열어뒀다. 여권의 잠룡인 김 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이 당내에서 ‘박근혜 흔들기’를 시도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탈당해 신당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박 진영에서도 현 정부와 정책적 차별화를 시도하다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갈라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무상급식과 당 쇄신론,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친이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가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근혜 신당’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친박계 좌장인 홍사덕 의원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중에 일부 인사들이 박 전 대표의 뜻과는 무관하게 그런 소릴 하고 다니는 모양인데, 지금 당의 처지가 그런 얘기를 하고 다닐 때인가.”라고 반문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민노·참여· 통합연대 진보 소통합 합의

    범야권 대통합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진보정당 진영이 ‘마이웨이’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 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그룹)는 진보소통합에 합의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아직 각 당의 최종 의결 절차가 남았지만 우선 ‘3자 일괄통합’에 뜻을 모으기로 하면서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이 주도하는 대통합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보소통합파는 전날 실무회담을 갖고 지도체제와 공천 지분 문제를 매듭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공동 대표 3인 체제로 하고, 총선 공천권의 경우 ‘민노 55, 참여 30, 통합연대 15’ 비율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과 함께 13일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다음 달 ‘새로운 통합 진보정당’ 창당까지 포함한 진보소통합을 선언할 예정이다. 진보소통합파의 결의는 이날 대통합 동참을 권유하기 위해 민노당을 찾은 혁통 지도부와의 회동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해찬 혁통 상임대표는 이정희 민노당 대표에게 “가능한 한 모든 당이 하나의 질서를 만들 수 있도록 민노당 대표가 결단해 주길 바란다.”며 연석회의 참석을 부탁했다. 이에 대해 이정희 대표는 “통합 진보정당을 만들어 진보 정책을 펼쳐 나가는 확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원섭 민노당 사무총장은 나아가 “진보 통합의 야권 연대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대통합에 선을 그었다. 속도가 붙는 것 같던 범야권 대통합호(號)는 이처럼 출발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제안으로 오는 13일 예정됐던 ‘범야권 제 정파·정당 연석회의’는 잠정 연기됐다. 구 민주계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당 상임고문단 14명은 이날 손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단독 전당대회를 해야 하고 통합은 새 지도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신기남 상임고문과 전국 원외위원장들은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통합 정당의 당론을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합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이재정·이병완·정찬용 국민참여당 고문은 13일 열릴 당 상임중앙위에 “혁통에 참여해서 대통합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음 달 초 열릴 전 당원대회에서 진보소통합 결의안이 부결될 경우 일부 세력은 혁통에 결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합호의 탑승객이 추가돼 중통합을 건너뛸 수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孫 “FTA, 늦더라도 재재협상” 당내 절충안에 쐐기

    孫 “FTA, 늦더라도 재재협상” 당내 절충안에 쐐기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당론과 관련, ‘비준 전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 입장을 재천명했다. 사실상 정부가 미국과 재재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비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로, ‘선 비준·후 ISD 폐기’를 주장하는 당내 협상파의 절충안을 일축한 셈이다. 내년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대통합에 앞장서고 있는 손 대표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 송구하다.”며 당론을 둘러싼 혼선에 유감의 뜻을 나타낸 뒤 “ISD 폐기와 함께 먼저 피해 대책이 담긴 ‘10+2’ 재재협상을 한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뜻과 당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익과 주권 수호를 위해 민주당은 조금 늦더라도 돌아가는 길을 선택할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FTA는 19대 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본질은 몸싸움이 아니라 국가 중대사를 야당의 동의 없이 밀어붙이려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에 책임이 있다.”고 정부·여당을 몰아세웠다. 김성곤·강봉균 의원 등의 절충안 서명에 대해 “민주당이라는 울타리에 있는 한 모아진 의견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서도 사전에 일정과 의견 조율이 없었다며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는 2006년 12월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정치수요모임 주최 ‘대학생아카데미’에서 “한·미 FTA는 2007년 3월 말까지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며 이미 ISD가 포함된 FTA협상안에 대해 적극 지지를 표명했었다. 당 안팎에 ‘말바꾸기’에 대한 네티즌, 여당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비난을 무릅쓴 손 대표의 이런 강공 행보의 이면에는 내년 총선·대선을 겨냥한 야권 통합이라는 명제가 놓여 있다. 내년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들과의 야권 연대·연합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한·미 FTA 비준 전선에서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손 대표가 “민주당 지지자들의 3분의2, 민주진보 진영 대다수가 한·미 FTA에 반대한다. 민주당의 당론·지지자·민주진보 유권자를 따르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자칫 한나라당에 FTA 비준을 허용해 줄 경우 정책연대 자체가 무너지면서 야권 통합이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좁혀지는 문제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을 단숨에 역전시키며 유력한 야권 대선후보로 부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친노계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위협적인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진보정당 지지자들로부터 ‘팽’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손 대표의 우려를 반영하듯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이날 문 이사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친노계가 주도하는 야권 통합 추진기구 ‘혁신과 통합’과의 간담회에서 통합보다 민주당의 한·미 FTA 비준 거부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이용섭 대변인은 재재협상 없이 비준안에 동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까지 표현했다. 당내 FTA 강경파도 가세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ISD 등 독소조항을 걷어 내는 게 명명백백한 유일한 당론이며 단일대오를 해치는 어떤 행동도 스스로 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인영 최고위원도 “야권 통합은 민주진보 진영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 중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파가 요구한 당론 변경을 위한 비준안 표결 처리가 아닌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고 의견을 듣는 차원이라고 정장선 사무총장은 전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법륜스님 “보수는 진보를, 진보는 보수를 품어야”

    법륜스님 “보수는 진보를, 진보는 보수를 품어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청춘콘서트’를 기획했던 법륜 스님은 10일 “보수세력은 중도진보까지 수용할 수 있고 진보세력은 중도보수까지 수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최근 중도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시점과 맞물려 그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법륜 스님은 이날 한나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 회의에 참석해 “안정된 정부가 들어서야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안정된 지지기반을 확보한 정부가 들어서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로 남북한 평화와 통일 달성, 한국사회 내부의 양극화 완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통일 문제도 국내개혁도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야 하며 지지율 49대51의 정부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무관심층·무당파의 관심을 확보하는 문제가 안정된 지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존 정당정치의 위기에 대해 법륜 스님은 “젊은이들은 여야, 보수·진보, 시민단체까지 하나의 기성세력으로 보고 무관심하거나 반발한다.”면서 “자꾸 진보·보수 경쟁, 여야정쟁으로 접근할수록 젊은이들로부터 더 외면당한다.”고 분석했다. 진행 중인 야권 통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곁들였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국민들 입장에서 접근해야 국민의 감동을 얻을 수 있는데 계속 내부세력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야권 통합을) 누가 하든 몇 개가 합하든 국민들이 볼 때는 별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민주 강경 - 협상파 당론 갈등

    민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당론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폐지에 대한 재협상 시점을 두고 ‘비준 전’이냐, ‘비준 후’냐로 맞서는 양상이다. 표면화된 것은 민주당 협상파 의원 45명이 ‘선(先) 비준, 후(後) ISD 폐지’의 절충안을 들고나오면서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존 당론은 한·미 양국 간 ISD 폐지 논의 시점을 ‘비준 후 3개월 이내’로 했지만 지난달 31일 의총에서 ‘즉시’로 바꿨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즉 김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당론은 지난달 30일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와 합의한 ‘FTA 발효 이후 ISD를 3개월 이내에 다시 미국 측과 논의하도록 한다’는 것이고, 현재 절충안은 이 부분에서 시기만 바꾼 것이므로 절충안 자체가 당론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반면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등 강경파는 “‘선 비준, 후 폐지안’은 이미 지난달 31일 의원총회 때 폐기된 안이며, ‘비준 전 ISD 폐지’가 당론이다.”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파의 절충안에 대해 “일부 의견이며 당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 이상 의원들 사이에서 절충안 얘기가 나오지 않게 하라.”며 ISD 폐지가 없는 비준 처리는 결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손 대표는 라디오방송 연설에서도 “충분히 시간을 갖고 미국과 다시 협상하고 19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국민적 여론을 모아 달라.”며 정기 국회에서 처리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 최고위원 측도 절충안에 대해 이미 여야 합의안으로 인해 의총에서 부결된 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 측근은 “ISD가 폐지되지 않는 한 FTA 비준을 결사 저지한다는 게 당론”이라면서 “당론 채택까지는 아니었지만 19대 총선에서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는 게 당시 의총의 결론이었다.”고 강조했다. ISD를 폐기하려면 연관된 2000여개의 항목을 건드릴 수밖에 없어 사실상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절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려면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거쳐 논의를 한 뒤 의총을 거쳐 당론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배경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정당들의 반발을 감안했다. 민노당 등은 FTA 처리를 야권 통합의 중요 변수로 누차 거론하고 있다. 반대로 김 원내대표는 김성곤, 강봉균, 신낙균, 김동철 의원 등이 주도하는 절충안이 사실상 당론이나 진배 없다고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달 31일 의총 결론은 ISD 폐기를 위한 재협상이 최소한 한·미 양국 정부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합의가 이뤄진 뒤에 한·미 FTA 처리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거듭 이 같은 사실을 확인시키며 “설사 ISD 재협상이 되더라도 찬성하겠다는 게 아니라 반대하는 것이며, 반대 방법을 놓고 국민들이 싫어하는 몸을 던져 막는 방법은 안 되겠다는 뜻에서 의총에서 결론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흘 동안 정부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강경 대치로 이번 국회가 몸싸움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끝나는 걸 우려해 (협상파가)만든 건데 왜 당론이 오해를 받느냐.”면서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협상카드가 되기 어렵고, 어제(9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ISD 재협상 확약에 대해 어렵다고 답했기 때문에 협상카드로서 실효성이 적다.”며 실효성 여부에 방점을 찍었다. 결국 이렇게 큰 입장차 때문에 손 대표는 이날 몇몇 의원들과 한 시간여의 비공개 회동을 갖고 11일 공개 의총을 통해 당론을 재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野 ‘원샷 통합전대’ 안팎서 불협화음

    범야권 정치세력들이 통합 깃발을 세우고 질주 중이지만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을 비롯한 ‘혁신과 통합’, 진보정당의 의견 차는 물론 각 세력 내부의 갈등이 중첩되는 양상이다. 특히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이번 주말쯤 범야권 제 정파·정당 연석회의를 통해 다음 달 17일 통합 전당대회를 열고 지도부 선출을 ‘원샷 경선’으로 하자고 제안한 뒤 안팎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 내 호남지역 의원 20여명은 10일 긴급 오찬 회동을 갖고 지도부 입장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통합 방식에 있어서는 2008년 2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한 ‘통합 민주당’ 모델에 대체적인 동의가 이뤄져 있다. 민주당 일부(통합파), ‘혁신과 통합’, 시민사회 등 통합 세력이 함께 공동으로 신당을 창당한 뒤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통합 전당대회의 지도부 경선 방식이다. 손 대표는 통합에 참여한 모든 세력들이 한꺼번에 대표와 지도부를 뽑자고 주장한다. 대표 한 사람을 뽑는 단일 지도체제를 일컫는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공동대표 체제는 지분 나누기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혁신과 통합’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조직력과 자금력에 밀려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불리하다는 판단이다. 대신 모바일 투표 도입, 시민 참여를 강조한다. 집단 지도체제를 선호한다. 통합 범위를 놓고 가능한 세력(혁신과 통합)부터 하는 방안과 전체 세력(손 대표)이 한꺼번에 하자는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은 일단 대통합에 선을 긋고 있다. 진보 소통합 블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 강하다. 하지만 참여당이 이달 말 전당대회에서 민노당과의 합당 문제를 결정하지 못할 경우 일부는 ‘혁신과 통합’의 대통합 기류에 동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부겸 의원 등 민주당 ‘독자 전당대회파’는 손 대표의 통합 로드맵이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것이라며 독자 전당대회를 거듭 주장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세일·문재인, 정계개편 제3의 진앙 직격 인터뷰

    박세일·문재인, 정계개편 제3의 진앙 직격 인터뷰

    ■보수 ‘브레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신당, 연말 가시화할 수도 총선전 결정땐 후보낼 것”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10·26 재·보선 이후 여권에선 한나라당의 쇄신 논란과 맞물려 신보수 정당의 출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야권은 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재결합을 핵심 고리로 한 통합 논의에 분주하다. 정치권 개편 논의의 중심에 서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8일과 9일 잇따라 만나 정치 지형의 변화 가능성을 짚어 봤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보수 진영 브레인이자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향해 그는 ‘발전적 해체’를 요구했다. 그리고 개혁적인 보수 세력과 합리적인 진보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통폐합한 거대 국민 정당을 구축하는 것, 그게 21세기 선진 한국을 향한 그의 정치 디자인이었다. 지난 9월 안철수 바람이 막 피어오른 때부터 두 달 가까이 인터뷰를 고사하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고민은 끝났고 행동만 남았다는 뜻이다.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공동체자유주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라는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 연말까지 가시화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 전까지 창당 여부가 결정되면 후보도 낼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당 정치가 국민들에게 거부당한 것이다. 시대가 변화를 원한다. →한나라당의 쇄신이나 야권 통합이 본질적 변화를 가져올까. -야권 통합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가치가 다른 정당들이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인다는 것은 야합이다. 선거를 위한 야합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다른데도 모인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인가. 나눠 먹기 식으로 하겠다는 것 아닌가. 국회가 나눠 먹기 하는 곳인가. 한나라당의 쇄신도 자기들 내부의 권력투쟁이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안철수 원장이 최대 관심 인물이다.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을 많이 한 분이다. 정당이 국민과 소통하고 자기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어려움도 수렴해야 하는데 한국 정당은 그게 없다. 안 원장이 그것을 했다. 답은 못 내더라도 국민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대화를 해 줬다. 정당의 실패가 안철수 현상의 성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어떤 국가 전략을 가진 분인지, 정치에 참여할 경우 어떻게 국가를 끌고 갈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실질적인 오너는 박근혜 전 대표다. 실력자다. 그분이 나서서 당을 개혁해야 효과적이다. 박 전 대표가 나서서 당을 바꾸고 국민에게 ‘우리를 다시 지지해 달라.’고 말할 때가 왔다고 본다. 현 지도부가 당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고, 개혁이나 쇄신도 잘할 것 같지 않다. →박 전 대표와 화해할 생각은. - 난 박 전 대표와 싸운 적이 없다. 사적인 감정도 없다. 정책에 대한 견해가 달랐을 뿐이다. 견해가 다른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한나라당 탈당) 당시에 나는 수도 이전이 국익에 해롭다고 봤다. 화해란 말은 적절치 않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표가 대권을 쥘 것으로 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는 본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통일, 복지 등 정책 이슈는 준비하는 게 보인다. 이제 국가 비전과 목표, 그리고 국가 가치에 대해 본인이 정리된 시각과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두 가지를 보완해야 한다. 먼저 ‘왜 박근혜이어야 하는가’, ‘왜 대한민국 미래를 박근혜가 맡아야 하는가’를 설명해야 한다. 둘째, 외연을 확대하는 게 좋겠다. →박 이사장은 새 보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지 않나. -(한나라당의 쇄신과 별개로)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드는 것은 발전이다. 신보수가 등장해 보수의 새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바람직한 것은 신보수와 신진보, 즉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대동단결, 협력해서 한국을 선진화와 통일로 이끄는 거다. 이념·지역·세대·계층에 의한 분열을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과 국민의 행복은 어렵다. 거대한 국민통합 정당이 나라를 운영하면 선진화와 통일이 가능하다. 당이 다르면 타협이 안 되지만, 당이 같으면 (이념적) 차이가 커도 타협이 된다. →너무 이상론 아닌가. -하루아침엔 안 되겠지만 그런 움직임이 있어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생긴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가까운 장래에 성공할 수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둘 다 해체하고 국민 정당으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일당 독재가 연상되는데. -대한민국엔 1.5당이 필요하다. 국민의 75% 지지를 받는 정당이 필요하다. 양당 체제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경향이 있다. 양당제에서 동양은 서양과 달리 정당이 국민 통합에 기여하기보다 국민을 분열시킨다. 아시아에서 국가가 발전할 때는 주로 1.5당이 존재할 때였다. 우리는 공화당 때, 일본도 자민당 때 발전했다. 1.5당이 시대의 과제를 푸는 데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보와 보수가 빨리 합쳐지는 게 좋다고 본다. →내년 총선과 대선 전망은. -한나라당이 이대로는 총선도 어렵고, 대선 전망도 밝지 않다. 정권 교체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야당도 국정운영 능력과 비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치권 전체에 대해 걱정하는 바가 많다. →직접 한나라당에 들어가 개혁해 볼 생각은. -(웃으며) 그럴 생각은 없다. →내년 대선의 시대 정신은 뭔가. -통일과 선진화다. 선진화의 과제는 두 가지다. 우선 어떻게 하면 부민(富民)을 만들 것이냐, 둘째는 신복지 전략, 즉 안민(安民)이다. 그 다음은 통일이다. 통일이 내년에는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등장할 것이다. →박 이사장을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들어본 적도, 관심도 없다. 지금부터 5~10년은 한국 명운이 갈라지는 때다. 어떻게 하면 한 단계 더 발전할지를 정치가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합 등을 이끄는데 서울대 교수직이 제약이 되진 않나. -한반도선진화재단을 만들어 정책 운동을 하고 있고, 국민운동 형태로 선진통일연합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 일이 많아지면 가까운 장래에 학교 일을 정리해야 한다. 이춘규선임기자·주현진기자 taein@seoul.co.kr ■범야권 유력 대선후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野통합, 마냥 기다릴수야… 무산땐 제자리 돌아갈 것”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이어 현재 범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다. 지난 6월 자전 에세이 ‘운명’을 출판하면서 정치권으로 걸음을 옮긴 지 5개월. 그는 어느 새 정치 격랑의 한복판에 들어서 있다. 그동안 언론사 인터뷰 장소로 한사코 부산 변호사 사무실을 고집했던 그가 처음으로 9일 서울 서교동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무실에서 서울신문 인터뷰에 응한 것도 작지만 정치인 문재인을 웅변하는 함의를 지닌다. 연일 야권 통합을 외치는 그에게 물었다. “문 이사장 머리엔 통합밖에 없나 봅니다. 통합 안 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통합이 안 되면 제자리(인권 변호사)로 돌아가야죠.” 답변은 간결했고 강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고,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지켜본 3명 중 1명인 그다. “참여정부 때 과오가 있다면 노 대통령 다음은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부채를 자신이 짊어지겠다는 것이다. ‘노무현의 자산’까지 승계할 것인지는 공란으로 뒀다. →야권 대통합에 대한 기본 입장은. -야권 통합의 필요성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 세력까지 모두 합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수권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야권통합에 임하는) 기본 입장이다. →연합 정당이라는 개념으로 성공할 수 있나. -헤쳐 모여식 통합이나 화학적 결합까지 도모하는 통합보다 그게 오히려 현실적이고 쉬운 길이다. 진보대통합은 정체성까지 함께하자는 통합이니 쉽지 않다. 기존의 야권 정당들, 시민사회 세력이 독자성이나 정체성을 그대로 지켜 가면서 한 지붕 아래 여러 가족이 함께 사는 것 같은 통합을 하자는 것이 연합 정당이다. →야권 대통합에 대해 민주당 내 반발이 심하다. -대통합의 취지를 제대로 잘 몰라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당됐던 아픔을 겪은 경험도 갖고 있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통합이 아니다. →복당이나 입당, 영입하면 되는데 왜 복잡한 과정을 거치냐고도 하는데. -그런 정도로 정권교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충족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민주당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지역적으로 치우치고 젊은 세대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통합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도로 열린당 아닌가. -통합의 폭, 통합에 참여하는 세력의 범위 문제다. 가급적 폭넓은 정당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거다. 그러나 지금 현재 통합에 대해 포용하고 있는 세력들만 해도 기존 민주당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다고 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중통합을 하고 이른바 개문 발차하자는 얘기도 있는데. -모든 세력이 한꺼번에 통합하는 형태와 방식이 이상적인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일정한 시기까지 다 함께 가려는 노력들을 해 보고 그게 끝내 되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시기까지 통합에 동의하는 세력들끼리 우선 통합 추진기구를 구성해 출발하고, 나머지 세력들을 설득해 다시 통합의 대열에 합류하게끔 하는, 그런 길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원장을 통합에 합류시킬 수 있는 방안은. -우선 합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결국은 안철수 원장과 안 원장이 대표하는 제3세력들까지도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안 원장의 지지가 높고, 제3세력의 범위가 크다고 하더라도 역시 현실적인 정치 세력이 함께 기반이 돼야 현실에서 뜻을 펼칠 수 있다. 통합 세력과 함께하는 것이 그분에게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뜻을 전하기도 하고,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그런 것에 대한 논의나 설득을 해볼 생각이다. →안 원장이 제3의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 지지도를 보이는 것처럼 지지받는 정당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야권을 분열시켜 약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문 이사장의 권력의지가 종종 회자된다. 권력의지가 있나, 없나. -제가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꼭 맡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의지가 있다면 제가 뭘 이렇게 해서 권력을 손에 쥐겠다, 그런 의지가 아니고 ‘어쨌든 이번에 정권교체는 꼭 돼야 한다. 안 되면 나라 결딴이다.’라는 의지가 더 강하다. 그래서 거기에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다고 생각, 통합 운동도 하고 선거 지원도 했다. →내년 4월 11일 총선에 출마할 생각은 있나. -내년 대선·총선이 중요한데 거기에 통합 정당의 후보들이 나서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 어떤 식으로 하는 게 도움이 될지는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다. →대선 출마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처해 있는 입장 이런 것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내년 총선·대선에서 정권 교체까지 되게끔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 될지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도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우선 통합 운동에 매진해야 하고 통합이 반드시 성사돼야 그 이후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정치적 책임론이 있다. -참여정부 때 과오가 있다면 노 대통령 다음에는 내 책임이다. →박근혜 대세론을 어찌 보나. -대세론은 무너졌다. 대세는 요지부동 지속돼야 대세인데 한번이라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흔들리면 더 이상 대세는 아니다. 우세일 뿐이다. 결국 우리가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거다. 넘어서는 방법은 우리끼리 힘을 모으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거다. 이춘규선임기자·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소통합 리그’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운명은?

    ‘소통합 리그’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운명은?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통합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진보진영의 ‘소통합’ 리그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새진보 통합연대’(통합연대)를 만든 ‘노회찬·심상정·조승수’ 공동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들은 진보 정치를 대표해 온 인물들이자 진보신당을 탈당해 새로운 통합 진보정당을 만드는 데 의기투합하는 등 공동 전선을 펴고 있다. 범야권 대통합 경로와 달리 독자적인 진보 블록 형성에 주력한다. 통합연대 측 관계자는 8일 “진보 통합을 추진하는 자체가 범야권 연합정당과는 길이 다르다는 걸 의미한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선거연대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가 과제”라고 밝혔다. 범야권 정치세력과의 관계에 앞서 진보 소통합 리그전이 우선 치열할 전망이다. 세 사람은 지난 3일 통합연대 전국 대표자 회의를 열어 진보 대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을 포괄한 통합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데 합의했다. 진보 소통합 리그전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총, 진보단체 등이 함께 뛰어들었다. 세 사람은 2008년 민노당 탈당, 진보신당 창당, 또 다시 진보신당 탈당이라는 경로를 밟으며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과 껄끄러웠던 터라 소통합 내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다. 결국 세 사람의 운명은 통합 진보정당 건설 여부에 달려 있다. 통합 진보정당이 만들어지면 그간 정치적 행보에 대한 명분을 그나마 되찾을 수 있다. 이후 통합 진보정당을 축으로 민주당·혁신과 통합과의 협상을 통해 선거 연대(후보단일화)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2012년 4월 총선에서 단일 후보(경기 고양 덕양을)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조승수 공동대표는 울산북구 출마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최종 결과(내년 1월쯤)가 남아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안철수, 한발짝 더 ‘안’으로

    안철수, 한발짝 더 ‘안’으로

    10·26 재·보선 이후 펼쳐지고 있는 혼돈의 정국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로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범야권 통합의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이 앞다퉈 안 원장에게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 원장은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 이름을 올렸던 각종 정부 산하 위원회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 원장에 대해 “지금의 지지도가 계속되면 (내년 대선에서) 우리 진영 대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안 원장은 젊은 층과 무당파, 중도층, 합리적 보수층까지 포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야권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사람”이라며 “안 원장과 그가 대표하는 제3세력이 함께하는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 그가 우리 진영 대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우리가 돕고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 통합 대열에 합류할 것을 호소하는 데 방점이 놓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야권의 대선주자로 지원할 수 있다는 뜻도 함께 밝힌 것이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원장은 대권 참여 결심이 섰다면 통합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 순리”라며 동참을 촉구했다. 안 원장에 대한 야권의 이 같은 구애의 이면에는 물론 그가 지닌 구심력, 즉 ‘안철수 블랙홀’에 대한 경계감도 짙게 배어 있다. 안 원장이 야권 통합에 동참하지 않고 독자 신당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산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그 이전에 안철수 신당으로 야권 세력의 상당수가 흡수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안 원장이 야권 통합 대열에 동참한다 해도 이들의 고민이 완전히 풀리는 것은 아니다. 당장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손 대표가 이날 저녁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야권 통합에) 참여한다면 대환영”이라면서도 “그러나 단지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가 되겠다고 하면 함께하는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경계심을 내보인 것이다. 문 이사장을 대권주자로 내세우려 하는 혁통 측도 고민은 마찬가지다. 안 원장이 중심부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반갑지 않다. 결국 민주당이나 혁통 측 모두 연일 ‘안철수 연가’를 부르고는 있으나 장외에서든 장내에서든 ‘정치인 안철수’가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들의 고민 속에 일단 안 원장은 정치의 중심으로 한발 더 다가서는 모습이다. 이름을 올렸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신성장동력평가위원회 등에서 사실상 발을 빼며 현 정부와 분명한 선을 긋기 시작했다. 안 원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이각범 위원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강의가 겹쳐서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위원회가 안 원장을 해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 “10일 넘기면 한·미FTA 무산” 강경기류

    與 “10일 넘기면 한·미FTA 무산” 강경기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1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나라당 지도부에 강경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국회 의사 일정상 오는 24일에도 본회의가 열리지만 10일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비준안 처리의 동력을 잃게 되고 여권 전체가 무기력감 속에 일대 혼란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각각 강행 처리와 물리적 저지의 명분을 쌓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전방위 여론몰이에 나섰다. 야권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은 물론이고 장외 홍보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은 연일 강행 처리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동시에 야권의 장외 홍보전을 ‘총선을 겨냥한 정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0일까지 정국은 긴장 국면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6일까지도 합의 처리에 비중을 두고 이번 주초까지 대야(對野) 설득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조기 처리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개인 성명을 내고 “당 내부에서 개인적 이유로 비준안 처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의원들이 있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비준안 처리에 미온적인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원내 지도부도 대야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 기류의 배경에는 여론 지지율 변화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당 관계자는 “야권의 비준안 반대 홍보전이 본격화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찬성하는 지지율은 55~60%로, 지난달 말보다 5%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 이상 물러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변인을 지낸 안형환 의원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FTA 비준 책무를 다하고 장렬히 전사하는 창조적 자멸의 길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당내에선 강행 처리 불가론도 만만치 않다. 아예 12월로 넘겨 새해 예산안과 동시에 처리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고민을 역이용하며 장기전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 내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찬성하는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야권 통합 논의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진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FTA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ISD 독소 조항이 들어있는 현 상태의 비준안 처리에는 반대한다.”면서 “양국 행정부가 ISD에 대해 지체 없이 협의한다고 약속하거나 ISD 대신 투자국이 투자 유치국을 소송하는 ‘국가국가소송제도’(SSD)로 바꾸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광삼·이현정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여야 쇄신·통합 빌미로 밥그릇싸움 벌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는 와중에도 각자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혁신파 의원 5명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며 연판장을 돌리자 친이(친이명박) 직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FTA 비준 지연으로 당·청 간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조성되더니 이로 인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주도하려는 야권통합론에 차기 당권 주자와 지역위원장 등이 발끈하면서 내홍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지 말고 자중지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나라당 혁신파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도 있고, 공감이 가는 대목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잊은 게 있다. 집권당과 청와대는 공동 운명체이며 어느 한쪽의 파멸은 공멸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혁신파는 각종 재·보궐선거 패배 등 위기 때마다 쇄신을 주장하다가 덮는 식의 행태를 반복해 왔다. 이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자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난파선의 쥐떼와 다를 게 없다. 친이 직계 역시 쇄신 중독증 운운하며 반박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여태껏 대통령에게 직언 한 번 하지 않은 무책임에 대한 반성이 먼저 필요하다. 자신들도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총체적 위기의 출발점에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손 대표가 연말까지 민주진보통합정당 결성을 제안하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은 물론이고 박지원, 김부겸 의원 등 당권 주자들마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야권 통합 후 입지가 불안한 지역위원장들까지 가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들은 관심 없는 그들만의 게임일 뿐이다. 혁신 없이 권력다툼만 벌이는 야당엔 미래가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중앙당사 폐지와 부자증세인 ‘버핏세’ 검토, 보육 노인예산 1조원 증액 추진, 드림콘서트 등 전방위 쇄신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 노력에는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급조된 아이디어로 쇄신을 포장하려 들지 말고 천막당사의 초심을 회복하는 게 먼저다. 민주당 역시 야권 통합에 ‘올인’하더라도 이질세력들과 손잡는 게 전부여선 안 된다. 여든 야든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변화는 헛심만 쓰게 될 뿐이다. 자기 희생을 내보이면 그 변화는 국민들에게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 혁통 “시민 주도 SNS 혁신 정당 만들자”… 안철수 동참 요구

    혁통 “시민 주도 SNS 혁신 정당 만들자”… 안철수 동참 요구

    범야권 내 친노(친노무현) 진영 인사들과 시민사회 세력으로 구성된 ‘혁신과 통합’(혁통)이 6일 시민 주도의 ‘혁신적 통합 정당’을 건설하자는 내용의 통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혁신적 통합 정당을 위해 개방형 시민당원제, 온라인 당원제를 도입하고 소셜네트워크 정당, 분권형 정당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범야권 세력의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연말까지 야권 대통합 정당 건설에 주력하자고 한 데 이어 이날 혁통 측 제안이 나오면서 범야권은 급격한 재편 국면에 돌입했다. 진보정당 선(先)통합을 강조하는 새진보 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는 이르면 이번 주 중에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진로를 제시한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등 혁통 대표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이 주도하는 혁신으로 새로운 정치를 열어야 하고, 혁신을 바라는 모든 세력은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동참도 요구했다. 혁신적 통합 정당은 ▲개방형 시민정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정당 ▲젊은 세대가 주인이 되는 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혁통 측의 통합 주도권 경쟁도 본궤도에 오른 양상이다. 민주당이 “혁통 측이 우리의 통합 정당 제안에 뜻을 함께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논평한 것도 신경전의 일단이다. 큰 틀에서 혁통 측의 통합안은 ‘혁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손 대표의 제안은 ‘통합’에 가깝다. ‘혁신과 통합’의 주장은 시민 주도의 정당을 통해 정치인 주도의 낡은 정치를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강하다. 상임대표인 이 전 총리가 “이제 정치는 여의도 정치인들만의 과제일 수 없다.”고 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손 대표는 민주당 주도의 대통합에 중심을 뒀다. 통합 대상과 수순에서도 차이가 있다. 양측 모두 범야권 모든 세력의 동참을 말하지만 혁통 측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논의가 12월 초에 마무리되면 진보정당은 추후 논의할 것”이라며 단계적 통합안을 제시했다. 반면 민주당 손 대표는 범야권 각 세력이 참여하는 연석회의에 민주당과 혁통 외에 노동계와 비정치 시민단체까지 함께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통 측이 시민당원제와 온·오프 당원제를 도입하자고 한 것은 통합 전당대회의 지도부 선출 등에서 불거질 지분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번 주부터 야당 대표단을 면담하고 오는 19일 온·오프라인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연내 통합을 완료하겠다며 일정을 서두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혁통 측은 통합 일정을 제시하는 한편 민주당을 향한 압박도 강화했다. 손 대표의 연석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도 “(민주당 통합안에) 통합 전당대회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당내 자체 전당대회 개최 논란과 통합 주체에 대한 문제를 정리하라는 말이다. 한편 심상정 새진보 통합연대 공동대표는 “야권 협력 방안은 민주당·혁신과 통합, 진보정당의 두 축으로 논의될 문제”라며 일괄 대통합에 선을 그었다. 구혜영·이현정기자 koohy@seoul.co.kr
  • 통합주도권 쥐고 안철수 신당 봉쇄?

    ‘안철수 신당 창당, 꿈도 꾸지 마.’ 대권 예비주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연말까지 범야권을 아우르는 ‘민주진보 통합정당’을 만들겠다고 3일 선언했다. 표면상의 이유는 내년 총선,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 들여다보면 장외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혁신과 통합’ 측에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것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 정당의 출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구상이 읽힌다. 안 원장은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하게 한 돌풍의 주역이다. 안 원장은 선거 당일 신당 창당과 관련, “생각해 본 적도 없고, 학교 일도 벅차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야권 내 대권 주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안 원장은 순식간에 대선예비후보 부동의 1위를 지켰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을 따라잡았다. 시민사회세력의 정당 정치 비판론에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민주당 입장에서 안 원장은 언제 터질지 모를 활화산 같은 존재다.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범야권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 민주당이 사실상 공중분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지도부가 범야권 통합정당의 시한을 못 박고 추진위원장에 손 대표의 이름을 내건 것은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민주당이 통합을 주도한다는 기치를 내세워 당내 결속을 다지는 한편, 내부 이탈을 막고 범야권 전체 통합을 통해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해 정치판에 뛰어들 수 있는 공간과 명분을 없애려는 것이다. 만약 범야당과 시민세력들이 단일 정당으로 결집할 경우 안 원장은 정치를 하기 위해 범야권 통합 신당으로 들어오거나, 무소속으로 뛸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안 원장이 통합야당에 들어와 경선으로 승부를 겨루는 게 손 대표로서는 보다 안전하고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도 더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文 “신당 창당 없다” 민주 어르기

    “신당 창당은 없다.”, “속도를 내서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일 민주당 전·현직 의원 40여명 앞에서 강조한 말이다. 혁신과통합 주도의 통합 정당이 제2의 열린우리당이 아니냐, 제3지대 신당을 주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견해가 오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자 현실적으로 대통합이 불가능하다면 개문발차(開門發車) 형식으로 통합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주축인 생활정치연구소 초청 강좌에서 야권 통합과 민주당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했다. 민주당이 통합의 주도세력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분명한 전제조건을 달았다. 문 이사장은 “민주당이 야권 통합의 중심으로 서야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부산 동구청장의 경우처럼 민주당이 갖고 있는 지역적인 한계도 여전히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도록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유럽식 대중정당처럼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을 흔들거나 민주당 내부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사람들만 합류하는 식의 통합은 결코 안 된다.”며 민주당이 당내 결의를 통해 통째로 참여하는 방안을 주문했다. 방법에 대해서는 “당장 통합된 연합정당이 어렵다면 민주당 전당대회가 통합을 결의하는 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선(先) 쇄신 대 선 통합’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을 향해 혁신 노력을 주문하면서도, 특정 정파(호남 지역 등)가 배제된 통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가능한 세력부터 통합을 이루고 민주당의 통합 전당대회를 요청한 것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한 일종의 압박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범야권 세력에 노동계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간담회 직후 손 대표를 따로 만나 야권통합에 힘써 달라고 했고, 손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마무리되면 적극 나서겠다.”고 답했다. 문 이사장은 진보정당을 향한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주도)가 진보소통합에 합의한 것이 대통합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정책과 노선을 국가의 운영 속에 구현하는 큰 정당이 되길 원한다.”고 당부했다. 원내교섭단체로 머물지 말고 정권교체에 동참하라는 권유다. 문 이사장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현재는 통합에 전념하고 개인의 문제는 부산·경남 지역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보고, 그 이후에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 “당명 바꿀수 있다”… 野, 통합 vs 쇄신 신경전

    與 “당명 바꿀수 있다”… 野, 통합 vs 쇄신 신경전

    10·26 재·보선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가 후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노른자위인 서울시장 자리를 ‘시민 사회’에 내준 기성 정치세력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쇄신책이 절박하다. 그러나 28일까지 드러난 겉모습은 예상 밖이다. ‘책임론’에 휘말려 시끄러울 법도 한 한나라당은 의외로 조용하다. 반면 야권 통합의 희망을 확인한 민주당은 시끌벅적이다. 저마다 절박한 속사정 때문이다. ●한나라당, 책임론 앞서 자성 한나라당에서 책임론이 분출되지 않는 것은 패배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려는 움직임도 표면화되지 않을 정도다. 홍준표 당 대표는 물론 박근혜 전 대표도 선거전에 적극 나섰다. 서울 의원들이 주축인 친이(친이명박)계와 소장파들은 나경원 후보 캠프를 이끌었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패한 뒤 겨우 꾸려진 지도부를 교체할 대안도 마땅치 않다. 28일 오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9명이 발언을 했는데, 지도부 책임을 언급한 이는 없었다. 홍 대표는 의총에서 “바꿔서 된다면 당명도 바꿀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당풍 쇄신”이라면서도 진퇴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도 지난 27일 “이전에도 선거 결과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하고 그러지 않았느냐.”며 지도부 책임론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당내에는 변화를 주도할 주체가 없고, 당 밖에도 이를 견인할 사람이 없다.”면서 “야권이 분열하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 상태를 ‘태풍 전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당내 각 세력이 자신들의 공천 지분 지키기에만 급급하다.”면서 “쇄신을 하려면 당연히 지도부부터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쇄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도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유 최고위원이 원 최고위원과 함께 사퇴 결단을 내리면 국면은 바뀐다. 그러나 당의 환골탈태를 주장하는 의원들 중에서도 지도부 교체는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여전히 많다. 정태근 의원은 “패배의 본질은 정권 심판”이라며 청와대 쇄신론을 폈지만, “지도부 교체는 현 시점에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도 “지도부 교체가 능사는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민주당, 통합 주도권 다툼 부심 민주당 내부에선 당의 존재감 상실로 인해 사실상 시민사회 진영에 끌려다니다시피 한 선거 과정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따라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3 정당’을 부인하면서 범야권의 통합 경로는 더 복잡해졌다.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주도권 다툼이 더 치열해졌다. 당장 ‘안철수 신당’은 실체가 없지만 이들의 지지 세력을 끌어들이는 경쟁이 새롭게 불붙었다. 통합에 대비한 범야권의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통합론과 ‘선(先) 쇄신론’이 평행선을 달렸다. 뒤집어 보면 차기 전당대회의 성격에 대한 공방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시장이 무상급식 확대 예산을 결재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당 차원의 협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박원순 끌어안기’에 나섰다. 한편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야 5당 공조를 주도하는 데 나섰다. 전방위 통합 행보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당 쇄신론보다 통합론에 방점을 둔 것은 통합 정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자신이 민주당 대선 주자라는 위상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세균 최고위원은 “통합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민주당이 먼저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통합이 가능하다.”고 대척점에 섰다. 통합을 위해 민주당의 기득권을 먼저 내려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통합을 추진하되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내년 총선 대비를 위해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의원은 “앞으로 또 후보는 당 밖에 있고, 민주당 의원은 선거운동을 해 주고 당원에게는 표나 찍어 주라고 할 것이냐. 민주당이 무슨 선거 대행업체냐.”며 선 쇄신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혁신과 통합’ 측은 다음 주부터 ‘혁신적 통합정당’ 공론화에 나선다. 전문가 워크숍에 이어 다음 달 6일 대중적인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 野, 논공행상 부심

    동상이몽이다. 자리는 정해져 있는데 머릿수는 너무 많다. 야 5당과 시민단체의 힘으로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시정을 꾸려 갈 서울시 정무직 인사 라인 문제다. 후보를 내지는 못 했지만 승리의 전리품을 나눠 가지게 된 야당은 논공행상에 부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3일 야권 단일후보 경선 결과 발표에 앞서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범야권 ‘연합군’의 서울시정을 공동정부 형태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두관 무소속 지사가 경남 도정을 운영하면서 민주당 출신 정무특보, 민주노동당 출신 정무부지사를 기용해 야당과의 협의 채널로 활용한 점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특별히 정무부시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첫 출근 때도 “자문기구를 통한 협치가 박원순 시정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 시장이 임명할 수 있는 서울시 정무 라인은 정무부시장, 정무조정실장, 시민소통기획관(특보), 대변인 정도다. 우선 정무부시장이 관심이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인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책에 관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할 서울시 의회의 80%가 민주당 출신인 점이 고려됐다.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형주 전 의원이 먼저 꼽힌다. 김 전 의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제안이 들어오면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맹활약한 박선숙 의원은 “당에 ‘설거지’할 일이 많이 남았다.”며 고사했다. 정무조정실장에는 박 시장과 낙선운동을 같이 하며 인연을 쌓아온 캠프 총괄기획단장 하승창 ‘희망과 대안’ 운영위원장과 캠프 자문 역인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 김기식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 등 시민단체 출신들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시민단체 위주로 인사가 짜여질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에 돌아갈 몫도 마련해야 하는 형국이다.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완전한 연합군 형태였던 만큼 인선 여부를 떠나 결정 과정에 참여,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공동정부 구성에 소외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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