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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이 광장] 한총련은 아직도 이적단체?

    얼마전 우리 대학에는 작은 생활방이 하나 생겼다.새로 마련하는 방이라고 장판도 깔끔하게 깔고 시원하게 에어컨도 설치했다. 하지만 하루만 집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왠지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것은 대학생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방이 아무리 좋다 한들,맛난 음식을 많이 먹는다 한들 내 가족이 있는 집만 하겠는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학내에서만 생활한 지 어느덧 한달이 되어 가는 사람들이있다.각 대학의 학생회장들이다. 지난 달 8일 검찰은 한총련 대의원인 대학생 200여명을 상대로 1차 소환장을 발부했다.‘이적단체를 구성·가입한 죄’를 인정하고 어서 탈퇴하라는 내용이었다.하지만8일 현재 학생 229명이 한총련 대의원임을 선언하며 한총련 이적 규정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총련의 이적단체 문제제기는 하루 이틀전의 일이 아니다.97년 김영삼 정권 당시노동법과 안기부법이 날치기 통과되고,대선 자금 문제,한보 비리 사건 등이 터지자한총련은 부패하고 무능한 김영삼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투쟁했다.그 과정에서 수세에 몰린 정권에 의해 이적단체로 낙인찍혔다는 사실은 한총련의 변명만은 아니다. 그런데 대의원 소환장이 발부된 다음 날인 지난 달 9일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97년 한총련 투쟁국장이었던 김준배씨의 죽음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한총련의 이적성 문제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된 이유는 통일방안이 북측과 동일하고 운동방식이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남북간 6·15선언 이후 한총련은 강령에서 ‘연방제’ 부분을 스스로 삭제했으며 최근 잦은 집회와 시위에서도 폭력행위는 하지 않았다. 의문사진상규명위에서도 밝혔듯 과거 장기간의 권위주의 통치를 겪는 동안 많은 실정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보다는 권위주의 통치를 정당화하고 저항세력을 처벌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지금도 그 잔재로 남아 있는 것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며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뽑은대의원들을 잡아 가두는 것도 이 국가보안법에 의한 것이다. 짧게는 1년,길게는 6,7년씩 부모님도 만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그들은 부모님가슴에 대못을 박는 불효자식이라는 진짜 죄목을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수배 중에 가족의아픈 소식을,심지어 부모님의 부고를 듣는 자식의 죄값을 무엇으로 치를 수 있겠는가. 엊그제 만난 한 대의원은 수배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왔다고 했다.평소보다 많은 용돈을 쥐어주시며 “잘 해보라.”고 하셨다지만 차마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었으랴. 한총련이 자유로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지난 수년간 억압받는 가운데 형성된 조직의 폐쇄성을 던져버려야 하고 내부의 각성도요구된다. 사회에서도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각계의 사회단체들이 한총련 합법화를 위한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이제는 신문·방송 등에서도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젊은 학생들이 정당한 이유도 없이 매년 수백명씩 수배자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하다. 김주희/ 건국대신문사 편집장
  • [씨줄날줄] 죽염

    소금이 말썽이다.암을 유발하는 죽음의 물질,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한다.보통 소금도 아니고 신비의 소금으로 알려진 죽염(竹鹽)이 그렇다.일부 죽염은 다이옥신이 어류보다 무려 7.6배나 많았다.유럽연합(EU)의 어류 허용 기준치를 2.8배나 웃돌았다.생 소금에 묻어 있게 마련인 칼슘,마그네슘,철,망간,유황까지도 태워 없앴다는 죽염이고 보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죽염이 신비의 ‘묘약’이 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쯤이었다.염증에 특효요,해독작용이 뛰어 나고 피를 맑게 해주는 정혈작용에 소염작용까지 만병 통치에 가깝다는 입소문을 탔다.까다로운 제조 과정은 죽염의 신비감을 증폭시켰다.대나무에 생 소금과 송진 그리고 황토를 넣어 무려 9번이나 굽는다는 것이다.고열 처리 과정에서 대나무와 송진 그리고 황토가 신비의 효능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사람들은 죽염의 신비를 그대로 믿지는 않았다.그러나 좋은 소금이라는 생각에서 적지 않은 가정이 양념용으로도 죽염을 쓰기 시작했다.전체 소금 소비량의 5%가 문제의 가열 처리된 소금이라고 한다.특히 암과 싸우는 사람들에겐 필수품이 되었다.극성스러운 이들은 죽염을 만드는 현장을 지켰다가 시중 가격보다 몇 배의 비싼 값을 주고사오기도 했다.죽염 성분으로 만들었다는 치약에서 비누,화장품까지 등장하면서 죽염은 건강의 또 다른 이름이 된 요즘이다. 예부터 대나무에 소금을 넣어 아궁이에 구워 양치용이나 건강 식품으로 사용했다고 한다.적어도 해롭지는 않다는 얘기일 것이다.문제는 죽염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었다.식약청에서 실험을 했다고 한다.대나무 소금을 서서히 가열했더니 300℃에서다이옥신이 생성되더라는 것이다.그리고 온도를 서서히 높여 800℃를 넘기자 다이옥신이 줄어 들었다고 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식품으로서 소금의 안전성에 대한 기준이 없다고 한다.당연하다.세상의 방부제인 소금을 걱정할 이유가 없었던 게다.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형편이 달라졌다.당장 죽염을 비롯한 가열 처리 소금의 제조 과정을 감독해야 한다.그리고 죽염에 대한 연구와 함께 제조 기준 등을 마련해야 한다.소금만이라도 마음놓고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인학/ 논설위원
  • [녹색공간] 농촌에 미래 없으면 인류도 미래 없다

    농촌에서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재잘거리며 뛰노는 모습도 볼 수 없다.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현재 농촌에는 과거만 있고,현재도 미래도 없다.노인들만 남아 있고 젊은이도 어린애도 없다.땅에도 미래가 없다.이미 죽어버린 땅이 대부분이고 날마다 제초제로,농약으로,화학비료로 죽어가고 있다.노인들이 날마다 농약통을 짊어지고 살다시피 하는데도,겨울에도 허리를 펴지 못하고 하우스안에서 제철 아닌 딸기며 토마토며 수박이며를 비지땀 흘리면서 길러내는데도 농가소득은 해마다 떨어지고 농협 빚은 눈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농촌에 남아 있는 젊은 아낙은 생과부가 되기 십상이다.농가소득 보전 차원에서 국가에서 농민을 불러내 취로사업을 시키고 하루에 일당으로 주는 돈이 2만 2000원인데,그것이라도 받고 일하려는 사람은 여자 노인네들밖에 없다.젊은 아낙은 애 때문에 방에 묶일 수밖에 없고 남정네는 시골에 남아 있어서는 처자식을 먹여살릴 길이 없으니 도시로 떠날 수밖에 없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에서소 팔고 땅 몇마지기 팔면 자식들 교육은 대학까지 시킬 수 있었다.처지도 이래저래 도시 노동자보다는 낫다고들 했다.그러나 이제 아니다.농민들 처지가 도시 빈민들 처지나 다름없이 되었다. 요즈음에는 도시에서 미화원 자리라도 하나 나면 시골 젊은이들이 가솔을 거느리고 두말 없이 봇짐을 싼다.그러면 적어도 중고등학교까지는 자식 교육 걱정이 덜리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에서는 농민들에게 재래식 구태의연한 농사법에만 매달리지 말고 국제경쟁력 있는 영농방법을 개발하라고 쪼아댄다.이쯤 되면 후안무치도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주곡자급률이 25%를 밑도는데 주곡 생산에 힘쓰라고 뒷받침할 생각은 않고 벼 농사,보리 농사 때려치우라? 주곡 자급이 없이 경제 자립이 가능하고 정치 독립이 유지될 수 있다고 흰소리치는 사람들은 시정잡배보다 더 소견이 없는 자들이다.아무리 첨단무기로 무장한 강대국 군대가 온 나라를 초토화시킨다 하더라도 원시 무기로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그 예를 우리는 소비에트 러시아나 중공이나 베트남에서 보았다.그러나‘사흘 굶어 남의 집 담 넘지 않을 사람 없다.' 는 속담대로 식량을 무기로 해서 벌이는 전쟁에서 굶으면서 싸울 장사는 없다. 국가의 독립을 위협하고 무력증강으로 국가 경제를 거덜내려는 외세와 맞서 싸우려면 식량자급이 급선무다.그런데도 광복 이후로 이 땅의 통치자들은 세치 혓바닥으로는 자주독립과 민생위주를 내세웠을지 모르나 실제로는 늘 농민들 등치고 간 빼내는 일에만 골몰해왔다.그러나 중국에 공산품을 팔려고 어쩔 수 없이 마늘시장을 열 수밖에 없었다는 사이비 애국관료들이 생길 수밖에. 어떤 자들은 엥겔지수가 선진국 수준이라 하며 우리도 문화국민이 되었다고 입발린 말을 지껄여댄다.우리 엥겔지수는 농민착취지수로 보아야 한다. 해마다 도농간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까닭 가운데 중요한 요인 하나는 터무니없이 싸게 매겨지는 쌀값이다.중국 쌀에 견주어 몇배가 비싸고 미국 쌀에 비해서 얼마나 더 비싸다는 정신나간 소리 하지마라.그런 소리 하려면 중국 가서 살고 미국 가서 품팔아라.더러운 일,힘든 일,사고 많이 나는 위험한 일은 모두 제3세계 노동자에게 맡기고 눈 뜨고 못 볼 노동력 착취도 아랑곳하지 않는 주제에 몇끼 외식비도 안 되는 한달 양식값을 두고 너무 비싸서 값을 더 올릴 수도 없고,더 사들일 여유도 없다? 윤봉길 의사 말마따나 농촌은 인류의 생명창고다.이 창고가 거덜나면 인류전체에 미래가 없다. 윤구병 변산공동체학교 교장
  • 오피니언 중계석/ 김용암스님 기고 요지 - 인종주의적 편견 극복 ‘발등의 불’

    한·일 월드컵때 유럽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4강에 오른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를 보며 열광한 한국인들.그런데 그 열기와 환호의 이면에 인종적 열등감이 도사리고 있었다면? 천태종 총무원 김용암 교육부장이 월간 ‘금강’에 기고한 ‘인종주의와 한국인’이란 글을 보면 모르는 결에 허를 찔린 느낌을 갖게 된다.용암스님은 우리네 의식엔 인종주의적 편견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이같은 편견을 냉정하게 반성하여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용암스님 기고 요지 지난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던 유럽 강호들을 누르는 광경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가히 감격에 가까운 희열감을 맛보았다. 그 감격은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보였다.‘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난생 처음 자랑스럽다.’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감격이 자신감과 자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유럽 팀 격파에 감격하는 한국인들의 심리 이면에는 어쩌면 인종적 열등감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한국 근대사와 현실을 돌이켜 보면 이러한 분석은 결코 억지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근대 역사를 통해 한국인들은 알게 모르게 인종적 편견에 젖어들었다는 지적을 쉽게 외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 이전의 조선에는 인종차별은 물론 인종이라는 말조차 없었다.중화문명을 배운 ‘화(華)’와 그렇지 못한 ‘이(夷,오랑캐)’로써 구별하는 화이관(華夷觀)에 입각한 문화주의가 있었을 뿐이다. 인종주의가 한반도에 수용된 것은 19세기 후반 조선의 개항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서양문명 수용을 통해 자강(自强)을 추구하는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을 앞세운 조선의 개화파 지식인들은,그들의 스승격인 서구와 북미의핵심 이데올로기인 인종주의에 쉽사리 감염되었다. 백인 우월주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개화파 지식인들의 인종주의적 개화관이 근현대 한국인의 집단의식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그것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횡행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멸시와 무관하다고볼 수 없다. 해방 이후에는 백인 앵글로색슨 계통의 신교도 미국인들을 정점으로 하는 인종주의가 맹위를 떨치게 된다.해방후 한국인들의 백인 콤플렉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영어 원어민 교사’채용문제이다. 국제결혼에서도 백인과의 결혼과 동남아인과의 결혼이 천양지차의 인식과 대접을 받는 것도 한국인들에게 뿌리내린 인종주의와 백인 콤플렉스의 산물일수 있다. 과연 한국에 인종주의가 횡행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의 대답은 회의적일 것이다.그러나 어쩌면 한국사회는 예상보다 훨씬 인종주의에 오염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인들의 집단의식 속에는 인종주의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뿌리내려 왔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외치는 젊은이들과,기회만 되면 자녀들에게 미국 국적을 갖게 해주려고 안달인 기성세대의 이 엄청난 의식 차이를 우리는 차분하게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하루 밥 세끼 온전하게 먹기가어려운 시절 미국과 선교사와 교회는 구원의 통로였다.이들의 원조 아래 교육받고 귀국한 사람들은 지도층으로 활동했지만 그들의 의식은 사실상 거의 미국인이었다.현재 한국사회 지도층의 가족이 미국 국적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는것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야 이해된다. 근대화에 기여한 미국 등 선진국의 도움은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이제는 지나친 미국 및 서구 편향으로 인해 발생한 후유증도 직시해야 한다.인종적 편견이 뿌리내리게 된 역사적 외연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무지와 편견을 극복하는 게 우리의 시급한 과제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시대 자료보관의 고민

    최근 스웨덴 서쪽 해안지방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타눔이란 곳의 석기시대 암각화 군집지역에 가 보았다.우리 반구대 암각화보다는 훨씬 소박한 선(線)으로 배와 사람 형상들이 여러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그런데 현장에서 매우 의아스러운 정경을 보았다. 박물관 직원이 암각화 새김선에 붓으로 붉은 칠을 새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인류문화유산을 훼손하는 일이 아닌가.알아보니 이유가 있었다.관람 편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림의 흔적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이미 어떤 것은 붉은 칠이 벗겨지면 새긴 자국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오염된 대기 속의 화학물질 때문에 날로 바위의 마멸이 촉진되고 있다고 한다. 바위에 새기는 것은 오래도록 남기기 위한 것이기는 하나,많은 정보를 다 바위에 새길 수는 없다.종이가 발명된 뒤에는 정보들이 거의 모두 종이에 적혀 보존돼 왔다.바위에 새겨도 지워지는데 하물며 종이에 적거나 그린 것의 수명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1966년 불국사 석가탑 해체 때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종이 두루마리는 제작연대가 750년경인,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물이다.이 정도면 종이의 수명도 꽤 길기는 하지만,화학약품으로 표백처리하는 신식 종이는 산화가 빨라 내구성이 형편없다. 1945년에 나온 서울신문 창간호는 손만 대도 부슬부슬 떨어질 정도여서 사진으로 찍어 두고 실물은 금고 속에 보관하고 있다. 종이 인쇄물의 신통치 않은 내구성 때문에 고민해 온 도서관이나 문서보관소들은 디지털 문서로 변환함으로써 해결의 길을 찾으려 했다.그런데 플로피디스켓이나 하드 디스크 또는 테이프 등 자기(磁氣) 저장매체의 수명은 기껏해야 10년쯤인 것으로 밝혀졌다.미국 국립문서보관소는 디지털화한 방대한자료들을 10년마다 새 디스크에 옮긴다.광디스크에 옮기면 읽을 때 마찰이없어 훨씬 오래 쓸 수 있다.이 역시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이라는 재질이 지닌수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는 또 있다.디지털 자료들을 읽으려면 자료 제작 당시의 프로그램도 함께 보관해야 한다.같은 프로그램이라도 버전이 다르면 옛 버전의 자료를 읽지 못하는 수가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컴퓨터도 당시의 것을 보관해야 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디지털 문서는 종이 문서와는 달리 일부가 훼손돼도 문서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인터넷시대가 되자 자료 보관에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인터넷에 떠도는 무수한 자료들을 그대로 놓아두고 말 것인가,어디에 집중적으로 따로 모아 보관할 것인가다.유용한 사이트를 북마크해 두었다가 나중에 찾아가 보면 없어진 경우가 많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관이 없어질 수도 있고 개인 개설자가 마음 바꾸거나 생을 마칠 수도 있다.사이트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복사본 없는 원본이 소멸되는 것이다.인류 문화유산의 손실이다.도서관이 신간 서적 나올 때마다 챙겨서 보관하듯이,인터넷으로 발행된 지식의 산물을 어딘가에서 모으고 있어야 이치에 맞는다.그래서 스웨덴 왕립도서관 같은 몇몇 나라의 기관에서는 인터넷 자료들을 모은다. 자료 보관은 석기시대나 인터넷시대나 쉽지 않은 과제다.돌에 새기거나 종이에 적거나 디지털로 바꾸거나 해도 영원히는 보존될 수 없다.그런데다가 시대가 지날수록 정보량은 폭발적으로 는다.자료를 기록하고 저장하고 검색하는 일 자체는 편해졌다 하더라도,작업 대상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보관 문제가 시대를 넘어 여전히 고민거리다. 박강문 (칼럼니스트)
  • 실물경기 회복세 주춤, 6월 산업활동 동향 발표

    국내 실물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산업생산이 신통치 않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실물지표의 외형이 좋지 않다. 월드컵과 지방선거의 영향으로 일시 생산활동이 왕성하지 못한 원인도 있으나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안심리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그러나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건실하다는 반론도 있어 경기 향방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같다. ◆산업생산은 반도체가 명맥 유지-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4% 증가하는데 그쳤다.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지난 3월 4.4%,5월 7.4%,5월 7.7%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6월에는 증가세가 둔화됐다.반도체 생산이 36% 증가한 반면 그동안 산업생산을 주도했던 자동차가 현대·기아자동차의 부분 파업 여파 등으로 20.1%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반도체 부문을 제외할 경우 산업생산 증가율은 -3.9%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의 지표인 도소매 판매도 5월에는 증가율이 7.5%였으나 6월에는 4.1%에 그쳤다.내수용 소비재 출하도 1.3% 늘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5월 증가율은 6.1%였다. ◆설비투자 감소율 10개월만에 최고- 6월 설비투자는 컴퓨터·자동차 등에 대한 투자감소로 7.5%나 줄었다.설비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만이며,감소폭은 지난해 8월(-19.2%) 이후 가장 컸다. 조업일수나 월드컵 등의 영향이 크지 않은 건설수주액도 공공부문이 17.2%감소하고 민간부문도 0.5% 증가하는데 그쳐 전체적으로는 1.1% 줄었다.건설수주액은 지난해 8월 이후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건설경기 주도의 성장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5월에 비해 0.5포인트 감소했다.6개월 뒤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8.0%로 1.8%포인트 감소해 경기회복에 심리적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는 “2·4분기 건설수주액 등을 보면 3분기에는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수출은 미국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만드는데 2개월쯤 걸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미국불안의 영향권 아래 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승호 김태균기자 osh@
  • [열린세상] 통치능력 상실한 아르헨티나

    지난 3월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에는 경제학자 루디거 돈부시와 리카르도 카바예로가 기고한 ‘믿을 수 없는 아르헨티나’란 글이 실렸다.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스스로 통치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제3국의 전문가집단이 관리하는 위원회의 통치를 적어도 5년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 글에 따르면,아르헨티나는 자신의 통화·재정·규제·자산 관리의 주권을일정 기간 포기하여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불편부당한 소국인 영국·네덜란드·또는 아일랜드’ 출신 총독(commissioner-general)의 통치를 받는 게 좋단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통화정책을 경험이 많은 외국 중앙은행 금융인들이 통제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두 팔아먹었기에,돈부시와 카바예로는 이제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항구와 세관을 민영화할 것을 제안한다.당연히 민영화와 탈규제 사업도 외국인 대리인들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아르헨티나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거의 모욕으로 여겨질 ‘주권 이양’ 주장은 단순히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소신에 그치지 않는다.돈부시는 7월 들어‘세계경제보고·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위험으로서 주변부의 문제점’이란보고서를 의뢰한 ‘초국적 연구소’(Trans-National Research Corporation)에 제출한 모양이다. 이를 입수한 아르헨티나의 한 일간지에 따르면,보고서의 골자가 “권위주의가 탄생할 때까지 IMF 지원은 멈춰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마르틴 그라노프스키 기자의 요약을 살펴보자.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아르헨티나의 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어 어떤 군부독재가 들어설 때까지 외부지원을 이야기할 수도 없으리라.”고 진단한다.“아르헨티나에는 배제된 사람들의 계급투쟁이 확산되고 있고,제도들은 완전히 붕괴되고 있다.”는 것.그의 진단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다.둘째,제도의 붕괴는 군부독재로 귀결될 것이다.셋째,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제지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세 문장을 연결된 분석이라고 한다면 여기서 두 개의 조건문이 탄생한다.첫째,군부독재가 들어서면 경제지원을 할 수 있다.둘째,군부독재가 들어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경제지원을 해야만 한다. 불행히도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경제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무부의 미주담당 차관보인 오토 라이시가 주도하는 강경노선이나 앤 크루거가 주도하는 IMF 근본주의 입장과는 양립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답은 간단하다.군부독재가 들어서서 시민들의 시위나 불복종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어야 경제지원의 효과가 발생하리라는 결론이 위 보고서의 핵심일 것이다. 투자은행이나 IMF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 경제학자의 보고서가 연초부터 아르헨티나 정가를 여러 차례 강타하고 있지만,정작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이나 연대의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페론당 지도자들은 국난 극복은 뒷전이고 여전히 파벌의 손익계산에 맞춰 움직인다.정치인들의 구태에 식상한 시민들은 주방기기를 두들기며 연일 광장과 가도를 누빈다. 당연히 무력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나온다.민중과 정치인들 사이에 증오는 더욱 심해진다.지식인들도 암울한 현실에서 점차 무력감을 느끼고,급진화된 말만 내뱉는다.중도좌파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도가 늘어가지만,이들이 과연 국제금융권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런 와중에 차라리 외국인 총독정치가 뭐가 나쁘냐는 반응도 만만찮다.수도권의 8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주권 이양 의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비전이 없는 엘리트들은 주권을 방어할 능력을 상실했고,정치인들은 신뢰를 깡그리 잃어버렸다.국민들은 빈자와 부자로 양분화되어 서로에 대한 증오를 재생산한다.과학자들과 젊은이들은 나라를 등지고 먼 이국 땅에서 자신의 미래를 도모한다.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잠 못이루는 밤은 언제나 끝날 것인가? 이성형(세종硏 초빙연구위원.정치학)
  • 책/ 피의 문화사 -피할 수 없었던 피의 인류문화사

    피.인류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결코 소진되거나 변질되는 법 없이 장구한 맥락으로 흐르는 가장 영원하고 장엄한 의식의 향료 혹은 근원.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에게 이렇게 말한다.“피 한방울로 서명을 해주시오.…피는 아주 특별한 액체니까요.” 인간은 태초부터 이 피의 영향권에 갇혀 살았다.스스로 몸안에 가두고 있으면서도 피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조절하거나 강제하지 못했다.피가 죽으면 생명체도 죽었고,피가 불편하면 어김없이 병고를 겪어야 했다.그런가 하면 문명은 피의 지배,피의 논리를 결코 벗어날 수가 없었다.종교가 그렇고,신화가 그렇고,과학이 그랬다. 우리에게도 피가 특별하기는 마찬가지였다.피를 단순하게 생체의 일부라고 보는 시각은 지극히 단순하고 무지한 이해다.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그 참혹함을 시산혈해(屍山血海)라며 전율했는가 하면 결연한 각오는 “피를 보고야 말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종교적 제의에 나타나는 포도주는 신성의 상징이었으며 가장 근친한 가족은 혈육이라고 불렸다.인간은 예로부터 이 붉은체액의 도그마에 갇혀 살았다.생사를 가르는 생명의 근원인가 하면 신성한영약이기도 했으며 가장 원초적인 터부의 대상이기도 했던 까닭이다. 이런 피가 종교와 신화,전쟁,의학,동화,소설,영화,예술 등 인류 역사에 스며 있는 흔적을 추적한 구드룬 슈리의 책 ‘피의 문화사(Lebensflut)’(장혜경 옮김)가 이마고에서 출간됐다.1만 2000원.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돼 온 방혈에서부터 예수의 피 대신 사용된 포도주,동화 백설공주에 묘사된 세 방울의 피,마피아와 야쿠자의 피로 나누는 결연,사디즘과 뱀파이어,피를 통해 표현하는 행위예술에 이르기까지 피에 관한 모든 것이 망라돼 있다. 저자는 책에서 피를 다면체적 현상 혹은 모두가 공유하는 객체로 인식하고 이를 정밀하게 분석해 보인다.예컨대 신화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유력한 카타르시스의 수단이라고 믿었던 피가 여성의 생리혈일 때는 원죄의 상징으로 둔갑했으며,합스부르크 왕가의 아랫입술 모양새나 프랑스 왕가의 혈우병은 근친상간을 경고하는 피의 목소리라고 이해하기도 했다.그런가 하면 지금도 혈액형이 인생을 결정한다는 터무니없는 ‘피의 속설’이 심지어는 가장 과학적이라는 의학계에까지 널리 퍼져 있는가 하면 한때 결핵에 따른 객혈은 문학가의 마패처럼 통용되기도 했다. 전쟁과 피의 상관성도 재미있다.인류는 서기전 카르타고 전쟁때부터 가장최근의 체첸전쟁에 이르기까지 900만명의 목숨을 전쟁의 제단에 바쳤으며 이들이 흘린 피는 1인당 평균 1.5ℓ씩 모두 125만ℓ나 됐다는 통계를 제시하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
  • [글로벌 시각] 阿지원, 민주화와 연계해야

    제니퍼 원저(프리덤하우스 사무총장)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만나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아프리카단일기구(OAU)를 해체하고 아프리카연합(AU)이라는 더욱 강력한 기구를 새로 출범시켰다. 지도자들은 민주적 선거를 치르고 법규율을 준수하며,회원국들이 인권을 침해했을 때 개입할 것을 맹세했다.이렇게 함으로써 부국들로부터 무역거래와 투자로 연간 600억달러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을 선봉으로 정치적 발전과 경제 성장을 연계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폭넓은 찬사를 받았다.새 기구에 대한 기대가 높으나 지역통합을 이뤄 민주주의를 통해 개발을 증진하려는 이들의 약속은 한갓 제스처로 끝날 수도 있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대통령은 “우리는 도움은 받아들이지만 조건은 사양한다.”고 말했다.카다피의 이 말은 음베키처럼 민주적이고 책임있는 정치인과 케냐의 대니얼 아랍 모이,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과 같은 구세대 독재자들 사이에 긴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외부 지원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경제개발 추진에 있어서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울 때만이 AU가 추구하는 새로운 경제 파트너십은 실현될 수 있다. 최근 연설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해외 지원정책에 관해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새로 마련한 이번 정책을 통해 부시 행정부는 ‘새천년도전기금’을 만들어 2006년까지 미국의 대외지원금을 총 100억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새 정책은 ‘국민을 위해 옳은 선택을 하는’ 정부를 지원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이 정책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또한 인권 존중과 부패 근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 정책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성장의 연관성을 더욱 부각시켰다.과거 개발 옹호자들은 지원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정치적 환경을 쉽게 무시했다.그러나 최근 몇년 새 정치에 무관심한 다국적 단체들 사이에서조차 선한 통치와 시민 참여정치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민주적으로 통치하는 정부에 해외 지원금을 할당하는것은 아마 이전에 개발 노력들을 좌절시켰던 문제들을 피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난해에만 109억달러에 달했던 공식 해외 지원금의 나머지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부시 행정부 관료들은 현재 지원자금의 수혜국 선정 기준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경제학자들은 구체적 통치 방법과 경제적 결실과의 연관성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을 관장하는 원칙들을 세계에 분명히 알리는 것이다.첫째,미국은 자국민들에게 귀기울이지 않고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국가를 지원하지 않는다.둘째,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원칙인 정치적 권리와 시민 자유를 침해하는 정권을 보조하지 않는다. 이는 법률 개선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자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베트남 같은 국가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당과 시민단체 구성의 자유를 포함한 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우간다·이집트같은 나라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또한 짐바브웨와 파키스탄처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선거를 치르지 못한 나라도 지원해선 안된다.이전 세월에서 우리가 얻을 교훈이 있다면,가장 중요한 점은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 본사특약 정리 박상숙기자 alex@
  • 백화점 3중고/상품권 카드결제 초읽기,여름세일 매출증가 저조,업계 점포확장 출혈경쟁

    백화점업계가 3중고에 시달리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상품권 신용카드 구입을 허용할 계획인 데다 올 여름 정기세일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탓이다.업계는 월드컵 기간의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에 나섰지만 결과가 도무지 신통치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온·오프라인간의 유통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매출 감소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여기에 다음달 현대백화점 서울 목동점과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잇따라 문을 열면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권 신용카드 결제 ‘발등에 불’- 백화점업계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상품권 구매허용 방침에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치 못해 고심한다. 당장은 매출증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상품권 카드깡’만연으로 유통질서가 문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따라서 카드깡이 기승을 부리면서 상품권 가치가 떨어질 경우 자칫 상품권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정부를 설득할 계획이다. 백화점협회 관계자는 “현재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있는 선불카드식 PP상품권은 80% 이상이 불법으로 유통된다.”며 “종이 상품권마저 허용하면 상품권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상품권 신용카드 결제가 탈법적인 카드깡을 오히려 줄여줄 것이라며 다음달부터 제도시행에 나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름세일 매출부진 ‘곤혹’- 월드컵의 열기로 지난 6월 한달간 매출 감소를 겪었던 백화점업계가 또 다시 주저앉았다.당초 여름 정기세일을 통해 지난해보다 매출을 30% 이상 늘릴 계획이었지만 세일 초반 불어닥친 태풍과 장마 탓에 목표치를 훨씬 밑돈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1일 끝난 여름 세일기간 전국 13개 점포에서 지난해의 3022억원보다 15.8% 늘어난 매출(3500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7개 점포에서 17.2% 증가한 1379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관계자는 “혼수가전과 바캉스용품의 매출신장률이 각각 53%,27.6%에 달해 전체 매출을 주도했지만 날씨 영향으로 매출이 당초 기대만큼 큰 폭으로 늘지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전국 11개 점포에서 모두 1961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대비 10.9% 증가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7개 매장에서 17일간 모두 548억원의 매출을 기록,지난해 501억원 보다 9.4% 증가하는데 그쳤다.뉴코아백화점은 지난 22일까지 49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불과 16% 늘었을 뿐이다. ◆출혈경쟁 우려 - 다음달 백화점 신규점포 2곳이 들어섬에 따라 해당지역 상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새 점포가 들어서면 보통 입점 초반에 대대적인 물량공세로 기선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백화점간 출혈 경쟁이 우려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경기 안양점에 이어 다음달 인천점을 연다.신세계백화점 인천점과 단지 200m 거리에 있어 인천 상권을 놓고 불꽃튀는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도 다음달 23일 서울 목동점을 열 계획이다.이 지역 ‘터줏대감’인 애경백화점과 행복한세상,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청와대 비서관 5명 인사

    청와대는 22일 공석인 공직기강비서관에 김광진(金光鎭) 행정자치부 지방재정경제국장을,문화관광비서관에 이보경(李普京) 문화관광부 국장을,통치사료비서관에는 황인철(黃寅哲) 정책기획수석실 행정관을 각각 내정했다.청와대는 또 국내언론 1비서관 겸 부대변인에 김기만(金基萬) 보도지원비서관을,보도지원비서관에 박인복(朴寅福) 통치사료비서관을 각각 전보 발령했다.
  • [열린 세상] 개헌논의 순리적인 접근 필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연말 대선을 앞두고 다시 개헌론이 튀어나오고 있다.권력형 비리의 주범이 마치 현행 대통령제에 있는 것으로 보고 권력분산형 통치구조를 채택하겠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헌론이 그것이다.그러나 이는 시기적으로나 그 내용에 있어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정략적 발상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헌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장전(章典)으로서 기능하는 데 있다.하지만 반세기에 걸친 우리 헌정사에서 기본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국민이 진정한 개헌의 주체로서의 역할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1948년 7월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된 이후 9차에 걸친 개헌은 모두 통치조직 내지 통치기관의 형태와 구성에 초점이 맞추어 졌으며 기본권에 관한 손질은 그 과정에서 구색 맞추기로 끼워넣는 데 지나지 않았다. 물론 헌법규범과 그 규율대상인 사회현실의 변화에 따른 시대적 추세로 볼때,그리고 지난 15년간에 걸친 현행 헌법의 운용과정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된다하겠다.따라서 현 시점에서 각 당의 대선후보는 개헌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그 내용을 선거공약으로 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집권 후 국민의사의 충분한 수렴과정을 거쳐 개헌을 단행하는 것이다.이것이 현 단계에서의 개헌논의에 관한 순리적인 접근이라고 본다.그저께 제헌절 44주년을 맞았지만 필자는 권력욕으로 점철된 파란의 헌정사가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향후 개헌과정에서 논의되어야 할 바람직한 방안을 몇가지 모색해 본다. 우선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과 제4조의 평화통일조항 사이의 상충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개헌이 시급히 요구된다.남북관계가 급변하고 있는 마당에 헌법 제3조는 아직도 북한을 우리 영토의 일부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반국가집단으로 보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이러한 헌법구조는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의 헌법적 정당성에 대한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고 있다.덧붙여 인류보편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입각한 통일정책의 수립,집행의 근거가 되는 헌법규정은 헌법개정의 한계라는 점과 아울러 대북,통일정책이 결코 초헌법적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다음 국가권력구조로서의 대통령제냐,내각제냐의 문제는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결단의 문제로서 그 당부의 가치판단은 논외로 한다.다만 대통령제를 유지할 경우 이를 보완하는 개헌작업은 필요하다고 하겠다. 먼저 대통령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 필요성이다.현행 헌법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결선투표제를 두지 않는 관계로 선거권자의 과반수에도 못 미치는,예컨대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특정지역의 몰표만으로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실제로 현행 헌법 시행 후 3차례에 걸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김영삼,김대중 후보 모두 과반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37%,42%,40%)로 당선되었다.대통령 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의 부재는 통치권의 민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집권수단으로서의 지역패권주의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따라서 개표결과 투표권자 과반수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경우에 외국의 경우처럼 차점자와사이에 결선투표를 하도록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이와 더불어 5년 단임의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현행 5년 단임제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독재의 우려를 염려한 헌정사적 반성에서 온 것이지만 어쨌든 직선대통령의 임기 중 공과에 대하여 국민이 선거를 통해 심판의 기회를 갖는다는 직선제의 본질에 반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또한 현행 단임제는 대통령의 독선과 독단을 가져옴은 물론 임기 중반부터 통치권의 누수현상을 가져와 국민적 역량의 결집에 장애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환경,노약자 등과 관련된 이른바 현대형 인권의 강화,고위공직자의 임명시 인사청문회제도의 확대 도입,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주민)소환제 도입,헌법재판관과 대법관에 대한 국민심사제도입,국무총리제 폐지 및 감사원의 국회소속화 등이 향후 개헌과정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이석연 변호사
  • 건강단신/ 탈모증 찾아가는 건강강좌 등

    ◆강북삼성병원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에게 나타나기 쉬운 탈모증에관해 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이를 예방하고자 ‘찾아가는 건강강좌’를 실시한다.건강강좌 대상은 서울 및 서울 근교에 위치한 100인이상 사업장으로 성균관의대 피부과 유재학 교수가 나서 ‘탈모증의 예방과 치료’를 주제로 강의한다.또 강좌 후에는 정밀 진단기기를 이용해 두피검사와 탈모 정밀검사도 무료로 해 준다.(02)2001-2779,2781. ◆고대 구로병원 소아과는 19일 오후3시 연구동 세미나실에서 ‘우리 아이는 키가 잘 자라지 않아요’를 주제로 무료 시민건강강좌를 개최한다.소아과 이기형 교수가 나서 △성장장애의 다양한 원인및 치료법 △건강한 아이를 키우기 위한 영양관리 및 운동관리법등을 강의한다.(02)818-6121.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는 20일 이 병원 3층 대강당에서 요통학교 개설 17주년을 기념해 ‘요통(디스크)의 치료 관리’를 주제로 건강강좌를 갖는다. 이 병원 문재호 교수가 올바른 자세와 운동을 이용한 요통치료법,물리기구사용법 등을 강의한다.(02)3497-2640. ◆국내 의사 150명이 참여해 번역한 의학계의 바이블 ‘머크 매뉴얼(Merck Manual)’국내판이 출간됐다.전 세계 16개 언어로 17판을 출판한 의학계의 표준교과서 ‘머크 매뉴얼’국내판은 지난 2년동안 각 분야 대표 의사들이 번역 작업에 참여했으며 모두 23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한편 이 책 출간을 주도한 한국MSD는 머크 매뉴얼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국내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의학정보 사이트 ‘MDfaculty.com’을 개설,운영에 들어갔다.
  • 회계부정 ‘불똥’ 백악관으로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잇따라 터지고 있는 미국 회계부정의 파문이 백악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10일 딕 체니 부통령과 그가 회장으로 재직했던 핼리버튼사를 상대로 회계부정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시민단체 ‘사법감시’의 래리 클레이먼 회장은 하켄에너지 주식 내부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도 ‘행동’을 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누구도 법위에 있을 수 없다.이같은 정의가 엄연히 존재함을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쳤다. 이처럼 대통령과 부통령이 모두 제소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하고 대통령과 부통령 외에도 부시행정부 내 또다른 최고경영자 출신 각료들 역시 회계부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부시행정부에 대한 미국민들의 신뢰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회계부정과 기업의 부패 문제는 워싱턴 정가에서 최대현안으로 떠올랐다.미 상원은 10일 기업부정을 엄중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훨씬 더 강도높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쪽에서 내놓은 법안에 대해서는 재계와 회계업계가 모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부시행정부와 공화당은 기업부정 대책발표 이후 적극적인 방어전략을 펴고 있지만 국민들은 물론 기업들로부터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을 받는 등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폴 오닐 재무장관은 “부시 대통령과 나는 매우 화가 나 있다.도둑들이 파국을 맞도록 해주겠다.부정한 자들이 안락한 휴양지에서 즐기는 꼴을 좌시하지는 않겠다.”며 기업비리 척결을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응은 냉담했다.민주당은 오히려 더 강력한 역공으로 부시행정부와 공화당을 정면 겨냥하고 나섰다.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이 내놓은 처벌강화 법안에서 한 두발짝 더 나아가 독립회계이사회 설치와 회계법인의 기업자문 행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기업부정 대책법안을 마련,백악관과 공화당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폴 사베인스 상원 금융위원장과 패트릭 리 법사위원장이 제안한 두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무언가 메시지를 보내라.”고 부시 대통령을 몰아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또 공화당 의원들이 극약처방과 같은 강력한 대책을 앞에 놓고 “발을 질질 끌고만 있다.”고 맹비난했다.리 위원장은 “이번 주내 독립회계이사회 법안 등이 통과돼야만 한다.”며 총체적인 기업부정 대책 입법을 촉구했다.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정치적 논란이 격화됨에 따라 기업부정 대책법안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자칫 거대 정부라는 큰 손의 규제가 시장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의 도래에 대해서도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mip@
  • [씨줄날줄] 女 재상

    지난 1999년 말 환경부의 여성 사무관은 밀레니엄 시대 개막을 앞두고 모교 후배들에게 “여성 총리가 나올 날도 멀지 않았다.”고 장담했다.이어 “첫 여성 총리는 여러분 가운데서 나올 수도 있다.”는 말로 후배들을 고무시켰다.그후 2년여 만에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나왔지만 후배가 아닌 ‘선배’에게서 배출됐다는 점에서 예언은 빗나갔다고 하겠다.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 총리의 위상은 옛 ‘재상’에 견줄 만하다. ‘일인지하 만인지존(一人之下 萬人之尊)’이다.절대 권력자가 임금이라면 재상은 권력을 지탱하는 최고 기능인이자 행정 기술자다.첫 여(女) 재상인 장상(張裳) 총리에게 시선이 모아지는 것은 벼슬의 높이 못지 않게 그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역사상 첫 여성 총리는 지난 1960년 스리랑카에서 나왔다.40년간 통치하면서 딸을 현직 대통령으로 배출한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 총리는 1959년 총리인 남편 반다라나이케가 암살되면서 그 후광으로 총리에 추대됐다.두 번째 여성 총리는 1966년부터 17년 동안 인구 10억의 인도를 통치한 인디라 간디.그녀 역시 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네루 초대 총리의 외동딸이라는 가계(家系) 덕분이었다. 자력으로 총리직에 오른 첫 여성은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 총리다.1969년 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된 그녀는 5년 동안 중동전을 진두지휘했다.10년동안 외무장관으로 재직한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한다.1978년 죽음에 임박해서야 12년 동안 백혈병을 앓은 사실이 알려졌다.메이어 총리는 “못생긴 얼굴과 연약함 때문에 두배로 공부하고 기도했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여성 총리의 대명사는 ‘철의 여인’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일 것 같다.1990년까지 11년 동안 영국을 통치한 대처 총리는 노조에 발목잡혀 ‘영국병’이라는 중증을 앓던 산업구조를 단번에 일신했다.당시 남성 정치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포클랜드 전쟁을 결행,승리함으로써 영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1990년대 세계적으로 22명의 여성 총리가 쏟아진 것도 모두 대처의 영향이 컸다. 역대 총리의 위상과 역할에 따라 ‘방패내각’‘얼굴마담’‘실세총리’‘대독총리’등 많은 수식어가 붙여졌다.‘장상 내각’에 어떤 수식어가 붙게 될지는 장 총리의 몫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사설] 보안법 개폐 권고 경청을

    대통령직속기관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1997년 한총련 5기 투쟁국장으로 활동하다 숨진 김준배씨에 대해 민주화운동 관련성을 인정했다.‘진상위’는 실정법에 의해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간부의 활동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이유를 “수사기관은 제5기 한총련부터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있으나 검찰 스스로도 강령 및 활동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제4기 한총련에 대해 이적단체로 규정한 사례가 없고 현재 한총련이 문제의 강령을 수정하는 상황인 만큼 한총련의 이적성은 명백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진상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엔의 ‘자유권규약위원회’가 국가보안법 제7조 이적단체 가입사건을 다룬 국내법원의 판결에 대해, “국보법 제7조는 국제인권규약 제19조 표현의 자유 및 그 제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사례를 들어 “냉전질서의 산물이며 권위주의 통치에 악용돼 온 국가보안법을 국제인권기준에 맞게 신속하게 개정 내지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고했다. 진상규명위의 이같은 결정과 권고는 한총련 현 의장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 기소한 검찰의 반격은 물론 보안법 개폐를 둘러싼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법논리로만 따지면 진상규명위원회가 현행법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 것도 앞뒤가 맞지 않거니와 헌법재판소나 할 수 있는 현행법의 개폐를 권고한 것도 반론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실정법에 근거한 법논리로만 따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그동안 민주화,인권 등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가치를 위해 노력한 많은 사람들이 목적과 취지가 전혀 다른데도 북한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초를 겪은 사례에 비춰 볼 때 그렇다.의문사진상규명위의 권고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권고를 경청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 아프리카연합(AU) 공식 출범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적 모임인 아프리카단결기구(OAU)를 계승한 아프리카연합(AU)이 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정상회담에 참석한 53개 회원국 정상들은 평화안보위원회 창설의정서와 AU의 4대 핵심기관 운영규정을 채택했다. AU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화합 달성과 정치·경제 통합 가속화 외에도 인권보호,민주적이며 신뢰성 있는 통치 촉진 등이 주요 원칙이다.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정상회담 개막연설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음베키 대통령은 올해 AU 의장직을 수행한다. 유럽연합(EU)을 모델로 한 AU는 평화안보위원회,아프리카 의회,사법재판소,중앙은행,단일통화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회원국 내정 불간섭주의로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졌던 OAU와는 달리 AU는 인종학살이나 전쟁범죄 등에 관해 회원국에 간섭할 권한을 부여받았다.이를 위해 회원국으로부터 군대를 차출받아 평화유지군을 구성할 방침이다. 아프리카의 분쟁 종식과 함께 빈곤추방을 모토로 하고 있는 AU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신파트너십(NEPAD)'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NEPAD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정상적 통치체제를 회복하면 서방 선진국들이 경제·재정 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NEPAD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8월 말까지 새로운 민주주의 통치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전경하기자
  • 한총련 이적성·보안법 개폐 ‘뜨거운 논란’ 일듯/김준배씨 민주화 인정 파장

    지난 97년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김준배(당시 27·한총련 투쟁국장)씨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됨에 따라 한총련의 이적성 여부와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한총련과 재야단체는 규명위의 결정을 크게 반겼으나,보수단체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화 인정 근거-김씨가 실정법인 국가보안법을 어기고,적법하게 발부된 사전구속영장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숨졌음에도 규명위는 김씨의 행위를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했다.규명위는 “권위주의적 통치를 반대하는 행위는 권위주의적 실정법에 저촉되는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독재정권의 잔재인 악법질서가 법의 실질적 정의에 앞설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총련과 관련해 규명위는 “사법부가 이적단체로 규정한 한총련의 활동을 규명위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김씨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한총련에 가입했으며,이적단체에 가입했다고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규명위 관계자는 특히 “학생운동을 대표하는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것은 대학생 전체를 이적학생으로 규정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법한 공권력 행사-규명위는 김씨의 사망 원인을 추락과 폭행으로 판단했다.이에 따라 추락 직후 김씨를 밟고 몽둥이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 경장을 검찰에 고발했다.또 이 사건을 처리한 검찰·경찰 공무원들을 경찰과 검찰이 자체 감찰할 것을 권고했다. 규명위는 “김씨를 검거하기 위해 경찰이 특진제를 남발했으며,김씨를 유인하기 위해 선·후배를 매수했다.”면서 “이는 적법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파장-한총련은 국가보안법 관련자에게 최초로 의문사 판정이 내려짐으로써 한총련의 정체성이 공론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5기 한총련 의장이자 ‘한총련 합법화를 위한 범사회인 대책위원회’집행국장인 강위원(32)씨는 “7월 청년학생 통일대회와 8월 한총련 의장 공판 등을 앞두고 최근 전국적으로 15명 가량의 한총련 대의원들에게 소환장이 발부되는 등 갈수록 강화되는 한총련 탄압에 제동을 거는 적절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재야·종교·학계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집회,기도회,문화제 등을 잇따라 열어 한총련 합법화 운동에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반면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신혜식 대표는 “규명위의 결정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무시한 것”이라면서 “위헌적이며 초법적인 국가기구로 변한 규명위의 활동에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이창구 구혜영기자 window2@
  • 통일플라자/북한의 군부/김정일 확고한 체제 구축, 국방위원 서열도 급상승

    6·29 서해교전을 계기로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군부의 관계가 관심사다.김 위원장의 지도가 먹히지않는 강경파가 북한의 군부내에 존재하는지,또 김 위원장이 무리하게 선군(先軍)정치를 앞세우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 91년 군 최고사령관에 취임해 착실하게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94년 7월8일 김일성(金日成)주석 사망 이후 3년간 계속됐던 유훈통치 동안 홍수 피해와 식량난 등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자신의 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지난 97년 김일성 사망 3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공식 탈상을 선언한 김 위원장은 98년 9월5일 사회주의 헌법을 수정·보완했다.당·정·군을 포괄 통치했던 주석제도와 명목상 국가 주권 최고지도기관이었던 중앙인민위원회를 없애면서 더욱 강화한 직책이 국방위원장이다. 북한 헌법 100조는 국방위원회를 ‘국가주권의 최고 군사지도기관이며 전반적 국방관리기관’으로 규정했다.102조는 ‘국방위원장은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하며 국방사업 전반을 지도한다.’로 돼 있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되며 명실상부한 권력의 중심이 됐다. 지난 2000년 6·15 정상회담때 평양을 다녀온 영남대 정태욱 교수는 “김위원장이 북한 군부에 대해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봤으나 군부를 비롯한 북한 정국 전반에 대해 확고한 지도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헌 이후 북한 정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군부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강화됐다는 점이다.군부 중심의 정치 체제를 제도화하는 이른바‘선군정치’를 내세우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물론 김정일 위원장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국방위원의 서열이 급상승하였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이에 따라 조명록제1부위원장은 김일철 인민무력부장보다 서열이 높다.과거 오진우,최광 등 인민무력부장이 군부인사 중 최고서열을 차지한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국방위원회의 위상강화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통일부 한 관계자 역시 “군부가 김 위원장의 지도력에 반기를 들었다는 정보를 아직까지 접한 적이 없다.”면서 “유훈통치 3년을 거치면서 안정적으로 군부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의문사규명위 보안법 개정·폐지 권고

    지난 97년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한총련 투쟁국장 출신 김준배(당시 27세)씨 사망사건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로 발생한 의문사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는 9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가 벌였던 군부독재 잔재 청산운동과 노동악법 철폐 및 대선자금 공개 투쟁은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저항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민주화운동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적단체로 규정된 5기 한총련의 핵심 간부였던 김씨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함에 따라 한총련의 이적성 논란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규명위는 “한국이 가입한 유엔의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비춰볼 때 국보법을 근거로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것은 이규약에 위배된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규명위는 특히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보안법을 국제인권기준에 맞게 개정 또는 폐지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권고해 국보법 개폐를 둘러싼 논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규명위는 김씨 사건을 민주화 관련 의문사로 인정함과 동시에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에 넘겨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당시 변사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춘천지검 영월지청 정윤기 지청장은 이날 반박 자료를 내고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민주헌정질서를 침해한 것이므로 민주화 운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김씨 사건은 명백한 추락사”라고 주장했다. 규명위의 동행명령에 불응한 이유로 과태료 700만원의 부과처분을 받은 정검사는 “때문에 과태료 부과처분도 위법이며,이의신청과 헌법쟁송 등 불복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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