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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괴벨스, 도쿠토미 소호/정일성 지음

    도쿠토미 소호(德富蘇峰). 일제 강점기때 조선병탄의 최선봉으로, 일제 군부에 침략이론을 주입하고 전쟁을 부추긴 극우 내셔널리스트이다. 독일의 괴벨스와 비교되는, 선전 선동정치의 귀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괴벨스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반면, 도쿠토미에 대해서는 극소수 사학자를 제외하곤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서울신문 기자와 일본 게이오대 객원연구원을 지내고 한·일 관계사 연구에 천착해온 정일성씨가 도쿠토미 소호의 극우 내셔널리즘을 파헤친 ‘일본 군국주의의 괴벨스, 도쿠토미 소호’(지식산업사 펴냄)를 냈다. 도쿠토미는 기자 출신으로 60여년 동안 일본 정계를 주무르고, 패전 뒤에도 살아남아 일본 내셔널리즘을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이미 청일전쟁때 ‘고쿠민신문’을 통해 ‘조선출병’을 충동질한 그는 러일전쟁 뒤 이토 히로부미의 ‘조선 보호국민화’를 반대하며 한국 병탄을 주장했다. 한일합병 뒤엔 대한제국내 모든 신문·잡지를 없애고 조선총독부 기관지 ‘경성일보’로 통합한 조선언론통폐합을 주도했다. 책은 도쿠토미의 침략논리를 재조명하는 한편 극우 내셔널리즘 논리가 오늘의 일본 보수우익들에게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도 조목조목 규명하고 있다.1만 5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국립대 법인화 강행땐 헌법소원

    45개 국·공립대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전국 국·공립대학 교수회 연합회’(전교련·회장 김송희 강원대교수)는 2일 충북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 중인 국립대 법인화를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전교련은 이같은 입장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오는 24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립대 운영체제 개선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헌법소원도 내기로 했다. 김 교수는 “국립대학들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과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국립대 법인화를 강행하는 것은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조직·인사 전반에 걸쳐 자율성을 보장, 대학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소액펀드 ‘구조조정의 계절’

    펀드가 ‘구조조정’ 시즌을 맞았다. 주가가 지난 몇개월 동안 한창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현 시점이 퇴출 대상 펀드의 통폐합 또는 청산에 적당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로선 고수익 펀드로 갈아타기를 해도 좋은 때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주가지수 조정이 기회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투신운용은 지난달 소액 펀드 33개를 청산한데 이어 이달 말까지 엇비슷한 숫자의 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는 대로 시장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다. 삼성측은 효율적인 펀드 운용을 위해 3년전부터 꾸준히 펀드 정리작업을 했다. 지난해 말 600여개에 이르던 소액 펀드가 지금은 400여개로 줄었다. 한국투신운용도 올해 안에 소액 펀드 200여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퇴출 대상 펀드 선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원금을 까먹은 펀드 가운데 자산액 100억원 미만의 펀드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따라 언제든지 정리할 수 있다. 주가가 올라도 한숨만 쉬고 있는 투자자들로선 부실 펀드가 빨리 정리되길 바란다. 운용사들도 고객들이 맡긴 투자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쉽지만 관리비용만 축내는 펀드가 골칫덩이일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은 펀드의 대형화, 장기화를 유도하기 위해 소액 펀드의 정리를 권장하고 있다. 모두가 원하는 일이지만 투자자 전원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정리 시점을 정하는 일이 어렵다. ●10억 미만 펀드는 퇴출 현재 운용중인 전체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및 머니마켓펀드(MMF)의 수는 6731개. 이 가운데 채권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산액 50억원 미만의 펀드가 2997개나 된다. 주식에도 투자할 수 없는 10억원 미만의 소액 펀드도 1597개에 이른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10억원 미만의 펀드 가운데 한국투신운용의 ‘파워코리아올림피아30주식1(자산액 2억 1500만원)’가 용케 지난 1년동안 33.0%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몇몇 펀드를 빼놓고는 거의 대부분이 원금을 까먹고 있다. 같은 시기에 같은 운용사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1(1553억원)’는 무려 79.25%를 수익을 올렸다.10억원 미만의 소액 펀드는 상당수가 설정된 지 4∼5년이 지났다. 반면 1000억원 이상은 지난해와 올해에 많이 등장했다. 자산운용사들이 퇴출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10억원 미만의 펀드다. ●청산후 다시 봅시다 공모 펀드가 구조조정이 되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 대형 펀드와 통폐합하거나 청산하는 방법이다. 통폐합을 하려면 상법상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에 준해서 수익자총회를 열어 합병비율 등을 조정해 합병을 결의하면 된다. 그러나 수익자명부 확정, 총회 공고, 투자자 소집, 반대매수청구권 행사 등이 몇개월 노력해도 말처럼 쉽지 않다. 지난해 10월 LG투신운용은 소액 펀드 통폐합에 나섰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하지만 펀드를 청산하려면 우편 등으로 투자자에게 청산의 당위성을 설득한 뒤 신문에 청산을 공고하고 남은 투자금을 나눠주면 그만이다. 돌아서는 투자자들을 붙잡고 갈아탈 다른 펀드로 이끄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이처럼 방법이 쉬운데 펀드 청산을 미룬 이유는 그동안 주식시장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한 펀드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가가 오르면 펀드 운용에 실망한 투자자들에게도 청산 얘기를 꺼내기가 편안하다.”고 말했다. 삼성투신운용 김용광 과장은 “종합주가지수의 상승후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지금이 펀드 이전 시점으로 적당하다.”면서 “채권형 투자자는 주식형으로 이전하고, 주식형은 채권형과의 분산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서울 학군 광역화 시도할 만하다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어제 국회에서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밝힌 ‘서울의 학군 광역화 검토’ 발언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학군 조정권을 쥔 서울시 교육청도 학군 광역화와 공동학군 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김 부총리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학군 조정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학군 개편은 대학 진학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학군 광역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시도할 만한 방안이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학군의 광역화는 지난 1998년부터 유지돼온 현재의 11개 학군을 시대상황에 맞게 통폐합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중 교통의 발달로 통학시간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기 때문에 학군 수를 줄이면 학생들의 학교 선택 폭을 다소 넓혀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학군 광역화는 ‘강남 8학군’범위의 확대로 이어짐에 따라 학군, 학교간의 경쟁 체제를 조성해 교육의 여건과 질을 높이는 쪽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을 듯싶다. 반발도 클 것이다. 우선 강남에 거주하는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옆에 학교를 놓아두고 멀리 있는 학교에 다니는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주장처럼 광역화에 따른 학교 서열화도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광역화를 하되 ‘선지원 후배정 방식’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학교의 수준이나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학교와 교육청이 함께 노력할 것을 주문한다. 자칫 배정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의 휴학이나 전학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학교 배정의 기본 원칙인 ‘근거리 배정’만 고집하다가는 광역화의 취지가 흐려진다는 점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학군 광역화를 연계시키는 데는 경계를 한다. 설령 학군의 광역화를 통해 강남의 부동산 값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하더라도 교육정책을 경제정책과 맞물려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 문제는 교육적 시각으로 풀어야 하고, 부동산 투기는 경제정책 수단으로 해결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 [열린세상] 러시아의 군 개혁은 이제 끝났다/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러시아의 군 개혁은 이제 끝났다.” 올해 초 이바노프 국방장관이 한 말이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으나, 그냥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 러시아의 군사력 재정비가 최근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의 발언은 십수년 시행착오 끝에 진부한 말 껍데기만 남은 ‘군 개혁’이 아니라 국가지원과 예산이 제대로 뒷받침된 군 개혁이 시작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일 게다. 아니, 군 조직을 통폐합하고 병력 감축을 단행, 군사력의 약화가 불가피했던 개혁이 아니라, 실전 훈련과 신형 장비 배치로 전력 증강이 확실시되는 개혁이 전개되고 있음을 단언한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군의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먼저 국가방위를 바라보는 정·군 지도층의 태도가 달라졌다. 푸틴은 국제사회와 폭넓은 협력망을 구축했다고 해서 러시아가 국방력 강화에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군 지휘부는 예방적 선제공격마저 허용하는 공세적 적극 방어 태세를 전격 수용하였다. 둘째, 국방예산이 대폭 증가되고 있다.7∼8%대의 놀라운 경제 성장률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국방비 규모는 비록 국내총생산(GDP) 대비 2.7% 수준에서 맴돌고 있으나,2005년의 증가율은 2004년에 이어 무려 30% 가까이 늘어났다. 셋째, 잠수함 전력의 부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노후함을 꾸준히 도태시키면서 최신 핵잠함들을 야심차게 건설하고 있다.2001년 12월 다목적 게파드급 핵잠함 치타호에 이어,2만 3000t급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를 취역시켰다. 건조 중인 보레이급 유리 돌고루키호에는 불라바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모양이다. 공군도 노후 전투기들이 넘쳐나던 전력 공황기를 끝내고 있다.2004년 말부터 개량형 SU-27SM들이 제공되고 있다. 해·공군 전력이 중흥의 곡선에 올라섰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그럼에도 성능이 뛰어난 최신 체계들이 소량이나마 수혈되기 시작했다. 가파른 경제 회복세를 감안하면 그 의미는 간단하지 않다. 넷째, 푸틴이 서명한 ‘장기 국방발전 계획 2001∼2010’은 지휘통제 및 정찰체계와 정밀 타격체계의 대폭 개선을 담고 있다. 구소련은 1980년대초 정찰-타격 복합체를 주창, 정보·지식 중심의 전장 개념에 관한 한 미국보다 앞섰다. 반면, 전장에서 정찰과 타격 영역을 이어주는 지휘통제 체계는 낙후돼 있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지휘통제(C2) 장비들을 국제 무기시장에 자신있게 내놓고 있다. 러시아군도 이제 ‘네트워크 중심전(NCW)’ 위주의 전력 재정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군사훈련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2003년 카스피해 연합훈련이 포문을 열고, 이듬해 2월 모의 핵전쟁을 가상한 ‘안보 2004’ 훈련과 4월 러-CIS 방공망 지휘참모 훈련이 이어졌다.6월에는 우랄 이서(以西) 병력을 대륙을 가로질러 극동으로 이동시킨 ‘기동-2004’훈련이 있었고 ‘조난-2004’훈련이 8월 초에 또 있었다. 영역별로 하나같이 구소련 해체 이후 최초의 최대 규모 훈련들이다. 한때 우리는 러시아가 빠진 동북아 3각을 논했다.90년대 내내 연대급 훈련은커녕 몇 달씩 급여도 못 주던 러시아군도 잊고 있었다. 그런데 18일부터 서해 앞바다에서 러시아군이 중국군과 Tu-95와 Il-76까지 동원한 ‘평화의 임무-2005’ 연합훈련을 시작했다.1만명에 가까운 지·해·공군 병력이 양국에서 동원된다. 공교롭게도 상륙작전 훈련 지점이 뤼순(旅順)이다. 일본에 한반도 지배권을 쥐어줬던 러·일전쟁은 1904년 2월8일 일본함대가 뤼순군항을 기습해 벌어졌다. 10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난 오늘, 한반도를 둘러싼 힘겨루기에 어느 새 ‘군 개혁’을 끝낸 러시아군이 슬그머니 들어와 있다.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시론]우리술 산업 육성 이렇게/정헌배 중앙대 경영학 교수

    [시론]우리술 산업 육성 이렇게/정헌배 중앙대 경영학 교수

    우리 전통 민속주 산업, 특히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주류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는 우리 사회에 분명히 자리잡고 있다. 지난 세월 우리 술 업계의 생존 노력 역시 눈물겨울 정도로 처절했다. 그러나 시장에 자리잡은 우리 술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며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류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 등과 같은 선진국은 그렇다 치자. 이웃나라 중국은 문화 유산으로서 주류 발굴을 11회나 실시하여 유명한 술인 마오타이주 등을 개발, 세계 각지에 출시하고 있다. 일본 역시 지난 1980년도부터 시작한 위스키 국산화 전략에 성공하여 이미 세계 100대 위스키에 자국산 브랜드 7개를 진출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술 소비국가인 우리나라는 세계화된 술 육성은 커녕 수십조원이 넘는 국내 시장마저도 수입 양주를 중심으로 한 수입 의존형 대중주에 거의 모든 자리를 빼앗긴 참담한 실정이다. 88서울올림픽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대표주종이던 탁주의 주세(酒稅)가 현재는 연간 수십억원에 불과하여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1960년 이후부터 양곡사용 금지 조치로 인해 우리의 대표적인 명주(銘酒)인 약주 제조가 중단되었다. 약 40년간의 신규제조면허 불허와 읍 소재지마다 있었던 재래식 소주를 통폐합해 고유의 소주도 몰락시켰다. 결국 우리나라 주류산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과도한 진입규제, 주세율 차등화로 인한 산업구조의 왜곡으로 전통주류가 사라지고 국가 대표 주종이 없어졌다는 점과 대중 주류일수록 대형업체에 의한 과점적 공급구조를 갖고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주류 제조원료마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고급 완제품 주류의 수입이 급증하는 현상 역시 문제이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 고유 술의 산업 경쟁력을 극도로 약화시켰다. 이제 우리 주류산업에도 선진국형 정책도입이 절실하다. 제조업체에 대한 일회성 자금지원이나 면허부여 조건 완화 등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제품 생산과 마케팅 기술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연간 생산량을 기준으로 발효주의 경우 5㎘ 미만, 증류주는 2㎘ 미만인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주세를 전면 면제하거나 연간 100㎘ 미만의 우리 술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영세율을 적용하여 주세를 50%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우리 술의 품격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주류제조 방법에 있어서 식품위생법규상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제외한 일체의 식품첨가 물료는 신고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우리 술의 최대 약점인 제조 기술적 취약성으로 인한 제품 품격의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도 실천적인 교육기관을 육성해야 한다. 우리 술의 경우 생산시설, 생산기술, 영업능력 등 모든 사업적 역량이 영세하고 취약해 우수한 제품 제조가 원천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생산자단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여 이들로 하여금 품질관리, 제품수준 공인, 공동브랜드 개발, 공동 마케팅, 공동 유통망 관리 등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판매력을 갖춘 종합주류도매업체, 슈퍼체인중앙회 등 도매업체의 주문자상표 또는 공동상표사용을 허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현실이나 주류시장의 구조, 그리고 우리 술 제조업자의 의식수준을 감안할 때 우리 술을 살리는 길은 멀고도 험한 역정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 농업이 처해진 상황이나 주류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 술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하루바삐 육성해야 할 분야이다. 정헌배 중앙대 경영학 교수
  • 유사·중복 균형발전사업 통폐합

    유사·중복 균형발전사업 통폐합

    지역균형발전사업 가운데 성격이 비슷한 것들이 내년부터 통합된다. 기획예산처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147개 사업 가운데 유사 및 중복성이 지적돼온 56개 사업을 내년부터 22개로 통합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역균형발전 전체 사업 수는 34개가 준 114개로 조정됐다. 이같은 조치는 균형발전사업의 지원대상이나 성격이 중복돼 난개발을 초래하고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예산집행·운영 자율성 늘려 예산처는 우선 동일한 정책목표를 갖고 있는 사업은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해 최종적으로 성과지향형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각 부처와 지자체에 예산집행·운영상의 자율성을 줘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성과에 따른 책임은 철저히 묻는다는 방침이다. 또 부처내 유사사업의 통합을 먼저 추진하되 부처간 유사사업은 부처간 연계추진 및 공동지침을 만들어 2007년 예산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산업자원부는 22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지역기술혁신센터(TIC) 사업과 2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지역협력연구센터육성(RRC) 사업을 통합해 지역혁신센터(RIC)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종전 TIC와 RRC는 모두 100여개의 지원기관이 운용하고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RIC에서 통합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문화관광부의 경우 국가지정 관광지 기반을 구축하는 관광지개발 사업(예산 415억원)과 지자체 단위로 소규모 관광지를 개발하는 문화관광자원 개발 사업(예산 672억원), 생태체험관광지를 개발하는 생태녹색관광자원개발 사업(예산 110억원)을 기초 관광자원 개발 사업으로 통합했다. 아울러 세부사업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이밖에 건교부의 수해상습지 개선, 하도준설사업은 하천재해예방사업으로 합쳐져 종합적인 하천재해예방사업으로 추진된다. 대표적인 부처간 유사목적 사업으로 지적되는 산자부의 지역전략산업 진흥사업과 교육부의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의 경우 공동추진단을 구성해 지역별 전략산업분야로 중점지원하고, 시설·장비의 공동활용, 연구결과 공유 등을 통해 재정투자의 효과를 최대한 높여나갈 방침이다. ●효과적 추진 지자체에 인센티브 예산처 관계자는 “이번 통합으로 내년부터는 체계화된 균형발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고, 우수사업에는 재원배분 규모를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예산처는 이번 통합방안에 따라 내년 균형발전특별회계 예산을 편성, 오는 10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8개 사립대 내년 통폐합

    고려대와 고려대병설보건대, 삼육대와 삼육의명대 등 8개 사립대가 이르면 내년부터 4개 대학으로 통·폐합된다. 조선대와 조선간호대 등 8개 사립대는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학년도 대학 구조개혁 지원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사립대 통·폐합 신청을 마감한 결과,8개 대학이 신청서를 냈다고 1일 밝혔다.신청대학은 고려대-고려대병설보건대, 삼육대-삼육의명대, 가천의과대-가천길대, 을지의과대-서울보건대 등이다.통·폐합하는 이 사립대들은 같은 학교법인 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으로,4년제 대학에 통합되는 고려대병설보건대와 삼육의명대, 가천길대, 서울보건대 등 4개 전문대는 당장 2006학년도 입학 정원을 3646명 줄인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고려대병설보건대 입학 정원의 60%인 474명을 감축, 고려대에 통합한 뒤 고려대에 보건과학대학을 설치해 보건·의학기술 분야의 인력을 키울 계획이다.가천학원은 가천길대 입학 정원의 61%인 1201명을 줄여 가천의과대에 통합, 가천생명과학연구소 등을 세워 의학·생명과학·보건과학 분야 특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서를 냈다.삼육학원은 삼육의명대를 삼육대에 통합하고, 입학 정원 676명을 줄이기로 했다. 을지학원도 서울보건대의 입학 정원 1315명을 줄여 을지의과대와 합칠 계획이다. 신청서를 내지 않았지만 현재 통·폐합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조선대(4년제)와 조선간호대(2년제)는 통·폐합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탐라대(4년제)와 제주산업정보대(2년제), 연암공업대(2년제)와 천암연암대(2년제), 산업대인 동명정보대(4년제)와 동명대(2년제) 등은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교육부는 이번에 통·폐합을 신청한 대학에 대해 이달 안에 심사를 거쳐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또 수시로 통·폐합 신청을 받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초 마감한 국립대 통·폐합 신청에서는 전남대-여수대, 강원대-삼척대, 경북대-상주대, 부산대-밀양대, 충주대-청주과학대 등 10곳이 신청서를 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서민금융 ‘M&A속앓이’

    서민금융 ‘M&A속앓이’

    서민금융권이 장사를 잘 하고도 심한 속병을 앓고 있다. 대규모 순익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수익 모델은 ‘형뻘’인 일반은행에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가혹해지는 경영 현실은 이래저래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들이 편하게 돈 빌릴 곳이 사라지도록 만들고 있다. ●줄줄이 순이익 급증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108개 상호저축은행은 2004회계연도(2004년 7월∼2005년 6월)에 2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도보다 무려 51.0% 증가한 성과다.108개 저축은행은 평균 27.1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특히 순이익이 대부분 여·수신 업무에서 발생했는데, 영업이익은 3258억원으로 전년도(1626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급증했다. 이로써 금감원이 권장하는 자기자본비율(BIS) 7.0%가 넘는 저축은행이 지난해 말 66개에서 6개월 사이 79개로 늘었다. 새마을금고연합회가 전국 1624개 금고의 올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체의 88.1%인 1447곳이 흑자 결산에 성공하면서 185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었다. 이 때문에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47조 5670억원에서 6개월만에 2조 5000억원이 불어나 5조원(5조 670억원)을 넘어섰다. 전국 1324개 회원조합으로 구성된 농협상호금융도 올 상반기에 여·수신 규모 200조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안에 220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민금융기관 모두 올해 열심히 장사를 했다는 평가다. ●스스로 문 닫고 내보내라 그러나 서민금융기관과 임직원들이 처한 현실은 냉혹하다. 정부는 저축은행이 ‘부실덩어리’라는 멍에와 편견을 벗기 위해선 강력한 통폐합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저축은행 70∼80곳이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사라졌다.”면서 “업계에 ‘자율 빅뱅’이 다가오고 있으며,M&A가 원활하도록 제도적 보완장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연합회도 1624개 금고 가운데 12%에 달하는 198개 점포에 대해 퇴출과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중 36개는 영업면허를 취소해 문을 닫도록 하고,162개는 대형 점포가 흡수토록 할 예정이다. 농협상호금융도 최근 일선조합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76개 조합에 대해 합병권고 조치를 내렸다. 또 수협중앙회는 완도·거문도·장흥·삼척 등 4개 조합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실시하지 않으면 연내 통폐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몸집 부풀리기 효과에 의문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이 강경한 태도로 서민금융권의 통폐합을 서두르는 이유는 일부기관에서 경영부실과 도덕적 해이가 드러난 탓도 있지만, 정상적인 곳도 수익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금융권에선 서민들의 전통적인 목돈마련 수단인 각종 적금의 잔액은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층의 재테크 수단인 고금리 정기예금에는 돈이 넘쳐나고 있다. 저축은행 등은 고금리를 내세워 예금은 유치했는데, 경기불황과 저금리 때문에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아 끙끙 앓고 있다. 급한 대로 신용도가 낮은 곳에 대출을 해보지만 돈을 떼이는 일만 늘고 있다. 일반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2.1%에서 올 3월 말에는 1.8%까지 낮아졌다. 반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7.91%에서 19.47%로 높아졌다.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부동산 건축대출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일반 대출의 손실을 벌충하며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이마저 일반은행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잔뜩 겁을 먹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서민금융의 규모를 키우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건전성과 신용평가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률적인 규제보다 개별 기관에 대한 건전성, 내부통제 평가 등을 통해 차등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청주·청원도 9월 통합 투표

    청주·청원도 9월 통합 투표

    지난 27일 주민투표 결과 제주도를 단일 광역체제로 바꾸는 ‘혁신안’이 확정되면서 행정계층구조 개편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전격적으로 통합에 합의하고, 주민투표 절차에 들어가는 등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시·군을 축소하고 계층을 줄이는 등의 조치는 반드시 주민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난관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특히 이 문제는 국회의원 선거구뿐만 아니라 공무원, 시·구의원 등 기득권층의 위상과도 직결돼 있어 행정수도를 옮기는 문제보다 더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한다. 28일 행정자치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현재의 중앙-시·도-시·군·구로 돼 있는 행정계층구조를 개편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열린우리당은 인구 100만명 이하로 전국을 60여개의 행정단위로 나눠 내년 지방선거 이후 시행하자고 주장한다. 도를 폐지하고 현행 시·군·구를 통폐합해 광역시 단위로 재편하자는 얘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전국을 30만∼100만명 단위의 60∼70개로 나누자고 제안한다. 도를 폐지하고 특별시와 광역시도 단계적으로 폐지하자고 주장한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차차기 지방선거 전까지 도입하자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치권의 움직임은 아직 수면 아래에 있다. 지난 4∼5월 활발히 논의되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제주도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특별자치도를 처리한 데 이어 청주·청원도 주민투표로 통합을 결정하면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주·청원은 조만간 주민투표 실시를 정부에 건의할 전망이며, 투표는 9월14일쯤 시행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목포·무안·신안군의 통합도 추진되고, 경기남·북도를 나누는 것도 현재 논의 중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청주권이나 목포권의 통합 등은 현재 여야가 추진하는 60∼70개로 나누자는 방안과 비슷한 형태”라면서 “청주·청원도 합치면 인구가 80만명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초단체장들은 여전히 계층구조 개편에 반대 목소리를 내 향후 추진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강상주 서귀포시장과 강기권 남제주군수는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은 통합안보다 현행 유지안에 대해 찬성표가 많았다.”면서 “향후 법적·정치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기초 자치단체를 폐지하는 계층구조개편은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으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다.”면서 “행정계층구조 개편보다 도의 기능조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1) 시험대에 오른 우정공사

    [일본을 다시본다] (11) 시험대에 오른 우정공사

    |도쿄 특별취재팀|“전국 2만 4200여곳의 우체국과 360조엔을 웃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신고를 보유한 거대 조직….” 공룡 조직으로 불리는 일본우정공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우정 민영화 법안 추진을 계기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130여년간 국가기관으로 존속해 오다 2003년 4월 공사로 전환한 뒤 ‘고객지향주의’를 외치며 체질개선에 나선 지 불과 2년 만에 ‘민영화’라는 격랑에 휩싸였다. 민영화가 추진되면서 27만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신분 변화 등을 걱정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공사든 민영화든 수익만 내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살길은 서비스 개선뿐 지난 5월 말 도쿄도(都) 지요다구(區) 가스미카세키 인근의 일본우정공사 본부내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창구 직원들이 ‘어서 오세요.’라며 환한 미소로 반긴다. 오밀조밀하고, 아담하게 꾸며져 액세서리 가게를 연상시킨다. 창구 앞에 부착된 받침대에는 새로 출시된 상품들이 광고전단과 함께 진열돼 고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실내가 너무 안락한 것 같다.”며 말을 던지자 니타 유키오 부국장은 “우정청에서 우정공사로 바뀐 뒤부터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죠. 뻣뻣하고 고압적인 자세로는 더 이상 고객을 붙들 수 없습니다.”고 대답했다. 니타 부국장은 최근 출시된 신상품 ‘EXPAK 500’을 펼쳐 보이며 “인기가 너무 좋다.”고 자랑했다.500엔만 내면 전국 어디든 택배를 이용할 수 있고, 미리 사둔 뒤 이용하면 굳이 우체국에 가지 않고 인근 우체통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우체국과 편의점의 제휴 공사 전환 뒤 달라진 것 중의 하나는 새로운 택배마케팅을 도입한 점이다. 우체국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03년 11월 택배업계 1위인 야마토운수와 제휴관계에 있는 편의점 체인망 ‘로손(LAWSON)’과 손을 잡았다. 전국에 80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로손과의 제휴는 택배사업의 거점 확보는 물론 우체국과 편의점의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우체국에서 만난 회사원 다나카 다이치는 “우체국이 점차 편의점의 성격으로 바뀌는 것 같다.”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게 피부로 느껴지곤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도, 사람도 ‘바꿔’ 사실 공사의 구조적인 비효율과 관료주의 색채를 없애는 데는 2002년 12월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방식을 본뜬 JPS(Japan Post System) 개혁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우편물 접수, 분류, 배달업무 등의 시간을 줄여 시간당 20%의 절감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업무시스템 개선, 인원 재배치 등으로 2003년에는 4년간의 적자행진을 멈추고 우편업무에서만 263억엔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금은 공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액션플랜(중기경영목표)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고객서비스 개선 등에 초점을 둔 반면 올해부터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과 상품개발, 경영체질 개선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경영진을 외부 인사로 대거 교체한 것도 액션플랜 실천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부사장 2명 가운데 1명은 도요타차 출신이며, 임원도 15명 중 무려 7명을 학계·업계 등 외부에서 영입했다. 우정공사 경영기획부 다니가키 구니오 전략담당부장은 “임원들을 대거 민간에서 데려옴으로써 집행·감시의 피드백 시스템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대 돈줄인 우편저금과 간이보험의 판매가 민간업체와의 경쟁으로 예전 같지 않다. 공사에 따르면 우편저금 잔액은 1999년 259조 9000억엔이었으나, 이후 줄곧 감소해 지난해에는 214조 1000억엔에 그쳤다. 간이보험 계약건수도 800만건을 웃돌다 2000년을 기점으로 700만건대로 뚝 떨어지고 있다. 우편 영업수익도 시스템 및 서비스 개선으로 나아지긴 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상황이다. 우정공사 나카지마 히사하루 IR담당부장은 “정부 주도의 민영화 추진에 개의치 않고 민간기업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영체질로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bcjoo@seoul.co.kr ■ 고이즈미 우정개혁 ‘두가지 셈법’ |도쿄 특별취재팀|일본우정공사의 민영화 작업은 ‘고이즈미 개혁’의 핵심이다. 성공 여부에 고이즈미의 진퇴가 걸려 있어서다. 이런 까닭에 국가금융을 민간금융으로 전환한다는 경제논리 외에 정치논리가 깊이 개입돼 있다. 이른바 우정족(郵政族·지방 우체국 토호세력 등의 지지로 정계에 진출한 의원) 등 기득권 세력이 자민당내 반대파다.‘우정 민영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중의원 해산·총선거’라는 카드를 빼든 고이즈미 총리와 내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 만료 이후 주도권을 노리는 반대파들간의 힘겨루기 측면이 강하다.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학계·금융계의 엇갈린 시각도 우정 민영화 작업에 논란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나오히로 야시로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일본이 개혁을 하려면 마지막 남은 낡은 사회주의적 금융 잔재를 털어내야 한다.”며 민영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바대학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우정 민영화는 옳은 방향이지만, 민영화를 추진하는 배경 등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하다.”며 “우정 민영화 문제는 형식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의 이중성을 추구하는 일본 국민의 속내와 비슷한 측면이 있어 진짜 배경을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키히코 스즈키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은 “자민당내 반대파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우정 민영화를 정치개혁을 위한 꼼수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문제는 민영화를 왜 하는지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다요시 구사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은 “공사로 전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동안 서비스 개선 등으로 경영실적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데, 굳이 이 시점에서 민영화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우정공사 직원은 자체 수익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데, 민영화를 하면 공무원을 줄이는 만큼 세금을 덜 거둬 들이게 된다는 정부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bcjoo@seoul.co.kr ■ 와카바야시 시게요시 기획관 |도쿄 특별취재팀|“우정 민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인 개혁 과제입니다.” 일본우정공사의 민영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내각관방 우정공사민영화준비실’의 와카바야시 시게요시 기획관은 “우정 민영화는 국가가 움켜쥐고 있던 금융업을 시장논리에 따라 민간으로 이양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지 못하면 일본 금융산업은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5월 국회에 제출한 우정 민영화 법안은 지난 7일 중의원 표결에서 일부 자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바람에 겨우 통과됐다. 현재 참의원에서 심의 중이다. 우정 민영화 법안은 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일본우정공사의 금융부문을 떼내 민영화하는 것으로,2017년 3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돼 있다. 기본 골격은 공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우편저금과 우편보험은 완전 민영화시키고, 우편회사와 창구네트워크만 지주회사가 주식 100%를 보유하도록 돼 있다. 지주회사의 주식은 정부가 3분의1 이상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와카바야시 기획관은 “은행과 보험을 우체국에서 떼낼 경우 업무차질을 우려하지만, 이행기간이 2007년부터 무려 10년이나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민영화가 되더라도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우편저금·간이생명보험 계약자들은 공사 승계법인에 의해 별도로 관리되기 때문에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폐합하기로 했던 지방 우체국도 고객들의 불편을 고려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반발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기고] 지방분권정책 거꾸로 간다/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행정학박사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면서 개막된 지방자치시대가 10년을 맞았다. 그동안 우리는 지방자치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보다 확고히 하는 동시에, 지방이 국가 발전의 또다른 주역으로 등장하게 됐음을 확인했다. 이제 주민들의 지위를 새롭게 변모시켜 주민들이 비로소 지역의 실질적 주인으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권익을 향유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다. 그러나 지방자치 10년이 우리에게 장밋빛 성과만을 가져다준 것은 아니다. 옥에 티로 치부하기에는 우려할 만한 문제를 안고 왔다는 점도 우리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 발전의 발목을 잡고, 심지어는 그 기본정신마저 훼손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3기 연임 제한, 후원회 금지 등은 입법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해 위헌의 소지가 많은 사안이다. 때문에 전국 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는 국민적 여론을 바탕으로 이의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중앙정치권에서는 지난 6월 임시 국회에서 대다수 국민의 의사를 외면한 채 정작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기초의회 의원에 대해서도 정당 공천을 하도록 개악해 통과시켰다. 정치개혁을 다짐한 17대 국회 초기에 제시한 야심찬 목표와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빛바랜 누더기 개악만 남은 것이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과 중앙집중적 정당제 아래에서 기초의회의원 선거에도 정당공천제를 도입한 것은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킴으로써 지방자치 본래의 목적인 주민자치와 생활자치 실현을 포기하자는 것이다. 또한 이번 법률 개정에는 지방의원 유급화에 따른 지방의원 정수 감축을 빌미로 기초의회의원 선거의 중선거구제 도입을 끼워넣기식으로 처리했다. 우리는 유신정권 아래에서 중선거구제가 신진세력보다는 기득권세력에 유리한 제도라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지역구가 확대됨에 따라 소지역주의가 극성을 부리게 될 것이며, 선거비용이 더 들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새로운 제도가 기존의 제도보다 낫다는 확신이 없다면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경쟁지역에서 서로 나눠먹기를 조장하는 중선거구제를 일부 정당에서 선택한 것은 사실상 국민적 합의에 배치되는 일이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들에게 약속한 4대 국정원리 중 하나가 ‘분권과 자율’이며, 국정 12대 의제 중 하나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지방분권의 열쇠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수준 이상의 재정재량권을 부여하고, 재정운영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정부는 과세형평과 소득재분배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해 지방재정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가 지향하는 재정분권에 역행하는 졸속 입법의 전형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예는 오는 7월27일 주민투표법 제정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제주도의 주민투표가 그것이다. 광역자치단체가 기초자치단체를 통폐합하고자 추진하면서 행정자치부와의 협의만을 거쳐 일방적으로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핵심인 기초자치단체의 존립과 자치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지방자치의 근본인 주민을 배제한 중앙정치권의 일방적인 입법 조치가 초래할 반민주적ㆍ반자치적 비용은 결국 고스란히 주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어렵게 부활된 지방자치가 꽃을 피우고 번영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중앙정치권과 중앙정부의 냉철한 자기반성만이 남았다. 이제라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실천을 촉구한다.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행정학박사
  • [사설] 개혁보다 자율이 우선이라는 국립대

    전국 45개 국공립대가 참여한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가 서울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교육부의 대학개혁조치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총장선거의 선관위 위탁 법안에 대해서는 원상복귀시키지 않으면 헌법소원에 들어가겠다는 결의도 했다. 명분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혼탁선거 등의 문제점을 보여온 총장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한다는 것이 대학의 자율성을 어떻게 해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총장직선제는 대학의 효율적 경영을 어렵게 하는 제도로 그 자체부터 재고돼야 한다는 것이 선진국가들의 경험 결과다. 개혁안은 간선제나 공영 직선제를 택일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국공립대 교수들이 집단적 반발을 하는 것은 ‘자율’을 내세워 대학을 사적 이익집단화한 과거 관행을 답습하려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오늘날 대학은 산업의 고도화와 국제화·세계화 추세에 따른 교육개방 압력 속에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과감한 혁신을 요청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들은 백화점식, 공급자 중심의 경영에 양적 팽창만 거듭해 지원율이 정원을 밑돌 정도로 부도위기에 직면했는데도 구조개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겨우 국립대 10곳의 통폐합이 결정됐을 뿐이다. 이웃 일본만 해도 국립대 89개가 2004년 4월 법인으로 지배구조를 바꿨다. 대학지원율과 정원의 역전현상 발생이 2009년으로 예상됐지만 훨씬 앞당겨 개혁을 단행했다. 국공립대학들이 진정으로 자율을 중요시한다면 정부 정책이 있기 전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뒤늦게 ‘일방적 교육정책’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다. 조직, 인사, 재정 등 대학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대학과 학문이 발전한다는 것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자율성 확대를 위해서도 대학 개혁은 필수적이다. 국민 혈세를 쓰는 국공립대가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채 내부 조직 지키기에 급급해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
  • [기고] 대학의 위기와 구조개혁/김우상 컬럼비아 서던대 교수·명예논설위원

    신입생 충원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전국 4년제 주요 국·사립대학들이 정원을 10% 안팎 감축키로 한 것은 한국의 대학사에서 일대 사건이다. 지방의 4년제 대학과 전문대에서 학생이 오지 않아 정원을 감축한 사례들은 많았지만 주요 대학들이 정원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은 유래가 없다. 대학이 어렵다고들 한다. 괜한 엄살이 아니다. 살림살이가 어렵다면 허리띠를 졸라매서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겠지만, 생사기로의 문제라면 허리띠를 졸라매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대학들이 바로 이처럼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예상된 일이기는 하나, 대학 신입생이 줄기 시작하여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신입생 정원을 반으로 줄인 대학도 있고 아예 폐교를 해버린 대학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현상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앞으로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외국의 유수 대학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우리 대학은 더 가혹한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학령 인구의 급격한 감소, 휴학과 전출 학생의 증가, 학생들의 수도권 선호 경향 및 권역별 입시 경쟁의 치열성 등으로 우수한 학생 유치의 어려움과 정원 확보의 곤란함이 가중되어 지방 대학의 존립 기반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어려움의 또 다른 축은 취업난이다. 기업들이 서울 지역 대학 출신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지방대의 위축을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다.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정서적인 차별성이 지방대학들이 겪고 있는 총체적 난국의 실체이다. 그러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취업보도 기능의 획기적인 강화, 대학 재정 운영의 효율화 제고, 분권화 체제 도입 및 교육·연구의 질 개선 등 각 대학이 나름대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줄 안다. 이번 국립대 통폐합 및 정원 감축, 지방 대학의 특화 계획은 지역 산업과 연계해 캠퍼스별로 특성화를 추진함으로써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다. 다행히 참여 정부는 지방 분권과 교육의 균형 발전을 국정 과제로 삼고 3대 특별법을 공포하였다. 대학에서는 그 성과의 가시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정부 당국이 진정으로 알아야 할 일이 있다. 죽음 직전의 환자에게 “당신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라고 아무리 외쳐도 그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대학 자체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대학들의 자율적인 강력한 구조개혁과 대학들의 구조개혁노력에 대한 교육당국의 특단의 지원조치는 한국의 교육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우리 대학들은 대학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오늘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정부가 모든 성과를 떠맡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최소한의 해야 할 일을 확실하게 해내는 것이 강한 국가의 작은 정부라는 미국의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의미심장한 충고가 뇌리를 스친다. 김우상 컬럼비아 서던대 교수·명예논설위원
  • [열린세상] 대학 개혁 빠를수록 좋다/한민구 서울대 공과대학 학장

    최근 전국 17개 국립대학과 서울 소재 7개 사립대학이 내년부터 2007학년도까지 학부 입학정원을 1만 2000명 줄이기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는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하였다. 신입생 확보에 큰 문제가 없는 주요 국립대학과 수도권의 명문 사립대학이 학부 정원을 줄이는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동시에 교육인적자원부의 예산지원 방침은 높이 평가된다. 학부 정원의 감축은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에 첩경으로,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 개혁에 시발점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하고 양성하여 우리나라가 최빈국 대열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 왔다. 우리 경제 발전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압축 성장이었듯이 우리 대학들도 급격한 양적 팽창을 해 왔다.1970년에는 87개 4년제 대학 15만 8000명의 재학생이 있었으나,1990년에는 125개 대학에서 97만 9704명으로 학생 수가 5배 이상으로 증가되고,2004년도에는 169개 대학에서 159만 958명이 등록하여 30여년 만에 대학생 수가 10배 이상 증가되었다. 동시에 대학원 학생들도 1970년도에는 석사과정 6122명, 박사과정 518명에서 1990년에는 석사과정 6만 5792명, 박사과정 1만 2479명으로,2004년에는 석사과정 20만 2161명, 박사과정 3만 4722명으로, 불과 30여년 만에 석사과정은 30배 이상, 박사과정은 60배 이상 대폭 증가되었다. 반면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 수는 1970년도에 2만 8000여명에서 2004년도에는 5만 5000명으로 2배 미만으로 증가되어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해가 갈수록 증가되는 것으로, 교육 여건이 열악해지고 있다. 이러한 대학의 급속한 양적 팽창은 교육의 경쟁력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국내기업에서는 대학에서 쓸 만한 인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불만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IMD보고서는 우리 대학의 낮은 경쟁력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학교육이 경쟁사회 요구에 잘 부합하는 정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30개 대상국 중 28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대학 정원의 1만 2000명 축소가 비교적 교육 여건이 우수한 대학에서 추진되고 있음은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정원 감축은 상위권 대학보다는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열악하고 신입생 충원이 어려운 대학에서 더 과감히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진학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학생 수가 많다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서도 우리나라 대학생 수는 인구비례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많다.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추세는 수년내로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대학 정원보다 훨씬 적게 되어 모든 대학이 정원을 다 채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학 정원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은 대학 개혁의 시발점이 될 수 있으나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대학의 구조조정은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더 빨리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사립대학의 3분의1 정도가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였다. 국립대학들도 수년내에 법인화되어 매년 정부의 자동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6개년 운영계획을 제출해서 정기적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동시에 2003년도부터 많은 대학들이 통폐합을 하고 있다. 독일의 베를린공대는 1993년에 22개학부(단과대학)이던 것이 지금은 8개로 줄었으며, 훔볼트대학도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대학을 특성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학부 정원의 감축은 물론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특성화를 추진하고 합리적인 평가체제를 구축하여 피상적인 구조조정보다는 내실있는 개혁을 유도해야 한다. 동시에 대학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게 된다. 모든 대학이 연구 중심 대학을 표방할 순 없으며 대학 여건에 따라 교육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대학의 구조조정은 매우 고통스러우며 대학 구성원의 합의를 이루기 위하여 대학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한민구 서울대 공과대학 학장
  • [씨줄날줄] 나폴레옹의 영어공부/이목희 논설위원

    지난해 말 경매에 나온 나폴레옹의 유서초고는 새카맣게 고친 대목이 많았다. 대서양의 절해고도 세인트헬레나에서 최후를 맞는 심정이 복잡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필생의 숙적 영국에 대해 양면적 심리를 표출했다.‘영국 통치자들을 용서한다.’고 썼다가,‘나는 영국인들에게 살해됐다.’고 바꿔버렸다. 그가 영국측의 음모로 비소중독에 걸려 사망했다는 설이 있다. 사인과는 별개로 영국은 트라팔가르해전과 워털루전투 등 나폴레옹에게 치욕을 안겨준 나라다. 나폴레옹이 영국만 굴복시켰다면 사실상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애증과 회한이 상당했으리라 쉽게 짐작된다. 나폴레옹이 유배지에서 영어를 공부했다는 자료가 새로 공개됐다. 영국 BBC인터넷판은 그 이유를 “당시 영국 신문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도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호기심 차원은 아닐 것이다. 적을 깊이 알고, 재기를 노리려는 막판 집념이 엿보여 섬뜩하기조차 하다. 나폴레옹전기를 쓴 역사가 막스 갈로는 “나폴레옹은 현대적 의미에서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의 창안자”라고 평했다. 나폴레옹은 200년전에 이미 언론의 힘을 알고 그를 적극 활용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방향을 잘못 잡았다. 언론통제와 여론조작을 통해 권력을 유지·강화하려 했다. 잘못된 언론관은 이미 그의 파멸을 예고하고 있었다. 1789년 프랑스혁명 후 제정된 인권선언 11조는 ‘모든 시민은 자유의 남용이 아닌 범위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쓰며, 인쇄할 수 있다.’고 언론·사상의 자유를 명백히 했다. 이어 10년간 1350종의 정기간행물이 나오며 언론자유가 만개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1799년 권력을 잡은 나폴레옹은 적대언론을 통폐합하고, 파리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4종으로 제한했다. 철저한 검열제도도 실시했다. 침략지에서는 군대소식지를 만들어 정보조작을 일삼았다.‘전황보고 같은 거짓말’이라는 비유가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프랑스에 비해 영국은 언론의 자유가 단계적으로 발전해왔다.1689년 권리장전 이래 언론의 자유는 자율교정을 원칙으로 유럽대륙보다 앞서 나갔다. 나폴레옹이 프랑스혁명의 정신을 살려 진정한 언론 자유를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면 말년이 달라지고, 역사적 평가가 지금보다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IOC총회와 태권도/김민수 체육부 차장

    지구촌 스포츠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5일 싱가포르에서 개막됐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는 각국 스포츠의 희비를 극명하게 가를 굵직한 사안들이 상정돼 이해 당사국들은 막바지 외교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총회는 9일까지 나흘간 숨가쁘게 이어진다.6일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다음 대회인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고,7일에는 비리 IOC위원 제명 투표가 실시된다. 이어 8일에는 2012년 올림픽의 28개 종목이 확정된다. 우선 2012년 올림픽 유치전이 세계의 이목을 끈다. 프랑스의 파리와 영국의 런던, 미국의 뉴욕과 스페인의 마드리드, 러시아의 모스크바 등 5개 도시가 경합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도시들의 격돌이어서 세계 언론은 ‘별들의 전쟁’이라며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유치에 성공한 도시는 최고 도시로서의 자존심을 곧추세우는 것은 물론 향후 7년여간 개최국으로서의 지위를 한껏 누리게 된다. 무려 88년만에 올림픽 재유치에 나선 파리가 현재 선두 주자로 꼽힌다.IO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숙박과 교통시스템, 풍부한 재정 등에서 ‘올림픽을 치르기에 충분한 도시’로 높이 평가한 바 있다. 7일에는 비리 위원 퇴출이 투표로 가려진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제명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자진사퇴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현재 불가리아의 이반 슬라프코프 위원이 도마에 올라있다. 슬라프코프 위원은 지난해 BBC방송의 함정 취재에 의해 ‘금품을 제공할 경우 특정 후보도시에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자격 정지를 받은 상태다. 따라서 국내 스포츠계의 시선은 8일 종목 퇴출 투표에 쏠려있다. 총회에서는 위원 116명 가운데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각 종목의 올림픽 퇴출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은 태권도뿐만 아니라 최강 양궁, 인기 종목 야구 등이 거론돼 긴장하고 있다. 자칫 이들 ‘효자종목’이 퇴출될 경우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의 위상이 무너질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가장 큰 우려의 대상은 국기인 태권도다. 지난 시드니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이끈 김운용 전 부위원장이 더 이상 ‘버팀목’이 되지 못하는 데다 올림픽에서 잇단 판정 시비를 빚어 이미 IOC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게다가 일본의 가라테와 골프, 럭비 등이 끊임없이 진입을 시도하는 것도 악재다. 여기에 최근 IOC의 보고서도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회원국이 179개국이나 돼 보편성(universality)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대중성(popularity)과 이미지(image) 등에서는 매우 낮게 평가됐다.TV중계와 언론기사 빈도가 매우 낮고, 심판의 판정이 경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다 흥미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들 문제점을 개선한 청사진을 IOC에 제시했고,IOC도 개선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낙관한다. 국내 태권도계에서도 여러 악조건을 감안해도 70표 정도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어서 막판 총력이 요구된다. 한국의 자존심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이번에 퇴출되면 이후 재진입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IOC는 이번 종목 진퇴를 통해 21세기 국제 스포츠의 새판짜기를 꾀하고 있어 ‘서바이벌 게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한국처럼 특정 종목에 의존도가 큰 다른 국가들은 IOC의 종목 퇴출 투표에 크게 반발한다. 현 28개 종목의 연합체인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도 IOC의 퇴출 투표 방침에 보이콧으로 맞설 방침이었다. 올림픽 군살빼기를 선언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육상·수영 등 같은 종목내 유사 세부종목의 통폐합을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우리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어쨌든 태권도는 결과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국제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는 기틀을 마련할지, 아니면 상당기간 변방 종목으로 서성일지, 중대 기로에 선 것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WTF 대표단의 막판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민수 체육부 차장 kimms@seoul.co.kr
  • 국립大 10곳 2006년 통폐합

    국립大 10곳 2006년 통폐합

    올해 대학 구조개혁 재정지원 사업신청을 마감한 결과 국립대 10곳이 통·폐합을 신청한 것을 비롯, 전국 38개대가 오는 2007년까지 학부 정원 1만 5300여명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는 4일 전남대-여수대, 강원대-삼척대, 경북대-상주대, 부산대-밀양대, 충주대-청주과학대 등이 2006학년도부터 통·폐합하기로 하고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 대학들은 통·폐합을 조건으로 지역 산업과 연계해 캠퍼스별로 특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통·폐합이 승인되면 이들 대학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현재 학부 입학 정원의 11.3%인 2078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총장 4명과 학장 1명, 사무국장 3명 등 행정조직과 단과대 5곳, 학부(과) 26곳 등 학사조직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구조개혁 선도대학 지원 사업에는 국립대 17곳과 사립대 13곳, 전문대 8곳 등 모두 38개대가 신청서를 냈다. 국립대에서는 서울대와 충남대를 비롯한 17곳에서 오는 2007년까지 5511명(방송대 제외)을 줄이기로 했다. 사립대의 경우 수도권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한양대 등 7곳에서 오는 2007년까지 학부 정원을 2004학년도 정원의 10.4%에 해당하는 3170명을 줄이기로 했다. 지방에서는 2006학년도까지 인제대와 예원예술대 등 6곳이 1748명, 전문대는 2148명을 줄일 계획이다. 교육부는 다음달 말까지 이들 대학의 통·폐합 가능성과 구조개혁 내용 등을 평가, 지원 대상 및 액수를 정한 뒤 대학별로 20억∼80억원까지 모두 8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통·폐합을 신청한 국립대의 경우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대학혁신자문팀’에서 통·폐합에 따른 특성화 목표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심층 분석한 뒤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대학구조개혁추진본부 김경회 단장은 “국립대 15곳을 줄이겠다는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통폐합을 논의 중이거나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다른 국립대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초등교원 배출 33% 감축 제주교육대 통폐합 필요

    초등교원 배출 33% 감축 제주교육대 통폐합 필요

    매년 6000여명씩 배출되고 있는 초등교원 신규인력을 4000명 선까지 줄여야 한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국립 교육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제주교대는 통폐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대의 감축규모나 시기는 오는 8월쯤 구체화될 전망이다. 감사원은 30일 ‘학교시설·교원양성 등 교육재정 운영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신규 초등교원을 현 수준의 3분의 1까지 축소하는 한편 초등학교 신설사업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에도 11개 국립교대의 입학정원을 현행 6000명에서 4000명으로 감축하고, 학교신설계획도 재조정할 것을 통보했다. 지난해 412만명이던 초등학생 수가 저출산으로 인해 2011년에는 303만명,2015년에는 269만명으로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교원과 시설 충원 계획도 재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체 교육재정은 지난해 기준 35조여원으로 이 가운데 초·중등교육 예산은 전체 80%를 육박하는 27조여원에 달한다. 또 초·중등 예산 중 학교시설사업비가 4조여원, 교원인건비가 17조여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교육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계획으로 교육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감사의 요지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 2002년 이후 12조원을 투입해 701개 학교를 신설했고, 오는 2008년까지 추가로 1022개의 학교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를 신설하지 않아도 오는 2015년에는 학급당 학생수가 선진국 수준인 22명까지 감소한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광역버스 3개노선 새달 폐지

    서울시가 지난해 7월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 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경기간 광역버스 노선을 내달부터 폐지하기로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29일 서울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9414(분당∼압구정동),9406(분당∼강남역),9705(고양 가좌동∼용산) 등 서울에서 경기도를 오가는 3개 광역버스 노선을 내달부터 폐선한다고 경기도에 통보했다. 또 9504(군포∼강남성모병원),9301(하남 신장시장∼광화문),9101(양주 덕평리∼종로5가) 등 3개 노선에 대해서도 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 뒤 1300억원의 적자를 본데다 올해에도 2200억원가량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자 대대적인 노선 통폐합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9414번 광역버스의 대당 이용객은 하루 115명,9406 광역버스는 130여명,9705번 광역버스는 100여명에 그치는 등 버스 한대당 하루 평균 25만원씩의 적자를 보고 있다. 서울시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경기도와 중앙정부에서 아무런 보조금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노선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분당간 광역버스의 경우 서울노선은 변함없지만 분당구간은 여러 노선이 중복돼 다른 노선에 비해 50%가량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분당, 고양, 하남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은 내달부터 버스를 2번 갈아타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현재 서울시가 폐선을 통보한 3개 노선을 경기도 버스로 대체해 부활시키거나 대체노선을 만들기 위해 이용승객 수요 및 버스업체의 수익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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