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통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비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하락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1순위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주간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661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4)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4)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

    1960년, 백제의 옛 땅인 충남 연기 출신의 동국대 학생 이재옥씨는 고향의 작은 절에서 부처님이 새겨진 돌을 탁본하여 불교미술을 강의하던 황수영 교수에게 리포트로 제출했습니다. 당시까지 우리 미술사학계에 전혀 보고되지 않았던 불비상(佛碑像)이 분명했지요. 황 교수는 곧바로 학생들을 이끌고 연기 전의면으로 내려가 차령산맥 기슭 비암사(碑岩寺)의 삼층석탑 위에서 사방에 부처와 보살이 새겨진 불비상 3점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렇게 발견된 계유명 전씨(癸酉銘全氏) 아미타불 삼존석상은 당장에 국보 제106호로 기축명(己丑銘) 아미타여래 제(諸)불보살석상과 미륵보살 반가사유석상은 보물 제367호와 제368호로 각각 지정되었습니다. ●신라시대 만들어진 백제 불비상 이뿐만이 아닙니다. 추가 조사를 벌인 결과 조치원 서광암(瑞光庵)에서는 계유명 삼존천불비상이 발견되어 국보가 되었지요. 또 연기 서면 월하리의 연화사(蓮花寺)에서는 무인명(戊寅銘)석불비상과 칠존석불상을, 이웃한 공주 정안면에서는 납석제 삼존불비상을 찾아내어 모두 보물로 지정했습니다. 이렇듯 백제 부흥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연기 일대에서는 한반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7점의 불비상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불비상을 역사학계에서 크게 주목한 것은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에서 점령지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움직임을 짐작케 해 주는 명문(銘文)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이지요. 명문은 마멸되어 전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계유년 4월○일에 공경되이 발원하여…국왕, 대신, 칠세부모, 모든 중생을 위하여 절을 짓는다.…계유년 5월15일 한 마음으로 아미타불상과 관음·대세지보살상을 조성한다.’ 그러고는 발원한 사람의 이름을 나열했는데, 전씨를 비롯하여 달솔(達率) 신차원, 진무 대사(大舍), 목○ 대사(大舍), 상차 내말(乃末) 등이 보이지요. 문제는 달솔이 백제의 관직인 반면 대사나 내말은 신라의 관직이라는 데 있습니다. 학계는 ‘계유년’을 일반적으로 신라 문무왕 13년(673년)으로 봅니다.671년 신라가 당나라 장수 유인원(劉仁願)을 오늘날의 부여인 사비에서 몰아내자 당나라의 웅진도독이었던 의자왕의 아들 융(隆)도 당나라로 건너갈 수밖에 없었지요. 이후 신라는 사비에 소부리주를 설치하고 실질적인 삼국통일의 기초를 다지게 됩니다. 신라는 백제의 옛 땅에 살던 사람들이 당나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당면과제였는데,673년 백제 인사들에게 신라의 관직을 준 것도 유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취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계유명 삼존석상에 나타난 ‘대사’나 ‘내말’은 불만스럽지만 회유책에 순응해가기 시작한 사람들인 반면 ‘달솔’ 신차원만은 백제에 의리를 지키고 신라 벼슬을 받지 않은 사람으로 볼 수 있겠지요. ‘국왕, 대신’이라는 표현에는 학자들 사이에도 논란이 없지 않습니다. 새로운 지배자인 신라의 국왕, 대신인지, 그동안 충성을 바친 백제의 국왕, 대신인지, 아니면 불사(佛事)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한 국왕, 대신인지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점령군 통치로 핍박받은 중생의 넋 달랜 듯 하지만 이 불비상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좌우에 협시하고 있는 삼존불입니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의 구세주로 인식되면서 죽음과 마주칠 수밖에 없는 중생에게 위안을 주고, 관세음보살은 세상 사람들의 고통에 자비를 베푸는 존재이지요. 백제가 멸망하고, 부흥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죽거나 핍박받은 중생의 명복을 빌고자 절을 짓고, 불비상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이 불비상은 미술사에서도 독특한 존재입니다. 아미타삼존불과 광배, 그 양쪽의 인왕상과 사이사이에 보이는 나한상, 옆면의 주악천인상에 이르는 모든 조각에는 작은 원이 구슬처럼 연결된 연주무늬 장식이 화려하고, 보살의 가슴에는 일종의 목걸이인 영락(瓔珞)이 늘어뜨려지는 등 백제시대 불교조각에서 흔히 보이는 수나라(581∼619년) 양식의 특색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명문이 없었다면 이 불비상은 백제시대 것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겠지요.‘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지만 백제의 옛 땅에서, 백제의 미의식을 담아놓은 불교조각’이라는 성격만큼이나 이 불비상에는 점령군의 통치 아래 살아가야 했던 패망국 사람들의 복잡한 심사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dcsuh@seoul.co.kr
  • [李대통령 오늘부터 美·日 순방] ‘CEO 출신’ ‘불도저형’ 닮은꼴

    [李대통령 오늘부터 美·日 순방] ‘CEO 출신’ ‘불도저형’ 닮은꼴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미국으로 출발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는다. 무엇보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인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의 ‘사적 만남’은 향후 양국간 관계 설정에서 공식회담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과연 두 사람은 얼마나 ‘궁합’을 맞출 수 있을까. 과거 ‘노무현·부시’의 그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 대통령(66)과 부시(61)는 출신 배경, 기질, 리더십 스타일 등에서 닮은 점은 물론 다른 점도 많다. 우선 둘은 고향이 지방(포항과 텍사스)인 데다 정치인 집안 출신이란 점이 비슷하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란 점도 같다. 각각 건설사와 석유탐사회사 사장으로 출발해 정계에 입문했으며, 서울시장과 텍사스 주지사 등 지방 정부 수장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성장 배경은 극과 극이다. 이 대통령은 유년과 학창시절을 가난과 함께했다. 반면 부시는 어릴 적부터 ‘귀족 도련님’ 생활에 길들여졌다. 정치성향은 둘 다 ‘보수’를 지향한다. 다만 각각 ‘실용’과 ‘이념’에 악센트를 둔다. 둘은 ‘불도저형’ 리더십을 갖추고 대화나 회의, 토론이 길어지는 것을 질색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성격은 다른 점이 많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시어머니’ 소리를 들을 정도로 꼼꼼한 반면, 부시는 덜렁대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성격이 각각 혈액형 B형과 O형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둘 다 ‘말실수’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특히 부시는 종종 문법이 틀리고 횡설수설하는 경우까지 있다. 취미도 운동으로 같다. 이 대통령은 테니스광, 부시는 매주 산악자전거를 탄다. 종교도 기독교로 같으며, 푸른색 넥타이를 주로 매는 취향도 비슷하다. 체구는 이 대통령(173㎝)이 부시보다 8㎝ 작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정상의 가치관과 통치 스타일이 비슷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과 부시의 경우 성격 측면에서는 이 대통령에 견줘 비슷한 점이 더 많았다. 탈권위적이며 직설적이고 소박함을 추구하는 등 기질도 비슷했다. 동갑내기에다 혈액형도 O형으로 같았다. 특유의 유머로 참모진 등 주변 사람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개인기’에서도 모두 일가견이 있었다. 다만 성장 과정은 물론 지향하는 이념도 진보와 보수로 정반대이고, 정치 스타일 등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2003년 첫 정상회담 때는 참모들이 상반되는 가치관과 스타일로 양국 이해관계의 골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다. 국정운영을 고향 후배, 정치적 협조자 등 인맥에 의존한 점도 둘의 공통점이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설날을 설날이라 부르는 타밀족 타향서 ‘4월의 설맞이’

    설날을 설날이라 부르는 타밀족 타향서 ‘4월의 설맞이’

    일요일인 13일 서울대 학생회관 지하 강당. 까무잡잡한 피부에 유난히 커다란 눈망울과 짙은 쌍꺼풀을 가진 아이가 또렷한 발음으로 “엄마”,“아빠”를 부른다. 아이의 부름을 들은 엄마는 아이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로 답한다. 이들은 인도의 한 종족인 타밀인들이다.‘타밀력’으로 새해 첫날인 이날,180여명의 타밀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타밀의 설날’ 행사를 가졌다. 타밀인들은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 북부에 흩어져 산다. 타밀어는 국어와 어순도 같고 발음이 유사한 단어가 수백개에 이른다.‘엄마’,‘아빠’는 발음이 아예 똑같고 ‘이빨’은 ‘빨’,‘이리와’는 ‘잉게와’,‘사람’은 ‘사라르’,‘보름달’은 ‘보오르느미’로 발음한다. 이들은 옛날에는 설날을 우리와 같이 ‘설날’로 불렀고 요즘에는 ‘무달날’로 부른다. 타밀어 전문가들은 이런 유사성이 가야의 김수로왕비인 허황옥이 타밀 지방에서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문화도 비슷한 점이 많다. 손윗사람에게 ‘형’이나 ‘선배’ 등의 호칭 없이 직접 이름을 부르면 예의에 어긋난다. 대부분 중매 결혼을 해 과거 우리나라와 같이 결혼 전에 신랑과 신부의 얼굴을 모르는 일이 허다하다. 궁합과 사주도 본다. 우리의 한가위와 비슷한 ‘디파왈리’라는 명절을 10∼11월에 지내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타밀인들은 2000여명. 대부분 전문직과 박사급 연구원들로 IT기업이나 카이스트 등에서 연구활동을 한다.2003년 ‘코리아 타밀 친구’라는 모임을 만든 락시미파티 라오(29)는 “한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타밀인들이 ‘설날’을 맞아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얘기도 나누고 음식도 해먹으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삭이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전통 민속춤인 ‘바라사나티야’를 추기도 하고 한 사람씩 마이크를 들고 타국 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IT업체에서 일한다는 밧갈(25)은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으면 주변과 앞의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해가는 모습으로 인종차별을 드러낸다.”면서 “피부가 까맣다고 ‘태도가 나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같은 아시아인으로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용어클릭 ●타밀인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 동북부에 거주하는 민족이다. 인도의 28주 가운데 하나로 타밀주의 인구는 6000만명에 이르지만 타밀족은 일부에 불과하다. 타밀어를 중심으로 강력한 문화권을 형성했지만 단일 민족 정부를 이루지는 못했고 늘 다른 국가의 통치권 아래 있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74만명 정도 흩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 [열린세상] 신정부 노동정책 전략적 사고 긴요하다/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열린세상] 신정부 노동정책 전략적 사고 긴요하다/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최근 신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무작정 퍼주기 식에서 탈피해 주고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 교환논리를 표방한다. 따라서 받는 것이 체질화된 북한 당국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에 대해 군사적 대응 방침까지 천명하고 나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상호 호혜적 남북관계 전환을 실현하려는 신정부가 암초를 만난 셈이다. 필자는 이같은 문제가 노동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한다. 신정부는 비타협적 노조운동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 대처하고, 반면에 온건 합리적 그룹을 포용하려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승복하지 않는 일부 노동계는 총파업을 단행할 것을 예고했다. 따라서 신정부의 노동정책은 대북정책에서 직면한 것과 똑같은 딜레마에 처해 있는 듯이 보인다. 즉 강경그룹이 교환논리에 따라서 상호 호혜적으로 나아간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고 강력투쟁을 선택한다면 노사관계는 향후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정부가 이번 기회에 법과 원칙을 내세워 노사관계를 확 바꾸고자 한다면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다. 하나는 법과 원칙을 앞세워 강경기조를 견지,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꾸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일거에 노사관계 개혁을 이루어내는 것은 후유증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연착륙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방법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고 본다. 전자는 단기에 성과를 낼 수는 있으나 엄청난 저항과 혼란을 감내해야 한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가 처음에 전자의 방안을 시도했다가 슬그머니 주저앉아 버린 것은 반발 여론에 못 이겨 타협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째 연착륙 시도의 개혁은 비록 더디긴 하지만 후유증은 크지 않아 역대정부가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노사관계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모두가 후자의 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신정부의 노동정책은 두가지 중에 첫번째 방법에 가깝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법과 원칙에 의한 노사개혁이 성공을 이루어 내려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사고가 긴요하다. 첫째, 아무리 법과 원칙을 내세운다고 해도 대화는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과도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하는데 노동계라고 대화로 풀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려면 지금의 노사민정 대화채널은 근본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참여시키기 위한 대화 전개를 포함해 전방위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노동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긴요하다. 기업친화적인,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정책이 기업을 무작정 감싸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실천해 보여야 한다. 귀한 자식일수록 매를 아끼지 않는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기업에도 사랑의 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셋째,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 예컨대 한국노총이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를 선언했다면 재계에서 이에 상응한 화답이 나와야 한다. 민주노총이 강경투쟁을 선언한다면 이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법과 원칙은 중요한 잣대가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끝으로 노사개혁은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흔들림 없는 법과 원칙을 고수하고 설사 이로 인해 노사 불안정과 민생 불편이 따른다고 해도 이를 감내해야 한다. 조금만 불편해도 호들갑을 떠는 냄비 근성으로는 노사관계 선진화를 이루어낼 수 없다. 미국의 항공관제사 파업과 뉴욕 지하철 파업시 엄청난 민생고와 경제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이를 감내한 미국 시민이 있었기에 오늘날 법치가 살아 있는 미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최근 사망한 가수 임성훈씨가 지난해 전 소속사와 법적분쟁을 하면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당하는 등 연예인과 소속사간의 분쟁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정통한 법률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고질적인 고비용 저수익 구조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매니지먼트사가 소속 연예인의 연예활동에 필요한 숙박비, 교육비, 의상비는 물론 유학비용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는데 이같은 투자에 비해 수익은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니지먼트사는 소속 연예인과 영화나 음반 제작사에 과도한 수익분배를 요구하고 스타 연예인을 내세운 스타마케팅에 집착한다. 겹치기 출연을 통한 매출 올리기도 성행한다. 이같은 불합리한 구조가 생긴 데에는 유명 연예인에게 거액의 전속금을 지급하는 전속금 관행도 한몫했다는 게 두우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전속금 관행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진출하면서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겨났다. 매니지먼트사는 톱스타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방송사나 영화사에 신인배우 끼워넣기도 가능하지만 톱스타 자체로는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없다. 수익은 신인에게 생긴다. 하지만 키우는 신인마다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신인 육성하고 톱스타 지원하는 데 들인 비용을 신인스타 한두 명에게서 뽑아내야 한다. 성공한 신인스타 한두 명이 버는 수익의 60∼70%를 소속사가 가져가야 수익이 맞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매니지먼트사가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켜 직접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출연을 조건으로 영화 지분을 요구하거나 공동제작사를 요구하기도 한다. 김종학 프로덕션, 싸이더스 HQ,SM엔터테인먼트 등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겸하는 연예기획사들이 방송사 드라마의 80%가량을 제작한다. 반면 미국은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하는 에이전시(연예기획사)는 제작에 참여할 수 없게 법으로 규정해 거대 권력을 지닌 공룡 에이전시가 야기할 수 있는 병폐를 사전에 예방한다. 매니지먼트사가 권한을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고 연예인을 보호하는 법률적 규제가 미흡한 것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는 매니지먼트사의 시스템 개혁에 초점을 맞춘 법률적 대안을 제시한다.▲소속 연예인의 숙박비, 교육비, 의상비 등의 지원 금지 ▲매니지먼트사 등록제 ▲매니지먼트사 자체제작 금지 ▲매니저 자격 강화 ▲전속금 자율규제 등을 담은 매니지먼트사업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법학회는 2006년 3월 최정환 두우 대표변호사 등의 주도로 엔터테인먼트산업 발전을 위한 법률적 검토와 대안마련을 위해 창립됐다.130여명의 회원이 있으며 그 중 절반가량이 변호사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공무원의 꽃은 과장”

    지휘 계통과 책임 소재가 엄격한 군대의 핵심 실무자인 중대장을 행정기관에 비유하면 누가 될까. 바로 과장들이다. 행정안전부가 공무원 조직의 ‘허리’인 과장들의 ‘기 살려주기’에 나섰다. 7일 행안부에 따르면 원세훈 장관은 지난 주말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48개 행정기관 과장급 공무원 4300명을 대상으로 열린 워크숍 행사장을 기습 방문, 과장들을 ‘공무원의 꽃’이라면서 한껏 치켜세웠다. 원 장관은 “과장들은 우리 공무원 조직의 꽃”이라면서 “과장이 하려고 하면 하지 못할 일이 없고 안 하려고 하면 될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산을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처럼 여기고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는 등 간부직 공무원의 변화를 당부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정부 조직개편으로 인해 업무의 최일선 관리자인 과장들이 대거 대기발령나면서 ‘사기’가 크게 꺾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교육원에 입소한 205명의 부처별 초과인력 가운데 78%에 달하는 160명이 과장급이었다.따라서 부실해진 공무원 조직의 ‘허리’에 기를 불어넣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공직사회의 중간자로서 보다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독려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일선에서 과장들은 ‘소식통’이자 ‘실무 최고봉’으로 인식되고 있다.상명하복이 엄격한 자리에서 책임 소재를 가릴 때 과장들은 책임 회피가 힘든 위치에 있는 게 현실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군대의 중대장 역할을 하는 과장들은 일선에서 지휘하기 때문에 어떻게 사람을 다루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위직 직원들과 늘 소통하고 통솔하는 과장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교육 참석자들은 ‘실용적 사고와 일하는 방식 개선’,‘변화와 창의를 통한 행정선진화 방안’ 등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과 통치이념 등에 대해 토론을 가졌다. 이어 오는 12∼13일에도 ‘주중 근무, 주말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토요영화] KBS2 특선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토요영화] KBS2 특선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KBS2 특선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오후 11시 25분) KBS는 토요 특선영화로 ‘스타워즈’ 시리즈를 차례대로 선보인다.5일 방영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The Phantom Menace)’은 총 6편 중 줄거리 연대기 순서상 첫번째 작품(제작은 에피소드 4,5,6,1,2,3, 순으로 이루어졌다.) 1977년 영화가 처음 소개된 이래 2005년 ‘에피소드3’으로 완결되기까지 무려 28년 동안이나 세계 영화팬들을 설레게 했던 시리즈를 다시 한번 안방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에피소드1’은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라는 구절로 운을 뗀다. 평화롭던 은하계 공화국이 분쟁에 휩싸이는데, 무역연합이 은하계 외곽을 연결하는 무역항로를 독점하러 나섰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함을 동원해 아미달라 여왕(내털리 포트먼)이 통치하는 나부 행성을 고립시켜 버린다. 공화국 의회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원로회의는 비밀리에 두 명의 제다이 기사 퀴곤 진(리엄 니슨)과 오비완 캐노비(이완 맥그리거)를 분쟁 해결 요원으로 급파한다. 우여곡절 끝에 우주선을 수리하고자 타투인 행성에 들른 퀴곤 진은 노예 구역에 살고 있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제이크 로이드)를 만나게 된다.8세의 이 어린 소년에게서 강력한 포스를 느낀 퀴곤 진은 그가 ‘미래의 은하계를 구할 예언의 인물’임을 믿고 노예신분에서 해방시킨다. 그러는 사이, 나부 행성을 함락한 무역연합은 아미달라 여왕에게 합병문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는데…. 각본·감독을 맡은 조지 루카스는 ‘터미네이터 2’‘쥬라기 공원’‘포레스트 검프’에서 뽐냈던 특수효과 기술을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펙터클한 화면을 감상하는 것 못지않게 리엄 니슨, 이완 맥그리거, 내털리 포트먼 등 화려한 출연진의 열연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 하지만 이야기 구조가 다소 허술하고 캐릭터 묘사가 애매한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6편의 ‘스타워즈’가 전편에 걸쳐 던져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야망이 싹트고 뒤틀리는 광경, 술수와 책략이 난무하는 세상, 갖가지 난관을 이겨낸 뒤 빛과 어둠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 등을 통해 영화는 오늘날의 인류를 신랄히 은유했다. 그 메시지에서 얻는 깨달음이 무엇이든,30여년을 함께 한 ‘스타워즈’ 전체 시리즈와의 만남은 영화사적 의미만으로도 충분히 각별한 시간이 될 듯하다. 전체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씨줄날줄] 팔간(八姦)/황성기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팔간(八姦)을 경계하십시오’라는 공개 편지를 한통 받는다. 편지를 쓴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당에 포진되어 있는 집권 세력 전체가 항상 자경자계(自警自戒)하기를 기원한다.”라고 당부한다. 일간지에 실린 이 편지를 당시 노 대통령이 읽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으나 조 교수의 고언대로 팔간을 경계했다면 정권 말기 청와대에 있던 측근들의 비리를 비롯한 참여정부의 난맥상들은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팔간은 제왕학과 통치술의 명저인 ‘한비자(韓非子)’ 제9편에 나오는 말이다. 신하나 주변 인물이 자신의 간교한 계책을 이루는 8가지 방법을 일컫는 것인데 팔간에 휘말리면 군주는 자멸에 이른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잠자리를 같이하는 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동상(同床), 곁에 둔 측근인 재방(在傍), 친인척을 이르는 (父兄), 자신의 기호와 욕망을 채우다 재앙을 일으키는 양앙(養殃), 공적인 재물을 허투루 쓰는 민맹(民萌), 교묘한 언설로 판단을 흐리는 유행(流行), 위세를 빌려 권력을 휘두르는 위강(威强), 주변국의 세력을 빌리려 드는 사방(四方)이 그것이다. 2000년이나 훨씬 전인 중국 전국시대 한나라의 한비자와 그의 일파들이 설파한 이 팔간은 시대를 막론하고 나라를 이끄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자들이 명심하고 뿌리쳐야 할 일들이다. 하지만 인간의 귀는 엷고 눈은 멀리 보지 못하는 법. 우리의 헌정사를 돌이켜보더라도 팔간에서 자유로웠던 정권은 찾아보기 어렵다. 측근 비리를 단절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참여정부조차도 크고 작은 권력형 비리에 내내 시달리지 않았던가.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청와대에는 실세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뜻에 “내부에서 파워게임을 벌이거나 이권에 개입하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설도 곁들여졌다. 이 경고는 대통령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기도 해야 한다. 사람을 부리는 용인(用人)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어서다.‘천하의 다스림은 군자가 여럿이 모여도 모자라지만, 망치는 것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는 옛말을 5년 내내 새기고 새겼으면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열린세상]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 과제/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 과제/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동안 남북관계는 ‘특수관계’로 정의되었고,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특수성’을 기초로 결정되어 왔다. 특수성에 기초한 대북정책은 북한의 기존 ‘권위주의’ 정치체제의 완화 또는 변화를 유도하기보다 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였다는 비판에 직면하였다. 북한의 권위주의 체제 강화를 위한 통치자금 확대, 비대칭 군사력 강화(핵 및 미사일 개발),‘연공연북’ 연대 구축 등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united front)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북한의 정치적 입장이 강화된 남북관계의 비대칭성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따라 일차적으로 특수성보다 보통국가 관계의 보편성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선의(善意)의 친선·교류·협력 외교원칙에 의거하여 ▲남북한 교류·협력의 상호주의 원칙 이행 정신을 견지하며 ▲남북한 상호 군사적 위협 억제 노력(핵 및 미사일, 생화학 무기개발, 재래식 무력 및 공격태세 억제)을 강화하고 ▲북한의 내정 간섭을 최소화해 나가는 보다 건강한 남북관계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북통일을 대북정책의 궁극적 목표로 상정하되 외교적 상식이 통하는 보통국가 관계 구축을 남북통일 과정의 우선적 목표로 추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교적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태의 남북관계 하에서는 실질적인 통일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서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본방향은 ‘비핵·개방·3000’ 구상에 집약적으로 제시돼 있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대전제 아래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에 나설 경우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년 안에 3000달러가 되도록 적극 협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핵·개방·3000 구상은 비핵과 개방이 전제될 때 획기적이고 실질적인 대북 경제협력을 약속하는 것으로서 대북관련 국정과제들을 포괄하는 대북정책의 총칭이 아님을 확인해야 한다. 이것은 ‘핵문제 해결이 없다면 모든 남북관계를 완전 동결하자는 것인가.’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다. 따라서 정부는 북핵문제와 연계해서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사안과 북핵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을 구분하여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의 새 평화구조 창출을 위하여 남북한 관계에서 ▲비핵·개방·3000 구상 추진 ▲남북 인도적 문제 해결 ▲나들섬 구상 추진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 남북협력기금의 투명성 강화 등의 다양한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총칭하여 ‘새 평화구조 창출’ 정책으로 명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 평화구조 창출을 위하여 비핵·개방·3000 구상을,6자회담에서의 다자간 합의에 따른 핵합의 이행과정과 우리의 대북경제 협력 및 지원을 연계해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따른 대북 경제적 보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남북간의 실질적 경제 교류협력과 지원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한 차원의 경제 교류협력과 지원이 배타적으로 추진되어 북핵 관련,6자회담에서의 다자간 합의 이행을 어렵게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남북 인도적 문제 해결을 비롯한 여타 대북문제는 북핵문제와는 별도로 선택적으로 추진하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은 실용적 차원에서 일정한 보상수단을 활용하여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도 국제적 기준과 원칙에서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과감한 해결책 제시가 필요하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철권통치’ 무가베 퇴진 초읽기

    ‘철권통치’ 무가베 퇴진 초읽기

    짐바브웨를 28년간 철권통치했던 로버트 무가베(사진 왼쪽·84) 대통령의 퇴진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일간지 ‘더 스타’는 짐바브웨 군부와 야당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무가베 대통령이 짐바브웨에서 자유롭게 살면서 인권유린 등으로 기소되지 않는 조건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로 야당과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대선 결과가 나흘째 발표되지 않으면서 정국 혼란이 심화되고 있는 짐바브웨가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무가베 대통령은 사면초가의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다. 식량 및 연료부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국민들은 등을 돌린 지 오래이고 그의 버팀목인 군부도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국제사회의 퇴진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CNN은 “짐바브웨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이 모간 창기라이(오른쪽·56) 후보가 50.3%의 득표율로 대선에서 이겼다고 선언했으며 창기라이의 승리 외에는 다른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창기라이 후보는 “무가베와는 어떤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짐바브웨 국영신문인 ‘헤럴드’는 “무가베나 창기라이 어느 쪽도 50%를 넘는 득표를 하지 못해 3주 내에 결선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고 BBC가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가베가 결선투표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신변안전을 보장받고 명예로운 중도퇴진을 선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퇴진압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짐바브웨 국민들이 변화를 위해 투표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무가베에게 대선 패배를 인정하라고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유럽연합(EU)도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트 투투 주교는 “대선 결과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는 것은 무가베가 패배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무가베는 대선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무가베 진영은 그의 해외 망명설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인 MDC가 105석을 확보해 제1당이 됐다. 반면 여당은 93석을 얻어 다수당의 지위를 잃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Seoul Law] 보이스피싱, 수법은 진화중…대책은 어수룩

    [Seoul Law] 보이스피싱, 수법은 진화중…대책은 어수룩

    “법원에서는 ARS 전화를 이용하거나 직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를 물어보는 경우가 없으므로 절대 그러한 시도에 응하지 않도록 하시기 바라며, 그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수사기관에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서울중앙지법 인터넷 홈페이지 팝업 창의 글이다. 지난해 6월 현직 법원장이 “아들을 납치했다.”는 말에 6000만원을 송금하는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 등 전화금융사기가 여전하다.(그래픽 참조) 날뛰는 보이스 피싱 범죄로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이 정신적 금전적 고통을 받고 있으나 대책은 오리무중이다. ●내 돈, 찾기 어려워 2006년 6월부터 집계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는 지난 2월말 현재 5700건을 넘었다. 피해금액은 569억원이다. 고스란히 은행에 남아 있다. 엄연히 돈 주인이 있으나 이 돈을 돌려받기란 쉽지 않다. 법리 문제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입금시킨 계좌의 돈을 거꾸로 피해자에게 계좌이체시켜 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한 번 범죄에 이용된 계좌로 들어간 돈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일단 신고로 범죄에 이용된 계좌에 대해 은행이 지급정지를 시켜 돈이 인출되지 않았더라도 이 돈을 찾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범죄에 이용된 계좌라 하더라도 일단 은행은 계좌명의자와 예금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특정계좌로 입금된 돈의 권리자는 통장을 개설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결국 명의자가 그 돈이 잘못 입금된 돈임을 확인하고 돌려 주어야 한다. 그러나 보이스 피싱 범죄단이 사용하는 계좌는 이른바 ‘대포통장’이나 ‘깡통계좌’로 명의가 있지만 명의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압수한 피해자의 재산을 돌려주는 압수물 환부라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도 돈을 찾기란 어렵다. 법원의 한 판사는 “압수는 영장을 발부받아 이뤄지는데 이는 증거를 취득하려는 방법”이라면서 “계좌 압수 자체는 가능하지만 돈 인출은 압수영장 발부소명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지급정지된 계좌를 신속히 처리하도록 법적 검토를 하겠다는 범정부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검토 결과 재산권 침해에 따른 위헌소지가 높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현재는 유야무야된 상태다. 대국민 홍보와 금융계좌 이체한도나 외국인 명의 계좌개설 자격요건 강화 등이 대책의 전부다. 금융당국은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같은 날짜에 여러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포통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계좌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는 먼저 소송해 승소한 사람이 자기 피해 범위 안에서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한 가정주부는 이 방법을 시도 중이다.1000만원을 이체시켰다가 보이스 피싱을 당한 것을 알고 경찰과 은행에 신고했으나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성과가 없어 은행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내고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소송은 보통 몇 달이 걸리고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금융실명제법 등 제도 보완 필요 이에 대해 판사들은 범죄로 인한 재산상 피해 등을 피고인을 상대로 한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형사재판에서 원스톱으로 결정하는 배상명령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재판부의 한 판사는 “6개월 이상 걸리는 민사소송보다 배상명령을 통해 돈을 돌려받는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배상명령제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배상명령을 받으려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해야 한다. 하지만 보이스 피싱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죄고 피고인이 보이스 피싱의 주범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배상명령 받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법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금융실명제에 따라 불법인 대포통장이 보이스 피싱에 악용되는 것은 금융실명제 위반 처벌이 가볍고 은행 협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금융실명제 위반을 엄하게 처벌하고 무분별한 통장개설에 따른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은행들의 책임을 일정 부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 박광배 변호사는 “정부가 보이스 피싱으로 인한 사기성 계좌임을 판단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을 설립하거나 지정해야 한다.”면서 “그 기관이 은행에 사기성 계좌를 지정해주면 은행은 피해자에게 피해금액을 되돌려주는 시스템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오이석 강국진기자 hot@seoul.co.kr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전화(음성)로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이를 토대로 예금을 인출해가는 사기수법이다. 피싱은 개인정보(Personal Data)와 낚시질(Fishing)의 합성어라는 설과 그 어원은 fishing이지만 위장의 수법이 ‘세련되어 있다(sophisticated)’는 데서 철자를 ‘phishing’으로 쓰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초기엔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훔치는 수준이었으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전자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금융 사기로 진화했다.
  • ‘야구광’ 부시 입담도 좋네

    ‘야구광’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31일 미프로야구의 실질적인 개막전인 워싱턴 내셔널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4만여명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구를 했다. 그는 이어 3회부터 3이닝가량 ESPN 해설진과 함께 깜짝 해설에 나서 걸쭉한 입담을 과시했다. 지난 29일 국내 프로야구 개막전인 SK-LG전에서 시구를 하려 했다가 경호 문제로 취소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대비되는 장면. 워싱턴의 매니 액타 감독과 3루수 라이언 짐머맨의 에스코트를 받아 마운드에 오른 부시 대통령은 포수 폴 루두카 대신 액타 감독에게 직접 공을 뿌렸다. 로두카는 90년대 초 LA 다저스 시절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을 복용한 것으로 미첼 보고서에 이름이 오른 ‘죄인’이기 때문에 구단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 것. 부시 대통령의 시구는 스트라이크존을 훌쩍 벗어나 어이없이 높았지만 팬들은 즐거워했다. 지난 2005년 대통령의 시구가 바운드돼 홈플레이트로 굴러갔던 일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뒤뜰에서 구슬땀을 흘리면서 피칭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ESPN의 존 밀러, 조 모건과 함께 중계하면서 “확실히 땅볼 공을 던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높이 던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현재 스테로이드 복용 선수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기회에 이런 문제들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시구에 앞서 양팀 더그아웃을 찾아 선수들과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특히 홈팀 워싱턴 더그아웃에선 마무리 투수 채드 코데로를 만나자마자 “추장(chief)”이라고 별명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예일대 1학년때 투수 생활을 했으며, 정계 입문 전 미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를 지낸 ‘열혈 야구광’. 그가 워싱턴 홈 개막전에서 시구를 한 것은 2005년 이후 두 번째이며, 프로야구 시구는 재임 기간에만 벌써 여섯 번째다. 현직 대통령이 중계팀에 합류한 것은 처음이지만, 그렇다고 부시 대통령이 유난을 떤 것은 아니다. 미 대통령의 워싱턴 연고팀 시구 전통은 1910년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이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공을 던진 것으로부터 시작돼 벌써 46번이나 이뤄졌다. 이날 경기에선 6억 1100만달러(약 6100억원)를 들여 새로 지은 홈구장 내셔널파크 개장식을 가진 홈팀 워싱턴이 접전 끝에 9회 2아웃에서 터진 짐머맨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3-2로 승리,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짐바브웨 유혈로 치닫나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야당에 정권 못 내준다.” 짐바브웨를 28년째 철권 통치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84) 대통령이 이렇게 선언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후보인 모건 창기라이(56) 민주변화동맹(MDC) 총재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개표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선거 조작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가 하원 선거구 개표 결과를 간헐적으로 발표하고 있을 뿐 대선 결과에 대해선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텐다이 비티 MDC 사무총장은 “무가베는 선거에서 패배했다.”며 “무가베가 개표결과를 조작하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창기라이 후보가 60%를 득표,30%에 그친 무가베 대통령을 압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선관위 내부 소식통을 인용, 선관위가 무가베가 52%를 득표한 것으로 개표 조작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당은 야당이 공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승리를 주장하는 것은 혼란과 폭력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라며 강경 대처할 것임을 강조했다. 선거결과를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제2의 케냐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국제사회도 짐바브웨 선관위에 조속한 선거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AFP가 전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지금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야권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알 자지라는 분석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알려진 창기라이 총재는 전국적인 노동조합을 이끌어온 골수 야권으로 불린다. 벽돌공장 근로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일찌감치 학업을 포기하고 1974년부터 84년까지 서부 마노샨랜드의 니켈 광산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에 눈을 떴다. 짐바브웨 노동총동맹(ZCTU)의 사무총장과 위원장을 거치며 국제적인 노동운동가로 떠올랐다.2003년 무가베가 백인 토지몰수를 골자로 한 국민투표로 승부수를 던지자 개헌반대 투쟁을 이끌어 승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30년 야권생활 끝에 국가를 바꿔보려는 의욕도 무가베의 철권 앞에선 그리 쉽잖아 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용어 클릭 ●짐바브웨 원래 영국 연방 로디지아-니아살랜드를 이루는 남부의 일부분이었다.1980년 총선을 통해 국제승인을 받아 독립, 국명도 아프리카 쇼나어로 ‘돌집’에서 따와 바꿨다. 그러나 아프리카 2위를 기록했던 경제는 2000년 백인들 소유의 농장을 몰수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도입하면서 서방의 봉쇄에 직면, 나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이후 2005년 시장경제 체제로 돌아섰으나 이직도 연간 10만%라는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1170만 인구에 흑인이 98%다.
  • 짐바브웨 대선 정권교체 기적?

    짐바브웨 대선 정권교체 기적?

    ‘28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냐 ‘제2의 케냐처럼 선거후 유혈사태 확산’이냐. 28년 철권통치 아래의 짐바브웨가 기로에 섰다. 대규모 부정선거 우려 아래 로버트 무가베(84)대통령의 6선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대선 투표 개표가 30일 야권 우세 분위기속에 9000여개 투표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날 대선 투표는 별다른 충돌없이 치러졌으나 야권과 선거감시단이 부정선거 및 개표조작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을 속속 제시하면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 등 후폭풍도 우려된다. 개표가 시작된 30일 새벽, 강력한 야당 후보인 모간 창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총재 측은 “우리가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텐다이 비티 MDC 사무총장은 각 투표소별로 진행된 초기 개표 결과 수도 하라레에서 66%의 지지도로 승리하는 것을 비롯, 무가베의 고향인 서부 마쇼날랜드주에서조차 야당 우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부터 집권해온 무가베 대통령은 연 10만%가 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극심한 경제난 등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이에 맞서 창기라이 총재와 심바 마코니 전 재무장관이 경제살리기를 내세워 표심 공략에 성공, 정권교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다만 여당의 선거 부정개입이 변수가 되고 있다. 범아프리카의회 선거감시단은 하라레의 한 선거구에서 8450명의 유령 유권자를 발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MDC측도 “등록 유권자가 590만명인데 실제 인쇄된 투표용지는 900만장에 달한다.”며 유령 유권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경찰관이 투표소에 입회하도록 허용한 것도 논란거리다. 무가베는 장애인과 글을 모르는 유권자를 돕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은 선거 감시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가 무가베의 승리로 나올 경우 자칫 ‘제2의 케냐’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케냐는 지난해 연말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유혈사태가 벌어져 1000여명이 사망했다. 짐바브웨 보안군과 경찰은 폭력사태에 대비, 대선 전날부터 비상 경계에 돌입했다. 대선 결과는 31일쯤 윤곽이 나온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의 自省이 남긴 것/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의 自省이 남긴 것/이종수 파리특파원

    프랑스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이 지난 16일 실시된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반대로 제1야당 사회당은 도시의 3분의2를 장악하면서 약진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선거는 끝났지만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바뀐 정치 지형도에 따라 변화하려고 분주하다. 쓴잔을 든 여당은 6명의 장관을 바꾸는 소폭개각을 통해 정국 수습에 나섰다. 사회당은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업고 국정에서 목소리를 높일 태세다. 당 대표와 차기 대권주자를 선출하기 위한 역동적인 움직임도 목도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다. 그는 선거 패배가 확실해지면서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자성의 모습을 보여줬다. 선거에서 진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의 ‘톡톡 튀는’ 국정운영 스타일이라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은 7월 67%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은 계속 곤두박질을 치더니 지방선거 직전에 30%대로 떨어졌다. 이같은 지지율 추락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먼저 ‘블링 블링 대통령’이라는 그다지 좋지 않은 별명을 낳은 그의 이미지가 걸림돌이었다. 화려한 액세서리나 명품으로 꾸미는 것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블링 블링’에 걸맞게 그는 늘 선글라스와 롤렉스 시계 등으로 치장한 채 나타났다. 대통령 당선 뒤 호화 요트 여행을 다녀오면서 고개를 든 그에 대한 곱지 않는 시선은 부인 세실리아와의 이혼과 톱 모델 출신 샹송 가수 카를라 브뤼니와의 만남과 이혼 등 사생활이 지나치게 노출되면서 유권자들의 ‘염증’을 불러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몇 차례 경고음이 울렸다. 잇단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대선 공약인 ‘경제 살리기’의 핵심 정책으로 발표한 구매력 강화 방안에 대한 민심의 실망감이 터져나왔다. 그의 처방은 국민들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민심은 급속도로 그에게서 떠났다. 그 결과가 지방선거 패배로 나타났다. 그러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튀는 대통령’에서 ‘진지한 대통령’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변함없는 개혁 추진에 대한 의지도 거듭 밝히면서 실리를 챙기는 외교 행보도 활발히 하고 있다. 사르코지의 이런 변신 노력은 차츰 프랑스인들에게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일간 르 피가로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8%가 “대통령의 행동이 (지방선거 뒤에) 좋게 변했다.”고 말했다. 취임 10개월 동안 드라마 같은 지지율 곡선을 그려온 사르코지 대통령의 명암을 보노라면 자연스레 한국의 정치 지형이 겹쳐진다. 한 외신 기자가 ‘한국의 사르코지’라고 비유했던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이후 지지율이 계속 떨어졌다. 특히 주위 인사들이 공동 주연을 맡아 ‘블링 블링’을 연출하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영어 몰입 교육 발언 파문, 부동산 투기 혐의 등으로 낙마한 장관 내정자들, 야당이 ‘1% 내각’이라고 비판하는 초대 각료들…. 숨가쁜 ‘악재 도미노’는 총선 공천 과정을 둘러싼 내홍에서 비등점에 이르렀다. 이는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새달 총선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안정적인 정국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다. 나중에 추스르느라 허둥지둥할 게 아니라 미리 사르코지 대통령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지혜가 아쉽다.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아버지도 동성애자 권익운동 지지”

    “아버지도 동성애자 권익운동 지지”

    ‘카스트로 딸은 동성애 권익운동가∼.’ 라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쿠바를 49년동안 철권통치했던 형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쿠바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이후 그의 딸 마리엘라가 동성애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BBC의 보도에 따르면 마리엘라는 쿠바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녀는 정부 지원을 받는 국립 성교육센터의 책임자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쿠바사람들의 태도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쿠바를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에서 게이와 성전환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가장 진보적인 법안인 동성애자 보호법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정성을 쏟고 있다. 법안에는 동성애자 결합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유산권과 수술을 통한 자유로운 성의 선택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성도착자들은 수술을 하지 않더라고 신분증에 남녀의 성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조항도 들어 있다. 마리엘라는 “많은 동성애 커플이 나에게 결혼이란 단어에 매달려 법안 통과가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쿠바에서 결혼은 가족만큼 중요하지 않지만 적어도 이 법안 통과로 동성애자들은 권익과 유산권을 보장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동성애자 권익운동을 지지하지만 속도를 너무 빨리 해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마리엘라는 “나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변화를 줄곧 지켜 보아왔다. 아버지는 옛날에는 남성 우월주의자와 동성애 공포증 환자였으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변했다.”고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역사·고전 속 ‘우먼파워’

    사람이 살면서 어떤 대상에 지적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많겠지만, 기본적인 관심대상은 역시 자기의 문제일 것이다. 자기 문제에서 출발한 발언이야말로 가장 큰 공명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자기 문제에서 출발하다’라는 전제는 흔히 보편성의 이름 아래 포기되기도 한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더 그러하다. 약자는 자기와 자기 문제에서 쉽게 소외된다. 그리하여 여자들, 특히 공부하는 여자들은 흔히 여성 문제는 주변적인 것이므로, 더 중요하고 더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나도 사실 그런 구석이 없었다고 자신할 수 없다. 여성의 역사를 공부해 오면서도 이것이 내 전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공은 어디까지나 어렵고 ‘폼 나는’ 러시아 역사 연구라고만 여겼으니까. 하지만 여성의 역사를 강의할 책임이 주어질 때 마다하지는 않았는데, 그때마다 여성은 역사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 있었고 희생자, 피억압자라는 내용의 책들을 접해 왔다. 이 자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어떤 학생들은 “왜 여자들은 심한 억압 상황 아래에서도 순종만 했는지” 질문하며 곤혹스러워했다. 또, 그들과 함께 읽은 책의 한 여성저자는 통탄하며 말했다.‘역사 속 여성선배들의 정신적 노력은 축적되지 않은 채 단절되었고, 여자들은 항상 원점에서 새로 출발해야만 했다’고. 이 책은 이러한 질문, 혹은 개탄에 답하려는 시도이다. 나는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기는 했을망정, 자신을 비인간화시키는 상황에 맹종하고 산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여건 속에서 주체적 삶을 살고 독자적 문화를 형성해 온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역사와 고전 속의 여자들을 불러내 그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싶었다. 레스보스 섬에서 여성동료들과 더불어 살며 시를 쓰고 여신들을 찬양했던 사포, 내가 소녀 시절부터 좋아했던 안티고네를 비롯하여 문학작품 속 여성인물들,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 통치자를 옹립하기 위해 궁정 쿠데타를 조직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던, 러시아 제국의 여성 공인 다슈코바에 이르기까지. 숨겨졌던 보배와도 같은 이 여자들은 내게 와서 말을 건넸고, 나는 그들을 내 친구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하고자 했다. 인문학 연구자로서의 내 능력이 닿는 한 이들과 함께 여성주체를 복권시키고 싶었다. 사람이 자기의 문제를 피하면 그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차별받는 게 민족이건 성별이건, 인종이건, 계급이건,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이렇게 비분강개하며 말하지만, 사실 책을 쓸 땐 비분강개하지 않았다. 명민하고 용감하고 현명한 여성선배들과의 대화는 통쾌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한정숙 서울대 서양학과 교수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10)· 셰이크 모하메드 UAE 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10)· 셰이크 모하메드 UAE 총리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아랍에미리트(UAE)의 제2도시, 두바이국제공항에서 남쪽 내륙 사막지대로 20여분쯤 달리다 보면 모래 벌판에 홀로 서 있는 웅장한 건물과 만나게 된다. 황량한 주변 풍경 사이에서 현대적인 외양이 돋보이는 이 건물은 두바이실리콘오아시스(DSO)의 헤드쿼터(본부)다. ‘중동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두바이 정부가 추진중인 DSO는 디자인, 제조, 조립과 배송 등 모든 반도체 연관 산업을 하나로 잇는 최첨단 기술단지이다. 지금은 본부 건물만 운영하고 있지만 2012년쯤 부지 7.2㎢내에 대규모 숙소와 대학 캠퍼스, 은행과 헬스케어 등 부대 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총 15만명이 자급자족하는 신도시의 면모를 띠게 된다.DSO홍보책임자인 칼리드 압둘라는 “아직 초기단계인데도 후지쓰, 지멘스 등 세계 유명 기업 100여개가 벌써 입주했다.”고 자랑했다. ●2012년까지 ‘중동의 실리콘밸리´ 만든다 전세계 100개 항공사가 145개국으로 취항하는 두바이국제공항의 제2청사에는 중동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두바이플라워센터(DFC)가 자리해 있다.2006년 7월 문을 연 이곳은 연간 18만t 용량의 냉장 보관시설과 전략적 요충지의 이점을 기반으로 2년도 채 안 돼 세계 화훼 교역량의 60%를 차지하는 네덜란드의 입지를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조세피나 발레리노 제품개발이사는 “센터를 오픈하기 4∼5년 전부터 철저한 마케팅조사와 홍보활동을 펼쳐 단기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막과 첨단테크놀로지, 사막과 꽃.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 요소를 과감히 접목시킨 두 곳의 사례는 오늘날 두바이가 일궈낸 기적의 원동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로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거침없는 상상력과 추진력이다. 아라비아해의 작은 토후국 두바이는 이 둘을 양 날개 삼아 세계 최고급 호텔(버즈 알 아랍), 최고층 빌딩(버즈 두바이), 최대 인공섬(더 월드), 최대 테마파크(두바이랜드) 등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대역사를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위대한 성공과 영광의 무대 뒤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59)이라는 탁월한 연출가가 있다.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냉철한 통찰력, 무한상상력의 창조적 비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불모의 땅, 소규모 어촌에 불과했던 두바이를 최첨단 선진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두바이 개혁의 기초를 닦은 이는 셰이크 모하메드의 아버지 라시드 국왕이다.1966년 석유가 발견됨과 동시에 라시드 국왕은 50년내 다가올 석유고갈을 걱정하며 오일머니를 교통, 물류, 관광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었다.1995년 왕세자에 오른 셰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를 중동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는 자본과 사람을 자석처럼 두바이로 끌어들일 방법에 골몰했다. 우선적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마저 없애는 파격적인 개방 정책을 도입했다. 경제자유구역(프리존)내에서는 ▲외국인 지분 100% 인정 ▲소득세·법인세 면제 ▲인허가 원스톱 서비스 등의 혜택이 주어졌다. 금융자유지대인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물류·유통 자유지대인 제벨 알리 프리존, 언론·정보통신기업을 위한 두바이미디어·인터넷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한 두바이실리콘오아시스와 두바이플라워센터도 프리존이다. 제벨 알리 항구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비자발급도 하는 자치도시 개념”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를 ‘명품브랜드화(化)’하는 국가차원의 홍보마케팅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최고, 최대, 최상이라는 화려한 포장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타이거 우즈, 마돈나 같은 세계적 스타를 초빙해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외국인에 한해 술을 허용하는 유연한 사고방식 역시 두바이의 성공을 이끈 중요한 요소이다.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성원건설의 박창표 중동지역본부장은 “글로벌머니에 대한 관대함이 두바이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석유의존도 0%에 도전하는 산유국 2006년 국왕이 된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듬해 2월 ‘2015 두바이경제개발계획’을 발표했다.2000년 발표한 ‘2010계획’은 2005년에 이미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여서 장기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했다.2000∼2005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무려 13%에 달했고,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2015년까지 GDP 1080억달러,1인당 GDP 4만 4000달러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10년 전부터 ‘100% 탈석유 정책’에 매진한 덕에 현재 두바이의 석유의존도는 5%에 불과하다. 실용주의에 입각한 도전 정신으로 ‘두바이의 기적’을 창조한 ‘CEO형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은 이같은 성공 신화에 힘입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coral@seoul.co.kr ■ <셰이크 모하메드는 누구> 詩짓기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셰이크 모하메드는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유능한 지도자이기 이전에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시인이자 매 사냥과 승마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인공섬, 해저호텔, 실내스키장 같은 기발한 상상력의 원천을 시인의 창의적 기질에서 찾는 이들도 많다. 손수 자가용을 운전하고 다닐 정도로 소탈한 면모는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 거주민들에게도 호감을 주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1949년 셰이크 라시드 왕자의 네 아들 중 셋째로 태어났다.1958년 할아버지인 셰이크 사에드가 죽고 아버지인 셰이크 라시드가 지도자가 되면서 폭넓은 후계자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두바이에서 초·중등학교를 마친 그는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 벨 랭귀지 스쿨에서 어학연수를 했고,1968년 영국 몬스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곧바로 귀국한 그는 두바이경찰청장에 임명됐고,3년 뒤엔 최연소 UAE국방장관이 됐다.1990년 사망한 라시드 국왕의 뒤를 이어 통치자가 된 맏형은 1995년 가장 영특한 동생인 셰이크 모하메드를 왕세자로 지명했다. 이때부터 그는 준비된 기업가형 지도자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2006년 1월4일 공식적인 두바이 통치자가 됐다. coral@seoul.co.kr ■ <두바이 기적의 그늘> ‘국민소득 3만弗’ 빈부差 더 심화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세상사가 대개 그렇듯 두바이의 눈부신 고도성장 이면에도 그림자는 있다.10년간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 기록은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살인적인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급속한 부의 창출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전체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이르면서 외국인 노동자와 자국민간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권, 노동 문제도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지만 서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온 대다수 노동자들은 월 10만∼20만원 정도의 저임금에 만족해야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월급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노동자들은 노동쟁의는 커녕 노동조합 결성조차 원천봉쇄하는 두바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며 두바이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외국 인력과 자본 유치를 위해 술과 여성들의 노출 등 이슬람 율법이 금하는 행동들을 관대하게 허용하는 방식도 이웃 이슬람국가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두바이 정부가 조만간 카지노사업까지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이 아무리 개방적이고 서구화된 지도자라 해도 왕정체제가 지닌 한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지난 1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두바이 정부가 하루종일 차량통행을 막은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coral@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슬럼프 딛고 KEB인비테이셔널 공동 6위 강지만

    [스포츠 라운지] 슬럼프 딛고 KEB인비테이셔널 공동 6위 강지만

    |상하이 최병규특파원|“인터뷰요? 신문에 내 주시려고요?”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 인근 쿤샨의 실포트골프장 연습그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으로 치러진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4라운드를 모두 마친 강지만(32·토마토저축은행)은 “얘기 좀 하자.”는 말에 의외라는 듯 화들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강지만은 기자들 앞에 서 본 지 꽤 오래됐다. 게다가 별반 신통치 않은 성적인 공동 6위로 대회를 마감한 터. 그러나 그가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우승보다 더 값진 것이었다.“사실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아직 다 떨쳐 버린 건 아니고요. 이제 다시 시작해야죠.” 한때 대선배인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를 잡은 ‘5번 아이언의 귀재’ 강지만은 “상하이는 거쳐 가는 투어 장소가 아니라 내 골프인생의 새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최경주 이긴 ‘5번 아이언의 귀재’ 지난 2006년 신한동해오픈 우승 얘기를 꺼내자 그는 아직도 그때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듯 입가에 미소를 흘렸다.“말할 수 없이 기뻤죠. 생애 최고로 기쁜 날이었습니다.” 강지만은 당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US오픈 챔피언 마이클 켐벨(뉴질랜드), 그리고 최경주를 상대로 프로 데뷔 7년 만에 첫 승을 올렸다.“‘멘털’에 관한 한 밑바닥으로 평가됐지만 마인드 컨트롤에 대한 서적을 잠자리에까지 끌어당기며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과 견줘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뚝심을 길렀다.”고 그는 기억을 더듬었다. 삼성베네스트오픈과 코오롱하나오픈에서 공동 4위와 2위에 오르는 등 물만난 고기처럼 기량이 상종가를 쳤지만 2007년 시즌에 접어들자 출전한 14개 대회에서 우승은커녕 단 한 차례의 ‘톱10’ 성적도 내지 못했다.3위였던 상금 순위는 68위로 곤두박질쳤다.“스윙을 바꿔 보려다 망가졌어요. 욕심이 지나쳤던 거죠. 스윙이 안 되니까 주눅들고, 소심해지니까 스윙도 안 따라주고….” 그러나 강지만은 “이제 슬럼프는 바닥을 쳤다.”고 힘을 주었다.“순위가 문제가 아닙니다. 대회 4라운드 내내 이곳 강풍을 얼굴에 맞으면서 지금 내 발이 어디에 있는가를 확실히 느꼈기 때문입니다.” ● “골프는 인내심” 강지만은 첫 우승까지 무려 7년의 ‘무명’을 감내했다. 그에겐 골프의 은인이 두 명 있다. 현역 최고령인 최상호(53)와 작은 아버지 강해룡 프로. 중2때 골프채를 쥐어준 강 프로가 그를 ‘낳아준´ 사람이라면 최상호는 ‘길러준´ 사람이다. 무명시절 강지만에게 끊임없이 조언과 질책을 쏟아부었던 최상호는 그에게 천금과도 같은 한 마디를 머릿속에 남겨 줬다.“골프는 인내심의 또 다른 이름이다.” “1년7개월 동안 그 말을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사실 재능은 많지 않지만 노력만으로 골프를 쳐 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자만’이란 놈이 끼어 들더라고요.” 우승 뒤 그에게 붙여진 수식어.‘대기만성’의 그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한 강지만은 미국프로골프 퀄리파잉 스쿨 통과를 목표로 잡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이미 노총각 대열에 끼어 들었지만 ‘새로운 자신’을 찾기 전까지는 미루기로 했다.“최상호 선배처럼 손바닥이 찢어지도록 하루 1000번씩 아이언을 때릴 겁니다. 첫 우승에 7년 걸렸는데, 다음 우승은 훨씬 빨리 앞당겨야죠.“ 글 사진 cbk91065@seoul.co.kr ■ 강지만은 누구 ▲생년월일 1976년 2월21일 서울생 ▲체격 173㎝ 75㎏ ▲프로입문 1999년 ▲특기 5번 아이언 ▲우승 신한동해오픈(2006년) ▲2007년 주요기록 상금 68위(2393만원)평균타수 75.2타 드라이버 276.96야드 페어웨이 55.02% 그린 61.01% 평균퍼팅 1.86개
  • 미국, 변화인가 몰락인가/톰 엥겔하트 지음

    미국, 변화인가 몰락인가/톰 엥겔하트 지음

    명분을 잃은 채 세계의 냉소 속에 끝없는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이라크 전쟁, 국가경제를 바닥부터 흔들어 놓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날이 갈수록 더 깊이 골을 파가는 사회 양극화…. 오늘, 미국 위기의 실체는 무엇일까. 미국 사회가 거치는 변화의 한 단계일 뿐일까, 아니면 ‘아메리카 제국’ 몰락의 한 과정일까. ‘미국, 변화인가 몰락인가’(톰 엥겔하트 지음, 창비 펴냄)는 정확히 그 지점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지은이는 미국의 대표적 대안언론 블로그인 ‘톰디스패치’의 운영자. 그가 2005년부터 2년 동안 10여명의 미국내 비판적 지성들과 가진 블로그 인터뷰를 모았다. ●美 비판적 지성인 10인 심층 인터뷰 미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에 참여한 진보인사들의 면면은 다양하고 화려하다. 컬럼비아대 역사학 명예교수이자 ‘미국 민중사’의 저자로 유명한 하워드 진을 비롯해 2005년 이라크전을 반대하며 조시 부시 대통령의 별장에서 시위를 벌였던 반전운동가 신디 시핸, 캘리포니아대 역사학 교수 마이크 데이비스,‘빈곤의 경제’를 쓴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히 등이다. 책은 하워드 진이 포착한 미국내 저항의 목소리들을 들려주며 곧바로 본론에 들어간다.‘베트남:철군의 논리’(1967년)를 저술한 반전주의자이기도 한 그는 이라크의 미군이 완전지원병으로 이뤄진 태생적 속성을 들며 미국내 반전운동은 유례없이 부모들의 몫이 돼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그러고는 부시 행정부를 이라크에서 빠져나오게 할 방법으로는 “군대에서의 반란이 그 하나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쟁을 야기한 통치세력의 행위를 결코 범죄로는 몰아붙이지 않는 독특한 미국문화의 특성을 짚기도 했다. 미국문화가 어떤 경우에건 대통령과 통치세력을 매우 특별한 사람들로 보는 군주제적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명백히 잘못된 리더십이 전쟁을 불렀다고 한들 그들을 ‘전쟁범죄’나 ‘전범’ 등으로 압박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식 제국주의’를 기획하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솔직한 견해도 밝혔다. 이라크 전쟁을 “(더이상 나아갈 데가 없는)미 제국의 가장 바깥쪽 경계”라고 전제한 그는 “언젠가는 벌어질 이라크 철군은 곧 미 제국의 축소로 가는 첫째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훗날 9·11테러 역시 미 제국 붕괴의 시초로 간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안 블로그답게 주류 언론 현실도 파헤쳐 경제위기에 관해서는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일본정책연구소장인 찰머스 존슨의 견해를 집중소개했다. 미국경제가 도달한 위기의 본질을 군산 복합체에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구조에서 찾은 존슨은 미국 경제의 파산을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그는 “미국의 불황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국 이외의 세계도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겠지만 그들은 아마도 훨씬 빠르게 극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재 진행중인 민주당 경선에 대한 의미해석이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인이 민주당에 보이는 태도를 ‘비판적 수용’이란 개념으로 정리했다.‘보스턴 글로브’지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캐럴은 “민주당이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미국 사회를 냉소주의에 빠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네이션’지 발행인인 카트리나 밴든 회블도 “민주당의 이러한 처신이 부시 행정부의 자멸을 바라는 정치적 계산에서 나왔다.”면서 “그러나 다수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철군을 옹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시각을 현 상황에 적용해 보면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선전은 매우 유의미한 결과이다. 유권자들이 이라크전 등으로 보여준 부시 행정부의 실정을 막지 못한 민주당의 한계는 따갑게 비판하되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해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안언론 블로그답게 비판의 촉수를 전방위로 뻗쳤다.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도 빠뜨리지 않았다. 대중매체와 주요 텔레비전의 뉴스가 약 5개 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미국 언론의 현실을 신랄히 까발리기도 했다.1만 7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