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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키워드로 본 인물] 떠나간 독재자들

    [2011 키워드로 본 인물] 떠나간 독재자들

    장기 집권으로 악명 높았던 전세계 독재자들이 공교롭게도 올해 잇따라 세상을 떠나거나 권좌에서 물러났다. 무려 42년간 리비아를 장악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민주화 시위대에 쫓기다 지난 10월 20일 고향인 시르테에서 시민군에 붙잡혀 살해됐다. 시신이 정육점에 방치돼 구경거리가 되는 등 비참한 최후였다. 1974년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37년간 북한을 통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운명을 달리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야전열차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랍국가를 휩쓴 민주화 혁명의 여파로 어쩔 수 없이 권력을 내놓은 독재자들도 적지 않다. ‘아랍의 봄’의 발원지인 튀니지를 23년간 집권했던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튀니지 법원은 그에게 35년형을 선고했다. 30년 독재자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도 지난 2월 권좌에서 축출된 뒤 부패와 권력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1978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33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지난 11월 면책특권을 조건으로 대통령직 이양에 합의했다. 반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이후에도 권력을 쥐고 있는 유일한 독재자로 남아 있다.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전 대통령은 10년 집권도 모자라 지난 11월 대선 결과에 불복, 유혈사태를 촉발한 혐의로 전범재판을 받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통일비용 10년간 180조 소요”

    “통일비용 10년간 180조 소요”

    향후 한반도 통일비용은 1570억 달러(180조원) 정도 소요되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2197억 달러(253조원)로 통일에 따른 이득이 비용보다 73조원 정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기존의 노선을 답습하는 ‘유훈통치’ 기간이 김일성 주석의 유훈통치보다 짧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수석연구위원은 29일 ‘포스트 김정일 시대 개막’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의 1인당 소득을 3000달러로 끌어올리는 데는 10년(1570억 달러), 7000달러로는 15년(4710억 달러), 1만 달러로는 18년(7650억 달러)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남한이 통일비용을 모두 부담하게 될 때의 추정치이고, 정부 재정지출과 민간 투자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그러나 통일 뒤 남한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생산 효과와 국방비·국가위험도 감소 효과 등을 합친 통일편익은 통일 뒤 10년간 2197억 달러, 통일 편익에서 비용을 뺀 통일 순편익은 627억 달러로 추산됐다. 통일편익은 기간이 15년일 때 5362억 달러, 18년 때 8350억 달러 등으로 늘어난다. 홍 위원은 “통일편익은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적·비경제적 시너지 효과로 인해 더욱 커지고, 비용은 북한의 경제 발전과 함께 감소할 것”이라면서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비경제적인 부분까지 고려할 때 통일 비용 대비 편익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정치·경제적으로 선군정치와 강성대국 건설 기조를 유지하고, 유훈통치 기간 대외원조 확보와 북·미관계 개선, 국제사회에서의 평화적 지도자 이미지 부상 등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측했다. 홍 위원은 “다만 체제의 조기 안착과 비전 제시를 위해 유훈통치 기간은 김일성 주석 사망 때(3년)보다 2년 짧은 1년가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북한이 실리외교를 추구함에 따라 내년 중 6자회담이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되나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홍 위원은 “북한이 내부체제 강화와 강경 이미지 부각을 위해 대남 강경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북한의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북한이 친남북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북한 ‘김정일 최대유산 핵’을 버려야 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과 추모대회가 잇따라 마무리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그제(현지시간) 북·미 대화 재개 문제와 관련, “우리는 북측으로부터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이어 미국을 방문한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면담한 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조건 하에서 대화과정이 재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미 모두 김정은 체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대화 재개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대화 채널을 복원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대화보다는 ‘대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그제 노동신문을 통해 ‘핵보유’를 김 위원장이 남긴 최고의 유산이라고 주장하며 선군 유훈통치를 거듭 시사했다.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유연한 대북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음에도 단절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전향적인 뜻을 밝힌 것이다. 정부 관계자도 언급했듯 북한이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새 체제에서도 도발을 멈추지 않고 끝내 비핵화를 거부한다면 무작정 대북 유연정책을 구사할 수도, 구사해서도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핵문제의 해결 없이 한반도의 평화는 있을 수 없다. ‘핵위협’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북한은 고립무원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미국,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대체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에 이해가 일치한다. 그러나 극심한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이 민(民)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군(先軍)으로만 내달린다면 체제의 위기는 내부에서부터 찾아올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식량 지원과 경협 확대가 시급한 북한으로서는 스스로 개혁·개방의 길을 가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북한은 이제라도 핵개발은 최대의 유산이 아니라 최악의 유산이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 “계승자 김정은, 김정일 이은 영도자”… 유훈통치 공식 선언

    2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앙추도대회에서 낭독된 지도부 추도사는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찬양과 충성 다짐을 통해 김정은에 의해 김 위원장의 ‘유훈통치’가 시작됐음을 공식 선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추도사에서 “김정일 동지께서는 고난의 행군, 강행군의 준엄한 시기에 독창적 선군정치로 우리 인민군대를 혁명강군으로 키우시고 우리 조국을 세계적인 군사강국, 당당한 핵보유국으로 전변시킴으로써 우리 인민이 대대손손 자주적 인민으로 살아갈 억년 기틀을 마련하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유훈이 선군정치 및 핵보유국 지위 주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어 “오늘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자인 김정은 동지께서 서 계신다.”며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운 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영도, 인격과 덕망, 담력과 배짱을 그대로 이어받으신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최고 영도자이시다.”라고 치켜세웠다. 김정은의 권력 승계에 대한 정통성을 내세우고 ‘최고 영도자’라는 표현을 사용으로써 김정은 시대가 열렸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김기남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비서는 연설에서 “우리는 우리 당과 인민의 최고 영도자이신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오늘의 슬픔을 천백배의 힘과 용기로 바꾸어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위업을 한치의 양보나 드팀도 없이 빛나게 계승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김정은 영도를 바탕으로 유훈통치를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인민군대를 대표한 김정각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도 연설에서 “김정은 동지는 우리 혁명무력의 최고 영도자이시며 불세출의 선군영장이시다.”라며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뒤 “우리 인민군대는 만약 적들이 감히 건드린다면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진막강한 군사적 위력을 총동원하여 놈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성취할 것”이라고 밝혀 군부가 더욱 강경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김정일에 대한 추모보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대회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추도대회를 생중계한 것은 김정은이 모든 것을 갖췄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김정은 체제가 시작됐음을 공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미경·최지숙기자 chaplin7@seoul.co.kr
  • 멀어지는 한나라… MB ‘마지막 1년’ 국정 고심

    멀어지는 한나라… MB ‘마지막 1년’ 국정 고심

    안팎의 난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시련의 시간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내 정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 ‘쇄신’을 외치고 있는 한나라당의 ‘탈(脫)MB’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구성한 비대위 일부 인사들은 이상득·이재오 의원 등 현 정권 ‘실세’의 용퇴를 요구하며 청와대와 드러나게 각을 세우고 있다. ●“어떤주장 나와도 지켜볼 수밖에” 29일 박 위원장이 직접 ‘수위 조절’에 나서긴 했지만, 이는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와는 확실하게 등을 돌리고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과의 정책 차별화를 주장하던 지금까지의 요구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당 일각의 목소리도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임기 5년 차를 맞는 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고민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청와대가 섣불리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냐.”면서 “당내에서 어떤 주의·주장이 나오더라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도 “당 바깥에 있던 사람들이 당에 처음 들어온 만큼 그 정도 얘기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다만 정제된 요구가 아닌 것에 대해 청와대가 굳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잠시 ‘휴지기’를 가졌던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사건 등이 김 위원장 영결식이 끝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청와대로서는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잘못한 것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털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는 있다. 하지만 이미 레임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칙론’만 고집하다가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북정책 등 외교력도 시험대 대외적으로는 이 대통령의 외교력도 시험대에 올라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불안해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도 이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다. 북한이 ‘유훈통치’를 내세우며 ‘김정은 체제’를 공식 선언했지만 북한 정세는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내년 1월 1일 신년공동사설 내용에 달렸지만 우리 정부가 유연한 대북정책으로 기조를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012년 임진년(壬辰年) 신년화두를 ‘임사이구’(臨事而懼)로 정했다. ‘어려운 시기, 큰 일에 임하여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는 뜻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론] 매뉴얼 패러다임 국가를 넘어서/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매뉴얼 패러다임 국가를 넘어서/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세상이 들끓는 듯 요동치던 신묘년이 막을 내리고 있다. 연초부터 저 멀리 중동에서 솟구친 뜨거운 민주화의 모래바람은 영원할 것만 같던 독재자들의 통치에 종지부를 찍었다. 무자비한 유혈진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열망은 가라앉을 줄 모른 채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럽의 곤경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이나 아시아 국가들도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회원국 사이의 협조체제에 행여 금이라도 갈까 노심초사하는 유럽연합의 모습은 예전의 자부심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20여년 동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해 온 미국에도 2011년은 썩 흥겨웠던 해가 아니었을 듯싶다. 이라크 철군을 제외하곤 오바마 행정부 1기의 마지막 해에 제대로 실현된 국가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의 깊은 수렁은 여전히 미국의 발목을 낚아채고 있으며, 여러 국제기구와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중남미의 반세계화, 반미주의는 미국의 헤게모니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시름시름하는 국내경제를 회생시킬 만한 특효약도 소진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적 행태는 이제 지도국의 위용과 명분을 뽐내기보다는 소심한 자국 이해관계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이면에 지칠 줄 모르고 성장가도를 달려온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가 신용경색에 시달리면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군사적, 외교적 공세는 주변 국가들에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중국의 성장은 글로벌 차원의 권력 변동을 결정짓는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 3월의 지진과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로 홍역을 치른 일본의 대외적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남북 대립과 북핵위기로 신음하는 한반도가 자리 잡고 있다. 2012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변 강대국에서 권력체제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총선 및 18대 대선 이외에도 러시아 대선과 미국대통령 중간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중국은 10월의 19차 당대회에서 권력승계가 예정돼 있다. 김정일의 사망은 이러한 변화 가능성의 불안정성과 심각성을 더욱 배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질 이러한 정치권력의 변동 가능성은 분명 2012년의 동아시아와 한반도 국제정세를 대단히 역동적이고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정답을 신속하게 찾을 묘책이 없다는 점에 어려움이 있다. 분명한 점은,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과거와 같은 ‘매뉴얼 패러다임’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완벽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예상치 못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국가제도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자. 국가의 기초체력을 기르고,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런 개선은 더 이상 국가주도형으로 가능하지 않다. 하향식 명령체계가 완벽하지도 않거니와 실제로 작동하는 데 수많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래로부터’ 작동하는 상향식 참여문화를 통해 국가제도의 체질을 강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2012년의 권력 변동은 그 어떤 이슈보다도 우리의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외적으로 한층 건실하면서도 유연한 그랜드 디자인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한데, 우리가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기술적 기반과 참여형 정치문화의 경험은 이런 과업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잘 융합하여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불확실한 권력 변동과 대외관계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것은 지도자나 정부만의 몫이 아니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정치는 단순한 ‘과학’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이다.
  • 평양시민 10만 운집… 김영남이 추도사

    북한은 29일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민 10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도대회를 열고 새 지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전날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열린 영결식이 김 위원장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자리였다면, 추도대회는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대규모 정치행사였다. 오전 10시 55분 추도대회가 시작되자 김정은은 측근들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김정은의 왼쪽으로는 리영호·김영춘·김정각·오극렬·리용무·우동측·김기남·장성택·최태복이, 오른쪽으로는 김영남·최영림·김경희·전병호·김국태·양형섭·강석주·변영립·박도춘·김락희·태종수·김평해·박봉주 등이 섰다. 주석단 자리는 원로급 인사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사망을 전후로 권력 서열에서 밀려나 ‘지는 해’가 됐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은 이번에 김정은으로부터 네 번째 자리를 꿰차 군부 원로의 입지를 과시했다. 북한의 새 지도부는 “김정은 동지를 혁명의 최고 수위에 높이 모시고 그이의 두리에 굳게 뭉쳐 억세게 나아가는 앞길에는 오직 승리와 영광만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도사는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았다. 그는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추도사를 담당했었다. 추도사를 할 것으로 예상됐던 권력 2인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3대 권력세습의 정당성에 힘을 실어주는 추도대회인 만큼 실제 권력 서열보다 공식 권력 서열에 초점을 맞춰 추도사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김영남은 김일성·김정일 양대 통치체제에 걸쳐 핵심 권력으로 일한 북한의 최고 원로다. 이 밖에 김기남 당 비서와 김정각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리용철 청년동맹 1비서가 각 부문을 대표해 새 지도자에 대한 충성과 단결을 강조하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47세의 ‘신세대 간부’ 리용철은 젊은 김정은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차원에서 연단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광장 곳곳에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주체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수하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자’ 등의 표어가 새로 나붙었다. 평양 시민들은 김일성광장뿐만 아니라 당 창건기념탑, 4·25문화회관, 평양체육관 등 주요 건물 앞에도 모여 새 시대의 태동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추위에 오랜 시간 서 있었는지 시민들의 얼굴에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알록달록한 점퍼를 입고 무리지어 서 있는 어린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김정은은 행사 초반 얼굴을 찡그리고 다소 지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중반에 이르자 한결 여유 있는 표정으로 주석단에서 10만 군중을 내려다봤다. 조선중앙TV는 연설자들이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강조할 때마다 김정은을 클로즈업했다. 추도대회에서도 김 위원장의 장남 정남과 차남 정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막내 딸 김여정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추도사를 할 때 그 뒤를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다 카메라에 포착됐다. 추도행사는 4분간 조포를 쏘고 묵념을 하는 것으로 오전 11시 54분쯤 마무리됐다. 북한 방송들은 김 주석 때와 마찬가지로 추도행사를 생중계했다. 생중계는 김정은의 존재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고 내부적으로는 추모 열기와 새 지도자의 위용 등을 주민들에게 보여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정권 좌절땐 ‘새 지도자’?

    김정은 정권 좌절땐 ‘새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40)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열린 영결식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그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때 평양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결국 좌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남이 권력투쟁을 벌여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김정은(29) 체제가 아직 불안정한 만큼 거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이 발표한 국가장의위원 232명의 명단에는 김정남의 이름이 들어 있지 않았다. 김정일의 둘째 부인 성혜림(2002년 사망)이 낳은 김정남은 1990년대 후반까지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2001년 가짜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되면서 아버지 눈 밖에 났고 김정일이 평소 총애하던 셋째 부인 고영희의 아들 정은에게 관심이 옮겨 갔다는 게 표면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김정남이 북 통치자금의 ‘돈세탁’을 담당한다는 주장과 실세인 고모부 장성택과 막역한 관계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그의 운명이 반드시 회색빛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돈다. 북한이 빠르게 새 후계 체제로 변화를 꾀하다 좌절될 경우, 체제 안정을 위해 김정남을 다시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은 김정은 정권이 도저히 가망 없을 경우, 친중파로 알려진 김정남을 지도자로 세우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암살설’ 등 김정남을 둘러싼 다양한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의 신변이 아버지인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만큼 안전하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김정남은 2008년 여름 김정일이 쓰러지기 전까지 평양을 마음대로 드나들었으나, 2009년 초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뒤 북한 땅을 밟지 못했다. 마카오와 홍콩 등을 떠돌며 본격적인 유랑생활에 들어간 것도 이 무렵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김정은 체제 개막… 영구차 ‘호위 7인’ 시대?

    김정은 체제 개막… 영구차 ‘호위 7인’ 시대?

    북한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이 28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37년의 굴곡진 김정일 체제를 마감하고 29세 젊은 청년의 새 지도체제를 맞는 북한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 줬다. 금수산기념궁전을 빠져나온 운구 행렬은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을 앞세우고 김일성광장을 지나 평양 시내를 돌며 주민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후계자 김정은은 붉은 기가 덮인 영구차의 오른편 선두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눈길을 걸었다. 김정은 뒤에서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가, 건너편에서는 리영호 총참모장·김영춘 인민무력부장·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 북한의 새 지도부가 영구차를 호위했다. 영구차에 가려 얼굴이 확인되지 않은 네 번째 인물은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으로 추정된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자신의 시대를 연 김정은은 유훈통치를 통해 새 지도체제를 다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운구차 붙잡고 눈물… 운구행렬 평양 40여㎞ 돌아[동영상]

    김정은, 운구차 붙잡고 눈물… 운구행렬 평양 40여㎞ 돌아[동영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8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영면에 들며 37년간 북한의 절대 통치자로 군림했던 영욕의 세월을 내려놓았다. 냉·온탕을 오가는 대외정책으로 한반도 정세를 쥐고 흔들었던 1인자가 사라진 북한의 앞날을 예고라도 하듯 영결식이 진행된 이날은 온종일 회색빛을 띠었다. 김 위원장 운구 행렬은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수천명의 인민군을 마지막으로 사열하며 영결식 장소인 금수산기념궁전 앞마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형 영정이 내걸린 선두 차량 뒤로 검은색 리무진 등이 호위하듯 따랐고, 국화와 붉은기로 장식된 영구차가 중앙에 섰다. 그 뒤로 흰색 리무진 수십여대가 꼬리를 이었다. 영구차는 1994년 7월 19일 김일성 주석의 시신 운구에 사용됐던 것과 같은 포드사의 최고급 리무진 ‘링컨 컨티넨털’이었다. ●김정은 주위 당·군 지도부 ‘호위’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검은 상복 차림으로 영구차의 오른쪽 맨 앞에 서서 영구차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눈길을 걸었다. 표정은 침통했으나 금수산기념궁전에 도열한 조선인민군 군기 종대와 육·해·공군 및 노농적위대 의장대를 지날 때는 거수경례로 자세를 바꿔 지도자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구차의 오른쪽에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왼쪽에는 리영호 총참모장 등 군 지도부가 호위하듯 섰다. 김 위원장 ‘옹위세력’이었던 인민군과 당·국가기관 구성원들은 운구 행렬이 광장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금수산기념궁전 정문으로 올 때까지 90도로 허리를 굽힌 자세를 유지하며 예를 표시했다. 운구 행렬이 금수산기념궁전을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여성들은 발을 동동거리며 울음을 터뜨렸고, 인민군 군관들은 눈물을 훔쳤다. 영결식을 중계하던 조선중앙TV 리춘희 아나운서는 “가장 비통한 마음과 전 세계 뜨거운 추모의 마음이 모여든 금수산궁전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영결식을 엄숙히 거행하고 우리 장군님을 생전 모습 그대로 정중히 모신 자동차가 영웅거리로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인민군은 인터뷰에서 “하늘도 눈물처럼 눈을 끊임없이 쏟고 있다. 대국상에 하늘인들 울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군관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운구 행렬은 평양 시내를 돌았다. 개선문, 김일성광장, 주체사상탑, 통일거리, 충성탑, 평양체육관, 조국해방전쟁기념탑, 옥류교 등 40여㎞를 돌아오는 거리였다. 운구 행렬이 지나는 도로에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평양 시민들이 도열해 김 위원장을 떠나보내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초록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김 위원장의 운구차가 지날 때마다 모자를 벗어 예를 갖췄다. 하지만 카메라와 멀리 떨어진 뒷줄의 주민들은 앞줄과 달리 덤덤한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운구 행렬은 군악대, 김정은 부위원장 대형 화환, 군인들이 탑승한 모터사이클,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 운구차, 장의위원들이 탑승한 차량 순으로 이어졌다. 장의위원과 당 고위 간부들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은 김 위원장이 즐겨 타던 벤츠가 다수를 차지했다. ●평양 시민들 도열해 오열 김 위원장 영결식은 전날 밤부터 내린 눈으로 당초 시작될 예정이었던 오전 10시보다 늦은 오후 2시에 열렸다. 북한은 아침부터 많은 인력을 동원해 제설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운구차가 지나기로 예정된 길은 평양 시민들이 나서 깨끗하게 눈을 치운 상태였다. 북한 매체들은 특보체제를 이어 갔다. 조선중앙TV는 오전 7시부터 김 위원장의 일대기와 사진, 업적 등을 담은 방송을 시작해 사실상 종일 방송을 했다. 방송은 오후 2시 넘어 영결식 중계를 시작하며 ‘실황중계’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거리 행진을 마친 김 위원장의 시신은 오후 4시 40분쯤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돌아와 중앙방 가운데의 투명한 유리 안에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푸틴 ‘왕의 남자’ 내치고 민심 달래기

    러시아 전역의 ‘부정 총선 규탄 시위’로 위기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정국 반전을 위해 ‘오른팔’을 스스로 잘라냈다. ‘푸틴 사단’의 핵심이자 러시아식 민주주의 개념을 만든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47)을 전격 교체했다. 수르코프는 푸틴에 대해 “신이 러시아에 보내준 선물”이라고 치켜세우며 충성한 인물이다. 내년 대선을 통해 크렘린(대통령궁) 복귀를 꿈꾸는 푸틴이 자신의 ‘두뇌’ 격인 측근을 내쳐서라도 민심을 달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수르코프 부실장을 부총리에 임명했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으로 그는 국내 정치 문제에서 손을 떼는 대신 경제 혁신 등의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수르코프는 1999년부터 대통령 행정실에서 일해 온 대표적인 ‘스핀닥터’(홍보 전문가)다. 특히 푸틴이 대통령이던 2000년대 중반 강경한 대외 노선과 민간에 대한 국가 통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주권 민주주의’ 개념을 입안해 푸틴 행정부의 핵심 통치 철학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정치 전면에 나서지는 않으면서도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어둠의 추기경’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행정부에 들어서기 전에는 1980년대 후반부터 메나테프 은행과 러시아 알파은행, 관영 방송사인 ORT TV 등의 홍보 부문을 이끌었다. 푸틴은 수르코프의 ‘강한 러시아’ 전략 덕에 인기몰이했지만 최근 중산층이 이를 “낡아빠진 정치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며 등을 돌려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푸틴은 수르코프를 희생양 삼아 자신의 정치 개혁 의지를 보여 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항명했다가 내각에서 쫓겨난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수르코프는) 현재의 정치공학을 직접적으로 작동시키는 인물”이라면서 “푸틴과 메드베데프가 그를 퇴진시킨 것은 정치 체제를 바꾸겠다는 중요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수르코프는 “왜 (크렘린을) 떠나게 됐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정(에 대한 열망)이 자신의 자녀를 삼켜 버린 격”이라고 에둘러 심경을 표했다. 그는 또 “이 멋진 신세계에서 나는 너무 혐오스러운 것 같다.”면서 “내 고용주와 동료들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푸틴 총리는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야당 지도자들과 대화를 하라는 시위대 요구를 “대화할 만한 사람이 없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는 총선 결과에 대해서도 “총선 재검토는 논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경희·김영춘 경쟁구도 ‘눈길’

    김경희·김영춘 경쟁구도 ‘눈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그의 후계자인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쇄신 인사를 단행하면서 후계 구축을 위한 인적 구성 윤곽은 어느 정도 잡혔었지만 최근 국가장의위원회 구성 및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행렬 등을 들여다보면 ‘김정은의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들은 김정은이 이른바 ‘유훈통치’ 이후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주도권 다툼을 벌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이 발표된 지 하루 뒤인 지난 20일 김정은이 처음으로 금수산기념궁전에 참배했을 때 함께 등장한 당과 군, 국가기구 지도부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 최영림 내각총리, 리영호 총참모장, 김경희 정치국 위원,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전병호 국방위원회 위원,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김기남 당 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30여명이다. 이들 가운데는 강석주 내각부총리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최룡해 당 비서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의 특징은 당과 군, 국가기구 등에 하나 이상씩의 직책을 갖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또 20일에 이어 23일 김정은이 금수산기념궁전을 다시 찾았을 때도 어김없이 그와 함께 줄을 서 참배하고 조문단을 맞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또 24일 대성산혁명열사릉에 있는 김 위원장 생모 김정숙 동상에 화환을 진정하는 행사에도 참석했다.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김정숙 우상화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눈에 띄는 사람들은 20일과 23일, 24일 모두 서열 10위 권으로 나타난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는 지난 9월 당 대표자회에서 별다른 직책을 받지 못해 김 위원장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29번째로 이름을 올린 데다가, 참배 행사에 모두 나타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정치국 위원 겸 경공업부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의 역학관계도 눈길을 끈다. 김경희는 국가장의위원회 서열 15위에다가 20일과 23일 참배에서 4번째 이름을 올려 김영춘(국가장의위원회 서열 5번째, 참배 5번째)과 경쟁구도를 보였다. 이들에 비해 장성택은 국가장의위원회에서 20번째를 기록했고, 참배 서열도 14~15번째에 그쳐 뒤처진 것처럼 보였으나 23일 참배에서 대장 군복을 입고 등장, 당과 군을 동시에 장악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이들과 함께 강석주·김양건·김영일 등 대외관계에 주로 관여해 온 인물들도 어김없이 김정은 옆에서 자리를 지켰고, 최룡해·문경덕·주규창·우동측 등 지난해 9월 당 대표자회에서 당의 주요 직책을 차지하면서 새롭게 부상했던 인사들도 얼굴을 다시 보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김경희 등 소위 친족그룹 외에도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 갈 새 지도부 인사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당과 군, 국가기구 등에서 어떤 역할을 해 나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시론] 北 군부 쿠데타 가능성 희박하다/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시론] 北 군부 쿠데타 가능성 희박하다/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북한 조선중앙 TV는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시며 우리 당과 인민의 탁월한 영도자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서 계신다.’고 밝혔다.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앞으로 북한체제를 이끌어 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후계체제가 안착 후 순항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이르다. 김정은은 20년간 후계수업을 받은 김정일에 비해 3년 만에 북한의 영도 인이 되었다. 경험 부족은 물론 권력기반을 다질 시간이 턱없이 짧았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외에 다른 직책을 가지지 못했다. 북한에서 당과 인민을 영도하려면 당(총비서), 정부(국방위원장), 군(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총사령관) 등의 수장이 돼야 한다. 당·정·군의 요직을 교차 겸직하는 제도는 당 노선과 정책을 일관하게 추진하려는 것이다. 권력 엘리트의 영향력은 겸직의 수에 의존한다. 김정은 체제의 순항 여부는 이러한 권력 엘리트의 지지가 관건이다. 2010년 9월 김정은 후계체제의 구축을 위해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는 중앙위원을 비롯해 정치국위원과 후보위원, 중앙군사위위원회 위원 등을 선출했다. 실세라고 알려진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행정부장으로서 정치국 후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임명됐다. 차수로 승진한 리영호는 군령을 행사할 수 있는 총참모부장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되었다. 김정은 옹립 공신으로 알려진 최룡해는 전 인민무력부장 최현의 아들로서 정치국 후보위원과 당비서이다. 조명록 사망 후 군 인사권과 감독권을 가진 총정치국 제1부부장 김정각은 정치국 후보위원, 중앙군사위원회위원, 국방위원이다.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우동측은 정치국 후보위원,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다. 이러한 권력 엘리트들의 중복 배치는 소수 특정 엘리트의 행동으로 권력질서를 깰 수 없도록 하는 견제장치의 역할도 하고 있다. 중국과 옛소련에서 보듯이 지도자 교체를 위해서는 당 핵심 간부 다수의 합의가 필요하다. 경제적 곤경과 국제적 고립 등 내우외환에 처한 김정은 리더십은 안정을 위해 단결이 요구될 때이다. 이는 권력 엘리트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군의 쿠데타 가능성도 희박하다. 북한군은 당에 통합된 부분이다. 군은 국정운영의 주요 정책결정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다. 선군정치로 당이 군에 끌려다니기보다 ‘군대를 틀어쥐고 앞세워’ 정치 안정과 사회질서 유지 및 경제 건설에 군을 활용하고 있다. 군내의 종파는 군에 침투한 당 조직에 의해 철저히 색출되고 있다. 지난 당대표대회 이후 군부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장성택이 국방 분야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지만, 김정은에 대한 후견적 역할이 적정수위를 넘을 때 군과 당의 다른 간부에 의해 견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군에 대한 당 영도의 성격상 당이 노선과 정책 대립으로 분열돼 권력투쟁으로 비화하거나 정치혼란이 올 때 군이 권력문제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후견적 역할을 지속하리라 본다. 하지만, 김정은 리더십이 북한을 안정적으로 통치할 수 없는 상항에 직면한다면 북한의 리더십 변화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일정 기간의 과도체제를 거친 후 당 총서기직을 맡는다 해도 김정일이 주체적 혁명노선, 통일노선, 대외노선 등의 결정을 독점했던 것처럼 할 수 있을까.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당비서와 국방위원들과 유지했던 수직적 관계를 계속 유지해 영을 세울 수 있을까. 또 정책논쟁을 권위 있게 조정, 총괄할 수 있을까. 정책 실패로 인민생활이 더욱 곤궁해질 때 예전처럼 몇몇 책임간부에 대한 척결로 권력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리는 이러한 사태가 김정은 권력구도에 미칠 파문에 대한 정보 실패가 없도록 정보력의 강화를 위한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대북 핵심정보에 밝은 중국과의 정보교류를 심화시켜야 한다.
  • [포스트 김정일-北 어디로 가나] ⑥ 김정은 시대 北 대외경제정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텅빈 곳간’을 떠안게 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2012년 이른바 ‘강성대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식량 확보, 평양시내 주택 10만가구 건설, 전력문제 해결 등 3대 과제 해결에 주력해 왔다. 특히 전력 부문에 국력을 집중한 결과 한국 4인 가족 기준 4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40만㎾ 규모의 발전소 완공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하지만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한 평양시내 10만 가구 건설계획은 무리한 공사로 부실투성이고 식량난은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죽음으로 강성대국 진입과 달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2012년 4월까지 강성대국 진입에 큰 성과가 없으면 주민들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주민들의 불만이 체제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고려해 우선 인민생활향상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총체적 난국’인 북한 경제를 어디서부터 손을 댈 것이냐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30만㎾급의 희천발전소, 5만㎾급의 어랑천발전소·백두선군청년발전소 건설로 전력량은 공장을 별 탈 없이 가동할 수 있을 만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랜 침체기를 겪으면서 대규모 실업자가 양산됐고, 배급마저 중단되면서 주민 생활은 여전히 피폐한 상태다. 김정은이 주도했던 화폐개혁이 실패하면서 물가도 급등했다. 일반 경제의 몰락은 당장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김정은은 급한 대로 아버지의 비자금을 풀어 민심을 잡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경제난 극복을 위한 개혁·개방에 나설지 주목되지만 유훈통치 기간에는 기존 경제 정책의 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익표 대외경제연구원 박사는 “김 위원장이 중장기 10년 계획까지 만들었기 때문에 1~2년 사이에는 이를 유지한다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단기 대책으로 북·중 경제협력 강화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나진·선봉, 신의주, 황금평 개발이 시작됐고 중·장기적으로는 개발 사업이 북한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경희 경공업 부장이 이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스위스에서 유학을 하며 선진 경제를 접한 김정은은 ‘은둔형 지도자’ 김 위원장보다 개혁·개방에 전향적 시각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주석도 청년 시절 5년간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며 서구 경제에 눈을 떠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다. 그러나 개인적 성향에만 의존해 판단하기에는 변수가 많다. 우선 김정은이 사회주의 체제에 맞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을 누를 수 있을 정도로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경제 부문의 ‘올드보이’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홀로 과감한 개혁·개방을 펼치기는 역부족이다. 권력 유지에는 부(富)가 필요하지만 중국에만 의존한 경제구조로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정은 체제의 장기 존속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정한 준비기를 거쳐 개혁·개방을 모색한다면 개혁보다는 개방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급격하고 전면적인 개방이 아니라 점진적·단계적인 개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1)아랍의 봄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1)아랍의 봄

    또다시 격동의 한 해가 간다. 하지만 ‘송구영신’은 인간의 계산법일 뿐, 격동은 멈추지 않고 사건은 인과(因果)의 생명력을 이어간다. 2011년 지구촌을 들썩인 3대 사건으로 아랍의 봄, 유럽 재정위기, 월가 시위를 꼽았다. 2012년 한 해에 이 사건들은 지구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2012년을 전망하고 지나온 흔적을 되짚어 봤다. ‘아랍의 두 번째 봄바람이 군주제 국가와 사하라 이남에도 불어닥칠까.’ 2011년 예보 없는 태풍이었던 ‘아랍의 봄’(북아프리카·중동의 연쇄적 반정부시위)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채 ‘1막’을 내렸다. 서막의 희생자 대부분은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 등 세습을 시도했던 공화정 국가의 독재자였다. 현재진행형인 이 지역 민주화 시위는 2012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 퇴출의 타깃은 군주제를 표방한 중동국 지도자들이 될 공산이 크다. 아랍 각국은 격변과 혼란을 감내하며 숨가쁜 1년을 버텨냈다. 혁명의 발원지는 북아프리카 튀니지였다. 정부의 부당한 단속에 항의하며 몸에 불을 붙였던 젊은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당시 26세)가 지난 1월 4일 숨지자 분노의 불씨는 독재와 가난에 지친 튀니지 민중의 가슴에 옮겨붙었다. 반(反)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확산됐고 결국,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은 같은 달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23년 철권통치는 민중의 분노 앞에 무너졌다. 반정부 시위의 동력은 생활고와 독재, 지도층의 부패에 대한 염증이었다. 10% 가까운 실업률에 시달리던 이집트인들은 이웃 나라 튀니지의 재스민혁명이 성공하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다음 차례”라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30년간 비상계엄령에 의지해 권좌를 지켰던 무바라크는 군대를 앞세워 진압에 나섰지만 시위발생 18일 만인 지난 2월 11일 끝내 하야했다. ‘아랍의 봄’은 리비아의 42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되면서 정점에 이르렀다. 정권이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총칼로 답하면서 시위는 내전으로 비화했다. 리비아 사태는 지난 10월 20일 서방의 지원 속에 기세를 탄 시민군에게 카다피가 붙잡힌 뒤 숨지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예멘을 33년간 장기 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도 지난달 23일 면책을 조건으로 권좌에서 물러나기로 약속했다. 미완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한 아랍 국민들의 투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곳은 시리아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부자세습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그는 국내외적 퇴진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을 붙들고 있으나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분석했다. 국민 다수를 이루는 이슬람 종파인 수니파가 아사드의 시아파 정권에 등을 돌렸고, 야권 세력이 시리아국가위원회(SNC)를 구성하는 등 반정부 시위가 조직화되고 있다. 올해 민주화시위를 가까스로 막았던 중동 군주제 국가들에 다시 한번 혁명의 바람이 불어닥칠지도 관심사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26일 “시민혁명이나 내전이 아닌 중재를 통해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룬 예멘식 모델이 다른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절대왕정과 독재자들의 ‘낙원’으로 여겨졌던 아프리카 중·남부 국가들로 민주화시위가 확산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아랍의 봄을 지켜보며 중동·아프리카 국민들이 권위주의에 저항할 수 있는 의식을 키운 만큼 민주화 혁명의 불길이 사하라 이남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 또 이집트, 리비아 등 혁명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파열음을 내온 국가들이 내년에는 정상 궤도에 진입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포스트 김정일 北 어디로 가나] ⑤ 김정은시대 통일외교 방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에 이어 미국, 러시아 등도 김 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하는 등 동북아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남북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외교’를 새롭게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평화 통일을 이루려면 주변국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남북이 염원하는 통일을 위해 당사자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중국·미국 등 주변국들의 이해와 협력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 북한의 급변사태를 야기해 체제 붕괴로 이어져 결국 북한에 대한 남한의 흡수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낮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중국은 물론 미국·일본 등도 ‘김정은 후계’를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한편 여러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통일에 대한 북한의 태도도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의 중대보도를 통해 “우리는 조국통일 3대 헌장과 북남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기어이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신문은 22일 사설에서 “조국 통일은 위대한 장군님의 필생의 위업이었으며 최대의 염원이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 후 통일을 위한 과업을 ‘유훈통치’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흡수통일 논란을 빚기는 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및 개혁·개방을 강조하며 통일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후 통일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져 왔다. 류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국민적 동의하에 통일을 위해 점진적이라도 (남북관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통일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끌어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중·일·러 등 주변 4강은 공식적으로는 통일을 지지하지만 속으로는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 등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며 “특히 미·중 간 역학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통일 과정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은 김 위원장 사망 후 ‘북한의 불안정성 차단을 통한 동북아 평화·안정’을 앞세워 통일보다는 분단 상황이 낫다는 ‘현상유지·관리’ 정책을 고수해 오고 있다. 북한을 대미 관계에 있어서 지정학적 완충지대로 삼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미국도 당장 북한 체제의 급변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원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통일을 주도할 한국은 주변국들에 통일의 당위성과 함께, 통일이 주변국들의 정치·경제·안보적 이해에 부합하며 동북아 평화·안정 및 다자안보협력에도 기여할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통일외교 차원에서 미국에 쏠려 있는 시각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연미친중(聯美親中) 전략을 통해 통일이 주변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정일 사망’ 내년 총선 누가 득볼까… 정치권 계산 분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정치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 득실계산에 골몰하고 있다. 안보 위기 정국은 집권 여당의 전형적인 ‘호재’지만 과거 ‘북풍’(北風) 때와는 사뭇 다른 측면도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총체적인 대북정보 난맥상이 드러난 데다 조문정국으로 인한 남남갈등 역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처럼 첨예하진 않은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대권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원장의 준비된 면모를, 야권은 북한 조문을 계기로 경직됐던 대북정책 비판을 내세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김정일 사망을 계기로 대북 정보능력에 관한 정부의 총체적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면서 “이런 약점에 대한 공격에서 집권여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천안함·연평도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른 만큼 일반적인 북풍 정국처럼 보수 대집결을 무턱대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시점, 대중국 외교의 경직성이 계속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 오히려 야권에 유리한 선거상황으로 역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여당 내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가 ‘위기를 기회 삼아’ 총선 국면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주 청와대 단독회동 때 박 위원장이 안보정책을 크게 지적하진 않았지만 총선에선 어떤 식으로든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가다듬어 온 외교안보 정책과 위기관리능력을 내세우며 ‘준비된 여당’이란 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는 계산이다. 반면 야권은 김 국방위원장 사망이 내년 총선에 이례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형적인 보수 이슈였던 안보가 오히려 김 위원장 사망 진위 논란, 현 정권의 대북정보 공백 등으로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26일 조문 방북을 절호의 기회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 여사가 조문 후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사업 재개 등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일 선물 보따리를 가져올 경우,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불안한 민심도 추스르고 표심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정부 조문 방침을 따르는 박근혜 위원장을 “현 정권과 차별성이 없다.”며 비판하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방북 조문 허용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김 위원장 사망 정국이 오히려 야권에 독이 되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민사회세력과의 결합 등 야권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통합 일정이 안보 정국 속에서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정일 사망으로 야권 통합이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통합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김정은 통치시대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안개 상황에선 여론이 대북 정보력 미흡 같은 정책 실패를 탓하기보다 정부·여당에 더 기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총선 이후 12월 대선 시즌으로 넘어가면 사실상 김정일 사망의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내부 시각도 있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 [北 김정은시대] “김정일 16일 오후 9시13분에도 생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자 정론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6일 오후 9시 13분에도 생존해 있었음을 시사하는 보도를 게재했다. 앞서 북한은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 30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16일 사망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일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16일) 밤이 깊어가는 21시 13분, 바로 그 시각 한 일군은 장군님께서 수표(서명)하신 하나의 문건을 받아안았다.”며 “양력설을 맞이하는 평양시민들에게 청어와 명태를 공급할 데 대한 문제를 료해(파악)하시고 결론을 주신 문건이었다.”고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사망 직전까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업무에 몰두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지만, 결재시간을 분단위까지 공개한 데는 ‘16일 사망설’을 일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유훈통치’가 김 위원장 사망 직후부터 시작됐다는 점도 시사했다.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이틀 뒤인 18일 김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서명한 문건과 똑같은 내용의 문건을 내려 보냈다는 것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北 김정은시대] ‘고모부 장성택’에 軍權까지… 김정은 군부장악 사전작업?

    [北 김정은시대] ‘고모부 장성택’에 軍權까지… 김정은 군부장악 사전작업?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최고사령관 추대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최측근 장성택의 ‘대장’ 승격이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김정은과 함께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는 자리에 대장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최룡해 당 비서, 심지어 부인인 김경희 경공업부장까지 여성 최초로 ‘대장’을 달았지만 장성택은 제외됐었다. 장성택에 대한 대장 칭호 부여는 국방위원회와 당의 힘을 빌려 군의 충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된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위원장과 제1부위원장 자리가 공석인 국방위원회에서 사실상 1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당의 신진 실세 그룹으로 분류되는 최룡해 당 비서도 장성택의 ‘오른팔’이다. 군에는 현재 리영호 군 총참모장을 중심으로 한 몇몇 측근 그룹 외에 김정은의 친위대라 부를 인물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추대 형식을 빌려 최고사령관 자리를 꿰차는 것과 동시에 고모부 장성택으로 하여금 군심을 잡도록 말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이 군을 견제하면 리영호 총참모장으로 편중된 인민군 내 힘의 균형도 맞출 수 있게 된다. 당이 언제라도 군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일종의 ‘힘의 과시’로도 해석된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은 “군에 실질적 파워를 보여줌과 동시에 김정은 시대에도 선군정치가 지속된다는 메시지를 보내 군의 동요를 막고 권력 안정화를 추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급사로 혼란스러운 북한을 통치하기 위해선 군을 통한 공안통치와 당을 통한 경제 안정화 정책의 병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에선 김정은 측근 그룹들의 군 쏠림 현상을 군부집단지도체제의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하고 난 뒤 장성택과 군부 고위 인사들을 중심축으로 하는 군부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5일 정론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에게만 붙이던 ‘태양’이란 수식어를 써 가며 김정은의 절대 권력 체제로 운영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 이상 집단 지도 체제로 급격히 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오히려 장성택에 대한 대장 칭호 수여가 최룡해나 김경희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단순한 인사 조치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지도하는 위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최룡해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김정은이 포용 차원에서 대장 칭호를 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과 국가기구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장성택이 딴 마음을 갖지 않도록 어르고 달래는 차원에서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미 지난해 당대표자회에서 장성택에게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와 함께 대장 칭호를 주었는데 권력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발표만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군복을 입고 조문하러 간 것은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20주년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금수산기념궁전으로 향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黨·軍 최측근 집단보좌체제 시작됐다

    북한이 ‘김정일 시대’의 종막을 알리는 28일 영결식을 앞두고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군을 전면에 내세워 체제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24일 ‘우리의 최고사령관’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우리는 심장으로 선언한다.”며 “김정은 동지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 부르며 선군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김정은 동지시여, 인민이 드리는 우리 최고사령관 동지의 그 부름을 안으시고 김일성 조선을 영원으로 이끄시라.”고 덧붙여 추대 형식으로 인민군 최고사령관직 승계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올랐지만 국방위원회 등 국가기구와 군에서는 별도의 직책을 얻지 못했었다. 최고사령관은 군 통수권을 쥔 자리로, 20년 전인 1991년 12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대 방식으로 이 자리에 올랐었다. 당에서는 총비서와 당 중앙군사위원장, 국가기구에서는 국방위원장, 군에서는 최고사령관이 김 위원장이 갖고 있는 공식 직함이었다. 김정은은 최고사령관을 시작으로 아버지의 최고권력을 하나씩 물려받으며 지도자의 면모를 갖춰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이 아버지의 직책 중 최고사령관을 먼저 물려받은 것은 ‘군심’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군부를 중심으로 ‘공안통치’를 펼쳐 계엄령을 통해 비상 상황의 북한을 통치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최측근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게도 ‘대장’ 칭호를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TV는 25일 김정은이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는 장면을 전하며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차림의 장성택 모습을 방영했다. 최측근 그룹들이 당권과 군권을 잡고 김정은 보좌체제를 운영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의 군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감으로써 사회주의 조국과 강성국가 건설 위업 수행을 총대로 굳건히 담보해 갈 불타는 맹세를 다졌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일심단결하여 우리 당의 선군혁명 위업을 힘 있게 전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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