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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특검법’ 의결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이명박 특검법’ 거부권 행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대로 수용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당선자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게 됐다. 정치권은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특검 과정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 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공포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명박 특검법’은 이르면 28일, 늦어도 31일 관보 게재와 동시에 공포된다. 특검 수사는 특별검사 임명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달 10일 전후부터 대통령 취임 전인 2월 중순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한나라당의 거부권 요구와 관련,“국회에서 다수결로 통과된 법안이고 이 당선자가 수용의사를 밝혔다.”고 전제한 뒤 “국회에서 다시 논의할 가능성도 지켜봤으나, 이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에)재의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국민적 의혹 해소가 필요하다.”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고, 다른 특검의 전례가 있어 재의를 요구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몇가지 법리적 논란점이 있을 수 있지만,BBK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서 비롯된 법안인 만큼 대통령의 결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보고했다. ‘이명박 특검법’이 원안대로 통과됨에 따라 새해 벽두부터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한 반(反)한나라당 세력간 정치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파간 신경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넘어온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이 난개발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한때 거부권 행사를 검토했으나 이날 오전 해당 지자체장들과 국회 건교위가 ‘공포후 재개정’에 합의함에 따라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정풍운동/이목희 논설위원

    10·26 사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운명을 달리하자 공화당에서 정풍운동이 일어났다. 이후락·김진만씨 등 부패정치인을 일소하자는 취지였다. 오유방·박찬종씨 등 10여명의 소장 의원들이 주도했다. 오씨는 중학교 선배인 남재희씨를 합류시키려 했다. 남씨와 오씨는 맥줏집에서 대면했다. 남씨는 대의에 동감하면서도 세가지 의문을 제시했다. 첫째, 일본 자민당의 젊은 그룹이 만든 신자유클럽처럼 ‘딴살림’을 노린 것은 아닌지, 둘째 신군부와 맥이 통한 것은 아닌지, 셋째 결국 김종필(JP)씨를 표적으로 한 것은 아닌지. 오씨는 “첫째가 사실이 아님을 맹세합니다.”라고 맥주병을 바닥에 던져 깼다. 그러면 남씨가 “그 맹세 확인하지.”라며 잔을 다시 던지는, 병·잔 깨기 활극이 이어졌다.(‘언론·정치 풍속사’, 남재희 지음) 10·26 직후의 정풍운동 말고도 우리 정치사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몇차례 있었다. 하지만 뜻한 바를 이룬 적은 별로 없다. 동기의 순수성을 의심받았고, 구성원들의 생각이 각각이어서 기득권을 깰 힘이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10·26 후에도 오씨는 순수성을 강조했지만, 박찬종씨는 다르게 비쳐졌다. 정풍은 삼풍정돈(三風整頓)의 줄임말. 당조직 정돈, 당원 교육, 당기풍 쇄신으로 중국 공산당을 키워온 마오쩌둥의 전략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1960년대 문화혁명은 국가 전체를 피폐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불렀다. 마오쩌둥의 과도한 권력욕은 정풍운동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고 말았다. 대선에서 참패한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풍운동 바람이 일고 있다.“당해산까지 각오하고 인적 청산과 쇄신을 하자.”고 외친다.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나올 법한 주장이다. 그럼에도 순수성을 의심받으면 정풍운동은 동력이 떨어진다. 벌써 손학규씨의 당권 장악을 위한 바람잡기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타깃은 대선패자 정동영씨를 비롯, 참여정부 핵심인사들. 정씨 스스로가 7년전 ‘천·신·정’의 협공에 앞장서 권노갑씨를 밀어낸 전력이 있다. 정풍운동이 구악을 일소하는 과거청산에 이르지 못하고, 당권·공천 다툼에 머물곤 하는 현실이 아쉽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범여권의 삼보일배를 기대하며/이종락 정치부 차장급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하리라.’ 한때 몽골 초원의 지배자였던 돌궐제국 톤유크 장군의 비문에 나오는 말이다. 17대 대선 참패 이후 향후 진로에 대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범여권에 들려주고 싶은 얘기다. 여의도라는 울타리에 갇혀 해답을 구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성 밖으로 나와, 민생의 현장으로 나서 민심을 돌보라는 말을 건넨다. 대선 이후 범여권의 공황 상태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진보진영을 상징하는 범여권의 궤멸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새 지도부 구성과 대선 책임론을 놓고 내홍(內訌)에 빠질 조짐이다. 원내 제3당인 민주노동당은 민중민주(PD) 계열과 민족해방(NL) 계열간 책임론 공방이 치열하다. 민주당도 리모델링에 착수했지만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선 패배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문제점을 진단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문제는 총선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는 점이다. 그러잖아도 민심은 범여권을 냉정하게 외면했는데 ‘지도체제’나 ‘당권’을 겨냥해 치고받다 보면 내년 4월9일 총선의 참사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일부 범여권 의원들은 총선 참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어떻게든 개헌저지선(100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나눌 정도다. 이들이 내놓는 총선 예상 득표 분석을 살펴봐도 범여권의 걱정이 절대로 엄살인 것 같지 않다. 141석의 통합신당은 이번 대선에서 호남권 31개 지역구에서(광주 7석, 전남 11석, 전북 13석)에서만 한나라당을 앞섰다. 한나라당과 10% 내외에서 접전을 벌인 지역은 ▲충북 보은·옥천·영동(이용희 의원) ▲대전 동구(선병렬 의원) ▲대전 대덕구(김원웅 의원) ▲제주특별자치도 3곳에 불과할 정도다. 물론 총선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대선 득표수를 근거로 예상 비례대표 의석(15석)을 배정받더라도 총 48∼52석가량에 그친다.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은 대선 결과로만 보아서는 지역구에서는 한 곳도 이기지 못하고 비례대표만 2∼3석 얻을 수 있는 수치다. 민주당은 호남 일부와 이인제 후보의 지역구인 충남 논산·금산·계룡 정도만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그렇다고 범여권에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정당사를 볼 때 불리한 여건에서도 예상외의 선전을 벌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두 아들이 각종 게이트로 인해 구속돼 어려움에 빠졌다. 2001년 재·보선에 이어 2002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새천년민주당은 쇄신특대위를 만들어 철저히 반성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킬 수 있었다. 한나라당의 2004년 상황도 유사하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한나라당이 개헌저지선을 걱정할 때였다. 박근혜 대표는 천막 당사시대를 열며 국민 앞에 바짝 엎드렸다.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심사기준으로 인지도 조사와 교체지수까지 동원하는 등 심사를 객관화해 121석을 건질 수 있었다. 이처럼 범여권의 회생은 국민 속으로 철저히 들어가 반성하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민심이 왜 범여권에 등을 돌렸는지를 뼈를 깎는 아픔으로 되새겨보아야 한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삼보일배(三步一拜)’를 했듯이 통렬하게 참회하는 자세와 행동이 필요하다. 여의도에 갇혀서 100가지 당 쇄신안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생의 현장에서 민초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백번 낫다. 지금 톤유크 장군의 비문을 거론하는 이유다. 이종락 정치부 차장급 jrlee@seoul.co.kr
  • “지도부 사퇴·쇄신위 재구성을”

    대통합민주신당 초선의원 18명이 25일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집단 행동에 나서는 등 대선 패배 책임론과 당 쇄신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적인 내홍(內訌)으로 치닫고 있다. 문병호·정성호·한광원 의원 등 통합신당 의원 18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당 쇄신위 전면 재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전면적 쇄신을 바라는 초선의원 성명’을 발표,“당의 해산까지도 포함하는 근본적·전면적 쇄신과 재편이 요구된다.”며 “현재 당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쇄신위 면면을 보면 책임질 사람이 쇄신을 논하고 있다.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최재천 의원은 ‘이런 움직임을 민주당 시절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중심이 된 정풍운동에 이은 ‘제2의 정풍운동’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훨씬 더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이날 쇄신위 첫 회의를 갖고 ▲대선평가소위 ▲당체제혁신소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김만흠(가톨릭대)·김수진(이화여대)·유재일(대전대)·정해구(성공회대)·정대화(상지대)·이기한(단국대) 교수를 쇄신위 인사로 확정했다.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7년 10대 뉴스

    ■ 국 내 ● 이명박 대통령 당선 ‘10년만에 정권교체’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48.7%를 얻어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10년 만에 우파세력이 국정을 이끌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혹평해온 한나라당은 ‘불임정당’의 불명예를 씻었다. 선거가 끝난 뒤 이 당선자는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아프간서 한국인 23명 피랍… 2명 사망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일행 23명이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장장 43일간 이어진 피랍사태 동안 21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희생됐다. 협상장에 국정원장이 직접 진두진휘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부적절한 행동이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했다. ● 태안서 원유 유출… 사상 최악 환경오염 12월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 바지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들이받아 원유 1만 2547㎘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서산 가로림만에서 안면도까지 168㎞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5159㏊의 양식장에 피해를 가져오는 등 최악의 해상오염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이어져 나눔문화의 뜻을 새기는 계기가 됐다. ● 신정아·변양균씨 ‘권력형 비리’ 파문 지난 7월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신정아 동국대 조교수 겸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의 대학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에 학력 검증 열풍을 몰고 왔다. 한달 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를 비호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형 비리로 반전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일갈해 청와대 사정기능의 부재를 뒷받침해 줬다. ● 2차 남북정상회담 7년만에 평양서 개최 노무현 대통령은 10월2∼4일까지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래 7년 만이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10월4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을 담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다. ● 한·미 FTA 타결… 양국 경제 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시작 14개월 만인 지난 4월2일 타결됐다. 국회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한·미 관계가 군사·외교 분야에 이어 ‘경제 동맹’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장벽의 제거로 제조업은 미국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농업·제약·법률서비스 등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회비준 뒤 60일 이후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된다. ● 김용철 변호사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하자 등도 폭로했다. 결국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11월23일 국회를 통과했고, 최장 105일 동안 수사를 이끌 특별검사에는 인천지검장을 역임한 조준웅 변호사가 임명됐다. ● BBK 연루 의혹 ‘이명박 특검법’ 논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 의혹이 대선판을 달궜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이명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사건의 열쇠를 쥔 김경준(41)씨가 11월16일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혼란은 정점에 치달았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특별검사제 도입이 국회에서 의결돼, 논란은 2008년까지 이어지게 됐다. ● 김연아·박태환·전도연 세계 정상 ‘우뚝’ 피겨 김연아(17), 수영 박태환(18),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모두 불모지로 여겨졌던 분야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을 따냈다. 전도연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젊은 한국인의 힘을 확인시켜 준 쾌거였다. ●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빗나간 父情’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3월 아들을 때린 술집종업원들을 경호원과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보복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회장은 수감됐다 2심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풀려났다. 재벌 총수의 빗나간 부정(父情)과 경찰 상층부의 사건 은폐기도 등으로 일반인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 해 외 ● 서브프라임 후폭풍… 세계 금융시장 ‘흔들’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의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실로 전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서브프라임모기지에 투자한 펀드와 금융회사가 손실을 보면서 신용경색이 확대됐고,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경제가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美 ‘충격’ 4월16일 미국의 명문 버지니아공대 캠퍼스에서 이 학교 영문과 학생이자 한국인 이민 2세인 조승희(23)가 동료 학생 등 3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해 ‘선택적 무언증’이라는 정서장애를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의회는 정신질환자의 총기 소유 금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 북핵 불능화 합의… 부시, 김정일에 친서 북한은 ‘2·13 비핵화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따라 중유 지원에 대한 상응 조치로 영변 원자로를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했다.9월 북한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포함, 올해 안으로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합의했다. 연내 신고대상을 놓고 이견이 드러난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성실한 신고를 촉구했다. ● 국제유가 ‘고공행진’… 배럴당 100弗 육박 미국, 중국, 유럽 등 지구촌 대다수 국가가 올 한해 치솟는 물가를 관리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기름값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다. 쌀, 밀, 옥수수 등 곡물과 원자재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이런 기류는 싼값에 물건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던 중국이 제역할을 못한 것도 원인이다. 중국은 최근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대를 웃돌았다. ● ‘온실가스 감축’ 유엔 발리 기후로드맵 채택 2013년부터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 등 모든 국가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우는 발리 로드맵이 12월15일 채택됐다. 유엔기후변화회의 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발리 로드맵을 토대로 각 나라는 2009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 협상을 벌여야 한다. 총회 참가국들은 자국 능력 범위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법을 차등화하기로 결정했다. ● 러시아, 美에 대립각… 푸틴 후계자 지명 러시아는 코소보 독립, 이란 핵, 미사일방어(MD)체제 등 지구촌 현안을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등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강한 러시아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추구해온 정책의 결실이다.3선을 금지하는 헌법 때문에 내년 3월 권좌에서 물러나는 푸틴은 대신 최측근인 메드베데프를 대선후보로 지명해 정권연장을 꾀하고 있다. ● 군정종식 요구 미얀마 민주화 시위 또 좌절 8월 말 급격한 유가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군부 철권에 의해 짓밟히자 이에 격분한 승려들이 나서면서 전국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들불처럼 번졌다.‘88항쟁’으로 일컬어지는 1988년 8월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국제사회의 제재 요구와 유엔의 특사파견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사정권의 강력 진압으로 ‘미얀마의 봄’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 무샤라프 비상사태 선포… 혼돈의 파키스탄 7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붉은 사원’을 유혈진압하면서 파키스탄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10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무샤라프는 반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제동을 걸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선을 확정지으며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11월29일 43년만에 군복을 벗고 민간인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했으며,12월15일 42일 만에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 부시 행정부, 이라크·아프간 정책 등 ‘고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라크를 침공한 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폭탄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세력을 결집해 정권탈취를 노리고 있다. 미군과 나토는 아프간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부시 대통령은 내년 여름까지 3만명의 병력을 이라크에서 감축하기로 했다. ● 佛 사르코지·日 후쿠다 등 새 정권 출범 프랑스인의 피가 섞이지 않은 비주류 정치인 출신인 니콜라 사르코지는 ‘일하는 프랑스’를 공약으로 5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든 브라운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장기 집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기대를 업고 6월 영국 총리에 취임했다. 일본 후쿠다 야스오 총리도 참의원 선거 참패후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9월 총리직에 올랐다.
  • [서울광장] ‘이명박 특검법’ 국민 눈높이가 해법이다/황진선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이명박 특검법’ 국민 눈높이가 해법이다/황진선 수석부국장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이명박 후보 특검법’을 어찌할 것인가. 대통합민주신당 등 반 이명박 제 정파의 일각에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특검을 강행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 소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대통령제 국가에서 취임 후 6개월은 새 대통령이 소신껏 국정의 새로운 틀을 세울 수 있도록 국회와 언론이 허니문 기간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차치하자. 검찰 간부들은 특검을 하더라도 BBK 사건의 수사 결론은 99% 뒤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검찰은 이 당선자를 기소하려면 “무죄가 아니다.”라는 주장으로는 안 되고 유죄의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증거가 없다고 설명한다. 돈의 흐름을 샅샅이 추적해 보았지만 BBK에 이 당선자의 돈이 흘러들어갔거나,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다스가 이 당선자의 소유였다는 물증은 없다고 단언한다.BBK 수사에 검사 12명, 수사관 41명이 참여한 만큼 수사 결과를 왜곡·조작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명박 특검법이 BBK뿐 아니라 도곡동 땅 매각 대금과 다스의 지분 등 재산누락 의혹,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등 이 당선자를 둘러싼 모든 의문을 수사 대상으로 망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한변협은 사건이 아니라 인물에 대한 특검이라는 점, 특검법의 참고인 동행명령제는 영장주의에 반한다는 점, 특검법을 촉발한 김경준의 메모가 거짓으로 드러난 점 등을 들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조계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법에 서명을 하더라도, 이 당선자 쪽에서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과 함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해 특검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얘기한다. 물론 가능성은 낮지만 특검을 통해 BBK 사건 또는 다른 사건에서 이 당선자가 유죄라는 증거를 찾아내 기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고개를 가로젓는 법조인들이 많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 당선자의 비리, 특히 BBK 사건을 제대로 터뜨리기만 하면 내년 4월9일 총선에서 자기 정파 후보들이 더 많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한다. 그러나 설혹 이 당선자의 범죄 혐의를 찾아내 기소한다 하더라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반 이명박 정파들은 한나라당 등이 2004년 3월12일 노 대통령에 대한 탁핵 소추안을 가결했다가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탄핵 한달여 만에 실시된 17대 4·15 총선에서 박근혜 대표를 앞세워 민의를 거스른 탄핵 가결을 사과하며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게 해달라고 읍소하는 처지가 됐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탄핵 후폭풍 덕분에 총선전보다 103석이 늘어난 152석을 얻었다. 이명박 특검법은 재고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소모적인 정치 논쟁과 국력 낭비를 줄이려면 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급조된 특검법을 국회에서 재의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워 보인다. 이 당선자도 BBK를 설립했다고 말한 부분과 BBK 명함을 돌린 것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여야 모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해법과 새 진로를 찾아야 한다. 황진선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사설] 공공개혁 빠를수록 좋다

    과거 정권인수를 주도했던 인사들이 새정부에 한목소리로 충고하는 것은 공공개혁의 속도다. 정부 조직개편과 공기업·연금 개혁 등을 정권 초기에 해야지, 늦추면 동력을 얻기 힘들다고 했다. 관료들과 공기업 임직원들의 생존 논리에 밀려 공공부문에서 잘못된 기득권이 깨지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실용주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우선 시급한 것은 정부 조직개편이다. 새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2월말 이전에 정부 조직개편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대부처 대국 원칙만 공약했고, 세부 개편안은 이제서야 드러나고 있다. 시간이 촉박한 셈이다. 거기에 대통합민주신당이 원내 1당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이 순조롭게 국회를 통과할지 불투명하다. 이 당선자는 빨리 조직개편안을 마무리한 뒤 통합신당 등 다른 정파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국회 상황과 장관 인사청문회를 감안해 새정부 출범 전에 정부조직을 크게 바꾸기 어렵다면 개편 일정을 담은 로드맵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거기에는 공기업 민영화 및 연금개혁 일정과 방법 등 공공분야의 개혁청사진이 담겨 있어야 한다. 이를 4월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앞서 입법과 관계없는 청와대 직제개편은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시행해야 하며, 청와대 조직부터 실용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논공행상을 위한 직제 늘리기를 지양하고, 일하는 청와대의 면모에 맞지 않는 자리는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지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정무직을 비롯, 상위직을 줄이고 중하위직의 정원과 배치를 조정하는 것이 순리다. 때문에 이 당선자 주변이 자리다툼에 몰두, 고위직을 줄이지 못하면 공공부문 철밥통은 깨지지 않는다. 청와대와 중앙정부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조직을 정리하면, 지방정부와 공기업도 자연히 개혁에 따라오게 될 것이다.
  • 대표선임 “경선”-“추대” 충돌

    대표선임 “경선”-“추대” 충돌

    대통합민주신당이 전면 쇄신론에 직면했다. 오충일 대표가 대선 참패 수습 대책과 관련해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김호진 신임 쇄신위원장도 계파간 나눠 먹기식 대표 선출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이 대선 직후 쇄신론과 봉합론으로 양분되며 해결책을 모색하던 중에 나온 발언이라 당내에 거센 쇄신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사람·조직·노선 새판 짜자” 오 대표는 24일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에서 “죽어서 사는 길을 택하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사람, 조직, 노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평가와 당의 진로를 논의할 당 쇄신위원회를 구성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쇄신위원장에 위촉된 김호진(고려대 교수) 고문도 “계파가 나눠 먹는 방법보다는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표를 뽑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쇄신위가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대안을 제시할 뜻을 밝혔다. ●대선패배 인책공방 이어져 오 대표와 김 위원장이 전면 쇄신론을 들고 나옴에 따라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의 구체적인 쇄신방향을 둘러싸고 백가쟁명식 발언이 쏟아졌다. 소속 의원 141명 중 91명이 참석해 23명이 발언하는 등 책임론과 지도체제 구성을 놓고 내연하던 당내 세력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지도체제와 관련해 김한길 그룹이 “경선을 통해 치열한 노선투쟁을 벌이자.”며 경선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 자신도 2월 전대 경선에 출마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당 중진그룹과 손학규 그룹, 친노진영,386 및 수도권 초·재선의 상당수는 합의추대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맞섰다. 김한길 그룹의 양형일 의원은 “최고위원회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비상체제로 지도부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효석 원내 대표는 “당헌·당규상 최고위가 공백을 갖는다면 어떤 기구도 만들 수 없는 구조여서 전대까지 지도부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나 조일현 의원은 이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당 안팎에서는 대선 패배와 관련해 인책공방도 연일 이어졌다. 비노(非盧) 진영은 ‘친노 2선 후퇴론’과 원로·중진 및 386에 대한 인책론을 제기했다. 주승용 의원은 “친노를 제외하고 ‘아름다운 경선’을 치른다면 당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친노 의원들은 일단 맞대응을 자제하면서도 27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중심으로 ‘광장’ 연구소를 발족하고 진로를 모색하기로 했다. 한편 통합신당은 이날 내년 2월3일 개최될 전당대회 의장에 김덕규 상임고문을, 부의장에는 장향숙 의원, 전당대회준비위원장에 정동채 사무총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靑 “李특검법 26일 각의 의결”

    청와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특검법’을 의결, 공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청와대 대변인인 천호선 홍보수석은 24일 오후 “(한나라당의 거부권 요구에 대한) 청와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국회의 ‘이명박 특검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검법을 통과시킨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거나, 이명박 당선자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사정을 설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지 않는 상황에서 청와대로서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특검법을 최초 발의한 대통합민주신당을 한나라당이 설득해 정치적 절충점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먼저 ‘이명박 특검법’의 면죄부를 제공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 수석도 “새로운 상황변화가 없기 때문에 새롭게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법무부에 특검법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검찰은 국무회의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당선자를 직접 겨냥한 특검법을 거부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주장과 함께 법안 자체에 대한 위헌 시비까지 일고 있기 때문이다.검찰 관계자는 이날 “수사팀을 비롯, 검찰이 자체적으로 특검법을 검토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전달했다.”면서 “의견서에는 수사 종결된 사건을 항고·재항고 등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특검에 맡기는 문제와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BBK 전 대표 김경준(41·구속)씨의 ‘검찰 회유·협박’ 주장의 부당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진 법무부장관이 지난 17일 특검법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검찰 기능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정치적인 이유로 검찰의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면서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여 막판 입장 선회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정 장관이 반대의사를 밝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주재하고 정부 내 검토가 거의 이뤄진 사안을 의결하는 국무회의에서 집중적인 토론 기회가 주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로부터 관련 의견서를 받았지만 법무부가 국무회의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지난 17일 ‘김씨의 기획입국설’과 관련, 한나라당이 수사의뢰한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박찬구 홍성규기자 ckpark@seoul.co.kr
  • “靑 가는 길 ‘한 방’의 유혹 버려야”

    “靑 가는 길 ‘한 방’의 유혹 버려야”

    역대 대선은 ‘적대적 프레임’의 역사라고 단정지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물론 큰 틀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대결, 세대와 지역의 대결이 관통했다. 하지만 당락을 정하는 결정적인 한 방은 적대적 프레임이었다. 개혁진영에만 국한시켰을 때 지난 1987년 후보 단일화와 비판적 지지,1992년 반수구대연합,1997년 DJP연합으로 대표되는 정권교체론,2002년의 반 이회창 연대를 들 수 있다. 이번 17대 대선은 적대적 프레임의 결정판이었다.1년여 동안 ‘반 노무현 VS 반 이명박’ 구도로 치러졌다.‘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손우정 연구원은 ‘최악회피 효과’라고 규정했다. 상대방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상쇄한다는 논리다. 손 연구원은 “확실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모호한 차선책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는 李당선자의 구호이자 굴레 적대적 프레임은 정책·비전 중심의 선거를 방해한다. 가장 큰 후과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사실상 BBK 대혈투로 치러진 이번 대선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한나라당만 해도 초창기 제기했던 7·4·7 경제정책이나 대운하 프로젝트를 손놓아 버렸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처음 양극화 문제를 제기하다 나중에는 평화론, 급기야 반부패에 거의 올인했다. 양측 모두 경제살리기라는 합의쟁점이 있었지만 적대적 프레임의 그늘에 갇혀 진보·보수적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대선이 통합적인 시각을 던져 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들에게 단선적인 가치를 강요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단순한 선악 싸움으로 정리되면 승자와 패자 모두 오히려 자신이 내건 구호가 굴레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명박 당선자가 내건 ‘반 노무현’ 구도는 무능과 민생파탄을 막는 것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경제 회생이 되지 않을 경우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업체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정권심판론과 최악의 후보를 피하자는 싸움은 차기 정부의 정책과 노선을 간과하게 만든다.”면서 “이 당선자가 어떤 국정시책을 내놓더라도 제대로 된 검증없이 치러졌기 때문에 국민이 일관된 지지를 보낼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인물 물갈이보다 정책 기조가 중요 더 이상 적대적 프레임으로 대선이 치러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정당 구조가 안정화돼야 한다는 것이 선결조건으로 제시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미국의 경우 공화·민주당 양당 구조에서 유권자는 지지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면서 “각 당은 안정된 상태에서 정책적 일관성을 갖고 이슈를 제기하며 유권자에게 통합적인 판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정당이 급조되는 등 뿌리가 없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에 바람직한 대선구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충고로 들린다. 인물 물갈이가 아닌 비전과 세력혁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된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대립하는 정치세력이 적어도 합의하는 쟁점에 대해서는 비전 중심으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이후 정국의 쟁점이 되고 있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응책의 경우, 김 교수는 “한나라당은 이미 경쟁력 중심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진보개혁 진영은 아직 기조를 세우지 못했다.”며 비전 중심의 세력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혜영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신당 내부갈등 격화

    신당 내부갈등 격화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의 시작이다. 대선 참패 이후 당 쇄신방향을 둘러싼 대통합민주신당 내부 세력 간의 갈등이 격렬해지고 있다. 통합신당은 지난 22일과 23일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어 갈등 수습에 전력을 다했다. 김호진 상임고문을 당 쇄신위원장에 임명했고 내년 2월3일 전당대회 개최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24일 대선 패배 후 첫 의원총회에서 각 계파 간 세 대결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노그룹은 ‘친노 2선 후퇴론’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른바 ‘김한길계’ 의원들이 총대를 멨다. 이들은 “노무현 심판론이 대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다. 노무현 그림자가 있는 사람들은 확실히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계파는 큰 이견 없이 노무현 심판론을 대선 패배 원인으로 받아들였다. 친노그룹도 맞대응을 자제했다. 친노 진영의 한 의원은 “일일이 반응하고 반발하면 우리 내부 분열만 더 가중된다.”고 했다.“때리면 맞겠다. 고개 숙이고 있겠다.”고도 했다. 대선 패배 책임을 두고 당내 공방이 계속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읽혔다. 그러나 반발 기류도 뚜렷했다. 김형주 의원은 “당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지 한쪽에 책임을 떠넘기는 건 보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임종석 송영길 등 일부 386 초·재선 의원들은 오히려 ‘정동영 후보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이들은 “대선패배 후 후보 메시지가 명료하지 못했다.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책임공방은 지도부 선출 방식과 지도체제 논란으로 옮겨갔다. 김한길계 의원들은 “경선에서 치열한 노선투쟁을 벌이자.”고 주장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또다시 어물쩍 넘어갔다가는 총선에서도 참패가 불 보듯 훤하다는 논리다. 이들은 단일 지도체제도 주장했다. 새 리더십에 힘을 실어 주자고 했다. 그러나 당 중진그룹과 손학규 그룹, 친노진영,386 초·재선의 상당수는 합의추대를 선호하고 있다. 총선정국에서 더 이상의 분열은 피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우상호 의원은 “가능한 한 빨리 전대 이전에 합의 추대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딜레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이 정부조직 개편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개편의 내용도 그렇거니와 개편의 시기에 대한 고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현재 국회 원내 상황과도 관계가 있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원내 2당인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정부 조직 개편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대통합민주신당 등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개편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기도 부담이다. 현재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할지 장담도 못한다. 그렇더라도 정부 조직 개편이 완성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조각을 한다는 것은 난센스다. 이에 대해 한 핵심측근은 “대통령이 취임하고 장관 임명은 내년 4월 총선까지 순차적으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먼저 정부 조직 개편과 무관한 부처 장관을 임명하고, 신당과 협의하거나 신당을 설득하면서 나머지 부처 개편 작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일제히 장관 임명이 이뤄진 과거와 달리 장관 임명도 4월 총선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의 조직 개편 방안은 현재 이 당선자 진영의 5∼6개 팀에서 연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관계자는 “각 팀에서 연구와 검토를 하고 있고 각 팀이 작성한 시안이 인수위로 넘어와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팀들은 정부개혁 관련 학회와 경선 캠프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담당했던 한 교수팀,A의원 팀, 종합컨설팅 회사 등으로 나눠져 있다. 경제부처 개편은 행정 경험이 풍부한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이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신당 ‘MB 집권청사진’에 속앓이

    의료보험 민영화 및 영리법인 건설,18개 부처 통폐합 및 공무원 감축, 재벌(기업)규제 완화, 교육부 해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등이 24일 현재까지 이명박 당선자측에서 쏟아지는 집권 청사진 앞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권교체로 정책의 단절을 우려하는 수준을 넘어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당선자와의 ‘허니문’도 그리 달콤해 보이지 않는다. 이날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창조적’ 야당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협력과 견제라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이 당선자의 정책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처럼 무조건 발목을 잡진 않겠다.”면서도 “한반도 평화정착과 따뜻한 경제, 통합의 정치라는 큰 틀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견제와 비판은 불가피하다는 역설로 들린다. 김 원내대표는 “대운하 문제는 잘못하면 경제 재앙을 불러올 사업”이라면서 “이 당선자는 공약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권층에게만 혜택을 준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특히 이날 불거진 교육부 해체론을 둘러싸고 신당은 시끌시끌했다. 신당 교육위 소속의 한 의원은 “교육부를 해체해 대학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논리는 교육관료의 폐해를 없애기보다 교육의 공공성을 침해하는 폐해로 나타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당선자의 청사진 제시 방식에 대한 비판도 확대되고 있다. 이 당선자가 지난 10여년 동안 비교적 검증돼온 내용을 뒤집는 방식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신당 친노-비노 ‘파열음’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번에는 지도부 구성방식과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합의추대론과 경선론이 주된 전선이다. ●일부선 지도부 총사퇴 촉구 이번 대선이 사실상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임을 근거로 야기된 ‘친노 VS 반노’ 갈등 조짐이 확대된 형태다.23일 신당은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와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고 지도체제 문제를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합의추대는 체력 소모가 덜한 반면 통합은 어렵다. 반면 경선은 당에 활력을 주지만 또다시 전투 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논의 뒷이야기를 전했다.24일 의원총회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당 지도부는 오는 26일 의원 워크숍을 필두로 늦어도 이번 주 내에 지도부 구성방식과 전대 체계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중앙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비상수임기구’를 구성하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지도부 구성방식의 경우, 합의추대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진영과 손학규 전 지사 그룹, 중진그룹, 초·재선 의원 등이 동조하고 있다. 새 대표로 손학규 전 지사와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거론된다. 정세균·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거론된다. 이들은 당내 6개 계파가 지분을 나눠 갖는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물갈이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손 전 지사 합의 추대론을 펴는 초·재선 의원들은 손 전 지사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를 주장한다. 그러나 손 전지사가 1인 중심의 리더십을 담보할 만한 지분이 없다는 비판이 들린다. ●김 전 의장측 제3의 인물 영입 고심 반면 경선을 통해 치열한 노선투쟁을 벌이자는 의견도 있다. 정동영계·김한길 의원 그룹, 비노진영이다. 친노진영과의 노선 투쟁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친노와 결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동의하는 의원들은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출신이고 강 전 장관은 참여정부 장관까지 했다. 이번에 확실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근태 전 의장측은 “대선 결과를 봉합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원칙론만 내놨다. 경선과 제3인물 영입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당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를 열고 내년 2월3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高大 경영대 ‘잔칫집’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배출한 고려대학교 경영대는 잔칫집 분위기다.‘재벌 2세 사관학교’라는 기존의 명성에 대통령 당선자까지 탄생시키면서 교수와 동문들뿐만 아니라 재학생들까지 들뜬 모습을 숨기지 않는다. 고대 경영대쪽 후문인 교우회관 앞에는 ‘17대 대통령 선거 이명박 교우의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경영학과 4학년인 김모군은 “일단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 대통령이 나온 것 자체로 다들 좋아한다.”면서 “일부 대학원 선배들조차 이제 고대판이 되는 거냐는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전했다. 제2경영관 ‘이명박 라운지’에 모인 학생들은 여전히 대선 얘기를 화두로 삼고 있다. 덩달아 경영학과 출신 재벌 2세 경영인들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 당선자의 부상과 함께 재계 인맥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65학번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70학번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80학번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89학번 정의선 기아차 회장 등 무려 35명의 ‘재벌 2세,3세’들이 동문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고대 경영대는 미묘한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우리를 향한 질투가 더 많아지길’이라는 신문광고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선거 운동에 음으로 양으로 나섰던 교우회도 도마에 올랐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선거운동 기간에 논평을 통해 ‘천박한 학연주의’라며 고대 교우회를 향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범여 회생의 길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른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대통합민주신당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패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2007년 현 시점의 유권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먹고사는 문제’라는 ‘실용의 화두’로 유권자를 설득했다. 통합신당은 ‘진실과 거짓’,‘선과 악’이라는 과거 민주화 시절 ‘투사(鬪士)의 화두’에 안주했다. 유권자는 “지금 갈망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며 통합신당을 가차없이 심판했다. 통합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이번 대선을 ‘의미 있는 패배’로 승화시키려면 사회를 인식하고 사고하는 틀 자체를 스스로 바꿔 나가야 한다. 과거 열린우리당의 단골 메뉴였던 ‘희생양 만들기’와 ‘지도부 교체’만으로는 민심의 변화를 따라 잡을 수도, 국민을 설득할 수도 없다. 뼈아픈 평가와 치열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대선 이후 통합신당 내부에서는 자기 합리화와 책임론 시비, 지도부 물갈이 등 ‘손쉬운 수습’ 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어떻게 ‘진실’이 30%도 얻지 못하고,‘거짓’이 50%를 차지할 수 있느냐.”,“친노(親盧)는 책임지고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식이다. 통합신당으로서는 연말 연초 정국에서 환골탈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느냐가 회생의 관건이 될 것이다. 주초인 24일 최고위원회의나 의원총회가 주목되는 이유다. 범여권 관계자는 “‘이 판을 정리할 동력이나 주체조차 없다.’는 현실을 핑계 삼아 냉정한 평가와 반성 없이 어영부영 내년 4월 총선으로 간다면 또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26일 국무회의에서는 ‘이명박 특검법’이 심의·의결 절차를 거친다. 한나라당의 ‘거부권 행사’ 요구에 청와대는 화답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런 상황 변화 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 요구를 받아들이면 범여권의 덤터기를 모두 뒤집어 쓰게 된다. 한나라당이 통합신당을 상대로 정치적으로 풀지 않으면 청와대도 나설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당선자가 대선 기간 공개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면 먼저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한 뒤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경헌 정치컨설턴트는 “특검이 가동되더라도, 정치 쟁점을 주도할 동력을 소진한 범여권으로서는 특검에 과도하게 집착하기보다 내부를 추스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0년 만의 잔칫상’ 앞에서 마냥 허리띠를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듯하다.‘정통 보수’의 이념적 좌표가 뚜렷한 ‘이회창 신당’이 대선 지지율 15%의 정치 자산을 밑천으로 한나라당의 틈새를 끊임없이 파고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당직 개편이나 총선 공천에서 박근혜 전 대표나 그 측근 의원의 소외와 반발이 뒤따른다면 ‘이회창 신당’의 입지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 대선 직후 친박(親朴·친박근혜) 쪽의 ‘당권·대권 분리론’에 맞서 ‘당·정·청 일체화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친이(親李·친이명박)와 친박 세력간 탐색전 성격이 짙다. 이번 주 중반 인수위 인선을 시작으로 ‘이명박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유권자’가 아니라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정치력과 비전을 이 당선자가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ckpark@seoul.co.kr
  • [이명박 시대-진보·신당 어디로] ‘친노 vs 비노’ 구도 재점화?

    대선 참패로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진로에 또다시 친노 진영이 등장할 조짐이다. 선거결과가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띠다 보니 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진로 모색기에 친노 vs 비노 구도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친노 진영은 완강히 거부한다. 선거 평가의 단면은 될지 모르지만 수명이 다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적 관계를 기준으로 논쟁이 진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양측이 내놓는 대선 평가부터 다르다.20일 비노 성향의 신당 핵심관계자는 “모든 계파가 1월부터 헤쳐모여 하는 동안, 친노진영은 질서 있는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8월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구 참정연 대표였던 김형주 의원은 “(완패는)당내에 친노가 많아서가 아니라 당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다, 보수의 결집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평가가 다르니 수습책도 엇박자가 난다.1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운영방안에 대한 의견이 주된 논쟁거리다. 이르긴 하지만, 친노진영이 참여정부를 기존과 같은 입장으로 평가한다면 함께 갈 수 없다는 시각이 엄존한다. 이같은 의견이 대세가 되면, 계파별 대립은 피할 길이 없다. 그러나 친노진영은 친노를 배격하고 당권 경쟁에만 매몰될 경우 공멸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 친노의원은 “정동영 후보측의 대응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측이 후보의 지분을 갖고 파이를 넓히려는 시도를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이해된다. 친노진영은 정체성과 가치 중심의 수습을 강조한다. 더 이상 ‘반한나라당’식의 어색한 연대는 곤란하다고 보는 편이다. 하지만 기존 비노(반노)진영 가운데는 민주개혁 세력 전체가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힘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많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선거비용 보전 어떻게

    선거비용 보전 어떻게

    제17대 대선에서 완주한 10명의 후보들은 자신의 득표율에 따라 선거운동 과정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사용한 비용을 국가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다. 선거비용 보전이란 후보자가 적법한 선거운동을 위해 지출한 선거비용을 선거비용제한액 범위에서 선거 이후 국가가 지급해 주는 것을 말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가 총 유효투표수의 15% 이상을 얻으면 선거비용 전액을,10∼15% 획득시에는 사용액의 절반을 지급받을 수 있다. 물론 득표율이 10%에 이르지 못하면 한푼도 건질 수 없다. 후보자가 선관위에 내는 일종의 보증금인 5억원의 기탁금도 같은 기준에 의해 보전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는 15% 이상을 득표한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3명은 선거비용을 전액 돌려 받게 됐다. 이회창 후보는 전액 환급기준인 15%를 겨우넘긴 15.1%를 얻어 150억원 전액을 환급받게 다 10∼15%를 기록한 후보는 한 명도 없어 절반을 챙길 후보는 없다. 총 유효투표수의 5.8%를 얻어 4위를 기록한 문국현 후보부터 0.03%로 꼴찌를 기록한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후보 등 7명은 개인비용으로 이번 선거를 치른 셈이다. 보전의 대상이 되는 선거비용은 공식 선거운동기간인 지난 27일부터 선거 전날까지 22일 동안 선거운동을 위해 지출한 금액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전액을 보전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적절한 현 시세를 따져 지급하기 때문에 실제 지출비용보다 적게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전 대상에 포함되는 항목으로는 선전벽보·선거공보 작성비용,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선거사무원 등 선거사무 관계자에게 지급한 수당과 실비, 현수막 제작·대담용 자동차와 확성장치 임차비용, 자동차 유류비, 전화이용 선거운동 비용 등이다. 선거비용을 보전 받게 될 이명박 당선자와 정동영, 이회창 후보 측은 선거일 후 20일인 내년 1월8일까지 거래계약서, 영수증, 비용청구서 등을 첨부한 선거비용 청구서를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6)] 대통합 정치를 기대한다/김영래 아주대 교수·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 공동대표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16)] 대통합 정치를 기대한다/김영래 아주대 교수·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 공동대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531만표 차이로 누르고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역대 대선 사상 최다의 표차다. 그러나 대선 투표율은 사상 최저인 62.9%다. 지난 16대 대선 투표율 70.8%에 비해 7.9%포인트나 하락했다. 무려 37.1%인 1396만여명의 유권자는 주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왜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가지 않았을까. 우리는 흔히 선거는 민주국가에서 축제라고 한다. 선거가 축제였다면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을 외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개월 동안 전개된 선거운동과정에서 유권자들은 정치권의 이전투구, 당리당략, 네거티브 캠페인에 지쳤다. 특히 투표를 며칠 앞두고 국회는 내년도 예산 처리는 팽개치고 난투극을 벌여 실망을 증폭시켰다. 이런 선거판이니 과연 유권자들이 선거를 축제로 여기고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가 앞으로 대한민국호(號)를 이끌 최선의 지도자라고 생각하면서 투표를 했겠는가. 유권자들은 최선의 후보가 아닌 차선의 후보를 선택하는 데에도 고심을 해야 했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마지못해 갔다고 한다. 그나마 50%대로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민초들의 우국충정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국민 노릇 하기가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던 민초들은 투표장에 가는 걸음부터 가볍지 않았다. 이명박 당선자는 유효 투표의 48.7%를 획득했다. 이를 전체 유권자 수로 대비하면 약 30.5%정도 지지를 받은 것이다. 물론 기권자가 모두 반대표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 유권자의 약 69.5%는 반대 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 대통령 당선자는 반대자 또는 잠재적 반대층이 될 수 있는 이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당선자의 약속과 더불어 반대자를 포용하는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란다. 이번 선거에선 매니페스토에 의한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캠페인만 성행하더니 막판에는 ‘이명박 특검’으로까지 몰아가는 전대미문의 결과를 초래했다. 국민들은 민심이 반영된 선거 결과와 이반되는 특검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정치권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외친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저버린 지 이미 오래되었다. 정치권이 국민에게 행복을 주기는 고사하고 심적 고통이나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민초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말로만 국가와 국민을 논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주기 바란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플로리다 주에서 개표 문제가 발생, 법적·정치적 혼란을 낳으면서 위기가 닥친 적이 있었다. 일반투표에서 무려 54만여표를 이기고도 플로리다 주에서 불과 500여표 차이로 져 선거인단표에서 패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검표를 지켜보고 있던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통해 재검표를 중단시킴으로써 국가적 위기를 수습하였다. 이제 민심에 의한 선거는 끝났다. 승자, 패자 모두 국민통합을 역설했다. 정치권은 말로만이 아닌 대승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국민통합을 실천적으로 보여야 한다. 새삼 당리당략이나 사리사욕이 아닌 진정으로 국가와 민초들을 위한 정치를 요망한다. 김영래 아주대 교수·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 공동대표
  • 민노등 쇄신론 ‘후폭풍’

    대선 결과는 2,3위를 기록한 대통합민주신당이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 못지않게 다른 군소 정당에도 매서운 칼바람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곳은 민주노동당이다. 권영길 후보의 득표율은 3.01%에 그쳐 2002년의 3.9%에도 못미쳤다. 원내 제3정당으로 5년 전에 비해 당의 위상은 올라갔지만 민심과는 더욱 멀어진 셈이다. 권 후보가 선거 전날인 18일 “당선되지 않더라도 그 표는 내년 총선의 종자돈”이라고 말한 것처럼 선거 결과는 총선을 위한 당 쇄신의 당위성을 보여줬다. 이에 민노당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무기한 연기, 대선평가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당이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당을 추스르기 위한 것이다. 선거 기간 동안 의원들의 탈당 러시와 통합신당과의 합당 및 단일화 논의로 상처를 입은 민주당은 발빠르게 ‘포스트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20일 오후 최고위원 및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향후 당 진로를 모색했다. 이어 21일 당 쇄신 기구를 구성,26일 중앙위원회 추인을 받기로 했다. 박상천 대표는 사의를 밝혔으나 참석자 전원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 대신 최고위원을 포함한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를 결의했다.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후보가 4위를 기록했지만 득표율이 5.8%에 그치면서 힘이 빠진 상태다. 당초 문 후보는 지지율 10% 이상을 획득, 단일화 없이도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총선을 치른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사실상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지지 기반 자체도 과거 범여권으로 분류된 진영의 지지자 가운데 통합신당이나 민노당이 아닌 곳에서 대안을 찾던 유권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언제든지 마음을 다른 곳으로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조직과 자금이 뒷받침해 주는 것도 문제지만 총선에 공천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창조한국당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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