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통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SPA 브랜드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소개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656
  • [데스크 시각] 휘둘리는 역사교육에 관한 단상/심재억 의학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휘둘리는 역사교육에 관한 단상/심재억 의학 전문기자

    분명한 사실은 인간의 이성을 깨우는 교육이 이념이나 사상의 윗자리에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념이나 사상의 상투를 틀어쥔 부류는 한사코 교육을 비좁은 이념과 사상의 틀에 욱여넣으려 한다. 교육의 왜곡, 역사의 좌굴(挫屈)은 이렇게 시작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발표한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은 ‘머지않아 다시 바뀔 정책’이라는 관행적 예단 때문에 발표 현장의 뒷배경으로 삼은 경천사지 10층 석탑의 그림자보다 긴 아쉬움을 드리웠다. 그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천사지 10층 석탑 앞에 섰다. 아마도 역사의 현장성을 빌려 역사 교육 강화의 당위성을 말하고 싶었으리라. 이번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의 요체는 고교에서 한국사를 필수 교과목으로 하고, 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교과부의 선택이 새삼 놀라울 것도, 신선할 것도 없는 것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단행한 2009년 교육과정 개정 때 이전에 필수 과목이었던 한국사를 선택 과목으로 ‘강등’시켰다가 다시 설득력 없는 이유를 들어 이를 필수 과목으로 ‘특진’시킨 전력 때문이다. 그들이 역사를 작위적으로 강등시켰던 2009년은 중국의 동북공정 예봉이 지금보다 훨씬 섬뜩했던 때이고, 일본의 독도 침탈 의도 역시 지금보다 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때 ‘한국사 강등 조치’를 주저하지 않았던 정부가 지금 다시 역사 교육 강화를 외치고 나선 배경은 뭘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또 다른 ‘역사 비틀기’와 ‘국민 개조’의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 과거의 기억 때문이다. 개발 연대의 통치자들은 부당한 권력을 역사학이라는 당의(糖衣)로 감싼 알약을 서슴없이 삼키라고 강요했다. 그러자니 파헤치고 따지는 게 싫어 무조건 암기해 일용할 양식으로 삼게 했다. 이후 역사 교육은 허접한 ‘암기 과목’으로 전락해 ‘태혜정광경성목’이니 ‘태정태세문단세’ 따위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외우기만 되풀이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 세대는 우리 세대에 어울리는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 그 교육은 역사적 실체를 왜곡, 윤색해 대립과 불화를 조장하는 교육이 아니다. 누구에게 맞서고, 누구를 제압하려는 교육도 아니다. 오로지 순정하게 역사라는 뿌리 깊은 학문을 바로 가리키는 교육이어야 옳다. 지금 일본과 중국을 겨냥해 학생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면 그것은 역사가 아니라 역사에 근거한 현실 인식이며 역사적 상식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한사코 분란의 부담을 후대에 떠넘기려고 도모한다.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소신인 발상인가. 정부의 역사 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마냥 박수를 칠 수만 없는 이유는 또 있다.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 국수적 국가관과 자폐적인 민족주의 의식을 주입할 의도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게 사상과 이념을 주입해서야 바른 세계인이 나올 리도 없거니와 우리 안에서 자행되는 또 다른 역사 왜곡은 어떻게 바뤄 갈 것인지 생각해 보면 답답한 일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정말 단호하게 곁가지를 쳐내야 할 영어, 수학은 손도 못 댄 채 엉뚱하게 한국사를 선택 과목으로 돌리더니 이제 와서 그때 구두선으로 외쳤던 ‘학생 부담’은 쏙 빼놓고 바른 역사관을 주입하겠다고 나섰다. 도대체 일본과 중국의 획책에 맞서는 우리 식의 바른 역사 교육이란 어떤 것인가. 혹여 나치가 그랬고, 군국주의 일제와 중화주의의 중국이 그랬듯 교육을 국가 책략의 소도구로 이용하려는 유혹에 몸을 기댄 건 아닐까. 우리가 과거에 그랬던 아픈 기억의 유훈에 기약 없이 포박돼야 하는 일은 결코 하찮은 고통이 아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병을 주는 교육은 끝내야 한다. 우리는 지금도 세뇌의 쓰라린 후유증과 동거하고 있다. 역사 교육은 그 강고한 세뇌의 도구였다. 그때 질 나쁜 교육에 노출된 세대는 지금도 국수주의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 언제까지 국가의 현실 문제를 역사의 이름으로 분식(粉飾)하고 대물림하려 하는가. jeshim@seoul.co.kr
  • 조선왕실의궤, 오늘 日중의원 본회의 가결땐 새달 귀환

    일본이 조선왕실의궤 등 1205책의 조선 도서를 한국에 반환하는 내용의 한·일도서협정이 27일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중의원 외무위는 일본 정부가 제출한 한·일도서협정 비준안을 심의한 뒤 표결을 통해 다수 찬성으로 가결해 28일 열릴 중의원 본회의로 넘겼다. 표결에서 제1야당인 자민당은 당론으로 반대했지만 민주당과 공명당, 사민당 등의 소속 의원들은 찬성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상은 외무위원회에서 “한국도서의 인도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 도움이 되고 양국 문화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회의 통과하면 사실상 비준종료 28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한·일도서협정이 가결되면 사실상 비준이 종료된다. 다음 달 초에 열릴 참의원 외무·방위 위원회와 13일 열릴 본회의를 통과해야 일본 의회의 비준 절차가 끝나지만 조약의 경우 중의원 가결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참의원에서 반대해도 협정이 발효된다. 한·일도서협정 같은 조약은 중의원이 비준하면 ‘여소야대’인 참의원이 부결하더라도 일본 헌법 61조의 중의원 우선 원칙에 따라 비준된 것으로 간주한다. 참의원이 심의를 하지 않아도 30일 후 자동 발효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해 도쿄를 방문하는 다음 달 21~22일이나 늦어도 6월 안에 우리 정부에 도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혜문 사무총장은 일본 중의원 제2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약탈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게 된 것이 무척 기쁘다.”며 “조선왕실의궤가 반환되면 정부가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이들을 국보로 지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방일 맞춰 상반기내 귀환 혜문 스님은 “조선왕실의궤 이외에도 불법성을 입증할 수 있는 몇 가지 문화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해 8월 10일 한일병합 100년 담화에서 “일본의 통치기간 조선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를 한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가까운 시일에 인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가 열린 요코하마에서 한·일도서협정을 맺었고,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비준을 추진했으나 무산되자 이번 정기국회로 넘겼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기초단체장·기초의원도 뽑아요

    “우리도 선거해요.” 26일 오후 1시. 이번 ‘4·27 재·보궐선거’에서 구청장을 다시 뽑는 서울 중구에서는 시민 28명으로 구성된 방문홍보단이 신당동 아파트 단지 사이를 돌며 투표 참여 캠페인을 펼치고 있었다. 이들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마다 투표 시간과 기표 장소를 알리는 홍보물을 붙이고, 사람이 많은 시장통에서 구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강원도지사 등 이른바 ‘빅3’에 재·보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마이너리그’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정치 불신이 선거 불참으로 연결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 선거에 꼭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보선에는 서울 중구, 울산 중구 및 동구, 강원 양양군, 충남 태안군, 전남 화순군 등 전국 6곳에서 치러지는 기초단체장 선거와 5곳의 광역의원, 23곳의 기초의원 선거가 포함돼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초단체장 선거 투표율이 낮다고 유권자만 탓할 수는 없다.”면서 “이들이 풀뿌리 선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든 여태까지의 행정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기초단체장들이 실질적으로 유권자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투표율이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직장인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2시간 유급휴가 주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시민단체 ‘직장인 작은권리찾기’ 대표 정영훈 변호사는 “투표 시간 보장을 법적으로 규정한다면 빅매치든, 마이너리그든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율이 자연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국사교육 정상화의 길/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열린세상] 국사교육 정상화의 길/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국사를 필수 교과로 제도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비록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의 제도화를 통해서 국사는 지속적·안정적으로 교육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었다. 이로써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국사를 단 한 시간도 듣지 않고도 졸업할 수 있었던 파행적 상황을 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행 국사 교육은 수업시수를 비롯하여 많은 문제점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국사가 필수화되었다 하더라도 그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인 수업시수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웃 나라들에서는 자국사 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여 질 높은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개혁을 통해서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배정된 수업시수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일본 도쿄의 명문고인 히비야 고교에서는 일본사가 3년간 385시간에 걸쳐 교육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되는 고급중학교에서는 3년 동안 최소한 216시간에 걸쳐 자신의 역사를 필수적으로 배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겨우 85시간의 필수화를 이제 막 시작하려 한다. 이처럼 우리와 역사분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웃 나라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우리나라보다 몇배나 많은 시간을 배정하여 자국사를 교육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웃 일본 고교에서 수행하는 자국사 교육시간의 22%, 중국의 39%에 불과한 짧은 시간 내에 ‘유구한 반만년 역사’를 과연 다 배울 수 있겠는가?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이번 필수화 작업은 자칫 국사교육이 형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역사를 효율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사란 있을 수 없다. 그 제한된 시간 안에 이웃 나라의 학생들이 자국사를 이해하고 있는 정도로 우리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우리 고등학교 학생들이 과연 몇명이나 될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국사교육의 형식적 필수화를 탈피하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수업시수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국사 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역사’ 교과의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사과목은 ‘사회(역사포함)·도덕 교과군’의 일부로 되어 있다. 즉, 역사는 도덕·지리·일반사회 등 네 영역 가운데 하나로 규정되어 있고, 그 역사과목은 다시 국사와 동아시아사·세계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 국사 교육 내지 역사 교육의 정상화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역사 교육 내지 국사 교육의 정상화를 주장하면 ‘타 영역과의 형평성을 무시한 교과이기주의’로 매도해 왔다. 거듭 말하거니와 역사 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역사교과군’을 사회 과목 등과는 구별되는 독립된 별개의 교과군으로 설정해야 한다. 역사가 독립교과로 설정되면 국사는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등과 연계하여 더욱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역사가 독립교과군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다른 교과군의 수업시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때 사회탐구영역에 속하는 지리나 일반사회 혹은 도덕의 시간수를 줄여서는 결코 안 된다. 이 과목들도 학생들의 인성과 지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중등학교 교육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영어나 수학과목에 과다하게 배분된 시간에서 일부를 양보받아 재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타성화된 영어와 수학 중심의 틀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손보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의 정상화나 올바른 국사교육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작업은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치철학 및 인간의 진로를 고민하는 역사철학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올바른 철학을 가진 통치자와 교육행정가를 우리는 대망한다. 이제 우리는 국사 교육 내지 역사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국사 교육의 정상화는 우리나라 공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 시리아 ‘최악 피의 주말’ 120여명 사망

    시리아의 고도 다마스커스와 다라, 나세르 알 하리리 등이 지난 주말 피바다로 변했다. 지난주 48년 만에 계엄령 해제를 발표하며 반정부 시위대에게 당근을 흔들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철권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철저히 짓밟았다. 뉴욕타임스는 시리아 전역에서 지난 22, 23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벌어진 대규모 시위로 최소 120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인권단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22일 금요기도회를 맞아 전국적으로 벌어진 시위에서 최소 109명이 숨졌고, 23일에는 앞선 시위 참가 희생자들의 장례 행렬에 참가했던 조문객들의 항의 시위에 대해 정부가 총격을 가해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금요일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휩쓴 재스민 혁명 발생 이후 시민들이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앞서 시위를 벌이다 사망한 사람들의 장례식에 참석하거나 항의 시위를 벌이려고 거리에 나선 사람들이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는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시위대로 변하면서 장례식 뒤 또다시 대규모 시위가 재연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폭압 통치와 48년째로 이어진 아사드 가문의 독재에 항의하는 시위가 6주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만도 3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시위가 이어지고 규모도 커지자 아사드 정부는 시위대 등 반정부 인사들에 대해 탄압의 도를 더 높이고 있다면서 시리아 전역이 공포 분위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군과 비밀경찰들은 수도 다마스커스, 북부도시 바니아스 등에서 대대적인 가택 수색을 벌이면서 마구잡이식으로 인권단체 대표 등의 검거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의 유혈 진압이 강화되자 시위 중심지인 다라, 나세르 알 하리리와 카릴 알 라파이를 지역구로 한 무소속 의원 2명이 이에 항의해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 의원들은 “지역구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의 강경 유혈진압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국제사회는 폭력 유혈 진압의 즉각 중단 및 정치개혁 확대를 요구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33년 집권 예멘 대통령도 물러난다

    33년 집권 예멘 대통령도 물러난다

    예멘을 33년째 장기 통치해 온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30일 내 조기 퇴진’ 과 ‘연립정부 구성 및 60일 내 대선실시’를 골자로 한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을 전격 수용했다. 야권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조건을 달았다. 집권당이 연립정부의 주도권을 잡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 연맹 등 현장에서 시위를 주도해 온 젊은이들은 대통령의 즉각 퇴진 및 집권당 핵심 인사들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협상안을 둘러싼 집권당과 정당들 간의 물밑 접촉 및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등 예멘 사태가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또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중동의 재스민 혁명은 다시 활력을 얻게 됐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시리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살레 대통령이 퇴진하면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 이어 중동 및 북아프리카 반정부 시위로 물러나는 세 번째 지도자가 된다.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가 제시한 중재안에는 대통령과 가족, 그리고 측근들에 대한 사후 처벌 면제 방침이 포함돼 있다. 살레 대통령은 30일 안에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해야 한다. 또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정부가 퇴진 60일 안에 대통령선거를 실시, 새 대통령을 뽑도록 했다. 야권연합체 공동회합당(JMP)의 야신 노만 의장은 “살레의 집권당이 주도권을 갖는 통합정부 구성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재안은 살레가 지명한 야권 지도자가 통합정부 구성권한을 가지며, 통합정부 내각은 집권당 50%, 야당 40% 및 기타 정당 10%로 구성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주말까지도 중재안에 냉담했던 살레 대통령은 주요 군사령관 등 일부 측근과 주요 부족들이 잇따라 등을 돌리자 집권 국민의회당(GPC)을 통해 중재안을 전격 수용했다.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퇴진 압박을 강화한 것도 입장 변화를 가져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예멘에서는 지난 3개월 동안 정권퇴진 시위에 대한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만 120명을 넘어선 상태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살레 대통령이 퇴진 입장을 밝히자 성명을 통해 “우리는 GCC의 최근 방안을 환영한다.”면서 “살레 대통령의 권력이양의 시기와 형태가 확인돼야 하며, 이양이 즉각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나 ‘변화의 광장’에서 텐트를 친 채 모여 있는 반정부 시위대는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24일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또 예멘 남부 라히즈에서는 무장한 부족세력과 정부 보안 요원 간 무력 충돌이 불거져 군인과 경찰 4명 등 모두 5명이 숨지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한편 뉴욕타임스 등은 살레를 테러단체 알 카에다 활동에 맞서는 보루로 삼아 왔던 미국이 사회불안이 확대되자 입장을 바꿔 ‘살레 버리기’를 택했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김정은 ‘타임 100인’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이하 타임 100인)에 포함됐다. 타임은 21일 ‘타임 100인’을 발표하면서 김정은에 대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난하고 핵을 보유한 국가의 절대적 통치자로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타임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한류 스타 가수 비는 2006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타임 100인’에 꼽혔다.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비에 대해 타임은 “한국의 팝 스타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했다.”면서 그가 온라인 투표에서 인상적인 영향력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공교육 개혁을 주창해 주목을 받았던 한국계 미셸 리 전 워싱턴 DC 교육감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선정됐던 ‘피겨 여왕’ 김연아는 올해 빠졌다. 이집트 시민 봉기의 영웅인 구글의 중동·아프리카 담당 임원 와엘 고님(30)은 ‘타임 100인’ 명단의 첫 번째로 이름이 올랐다. 무아마르 카디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떠버리’라는 소개와 함께 목록에 포함됐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넷플릭스 최고경영자 리드 해스팅스,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창설자 줄리언 어산지도 100인에 포함됐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 중국의 반체제 인사이자 설치 미술가 아이웨이웨이, 오는 29일 ‘세기의 결혼식’을 거행하는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커플, 엄격한 교육 방식을 소개해 논란을 일으킨 책 ‘타이거 맘’의 저자 에이미 추도 명단에 들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주말 영화]

    ●왕이 되려던 사나이(EBS 토요일 밤 11시) 인도에 주둔했던 영국군 출신의 피치(마이클 케인)와 대니얼(숀 코너리)은 절도와 총기밀수 등 사기행각을 벌이다 추방당하게 된다. 피치는 과거에 키플링(크리스토퍼 플러머)의 시계를 훔쳤다가 알게 된 사이다. 키플링은 기회의 땅으로 가서 통치자가 되겠다는 피치와 대니얼에게 알렉산더 대왕이 그곳을 정복했었고 록산느라는 아내까지 있었다고 이야기해준다. 그러면서 프리메이슨 문양의 목걸이를 선물로 준다. 그렇게 무기와 술을 챙겨 길을 나선 두 사람은 혹독한 기후와 눈사태를 이겨낸 후 꿈에 그리던 카피리스탄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구루족 출신의 보병 빌리 피시를 통역자로 쓰게 된 두 사람은 군사들을 정비해나간다. 마침내 전쟁이 시작되고 날아오는 화살이 가슴에 박히지만 대니얼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이에 원주민들은 그가 ‘시칸더’ 즉 알렉산더 대왕의 아들이 신으로 내려왔다고 믿게 된다. ●라스트 프로포즈(OBS 일요일 밤 11시 50분) 명석한 두뇌에 뛰어난 외모의 샘(유덕화)은 홍콩 최고의 백만장자 사업가다. 모든 것을 가진 그이지만 세번의 이혼이 말해주듯 사랑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샘은 사업차 방문한 마카오에서 가난하지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당찬 매력의 클럽 댄서 밀란(서기)을 만나 첫 눈에 반한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달콤한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이들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 사교계는 발칵 뒤집힌다. 밀란이 상류층 여자로서의 덕목을 배우는 동안 샘 주변의 사람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결국 샘은 주위 사람들의 강요에 못 이겨 혼전 계약서를 내밀고 상처받은 밀란은 샘을 떠나고 만다. 그렇게 샘은 사업과 사랑 사이에서 일생일대의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데…. ●신의 손(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1930년대 흑백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 미국 내슈빌의 밴더빌트 대학 연구소에서 청소 등 잡일을 하던 흑인 청년 비비언 토머스는 대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탁월한 손재주와 의사를 꿈꾸는 열정으로 저명한 백인 외과의사인 블레이럭 박사의 조교가 된다. 그후, 박사를 따라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으로 옮겨간 비비언은 블레이럭의 주요 의학 연구와 수술에 점점 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 간다. 유색인종은 뒷문으로 출입하고 화장실도 백인과 따로 써야 했던 시대에 백인 의사와 흑인 조교는 끊임없이 언쟁하고 갈등하면서도 평생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가 된다. 극심한 논란 속에 치사율 백퍼센트였던 청색증 아기 환자의 심장을 세계 최초로 수술해 성공하면서 마침내 신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심장 수술의 길을 열게 된다.
  • [열린세상] 인간안보의 역동성과 정부/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인간안보의 역동성과 정부/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국가안전보장이란 국가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가의 존립 요소는 국가 구성 요소인 인구와 영토, 국가의 이념 및 통치제도를 포함한다. 전통적 국가 안보는 영토와 주권에 대한 군사·정치적 위협을 주로 다루었다. 인간(시민) 안보는 국가 안보에 의해 일치, 보장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핵, 인권, 환경 위협은 안보의 대상을 인간으로 확대시켰다. 1994년 유엔 인간개발보고서는 인간 안보의 개념을 식량 안보, 환경 안보 및 인권 안보를 포함해 다양하게 분류했다. 질병, 환경, 인권 문제는 초국가적 정치, 윤리 및 과학·기술 문제로 국제적 관리가 필요한 이슈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인간 안보와 국가 안보는 양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보스니아와 르완다, 최근 리비아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시민군 간의 유혈충돌은 정부가 시민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사례다. 이는 정부의 통치제도를 인권보다 앞세워 일어난 사태다. 유엔은 내정불간섭 원칙의 예외로 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허용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군에 의한 시민군의 대량학살이 국제 개입의 요인이다. 개입 목적은 국민 보호이나 통상 정권 교체로 확대된다. 수단은 외교·경제적 압박으로부터 군사적 개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국적군은 카다피의 집무실을 공습했다. 프랑스군대는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그바그보를 체포해 정권 교체를 지원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정상들은 공동명의로 카다피 축출을 위한 연합작전을 지속할 것을 밝히고 있다. 반대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인권보다 주권을 앞세운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BRICS) 5개국은 하이난 섬 ‘싼야(三亞)선언’을 통해 리비아에서의 무력 사용 배제 원칙과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해결을 주장했다. 일부 아랍 국가들은 유엔 결의에 따른 인도적 개입을 주권을 무시한 재생된 제국주의의 한 유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리비아의 내전 원인이 인권의 억압 이외에 권력 세습에 대한 시민의 저항에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철통 보안, 통제력 외에 정보화 수준과 시민사회의 성숙도가 낮아 당장 재스민 혁명의 파장을 차단할 수 있겠지만, 3대 세습을 추진하고 있는 김정일 정권이 중장기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히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핵을 포기한 카다피가 공격받자 핵에 대한 집착이 커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내정이 인도적 개입이 필요한 사태로 악화된다면, 핵 의혹을 가진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교훈으로 볼 때 위험 국가로 분류된 북한의 핵은 미국의 개입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유사 시 정권 안보의 시녀가 된 군부의 주민 폭력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4·19혁명 때 침해된 인간 안보는 아직도 사회통합에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한 법적·제도적 근간인 북한인권법은 국회 내에서 합의 부재로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 북한 자극과 인권 개선의 효과에 대한 회의가 반대 요인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일부 시민단체들의 전단 살포는 접경지역 주민들과 일부 종교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안보 불안감 조성이 반대 이유다. 정부는 북한의 결식 주민을 위해 식량을 지원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할 때 북한에 보내지는 식량은 김정일의 정권 안보를 도와준다는 이유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물질로 인한 환경과 인명 피해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는 국내 원전의 안전은 물론 일본, 중국, 북한의 원전사고에 의한 피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고리 1호기의 가동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놓고 있다. 철저한 안전진단을 위한 당국의 책임, 자연재해, 테러 대비 매뉴얼 제작, 한·중·일 협조체제의 필요성, 국내 원전정책의 재검토를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인간 안보 행위자들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한다. 인간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해소는 관련 정책의 투명성 및 평시와 위기 시 관리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있다.
  • 역사교과서 일본 왜곡이 문제라고? 그럼 한국은 자유로울까

    역사교과서 일본 왜곡이 문제라고? 그럼 한국은 자유로울까

    독도 문제 등을 포함한 일본 교과서가 파문을 일으켰다. 역사 왜곡뿐 아니라 검인정제 뒤에 숨어 사실상 이를 조장하는 일본 문부성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그렇다면 한국의 역사 교과서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까. 우리 교육부도 ‘좌편향’ 등의 이유를 들어 2008년 역사 교과서를 강제로 수정토록 했다.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학자들이 반발하면서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일본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역사와 교육학회’ 23일 학술대회 ‘역사와 교육학회’는 오는 23일 오후 1시 서울 동숭동 흥사단 대강당에서 ‘2009 개정 한국사 교과서 내용 분석과 비판’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학술대회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진행하는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국정 대신 검인정 교과서를 도입한 취지는 역사가 단편적 사실만 나열해 외울 게 많은 암기과목이라는 오해를 넘어서자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집필자나 출판사 모두 학생 스스로가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본문과 그림, 사진, 도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사실을 완전히 잘못 적었다든지, 교과서 구성이나 전개방식이 학생들의 학습 욕구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하다는 식의 비판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으나 해석이 조금 다를 수 있는 부분이나 본문 대신 사진 또는 표로 처리한 부분 같은 것을 들어 왜곡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술대회는 이런 풍토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한 교수는 덧붙였다. 지금의 중·고등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는 ‘2009 교육과정’이 급조됐다는 성토도 나왔다. 남한호 경북대 강사는 “노무현 정부 때 마련된 2007 교육과정은 중학교 때는 전근대사, 고등학교 때는 근현대사를 각각 배우도록 했다.”면서 “이전 ‘한국 근·현대사’가 선택과목이어서 근·현대사도 모르고 졸업한다는 문제점을 보완했고,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해 자민족 중심적이라고 비판받던 기존 ‘국사’ 과목의 한계도 벗어나려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선택과목에서 부랴부랴 필수로? 그런데 2009 교육과정은 중학교까지만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고 고등학교 ‘역사’는 ‘한국사’로 바꿔 선택과목으로 놔뒀다. 남 강사는 “역사 교과 축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올해 들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사태가 벌어지자 교육부가 부랴부랴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다고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교과서 내용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임종명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국가 정통성에 집착한 나머지 개정 교과서가 너무 돌발적인 사건으로만 채워져 있다.”고 비판했다. 예컨대 한국전쟁은 북한군의 기습 남침으로만, 4·19 혁명은 3·15 부정 선거 여파로만,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만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소 생뚱맞다.”면서 “그러다 보니 소단원으로 들어가면 설명의 정합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이 기습 남침 때문에 툭 불거졌다면 그 이전 남북 관계는 원만했다는 얘기인지, 3·15 부정선거가 문제라면 그 이전 이승만 정권의 통치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일관된 흐름을 타고 움직이는 서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리아 48년만에 비상사태 해제

    시리아 정부가 48년만에 비상사태 해제를 승인했다고 현지 관영 뉴스통신 사나(SANA)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치범 재판을 담당했던 국가보안법정을 철폐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하는 새 법안도 통과시켰다. 그러면서도 ‘무장봉기’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강온 병행 전략인 셈이다. 시리아 시민들은 한 달 전부터 시작된 민주화 시위에서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광범위한 개혁 조치를 시행하라고 요구해 왔다. 집권 바스당이 1963년에 만들어 발령한 비상사태법은 법관의 영장 없이 보안사범을 구속하고 통신망에 대한 감청과 언론매체 통제를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집권 세력은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이기 때문에 이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시민들은 세습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돼 왔다고 비난해왔다. 유화책과 별도로 내무부는 이날 이슬람 과격단체의 ‘무장봉기’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상사태 해제라는 시위대의 주요 요구가 받아들여졌으니 시민들이 추가 시위에 나설 경우 강경하게 진압할 것임을 현 체제가 경고한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현 체제는 지난달 15일 남부의 소도시 다라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한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해 200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고 인권단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1970년 무혈 쿠데타로 권력을 쥔 부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2000년에 사망하자 권력을 승계해 11년째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 군경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홈스 시계광장에서 밤샘 시위를 하던 시위대 수백명이 해산명령을 듣지 않자 발포,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현장에 있던 인권운동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은 시계광장에 모인 시위대 규모는 5000명을 넘었으며 이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가져온 것처럼 알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무기한 연좌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시위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시위대가 텐트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시민들은 이들을 위해 음식과 식수를 나눠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이승만기념사업회 사과 운운 진정성 없다”

    “이승만기념사업회 사과 운운 진정성 없다”

    “그런 사과가 어디 있느냐. 우리로선 총 한방 더 맞은 것이다.” 4·19혁명 51주년을 맞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80) 박사가 처음으로 혁명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과 입장을 밝혔으나 당사자 격인 4·19 단체는 발끈하는 분위기다. 반세기가 넘도록 사과는커녕 독재 통치 정당화에 골몰했던 사람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 운운하는 것은 희생자에 대한 결례이고 진정성도 없다는 것이다. 4·19혁명 당시 시위에 나섰던 청년들의 모임인 ‘4·19민주혁명회’ 오경섭(69) 회장은 18일 서울 필동 4·19혁명기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달랑 보도자료 하나 공문 형식으로 보낸 진정성 없는 사과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라면서 “이인수 박사와 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가 51년 만에 사과를 한다고 나섰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정신적으로 총 한방을 더 쏜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960년 4월 19일 당시 경동고 3학년이었던 오 회장은 서울 미아리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발포한 총 두발에 하복부 관통상을 입은 뒤 50여년 동안 4·19 희생자와 민주화를 위해 힘써 왔다. 그는 “유족과 희생자들과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사과는 형식적으로도 옳지 않고 내용적으로도 진정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인수 박사와 이승만기념사업회가 사죄의 뜻을 밝혔다. 입장은. -아주 불쾌하다. 사과문이 없는데 무슨 사과를 받아들이라는 거냐. 4·19혁명과 관련해 정부가 공식 인정한 당사자 단체는 우리를 포함해 딱 세 군데밖에 없다(정부가 인정한 4·19관련 공식단체는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3곳이다). 그런데 우리 중 어떤 단체에서도 직접적인 사과나 사과문을 받은 적이 없다. 정신적으로 우릴 능욕했다.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뜻인가. -사과라는 것은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간에 교감이 있어야 한다. 사전에 어떤 식으로 사과를 하겠다는 말도 없이 먼저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냈다. 우리 사무실로 보낸 공문도 언론사에 보낸 ‘기사 전제 요청의 건’ 공문이다(이승만기념사업회가 지난 15일 4·19민주혁명회 측에 보낸 공문 겉봉투에는 ‘보도자료 재중’이라고 적혀 있다). 당사자에게 직접 말도 없이 언론을 통해 ‘사과하겠다.’고 발표만 하면 그게 사과하는 거냐. →이인수 박사로부터 직접 사과는 없었나. -인터뷰 직전에 이인수 박사가 전화를 걸어 왔다. 대뜸 전화를 해서 한다는 말이 ‘내 나이가 80이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 내일 민주묘지에서 참배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얘기만 하더라. 사과 방법도 잘못됐고, 내용에 진정성도 없다. →이인수 박사 등이 19일 오전 수유리 민주묘지를 직접 찾아 참배를 하겠다고 하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 참배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물리적으로 막겠다.(4·19민주혁명회 등 3개 단체는 이날 오후 ‘이승만 추종자들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내세워 4·19민주묘지를 방문하고 헌화·참배하는 행위는 단연코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후대에 역사가들이 평가할 일이다. 이승만기념사업회나 유족들은 이제 와서 ‘이 전 대통령이 3·15 부정선거를 몰랐다.’ 이런 말만 되풀이한다. 역사적으로 큰 죄를 짓고 이제 와 사과하겠다는 사람들 인식이 이것밖에 안 되는지 한탄스럽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구제역 백신으로 다 못 잡아”

    경북 영천시 금호읍 황정리의 돼지 6마리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판명나자 대규모 살처분 이후 재입식을 준비하던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재확산을 우려하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경북도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는 김모(57)씨는 “백신을 접종하고도 구제역이 추가 발생할까 우려했는데 실제로 재발해 허탈하다.”면서 “생산 정상화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1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재발생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과정이다. 지난달 24일 ‘사실상 구제역 종료’를 천명한 것은 간헐적인 발생까지 막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축산농가의 가축이동 제한이 풀리고 돼지 재입식이 시작되면서 외국산 종돈 등에 의해 구제역이 재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현재까지 알려진 7종류의 구제역 바이러스를 모두 막을 수 있는 백신은 없다. 이번의 경우 정부가 맞힌 예방백신으로 막을 수 있는 ‘혈청형 O형’이 발생한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백신접종으로 대량의 구제역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다. 이번 구제역 재발생도 야생동물이나 농장주가 옮긴 대량 바이러스를 백신을 맞은 돼지가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구제역에 감염돼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서 발병을 완화하고 바이러스 배설량을 감소시켜 전파를 막아주는 것”이라면서 “바이러스가 대량으로 침입하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가축에 접종한 수입 예방백신이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와 83.5%의 일치도를 가지고 있다. 백신의 효과가 100%는 아니라는 의미다. 사실 백신 접종은 구제역의 창궐을 막을 수 있지만 종식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완의 경우 1997년 구제역 예방 백신 접종 이후 6년간 구제역이 종식되지 않은 바 있다. 백신을 맞히면 농가들이 방역에 관심을 덜 두기도 하고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던 어미돼지와 달리 새끼돼지는 구제역에 걸린 채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구제역의 완전 종식까지 적어도 2~3년이 걸리며 향후 6개월마다 백신을 재접종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구제역 재발생은 백신청정국을 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악재임이 분명하다. 백신청정국은 백신 접종 후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2년째에는 구제역 바이러스도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구제역 재확산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소는 구제역이 재확산될 확률이 더 높다. 소는 예방백신 접종 이후에 구제역에 감염되면 구제역 바이러스를 보유한 ‘캐리어’(carrier·보균자)가 될 수 있다. 임상증상은 없지만 구제역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이중복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미 축산농가들의 돼지 재입식이 구제역 재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면서 “국내 종돈이 부족해 외국 종돈을 들여오면서 축사 내에 남아 있던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구제역 재발생으로 축산농가들은 예방접종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믿음을 버리고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하는 한편 재입식에도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시리아는 ‘당근’ 바레인은 ‘채찍’

    “반미적인 시리아는 유화책, 친미적인 바레인은 강경책” 재스민 혁명의 여파로 사상 최대의 민중 시위를 겪고 있는 시리아와 바레인이 대조적인 처방책을 내놓고 시위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시리아의 철권 통치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개각과 함께 시위 사태 구속자 및 일부 정치범에 대한 사면조치를 내리며 유화적인 입장으로 반정부 세력에 대한 무마를 시도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아버지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의 30년 통치에 이어 2000년부터 11년째 집권하고 있는 그는 지난달 29일 농업장관이던 아델 사파르를 신임 총리로 발탁한 뒤, 이날 새 내각을 구성하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알아사드가 항구도시 바니야스 등에서 악명 높은 국가안전부대를 철수시키고 대신 정규군을 배치했다면서 이는 유화책의 하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무슬림의 금요기도회가 열리는 15일을 앞두고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한 무마책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시위대 3000여명은 정부의 유화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다라지역 중심부에 모여 거리행진을 벌이며 “자유를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아파로 이란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알아사드 집안은 미국과는 불편한 관계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시리아 정부의 시위 진압을 지원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사실이라면 개혁 조치에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우려를 전했다. 한편 바레인은 이번에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시아파 최대 야당인 알 웨파크와 이슬람행동연합 등 2개 야당을 해체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국영 뉴스통신사 BNA가 이날 보도했다. 미해군 5함대의 기항지이자 미국의 우방인 수니파 왕정국가 바레인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군대까지 끌어들여 자국 시위대를 철저하게 진압했다. 알 웨파크는 바레인 의회 40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8석을 보유한 정당으로 수니파의 권력 독점 혁파를 촉구하며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왔다. 하지만 셰이크 칼레드 빈 아흐메드 알칼리파 외무장관은 “정부는 정당 해체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면서 “관련 보도는 틀린 것”이라고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레인 정부가 두달간의 시위 사태 기간 동안 수백명을 체포하고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대중들의 입을 막고 있지만 오바마 정부는 못 본 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전문기자 jun88@seoul.co.kr
  • 카자흐 대통령 우상화, 北 김정일 따라하기?

    카자흐 대통령 우상화, 北 김정일 따라하기?

    카자흐스탄이 소련에서 독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20년째 집권하고 있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수도 아스타나에서 개봉되면서 때 아닌 우상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北 영화 ‘불멸의 역사’ 보는 듯 ‘내 어린 시절 하늘’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이 영화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어렸을 때부터 ‘꼬마 장군’ 풍모를 보였다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 마치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미화한 ‘불멸의 역사’ 시리즈를 보는 듯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자흐 경제수도인 알마티 외곽 마을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유목민 전통가옥인 유르트에서 자랐던 나자르바예프가 소년이 될 때까지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나자르바예프를 명랑하고 성실하게 어려운 환경을 이겨 나가는 ‘어린 영웅’으로 묘사했다. 배우 세명이 어린 시절 나자르바예프를 연기했으며 어른이 된 이후 장면에는 본인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나자르바예프가 성장한 시골을 배경으로 한 세트장을 만드는 데 들어간 돈만 300만 달러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속 시대 배경은 스탈린이 통치하던 2차 세계대전 당시인데도 나자르바예프는 매사냥을 능숙하게 즐기고 전통악기인 돔브라를 연주하며 말을 타고 태평스러운 시절을 보내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학교에선 우수한 학습 능력을 과시하고 빼어난 승마 솜씨로 말경주에서도 승리한다. 이 영화는 1940~50년대 카자흐의 역사적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카프카스 사람들이 카자흐로 강제 이주당하는 장면을 비롯해 소련이 카자흐 사람들에게 무자비하게 대했던 민감한 정치적 내용도 들어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영화를 감독한 루스템 압드라쇼프는 알마티에서 기자들에게 “나자르바예프 우상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에 말하지 못했던 소련 시대를 재평가하고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국부’(國父) 칭호를 받는 나자르바예프를 우상화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감독 “우상화 아닌 시대 재평가” 1940년에 태어난 나자르바예프는 대학 졸업 뒤 공산당에 입당했으며 1986년에는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임명됐고 고르바초프 집권 당시인 1989년 6월 카자흐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서기로 취임했다. 카자흐가 소련에서 독립한 1991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는 이후 여러 차례 임기를 늘리면서 지금까지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그는 95.5%라는 놀라운 득표율로 승리하면서 임기를 2016년까지 늘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철권’ 무바라크 검찰 앞엔 ‘새가슴’

    이스라엘군을 격파했던 국민적 전쟁 영웅으로 30년 동안 국정을 쥐락펴락한 무소불위의 독재자도 퇴임 후 검찰 앞에서는 작아 보였다. 지난 2월 11일 시민혁명으로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심장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입원했다. 현지 관영 뉴스통신 메나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심근경색으로 샤름 엘 셰이크 국제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과 알자지라 방송 등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지시하고 부정축재한 혐의 등으로 지난 10일 아들과 함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날 심문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식음을 전폐했다고 국영TV가 보도했다. 그러나 그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무바라크가 건강한지를 묻는 AFP통신의 질문에 “어느 정도(somewhat)”라고 답했다. 알아라비야 TV도 그가 “심문에 충분히 답할 수 있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현지 관영신문 알아흐람 등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피하려고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검찰은 무바라크와 그의 아들 가말, 알리를 수사하기 위해 15일 간 구속을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아랍권 국가에서 전직 통치자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무바라크는 구속 기간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우 전문기자 jun88@seoul.co.kr
  • [카이스트 어디로] 한상근 수리과학과 교수 “서총장 통리적 권한이 독단 불러”

    [카이스트 어디로] 한상근 수리과학과 교수 “서총장 통리적 권한이 독단 불러”

    “카이스트(KAIST)는 총장의 권한이 너무 막강합니다. 정관에서도 총장이 모든 것을 ‘통리(統理)’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카이스트 사태와 관련해 한상근(55)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소통의 부재가 학교를 이런 지경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통리는 나라를 다스린다는 ‘통치(統治)’와 같은 의미로, 한 교수는 이 단어를 학교 정관에서 처음 봤다며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10여년 전 교수평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이 만들어졌는데 아직까지 총장이 이를 실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참모격인 보직교수들이 직언을 못한 채 총장의 입만 보고 무조건 따르고 있어 서 총장의 일방통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남표식 개혁 정책’과 관련해 한 교수는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교수들이 미국 유학시절 해외에서 경험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운용이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개혁의 방향은 맞지만 추진 과정이 지나치게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른바 ‘100% 영어강의’를 예로 들었다. 한 교수는 “외국인 교수나 교포 출신 교수를 뽑아서 영어강의 비율을 높이자는 게 구성원들의 의견이었지만 서 총장은 여론수렴 없이 기존 교수들이 영어강의를 하도록 밀어붙였다.”면서 “학과 평가 때 영어강의 여부를 비중 있는 기준으로 삼으니까, 영어가 서투른 교수들도 영어로 수업을 했고, 그러니 효율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또 “영어강의는 매우 적은 ‘교수와 학생의 인간적인 접촉’을 단절해 버리고, 이미 많이 삭막한 학생들의 정서를 더 삭막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등등록금제와 관련,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등록금 격차가 최고 750만원까지 나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폐지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정년을 보장하는 ‘테뉴어’ 제도 역시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나이 많은 교수들이 후배 교수들에게 추천서를 써 달라고 사정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등 부작용이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선 단호한 어조로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 등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 총장은 아직 사퇴할 뜻이 없어 보이지만 카이스트가 변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美 “北인권 열악→개탄→암울”

    美 “北인권 열악→개탄→암울”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암울하다.”며 정보 소통, 적법 절차, 언론·표현의 자유 등 보호받아야 할 전 분야의 인권적 가치가 북한에서 유린되고 있다고 ‘2010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평가했다. ●“北 임신한 女수감자 낙태 강요도”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해마다 세계 각국의 인권 실태를 평가하는 것으로 올해는 194개국의 실태를 담았다. 2009년 보고서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열악하다.”고 했고, 지난해에는 “개탄스럽다.”고 하는 등 꾸준히 혹평을 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는 북한 체제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의 절대적 통치 아래에 있는 독재국가”라고 정의했다. 특히 탈북자 등의 증언을 인용, “임신한 여성 수감자들이 낙태를 강요당하거나 아기들이 수용소에서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병영 내 집단 따돌림, 양심적 병역 거부자 수감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소수 민족에 대한 차별을 거론하면서 지난해 정신병자 남편에게 살해당한 베트남 신부 사건을 사례로 제시했다. 여성 인권을 분석하면서 “한 국회의원이 여대생들에게 성희롱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을 해 출당 조치됐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관련 법규정을 정부가 광범위하게 해석하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거론하며,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미네르바’를 비롯해 47명의 블로거에 대한 기소가 헌법재판소 결정을 바탕으로 취하됐다.”고 했다. ●“中 상황 악화” 혹평… 中 “내정 간섭” 보고서는 중국의 인권 실태도 혹평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보고서 관련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올 들어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되는 부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자유로운 표현을 이유로 구금된 인사들을 전원 석방하고 인터넷 등의 표현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인권 훈장님’을 자처해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자신의 인권 문제나 많이 반성하길 충고한다.”고 반박했다. 국무부 인권 보고서는 해마다 중국 인권 문제를 비판해왔고, 그때마다 중국은 반발했다. 올해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언론인 피살과 공격이 계속되고, 정부가 표현·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박홍환·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오바마와 서방의 리비아 다루기/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오바마와 서방의 리비아 다루기/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리비아 사태가 밀고 밀리는 공방전 속에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는 반군의 석유 생산지와 전략 요충지를 탱크로 밀고 들어가 폭탄을 쏟아부어대면서도 해외에 외교적 중재를 시도하고, 반군과의 협상 의사를 흘리면서 출구를 찾고 있다. 카다피는 공습을 중단하고, 리비아 문제는 리비아인들끼리 해결하도록 내버려 달라는 호소를 담은 편지까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오바마는 카다피를 어떻게 하려는 걸까. 미국은 리비아 문제를 어떻게 풀려고 하나. 카다피에 대한 오바마와 미국의 정책 목표는 분명하다. 카다피 축출이다. 지난 2월 26일 연설 등 오바마의 여러 차례 연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여러 발언과 조치들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런데도 미국의 후속 조치들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나그네처럼 조심스럽기가 그지없다. 정권교체라는 정책 목표와는 달리, 오바마의 미국이 전과 달리 조심스럽고 제한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왜일까. 오바마의 미국은 이라크처럼 미국 혼자 나서서 군사 개입의 모든 결과와 책임을 지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새로운 형식의 대외 개입, 즉 제한적 개입과 국제사회 앞세우기를 내용으로 하는 ‘오바마 독트린’을 미국 정부는 인내심 있게 리비아 케이스에 적용하고 있는 참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을 앞세우고, 유엔 결의 뒤에 숨어 있다. 오바마가 전쟁 반대와 민주주의라는 기치를 들고 백악관에 입성했기 때문일까. 리비아 문제는 미국 안전의 핵심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고 리비아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다. 또 나토 회원국 간의 입장 차는 각자의 국익과 처지가 달라 좁히기 어렵고, 반카다피의 반군세력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는 물론 반미·반서방적인 세력들이 숨어 있는 것도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저하게 한다. 벌여놓은 아프간·이라크 전쟁의 부담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서 미국은 새 전쟁을 벌일 의지도, 힘도 없다. 장기전이 뻔한 리비아 내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무고한 국민들의 학살을 중지하고, 민주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점을 국제 개입의 명분으로 내세우며 나토 회원국들의 등을 떠밀고 있다. 이같은 점에서도 ‘오바마 독트린’은 우리에게는 냉전 후 미국의 대외개입주의 정책의 연속 정책으로 읽힌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소말리아에서의 군사 개입에 실패한 뒤 미국은 해외파병에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했다. 핵심 국익과 연결될 것, 국회 동의를 얻을 것, 군사작전은 속전속결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투자보다 효과가 클 것 등이다. 오바마 정부 들어서는 미국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다자적인 행동을 취하고 책임은 다른 나라에 떠맡긴다는 입장은 더 강화됐다. 클린턴 시대 “인도주의적 재난에 인도주의 간섭으로 맞선다.”는 원칙은 ‘평범한 시민 보호’란 말로 포장됐다. 부시 전 대통령이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서 ‘동맹국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강조했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폭넓은 동맹의 결성’을 입에 담고 있다. 나토 공습만으로는 카다피 축출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인지 영국과 프랑스를 앞세운 서구 국가들의 지상군 개입도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군의 지상전 개입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인도주의적인 재난에 부채질을 할 우려가 높다. 무정부상태의 악화도 불 보듯 뻔하다. 국제사회에서 다른 나라들의 반발과 견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인도주의 명분을 내세운, 주권을 넘어선 군사 개입의 관례화는 국제사회를 더 불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리비아 상황은 군사 개입보다는 협상과 외교적 방식을 통한 해결이 더 아쉬운 처지다. 리비아의 개인 전제정치, 가족통치는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아쉬운 것은 교전 당사자들의 휴전협상과 대화, 대화를 통한 변화와 미래의 모색이다.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들이 이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리비아가 미국과 서방국가들에 또 하나의 아프간, 이라크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 [카이스트의 슬픈 봄] “누가 볼까봐…” 텅빈 상담센터

    [카이스트의 슬픈 봄] “누가 볼까봐…” 텅빈 상담센터

    “모든 사람이 저만 쳐다보는 것 같아서 무서워요.” “그렇지 않아. 위축되지 말고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해.” 지난 5일 오후 4시쯤 카이스트 학생회관 앞 태을관 3층. ‘카이스트 상담센터’ 문틈으로 한 학생과 상담사의 대화가 새어 나왔다. 지친 목소리의 남학생은 압박감을 호소했고, 상담사는 자신감을 강조했다. 틀에 박힌 상담이었다. 3층 복도에는 이들의 상담 소리만 희미하게 들릴 뿐 오가는 사람이 없다. 실제로 학생들의 상담센터 이용은 저조했다. 한 상담사는 “하루 평균 2~4명 상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상담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 5일 운영된다. 상담시간은 1회 50분이고 상담사는 총 5명이다. 5월 이후 전임 상담사를 2명 더 둘 예정이다. 하지만 상담센터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부정적이라는 게 오히려 정확하다. 수리과학과 4학년 이병찬(23)씨는 “하루에 2~4명을 받는다는 것을 보면 상담하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학교에서는 상담사를 늘리면 다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데 상담사를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상담을 해서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자과 2학년 김모(20)씨도 “상담센터에 가는 것 자체가 경쟁이 심한 카이스트 내에서는 남들과 좀 다르다고 보여질 수도 있을 텐데 누가 당당하게 상담을 받겠나.”라고 말했다. 학업을 따라가기 어려워 지난주 도망치듯 상담센터를 찾았던 신입생 김모(19·여)씨는 “찾아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어렵게 상담센터를 찾았는데 상담사가 내 이야기만 들을 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한번 더 찾아오라고 했지만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이라면 선배나 친구도 있는데 굳이 센터에 찾아갈 필요가 있겠느냐.”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기계과 4학년 유모(24)씨는 “경쟁적인 학교 분위기에 적응을 못해 고민하다가 교내 상담센터가 아닌 외부 상담센터를 찾았다.”고 말했다. 대전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