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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총장다툼에 입시는 뒷전/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얼마전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입시박람회를 열었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각 대학들은 마술가를 동원하는가 하면 애완견으로 수험생들의 눈길을 끄는 등 저마다 톡톡 튀는 전략으로 학교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중 유독 홍보직원도 없이 썰렁한 부스가 있었다. 영남대 홍보부스였다. 총장선거를 둘러싸고 빚어진 극심한 내홍의 결과였다. 문제는 직원노조가 총장선거에 투표권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8월부터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20여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 이달 초 간신히 합의, 매듭이 풀리나 했다. 정규직 직원들의 투표권을 1차 52표,2차 38표 각각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 합의는 지난 15일 열린 교수들의 찬반투표에서 뒤집어졌다. 직원노조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총장선거를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문제는 더욱 꼬이고 있다. 여기에다 총학생회와 비정규직노동조합, 비정규직 교수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민주총장선출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는 독자적으로 총장후보를 추대하고 나섰다. 혼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학총장 직선제는 1980년대 말 대통령직선제와 맞물려 유행병처럼 번졌다. 마치 총장직선이 대학을 개혁하고 발전시키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상당수 대학은 간선제로 돌아섰다. 직선제를 고수하는 대학들은 영남대와 마찬가지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영남대는 다가온 입시업무를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치밀한 전략도 의욕도 없는 듯 보인다. 영남대 졸업생 한명을 만났다. 그는 “교수들이나 직원들이 무엇을 위해 저렇게 으르렁거리는지 모르겠다. 학교경쟁력 향상인지, 자신들의 이권인지….”라며 혀를 찼다. 이제 교수와 직원들이 대답할 차례다. 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cghan@seoul.co.kr
  • 이라크총선 본격 선거전 돌입

    |바그다드 외신|이라크가 제헌의원 275명을 뽑는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라크내 230여개 정파는 15일(현지시간) 83개 정당 및 연합체를 구성, 내년 1월30일 치러질 총선을 위해 중앙선관위원회에 6400여명의 후보등록을 마쳤다. 최대 정파인 시아파를 비롯해 수니파 일부와 쿠르드족이 참여했다. 이라크에서 각계를 망라한 다수의 정당들이 참여, 총선을 치르기는 처음이다. 이라크 전역을 단일 선거구로 해 정당별 득표율로 의석 수를 나눈다. 의원들 가운데 대통령과 부통령 2명, 국방 등 실질적 권한을 갖는 총리를 뽑는다. 제헌의회는 내년 8월15일까지 헌법을 제정,10월15일까지 국민투표에 부친다. 통과되면 새 헌법에 따라 12월15일이전에 총선을 실시하고 연말까지 합법 정부를 구성한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12월15일까지 제헌의회를 위한 총선을 다시 치르고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과정을 반복한다. 가장 유력한 정당으로는 시아파 최고성직자 아야툴라 알 시스타니가 이끄는 ‘유나이티드 이라크 연합(UIA)’. 시아파 최대단체인 이라크 이슬람혁명 최고위원회(SCIRI)와 이슬람다와당, 이라크국민회의(INC) 등이 참여해 228명의 후보자를 냈다.SCIRI 의장이자 과도통치위원인 압델 아지즈 알 하킴이 공천 1순위, 아흐마드 찰라비 INC의장과 이브라힘 알 자파리 다와당 대표가 상위 순번에 포진했다. 시아파가 국민의 65%를 차지, 하킴이 차기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민족화합당에다 부족 지도자 및 무소속 후보를 합쳐 240명의 공천자 명단을 제출했다. 선거 연기를 주장했던 수니파에서는 원로 정치인 아드난 파차치가 ‘독립민주모임(IDG)’을 구성,70명의 후보를 냈다. 수니파 계열인 이라크이슬람당과 국민민주당도 선거에 참여했다. 쿠르드족의 양대 세력인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은 쿠르드 연맹을 구성,165명의 후보를 냈다. 쿠르드족은 인구의 10∼15%를 차지, 시아파에 이어 두번째 정파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열린세상] 행정의 DNA를 바꾸어야 한다/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모든 정치 사상을 모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안거락업’(安居樂業)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치의 기본과제는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고 즐겁게 일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무엇무엇 해도 국민들이 먹고살게 해주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 먹여 살려야 지도자이고 임금님이다.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그 일터에서 보람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기본 임무이다. 행정의 본분 또한 기업(起業)하게 하는 기업행정(起業行政)에 있으며, 공무원의 기본임무도 기업가(起業家)로서의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국왕이 행해야 할 가장 기본적 과업이 무엇인지를 묻는 제(濟)나라의 선왕(宣王)에게 맹자는 민생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안정된 생업이나 수입이 없어 가난하면서도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사람은 많은 수양을 하여 높은 경지에 오른 사람입니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은 일정한 수입이나 삶의 근거가 될 재산이 없으면 한결같이 착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맹자,梁惠王 上篇) 국민들이 항산(恒産)을 갖게 하여 마음의 안정을 갖도록 하는 것은 공자도 맹자도 강조했던 덕치정치(德治政治)의 기본이다. 오늘날 선진 세계의 모든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제일의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을 보면 공맹의 시대나 오늘이나 정치의 근본과제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정부에 부여된 시대의 사명도 기업(起業)하는 환경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행정은 기업(起業)하게 작용하는 것이어야 하며, 공무원의 임무 또한 기업가(起業家)로서의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왜 국민이 바라는 일자리 창출은 못하고 오히려 그 존재가 기업에 짐이 된다는 말을 듣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대답은 국민이 바라는 ‘기업 하게 하는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 행정의 DNA를 교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행정은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보고 국민의 행동을 규제하는 ‘규제행정’으로 시작했다. 행정은 국민을 제도하는 통치기구 그 자체였다. 그러나 새마을 사업이 시작되면서 공무원들에게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었다. 정부 시책에 국민이 따라 오도록 지도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공무원들은 ‘지도행정’을 한다며 국민계몽에 나섰고 국가정책의 시각에서 국민을 관리하는 것이 행정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우리의 행정사에서 국민이 납세자요 주권자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민주화 바람이 불고 정부혁신이 정권의 과제로 대두된 1990년대의 중반에 이르러서이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는 공무원들이 왜 열심히 일하는지, 그 일에 왜 예산을 쓰는지에 대해서 설명책임을 부여하려고 노력중일 뿐이다. 획일적인 잣대로 규제하고 정부의 방침에 맞추어 국민을 관리·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공무원들이 주체는 국민이고 자신들은 봉사자라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기에는 DNA에 체화된 유전인자가 방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종이와 연필로 일하는 관료들에게 현실과 현장, 현물을 말하면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매도된다. 다양성을 혼란으로 생각하는 관료들에게 지역의 실정과 기업의 특성을 말하면 그것은 국책을 어지럽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민주적 절차를 비능률로 매도하는 공무원들에게 시민참여는 여전히 낭비로 인식된다. 상상력이라고는 더욱 없는 공무원들은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것만 알 뿐 봄이 오고 꽃이 핀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므로 봄을 준비할 수도 없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공무원은 프로듀서형 공무원이다. 겨울연가를 만들어낸 프로듀서처럼 국가와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기반을 정비하는 기업지원프로듀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지원(起業支援) 프로그램을 짜는 기업가형(起業家型) 공무원을 양성하려면 먼저 지금까지의 서기형 공무원들이 가지고 있던 DNA부터 교체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행정(起業行政)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 피노체트 전격 기소

    |산티아고 외신|칠레를 ‘철권’으로 통치했던 군사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9)가 다시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칠레 법원은 13일(현지시간) 1973∼1990년 집권기간에 자행한 살인·납치 등 인권유린 혐의로 피노체트 전 대통령을 전격 기소하고 재판 전까지 가택연금에 명했다. 피노체트의 인권유린 사건을 조사해온 산티아고 항소법원의 후안 구스만 특별판사는 이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좌익 반체제세력을 탄압하기 위한 ‘콘도르작전’과 관련한 살인·납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피노체트는 납치·살인 등의 혐의로 세번째 기소됐다. 피노체트 전 대통령은 앞서 2001년 1월 기소되고도 2002년 7월 대법원의 이른바 ‘치매 면죄부’ 판결에 따른 기소중지 결정으로 사법처리를 모면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의 두번째 면책특권 박탈 조치로 세번째 기소가 이뤄짐으로써 90세에 가까운 그가 실형선고를 받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피노체트 사법처리 여부는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집권한 남미 군사정권의 인권유린 사건을 일컫는 이른바 ‘추악한 전쟁’ 관련자 처단을 놓고 고민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등 다른 중남미 국가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피노체트는 1973년 유혈 쿠데타를 일으켜 사회주의 성향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살해하고 집권,1990년까지 칠레를 철권통치한 뒤 민정에 정권을 이양했다. 당시 쿠데타로 인한 폭력 사태로 약 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 “野, 美서 선거자금 지원받아”

    |키예프 외신|오는 26일 우크라이나 대선 재투표를 앞두고 수세에 몰려 있는 여당 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가 국면 전환용 카드를 빼들었다. 야누코비치는 12일(현지시간) “이번 대선에서 외국 자금, 특히 서구와 미국의 돈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만일 우리가 승리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 국민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닌 외국의 통치를 받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서방의 자금에 휘둘리는 빅토르 유시첸코 야당 후보가 자국보다는 서방의 이익에 부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어 야누코비치는 미국이 유시첸코의 선거자금을 지원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우크라이나 의회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2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정치단체에 6500만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워싱턴은 정당에 대한 직접적인 원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검찰은 유시첸코가 다이옥신에 중독됐다는 오스트리아 의료진의 발표가 있은 뒤 범죄 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9월에 수사를 시작했으나 지난달 21일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증거 부족으로 수사를 종료했다. 앞서 유시첸코 후보는 “다이옥신 중독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26일 결선 재투표 이후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강조했다.
  • [공무원시험 대강연회 지상중계] 명강사 8인 ‘족집게 강의’

    [공무원시험 대강연회 지상중계] 명강사 8인 ‘족집게 강의’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만큼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13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신문 공무원 시험 대강연회’에는 각 과목별로 명강사들이 총출동, 공무원 7·9급 시험 준비요령 및 과목별 점수를 높이기 위한 비법 등을 소개했다. 영어는 시험 비중을 감안,2명의 교수가 특강을 했다. 강연회에 미처 참석하지 못한 시험 준비생들을 위해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 국사-심태섭 교수 전 분야에 걸쳐 출제된다. 따라서 특정 부분만 공략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최근 지문형 문제가 많이 나오고 있다. 국정교과서의 비중이 높아 지문 그대로 문제화되기도 한다. 국정교과서를 기본으로 수험 준비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9급의 경우, 국정교과서 활용 문제가 특히 많다.7급은 상대적으로 지문 활용도는 낮은 편이고 암기력을 요하는 문제 비중이 크다. 직렬별로 출제 경향이 조금씩 다르다. 행자부와 검찰직에서는 원인, 현상, 결과 등을 묻곤 한다. 단답형의 보기가 많은 법원직 또는 등기직과 차별화된다. 지방직은 지역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충남의 경우 수덕사 대웅전에 관련된 문제를 출제하는 식이다. 지난해 대구 시험에서는 노태우 정부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최소한 응시하는 지역의 중요문화재나 중요인물 등은 숙지해야 당황하는 일이 없다. 법원직, 등기직에서는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문제가 종종 출제된다. 세계문화유산, 백두산정계비를 이용한 간도귀속문제 등이다. 올해도 북한의 고구려 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나 중국의 동북공정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의 경우 최근 출제경향이 수능시험과 매우 유사해 수능시험 교재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지문과 보기의 길이 등 출제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주의할 것은 많은 수험서를 이것 저것 보지 말라는 것이다. 국정교과서와 문제집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교재 전체를 정독해 한 권이라도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 매번 동일한 사람이 출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 수준은 유동적일 수 있지만 난이도나 경향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05년도 문제 역시 이전 시험의 기출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정교과서의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행정법-홍성운 교수 행정법은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한다. 공무원 시험준비 자세로서의 능률적인 방법은 행정법 관련 문제들에 대한 간단한 내용을 피상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학은 논리적인 학문이다. 처음과 끝이 인과관계로 맺어져 있어서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큰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이것이 이해 위주의 행정법 공부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예습·복습이 합쳐진 행정법 강의를 통한 반복 학습만이 체계 완성의 지름길일 것이다. 매번 강의를 들을 때 책의 목차를 보면서 현재 공부하는 부분이 행정법 전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짚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분석하여 동종유형의 문제, 더 나아가서는 응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2004년에 시행된 국가직 9급 시험 문제, 각 시·도 지방직 9급 시험 문제, 국회직 8급 시험 문제 등과 함께 최근 10년 동안 행정법 기출문제들을 ‘신월 행정법’에 정확하게 반영시켜 놓았다. 아울러 최근에 제·개정된 법령은 철저히 숙지해야 한다. 행정법 관련 법조문에서 조문내용을 묻는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고 있는 경향이다. 최근에는 판례문제가 점증하는 추세이다. 신월 행정법에서 주요 판례를 완벽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그 판례 요지를 정리해 두어야 할 것이다. 행정법에 대해서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다. 행정법은 7·9급 공무원시험 등에서 10여년 동안 출제돼 왔기 때문에 출제경향이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시행된 행정법총론의 출제경향도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행정법의 출제 흐름을 파악하여 꾸준히 정진하면 행정법총론의 정복은 의외로 빨리 올 수 있다. 한교고시학원 ■ 헌법-채한태 교수 헌법은 다른 법률에 비해 추상적이어서 공부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과목이다. 무조건 암기해서는 고득점을 딸 수 없다. 일반적인 원칙에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고, 원리를 이해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왕도는 없으나 효율적인 방법은 있게 마련이다. 첫째, 헌법조문을 수시로 낭독할 것을 권한다. 각각의 문언을 분류해 읽는 것이 그 방법이다. 둘째, 헌법의 목차를 중심으로 맥을 잡는 것이 우선이다. 세부내용은 목차를 통해 큰 틀을 잡은 후 정리한다. 셋째, 기출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수다.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유형과 경향을 파악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넷째, 헌법재판소의 판례와 관련 개정법률을 중심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장르별로 살펴 보면, 헌법서론편에서는 고유한 의미의 헌법, 근대입헌주의 헌법, 현대복지국가의 헌법, 형식적·실질적 의미의 헌법이 중요하다. 헌법의 제정과 개정은 매년 1문항 정도 출제된다.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제도와 관련해서는 정당, 선거, 공무원,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매년 2∼3문제가 출제된다. 가장 분량이 많은 기본권편은 특히 중요하다. 기본권의 내용과 위헌·합헌을 중심으로 출제된다. 통치구조편에서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차이점을 확실히 정리해 둬야 한다. 행정부 관련, 국무총리의 지위 및 권한, 국무위원과 행정 각부의 비교, 감사원의 권한 등이 정리 사항이다. 법원 조직 중에서는 대법원의 조직, 사법부 독립, 상소제도 등이 중요하다. 또한 헌법에 관련된 부속 법률과 헌법조문 내용의 출제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헌법조문을 발췌해 정확한 숙지여부를 묻는 문제도 2∼3문제씩 출제되고 있다. 헌법 관련 부속 법률에서는 국회법,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정당법, 정부조직법, 부패방지법 등이 자주 출제된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국어-김재정 교수 7·9급 공채 시험에서의 국어시험은 국어과목에 관한 실력을 측정한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현재의 대학 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과 공무원 시험의 국어를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무원 국어시험에 수능에서 요구하는 발상을 토대로 한 문제가 최근 몇 문항씩 출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능에서의 언어영역은 국어가 포함된 통합 교과이지, 국어과목 그대로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5년에 한 번씩 바뀌는 고교 교육 과정에 따라 2002년부터 7차 교육과정이 실시되고 있으나 공무원 국어시험은 고교 교육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험이 아니므로 5차,6차,7차 과정을 포괄적으로 학습해 두는 것이 좋다. 문법과 한자, 한문 분야에서 반드시 만점을 획득해야 한다.7·9급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학습 범주가 뚜렷한 문법과 한자, 한문에서 반드시 만점을 받아야 한다. 문학과 어휘 분야는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수월하고 상대적으로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학습 범주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만점을 기약하기 어렵다. 때문에 한 두 문항 정도는 틀릴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험 수준에 적합한 교재와 강의를 잘 선택해야 한다. 합격을 위해서는 시행 착오를 최소화하고 단기간에 국어 시험에 관련된 제반 사항의 틀을 잡아줄 수 있는 잘 짜여진 교재와 강의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떤 교재와 강의를 선택할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에는 과장된 광고 등에 현혹되지 말고 먼저 시험 준비를 한 선배들의 조언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 분명한 것은 우직하고 끈기 있게 시험 준비를 한 자가 결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험생 여러분의 분발을 촉구한다. 한교고시학원 ■ 경제학-박지훈 교수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수학적인 개념 이해에 익숙하지 못해 무조건 암기하려만 한다. 하지만 경제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함수관계만 이해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히려 경제학은 돌출문제가 없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만 이르면 고득점을 할 수 있는 전략과목이다. 무엇보다 경제학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이론은 내용이 방대하고 상호연결돼 있어 특정 부분만 학습해서는 안된다. 전체를 논리적으로 이해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기본서로 출발해야 한다. 경제학원론 교재를 3개월간 천천히 정리한 후, 이론정리를 기본으로 문제풀이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 또한 수리적 표현에 익숙해져야 한다. 대부분의 이론이 그래프로 표현되기 때문에 직접 손으로 써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래프를 눈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실패를 좌초하는 일이다. 그래프 그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시험에서도 실수를 줄이고 문제풀이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다.7급 국가직 시험에서는 미시경제학 30%, 거시경제학 50%, 국제경제학 20% 등의 비중으로 출제된다. 경제학원론을 이해하면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간혹 기본서에서 다루지 않거나 응용해야 하는 문제들이 출제되기도 한다. 응용문제는 매년 5문제 내외의 비중을 차지한다.2002년 3문제,2003년 6문제였다.2004년의 경우 지난해보다는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경제원론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 4문항 출제됐다. 응용문제 역시 원리이해가 기본이지만 응용력 향상을 위해서는 문제집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출문제도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 출제경향이 기출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7급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행정고시, 사법시험, 감정평가사시험 등의 기출문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영어-김민권 교수 공무원 시험을 1∼2년 정도 준비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영어 어휘를 어휘책에 나와 있는 알파벳순의 어근을 따져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더욱이 7급은 9급에 비해 7개 과목이라는 적지 않은 과목 부담이 있다. 그렇다면 하나의 대안이자 여태까지 효과를 보고 있는 방법이 각자 자신이 준비하는 시험에 맞게 어휘집을 선택해서 순환개념으로 해 나가는 것이다. 문법의 경우는 2002년을 기점으로 많게는 6∼7문제까지 포함됐다. 물론 과거 문법문제 비중이 크지 않을 때에도 기본적인 문법지식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고 무작정 과거에 해 왔던 방식대로 문법책을 보고 그에 해당하는 문제를 풀어봐서 실력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목차위주의 공부다. 예를 들면,3형식 가운데 ▲4형식으로 오인하기 쉬운 동사 ▲동족목적어 ▲재귀목적어 ▲동사구 등으로 목차를 세워 목차를 보고 내용을 생각하는 지금까지의 공부방법과 반대로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처음엔 낯설고 어색하지만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 확신한다. 독해는 문법과 어휘의 총아다. 그러므로 다양한 사고와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다행히도 공무원 수험 영어에서는 그다지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는 독해지문은 잘 나오지 않는다. 지문 자체만 잘 이해하면 큰 무리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출제된다. 철저한 분석만 하면 독해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독해지문을 수식어와 비수식어 그리고 품사 개념으로 분석해서 문장구조를 익히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문장을 볼 수 있는 시각이 몇 배 넓어질 것이고, 어느 부분의 해석이 틀렸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절대로 눈으로만 하는 공부는 금물이다. 한교고시학원 ■ 행정학-최승호 교수 객관식 시험이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서나 문제집의 세부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행정학을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정작 행정학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돼 있고, 중요한 주제들 간의 연결이 어떤 식으로 돼 있는지 방향성은 잃어버린 채 세부적인 내용에만 치중하는 것이다. 그러면 암기량은 늘어나지만 성적은 올라가지 않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학교 수업이나 학원 강의를 통해 행정학의 전체 흐름을 들어본 후에 중심책을 차분히 정독하고, 참고서나 문제집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즉 행정학을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 무조건적으로 기본서를 읽거나 문제집의 반복적인 확인이나 암기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중심책을 반복적으로 학습해 익숙해지는 것이 지름길이다. 중심책이란 기본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장에까지 가지고 갈 최종 정리교재를 말한다. 중심책의 선택기준은 다른 사람들이 보니까 나도 봐야지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부 스타일에 적합하면 된다. 이와 관련, 중심책의 내용을 대신하는 서브 노트를 작성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서브 노트는 행정학의 흐름과 세부적인 핵심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노트를 말한다. 서브 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반복학습에 있어서 시간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주제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며, 수험생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방식이다. 객관식 시험의 특성상 문제집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개인적으로 문제집은 보충교재라고 생각한다. 즉, 어디까지나 중심책이나 서브 노트가 주교재가 되어야 하고, 문제집은 보완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집의 문제 중에서 기출문제는 중심책이나 서브 노트를 일독 하는 단계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한교고시학원 ■ 영어-김신주 교수 외국어 수험공부의 핵심은 그들의 어법 즉, 문법을 익히는 것이다. 출제 비중이 가장 높은 독해는 시험경향에 맞춰 많은 지문을 접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글의 구성 방식에 대한 이해 없이 단어 조합을 해석하는 데 급급해 한다면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 문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법 공부가 기본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전치사+명사’가 형용사나 부사로 쓰인다는 것은 독해시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법이다. 또 영어문장의 형태를 이해한다면 독해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주제, 예시, 결론의 순서가 일반적인 영어문장의 형태이며, 중요사항은 한 문장의 앞 부분, 한 단락의 첫 문장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연결사의 의미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추가(in addition,moreover), 예시(to illustrate), 대조(on the opposite,conversely), 역접(however,yet) 등 연결사의 의미별로 분류해 정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문법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병치법, 수의 일치, 시제 일치, 가정법, 수동태, 부정사, 동명사 분사 등이다. 문법책은 중요 내용이 간략히 정리된 것이 좋으며, 이해 위주로 반복해야 한다. 어휘 문제도 3∼4문제씩 꼭 출제된다. 다의어 정리가 고득점의 지름길이다. 단어를 암기할 때는 기본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과 더불어 그 단어가 문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유리하다.1∼2문제씩 출제되는 생활영어는 상황별로 문장을 정리해 반복학습함으로써 눈에 익히도록 한다. 공무원 시험에서 영어를 정복하지 못하면 합격은 요원하다. 쉬운 길을 택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교재를 이용해 정석대로 공부할 것을 권한다. 또 좋은 영어지문을 가능한 한 많이 접하면서 수험공부뿐 아니라 교양인으로서의 자질도 함께 길러 나갈 것을 권한다. 남부행정고시학원
  • 조영래 인권변호사 14주기 장시지씨의 회고

    조영래 인권변호사 14주기 장시지씨의 회고

    “그분에게 배운 신념과 용기를 이제는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앞에서 떡볶이를 파는 장시지(47·여)씨는 10일 가게 문을 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난 1990년 12월12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조영래(당시 43세) 변호사와의 인연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연은 1985년 장씨가 삼경물산에서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된 뒤 인권 변호사로 알려진 조 변호사를 찾아가면서 시작됐다. 서슬퍼런 군부통치 시절 4년 동안 법정투쟁을 벌인 끝에 장씨는 복직판결을 받아냈다. 장씨는 “법을 불신하고 있을 때 함께 끈질기게 싸우며 용기를 주신 분”이라고 조 변호사를 돌아봤다.1994년 회사가 문을 닫자 장씨는 본격적으로 여성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1999년 국내 최초의 여성노조단체인 ‘서울지역 여성노동조합’의 사무국장을 맡았다. 이후 개인사정으로 노조일을 그만둔 장씨는 2002년 혼자 중국 배낭여행길에 나섰다. 평소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장씨는 1년 남짓 옌지(延吉)와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종교단체 봉사활동 등을 하며 조선족이나 현지 한국인과 친분을 나눴다. 지난해 여름 귀국한 장씨는 옛 삼경물산 직장동료인 윤영남(40)씨 부부와 함께 같은해 10월 ‘비상식량’이라는 이름으로 3평 남짓한 가게를 열었다. 미혼인 장씨는 “노동운동을 할 때나 객지에서 생활할 때 고인에게 배운 끈기와 용기가 큰 힘이 됐다.”면서 “그분에게 신세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비상식량’의 한달 수입은 2500만원. 이 가운데 재료비를 뺀 700만∼800만원을 3명이 나눠갖는다. 흰 가래떡에 검은깨를 듬성 듬성 섞은 떡볶이가 학생들과 근처 고대안암병원 환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달마시안 떡볶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장씨는 조 변호사의 14주기를 앞두고 “떡볶이 하나를 만들 때도 사람을 속이지 않는 고인의 가르침을 따르다 보니 손님이 몰리는 것 같다.”면서 “올해 개인적으로 진 빚을 모두 갚고 나면, 내년부터는 고인처럼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압박 통한 북한붕괴 가능할까/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장

    북한은 탈냉전, 민주화의 세계적 추세에서 볼 때 수수께끼의 나라다.1980년대 후반부터 있어온, 그리고 급격하게 시작된 탈냉전의 추세를 작고 허약한 북한은 꿋꿋하게 버텨냈고, 민주화의 바람 속에서도 홀로 설 수 있는 질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북한, 보다 정확히 말하면 김정일 정권은 주민들을 식량난과 경제난에 시달리게 하면서, 강압정치를 구사하는데 왜 붕괴하지 않는 것일까? 김정일 정권은 앞으로도 당분간 붕괴하지 않을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 당분간 북한의 붕괴가능성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이후, 북한의 붕괴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노 대통령이 어떠한 이론과 분석에 기초하여 북한 붕괴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였는지 모르지만 몇가지 이론적 관점에서 보면 압력(전쟁이라는 수단을 제외한)에 의한 북한 정권의 붕괴는 상당히 어렵다는데 동의한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은 규모가 작은 국가이므로 외부의 경제적, 정치적 압박이 있어도 체제 유지비용이 크지 않다. 즉 가용한 자원을 국가의 통제기구와 군에 집중하면 북한 규모의 국민은 통제가 가능하다. 이것이 선군정치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왕에 있었던 강한 국가조직을 재정비하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987년 한국의 민주화과정이 증명하였듯이 물적기반이 성장한 시민사회의 저항이 있어야 정권은 붕괴하거나 변화를 모색하게 되는데, 배급에 기초한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국가에 대항하는 시민사회의 존재 자체가 있을 수 없으며 주민의 물적기반 또한 취약하기 때문에 국가와 군에 자원을 집중하면 북한 규모의 주민은 통제가 가능하다. 둘째, 북한에 대한 압박은 국민을 더욱 굶주리게 하지만 굶주리는 것이 체제붕괴의 필연적 요인이 될 수는 없다. 조선시대는 지금 북한보다 훨씬 주민이 가난하였지만 그 체제는 500년 가까이 유지되었고, 중국도 1958년 시작된 대약진운동 이후 1961년 식량난으로 27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사망하였다는 추계가 있지만 체제의 붕괴를 가져오지 못했다. 따라서 북한 경제가 악화되고, 보다 많은 주민이 굶주린다는 것을 북한 붕괴의 지표로 삼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리이다. 오히려 국민이 더욱 굶주리면 두 가지 통제의 가능성이 생긴다. 굶주림의 원인을 외부의 압박으로 돌릴 수 있고, 동시에 저항의 물적기반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외부의 압박은 잘못하면 북한 주민을 더욱 고생시키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셋째, 외부와의 접촉을 최대로 제한하면서 사상교육을 강화하면 적은 체제비용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북한과 같이 고립되어 있는 소규모의 국가는 더욱 그러한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이 다른 나라와의 비교의 관점을 갖지 못하고, 북한체제의 정당성이 유훈통치나 주체사상 등으로 재생산된다면 국민의 저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압박을 통한 고립이 북한 체제 붕괴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우리의 옵션은 무엇인가? 위의 논리를 계속 따라간다면 답은 의외로 명확하다. 북한의 체제전환은 외부와의 교류를 늘리고, 주민들의 물적기반을 높이면 가능하다. 즉 북한을 세계화의 조류 속에 올려놓으면 되는 것인데, 그 방법은 경제교류와 시장의 확산이다. 경제교류와 시장의 확산은 북한을 외부와 연결시키면서 주민의 물적기반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국의 경우 군부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체제전환이 가능했던 이유도 외부와의 끊임없는 교류가 있었고, 자본주의 시장을 통한 시민사회의 물적기반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전환의 연착륙을 바라는 한국으로서는 점진적 경제교류를 통하여 서서히 외부와의 접촉을 늘려가면서 시장이 확산되는 북한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얼마 전 미국의 해들리 NSC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발언한 북한의 체제전환 목표는 적절히 설정된 것이라고 일단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방법론적으로 강압적인 방법보다는 교류와 시장을 강조하는 방법을 채택하기를 희망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장
  • 과학향기/KISTI 지음

    ‘떨어지는 엘리베이터에서 위로 뛰면 살 수 있을까?’‘반신욕은 만병통치약인가?’‘영화 스파이더맨 같은 인간거미는 과연 가능할까?’‘지구는 물 속에 잠길까.’… 과학이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딱딱하고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과학은 공식이나 이론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생활 속에서 생생히 숨쉬고 있다. 누구나 평소 궁금해했을 질문들, 하지만 ‘내가 뭐 알 수 있겠어.’라며 쉽게 포기해버렸던 질문들을 쉽고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과학향기’(KISTI 지음, 북로드 펴냄)는 어린아이의 호기심처럼 과학에 대한 흥미를 새롭게 일깨우는 책이다. ‘과학향기’는 지난 1년간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과학향기’라는 온라인 메일진을 통해 소개되었던 글 가운데, 일반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80개의 글을 뽑았다. ‘링클프리의 비밀’‘스피드건의 원리’‘영화속 디지털 엑스트라’등 하나 둘 읽다보면 일상 생활 속에서 품어왔던 궁금증들이 속시원히 풀린다. 아토피, 유기농, 녹차, 은, 카페인, 콜레스테롤 등 건강에 대해 급증하는 관심을 반영한 글들도 눈에 띈다.‘폼페이 화석의 비밀’‘선덕여왕의 화접도’‘거북선의 원리’‘견우가 동쪽으로 간 까닭’ 등 역사 속에 숨겨진 과학의 비밀도 알 수 있다. 전방위를 아우르는 소재는 이 책의 강점이자 단점. 편의상 3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한 제목 아래 묶인 글들이 일관성 없이 폭넓은 소재를 넘나들다 보니, 단편적인 호기심을 채우는 수준을 넘지 못한다. 체계적인 과학 입문서로는 부족한 셈. 하지만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더없이 좋다. 막 과학에 눈을 뜬 청소년부터 궁금한 건 많은데 어려운 책은 질색인 일반 성인들까지 단숨에 읽어낼 수 있다. 다양한 현상 속에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를 캐러 가기 위한 첫 단추로 선택할 만하다.1만 2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씨줄날줄] 레짐 체인지/이기동 논설위원

    엄밀히 말할 때,‘정권(Regime)’은 ‘정부(Administration)’와 구분되는 용어다. 따라서 김정일정권이라고 할 때, 이 말에는 북한체제의 독재성, 폐쇄성이 함께 담겨있다.‘노무현정권’ ‘부시행정부’라고 할 때와는 다른 의미다. 미국의 보수주의 학자 니컬러스 에버스타트가 말하는 북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는 북한의 억압체제를 바꾸자는 것이지, 단순히 김정일을 다른 독재자로 바꾸는 통치자교체가 아닌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정권교체의 전성기는 냉전시절.2차대전 뒤 동유럽의 공산정권 수립배경에는 소련의 정권교체 작업이 있었다. 토착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중국이 북한, 베트남 등 동아시아의 공산정권들을 가리켜,‘모스크바에서 열차로 수출된 공산정권’이라고 비하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으로 대표되는 전후 서방세계의 정권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정권교체 공작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지역. 쿠바, 파나마, 아이티, 도미니카, 그레나다, 니카라과가 모두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활동무대였다. 중동, 아시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교혁명으로 쫓겨난 이란의 레자 팔레비는 1953년 CIA의 공작으로 왕위에 올랐던 인물이다.1992년 피플파워로 물러난 필리핀의 마르코스는 집권과 축출 배후에 모두 CIA가 개입한 경우다. 냉전때 미국의 정권교체 목적이 소련과의 경쟁 때문이었다면, 냉전 이후에는 테러, 독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로 주목적이 바뀌었다.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북한 등 소위 ‘불량정권’이 잠재적 정권교체 대상이 됐다. 이중 이라크의 후세인정권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이 무력사용의 첫번째 타깃이 됐다. 그리고 그 이론적 토대가 된 것이 바로 9·11 이후 등장한 선제공격론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북한의 정권교체에 반대의사를 밝힌 배경은 분명치 않다. 현재 상황에서 김정일 정권붕괴는 북한 핵무기 해결이나, 남북통일 방법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의 발로로 짐작될 뿐이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북한 정권교체는 무력이 아니라 인권문제, 주민불만을 이용한 체제붕괴다. 그 첫째 무기가 바로 지난달 발효된 북한인권법인 셈이다. 김정일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은 미국의 무력사용 위협이 아니라, 이 ‘소리 안 나는 무기’의 위력이 아닌가 싶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여의도in] 국회 성금모금함 썰렁

    7일 오후 3시10분 국회 본청 1층 현관문 앞.A의원이 빨간 카펫을 밟으며 들어왔다. 출입문 앞에는 성금함이 놓여 있었지만, 그는 힐끔 쳐다만 보고 엘리베이터쪽으로 움직였다. 국회 사무처가 지난 6일 본청과 의원회관 4곳에 설치한 이웃돕기 성금함의 실적이 신통치 않다. 정당마다 의원총회다, 회의다 해서 행사도 많고, 운영·법사·교육·행자위 같은 상임위 활동도 활발해 ‘유동인구’는 많지만 선뜻 지갑을 여는 사람이 드문 탓이다. 국회의원이 드나드는 1층 출입문 근처 모금함에는 1만원권 4장과 5000원권 1장,1000원권 1장이 100원짜리 동전 수십개와 함께 놓여 있었다. 반대편 지하 1층의 민원인 출입구 모금함에는 1000원권 11장과 1만원권 1장이 유일했다. 국회 ‘안내 데스크’를 맡고 있는 한 사무처 직원은 “지난해만 해도 의원은 물론이고, 공무원·언론인·방청객 등이 앞다퉈 지갑을 꺼냈지만, 올해는 아무도 선뜻 돈을 내지 않더라.”고 귀띔했다. 국회 총무과의 한 직원은 “8,9일에 본회의가 열려 사람이 붐비면 모금액이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자위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31일로 4년 활동 마감 의문사委 한상범 위원장 인터뷰

    31일로 4년 활동 마감 의문사委 한상범 위원장 인터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오는 31일 공식활동을 마감한다. 의문사위원회는 2000년 10월 출범한 이후 의문사 30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허원근 일병 타살의혹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와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비전향장기수의 민주화운동 연관성을 인정함에 따라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8일 대국민 보고서 발표를 앞둔 한상범(韓相範·68) 위원장을 만나 의문사위의 어제와 오늘을 알아보고,‘역사청산’과 관련한 앞으로의 과제도 들어보았다. 한상범 위원장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대화내용을 모두 녹음하겠다고 ‘통보’했다. 언론과 만난 뒤 자신의 뜻이 왜곡되어 보도되는 일이 너무 잦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40년 이상 지상논쟁 등을 무던히도 해왔는데 요즘 같은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한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도 나중에 ‘딴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증거를 남겨야 하는 현실은 그에게도, 기자에게도 착잡한 일이었다. 한 위원장은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 질문을 받기도 전에 “우리는 ‘7월 소동’에 대한 비망록을 다 만들어 놓았다.”고 털어놓았다.‘7월 소동’이란 지난여름 ‘불법 강제전향에 대한 항거는 민주화에 기여한 것’이라는 의문사위 결정에 뒤이은 일련의 논란을 지칭한다. 당시 그는 ‘빨갱이 한상범 체포조’ 수십명이 집으로 몰려오는 바람에 봉변을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어젯밤 윌리엄 블룸이라는 사람이 쓴 ‘불량 국가’라는 책을 읽었어요. 일본의 우익을 대변하는 오카사키 히사히코가 쓴 ‘요시다 시게루 전기’에 나오는 미·일관계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을 ‘빨갱이’로 규정해 놀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과 손잡았으니 빨갱이라는 것이지요. 그런 논법은 ‘네오콘’으로 불리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나 우리 보수진영과도 비슷해요. 자기 마음에 안들면 ‘타깃’을 가지고 조이는 것이 결국 빨갱이 논리더라고요.” ‘하지만 간첩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다는 결정은 보수진영뿐 아니라 보통사람에게도 자극적으로 들렸던 것 같다.’고 살짝 끼어들었다. 한 위원장은 “그들의 전력을 두고 간첩이라고 하는데 우선 그 문제는 처벌이 끝났고, 또 빨갱이든 흰둥이든 최소한 생명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들에게는 사상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약하는 제도가 잘못됐다고 목숨을 걸고 주의를 환기시킨 나름의 노력이 있는 것”이라면서 “양심과 사상의 자유와 생명권을 함부로 침해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차분히 할 수 없도록 단순논리로 포장해 ‘빨갱이를 두둔했다.’고 하면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이처럼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조직의 수장에 오른 것은 1기 위원회가 활동기간을 5개월 남겨둔 2002년 4월. 양승규(梁承圭) 초대 위원장을 이은 그는 2기까지 연임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1961년 이후 동국대에 재직한 법학자이다.1964년 한·일협정 반대 교수단 서명을 주도한 이후 40년 이상 인권운동가로 사회 참여에 앞장섰다. 이 해에는 또 동국대 농업경제학과 학생이 대한극장 앞에서 한·일협정 반대시위를 벌이다 경찰봉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진상조사단 간사로 경찰에 타살의 불법성을 시인하고 사과·보상을 요구하다 정보기관의 추적과 감시를 당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인생에 있어 ‘의문사 진상규명’의 서막이었던 셈이다. 한 위원장은 취임한 직후 “반민특위처럼 겉핥기만 하다 끝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의문사위 활동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그는 “내 가슴에 맺힌 응어리 가운데 첫째가 내 능력의 한계이고, 둘째는 이 기구의 태생적 한계”라면서 “그렇지만 우리 구성원들이 악조건 아래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한 위원장은 취임 당시 의문사위 조직이 ‘공중분해 일보직전’이었다고 돌아봤다. 국정원·기무사·헌병대·검찰·경찰·국정홍보처·행정자치부·외교통상부 출신에 민간조사관까지 가세한 ‘짬뽕’인력에 3년도 길지 않은 인권문제를 ‘6개월 안에 조사를 끝내야 한다.’는 규정은 속된 말로 ‘죽 쑤다 말라는 얘기’였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의 비협조’에는 더욱 아쉬운 듯했다. 그는 “구 기득권 세력이 건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도 국가기관에는 과거 의문사에 책임있는 사람이 상당수 있어요. 전·현직 불문하고 수백명의 명단을 뽑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우리 활동은 음양으로 기분나쁠 수밖에 없겠지요. 자기 정치생명이나 공직자로서도 문제가 되니까 방해하는 것입니다.” 의문사위가 다하지 못한 과거사 규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맡긴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복안이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지켜봐야 하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우리가 하던 일의 범위를 넓혀 도마에 올리는 것이니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의문사위가 차지하는 위치는 어디쯤 되겠느냐.’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블룸의 ‘불량 국가’ 얘기를 다시 꺼냈다. 블룸은 국가가 자체적으로 과거사를 조사해서 화해하고 참회하고 청산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미국 같은 강대국에는 전혀 없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몇 나라에만 있는 이런 움직임이 ‘인류 문명의 시험대’라고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광복 이후 60년 만에 시도되는 과거 청산은 아주 중요한 ‘터닝포인트’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새로운 위원회에 참여할 사람들에게는 “일제시대 친일파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라면서 “기득권이나 권력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사람이 없으니 어느 정도 갈등은 각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그는 언젠가 “인간의 죄악을 함부로 용서해주는 것도 죄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이날도 “용서의 주체는 피해자”라면서 “납득할 만한 가해자의 참회가 있어야 용서하는 것이지, 피해자의 이해가 없다면 용서가 아니라 방치가 아니겠느냐.”고 되묻는 것으로 1시간30분에 걸친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글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사 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한상범 위원장 주요 약력 ●1960∼1961년 조선대 교수 ●1961∼2002년 동국대 교수 ●1995∼1999년 한국법학교수회장 ●1991년∼ 아시아태평양공법학회장 ●1995∼2003년 참여연대 고문 ●1999년∼ 인권정보센터 회장 ●2001∼2003년 민족문제연구소장 ●2001∼2003년 국제사면위원회 한국지회 법률가위원회 부위원장 ●2002년 4월∼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 의문사 규명 앞으로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해체되면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앞으로 발생하는 의문사는 어떻게 처리될까. 의문사위의 기능은 ‘진실화해위원회’(가칭)가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이 ‘4대 법안’의 하나로 입법을 추진하는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이 이 조직의 설립근거가 된다. 법안은 ‘새 위원회가 의문사위에서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승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당 안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새 위원회의 조사 범위와 권한은 크게 확대된다.‘정부수립 이후 권위주의 통치 아래서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으로 넓혀 놓았기 때문이다. 의문사위는 ‘1969년 3선개헌 이후 공권력에 의한 직·간접적 위법 행사에 의해 사망했다고 추정되는 사건 가운데 민주화와 관련된 사건’으로 조사범위가 한정되어 있었다. 여기에 자료제출요구권, 압수수색영장 청구의뢰권, 청문회실시권, 통신자료요구권, 동행명령권이 부여되는 등 조사권한도 강화된다. 다른 국가기관에는 국가기관 상호간 협조 의무도 부과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조사기구의 성격을 학술원 산하 위원회로, 조사 권한도 출석요구, 자료제출요구 등으로 한정하고 있어 조사범위나 권한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새 법안에서 규정하지 않고 있는 최근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로 일부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인권위 김창국 위원장은 “최근 발생했거나, 앞으로 일어날 군 의문사는 인권위가 직권조사할 수 있도록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인권위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삼성하우젠 K-리그 2004] 스타감독 누가 웃을까

    [삼성하우젠 K-리그 2004] 스타감독 누가 웃을까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구일까. 올 한해를 마무리짓는 국내 프로축구의 패권은 수원 차범근(51)과 포항 최순호(42), 두 걸출한 스타감독의 맞대결로 판가름나게 돼 팬들의 흥미를 더한다. 수원과 포항의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8일(포항)과 12일(수원) 두차례 열리는 것. 두 감독은 1970년대(차 감독)와 80년대(최 감독)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출신. 현재는 각각 40대와 50대를 대표하는 축구 지도자이기도 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에서는 선·후배가 나란히 공격수로 발을 맞추기도 했다. 최 감독은 당시 이탈리아전에서 빗장수비를 제치며 환상적인 중거리슈팅을 터뜨리면서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이름 석자를 알렸다.‘차붐’ 차 감독은 긴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축구의 대표 브랜드.72년 고려대 1학년때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단 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하는 등 줄곧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왔다. ●차범근 “교체선수 많아 체력전 자신” 그러나 두 감독은 화려한 선수경력과는 달리 지도자로서는 영욕을 맛보며 그리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차 감독은 프랑스월드컵을 1년 앞둔 97년 1월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그해 9월28일 적지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드라마 같은 2-1 역전승을 일궈내며 단숨에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멕시코에 1-3으로 역전패, 네덜란드에 0-5로 대패한 뒤 마지막 벨기에전을 앞두고 현지에서 전격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국내 프로 에서도 94년 울산 현대를 끝으로 감독직을 떠날 때까지 한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올해 10년 만에 다시 수원 사령탑으로 국내 프로무대에 복귀해 첫 우승의 도전장을 내민 것. 수원으로서는 99년 이후 5년 만에 K-리그 정상 노크다. 최 감독은 포항 코치와 2군 감독을 거쳐 2000년 8월 시즌 중반부터 포항 감독을 맡았다. 이후 2001년 5위,2002년 6위, 지난해 7위 등 신통치 않은 성적을 냈고, 지난해에는 ‘퇴진’운동에 시달리는 등 아픔을 겪었다. 그나마 올해는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했지만, 후기들어 13개 팀 중 꼴찌로 추락하면서 빛이 바랬다. ●최순호 “수비약점 공략” 최 감독은 이미 배수진을 친 상태. 지난 5일 울산과의 플레이오프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내년 감독에서 물러나 1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며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기 때문.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룬 만큼 부담없이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로 읽혀진다. 포항으로서는 92년 프로축구선수권대회 이후 12년 만에 K-리그 우승을 노리는 것. 올시즌 두 팀 간의 전·후기와 컵대회의 전적은 2승1패로 차 감독이 한발 앞서 있다. 하지만 양쪽 모두 상대팀의 전력을 꿰뚫고 있고, 단기전(1·2차전)인 만큼 결국 두 감독의 ‘지략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최 감독은 “수원은 공격이 강한 만큼 수비가 약점”이라면서 “나드손 등 몇몇 선수만 주의하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차 감독은 “일주일 사이에 3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인 만큼 체력이 승패의 관건”이라면서 “이병근 조성환 조병국 등 교체선수들의 폭이 넓은 우리쪽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명문대 망령에 망가진 인생

    명문대 망령에 망가진 인생

    명문대를 향한 빗나간 모정과 비뚤어진 진학욕심이 수험생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이들로부터 의뢰를 받은 대리시험 응시자들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돈을 벌기 위해 부정행위에 가담, 범죄를 낳았다. ●마비된 범죄의식에 2년째 대리시험 부탁 올해 수능에서 서울대 중퇴생 박모(28)씨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했다가 경찰에 적발된 차모(23)씨는 지난해 수능에서 자신을 ‘서울대 공대생’이라고 속이고 친구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던 인물. 수도권 A대학 03학번인 차씨는 지난해 11월 K대 한의대에 다니는 고교 동창생 신모(23)씨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다가 신씨가 시험 감독관에게 적발되는 바람에 사법처리돼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 경찰은 당시 “서울대 공대생인 친구 차씨가 한의대에 진학하고 싶다고 해 대신 시험을 치렀다.”는 신씨 진술을 그대로 발표했고 차씨 역시 조사과정에서 버젓이 경찰을 속였다. 이 사건은 당시 이공계 기피 현상과 관련해 “서울대 공대생마저 한의대로 가려 한다.”며 세간에 화제가 됐다. 올해에도 명문대에 가기 위해 대리시험을 의뢰한 차씨의 거짓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차씨는 지난 8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과외중계’라는 카페를 통해 만난 박씨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다. 차씨는 자신이 사는 동대문구 이문동 관할 교육청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척이 사는 강남구 일원동을 주소지로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박씨에게 줄 사례비를 마련하기 위해 중고자동차 매매센터를 운영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기도 했다. ●범죄도 마다하지 않은 모정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 순간적으로 눈이 멀었습니다.”. 아들의 수능 대리시험을 의뢰했다가 경찰에 적발된 재수생 박모(21·부산시 남구)씨의 어머니 서모(48)씨는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서씨가 대리시험이라는 방법을 이용한 것은 아들에 대한 유별난 사랑과 하나밖에 없는 자식에 대한 빗나간 모정에서 비롯됐다. 경남의 모 명문여고를 나온 서씨는 아들의 장래를 위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명문대에 보내야 한다는 ‘극성스러운 엄마’였다. 박씨는 중학교 졸업후 서울 강남의 모고교로 유학가 서울 모대학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1학기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약대 진학을 목표로 재수를 하던 박씨는 성적이 신통치 않자 어머니와 함께 대리응시생을 구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인터넷 과외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광고를 낸 부산 모대학 의예과 2학년 김모(22)씨가 눈에 들어왔다. 김씨를 만난 서씨는 수능점수가 좋으면 1000만원, 점수가 잘 안나와도 500만원을 주겠다며 대리응시를 부탁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김씨는 이들의 부탁을 승낙했다. 서씨 모자는 시험 당일 아침 김씨에게 응시원서와 함께 김씨의 사진을 얇게 오려붙이고 비닐랩을 씌워 전기다리미로 눌러 위조한 박씨의 주민등록증을 건네주는 등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빚으로 쌓은 ‘보험왕’ 의 종말

    보험설계사 김모(46·여)씨는 2002년 5월 사채를 끌어다 쓰기 전까지는 외국계 보험회사의 한 평범한 보험설계사였다. 그러나 자신의 실적이 그다지 신통치 않다고 생각한 김씨는 마침내 3억원의 사채를 끌어다가 명의만 빌려 자신이 보험료를 대납하는 방법으로 보험실적을 올리기 시작했다. 실적이 급속도로 좋아진 김씨는 2002년부터는 급기야 전국에서도 1∼2위에 오르는 최고의 보험실적으로 월급만 1500만원을 받는 베스트 보험설계사로 성장했다. 문제는 김씨가 끌어다 쓴 3억원의 사채.2002년 5월부터 김씨가 끌어다 쓴 3억원의 사채 이자율은 매월 원금의 30%.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1000만원이 넘는 월급은 매월 3000만원이 넘는 이자로 쓰여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계속 늘어가는 이자를 내기 위해 김씨는 어쩔 수 없이 고객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기획한다. 수개월 뒤 생명보험에 가입했던 40대의 한 남자가 사망하자 김씨는 그 부인에게 접근,“투자를 하면 고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보험금을 가로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이 부인을 속여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년간에 걸쳐 가로챈 보험금은 모두 16억 5000만원. 김씨는 이 돈을 고스란히 3억원의 사채를 빌려준 악덕 사채업자에게 원금에 대한 이자로 지급해 같은 기간 동안에만 모두 17억 3000만원의 이자를 지급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달 23일 보험설계사 김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고, 뒤늦게 잡힌 사채업자 전모(48)씨에 대해서도 이날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깔깔깔]

    ●엽기상담원 문) 저는 22세의 여대생입니다. 제 자랑 같지만 저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잘 빠져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킹카 이외에는 상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은 동네에 사는 한 멍청하게 생긴 남학생이 저에게 루주를 선물해 주고 도망갔습니다. 그 분수를 모르는 남학생에게 루주를 돌려주고 싶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답) 만날 때마다 루주를 입술에 발라서 조금씩 돌려주세요. 문) 저는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살고 있는 의사입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에 취해서 이곳에 정착한 지 어언 10년째입니다. 그런데 환자라고 해봤자 가끔 뱀에 물려서 오는 사람 정도인 조그마한 병원이라 벌이가 신통치 않습니다. 뱀에게 물려서 온 환자들도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나마 겨울철에는 그런 환자도 아예 없지요. 이번 겨울이 걱정됩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답) 뱀을 기르세요.
  • [열린세상] 북한 유사시 중국의 선택/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고건 전 국무총리는 지난 4월 용천폭발사고가 발생했을 때 김정일정권이 무너지고 북한에 친중정권이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퇴임 후 언론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지난 10월 통일부 국정감사 때 대량탈북난민 사태 발생시 비상계획인 ‘충무 3300’과 북한 체제 붕괴시 비상통치계획인 ‘충무 9000’을 정부가 이미 마련해두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런 비상대책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통령권한대행이었던 고건 전 총리마저 북한 유사시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문제가 간단치 않은 것임은 분명하다.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북한 위기상황을 거론하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과 상충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 눈치보기에 급급하지 않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대외적 국가신인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체제 위기상황에 대한 대내외적으로 설득력 있는 대책을 마련해 두는 것은 정부의 책무이다. 고건 전 총리가 우려하는 것처럼 북한 유사시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북한에 개입하게 될 경우 사태는 더욱 복잡하게 될 것이다. 우선 중국 개입 가능성에 대한 문제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은 구한말부터 지금까지 한반도 사태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조선에서 임오군란이 발생했을 때 중국은 위안스카이(袁世凱)를 파견하여 군정통치를 실시했다. 중국의 군사적 개입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청일전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 전쟁에서 중국은 패배함으로써 동북아지역의 패권적 지위를 일본에 내어주고 말았고 청나라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또한 중국공산혁명 성공 직후 중국은 김일성에게 남침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표명하고 유엔군이 북진하자 한국전쟁에 개입했다. 그 결과 중국은 한반도에서 미국과 직접 전쟁을 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미·중 화해의 가능성은 완전히 물건너가고 말았다. 미국에 의해 주도된 중국 고립화 정책으로 인하여 중국은 덩샤오핑이 등장하기 전까지 구석기시대에 머물고 말았던 것이다. 이처럼 중국은 한반도에 두 번 개입했을 때 모두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자초하고 말았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볼 때 현재 중국 지도부가 북한 유사시 직접 군사력을 북한에 투입하여 자국의 위신을 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서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정책일 것이다. 또한 중국의 북한 개입은 최근 욘사마 열풍 이상으로 일본을 자극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북한의 붕괴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1500㎞에 달하는 만주국경선이 너무 길어서 안보상 역시 채택하기 어려운 대안일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중국은 북한 유사시 불개입과 군사적 개입의 양자의 중간적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북한이 유엔 회원국이라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북한 유사시 중국은 유엔의 주도적 역할에 의한 북한문제 처리를 주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혹은 중국은 현재 진행중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일정한 성과를 거둘 경우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6자회담을 항구적인 다자안보협력체로 발전시켜 이 틀 내에서 북한 유사 상황에 대비한 정책을 모색하려고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점에서는 북한 유사 상황시 미국의 정책도 중국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와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 문제화되면서 북한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점차 매우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 이 시점에 최근 정부는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거래를 민족 내부의 거래로 최초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협정은 국제적 지지기반 확보를 위한 통일외교의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이미 주변 4강은 북핵 이후 한반도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 통일비전을 갖고 주변 4강 외교 및 유엔에 대한 전방위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2004년 키워드 ‘blog’

    2004년 키워드 ‘blog’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04년의 키워드는 블로그” 미국의 대표적 사전 전문 출판사인 메리엄 웹스터는 올해 웹사이트 사전을 통해 가장 많이 검색된 10대 단어 가운데 블로그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메리엄 웹스터는 블로그를 ‘개인적인 저널과 대글을 싣고 다른 사이트와 연결돼 있는 웹사이트’ 라고 정의했다. 블로그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의 TV토론에서 비밀 이어폰을 사용했다는 주장이나,CBS가 폭로한 부시 대통령의 병역 회피 의혹 문서가 사실이 아니라는 반증이 모두 블로그를 통해서 공개되는 등 영향력있는 미디어로 발돋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머지 10대 인기 검색어 가운데서도 시대를 반영하듯 대통령 선거나 이라크전과 관련된 단어가 많았다. 2위를 차지한 incumbent(현직)와 3위인 electoral(선거의),8위 partisan(당파의)은 대선과 관련된 단어였다. 또 4위인 insurgent(반군)와 9위 sovereignty(통치권)는 이라크전과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 플로리다에 몰아닥친 네 차례의 태풍 탓인지 hurricane(허리케인)이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6위에는 cicada(매미),10위에는 defenestration(창 밖으로 물건 던지기)이라는 단어가 차지했다. dawn@seoul.co.kr
  • [독자의 소리] 공공기관 사칭 사기판매 조심을/이상회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온갖 사기꾼이 설친다. 공공기관의 명칭을 도용한 사기판매도 생기고, 노인들을 상대로 가짜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이라 속여 폭리를 취하는 경우도 흔하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말라 있으니 갖은 간교한 술수를 써 판매고를 올리려는 것이다. 요즘은 공신력있는 공공기관인 농협의 명칭도 판매에 많이 도용된다. 농협은 별도의 상품설명회나 방문 및 가두판매를 거의 하지 않는 만큼 소비자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건강식품을 위장병, 당뇨병, 변비 등에 특효라고 속여 시중판매가보다 3∼5배 비싼 값에 노인들에게 파는 경우가 많은데 설사 등 부작용이 생겨 반품하려 해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또 현금이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외상 판매도 하는데 대금납부가 늦어지면 독촉과 함께 갖은 협박을 한다고 한다. 노인들은 빚독촉에 시달리며 자식들에게 말도 못하고 울화병으로 몸져 눕기도 하는데, 이런 피해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회
  • [그것이 알고싶다]중년탤런트 스크린 점령

    중견 탤런트들의 농익은 연기에 맛을 들인 영화계가 아예 이들을 복수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TV 드라마에서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중후한 영화’로 지레 짐작했다간 오산.‘여태 저런 끼를 어떻게 감추고 살았을까.’싶게 몸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는 난다긴다하는 젊은 배우들도 울고 갈 정도다. 3일 개봉하는 영화 ‘까불지마’(제작 JU프로덕션)가 대표적. 최불암, 오지명, 노주현 등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연기파 중견 배우 세명이 주인공으로 뭉쳤다. 동료의 배신으로 옥살이를 한 벽돌(최불암), 개떡(오지명), 삼복(노주현)이 감옥에 갇힌 배신자의 딸을 위해 팔자에 없는 보디가드를 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줄거리.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단연 세 배우의 코믹 연기다. 대한민국 대표 아버지상으로 각인돼온 최불암이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차림의 보디가드로 변신한 것 자체만으로도 웃음이 터진다. 시트콤에서 이미 코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 오지명은 일명 ‘호나우두 머리’라는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까지 서슴지 않았고,‘잔머리의 대가’로 등장하는 노주현도 원없이 망가졌다. 그중에서도 세 배우가 댄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압권이다. ‘까불지마’가 중견 남성배우들의 개인기에 방점을 찍었다면 지난주 촬영을 마치고, 내년 1월말 개봉 예정인 ‘마파도’(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는 한껏 물오른 다섯 여배우의 앙상블에 힘을 실은 작품이다. 마파도라는 수상한 섬에 살고 있는 다섯명의 ‘할매’와 어느날 이 섬에 찾아온 두명의 젊은 남자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작품을 끌고 가는 기본 축. 여운계, 김을동, 김수미, 김형자, 길해연 등 개성 강한 여배우들이 펼치는 엽기적인 캐릭터 연기가 관람 포인트다. 스크린에서 조연에 머물렀던 중견 탤런트들의 당당한 주연 차지는 꽃미남, 꽃미녀 주인공 일색의 천편일률적인 영화판에서 그 자체로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이노기획의 김은 팀장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영화계 속성과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중견 배우들의 영역 파괴 욕구가 맞아떨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스크린에 자주 나들이를 하고 있는 노주현은 “우리같은 배우들이 나와야 나이 든 관객들도 극장에 오는 걸 덜 어색해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중견 탤런트들의 스크린 공략이 관객층을 넓히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적인 예가 지난 3월 개봉한 ‘고독이 몸부림칠 때’. 주현, 송재호, 양택조, 김무생, 선우용녀, 박영규, 진희경 등 중견 배우 7명이 단체 주인공으로 출연한 이 영화는 노년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는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는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영화의 흥망은 여전히 20∼30대 관객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아무리 중견 배우들이 주인공이더라도 주요 마케팅 대상은 여전히 젊은 층이다.‘까불지마’는 그룹 UN의 김정훈을 비롯해 임유진, 이진성 등 신세대 스타들을 출연시켜 그들의 또래 문화를 보여주는 데 공을 들였다.‘마파도’에서도 젊은 관객들에게 인기있는 이정진, 이문식 등 두 남자배우를 투톱으로 가세시켰다. 중견 배우들의 주연 등장이 한때의 유행으로 스쳐지나갈지 한국영화 시장의 다양성을 넓히는데 한몫을 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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