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통치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술집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공안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임질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653
  • 22년 독재정치 몰아낸 감비아 새 대통령에 정치 신인 바로우

    29세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2년간 서아프리카 감비아를 통치한 야히아 자메 대통령(51)이 선거에 패배해 재집권에 실패했다. 독단과 기행으로 논란을 빚은 그의 철권통치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은 물론 아프리카 독재 국가에서는 이례적인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감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실시한 대선 개표 결과 야권 후보 아다마 바로우(51)가 26만 3515표(45.54%)를 얻어 21만 2099표를 얻은 자메에 승리했다고 2일 발표했다. 자메도 이날 TV 연설을 통해 “바로우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투명하고 깨끗하게 진행된 이번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고 말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196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감비아는 인구가 190만명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중 하나로 꼽힌다. 레슬링 선수 출신인 자메는 1994년 동료 군 장교들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독립 이후 감비아를 줄곧 통치해 오던 다우 다자와라 당시 대통령을 몰아낸 뒤 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했다. 2001년 연임에 성공한 이후 이듬해 헌법을 개정해 연임 제한을 철폐했고 이번에 다섯 번째 재집권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새로 대통령에 당선된 바로우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의 정치 신인이지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재건,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이번 대선에서 8개 야당의 단일 후보로 출마해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실망·분노 더해져 무거워진 패러디

    실망·분노 더해져 무거워진 패러디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6차 촛불집회에서는 이전보다 좀 더 무거운 의미를 담은 패러디가 대거 등장했다. 퇴진 시기 등을 정치권으로 넘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와 뒤이은 정치권의 탄핵 혼선 등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동인이 됐다. 특히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패러디는 줄고 박 대통령과 정치권, 재벌 등을 비판하는 패러디가 대세를 이뤘다. 박 대통령을 그려 넣은 손팻말 뒤로 대기업 총수들을 의미하는 손팻말들이 따르는 퍼포먼스가 눈에 띄었고, ‘하야만사성’이라는 가훈을 내건 중소상인 비상시국회의는 ‘재벌도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닭’을 향해 “당장 꺼지라”고 호통치는 세종대왕 그림이 전시됐고, ‘연쇄담화범 박근혜 즉시 탄핵’이라는 손팻말도 등장했다. 박 대통령을 그려 넣은 빗자루와 최씨 사진을 붙인 쓰레받기를 들고 나온 장모(37)씨는 “박 대통령이 온갖 특혜를 최씨에게 쓸어 담아 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해동검도 체육관을 운영한다는 임영환(43)씨는 지인들과 조선 시대 장군 복장을 하고 거리에 나왔다. 그는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 무예를 하는 사람으로서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장군 복장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청년당’ 당원들은 횃불을 들었다. 유승재(29)씨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국회의 어정쩡한 태도,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 등에 항의하기 위해 횃불을 들었다”며 “촛불은 꺼지지 않는 큰 의지”라고 말했다. 촛불 모양의 ‘하야 배지’가 등장했고, 범(박근혜)쓰레기(수거)연합은 시민들에게 쓰레기봉투를 나눠 줬다. 박 대통령이 백옥주사, 태반주사 등을 시술받고, 청와대가 비아그라를 구입한 것을 빗댄 ‘청와의원’, ‘청와텔’ 손팻말도 있었다. 경찰 차벽에 붙이는 꽃스티커를 나눠 주던 세븐픽쳐스 측은 이번엔 생화도 내놓았다. 꽃을 나눠 주던 전희재씨는 “지난주부터 많은 분이 생화를 후원해 주셨다”며 “꽃스티커의 모티브도 집회 참가자가 경찰에게 꽃을 건네던 것에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집회의 의미를 더 분명히 하고 스티커를 떼어야 할 경찰의 수고도 덜어 주겠다는 의도다. 이 밖에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는 한때 탄핵에서 한발 물러섰던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진정한 여야 합일’을 이뤘다고 비꼬는 손팻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놀라운 정치적 분출… 퇴진→체포 목소리 늘어”

    美외교지 FP “韓시위 굴곡 많아 경찰버스 꽃 스티커 등 방식 기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 한국인의 분노와 퇴진 요구의 강도를 높였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AP는 지난 3일 열린 6번째 대규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청와대와 100m 떨어진 좁은 골목길까지 진격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필사적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 NBC방송은 “수만명의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며 ‘박 대통령에 맞서는 수백만 시위대의 바다’라는 제목의 시위 영상을 공개했다. AFP는 오는 9일 국회 탄핵 표결을 앞두고 시위에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데서 더 나아가 형사 고발과 체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었다며 포승줄에 묶인 실물 크기의 박 대통령 모형이 등장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탄핵 가결 여부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이 5년의 임기를 마치지 못한 첫 번째 대통령이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 170만명이 모인 것은 물론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62만명이 시위에 나서는 등 모두 232만명이 참석했다며 이는 지난주 190만명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일본 NHK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에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며 “사임 의사를 표명한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박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6주 연속 열렸다”며 “서울 시위는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러시(FP)는 지난 2일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해 “김치만큼이나 한국적”이란 분석을 내놔 관심을 끌었다. FP는 한국의 촛불집회가 “놀라운 정치적 활동의 분출”이지만 “한국 현대사의 맥락을 본다면 그리 놀랍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보통 사람들은 “식민지에서 군사정권으로, 또 불완전 민주주의 체제로” 사회를 바꿔왔다며 1400년대 조선시대의 ‘신문고’부터 1919년 일제 강점기의 3·1운동, 1960년대 4·19혁명, 1980년대 광주 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까지 한국 시위 역사엔 굴곡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FP는 이번 시위가 돌과 화염병을 던지던 과거와 달리 시민들의 자유 발언과 유명 음악인들의 공연, 경찰 버스 차벽에 붙이는 ‘꽃 스티커’, 청와대 외곽에 등장한 푸드트럭 등 평화로우면서도 기발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박 대통령의 단순 하야가 아니라 그가 보여준 불투명하고 권위주의적이며 뿌리 깊게 부패한 통치 방식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독재자 몰아낸 감비아, 새 대통령은 ‘마트 경비원’ 출신

    독재자 몰아낸 감비아, 새 대통령은 ‘마트 경비원’ 출신

    23년째 독재 통치에 놓여있던 감비아가 전직 경비원 출신의 신예 정치인을 대통령에 선출해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감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결과 야권 후보 아다마 바로우(51)가 26만 3515표(45.54%)를 득표해 21만 2099표(36.66%)를 얻은 전임 대통령 야흐야 자메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사업가 출신인 바로우는 감비아 정계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으나 올해 초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재건, 정치범 전원 석방 등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대중적 인기를 획득했다. 이에 8개 정당이 바로우 후보 지지에 나섰고 야권 후보 단일화 등 전략으로 대선 승리를 이루어냈다. 20년이 넘는 세월 끝에 찾아온 정권교체로 많은 국민들이 기쁨을 표현하고 있는 가운데 바로우 후보의 특이한 과거 경력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고 3일 외신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로우는 영국 런던 북부의 홀로웨이로드에 위치한 일반 상품 판매점인 아르고스(Argos) 매장의 경비원으로 근무했었다. 바로우 후보는 1998~2002년 동안 영국에 거주하며 재산관리(property management)를 공부했고 이를 토대로 이후 감비아로 돌아가 부동산 중개 사업을 운영했다. 경비원으로 일하던 당시 바로우는 매장 내부를 감시하고 말썽을 일으키는 고객을 제지하는 등 통상적 경비임무를 수행했으며 실제 절도범을 제압한 경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바로우는 기타 상점 및 기업 등에서 다양한 잡무를 경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인사들은 유세 당시 바로우의 경비원 경력을 내세워 공개석상에서 바로우를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로우는 “영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근면성실함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으며 이는 귀국 후 나를 도와주는 큰 자산이 됐다”며 당시의 경험 덕분에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선거로 자메 대통령은 23년간 지속했던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1994년 29세의 나이로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았던 자메 대통령은 수차례 선거에서 승리하며 장기집권 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그간 계속 제기됐던 바 있다. 또한 자메 대통령은 인권·언론탄압으로 서구권의 잦은 비판을 받았으며 지난 10월에는 남아공과 브룬디에 이어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감비아 데일리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감비아의 최태민’ 자메 대통령, 막 내린 23년 독재

    ‘감비아의 최태민’ 자메 대통령, 막 내린 23년 독재

    29세이던 199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3년간 아프리카 감비아를 통치한 야흐야 자메 대통령(51)이 지난 1일 대선에서 낙선했다. 독단과 기행, 신비주의로 논란을 빚어 온 그의 철권통치도 막을 내리게 됐다. 감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이번 대선에서 야당 연합 대표 아다마 바로우(51)가 26만 3515표(45.54%)를 얼어 21만 2099표(36.66%)를 얻은 자메 대통령을 이겼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메는 다섯 번째 재집권을 노리는 이번 선거에 나서기에 앞서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든 개의치 않는다. 나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누구의 말도 듣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의 통치는 나와 전능하신 신에 관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지지자들 앞에서 신의 섭리로 자신의 승리가 확실하다며 대선 뒤 어떤 시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독실한 이슬람 신자인 자메는 감비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65년 출생했으며 열아홉 살이던 1984년 군에 입대했다. 10년 뒤 동료 군 장교들과 함께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독립 이래 감비아를 통치하던 다우다 자와라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부패척결 및 총선 실시를 약속했다. 자메는 1996년 치러진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고서 2001년 연임에 성공하고 2002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을 철폐해 2006년과 2011년 대선을 거치면서 연승 가도를 달려 23년간 권좌에 머물렀다. 그는 재임 기간 에이즈 치료 약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감비아를 이슬람 국가로 선언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발표하는 등 이목을 집중시켰다. 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특유의 풍성한 흰색 가운 복장에 코란을 손에서 놓지 않는 모습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해 눈길을 끌던 자메는 인권·언론탄압 등으로 서방으로부터는 자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비밀스러운 힘을 지닌 것으로 소문을 퍼뜨려 우민화 정책을 펼치면서 10억년을 통치하겠다고 장담하던 자메는 결국 독재에 신음하던 국민의 엄중한 심판에 무릎을 꿇었다. 야권과 민간단체는 대선을 앞두고 부정선거 우려를 제기했으나 바로우 후보의 당선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비아에서는 지난 수년간 언론인과 야당 인사, 그리고 정부 여당(APRC, 애국전선건설동맹)에 반기를 드는 인물들에 대한 탄압과 숙청이 이어졌다. 자메는 비판자들을 “아홉 자 깊이의 구덩이에 파묻어 버릴 것”이라고 위협하는가 하면 구금 중 숨진 인권 활동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지옥에나 가라”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196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감비아(인구 약 190만명)는 높은 빈곤율 등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분류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촛불 정국 공직사회 비틀어 보기/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촛불 정국 공직사회 비틀어 보기/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 1. “청와대와 정치권의 간섭이 없어서(?)인지 이번에 역대 가장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진 것 같아요.” # 2.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청와대의 사인이 없으니 대충 수정해서 낼 수도 없고….” # 3. “‘시키니까 했다’는 영혼 없는 ‘코스튬 플레이’만 성행하고 있어요. 공직사회가 이래서 되겠나 싶습니다.” 정치권 등 온 나라가 최순실 국정 농단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들면서 나타난 공직사회의 단면들이다. 이를 비틀어서 한번 분석해 봤다. 첫 번째 얘기는 갑작스런 인사로 논란을 낳은 경찰 인사의 다른 면이다. 인사가 당겨지고, 청와대와 정치권이 다른 데 정신이 팔리면서 ‘자기식 인사’를 했다는 것으로 들린다. 거기에는 경찰대와 비(非)경찰대 출신의 조화나 지역 안배, 연공서열 등의 조화 등 산술적 의미도 포함돼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번 게이트 이후의 상황이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 읽힌다. 다른 부처도 다르지 않다. “국민만 보고 간다. 이 상황이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간섭이 줄어서 좋다는 반응은 현실이다. 두 번째는 경제 부처의 얘기다. 매사 청와대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결정을 하다가 ‘시어머니’가 없어지니 시원하기는 하지만,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결정을 미루는 ‘금단현상’도 엿보인다. 경제 관료들이 간섭에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 실제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은 지금 마무리를 해 중순쯤 발표를 해야 하는데 청와대 등과의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연말로 미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든가 고려할 변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익숙한 ‘시그널’ 부재로 인해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이 맹탕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다음 예는 엘리트들의 몰락에 대한 공직사회의 자조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문제가 될 때만 해도 “‘일반미’(비공무원 출신 정무직 공무원)보다는 그래도 ‘정부미’(공무원 출신 정무직 공무원)가 낫다”고 자위했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나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이번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놀라움과 함께 “대한민국의 머리 좋은 공무원들 다 쓰러진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키니까 했다’는 코스튬 플레이가 번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격랑들이 제법 많았다. 1979년 10·26에서부터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 1987년 6월 항쟁,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등이 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경제성장률은 10·26의 여파와 제2차 오일쇼크가 이어진 1980년(-1.7%·1981년 7.2%)을 빼고는 모두 예년 이상이었다. 1987년은 12.5%(1988년 11.9%), 2004년은 4.9%(2005년 3.9%)였다. 물론 당시의 성장 배경이 고도성장기(1981년과 1987년)였다거나 금융위기 이후 반등기(2004년)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뿐일까. 여기에는 정치적 격변기에도 생업에 전념하며 인내한 국민과 주어진 업무를 묵묵히 수행한 공무원들의 공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 때마다 리더십을 발휘한 고위 경제 관료도 있었고, 서슬 퍼런 통치자에게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관료들도 있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때 물가가 급등하자 성장주의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의 고집을 꺾고 강력한 물가 대책을 폈던 강경식 차관보, 김재익 경제기획국장도 있고, 전두환 전 대통령 때에는 김재익(경제수석), 2004년엔 이헌재 전 부총리가 있었다. 이들 외에도 소신과 철학이 있었던 관료들이 적지 않았다. 대통령과 친한 강남 아줌마의 하수인 역을 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경제수석이나 관료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아무리 판이 뒤집어지는 과정이고, 경제 수장인 부총리의 위상마저 어정쩡하지만, 공직자만큼은 자존심과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지금 공직자들은 역사를 만들고, 그 역사는 평가받는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sunggone@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與 당론마저 거부하면 탄핵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시기를 둘러싸고 연일 정치권은 혼돈 상태다. 새누리당이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결정했지만 야 3당은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오는 9일 탄핵 의결에 합의하면서 급속도로 탄핵 정국으로 빨려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캐스팅 보트를 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는 박 대통령에게 명확한 퇴진 시기를 요구하고 나서 정치권이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작금의 국정 농단 사태는 국가의 근본을 흔드는 초유의 사건이다. 국민은 박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를 주도한 장본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로 나섰던 것이다. 촛불 시위로 표출된 민심은 조속히 민주적 가치와 질서를 회복하고 헌법이 보장된 절차에 따라 박 대통령의 퇴진과 법적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혼란 상황은 ‘질서 있는 퇴진’을 명분으로 거취 문제를 국회에 넘긴 박 대통령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회의 탄핵 절차 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국회에 자신의 진퇴를 결정해 달라는 것은 시간 벌기와 국면 전환용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 어제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연속 역대 최저치인 ‘4%’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하고 탄핵을 요구하는 여론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기 단축 자체가 개헌을 전제로 하는 만큼 분열된 정치권의 합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조기 퇴진 의지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조건 없는 퇴진과 명확한 시한을 밝히는 것이 순리다. 탄핵에 찬성했던 새누리당 비박계가 야 3당이 추진하는 탄핵 동참을 거부하는 대신 오는 7일까지 명확한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밝힌 대로 국정의 공백과 혼란을 우려한다면 책임 있는 국정 통치자로서 혼란을 정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꼼수 정치’에 빌미를 준 것이 정치권의 분열이라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야권 내 파열음을 증폭시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 박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았던 추 대표가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 야권 분열을 자초했다. 권력 농단 사태의 공동 책임을 지고 있는 친박계는 물론 보수 결집을 노리고 촛불 민심을 역행하고 있는 비박계의 정치공학적 접근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정 공백과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분출된 성난 민심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여야의 정치 역량이 필요하다. 오늘 다시 6차 촛불시위가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정치권이 촛불 민심을 외면하고 정치 공학적 해법에 매달린다면 결국 성난 민심은 박 대통령은 물론 여의도로도 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그 국민에서 나는 빼 달라.” 1964년 8월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해 월남전 전면 개입을 선언했을 때 당시 독일의 아데나워 총리가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환영한다”고 성명을 내자 훗날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 작가 하인리히 뵐은 이렇게 일갈했다. 한국 정치인들이 숱하게 들먹이는 ‘국민’을 들을 때 자주 떠오르는 씁쓸한 말이다. 정치는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는데 현 정부는 호통치면서 상처를 헤집고 국민을 괴롭혀 왔다. 작금의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맞서는 모습도 국민을 힘들게 할 뿐이다. 누구도 그런 국민에 속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르재단 등 사업이 ‘나라를 위한 좋은 일’이었다면 처음부터 재벌들 ‘팔을 비틀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추진했어야 했다. 괜스레 재벌들이 ‘선의로’,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했다고 주장해도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국민을 향한 진정성은 표정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입증된다. 이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반면교사의 표본을 보여 준 것 같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많이 했고 해야 하는 일은 별로 하지 않아 국민에게 너무 많은 실망과 절망을 안겨 주었다. 한국 경제의 최대 약점임에도 현 정부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조장하는 경제 현안이 불평등 문제다. 한국은 정부가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경제사회 정책을 통해 완화하는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분의1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불평등 완화에 인색한 나라다. 이러한 심각한 불평등의 중심에 노동시장의 분단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1월 노동개혁 4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국민이 나설 것”을 선동하는 순간 하인리히 뵐의 말이 떠올랐다. 이 4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이들 법으로 고용불안이 가중된다면 가뜩이나 심각한 불평등은 더욱 악화되고 성장은 지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미래 한국의 설계는 일본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해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의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이 모든 국민의 ‘근로의 권리’와 국가에 의한 ‘고용의 증진’ 및 ‘적정임금의 보장’(제32조 ①항)을 규정한 헌법 정신에 부합되고 박 대통령 자신이 2014년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한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정부가 필요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규제 완화다. 대통령 스스로 규제를 ‘암덩어리’이자 ‘쳐부숴야 할 원수’로 표현하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2014년 3월에는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를 TV로 생중계했다. 필자는 시민단체 대표로 초대됐지만 토론문을 주최 측 요청대로 사전에 제출했다가 회의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부당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무분별한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의 규제관은 잠깐 바뀌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 정부는 규제개혁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독촉하고 있다. 이 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는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문이다. 핀란드가 2030년부터 석탄화력 발전을 금지하고 독일이 같은 해부터 화석연료 자동차의 판매와 사용을 금지할 것을 선언하는 사이 한국은 같은 해까지 온실가스 배출 증가분의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폐기하고 재벌들의 석탄화력 발전을 허가함으로써 ‘세계 4대 기후불량국가’ 중에서도 선도 국가로 선정됐다.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누리예산을 둘러싸고 교육부가 교육청을 상대로 벌였던 정파 싸움은 최근 향후 3년간 매년 1조원을 지원하기로 여야가 합의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하다. 중앙정부가 ‘청년수당’을 둘러싸고 야당 출신 단체장들과 벌이고 있는 정파적 논란도 마찬가지로 소모적이다.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제34조 ②항)를 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자행된 국정 농단은 국정 퇴행이기도 했다. 표방됐던 ‘국민 바라보기’는 허울뿐이었다. 진정성 있는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다.
  • 미사일 발사 대신 포병훈련 감행한 김정은

    미사일 발사 대신 포병훈련 감행한 김정은

    “첫 타격에 남조선 대응 의지 꺾어놓을 것”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서울과 연평도 등을 겨냥한 포병사격훈련을 지도하면서 “남조선 것들을 모조리 쓸어버려야 한다”고 위협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321호 채택에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 동지께서 12월 1일 조선인민군 전선포병부대들의 포병대 집중 화력타격 연습을 지도하시었다”면서 “연습에는 남조선 괴뢰 연평부대를 쓸어버릴 임무를 맡고 있는 서남전선수역 포병구분대들과 서울시를 비롯한 남조선 작전지대 군사대상물들과 반동 통치기관들을 타격할 전선 중장거리포병 구분대들이 참가하였다”고 밝혔다. 훈련은 남한과 멀지 않은 강원도 원산지역 해안에서 이뤄졌다. 이날 노동신문은 훈련 사진 20장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152㎜ 자주포, 24㎜ 방사포 등 장사정포 100여 문이 해안가에 길게 줄지어 배치된 모습도 담겼다. 김정은은 훈련을 지켜본 뒤 “포병부대들이 터쳐 올리는 승전의 포성은 남진하는 인민군 부대들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며 남진(南進)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했다. 또 “첫 타격에 남조선 것들의 대응 의지를 완전히 꺾어 놓고 그래도 발악하는 놈들이 있다면 모조리 쓸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한의 석탄 수출 제한을 포함한 결의 2321호를 채택했다. 이에 북한이 반발의 의미로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남한의 탄핵 정국 등을 고려하면 나름의 ‘복잡한 계산’을 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대신 대대적인 포병사격훈련을 감행한 것은 이 같은 고민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도발할 경우 우리 군의 강력하고 단호한 응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탄핵 정국] 朴특검 “세월호 7시간 살필 것… 내가 대통령 대면조사도 고려”

    [탄핵 정국] 朴특검 “세월호 7시간 살필 것… 내가 대통령 대면조사도 고려”

    “최태민 유사종교·靑경호실 수사 재단 모금 부정청탁 입증에 주력 정윤회 축소 의혹 김총장도 대상 김기춘·우병우 당연히 조사해야”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파헤칠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향배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적용 여부부터 청와대 약물 반입과 ‘세월호 7시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등 검찰이 마무리하지 못한 의혹들에 대한 수사 의지를 다지는 점이 눈에 띈다. 심지어 김수남 현 검찰총장에 대한 조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파장은 정·재계를 넘어 검찰 내부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박 특검의 시선이 우선 향하고 있는 곳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대기업이다. 박 대통령 측은 “국가 발전을 위한 문화융성 사업의 일환으로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두 재단 설립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박 특검은 재단기금 모금 과정에 ‘부정청탁’이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재단 설립과 기금 마련이 통치 행위의 일환이 아닌 대가성 뇌물을 받기 위한 것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업 수사가 매우 중요하다. 촘촘히 빠짐없이 봐야 한다”면서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들이 새로운 인력들과 함께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박 대통령의 진술이다. 그러나 이번 특검법에 기존과 달리 ‘참고인 강제 소환’ 제도가 빠져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검찰에서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설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특검은 “본인의 진술에 의미가 있고 지금까지와 다른 얘기도 나올 수 있어 대면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박 대통령을 내가 직접 조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고, 한 번으로 조사가 끝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탄핵으로 박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 들어가면 강제 소환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박 특검은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건 언제든 복원이 가능하다는 뜻”이라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박 특검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 도중에 박 대통령이 퇴진을 해도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의 시선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 행적과 관련한 ‘세월호 7시간 의혹’과 ‘정윤회 문건 파동’, 최태민 일가 관련 의혹 등으로도 향하고 있다. 박 특검은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해 “(김수남 검찰총장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면 할 것이고, 수사 과정에서 총장이 입장을 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당시 정윤회 수사 사건을 지휘했지만 수사의 초점을 ‘비선 실세’ 대신 ‘유출경로’로 잡아 축소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적 의혹이 많은 부분이니 당연히 같이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또 “대통령 경호 인력들에 대한 수사도 중요한 포인트다. 출입하는 자들의 신원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직무 감찰 대상이 되기 때문에 관련법에 따라 경호실장과 경호실의 문제를 볼 수 있다”고 수사 가능성을 예고했다. 육영수 여사 서거 후 박 대통령과 최태민씨의 잘못된 인연이 ‘최순실 게이트’로 이어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박 특검은 “종교적인 부분에서 기인해 최근의 비리까지 연결된다면 종교 연루 부분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때 종교학을 공부한 데다 검찰에서 오대양 사건, 탁명환 피습 사건 등을 수사해 종교 부분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정유라(20)씨 조사에 대해서는 “정씨는 어떻게든 입국시켜 수사해야 한다. 소환 등 절차를 독일 쪽과 잘 얘기해야 하고, 최씨 측을 통해 입국하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 여부에 박 특검은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 “김 전 실장은 5공 비리 수사 때 모시고 일했는데, 논리가 보통이 아닌 분이라 어려운 수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수사팀장을 맡은 윤석열(55·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는 이날 보복 수사 우려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사가 수사권을 갖고 보복하면 깡패지 검사냐”고 일축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박영수 특검 “朴대통령 제3자 뇌물죄 수사 초점”

    “통치행위 주장 깨는 것이 관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등 혐의와 최순실(60·구속기소)씨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할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박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죄 대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특검은 2일 기자들과 만나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해 박 대통령 측이) 문화융성을 명분으로 통치행위를 내세울 텐데 이걸 어떻게 깰 것인가가 관건인 만큼 수사를 원점에서 시작할 것”이라면서 “특히 검찰이 재단 기금의 본질을 직권남용으로 보는 건 구멍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이어 “직권남용처럼 우회할 게 아니라 대통령이 가진 힘이 (재단 기금 형성에) 작용한 게 아닌지, 본질적인 부분으로 바로 들어갈 수 없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법적 다툼의 소지가 큰 직권남용죄보다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이 경우 ‘뇌물’을 받은 박 대통령과 최씨는 물론 뇌물을 준 기업들 역시 처벌 대상이 된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의 직접 진술에 의미를 두고 대면조사 원칙을 세웠다. 그는 이날 판검사 출신의 특검보 후보자 8명을 청와대에 추천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 중 4명을 특검보로 오는 5일까지 임명하게 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이문열 “100만 나왔다고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

    이문열 “100만 나왔다고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

    일부 시민들 “소설 좋아하고 재밌게 봤는데…” 실망감 표출 소설가 이문열씨가 2일 조선일보 1면에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문열은 이 글에서 “이제는 매스컴이 스스럼없이 ‘국민의 뜻’과 혼용하는 광장의 백만 촛불도 마찬가지다. 지난번에 문재인 후보를 찍은 적극적 반대표만도 1500만표에 가까웠고, 대통령 지지율 4%가 정확한 여론조사였다면 이 나라에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유권자만도 3000만이 훨씬 넘는다. 아니,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사람을 친다면 4500만도 넘는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문열은 “하지만 그중에 100만이 나왔다고, 4500만 중에 3%가 한군데 모여 있다고, 추운 겨울밤에 밤새 몰려다녔다고 바로 탄핵이나 하야가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라면서 “그것도 1500단체가 불러내고, 매스컴이 일주일 내 목표 숫자까지 암시하며 바람을 잡아 불러 모은 숫자가, 초등학생 중학생에 유모차에 탄 아기며 들락날락한 사람까지 모두 헤아려 만든 주최 측 주장 인원수가”라고 했다. 촛불집회를 북한의 ‘아리랑 축전’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문열은 “심하게는 그 촛불 시위의 정연한 질서와 일사불란한 통제 상태에서 ‘아리랑 축전’에서와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더라는 사람도 있었다”라면서 “특히 지난 주말 시위 마지막 순간의, 기계로 조작해도 어려울 만큼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과 그것을 시간 맞춰 잡은 화면에서는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문열의 이번 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시민들이 많았다. 이 조선일보 기사에 댓글을 단 한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 ‘jung****’는 “당신 소설 증말 좋아하고 재밌게봤는데…’이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같은 포털의 아이디 ‘duck****’는 “영화 내부자의 칼럼리스트를 보는 듯”, ‘vipu****’는 “픽션만 쓰시니 현실감 제로 인생을 사시는군요!! 눈을 뜨고 세상을 좀 제대로 보세요”라는 댓글을 올렸다. 다음은 소설가 이문열이 조선일보에 올린 글의 전문.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 죽기 좋은 계절이다. 참으로 많은 죽음이 요구되고 하루라도 빨리 그 실현이 앞당겨지기를 요란하게 기다리는 시절이다. 매스컴은 그런 죽음을 예고하고 혹은 초대하는 이야기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악머구리 들끓듯 하고 광화문광장은 벌써 두 번째로 백만을 일컫는 촛불에 휘황하게 밝았다. 아주 예전에 읽어 제목과 지은이조차 기억에 가물가물한 이탈리아 극본 한 편이 떠오른다. 어느 나라인가 여왕의 어지러운 통치 때문에 폭동이 일어나 국가권력은 전복되고 여왕은 잠적하였다. 폭도가 수도 길목을 막고 여왕을 수색하는데 어느 새벽 여왕을 빼닮은 창녀 하나가 재수 없게 걸려든다. 폭도는 그 창녀를 끌고 가 며칠 심문이랍시고 갖은 모욕과 고통을 주며 그녀가 여왕임을 자인케 한 뒤 엉터리 재판에 넘겨 처형장으로 보낸다. 그런데 형장에 이르자 그렇게도 자신이 여왕이 아님을 주장하고 살려주기를 애원하던 그 창녀가 홀연 여왕의 의연함과 위엄으로 군중 사이를 가로지른 뒤 총살대 앞에 선다. 자신을 여왕이라고 믿고 있는 군중을 위해 여왕의 기품과 비장함을 스스로 연출한 것인데, 놀랍게도 군중은 진정한 애도의 눈물과 탄식으로 자신들의 여왕을 보낸다. 보아라, 우리의 여왕이시다. 여왕께서 의연히 죽음과 맞서신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창녀는 세상의 그 어떤 여왕보다 더 품위 있고 고귀한 여왕이 되어 죽는다. 또 16세기 수피즘의 시인 술탄 바후의 노래 가운데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 모두가 두려워하는 죽음/ 사랑하는 이는 기꺼이 맞네/ 그래야만 참으로 사는 거니까.’ 그리고 또 다른 노래에서는 마호메트의 금언을 빌려 한 구절 보탠다. ‘여보게 바후/ 죽기 전에 죽세/ 그래야 그분께 이를 수 있다네.’ 여기서 죽기 전의 죽음이란 정신적 죽음, 참다운 소생을 위한 낡은 정신의 죽음 같은 것을 말하지만 요즘 같은 때는 왠지 되새겨 보게 되는 구절이다. 무엇에 홀린 듯 여성 대통령의 미용이나 섭생까지 깐죽거리며 모욕과 비하를 일삼다가 그것도 특종이랍시고 삼류 도색 잡지도 다루기 낯간지러운 사생활에 대한 억측과 풍문을 무슨 큰 폭로라도 되는 것처럼 뉴스로 쏟아내는 매스컴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도 있을 수 있다. 무슨 교수, 무슨 평론가, 무슨 전문가 해서 풍채 좋고 언변 좋은 양반들이 온종일 종편이 펼쳐준 좌판에 몰려 앉아 대통령 여당 몰매 놓기로 의식 수준의 고하를 겨루거나, 대통령 속곳까지도 슬쩍슬쩍 곁눈질하며 최가네 일족 잡상스러움을 시시덕거리거나, 문고리 몇 인방이니 친박 개박 매화타령 하며 킬킬거리는 모습이 보기 민망스럽다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입 냄새도 안 나는지 저쪽에서 무슨 소리를 해도 입 꼭 다물고 앉은 대통령이나 집권 여당의 논객들은 지난 몇 달 매스컴의 모진 찧고 까불기에 여지없이 부서져 보수의 위기라는 말이 실감 나게 만들었다. 위기란 곧 존립이 위협당한다는 것, 먼저 죽어 거듭나지 않으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 이 쇠퇴하고 허물어진 정신의 허울 벗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이 땅에서 보수는 다시 발 디디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죽어라, 죽기 전에’는 문고리나 친박 비박뿐만이 아니라 보수 일반의 정신에까지 여전히 유효한 권유가 된다. 이제는 매스컴이 스스럼없이 ‘국민의 뜻’과 혼용하는 광장의 백만 촛불도 마찬가지다. 지난번에 문재인 후보를 찍은 적극적 반대표만도 1500만표에 가까웠고, 대통령 지지율 4%가 정확한 여론조사였다면 이 나라에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유권자만도 3000만이 훨씬 넘는다. 아니,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사람을 친다면 4500만도 넘는다. 하지만 그중에 100만이 나왔다고, 4500만 중에 3%가 한군데 모여 있다고, 추운 겨울밤에 밤새 몰려다녔다고 바로 탄핵이나 하야가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 그것도 1500단체가 불러내고, 매스컴이 일주일 내 목표 숫자까지 암시하며 바람을 잡아 불러 모은 숫자가, 초등학생 중학생에 유모차에 탄 아기며 들락날락한 사람까지 모두 헤아려 만든 주최 측 주장 인원수가. 심하게는 그 촛불 시위의 정연한 질서와 일사불란한 통제 상태에서 ‘아리랑 축전’에서와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더라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지난 주말 시위 마지막 순간의, 기계로 조작해도 어려울 만큼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과 그것을 시간 맞춰 잡은 화면에서는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어찌하랴. 그 촛불이 바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성난 민심이며 또한 바로 ‘국민의 뜻’이라는 것은 지난 한 달 야당의 주장과 매스컴의 호들갑으로 이제 누구도 쉽게 부인할 수 없는 논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큰 뜻을 거역할 수 없어 가까운 날 대통령의 자진 사퇴라도 이루어지면, 그래서 비상한 상황의 권력 변동이 일어나면 보수의 위기는 한층 더 확정적인 사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땅의 보수의 길은 하나밖에 없다. 죽어라, 죽기 전에. 그래서 진정한 보수의 가치와 이상을 담보할 새로운 정신으로 태어나 힘들여 자라가기를. 이 땅이 보수 세력 없이 통일되는 날이 오기 전에 다시 너희 시대를 만들 수 있기를.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 뇌물죄 적용 눈앞…특검, 기록 검토 착수

    대통령 뇌물죄 적용 눈앞…특검, 기록 검토 착수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2일 재단 기금 의혹을 포함, 수사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박 특검은 수사팀 구성부터 새롭게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박 특검은 이날 “수사 기록을 원점에서 보고 수사진도 신선한 인물 중심으로 할 것”이라면서 “기존 특별수사본부에선 전체 파견검사(20명)의 3분의1 정도만 데려오고 서로 다른 시각에서 토론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은 우선 그동안의 수사기록 검토 등을 위해 검사 10명에 대한 파견 요청을 했다. 또한 특검보로 판사 출신 변호사 2명을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은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과 관련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국가 발전을 위한 문화융성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서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며, 이전 정부에서도 여러 재단들을 창설한 만큼 두 재단 설립이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에선 재단 설립과 기금 마련이 통치 행위의 일환이 아닌 대가성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율하기 위해 ‘부정 청탁’ 여부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출연한 기업 총수들의 줄소환도 예상된다. 박 특검은 “기업 수사가 매우 중요하다. 촘촘히 빠짐없이 봐야 한다”면서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들이 새로운 인력들과 함께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박 대통령의 진술이다. 그러나 이번 특검법에 기존과 달리 ‘참고인 강제 소환’ 제도가 빠져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검찰에서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설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특검은 “서면조사는 어차피 받을 수 있는 답변이 정해져 있어 별 의미가 없다”면서 “본인의 진술에 의미가 있고 그동안과 다른 얘기도 나올 수 있어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내가 직접 조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고 한 번으로 조사가 끝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탄핵으로 박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 들어가면 강제 소환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박 특검은 “대통령의 직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정지라는 건 언제든 복원이 된다는 뜻”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특검에선 기존 특수본에서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해 ‘세월호 7시간 의혹’과 ‘정윤회 문건 파동’, 최태민 일가 관련 의혹 등도 다시 들여다볼 방침이다. 김기춘(77)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49)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 여부에 박 특검은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 “다만 김 전 실장은 5공 비리 수사 때 모시고 일했지만 논리가 보통이 아닌 분이라 어려운 수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특검은 또 “경호 인력들에 대한 수사도 중요한 포인트다. 외부 간첩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더니 내부 간첩이 출몰한 셈”이라면서 청와대 경호실에 대한 수사를 예고했다.  한편 수사팀을 이끌 윤석열(55·연수원 23기) 검사와 관련, 일각에서 현 정권에 대한 ‘보복 수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박 특검은 “윤 검사를 정치 검사로 보는 것은 정말 잘못 보는 것이고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정치 검사라는 오명을 특검 수사로 벗고 명예를 회복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때 특검 후보로 거론됐던 채동욱(57·연수원 14기) 전 검찰총장의 특검 참여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을 했던 사람이 특검보로 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박영수 특검, 대통령 직권남용 대신 뇌물 적용… 대통령 대면조사, 세월호 7시간, 김수남 총장도 대상?

    박영수 특검, 대통령 직권남용 대신 뇌물 적용… 대통령 대면조사, 세월호 7시간, 김수남 총장도 대상?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등 혐의와 최순실(60·구속기소)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적용한 직권남용 혐의를 넘어 제3자 뇌물죄 적용을 위한 수사에 초점을 맞출 뜻임을 밝혔다. 박 특검은 특히 청와대 약물 반입 의혹과 ‘세월호 7시간’ 의혹,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의혹 규명을 위해 대통령 경호실과 김수남 현 검찰총장에 대한 조사도 벌이겠다는 뜻을 밝혀 특검 수사의 파장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는 2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해) 문화융성을 명분으로 한 통치행위임을 내세울 텐데 이걸 어떻게 깰 것인가가 관건인 만큼, 수사를 원점에서 시작할 것”이라면서 “특히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의 본질을 직권남용으로 보는 건 구멍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이어 “직권남용처럼 우회할 게 아니라 대통령이 가진 힘이 (재단 기금 형성에) 작용한 게 아닌지, 그런 본질적인 부분으로 바로 들어갈 수 없는 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권남용이 아닌 뇌물죄 적용 시사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박 대통령 의혹과 최씨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중간발표를 통해 대기업들이 박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두 재단에 기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 등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대기업들은 각종 특혜와 인·허가 처리를 댓가로 일종의 뇌물인 기금을 건냈고, 박 대통령은 문제 해결을 해 주며 기금을 받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제3자 뇌물죄 등이 적용돼 박 대통령과 최씨는 물론 기업들 역시 처벌 대상이 된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시험보기 전에 답안지를 보여주는 식인 서면조사는 필요 없고 직접 대면조사를 할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말 주변이 없어) 박 대통령의 진술이 더욱 의미가 있고, 때문에 대면조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또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수사를 거부할 경우) 기소나 소추를 전제로 하지 않는 강제수사가 가능하냐는 생각을 해 봐야 한다”면서 “(강제조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이 그렇다면 한번 검토해볼 문제”라고 답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 행적과 관련한 ‘세월호 7시간’ 부분과 관련해서도 박 특검은 “국민적인 의혹이 많은 부분이니 당연히 같이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해 “(김수남 검찰총장에 대한 조사 역시) 필요하다면 할 것이고, 수사 과정에서 총장이 입장을 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당시 정윤회 수사 사건을 지휘했지만 수사의 초점을 ‘비선실세’ 대신 ‘유출경로’로 잡아 축소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통령 경호실에 대해서도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경호실에서 주치의의 허가 없이 약물이 반입된 데 대해 관련 법에 따라 경호실장과 경호실의 문제를 반드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태민씨로부터 문제가 발생한 만큼 유사종교 부분도 자세히 봐야 하고, 이를 위해 종교 관련 사건을 다뤄봤던 인력을 수사팀으로 쓸 것”이라면서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최씨의 딸 정유라(20)씨도 잘 설득해 데려와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박영수 특검, 대통령 대면조사 강력 의지…‘세월호 7시간’부터 최태민까지 수사 대상

    박영수 특검, 대통령 대면조사 강력 의지…‘세월호 7시간’부터 최태민까지 수사 대상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별검사가 2일 검찰의 기존 수사에 구애받지 않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직권남용 혐의 구멍 많다”…뇌물죄 적용 시사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의) 본질을 직권남용 등으로 보는 것은 구멍이 많은 것 같다. 다른 쪽으로 우회하는 것보다 때론 직접 (치고) 들어가는 게 좋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융성이라는 명분으로 통치 행위를 (했다고) 내세울 텐데, 그걸 어떻게 깰 것인가가 관건이다.” “재단 기금 문제는 본질을 봐야 한다. 대기업들이 거액의 돈을 내게 된 과정이 무엇인지, 거기에 대통령의 역할이 작용한 게 아닌지, 즉 근저에 있는 대통령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봐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면서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영수 특검은 법적 다툼의 소지가 큰 직권남용죄보다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대면조사하겠다” “서면조사는 시험 보기 전에 답안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과 같다. 바로 대면조사를 하겠다. 다만 조사 시기는 수사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하겠다.” “여러 말을 하다 보면 그 말에서 다른 얘기가 나올 수 있고, 단서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진술을 받는 게 필요하고 진술의 의미가 중요하다. 대면조사는 그런 의미가 있다.” →말 그대로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해놓곤 2번이나 거부한 전력이 있다. 특검의 대면조사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대면조사를 거부할 경우 강제조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박영수 특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민의 바람이 그렇다면 그때 가서 한번 검토를 해볼 문제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조사를 받겠다고 하시는 분한테 강제조사하겠다는 것은 엄포밖에 더 되겠나.” ●박 대통령이 퇴진해도 수사는 계속된다 “(박 대통령이 퇴진해도)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세월호 7시간’도 수사 대상이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은) 국민이 지금 제기하는 가장 큰 의혹 중 하나 아니겠나.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김기춘과 우병우도 수사 대상이다 “그들도 수사 대상으로 알고 있다. 일반인과 똑같이 소환해서 조사하고 또 다른 증거자료를 수집해서 사실관계를 특정한 다음에 범죄가 된다 하면 법대로 하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 김기춘 전 실장일 것이다. 그분 논리가 보통이 아니다.” ●최태민과 ‘사이비종교’ 의혹도 들여다본다 “최태민이라는 사람으로부터, 거기서부터 범죄가 발생했다는, 범죄의 원인이 됐다면 들여다볼 것이다.” “유사종교를 다루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수사다. 그렇지만 유사종교적인 문제로 이러한 여러 가지 사건이 파생됐다면 당연히 들여다봐야 되지 않겠나.” “제가 검찰에서 유사종교 사건 수사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다. 오대양 사건과 이단종교연구가 탁명환씨 피습사건 등을 맡았다. 그래서 종교 부분을 잘 안다. 이쪽 사건을 해본 변호사를 수사팀으로 쓸 것이다.” ●‘정윤회 문건’ 수사를 지휘한 김수남 검찰총장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필요하다면 해야죠”라며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정유라 조사는 반드시 한다 “정유라씨는 어떻게든 입국시켜 수사해야 한다. 방법은 고민이다. 소환 등 절차를 독일 쪽과 잘 얘기해야 한다. 그런 것이 대비해서 독일어를 잘 하는 변호사도 알아보고 있다. 다만 형사사법 공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최순실씨 측을 통해 입국하도록 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해보겠다.” ⇒다만 박 대통령과 핵심인물들에 대한 수사만 해도 최대 120일이라는 특검 수사 기간이 다소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영수 특검팀은 법 논리 싸움, 증인들과의 싸움은 물론 시간과의 싸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반도 운명의 카운트다운 시작?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반도 운명의 카운트다운 시작?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 군 출신의 초강경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가장 가까이서 외교안보정책을 보좌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세계 대전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호언하는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국방정책을 총괄할 국방장관에 ‘미친 개(Mad dog)’로 불리는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을 내정했다. 플린 전 국장은 김정은 체제가 더 이상은 존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해 온 바 있다. 매티스 전 사령관 역시 최근 트럼프와의 면담에서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중국군 고위장성이 미국에 간 까닭? 지난 10월 31일, 중국의 서부 지역을 담당하는 서부전구(西部戰區) 사령원 자오종치(赵宗岐) 상장이 하와이에 있는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다. 우리 군으로 따지면 4성 계급으로 야전군 사령관에 해당하는 자오 상장은 11월 2일에는 미국 본토에 있는 미 육군 제1군단 사령부를 방문했다. 이 방문단에는 서부전구 소속 육군소장 1명과 공군소장 1명을 비롯한 3명의 장군과 6명의 영관급 장교가 대동했다. 고위 장성이 해외 국가를 찾아 군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책부서에 근무하는 경우에 국한된다. 야전에서 부대를 지휘해야 하는 지휘관이 임기 중 해외 국가를 찾는다는 것은 대단히 드문 일이다. 더욱이 혼자 간 것이 아니라 고위 장성들은 물론 실무를 맡는 영관급 장교들까지 상당수 대동하고 외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미 육군이 밝힌 자오 상장의 방미 목적이다. 미 육군 제1군단 사령부는 자오 상장의 방문단이 재난구조(Disaster relief)와 인도적 지원(Humanitarian aid) 문제 협의를 위해 미국을 찾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미 육군 제1군단과 중국인민해방군 서부전구는 그 어떤 하등의 접점도 없는 부대라는 점에서 의문점은 시작된다. 미 육군 제1군단은 태평양 육군 예하 부대로서 한국과 일본, 호주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서태평양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부대다. 중국 서부전구는 티베트와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维吾尔自治区), 닝샤후이족자치구(宁夏回族自治区)를 비롯해 쓰촨성(四川省), 윈난성(云南省), 간쑤성(甘肃省), 산시성(陕西省), 칭하이성(靑海省) 등 주로 서부 사막과 고원지대를 관할하는 부대다. 즉, 이들 부대 간 작전구역의 접점은 없으며, 만약 중국군이 미 육군 제1군단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훈련을 한다면 한반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북부전구가 나서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서부전구의 고위 장성을, 그것도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관과 참모들과 함께 미국에 보내 재난구조와 인도적 지원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이 협의의 배경이 11월 중순에 중국 윈난성(云南省) 쿤밍(昆明)에서 실시된 미·중 연합 재난대응 훈련의 실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매년 실시되는 훈련의 실무 협의를 위해 고위급 장성이 참모들을 대동하고 직접 미국을 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자오 상장은 미국에 왜 갔으며 도대체 어떤 협의를 하고 돌아온 것일까? 곳곳에서 발견되는 이상 징후 자오 상장이 미 육군 제1군단을 찾은 것은 제1군단 예하의 지원부대인 제593원정지원사령부(이하 593ESC)와 모종의 협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593ESC는 헌병여단과 의무여단 각 1개, 그리고 통신대대로 구성되는데, 이 부대의 임무는 관할 구역 내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투입되어 미군과 동맹군의 군사력 전개를 지원하고, 작전구역 내 치안유지 및 의료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중국군 서부전구와 미 육군 593ESC 사이에는 작전구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서부전구 최고 지휘관이 굳이 이 부대를 찾아 실무 협의를 진행할 그 어떤 현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 이상한 점은 자오 상장과 중국군 방미단이 593ESC를 방문한 당일, 한국군 장교들도 이 부대에서 유사한 주제로 회의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날 593ESC에는 한국군 제3야전군 사령부 소속으로 한미연합사단의 참모장 등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6명의 영관급 장교가 와 있었다. 즉, 같은 날 같은 장소에 한국과 미국, 중국의 장교들이 난민통제와 인도적 지원 등 같은 주제를 가지고 회의를 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관급 장교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는 실무 차원의 협력 사안을 조율하기 위해 개최된다. 따라서 지난 11월 2일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의 593ESC에서는 한·미·중 3국의 군 실무자들이 북한 급변사태로 대량의 난민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한 실무 회의를 가졌다고 추론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11월 2일 회의에 이어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동안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같은 주제로 실무 회의를 가졌다. 중국 국방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 회의에는 양측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으며, 다국적 연합군의 구조작업 및 재해 감소 작전, 국제적 인도주의 지원 작전 참가를 위한 절차와 시스템, 산악지형에서의 인도적 지원 작전의 주제가 논의되었다. 이들이 논의한 국제적 인도주의 작전의 대상지와 산악지형은 과연 어디를 의미하는 것일까? 이러한 회의를 전후하여 한·미·중 3국은 그동안 실시되지 않았던 유형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은 10월 29일부터 11월 6일까지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난민 통제와 수송, 의료지원 등 민사작전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또한 정치권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강행 처리하고, 한일 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급히 마련하려 하고 있다. 통상 연말에 실시되는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이례적으로 한 달 일찍 실시하고, 장병들에게는 “동요하지 말고 적만 바라보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는 지시를 거듭 반복하고 있다. 미국은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들을 일본으로 대피시키는 훈련(Courageous Channel 2016)을 7년 만에 실제 기동훈련으로 실시한데 이어,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윈난성 쿤밍에서 미·중 재난대응 훈련(U.S-China Disaster Management Exchange 2016)을 실시하며 난민에 대한 통제 및 인도주의적 지원 절차를 훈련했다. 또한 특히 토마스 밴달 미8군사령관은 11월 8일 강연회에서 북한 안정화 작전에 대한 언급과 함께 “통일 준비가 됐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그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상 징후는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옌벤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지역을 시작으로 북·중 접경지역의 철조망과 경계초소를 급속도로 보강하기 시작했고, 접경지역 일대에 제16집단군 예하 정규군과 무장경찰 병력을 대폭 증강하는 한편,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지린성 카이샨툰(開山屯)에 대규모 병력 주둔을 위한 군 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까지 단둥(丹東)과 신의주, 지안(集安)과 만포, 쑹장허(松江河)와 혜산, 허룽(和龙)과 무산을 잇는 4개 축선에 대한 철도와 도로 증축을 마무리지었다. 이는 유사시 군사력을 신속하게 국경 지역으로 투입해 북한 영내로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고, 북한에서 대량의 난민이 발생해 중국 국경 지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의심되고 있다. 일본 역시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11월 초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국의 분쟁 등 ‘주요 영향 사태’를 상정, 자위대 2만 5000여 명과 미군 1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인 킨 소드(Keen Sword) 훈련을 실시하며 유사시 미군 후방 지원과 탄도 미사일 방어 절차를 숙달했다. 곧이어 11월 15일 각의에서 자위대의 해외 무력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의결했고, 17일 아베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고 돌아온 직후 무려 2조원에 달하는 긴급 추경예산을 편성, 미사일 방어 능력을 대폭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눈치 챈 북한의 움직임도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11월 들어서만 무려 7차례, 매주 평균 2차례씩 군부대를 방문하고 있다. 월평균 1회 군부대를 찾았던 예년과 달리 군 시찰 횟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김정은은 유사시 남한 후방에 침투해 요인암살과 테러, 소요사태 유발 등 후방교란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는 물론, 전시 후방 보급 임무를 책임지는 후방총국 예하 부대들을 집중적으로 시찰하고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했다. 또한 각 지역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등 사적물을 유사시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한 훈련 지침을 하달하는 등 전에 없었던 이상 행보들을 보이고 있다. 10월 말부터 동북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이상 징후들은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김정은 정권 제거에 대한 모종의 합의가 있었으며,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중대 도발을 할 경우 이것을 구실로 북한에 대한 실제 군사 작전에 나서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인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의 행정부 교체 시기마다 군사 도발을 해 왔던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후로 도발을 할 경우 미국과 중국 주도로 북한 정권 교체를 위한 군사작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퍼즐들을 맞춰 구성된 시나리오는 이렇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이를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 예방적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명분으로 해·공군력과 특수부대를 이용해 북한 지도부를 일거에 제거하는 참수작전에 나설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향해 대량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일정보보호협정으로 정보 교환이 가능해진 한미일 3국의 MD 전력이 북한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공동으로 요격에 나설 것이다. 이후 지도부가 제거되어 권력 공백 사태가 발생한 북한 지역에는 한·미·중 3국 병력이 신속히 전개해 대량살상무기를 수거하고 난민을 통제할 것이다. 중국의 경우 공업시설과 인구가 밀집된 동북3성 지역으로의 난민 유입은 극심한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들 난민 유입으로 인한 혼란이 자칫 중국 내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운동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서부전구 통제 하에 있는 서부 사막이나 고원지대와 같은 고립된 지역으로 옮겨 별도의 수용 시설에 격리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후 중국이 북한 북부 지역을, 한·미 양국이 북한 남부 지역을 군정 통치하여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되, 중·장기적으로 중국은 북한 북부 지역에 친중인사로 구성된 정부를 수립해 자신들이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완충지대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국익과 국가전략에 가장 부합한다. 미국은 핵과 ICBM을 개발해 자국 본토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을 제거할 수 있고, 중국 입장에서는 “북경과 상해를 향해 원자탄을 날리겠다”며 중국까지도 위협하고 있는 통제 불능의 김정은 정권을 대신할 친중 위성 정권을 수립해 자국 안보를 더욱 굳건히 다질 수 있다. 일본은 대북 군사작전을 계기로 자위대의 보통 군대화는 물론 미국의 핵심 파트너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극심한 혼란과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됨은 물론 사실상 통일과는 상당히 멀어지게 될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 대비를 위한 안정화 작전 수행 능력이 크게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현재도 혼란스러운 정국에 대규모 난민 문제까지 더해질 경우 정치권은 패닉 상태에 빠지고, 경제 역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북한 북부 지역에 중국의 위성정권이 들어설 경우 한반도의 온전한 통일은 사실상 요원해진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변 정세가 이토록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들이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 그 누구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한반도 전체를 휩쓴 대규모 전란 직전에는 항상 극심한 정쟁(政爭)이 있었다. 임진왜란 전에는 동인과 서인의 갈등이, 6.25 전쟁 직전에는 좌우 이념 대립이 극에 달해 서로 싸우느라 외부의 위협을 보지 못했다. 이처럼 극심한 혼란의 와중에 몰려오는 거대한 전운(戰雲)을 우리나라는 슬기롭게 극복해 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서동철 칼럼] ‘품위 있는 문화’를 말하는 대통령은 꿈인가

    [서동철 칼럼] ‘품위 있는 문화’를 말하는 대통령은 꿈인가

    휴일 낮 TV에 인도 방송사가 만든 프로그램이 나왔다. 전통 음악 문화를 소개하는 일종의 다큐멘터리였다. 30년이 넘은 이야기니 기억이 희미하지만, 이 나라 현악기 시타르와 타악기 탐블라가 등장했던 것 같다. 시타르는 기타와 가야금을 합쳐 놓은 듯한 악기다. 장구 장단에 맞추어 가야금 산조를 연주하는 장면을 연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골 동네의 낡은 학교 교실 같은 곳이 연주 장소였으니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의 칙칙한 인상은 사라지고 음악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었다. 허름한 차림의 관객들이 음악을 즐기며 일종의 엑스터시라고 표현해도 좋을 경지에 접어드는 과정을 보여 주는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30분 남짓한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는 수준 높은 예술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인도의 문화적 자부심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의 경제적 현실이 아니라 음악 문화를 봐 달라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화면에 비치는 겉모습이 아니라 내용으로 인도 문화를 평가해 달라는 자부심이기도 했다. 지금도 인도 문화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비슷하게라도 문화적 자부심이 있을까. ‘문화계 황태자’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부터가 가슴 아픈 일이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최순실을 등에 업고 정부의 문화 관련 예산을 좌지우지했다는 하수인 차은택을 두고 하는 말이다. 광고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광고영상감독 차은택은 문화예술의 본류에 자리 잡은 적이 없다. 일부 문화산업 분야에서 분탕질을 쳤다고 문화계 전체를 손안에 두었던 양 ‘황태자’로 부르는 것은 이 분야에 평생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차은택이 만든 ‘작품’을 한번 보고 싶기는 하다. 부정과 비리를 총동원해 대기업으로부터 광고를 땄고, 광고회사를 강탈하려 했으며 측근을 공기업 광고집행 책임자로 심어 뭉텅이 수주를 했다. 그랬다 하더라도 그가 만든 영상에 인도 다큐멘터리가 보여 준 ‘내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손톱만큼이라고 담겼다면 아주 조금은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순실 일당의 가장 큰 잘못은 물론 국정을 사유화한 것이다. 못지않게 큰 잘못은 문화를 그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4대 정책 기조의 하나였던 ‘문화융성’은 대한민국의 국가 어젠다로는 영원히 다시 등장하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더라도 문화융성 정책 기조는 성공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문화에 대한 국민의 욕구를 제대로 읽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할 것도 없이 문화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당연히 ‘수요자 중심의 내수용 문화’를 융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철저하게 ‘공급자 중심의 수출용 문화’에 매달렸다. 전자는 장기 투자가 필요하고 성과가 빨리 드러나지도 않는다. 후자 역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단기적 목표로 내세워 국민을 현혹시키기에는 매우 효과적이다. ‘바퀴벌레’가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공급자 중심의 수출용 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문화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전유물은 아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기반이 되는 ‘품위 있는 문화’가 몰락하면 ‘돈벌이용 문화’ 역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평범한 진리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가 ‘돈벌이용 문화’에 매달린 것은 진정한 문화의 즐거움을 누려 본 최고 통치자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최고 통치자가 다녀간 것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이 실크로드 문명전을 관람한 것이 마지막이다. 국립민속박물관도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정월 대보름 행사에 참석한 이후 기록이 없다. 박물관이 ‘품위 있는 문화’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문화적 대통령이란 뜻도 아니다. 그만큼 대통령들이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문화를 즐길 줄 모르는 대통령을 다시 뽑으면 우리 문화도 다시 산(山)으로 간다. dcsuh@seoul.co.kr
  • [서울광장] 법치의 붕괴, 그 무서운 후유증/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치의 붕괴, 그 무서운 후유증/박홍환 논설위원

    일본의 국민 소설 ‘달려라 메로스’는 고대 도시에서 행해진 국왕의 폭정을 향한 한 목동의 유쾌한 저항을 소재로 삼고 있다. 평화롭고 왁자지껄하던 도시 전체가 갑자기 을씨년스럽게 조용해졌다. 어느 때부턴가 국왕이 “사람을 믿을 수 없다”며 왕족과 신하는 물론 시민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처형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법의 지배가 무너지고, 예측 가능성이 사라진 폭정에 맞서 목동 메로스가 나섰다. 메로스는 “어처구니없는 국왕을 살려 둘 수 없다”며 혈혈단신 왕궁에 잠입했다가 적발됐고, 국왕 디오니스 앞에서 당당하게 “이 도시를 폭군의 손아귀로부터 구출하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깟 놈이…”라며 한껏 비웃은 디오니스가 처형하려 하자 메로스는 반드시 돌아올 테니 사흘간 말미를 달라고 요구했고, 약속을 어기면 친구인 세리눈티우스를 사형시켜도 좋다고 제안했다. 의심 많은 국왕은 메로스의 약속을 믿지 않았지만 대신 처형할 세리눈티우스가 있어 순순히 제안에 응했다. 메로스는 내면의 유혹을 뿌리쳐 가며 달리고 달려 천신만고 끝에 사흘째 해가 떨어지기 직전 돌아와 신의(信義)를 지켰고, 회개한 국왕은 두 친구를 모두 구명해 준다는 줄거리다.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다자이 오사무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내려오던 이야기와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인질’을 패러디해 1940년 이 작품을 발표했다. 우정과 신의를 중시하라는 계몽성이 강해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고, 국내에서도 1970년대 초등 교과서에 ‘서서방과 공서방’이라는 제목으로 번안 소개됐다고 한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희극성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심정으로 다시 한번 찬찬히 탐독했다. 디오니스의 폭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失政)으로 읽히고, 저항하는 메로스는 190만개의 촛불을 치켜든 시민들로 환치된다. 디오니스의 손아귀에서 세상을 구하겠다는 메로스의 신념이나 박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시민들의 믿음은 매한가지다. 디오니스는 무차별적인 처형에 나서는 등 스스로 법치를 포기했다. 박 대통령은 어떤가. 가장 대표적인 국가 공권력인 검찰의 수사를 ‘소설’로 폄훼하면서 대면 수사 요구를 끝까지 외면했다. 국가수반이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며 국가 공권력을 부정하는 해괴망측한 사태를 온 국민이 목도했다. 이로써 법치는 붕괴됐다. 누구보다 법치의 중요성을 역설하던 박 대통령이어서 국민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결국 박 대통령식 법치란 자신에겐 관대하고, 국민에겐 엄한 ‘이중잣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 박 대통령에게 법이란 통진당 해산 등에 이용하는 통치의 도구일 뿐이었고, 박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법의 지배가 아닌 법에 의한 지배를 시도했던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법치 붕괴의 그 심각한 후유증은 100년이고, 200년이고, 두고두고 한국 사회를 괴롭힐 수밖에 없다. 대통령조차 검찰 수사를 불신하고, 공권력을 무시하는데 어느 국민이 고분고분 검찰 수사를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가의 근간이 흔들려도 내 안위가 우선이란 말인가. 박 대통령의 인식이 그렇다면 솔직히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다. 검찰도 법치 붕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휘청거릴 때 검찰은 단순 고발 사건으로 치부해 형사부에 배당한 뒤 몇 날 며칠을 뭉개며 최순실 일당의 증거인멸·말맞추기 시간을 보태 줬다.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지시를 받아 가며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하다가 거센 촛불 민심을 확인한 뒤 검찰력을 총동원해 노회한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상처 난 권력’을 물어뜯고 있는 검찰이다. 그 배신감에 박 대통령이 반기를 든 것은 아닐까. 결국 법치 붕괴는 박 대통령과 검찰의 합작품인 셈이다. 메로스는 약속을 지키고 세상까지 구했다. 박 대통령의 ‘결정장애’로 인해 촛불은 이번 주말에도 전국에서 활활 타오를 것이다. 그 엄청난 분노의 민심을 언제까지 외면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법치 붕괴와 그 무서운 후유증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그만 모두 내려놓고 법치에 순응해야만 한다. 그것이 헌법을 수호하는 국가 지도자의 올바른 자세다.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해피엔딩’을 안겨 주길 바란다. stinger@seoul.co.kr
  • 태국 왕세자 새 국왕 추대 승인

    태국 왕세자 새 국왕 추대 승인

    태국 정부가 29일 마하 와치랄롱꼰(64) 왕세자를 차기 국왕으로 승인했다. 70년간 태국을 이끌다 지난달 13일 서거한 아버지 푸미폰 아둔야뎃(라마 9세) 전 국왕에 비해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해 왕위를 계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조치다. 2014년 쿠데타 이후 태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군부 2인자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날 각료회의를 마치고 나서 “의회에 각료회의의 승인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날 특별회의를 연 과도 의회 국가입법회의(NLA)의 폰펫치 위칫촌차이 의장도 생방송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왕세자를 초청해 국왕으로 추대할 것”이라고 말했고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국왕 만세”를 외치며 동의했다. 태국 헌법은 국왕이 이미 지명한 후계자가 있는 상태에서 서거하면 각의가 후계자 승인을 의회에 통보하고 의회가 후계자를 초청해 추대하도록 절차를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이날 승계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와치랄롱꼰 왕세자는 30일 귀국해 차기 국왕 자리를 수락하고 조만간 즉위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1972년 왕세자로 공식 지명된 그는 1782년 이래 태국을 통치해 온 짜끄리 왕조의 열 번째 왕 ‘라마 10세’가 된다. 태국 정부는 애초 푸미폰 전 국왕의 서거 직후 왕위 승계 절차를 시작하려 했지만 와치랄롱꼰 왕세자가 1년 이상 애도 기간을 갖고 싶다며 왕위 승계를 미뤄 왔다. 이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등 방탕한 사생활과 잦은 외유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한 데 따른 부담감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군부가 함량 미달인 그를 앞세워 왕실과 국정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카스트로, 49년간 8190명 죽였다” …쿠바 인권단체 발표

    “카스트로, 49년간 8190명 죽였다” …쿠바 인권단체 발표

    최근 타계한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 후 최소한 8000명 이상을 죽였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쿠바의 인권범죄를 기록해온 민간단체 '쿠바 문서'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카스트로의 만행을 고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1959년 정권을 잡은 카스트로 49년간 절대권력을 휘두르면서 5775명을 사형했다. 1234명은 재판조차 받지 않은 채 살해됐다. 나머지 984명은 교도소 등 수용시설에서 살해된 경우였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200명을 헤아린다. '쿠바 문서'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집권 초기부터 공포정치를 폈다. 재판은 인민재판처럼 순식간에 사형이 결정됐고, 사형은 집단으로 집행됐다. 처형된 주민의 시신은 동네를 돌고, 그런 시신을 보면서 주민들은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무고하게 죽어간 주민들은 평범한 이웃이었다. '쿠바 문서'는 농민, 부녀자 등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며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지어 임신한 여인까지 처형하곤 했다"고 폭로했다. 카스트로 정권은 처형된 주민에 대한 통계를 공개한 적이 없다. '쿠바 문서'는 유족 인터뷰 등을 통해 카스트로 정권에서 살해된 주민의 수를 집계했다. '쿠바 문서'는 "칠레의 철권 통치자 피노체트보다 더 많은 국민을 죽인 게 카스트로였다"며 "실제로는 더 많은 주민이 학살을 당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쿠바에서 탈츨을 시도하다가 사망한 주민은 2만 명을 헤아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쿠바 문서'는 "그간 대다수 국가가 카스트로의 만행에 침묵했다"며 "이제라도 그의 잔악함을 세계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