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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김정은과 한반도 전운(?)/김숙 前 유엔대사

    [열린세상] 김정은과 한반도 전운(?)/김숙 前 유엔대사

    북한이 최초 핵실험을 한 지 10년이 지났고 오늘은 노동당 창건일이다. 이런 가운데 동창리, 무수단 및 풍계리에서 각각 미사일과 핵실험 준비 징후가 포착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고, 한·미 군사 당국은 증강된 비상대기 태세하에 감시와 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집권 5년차의 김정은 치하에서 말과 행동이 선대보다 더욱 호전적이고 위험해졌지만 노선과 방향에서는 직선적이 되면서 역설적으로 (비관적인 방향으로)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21세기 들어와 김정일은 죽기 전 12년간 두 차례의 핵실험을 했으나 김정은은 통치 5년간 세 차례의 핵실험을 했고 무수한 미사일 발사 실험과 함께 유엔과 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실전 배치에 혈안이 돼 있다. 김정은의 북한은 한반도 적화통일 달성을 위해 전쟁을 상수로 여기고 전쟁 발발 시 승리론을 맹신하며 전쟁 개시와 종료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망상 속에 초기의 핵무기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반도에서 외교, 안보, 군사적으로 새로운 차원의 접근과 대응을 요구한다. 논란 속에서도 핵무장론과 선제 타격 얘기가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회자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도 현실로서의 전쟁 가능성을 냉철히 직시해야 할 때가 됐다. 남북 간 무력충돌과 전쟁은 진력을 다해 회피토록 노력해야 하겠지만, 북한의 호전성에 비추어 볼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호들갑은 나라가 존재하는 목적(생명의 안전)과 기본가치(자유민주주의)를 도외시하는 모순을 야기하게 된다. 1910년 전운이 감도는 유럽에서 영국의 평화주의자 노먼 에인절은 ‘대환상’이라는 저서에서 유럽의 경제적 통합 상태와 국가 간 상호의존도가 커져 전쟁은 쓸모없게 됐고 군사적 대비가 불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해 큰 호응과 주목을 받았다. 이에 반해 다음해 1911년 독일의 프리드리히 본 베른하르디 장군은 ‘독일과 차기 전쟁’이라는 책에서 독일의 국익 수호와 확장을 위해 전쟁은 불가피하며 오히려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결과는 3년 후 제1차 대전으로 나타났다. 전쟁 방지와 평화 수호는 어느 일방의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역사적 사례다. 그동안 전쟁이라는 말은 도발과 함께 거의 김정은의 전유물로 치부돼 왔고 우리에게는 터부시돼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월등한 전쟁 수행 능력과 평화 수호 의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무자비하게 흔들어 대는 전쟁 공포 유발술책에 인질로 잡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는 이러한 패배주의적 소심함을 털어버려야 한다. 안보에서 일방적 선의는 적으로부터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오히려 자주 나약함으로 오해받는다. 상대는 포악하고 위험한 32세의 젊은 모험주의자다. 고대 어느 그리스 시인은 인간을 여우와 고슴도치의 부류로 나누었다. 여우는 유용한 많은 것을 알고 있으나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분류에 따라 보면 김정은은 모든 것을 정권의 생존이라는 유일한 본능적 원칙에 의해 움직이는 악성의 고슴도치다. 그러기에 도탄 속 주민의 삶은 방치하고 탄압과 통제를 위한 국가기구를 강화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에게 베풀어야 할 선의는 더이상 없어야 한다. 희망적 기대는 중국으로부터도 당분간 전략적으로 상당 부분 거둬들여야 한다. 상황을 직시하고 자강의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그 과정에서 제시된 지극히 당연한 조치들의 일부분이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갈 수 없다는 표현은 더이상 타당한 명제가 될 수 없다. 대신 북한이 품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은 어떤 양상일 것인가, 전쟁 지속 기간은 어떨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쟁을 조속한 승리로 마감할 것인가, 중·북 간의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은 어떤 효력이 있고 작용을 할 것인가, 한·미 동맹은 법적·외교적·군사적으로 튼튼하며 맹점은 없는가와 같은,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 상황에 대해 냉정한 검토에 나설 때다. 우리에겐 근거 없는 낙관도 과도한 비관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 오직 냉철하고 확신에 찬 자강 의식만이 필요할 따름이다.
  • [월드피플+] 퇴역 美여군, 장애고양이 돌보며 전쟁공포 씻다

    [월드피플+] 퇴역 美여군, 장애고양이 돌보며 전쟁공포 씻다

    캐롤린 스미스(43)는 미군 여군이었고, 기관총 사수였다. 2004~2005년 이라크 바그다드로 파견돼 그곳에서 수백 차례에 걸쳐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 스미스는 "매일매일 죽음과 생존 두 가지의 과정과 결과만 기다리고 있을 뿐 그 사이에는 다른 어떤 것도 없었다"고 그 시절을 돌아봤다. 그리고 2005년 4월 어느날 바그다드에서 연료탱크 이동 과정에서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길가의 사제폭탄이 터져 바로 곁에 있던 그의 동료가 참혹하게 쓰러지는 일을 겪었다. 그 역시 척추 부상과 함께 뇌손상 부상을 입었다. 이것이 그가 겪었던 13번 째 공격이었고, 또한 마지막 공격이 됐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즉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에게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미스는 "그것은 너무도 잔인한 경험이었고, 아마도 그 희생자가 내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면서 "나는 전쟁터에서 순수함과 강한 의지력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전역한 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티의 한 은행에서 보안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으로 복귀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죽음과 죽임, 폭력과 파괴가 난무하던 전쟁터에서 돌아온 스미스는 여성으로서 성정체성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스미스는 "한여름 60도가 넘는 날씨 속에서 생명을 위협받는 전쟁의 경험과 긴장감에 대해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수 있었겠나. 그건 예쁘게 다듬은 손톱이 부러져서 아프고 보기 흉하다고 투덜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끊임없이 '투쟁 도피 반응'(flght or fight mode)을 겪어야 했다. 늘 주변에서 뭔가가 폭발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며 불안과 두려움, 분노 등을 느끼는, 전형적인 트라우마 증상이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그는 다른 퇴역군인들 속에서 위안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 중에는 정신적 트라우마 뿐 아니라 팔, 다리가 잘린 이들이 허다했다. 2014년 어느날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 페이스북을 보다가 두 마리 유기 고양이에 느낌이 팍 꽂혔다. "그 코에 있는 반점이 너무도 멋졌어요. 저에게 하늘에서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스미스가 느낀 또다른 동병상련이 있었다. 그 새끼 고양이는 태어날 때 탯줄에 감겨 오른쪽 뒷다리가 잘리고 말았다. 그가 원한다고 바로 입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며칠 동안 휴메인소사이어티 페이스북 독자들의 투표를 거친 끝에 두 마리 고양이를 입양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둘은 '소피아'와 '레오니다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함께 지내면서 소피아의 불편한 뒷다리가 특히 눈에 밟혔다. 인형 신발을 신겨보기도 하고, 아기 양말을 끼워보기도 했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의족을 생각해냈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3D프린터를 이용해 소피아에게 의족을 맞춰줄 예정이다. 이달중으로 소피아에게는 멋진 새로운 다리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심리학자인 트리스텐 율 토레스는 5일 미 NBC 투데이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고양이가 스미스에게 절망을 딛고 살아갈 의지와 목표를 갖게 했다"고 평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금, 이 영화] ‘그물’

    [지금, 이 영화] ‘그물’

    남북한은 예외적인 나라다. 세계사의 관점에서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가령 역사서는 1950년대를 냉전기로 기술한다. 그렇지만 한반도는 한국전쟁-열전을 치렀다. 또한 역사서는 1990년대 이후를 탈냉전기로 서술한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냉전이라는 구시대 명사는 현재진행형 동사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예외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남북한은 항시 비상 상태다.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인데 무슨 허튼소리냐고 누군가 반문한다면, 1960년 10월 김수영이 쓴 시 ‘김일성 만세’를 보여 주고 싶다. 김일성 찬양이 아니라, 한국의 (언론) 자유를 문제 삼는 작품이다. 그는 이 시를 ‘잠꼬대’라는 제목으로 바꿔 발표하려 했으나, 결국 어느 지면에도 싣지 못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났다. 그러나 지금도 “김일성 만세”라는 구절이 들어간 이 시를 불온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런 위화감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오늘날 남한이 비상 상태임을 증명하는 단적인 사례다. “이승만 만세”를 절대 용인할 수 없는 것은 북한도 마찬가지다. 대립적 이념을 내세우지만 실상 남북한은 적대하며 공생하는 관계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통치술은 같다. 두 나라는 자국민을 ‘포함하는 동시에 배제하는 방식’으로 폭력적 체제를 유지한다. 이런 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가며 사람들은 고통받는다. 이것은 김기덕 감독의 스물두 번째 영화 ‘그물’이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북한 어부 남철우(류승범)는 배의 엔진이 고장 나 남한으로 떠내려 온다. 그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하나 남철우의 진술과 상관없이, 남한의 국가정보원 조사관들(김영민 등)은 그를 간첩으로 몰아 다그친다. 남철우는 가까스로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조사관들이 그를 닦달한다. ‘비상 상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는 삶이다. 억압받는 자들의 전통이 그 사실을 알려준다.’ 문예비평가 발터 베냐민의 말이다. 여기에 비춰 보면 남철우가 겪은 수난은 그만의 아픔이라고 할 수 없다. 당장 수사기관에 끌려가 문초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비상 상태에서는 모든 사람이 잠재적 범죄자이기 때문이다. 남북한 양쪽에서 남철우는 죄인 취급을 받는다. 소설 ‘광장’(1960)의 주인공 이명준이 맞닥뜨린 현실은 아직 그대로다. 예나 이제나 남북한 다 출구 없이 닫힌 사회라는 뜻이다. 남철우는 총 든 권력을 쏘아보며 참을 만큼 참았다고 절규한다. 정말 오랫동안 우리는 꾹 참아 왔다. 더는 인내심을 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 국가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국민이 가만히 있지 말아야 한다. 온 힘을 다해 발버둥질해야 비상 상태의 그물이 찢긴다. 6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배짱 “중국은 우리가 굴복할 거라 오판 말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배짱 “중국은 우리가 굴복할 거라 오판 말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라는 중국의 압력에 맞서 독립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은 대만이 굴복할 것으로 오판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차이 총동은 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취임 이후 몇 달간 양안(兩岸) 관계 재정립을 위해 기회를 제공했지만, 중국 당국은 경제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대만을 압박해왔다”면서 “그러나 대만은 그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현재 상황을 오판하지 않길 바라며 대만이 압력에 굴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민주주의 사회인 대만에서는 누구나 다 중국이 대만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만의 어떤 정부도 국민의 뜻에 반(反)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것은 민의를 거스르는 행위라는 뜻이다.  차이 총통은 아울러 “대만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일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차이 총통 정부를 압박할 목적으로 자국민의 대만 관광을 제한하고 있고, 국제무대에서 대만의 외교적 고립도 강화하고 있다. 대만 정부가 최근 전력을 다해 추진했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 참석이 중국의 외압으로 끝내 무산됐다.  중국은 차이 총통 정부를 상대로 여러 채널을 통해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선(先)수용을 요구해왔다.  차이 총통은 인터뷰에서 92공식이라는 용어 사용 자체를 꺼리면서, “그것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대만을 영국 통치 시기의 홍콩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 “대만은 주권, 독립국”이라고 잘라 말하고 “그러나 홍콩인들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자유, 인권을 열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음 달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되든 힐러리 클린턴이 되든 간에 대만의 가장 중요한 안보동반자로서 미국과의 관계는 굳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차이 총통은 또 지난해 11월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싱가포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1949년 분단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중국 당국에 그 어떤 전제조건도 없는 대화를 제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미있는 대화를 하기 전에 정치적인 전제조건을 설정하는 것이 중국의 오랜 전통으로 굳어져 왔으나, 이는 양안관계 발전에는 방해물”이라고 부연했다.  차이 총통은 민진당 창당 30주년을 맞아 지난 28일 당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서도 “건강하고 정상적인 경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탈중국’ 노선을 천명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사시 폐지 헌재 결정 이후/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시 폐지 헌재 결정 이후/오일만 논설위원

    사시 폐지에 대한 합헌 결정 이후 법조계 안팎이 시끄럽다. 입학부터 졸업, 취업 과정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로스쿨이 유일한 법조인 양성 루트가 된다는 점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 5대4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설 정도로 로스쿨 제도가 갖고 있는 결함 역시 심각하다. 10년 가까이 끌어 온 사시존치 논란이 헌재 판정으로 종식되기는 사안이 너무도 엄중하다. 국가 통치의 근간인 사법 정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로스쿨 제도 자체가 억대에 가까운 비용과 대학 졸업 후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계층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입학 때 자소서에 부모의 직업을 못 쓰게 하고 장학금 혜택을 늘린다고 해서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현대판 음서제’로 비판받는 로스쿨 제도가 부와 권력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앞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면 현행 로스쿨 제도를 통해서만 변호사는 물론 판검사까지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로스쿨 출신을 대상으로 판검사 선발을 시작했지만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법원은 전문성, 정의감, 청렴성 등 10개 평가 기준을 제시했지만, 애초부터 정성평가라는 한계가 있다. 법조계 주변에선 판검사 선발 직후부터 “모 국회의원, 모 시장, 모 장·차관 아들딸들이 어찌어찌해서 뽑혔다”는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다. 실력으로 합격한 당사자들에겐 참으로 억울한 노릇이지만 성적이 공개되지 않고 선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실력과 스펙을 가진 ‘흙수저’들이 탈락했을 경우 이런 소문들이 꼬리를 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사법시험 제도에선 성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이런 저열한 공정성 시비 자체가 발붙일 수 없었다. 빈부격차가 악화되는 현실에서 금수저 논란은 자칫 사법 정의 자체를 부인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으로 확대될 수 있는 소지도 안고 있다. 고시 낭인 양산이나 다양성 결여 등 사법시험 폐지 이유로 거론된 사안들은 인체로 보면 피부병에 불과하지만 공정성 시비 자체는 궁극적으로 사법 정의 자체를 흔드는 심장병으로 비유될 수 있다. 가장 공정한 채용 시스템은 합격자가 만족하는 제도가 아니라 불합격자가 승복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은 동서고금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헌재 결정 당시 사시 폐지에 반대했던 조용호 재판관의 말을 들어 보자. “로스쿨 제도는 필연적으로 고비용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고 특별전형제도나 장학금제도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 입학 전형의 불공정과 학사 관리의 부실 등은 공정성에 대한 신뢰와 상실을 초래한다.” 참으로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시행 8년째인 로스쿨 제도의 매몰 비용은 물론 전체 변호사 수의 25%에 육박하는 현실도 무시할 수는 없다. 순기능을 키우고 제도적 단점을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하지만 로스쿨 원트랙으로 사법부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이번 헌재 결정은 ‘2017년 12월 31일 사시폐지’를 적시한 현행 변호사시험법 부칙에 대한 판단인 만큼 70년간 존속해 온 사법시험의 존재 당위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9명중 4명의 헌재 재판관들이 지지한 사시 존치의 목소리를 경청해 빠른 시일 내에 변호사시험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사시 존치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로스쿨에 입학할 형편이 안 되지만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우회적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차디찬 현실에 굴하지 않고 오로지 실력으로 자신의 꿈을 키우는 이 땅의 많은 청년들에게 시작도 하기 전에 희망을 접으라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처사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변호사 예비시험이란 제도를 두고 있다.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로스쿨 제도가 안고 있는 기회 평등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모든 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 이는 사법 정의의 첫걸음이자 법치국가의 근본이나 다름없다. 힘 있는 자들과 가진 자들에게 유리한 로스쿨 제도 하나로 우리 법조인을 선발하는 것은 공정성과 기회의 평등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다. oilman@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쭉~ 늘어나는 임실치즈… 체험하는 재미도 쭉~ 늘어나요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쭉~ 늘어나는 임실치즈… 체험하는 재미도 쭉~ 늘어나요

    “치즈의 고장 전북 임실에서 ‘대한민국 원조 치즈’의 맛과 멋을 즐겨보세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치즈를 생산한 전북 임실군에서 ‘임실N치즈축제’가 개최된다. 오감만족 체험형 축제인 임실N치즈축제는 6일부터 9일까지 성수면 치즈테마파크와 치즈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임실치즈의 역사는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8년 전북 임실에 벨기에 출신 ‘파란 눈의 사제’ 가 선교사로 부임했다. 디디에 세스테벤스(85). 한글 이름도 지었다. 지정환 신부다. 그는 가난한 산촌 주민들을 위해 낙농업을 일으키기로 마음먹었다. 산이 많고 농경지가 적은 임실은 낙농 최적지라고 판단했다. 그는 산양 두 마리로 축산을 시작했다. 산양유를 생산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지 신부는 남은 산양유를 이용해 치즈를 만들었다. 1967년 처음 생산한 치즈는 맛과 냄새가 생소하고 제조기술도 떨어져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나 지 신부는 실망하지 않았다. 지 신부는 프랑스로 건너가 치즈 제조 기술을 배워왔다. 1968년 국내 최초로 카망베르 치즈를 생산했다. 1970년에는 3개월 이상 보관 가능한 체다치즈를 만들어 조선호텔에 납품했다. 1976년부터 서울 명동 피자가게의 요청으로 모차렐라 치즈를 생산하며 국내 치즈 시장을 개척했다. 임실 치즈가 좋은 이유는 목장형 유가공 제품이기 때문이다. 목장형 유가공 제품은 새벽에 농가들이 직접 짠 가장 신선한 원유를 가공해 유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대기업에서 원유를 수집해 대량 생산하는 공장형 제품과 차별화했다. 임실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생태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건강한 청정 원유를 생산하고, 이것이 임실 치즈 품질을 결정한다. 또한 색소, 향료,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제품이다. 치즈연구소에서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제조기술을 향상시켜 수입품이나 대기업 제품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임실N치즈축제는 지역의 명물인 치즈와 전통문화가 어우러지고, 체험, 휴식, 교육, 경관, 산업, 관광 등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6차 산업의 대표 모델을 제시해 의미가 있다. 올 치츠축제에서는 보고, 먹고, 체험할 수 있는 6개 분야 63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아름다운 임실의 자연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치즈를 이용한 행사는 물론 흥겨운 농악공연, 다양한 공예체험, 각종 경연대회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치즈테마파크에는 형형색색의 국화 3만 그루를 전시해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최고의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치즈테마파크의 랜드마크인 치즈캐슬은 유럽의 성을 재현한 모습이다. 1층 250석 규모의 치즈전문식당 ‘프로마쥬 레스토랑’에서는 임실 치즈를 듬뿍 넣은 피자와 파스타 등 각종 치즈요리를 맛볼 수 있다. 2층 홍보관에서는 임실치즈의 탄생부터 대표 브랜드 성장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언덕 위에 우뚝 선 치즈모형의 전망대에서 오르면 테마파크와 치즈마을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관이 발아래 펼쳐진다. 전망대 주변 포토존은 가족과 연인들의 추억 만들기 장소로 최고 인기다. 푸른 잔디밭 위에서 펼쳐지는 썰매타기도 어린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임실N치즈축제는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1967년 지정환 신부가 국내 최초로 치즈를 생산한 것을 기념해 ‘1967! 토피어리 긴 피자만들기’, ‘1967! 치즈 떡볶이 나눔행사’가 열린다. 치즈고추장으로 만든 주먹밥으로 한우 모형을 완성하는 ‘임실N치즈&한우 모자이크’, 치즈를 쭉쭉 늘려보는 놀이 ‘가족대항 쭉쭉 늘~려, 내 치즈’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관광객들이 피자 재료를 직접 토핑한 후 화덕에 굽는 ‘와일드 화덕체험’도 잊을 수 없는 맛과 추억을 안겨준다. 임실N치즈축제 홍보대사인 최현석 셰프가 참여하는 ‘스타셰프 챌린지’는 9일 치즈캐슬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다. 다양한 레시피로 푸드트럭 치즈요리를 선보인다. 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임실군 읍·면 생활개선회원들이 발굴한 향토음식 12종과 부메뉴 39종도 향토음식관에서 맛볼 수 있다. 고품질 임실 한우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치즈축제에서는 각종 문화행사도 무대에 오른다. 지역주민 참여 공연인 뮤지컬 동자바위 전설, 필봉농악 중뱅이골 공연, 35사단 군악대 퍼레이드가 열린다. 경연 행사인 복면가왕! 전국청소년뮤직페스티벌, 임실N치즈 UCC공모전, 치즈경매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국의 치즈 매니아와 공예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치즈조각 공연대회, 전국 어린이 창작동요제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치즈가든파티, 나만의 피자 만들기, 크림치즈체험, 벨기에 먹거리 체험, 향교문화체험, 병영문화체험, 두부 만들기, 대형 캐릭터 연날리기, 낙농체험 등 참여행사와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임실치즈테마파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즈를 테마로 한 체험형 관광지다. 치즈의 모든 것을 살펴보고 만들고 맛볼 수 있는 복합관광 명소다. 치즈테마파크는 2011년 임실군 성수면 도인리 일대에 조성됐다. 14만 8000㎡(축구장 20개)의 드넓은 부지에 스위스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건립했다. 이곳에는 치즈체험장, 치즈과학연구소, 유가공공장, 홍보관, 판매장 등을 집적화해 치즈 종합특구 기능을 하고 있다. 치즈 생산, 연구개발, 체험학습, 판매, 축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테마파크에서 하고 있다. 스위스 아펜젤 마을 풍경을 재현한 이곳은 전북도 1시군 1대표 관광지로 선정돼 임실군 관광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올 한 해 유료 관람객이 임실군 인구(3만명)의 5배인 15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즈마을’은 한국 치즈의 원조 임실치즈의 뿌리를 가진 마을이다. 느티나무가 많아 느티마을로 불리다가 마을 총회에서 치즈마을로 개칭했다. 80농가 155명의 주민들이 합심하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치즈마을’을 가꾸고 있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되새겨 보는 홍익인간/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되새겨 보는 홍익인간/강동형 논설위원

    개천절은 5대 국경일 중 하나다. 제헌국회는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을 4대 국경일로 지정했다. 이후 2006년 한글날이 국경일에 추가돼 우리나라 국경일은 모두 5개로 늘어났다. 10월 3일이 왜 개천절인지는 명쾌하지 않다.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것을 기념하는 날이 개천절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다. 이는 삼국유사(1281년)에 ‘2000년 전 환웅이 웅녀와 결혼해 낳은 단군왕검이 중국 요임금과 같은 시기에 평양에 도읍을 정하고 조선을 세웠다’라는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제왕운기(1287년)에도 내용은 다르지만 역시 삼한 열국의 군장이 단군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기록이 있다. 단군의 후손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개천절은 좁게는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민족사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정확한 날짜는 전해지지 않지만 조선시대 때도 봄과 가을에 단군제를 지냈고, 임시정부 때도 처음에는 건국기원절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개최하다 1919년 이후부터는 민족정기를 고취하고자 국경일로 기념행사를 치렀다. 10월 3일이 개천절이 된 것은 대종교와 관련이 깊다. 그러나 국경일인 개천절과 대종교의 개천절은 날짜가 양력과 음력으로 다르다. 개천절의 의미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구한말에는 단군 기념일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황성신문이 ‘모든 나라가 건국시조가 있고 시조를 추모하는 행사를 한다. 그래야만 문명족이다. 우리 대한의 건국시조는 4242년 전 단군이다. 단군 동포들이 10월 3일에 기념제를 개최했다. 혹자는 단군성조 등극한 날을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개인이 조상에 제사를 지낼 때도 길일을 잡아 지내는 게 바른 예법이다. 초삼일로 정하는 것이 예에 적합하다’며 논란을 잠재웠다. 북한도 단군 기념행사는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군의 통치 이념은 홍익인간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단군과 개천절은 민족의 단결과 공동체의 일체감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 이념인 홍익인간의 가치관은 보편적인 세계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홍익인간은 민족주의의 편협함에서 벗어나 인권과 복지, 평화와 사랑 등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는 개천절과 홍익인간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단군이 실존 인물인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7%만이 ‘실존 인물’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47%는 ‘가상 인물’, 16%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한다. 22년 전인 1994년 조사의 ‘실존 인물’ 49%, ‘가상 인물’ 39%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가상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가상이 되는 세상에서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홍익인간이라는 보편적 가치만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癌예방·수명연장 향긋한 한잔…위궤양·골다공증 씁쓸한 뒷맛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癌예방·수명연장 향긋한 한잔…위궤양·골다공증 씁쓸한 뒷맛

    “지옥처럼 뜨겁고, 악마처럼 검고, 천사처럼 순수하며, 사랑처럼 달콤하구나.”나폴레옹 시절 프랑스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1754~1838)이 커피에 대해 내린 평가입니다. 그보다 앞서 살았던 바로크 음악가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도 유명한 커피 애호가로 “이 커피는 너무 달콤하구나.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백포도주보다 더 부드럽구나”라는 가사를 붙인 ‘커피 칸타타’를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 되면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갓 내린 커피의 향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저 역시 가을이 되면 통유리로 된 전망 좋은 카페에서 향기로운 원두커피 한 잔과 함께 시집 한 권을 펼쳐놓고 망중한을 즐기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낍니다. 커피는 17세기 무렵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처음 전해진 이후 지금까지 대표적인 기호식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제커피협회(ICO)는 매년 10월 1일을 ‘국제 커피의 날’로 정해 지난해부터 기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커피도시인 강원도 강릉에서도 2009년부터 10월 첫째 주말마다 ‘커피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커피 소비국입니다. 커피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커피 시장은 6조원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국민 1인당 연간 384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다고 하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주간학보 ‘하버드 가제트’에서는 국제 커피의 날을 맞아 하버드대 연구자들이 연구해온 커피에 대한 각종 연구를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커피 속에는 각성효과를 내는 카페인과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백 가지의 다른 화학성분들도 있지요. 또 커피콩을 볶는 ‘로스팅’ 과정에 따라 커피 속 화학성분들은 달라집니다. 이런 여러 성분들이 암부터 충치 예방까지 다양한 효능을 발휘하는 겁니다. 산지브 초프라 하버드 의대 교수와 대학 부설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 공동연구팀은 커피가 간 효소의 수치를 낮춰 간경변과 간암을 예방해준다는 분석결과를, 알베르토 애쉐리오 공중보건대 교수팀은 커피 3~4잔을 꾸준히 마신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팀은 지난해 말 하루 3~5잔 정도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경우보다 3~7년 정도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의학관련 국제학술지 ‘순환’에 발표하기도 했지요. 적당량의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은 심장병과 파킨슨병, 성인 당뇨병, 뇌졸중에 따른 조기 사망 등의 위험이 줄고 자살 가능성도 낮아져 평균 수명이 는다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커피가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지지만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꽤 있습니다. 커피 속 카페인은 위장의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벽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커피를 많이 마시면 만성 위염이나 만성 위궤양을 앓게 된다고 합니다. 또 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키기도 한답니다. 미국 두통연구학회에 따르면 하루 5잔을 초과할 경우는 만성 두통에 시달릴 확률도 높다고 하더군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처럼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양의 커피와 함께 가을의 낭만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중국 입김에 쪼개진 중화권] 홍콩 행정장관 우산 눈치보기 시끌

    “굴욕” vs “당연”… 시민 의견 맞서 홍콩에서 때아닌 ‘행정장관 우산’ 논란이 일고 있다. 신중국 건국일(국경절)인 지난 1일 홍콩에서도 국경절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홍콩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2000여명의 참가자는 홍콩을 상징하는 자주색 우산을 썼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식이 열리자 중앙연락판공실(중롄반) 장샤오밍(張曉明) 주임 등 홍콩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중국 공산당 간부들이 일제히 우산을 접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도 이들을 따라 재빨리 우산을 접었다. 옆에 있던 부인이 계속 우산을 받치고 있자 렁 장관은 ‘빨리 접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이 장면을 본 반중국 성향의 시민들은 “굴욕적”이라며 비난을 쏟아 냈다. 친중국 시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체도 성향에 따라 갈렸다. 친중 매체인 대공보는 “국기 게양식은 성스러운 의식”이라면서도 “우산을 접은 것은 국기에 대한 존중이며, 국가에 대한 애정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반면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추구하는 행정장관의 노예근성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완전하게 조직된 자주 통치 국가” 이승만, 1919년 일왕에 보낸 문서

    “완전하게 조직된 자주 통치 국가” 이승만, 1919년 일왕에 보낸 문서

    한성임시정부(한성정부) 설립 직후인 1919년 6월 당시 한성정부 집정관총재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완전하게 조직된 자주 통치 국가’(a completely organised, self governed State)가 됐음을 일왕에게 통보하기 위해 보낸 문서. 우당기념사업회는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차원에서 지난 1일 이 문서를 공개했으며 문서 하단엔 이 전 대통령의 ‘Syngman Rhee’라는 자필 서명도 들어가 있다. 우당기념사업회 제공
  • [사설] 북한 주민에 “한국 오라” 촉구한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제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 당국에 대해서는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체제 균열과 내부 동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당국과 권력층·주민을 분리한 광복절 경축사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강도 높은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박 대통령의 격정적인 토로가 아니더라도 공포정치와 인권유린으로 인한 북한의 참혹한 실상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김정은은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층의 충성을 강요하고, 도탄 상태에 빠진 주민들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핵무기 고도화를 향해 폭주하고 있는 것 아닌가. 태영호 주영 공사를 비롯해 체제를 뒷받침하던 엘리트층마저 연이어 탈북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유엔이 북한인권사무소를 설치하고,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하려 인권유린 자료들을 모으고 있겠는가. 박 대통령의 언급 중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 여러분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한 부분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 당국이 총칼로 막아버린 북한 주민의 귀와 눈이 트이도록 하는 데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때마침 미국 정부는 북한에 이른바 ‘정보폭탄’을 쏟아붓기로 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관련 예산 30억원을 책정했다. 라디오나 USB 등을 비밀리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김정은 집단은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대북 전단 살포 등에 유별나게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의 고통과는 동떨어진 김씨 일가의 호화·사치생활, 북한 실상을 고발하는 탈북자들의 증언, 한류드라마 등에서 짐작할 수 있는 한국의 발전상 등 ‘불편한 진실’을 군인이나 주민이 접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공포정치와 인권유린을 통해 아무리 핵·미사일 강국을 꿈꿔도 진실을 담은 정보가 강물처럼 범람한다면 내부 동요로 체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차 핵실험까지 감행한 김정은의 행태는 브레이크 없는 차량을 초고속으로 질주하는 위험한 운전자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핵·미사일 개발을 독려하는 그의 목소리는 체제 붕괴를 앞둔 지도자의 단말마로 들린다. 북한 주민을 향한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바로 이런 순간에 나온 것이다. 북한이 무력시위를 능가하는 다양한 종류의 테러와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은 한결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북한 급변사태 등 모른 종류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만 한다.
  • 北, 벌써 대선 개입 노골화

     북한이 ‘보수 재집권’은 파렴치한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여야 대권 잠룡들이 최근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며 대선 분위기에 시동을 걸자 북한 매체들도 대선 개입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더 큰 재난을 몰아오는 보수패당의 재집권소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근혜역도가 보수세력의 재집권을 꿈꾸고 있는 것이야말로 인민들을 우롱모독하는 파렴치한 망동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집권 후 사대매국정치와 파쇼독재통치, 반인민적 악정과 부패무능으로 남조선의 모든 것을 망쳐놓고 사상 유례없는 동족대결정책으로 북남관계까지 최악의 파국상태에 빠뜨린 괴뢰보수패당은 재집권이 아니라 인민들의 한결같은 요구대로 정치무대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마땅하다”며 억지 주장까지 슴지 않았다.  신문은 지난달 30일에도 “남조선 인민들은 청와대악녀와 그 패당에게서 기대할 것이란 아무것도 없으며 이자들이 다음기(차기) 대통령 선거를 통해 권력의 자리를 또다시 차지한다면 그보다 더 큰 불행과 재난은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우리 대선에 대해 언급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지난달 27일 “벌써부터 새누리당 내 친박근혜파들은 박근혜를 다음기 총리나 당대표로 내세우기 위한 쑥덕공론을 벌리고 있다고 한다”며 “박근혜의 장기집권이야말로 악몽 중의 악몽, 전대미문의 민족적 대재앙으로 될 것”이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북한은 과거부터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선과 총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대남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시도는 별다른 성과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용감한 여전사들!

    용감한 여전사들!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68주년을 기념하는 국군의 날 행사에서 여성 특전사 대원들이 격파시범을 보이고 있다. 국군의 날은 남침한 북한 공산군을 한국군이 반격한 끝에 38선을 돌파한 1950년 10월 1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1956년에 3군 기념일을 통합해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지정했고, 1973년 3월 30일에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해마다 국군의 날에는 군의 사기진작을 위한 여러가지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에서 수입한 아파치 헬기가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받았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을 향해 별도의 직접 메시지를 던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 군인과 주민을 향해 “여러분이 처한 참혹한 실상을 잘 알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 여러분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여러분 모두 인간의 존엄을 존중받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면서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북한 주민들,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라”

    朴대통령 “북한 주민들,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라”

    박근혜 대통령은 1일 “북한 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고,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 주민을 향해 “한국으로 오라”고 직접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앞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북한 주민에 대해 “통일시대를 여는데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 군인과 주민을 향해 “우리는 여러분이 처한 참혹한 실상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제사회 역시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는 여러분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권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 여러분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여러분 모두 인간의 존엄을 존중받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고 내부분열을 통해 우리 사회를 와해시키려고 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내부의 분열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북한이 원하는 핵 도발 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하나 되고 장병 여러분들이 단합된 각오를 보여줄 때 북한 정권의 헛된 망상을 무너뜨릴 수 있고 국제사회도 우리에게 더욱 강력한 힘을 모아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저에게 어떤 비난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을 목숨같이 지켜낼 것이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모든 것을 지킬 수 없으며 북한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견고한 국민적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념과 정파의 차이를 넘어, 우리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에 하나가 되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우리 국민에게 핵을 사용하겠다고까지 공언하고 있고 앞으로도 핵무기의 고도화와 소형화를 추진해 나가면서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현실이고,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자 국민의 생명과 우리 자손들의 삶이 달린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응징하여 도발의 대가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깨닫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의확장억제능력을 토대로 실효적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능력 등 우리 군의 독자적인 대응 능력도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상황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면서 “육군 동원전력사령부 창설과 병력 및 물자 동원제도 개선 등 예비전력을 정예화하고 유사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핵심과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테러, 사이버, 생물공격과 같은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응해 민·관·군·경 통합방위 체계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 “최소한의 자위권적 방어조치”라면서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여서 정권 안정과 내부결속을 이루려 하고 있지만 이는 착각이고 오산”이라면서 “북한이 소위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은 날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며 체제 균열과 내부 동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늦게 오는 자는 역사가 처벌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이제라도 북한 당국은 시대의 흐름과 스스로 처한 현실을 직시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정상국가의 길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 김정은 정권은 끊임없는 공포정치와 인권 유린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굶주림과 폭압을 견디다 못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급증하고 있고 북한체제를 뒷받침하던 엘리트층마저 연이어 탈북을 하고 있으며 북한 군인들의 탈영과 약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내부 동요를 막고 우리 사회의 혼란을 조장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과 납치,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 등에서의 무력시위와 같은 다양한 테러와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군 장병들에게 “북한의 도발로 다리를 절단하는 삶의 최고의 기로에 섰을 때도 동료와 나라를 먼저 걱정하고,군으로 복귀하고,제대를 연기한 그 정신을 믿는다”면서 “저는 해마다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가슴 뭉클하며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르네상스 꽃 피운 메디치家의 비결은 ‘親서민’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르네상스 꽃 피운 메디치家의 비결은 ‘親서민’

    르네상스를 꽃피운 도시 피렌체의 역사를 이야기 하려면 메디치 가문을 빼놓을 수 없다. 메디치 가문이 지금까지 기억되고 존경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오랜 시간 피렌체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를 이끌었지만 군림하지 않고 늘 시민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메디치가의 정궁이었던 리카르디궁이다. ●수수하고 견고한 궁… 시민 위한 돌 벤치 눈길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리카르디궁은 가문의 수장이었던 조반니 디 비치(1360~1429)의 주문으로 미켈로초 디 바르톨롬메오(1396~1472)가 설계해 지었다. 원래 두오모의 돔을 완성한 브루넬레스키가 설계를 맡았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러워 메디치가에서 견지해 온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켈로초가 설계한 궁은 피렌체에 지어진 최초의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축물로 단단한 벽돌로 된 3층 건물은 견고한 요새를 연상하게 한다. 대부호이자 실질적인 통치자의 성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을 정도로 수수하다. 피렌체의 귀족들과 대립하면서 평민의 입장을 옹호하며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된 조반니가 자신의 거처를 지으면서도 친서민적 행보를 한 결과였다. 조반니는 궁전 주변으로 시민들이 걸터앉아 쉴 수 있는 돌 벤치를 마련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당시 유행했던 도시형 궁전(팔라초) 스타일의 전형이 된 리카르디궁의 1층 입구에 들어서면 기둥으로 둘러싸인 중정이 있고 2층에 침실과 응접실, 그리고 작은 예배당이 있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이 미사를 드렸던 이 공간은 아주 특별한 그림으로 장식돼 있다. 초기 르네상스 화가 베노초 고촐리(1420~1497)가 그린 ‘동방박사의 행렬’이다. 동방박사의 경배는 예수가 태어날 즈음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현자 세 명이 별의 인도를 받아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으로 와서 성모자에게 선물을 드리며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동방박사는 메디치 가문의 수호 성인으로 가문에서는 동방박사 형제회의를 후원하고 거창하게 축제일 행사를 치르곤 했다. 조반니의 아들 피에로 메디치(1416~1469)는 리카르디궁 예배당의 장식화로 그들 가문의 국제적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던 1439년의 피렌체 종교회의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장래 피렌체를 다스리게 될 로렌초를 동방박사 일행으로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고촐리는 코시모의 총애를 받았던 수도사 화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제자로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메디치 가문의 기도실에 ‘동방박사의 경배’(1440~1443)를 그린 바 있다. 동방박사가 예수께 경배하는 이야기와 메디치 가문의 외교적 업적인 종교회의를 한데 엮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지만 고촐리는 주문자의 의중을 충실하게 헤아려 5년의 시간을 들여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완성한다. 1464년 완성된 메디치 예배당의 벽화 ‘동방박사의 행렬’은 사실적인 디테일과 생생하고 화려한 색채로 뒤덮여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크지 않은 공간에 3개의 벽면을 장식한 그림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15세기 복장을 한 당대의 실존 인물들로 채워져 있어 볼수록 흥미롭다. 동쪽 벽면에는 황금빛 옷을 입은 젊은 왕이 수많은 수행원들을 이끌고 화려하게 장식된 흰 말을 타고 예수를 보러 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앳된 얼굴이 정면을 향해 있는 이 어린 동방박사는 코시모의 손자이자 피에로의 아들인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다. 고촐리가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10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어릴 때부터 남다른 리더십과 용기, 총명함으로 가문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 뒤의 흰말을 탄 이가 로렌초의 아버지 피에로다. 그 오른편에 흑인 시종이 이끄는 갈색 당나귀를 타고 있는 인물이 ‘국부’ 코시모다. 코시모는 피렌체 시민들이 지닐 수도 있는 부유층에 대한 적대감과 귀족들의 견제와 질투를 의식해 당나귀를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메디치家 3대가 그려진 ‘동방박사의 경배’ 그림을 주문한 피에로는 어려서부터 약골이어서 병을 달고 살았던 까닭에 ‘통풍환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자신의 생명이 오래가지 않을 것을 예견했기 때문인지 피에로는 종교회의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자신의 어린 아들 로렌초를 맨 앞에 세워 장래에 피렌체를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실제로 피에로는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의 통수권을 이어받았으나 2년 만에 병사하면서 로렌초에게 통수권을 넘겨야 했다. 40여년간 피렌체를 통치한 로렌초는 뛰어난 외교수완으로 피렌체가 이탈리아 정치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하는 한편 예술과 철학 등 인문학 연구를 장려했다. 피렌체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르네상스 문화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로렌초가 통치하던 시기다. 사람들은 그를 로렌초 일 마그니피코, 즉 ‘위대한 자’로 칭송했다. lotus@seoul.co.kr
  • 일본서 로마 제국 동전 발견...들썩이는 日고고학계

    일본서 로마 제국 동전 발견...들썩이는 日고고학계

     일본 오키나와현의 고성(古城) 유적지에서 고대 로마 제국의 동전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탈리아 로마와 오키나와섬이 지리적으로 1만㎞ 이상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고고학계는 이번 발견이 동서양 문화 교류사의 비밀을 풀 열쇠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고고학자들이 최근 카츠렌성 유적을 발굴한 결과 로마 제국 시절의 것으로 보이는 구리 동전 4개를 발견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이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오키나와 교육위원회는 엑스레이(X-ray) 분석을 통해 직경 1.6~2㎝의 동전에 새겨진 인물이 로마 제국의 혼란을 수습하고 최초로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재위 306∼337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이 동전들은 서기 300년과 40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일본 고고학계는 12세기부터 17세기까지 오키나와를 통치했던 류큐(琉球) 왕국의 카츠렌성 유적지에 대한 발굴 사업을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발굴에서는 로마 시대 동전과 함께 17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현재 터키)이 사용하던 동전 6개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츠렌성은 오키나와 류큐 왕국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로 중국은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 동남아를 잇는 해상 교역의 요충지로 꼽힌다. 하지만 류큐는 약소국으로 오랫동안 중국에 조공을 바쳐야 했으며 1609년 일본 가고시마를 지배하던 시마즈 가문의 침입을 받은 뒤 그 지배 아래 놓였다. 1879년에는 일본의 오키나와현으로 개편됐다.  이번에 발견된 로마 동전이 언제 누구를 통해서 오키나와로 유입됐는지는 불분명하나, 12세기 이후 중국이나 일본과의 교역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본 역사학계는 서양의 로마제국과 일본의 관계가 새로 조명될 기회라며 들뜬 분위기다. 이웃나라 한국만 하더라도 신라 시대의 황남대총 고분군에서 5세기 실크로드를 거쳐 들어온 로마제국 유리병이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 실크로드의 혜택을 별반 누리지 못했던 일본 고대 사회는 신라, 백제, 고구려보다 문화 수준이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로마 동전이 고대 일본에서 건너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일본으로선 고대 일본 사회가 한국보다 뒤졌다는 문화적 열등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오키나와 국제대학의 미야기 히로유키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카츠렌성에서 로마 제국 동전이 발견된 사실이 아직 믿겨지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꽃 피운 메디치가의 리카르도 궁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꽃 피운 메디치가의 리카르도 궁

     르네상스를 꽃 피운 도시 피렌체의 역사를 이야기 하려면 메디치 가문을 빼 놓을 수 없다. 피렌체 공화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문에서 출발한 메디치가는 금융업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면서 재력을 얻고 실질적으로 피렌체를 통치했으며 특히 학문과 예술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피렌체에서 만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디치 가문이 지금까지 기억되고 존경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오랜 시간 피렌체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를 이끌었지만 군림하지 않고 늘 시민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메디치가의 정궁이었던 리카르디 궁(Palazzo Medici Ricardi)이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리카르디 궁은 가문의 수장이었던 조반니 디 비치(1360~1429)의 주문으로 미켈로초 디 바르톨롬메오(1396~1472)가 설계해 지었다. 원래 두오모의 돔을 완성한 브루넬레스키가 설계를 맡았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러워 메디치가에서 견지해 온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켈로초가 설계한 궁은 피렌체에 지어진 최초의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축물로 단단한 벽돌로 된 3층 건물은 견고한 요새를 연상하게 한다. 대부호이자 실질적인 통치자의 성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을 정도로 수수하다. 피렌체의 귀족들과 대립하면서 평민의 입장을 옹호하며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된 조반니는 자신의 거처를 지으면서도 친서민적 행보를 한 결과였다. 조반니는 궁전 주변으로 시민들이 걸터앉아 쉴 수 있는 돌 벤치를 마련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당시 유행했던 도시형 궁전(팔라초) 스타일의 전형이 된 리카르디 궁의 1층 입구에 들어서면 기둥으로 둘러싸인 중정이 있고 2층에 침실과 응접실, 그리고 작은 예배당이 있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이 미사를 드렸던 이 공간은 아주 특별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초기 르네상스 화가 베노초 고촐리(1420~97)가 그린 ‘동방박사의 행렬’이다.  동방박사의 경배는 예수가 태어날 즈음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현자 세 명이 별의 인도를 받아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으로 와서 성모자에게 선물을 드리며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동방박사는 메디치가문의 수호성인으로 가문에서는 동방박사 형제회의를 후원하고 거창하게 축제일 행사를 치르곤 했다. 조반니의 아들 피에로 메디치(1416~69)는 리카르디 궁 예배당의 장식화로 그들 가문의 국제적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던 1439년의 피렌체 종교회의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장래 피렌체를 다스리게 될 로렌초를 동방박사 일행으로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고촐리는 코시모의 총애를 받았던 수도사 화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제자로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메디치가문의 기도실에 ‘동방박사의 경배’(1440~1443)를 그린 바 있다.  동방박사가 예수께 경배하는 이야기와 메디치 가문의 외교적 업적인 종교회의를 한데 엮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지만 고촐리는 주문자의 의중을 충실하게 헤아려 5년의 시간을 들여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완성한다.  1464년 완성된 메디치 예배당의 벽화 ‘동방박사의 행렬’은 사실적인 디테일과 생생하고 화려한 색채로 뒤덮여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크지 않은 공간에 3개의 벽면을 장식한 그림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15세기 복장을 한 당대의 실존 인물들로 채워져 있어 볼수록 흥미롭다. 동쪽 벽면에는 황금 빛 옷을 입은 젊은 왕이 수많은 수행원들을 이끌고 화려하게 장식된 흰 말을 타고 예수를 보러 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앳된 얼굴이 정면을 향해 있는 이 어린 동방 박사는 코시모의 손자이자 피에로의 아들인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다. 고촐리가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10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어릴 때부터 남다른 리더십과 용기, 총명함으로 가문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 뒤의 흰말을 탄 이가 로렌초의 아버지 피에로다. 그 오른 편에 흑인 시종이 이끄는 갈색 당나귀를 타고 있는 인물이 ‘국부’ 코시모다. 코시모는 피렌체 시민들이 지닐 수도 있는 부유층에 대한 적대감과 귀족들의 견제와 질투를 의식해 당나귀를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림을 주문한 피에로는 어려서부터 약골이어서 병을 달고 살았던 까닭에 ‘통풍환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자신의 생명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을 예견했던 때문인지 피에로는 종교회의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자신의 어린 아들 로렌초를 맨 앞에 세워 장래에 피렌체를 이끌어 가기를 바래는 마음을 표현했다. 실제로 피에로는 메디치가문과 피렌체의 통수권을 이어 받았으나 2년 만에 병사하면서 로렌초에게 통수권을 넘겨야 했다. 40여년간 피렌체를 통치한 로렌초는 뛰어난 외교수완으로 피렌체가 이탈리아 정치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하는 한편 예술과 철학 등 인문학 연구를 장려했다. 피렌체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르네상스 문화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로렌초가 통치하던 시기다. 로렌초는 수많은 고전 문헌을 수집해 그리스 아카데미를 피렌체에 설립하는 등 학문과 예술에 대한 장려와 보호를 위해 자금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로렌초 일 마그니피코, 즉 ‘위대한 자’ 로 칭송했다. 그림에서는 어린 왕의 수행원들이 유달리 많은데 실제로 주변 공화국의 실제 인물들을 그려넣었다고 한다. 그중에는 화가 고촐리의 얼굴도 들어있는데 어딘지 불만이 있어 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다. 막대한 경제력은 지니긴 했으나 15세기 피렌체공화국에서 아직까지 그렇다할 정치적 직함이 없던 메디치 가문의 주문으로 동방박사를 빗대 3대를 그렸지만 진심으로 수긍하지 않았던 까닭인지도 모른다.  남쪽 벽의 주인공은 공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잔티움에서 온 요한 8세 팔라이올로고스이고, 서쪽 벽에는 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동방정교회의 수장이 그려져 있다.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행렬’은 피렌체에서 개인 사재를 털어 국제적인 종교회의를 개최한 메디치가의 업적을 선전하는 동시에 메디치가가 피렌체를 이끌 영도력이 있는 가문이라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메디치 가문은 이 후 1748년까지 약 350년간 지속됐으며 르네상스 문화를 이끌고 세 명의 교황과 9명의 왕비를 배출했다. 사진이 없던 시절임에도 우리가 메디치 가문을 일으킨 주요 인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이 그림 덕분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오늘의 눈] 정부, 북한의 6차 핵실험 대응책 있나/문경근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정부, 북한의 6차 핵실험 대응책 있나/문경근 정치부 기자

    북한이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자체 핵무력 완성의 정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올해에만 두 번째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 정부는 개성공단 중단과 같은 남북 관계 단절을 통해 대북 제재 의지를 드러냈다. 또 북한이 진출한 해외 식당의 방문을 엄격히 금지하면서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의 식당 20여곳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해 북한 통치자금 확보에 타격을 주었다. 최근 정부는 북한 5차 핵실험에 대한 징벌적 제재로 ‘한·미·일 양자제재’를 통한 압박에 유엔 회원국 자격을 문제 삼아 퇴출 논의를 공식 제기하는 등 ‘북한 흔들기’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북한의 행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한계점이다. 북한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핵능력 고도화를 실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뒷북 대처’란 얘기다. 이런 순서를 좇는 형태라면 북한은 결과적으로 핵무기 완성에 이르게 된다. 북은 핵을 실질 보유함으로써 대한민국보다는 윗자리에 오르고, 중국·러시아·미국 등과 비슷한 지위를 가진다. 이 때문에 우리 내부에서는 북한의 핵 개발에 맞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자체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코앞인데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결심만 서면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데도 대한민국은 이런저런 이유로 핵능력 고도화를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우리 일각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문제라며 ‘대미 협상용’, ‘자위용’이라고 외면했다. 그러나 5차 핵실험 직후 더이상 북핵이 ‘협상용’이 아니란 점을 인식하고 강력한 억제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핵 저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6자회담 등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은 어려워 보이고, 중국의 영향력을 지렛대로 한 대북 제재 방안 역시 중국의 소극적 자세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유도해 징벌적이고 혹독한 대북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물론 우리 스스로 북한에 대한 선제적이고 주도적인 제재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 핵의 1차적 당사자는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독자 제재를 행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 이미 개성공단 중단 등 대북 레버리지를 사실상 모두 소진한 상태다. 5차 핵실험 직후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10여개 추가 설치하고, 방송 시간을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만 것에도 이런 고민이 반영돼 있다. 정부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 하여금 북한에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는 대북 제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도 우리만의 ‘플러스 알파’(+α)가 요구된다. 따라서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대북 압박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이 고통스러워할 정부의 대응책을 기대해 본다. rmk522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암을 치료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방법은 수술과 약물요법, 방사선치료입니다. 칼로 암세포를 도려내면 그만일 것 같지만, 암세포는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주변 세포를 침범해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 조직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에게는 주로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효과가 좋지만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포독성항암제’라고 불렀습니다.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먹여 살리는 주변 혈관이나 암세포 분열 신호를 포착해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저격수 역할을 하는 표적항암제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투약할 수 있는 대상자가 일부이고, 오랜 기간 사용하면 화학항암제처럼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따릅니다. 이번에는 다른 방식이 나왔습니다. 몸의 면역기능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할 수 있다면 효과가 어떨까.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입니다. 면역치료라고 하면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분이 많은데 면역항암제는 기능이 좀 다릅니다. 면역항암제는 회피기능을 가진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찾아내도록 돕습니다. 주변 조직 손상 위험이 거의 없고, 기억 능력이 있어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수두 예방 접종을 받으면 평생 수두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던 췌장암 환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악성도가 높은 병입니다. 수술 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없어 늦게 병을 발견하기 때문에 환자의 75%는 이미 수술할 수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오게 됩니다. 그런데 2014년 처음으로 국산 면역항암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습니다.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에 따르면 ‘리아백스주’는 암세포에 붙어 있는 ‘텔로머레이스’를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돕는 기능을 합니다.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 끝에 달린 효소로,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요. 특히 암세포에서 과발현돼 괴물처럼 무한으로 증식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으로 일했던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부 사장은 25일 인터뷰에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뚜껑을 열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아무래도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소화기암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진전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말기 췌장암 환자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응급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의 종양 크기가 기존 7㎝에서 4.4㎝로 일부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일부 환자는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기대여명이 3개월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개발한 회사조차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췌장암을 100% 억제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겁니다. 적용 대상 환자도 현재는 소수입니다. 송 사장은 “‘이오탁신’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이고, 환자의 기대여명을 일부 늘려주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 모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해 장점이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치료 효과가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젬시타빈이라는 화학항암제와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전국 16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 찾아내도록 도와 대형 다국적제약사들도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흑색종과 폐암 치료에 사용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 여보이 등 3개의 다국적제약사 신약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항암제는 면역세포인 T림프구가 암세포를 ‘친구’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도록 합니다. 면역항암제의 도움을 받은 T림프구는 암세포를 기억하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특정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키트루다 등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에 비해 독성이 매우 적어 투약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하다”며 “여보이는 치료 시 20%의 환자가 10년 이상 생존한다는 고무적인 연구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T림프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물질 ‘PD-L1’ 양성 폐암 환자에서 사망률이 30%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타깃 명확하게 확인 안돼… 임상환자 대부분 물론 리아백스주처럼 한계도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1회 치료비가 500만~1000만원이나 될 정도로 고가여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받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모든 타깃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사용해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조차 이런 고가의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를 자비로 상용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전이성 폐암 환자의 20%에서만 치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환자들의 기대가 크지만 아직 모든 경우의 수를 밝혀내진 못한 상황입니다. 조 교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 제약사와 정부, 학계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만약 이런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계도 한계를 극복하려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약해 효과를 알아보는 시도가 가장 활발합니다. 표적이 다른 항암제를 섞어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교수는 “현재 연세암병원에서도 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높은 반응이 나타나는지 연구하기 위해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승인받은 키트루다, 옵디보 등 다른 종류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투여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동방정교 지원 업은 푸틴 동유럽 장악 新제국주의 ‘망령’

    동방정교 지원 업은 푸틴 동유럽 장악 新제국주의 ‘망령’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두마) 의원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64)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이 전체 의석의 76%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2000~2008년 러시아의 3·4대 대통령을 지낸푸틴은 헌법상 3연임 금지조항 때문에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5대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6대 대선을 통해 크렘린으로 복귀했다.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린 푸틴이 2018년 7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맡게 돼 현대판 ‘차르’(황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의 승리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내전, 시리아 내전 개입 등 잇단 제국주의적 행보로 서방과 대립하는 가운데 그의 ‘강력한 러시아’ 노선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보여 준다. 하지만 소련 시절처럼 동유럽의 패권적 지위를 다시 향유하려는 푸틴의 대외 정책 코드를 동유럽에서 2억명 이상의 신자를 보유한 동방정교의 힘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분석했다. ●러시아 제정 때부터 동방정교 유일 수호자 자처 동방정교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을 근거지로 한 비잔틴 제국(동로마 제국·395~1453년)의 유산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그리스, 루마니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몰도바 등 동유럽 대다수 국가의 제1 종교다. 1054년 로마 가톨릭과 갈라선 동방정교는 로마 교황청의 통제를 받는 가톨릭과는 달리 지역과 민족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용된다. 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러시아는 제정 시절부터 비잔틴 제국의 계승자와 동방정교의 수호자임을 자처해 왔다. 1억 4400만 러시아 국민의 70% 이상이 동방정교 신자로 분류된다. 16세기 러시아 수도사 필로테우스는 1453년 비잔틴 제국이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제국에 멸망당하고, 로마도 (러시아인의 관점에서 이단인) 가톨릭으로 넘어가자 유일하게 남은 순수한 기독교 정신(동방정교)을 보존하고 강화할 책임은 오로지 모스크바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역대 러시아 황제는 이를 금과옥조로 여겼고 푸틴도 자신이 신자임을 밝히며 정교회의 정치적 후광을 받아 왔다. 리언 아론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2014년 6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 역사를 보면 전쟁을 일으키거나 제국을 확장할 때 문명의 사명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러시아는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자주 사용해 왔고, 이 모든 것이 푸틴의 세계관에 단초를 제공한 셈”이라며 “(크림반도를 합병한) 푸틴의 시각에서 보면 러시아는 유라시아를 통합하려는 역사적이고 정당한 임무를 수행하려 하는데 서구가 이를 좌절시켜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동방정교는 러시아가 서방에 대응할 수 있는 외교적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지난 5월 28일 푸틴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 방문 당시 동방정교회의 성지(聖地)이자 ‘성모 마리아의 정원’으로 알려진 아토스산을 찾았을 때 러시아와 그리스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푸틴은 “아토스산은 도덕적 토대와 가치에 대한 중요한 작업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35% “러시아 지지”… EU 지지 23%뿐 이날 푸틴의 아토스산 방문에는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 니코스 코치아스 그리스 외무장관 등이 동행했다. 푸틴은 앞서 5월 27일에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동하고 서방의 제재 영향으로 급격히 줄어든 양국 교역을 복원하는 문제와 러시아 남부에서 지중해 해저를 거쳐 그리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로 연결되는 가스 공급 파이프라인 ‘사우스 스트림’ 건설 재개 방안도 논의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리스인의 35%가 러시아의 지도적 역할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EU의 지도적 역할을 지지한다는 23%보다 높다. 이는 최근 침체를 겪는 그리스인이 독일 중심의 EU 역할에 환멸을 느끼고, 문화·종교적 유대가 밀접한 러시아에 더 우호적이라는 점을 반영한다. ●聖地 신부 “동방정교 구원 지도자로 푸틴 적합”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뿐 아니라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키프로스에서도 동방정교가 핵심 종교다. 이에 따라 정교는 EU 내부에서 EU의 대러시아 경제 재재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하는 기제도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몰도바에서는 러시아 정교회와 일체감을 갖는 신부들이 친서방 정책에 반대하고 있고, 발칸반도 국가인 몬테네그로의 신부들은 몬테네그로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격렬히 반대해 왔다. 아토스산 카라칼로우 수도원의 넥타리오스 신부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운명은 4세기 기독교로 개종한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와 유사하다”면서 “푸틴은 당시 로마제국처럼 기독교가 박해받았던 나라(소련) 출신이라는 점에서 동방정교를 구원할 지도자로 적합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2011년엔 ‘마리아 허리띠’ 聖物로 푸틴 대선 도와 동방정교는 러시아 국내 정치에서 푸틴의 권력을 공고히 할 유용한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2011년 11월 당시 총리였던 푸틴이 이듬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자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푸틴의 도움 요청을 받은 그리스 아토스산 바토페디 수도원의 에프라임 신부는 동방정교에서 성물(聖物)로 여기는 ‘성모 마리아의 허리띠’를 지참하고 러시아로 날아가 러시아 각지에서 39일동안 이를 순회 전시했다. 이 기간 동안 300만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불임여성도 잉태하게 한다는 이 성물에 참배했다. 공항에서 에프라임 신부를 영접한 푸틴은 자연스럽게 이 성물의 첫 번째 참배객이 됐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TV 중계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 방송됐고 푸틴은 국민에게 성물을 러시아로 가져온 주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줬다. 2012년 2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키릴 대주교는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는 혼돈의 상태였으나 신과 현명한 지도자의 도움으로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러시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푸틴에게 감사한다”고 푸틴을 향한 지지를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푸틴은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국내외 정치에서 기존의 강력한 권위주의적 통치 노선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가 소련과 같은 제국으로 성공하려면 소프트파워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군사력과 경제력이 필요하다. 러시아군은 현대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군비지출은 664억 달러로 미국(5960억 달러)과 중국(2150억 달러)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842억 달러)보다 뒤졌다. 나토는 내년 5월부터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동유럽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병력을 증강하기로 하는 등 푸틴의 팽창주의 정책에 대응한 서방의 견제도 강화되는 형국이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 몇 년간 원자재 가격 하락과 서방의 경제 제재로 침체해 왔다. 푸틴이 다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2012년 경제 성장률은 3.5%였으나 지난해 -3.7%를 기록했고, 올해는 -1.8%로 예상된다. 이달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도 3950억 달러로 2013년 10월(5240억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경제 침체에 군사력 뒷받침 부족… 팽창엔 한계 지난 총선의 투표율이 직전 선거의 60.2%보다 현저히 낮은 47.8%에 그쳤고 주요 대도시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30% 이하였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정치적 라이벌이 없는 푸틴 체제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반영한다. 블룸버그는 지난 19일 사설을 통해 “이번 총선은 푸틴이 대중과 점차 유리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경기 침체가 앞으로 러시아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푸틴의 제국주의적 노선이 탄탄대로만 걷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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