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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우영우도 모르는 비밀…돌고래 눈으로 본 먹이사냥

    [핵잼 사이언스] 우영우도 모르는 비밀…돌고래 눈으로 본 먹이사냥

    돌고래가 바닷속에서 어떻게 사냥하고 먹이를 먹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됐다. 특히 이 영상은 돌고래 몸에 부착된 고프로 카메라로 촬영돼 돌고래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사냥하는 모습이 담긴 최초의 징면이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포유류재단(NMMF) 연구팀은 돌고래의 사냥 과정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 돌고래는 그간 미국과 러시아 등 몇몇 국가에서 군사용으로 훈련시켜 현장에 투입해왔다. 미국의 경우 돌고래를 포함한 해양 동물 12종을 군사용으로 훈련하는 ‘해양 포유류 프로그램'(NMMP)을 진행해왔으며 여러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에도 지금도 큰돌고래와 바다사자 등을 일부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돌고래가 군사용으로 활용되는 이유는 지능지수(IQ)가 60∼90 정도로 매우 높다는 점과 수중 음파탐지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음파탐지 장치인 소나보다 훨씬 더 '성능'도 좋아 적 전력을 염탐하는데 있어 최상의 비밀병기인 셈.이번에 NMMF 연구팀은 미 해군의 협조를 받아 총 6마리 큰돌고래의 몸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만 바다에 풀었다. 완전히 야생 속으로 스며들어 자유롭게 사는 6개월 간의 행동을 영상과 오디오로 기록한 것. 이를통해 돌고래의 생태를 분석한 연구팀은 몇가지 특징을 밝혀냈다. 먼저 돌고래는 먹이를 찾을 때 매 20~50밀리초마다 끊임없이 '따다닥'하는 소리를 냈으며 실제 먹이로 다가가면 간격이 짧아지면서 '끽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후 돌고래는 벌린 입의 측면에서 먹이를 빨아들여 배를 채운다. 연구팀은 돌고래가 소리를 내는 것을 '반향정위'(echolocation)의 한 형태로 분석했다. 곧 소리를 내어 물체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음파로 먹이를 찾는 것. 연구에 참여한 다이애나 새뮤얼슨 디블 연구원은 "돌고래는 자연스러운 음파탐지 감각으로 소리를 튕겨 먹이를 찾아낸다"면서 "먹이가 가까워지면 눈 주위 근육도 변화가 일어나 시력도 사냥에 사용된다는 것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돌고래는 이같은 기술로 200마리 이상의 다양한 물고기를 잡아먹었으며 특히 한 돌고래는 독이 매우 강한 바다뱀(Hydrophis platurus)도 8마리나 잡아먹는 특이한 행동을 보였다. 디블 연구원은 "만약 이 돌고래가 야생에서만 살았다면 다른 구성원들이 이를 피하도록 가르쳤을 것"이라면서 "아마 다른 야생 돌고래 무리와 함께 먹이를 먹어본 경험이 부족해 생긴 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우주를 보다] ‘노익장’ 허블우주망원경, 별 가득한 ‘NGC 6638’ 포착

    [우주를 보다] ‘노익장’ 허블우주망원경, 별 가득한 ‘NGC 6638’ 포착

    최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때문에 관심이 시들어졌지만 허블우주망원경도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구상성단 'NGC 6638'의 모습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궁수자리에 위치한 NGC 6638은 수백 만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곳으로 사진으로 보이듯 그 중심부 별들은 중력에 묶여 빽빽히 모여있다. 마치 '우주의 보석상자'를 연 듯한 모습으로 이번에 허블우주망원경은 NGC 6638의 '심장'을 포착했다. 이처럼 수많은 별들이 공처럼 둥글게 모여있는 것을 구상성단(球狀星團)이라 하는데 우리은하에만 적어도 150개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NASA 측은 이 이미지를 얻기위해 허블우주망원경이 탑재된 최첨단 천문장비인 광시야 카메라(WFC3)와 첨단관측카메라(ACS)를 사용했다고 밝혔다.그간 우주 관측에 획을 그어온 허블우주망원경은 구상성단 연구에도 혁명을 일으켰다. 지상의 망원경으로는 지구 대기 왜곡으로 인해 구상성단 중심의 별을 명확하게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500㎞ 이상의 상공을 도는 허블우주망원경은 대기의 간섭없어 어떤 종류의 별이 구상성단을 구성하는지, 어떻게 진화하는지, 중력의 역할은 어떻게 되는지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NASA 측은 "향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현재 먼지로 가려진 구상성단을 적외선 파장으로 관측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갓 태어난 별과 새로 형성된 성단을 조사해 우주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류 최초로 우주 공간에 보낸 허블우주망원경은 지난 1990년 4월 25일 NASA의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힘차게 발사됐다. NASA와 ESA가 공동 개발한 허블우주망원경은 대기의 간섭없이 멀고 먼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제작됐다. 허블우주망원경의 지름은 2.4m, 무게 12.2t, 길이 13m로, 지금도 지상 500㎞ 안팎에서 97분 마다 지구를 돌며 먼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 [열린세상] 한국을 강타한 성격유형론 MBTI/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을 강타한 성격유형론 MBTI/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근 미국 CNN 방송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성격검사의 하나인 ‘MBTI’에 너무 빠져 있다는 냉소적인 뉴스를 내보낸 적이 있다. 남녀 데이트를 할 때도 MBTI를 먼저 알아본 후 서로 맞는 사람끼리 만나고, 직장에서 직원을 구하는 데도 특정한 MBTI 유형을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내고 있다. 급기야 MBTI의 아시아·태평양 책임자조차 한국에서의 MBTI 유행은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연애 상대를 찾기 위해 MBTI를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하였다. MBTI는 칼 융의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직관력이 뛰어난 융은 자신의 오랜 임상경험에 의해 인간을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지내길 좋아하고 수줍어하는 경향이 있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사회적 활동에 관심이 많아 비교적 사교적이다. 여기에 정신기능인 사고, 감정, 감각, 직관의 4개를 조합하여 외향적 사고형, 내향적 사고형, 외향적 감정형, 내향적 감정형, 외향적 감각형, 내향적 감각형, 외향적 직관형, 내향적 직관형의 8개 성격유형으로 나누었다. 각각의 성격유형은 우월한 기능과 열등 기능이 있으며, 이런 성향이 하나로 통일되고 균형과 통합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통찰력 있는 융의 관찰이었다. MBTI는 이런 융의 8개 성격유형에 생활양식과 관련이 있는 판단과 인식이라는 기준을 더하여 16가지 조합으로 만든 지표이다. 모녀지간인 마이어스와 브릭스는 융의 심리유형 이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검사를 개발하였다. MBTI는 성격을 유형화한 것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인간의 체질을 분석하여 유형화하고자 하는 시도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히포크라테스 시대에도 인간의 신체를 4가지 체액을 바탕으로 다혈질, 흑담즙질, 황담즙질, 점액질로 구분했다.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을 쓴 유명한 조선시대 이제마 역시 ‘사상의학’을 주창하였는데, 사람의 체질을 4개로 나누어 체질별로 흔한 질병도 다르고 치료방법도 다르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체질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 적용하는 방법을 창시해, 신체 장기의 크고 작음, 골격의 형태, 성격은 물론이고 우월한 감정상태까지 고려하여 음양과 대소의 조합인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의 4가지 형태로 나눴다. 최근 서양의학의 개인맞춤치료도 이처럼 체질의 다름을 고려한 치료다. 같은 약을 복용하여도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쇼크에 빠지는 일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등 개인에 따라 반응이 다른 것을 고려하면, 체질은 분명 개인별로 다르며, 이를 유형별로 축소하다 보면 몇 개의 타입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체질이나 성격의 유형은 분명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MBTI의 인기는 사회적으로 외적인 면만이 아닌 내적인 ‘성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부분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 특히 각 개인이 검사를 해 보며 자아를 탐색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MBTI 검사 결과는 분명 주위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여러 면에서 대인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이렇게 정형화된 성격형으로만 분류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입체적인 존재이다. 그러니 성격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함께 보내는 시간과 소통을 통하여 알아 갈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음을 명심하자. 성격 유형화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일정한 유형의 사람을 나와 맞지 않는 사람으로 미리 재단하고, 알아 갈 기회조차 갖지 않는 것은 너무 아쉽지 않은가.
  •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모두가 “정치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통찰력 있는 진단과 처방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믿는 정치학자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정치혐오에 기대거나 소수 팬덤을 동원하려는 얕은 유혹을 넘어선 정치의 본뜻을 고찰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1. 정치학 개념 중에는 현실에서 먼저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뒤늦게 이론화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게 ‘민주주의’다. 처음 이 말은 ‘데모스’로 불리는 일반 시민들도 ‘크라토스’, 즉 통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비난하고 조롱하려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옳고 그름을 교육받지 않은 이들이 공익을 어떻게 판별해서 통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주의? 그건 일종의 광신자들의 잘못된 신념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말이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가 군주정이나 귀족정과 구분되는 정치체제의 한 유형을 뜻하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이마누엘 칸트 말마따나 “이성이 자신에게 필요한 힘을 획득하기 전까지” 그전에 없던 새로운 생각이나 주장들이 광신으로 비난받곤 했는데, 민주주의야말로 그런 사례가 아닐까 싶다. 2. 포퓰리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이 말은 19세기 말 미국과 러시아에서 등장했다. 당시 미국에서 포퓰리즘은 산업화에 밀려나기 시작한 농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일종의 정치적 대중운동이었다. 철도의 확장이 몰고 온 변화 속에서 유대인들이 지배하던 은행 대출에 자신의 토지가 결박당한 자영농민들의 박탈감을 반영했다. 그들 대부분은 유럽에서 이주해 온 백인들이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포퓰리즘에는 농본주의와 인종주의 거기다 반유대주의까지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 러시아 포퓰리즘은 로마노프 왕조 시대 농민들이 겪는 곤경을 안타깝게 생각한 도시 인텔리겐치아의 문화운동에서 출발했다. 일부는 황제 암살 같은 방식으로 농민들이 가졌던 원한을 해결하려 했고, 일부는 러시아 농촌의 전통을 찬미하는 문예운동으로 나아갔다.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까지 러시아 포퓰리즘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포퓰리즘이 농촌에서 산업 도시로 이주해 온 하층 도시민들의 광범한 정치운동으로 나타난 것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였다. 라틴아메리카가 그 중심이었다. 이 시기 포퓰리즘은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운동과 나란히 발전했는데, 이 두 이념 운동보다 하층민의 정서에 잘 부응하면서 큰 정치세력으로 등장했다. 포퓰리즘은 초기엔 기득권과 엘리트, 제국주의에 모두 반대하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정치지도자에 대한 추종 현상이 포퓰리즘의 지배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 뒤에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 도처에서 다채로운 특징을 갖고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 것이 포퓰리즘이다. 특히나 특정한 이념적 지향과 상관없이 좌우를 넘나들며 대중적 불만을 정치쟁점화하는 데 성공한 경우라면 언제든 위세를 떨쳤던 정치운동이 포퓰리즘이다. 3. 처음부터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민주주의가 만들어 내는 대중적 현상의 하나로서 팬덤 정치를 좀더 깊고 넓은 맥락에서 생각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를 꽤나 합리적인 개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인간이 만든 모든 정치체제가 그러하지만 민주주의는 특히나 더 인간의 나약한 정념과 불합리한 기대를 동반한다.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꽤 규모 있는 요구가 표출될 때는 더더욱 일관성 없는 무정형성이 두드러진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역동적이게도 하고 또 어렵게도 만든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가치 있게 운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우리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거나 실망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그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다뤄 가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선용하는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논란이 되는 팬덤 정치 역시 찬반의 소모적 논란에 맡겨 두지 말고 가능한 한 우리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포착하고 또 개선해 가기 위해 의미 있는 정치 용어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광적인 사람이라는 뜻의 ‘패나틱’(fanatic)에서 유래한 팬덤은 우리말로 광신과 열광에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이성(reason)과 대비되는 의미의 열정·정념(passion)의 존재를 이해하는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와 같은 합리주의 관점에서 보면 팬덤은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 비판적인 사유의 계보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주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포퓰리즘과 유사한 면을 갖는다. 한쪽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를 급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토론 가능한 주제로 따져 보려면, 논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개념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유형론은 물론 인과론, 나아가 규범적 평가를 위한 기준을 발전시킬 수 있다. 팬덤 정치는 기존 정당정치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팬덤 정치는 전통적인 정당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팬덤 정치가와 정당 정치가, 팬덤 지지자와 정당 지지자는 어떻게 다른가? 국민경선·권리당원·여론조사 등 정당의 결정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들은 팬덤 정치 확산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팬덤 정치가 진영 양극화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 역시 팬덤 정치에 대한 개념화 없이는 제대로 따지기 쉽지 않다. 4. 팬덤 정치란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보다는 정치 엘리트 개인의 ‘개성적 힘’에 의존하는 대중 정치를 가리킨다. 팬덤 정치가의 관점에서 팬덤 정치는 ‘자신만의 사인화(私人化)된 권위자원’의 빠른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지지 동원정치다. 정치가가 더 많은 지지를 추구하고 자신에게 권위자원을 집중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대중 정치에 부수되는 ‘귀여운 비용(費用)’이다. 안철수 현상 같은 사례에서 보듯 그리 공격적이지 않은 양상으로 나타날 때는 특정 인물을 통해 변화의 욕구를 표현하는 사회현상 내지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주목을 받다 사라지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정치 현상일 때도 많다. 그러나 팬덤 정치는 다르다. 그 핵심은 기존의 정당 규범이나 정치 규범을 무시하거나 우회, 혹은 때로 공격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대중으로부터의 지지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정치를 좀더 격렬하고 열정적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팬덤 정치가는 정당 정치가 기득권과 특권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정당 정치의 아웃사이더로 여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는 당도, 권력도 장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당을 바꾸고 지배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동료 정치인과의 공존과 협력을 통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팬덤을 이용해 기존 정치를 제압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팬덤 정치를 개별 정치인의 개성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특징은 제도화된 정치과정 밖에서 정치과정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지지자들의 ‘정형화되지 않은 방식의 집합적 열정’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운동이다. 운동으로서의 팬덤은 제도화를 거부하는 대중적 열정에 그 본질이 있다. 제도화는 정념과 열정을 배제한 이성적 기획을 뜻한다. 팬덤은 그럴 수 없다. 팬덤은 계속 열정을 동원해야 하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 팬덤 지지자들은 정치를 평화로운 조정보다는 적대적 싸움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한다. 종북, 친일, 적폐 세력과 싸우는 건 소명이나 다름없다. 팬덤 정치가의 존재도,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도 그것에 복무할 때만 가치를 갖는다. 정형성이나 안정성은 팬덤의 본질과 충돌한다. 새로운 운동성을 끊임없이 보충해야 팬덤은 지속가능하다. 팬덤 정치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이다. 심지어 길지 않은 주기로 수혜자와 피해자가 교차할 때도 있다. 한때 팬덤 정치의 수혜자였다가 지금은 ‘친명’ 팬덤의 공격을 받게 된 ‘친문’ 팬덤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가변성, 운동성, 비전형성 때문에 팬덤 정치는 관점에 따라서는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대중적 에너지로 이해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유사 포퓰리즘처럼 보이기도 한다. 5. 팬덤 지지자들이 적극적 시민성을 이상으로 삼는다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당의 문화나 전통, 규범,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정치 과정과 절차를 신뢰하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긴 과정의 끝에서 최종적 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치에 일상적으로 관여하고자 하고,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다만 그것이 연대와 협력, 공익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보다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자들을 제압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움직인다는 차이는 있다. 그들은 정치, 정당, 의회, 언론, 지식인을 신뢰하지 않고 정치가를 믿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자유주의적 시민성은 물론 공화주의적 시민성의 이상과도 거리가 먼 특별한 시민이다. 때로는 혁명적이고 때로는 반동적이다. 격렬한 선의는 있으나 자신의 선의가 불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돈과 표와 열정을 가진 팬덤 시민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야심을 가진 정치인일수록 자신도 힘을 키워 가다 보면 언젠가 팬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놓을 수가 없다. 언론이나 시민운동, 지식사회 역시 팬덤 시민들의 영향력에 굴복한 지 오래다. 강렬한 정견을 가진 팬덤 시민들의 요구에 맞게 두 개의 큰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사나운 얼굴을 하고 공격을 주고받는 일에 이들도 익숙하다. 싫든 좋든 팬덤 정치는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시대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본격적으로 따져 볼 때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책꽂이]

    [책꽂이]

    굿바이 R(전경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등단 27년에 이르는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치열했던 사랑이 저문 뒤의 풍경을 담은 7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표제작 ‘굿바이R’은 주인공인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 속 인물 R에 대한 꿈에 시달리다 발리로 떠나 그곳에서 만난 인물을 통해 R을 떠나보내고 새 출발의 길을 찾는 서사를 담았다. 304쪽. 1만 4500원.공정 이후의 세계(김정희원 지음, 창비 펴냄)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인 ‘공정’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해 온 저자의 첫 단독 저서. 공정이 어떻게 능력주의와 만나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여성할당제 등 익숙한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소모적인 공정 논란을 넘는 대안적 비전을 제시한다. 264쪽. 1만 7000원.롱 게임(러시 도시 지음, 박민희·황준범 옮김, 생각의힘 펴냄)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 중국 담당 국장인 저자가 초강대국 미국을 대체하기 위한 중국의 대전략과 그들이 100년간 이어 온 ‘롱 게임’을 다뤘다. 중국 대전략의 기원부터 실체, 전망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다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방향과 세계 질서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된다. 632쪽. 2만 7000원.위기와 ESPIONAGE(서정순·이일환 지음, 인트루스 펴냄) 정치, 경제, 안보,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가 작동하는 ‘복합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정보다. 복합위기 시대 국가 정보와 위기 속 정보 공작과 첩보전을 다루는 이 책은 실패 및 성공 사례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통찰력을 준다. 348쪽. 1만 6000원.
  • 尹정부 첫 대법관, 오석준 제주지법원장 임명 제청

    尹정부 첫 대법관, 오석준 제주지법원장 임명 제청

    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 후보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 후보로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방법원장이 제청됐다. 오 법원장은 향후 인사청문회 및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된다. 대법원은 28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는 9월 퇴임하는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으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자 중 오 법원장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에 대한 감수성 등 대법관으로 갖춰야 할 기본적 덕목을 갖췄다”면서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 및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 탁월한 실무능력과 법률 지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오 법원장은 서울 광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두 차례 지냈으며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13년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됐고 지난해부터 제주지법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오 법원장은 대학 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통학을 같이 하고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등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또한 대학 선배인 김 대법원장과 관계도 무난한 것으로 알려져 처음 3인 후보로 이름을 올렸을 때부터 대법관 제청이 유력하다고 전망됐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성향과 무관하게 관계가 두루 원만하고 대법원 공보관 등을 거치면서 주변과 소통 능력도 높이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오 법원장은 총선에서 총 유효투표수의 2% 이상을 얻지 못한 정당을 등록 취소하도록 규정한 정당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끌어낸 바 있다. 또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참의를 지낸 인물에 대한 친일재산 환수를 적법하다고 인정하고 독립운동가 14명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사의 행위가 친일·반민족 행위에 해당한다며 내린 판결도 주요 판결로 꼽힌다. 오 법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윤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하면 청문회 준비가 시작된다. 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는 통상 1개월가량 걸린다.
  • [속보] 尹정부 첫 대법관 후보에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

    [속보] 尹정부 첫 대법관 후보에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

    윤석열 정부가 임명할 첫 대법관 후보로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방법원장이 선정됐다.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추천 3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 가운데 오 법원장의 임명을 제청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오 법원장과 이균용(60·16기) 대전고등법원장, 오영준(53·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추천받은 후보 3명은 모두 서울대 출신 남성 법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법원은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에 대한 감수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덕목은 물론,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과 시대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 탁월한 실무능력과 법률 지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오 법원장은 서울 광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90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두 차례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지냈으며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13년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됐고, 작년부터 제주지법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오석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 통상 1개월가량이 걸린다. 새 대법관은 오는 9월 퇴임하는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을 맡게 된다. 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윤 대통령이 임명하는 첫 대법관이기도 하다.
  • ‘한류 선도’ 이미경 CJ 부회장, 국제 에미상 공로상 수상

    ‘한류 선도’ 이미경 CJ 부회장, 국제 에미상 공로상 수상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국제 에미상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제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국제TV예술과학아카데미(IATAS)는 19일(현지시간) 이 부회장을 제50회 국제 에미상 공로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 에미상은 해외 우수 프로그램을 미국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1973년 설립된 시상식으로 캐나다 밴프 TV페스티벌, 모나코 몬테카를로 TV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3대 방송상으로 불린다. IATAS는 이 부회장이 CJ가 1995년 미국 영화 제작사 드림웍스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산업화와 글로벌화를 이끄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파이스너 IATAS 회장은 “이 부회장은 25년 이상 한류를 이끌어 온 선봉장으로서 탁월한 비즈니스 통찰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는 리더”라며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미디어 산업에 대한 헌신을 확인했다”고 수상자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시상식은 11월 21일 뉴욕에서 개최된다.  
  • 尹정부 첫 대법관 후보는 모두 ‘서·오·남’… 다양성도 파격도 없었다

    尹정부 첫 대법관 후보는 모두 ‘서·오·남’… 다양성도 파격도 없었다

    9월 5일 임기를 마치는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 후보가 이균용(59·16기) 대전고법원장과 오석준(59·19기) 제주지법원장, 오영준(52·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으로 압축됐다.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 50대 남성이다.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파격 인사를 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은 정통 엘리트로 꼽히는 현직 고위법관 가운데서 배출되는 셈이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14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천거된 심사대상자 21명의 대법관 후보 적격 여부를 검토한 뒤 제청대상 후보자 3명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최 위원장은 “대법관의 법률적 자질과 능력은 물론이고 헌법에 의거한 국민의 기본권 수호와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탁월한 통찰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감수성, 국제인권규범이 지향하는 공정성 등 대법관에게 요구되는 여러 덕목을 고루 갖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겸비한 분들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후보자들은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30년 안팎의 법관 생활을 한 정통 법관으로 과거에도 대법관 천거를 받았다. 이 법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해군 법무관을 거쳐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광주고법·서울고법 부장, 서울남부지법원장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대전고법원장으로 근무 중이다. 오 법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공보관, 서울행정법원 부장, 수원지법 수석부장, 서울고법 부장을 거쳤다. 2020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맡아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오 부장판사는 대전 출신으로 서울민사법원 판사로 임관해 특허법원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쳤고 오랜 기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며 선임·수석연구관을 지냈다. 대법원은 후보들에 대한 주요 판결과 업무내역을 법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21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받는다. 김 대법원장은 이달 말 최종적으로 신임 대법관 후보자 1명을 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 尹정부 첫 대법관 ‘이균용·오석준·오영준’ 추천…모두 서오남 정통법관

    尹정부 첫 대법관 ‘이균용·오석준·오영준’ 추천…모두 서오남 정통법관

    9월 5일 임기를 마치는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 후보가 이균용(59·16기) 대전고법원장과 오석준(59·19기) 제주지법원장, 오영준(52·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으로 압축됐다.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 50대 남성이다.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파격 인사를 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은 정통 엘리트로 꼽히는 현직 고위법관 가운데서 배출되는 셈이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14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천거된 심사대상자 21명의 대법관 후보 적격 여부를 검토한 뒤 제청대상 후보자 3명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최 위원장은 “대법관의 법률적 자질과 능력은 물론이고 헌법에 의거한 국민의 기본권 수호와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탁월한 통찰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감수성, 국제인권규범이 지향하는 공정성 등 대법관에게 요구되는 여러 덕목을 고루 갖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겸비한 분들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후보자들은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30년 안팎의 법관 생활을 한 정통 법관으로 과거에도 대법관 천거를 받았다. 이 법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해군 법무관을 거쳐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광주고법·서울고법 부장, 서울남부지법원장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대전고법원장으로 근무 중이다. 오 법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공보관, 서울행정법원 부장, 수원지법 수석부장, 서울고법 부장을 거쳤다. 2020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맡아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오 부장판사는 대전 출신으로 서울민사법원 판사로 임관해 특허법원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쳤고 오랜 기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며 선임·수석연구관을 지냈다. 대법원은 후보들에 대한 주요 판결과 업무내역을 법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21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받는다. 김 대법원장은 이달 말 최종적으로 신임 대법관 후보자 1명을 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 [웹 망원경 사진들] 별의 탄생과 죽음, ‘첫 빛’, 수증기 외계행성

    [웹 망원경 사진들] 별의 탄생과 죽음, ‘첫 빛’, 수증기 외계행성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웹 망원경)이 포착해 12일(현지시간) 일반에 공개한 다섯 사진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눈길을 사로잡은 사진은 춤추는 은하다. 2억 9000만 광년 떨어진 페가수스 자리에 있는 다섯 은하가 펼치는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 사진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메릴랜드주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웹 망원경이 포착한 보석 빛깔의 풀컬러 고해상도 우주 사진과 분광 분석 자료를 공식 발표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우주망원경인 웹 망원경을 통해 우주 가장 깊은 곳의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담아내 우주 관측의 새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인류의 눈’ 웹 망원경은 근적외선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장비(MIRI)를 활용해 별의 요람과 무덤 등 베일에 가린 우주의 속살을 드러냈고 외계행성 대기까지 분석해내는 역량을 과시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모든 이미지는 새로운 발견이다 .각각의 사진은 인류가 전에 본 적이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존 매더 NASA 선임 과학자는 “사진을 보면 볼수록 은하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가갔다가 멀어지며 춤추는 소은하, 블랙홀은 어떤 관계? 스테판의 5중주 사진은 웹 망원경이 포착한 이미지 중 가장 크다. 1억 5000만 화소를 자랑하는 1000개 의 그림 파일이 합쳐져 하나로 만들어졌고, 촬영한 전체 이미지는 달 지름의 5분의 1을 덮을 정도다. 이 소은하군은 1877년 최초로 발견됐고, 다섯 은하 가운데 넷이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NASA는 ’스테판의 오중주‘ 사진에 대해 은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라며 “중력 작용으로 은하들이 춤을 추며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진은 상호 작용을 통해 초기 은하가 진화한 사실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섯 은하 중 하나인 NGC 7319에는 태양 질량의 2400만 배에 이르는 거대 블랙홀이 자리잡고 있어 은하의 충돌과 블랙홀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아기별 품은 별의 요람…7광년 봉우리 솟은 오렌지색 우주절벽 별들의 요람으로 알려진 용골자리 성운에 자리한 ‘우주 절벽’(Cosmic Cliff)과 아기별들 사진이다.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은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다. 이 성운은 태양보다 몇 배나 더 큰 별이 태어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적외선 망원경인 웹 망원경은 관측을 방해하는 우주먼지와 가스를 뚫고 용골자리 성운 가장자리에 위치한 오렌지색 우주 절벽을 잡아냈다. 종전 허브 우주망원경도 이곳을 관측했지만 이만큼 선명한 이미지를 얻지 못했다. 특히 사진 가운데 지구의 바위투성이 산을 떼어내 옮겨놓은 듯한 이 우주 절벽은 전에는 관측되지 않았다. 절반 위의 가스와 절반 아래의 먼지로 이뤄진 이 절벽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무려 7광년에 이른다. 여기에 아기별의 강력한 자외선이 이 가스 절벽을 뚫고 나와 보석처럼 촘촘히 박혀 빛나는 장관을 연출한다. NASA는 웹 망원경이 별의 형성과 진화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30억년 전 태초의 빛, 붉은 색 아치처럼 보이는 빛 다른 네 장의 사진보다 하루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리를 통해 첫 선을 보인 130억년 전 초기 우주의 빛, 이른바 첫 빛(First light)을 포착한 사진이다.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인데 이 은하단은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중력 렌즈‘ 역할을 한다. 우주가 탄생하는 빅뱅(대폭발) 8억년 뒤인 130억년 전에 만들어진 초기 우주 천체의 빛이 관측됐다. 영국 BBC 방송은 12일 이를 편집해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해 눈길을 끈다. 붉은 색 아치처럼 보이는 것들이 은하인데 실제보다 훨씬 먼 거리, 다시 말해 훨씬 먼 과거에 생겨난 것들이다. 그리고 이 점은 약간 괴이하게 들릴 수 있는데 여러 이미지의 한 쪽에 나타나는 아치들은 모두 같은 물체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것들의 빛은 한 가지 경로 이상으로 SMACS 0723를 통해 굴절돼 보이기 때문이다.죽어가는 별의 ‘찬란한 유언’ 남쪽고리 성운 웹 망원경은 죽어가는 별들이 있는 남쪽고리 성운도 응시해 별이 남긴 찬란한 유언에 귀를 기울였다. 생의 말기에 도달한 별의 마지막 모습과 우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약 2500 광년 떨어진 돛자리에서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가스구름이 팽창하는 곳이다. ‘8렬 행성’(Eight Burst Nebular)으로도 불리며, 성운의 지름이 약 0.5 광년에 달한다. 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이 별은 인간이 마지막 힘을 다해 유언을 전달하듯 반지 모양의 화려하고 찬란한 빛을 내뿜는 모습으로 찍혔다. NASA는 어두워지며 죽어가는 이 별이 내뿜는 가스와 우주먼지를 웹 망원경이 전례 없이 상세하게 포착했다고 설명했다.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에 수증기, 생명체 가능성  지구로부터 1150광년 떨어진 WASP-96 b의 분광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증기 형태의 물을 확인했다. 분광은 행성의 빛 파장을 분석해 대기 구성 물질 등을 밝혀내는 일이다. 웹 망원경은 WASP-96 b와 이 행성의 대기가 별 앞을 지나갈 때 발생하는 현상을 관측했고, 이 행성 대기에 수증기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NASA는 “웹 망원경이 외계행성을 둘러싼 대기에서 구름, 연무와 함께 물의 뚜렷한 특징을 포착했다”며 “이는 웹 망원경이 전례 없는 대기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WASP-96 b는 봉황자리에 위치한 거대 가스 행성으로, 질량은 목성의 절반 정도다. 2014년 발견된 이 행성은 3∼4일 공전 주기로 항성을 돈다.
  • 베일 벗는 우주…휘황찬란 풀컬러 우주사진 대공개

    베일 벗는 우주…휘황찬란 풀컬러 우주사진 대공개

    드넓은 우주는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별들과 은하계로 아름다웠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2일(현지시간)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하 웹망원경)이 찍은 풀컬러 우주 사진을 본격 공개했다. NASA는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우주의 신비를 담은 사진을 전 세계에 잇따라 발표했다. NASA가 이날 가장 먼저 내놓은 사진은 행성상 성운인 ‘남쪽 고리 성운’이다.이곳에서는 약 2000광년 떨어진 돛자리에서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가스구름이 팽창하고 있다. ‘8렬 행성’(Eight Burst Nebular)으로도 불리며, 성운의 지름이 약 0.5 광년에 달한다. 이어 공개된 약 2억 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 자리에 있는 소은하군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는 1877년 최초로 발견된 소은하군으로 유명하다. 은하 5개 가운데 네 개는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NASA는 ‘스테판의 오중주’ 사진에 대해 은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라며 “은하들이 중력작용의 춤을 추면서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소개했다.그러면서 우주 먼지를 뚫고 ‘스테판의 오중주’를 찍은 웹 망원경이 초기 우주에서 은하 간 상호 작용이 우주의 진화를 어떻게 이끌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NASA는 별들의 요람으로 잘 알려진 용골자리 성운이 품은 ‘우주 절벽’과 아기별들의 숨 막히는 사진도 여러 장 내놓았다. 무정형의 용골자리 성운은 지구에서 약 7600 광년 떨어져 있으며,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성운은 태양보다 몇 배나 더 큰 대형 별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 [아하! 우주] 우주에 ‘방출’되는 쓰레기 포착…어떻게 처리?(영상)

    [아하! 우주] 우주에 ‘방출’되는 쓰레기 포착…어떻게 처리?(영상)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쓰레기를 방출하는 ‘실험 영상’이 공개됐다. 향후 인간이 우주로 이주할 경우,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다.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민간 우주 회사인 나노렉스(Nanoracks)는 최근 우주 공간에서 폐기물 처리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성공적으로 테스트했다.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해당 업체는 ISS에 내부에 비숍 에어록(Bishop Airlock)으로 불리는 장치를 장착했고, 이번에 최초로 우주에서 만들어진 쓰레기를 우주로 배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해당 쓰레기 안에는 ISS 우주비행사들이 사용한 더러워진 옷과 포장재, 다 쓴 사무용품이나 위생용품 등이 들어있었으며, 에어록 내부의 가방처럼 생긴 쓰레기통에 넣은 뒤 밀봉하고, 로봇 팔을 이용해 우주 바깥으로 내보내는 과정을 거쳤다.이렇게 우주 공간으로 나간 ‘쓰레기봉투’는 지구 대기에서 불타 소멸되며, 이 같은 기술은 향후 인류가 우주로 이주한 이후 쓰레기를 처리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동안 ISS 우주비행사들은 쓰레기를 한데 모아 놓았다가, 몇 개월에 한 번씩 화물 우주선을 통해 우주로 내보내 불태웠다. 우주비행사 4명이 연간 생산하는 쓰레기는 최대 2500㎏에 달하며, 일주일에 약 2개 분량의 쓰레기통을 가득 채우는 분량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의 이번 테스트는 우주 공간에서 더 자주, 손쉽게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어 한정적인 공간인 ISS에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나노렉스 측은 “이번 테스트는 우주 정거장 폐기물 제거와 관련한 미래를 보여주는 동시에, 상업용 우주선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에서의 폐기물 수집은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ISS에서 (우리 기술을) 테스트하는 것은 도전이었다”면서 “더 많은 사람이 우주에서 살고 일하는 시대로 이동함에 따라, 이 기술을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IT 매체 씨넷은 “이번에 선보인 쓰레기 처리 시스템은 향후 민간우주 정거장 설계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나노렉스는 보이저 스페이스, 록히드마틴이 협업하는 상업용 우주정거장 ‘스타랩’ 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해당 우주정거장에서는 최대 4명이 생활할 수 있으며, 2027년 궤도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코로나가 앞당긴 신냉전… 미중, 사활 건 체제 경쟁

    코로나가 앞당긴 신냉전… 미중, 사활 건 체제 경쟁

    美, 코로나 글로벌 대응 못 이끌어美 주도 세계 질서에 종말 ‘이정표’中, 통치체제 과시하며 강력 도전자유주의와 권위주의 체제 격돌바이든, 우방국 끌어들여 中 포위팬데믹 이후 신냉전 격화 ‘불안감’미국 주도의 서방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한 가운데 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중국·러시아의 신냉전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활을 걸고 우방국을 모두 끌어들여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려는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현직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콜린 칼과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토머스 라이트의 저서 ‘애프터쇼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이 추구하는 새 안보정책의 핵심 내용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저자들은 미중 경쟁이 이제 자유주의 사회와 권위주의 독재체제 간 체제 경쟁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 국제 질서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중영합적인 자국 이기주의에서 보듯 붕괴 직전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가 확인 사살을 한 셈이다. 저자들이 보는 2020년 이후 국제 정세는 1919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과 대공황을 거친 1920~30년대 혼란상과 유사하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은 코로나19에 직면해 글로벌 대응 조치를 주도적으로 이끌지 않았고, 세계는 미국이 떠난 빈자리를 각자도생의 방식으로 메워야 했다.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국제기구 활동에 복귀했지만, 코로나19는 이미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종말을 고하는 이정표가 돼 버렸다. 이참에 중국과 러시아는 냉전 종식 이후 수십년간 이어 온 미국의 패권을 끝장내고 싶어 한다. 특히 중국은 국가 자본주의와 디지털 권위주의를 합친 중국식 통치 체제를 서구 자유민주주의보다 우월한 통치 모델이라고 내세운다. 코로나19 타격으로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인 중국은 세계를 강타한 대혼란의 수혜자가 됐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에도 2%대의 경제성장률을 이룬 중국은 2028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선택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과 협력해 자유주의 연대를 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주적 기구들에 대한 독재국가들의 간섭, 디지털 독재의 확산 방지, 인권 수호 등 자유세계의 공동 어젠다를 만들어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저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를 보완할 ‘글로벌전염병대비동맹’(GAPP)의 설립도 제언했다. 나토의 힘을 빌려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과 일본이 함께하는 글로벌 가치 동맹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신념이 책에서 엿보인다. 미국 조야에서 중국 위협론을 다룬 책은 많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부터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정책에 참여했던 인물의 저작이라 무게감이 남다르다. 이 책은 의사결정 과정이 느린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가 일사불란한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굴복할 것인가라는 미국 엘리트층의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어느 쪽이 승리할지는 불확실하지만, 더 많은 자유와 유능함, 대의성을 가진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어디서나 마찬가지라며 마지막에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는다. 미국의 치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 대목도 눈에 띈다. 코로나19 초기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중국에 뒤진 방역 실패가 미국의 위상 추락을 가속화했다는 탄식이 묻어난다. 방역 성공 사례로 한국을 다루며 한국이 지난해까지 방역에 성공적이었던 이유가 2015년 메르스를 겪은 이후 실패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분석한 점도 흥미롭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미국 우선 외교에 대해 국내에서도 진영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대미 편중 외교에 비판적인 쪽에선 미국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와 패권의 논리를 반영한 이 책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국제질서에 주는 의미에 대해 통찰력을 펼친 이 책은 이미 신냉전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 우리가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책꽂이]

    [책꽂이]

    통찰 지능(최연호 지음, 글항아리 펴냄) 의사인 저자가 인간의 지능과 정신적 능력을 연구해 그 성과를 담은 교양서. 예리한 관찰력은 ‘지능지수’(IQ),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은 ‘감정지수’(EQ)의 영역이지만, 현대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라며 ‘통찰지수’(InQ)를 제시한다. 또 InQ는 연습하면 충분히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392쪽. 1만 9000원.개는 천재다(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김한영 옮김, 디플롯 펴냄) 진화인류학자의 시각에서 인류의 오랜 친구인 개의 지능에 대해 고찰한다. 개는 인간과의 소통 능력에서 천재적 재능을 갖고 있으며, 개와 사람의 대화는 절대로 일방적이지 않고 과학자들이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다고 설명한다. 476쪽. 2만 2000원.엔니오 모리코네의 말(엔니오 모리코네·주세페 토르나토레 지음, 이승수 옮김, 마음산책 펴냄) 영화 ‘시네마 천국’을 연출한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1928~2020)를 인터뷰한 기록. 모리코네의 내밀한 삶과 그가 세르조 레오네, 브라이언 드 팔마 등 거장 감독들과 어떻게 협업했는지가 담겨 있다. 500쪽. 2만 6000원.우주에 도착한 투자자들(로버트 제이컵슨 지음, 손용수 옮김, 유노북스 펴냄) 미국 최초의 우주 스타트업 투자자인 저자가 인류의 경제 활동 영역이 우주까지 확장됐다고 주장하며 그 가능성을 조명한다. 재사용 로켓, 소형 위성, 의료,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제조와 건설업, 중공업 등으로 우주 산업의 시장 규모가 무려 100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492쪽. 2만 1000원.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박인규 지음, 계단 펴냄) 물리학자의 시각으로 20세기 초까지는 아무도 그 실체를 알지 못했던 중성미자에 대해 풀어낸다. 우리 몸뿐 아니라 집·건물·지구와 별도 뚫고 지나가는 성질을 지녔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유령 입자’라는 별명이 붙은 중성미자가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과 발견까지의 과정 등을 담았다. 304쪽. 1만 8000원.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폴 콘티 지음, 정지호 옮김, 심심 펴냄)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뇌의 생리와 심리에 변화를 일으키는 감정적 고통인 트라우마가 가진 전염성과 위험성을 강조한다. 트라우마를 바이러스·기생충·오염 물질에 빗댄 그는 자신의 트라우마 경험과 예방과 회복, 치유법도 알려 준다. 340쪽. 1만 9000원.
  • 전남대 후광학술상 미래창조 초대 수상자 ‘네이버’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신설한 전남대학교 ‘후광학술상’ 미래·창조발전분야 초대 수상기관으로 ‘네이버’가 선정됐다. 2007년 제정된 후광학술상은 후광(後廣)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취지로 민주·인권·평화의 실현을 위해 공헌한 연구자·단체 등에 수여한다. 전남대는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미래지향적이며 창조적 시각으로 해석하고자 미래·창조발전 분야상을 신설했다.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취임하여 위기의 국가 상황에서 미래사회에 대한 탁월할 통찰력으로 정보기술(IT) 강국과 문화강국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 결과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의 대전환기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IT강국이자 문화일류국가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밑바탕이 됐다. 이러한 후광의 미래창조적 시각을 계승하고자 전남대학교는 후광학술상 미래·창조발전 분야 초대 수상 기관으로 네이버를 선정했다. 네이버는 우리나라를 IT 선진국으로 이끈 대표기업으로, 1999년 창업하여 현재 검색뿐 아니라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부터 인공지능·로보틱스까지 새로운 도전과 미래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ICT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남대 정성택 총장은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래창조적 시각으로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 차원에서 노력하겠다. 미래·창조발전 분야 초대 수상기관 네이버㈜와도 혁신 인재 양성, ESG가치 실현을 위해 협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상대 떨어져야 난 만족” 감정의 싸움터 된 선거

    “상대 떨어져야 난 만족” 감정의 싸움터 된 선거

    지난 1일 치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광역지방자치단체 17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5곳에 그치며 4년 전 14곳에서 승리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를 얻었다. 선거가 여당과 제1야당의 대결 구도로 형성되고, 두 정당이 나눠 먹는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더는 낯선 일이 아니다. 과거 무소속이나 기타 정당의 단체장이 하나씩 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 정치가 이제는 두 정당의 양극 대결로 변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984년생의 젊은 기자 에즈라 클라인이 쓴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는 양극화된 오늘날의 미국 정치를 다루는 책이다. 양당제 국가인 미국의 양극화 현상을 다룬 것이 남의 나라의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 것은 한국도 갈수록 양극단으로의 분열이 공고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950~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은 ‘정당들 사이의 모호함’이 드러났던 시대다. 유권자의 절반 정도만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보수적이라고 여겼고, 30% 정도는 두 정당 사이에 이념적 차이가 전혀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1970~80년대부터 조금씩 양극화 현상이 드러났고, 최근 선거로 올수록 특정 정당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지지하는 정당을 통해 사람들은 정체성을 형성하고 ‘정체성 정치’에 깊이 관여하게 된다. 이때 지지 정당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아닌 반대 정당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강력한 동기가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편이 갈리게 되면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가 지는 것이 중요해진다. 미디어는 이런 정체성을 공략하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뉴스를 퍼 나르며 자신의 정체성을 잘 다듬어 나타내 결국 정체성이 더욱 공고해지는 순환이 이어진다. 분열의 정치가 형성되는 과정이 분명 미국의 이야기인데, 한국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저자는 선거인단 제도 개선, 비례대표제 도입 등 보다 민주주의에 가까운 제도를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극단화하는 정체성에 주목해 마음을 잘 챙길 것과, 미디어 식단을 잘 조절하고 자기가 사는 곳의 뉴스에 정치적 관심을 더 깊이 둘 것을 주문한다. 대안 부분은 이미 다당제와 비례대표제가 갖춰져 있음에도 양극화가 강해지고, 미디어 환경이 미국과 다른 한국 독자에게는 조금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독자들은 책 전반을 통해 극단적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민주 시민의 소양을 갖춰 나가는 데 필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 [핵잼 사이언스] 공룡은 온혈동물? 냉혈동물?…오랜 수수께끼 답 나왔다

    [핵잼 사이언스] 공룡은 온혈동물? 냉혈동물?…오랜 수수께끼 답 나왔다

    공룡은 과연 우리처럼 뜨거운 피를 가졌을까? 아니면 반대로 파충류답게 차가운 피를 가졌을까? 이 질문은 150년 이상이나 과학자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그간 학계에서는 대형 파충류인 공룡을 놓고 ‘항온동물’인지 아니면 ‘변온동물’ 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이 이어져왔다. 항온동물(온혈동물)이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물로 대표적으로 인간같은 포유류와 조류가 이에 속한다. 반대로 ‘냉혈동물’로도 불리는 변온동물은 체온 조절 기관의 미발달로 외부온도의 영향으로 쉽게 변동하며 대표적으로 뱀같은 파충류가 이에 속한다. 한마디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논쟁 속에 최근 이같은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팀은 공룡이 온혈인지 냉혈동물인지는 종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공룡 중 가장 유명한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벨로키랍토르는 온혈에 속하고 반대로 초식공룡인 트리케라톱스와 스테고사우루스는 냉혈동물에 속한다. 연구팀에 이같은 주장은 신진대사와 관련이 깊다. 포유류 등 대사율이 높은 동물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산소를 흡입하고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지만 파충류 등은 그 반대다. 곧 티라노사우루스는 신진대사율이 높다는 주장인데 연구팀은 이를 공룡 화석에 생성된 노폐물 분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체내로 흡입될 때 단백질, 당, 지질과 반응해 노폐물이 나타나는데 이 분자의 풍부함이 흡수된 산소의 양에 따라 커지기 때문에 온혈동물인지 냉혈동물인지 알 수 있다는 것. 연구팀은 이 분자의 수를 정량화해 현생 동물의 대사율과 비교하고 이를 이용해 멸종된 공룡의 대사율을 추론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자스미나 위먼 연구원은 “공룡의 신진대사율은 현대 포유동물보다 높았으며 평균 체온이 42℃인 새와 비슷했다”면서 “다만 예외적으로 트리케라톱스와 스테고사우루스는 현대 냉혈동물과 비슷한 낮은 대사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신진대사율은 일반적으로 대량 멸종에서 살아남는 주요 이점으로 여겨왔으나 새와 비슷한 대사능력을 가진 공룡은 멸종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공룡 자체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기후변화와 환경적 교란 등 현재 우리 시대를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넘치는 정보, 부족한 지혜/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넘치는 정보, 부족한 지혜/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컴퓨터로 제작된 현란한 이미지를 과시하는 마블 코믹스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보며 했던 생각. 영화의 호흡이 매우 가빠졌다는 점이다. 언제부턴가 쉴 새 없이 다음 장면이 이어지면서 어느 한 장면을 차분히 바라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국내외 대개의 영화가 이렇다. 이제는 이미지의 부족이 아니라 이미지의 과잉이 문제다. 영화만이 아니라 넘쳐나는 이미지 속에 그 이미지의 의미를 따져 볼 여유를 갖지 못한다.  인상 깊게 봤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뉴욕비평가협회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을 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보고 듣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기본이며, 이런 생각을 내게 알려 준 것은 영화다.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면 외부의 정보를 받고 처리하는 동안에도 진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우리 시대는 남의 말과 모습을 찬찬히 듣고 살피기보다는 내 말을 더 많이 강하게 해야 인정받는 세상이 됐다. 내 주장을 위해 더 많은 정보를 모은다. 그런데 그렇게 정보를 모으는 동안 그 정보가 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는 잊는다. 생각할 여유가 사라진다.  누구나 결핍보다는 넘침을 좋아하고 빈곤보다는 풍요를 갈망한다. 정보도 그렇다. 하지만 과연 넘치는 정보 속에서 인간은 더 현명해졌는가? 어떤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들이 하루에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중세시대 인간이 평생 알 수 있었던 정보보다 많다고 한다. 그래서 현대인이 중세인이나 고대인보다 더 지혜로워졌는가? 현대 문명에서 더 똑똑해진 건 인간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기계라는 말도 나온다. 그리스ㆍ로마 시대를 다룬 책이나 영화를 보면 문득 인간의 진보에 대해 회의적이게 된다. 정신과 영혼의 크기를 잴 수 있다면 나를 비롯한 현대인들은 참담한 결과를 얻을 것이다. 한때는 지식과 정보를 남보다 더 많이 갖는 것이 지혜인 양 여겨졌다. 그런 시대는 지났다. 인터넷에는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가 넘쳐난다. 이 시대의 지혜는 쏟아지는 정보를 더 빨리,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과연 가치 있는 것인지를 가리는 안목, 그런 정보가 삶과 영혼과 정신의 크기를 넓고 깊게 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통찰력에 달렸다.  무엇이든지 모으고 축적하려는 건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속성이다. 그래서 지식과 정보도 축적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축적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왜 그런 정보를 모으는지는 까맣게 잊게 된다. 일종의 정보 물신주의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다. 쌓이는 정보만 남고 사람이, 정신이, 영혼이 사라진다. 그 정보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따져 보고 의미를 묻는 일은 소홀해진다. 그래서 내리는 결론. 우리 시대는 너무 정보가 많아서 문제고, 생각하고 묵상하는 영혼의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다. 과연 인류는 진보한 것인가?
  • MSG 좀 없으면 어때, 담담해서 더 먹먹한데

    MSG 좀 없으면 어때, 담담해서 더 먹먹한데

    평범한 삶 그린 ‘우리들의 블루스’“슬퍼하지 말란 게 아냐” 위로 담아‘나의 해방일지’ 속 지친 젊은 세대“속시원한 게 하나도 없어” 공감대위로와 공감을 주는 힐링 드라마 두 편이 주말 안방극장에서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흥행을 이뤄 내고 있다. tvN ‘우리들의 블루스’와 JTBC ‘나의 해방일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9일 나란히 첫 방송을 시작한 두 작품은 지난 8일 10회차에서 각각 시청률 11%, 4.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4월 마지막 주 콘텐츠 영향력 평가 지수(CPI)에서도 1, 2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들은 시청자의 입맛을 자극하는 화학조미료(MSG) 같은 요소는 없지만, 현실에 발 딛고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준다. 최근 들어 비현실적인 판타지나 자극적인 막장 코드를 입힌 드라마들이 흥행을 주도하던 터에 오랜만에 작가들의 필력이 오롯이 강조되는 깊이 있는 정통 드라마가 나오자 시청자들도 반색하고 있다. 두 드라마는 주변에서 있을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대를 높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희경 작가는 ‘휴머니즘의 대가’답게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옴니버스 형식을 빌려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세대에 걸쳐 밀도 있게 그려 냈다. 어린 시절 첫사랑이었다가 제주에서 다시 만난 은희(이정은)와 한수(차승원)의 에피소드에서는 중년의 사랑과 우정을 먹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또 고교생 커플 현(배현성)과 영주(노윤서)의 임신을 둘러싼 이야기에서는 한 동네에서 형제처럼 지낸 아버지들의 화해와 가족들이 오해를 풀고 서로를 보듬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렸다. “상처가 아닌 희망에 주목하고 싶었다”는 노 작가의 바람이 가장 잘 드러난 에피소드는 동석(이병헌)과 선아(신민아)의 이야기다. 우울증의 심연에서 양육권마저 뺏기고 희망을 잃어버린 선아에게 어린 시절부터 그를 지켜봐 온 동석은 무심한 듯 진정성 있는 위로를 건넨다. “슬퍼하지 말란 얘기가 아냐. 슬퍼만 하지 말란 얘기야”, “사는 게 답답하면 뒤를 봐. 등만 돌리면 다른 세상이 있잖아”라는 동석의 대사는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작가가 전하는 위로인 셈이다.‘나의 아저씨’를 쓴 박해영 작가는 4년 만의 신작 ‘나의 해방일지’에서 탈출구 없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더욱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매일 직장을 오가며 답답한 일상을 보내던 미정(김지원)은 자신과 닮은 구석이 있는 구씨(손석구)를 만난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삶에 지친 이들은 서로를 ‘추앙’하기로 한다. 드라마에서 ‘추앙’이란 뭐든지 할 수 있고, 뭐든 된다고 응원한다는 의미다. 각자 아픔을 지닌 ‘추앙 커플’은 서로를 현실에서 해방하고 구원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작가는 수도권에 사는 삼남매가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면서 겪는 고된 일상과 감정선도 세심하게 잡아낸다. “어디에 갇혔는지 모르겠는데 속시원한 게 하나도 없어요”, “아무렇지 않게 잘사는 사람들보다 망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정직한 사람들 아닐까?” 같은 대사가 시청자들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배우들 역시 진정성 담긴 대본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이병헌, 이정은 등은 빼어난 제주 사투리를 구사하고 ‘나의 해방일지’의 김지원, 손석구, 이민기 등은 화장기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몰입감을 높였다. 방송계 관계자는 “곱씹을수록 마음에 와닿는 대사와 현실에 발 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감을 얻는 것”이라며 “주어진 삶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희망과 위안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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