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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진보당 갈등 최악] “경선 비례후보 전원 사퇴해야”…윤금순 1번 당선자 “책임질 것”

    통합진보당 윤금순 비례대표 1번 당선자가 4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조직의 후보이자 당선자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히고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순위 경선 참여 후보 전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파문으로 당이 국민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친 점을 매우 송구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부정 경선을 통해 비례대표 상위 후보가 된 뒤 4·11 총선에서 당선된 이석기(2번)·김재연(3번) 비례대표 당선자뿐 아니라 낙선한 나머지 비례대표 후보들도 비례대표 승계권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진보당의 배타적 지지단체인 전여농은 기자회견에서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경선 자체가 투표한 값을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하지만 윤 당선자의 사퇴가 즉각 이뤄지는 것인지, 다른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를 전제로 한 ‘조건부’ 사퇴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일부에서는 경기동부연합의 비례대표 2번 이석기·3번 김재연 당선자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압박 카드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진상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도 비당권파 쪽에서는 당권파가 윤 당선자만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 사퇴시키고 문제가 된 나머지 당선자들을 남기려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었다. 윤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저도 책임을 지겠다.”고 했을 뿐 직접 사퇴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경선 참여 후보 전원의 사퇴를 전제로 한 조건부 자진 사퇴로도 해석된다. 윤 당선자는 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출신이기는 하지만 당 주류로 등장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지역 지부인 ‘경기동부연합’이 아닌 ‘인천연합’과 가깝다. 순위 투표 후보자 전원 사퇴를 요구한 것도 ‘비당권파가 자기 계파 후보의 비례대표 승계를 노리고 1~3번 당선자 사퇴를 주장한다.’는 식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권을 쥐고 있는 ‘경기동부연합’은 그러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여전히 자기 계파의 이·김 당선자를 감싸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통합진보당 갈등 최악] 반발하는 유·심

    통합진보당 지도부의 비당권파인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당내 부정 경선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정희 공동대표의 주장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부정 경선 사건을 기화로 이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패권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전면전에 나선 모습이다. 경선 부정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4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에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의 불꽃이 첨예하게 튀었다. 유 공동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부정이냐 부실이냐를 떠나 우리 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민주주의 일반 원칙과 상식에 어긋났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자신을 쇄신하고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지 못한다면 당의 앞날은 불투명하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어 “당 중앙선관위는 아직도 현장 투표소 결과를 투표소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투표 결과가 최소한의 투명성조차 (담보되지 않고) 상세한 결과조차 알려지지 않으면 무엇을 담보로 투표 신뢰성을 주장할지 난감하다.”고 지적했다. 심 공동대표 역시 “얘기를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다.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는 것인가’라는 절규들이 쏟아졌다. 수십년간 진보정치에 대한 희망만으로 함께해 온 분들의 울분과 실망이 담긴 떨림과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 공동대표의 진상 조사 결과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폐쇄적인 조직 논리, 내부 상황 논리가 우리 치부를 가리는 낡은 관성과 유산을 과감하게 척결해야 한다.”면서 “조사위는 진상 조사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추가한 것이 없다.”고 단언했다. 진상 조사를 맡았던 조준호 공동대표 역시 “정파의 이해를 대변해 공정성을 잃고 조사에 임했다면 당원 여러분의 질책과 책임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온전히 당원 동지와 국민 여러분만 믿고 발표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당권파 당원으로 추정되는 한 참석자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라고 조 공동대표를 향해 소리 지르기도 했다. 비당권파는 이번 사건이 당권파의 고질적인 전횡을 뿌리 뽑을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 듯하다. 심상정·노회찬 등 진보신당 탈당파와 친노(친노무현) 그룹인 유시민 대표의 국민참여당, 이정희 대표가 이끈 민주노동당이 합쳐져 지금의 통합진보당이 탄생했지만 이 공동대표의 당권파가 좌지우지해 온 전횡을 근절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이날 폭발했다. 이재연·송수연기자 oscal@seoul.co.kr
  • [통합진보당 갈등 최악] 계파갈등만 재확인 참담한 진보… 결국 ‘파국의 길’ 걷나

    [통합진보당 갈등 최악] 계파갈등만 재확인 참담한 진보… 결국 ‘파국의 길’ 걷나

    4일 오후 국회 도서관 지하 소회의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는 진보정당이 처한 참담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공동대표단으로 단상에 나란히 앉은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케이블 채널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저마다 다른 소리를 쏟아냈다. 4·11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 사건을 보고하고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당권파인 이 공동대표와 나머지 세 명의 비당권파 공동대표는 서로의 면전에서 거칠 것 없는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공동대표는 사퇴를 거부하며 비당권파를 공격했고 그가 말하는 동안 유·심 두 대표의 얼굴은 낙담한 듯 일그러졌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유 공동대표는 “민주주의 일반 원칙과 상식에 어긋난 선거였다.”고 개탄했으며 심 공동대표는 “얘기를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다.”고 한숨 지었다. 경선 부정 진상조사위원장인 조 공동대표는 “정파의 이해를 떠나 조사한 것”이라며 이 공동대표의 주장을 치받았다. 국민적 충격을 안겨준 선거 부정 앞에서조차 골 깊은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인해 통합진보당은 이날도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통합 넉 달 만에 돌아올 수 없는 분열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이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4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즉각 총사퇴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당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 공동대표는 오후 3시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 개의와 함께 시작된 모두 발언에서 “책임져야 할 현실을 피하지 않겠으며 6·3 당직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오는 12일 향후 정치 일정이 확정될 중앙위가 끝나는 즉시 내게 주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를 중심으로 짜일 당권 구도는 이제 없다.”면서 “나를 내려놓고 호소한다. 지도부 즉각 총사퇴는 옳지 못하다. 또 비대위는 장기간 당을 표류시킬 옳지 못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 공동대표는 “참담하고 죄송하다.”면서도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불신에 기초한 의혹만 내세울 뿐 합리적 추론도 하지 않았다.”면서 “부풀리기식 결론은 모든 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보고서에 명시된 당원들은 조사위로부터 아무런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전혀 소명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부정의 당사자로 내몰렸다.”면서 “특정 IP를 추적해서 유령당원으로 몰아세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는 진실을 밝힐 의무만 있지 당원들을 모함하고 모욕을 줄 권한은 없다.”며 “당원의 명예를 헌신짝 취급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당권파의 ‘얼굴마담’으로 압박하는 데 대한 억울함도 토로했다. 이 공동대표는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당권파와 함께 철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내 삶을 모두 걸고 말하겠다. 민주노동당에 어려운 시기에 제 발로 들어가 한 파의 수장으로 당 대표를 맡지 않았다. 국민의 편에서 함께 땀흘렸다.”고 항변했다. 이 공동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발표문을 읽는 동안 목소리가 떨리고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이 공동대표가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마치는 순간 장내에서는 당권파 인사들로 추정되는 참석자 다수의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그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를 비롯한 비당권파는 이 공동대표·당권파의 2선 퇴진을 위해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통합진보당 안에 내재해 있던 계파 간 갈등 구도가 이날을 고비로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현정·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통합진보당 갈등 최악] “비례경선자 전원 사퇴를” 대두…조윤숙·서기호·강종헌 기회?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번인 윤금순 당선자가 자진 사퇴의 뜻과 함께 이석기 비례대표 2번, 김재연 비례대표 3번 당선자의 동반 사퇴를 촉구함에 따라 이들의 거취와 함께 나머지 비례대표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보당은 지난 3월 비례대표 경선으로 총 20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했고 4·11 총선을 통해 이 중 6명의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이 가운데 순위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배정받은 뒤 당선된 인물이 윤·이 당선자이고 김 당선자는 별도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청년비례대표 몫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지도부가 외부에서 영입해 전략 공천한 뒤 순위를 확정한 비경쟁 부문의 비례대표 4~6번은 부정 경선 문제와 관련이 없다. 순위 비례대표 후보인 1~3번이 사퇴할 경우 비례대표 승계 원칙에 따라 4~6번을 건너뛰어 다음 순번인 7~9번이 승계하면 되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다. 비당권파는 순위 투표 자체가 부정 선거로 이뤄져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경선으로 순위가 결정된 후보는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 국민참여당 출신의 천호선 대변인은 지난 3일 “투표 자체의 정당성이 흐트러졌는데 다시 투표를 해서 순위를 바꿀 수는 없다.”며 순위 비례대표 후보의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심상정·노회찬 등 진보신당 탈당파도 견해가 같다. 비례대표 19번인 김수진 당 강남구 고문은 전화통화에서 “한 표라도 부정 표가 있었다면 전원 사퇴해야 논란이 끝없이 계속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자신도 사퇴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다른 후순위 후보들도 사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를 통해 순번을 받은 후보들을 모두 제외하고 나면 승계 1순위는 전략 공천된 12번 유시민 당 공동대표, ‘가카 빅엿’ 발언으로 판사복을 벗은 14번 서기호 전 판사, 18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가 남는다. 유 공동대표는 진보당 내 구 참여당계를 이끌고 있고 서 전 판사는 이정희 공동대표가 영입한 케이스로 당권파로 분류되며 강종헌 후보는 대표적인 무당파다. 그러나 유 대표는 부정 경선에 대한 책임을 나눠 져야 할 지도부인 데다 비례대표를 승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승계자는 서기호·강종헌 두 명만 남는다. 통합진보당이 총선 득표율로 확보한 비례대표 의원 여섯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순위 투표자를 한 명 더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추가 승계 대상자로는 장애인 몫의 조윤숙 장애인푸른아우성 대표(7번)가 거론되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편파적 조사 수용 못해” 이정희대표 사퇴 거부

    “편파적 조사 수용 못해” 이정희대표 사퇴 거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4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단이 즉각 총사퇴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이 공동대표는 당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편파적 부실조사로, 공동대표단의 논의에서도 배제된 단순 보고 사안”이라며 이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부정 경선 파문을 둘러싼 진보당 내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갈등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국회 원내로 처음 진입한 2004년 17대 총선 후 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에서 “책임져야 할 현실을 피하지 않겠으며 6·3 당직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면서도 “지도부의 즉각 총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은 장기간 당을 표류시킬 옳지 못한 선택”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오는 12일 향후 정치 일정이 확정될 중앙위가 끝나는 즉시 제게 주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와 관련, “불신에 기초한 의혹만 내세울 뿐 합리적 추론도 하지 않았다. 부풀리기 식 결론은 모든 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는 진실을 밝힐 의무만 있지 당원들을 모함하고 모욕을 줄 권한은 없다.”며 “당원 누구도 그런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역공했다. 경선 부실 관리의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승교 중앙선관위원장은 “경선 한 달 전부터 당비 5000원을 납부하고 유권자가 된 당원이 1만 9000명에 달할 정도로 이미 과열됐고 선관위는 뒤처리도 벅찼다.”며 “지역구 당선자들도 현재 문제가 된 동일한 온라인 시스템으로 경선을 치렀다. 총체적 부실·부정 딱지를 붙이면 지역구 후보라고 안전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비당권파인 유시민 공동대표는 “부정이냐 부실이냐를 떠나 우리 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민주주의 일반 원칙과 상식에 어긋났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대립했다. 앞서 진보당 윤금순 비례대표 1번 당선자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의 조직 후보로서 비례대표 경선 사태에 대한 입장을 같이해 당선인으로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당선자는 직접 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아,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인물인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의 사퇴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안동환·송수연기자 ipsofacto@seoul.co.kr
  • [통합진보당 갈등 최악] 이정희 배후 ‘보이지 않는 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뒤에는 당권파인 민주노동당 자주파(NL) 계열의 경기동부연합이, 그 배후에는 19대 총선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가 있다. 진보당 내부에서 경선 부정 사태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이 당선자가 지목되고 있다. 당권파의 실세인 이 당선자는 유시민 공동대표에게 당의 지분을 보장받기 위한 거래를 제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진상 조사 발표를 앞두고 이 당선자가 유 공동대표를 만나 6월 지도부 선출 대회에서 당권(당대표)을 갖는 대신 최대 정파인 경기동부연합의 기득권 보장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당권파가 위기에 몰리면서 몸통인 이 당선자가 전면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미되면서 그가 경기동부의 숨은 실세로 지목되는 근거가 됐다. 이에 대해 유 공동대표는 “이 당선자와 지난달 30일 만나 온갖 얘기를 나누긴 했지만 언론에 보도된 당권 거래설에 해당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공동대표가 4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비례대표 부정 경선을 전면 부인하며 조사 결과 수용을 거부한 데는 당권파의 ‘이석기 구하기’라는 해석을 비당권파는 내놓고 있다. 자주파 출신의 이 당선자는 지난 3월 비례대표 경선에서 27.58%의 압도적 득표로 1위를 기록하며 남성 후보자에게 할당된 최고 순번인 2번을 받았다. 그는 이적단체로 판정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으로 당권파 매체인 민중의 소리 전 이사와 당의 광고·홍보물을 독점해 수익을 내는 광고기획사 ‘CNP 전략그룹’ 대표다. 이 때문에 경기동부의 자금줄이 CNP전략그룹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당권파는 비례대표 1번 사퇴를 표명한 비당권파 윤금순(인천연합) 당선자는 부정 선거의 영향권에 있지만 2번인 이 당선자는 부정과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는 인천연합도 부정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정치·도의적 책임에 따라 사퇴하되 이 당선자 등 비례대표는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게 당권파의 인식이다. 국민참여당(유시민)과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노회찬) 등 비당권파도 이 당선자를 도마 위에 놓고 반발하고 있다. 경선 부정으로 정당성을 잃은 선출직 비례대표 1·2·3번이 물러나거나 아예 비례대표 당선자 전원이 사퇴하는 고강도 쇄신책을 펴야 한다며 맞붙고 있다. 비당권파 측에서는 온라인 대리 투표와 소스코드 수정에 이 당선자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언론 접촉을 거부하고 있는 이 당선자 측은 비례대표직 수행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보당 관계자는 “당권파는 이미 이 공동대표로는 차기 당권이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만큼 비례대표를 지키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최대 세력인 당권파가 쇄신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당의 존립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출구 못 찾는 진보당] “가장 무거운 책임”… 이·유·심 당권 불출마 여부엔 ‘3색기류’

    [출구 못 찾는 진보당] “가장 무거운 책임”… 이·유·심 당권 불출마 여부엔 ‘3색기류’

    “근거가 부족한 의혹이나 의심에 기초한 추측을 배제한 후 행위 정도에 따라 관련자들이 철저히 책임져야 한다.”(이정희) “책임 있는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켜봐 주시면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꼭 보이겠다.”(유시민) “자리에 연연할 대표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를 봉합하는 수준이거나 쇄신의 의지를 축소하는 것이 되면 안 된다.”(심상정) 통합진보당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관련해 “책임지겠다.”며 당권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발언 내용은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정희 “의혹 기초한 추측은 배제” 당권파인 이 대표는 “가장 무거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한 정확한 사실 파악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의혹’과 ‘추측’이란 표현을 써가며 조사 결과의 객관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으나 그 대상을 “온라인 투표의 안전성을 확실히 보장하지 못해 우려를 드린 점, 부정투표가 이루어질 환경을 만들어 낸 현장투표의 관리 부실”로 한정지었다. 이를 두고 당 일부에서는 특정 세력의 고질적 패권주의가 선거 부정을 낳았다는 비당권파의 주장을 일축하고 이번 사건을 관리 부실의 문제로 규정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심상정 “봉합보다 당 쇄신 중요” 반면 심 대표는 지도부 사퇴보다 당의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당권파 쇄신 없이 지도부가 동반 사퇴하는 것으로 어물쩍 문제를 봉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이 사태의 실체적 책임 규명”을 강조하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정선거에 개입한 세력을 끝까지 밝혀 내 책임을 물은 뒤 지도부로서 자신도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시민 “심사숙고해 책임져야” 유 대표도 “혁신할 것을 혁신하는 것이 제대로 책임지는 행동”이라며 “가장 책임 있는 행동을 하고 결정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마음과 뜻을 모으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지켜봐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유·심 대표가 언급한 쇄신의 시작은 부정·부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 1번 윤금순·2번 이석기·3번 김재연 당선자의 동반 사퇴다. 비당권파 측 한 관계자는 “유·심 대표가 지도부를 사퇴하더라도 문제가 된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가 먼저여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유 대표의 한 측근은 “지금 당면한 상황 자체가 상당히 엄중해 누구도 피해 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당권 불출마 내지 지도부가 동반 사퇴하는 쪽으로 흐름은 가고 있지만 대표들이 모두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언급한 이 대표도 당권 불출마에 대해선 아직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출구 못 찾는 진보당] 유령당원·대리투표·공개투표·조작시비… ‘닥치고 불법’

    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원회가 3일 비례대표 부정 선거 사례를 담은 진상조사보고서 전문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행해진 불법 경선의 진상은 그야말로 ‘도덕성’과 ‘민주주의 원칙과 상식’을 외쳤던 진보 정당의 행위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온라인 투표자의 18%는 아예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진상위가 밝힌 그대로 ‘총체적 부실·부정선거’였다. 보고서는 사전에 투표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투표의 경우 조사위가 샘플 조사를 벌인 결과 투표자 가운데 일부는 당원이 아니거나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5명 가운데 당원이 아니라고 답한 사람은 7명(10%), 실제 투표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12명(18.5%)이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유령당원의 존재를 시사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온라인이 아닌 ‘현장에서 투표했다’는 응답도 11명에 달해 신뢰성을 더욱 떨어뜨렸다. 당원 몰래 대리투표를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누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모두 빠져 있어 명확한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정한 인터넷주소(IP)에서 무더기로 투표한 정황도 포착됐다. 대리투표와 공개투표는 엄연한 선거법 규정 위반이다. 조사단이 “개별 IP투표를 압도할 정도로 많다.”고 명시할 정도다. 가령 한 개의 특정 IP에서 3월 15일 오전 10시 45분부터 3시간 25분 동안 21명이 잇따라 온라인 투표를 했다. 투표자는 전원 여성 고령자다. 또 다른 IP에서는 3월 14일 오전 9시 28분부터 7시간 동안 12초 간격으로 47명이 연거푸 투표했다. 여러 차례 불필요한 시스템 접근으로 조작 시비도 자초했다. 투표 첫날인 3월 14일에는 투표 중단 사태가 생겨 수정했고 16~18일에는 당직자의 요청에 따라 세 차례나 소스코드 기능을 수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통제와 지휘는 실종됐으며 관리지침도 없었다. 특정 당직자에게만 공개되는 ‘미투표자 현황 정보’에도 접근이 이뤄졌다. 일부 데이터는 프로그램 오류 시정 과정에서 한 차례 초기화되기도 했다. 특히 투표 집계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기권자 417명이 269명으로 산출됐고 차이가 나는 148명은 각 후보자의 득표수에 가산됐다. 현장투표도 엉망이었다. 총 218개 투표소 가운데 7개 투표소에서 투표인 수와 투표용지 수가 일치하지 않아 무효처리됐다. 이곳을 제외한 135개 투표소를 조사한 결과 투표 마감일인 3월 18일 집계된 투표수보다 3월 21일 집계된 투표수가 602표(4853명→5455명) 더 늘어났다. 12개 투표소에서는 한 장씩 배포됐어야 할 투표 용지가 2~6장씩 뭉텅이로 붙은 채 발견돼 대리 투표 가능성을 밝혔다. 또 11개 광역시도당 투표소에서는 현장 투표자 수가 일치하지 않았고, 12개 투표소에서는 투표관리자 서명이 없는 투표용지를 유효처리했으며, 무효표를 유효처리한 투표소도 8개에 달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진보당 움켜쥔 권력을 내려놔야 살 수 있다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공동대표가 어제 4·11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민심은 싸늘하다. 진보당이 얼마나 위험하고 부도덕한 일을 저질렀는지 제대로 알고나 하는 말인지 그 진정성부터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공동대표는 가장 무거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항변’을 잊지 않았다. “어떤 경선 후보자에게 어떤 부정의 경과가 담긴 표가 주어졌는지 백지상태다. 전혀 알지 못한다.”며 “사실을 낱낱이 드러내고 의혹이나 의심에 기초한 추측을 배제한 후 행위 정도에 따라 관련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쳤다. 조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도 조사 결과도 믿지 못하겠으니 ‘온전한’ 책임은 질 수 없다는 말이 아닌가.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수단을 동원한 총체적 선거 부정이 자행됐는데 뼈를 깎는 자성은커녕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를 하고 있으니 공당의 대표로서 가장 기본적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공동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즉각 물러나고 문제의 비례대표 1·2·3번 당선자 또한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 그것은 최소한의 조치다. 당 안팎에서는 이 공동대표가 사퇴하더라도 이른바 민족해방(NL)계열 당권파 비례대표 인사들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말이 흘러 나온다. 6월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계파간 권력투쟁이 가열될 상황에서 순순히 물러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는 진보당이 사실관계 운운하며 비례대표 사퇴 없이 적당히 봉합하고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진보당이 끝내 파벌싸움에 매몰돼 움켜쥔 권력을 내려놓지 않고 부도덕한 ‘잡탕정당’으로 남는다면 그건 진보당의 불행이요 민주주의의 수치다. 이 땅의 진보는 지금 더 잃을 게 없을 정도로 초라한 몰골이다. 더 이상 도덕의 편, 진실의 편임을 내세울 근거를 잃어버린 셈이다. 제3당의 위치에까지 오른 진보당이 정녕 간판을 내릴 작정이 아니라면 스스로 좀 더 정직해져야 한다. 오로지 벌거벗은 패거리 권력을 위해 헌신하는 일부 ‘반(反)진보’ 인사들의 경직된 의식의 틀부터 뜯어고치기 바란다.
  • 檢, 진보당 경선부정 수사 착수

    서울중앙지검은 3일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가 통합진보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경선 부정선거 의혹을 고발한 사건을 공안1부(부장 이상호)에 배당,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라이트코리아는 지난 2일 통합진보당 이정희·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와 당 관계자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 내부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현행 공직선거법이나 정당법 등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면서 “일단 고발장에 접수된 내용을 토대로 고발인을 불러 사실관계부터 조사한 다음 필요하면 당 관계자도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출구 못 찾는 진보당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 선거 파문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진보당 홈페이지에 공개된 진상조사보고서 전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14~18일 특정 IP에서 이뤄진 투표자에 대한 샘플 조사에서 누군가 당원 및 비당원의 인적사항을 도용한 ‘유령표’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침해 사유이자 공직선거법상 신분증 위·변조를 통한 ‘사위 투표’에 해당돼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투표 기권자 417명 중 148명은 경선 후보자의 득표로 가산되는 중복 오류도 있었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3일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단은 각각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하며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이정희),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유시민), “책임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심상정)는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진보당은 4일 각 정파를 대표하는 운영위원 50명이 참여하는 전국운영위원회를 국회에서 열어 비례대표 부정 경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자 징계 제소 등 수습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부 경선이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되면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당의 경선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자체 쇄신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주류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와 비주류인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등은 ‘무거운 정치적 책임’만 강조했을 뿐 정파 간 공방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공동대표단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도부 총사퇴나 당대표 경선 불출마 등 향후 수습 방안에서는 입장 차를 드러냈다. 계파 간 정쟁의 도마에 오른 재료는 부정 경선의 절차적 하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비례대표 1, 2, 3번 당선자의 사퇴 여부다. 비례대표 1번은 윤금순 민노당 전 최고위원, 2번은 이석기 전 민중의 소리 이사, 3번은 김재연 전 한국대학생연합 집행위원장이다. 이 가운데 2, 3번은 당권파가 민 당선자이다. 당권파는 이 대표는 물러나되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비당권파는 비례대표 당선자 전원 사퇴로 맞서고 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분명히 쇄신해야 한다.”며 “문제를 봉합하는 수순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권파를 비판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출구 못 찾는 진보당] 조국 “대표·비례당선자 사퇴를”

    [출구 못 찾는 진보당] 조국 “대표·비례당선자 사퇴를”

    통합진보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해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대중과의 소통이 배제된 진보 진영의 선민 의식이 낳은 예고된 결과물이라는 지적부터 추가적인 진상 규명과 비례대표 당선자 전원 사퇴 요구도 제기됐다. 조국(오른쪽)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일 트위터에 “자기 정파의 승리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는 의식과 행태가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정선거 책임자를 중징계해야 한다. 자기 사람 보호에 급급해 검찰 수사에 당의 운명을 맡기는 선택은 하지 말길 바란다.”며 “당 대표도 물러나고 외부 인사를 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 대회를 준비하라.”고 촉구했다. 조 교수는 당 쇄신 의지를 보여 주는 차원에서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과잉 우편향 한국 정치에서 진보 정치를 지키고 싸워 온 사람들의 당으로, ‘사즉생’이 ‘생즉사’”라고 강조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원로로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를 이끌고 있는 백낙청(왼쪽)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통합진보당이 어떻게 사태를 수습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최근 오마이뉴스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기존의 운동권 조직문화의 문제점에 대해 “독재시절의 억압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폐쇄적 조직문화가 그대로 유지된 게 문제”라고 말했다. 진보당에 대한 쇄신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권혜진 교육희망네트워크 교육위원장은 “특정 정파가 당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는 사고가 집착이 되고 진보 정치가 대중에게 평가받는 과정에서 소통이 배제된 게 문제로 본다.”며 “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은 하나의 개별 사건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누적된 세력 간의 확장이 터져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사무처장은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사실이냐 아니냐의 갑론을박을 벌이면 국민이 용납할 수 없다.”며 “뼈를 깎는 쇄신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영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는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부정 경선을 인정했지만 정작 누가 어떤 이유로 저질렀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반드시 추가적인 진상 규명과 그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학자들은 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 모두가 부정 경선이라는 정치적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보당의 19대 비례대표 당선자 1~6번 가운데 당내 경선을 통해 상위 득표자에 오른 두 명은 1·2번에, 청년비례대표 한 명은 3번에 배치됐다. 외부 영입 인사는 비례대표 4·5·6번에 공천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진보당의 비례대표는 정당성을 상실한 만큼 19대 국회에서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총체적인 부정선거인 만큼 비례대표 리스트 모두가 문제가 된다.”며 “1~3번이 사퇴하고 선거법에 따라 후순위가 자동 승계한다고 해도 부정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진보당이 비례 6석을 모두 포기하는 용기를 보여 줘야 한다.”며 “비례대표 문제를 편의적으로 처리해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환·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부정·부실선거 백화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부정·부실선거 백화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사실상 투표함을 열어놓고 치러진 부정·부실 선거의 결정판이었다. 온라인 투표의 경우 동일한 IP에서 무더기 투표가 이뤄졌고 현장 투표에서는 동일 필체의 투표용지가 상당수 발견되는 등 대리 투표로 볼 수 있는 사례가 확인됐다. 또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상의 없이 사무국 당직자가 직접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 업체에 소스코드 수정을 주문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밖에 투표 마감 시한 이후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현장투표가 집계되는 등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부정들이 발견됐다. 사상 초유의 부정선거 사태로 진보 정당의 주요 가치인 도덕성에 먹칠을 한 통합진보당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비례대표 1~3번 당선자 사퇴, 현 지도부 당권 불출마에 분당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조사내용 역시 부정선거의 주체가 누구인지, 누가 개입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어 부실조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부정·부실 선거의 첫 번째 원인은 선거를 감독·관리해야 할 선관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데 있었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선관위가 투표를 진행하고 보고된 결과를 집계하는 역할에 머물러 결과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정·부실 선거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투표 관리자의 직인이 없거나 2~3장씩 붙어 있는 투표 용지가 상당수 발견됐고, 그 결과 현장투표 5455표 가운데 931표가 무효처리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발생했다. 온라인의 ‘투표함’이라고도 할 수 있는 소스코드가 네 차례에 걸쳐 수정된 것이다. 진보당의 투표 시스템을 개발한 한 업체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화면 글씨를 바꿔 달라, 후보자를 색깔로 구분해 달라, 선거 방법을 설명하는 팝업이 닫히지 않게 해 달라, 각 선거대책본부가 투표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화면을 만들어 달라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와서 그렇게 해줬다.”고 말했다. 암호화된 데이터에도 접근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의엽 공동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자들이 자기가 투표한 것을 암호화해 저장하는데 이를 풀었다.”며 “사실상 공개 투표가 돼 버린 것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전날 당 대표단 비공개 간담회에서 “후보자별로 시간대별 득표현황이 있는데, 다른 후보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지만 특정 후보는 소스코드를 연 것과 개표율이 급상승하는 게 일치되는 특이현상이 나타난다.”며 “이것만으로도 의혹은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개의 IP에서 무더기 투표를 한 것을 부정 선거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당권파인 이 정책위의장은 “사업장의 경우 사무실별로 컴퓨터가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같은 컴퓨터로 투표를 할 수도 있다.”고 부정투표 의혹을 반박했다. 추가 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만 해도 침묵했던 민주당은 오후 대변인 논평에서 ‘충격·유감·명백한 잘못’이란 표현을 써가며 진보당을 비난했다. 문성근 대표대행도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 사건을 잘못된 일로 규정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이 연일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자 민주당 내에서는 야권연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당권파 “비례 1~3번 사퇴할 사안 아니다” 반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정·부실 선거가 이뤄졌다는 정황이 2일 드러남에 따라 비례대표 1~3번 당선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 결과의 신뢰성이 무너진 이상 당선자들이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3월 14~18일 치러진 경선에서 27.58%의 득표율로 1위를 한 이석기 ‘민중의 소리’ 전 이사는 ‘경기동부연합’의 실력자로 알려졌으며, 2위인 윤금순(13.35%) 당선자는 옛 민주노동당 출신의 여성농민운동가다. 따로 실시된 청년비례대표 선거를 통해 당선된 3번 김재연씨도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으로 분류된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부정·부실 선거 개입 세력을 밝혀내지 못했으나, 비당권파는 이런 정황을 포함한 각종 의혹을 들어 부정 선거의 배후로 당권파를 지목하고 있다. 김 당선자의 경우 부정 선거 논란 속에 청년비례대표 선거에서 9180표(46.4%)를 얻었는데, 당 일부에서는 “당원들의 성향을 분석했을 때, 절반에 가까운 표가 김 당선자에게 쏠리기는 구도상 어렵다.”는 얘기도 나돈다. 하지만 이런 의혹들이 사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정표의 양이 순위를 뒤바꿀 정도였는지가 진상조사를 통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모든 표를 조사할 수는 없어 (투표함) 200개 중 3분의1을 샘플링해 조사했고, 중복된 IP에서 온라인 투표가 이뤄진 건수도 100개 샘플만 우선 뽑았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원회가 부정 선거의 배후 세력, 온라인 투표에서 부정 행위가 이뤄진 정황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함에 따라 근거 없이 사퇴를 요구할 수 없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당권파들은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이뤄진 네 차례의 소스코드 수정이 부정 선거를 목적으로 진행됐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이상 선거 부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당권파의 한 관계자는 “1~3번 비례대표 당선자의 경우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기 때문에 당원이 뽑은 후보를 낙마시키는 것은 당심에 상처를 내는 일”이라고 당선자들을 거들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국회 선진화법 통과 안팎] 막판까지 여야없는 舌戰

    [국회 선진화법 통과 안팎] 막판까지 여야없는 舌戰

    국회선진화법 찬반 토론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반대토론에 새누리당 김영선·심재철,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이 나섰다. 찬성토론에는 민주당 박상천, 새누리당 황영철·남경필 의원 등이 나왔다. 김영선 의원은 “이 법안은 국회 의사구조를 바꾼다.”면서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의원들이 국가기관으로서의 권한을 스스로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은 “소수파의 발목잡기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식물국회를 만들어 내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강기갑 의원의 반대 관점은 약간 달랐다. 강 의원은 “이 법은 비교섭단체나 소수정당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의사일정을 밀어붙이게 하는 폐해를 낳는다.”면서 “소수당들은 아무런 역할을 할 수가 없는 만큼 반대하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천 의원은 “필리버스터 종결은 5분의3 의결로만 가능한 게 아니라 회기 종료에 의한 것도 있는 만큼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은 “식물국회를 걱정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직권상정으로 냉각기 국회를 맞았고, 식물국회보다 못한 빙하기 국회였다.”면서 ”이 법이 시행되면 적어도 상정 놓고 싸울 일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찬반이 엇갈렸듯 표결도 엇갈렸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찬성을 던졌지만 친박계인 이성헌·윤상현·구상찬·김을동·이경재 의원 등은 반대했다. 친이계에서도 정양석·윤진식·정두언·안형환·권성동·배은희·임동규 의원 등이 반대했다. 새누리당은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유투표’를 결정했었다. 이현정·이재연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통합진보당은 경선 부정 무한책임 져라

    통합진보당의 4·11 국회의원 총선 비례대표 경선이 최악의 부정선거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진보당의 진상조사위원장이 “선거 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서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규정했으니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여러 차례 투표 결과를 알 수 있는 ‘소스 코드’를 열어 수정하는 등 온라인 투표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현장 투표소에서도 투표 마감시간 이후에 등록되지 않은 다수의 표가 집계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부정과 부실이 나타났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진보당 스스로 발표한 내용만 보더라도 이 당이 과연 국회의원을 배출할 자격이 있는 정당인가라는 회의감마저 든다.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독재에 항거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했던 1980년대식 운동권의 논리가 21세기를 넘어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당의 근본적인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지도부는 경선 부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또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들도 정치적, 법적 책임이 있다면 마땅히 져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와 관련된 당 관계자들의 반응은 가관이다. 지도부는 경선 부정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도리어 내부 권력 투쟁만 가열시키고 있다. 특히 당권을 장악한 세력은 진상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당권파를 고립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12월에 창당한 이 당이 분당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동안의 진행 과정으로 볼 때 진보당은 스스로 부정선거의 문제점을 반성하고 개선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진보당 일부에서는 부정 경선 책임을 묻기 위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국민을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킨 진보당의 부정선거 행위에 대해 검찰이 칼을 뽑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대다수의 국민은 크게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지만 진보당의 저급한 부정선거는 정치로 풀어야 할 차원을 이미 넘어섰다.
  • “비례경선 총체적 부정·부실 선거” 결론… 도덕성 치명타 ‘위기의 진보당’

    통합진보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 의혹은 ‘총체적인 부정·부실 선거’로 결론 났다. 온라인 대리 투표 행위가 적발되고 동일 필체로 기표된 무더기 투표지가 확인되는 등 조작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2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 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부정 선거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정상적인 선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가 강행됐다.”, “선거관리위원이 아닌 사무총국 직원의 임의적 판단과 지시에 따라 (투표) 프로그램과 데이터가 수정되면서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선거가 진행됐다.”고 인정했다. 조사 결과 진보당은 비례대표 경선 관리 능력이 없는 온라인 투표 업체와 수의계약을 했고, 투표 프로그램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도 총 네 차례에 걸쳐 무단 열람됐다. 이는 투표 데이터 자체가 임의로 수정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의 신뢰성이 상실된 것으로 지적됐다. 이 밖에 동일 IP에서 집단적으로 이뤄진 투표 일부에서 대리 투표와 비(非)당원 투표 행위도 있었다. 조 위원장은 또 현장 투표에서도 마감 후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유령표’까지 집계되는 등 투표 자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단언했다. 초유의 부정선거 치부가 드러나면서 당은 격동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관악을에서 이정희 공동대표 측의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이어 비례대표 경선 부정까지 확인되면서 진보당은 창당 5개월 만에 최대 위기 국면을 맞았다. 이날 개최될 예정이었던 당선자 워크숍이 취소된 데 이어 이 공동대표 등 주류 당권파와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등 비주류 간의 사퇴 공방, 비례대표 당선 무효 등을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쇄신 수위에 따라 당이 쪼개지거나 최악의 경우 정당 해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진보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앞 순번 당선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진보정당다운 선명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책임론’ 압박하는 유·심… 버티는 이

    대리 투표, 불법 기표, 온라인 투표 시스템 불법 변경 등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선거 의혹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2일 당내 진상조사 결과 밝혀지면서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심 대표는 당권파인 이 대표에게 당권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기 사태 수습을 위해 전원이 당권 선거에 동반 불출마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진보당의 홈페이지에는 탈당하겠다는 당원들의 글과 대표단을 비롯한 진상조사단의 뭉뚱그린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대표단은 3일 대표단 회의를 열고 최종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 대표단은 예상 외로 비례대표 경선 과정의 불법 행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되자 전날 밤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와 자신들의 거취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심지어 이날 오전 예정됐던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도 개최 직전 비공개로 바뀌었다가 급기야 취소되는 소동이 연출됐다. 대표단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에서 당선자 및 당원들이 의혹과 관련된 문제 제기나 비판을 쏟아낼 경우 난처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 대표 측근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읍참마속해야 한다.”며 지도부 전원 사퇴 및 불법 경선 연루자 처벌을 강조했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다음 달 3일로 지도부 선출대회를 잡아 놓은 상태다. 심 대표 측도 “총체적 부실에 대한 근본적인 쇄신이 불가피하다.”며 당권파를 압박했다. 대권을 구상 중인 두 사람은 앞서 서울 관악을 여론조사 불법 사건에 이어 또다시 터진 비례대표 부정 선거에 대해 이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대표는 “조사가 일부 잘못된 것 같다.”며 거취 표명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주간 휴가를 다녀온 이 대표는 지난 1일 트위터에 “스스로 뼈아프게 돌아보며 조금 더 강건해졌다. 죄송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한 측근은 “이 대표가 많이 힘들어했다.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 그러나 (변호사 등) 현업에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계속 정치권에서 적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인 당권파와 비주류인 옛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의 권력 교체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역학구도 속에서 이 대표가 당권 불출마 등의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조직 기반이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만약 대표단이 당권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실무 책임자들만 처벌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할 경우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하고 통합진보당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게 시급하다.”면서 “부정 선거로 정당성을 상실한 비례대표의 당선을 무효화하고 지도부는 전원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신문광고 약속 지켜라” 서울·부산·대전 등 촛불집회

    “신문광고 약속 지켜라” 서울·부산·대전 등 촛불집회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됨에 따라 미국산 소고기의 국내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008년 이후 정확히 4년 만인 2일 다시 열렸다. ‘식품안전과 광우병 위험 감시를 위한 국민행동’(광우병국민행동)과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 소고기 수입중단 및 재협상 촉구 국민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과 단체 관계자 1500여명(경찰 추산, 집회 측 추산 5000여명)은 “2008년 5월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재발할 경우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한 신문광고 약속을 지켜라.”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동영 상임고문,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 등 야당 인사들도 대거 참가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미국산 소고기 검역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정부에 불신을 드러냈다. 김모(32)씨는 “정부가 광우병이 재발하면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광고해 놓고 이제 와서 담당자 실수라고 변명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정부가 약속을 지키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인 두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주부 고모(37)씨는 “정부가 2008년에도 어물쩍 넘어갔는데 이번에도 그럴까봐 집회에 나왔다.”면서 “광우병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일부 언론도 문제가 많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는 부산·대전·광주·울산·창원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집회의 사회를 맡을 예정이었던 김동균 반값등록금넷 조직팀장은 경찰에 연행됐다가 2시간 만에 풀려났다. 광우병국민행동은 3일 청계광장, 4일 여의도 문화광장에 집회 신청을 잇따라 냈다. 배경헌·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북 인권실상 공개·고발 활동 지속돼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달 초 ‘북한인권침해사례집’을 펴내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인권위 출범 11년 만의 일이다. 북한의 처절한 인권상황을 온몸으로 겪은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정부 차원의 첫 북한인권침해 보고서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 이번 사례집은 북한의 반인권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근거자료로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서독이 중앙기록보관소를 설치해 동독의 인권침해 상황을 기록으로 보존하고, 이를 토대로 인권유린 행위자들을 끝내 처벌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로서는 북한의 인권 참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자료로 활용하는 게 급하다. 그만큼 북한의 인권상황은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인권위는 지난해 북한인권침해센터를 개소한 이래 탈북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교화소(교도소) 내 인권침해 실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왔다. 그들의 증언은 하나같이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평남 증산교화소 한 곳에서만 2005년 1월부터 6월까지 반년 새 무려 3721명이 죽어나갔다고 한다. 알몸 여성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인간낚시’가 횡행하는가 하면, 시신이 드러난 매장지를 ‘꽃동산’이라고 부르는 비인간적 행태도 예사라고 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북한의 인권 참상은 아무리 알리고 또 알려도 오히려 부족한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내부에서부터 북한 인권 현실에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미국이 이미 8년 전에 제정한 북한인권법을 북한문제의 제1당사자인 우리는 정작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물론이고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또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북한인권 문제에 침묵한다. 여당 또한 실상을 직시하기보다는 여기저기 눈치보기에 바쁘다. 이번 사례집은 고질화된 북한 인권 불감증을 일깨우는 경종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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