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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전문대학, 폴리테크닉으로 개편을/백형찬 서울예술대학 교육학 교수

    [시론] 전문대학, 폴리테크닉으로 개편을/백형찬 서울예술대학 교육학 교수

    고등교육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시장을 단순화하면서 동시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바로 폴리테크닉이다. 얼마 전 전국의 전문대학 보직교수 500여명이 서울 태평로에 모여 ‘직업교육에 헌신해온 전문대학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는 교육부가 15개 대학만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나머지’ 대학들인 300여개의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은 취업중심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발표와 함께 최근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의 ‘직업교육 혁신방안’ 발표에서 전문대학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가 교육부장관으로 임명된 것을 우려해왔더니 드디어 일(?)이 터진 것이다. 그렇다면 아예 경제원칙에 입각하여 교육문제를 ‘확실하게’ 풀어보자. 경제원칙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고등교육 시장에 이 원칙을 적용시켜보자. 우리나라 고등교육 시장은 너무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등교육기관의 종류만 해도 일반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방송대학, 전문대학, 기술대학, 기능대학, 사내대학, 사이버대학, 학점은행제를 적용하는 전문학교 및 전문학원 등 참으로 많다. 정부도 이러한 구조적 심각성을 깨닫고 개혁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신통치가 않다. 고등교육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시장을 단순화하면서 동시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이 전문대학을 비롯한 직업교육기관을 통합하여 새로운 고등교육체제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바로 폴리테크닉(Polytechnics)이다. 폴리테크닉은 변화하는 산업사회에 재빠르게 적응토록 만들어진 대학이다. 특히 유럽의 폴리테크닉은 경쟁력이 뛰어난 시스템을 자랑한다. 교육목표는 ‘산업사회 전문인력 양성’으로 명료하며, 교육프로그램도 수업연한에 따라 다양하게 그리고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도 산업현장과 매우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교수진도 산업체 유경험자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과 핀란드의 폴리테크닉이 대표적이다. 특히 핀란드처럼 작은 나라가 노키아같이 세계 일류의 제품을 만들며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도 바로 폴리테크닉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 선진국은 이미 1980년대부터 고등교육제도를 개혁하여 일반대학과 폴리테크닉의 단순화한 이원적 시스템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또한 많은 나라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전문대학을 업그레이드하는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낡은 교육 시스템으로는 국가간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의 전문대학인 단기대학(短期大學)은 대부분 일반대학으로 흡수되어 버렸으며, 미국의 주니어 칼리지(Junior College)도 기능이 약화되는 추세이고, 캐나다도 전문대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3의 교육형태인 UC(University College)라는 새로운 고등교육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대학은 지난 개발연대에 국가의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며 산업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런데 평생교육이 활성화되고, 국민들의 학사학위에 대한 열망, 수업연한 제한이라는 전문대학 제도상의 치명적 결함, 그리고 전문기술자(technician)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감소 등으로 전문대학 교육목표인 ‘전문직업인 양성’은 점차 퇴색되고 있다. 이제 전문대학은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로운’ 폴리테크닉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전문대학은 변신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지난 수십년간 직업교육을 실시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으며, 교수진도 고급학위를 소지한 현장경력자가 대부분이다. 또한 정부의 꾸준한 재정지원으로 시설과 설비도 산업현장에 못지않게 갖춰져 있고, 지역 산업체와 긴밀한 산·학협동체제를 구축해놓고 있다. 전문대학이 업그레이드되면 분명 대한민국은 업그레이드된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개혁이 절실히 요구된다. 백형찬 서울예술대학 교육학 교수
  • 日소설 ‘반도에서 나가라’ 저자 무라카미 류 이메일 인터뷰

    북한의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 인구 100만의 도시를 전격 점령한다. 그러나 점령은 잠시, 일본의 부랑 청년들이 이들을 격퇴한다. 언뜻 황당무계해 보이는 가상소설 ‘반도에서 나가라’가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독자층이 넓고 최근 두차례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 ‘도쿄 데카당스’를 연출한 무라카미 류(村上龍)의 최신작이다. 일본 출장 중이던 기자는 그를 만나보려 했으나 공교롭게도 그는 콘서트의 연출을 위해 쿠바에 가 있었다.“이메일 인터뷰는 어떻겠느냐.”는 출판사 제안에 아쉽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더니 며칠전 그로부터 회답이 왔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 냉각된 한·일관계 속에서 그가 왜 이런 작품을 쓰게 됐는지, 그 궁금증에서 이 인터뷰는 마련됐다. 이 소설을 쓴 계기는. -한마디로 말할 수 없으나, 어쨌건 여러 의미에서 필요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 구상했나. -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 북한 핵이 동북아시아에서 큰 문제가 돼있지만, 소설을 쓸 때부터 그런 예감은 있었나.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는 소설 구상 때부터 예감이라기보다는 이미 현실화되어 있었다. 소설은 일본 경제가 파탄나고,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 일본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는가. -일본 경제는 반석 위에 있지 않다. 국가재정은 더욱 취약하고 위기적인 상황이다. 북한에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의 반란군을 소재로 한 이유라면. -반(反)김정일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단 그것은 아마도 강경파 장군에 의한 것이지 민주적인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반란군을 소재로 삼은 것은 정규군이라고 하면 단순한 국가간의 전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실제 반란군이 일본에 침입한다면 일본, 나아가서 미국이 반드시 대응을 하겠지만, 이런 과격한 소설을 구상한 것은 왜인가.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때 그때 미·일 관계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난 지금 미·일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존경심이 없다. 한국에서 이 소설이 번역 출판된다면 한국 독자로부터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 -반발은 일본에서도 있었다. 어떤 소설이라도 반발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반발의 내용에까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반란군으로 나오는 인물이나 북한의 습관 등을 읽으면 상당히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준비를 했는가. -기간으로 치면 2년이다. ▶서울에서 탈북자를 인터뷰했다고 하는데, 어떤 탈북자에게서 들었는가. -그분들과의 약속 때문에 그것은 비밀이다. 반란군(고려군)을 물리치는 것이 일본 정부도, 영웅적인 인물도 아닌 세상에서 튕겨져 나온 젊은이들이다. 그들을 고려군에게 대항시킨 것은 어떤 뜻이 있는가. -(소설의)테마 그 자체와 비슷한 것이라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다. 그런 뜻은 모두 소설에 담겨져 있으므로 독자들이 각자 느끼면 될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놓여있는 상황은. -한마디로 얘기할 순 없지만, 한가지를 들자면, 세계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경제력이라는 점이다. 소설에서는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일본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지는 것으로 묘사돼 있는데, 지금의 미·일 관계를 보면 일본은 완전히 미국 추종형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지금의 미·일은 진정한 신뢰가 아니라 ‘추종하는 것’으로 묶여져 있어서 그 관계가 무너지는 것도 간단하다. 북·일 국교정상화는 핵·납치문제 등으로 암초에 부딪쳐 있는 상황이다. 양국이 수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교정상화 보다 납치문제의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통해 일본과 일본인이 ‘미적지근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미적지근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고도성장을 달성한 뒤부터다. 정치인, 그리고 일부 매스미디어를 한심한 모습으로 등장시키고 있지만 현실도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대북 문제에 관한 일본 언론의 보도자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심한 게 아니라 국제적 위기에 익숙해 있지 않은 것이다. 일본의 언론은 ‘현재(現在)’를 정확히 전달할 패러다임을 갖고 있지 않다. 소설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불과 6년 뒤의 일이다. 굳이 북한 반란군의 일본 점거라는 설정이 아니더라도 그런 위기가 가까운 미래 일본에 찾아 올 것으로 보는가. -신(神)이 아니고서는 그건 누구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 10년 후의 일본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또한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10년 후의 일본은 일본인의 행동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일본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 외국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가는 것 이외에는 달리 없다고 본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반도에서 나가라’ 무슨 내용 때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6년 뒤의 2011년. 달러의 폭락, 패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團塊·단카이 세대)에 줘야 할 퇴직금의 지급 불능 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일본의 지방채·국채가 대폭락하게 된다. 일본 국민의 예금이 동결되고, 소비세는 17.5%로 껑충 뛰어오른다. 재정은 파탄에 빠져들어가고, 일본의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해 가는 정세 속에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비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작전명 ‘반도에서 나가라’이다. 그해 4월, 반란군을 가장한 북한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한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 9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는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규슈 후쿠오카 돔을 무력점거하고 3만명의 관중을 인질로 삼는다.484명의 후속부대가 특별수송기에 실려 들어오고, 후쿠오카시는 이들에게 접수된다. 점령군으로서 이들은 시의 정치·경제·사회를 장악하고 통치를 시작한다. 북한이 이들을 정규군이 아닌 반란군으로 가장시킨 것은 작전의 성패에 관계없이 국제사회의 개입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위장술이었다. 작전의 목적은 초강대국 중국과 미국 사이의 동북아 완충지대를 한반도에서 일본의 규슈로 옮기겠다는 데 있었다. 고려군(高麗軍)으로 자칭하는 이들은 후쿠오카시에서 가혹한 통치를 펼친다. 미국조차 등을 돌리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본 정부는 인명을 중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후쿠오카를 봉쇄한다. 사실상 후쿠오카를 버린 셈이다. 그렇지만 고려군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친다. 이른바 사회의 틀에서 튕겨져 나간, 사회 부적응 청년들이 항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독충사육·사제폭탄·군사 마니아와 같은 상식과는 거리가 먼 ‘주변부’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특기를 살려 대항 테러를 개시하고, 고려군을 열도에서 몰아내는 것으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저자의 의도는 이 소설은 나종일 주일대사가 “대사관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고 할 만큼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라는 설정을 통해 일본 사회를 다중적인 시각에서 진단한 일종의 정치소설이기도 하다.29년에 걸친 작품생활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발상·설정이 대담하고, 작년 서울에서 탈북자 10여명을 만나 취재하는 등 치밀한 조사에 바탕을 둔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다. 그러나 북한 특수부대의 일본 침투→가혹한 점령통치→궤멸이라는 상황설정 때문에 우리에게는 께름칙할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읽기에 따라서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 속에서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는 일본이 가까운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위기를 인식하고 대오각성, 대단결해야 한다는 내셔널리즘적 메시지가 소설의 이면에 숨어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두꺼운 독자층을 자랑하는 무라카미 류이지만 주변국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점, 악화된 한·일 관계를 고려할 때 이 소설의 번역본을 곧 우리 서점에서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책을 펴낸 일본의 겐토샤(幻冬舍)측은 “현재 몇몇 한국 출판사가 교섭을 하고 있으나 아직 출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소설은 원고지 1650장 분량. 핵위협, 일본인 납치문제로 ‘최대의 적’이 돼버린 북한을 소재로 한 점,“무라카미가 썼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상권 29만부, 하권 21만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어있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무라카미 류는 누구 ▲1952년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 출생, 본명 무라카미 류노스케 ▲무사시노 미술대학 중퇴 ▲대학 재학중인 76년 첫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群像)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 ▲저서로는 ‘코인로커 베이비즈’‘사랑과 환상의 파시즘’,‘토파즈’,‘5분후의 세계’ 등이 있다.
  • 민주당 사무실 도청… 닉슨대통령 사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터게이트 사건’은 지난 1972년 6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선 캠프의 비밀 공작팀이 워싱턴 북서부 워터게이트 빌딩에 자리잡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 사무실에 몰래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주거침입 미수 사건으로 시작됐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권력 핵심층의 음모가 드러나면서 2년 후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대통령 사임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닉슨 재선 캠프에서 재정을 담당했던 고든 리디 전 연방수사국(FBI) 직원이 25만달러를 받고 민주당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 했으며,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들이 도청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백악관 내의 통치자료 녹음설비를 통해 드러나게 됐다. 이 사건으로 공화당 정부의 선거방해, 정치헌금 부정, 수뢰, 탈세 등이 드러났고 닉슨 전 대통령 본인도 무마공작에 나섰던 사실이 폭로됐다. 결국 74년 8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 탄핵결의안이 가결되자 닉슨 전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당시 민주당측의 탄핵 추진을 위한 법률인단에서 활약했다. dawn@seoul.co.kr
  • [민선 지방자치 10년] ②전문가들이 본 10년 명암

    [민선 지방자치 10년] ②전문가들이 본 10년 명암

    민선 지방자치 10년을 평가하는 심포지엄이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주민이 체감하는 민선자치 10년’이란 주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최한 심포지엄의 사회는 김익식(경실련 상임집행위원) 경기대 교수가 맡았고, 임승빈(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 명지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토론에는 심재덕 열린우리당 의원,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김성호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실장, 이목희 서울신문 논설위원, 이기우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 김재석 지역경실련협의회 사무처장,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 정재근 행자부 자치제도팀장 등이 나섰다.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소개한다. 국가의 발전단계에서 현대화는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한 척도다.1951년부터 10년간 잠시 시행했다.95년 부활됐지만 현대적 지방자치 형태를 완성했다고 볼 수 없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논리 가운데 하나가 권력집중과 수도권 과밀화, 지방침체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자치 실시 후에도 권력의 중앙집중과 인적·물적 수도권 집중은 지속됐다. 이는 지방자치가 외형적으로 실시됐고 내실있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이 선출하는 데 그친 외형적인 지방자치제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지방자치제가 이뤄지도록 분권화가 돼야 한다. 10년 동안 제도개선에 중점을 뒀지 주민의 삶과 관련된 정책은 매우 미흡했다. 지역격차는 더욱더 발생했다. 지방의 공동화는 가속되고 있다.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권한은 강화됐지만 주민의 권한과 책임은 강조되지 않았다. 분권과 자치는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시민이 수혜자가 아니라, 시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의견을 반영해 터전을 가꿔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참여할 수 있는 통로 확충이 필요하다. 또 지역사회의 공론을 모으는 지역정치가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소수의 기득권 세력이 주민의사를 과잉대표하고, 일반 주민들은 지역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정리가 필요하다. 이들 기관은 종적으로는 연계성이 강하나 횡적으로는 연계성이 없다. 그 결과 유사한 정책을 중복 집행해 행정낭비를 초래한다든가 혹은 기관간의 비협조로 정책 능력을 저하시킨다. 과감한 지방이양을 통해 각 주체의 책임성과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 더불어 시·도-시·군·구 자치기능의 중복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자치단체의 구역은 자치단체의 통치권 또는 자치권이 미치는 범위를 의미한다. 도시화·정보화의 진전은 행정구역 개편에 관한 필요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구역은 국가가 행정상의 편의를 위해 지방에 정한 행정구역과는 다르다. 지방자치는 지역사회 주민과 가까운 데서 주민의 일상생활에 관련된 공공업무를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소규모·기초적인 자치단체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더 큰 문제를 내포한다. 전국을 50∼60개 정도의 광역으로 나누고 도시부는 1층제로, 농촌부는 2층제로 하자는 것은 행정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극심한 인구변화를 간과했다. 행정구역 개편을 단지 인구기준과 재정력 규모로 삼으면 안 된다. 또한 지나치게 큰 지방정부는 주민참여의 한계로 비민주적 정책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갈등해소를 위한 수단이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주민의 유기적인 생활기반 마련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행정구역 개편보다 더 시급한 것은 적정한 사무배분 기준을 만들고 도의 기능을 축소해 주민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자치행정구역 개편으로 유도해야 한다.
  • [열린세상] 잇단 의혹 주범은 2분법적 사고/신율 명지대 정치외교 교수

    KTX를 어떻게 잘 운영하나 고민해야 할 철도공사가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한국도로공사와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 위원회의 장이 민간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아리송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치더라도 요새처럼 이해하기 힘든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의 상태가 상당히 우려스럽기 때문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물론 아직까지 이 사안들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 혹은 감사원의 조사가 진실을 밝혀주리라 기대하지만, 설령 이러한 의혹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왜 이런 의혹이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우리의 정치사를 돌아보면 이런 종류의 의혹 사건들이 그렇게 낯설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그 어느 정부보다 도덕적 우위를 강조했고, 과거와는 다른 정치 행태를 보이겠다고 다짐하며 출범한 정부이기에 지금 국민이 겪는 실망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는 특히 시스템에 의한 통치를 강조하며 인치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극복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시스템은 고사하고, 각 부서의 업무 역할분담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실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렇게 외치던 도덕성도 찾아 보기 힘들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결백만을 주장하다, 무언가 드러나면 특정인의 책임으로 몰아붙이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진정한 도덕성은 자신에 대한 처절한 반성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참여정부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어쩌면 정권 초기부터 예측될 수 있었던 사안들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우선 지나친 도덕성의 강조는 자칫 세상을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바라보게 할 우려가 내포되어 있었다. 정치란 갈등을 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하는데,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는 상대방을 타협과 조정의 대상이 아닌 타도의 대상으로 취급하며,‘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게임의 법칙이 정치를 지배하게 된다. 특히 이런 경우 정치의 목적마저 지고지선을 추구하게 되는데, 결국 정치라는 현실적 기능을 가진 존재가 이상적 상태를 추구하는 수단으로 그 성격이 바뀌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한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 자기논리의 모순에 빠져 더욱 당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더욱 어렵게 된다. 철도공사 유전사업 문제를 청와대가 인지한 시점이 자꾸 바뀌는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다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비단 정부만은 아니다. 집권여당이라는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사실 집권여당이 해야 할 일은 정부의 짐을 덜어주고, 때로는 대신 악역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마저도 세상을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도로 바라보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럴 경우 역시 도덕성에 집착하게 돼 악역을 담당하기 힘들게 되고, 그런 와중에 일이 터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정부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물론 도덕성 강조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목적 중의 하나다. 하지만 도덕성 강조는 너와 나의 도덕성을 살려낸다는 의미를 가질 때 비로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것이지 “나는 도덕적으로 너보다 깨끗하니 너희는 부패한 집단이고 그래서 사라져야 마땅하다.”는 논리로 비칠 때, 도덕성 강조는 오히려 이분법적 세계관만을 양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분법적 세계관이 아닌 상대를 인정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불거지는 사건을 바라보며, 정부·여당의 시각이 보다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 교수
  • 사우디 파드국왕 위중 후계자 압둘라 유력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20여년 동안 통치해온 파드 빈 아델 아지즈 국왕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계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28일(현지시간) 파드 국왕이 폐렴으로 전날 파이잘 왕립병원에 입원, 진찰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알 파이잘 외무장관은 “국왕의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소식통들은 국왕의 병세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사우디연구소는 파드 국왕이 25일 사망했으며 사우디 군에 비상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올해 82세인 파드 국왕은 지난 95년 뇌졸중을 앓은 뒤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파드 국왕의 와병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7월 인도분이 전날보다 배럴당 0.84달러 오른 51.85달러에 마감되는 등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파드 국왕 유고시 압둘라(81) 왕세자가 뒤를 이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파드 국왕의 의붓동생인 압둘라 왕세자는 파드 국왕을 대신해 10년 가까이 사실상 사우디를 통치해 왔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걸어온 압둘라 왕세자가 왕위에 오른다면 중동의 안정을 위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차기 왕세자 자리를 놓고는 암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압둘라 왕세자는 부총리 겸 국방장관인 술탄 왕자를 이미 차기 왕세자로 지명했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이끌며 인기를 얻고 있는 내무장관 나예프 왕자도 왕세자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책꽂이]

    ●샤먼(피어스 비텝스키 지음, 김성례·홍석준 옮김, 창해 펴냄) 산 자와 영들의 세계를 매개하는 치유자로서 존재해온 샤먼에 대한 입문서. 시베리아 설경에서 아마존 정글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존하는 샤먼과 샤머니즘의 세계로 안내한다.2만 5000원. ●여성철학자(마리트 룰만 등 지음, 이한우 옮김, 푸른숲 펴냄) 고대 그리스에서 현재까지 철학사의 뒤편에 머물러 있던 여성 철학자들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이 철학사에서 갖는 의미와 가치를 페미니즘적 시각을 견지하며 소개한 철학 인문서.3만 2000원. ●제국의 태양 엘리자베스 1세(앤 서머싯 지음, 남경태 옮김, 들녘 펴냄) 1588년 영국이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퇴하고 유럽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격상되는 격동의 시대 한 가운데 서서 ‘대영제국’의 깃발을 올렸던 엘리자베스 1세의 삶과 정치 이야기를 담았다.2만 7000원. ●바다에 오르다(김웅서 지음, 지성사 펴냄)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의 탐사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지은이의 선상일기이자 항해일지를 담았다.42일간 태평양 심해저를 탐사하며 겪은 하루하루의 일과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1만 6000원. ●왕부지, 대학을 논하다(왕부지 지음, 왕부지사상연구회 옮김, 소나무 펴냄) 중국 명말 청초 격변의 시기에 주체적으로 살아가면서 구체적 현실을 중시하는 입장을 견지했던 왕부지의 ‘대학’ 해설서. 주자 등 선유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던 왕부지의 독창적 단면을 볼 수 있다.1만 8000원. ●글쓰기의 힘(김용석 등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디지털시대에도 여전히 그 중요성이 강조되는 글쓰기의 가치와 다양한 글쓰기 노하우를 실전적으로 살핀다. 독후감이나 자기소개서 등 실용적 글쓰기에서부터 평전이나 칼럼, 동화쓰기 같은 전문적이면서 시도해봄직한 글쓰기 작업을 소개한다.1만 5000원. ●권력과 광기(비비안 그린 지음, 채은진 옮김) 로마제국의 네로, 칼리굴라부터 영국의 헨리 6세, 프랑스 샤를 6세, 스웨덴 에릭 14세, 히틀러와 스탈린에 이르기까지 통치자들의 비정상적 성격과 행동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2만 3000원. ●세계 패션사(J. 앤더슨 블랙ㆍ매쥐 가랜드 지음, 윤길순 옮김, 간디서원 펴냄) 인류 생활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의복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살펴본다. 메소포타미아 시대에서 20세기 후반에 이르는 4000여년 동안 서양의 남녀 복식과 장신구 등이 정치·경제적 변화와 문화예술의 유행속에서 변해온 과정을 풍부한 그림을 곁들여 설명해 놓았다.4만 7000원.
  • [일요영화]

    [일요영화]

    ●은행나무 침대(SBS 밤 1시5분) 현재 세계 곳곳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는 강제규 감독의 데뷔작. 처음에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게임의 법칙’(1994) 등의 시나리오를 쓰며 이름을 알렸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서 판타지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후 연출작이었던 ‘쉬리’(1999)의 대박으로 ‘블록버스터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은 강제규 감독은 본격적인 영화 제작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단적비연수’(2000),‘오버 더 레인보우’(2002) 등 제작 작품들의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세번째 연출작 ‘태극기 휘날리며’(2004)의 결과를 보면 역시 메가폰을 잡아야 제격인 것 같다. 안정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석판화가이자 대학강사 수현(한석규)은 외과의사 선영(심혜진)과 연인 사이. 수현이 우연히 은행나무 침대와 마주치면서 혼란이 일어난다. 전생의 사랑을 만나게 된 것. 전생에 궁중 악사였던 그는 미단 공주(진희경)의 기억을 찾아 헤맨다. 또 과거에서부터 미단을 두고 악연을 맺은 사랑의 화신 황 장군(신현준)의 위협을 받게 된다. 한편 선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강행하는데….1996년작.100분. ●소울메이트(KBS1 오후 11시30분) 이 영화의 감독 듀앤 클라크는 주로 TV 시리즈에 주력하고 있는 연출가다.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하고, 제시카 알바가 주연을 맡아 인기를 끌었던 SF물 ‘다크 엔젤’이나, 요즘 미국 안방극장을 지배하고 있는 ‘CSI’시리즈 등 몇몇 에피소드가 그의 손을 거쳤다. ‘소울 메이트’는 그가 각본 감독을 한 1997년 작품으로 독립영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소울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이 얼굴을 비추며, 또 실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재커리 트론이 주연을 맡아 귀에 익숙한 팝송들을 새로운 버전으로 편곡하고, 직접 노래도 하는 등 ‘들을 거리’가 많은 영화다. 젊은 영화음악가 딘 카터(재커리 트론)는 어느날 갑자기 해고와 함께 여자 친구에게도 버림받는다. 음악을 포기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양로원으로 가게 된 카터는 자살을 시도하는 윌리엄스(빌 콥스)를 만나게 된다. 카터는 퉁명스러운 그가 전설적인 색소폰 연주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카터는 윌리엄스의 재활을 도우며 다시 연주를 할 수 있게 하려 한다. 음악을 잃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는데….9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盧 ‘당청분리’ 확고 의장 令이 안선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문희상 의장을 필두로 한 지도부와 당이 ‘무기력증에 빠진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4·30 재보선 전패, 잇따른 여권·청와대 인사들의 비리의혹사건 연루 논란, 주요 당직 인사 및 당정분리로 인한 정치환경의 변화, 사무처의 무능, 초·재선 의원들의 무관심 등을 놓고 구체적인 현상과 내부 진단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여당이 처한 위기의 원인이 워낙 복합적이라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17대 총선 직후 문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위임 통치자라는 의미로 ‘총독’이라는 비난까지 들었다. 친노 직계의 좌장으로 막후 영향력을 가졌다는 평가도 있었다.4·2전당대회에서 ‘노심(盧心)’이 은연중 표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막상 의장이 되고 보니 당과 청와대를 분리한다는 노 대통령의 ‘당청분리’원칙은 변화되지 않았다. 당장 “친노라더니 별것도 없다.”는 식의 평가가 나왔다. 문 의장측은 “새 시대에 맞는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문 의장은 4·30 재보선에서 패배하면 책임지겠다던 발언에 의장직을 걸고 승부수를 던졌어야 한다.”고 한 당직자는 말한다. 상중위회에서 ‘더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가기보다 의장직을 중앙위원회에 회부, 통과했어야 상처받은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당직 인선 등에서 “총재시절에 정치를 배운 탓인지 의견 수렴 등 민주적인 절차를 소중히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의장이 공천권을 가진 총재가 아니기 때문에 과거처럼 눈도장 찍기 위해 노력하거나, 정국 돌파 방안 등을 리포트로 작성해서 제시하는 의원들이 없다.”는 게 당 관계자의 지적이다. 단적인 예로 4·30 재보선 패배, 유전게이트 확산, 행담도 개발 의혹 제기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소속 의원들은 이달에 하루 평균 40여명이 해외로 나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장영달 의원은 지난 20일부터 예정된 중남미 시찰을 당 문제를 감안해서 포기했다. 열린우리당은 창당 초 의원 47명의 ‘미니정당’이었으나, 총선을 거치면서 거의 3배인 151명으로 ‘거대여당’이 됐다. 이를 지원하는 사무처 역량도 3배 이상 확대해야 했는데,‘3개월 의장’처럼 지도부가 계속 교체되는 통에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 어려웠다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사무처 직원의 눈이 빠릿하면 인터넷 고스톱을, 흐릿하면 바둑을 둔다는 말도 있다.”고 자성하면서도 “지도부가 실무자들과 1대1 면담을 통해서라도 사무처의 고충과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25일 유전 개발 및 행담도 개발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언하는 등 당 추스르기에 나선 느낌이다. 문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양대 의혹 사건과 관련,“(이광재 의원과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 등)당사자들의 해명이 있긴 하지만, 검찰과 감사원이 기관의 명예를 걸고 가혹하리만치 철저하게 수사해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시대정신 담은 黨名/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해방 이후 한국정치에서는 양당 또는 2.5정당 체계가 주를 이루어왔다. 이승만정부와 박정희정부 시절에는 집권여당인 자유당과 공화당에 대해서 반독재 민주의 기치를 내건 야당의 양당체계가 지배적이었다. 이 경우 민주당·신민주당 등으로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야당은 항상 민주를 표방하였고 또 그에 집착하였다. 1980년 이후 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으로 명명하면서 여당도 잠시 민주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진정 여당이 민주의 기치에 얼마나 헌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으로 개명한 구 집권여당은 민주보다는 국가를 더 강조하는 듯싶었는데, 이것이 당의 정체성에 더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1987년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으로 나뉜 야당 분열과 민주자유당과 자유민주연합으로 나뉜 여당 분할에서 4당 모두 민주를 내걸었다. 그만큼 1987년은 민주의 전성기였고 지배시기였다.1987년 이후 더 이상 반민주는 터 잡기가 어려울 만큼 공식과 비공식 모두에서 민주는 통치이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민주가 최고의 통치이념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민주를 표방해온 야당이 집권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통일민주당과 범여권 간의 보수대연합은 1992년 여전히 국가를 중시하는 신한국당의 집권으로 이어졌다. 신한국당 집권이 지역대결에 편승한 측면이 컸던 게 사실이지만, 또한 여전히 민주 못지않게 국가의 기치도 유효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지역대결과 국가 기치를 통한 성공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보수-개혁의 세대 대결 틈바구니에서 두 번이나 대선에서 패배했다. 1997년 대선에서 국가를 내건 한나라당에 대해 민주를 내건 새정치국민회의가 승리함으로써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민주의 제도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여전히 ‘대한민국주의’가 지배적 담론의 하나로 흔들림 없이 자리하고 있지만, 2000년 새천년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꾼 새정치국민회의의 집권은 대한민국 역사상 4·19 이후 잠시 동안 존재했던 민주당정부 이후 두번째로 민주의 승리를 획하면서 향후 대한민국은 민주의 주도하에 나아가리라는 기대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2002년 이후 한국의 정당체계에서 민주는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새천년민주당 이름으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 당선파들이 열린우리당으로 딴 살림을 차리고 나가게 되면서 민주의 기치는 양분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주권재민의 민주 기치보다는 빼앗긴 권력에 대한 분노의 감정 표출로 인해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3당으로 물러나 있지만, 탄탄한 지역 기반으로 어떻게든 버텨나갈 전망이다. 그러나 탄핵을 거치면서 민주당은 너무 큰 상처를 입어서 수권정당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2007년 대선은 국가 중시를 내건 한나라당과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 간의 한판 승부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문제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열린’의 의미는 개방성을 뜻한다고 보겠지만,‘우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만약 ‘우리’가 개혁이라는 코드 중심의 공동체를 의미하고 있다면, 이는 한나라당의 보수와 열린우리당의 개혁간의 양당체계를 전제하고 있는 듯싶다. 이렇게 해서 권위주의 시절 민주·독재의 양당체계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국가·민주의 양당체계로 이행하였다가 2002년 이후에는 보수·개혁의 양당체계로 변화하게 되었다. 만약 사안이 이렇다면 2007년에 대비한 열린우리당의 방책은 자명하다. 열린 자세로 개혁지향의 세력을 한데 묶는 것이다. 과거 민자당·통일민주당·자민련 사이에 범보수대연합을 이루어 민주세력에 승리했듯이, 이번에는 범개혁대연합을 이루어 명실상부하게 민주의 큰 흐름 속에서 개혁을 결집할 때 보수와의 한판 승부가 멋지게 펼쳐지게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열린우리당과 같이 애매한 당명보다는 민주와 개혁을 아우르는 민주혁신당으로의 재출발과 함께 한나라당도 민주한국당으로서 보수의 결집을 노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2007년 대선은 지역대결을 떠나 보수와 진보간의 균형 잡힌 정책대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
  • 여의도~포천 100㎞ 자전거여행

    여의도~포천 100㎞ 자전거여행

    ‘자전거는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작가 김훈은 자전거여행을 이렇게 노래했다. 자전거는 자유를 주고 욕심없는 마음과 또한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까지 준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자전거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만남을 즐기고, 또한 굳은 얼굴로 오가는 자동차 속의 사람들과 달리 초보자를 발견하면 서로 도와주려고 한다. 운동을 원한다면, 삶이 얼마나 향기로운가를 느끼고 싶다면, 또한 욕심없는 마음이 얼마나 행복을 부르는가를 확인하고 싶다면 그대 자전거에 오르라. 그리고 페달을 열심히 밟아 보라.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지난 21일 토요일 오전 9시, 서울 중랑천 다리 밑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조그만 배낭과 헬멧, 장갑까지 갖춘 그들은 마치 사이클 선수 같았다. ●봄을 찾아 떠나는 이들 “어, 형 오셨어요. 오늘은 날씨가 좋아 좋은 여행이 되겠어요.”“그래 오래간만에 ‘찐’하게 라이딩 한번 하자.”며 웃는 이들은 인터넷 다음카페의 아마추어 자전거 동호회회원들. 여의도에서 출발해 경기도 포천의 허브아일랜드까지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왕복 100㎞가 넘는 거리다. 평지만 달리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여성 라이더도 보여 무리가 아니냐고 물으니, 아마추어자전거 동호회 서울지부 운영자인 김덕우(39·컴퓨터 프로그래머)씨는 “약간은 무리가 따를 수도 있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가면 누구나 갈 수 있어요.”라며 서로 돕는 것이 바로 자전거라이딩의 예의라고 말했다.“혼자서는 누구나 힘들어요. 감히 엄두도 못낼 만큼. 하지만 함께 움직이면 본인도 모르는 힘이 나옵니다.” 어느덧 10시가 가까워지자 20여명의 회원들이 모였다. 첫 여행을 떠난다는 배정숙(36·아디다스 마케팅)씨는 “어젯밤 잠을 설쳤어요. 괜히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설레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젠 자신 있어요!”라고 한마디. “흔히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지만 땀 흘리고 마시는 물 한잔은 정말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예요.” 심교진(37·의류업)씨는 2번째 정기모임에 참가하는 초보라면서도 자전거 재미에 푹 빠졌다. 세무사 사무소에 근무하는 류혜종(28)씨는 다이어트가 필요없다고 말했다.“여성들에게 더욱 좋아요. 허리와 뱃살을 빼는데 그만이에요. 평소에 맛있는 음식 앞에 두고 고민할 필요없이 많이 먹어도 매주말 자전거여행으로 빼주면 걱정 없어요.” ●나이는 묻지 마세요 마침 도착한 10여명의 라이더가 숨을 고르기 위한 듯 자전거에서 내렸다. 그런데 헬멧과 고글을 벗으니 어르신들이 아닌가. 더욱이 60대도 계셨다. 목적지가 강원도 고성이라니…. 이영희(65)씨는 60세때 난생처음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단다.“처음엔 용기가 필요했어요. 혹시 노인네가 주책을 떤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하지만 조심스럽게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에 문을 두드리면서 인생이 달라졌어요.”신선균(63)·박종숙(57)씨는 부부 교육자 출신으로 은퇴 후 나란히 자전거란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노년을 즐기고 있다. 특히 신씨는 암수술을 받을 만큼 건강이 나빠졌으나 올 3월부터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도 회복됐다.“취미가 같다 보니 대화도 많아졌고,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 요즘 너무 행복하다.”는 부부에게선 신혼의 활력이 느껴질 정도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네 자전거로 건강을 회복한 사람은 또 있다. 이점홍(60)씨는 자전거를 타고난 후 의사도 놀랄 정도다.“재작년 암수술을 받고 항암제를 먹으며 힘들었을 때 의사가 자전거를 권했죠. 수술 후 몸뿐 아니라 마음도 많이 아팠는데 자전거 타고 난 후에는 새 사람이 됐어요.” 더욱이 자전거 여행의 장점은 경제적인 부담이 없다는 것. 기름값은 물론 통행료 한 푼 없어 젊은이는 물론 은퇴한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막내 손영화(37)씨가 “우리 몸매 보세요. 쫘∼악 빠졌잖아요.”라고 일행을 웃긴 후 그들은 함께 자전거에 올랐다. 그리고 쑥부쟁이가 활짝 핀 중랑천을 따라 1차 목표인 축석고개로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숨은 가빠도 행복해요 상계동에서 중랑천을 따라 의정부를 거쳐 축석고개까지 1시간30분 코스. 자동차로 먼저 달려가 그들을 기다렸다. 울긋불긋한 옷에 헬멧, 고글, 마스크…. 한줄로 서서 도로를 질주하는 이들이 축석고개에서 숨을 고른다. 숨소리가 들릴 정도다. 힘들어하는 여자회원들 뒤로 남자회원들이 다가가 밀어주기도 한다.“정말 힘들게 언덕을 오르면 신나는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과 같지 않나요.”라며 막판 힘을 모으는 초보 배정숙씨는 가쁜 숨을 몰아쉰다. 낙오자 한명없이 축석고개에 올랐다. 김국현(56·자전거숍 운영)씨는 “혼자 탈 때보다 함께 도로를 질주하는 맛은 정말 짜릿합니다. 또한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줄 때 서로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갑니다.”라고 말했다. 매일 장안동에서 강남까지 출퇴근한다는 조언식(31·전기설계 기사)씨는 땀흘리는 기쁨을 이야기했다.“흔히 자전거가 큰 운동이 되냐고들 하지만, 셔츠가 흠뻑 땀에 젖는 기쁨은 타본 사람만 알지요.” ●밤낮을 가리지 않아요. “자전거는 낮에만 타는 것이 아닙니다. 밤에 서울의 야경을 보며 즐기는 라이딩은 정말로 달콤합니다. 사람들이 없어서 더욱 좋습니다.”라는 최창환(32·자전거미캐닉)씨는 야간에 즐기는 자전거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고 한다. 낮에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주로 밤에 모여 자전거를 탄다고 한다. 여의도나 잠실에 모여 시민공원도로를 이용해 남산순환도로를 타고 정상인 약수터까지 오른다. 김미정(29·플로리스트)씨는 “꽃구경 멀리 갈 것 있나요.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는 정말 황홀해요.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에요.”라며 라일락과 아카시아가 한창인 남산순환도로를 권했다. 특히 야간에는 사고의 위험이 높으므로 혼자보다는 단체로 움직이는 편이 낫다. 후미등과 전조등은 꼭 필요하다. 또 호루라기를 소지해 사고를 예방한다. ●자전거, 어디서 배울까 전국 자전거사랑 연합회(www.bike love.or.kr,02-2203-6283)는 전국적인 조직으로 각 동네마다 조직이 있어 어르신들이 참가하기 좋은 모임이다. 다음 카페에 아마추어 자전거 연합회(cafe.daum.net/donga li)는 20∼40대가 주축인 동우회로 매주 오프라인 모임을 하는 등 지역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장비 이렇게 준비하세요 자전거는 10만원대에서 티타늄을 소재로 한 1000만 원 이상의 ‘명품’까지 천차만별이다. 온·오프라인 자전거숍인 UTL유토피아라인(www.utlbike.com,02-992-2826)의 이영규점장은 “자전거는 자신의 키나 몸무게 어깨넓이 등과 타는 용도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전거 전문숍에서 충분히 상담을 받고 선택해야 제대로 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보통 전문적으로 자전거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60만원대 정도의 자전거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자전거로 여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장비다. 특히 도로 산악 야간 주행 때 안전장비는 필수적이다.UTL의 이점장은 “자전거 헬멧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라며 “자동차를 타면 안전띠를 매는 것과 같이 자전거를 타면 헬멧은 필수. 또한 넘어질 때를 대비한 장갑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헬멧은 대개 10만원선. 장갑은 3만원 선이다. 또 자전거용 쫄바지(5만원 선)는 엉덩이에 쿠션이 덧대 있어 장시간 라이딩을 할때 도움이 된다. 도로 주행이나 산악 주행할 때 쓰는 마스크는 2만원 선. 미끄럼 방지와 힘이 고루 실리는 기능이 있는 자전거용 신발은 6만원 선이다. 이밖에도 펑크날 때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키트가 5000원. 디지털 속도계(3만원)도 갖추면 좋다. ■ 자전거 초보자 5계명 1.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탈 때와 걸을 때 사용되는 근육은 다르다. 발 근육이 페달을 밟는 것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오래타기 힘들다. 처음에는 평지에서 편안하게 타다가 익숙해지면 매주마다 기어비를 조금씩 올려 저항을 높이며 탄다. 또는 언덕을 정해놓고 올라가는 것도 좋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무릎이 상하기 쉽다. 2. 천천히 페달을 밟는다.1분당 바퀴회전수를 50회 정도로 시작하는 게 좋다. 점점 익숙해지면 속도를 빠르게 한다. 더욱이 빠른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므로 음악을 들으면서 가볍게 박자를 맞추는 것이 페달을 일정한 속도로 돌릴 수 있다. 3. 운동의 강도를 서서히 증가시킨다.20분 정도 편안한 속도로 페달을 밟는 것으로 운동 목표를 정하고 속도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운동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4. 타는 거리와 속도를 적어 놓는다. 자전거로 여행한 거리와 시간을 기록한다. 그래야 스스로 능력을 조절할 수 있다. 5. 매일, 꾸준히 운동한다. 조금이라도 매일 꾸준히 자전거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
  • [부고]

    ● 항일 애국지사 박래은 선생 일제시대 고등학교 교원으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한 애국지사 박래은 선생이 지난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87세. 전북 금산 태생인 선생은 1937년 3월부터 순창군 금과보통학교 교원으로 재직하면서 역사교육을 통해 항일 민족의식을 심었고 주민들에게 식민통치의 부당성을 비판하다 40년 7월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선생은 이듬해 전주지법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82년과 90년 대통령 표창과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수여했다. 유족으로 김경란 여사와 4남1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5일 오전 9시.(02)3410-6919. ● 조림학계 ‘거목’ 임경빈 교수 한국 조림학계의 ‘거목’ 서울대 임경빈 명예교수가 24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82세. 고인은 70년대부터 소나무를 연구하면서 좋은 종자를 채집해 전국에 심는 조림사업에 참여했다. 또 1992년부터 6년간 ‘아카시아연구회’ 초대회장을 역임하는 등 아카시아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또 지난 30여년간 나무와 숲에 대해 쉽게 쓴 ‘나무백과’도 6권 펴냈다. 유족은 부인 은금순(63)씨와 2남1녀.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02)3410-6976. ●박병규(현대오일뱅크 생산본부 상무)씨 모친상 방극호(전 한국은행 자금부장)강석구(대산전자 대표)씨 빙모상 23일 충남 태안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8시 (041)674-0444 ●옥문길·문관(캐나다 거주)우석(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전무)씨 모친상 24일 일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31)904-7499 ●정인섭(서울대 교수)인혁(성원농원 대표)씨 부친상 이명숙(우리들내과 원장)김홍도(행정자치부)씨 시부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10시 (02)3410-6920 ●김일윤(경주대 총장·전 국회의원)씨 모친상 24일 동국대경주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54)776-9411 ●김재진(엔프라니 대리)연우(더북컴퍼니 기자)씨 모친상 권혁재(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정기락(시온ST 대표)씨 빙모상 24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2001-1097 ●이순영(전 인천시 건설국장)순달(인천시 상수도시설 관리소장)씨 모친상 24일 인천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32)462-9261 ●이복렬(한전 원주지점장)씨 부친상 정원규(자영업)민영구(숭실고 교장)황남택(서울시성동교육청 교육장)이덕진(명문교회 목사)김식(세명대 교수)진근식(자영업)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91 ●권영호(프랑크프루트 오페라단)영인(G.O라인)씨 모친상 2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후 1시 (02)392-0499 ●서영환(KBS희극인)씨 별세 동현(네오크리에이터 실장)씨 부친상 안경찬(프리랜서)씨 빙부상 2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30분 (02)392-0299 ●강의성(일본삼성 자금팀 부장)씨 부친상 24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20분 (02)921-0899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케냐 출신 작가 와 티옹오 응구기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케냐 출신 작가 와 티옹오 응구기

    “모든 작가들은 자기가 속한 집단의 언어를 사용할 책임이 있습니다.” 소잉카, 고미더, 쿳시 등과 더불어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케냐 출신의 작가 와 티옹오 응구기(67).1982년 케냐에서 망명해 미국 캘리포니아 UC어바인대학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영어 대신 자신의 종족어인 기쿠유어로 저술 활동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담론에서 영어를 민족문학의 매체로 활용해야 한다는 나이지리아 작가 치누아 아체베와, 식민통치에서 언어는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라고 주장하는 응구기의 논쟁은 유명하다. 소수 인종, 소수 언어 등 마이너에 대한 관심은 그의 문학적 토대를 떠받치는 뿌리다.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이틀째인 25일 ‘평화와 차별:성, 인종, 종교’에 관해 기조발제를 할 예정인 그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양국 모두 식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은 시인 김지하에서 비롯됐다. “1973년 일본에서 열린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통일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처음 한반도 문제를 접했다.”고 밝힌 그는 “몇년 뒤 일본 도쿄에 갔다가 우연히 김지하 시인의 영문번역 시집 ‘민중의 외침(Cry of the People)’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특유의 토속적인 어투로 근대적인 정치·경제문제를 비판하는 작품 형식뿐 아니라 국가보안법으로 투옥된 시인의 인생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 당시 케냐 나이로비대학 교수였던 그는 김지하의 시를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그는 “한국 영사관에서 찾아와 김지하 시인에 대한 비하발언을 하기에 ‘케냐에서는 문학활동 때문에 작가나 시인을 투옥하지는 않는다.’며 쫓아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몇년 뒤인 1977년 자신 역시 정치범이란 이유로 1년간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케냐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김 시인의 작품으로 연극을 했다가 퇴학당하기도 했다.”면서 “케냐와 한국의 관계에서 김지하 시인은 굉장한 역할을 했고, 내 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투옥중 쓴 소설 ‘십자가에 매달린 악마’는 ‘오적’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1982년 감옥에서 풀려난 그는 김지하의 작품세계와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가와 정치’를 출간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 대한 소식을 직접적으로 들을 기회가 없었다는 그는 “전세계 시민들이 그렇듯 나 역시 한반도가 하루빨리 통일되기를 바란다.”면서 “통일은 한국 국민들이 자주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정권교체를 이뤄낸 케냐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더 많은 권력을 이양하고, 아직도 남아 있는 식민 잔재를 청산해 케냐가 아프리카와 전세계의 중요한 일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망명 22년 만인 지난해 아내와 함께 고국을 방문한 그는 시민들의 대대적인 환대 속에 무장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하는 봉변을 함께 겪었다. 그는 이 사건을 구 정권에 얽힌 정치적인 음모로 추측하고 있다. 작품세계와 작업공간이 일치해야 한다는 그는 언젠가 고국 케냐로 귀향할 생각이다. 현재 집필중인 1000장 분량의 장편소설 ‘까마귀 마법사(Wizard of Crow)’는 내년쯤 영문 번역돼 출간된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나눔/데이브 토이센 지음

    ‘아무 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 것도 받지 않을 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습니다.’ 세계적인 구호단체 ‘월드비전 캐나다’의 데이브 토이센 회장이 쓴 책 ‘나눔’(윤길순 옮김, 해냄 펴냄)의 한 구절.‘나와 우리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힘’이란 부제가 책의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낸다. 지난 30년간 르완다·에티오피아·이라크·코소보·수단·잠비아 등 전세계 분쟁지역과 재난현장을 누비며 구호활동을 펼쳐온 토이센 회장. 그는 스스로를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세상 곳곳에서 나눔과 관용, 너그러움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만나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들과 구호현장에서 함께한 가슴 뭉클한 일화들을 통해 나눔의 힘과 중요성에 대한 소중한 깨달음을 잔잔하게 전한다. 지은이는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기꺼이 주려는 마음, 남을 보살피고 이해하는 단순하고 따뜻한 마음과 실천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나눔으로 이 험한 세상을 구하고 내 삶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지은이는 삶에 대한 한줄기 기대마저 짓밟힌 참혹한 구호현장에서 쓰러진 이들을 다시 일으키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목격한다. 가장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도 오히려 먼저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너그러운 사람들도 만난다. 코소보 내전이 드리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지은이에게 초콜릿을 건네던 상처투성이 소녀, 아들을 죽인 젊은 군인을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아 르완다에 화해의 물꼬를 튼 어머니 등. 이 놀라운 기적들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나눔의 마음이다. 물론 나눔이 세상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진정한 정의와 평화,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라는 것. 특히 자신의 시간과 돈을 기꺼이 나누는 평범한 ‘영웅’들을 통해 나눔이 비범한 이들만의 전유물이거나 거창한 실천이 아님을, 이미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일 숨을 쉬듯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저 이상적인 이야기로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나눔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갈등에 대한 지혜를 알려주고,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해마다 번 돈의 10%를 교회 등에 기부하는 행위인 ‘십일조’가 나눔을 실천하는 좋은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나타내는 거부반응에 대해 지은이는 “지역사회나 국가, 세계의 고통을 덜기 위해 노력하는 자산단체들에 기부해 십일조를 실천하자.”고 조언한다. 책 말미에 실린 2가지 ‘부록’도 눈에 띈다.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4가지 ‘비법’과, 훌륭한 자선단체를 선택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5가지 요소를 통해 지은이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현실적인 고민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자원봉사와 나눔활동 등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 누군가에게 기꺼이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를 일깨워주고 좀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9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책꽂이]

    ●걸프만의 이방인(아도니스 등 지음, 임병필 옮김, 화남 펴냄)아랍 최초의 자유시를 쓴 바드르 샤키르 알사이얍(1926∼1964), 아랍 현대시의 완성자 압둘 와합 알바야티(1926∼1999), 아랍문학권 노벨문학상 1순위 후보인 아도니스(1930∼)등 현대 아랍문학 거장 3인의 대표시 75편을 묶었다. 이들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구제국주의의 신탁통치, 두차례의 세계대전, 독립전쟁과 혁명, 걸프전 등 굴곡많은 현대사를 관통하는 아랍문학의 정수를 한눈에 보여준다.9000원. ●가족사진(양귀자 등 지음, 은행나무 펴냄)양귀자 이순원 김인숙 구효서 서하진 고은주 하성란 권지예 이만교 등 중견 작가 9명이 쓴 가족소설 모음집. 다채롭고 인상적인 가족 풍경을 통해 때론 힘이 되고, 때론 짐이 되는 가족이란 존재의 의미를 모색한다.9500원. ●소설법(박상륭 지음, 현대문학 펴냄)한국 문학의 독보적인 작가 박상륭의 다섯번째 창작집. 자신만의 철학과 종교적 해석을 기초로 소설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힌 표제작과 어부왕 전설을 소재로 한 ‘무소유’, 유다와 카인을 통해 인간의 구원을 그린 ‘역증가’ 등이 실렸다.9000원. ●지문사냥꾼(이적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일련의 자작곡을 통해 범상치 않은 글솜씨를 자랑해온 가수 이적이 그동안 홈페이지에 공개했던 12편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모아 책을 냈다. 사람들의 지문을 강탈해가는 사냥꾼의 이야기인 표제작을 비롯해 귓속을 청소하는 이구소제사를 다룬 ‘제불찰씨 이야기’, 우산을 의인화한 ‘잃어버린 우산들의 도시’ 등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상상력이 인상적이다.1만원. ●신곡(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박상진 엮음, 서해문집 펴냄)르네상스의 물꼬를 연 고전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운문으로 난해하게 구성된 탓에 독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단테의 ‘신곡’을 산문 형식으로 새롭게 번역했다. 주세페 반델리의 이탈리어 판본을 저본으로 원문을 충실히 살렸고, 보티첼리와 블레이크 등 수많은 대가들의 그림을 곁들여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 점이 돋보인다.1만2900원.
  • 延大 친일청산 공론화

    대학들이 학내 친일(親日) 청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가 대학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관련 학술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은 오는 27일 교내 대우관에서 ‘학원 친일문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숭실대 기독교학과 박정신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연세대 학교본부, 총학생회,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대표들이 토론자로 나선다. 양승함 국가관리연구원장은 “총학생회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 등 재학생들의 친일 청산 요구가 이어진 것과 관련, 학교측이 지난달 초 우리 연구원에 관련 토론회 추진을 요청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숭실대 박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이 연세대는 물론 서울대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의 친일 청산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친일 청산의 방법적인 문제에 대한 발표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연세대는 백낙준 초대총장을 비롯해 친일 의혹이 있는 학내 인사들의 과거 행적을 역사 앞에 고백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하며 어두웠던 과거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일제 식민통치의 속박에서 자유로웠던 교육계 지도자는 없었던 만큼 친일 행적은 물론 그들이 한국 교육 발전에 헌신한 점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 초대총장의 동상을 철거하는 것이 친일을 청산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과격한 행동은 또 다른 역사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심포지엄 한번으로 교내 친일 역사를 청산할 수는 없겠지만 어두운 과거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끄집어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연세대 민노당 학생위원회는 백 초대총장과 유억겸 연희전문학교 5대 교장 등 일제시대에 친일단체에서 활동했던 교직원 7명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이사람] 신생 케이블채널 엑스포츠 이희진 사장

    [이사람] 신생 케이블채널 엑스포츠 이희진 사장

    조금 부풀려 이야기하자면, 그가 없었으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붉은 악마의 길거리 응원은 성사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부활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함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생 스포츠전문 케이블 채널 엑스포츠(Xports)의 이희진(40) 사장.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그는 KBS MBC SBS 등 국내 지상파 3사를 제치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직접 중계권을 사려 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이 문제였다.FIFA와 작성해 나가던 계약서를 그대로 지상파 3사에 넘기고 말았다. 이 계약서에는 ‘퍼블릭 뷰잉(Public Viewing)’이라는 추가 권리도 담겨 있었다. 이는 전광판이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경기를 옥외에서 내보낼 수 있는 권리. 이 조항이 국내 기업의 홍보 마케팅, 한국대표팀의 선전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서울 광화문을 포함해 전국 방방곡곡을 붉은 물결로 물들인 길거리 응원이라는 월드컵 사상 초유의 역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일본은 어땠을까. 이 권리가 FIFA측에 있었기 때문에, 한국처럼 대대적인 길거리 응원이 생겨나지 못했다. “계약이 2006년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대대적인 붉은 악마의 물결이 재현되지 않을까요?” ●돈키호테 또는 봉이 김선달? 이 사장은 올해 초 스페인 한국 교포 기업가의 지원을 받아, 지상파 3사를 따돌리고 4년 동안의 메이저리그 독점 중계권을 따냈다. 가격은 약 4800만 달러(약 470억원) 정도. 지난해 박찬호를 비롯, 한국 메이저리거들과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박으로 여겼다. 한편으로는 중계권료를 높였다는 비난도 나왔다. 이 사장을 두고, 돈키호테 또는 봉이 김선달이라는 말도 일었다. 원래는 지상파와 케이블 등에 재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지상파에서 중계를 꺼려하자, 자체 채널인 엑스포츠를 덜컥 만들게 됐다. 이제 케이블 신규 채널로 개국한 지 한달 반이 조금 넘은 상태. 벌써 가입자 수가 1000만(총 가입자 약 1200만)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시청률도 200여개 케이블 채널 가운데 최고 2위까지 뛰어오르는 등 당초 예상을 깨고 고공 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박찬호와 최희섭의 상승세가 이러한 비상에 뒷바람이 된 것은 사실. 하지만 이 사장은 “지난해 한국 메이저리거들이 바닥을 쳤을 때도 메이저리그 국내 중계는 이윤을 남겼다.”면서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사업상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환율이 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환차익을 고려하면 중계권료를 턱없이 비싸게 주고 산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중계만 밀고 나갈 생각은 없다. 앞으로 지상파를 비롯해 DMB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메이저리그 경기를 전달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 다매체 시대를 맞아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품질을 높이는 것만이 호황을 유지하는 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달 말부터 세계 3대 메이저 종합격투기대회의 하나로, 미국에서 열리는 UFC(Ultimate Fight Championship)도 방송, 콘텐츠의 다변화를 꾀한다. 또 연말에는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을 초청, 국내 프로야구 올스타팀과 경기를 벌이는 이벤트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 3월 예정된 야구 월드컵의 국내 방송 배급권을 따낸 상태. 그는 “올해에는 1·4분기 영업이 없어서 적자가 나겠지만, 채널 영업으로 2년 만에 흑자를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좌충우돌 스포츠 마케팅 수업 배구 농구 등 스포츠를 즐겼지만, 처음에는 스포츠 시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 외국어대학 영어과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디딘 것도 91년 KBS영상사업단을 통해서다. 원래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당시 해외로부터 영화나 만화, 다큐멘터리 등을 사들여 편성하는 일을 맡았다. 스포츠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은 97년. 박찬호가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승격했고,KBS가 독점 중계했다. 그리고 이 계약을 이 사장이 담당했다. “스포츠 마케팅이 막 움트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생각이 번뜩 들더라고요.” 이 때부터 이력서가 화려하게(?) 채워졌다. 다국적 스포츠 마케팅사인 IMG에 들어가 이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수업을 쌓기 시작했다.IMG 한국 지사장까지 지낸 뒤에는 미국에 모기업을 둔 Sports.com이라는 인터넷 미디어 회사로 옮겼다. 이후 그의 발걸음은 홍콩 NBA지사를 거쳐, 창업의 길로 이어지게 된다. “주변에서 너무 쉽게 직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냐고 말리기도 했지만,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여러 가지를 배워 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프로축구 K-리그를 일본 등 해외에 판매하기도 했고, 국내 종합 격투기대회 스피릿MC도 만들어 내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어려웠던 시절도 많았다.2000년 한 때 나스닥에 상장되기도 했던 Sports.com에서는 모기업의 지원이 끊어지며, 자신이 직접 채용했던 직원들을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또 2003년 3월에는 브라질 축구올스타팀을 초청, 경기를 벌였지만 관중 동원에 실패하며 목돈을 까먹고 휘청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스포츠마케팅을 해보자는 일관된 생각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사실 운이 좋았습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험을 시작으로 다양한 곳에서 감각을 키울 수 있었으니까요. 구매자로, 때로는 판매자나 개인 사업자 등 여러 관점에서 스포츠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 사장은 국내 인구의 70∼80% 이상이 케이블 등을 접하는 상황에서 지상파도 여러 매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여기고 있다. “물론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큰 대회는 지상파가 담당해야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미디어가 속속 출현하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가 타 매체에 대한 도움을 꺼리는 등 오히려 각 매체 사이의 벽이 견고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 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포츠와, 이를 방송하는 채널, 그리고 기업으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한국 기업들이 스포츠를 징검다리 삼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활성화시키는 데에 꿈을 두고 있다. ■ 이희진사장 프로필 ●1965년 서울 출생 ●서울 문창초-신림중-문일고-한국외대(영어과)졸업 ●부인 임지희(36)씨와 1녀 ●1991년 KBS영상사업단 입사 ●1997∼2000년 IMG 한국지사 근무 ●2000년 미국프로농구(NBA) 홍 콩 지사, 인터넷미디어사 Sports.com 근무 ●2001년∼ 스포츠마케팅사 SNE 사장·2005년 스포츠전문 케이블 채널 Xports 및 스포츠마케팅사 IBsports 사장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中 공안들 변신 직접 민원 면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공안(公安·경찰)들이 ‘변신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전역의 일선 공안국장(경찰서장) 3000여명이 18일부터 민원인들과 직접 면담을 갖고 이들의 민원처리에 나섰다. 공안국장의 민원인 직접 면담은 지난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이다. 중국 공안은 일반 서민들에게 그동안 ‘공포의 대상’으로 유명하다. 고압적인 자세와 수시로 이뤄지는 인권유린 등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중국 공안의 과거 잘못된 관행과 나쁜 이미지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 1차 목표로 보인다. 공안국장들의 직접 면담 조치는 4공안국세대 지도부의 통치 이념인 인본주의(以人爲本)와 사회주의 조화사회(和諧社會) 건설을 위해 이뤄졌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선 공안국장들의 면담 및 민원처리는 오는 8월17일까지 계속된다. 공안국장과의 면담에서도 고충이 해결되지 않으면 8월18∼9월6일 20일간 성·시·자치구의 상급 공안기관에 ‘상팡(上訪·읍소)’을 하도록 했다. 공안은 이번 공안국장 면담에서 ▲불공정 수사 ▲고문에 의한 자백 강요 ▲친지 이익을 위한 법 왜곡 ▲인민 이익을 해치는 권력 남용 ▲불법 벌금 등 6개항 민원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oilman@seoul.co.kr
  • 儒林(348)-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48)-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연보에 의하면 퇴계는 12살 때 평생 화두인 ‘이(理)’를 얻음으로써 문리를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사우(師友)는 얻지 못하였으나 대철학자로서의 기틀을 얻은 것이다. 14세가 되자 퇴계는 호학지인(好學之人)으로 성장하였으며, 그 무렵 도연명(陶淵明)의 시에 심취하였다고 한다. 그의 인격을 흠모하여 도시(陶詩)를 모작하여 지어보기도 하였으며,15세 봄에는 송재공을 따라 형과 함께 청량산에 가서 독서를 하였고,6월에 송재공이 안동부사로 부임하자 겨울에 안동으로 가서 친구들과 함께 수렵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이 수렵에서 퇴계는 뼈아픈 교훈을 얻는다. 언행록에는 퇴계가 스스로 고백한 실수담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내가 젊었을 때에 숙부 송재공을 따라 안동에 가 있었다. 하루는 여러 사람들과 들에 사냥을 하러 나갔다가 술에 취하여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술이 깨자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견딜 수가 없었고, 그 후부터 스스로 술을 경계하는 생각을 잠시도 잊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여도 두려운 마음이 마치 어제 일과 같다.” 16세 때에는 봄에 사촌동생과 함께 안동의 천등산(天燈山)에 있는 고찰 봉정사(鳳停寺)에 들어가서 수학하였다. 이 해에 송재공은 집안 젊은이들의 공부장소로서 안동의 자성(子城) 서북쪽에 애연정(愛蓮亭)을 세워 그곳에서 공부하였다. 17세 되던 8월에는 순찰하러 온 경상감사 김안국(金安國)의 강연을 형과 함께 가서 경청하였다. 향교의 학생 모두가 참가한 일종의 ‘시국강연회’였는데, 퇴계는 김안국의 강연을 통해 견문을 넓힐 수가 있었다. 김안국은 조광조와 함께 지치주의를 주장하였던 진보적인 문신이었으나 조광조와는 달리 급진적인 개혁은 반대하였던 온건한 성리학자였다. 성리학적 이념을 바탕으로 한 통치강화에 힘쓰는 김안국의 강연은 퇴계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김안국은 ‘소학(小學)’을 관내 향교에 권함으로써 자라나는 유생들에게 생활 속에서 유교의 실천을 널리 권장하였는데, 퇴계가 평생 동안 소학의 내용과 일치한 행실로서 살았던 것은 이때의 깊은 영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무렵 정신적 스승이었던 숙부 송재공은 별세하였고, 퇴계는 마침내 독자적으로 연곡에서 오도송을 읊음으로써 12세 되던 해 ‘이(理)’를 통해 문리를 얻은 후 6년 동안 줄곧 머릿속으로는 주자의 사상에 천착(穿鑿)하고 있음을 드러내 보였던 것이다. 퇴계의 오도송은 제자들의 평가대로 주자가 쓴 ‘관서유감(觀書有感)’, 즉 ‘책을 읽으며’란 시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던 것임에 틀림이 없다. 주자는 두 개의 연작시를 지었는데, 그 첫 번째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그만 네모 연못이 거울처럼 열리니/하늘 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안에 떠 있네./무엇일까 이 연못이 이리 맑은 까닭은/샘이 있어 맑은 물이 흘러오기 때문이지.(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 연작시의 두 번째 시는 다음과 같다. “지난 밤 강가에 봄물이 불어나니/거대한 전함이 터럭처럼 떠올랐네./이전엔 힘을 들여 옮기려고 애썼는데/오늘은 강 가운데 저절로 떠다니네.(昨夜江邊春水生 蒙衝巨艦一毛輕 向來枉費推移力 此日中流自在行)”
  • [그 영화 어때?]새영화 ‘추방된 사람들’

    프랑스 토니 갓리프 감독의 ‘추방된 사람들(Exiles)’은 2004년 칸국제영화제가 감독상을 안긴 작품이다.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두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형식은 로드무비. 그러나 섹스와 마약에 적당히 시행착오하며 술렁거릴 영화일 거란 편견은 틀렸다. 길을 떠난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목적지는 아프리카의 알제리. 알제리의 정치상황이나 그곳을 등진 망명자들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영화는, 그 ‘현실 발언’이 다분히 정치적이기까지 하다. 자노(로맹 뒤리스)와 나이마(루브나 아자벨)는 사귄 지 얼마 안 된 연인. 부모들이 모두 알제리 출신의 망명자란 사실에서 강한 동류의식을 느낀 두 사람은 ‘뿌리’를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난다. 프랑스를 떠나 스페인을 가로질러 알제리에 이르는 여정에는 끊임없이 정체성을 뒤흔드는 고민과 방황으로 얼룩져 있다. 영화는 알제리의 역사적 상처를 남녀의 뿌리찾기를 통해 짐짓 드러내보이고자 했다.130여년간 프랑스 식민통치 끝에 1962년 독립했으나 다시 내분으로 인구의 절반이 망명자로 전락한 알제리의 현실 앞에서 영화의 시선은 갈수록 더 진지해진다. 남녀는 파리를 벗어나려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알제리를 벗어나 ‘이방인’이 되기 위해 파리로 향한다. 자유의지와 야생의 삶에 젖어 있던 나이마가 알제리에 도착해 겪는 혼돈은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사실적으로 묘사됐다.“어딜 가나 이방인이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해.”라고 허탈해하던 나이마가 알제리 수피교의 씻김굿 의식에 동참해 환희에 젖는 마지막 15분여의 롱테이크가 압권. 씨네큐브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춤추고 소리를 질러도 된다. 감독은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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