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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의 포토]매일 ‘코르셋’하는 여자

    [화제의 포토]매일 ‘코르셋’하는 여자

    등불에 의지해 TV와 휴대전화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19세기 방식으로 지내는 사라 크리스만(33)이라는 미국 여성이 화제다. 18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이 여성은 가정에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지 않고 빅토리아 시대(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시기·1837∼1901)의 생활 양식을 현재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크리스만은 매일 ‘코르셋’을 착용하고 19세기 복장 그대로 외출하고 있어 현지 언론에 화제가 됐다. 크리스만은 “29살 때 남편이 처음 코르셋을 줬다”면서 “나는 매일 코르셋을 입고 등불에 의지해 책을 읽는다”고 설명했다. 자전거보다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차도 없다. 100년된 ‘페니 파딩 자전거’를 타고 도심으로 가서 필요한 업무를 보는 그의 모습은 이미 그가 거주하는 마을의 명물이 된 지 오래다. 그는 “현재의 내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일상을 담은 책도 냈다. 단순히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휴대전화가 울릴 지 긴장할 필요도 없는 현재의 삶 그대로를 즐긴다는 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천주교 새 추기경 탄생할까

    한국천주교 새 추기경 탄생할까

    ‘이번엔 새 한국 추기경이 탄생할까.’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추기경 서임을 위한 추기경회의를 내년 2월 22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에 맞춰 소집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한국 천주교계가 새 추기경 탄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제3세계 출신 교황의 즉위 후 첫 추기경 서임식인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한국천주교는 1969년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2006년 정진석 추기경이 탄생해 복수 추기경 시대를 열었지만 지난 2009년 김 추기경 선종으로 현재 정 추기경이 유일하다. 정 추기경은 그나마 80세를 넘겨 교황 선출권이 없으며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김 추기경도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했을 당시 고령(83)인 탓에 콘클라베에 참여할 수 없었던 만큼 한국 천주교는 교황 선출에선 줄곧 소외당한 셈이다. 한국천주교계가 이번 추기경 임명에 기대를 거는 건 아무래도 1282년 만의 비유럽권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임 후 신선한 행보 때문이다. 청빈한 사목을 으뜸으로 세운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과 로마 교황청에 집중된 권한과 역할을 각지로 분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 추진 중이다. 그런 흐름에서 신자 수 530만명을 웃도는 교세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에 불만이 적지않은 한국 천주교가 교황의 행보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신자 수만 보더라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필리핀(7700만), 인도(1900만), 인도네시아(740만), 베트남(640만)에 이어 다섯 번째다. 교황청에 보내는 재정 분담금은 한국교회가 최고임을 한국천주교계는 공공연하게 자랑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무렵부터 한국천주교는 알게 모르게 교황의 한국 방문과 새 추기경 임명을 로마 교황청에 꾸준히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염수정 서울대교구장만 해도 새 교황 선출 직후 축하미사에서 “새 교황이 한국 천주교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길 기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천주교는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천주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담긴 메시지를 잇달아 전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로마 교황청에서 교황을 알현한 충북 음성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는 “교황이 한국은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열정을 갖고 교회를 이룬 나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사랑한다”고 강조한 발언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서울대교구가 조성한 성지순례길과 관련해서도 축복 서한을 보내왔다. 교황이 서신을 통해 특정 교구가 조성한 성지순례길을 직접 축복, 격려한 일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방한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절두산성지를 방문해 집전한 미사에서 “교황께서 한국 사람들을 사랑하며 한국을 위한 열정이 있음을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한국국민에 보내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관례를 따르자면 새로 서임되는 추기경 명단은 추기경회의 한 달 전인 내년 1월 22일쯤 발표될 예정. 교회 전통상 교황 선거권을 지닌 80세 미만 추기경 정원이 120명인 만큼 적어도 14명 정도가 새로 임명될 것으로 한국천주교계는 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를 ‘야전병원’으로 부른다고 한다. 따라서 교회를 이끌어 가는데 제대로 보좌할 수 있는 추기경 임명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어찌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통치 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여겨지는 새 추기경의 명단 중 한국 목회자의 포함 여부에 따라 한국 천주교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감사원, 대통령 견제기관 아니다”

    “감사원, 대통령 견제기관 아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감사원의 중립성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굳은 의지로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지만 “감사원이 대통령을 견제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위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으며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해 독립의 지위를 갖는다’는 감사원법 규정과 관련, “대통령이 감사원 직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부터도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 점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공유하고, 국책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공직사회를 독려할 책무도 있다”는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황 후보자는 박정희 정권의 10월 유신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판시처럼 국민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5·16 군사정변’, ‘유신헌법’,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의원들의 서면 질의에는 “역사적 사실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었다. 황 후보자는 강동원 무소속 의원이 4대강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 필요성을 주장하자 “감사원에서 나름대로 정당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사법처리 여부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황 후보자가 후보 선서도 하지 못한 채 회의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기도 했다. 오전 10시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자마자 자료를 충분히 제출받은 다음 청문회를 진행하자는 민주당과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자료를 제출받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견이 맞서면서 시작부터 정회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13일까지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탁월한 지도자vs독재자…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누구?

    탁월한 지도자vs독재자…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누구?

    블라디미르 푸틴(61) 대통령은 10년째 러시아를 통치해 오고 있다. 지난 2000~2008년 1~2기 집권 후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직을 잠시 물려주고 총리로 ‘막후 실권자’ 역할을 하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다시 크렘린궁에 복귀했다. 그 사이 개헌으로 대통령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나면서 2018년까지 권좌에 머물 수 있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3기에서도 1~2기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적 카리스마에 기초한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그에겐 150여 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광대한 러시아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탁월한 지도자란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제정 러시아 시절 이반 뇌제로부터 소련의 스탈린으로 이어졌던 위험한 전제주의의 전통을 계승하는 독재자란 부정적 평가가 함께 따라다닌다. 실제로 푸틴은 지난해 5월 크렘린 복귀 이후 유럽 경제 위기 와중에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러시아 경제를 꾸려가고 있다. 최근 들어 성장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외환보유액, 재정 건전성, 실업률, 인플레율 등에서 큰 위기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1년 12월 총선과 이듬해 3월 대선 이후 고조됐던 야권의 반정부 시위 열기가 수그러들면서 정치도 안정돼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3기 최대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낙후한 극동·시베리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며 ‘신(新)동방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유럽연합(EU)과 유사한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창설을 밀어붙이며 경제 통합을 통한 옛 소련 부활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올해 9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국제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며 높아진 러시아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있다. 내년엔 지난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개최 이후 30여 년 만에 소치 동계 올림픽도 개최한다. 국제사회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졌다. 서방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의 현 정부를 감싼 푸틴은 시리아 해법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The World’s Most Powerful People)’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푸틴이 정상에 오른 것도 이같은 그의 파워를 반증한다. 그러나 푸틴의 권위주의적 통치는 여전히 국내외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외국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 정치활동을 하는 NGO들의 활동을 제한한 것이나 집회 질서 위반자에 대한 벌금을 그전보다 150배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집회 질서 위반 처벌 강화법’ 등이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야권 인사들에 대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해온 대표적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4년 전 지방정부 고문으로 일할 당시의 횡령 혐의 등으로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최근에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푸틴 3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을 펼쳤던 현지 여성 펑크 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단원들은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소련 붕괴 이후의 정치·사회 혼란에 진절머리가 난 국민 다수가 안정을 갈구하는 여론이 반영돼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50~60%대의 지지도를 누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민심이 급속도로 멀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희 “박근혜씨” 호칭… ‘국가지도자에 막말’ 논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진보당은 10일 거친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심판·국정원 해체·공안 탄압 분쇄 5차 민주 찾기 토요행진’이라는 이름의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에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내놓은 발언이었다. 앞서 정부의 진보당 해산심판청구에 대해서도 “정권을 비판한다고 내란 음모죄 조작하고 정당 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고, 새누리당을 비난하면서도 “박근혜씨를 여왕으로 모시고 숨죽이는 새누리당”이라며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가 지도자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갖출 줄 모르는 몰염치함의 극치”라면서 “삭발식과 3보 1배 등의 정치 선동 퍼포먼스를 벌일 게 아니라 조용히 자숙하라”고 쏘아붙였다. 홍지만 원내대변인도 “국민에게 사죄하고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란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독재의 길을 선택한 통치자에게 저항의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진보당의 사명이며 이 대표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최대한의 예의를 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부자증세’ 약속한 뉴욕시장 당선에 美 술렁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20년 만에 뉴욕시장에 당선된 빌 더블라지오(52)가 과연 얼마나 급진적인 정책을 펼칠지를 놓고 미국이 술렁이고 있다. 그의 공약대로라면 미국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인 도시인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반(反)자본주의적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선거 기간 중 더블라지오는 “마이클 블룸버그 현 시장의 12년 재임 기간 뉴욕은 맨해튼 엘리트 집단과 기타 지역으로 나뉜 사실상 2개의 도시였다”면서 “그 결과 46%의 시민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유층 증세를 통해 빈부 격차 해소, 서민 주택난 완화, 저소득층 교육 보조 확대 등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같은 파격 공약에 따른 서민층의 압도적인 지지로 그는 민주당 경선 초반 4위에서 선두로 급부상했다. 선거 기간 공화당 후보는 더블라지오를 “좌파”라고 몰아붙였지만 선거 결과 3배의 표 차로 패했을 만큼 그의 돌풍은 무서웠다. 실제 더블라지오는 20대 때 니카라과 무장혁명단체인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을 돕는 등 사회주의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라지오는 이날 당선 수락 연설에서 “불평등 개선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뉴욕시민이 진보의 길을 택한 이상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더블라지오의 지지자들은 “많은 사람이 증세는 정치적 자살 행위라고 말하지만 더블라지오는 민심을 알기에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표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 “반(反)기득권층 운동가인 더블라지오의 시정(市政)은 빈부 간 불평등 해소를 지향하는 ‘현대적 진보주의’의 실험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더블라지오의 공약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뉴욕시의 증세 승인권을 쥐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증세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더블라지오가 월스트리트를 적(敵)으로 돌림으로써 맞게 될 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더블라지오의 일부 지인은 “더블라지오는 실용적 인물”이라며 “그는 선거와 통치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더블라지오의 앞날을 1940년대 빈민층 출신의 아르헨티나 대통령 부인으로서 서민을 위한 파격적 복지정책을 실시했던 에바 페론이나 좌파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음에도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펼쳤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에 빗댄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과도정부 vs 무슬림형제단… 또 ‘피의 이집트’ 우려

    과도정부 vs 무슬림형제단… 또 ‘피의 이집트’ 우려

    지난 7월 군부에 축출당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을 앞두고 이집트 전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일 이집트 언론들은 무슬림형제단이 이끄는 ‘쿠데타 반대 연합’이 성명을 내고 “재판이 열리는 카이로 남부 마아디의 토라 경찰교육원에서 4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자”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반대 연합은 무르시의 복권을 요구하고 군부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무르시는 지난해 12월 대통령궁 앞에서 무르시 지지파와 반대파 간 충돌로 7명이 목숨을 잃을 당시 ‘평화 시위 참가자에 대한 살인과 폭력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으로 혼란한 틈을 타 교도소를 탈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이집트 내무부는 임시 법정이 마련되는 토라 경찰교육원 주변에 경찰 2만여명을 배치해 경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아드 바하 엘딘 부총리도 성명을 내고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의 안정과 통합을 꾀하려는 계획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무슬림형제단이 어떤 진로를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무르시 재판 당일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무르시가 이집트 법원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지지자들에게 밝힌 만큼 향후 재판 결과에 대한 파장도 우려된다. 한편 중동 국가를 순방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무르시 재판 하루 전인 3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했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은 케리 장관이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 등 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나 이집트의 민주적 개혁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국감 스타] 우원식 민주 의원

    [국감 스타] 우원식 민주 의원

    우원식(서울 노원구을) 민주당 의원은 29일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극장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했다. 우 의원은 CGV, 롯데시네마 등 메이저 멀티플렉스 3사의 올해 시장 점유율이 96.6%에 달했다고 밝혔다. 2008년의 83.7%에서 매년 점유율이 높아져 이제는 거의 독과점 시장에 달한 것이다. 우 의원은 “CGV와 롯데시네마 등이 계열 투자배급사 영화를 밀어 주려고 경쟁사 영화의 예매 가능 기간을 줄이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이 제기한 내용은 당의 ‘을지로위원회’(을을 지키는 길) 위원장을 맡으면서 챙겨 온 일들의 일부였다. 올 초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5월에 만들어진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남양유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끝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롯데그룹과는 갑을 관계 해소를 위한 상생협력기구를 만들겠다는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우 의원은 을지로위원회의 역할이 제대로 된 민생 챙기기이자 새 정치라고 강조했다. “새 정치는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국민 곁으로 가서 눈물을 닦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을지로위원회가 불공정거래 등과 관련해 50여명의 증인과 참고인을 채택한 것이 ‘기업을 호통치기 위한 것’이라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국감 등 정치권의 관심이 있었기에 KT나 롯데그룹의 노사가 교섭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불공정한 갑의 횡포를 따져 묻고 부당한 차별을 받은 을들을 불러 그들의 절절한 이야기를 국민에게 알리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물까지 약탈” 시위 진압…발포…신장·티베트·네이멍구 지역 준계엄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물까지 약탈” 시위 진압…발포…신장·티베트·네이멍구 지역 준계엄

    신장(新疆)위구르·시짱(西藏·티베트)·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등 중국 3대 민족 갈등 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의 강압 통치와 차별 대우에 반발하는 이들이 공안 당국, 한족과 유혈 충돌함으로써 이들 3개 소수민족 자치 지역은 ‘준(準)계엄’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 19일 시짱자치구 나취(那曲)지구 비루(比如)현 샤취(夏曲)진에서 티베트족 100여명은 진(鎭)정부 앞에 모여 전날 체포된 주민 단쩡랑줘(丹增讓卓·34)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정부 당국은 순박한 티베트족을 반란자의 죄명을 씌워 잡아들이고 있다”면서 “당국은 사법 집행을 공정히 하라”며 한족과의 차별 대우 철폐를 촉구했다. 현지 공안 당국은 이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티베트족 6명을 체포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8일에는 비루현 썬탕(森塘)촌에서 국경절(10월 1일)을 맞아 중국 오성홍기를 게양하는 것에 반대한 티베트족을 체포했다. 이에 주민들이 당국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공안의 발포로 3명이 숨졌다. 현지 주민 쌍주(桑珠)는 “중국 당국은 200명 이상의 준군사 조직과 경찰차를 마을에 배치하고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했다”면서 “공안들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이들을 모두 붙잡아 데려갔다”고 밝혔다고 RFA가 전했다. 이들 지역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자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은 14~16일 시짱자치구를 급거 방문해 “무장경찰과 민병조직 등 모든 치안 역량을 동원해 순찰을 강화하고 위법 행위를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국가반테러공작영도소조’의 수장인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활동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공안 당국이 지난달 말 이후 위구르족 7명을 테러 혐의로 사살해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 6월 26일 투루판(吐番)지구 산산(?善)현 루커친(克沁)진에서 위구르족 30여명이 파출소와 지방청사 등을 습격해 한족과 위구르족 47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신장 지역에서는 최근 4개월간 위구르족과 공안, 한족 간의 유혈 충돌로 1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9년 7월 5일 우루무치(烏木齊)에서 위구르족과 한족 간의 충돌로 197명이 사망한 ‘7·5사건’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네이멍구자치구에서는 테러 움직임이 포착됐다. 네이멍구 당국은 지난달 30일 퉁랴오(通遼)시에서 ‘2013 안정 임무’라는 암호명으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반테러 훈련을 실시했다. 공안과 무장경찰, 소방 등 15개 기관에서 1700여명이 참가한 이번 훈련은 불법적인 시위 진압에 초점이 맞춰져 현지 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도 이뤄졌다. 앞서 공안국은 “최근 네이멍구 지역에서 실시한 일제 단속에서 폭발물 50t, 12만개의 기폭장치 그리고 총 2000정과 칼 3만 2000개가 압수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투쟁에는 한족이 부(富)와 권력을 독점하는 데 대한 불만과 차별 대우에 대한 반감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인구 12억 7318만여명 가운데 한족이 11억 5939만여명(약 91%)이고 55개 소수민족은 1억 1379만여명에 불과하다(2010년 11월 1일 제6차 인구조사). 이들 소수민족 가운데 위구르족(약 839만명)과 몽골족(581만명), 티베트족(542만명)이 한족 통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저마다 다른 투쟁 이유도 있다. 시짱자치구는 1950년 10월 중국 인민해방군이 침공해 점령했다. 1951년 5월 중국은 ‘티베트의 평화적인 해방’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티베트와 17조 협의를 체결해 강제 합병했다. 1959년 고문과 학살로 강압 통치를 하는 중국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이후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를 정신적 지도자로 받들고 있다. 1960년대 문화혁명 때는 사찰 3700개 가운데 13개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파괴됐다. 신장 지역 위구르족은 중국 정부에 뿌리 깊은 증오심을 갖고 있다. 위구르는 1759년 청나라 건륭제 때 중국에 강제 합병된 이후 여러 차례 반란을 일으키다 진압당했다. 한족들이 신장 지역으로 물밀듯이 이주해 오면서 위구르족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치구 내 위구르족 비율이 40.1%로 곤두박질쳤다.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이 끊임없이 분리·독립 운동을 시도하면서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네이멍구자치구에서는 한족에게 생활 기반을 빼앗기고 있다는 불만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이 지역의 석탄을 ‘싹쓸이’하고, 사막화로 물이 부족한 상황인데도 수자원을 독점 이용하고 있는 데 대해 몽골족이 반발하는 것이다. 신장 및 시짱 지역의 투쟁 방식은 네이멍구 지역과는 달리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다. 중국 내는 물론 해외에 지부 또는 망명정부를 구성해 중국 정부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세계위구르대표대회’(독일 뮌헨)와 산하조직 ‘세계위구르청년대표대회’,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파키스탄), ‘동투르키스탄 망명정부’(터키) 등의 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티베트족은 ‘티베트 망명정부’(인도 다람살라)와 산하 조직으로 ‘티베트 청년대회’ 등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화 공세도 펴고 있다. 위정성(兪正聲)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티베트를 방문해 티베트 사회 안정 방안을 협의했다. 위 주석은 지난 8월 1일부터 5일까지 티베트 라싸 등 각 지역의 전통 불교 사원과 학교, 기업, 농촌 등을 방문해 각계 대표들로부터 티베트 발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사회 안정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khkim@seoul.co.kr
  • 기괴해라, 패션

    기괴해라, 패션

    [패셔너블] 바버라 콕스 외 지음/이상미 옮김/투플러스북스/264쪽/3만 6000원 [패션의 역사] 준 마시 지음/김정은 옮김/시공아트/308쪽/2만 5000원 파니에 스커트는 18세기 프랑스왕 루이 16세 통치 시기에 베르사유궁에서 가장 크게 유행한 패션이다. 고래 뼈나 버드나무 가지로 만든 틀에 뻣뻣하게 풀을 먹인 천을 겹겹이 붙인 것으로, 허리 뒤에서 끈으로 묶는 형태였다. 앞은 평평하고 양옆의 길이는 최대 3m에 달해 소파에 앉을 수도 없고, 문을 통과할 때는 게걸음을 해야 하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옷이었지만 상류사회 여성들은 과시의 상징으로 파니에 스커트를 즐겨 입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유행시킨 이 스타일은 결국 그녀의 비극적 운명와 함께 종말을 맞았다. ‘패셔너블’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가 열광했던 가장 아름답고 기괴하며 별난 유행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리본과 보석으로 장식한 남성용 하이힐, 터무니없이 높이 솟은 가발 등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황당하지만 당시엔 첨단 유행으로 뭇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패션들을 보노라면 패션계에서 아름다움과 추함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해 발뼈를 부러뜨려야 했던 중국 소녀들, 빈민간 아이들의 이를 뽑아 틀니를 만들었던 19세기 유럽 귀족들의 사례는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패션에 대한 과도한 열정을 엿보게 한다. ‘패션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대와 함께 변화해 온 패션을 통해 현대사회를 들여다본다.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뉴룩은 전쟁을 겪으며 획일적인 옷만을 입었던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되찾아 주었고, 이브 생로랑의 스모킹 슈트는 여성들이 바지 정장을 입을 수 있게 해 남성과 동등한 권력을 부여했다. 속옷과 겉옷의 경계를 허물어 패션에 자유를 부여한 장 폴 고티에, 길거리 문화를 하이 패션에 접목시켜 패션계에 충격을 던진 마크 제이컵스 등 시대상을 대변하며 트렌드를 이끈 디자이너들의 이야기와 패션계 안팎의 다양한 정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아웅산 수치 사하로프 인권상 23년만에 수령

    아웅산 수치 사하로프 인권상 23년만에 수령

    23년 전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상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뒤늦게 상을 수령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23년이나 걸려서 이 상을 받기 위해 여기에 온 수치 여사를 환영한다”며 “이것은 위대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 통치 시절인 1990년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수치 여사는 당시 가택 연금 상태여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10일 올해의 사하로프 인권상은 파키스탄의 여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수상한 바 있다. 지난 20일 유럽연합(EU)을 방문한 수치 여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난 뒤 21일에는 룩셈부르크에서 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다음 달 출범하는 EU·미얀마 공동위원회를 앞두고 이뤄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시리아 대통령 연임 의사 발표… 美 “내전 연장시킬 것” 맹비난

    시리아 대통령 연임 의사 발표… 美 “내전 연장시킬 것” 맹비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재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미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알아사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인 레바논의 알마야딘TV 인터뷰에서 “내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 안 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내 대답은 (연임하고자 하는 나의) 개인적 희망과 국민의 뜻에 달렸다”고 밝혔다. 사망한 부친의 뒤를 이어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해 13년째 시리아를 통치해 온 그가 방송을 통해 3선 연임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이날 또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시리아 평화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내전의 해법은 시리아 내부에서 나와야 하고 외세의 지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았고 (회담) 성공에 필요한 요인이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촉구해 온 미국 측은 정당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즉각 비판에 나섰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아랍연맹(AL) 국가 장관들과 회동한 뒤 그의 발언에 대해 “폭격과 가스 학살을 저지른 대통령이 어떤 정당성으로 국가를 이끌 수 있겠느냐”며 “알아사드의 연임은 반군의 반발을 사고 내전을 연장시킨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평화회담은 시리아 반군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선결조건으로 내걸면서 결론 없이 끝난 상태다. 한편 케리 장관은 22일 영국 런던에서 서방·아랍권 당국자들과 시리아 반군 측을 만나 평화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 시리아에서는 알아사드 정권이 2011년부터 반군과 벌인 내전으로 12만명 이상이 숨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박대통령, 국정원사태 파문 확산에도 ‘… ’

    박대통령, 국정원사태 파문 확산에도 ‘… ’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지만 정치적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한 외압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통치권자로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정치 현안은 일절 언급하지 않고 경제활성화 방안과 국정감사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대비 등을 당부했다. 여러 달 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정국 또한 혼돈을 거듭하고 있어 청와대 참모진의 정무적 판단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와 관련,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 외국인투자촉진법안과 부동산시장 관련 법안을 비롯한 각종 활성화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돼 있다”며 정치권 특히, 야권의 ‘발목잡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정국과는 선을 그은 채 ‘민생정치’를 앞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야권의 주장을 정치공세로 평가하고, 굳이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박 대통령의 침묵도 검찰과 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고, 국감 역시 국회의 소관인 만큼 청와대가 나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사태’에 대해 “언급할 게 없다. 대통령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전념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의 ‘정쟁 거리두기’식 국정 운영 방식은 ‘양날의 칼’로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동안 가급적 정치현안에서 멀리 떨어져 민생경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제때에 갈등을 조정하지 못해 집권 8개월 만에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박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불거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입장 정리를 했지만 국정운영의 주요 축인 정치권의 갈등을 관리해야 하는 국가 최고통치자로서 ‘직무유기’라는 비판적 시각도 상존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정치적 사안을 지속적으로 방치할 경우 구심점 없는 정치권은 더욱 혼란만 깊어질 것”이라며 “모든 정치 현안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교통정리를 해야 안정된 바탕 위에 민생정치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與 “문재인 대선불복 본색 드러냈다”

    與 “문재인 대선불복 본색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23일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한데 대해 “지금까지 대선 불복에 대해 ‘치고 빠지기’를 하더니 이제 본색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힌 뒤 “대선 실패에 대한 아픔과 상처가 있어도 할 얘기가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얘기가 있는데 말을 함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중인 댓글 사건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 등을 운운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던 분으로서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댓글 사건이 지난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면서 “문재인 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에 대해서나 입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유일호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문재인 의원의 주장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면서 “문 의원과 민주당은 사법절차에 대한 다른 ‘개입’을 하려는 것이 아닌지, 또 대선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던 문재인 의원이 지금은 다른 민주당 의원들처럼 대선 결과에 불복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지금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이 정쟁에 이용할 목적으로 수사 내용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수사를 방해하고 혼란만 가져올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은 결코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 않다”면서 “국정 운영의 최고 통치권자로서 이번 사건이 본격적으로 규명되고 나면 적당한 시기에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더 이상의 국정 혼란을 막고 민생과 경제활성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未)이관 문제와 관련, “문 의원이 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남의 눈의 티끌보다 제 눈의 들보를 먼저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유 대변인은 “지금은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세우는데 여야가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한다”면서 “제1야당의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또한 이에 동참하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법치주의와 SNS시대, 위험한 여론/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치주의와 SNS시대, 위험한 여론/박현갑 논설위원

    최근 전교조 사태나 국정원 트위터팀의 대선개입 논란은 법치주의 의미와 소설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에 여론 왜곡의 위험성을 재인식시키고 있다. 전교조는 23일부터 합법노조에서 법외노조로 전락한다. 해직자 9명을 조합에서 탈퇴시키라는 고용노동부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법상 해직교사는 교사가 아니다.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은 ‘행정관청은 30일 내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합법노조에 대해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전교조 규약 부칙 5조(해고 조합원의 조합원 자격)는 부당하게 해고된 조합원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 정치 선거개입의혹 특별수사팀의 윤석열 팀장(여주지청장)은 검찰청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직무에서 배제됐다. 윤 팀장이 국정원 직원들의 집 압수수색과 체포과정, 공소장 변경 신청 등 업무를 처리함에서 있어 보고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배제 사유다. 검찰청법상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따르도록 돼 있다. 국정원법에는 수사기관이 국정원 직원 수사 시 지체없이 국정원장에게 이를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 사안 모두 법 위반이다. 법치주의를 가르치고 이를 지켜야 할 교육과 검찰 조직에서 터진 심각한 일이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된 뒤에도 전임자들이 학교로 복귀하지 않으면 국가공무원법상 직장이탈 금지 조항 위반으로 징계할 방침이다. 법무부도 윤 팀장에 대한 독단적 수사권 행사에 대해 진상조사할 계획이다. 문제는 실질적 법치주의 정신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법치주의가 절대군주의 자의적 통치를 견제하기 위해 나온 민주주의 기본원리임을 감안하면 절차적 합법성도 지켜야 하지만 내용상의 정당성도 따져야 한다. 해직교사를 노조 가입 자격이 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현행 법률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 보호라는 사회적 정의에 비추어 정당한지, 법률에 근거하지 않는 시행령으로 법외노조라고 규정하는 것이 국가기관의 자의적 법 집행은 아닌지 따질 필요가 있다. 윤 팀장은 검찰 설명과 달리 “상사에게 보고했다”면서 “명백한 범죄행위를 두고 (수사하지 말라는) 위법한 지시를 하는데 상사라고 무조건 따를 수 있느냐”고 수사 외압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절차를 어긴 윤 팀장을 배제한 것은 형식적 법치주의에는 부합하지만 선거개입 의혹 규명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실질적 법치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일이다. 국정원 직원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선거개입을 했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대로라면 국가기관 스스로 여론을 왜곡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전통적 미디어 환경에 비해 뉴미디어 시대에는 여론의 창구는 훨씬 다양해졌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풍부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외려 SNS의 특성으로 인한 여론의 왜곡현상으로 민주주의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더 많다. 사이버 공간은 이용자가 여론형성의 주체가 되기도 하는 수평적 소통공간이다. 특히 트위터의 경우, 페이스북에 비해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매스미디어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참여자의 제한에다 선택적 노출과 집중의 반복으로 현실을 잘못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오프라인에 비해 참여자가 제한적인데다 자기와 의견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경우, 팔로잉하고 아니면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동질적인 사람들과 지속적 교류를 하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동질적인 정보 과잉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조회 건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판단자료로 삼는다면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국정원이나 군 사이버사령부 직원들이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사이버공간을 여론 왜곡 수단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은 뉴미디어의 편향성만을 부추기는 것이자 민주주의 정신을 해치는 일이다. eagleduo@seoul.co.kr
  • 교육부도 못 참은 교학사 중대 오류 3가지

    교육부도 못 참은 교학사 중대 오류 3가지

    역사왜곡 논란의 시작점이 된 교학사 교과서 역시 이번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에서 비켜나지 못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과장하거나 친일 행적을 미화하고,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채택한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수정·권고 명령이 내려졌다. 8종 교과서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는 교학사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결코 일제의 지배와 대한민국 시대의 독재를 미화하지 않았으며 일제 식민통치와 독재시대의 역사도 정면으로 바라보고자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우선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로 3·1운동의 한계점을 부각한 점과 항일인사 미화 논란을 빚은 시인 최남선,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에 대한 부분을 꼽았다. 교학사 교과서는 254쪽에서 ‘3·1운동이 갖는 한계점은 무엇이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생각해보는 코너를 마련했지만, 교육부는 적절치 않다고 보고 ‘3·1운동의 영향이나 의의를 묻는 질문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내놨다. 교육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역시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봤다. 276쪽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만주의 한국인’을 이승만의 저서라고 소개했지만 교육부는 ‘만주의 한국인들’이 정확한 제목이고 일본의 만주 침략 과정을 조사한 ‘리튼 보고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라 이승만의 저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 사진이 실린 269쪽도 문제가 됐다. 교학사 교과서는 윌슨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의 지도교수라고 지칭했지만 교학사는 지도교수가 아닌 총장이었다고 수정을 권고했다. 이번 교육부의 판단은 진보성향 역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 독도에 대해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학사 교과서는 355쪽에서 ‘독도’를 ‘무인도’라고 지칭했지만 교육부는 ‘무인도’라는 표현이 일본이 주장하는 무주지(無主地) 선점론에 제시된 표현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수정·보완을 권고했다. 권고 사항이 마련되자 교학사는 기존 방침대로 수정·보완에 재빠르게 들어갔다. 김호영 교학사 홍보부장은 21일 “수정·보완 권고 부분에 대해 파악한 후 교과서와 대조 중이며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7종 교과서 집필자들은 조만간 대책회의를 열어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기심의 시대? 선의와 협력은 유효해!

    이기심의 시대? 선의와 협력은 유효해!

    펭귄과 리바이어던/요차이 벤클러 지음/이현주 옮김/반비/245쪽/1만 6500원 ‘리바이어던’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상상의 바다괴물이다.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지녀 ‘교만한 자들의 왕’으로 묘사된 이 피조물을 토마스 홉스는 국가에 비유했다. 홉스가 대표작 ‘리바이어던’에서 절대권력과 통치권 확립을 강조한 건 이기심을 인간의 본성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기심과 탐욕으로 인한 무질서를 평정하는 유일한 방법은 국가의 개입과 통제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설파한 ‘보이지 않는 손’도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한 이론이다. 홉스가 이기심을 제어하는 방편으로 감독과 처벌을 내세운 것과 달리,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심이 결국 공동선에 도움이 되도록 작동한다면서 자유방임을 주장한 점이 다를 뿐이다. 하버드대 교수인 저자는 근대 서양의 역사를 지배해온 ‘리바이어던’ 성향의 관료주의와 ‘보이지 않는 손’을 기초로 한 시장주의의 틀을 깨는 제3의 대안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가 주목한 것은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무료 소프트웨어 ‘리눅스’ 같은 오픈소스 경제다. 저자는 이타심과 선의에 기반한 이러한 협력 시스템을 리눅스의 마스코트인 펭귄 턱스에서 착안해 ‘펭귄’이라고 이름 붙였다. 온라인에서의 대규모 협업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로 명성을 쌓아온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심리학, 뇌과학, 진화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이뤄져온 이타심과 선의, 협력에 관한 연구들을 통합적으로 망라해 보여준다. ‘죄수의 딜레마’ 같은 실험경제학 게임이론들과 사람들이 협력할 때 유발되는 보상회로가 존재함을 증명한 신경과학의 연구 성과, 그리고 공감과 연대감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관한 심리학적 근거를 소개한다. 저자는 이와 함께 도요타,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오바마 선거운동같이 산업 조직과 시민사회 등에서 협업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면서 미래의 생존전략으로서 협력의 시스템을 적극 제안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정치 감사원’이 불러일으킨 4대강 평지풍파

    정부 조직이 통치자의 국정철학에 정책기조를 수렴시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중립을 유지하는 권력기관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것은 국민의 소박한 바람이기도 하다. 기대에 가장 가까운 기관이 감사원일 것이다. 실제로 과거 다른 권력기관들이 정권의 눈치보기를 넘어 충성 경쟁을 벌이던 시절에도 감사원은 어느 정도 금도(襟度)를 지켰다는 것이 적지 않은 국민의 믿음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 감사원이 국민이 가진 최소한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감사원은 그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또 하나의 정치적 논란거리를 만들어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두고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추진했는지를 따지는 자리였다.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 사무총장은 또 감사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3차 감사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를 검토했지만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고도 했다. 감사원의 일관된 소신의 표현이었다면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 질문을 한 야당 의원조차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4대강 사업 감사는 ‘정치 감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세 차례 감사의 발표 내용은 그때마다 달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1월 첫번째 감사에서는 법적 절차 이행 등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1월에는 설계부터 관리까지 곳곳에서 부실이 확인됐다고 소신을 바꾸었다. 7월에는 4대강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고 한 걸음 더 나갔다. 양건 전 감사원장이 물러나고 지금껏 감사원장 자리가 비어 있는 것도 눈치보기에 급급한 정치적 고려에 따른 널뛰기 감사 때문이 아닌가. 정치적 감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감사원 조직 전체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본다. 그럴수록 구성원들은 자신과 감사원 조직의 건강을 넘어 정부 조직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4대강 사업의 엇갈린 감사 결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감사 결과가 정권의 입맛에 맞는지는 몰라도 결국 정권에도, 감사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똑똑히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감사원의 독립성에 대한 투철한 인식을 기대한다.
  • 브라질·태국서 온 이색 전시회

    브라질·태국서 온 이색 전시회

    갤러리 벽을 뚫은 전신주들…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3관에 들어서면 매캐한 기름 냄새가 관람객을 맞는다. 길이 10m의 육중한 전신주 12개가 뿜어내는 자극적인 냄새다. 이 전신주들은 브라질의 설치작가 칼리토 카르발료사(54)가 상파울루에서 배로 실어온 것들이다. 전신주 9개는 갤러리의 흰색 벽을 뚫고 설치됐다. 공간을 가로질러 전시관을 새롭게 재해석한다는 차원인데 갤러리 측은 개관 이후 처음인 남미 작가의 전시를 위해 전시관 안에 내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정성을 기울였다. 작품의 이름은 ‘살라 드 에스페라’. 대기실이란 뜻으로, 상파울루 현대미술관의 개관 기념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작가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다리고,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이런 작업을 통해 건물과 그곳에 거주하는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야기하려 했다고 한다. 전시는 다음 달 12일까지 열린다. 정물화 속 값싼 쿠키·포도주…아시아 현실을 비판하다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선 태국 출신의 화가 나티 우타릿(43)의 회화 작품 18점을 만날 수 있다.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지는 ‘우스꽝스러운 낙천주의’전은 갤러리현대 개관 이후 첫 동남아 작가의 개인전이다. 그런데 그림만 봐선 동남아 작가의 작품이란 사실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마치 옛 네덜란드 정물화를 보듯이 인물이나 정물, 동물이 고전적으로 세밀하게 묘사돼있다. 고전 명화와 다른 점은 내용에 있다. 고상하게 치장된 정물화에는 주변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쿠키나 포도주, 탄산수 등이 등장한다. 이는 서구를 비판한 게 아니라 아시아의 현실을 비꼰 것이다. 작가는 “수세기 동안 서구의 물리적 통치를 받은 아시아는 오늘날 모두 독립해 물질적 풍요를 이뤘으나 정신 세계는 아직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진격의 거인’ 작가, “日치하 조선 인구 2배” 식민지배 옹호 논란

    ‘진격의 거인’ 작가, “日치하 조선 인구 2배” 식민지배 옹호 논란

    일본의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 작가 하지메 이사야마가 자신의 트위터 비밀계정에 “일본의 통치로 조선인 인구도 수명도 2배로 늘었다”고 주장한 사실이 지난 16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제의 한국 식민 지배가 결과적으로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전형적인 논리다. 하지메 이사야마는 지난 6월 출판사, 보조작가 등과 연락용으로 사용하는 비공개 트위터(@migiteorerno)에 “한국이 생기기 40년 전부터 있던 (일본) 군대를 일괄해서 나치와 같다고 보는 것은 난폭하다”고 밝혔다. 하지메 이사야마는 “나중에 (한국이) 일본에 의해 통치돼 인구와 수명이 2배로 늘어난 조선인을 민족정화를 당한 유태인과 (상황이) 꼭 들어맞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하지메 이사야마가 2010년 “‘진격의 거인’ 등장인물 중 한명의 모델이 일본 육군 장군 아키야마 요시후루냐”는 질문에 “맞다. 그런 분을 모델로 하는 것은 황공한 일이다. 그의 인품에 경외감을 갖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으로 하지메 이사야마는 한국에서는 우익 편향 논란을, 일본에서는 좌익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아키야마 요시후루는 ‘일본 근대 기병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인물로 러·일 전쟁 중 러시아군의 우세한 기병대를 이겨낸 전투로 유명하다. 1916~17년 헌병경찰 통치기에 조선 주둔군 사령관으로 자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우익 논란이 벌어졌던 것은 아키야마 요시후루가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고종이 헤이그에 보낸 특사를 아키야마 요시후루가 저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키야마 요시후루가 헤이그 특사를 직접적으로 방해했다는 정황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반면 일본에서 좌익 편향 논란이 벌어진 것은 관동대지진 당시 벌어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아키야마 요시후루의 발언 때문이다. 아키야마 요시후루는 당시 “조선인이 방화했다거나 우물에 독을 던졌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하지메 이사야마가 식민지 근대화론의 전형적인 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발언을 함에 따라 ‘혐한 우익’ 논란은 비켜갈 수 없게 됐다. 만화 ‘진격의 거인’은 인간을 잡아먹는 거인에 멸망 직전에 다다른 인류의 저항을 다룬 작품으로 2009년 10월 만화잡지에 연재를 시작해 단행본이 10권까지 나왔다. 지난 4월부터는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한국에서도 하루 차이를 두고 거의 동시 방영하고 있다. ‘진격의 거인’의 인기에 힘입어 ‘진격의 ○○○’라는 수식어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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