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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대통령, 왜 열린우리당 간판 집착하나

    “(집단탈당으로)당이 껍데기만 남으면 내가 복당해서라도 당을 지키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했다는 말이다. 탈당이 명분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역설적인 언급이란 설명이 붙긴 했지만,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당에 이만큼 애착을 보인 대통령이 있을까. 노 대통령은 왜 이토록 열린우리당에 ‘집착’하는 것일까. ●‘전국 정당´ 우리당은 자식같은 존재 노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은 자신이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자신이 정치사에 무엇을 남길지에 노심초사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창업하다시피 한 열린우리당이 사라지는 것 자체를 ‘정치사 속에서 노무현의 소멸’로 받아들일 만하다는 분석이다. 범여권 관계자는 “지역구도 타파를 정치역정의 제1 명분으로 내세워온 대통령에게 ‘전국(全國)정당’인 열린우리당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라고 했다. ‘호남’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흡인력은 이런 노 대통령을 한층 예민하게 만들 법하다. 범여권은 어차피 호남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리는 순간 호남과 DJ를 기반으로 한 ‘옛 민주당’으로 회귀할 것이 뻔하고, 이것은 결국 ‘노무현 시대의 실종’으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다. 실제 노 대통령은 통합 움직임에 대해 “결국은 ‘도로 민주당’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수차례 표출해 왔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어떤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공간을 위협하는 가장 큰 그늘은 DJ일 수도 있다.”고 했다. ●DJ 중심 ‘도로 민주당´ 회귀 우려 이런 관측은 노 대통령이 ‘민주당 세력’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는 얘기로 발전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영남 출신의 노 대통령은 호남이 주류인 민주당에서 수모에 가까운 소외를 당했고, 이 때문에 동교동계를 비롯한 옛 민주당 주류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2002년 대선에서 후보로 선출된 뒤 후보교체론에 시달린 게 단적인 예”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이강철·김두관씨 등 영남권 측근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당 사수’를 고집한다는 분석도 있다. 호남 중심의 범여권 통합신당이 만들어지면 내년 총선에서 이들 영남권 출마자들은 전멸할 것이란 우려의 발로라는 얘기다. 문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이같은 집착이 ‘도로 민주당으로의 집권보다는 차라리 한나라당 집권 하에서 야당하는 게 더 낫다.’는 논리로 비화된다는 점이다. 목포 출신 천정배 의원은 얼마전 사석에서 “노무현의 원칙을 지킬 수 있다면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 줘도 좋다는 사람을 보면 귀싸대기를 올려 붙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의 ‘열린우리당 사수-해체’ 논쟁은 범여권내 영남 중심론 대 호남 중심론, 노무현 중심론 대 DJ 중심론의 충돌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 /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 /진경호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님.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을 겸허하게 읽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탈당행렬과 정계개편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정치인 노무현이 절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을 기치로 한 열린우리당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매진해 온 정치인 노무현의 가치가 좌절될 위기라고 했습니다. 당을 등진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말하는 통합신당이 무슨 당이냐, 지역당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정당의 가치에 공감합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은 비단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만의 과업이 아닐 것입니다. 이 나라 모든 정당과 국민이 이뤄내야 할 책무입니다. 열린우리당을 떠난 정치인들이 또 다시 지역주의의 망령에 영혼을 맡기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밝힌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과 울분에는 떨칠 수 없는 몇가지 의문이 듭니다. 먼저 정당의 소명입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은 분명 소중히 해야 할 가치입니다만 정당은 이를 넘어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분명한 이념노선과 일관된 정책입니다. 그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이 내세운 좌파적 신자유주의라는, 형용모순의 불분명한 정책 노선의 희생자입니다. 당을 등진 인사들의 이념노선을 따지기에 앞서 지난 3년여 당의 정책노선부터가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의 진보 논쟁에서도 지적됐듯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반부패·탈권위의 민주주의에는 성공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했습니다. 이념에 바탕을 둔 정책정당 중심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는데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복지와 분배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권위주의 정부의 성장주의를 우선시했고, 그 결과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노대통령이 견지해 온 당·정 분리 원칙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라크 파병, 한·미 FTA와 같은 어젠다 앞에서 열린우리당은 줄곧 무기력했고, 한나라당에 대한 대연정 제의는 당을 뿌리부터 흔들었습니다. 김근태·정동영·천정배·이해찬·한명숙·유시민·김두관씨 등 여당의 중진과 유력인사들을 모조리 입각시킨 것도 대통령으로선 당·정 협력이고, 본인들은 국정경험을 쌓는 기회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당으로선 구심력의 상실이었습니다.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대통령 노무현’과 ‘정치인 노무현’의 차이입니다. 먼저 노 대통령은 이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통령의 과도한 정치개입이라는 비판을 비켜가려는 방편이라면 체면을 구길 일입니다. 진정성도 의심 받을 뿐입니다. 대통령과 정치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노 대통령의 현란한 행보에 열린우리당은 그저 주저앉아 있을 뿐입니다. 한 탈당파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노 대통령에게 감금돼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인 노무현’에게 포박돼 있는지 모릅니다. 당을 박차고 나간 창당 동지들도 지역주의를 향해 몸을 던지는 것보다 노무현으로부터의 탈출이 더 다급했다고 봅니다. 정치인 노무현이 여권의 붕괴에 좌절하는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 노무현의 실종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연말 대선 너머로 정치인 노무현은 어떤 정치를 그리고 있습니까. 국민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맡긴 것은 2008년 2월24일 자정까지의 대한민국 국정입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열린우리당 친노 vs 비노 ‘갈등의 핵’은

    열린우리당 친노 vs 비노 ‘갈등의 핵’은

    열린우리당 친노그룹과 비노그룹의 동상이몽이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갈등의 핵은 대선을 관통하는 최대의 가치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비노그룹은 열린우리당이 정치세력으로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범여권의 모든 세력을 규합, 대선 후보를 세워 한나라당과 양자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친노그룹은 현재 통합 논의를 ‘구태의 부활’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그럴 바엔 차라리 열린우리당 창당정신을 살려 깨끗한 정치를 복원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최근 회동한 유인태 의원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화가 두 진영의 이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시민 6월14일까지 통합의 실체가 없으면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 -유인태 제3지대에 판을 만들어서 당 안팎의 주자를 한자리에 모아야지. ▶유시민 바깥만 쳐다보는 우리가 답답하다. 안 되면 우리당이라도 수습해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 -유인태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친노그룹은 현 지도부 활동이 종료되는 6월14일 이후부터 중앙위원 선거를 실시해 지도체제를 재정립한 뒤 7월 중 참여정부 국정포럼 등 외곽조직과 함께 당을 리모델링하고 독자후보를 선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 분화의 촉매제는 이달 말로 관측되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의 탈당보다 유 장관의 당 복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세균 당 의장과 중간지대를 형성하는 의원들, 이른바 ‘비노·반유시민’세력들이 탈당하는 경우다. 전 참정연 대표였던 김형주 의원은 “다음달 말부터 김두관·김혁규·신기남·유시민·이해찬·한명숙 의원 등이 우리당 내 자체 경선을 벌여 9월 말까지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10월까지 분화된 상태로 가다가 대선이 임박하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연대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월말 열린우리당 내에서 유 장관에 대한 제명 논란이 일었을 때 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져 주목됐다.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7일 “노 대통령은 정세균 의장과의 통화에서 ‘유 장관을 출당 조치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식의 강한 어조로 제동을 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면 비노그룹은 제3지대 통합신당 건설에 방점을 찍었다. 의견그룹별로 차이는 있다.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처음처럼’ 등 초선의원들은 ‘선 통합·후 당 해체’를 주장한다.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일부 수도권·호남·충청지역 의원들은 ‘선 당 해체·후 통합’에 가깝다. 우선 우리당과 민주당, 탈당파, 시민사회세력이 제3지대에서 세력화를 선언하고 주요 대선주자가 동참선언을 하면 자연스럽게 후보자 연석회의가 이루어진다는 구상이다. 시민사회세력이 국민경선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오픈프라이머리를 위한 규칙을 세우면 6월 말쯤 창당 절차를 밟는다는 복안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닻올린 제3당, 범여통합 큰그릇 되나

    열린우리당 탈당 그룹인 통합신당모임이 주도하는 ‘중도개혁통합신당’이 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당 대표로 합의 추대된 김한길 의원은 “이번 창당은 벽을 쌓는 게 아니라 정치권 안팎의 중도개혁 세력을 하나로 담아내는 대통합의 큰 그릇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교섭단체인 통합신당모임에 등록된 25명 가운데 6명의 의원이 독자신당 창당에 반대, 통합신당의 교섭단체 구성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우리당 유필우 의원이 탈당해 합류,‘턱걸이’로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통합신당은 범여권 내에서 ‘모 아니면 도’식의 지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20석을 확보한 원내 제3당으로서 범여권 통합논의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당장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신당 협상 재개를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다른 세력과의 통합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잠재적인 대선후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통합신당은 자칫 ‘범여권 오리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권 삼각 분열

    “열린우리당은 우리가 지킨다.”(친노) vs “청와대가 정체성 상실의 원인 제공자다.”(비노) vs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에 나서야 한다.”(통합신당모임) 범여권의 분화가 세 갈래로 가속화하고 있다. 친노·비노간 격돌에 통합신당모임까지 제목소리를 내는 양상이다. 친노 진영은 우선 자체적으로 ‘인물’을 띄워 독자세력화를 꾀하겠다는 계산 하에 동선을 넓히고 있다. 당의 몸집이 작아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당 해체를 주장하는 비노 진영과 ‘호적 정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김태년 의원은 6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 해산(주장)은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 결과적으로는 훼방을 놓는 것이다. 지도자들이 그 정도의 판단 능력은 있어야 한다.”며 탈당과 당 해체를 도모하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유시민 보건복지장관이 최근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의원에게 “우리(친노)는 당을 지킬 테니 떠날 분들은 떠나라. 비례대표 의원들도 편안하게 보내 드리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비노 진영의 최대 지분을 안고 있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은 나란히 당해체를 주장하며,‘결행’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미 탈당한 천정배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진영을 겨냥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천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3년 동안 열린우리당은 정체성을 지켜내지 못해 개혁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이는 대부분 청와대가 주도했다.”면서 “최근 대통령이 가치와 노선을 강조했는데 대통령이 생각하는 가치와 노선이 무엇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청와대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또 친노진영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사수라는 게 당이라는 형식적 틀이 아니라 무슨 가치, 무슨 원칙을 사수하자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같은 대립구도에 7일 독자적으로 신당을 창당하려는 ‘중도개혁통합신당’ 모임까지 더해져 범여권은 뚜렷한 ‘삼각분할 구도’를 이루고 있다. 현재 25명이 교섭단체에 등록돼 있지만 독자 신당에 반대하는 이강래 노웅래 우윤근 이종걸 전병헌 제종길 의원 등 6명은 신당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통합신당모임 소속 나머지 의원들은 창당 전날까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막판 영입 작업을 벌였다. 당 대표에는 3선의 김한길 의원을 단독으로 합의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은 일단 ‘제3지대론’이나 ‘후보자 연석회의’는 향후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고 판단, 우선적으로 민주당과의 합당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의 독자세력화 움직임은 대선 막판에 반(反)한나라당 진영의 모든 세력이 후보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여권 관계자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합의 이혼한 뒤 큰 바다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노대통령·정동영 지난달 이미 정치적 결별

    노대통령·정동영 지난달 이미 정치적 결별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회동을 갖고 “열린우리당이 깨지면 나는 다시 열린우리당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열린우리당의 진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사실상 정치적으로 결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대통령 黨사수 요청에 鄭 신당 의지 안굽혀 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정 전 의장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정 전 의장이 통합신당 추진 의사를 밝히자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당을 고수해야 한다.”며 당 사수 의지와 복당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여권의 고위 관계자가 6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의장은 “2·14 전당대회의 합의정신이 통합신당을 하겠다는 것이며, 그 정신에 따라 기득권을 버리겠다.”며 열린우리당을 고수하기보다 새로운 신당을 중심으로 통합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은 정 전 의장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노 대통령의 복당 가능성을 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또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열린우리당의 대규모 탈당사태가 현실화하고, 친노 진영과 비노 진영의 대립이 격화되는 등 범여권의 분화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노대통령 탈당파 공격하자 鄭 마이웨이 ‘응수´ 노 대통령이 이날 회동 직후인 지난 2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여전히 통합노래를 부르며 저울질한다.”며 정 전 의장을 비롯한 탈당파를 정면 공격하고, 정 전 의장은 5월 중 중대결심설을 거론하며 탈당 의사를 강력히 시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날 회동이 노 대통령과 정 전 의장이 정치적으로 결별하고 각자 제 갈길로 간다는 사실을 확인한 자리였던 셈이다. 친노파와 비노파의 대립이 격화된 시점도 노 대통령이 정 전 의장을 만난 직후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김승연회장 보복폭행 혐의 수사] 외압설·봐주기 추궁에 李청장 ‘진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4일 이택순 경찰청장으로부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폭행사건 관련 현안보고’를 받고 늑장 수사와 봐주기, 외압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 청장은 이번 사건 수사를 처음 첩보를 입수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아닌 남대문경찰서로 이관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김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한 가운데 피의자들의 진술이 경찰 조사결과 속속 거짓으로 드러났다.●국회에서 진땀 뺀 경찰청장 권경석·김재원(한나라당) 의원과 신명(열린우리당) 의원은 “사건의 성격이나 첩보 입수 등을 감안하면 광역수사대가 수사할 사안인데 왜 남대문서로 이첩했느냐. 조직적인 봐주기 아니냐.”고 따졌다. 이 청장은 이에 대해 “사건 발생지(북창동 S클럽)가 남대문서 관할이고 한화 본사 역시 남대문서 관할 구역에 있기 때문에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수사 효율상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광역수사대에서 직접 수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사건 종결후 경찰청 감찰을 통해 서울경찰청 수사 라인에 대한 책임 추궁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배(한나라당) 의원과 노현송(통합신당추진모임) 의원은 “청장이 정말 언론보도 이후 사건을 알게 됐느냐.”며 일부에서 제기된 보고 누락 의혹을 캐물었다.이 청장은 “미국 출장 중 언론에 보도되면서 진상보고를 받았다. 이 정도 첩보라면 보고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중요 사건이 상부에 보고되지 않고 구두보고로 끝난 뒤 서울청 형사과장에 의해 남대문서로 하달된 것에 대해 사건 수사가 끝나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화그룹 고문을 맡고 있는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경북사대부고 후배인 장희곤 남대문서장에게 전화를 건 것과 관련, 외압 의혹도 집요하게 거론됐다. 이 청장은 “최 전 청장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의원은 또 ‘용산고 동기인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과 친한 사이 아니냐. 만난 적이 있느냐.’며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청장은 “그냥 동창이다. 사건 발생 이후 본건과 관련해 유 고문을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이 “본건과 관련없이는 만난 적 있다는 얘기냐.”고 거듭 따지자, 이 청장은 “없다.”고 말했다.●속속 드러나는 거짓 진술 1차 보복 폭행 사건이 벌어진 지난 3월8일 밤 한화그룹 관계자가 경기 성남시 상적동 청계산 기슭 일대에서 휴대전화를 건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일부 확인됐다. 청계산의 보복 폭행은 납치 및 감금이 이뤄졌던 장소로 이 곳의 폭행에 가담했을 경우 가장 높은 수위의 처벌을 받게 된다. 그동안 김 회장 부자는 물론 한화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청계산에 간 적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가 없는 김 회장이 직접 청계산에 갔는 지를 입증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경호원 등을 시켜 폭행을 사주했다는 혐의는 면하기 힘들 전망이다. 또 김 회장이 경찰에서 한 진술에 대한 신뢰성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협력업체인 D토건 사장 김모(49)씨가 청계산을 포함한 3곳의 보복 폭행 현장에 모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결사’까지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D토건은 한화그룹이 발주하는 대형 공사 등에 참여한 순수 토목업체로 확인됐다. 언론 보도 이후 김 사장은 가족과 함께 잠적한 상태이지만 경찰은 남대문서 강력2팀을 투입, 신병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 내역 등 김 사장의 사건 당일 행적을 파악한 상태여서 신병만 확보하면 진술을 받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김 사장의 진술에 따라 피해자와 일부 목격자들이 “현장에 조직폭력배도 동원됐다.”고 주장한 내용의 진위 여부도 확인될 수 있다. ‘김 회장이 S클럽에서 권총으로 조모 사장을 위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 회장이 11정의 총기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사격용 권총을 소지하기 위해 사격연맹으로부터 사격선수 추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현(한나라당)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사격경기용 권총 2정, 엽총 8정, 공기총 1정 등 총 11정의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령에 의하면 사격연맹의 추천을 받은 사격선수는 경찰청으로부터 총기 소지 허가를 받을 수 있고 보유 수량에 대한 제한이 없다.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가회동이 거주지인 김 회장은 관할서인 종로서에 8대의 총기를 영치하고 있다. 종로서에는 김 회장의 엽총 7정, 공기총 1정이 보관돼 있다. 이 가운데 5.5㎜ 구경의 공기총은 종로서가 총기의 주요부품만을 영치하고 있다. 나머지 엽총 한정과 권총 2정은 태릉사격장에 반출돼 보관되어 있다고 종로서는 밝혔다.임일영·김지훈기자 argus@seoul.co.kr
  • 친노·비노 그룹 ‘루비콘江’ 건너나

    열린우리당내 친노(親盧)그룹과 비노(非盧)그룹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실상 당이 둘로 쪼개지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4일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의 탈당 움직임을 강하게 성토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당이 어려울 때 자기 정치에 골몰하는 작은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비난했다. 반면 비노그룹인 정장선 의원은 “노 대통령과 친노그룹이 열린우리당을 지키고 가겠다는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천정배 의원을 만나 향후 진로를 숙의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도 연대 의사를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 민주당 김효석·이낙연 의원, 민생모임 이종걸·정성호 의원 등 5명은 이날 회동을 갖고 대통합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親盧 “왜 굳이 신당을 만들려고 하느냐. 각당이 후보를 낸 뒤 단일화해서 선거연합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월22일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에서 이렇게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4일 뒤늦게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질서있는 통합신당’을 용인했으면서도, 마음 속엔 열린우리당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여전한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두달여가 흐른 지난 2일 노 대통령은 청와대브리핑 기고를 통해 열린우리당 사수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노 대통령이 ‘본능에 충실’하기로 작정한 것은, 최근 몇가지 상황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인 듯하다.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고,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여전히 부상하지 않고 있으며,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말한다.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비롯한 당 해체파가 반발하는 것도 이런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친노파인 김형주 의원은 이날 “6월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복귀하면 체제정비를 통해 우리당의 대선후보를 띄우면 된다.”고 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 등이 정·김 전 의장 등을 겨냥해 “차라리 당을 떠나라.”고 담대하게 나오는 것은, 친노그룹이 이미 ‘계산’을 끝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어떤 모양으로든 ‘결별’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非盧 열린우리당 김근태·정동영 두 전직 당의장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탈당 시사발언을 한 가운데 실제 탈당 가능성과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전 의장측은 ‘탈당 카드’를 단순히 만지작거리는 수준 이상이다. 시기는 이달 말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출판기념일인 오는 22일 전후의 탈당설도 나돈다. 하지만 탈당 명분으로 삼을 만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5월 말 이전의 ‘전격 탈당’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 전 의장은 ‘국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준비위’ 구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한 핵심측근은 “함께 국민경선준비위를 통한 가설정당 창당에 동의하면 함께 (탈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탈당이 파괴력을 가지려면 최소 30명의 의원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현재 채수찬·정청래·이용희 의원 정도가 정 전 의장의 탈당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의장측은 이인영 의원에 1∼2명이 추가되는 정도다. 물론 양대 계파에다 ‘앉아서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더해지면 30명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 탈당을 결행하려면 계파나 명분보다는 탈당 이후의 구체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두 전직 의장 모두 현재 뚜렷한 복안이 없는 가운데 앞서 탈당한 의원들의 사례에 비춰 ‘늦봄에도 얼어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앞서면 의원들은 주춤할 수 있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권 ‘정면충돌’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해체파 사이에 정면충돌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주자들의 처신과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 추진 움직임을 싸잡아 비판한 데 대해 3일 참여정부의 장관을 역임한 열린우리당 대선주자들과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들이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친노 인사들이 발끈하고 나서는 등 ‘당 해체론’과 ‘당 사수론’이 재격돌하는 형국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노 대통령이 당 해체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데 대해 “지금은 민주정치 시대인데, 옛날 상왕(上王)처럼 모든 민감한 정치문제를 코멘트하는 것은 일을 꼬이게 할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 노 대통령을 향해 “가능하면 정치문제는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에게 맡겨줬으면 좋겠다. 이미 많이 하시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5월 말까지 대통합을 위한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 당적 문제는 그때 가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해, 조건부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청와대 정무1비서관을 역임한 문학진 의원도 당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영화 람보 주인공처럼 기관총을 어깨에 메고 전방위로 기관총을 난사하는 모습을 즉각적으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의장도 “현직 대통령은 대선이 있는 해에 불개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이달 중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장영달 원내대표는 “당을 모함함으로써 살길을 찾을 수밖에 없는 모순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면 당을 떠나는 게 맞다.”며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 등을 우회 비판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도 “한때 당 의장을 지낸 분이 당의 해체를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기부정”이라며 “해체를 주장할 게 아니라 조용히 혼자서 당을 떠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반면 청와대와 해체파의 갈등과는 달리 열린우리당 김부겸·임종석, 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신당모임 최용규 의원 등 2인, 민생모임 이종걸·정성호 의원 등 범여권 4개 정파 소속 의원 8명이 4일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통합 절충작업에 나선다. 또 열린우리당 주요 당직자 40여명은 이날밤 영등포 당사에서 워크숍을 갖고 기존의 후보 중심의 통합 대신 제3지대의 통합을 추진키로 결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농산물 세이프가드 과다 상향조정”

    2일 열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농어업 부문 협상 결과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농산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지나치게 상향 조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쇠고기 세이프가드 발동 조건은 수입 쇠고기 소비량이 연 35만t을 넘어서는 것으로 지나치게 상향조정돼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도 “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되기 전인 지난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은 검역 기준으로 19만 9000t, 통관 기준으로 22만 4000t이었다.”면서 “기준물량이 매년 6000t씩 점점 늘어나게 되면 세이프가드 발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는 FTA 발표 첫해 수입물량이 27만t이 넘어야 발동된다. 이후 연 6000t씩 늘어나 15년차에는 35만 4000t을 넘어야 발동된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높았다. 강기갑 의원은 농림부가 지난달 9일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보낸 정부 대외비 문서를 공개,“문서의 내용은 사실상 미국의 광우병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내용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와 통화를 안 했어도 깨지지 않을 협상이었는데 전화해서 풀렸고 바로 쇠고기 문제 때문이었다.”면서 “OIE에서 미국이 2급 받아 (국내에 수입되고) 나중에 광우병 문제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정부가 한·미 FTA에 따른 농가의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통합신당모임의 서재관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피해 업계 분석이 차이가 난다.”면서 “특히 돼지고기의 경우 정부 추정과 현장 분석은 5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대외 홍보 내용과 실제 내부 방침이 달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민중심당 김낙성 의원은 “정부 입장은 현행 관세를 유지하는 주요 민감 품목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해놓고 농림부는 보도자료를 ‘최대화’한다고 밝혔다.”면서 “국민을 기만했을 뿐만 아니라 최소화 기준을 두고 협상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이에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협상 단계에서 이중적인 면은 존재한다.”면서도 최소화 기준을 두고 협상한 것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다.”고 수긍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범여권 후보중심 통합론 그만 접어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이 혼란을 겪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 때보다 충격파가 크다고 한다. 범여권에서 논의되던 ‘후보중심 신당론’이니,‘대선후보 연석회의’니 하는 통합 구상들이 정 전 총장을 축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후보 중심의 정당 통합을 주장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당혹감이 더 큰 모양이다. 정 전 총장 공백으로 그간의 통합 논의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이 사라지자 열린우리당은 곧바로 대체재(代替財) 찾기에 나설 태세다. 손학규·문국현·강금실씨 등을 거론하며 그 주변을 기웃댄다. 김근태·정동영씨가 먼저 탈당해 이른바 제3지대의 몸피를 불린 뒤 대통합을 추진하자는 등의 별별 정치공학적 도상훈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기득권을 놓지 않는 현실 앞에서 정 전 총장이 좌절했듯, 제3후보를 ‘불쏘시개’로 삼으려 드는 한 후보중심 통합론은 언제든 물거품이 될 뿐이다. 이제라도 범여권은 정치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구세주’를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신당으로 분장하는 것은 공당임을 포기한 반민주적 행태일 뿐이다. 정당정치 파괴 행위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 대선 이후 즉시 소멸할 일회용 정당에다 국민이 신뢰를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어제 후보중심 통합 논의를 접고 독자적 세력 확대에 나섰다. 통합신당모임도 7일 창당대회를 통해 별도의 정치세력으로 출발한다. 열린우리당도 창당 초심을 되찾고 당을 정비하는 작업에 나서기 바란다. 힘 센 후보를 찾을 게 아니라 어떤 정치를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범여권의 제 정파가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국민 지지를 되찾는 길이다. 정책정당으로 바로 선 뒤 통합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
  • ‘鄭’ 빠지자 범여 통합작업 ‘와르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불출마 파문으로 범여권의 통합 작업이 벽에 부딪혔다. 특히 정 전 총장을 최후의 보루로 삼았던 열린우리당의 분위기는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유력 후보를 영입해 당내 주자들과의 ‘파괴력 있는 조합’으로 기사회생하려던 꿈이 무산되면서 신당 창당의 주체를 누가 맡아야 할지 확신마저 잃었다.1일 한 의원은 “속이 숯검댕이가 됐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정운찬 사태에 대한 열린우리당 인사들의 장탄식 이면에는 범여권 통합구상의 허상이 이미 드리워져 있었다. 열린우리당의 구상은 ‘후보중심의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요약된다. 최근 정세균 의장은 제 정당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여기엔 유력한 대선후보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후보의 선언이 뒤따라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패착이 내재된 설계도였던 셈이다. 게다가 정 전 총장은 장외 인물이다. 정치권의 현상황은 독자세력화는 고사하고 세력연합도 어려운 지경이다. 통합신당모임만 해도 독자 창당을 둘러싼 내분으로 시끄럽다. 비정치인 대선후보에게 결단을 요구할 만큼 정치권은 무르익지 못했다. 정 전 총장은 도중하차 원인으로 ‘지분 정치’라는 표현을 썼다. 정 전 총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떴을 때’ 당내 의원들은 선호 후보 아래 모인다는 암묵적 합의를 하고도 움직이지 않았다.2008년 총선 때문이다. 한 의원은 “모였다가 본선에서 낙마하면 어찌하나.”는 식의 ‘딴 생각’을 털어놓았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정 전 총장의 역할을 ‘범여권 횡적 연대의 접착제’로 명명했다. 정치 신인이야말로 기존 정치세력이 (당선시킨 뒤)권력 분점을 요구할 수 있는 안성맞춤이란 소리다. 정 전 총장도 이를 우려, 독자적 세력화를 고집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1일 “지금 대선을 치를 정도로 독자세력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은 아무도 없다.”며 후보 중심 신당의 허상을 꼬집었다. 강금실 전 장관도 지난달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후보의 결단 못지않게 정당의 준비된 힘도 보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범여권의 현실이 독자후보를 내지 못해 통합후보를 지향할 수밖에 없고, 대선후보라면 분열된 정치권을 통합할 정도의 결기가 있어야 한다는 정반대의 주장도 들려온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범여권이 세력통합이라는 결과물은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그렇지 않다면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장외 우량주들에게 꽃가마는 고사하고 영원한 ‘무덤’이 될지 모를 일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심대평 대표, JP와 회동 신국환 공동대표는 탈당

    4·25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충청의 기대주’로 부상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 ‘충청 역할론’의 원조인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가 30일 만났다. 김 전 총재는 당선 축하를 겸해 여의도의 한 한정식 집에서 열린 오찬에서 심 대표에게 “당 소속 의원들이 똘똘 뭉쳐 당을 잘 좀 개척해 나가 달라.”“중심을 잡으면 반드시 활로가 열리게 돼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국민중심당이 충청권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민중심당의 또 다른 공동대표였던 신국환 의원은 이날 탈당했다. 신 의원은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도개혁통합신당(가칭) 경북도당 창당대회에서 경북도당 위원장으로 선출되기에 앞서 ‘이중 당적’ 시비를 피하기 위해 탈당계를 제출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 통합주도권 경쟁 가열

    여당 부재 속에서 한나라당 참패로 귀결된 4·25 재·보선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범여권 제 정파가 제각기 자신들 중심의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번 선거에서 군소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이 각각 국회의원 1석을 추가해 지역적 기반을 강화하며 위상이 올라간 점이 오히려 각자의 울타리를 강화시키면서 단기적으로는 통합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이 변변한 후보조차 못내고 연패한 상황보다 한나라당 참패에 시선이 쏠리는 점도 범여권 통합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인 것 같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26일 “기득권을 버리고 대통합을 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재·보선이 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 해체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대통합신당 성공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모든 것이 정리된다는 게 나의 일관된 입장이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도 “과거의 재·보선은 열린우리당과 비교해서 (한나라당이)선택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민주당의 승리이자 중도개혁의 승리”라며 ‘민주당 중심의 통합’을 강조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공동대표도 “범여권 통합이라는 논리는 정치적 책임은 외면한 채 새로운 정치적 이익을 탐하는 이합집산이라고 국민은 생각한다.”고 거리를 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재보선 당선자 인터뷰] 심대평 “국민이 원하는 새정치 실험”

    대전서을 심대평(국민중심당 대표) 당선자는 “강인한 충청정신으로 나라를 살리는 데 앞장서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심 당선자는 이어 “한국의 정치중심에 대전·충청인을 우뚝 세우는 일을 소명감을 갖고 실천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승리의 요인에 대해 “한나라당이 재보궐선거 불패신화만 믿고 대전을 쉽게 접수할 수 있다는 오만과 반성할 줄 모르는 부패의 반복으로 패배를 자초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 구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출마와 통합신당 참여여부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다. 얘기할 시점이 아니지만 (대선출마는)국민과 충청인이 원하면 못할 게 없다.”고 밝힌 뒤 “통합신당 참여여부는 말할 시기가 이르다.”고 즉답을 피했다. 특히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의 연대 여부에 대해 “정 전 총장은 아끼고 사랑하는 고향과 대학후배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은 아직은 정치인이 아니다.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새로운 정치실험에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심 당선자는 1941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행시 4회에 합격, 국무총리실 기획조정실, 청와대 비서실, 관선 충남지사를 거쳐 민선이후 3연속 충남도지사를 지냈다.2005년 국민중심당을 창당, 현재 당 대표로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무소속 돌풍… 한나라 참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민주당 김홍업 후보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각각 전남 무안·신안과 대전 서을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25일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3곳에서 경기 화성의 고희선 후보만 승리, 지난 2004년 이후 지속된 ‘재·보선 불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국회의원 1곳 등 14곳에 후보를 낸 열린우리당은 전북 정읍시 기초의원 1곳을 제외하고는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오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지도부 책임론과 열린우리당의 추가 탈당 움직임 등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당초 기대에 비해 참패한 한나라당 임명직 당직자들은 이날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김홍업씨는 부친과 친형인 홍일씨에 이어 금배지를 달게 돼 새로운 기록을 쌓게 됐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자정 현재 대전 서을에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3만 9858표(60.1%)를 얻어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를 1만 5285표차로 앞서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경기 화성에서는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가 2만 6408표(57.0%)를 얻어 열린우리당 박봉현 후보를 1만 2107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전남 무안·신안(개표율 88.8%)에서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2만 1227표(49.4%)를 얻어 1만 3987표(32.5%)를 얻은 무소속 이재현 후보를 7240표차로 앞섰다. 이로써 이번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이 1석, 민주당 1석, 국민중심당이 1석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원내 의석분포는 한나라당 128석, 열린우리당 108석, 통합신당모임 24석, 민주당 12석, 민주노동당 9석, 국중당 6석, 무소속 12석으로 재편됐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재·보선 선거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기초단체장 지역 6곳 가운데 서울 양천과 경기 양평, 가평, 동두천, 경북 봉화 등 5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됐고, 충남 서산에서만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다.9곳에서 치러진 광역의원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이 3곳, 무소속이 6곳을 차지해 무소속 약진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편 이날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재·보선 투표율은 27.7%로 지난해 10·25 재·보선(32.2%)에 비해 6.5%포인트 낮았고 이는 2000년 이래 실시된 14차례의 재·보선 투표율 가운데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국회의원 보선 3곳의 투표율은 30.1%로 잠정 집계됐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4·25 재보선] 군소정당 약진…범여권통합 난항

    [4·25 재보선] 군소정당 약진…범여권통합 난항

    17대 대선을 8개월가량 앞두고 치러진 25일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일변도의 지지 추세를 상당부분 철회했다. 그리고 단독으로는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군소정당(민주당, 국민중심당)과 무소속에 그 표를 나눠줬다. 이것은 유권자들이 판단을 극도로 혼란스러워하는 상태, 즉 ‘아노미’로 빠져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직접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재·보선 공천 관련 추문 등이 표심 교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도의 상승세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 피로감’이 반노(反盧) 정서의 약화를 불러오면서 과거 재·보선과는 다른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온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이 휘청거린 것은 그만큼 지지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할 만하다. 막상 대선에 임하는 유권자들의 심리는 ‘과거에 대한 심판’보다는 ‘미래에 대한 선택’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서는 ‘자세변화´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닌, 자력으로 쌓은 점수만이 대권가도를 탄탄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범여권이 편안해 보이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은 또다시 전패(全敗)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과 한나라당의 돈공천 파문이란 유리한 국면도 열린우리당 회생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을 이탈한 표심이 무소속이나 군소정당으로 향한 것은, 거대정당인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수모에 가깝다. 열린우리당이란 간판으로는 대선에서 도저히 가망이 없다는 ‘사망 확인서’를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신당 창당은 돌이킬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의장 ‘기획’하에 신당 창당 흐름이 빨라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하지만 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이 제대로 탄력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구도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충청에 근거한 국민중심당이 성과를 거둔 것은 오히려 통합을 더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통합 협상과정에서 이들이 ‘과도한’ 지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의 협상이 깨진 것이 전례로 해석될 만하다.“동교동계가 김홍업씨 선거운동에 ‘올인’한 것은 민주당 복원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갖고 있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정치권 일각의 소문이 맞다면 통합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나아가 DJ가 호남에서의 ‘변함없는 지지’를 기반으로 대선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전·현직 대통령이 충돌하는 아주 복잡한 역학구도가 전개될 수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신당 신드롬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신당 신드롬

    통일국민당, 국민신당, 국민통합21. 대통령선거를 겨냥해 만들어졌다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정당들이다. 이 가운데 통일국민당만 대선에 앞선 국회의원 총선에 참여하는 등 1년 이상 정당 틀을 유지했으나, 나머지 둘은 1년도 채 지탱하지 못한 급조 정당이었다. 더욱이 통일국민당은 ‘정주영당’, 국민신당은 ‘이인제당’, 국민통합21은 ‘정몽준당’이라 불릴 정도로 대통령 후보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의 사설 정당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나마도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는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져 출마도 하지 못했다. 이렇듯 대선 때만 되면 정당들이 많이 생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최근 범여권의 움직임이 그렇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에 맞서 싸우려는 범여권의 후보군들이 독자 세력화에 올인하고 있다. 나중의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둔 각개 약진이다. 신당 창당 붐은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이 먼저 지폈다. 이들은 민주당과의 통합이 결렬되자마자 곧바로 독자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다음달 6일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국고보조금이나 챙기겠다는 얄팍한 술수라는 비판론이 거세지만, 이들의 창당 스케줄은 일단 ‘예정대로’ 갈 전망이다. 하지만 자체적인 대선후보가 없는 신당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한 일.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협상 추이에 따라 또다시 소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대선 출마 결심을 거의 굳힌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도 독자 창당의 길을 걷고 있다. 손 전 지사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 실험에 걸맞게 중도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정치결사체 ‘선진평화연대’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치결사체는 잘 알다시피 창당의 바로 직전 단계다. 정 전 총장측은 ‘남의 문전에 기웃거리며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정 전 총장의 발언 이후 신당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2일 새로운 정책정당 추진을 위한 대전·충남본부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에 유사한 조직의 본부를 구성한 뒤 6월초쯤 창당할 계획이라 한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 계열인 민주평화연대와 천정배 의원 주축의 민생정치모임도 별도의 신당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친노 직계의 ‘참여정부 국정평가포럼’도 열린우리당의 분화과정이 변수이긴 하지만, 신당 창당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한나라당의 강세 현상이 약해지면 이런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정당은 모름지기 국가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만 그 존재가치가 있다. 물론 이념좌표 설정과 함께 남북관계와 경제, 교육, 공공부문 개혁 등에 대한 실천력을 겸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요자(국민) 중심의 정치다. 하지만 우리 정치사에서 이런 정당은 눈 씻고 봐도 아직 없다. 급조 정당, 포말 정당이 많은 탓이다. 요즘의 ‘신당 신드롬’을 보면 너무 안이하게 신당 창당을 생각하고 있지 않나 걱정이 앞선다. 대선만을 의식해 정당이나 만들려고 해서는 얼마 못가 국민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거들떠도 안 보는데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해서야 되겠는가. 포말 정당을 지켜 보는 것도 이제는 지쳤다. jthan@seoul.co.kr
  • [재보선 후폭풍 어디로 어떻게] 범여권-신당 추진 변수로

    4·25 재·보선 결과는 ‘통합신당’ 논란으로 시끄러운 범여권의 역학관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파장의 강도가 얼마나 될지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구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1곳(경기 화성)과 광역의원 2곳, 기초의원 11곳 등 14개 선거구에만 후보를 냈다. 당 지도부는 ‘사실상의 연합공천’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이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만일 전패에 가까운 결과가 나온다면 신당 추진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고, 그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의장 주도의 ‘기획탈당’이 현실화되면서 당이 사실상의 해체 수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관심은 당 지도부의 기획에 의한 ‘질서 있는 탈당’이 아닌,‘통제불능의 탈당’ 사태가 일어날지 여부다. 당 안팎에서는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이 4·25 재·보선 직후 탈당을 결행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상당수 의원들이 민주당이나 통합신당모임(열린우리당 탈당그룹) 등으로 합류할 것이란 소문이 나도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황상 통제불능의 탈당사태가 빚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이미 탈당해 있는 통합신당모임의 처지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여론의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민주당과의 통합 움직임마저 지지부진한 점은 탈당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설령 선거에서 진다 하더라도, 지금 진행하고 있는 신당 추진 작업에서 크게 벗어나는 소용돌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지더라도 한나라당과 근소한 격차로 선전한다면 고무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의 사정과는 별개로, 민주당이 전남 무안·신안에서, 그리고 국민중심당이 대전 서을에서 승리한다면, 통합 움직임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지역기반을 확인한 두 군소정당이 목소리를 키우면서 지분 확보에 대한 의욕을 더욱 강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열린우리당이 경기 화성 등에서 극적으로 승리한다면,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자신들 중심의 통합 논의를 가져가려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역시 통합 논의가 더뎌질 수 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 안에서 신당 추진을 강하게 원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이번 선거에 대한 ‘기대’가 다르게 감지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운찬 지원모임’ 출범

    범여권의 끊임없는 ‘러브콜’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독자신당 쪽으로 기울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세(勢)가 일부 모습을 드러냈다.‘정책정당’을 추구하는 신당창당 준비모임 형태로 출발한 정 전 총장의 지지모임이 22일 대전에서 첫 행사를 가졌다(서울신문 4월20일자 보도).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한 호텔에서 ‘새로운 정책정당 추진을 위한 대전·충남 결의대회(이하 새정추)’가 열렸다. 모임에는 충청지역 인사 40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무소속 권선택 의원,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 통합신당모임 박상돈 의원 등 이 지역 국회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전 총장이 범여권 ‘영입 0순위’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날 지지 행사는 규모나 열기면에서 밋밋하고 조촐했다.‘정운찬’을 외치는 구호도 없었고 정 전 총장을 지지하는 모임임을 공개적으로 표방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행사 내내 정 전 총장을 염두에 둔,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강연을 맡은 이창복 전 국회의원은 “낡은 리더십을 대체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이 요구된다.”고 말했고, 박상돈 의원은 “정권 창출 때마다 충청도는 부차적·피동적 역할을 했지만 이번에는 주체적인 역할을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양승조 의원은 “범여권 후보 정운찬 총장님, 문국현 회장님 이런 분들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실명을 거론, 정 전 총장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날 채택한 결의문 곳곳에서도 정 전 총장 지지 모임임이 드러났다. 모임은 정 전 총장이 최근 특강을 통해 주장해온 ‘강중국(强中國)으로 도약’을 강조했다.또 정 전 총장이 “연말 대선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말한 것도 결의문에 인용됐다. 이날 모임은 일단 정 전 총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새정추 관계자는 “정 전 총장님을 위한 모임이 맞다.”면서도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전국 16개 시·도에 비슷한 조직을 꾸려놓고 나중에 출마 선언을 하시면 밑바닥에서 돕고자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행사 기획은 서울지역에 있는, 정 전 총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중심이 됐고 이날 행사는 대전·충남 지역의 추진위원 40여명이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정 전 총장의 한 측근은 “총장님과 전혀 별개로 행사가 열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 전 총장과의 ‘사전교감’보다는 ‘묵인’하에 치러진 행사로 해석된다.대전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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