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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시정잡배보다 못한 박용성씨의 막말

    중앙대 재단 이사장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중앙대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막말 이메일 파문으로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맡고 있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공개된 이메일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학과 통폐합 등 학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교수들에 대한 적대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들(비대위 교수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 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쳐 줄 것이다.” 재단 이사장인 자신이 교수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슈퍼갑(甲)’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듯하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폭력은 계속 이어졌다. 다른 이메일에서는 김누리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비대위를 용변 후 사용하는 비데에 빗대 ‘Bidet委’(비데위)로 표현했고, 교수들을 ‘조두’(鳥頭·새】】】)라고 조롱했다. 이쯤 되면 인격모독만 있을 뿐 인간존중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시정잡배보다 못한 막말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우리는 지난해 말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일부 재벌가 사람들의 그릇된 사고방식을 똑똑히 확인했다. 직원들을 종이나 노예 부리듯 하는 그들의 안하무인 격인 언행에 온 국민이 분노했다. 겉과 속이 다른 그들의 가증스러운 진면목에 절망했다. 박 회장의 막말 이메일 또한 그 연장선이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여전히 개발독재시대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박 회장의 뒤떨어진 현실인식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노골적으로 대학사회 구성원들을 모욕하고 인사보복을 다짐하는 ‘독재 이사장’의 말로는 참담할 수밖에 없다. 중앙대 교수 비대위는 어제 이번 사건을 ‘대학판 조현아 사건’으로 규정하고, 박 회장 등을 상대로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시절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 등을 상대로 비판을 서슴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로 불려 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할 자세는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을 운영하면서 일방적으로 대기업식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다 학내 구성원들의 비판에 직면했지만 성숙하게 이를 수용하지 못했다. 결국 섬뜩한 화법으로 막말을 일삼다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대학정신이 인간존중이라면 시정잡배 같은 언사를 일삼는 박 회장과 같은 인사들이 대학을 맡아 운영하는 ‘불상사’는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
  • ‘책임 읍면동제’ 본격화… 예산 절감·주민 밀착 서비스 강화

    ‘책임 읍면동제’ 본격화… 예산 절감·주민 밀착 서비스 강화

    인구 증가로 구청을 설치할 수 있게 된 경기 남양주시가 구청 설립 대신 ‘책임 읍·면·동’ 체제를 선택했다. 책임 읍면동이란 2개 이상의 읍면동을 하나로 묶고 그 중 대표 읍면동에 더 큰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지방행정 시스템이다. 책임 읍면동은 본래 기능에 더해 기초자치단체(시군구청) 업무까지 하게 된다. 행정자치부는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책임 읍면동제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행자부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군포시, 강원 원주시는 다음달부터, 세종, 경기 부천시·남양주, 경남 진주는 이르면 9월부터 책임 읍면동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행자부는 특히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업무가 중복되는 구청 대신 책임 읍면동 제도가 예산절감과 주민편의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남양주는 지난해 말 인구가 64만명이기 때문에 구청 설치가 가능한 50만명을 넘었지만 기초지자체에서 ‘시-구-동’ 체제가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구청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청사신축비 등 2000억원가량도 부담이다. 그 대안이 바로 시를 인구 7만명 이상씩 7∼8개 책임 읍면동으로 분할하는 방안이다. 부천시는 소사구청 관할 9개 동 가운데 3개(송내2동, 소사본동, 괴안동)는 대동(大洞)으로, 나머지 6개는 기존의 일반 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자치권이 없는 일반구청인 소사구청은 폐지하고, 청사는 보건소와 노인복지회관 등 주민복지시설로 활용한다. 시흥시는 대야동과 신천동을 관할하는 대야 대동을 만들고 기존 동사무소 사무 204개 외에 시흥시청에서 처리하던 주민편의 사무 100개를 추가로 부여할 예정이다. 신천동 사무소에서도 기존의 동사무소 사무를 동일하게 수행한다. 대야동과 신천동 주민들은 시흥시청에 가지 않고도 대야 대동을 통해 복지, 지방세, 영업신고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진주시는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동부 5개 면을 행정면 1개로 개편한다. 대읍·대동을 도입해도 일반 동사무소 기능이 유지되는 것과 달리 행정면이 관할하는 다른 4곳의 면사무소는 정원을 절반 이하로 줄여 주민이 원하는 서비스로 특화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행정면 제도는 면사무소 일부가 사실상 통폐합되는 형태다. 김성렬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책임 읍면동이 지자체 통폐합으로 비치는 걸 경계했다. 그는 “행정면은 3년간 한시 운영한 뒤 계속 운영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읍면동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은 당장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업무 떠넘기기가 되지 않으려면 인력충원과 재정분권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한국문학번역원/서동철 논설위원

    소설가이자 번역작가인 안정효는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사례로 들곤 한다. 미국 작가 마거릿 미첼에게 1937년 퓰리처상을 안겨 준 이 소설을 마무리하는 독백은 빅터 플레밍이 연출한 1939년 작 동명 영화에서도 마지막 대사로 쓰였다. 배우 비비안 리가 연기한 스칼릿 오하라의 유명한 대사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가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로 번역되면서 명대사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번역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은 이 구절이 어려운 일을 참지 못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스칼릿 오하라의 입버릇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주인공의 성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꼭 오늘 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라는 분위기를 짙게 풍긴다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멋을 부린 번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는 일본 속담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의심도 있다. 문화한류(文化韓流)의 시대 번역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역시 소설가이자 번역작가인 박찬순은 태국에 수출된 한국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애인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대사가 “brother”로 나가기도 했으니 현지인들은 “한국에 이상한 풍속이 있는 모양”이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허탈해한다. 이것 말고도 영화 대사의 김치찌개, 떡볶이, 장어구이는 아예 번역을 하지 않는가 하면 정(情)이나 한(恨) 같은 표현도 그저 ‘jeong’나 ‘han’으로 표기하니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번역의 취약성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정설이다. ‘한국 문학의 해외 소개와 교류’를 목적으로 한국문학번역원이 2001년 출범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1996년 ‘문학의 해’를 맞아 당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설립된 한국문학번역금고가 발전적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번역원은 그동안 3000종에 이르는 성과를 해외에 내놓았다.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물량도 물량이지만 질을 높여 실질적인 독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반성은 내부에서부터 나온다. 시장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출판사와 제휴하고, 번역 아카데미는 대학원 과정으로 승격시켜 체계적으로 인력을 길러내겠다는 생각이다. 영화·뮤지컬 등 한류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데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번역원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통폐합시키는 기획재정부의 방침이 알려졌다. 오늘 열리는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에서 번역원 통폐합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속담이 아마도 우리 문화의 처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도 문화융성의 시대라고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新 평판 사회] 가상의 회사서 일해 보고 공짜 유학도 보내 주고… ‘글로벌 인재’ 사관학교

    [新 평판 사회] 가상의 회사서 일해 보고 공짜 유학도 보내 주고… ‘글로벌 인재’ 사관학교

    개교 23년째인 부산의 동서대는 짧은 역사에도 과감한 투자와 독특한 학교 운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서대는 2011년 미국 호프국제대학에 미주 캠퍼스를 설립한 데 이어 아시아 최초로 중국 중남재경정법대학에 중국 캠퍼스를 개교했다. 이 대학의 강점은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영화·영상, 정보기술(IT), 디자인, 콘텐츠 분야를 앞세운 특성화 사업은 부산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실질적인 산학 협력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은 입체적인 산학 연계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탄생시키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올해부터 디지털콘텐츠 분야와의 통폐합을 통해 영화예술산업과 디지털콘텐츠의 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통섭을 모색하는 학문적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동서대는 또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를 융합한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수업으로 불리는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경영학부는 지난해부터 강의실을 기업 사무실로 꾸며 가상 회사로 운영하는 ‘보이스’(Voice) 프로그램을 도입, 학생들이 사장과 간부 및 사원의 역할을 맡아 실무를 익혀 나가고 있다. 또 교양교육원에서 진행하는 ‘동서 OTC’(Open Theme Class)는 1강좌당 각기 다른 분야의 교수 3명과 30명 내외의 학생이 토론과 공유를 통해 결론을 내는 수업 방식을 도입,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고 있다. 조증성 동서대 부총장은 “우리 대학은 기업들이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들을 육성하고자 지식과 실무를 한꺼번에 습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학생들의 눈망울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서대는 또 글로벌 대학과 국제화 캠퍼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많은 학생이 국제화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외국 대학에 캠퍼스를 유치하고 능력과 비전을 가진 학생을 선발해 유학 보내고 있는데, 유학비용 전액을 학교가 부담한다. 또 아시아 각국 대학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국제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아시아 각국의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과목의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GAA’(Global Access Asia) 프로그램을 주도하면서 국제화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남다른 노력으로 볼 때 동서대의 취업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4년간 평균 60%의 취업률을 기록하며 부산·울산·경남지역 ‘나 그룹’(졸업생 2000명 이상 3000명 미만)에서 취업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전국에서도 평균 5위권 안팎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행정기관위원회 ‘수술’ 5곳 중 1곳 문 닫는다

    행정기관위원회 5곳 가운데 1곳이 문을 닫는다. 운영 실적이 저조하거나 존재 의미가 사라진 위원회를 정비하고 통폐합하는 데 따른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7일 27개 중앙행정기관 소관 109개 위원회를 정비하거나 통합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기관위원회 정비계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입법조치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109개 위원회를 정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면 전체 위원회는 현재 537곳에서 95곳이 줄어 442곳이 남게 된다. 부처별로는 보건복지부 소관 위원회가 13곳으로 가장 많고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각각 10곳이다. 기획재정부·외교부·여성가족부 소관 위원회는 정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특수작전 공로자인정 심의위원회(국방부)와 도시농업위원회(농림축산식품부) 등 48곳은 폐지한다. 배출량인증위원회(환경부)와 할당결정심의위원회(환경부)처럼 연관성이 높은 45곳은 두세 곳씩 통합, 개편한다. 중앙민방위협의회(국민안전처)를 포함한 16곳은 법령에 근거를 둘 필요가 없어 관계기관협의체 등으로 운영을 간소화할 예정이다. 정비 대상 중 96곳은 2013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1년간 회의 개최 실적이 2회 미만인 곳이다. 국방개혁위원회(국방부), 연안여객선고객만족도평가위원회(해양수산부), 황사대책위원회(환경부),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농식품부) 등 13곳은 회의 실적이 2회 이상이었지만 설치 목적을 달성했거나 법령 근거 없이도 전문가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비 대상에 들어갔다. 박병호 조직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회의 개최 실적뿐 아니라 설치 목적을 완료해 유지 필요성이 줄어든 곳, 성격이 비슷해 통합이 가능한 곳, 민간위원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원회 운영 내실화와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의록을 공개하도록 하자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는 것은 공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정부 예결산] 58조 국고보조사업 메스… ‘원아웃 원인’ 도입

    [정부 예결산] 58조 국고보조사업 메스… ‘원아웃 원인’ 도입

    국고보조사업은 국가가 특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에 사업비 일부를 주는 것이다. 2006년 30조원 규모였으나 해마다 늘어 올해 2056개 사업에 58조 4239억원으로 불어났다. 9년 만에 2배 규모로 늘어난 셈이다. 국가예산의 15% 수준이다. 하지만 노인 요양시설 지원, 농가 축사시설 현대화, 문화재 보수 사업처럼 유형이 방대하고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다 보니 온갖 비리가 나타났다. ‘눈먼 돈’이 돼서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가 된 것이다. 민간 사업자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을 부정하게 타 내거나 사업과 무관한 개인 용도로 쓰다가 사정당국에 적발되는 사건이 해마다 드러났다. 3년 연속 ‘세수 펑크’인 상황에서 재정이 계속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검찰이 지난 한 해 동안 적발한 국고보조금 유용액은 부당지급액을 합쳐서 3119억원이다. 연루된 비위자가 5552명이다. 올해는 경기 부천의 한 노인전문요양원 대표가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수를 부풀려 국고에서 지원되는 장기요양급여비 2억 4000만원을 타 냈다가 적발됐다. 최근에는 환경부가 부산·대전·경북·충남 등 4개 지자체를 감사한 결과 313억원의 국고보조금이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이 적발됐다. 수사나 감사를 통해 밝혀지지 않은 부정 사례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정부는 모든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우선 순위가 낮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는 과감하게 폐지·축소를 추진키로 했다. 한번 시작된 사업이 관행적으로 계속되면서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모든 보조사업은 운용평가를 거쳐 그 결과를 내년 예산편성에 반영할 방침이다. 600개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도 추진된다.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해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되고 민간 보조사업자의 정보공시와 외부회계 의무화가 추진된다. 부정수급이 적발된 민간사업자는 사업참여를 영구 금지(one-strike out)할 방침이다. 재정사업은 기존 사업을 없앨 경우에 한해서만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원아웃 원인’(one-out, one-in) 방식이 도입된다. 일몰이 도래한 300억원 이상의 재정지출 사업은 전문연구기관의 심층평가를 거쳐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개혁, 초중등 학생수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를 재원배분 방식에 반영할 예정이다. 국립대 인건비와 시설비 지원기준도 재정립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거짓말로 환경보조금 타낸 지자체 엄벌해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짓말로 중앙정부를 속여 환경분야 국고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아 내는 등 국민 혈세가 줄줄이 새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2~12월 부산, 대전, 경북, 충남 등 4개 지자체에 대한 환경분야 감사 결과 313억원이 부당 집행됐다. 2013년의 69억원보다 4배 이상이나 늘어났다. 지자체들은 사업비를 부풀리는 식으로 국고보조금을 쉽게 따내고는 정작 확보한 보조금은 방만하게 집행했다. 해마다 세수가 줄면서 중앙정부는 증세냐, 복지혜택 축소냐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지만 지자체들은 국민의 세금인 국고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아서 마음대로 쓰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 대전시는 대덕산업단지의 폐수종말처리장을 거쳐 하천으로 보내야 하는 폐수를 다른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해 국고보조금 14억 7700만원을 받아 이송관로를 설치했으나 시설물을 방치하고 있다. 다른 하수처리장으로 폐수를 보내려면 해당 업체가 동의를 해야 하는데 대전시가 이 업체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으면서 관로가 고철 덩어리가 됐다. 부산시는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하면서 불필요한 공정을 집어넣어 사업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11억 8900만원의 보조금을 과다 수령했다. 환경분야뿐 아니라 전체 국고보조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2011년 국고보조금 비리 신고포상금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검찰과 경찰이 지난해 집중 단속한 결과 부당지급되거나 유용된 국고보조금만 3119억원이나 됐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국고보조사업 가운데 정상 판정을 받은 것은 60%에 불과하며, 없어져야 할 국고보조사업에 지난해 들어간 세금만 1조원이 넘는다. 규모도 해마다 늘고 있어 지난해 기준 국고보조금은 52조원에 달한다. 국고보조금 개혁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전면으로 개선해야 한다. 유사·중복 사업의 통폐합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새로 추진되는 국고보조사업에는 일몰제를 도입하고 3년마다 사업의 지속 여부를 심사하기로 한 것을 제대로 해야 한다. 지자체와 공기업은 국고보조금이 ‘눈먼 돈’이라는 잘못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국고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거나 방만하게 쓰는 경우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내 돈처럼 아껴 쓴다는 생각을 해야 국고보조금이 줄줄 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수공 이어 지자체도… 오폐수 ‘콸콸’ 환경보조금 ‘줄줄’

    수공 이어 지자체도… 오폐수 ‘콸콸’ 환경보조금 ‘줄줄’

    한국수자원공사가 수질자동측정기기(TMS)를 조작, 폐수를 용담댐에 방류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서울신문 4월2일자 10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같은 조작이 이뤄진 사실이 환경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대전·충남·경북 등 4개 광역 및 기초지자체의 국고보조금 대상사업을 점검한 결과 TMS 조작과 공공하수처리장 하수 무단방류 등 환경 오염 사례가 드러났다. 대전시는 방류수 수질기준이 초과되자 기준 이내로 측정되도록 TMS의 전압값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하수처리수의 방류수가 수질 기준을 초과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수시로 자동측정기기의 기울기값을 조작했다가 감사에서 적발됐다. 환경부가 지난해 지자체 산하기관인 A산업단지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폐수종말처리장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총질소가 TMS는 기준치 이하(16.11)로 나타났지만 채취한 시료는 기준치를 초과(23.16)했다. 이 과정에서 폐수처리장 관계자가 관리업체에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지자체가 폐수를 방류해 하천을 오염시킨 셈이다. 환경부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의 TMS 비정상 운영과 관련해 측정기기의 변동사항이 관리시스템에 자동 전송되도록 하는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도·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자체에 지원된 환경분야 12개 국고보조금이 방만하게 사용된 사례도 적발됐다. 4개 지자체에서만 부당하게 집행된 보조금이 313억원에 이르렀다. 부당 집행 보조금은 상하수도 관련이 187억 7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폐기물 113억 5800만원, 자연환경분야 11억 89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사업비 부풀리기 등으로 보조금을 과다 수령하거나 부당 사용하고 예산을 낭비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과다 지급한 보조금을 회수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징계 등 행정처분을 내렸으며 2건은 관련자를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이경용 환경부 감사관은 “2013년 광주·울산 등 4개 지자체 감사 때보다 부당집행액이 4.5배 증가했다”면서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고 국고보조금 사업을 개혁하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박범훈-중앙대-두산 ‘커넥션 의혹’ 제대로 밝혀야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온다. 중앙대 본교·분교 캠퍼스 통합과 적십자 간호대학 인수, 중앙국악연수원 건립과 주변 땅투기, 딸의 중앙대 교수 채용, 부인의 두산타워 상가 분양 특혜 등 손으로 다 꼽기 어렵다. 권력형 비리의 표본이라고 할 만하다. ‘박 전 수석-중앙대-두산’으로 이어지는 커넥션 의혹을 밝혀 내야 한다. 박 전 수석이 교육부에 압력을 행사해 중앙대에 각종 특혜를 줬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중앙대를 인수한 두산 그룹으로부터 대가를 챙겼다는 의혹이다. 중앙대는 서울 캠퍼스와 안성 캠퍼스의 통합을 추진했는데 당시 통합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자 중앙대 총장 출신인 박 전 수석이 교육부에 압력을 가해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 교육비서관도 교육부에 외압을 가하는 데 가세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통폐합에 반대하던 과장과 서기관은 지방으로 전근되는 보복 인사를 당했다고 한다. 중앙대 이사장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캠퍼스 통합을 부탁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2011년 5월 2일 이 전 대통령이 중앙대를 방문해 특강을 했고 박 회장이 중앙대의 본교와 분교 통합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두산 측은 부인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방문이 있고 불과 3개월 뒤 교육부의 통합승인이 난 것도 오비이락 격이다. 캠퍼스 통합 등으로 중앙대가 챙긴 이익만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득을 본 두산그룹이 박 전 수석에게 ‘보답’한 것 같은 정황도 곳곳에 드러난다. 청와대에서 물러난 박 전 수석은 두산엔진 사외이사가 됐고 부인은 두산타워의 상가 두 곳을 시세보다 싼 임차료를 내고 점포계약을 체결했다. 30대 초반인 박 전 수석의 딸이 중앙대 조교수로 채용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박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의 취임준비위원장을 지냈다. 이 전 대통령이 그를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에 임명하면서 “장관급으로 예우할 것”이라고 힘을 실어 줘서 그런지, 그는 ‘실세수석’으로서 권력을 남용한 정황이 나온다. 권력형 비리는 훗날 대가를 치른다. 박근혜 정권의 실세들도 박 전 수석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험한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 아닌가.
  • [공공기관 기능조정] 공공기관 겹치기 업무 도려내기… “설득 없는 개혁 급급” 우려

    [공공기관 기능조정] 공공기관 겹치기 업무 도려내기… “설득 없는 개혁 급급” 우려

    정부가 ‘공공기관 다이어트’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부채를 줄이고 방만 경영의 싹을 자른 데 이어 올해는 기관들의 겹치기 업무를 도려내기 위한 통폐합과 기능 조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간접자본(SOC) 기관에서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가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부산·인천항만공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항보안공사, 인천항보안공사를 통폐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항만의 경비, 보안 업무를 맡고 있는 두 보안공사를 본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합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항로표지기술협회의 중복되는 안전 관련 업무도 기능 재편이 검토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일 “방만한 공공기관의 산하 자회사 조정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 분야는 고유 업무와 관계없는 한국문화진흥㈜의 뉴서울컨트리클럽 골프장을 매각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매각 대금은 거의 바닥을 드러낸 문예진흥기금에 단비가 될 수 있다. 다만 골프장 운영 수입으로 연간 50억~6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어 매각에 앞서 중장기적인 기금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단체인 국립현대무용단,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국립극단,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등도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다. 문체부는 각 단체의 유사·중복 기능 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상업성에 치중하면 순수예술과 전통문화가 소외될 수 있어 세부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반발도 만만찮다. 항만공사들은 보안 업무만 따로 통폐합하거나 항만공사에 흡수 통합시키는 방식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 항만공사 관계자는 “재원을 항만공사가 지원하는데 보안 조직만 떼어 내 통폐합하면 업무 협의 과정에서 통합본사가 아닌 항만공사에 더 맞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휘감독 체제가 거꾸로 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다. 부산항만공사 노조 관계자는 “부산은 이익이 많이 나는데 통폐합되면 인천, 여수광양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며 “보안공사와 합쳐지면 인건비만 상승해 차라리 민간 기업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선박검사를 담당하는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한국선급, 항로 안전 설비를 담당하는 항로표지기술협회 간 안전 기능 조정과 통폐합에 대해서도 펄쩍 뛰는 분위기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고위 관계자는 “한국선급과 항로표지기술협회 등의 기능을 공단과 통폐합하는 것은 목적과 영역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기득권층의 반발로 노동과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어 공공 개혁도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배인명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단칼에 개혁을 시도하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공공노조 등의 반대에 막힐 수 있다”면서 “노조, 문화·예술인과 충분히 협의하고 설득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공기관 기능조정]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문화계 거센 반발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안(案)에 가장 거세게 반발하는 곳이 문화·예술계다. 이들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눈치를 보며 한발 빼는 모습이다. 기재부는 문체부가 ‘총대’를 메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문체부는 기재부가 책임지고 관련 기관들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태도다. 문화·예술인들은 지지 세력이자 자금줄인 공공기관이 사라지면 정부 지원마저 끊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2일 “각각 개성이 다르고 성격이 맞지 않는 두 단체를 경제 논리에 따라 통합한다고 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며 “최근 통합은 보통 큰 기관이 작은 단체를 흡수하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예산은 줄어들고 통합 의미도 퇴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관 통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확충하는 게 더 시급하다”며 “배우, 무대 등 공연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개 조직을 합쳐 봤자 효용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전통예술기관 관계자는 “작은 단체들은 통폐합으로 합쳐지면 예산이 줄어들어 예산 따기가 더 힘들어진다”며 “전통 분야는 경쟁력이 약하다 보니 지원이 없으면 전통문화가 사라지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술단체와 기관이 많다 보니 통합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기재부가) 예술인의 특성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예술 분야는 임의적으로 하지 말고 기재부가 사전에 예술인 및 예술단체와 만나 협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담당 과장은 “예술인들은 타이틀을 달고 싶어 하고, 특정 분야의 예술인들은 자기들 입장을 대변할 공공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면서 “다른 곳보다 통폐합이나 기능 조정이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개혁은 기관이 원래 하고자 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인데, 자리가 없어지고 자신들을 소홀하게 대할 수 있다는 데 너무 민감해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항만·선박 공공기관·자회사 통폐합

    항만·선박 공공기관·자회사 통폐합

    해양수산부 산하의 항만·선박 관련 일부 공공기관과 자회사의 통폐합이 추진된다. 농림·수산 공공기관에 산재된 교육·홍보 업무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으로 일원화된다. 회원제 골프장인 뉴서울컨트리클럽 매각도 추진된다. 2일 기획재정부와 각 부처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이 다음달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표된다. 지난 1월에 내놓은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 방향’의 후속 조치다. 앞서 기재부는 사회간접자본(SOC) 기관 32곳, 문화·예술 기관 39곳, 농림·수산 기관 14곳을 핵심 기능 중심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준과 방향을 내놓지는 않았다. SOC 분야에서는 항만과 선박 관련 공공기관들이 우선 통폐합 대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업무에 구멍이 뚫린 기관과 단체의 기능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의 자회사인 부산항보안공사, 인천항보안공사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항로표지기술협회의 기능 조정도 논의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어지럽게 난무하는 해수부 산하 항만, 선박 관련 기관들을 하나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림·수산 분야에서는 기관 통폐합보다 유사·중복 기능 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정원 등에 중복된 농어촌 관련 교육·홍보 업무를 농정원에 맡기기로 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한국문화진흥㈜의 ‘자금줄’인 뉴서울컨트리클럽을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문화진흥은 골프장 운영으로 해마다 50억~60억원의 문예진흥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극단 등도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공기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 의도대로 통폐합 및 기능 조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관리직을 포함해 30~40명의 인력으로 어떻게 문화예술 융성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을 키우기 위한 가지치기”라고 강조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농어촌 선거구 17~18곳 통폐합 괜찮은가”에 “헌재 취지 보면 불가피…의원수 조정 어려워”

    1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선거구 조정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정개특위는 당초 이날 회의에서 선거구 개편을 다룰 공직선거법소위와 정치자금 문제를 논의할 정치자금소위를 각각 구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야 의원 대부분이 공직선거법소위에 몰려 조정에 실패했다. 결국 소위 위원 배치 문제는 이례적으로 여야 지도부 손에 다시 맡겨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보고받은 뒤 이뤄진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선거구 하한 인구 기준에 미달하는 24곳 중 17∼18곳이 농어촌”이라면서 “농어촌 인구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인구만 갖고 따지면 선거구 통폐합은 가속화되고 7개 지방자치단체가 하나의 선거구로 묶일 수 있는데 바람직하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은 현행 공직선거법이 지역구 결정에 있어 인구 외에 행정구역, 지세, 교통 등을 고려하도록 한 점을 언급하며 “선거구 획정에서 지역 대표성이 간과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지역구 의석수를 246석에서 200석으로 축소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민 정서를 생각해 방안을 낸 것 같은데 선관위가 너무 정치적인 판단을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13∼19대 지역구 선거에서 사표가 50.9% 발생했다”면서 “소선거구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늘리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숫자를 ‘240대120’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김용희 사무총장은 “헌재의 결정 취지는 인구 기준은 2대1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취지로만 본다면 농어촌의 (선거구 감소) 문제는 불가피하다”면서 “의원 정수 300으로는 (선거구 조정이) 어렵고,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국민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중앙·지방 손잡고 복지재정 3조 누수 막는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복지재정의 누수와 낭비를 차단하는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올해 재정 절감 규모는 3조여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정부는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복지재정 효율화 추진 방안’을 논의하고 ▲정보시스템을 통한 누수 차단 ▲부적정 수급 근절 ▲유사·중복 복지사업 정비 ▲재정절감 인프라 강화를 4대 중점 과제로 지정했다. 정부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을 점검해 부적격 복지 대상자를 가려내고 공공임대주택 거주자가 주택기금 전세대출을 중복 지원받는 사례를 찾기로 했다. 또 고용보험·산재보험·근로장려금·자녀장려금 등의 부적정 수급도 차단할 방침이다. 중앙부처의 360개 복지사업 중 목적과 지원 내용, 대상이 중복되는 48개 사업은 통폐합하거나 운영방식을 개편하고 1만여개로 추정되는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중복 사업도 정비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앙 차원에서 1조 8000억원을 절감하고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조를 통해 1조 3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절감액은 내년도 예산에 반영, 전액 복지 분야에 재투입된다. 이 총리는 “국민 세금을 이렇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겠다”며 회의에 참석한 관계부처 차관들과 17개 시·도 부단체장들을 독려했다. 이어 “그동안에는 예산 확보에만 신경 썼는데 그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누수나 중복이 없는지 등 챙겨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증세 없는 복지’ 방침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대책에는 이미 추진 중인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자체의 협조 여부가 불투명해 실효성 논란을 부른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재정 누수 막기 비상] 최경환 내년 ‘재정 개혁’ 선언…자원개발 예산 등 고강도 조정

    [재정 누수 막기 비상] 최경환 내년 ‘재정 개혁’ 선언…자원개발 예산 등 고강도 조정

    정부가 내년부터 해외 자원 개발 등 성과가 작거나 관행화된 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아예 없애기로 했다. 3년 연속 세수 펑크로 나라 살림을 꾸리기가 어려워지자 강도 높은 재정 구조조정을 실시해 복지, 일자리 사업 등에 쓸 실탄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정책자문회의 민간위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16년 예산 편성 방향을 논의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다시는 재정이 눈먼 돈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개혁하겠다”면서 “2016년 예산 편성 때 제로 베이스 예산 방식과 보조금 일몰제를 엄격히 적용해 성과가 미흡하거나 관행화된 예산 사업을 과감히 폐지하거나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해외 자원 개발, 장기 계속 연구·개발(R&D),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을 지목했다. 기재부는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는 행위를 뿌리 뽑고 600개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재정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돈은 경제 활성화 등 국정 과제 추진과 복지, 고용 프로그램 확충에 쓴다. 최 부총리는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8%를 하향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학과 통폐합 반대” 건대 총학생회 행정관 복도 점거

    “학과 통폐합 반대” 건대 총학생회 행정관 복도 점거

    학과 통폐합안에 반대하는 건국대 총학생회와 통폐합 대상인 예술디자인대·경영대 학생들이 31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행정관을 점거한 채 복도에 앉아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중앙대 사태 근원엔 교육부 구조개혁 정책 깔려”

    “학교 측은 전공선택제가 학부제와 다르다고 했으나 결국 다름없게 됐습니다. 특정 전공으로의 쏠림 현상과 쿼터제로 인한 경쟁 심화 등 학부제의 문제를 우리는 이미 여러 대학에서 목격했습니다.” 26일 중앙대 정문 앞 잔디밭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 대학’ 토론회에는 이 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 학생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는 물론 다른 대학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관계자까지 참석해 기업 논리에 의한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최근 중앙대는 학사구조 선진화 개편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윤지관(덕성여대 영문학과 교수) 한국대학학회 회장은 “중앙대 사태의 근원에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 정책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은 ‘취업 중심’ 대학 개편을 내세운 현 교육부의 정책 방향을 구현하는 사례”라며 “수요에 의한 전공 개편은 학문 구조와 내용을 시장 요구에 종속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구조조정 방식은 전국 대학을 5등급으로 등급화해 일률적인 잣대로 나누고 대학 존폐와 직결시키려는 폭압”이라고 역설했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비대위원장은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후 벌인 일련의 구조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은 교수와 학생으로 이뤄진 자유롭고 평등한 학문 공동체인데 우리 대학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재벌들이 대학을 구매해 자신들의 기업 이해에 걸맞은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학생들은 학과 통폐합에 반발해 비대위 출범식을 열고 수업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앞서 건국대는 예술대학 내 일부 학과를 통폐합하고 인원을 감축하는 내용이 담긴 학사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효성그룹] 적자 전환·업황 부진 ‘위기를 기회로’… 3년 연속 영업익 증가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효성그룹] 적자 전환·업황 부진 ‘위기를 기회로’… 3년 연속 영업익 증가

    지난 한 해 안팎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효성그룹은 내년 창사 50주년을 앞두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15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한 데다 세금 추징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과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됐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세계 최강의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경남 함안 출신인 창업주 고 만우 조홍제 효성그룹 회장은 1962년 56세의 늦은 나이에 효성물산을 세우며 독자 경영의 길에 나섰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호암 이병철과의 동업을 청산하면서다. 그는 “내가 70년을 살아오는 동안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수많은 결단 중에 가장 현명한 결단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스스로를 ‘늦되고 어리석다’고 여기며 호를 ‘만우’(晩愚)라고 지었다. 1966년 나일론의 원사를 생산하는 동양나일론(현 효성)을 세우면서 종합 화섬사로의 도약을 시작했다. 부친의 요청으로 조석래 회장이 경영에 뛰어든 것은 이때부터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 미국 일리노이 공대에서 기술 이론을 닦은 조 회장은 동양나일론 울산공장을 지으며 성공리에 나일론사업을 안착시켰다. 1971년에는 국내 최초로 민간연구소인 기업연구소를 세워 신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을 통해 섬유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폴리에스터와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꿈의 섬유’ 스판덱스 개발은 이렇게 이뤄졌다. 2011년에는 무게는 철의 4분의1,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 탄소섬유를 처음 개발했다. 최근에는 10여년간 5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1938년 나일론이 개발된 이후 가장 획기적인 소재로 평가받는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 폴리케톤 개발에도 성공했다. 나일론보다 충격강도는 2.3배 강하고 내마모성이나 기체 차단성도 현전 소재 중 최고 수준이다. 효성은 현재 연산 5만t 규모의 폴리케톤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만우 회장은 부실기업인 조선제분과 한국타이어도 인수해 정상화시켰다. 자동차 수요 급증을 예상해 타이어코드 기술을 개발했고 1979년 국내 처음으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만들어 냈다. 2006년에는 미국, 유럽, 남미 등의 해외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하고 중국, 베트남에까지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해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의 생산량과 세계 시장점유율을 모두 1위로 만들어 놨다. 1975년 한영공업을 인수해 효성중공업으로 바꾸고 초대형 변압기 등 송배전 분야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이에 따라 초창기 1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현재 700배가량 늘어난 12조원으로 증가했다. 사업장 수도 국내 11개, 해외 13개국 37개로 급증했다. 위기도 수차례 넘겼다. 효성은 1983년 오일쇼크 때 채산성 등이 악화되자 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해 24개 계열사를 합병, 매각, 청산해 8개 기업으로 대폭 정리했다. 조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재 가치로 10조원에 달하는 개인 자산을 처분해 당시 1만 6000여명의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고 위기에서 구해 내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찾아온 1997년에도 효성은 혁신경영 선포식을 갖고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 4개 회사를 ㈜효성으로 통폐합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4년은 특히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 1월 조 회장은 분식회계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 70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불고속 기소됐다. 같은 해 7월에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로 효성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조 회장 등에 대해 해임 권고 조치를 내렸다.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는 형 조현준 사장을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효성은 이제 위기를 극복하며 아들 조현준, 조현상 등 3세 후계자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효성의 매출은 12조 1771억원이었다. 전년보다 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003억원으로 전년보다 23.6% 늘어 3년 연속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대기업 순위에 따르면 효성은 25위(공기업 제외)로 계열사는 44개, 자산총액은 11조 2000억원이다.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는 형과 달리 ‘한 우물 경영’을 하는 만우 회장의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경영하는 한국타이어는 무난히 좋은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6조 6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 311억원으로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삼남인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라 10년 만에 대성,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개발 등 8개 계열사로 늘렸지만 외환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부동산전문개발업을 중심으로 한 호텔, 식음료사업을 벌이는 DSDL은 지난해 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하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놓고 위헌 및 과잉 입법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 역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사 주체 문제는 검찰과 경찰,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 간 암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주된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 역시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김영란법 시행에 앞서 ‘교통정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사 주체에 따른 논란 요인 등을 짚어 봤다. ■檢, 수사·처벌 권한 더 집중…표적·과잉 수사 부채질 우려 현행법 체계 아래에서는 김영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 권한 모두를 검찰이 쥐게 된다. 따라서 검찰이 우리 사회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김영란법이 검찰의 수사권 남용 가능성을 키우는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검찰은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 처벌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 착수는 물론 혐의 입증, 기소도 이전보다 한층 수월해진다. 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하는 ‘공직자’를 비롯해 이들의 배우자까지 약 300만명이 김영란법 적용을 받게 되면서 검찰의 수사 영역도 대폭 확대됐다. 김영란법이 ‘검찰을 미소 짓게 하는 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영란법이 검찰의 표적·과잉 수사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얘기다. 제도적으로 차단할 장치도 마땅치 않다. 검찰은 김영란법 위반 여부가 확실치 않더라도 혐의 입증이 쉽기 때문에 의혹만으로도 수사에 착수할 여지가 크다. 또 그 대상이 공직자들이기 때문에 여야의 정략에 따라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언론 등 민간 영역도 포함된 만큼 검찰의 ‘민간 사찰’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란법 입법의 단초가 된 ‘스폰서 검사’ ‘벤츠 여검사’ 사건 등 검찰 내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정작 누가 하느냐는 문제 의식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박노섭 한림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권만 더욱 강화돼 모든 공직자가 검찰에 예속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검찰의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해 공동 연구를 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檢 기능 조정해 독주 차단…검·경 수사권 조정 분란 재연 가능성 김영란법 위반자 처벌 주체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조정해 이들의 독주를 차단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의 암묵적 합의에도 불구, 검·경 간 ‘밥그릇 싸움’이 다시 첨예화될 수 있다.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하는 현 상황에서 김영란법은 검찰의 권한과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소지가 크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검찰과 경찰의 상하관계를 깨뜨려야 한다. 경찰 비리는 현행대로 검찰이 맡더라도, 적어도 검찰 비리는 경찰이 수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같은 별도 수사 기구가 필요 없고, 경찰의 인력 규모를 감안할 때 법 집행에도 큰 무리가 없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도 “일단 ‘수사’라는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이 검·경 갈등으로 필연적으로 옮겨 가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노무현 정부는 수사권 조정에 손을 댔지만 검찰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찰의 내사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놓고 검·경이 갈등을 겪다 경찰청장이 물러났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분점’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기소와 수사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수사권 조정을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진척은 없는 상태다. 검·경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주민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의원은 “미국처럼 검찰과 경찰의 수장을 주민이 직접 뽑아야 검찰과 경찰의 독립성과 정당성이 확보돼 김영란법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다”면서 “조만간 주민직선제 도입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검찰 밖 검찰’로 힘의 균형…공수처 등 독립기관 필요 ‘검찰 밖 검찰’ 조직을 신설해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권력에 대한 ‘힘의 균형’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반발은 물론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독립된 수사기구인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나 자의적인 법 집행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검찰 조직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도 가능하다. 서강대 임지봉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과잉 수사, 표적 수사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법 집행을 검찰에 전적으로 맡기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법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공수처와 같은 독립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신설은 해묵은 과제에 가깝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1년 부패방지법 제정 과정에서 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공수처 신설 문제가 처음 거론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검찰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아들을 내쫓고 양자를 들이는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했고, 결국 유야무야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이재오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검찰 외) 별도 사정기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옥상옥’(屋上屋)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반대 논리도 만만찮았다. 공수처 신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정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야당이 특별감찰관의 감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를 공수처를 통해 메워야 한다고 요구할 경우 여당과의 신경전으로 번질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권익위, 접수·수사 이첩 등 막강 재수사 요구도…사법권 없어 한계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처벌 주체로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익위의 기존 위상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권익위는 위반 사례에 대한 신고 접수와 기초 조사는 물론, 검찰·경찰·감사원 등 조사기관에 대한 이첩까지 맡는다. 조사기관의 조사가 불충분할 경우 재수사도 요구할 수 있다. 법안만 놓고 보면 권익위가 검찰이나 경찰 못지않는 사정기관이자 권력기관이 된다. 활동 영역이 입법·사법·행정부는 물론 민간 부문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헌법기관인 감사원조차 갖지 못한 권력을 갖는다. 당초 법안에는 권익위가 위반자에게 과태료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었지만, 그나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 주체가 법원으로 바뀌었다. 법안이 원래대로 통과됐다면 권익위가 행정권은 물론 일부 사법권까지 행사할 수 있었다. 권익위의 역할을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지적이다. 권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고충처리위와 국가청렴위, 행정심판위를 통폐합해 만든 국무총리 산하 행정위원회다. 국민신문고를 운영하는 등 정부를 대표하는 민원처리 기관이다. 권익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위상을 바꿔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 금융위나 공정거래위 등은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이지만 실제 운영은 ‘독임제 장관’ 체제로 운영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처럼 만들려면 김영란법 때문에 헌법을 고치는 ‘주객전도’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고려대 하태훈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없다”면서 “권익위에 단속권한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대학 학사개편 겉으론 ‘경쟁’ 속으론 ‘정부 눈치’

    대학의 구조조정이 제각각이다. 중앙대는 신입생 선발에서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학과제를 폐지하는 반면 건국대는 같은 이유로 학과제를 부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학사 구조조정안이 대학 교육을 산업 수요에 맞추려는 교육부 정책에 맞닿아 있다고 지적한다. 건국대는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기존의 학부제를 폐지하고 전공별로 학생을 뽑는 학과제로 전환한다고 22일 밝혔다. 예술디자인대학·정보통신대학 소속 일부 학과는 통폐합된다. 기존 73개 학과가 63개 학과로 줄지만 전체 입학자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앞서 지난달 중앙대는 학과 자체를 없애고, 교수와 학생이 단과대학에 소속되는 식의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이화여대는 2016학년도에 기존 6개 학과와 새로운 1개 학과로 이뤄진 신산업융합대학을 신설하는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공고한 바 있다. 한국외대도 2012년부터 광역모집을 실시했던 서양어대학·동양어대학·사회과학대학을 2016학년도부터 학과제로 되돌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별로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변경하거나 학과제를 학부제로 변경하는 등의 차이를 보이지만, 소위 ‘취업 잘되는’ 학과의 비중을 늘리고 인문·사회·자연과학·예체능 등 취업률이 낮은 학과의 비중을 낮춘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이들 대학은 지난 1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산업수요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사업’ 신설 방침을 밝힌 이후 학사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산업 수요에 맞춰 인력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학사를 개편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 골자다. 건국대 관계자는 “전체 입학 정원은 그대로 두면서 소위 ‘잘 나가는’ 학과 중심의 구조조정이며 100% 교육부 지침과 관련해 변경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마 모든 대학이 학사 구조조정 안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 조율 때문에 공개를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의 이같은 ‘발빠른 대응’에 대해 대학 구성원은 물론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앙대의 일방적인 학사구조 변경에 성균관대와 인하대 교수들도 우려 성명을 낸 바 있다. 임재홍 전국대학구조조정 공동대책위정책위원장(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은 “동작이 빠른 대학들이 교육부의 의도를 예측하고 사전에 학사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라며 “교육부의 산업수요 전망이 제대로 된 것인지도 의문인데다 인문·사회를 다 죽이면 학문의 단절이 발생해 미래에 새로운 수요가 발생해도 되살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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