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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2명 안락사 지원, ‘디그니타스’ 공동대표 단독 인터뷰

    한국인 2명 안락사 지원, ‘디그니타스’ 공동대표 단독 인터뷰

    89개국 9000명 회원 둔 스위스 비영리단체1998년 설립 이후 2700명 조력자살 도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했는지 꼼꼼히 확인 준비할 때 가족·친구가 모든 여정 함께해야 위험하고 고독한 자살 시도 줄이는 데 중점 사람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게 목표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디그니타스’는 전 세계 89개국 9000여명의 회원을 둔 비영리 단체다. 1998년 5월 취리히에 설립됐으며, 최근 6년간 매년 200여건의 조력자살이 이곳을 통해 이뤄진다. 조력자살은 의사가 처방한 독약을 환자가 스스로 복용하고 생명을 끊는 것이다. 스위스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약을 주입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적극적 안락사와 구분한다. 서울신문이 디그니타스와 처음 접촉한 건 지난해 9월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디그니타스에 회원 가입한 한국인은 있지만 실제 조력자살을 시행한 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 디그니타스를 통해 향후 안락사를 계획하거나 고민 중인 한국인 수는 47명이며, 이미 한국인 2명이 각각 2016년과 2018년 현지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스위스 취리히주 포치에 있는 디그니타스 본부를 방문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반 룰레이 디그니타스 공동대표와 대면 인터뷰했다. -디그니타스가 하는 일은.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이어 나가고, 그 삶을 마감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죽음을 돕는 일뿐만 아니라 말기 환자들을 위한 완화의료, 자살 시도 예방, 돌봄 계획, 생애말 선택 등에 관한 다양한 일을 한다. 하는 일의 핵심은 위험하고 고독한 자살 시도를 줄이는 데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외롭고 비밀스럽게 자살을 시도하는데 이 중 상당수는 실패한다. 종종 이런 자살 시도는 또다시 반복된다. 끔찍한 시도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취하는 접근 방식은 터부를 깨는 것이다. 죽음과 고통, 자살에 대해 터놓고 얘기한다. 우리에게 전화한 사람들은 “죽고 싶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디그니타스는 “그래요. 그건 당신의 죽을 권리예요. 그것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라고 말한다. 고통과 절망감,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역설적으로 삶을 이어 갈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외국인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는. “스위스 형법은 이기적인 동기로 자살을 도우면 처벌 가능하다고 정의한다. 즉 이기적인 동기가 없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 또 법은 스위스 외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의 도움을 받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은 똑같다. 어려움과 고통을 끝내고자 하는 희망은 스위스인이나 한국인이나 다르지 않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못 하게 한다면 오히려 차별이다.” -최근 단지 고령의 노인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이 조력자살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데. “2006년 스위스연방대법원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끝낼 것인지를 결정할 권리도 자기결정권’이란 결론을 내렸다. 물론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전제다. 권리는 정신병 환자나 노인에게도 똑같이 있다. 불치병을 앓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고통이 덜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정신병이 있는 경우엔 평가를 받기 위해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하는 등 추가적인 절차는 필요하다.”-조력자살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의료 기록과 개인사다. 의료 기록을 통해 병이 무엇이며, 얼마나 오랫동안 앓았고, 어떤 약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했으며, 치료 효과는 있었는지 등을 본다. 또 조력자살을 하려 한다면 스스로 결정한 건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여러 가지 자료와 질문지 응답을 통해 살펴본다. 현 상태에서 이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뭔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등도 꼼꼼히 살펴본다.” -스위스에서는 조력자살은 허용하지만 의사가 직접 치명적인 약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적극적 안락사 도입이 필요한가. “스위스는 개인의 자율, 개성, 책임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조력자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든 과정을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고 행동하는 데 있다.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지지해 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실제 행동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조력자살을 위한) 약을 대신 먹여 달라거나 의사한테 주사기를 눌러 달라고 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몸을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에는 조력자살을 하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엔 약 먹는 것을 도와주는 기계를 만들어 실행 버튼은 본인이 직접 누르게 한다. 일부 특수한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극소수다. 아직까지는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상황에서 환자를 도울 수 있다.” -조력자살이 허용되면 경제적으로 치료를 받을 만한 돈이 없는 사람들이 사실상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 않나. “조력자살이나 안락사를 허용한다면 모든 국민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공공 의료 시스템과 통증 완화의료 제도도 동시에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치료를 받을 돈이 없거나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조력자살을 선택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 안락사를 허용하는 나라들은 모두 이런 공공의료 시스템이나 완화의료 제도가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지켜보는 가족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가 매우 크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더 큰 트라우마를 남기는 건 가족에게 말 없이 혼자서 위험한 자살을 시도했을 때다. 우리는 조력자살을 준비할 때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족과 친구들이 조력자살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경우엔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모든 여정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조력자살(assisted suicide)이라고 하지 않고 동행자살(accompanied suicide)이라고 한다.” -디그니타스가 너무 비밀스럽다는 얘기도 있다. 사무실 주소는 왜 공개하지 않는가. “우리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이 12명밖에 되지 않는 비영리 단체다. 그런데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같이 온다고 상상해 봐라. 가끔 디그니타스를 병원으로 착각하고 멀리 외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굳이 여기까지 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한국도 조력자살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한국인은 한국에서 통증 완화 의료와 소극적 안락사, 조력자살, 적극적 안락사 등 삶의 마감에 대한 모든 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물론 이는 한국사람들이 결정할 문제다. 다만 한국인들도 스위스인과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어야 한다. 농담 같지만 우리는 (디그니타스가) 없어지기 위해 일한다. 더이상 모든 사람들이 디그니타스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우리는 문을 닫을 것이다. 그게 우리의 목표이고 철학이다.” 글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글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사진 취리히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죽음을 얘기하다 삶의 해결책을 찾기도 합니다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죽음을 얘기하다 삶의 해결책을 찾기도 합니다

    세계 89개국 9000명 회원 둔 비영리단체1998년 설립 이후 2700명 조력자살 도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했는지 꼼꼼히 확인 준비할 때 가족·친구가 모든 여정 함께해야 위험하고 고독한 자살 시도 줄이는 데 중점 사람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게 목표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디그니타스’는 전 세계 89개국 9000여명의 회원을 둔 비영리 단체다. 1998년 5월 취리히에 설립됐으며, 최근 6년간 매년 200여건의 조력자살이 이곳을 통해 이뤄진다. 조력자살은 의사가 처방한 독약을 환자가 스스로 복용하고 생명을 끊는 것이다. 스위스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약을 주입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적극적 안락사와 구분한다. 서울신문이 디그니타스와 처음 접촉한 건 지난해 9월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디그니타스에 회원 가입한 한국인은 있지만 실제 조력자살을 시행한 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 디그니타스를 통해 향후 안락사를 계획하거나 고민 중인 한국인 수는 47명이며, 이미 한국인 2명이 각각 2016년과 2018년 현지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스위스 취리히주 포치에 있는 디그니타스 본부를 방문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반 룰레이 디그니타스 공동대표와 대면 인터뷰했다. -디그니타스가 하는 일은.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이어 나가고, 그 삶을 마감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죽음을 돕는 일뿐만 아니라 말기 환자들을 위한 완화의료, 자살 시도 예방, 돌봄 계획, 생애말 선택 등에 관한 다양한 일을 한다. 하는 일의 핵심은 위험하고 고독한 자살 시도를 줄이는 데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외롭고 비밀스럽게 자살을 시도하는데 이 중 상당수는 실패한다. 종종 이런 자살 시도는 또다시 반복된다. 끔찍한 시도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취하는 접근 방식은 터부를 깨는 것이다. 죽음과 고통, 자살에 대해 터놓고 얘기한다. 우리에게 전화한 사람들은 “죽고 싶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디그니타스는 “그래요. 그건 당신의 죽을 권리예요. 그것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라고 말한다. 고통과 절망감,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역설적으로 삶을 이어 갈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외국인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는. “스위스 형법은 이기적인 동기로 자살을 도우면 처벌 가능하다고 정의한다. 즉 이기적인 동기가 없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 또 법은 스위스 외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의 도움을 받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은 똑같다. 어려움과 고통을 끝내고자 하는 희망은 스위스인이나 한국인이나 다르지 않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못 하게 한다면 오히려 차별이다.” -최근 단지 고령의 노인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이 조력자살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데. “2006년 스위스연방대법원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끝낼 것인지를 결정할 권리도 자기결정권’이란 결론을 내렸다. 물론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전제다. 권리는 정신병 환자나 노인에게도 똑같이 있다. 불치병을 앓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고통이 덜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정신병이 있는 경우엔 평가를 받기 위해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하는 등 추가적인 절차는 필요하다.”-조력자살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의료 기록과 개인사다. 의료 기록을 통해 병이 무엇이며, 얼마나 오랫동안 앓았고, 어떤 약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했으며, 치료 효과는 있었는지 등을 본다. 또 조력자살을 하려 한다면 스스로 결정한 건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여러 가지 자료와 질문지 응답을 통해 살펴본다. 현 상태에서 이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뭔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등도 꼼꼼히 살펴본다.” -스위스에서는 조력자살은 허용하지만 의사가 직접 치명적인 약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적극적 안락사 도입이 필요한가. “스위스는 개인의 자율, 개성, 책임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조력자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든 과정을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고 행동하는 데 있다.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지지해 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실제 행동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조력자살을 위한) 약을 대신 먹여 달라거나 의사한테 주사기를 눌러 달라고 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몸을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에는 조력자살을 하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엔 약 먹는 것을 도와주는 기계를 만들어 실행 버튼은 본인이 직접 누르게 한다. 일부 특수한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극소수다. 아직까지는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상황에서 환자를 도울 수 있다.” -조력자살이 허용되면 경제적으로 치료를 받을 만한 돈이 없는 사람들이 사실상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 않나. “조력자살이나 안락사를 허용한다면 모든 국민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공공 의료 시스템과 통증 완화의료 제도도 동시에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치료를 받을 돈이 없거나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조력자살을 선택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 안락사를 허용하는 나라들은 모두 이런 공공의료 시스템이나 완화의료 제도가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지켜보는 가족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가 매우 크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더 큰 트라우마를 남기는 건 가족에게 말 없이 혼자서 위험한 자살을 시도했을 때다. 우리는 조력자살을 준비할 때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족과 친구들이 조력자살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경우엔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모든 여정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조력자살(assisted suicide)이라고 하지 않고 동행자살(accompanied suicide)이라고 한다.” -디그니타스가 너무 비밀스럽다는 얘기도 있다. 사무실 주소는 왜 공개하지 않는가. “우리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이 12명밖에 되지 않는 비영리 단체다. 그런데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같이 온다고 상상해 봐라. 가끔 디그니타스를 병원으로 착각하고 멀리 외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굳이 여기까지 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한국도 조력자살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한국인은 한국에서 통증 완화 의료와 소극적 안락사, 조력자살, 적극적 안락사 등 삶의 마감에 대한 모든 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물론 이는 한국사람들이 결정할 문제다. 다만 한국인들도 스위스인과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어야 한다. 농담 같지만 우리는 (디그니타스가) 없어지기 위해 일한다. 더이상 모든 사람들이 디그니타스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우리는 문을 닫을 것이다. 그게 우리의 목표이고 철학이다.”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결국… 저는 오랜 친구의 안락사를 도왔습니다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결국… 저는 오랜 친구의 안락사를 도왔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정호와 오랜만에 통화 통증 때문에 안락사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함께 취리히 교외 파란 2층 집에 갔습니다 시내에서 피자 한 접시를 먹는 친구를 보며 한참 더 살 수 있을 텐데, 죽는 게 말이 될까 서울로 돌아가자 했지만 그는 남았습니다 암 투병으로 고통을 겪는 오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온몸이 부서질 듯한 통증 때문에 안락사하고 싶다고 합니다. 스위스에 함께 가줄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익명의 취재원 케빈(가명)은 실제로 스위스행을 결정했습니다. 타인의 자살을 도운 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러기엔 친구의 부탁이 너무도 간절했습니다. 케빈은 스위스에서 극단적 선택을 끝까지 말렸지만, 친구는 결국 그의 방식대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스위스는 유일하게 외국인의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국가로, 영화 ‘미 비포 유’의 남자 주인공이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5개월에 걸쳐 ‘한국인의 존엄한 죽음’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외국인 조력자살을 돕는 글로벌 단체를 모두 확인하는 과정에서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한 한국인이 두 명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스위스 현지와 한국으로 오가는 추적 끝에 어렵사리 케빈을 만났고, 오랜 설득을 통해 그는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케빈은 지난달 자신의 소회를 담은 편지 한 통을 서울신문 앞으로 보내왔습니다. 그는 물론 한국인이며,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선택한 한국인 두 명 중 한 사람의 친구입니다. 그가 처음 케빈이라는 이름을 썼기에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케빈의 편지를 최대한 원문을 살려 상하로 나눠 싣습니다. 케빈의 요청 등을 고려해 안락사한 분의 나이, 가족 관계, 직업 등 구체적 신원과 사망일 등은 적지 않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저는 한국의 평범한 40대 가장입니다. 스위스에 다녀온 지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지금도 제가 한 일이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아니면 잘잘못을 따질 수 없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편지를 쓰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앞서간 제 친구의 선택이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친구의 용기를 사회적으로 헤아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의 이름은 박정호(가명)입니다. 저는 정호와 함께 말기 암환자 등에게 조력자살을 도와주는 스위스에 있는 디그니타스라는 단체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친구는 더이상 이곳에 없습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정호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안부를 묻고 답하다가 대뜸 스위스에 같이 가줄 수 있느냐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암투병을 해오던 걸 알았기에 저로서는 그 제안이 무척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 기쁨이 잠시 뒤 눈물로 변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은 저는 너무나 떨렸습니다. 친구가 얘기한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을 끄집어 내려고 애썼습니다. 너무 혼란스러워 다 기억나지는 않았는데, 처음에 인터넷에 입력한 단어는 ‘스위스’와 ‘안락사’였던 것 같습니다. 검색어 아래로 충격적인 글과 사진, 동영상들이 나타났습니다. 검색된 글들을 읽다가 ‘조력자살’과 ‘디그니타스’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친구가 했던 이야기들이 이해가 됐습니다. 가슴이 뛰고 눈물이 콸콸 쏟아졌습니다. 디그니타스 직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약물을 환자가 스스로 마시고 곧 잠에 드는 듯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구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 친구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친구는 시한부 삶 선고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병세가 더 심해졌을 때 나타날 고통을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한 번은 저에게 물에 빠져본 적 있느냐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상태가 더 악화되면 자신은 결국 익사하는 고통 속에서 죽게 될 거라며 그 전에 평화롭게 삶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가족이 겪을 고통과 경제적 부담도 내심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스위스까지 같이 가줄 수 있느냐는 말에 ‘아니’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는 제가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안 가도 된다는 말도 했지만, 제가 가겠다고 하자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난 얼마 뒤 친구 집으로 갔습니다. 직접 보기는 꽤 오랜만이었지요. 친구는 이전보다 훨씬 불편해 보이긴 했지만, 말도 잘하고 고집도 있고 아주 똑똑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 계절의 변화도 느끼고 차를 운전해 이곳저곳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만나서 그저 농담하고 이야기하니 예전처럼 즐거웠습니다. 친구와 죽음이라는 단어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한 달 동안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스위스로 떠나는 날 아침에는 비가 쏟아졌는데, 출국장에 먼저 도착해 저를 기다리고 있던 친구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이미 친구의 몸이 많이 불편했기 때문에 우리는 공항 직원의 도움을 받아 탑승했고, 12시간이 넘는 힘든 비행 끝에 취리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스위스에서 보낼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사실 낯선 그곳에서 아픈 친구를 데리고 뭘 해야 할지 잘 몰랐습니다. 호텔에서 가만히 있기가 뭣해 빌린 차를 끌고 일단 나섰습니다. 우리 중 누가 먼저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며칠 후 그가 죽을 장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차량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시내를 빠져 나와 한적한 교외를 한참 달리니 파란색의 2층 집이 나왔습니다. 그 집 앞에 도착하는 순간 차에서 못 내릴 정도로 몸이 오싹했습니다. 우리는 차에 앉은 채로 파란색 집을 바라만 보다가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기분이 묘했고, 안 좋았습니다. 다시 돌아와 시내 구경을 했습니다. 양껏 시켜놓고 냄새 때문에 몇 점 먹지도 못한 스위스 퐁듀 맛도 보고, 피자도 먹었습니다. 피자 한 접시를 다 먹는 친구를 보면서 아직은 한참 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내일 모레 죽는 게 말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들은 대로 디데이(D-day) 이틀 전에 디그니타스에서 보낸 의사 한 분이 호텔 방으로 찾아왔습니다. 의사는 제 친구가 정말 죽을 의지가 있는지와 온전한 정신 상태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을 했습니다. 컵에 든 물을 스스로 마셔 보라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손으로 약물을 마실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의사는 다음날 또 왔습니다. 친구의 마음이 바뀌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친구는 약을 마시고 죽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고, 의사는 5분 안에 잠들어 30분 안에 죽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의사는 자신이 처방한 약이 내일 디그니타스에 가면 준비돼 있을 거라고 말하며 면담을 마쳤습니다. “서울로 돌아가자.” 이날 밤 제 입에서는 결국 참고 있던 말이 터졌습니다. 12시간이나 비행기를 아무렇지 않게 타고 오고, 밥도 잘 먹고, 말도 잘하고, 나보다 더 똑똑한 친구가 이대로 죽는다는 게 말이 안 됐습니다. 혼자서 한국으로 돌아갈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었습니다. 일단 이번에는 돌아가고, 나중에 다시 함께 와주겠다며 친구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이번에 돌아가면 다시 오지 못할 것이라는 걸 직감한 듯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날 아침에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친구는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친구가 택시를 부른 이유를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서울로 돌아갔을 때 자살방조죄로 곤욕을 치르게 될까 봐 배려한 것이었습니다. 친구의 마지막 배려를 말없이 받아들인 제가 창피하고 비굴하게 느껴집니다. 친구는 호텔방을 나서기 전 반으로 접은 메모지 하나를 주고 떠났습니다. 손으로 쓴 편지였습니다. 저는 그 편지를 한참 후에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정호는 택시기사의 도움을 받아 차에 올랐습니다. 차창 너머로 저를 발견한 정호가 손을 내밀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손을 잡았지만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택시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점점 시야에서 멀어졌습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안락사 동행자 케빈의 고백 (하) 친구가 택한 존엄한 죽음, 내겐 존엄하지 않았다 ■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존엄한 죽음’ 화두를 던지다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존엄한 죽음’ 화두를 던지다

    2016년과 2018년 한국인 2명이 스위스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안락사로 숨진 것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숨진 2명 외에 향후 해외 안락사를 준비 중이거나 기다리는 한국인도 10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을 논하는 데 보수적이었던 우리 사회에 안락사 허용 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적으로 조력자살을 돕는 단체인 스위스의 ‘디그니타스’(DIGNITAS)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 2명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사망자와 관련한 일체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5개월간 두 한국인이 왜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과정으로 삶을 마감했는지 추적했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출신인 40대 남성 박정호(가명)씨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말기암 환자였던 박씨는 한 달간의 준비 끝에 스위스로 향해 삶을 마감했다. 서울신문은 또 박씨의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까지 동행했던 친구 케빈(가명)도 만날 수 있었다. 6일과 7일자 2회에 걸쳐 케빈이 전하는 박씨의 마지막 여정을 싣는다. 조력자살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시행하는 일종의 안락사다. 스위스는 1942년부터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이를 허용해 왔다. 디그니타스를 비롯해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과 ‘이터널 스피릿’(Eternal Spirit) 등 3개의 단체가 외국인 조력자살을 돕는다.엑시트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의 조력자살을 도운 곳이다. 당시 구달 박사는 특별히 아픈 데가 없음에도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며 공개적으로 안락사를 선택했고, 스위스로 향하는 도중 언론과 실시간 인터뷰를 해 많은 화제를 남겼다. 취재 결과 디그니타스 외 두 단체에는 현재까지 한국인 조력자살자가 없었다. 그러나 디그니타스와 엑시트 인터내셔널에는 각각 47명, 60명의 한국인 회원이 있어 이들 107명이 향후 조력자살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울신문은 주스위스 한국대사관에 조력자살 사망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받았다.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프롤로그 ‘병석의 아버지가 너무 고통스러워 하세요.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제발 안락사 논의를 부탁드려요.’ 지난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기사가 나간 후 안락사 문제를 기사화해 달라는 여러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락사 허용’을 원하는 댓글도 수없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안락사´는 간병살인 시리즈 기획 단계부터 언급됐지만, 애써 외면한 주제였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미뤄둔 숙제를 꺼냅니다.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이 과정에서 스위스에서 한국인 두 명이 안락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거듭된 설득 끝에 친구의 안락사 여정에 동행한 분을 어렵사리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발달한 의료 수준에 비해 한국인의 죽음의 질은 낮습니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처럼 확실한 건 없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드뭅니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논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중환자실에서 온갖 장치를 주렁주렁 걸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고민하고 이야기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전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것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합니다. 기사는 그런 논쟁의 출발점이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임종기 환자들이 가족들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통증을 견디다 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스위스까지 가서 안락사를 결정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107명은 준비·대기중

    [단독]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107명은 준비·대기중

    2016년과 2018년 한국인 2명이 스위스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안락사로 숨진 것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숨진 2명 외에 향후 해외 안락사를 준비 중이거나 기다리는 한국인도 10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을 논하는 데 보수적이었던 우리 사회에 안락사 허용 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적으로 조력자살을 돕는 단체인 스위스의 ‘디그니타스’(DIGNITAS)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 2명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사망자와 관련한 일체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 5개월간 두 한국인이 왜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과정으로 삶을 마감했는지 추적했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출신인 40대 남성 박정호(가명)씨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말기암 환자였던 박씨는 한 달간의 준비 끝에 스위스로 향해 삶을 마감했다. 서울신문은 또 박씨의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까지 동행했던 친구 케빈(가명)도 만날 수 있었다. 6일과 7일자 2회에 걸쳐 케빈이 전하는 박씨의 마지막 여정을 싣는다.조력자살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시행하는 일종의 안락사다. 스위스는 1942년부터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이를 허용해 왔다. 디그니타스를 비롯해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과 ‘이터널스피릿’(Eternal Spirit) 등 3개의 단체가 외국인 조력자살을 돕는다. 엑시트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의 조력자살을 도운 곳이다. 당시 구달 박사는 특별히 아픈 데가 없음에도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며 공개적으로 안락사를 선택했고, 스위스로 향하는 도중 언론과 실시간 인터뷰를 해 많은 화제를 남겼다. 취재 결과 디그니타스 외 두 단체에는 현재까지 한국인 조력자살자가 없었다. 그러나 디그니타스와 엑시트 인터내셔널에는 각각 47명, 60명의 한국인 회원이 있어 이들 107명이 향후 조력자살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울신문은 주스위스 한국대사관에 조력자살 사망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받았다.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프롤로그 ‘병석의 아버지가 너무 고통스러워 하세요.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제발 안락사 논의를 부탁드려요.’ 지난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기사가 나간 후 안락사 문제를 기사화해 달라는 여러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락사 허용’을 원하는 댓글도 수없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안락사´는 간병살인 시리즈 기획 단계부터 언급됐지만, 애써 외면한 주제였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미뤄둔 숙제를 꺼냅니다.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이 과정에서 스위스에서 한국인 두 명이 안락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거듭된 설득 끝에 친구의 안락사 여정에 동행한 분을 어렵사리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발달한 의료 수준에 비해 한국인의 죽음의 질은 낮습니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처럼 확실한 건 없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드뭅니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논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중환자실에서 온갖 장치를 주렁주렁 걸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고민하고 이야기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전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것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합니다. 기사는 그런 논쟁의 출발점이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임종기 환자들이 가족들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통증을 견디다 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스위스까지 가서 안락사를 결정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단독] 결국… 저는 오랜 친구의 안락사를 도왔습니다

    [단독] 결국… 저는 오랜 친구의 안락사를 도왔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정호와 오랜만에 통화통증 때문에 안락사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함께 취리히 교외 파란 2층 집에 갔습니다 시내에서 피자 한 접시를 먹는 친구를 보며한참 더 살 수 있을 텐데, 죽는 게 말이 될까서울로 돌아가자 했지만 그는 남았습니다암 투병으로 고통을 겪는 오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온몸이 부서질 듯한 통증 때문에 안락사하고 싶다고 합니다. 스위스에 함께 가줄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익명의 취재원 케빈(가명)은 실제로 스위스행을 결정했습니다. 타인의 자살을 도운 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러기엔 친구의 부탁이 너무도 간절했습니다. 케빈은 스위스에서 극단적 선택을 끝까지 말렸지만, 친구는 결국 그의 방식대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스위스는 유일하게 외국인의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국가로, 영화 ‘미 비포 유’의 남자 주인공이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5개월에 걸쳐 ‘한국인의 존엄한 죽음’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외국인 조력자살을 돕는 글로벌 단체를 모두 확인하는 과정에서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한 한국인이 두 명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스위스 현지와 한국으로 오가는 추적 끝에 어렵사리 케빈을 만났고, 오랜 설득을 통해 그는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케빈은 지난달 자신의 소회를 담은 편지 한 통을 서울신문 앞으로 보내왔습니다. 그는 물론 한국인이며,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선택한 한국인 두 명 중 한 사람의 친구입니다. 그가 처음 케빈이라는 이름을 썼기에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케빈의 편지를 최대한 원문을 살려 상하로 나눠 싣습니다. 케빈의 요청 등을 고려해 안락사한 분의 나이, 가족 관계, 직업 등 구체적 신원과 사망일 등은 적지 않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저는 한국의 평범한 40대 가장입니다. 스위스에 다녀온 지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지금도 제가 한 일이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아니면 잘잘못을 따질 수 없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편지를 쓰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앞서간 제 친구의 선택이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친구의 용기를 사회적으로 헤아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의 이름은 박정호(가명)입니다. 저는 정호와 함께 말기 암환자 등에게 조력자살을 도와주는 스위스에 있는 디그니타스라는 단체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친구는 더이상 이곳에 없습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정호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안부를 묻고 답하다가 대뜸 스위스에 같이 가줄 수 있느냐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암투병을 해오던 걸 알았기에 저로서는 그 제안이 무척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 기쁨이 잠시 뒤 눈물로 변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은 저는 너무나 떨렸습니다. 친구가 얘기한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을 끄집어 내려고 애썼습니다. 너무 혼란스러워 다 기억나지는 않았는데, 처음에 인터넷에 입력한 단어는 ‘스위스’와 ‘안락사’였던 것 같습니다. 검색어 아래로 충격적인 글과 사진, 동영상들이 나타났습니다. 검색된 글들을 읽다가 ‘조력자살’과 ‘디그니타스’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친구가 했던 이야기들이 이해가 됐습니다. 가슴이 뛰고 눈물이 콸콸 쏟아졌습니다. 디그니타스 직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약물을 환자가 스스로 마시고 곧 잠에 드는 듯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구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 친구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친구는 시한부 삶 선고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병세가 더 심해졌을 때 나타날 고통을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한 번은 저에게 물에 빠져본 적 있느냐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상태가 더 악화되면 자신은 결국 익사하는 고통 속에서 죽게 될 거라며 그 전에 평화롭게 삶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가족이 겪을 고통과 경제적 부담도 내심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스위스까지 같이 가줄 수 있느냐는 말에 ‘아니’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는 제가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안 가도 된다는 말도 했지만, 제가 가겠다고 하자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난 얼마 뒤 친구 집으로 갔습니다. 직접 보기는 꽤 오랜만이었지요. 친구는 이전보다 훨씬 불편해 보이긴 했지만, 말도 잘하고 고집도 있고 아주 똑똑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 계절의 변화도 느끼고 차를 운전해 이곳저곳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만나서 그저 농담하고 이야기하니 예전처럼 즐거웠습니다. 친구와 죽음이라는 단어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한 달 동안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스위스로 떠나는 날 아침에는 비가 쏟아졌는데, 출국장에 먼저 도착해 저를 기다리고 있던 친구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이미 친구의 몸이 많이 불편했기 때문에 우리는 공항 직원의 도움을 받아 탑승했고, 12시간이 넘는 힘든 비행 끝에 취리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스위스에서 보낼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사실 낯선 그곳에서 아픈 친구를 데리고 뭘 해야 할지 잘 몰랐습니다. 호텔에서 가만히 있기가 뭣해 빌린 차를 끌고 일단 나섰습니다. 우리 중 누가 먼저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며칠 후 그가 죽을 장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차량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시내를 빠져 나와 한적한 교외를 한참 달리니 파란색의 2층 집이 나왔습니다. 그 집 앞에 도착하는 순간 차에서 못 내릴 정도로 몸이 오싹했습니다. 우리는 차에 앉은 채로 파란색 집을 바라만 보다가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기분이 묘했고, 안 좋았습니다. 다시 돌아와 시내 구경을 했습니다. 양껏 시켜놓고 냄새 때문에 몇 점 먹지도 못한 스위스 퐁듀 맛도 보고, 피자도 먹었습니다. 피자 한 접시를 다 먹는 친구를 보면서 아직은 한참 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내일 모레 죽는 게 말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들은 대로 디데이(D-day) 이틀 전에 디그니타스에서 보낸 의사 한 분이 호텔 방으로 찾아왔습니다. 의사는 제 친구가 정말 죽을 의지가 있는지와 온전한 정신 상태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을 했습니다. 컵에 든 물을 스스로 마셔 보라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손으로 약물을 마실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의사는 다음날 또 왔습니다. 친구의 마음이 바뀌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친구는 약을 마시고 죽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고, 의사는 5분 안에 잠들어 30분 안에 죽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의사는 자신이 처방한 약이 내일 디그니타스에 가면 준비돼 있을 거라고 말하며 면담을 마쳤습니다. “서울로 돌아가자.” 이날 밤 제 입에서는 결국 참고 있던 말이 터졌습니다. 12시간이나 비행기를 아무렇지 않게 타고 오고, 밥도 잘 먹고, 말도 잘하고, 나보다 더 똑똑한 친구가 이대로 죽는다는 게 말이 안 됐습니다. 혼자서 한국으로 돌아갈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었습니다. 일단 이번에는 돌아가고, 나중에 다시 함께 와주겠다며 친구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이번에 돌아가면 다시 오지 못할 것이라는 걸 직감한 듯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날 아침에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친구는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친구가 택시를 부른 이유를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서울로 돌아갔을 때 자살방조죄로 곤욕을 치르게 될까 봐 배려한 것이었습니다. 친구의 마지막 배려를 말없이 받아들인 제가 창피하고 비굴하게 느껴집니다. 친구는 호텔방을 나서기 전 반으로 접은 메모지 하나를 주고 떠났습니다. 손으로 쓴 편지였습니다. 저는 그 편지를 한참 후에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정호는 택시기사의 도움을 받아 차에 올랐습니다. 차창 너머로 저를 발견한 정호가 손을 내밀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손을 잡았지만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택시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점점 시야에서 멀어졌습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7일 2회에서 이어집니다. ■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해치’ 정일우X고아라X권율, 한 배 탔다 “같이 가겠다. 끝까지”

    ‘해치’ 정일우X고아라X권율, 한 배 탔다 “같이 가겠다. 끝까지”

    SBS 월화드라마 ‘해치’ 정일우, 고아라, 권율이 드디어 손잡고 한 배를 탔다. 본격적인 왕좌 전쟁의 시작과 함께 칼과 낫 앞 위기에 처한 연잉군과 여지가 시청자에게 극강의 긴장감을 선사하며 최고시청률 10.6%를 기록,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1위를 확고하게 다졌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SBS 월화드라마 ‘해치’ 14회는 수도권 시청률 7.1%, 전국 시청률 6.4%를 기록했고, 11시경 최고시청률은 10.6%까지 치솟았다.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괴한으로부터 연잉군(정일우 분)을 구한 달문(박훈 분)이 그 칼을 다시 연잉군의 목에 겨누면서 달문의 정체가 무엇인지 연잉군은 과연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긴장감과 의문이 극대화되는 장면이다. 여지(고아라 분) 역시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당한 뒤 방어에 실패, 자신의 목을 겨누는 상대의 낫에 온 힘을 다해 저항하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이들이 각자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3인의 공조를 본격화 시킬지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이 회를 거듭할 수록 수직 상승 중이다. 13회, 14회에서는 연잉군 이금과 여지, 박문수(권율 분)가 노론의 뿌리깊은 과거 시험 부정부패를 척결하며 3인 공조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방송 말미 연잉군과 여지의 생사를 위협하는 위기가 닥쳐 긴장감을 높였고, 대사헌 이이겸(김종수 분)은 선대왕(숙종=김갑수 분)이 후사로 연잉군을 지목했다는 사실을 경종(한승현 분)과 인원왕후(남기애 분)에게 알려 궐 안에 강력한 회오리가 휘몰아칠 것이 예고됐다. 이날 연잉군은 격쟁을 벌인 죄로 죽을 위기에 처한 박문수를 구했다. 이후 연잉군은 박문수의 급제를 도울 방도를 찾다 과거 시험 내 대술(대리시험), 선접(과장에서 좋은 일을 맡아주던 일)은 기본이고 과거 시험 시제 유출, 채점자 청탁 등 각종 비리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대한 수사를 착수했다. 이후 과거 시험의 부정이 의심되는 이들이 사헌부로 소환 됐는데 명단에는 노론 자제들이 대거 포함되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노론은 과거 시험 부정이 노론을 노린 부당한 핍박과 위협이라며 수사를 중단하라 경종을 압박했다. 더욱이 노론의 수장 민진헌(이경영 분)은 달문을 이용해 과거 시험 부정부패 사건을 무관심으로 돌리려는 민심 조작을 시작, 모든 게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여지와 박문수가 이를 뒤엎을 해결책을 제시해 전세를 역전시키기 시작했다. 당파를 막론한 과거 준비생들을 움직이자는 것. 하지만 연잉군은 두 사람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 홀로 수사를 진행하려 했다. 이를 눈치챈 두 사람은 “같이 가겠다. 끝까지”, “그깟 목숨 우리도 걸겠다”며 뜻을 함께 할 것을 약속, 이들의 본격적인 공조를 알렸다. 이후 여지는 명문가 자제로 변장한 후 박문수와 함께 선비들의 분노를 자극했고, 이에 성균관 유생들이 권당(동맹 휴학)을 결의하는가 하면, 과거 준비생들의 가족이 사헌부 앞에 나서 억울한 마음을 담아 시위를 벌이는 등 노론에 대항할 명분이 만들어져 시청자들의 십년 묵은 체증을 단숨에 쓸어 내려버렸다. 통쾌한 역전승이었다. 그런 가운데 민진헌은 연잉군이 어좌에 오르려 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이에 경종을 찾아가 “전하의 모후께서는 연잉군 모후인 숙빈의 고변으로 사사당한 거나 마찬가지”라며 연잉군과 경종의 사이를 이간질했다. 그러는 사이 노론의 분열이 시작돼 이목을 끌었다. 민진헌을 견제한 이이겸은 김창중(이원재 분)과 함께 선왕 숙종이 후사로 연잉군을 지목했다는 사실을 인원왕후에게 알렸고, 이후 경종까지 찾아가 연잉군을 왕세제로 책봉해 달라는 의사를 전했다. 이처럼 연잉군은 자신도 모르게 왕세제 책봉 건이 오가자 궁으로 향했고 도중에 의문의 자객 무리에게 포위돼 심장 쫄깃한 긴장감을 더했다. 이후 달문이 나타나 위험에 처한 연잉군을 구했지만 돌연 그의 칼날이 연잉군의 목에 겨눠져 보는 이들의 숨을 멈추게 했다. 달문은 그 동안 자신의 이익에 따라 연잉군과 민진헌 사이를 오가던 인물. 일전에 연잉군은 “결코 왕이 되지 못한다. 차라리 목숨을 지켜라”며 충고하는 달문에게 “내가 해낸다면 어쩔 텐가. 내가 이 나라 조선의 가장 왕다운 왕이 된다면”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던 바. 과연 달문의 속내는 무엇일지, 향후 두 사람의 관계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그 시각 여지 또한 백발괴한에게 기습을 당해 긴장감을 한층 높였다. 백발괴한이 선비들과 함께 있는 여지를 향해 인정 사정 없이 낫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 더욱이 낫을 등에 맞고도 통증을 모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철인으로 여지를 점점 궁지에 몰고가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특히 백발 괴한의 일격에 피를 흘리는 여지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면서 여지의 생사에 대한 궁금증을 최고조로 높였다. 이처럼 숨 쉴 틈 없이 펼쳐지는 속도감 있는 전개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해치 정말 너무 꿀잼. 이제 조선 어벤져스 활약하는 건가요. 기대됩니다”, “현재의 부조리와 많이 닮은 듯”, “달문 어느 편에 갈까”, “박문수가 그동안 과거에 떨어진 이유가 비리였다니. 3인 공조하고 합격 가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SBS 월화드라마 ‘해치’는 왕이 될 수 없는 문제적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이 사헌부 다모 여지(고아라 분), 열혈 고시생 박문수(권율 분)와 손잡고 왕이 되기 위해 노론의 수장 민진헌(이경영 분)에 맞서 대권을 쟁취하는 유쾌한 모험담, 통쾌한 성공 스토리. 오늘(5일) 밤 10시에 15회, 16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잠자는 여성 발 무는 야생 비단뱀 포착

    잠자는 여성 발 무는 야생 비단뱀 포착

    태국의 한 가정집에 들어온 야생 비단뱀이 잠자고 있는 여성의 발을 무는 모습이 포착됐다. 1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27일 태국 방콕의 한 가정집에서 촬영된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영상에는 한 여성이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모습이 담겼다. 여성은 깊은 잠에 빠진 상태. 그런 여성의 발 아래로 비단뱀 한 마리가 미끄러지듯 기어들어 온다. 여성의 발 아래에 자리를 잡은 비단뱀은 여성의 발을 응시한다. 이어 여성이 발을 까닥까닥 움직이는 순간, 비단뱀은 사냥하듯 여성의 발을 문다. 잠시 후 발에 통증을 느낀 여성은 후레시를 켜고 바닥을 비췄고, 이내 자신을 공격한 비단뱀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여성은 “내가 악몽을 꾸는 줄 알았다”면서 “다시 그 방에서 자는 것이 겁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출동한 구조대원은 화장실 변기에 웅크리고 있는 뱀을 발견해 포획했다. 여성의 아들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뱀이 어떻게 방 안으로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파이프를 타고 변기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이 들판이나 강 근처에 있다면 집 안으로 뱀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잠자는 동안에도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영상=viral press/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뻐꾸기 자식 키우는 뱁새의 모정… 어머니는 자연이다

    뻐꾸기 자식 키우는 뱁새의 모정… 어머니는 자연이다

    “저희 형제들은 해마다 할아버지 산소로 해맞이를 가요. 산소에 갔다가 뻐꾸기 소리를 들으니 어릴 때 참새랑 오목눈이 집 뒤지던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뻐꾸기를 키워 주는 오목눈이 입장에서 쓰는 이야기 하나, 뻐꾸기가 아프리카까지 날아갔다 오는 이야기 하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동인문학상, 황순원작가상 등을 수상한 이순원(62) 작가가 장편소설 ‘오목눈이의 사랑’(해냄)을 출간했다. 흔히 ‘뱁새’라고 불리는, 얄미운 뻐꾸기가 낳은 알을 품어 성심성의껏 기르는 그 새에 대한 이야기다. 4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지난해 회전근개파열 어깨 수술로 팔도 못 뻗는 와중에도 통증 속에서 기쁘게 썼다”며 빙긋 웃었다. 작가는 고향인 강원 강릉 대관령의 할아버지 산소에서 들은 뻐꾸기 울음소리로 시작해 이 새가 아프리카에서 1만 4000㎞를 날아와 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맡긴다는 사실, 지구를 반 바퀴 가로지르는 기나긴 여정 등에 착안해 작품을 구상했다. 자신보다 몇 배 큰 뻐꾸기의 ‘어미’로 새 생명의 탄생에 일조하는 오목눈이의 눈물겨운 모정과 모험을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으로 담아냈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자기보다 작은 오목눈이 어미가 날라다 주는 먹이를 염치도 없이 먹는 ‘얄미운 새’가 우리가 가진 뻐꾸기에 대한 통념이다. 작가는 이를 어떻게 봤을까. “뻐꾸기가 아프리카에서 다시 돌아오는 것도 자길 키워 준 오목눈이의 모습을 기억해서래요. 뻐꾸기와 어미새 사이에 자라는 동안 가졌던 정이 있지 않을까, 뻐꾸기의 DNA 안에는 자기를 키워 준 새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는 책 끝에 “내가 본 것은 그 안에 깃들어져 있는 자연의 지극한 모성”이라며 “자연이 어머니고, 어머니가 자연이다”라고 썼다. 소설은 애니메이션·게임 전문 제작사인 드림리퍼블릭에서 제작을 맡아 애니메이션 영화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악동 키리기오스, 즈베레프와의 결승 앞두고 “제트스키 타러 갔죠 뭐”

    악동 키리기오스, 즈베레프와의 결승 앞두고 “제트스키 타러 갔죠 뭐”

    ‘악동’ 닉 키리기오스(24·호주)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칸 오픈을 제패하기 몇 시간 전에 한 일이 새삼스럽게 눈길을 끈다. 키리기오스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알렉산데르 즈베레프(독일)를 2-0(6-3 6-4)으로 물리치며 투어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세계 랭킹 13위로 가장 높이 날았다가 이번 주 72위로 떨어져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나락을 경험한 그는 세계 3위 즈베레프와의 결승 대결을 앞두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제트스키를 타러 갔다고 털어놓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키리기오스는 “좀 더 단련된 방법, 더 나은 프로다운 방법, 옳은 일을 할 필요가 있었다”며 “코치도 없으니 아마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즈베레프와의 경기를 몇 시간 앞둔 오후 5시 30분 제트스키를 타러 갔다. 물론 톱 10 선수들이 하는 일은 아니었다고 나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그런데 결승 상대 즈베레프는 그가 이번 대회에서 꺾은 세 번째 톱 10 랭커였다. 앞의 둘은 라파엘 나달(2위 스페인)과 존 이스너(9위 미국)였다. 둘에 앞서서는 세 차례 그랜드슬램 대회 챔피언을 지낸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눌렀다. 은빛 배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검정색 솜브레로를 쓴 그는 “이번 대회에 언더독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하지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대단한 느낌을 받았다. 즈베레프는 믿기지 않는 선수이며 약점도 많지 않았다. 난 내 스타일대로 경기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런 성적을 거둬 진짜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주 내내 키리기오스는 자신을 싫어하는 관중들, 몸도 안 좋고 부상에다 통증까지, 또 나달을 꺾은 뒤에도 나달로부터 “존경심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들었던 터였다. 그는 “바라건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다고만 생각하는 지점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며 “내가 할 수 있으면 당신도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대회 앞선 네 경기에서 9시간 이상을 버틴 키리기오스는 즈베레프를 맞아 가볍게 완승을 거뒀다. 즈베레프는 “(ATP) 500 시리즈 대회에서 네 선수를 물리친다면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 분명 이번주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다. 투어는 이번 주 미국으로 건너가 인디언 웰스와 마이애미 오픈으로 매스터스 1000 시리즈를 시작한다. 한편 4일 발표된 ATP 랭킹에서 키리기오스는 33위로 무려 39계단 뛰어올랐다. 정현은 10계단 떨어진 63위에 랭크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NFL 쿼터백 출신 마크 벌저 등 컬링 선수로 변신해 올림픽 메달 조준

    NFL 쿼터백 출신 마크 벌저 등 컬링 선수로 변신해 올림픽 메달 조준

    미국프로풋볼(NFL)에서 10년 이상씩 잔뼈가 굵은 넷이 은퇴 후 컬링 팀으로 의기투합해 3년 뒤 베이징동계올림픽 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캐롤라이나 팬터스의 디펜시브 엔드로 2016년 슈퍼볼에도 나섰던 자레드 앨런이 가장 이름 난 선수다. 2000년 NFL 신인 드래프트 때 톰 브래디(뉴잉글랜드)보다 앞 순위로 뽑혔고 프로볼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던 마크 벌저 전 세인트루이스(지금의 로스앤젤레스) 램스 쿼터백과 테네시 티탄스에서 뛴 라인배커 키스 불룩과 오펜시브 태클 마이클 루스가 주인공들이다. 넷의 NFL 출장 기록을 합하면 601경기가 되고 프로볼 출전 횟수가 9회가 될 정도로 잘나가던 선수들이었다. 팀 이름을 ‘올 프로 컬링’으로 소개한 벌저는 “1년 전쯤에 자레드가 올림피언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며 “처음에 그는 배드민턴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동영상을 보고 그건 아니다 싶었다. 그의 몸무게는 122㎏나 됐고, 난 그만큼은 아니었지만 배드민턴 선수는 더 작고 날렵하고 빠른 선수여야 할 것 같았다. 자레드는 다음으로 컬링을 해보자고 했는데 몇 번 해보고 곧바로 사랑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여느 사람들처럼 그들에게도 4년에 한 번,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무렵에 보고 곧바로 잊어먹는 종목이었다. 이렇게 장난 삼아 시작한 지 9개월이 돼간다. 벌저는 “쉬워 보이지만 절대 보는 것만큼 쉽지 않다. 첫 두달 내 목표는 링크 위에서 넘어지지 말자는 것이었다. 몇 차례 넘어지면 NFL에서보다 훨씬 더한 통증이 찾아왔다. 서른 대가 넘게 뼈가 부러졌다. 코치가 말하길 우리 장점은 딱 하나, 겁이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넘어지며 턱을 간 적도 있다. 넘어지는 법을 잘 알고 있는 데다 통증을 참아내는 능력도 아주 빼어난 편”이라고 말했다.NFL 친구들은 은퇴한 이들이 컬링에 매달린다고 하니 모두 비웃어댄다. 하지만 이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면 장난이 아니게 된다. 우선 신체적 능력이 빼어나다. 앨런은 NFL 통산 136차례 색(sack)을 했는데 역대 11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컬링 금메달을 딴 존 슈스터가 스킵(주장)으로 이끄는 팀과도 두 차례 붙어봤다. 그는 “처음에는 컬링을 우습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열심히 훈련하고 열심히 대회에 참여하고 진지하게 임하는 것을 보고 열린 마음으로 안아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미국 컬링인들도 전에 받지 못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오길 기대하더라고 덧붙였다. 아직도 적응해야 할 일들이 수두룩하다. 예를 들어 쿼터백으로 늘 서 있기만 했던 벌저는 움크린 채 스톤을 던지는 동작에 지금도 어려움을 겪는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메달리스트인 존 벤튼의 조련을 받고 있는데 슈스터 팀과 두 차례 모두 졌는데 중간에는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두 팀의 차이점은 초짜 팀이 저지른 실수 한 번을 슈스터 팀은 활용할줄 알더란 것이었다. 올 프로 컬링 팀은 테네시주 내시빌에서 주로 훈련하며 한달에 두 차례 비행기를 타고 2시간 30분을 날아가 벤튼이 운영하는 미네소타주 블레인의 내셔널 컬링 센터에서 훈련하고 이따금 벤튼이 반대로 이동하기도 한다. 벌저는 “NFL에서는 올림픽이란 꿈도 꿀 수 없었다. 자레드가 그 얘기를 꺼냈을 때 내 안에 잠재해 있던 충동을 자극했고 올인하게 됐다. 우리가 베이징에 간다면 기적과 같은 일일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지만 (베이징에 가는 일이) 비현실적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상처를 치유하려는 몸짓, 그 몸의 언어

    상처를 치유하려는 몸짓, 그 몸의 언어

    몸이라는 것이 내 정신을 담고 있는 살 덩어리 이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가령 매운 닭발을 먹으며 느낀 물리적 쓰라림이 연인과의 이별 후 느낀 심적 고통과 닮아 있음을 느낄 때 매운맛은 괜히 통각이 아니었던 거다.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의 나, 나의 물성을 마주 하는 지점이다. 책 ‘사나사나’는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평론으로 등단한 후 2014년에는 ‘문학나무’ 신인작품상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며 소설가로도 활동을 시작한 주지영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껍데기 소설만 읽다가 정말 오랜만에 몸 소설을 만났습니다”라는 표제작 ‘사나사나’ 속 철학자 ‘권’의 말은 실상 작가에게 하는 말 같다. 주지영의 소설은 몸으로 행하고 몸으로 느끼며 몸으로 대답하는, 필설 그대로의 ‘몸 소설’이다. 가령 소설 속 모든 이야기는 몸에 관한 언술로 치환된다. 소설 속 화자들은 ‘옅은 겨울 햇살 아래로 걸어가는 권의 뒷모습을 보는 게 유선이 말라 버린 빈 젖을 보는 듯 안타까워’(‘사나사나’)하고, ‘갖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아이를 생각하기만 하면 가슴을 찢어발기는 통증’(‘인간의 구역’)을 느낀다. 장면·심리 묘사는 거의가 몸에서 기원한 한편으로, 그들이 느끼는 심적 고통은 곧바로 육체로 침투해 온다. 보통은 남성으로부터 오는 이러한 폭력들에 화자인 여성들은 가만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교수가 되고자 하는 속물적 바람을 이루고 나를 떠나려는 권을 향해 막걸리를 쏟아붓고(‘사나사나’), 남편과 바람난 인터넷 방송 BJ를 향해서는 공개 채팅방에서 사자후를 토해낸다.(‘맞바람’) ‘물 흐르듯 살자’는 입말과 달리 몸의 논리를 어기는 이들에게는 몸에서 우러난 복수를 하는 그들이다. “생살에 난 상처를 치유하려는 그 몸짓이 나에게 있었던가. 언제쯤이면 나는 그 옹이의 언어로 소설을 쓸 수 있게 될 것인가.”(‘사나사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속물 ‘권’에게서 매번 상처받던 ‘나’는 나무를 쥔 정직한 ‘함’의 손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그 옹이의 언어를 내 몸의 옹이로 읽어 내야 하는 소설이 나왔다. 정말 오랜만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커쇼 삐끗… 개막전 에이스는 류?

    커쇼 삐끗… 개막전 에이스는 류?

    류현진, 내일 콜로라도전에 등판 전망올해도 LA다저스의 개막전 선발 투수는 클레이튼 커쇼(31) 차지가 될 수 있을까?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LA다저스 부동의 에이스인 커쇼는 지난 8시즌 동안 매번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올해는 몸상태가 예전같지 않다. 왼쪽 어깨의 염증 때문에 지난 19일 투구를 한 뒤부터 어깨 통증을 느끼고 있다. 지난 26일에 진행한 캐치볼 훈련에서도 여전히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런 와중에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28일 “커쇼가 내일(1일) 어깨를 테스트하기 위해 캐치볼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시 한번 캐치볼 훈련을 통해 몸상태를 점검한 뒤 괜찮다면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커쇼의 몸상태가 계속 정상이 아니라면 LA다저스도 대안을 찾아야 한다. 워커 뷸러(25)나 류현진(32)이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로스 스트리플링(30)을 거론하고 있다. 한편 류현진은 2일 콜로라도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LA에인절스전 이후 올해 두 번째 시범경기 출전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암으로 다리를…180도 돌려 붙여달라 한 소년의 의지

    암으로 다리를…180도 돌려 붙여달라 한 소년의 의지

    한창 뛰어놀 나이에 암에 걸린 한 10대 소년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는 대신 소신있는 선택을 하며 다시 뛸 날을 꿈꾸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는 갑작스러운 암으로 다리를 잃은 토론토 출신 소년 제이콥 브레덴호프(14)을 소개했다. 제이콥은 여느 10대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농구를 좋아했으며 세 명의 남동생과 함께 뛰어놀기를 좋아했다. 부모님의 농장일도 나서서 할 만큼 신체 활동에 매우 적극적인 남학생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시작된 왼쪽 무릎의 통증이 제이콥의 발목을 잡았다. 무릎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크고 단단한 멍울까지 잡히더니 급기야 계단을 기어올라가야 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그저 단순 염증으로 여겼던 제이콥의 어머니 트레이시 브레덴호프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뜻밖의 상황과 마주했다.트레이시는 “내가 12살이었을 때부터 주치의를 맡아준 의사를 찾아 아들의 상태를 물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을 보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사 후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남편에게 제이콥의 상태가 심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고, 그녀의 직감대로 4시간 뒤 주치의는 급히 전화를 걸어 당장 남편과 병원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겨우 13살밖에 되지 않은 아들이 암에 걸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의사의 진단에 트레이시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기차에 치인 듯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제이콥은 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골육종을 앓고 있었다. 골육종은 뼈에 발성하는 종양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왕성한 10대 성장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남성 발병률이 조금 더 높다. 팔과 다리, 골반 등 인체 뼈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나 흔히 발생하는 부위는 무릎 주변의 뼈다. 제이콥 역시 왼쪽 무릎에 종양이 발생했다. 전문병원으로 옮겨진 제이콥은 재검사에서도 역시 같은 진단을 받았고 곧바로 항암치료에 돌입했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6차례의 치료를 받은 제이콥은 암의 전이를 막기 위한 수술에 돌입했다. 트레이시는 아들에게 조심스레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이콥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2가지였다. 하나는 무릎 아래로 종양이 생긴 다리 부위 모두를 완전 절단하고 인공 관절을 심는 방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종양 부위만 절단한 뒤 종아리 부분을 180도 돌려 붙이는 회전성형술이었다. 후자는 시각적 이유로 잘 선택하지 않는 방법이었지만, 뜻밖에도 제이콥은 회전성형술을 선택했다.그리고 지난 10월, 제이콥은 자신의 뜻대로 종양 부위를 절단하고 정맥과 동맥을 끊은 뒤 신경을 유지하면서 다리를 반대로 접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제이콥은 “내 목표는 다시 농구를 하는 것이다. 다시 뛰고 싶고 형제들과도 놀고 싶다”며 특별한 수술법을 택한 진의를 털어놨다. 다시 걷지 못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싶다는 제이콥은 얼마 전 특수 의족도 맞췄다. 18번의 항암화학요법 중 얼마 전 14번째 치료를 받은 제이콥은 나머지 4번의 치료 후 본격적으로 재활에 나선다. 트레이시는 “제이콥은 화학요법 때문에 심한 메스꺼움과 식욕 상실, 장 트러블, 알레르기 반응 등을 겪고 있지만 다시 농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하고 원망할 법도 하지만, 단 한번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선택을 한 제이콥은 오직 다시 뛰는 것만이 목표라며 재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트레이시 브레덴호프 인스타그램 (tracey.bredenhof)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심판이 감정 있는 것 같아” 하든 불평했다가 벌금 2800만원

    “심판이 감정 있는 것 같아” 하든 불평했다가 벌금 2800만원

    제임스 하든(휴스턴)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털어놓았다가 2만 5000 달러(약 2800만원) 벌금 폭탄을 맞았다. 하든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아 벌인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와의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106-111로 완패한 뒤 스콧 포스터 심판이 자신의 팀과 개인적 감정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그런 사람은 더 이상 휴스턴 경기에 심판을 보지 않아야 한다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NBA 사무국은 이틀 뒤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거액의 벌금을 물렸다. 하든은 이날 네 차례나 공격자 파울을 지적당했다. 종료 1분 24초를 남기고는 결국 6반칙으로 퇴장당했다. 한참 휴스턴이 추격에 열을 올리던 순간이었는데 그의 퇴장으로 팀은 추격의 동력을 꺼버렸다. 자신은 30득점으로 겨우 30득점 이상 연속 경기를 32경기로 늘려갈 수 있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윌트 체임벌린의 65경기 다음으로 역대 NBA 2위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당시 하든을 퇴장시킨 판정은 마이클 스미스 심판이 내렸는데 하든은 심판장인 포스터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스콧 피셔가 문제였다. 판정이나 그딴 것에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버릇없고 건방진 일이라 하고 싶지 않지만 경기 중간에 그와 얘기를 나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를테면 심판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다. 딱히 (내) 여섯 번째 파울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가 플로어에 있다는 것만으로 문제였다”고 내뱉었다. 이어 “매우 낙담할 일이다. 벌금 맞을지 모르지만 솔직히 입도 벙긋하지 않았고 난 매우 조용한 친구지만 입을 열어 의견을 말할 수 없는 일 가운데 하나이지만 심판을 보는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면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다는 건 아주 슬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든은 목 경추에 통증이 있다며 전날 팀 훈련에 빠진 데 이어 24일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에 결장했다. 주포가 빠졌는데도 에릭 고든이 25점, 크리스 폴이 23점을 올린 휴스턴이 케빈 듀랜트가 29득점으로 분전한 골든스테이트를 118-112로 눌렀다. 휴스턴은 연패 탈출에 성공하면 컨퍼런스 선두 골든스테이트와의 승차를 8로 줄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을지대 평생교육원 ‘반려동물 건강관리사 2급 자격증 과정’ 수강생 모집

    을지대 평생교육원 ‘반려동물 건강관리사 2급 자격증 과정’ 수강생 모집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평생교육원은 물리치료사(전공자 포함)와 동물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반려동물 건강관리사 2급 자격증 취득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최초로 개설되어 7회째를 맞는 ‘반려동물 건강관리사 2급 자격증 취득과정’은 동물재활학회 김진웅 부회장이 교육을 담당하며 ▲반려견 기능적 해부학과 특성 ▲반려견 물리치료의 이해 ▲반려견 질환별 물리치료의 이해 ▲반려견 물리치료 실습 및 평가 등 반려견의 통증완화와 신체적 회복 촉진을 도울 수 있도록 교육한다. 또한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반려동물 건강관리사 2급 자격증 취득이 가능해 관련분야로의 진출 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견 물리치료 과정’은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뉴밀레니엄센터에서 3월 16일부터 4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4회에 걸쳐 12시간 동안 교육과 실습 등이 진행된다. 강좌 신청은 을지대학교 평생교육원 홈페이지(http://cec.eulji.ac.kr)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해 제출하고, 상담과 기타 문의는 평생교육원으로 하면 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옥천군, 70세이상 대상포진 접종비 전액 지원

    옥천군, 70세이상 대상포진 접종비 전액 지원

    충북 옥천군은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중인 만 70세 이상 군민에게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전액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군은 사업비 10억7000여만원을 마련했다. 희망자는 관내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를 방문해 주민등록 거주 사항과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 받아야 한다. 이후 발급받은 쿠폰을 갖고 군과 협약한 곽내과, 금강의원 등 관내 27개 의료기관 중 한 곳을 찾아 접종하면 된다. 과거 접종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군이 병원에 공급하는 백신이 ‘50세 이상 1회 접종’을 권하고 있어서다.군 관계자는 “만 70세 이상 노인 1만229명 가운데 80% 정도가 접종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백신 가격과 병원에 주는 돈을 합하면 군이 1인당 13만원을 부담한다”고 말했다. 군은 혼잡을 우려해 고령자부터 2주 단위로 분산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85세 이상은 다음달 4일부터, 80~84세는 18일부터, 75~79세는 4월 1일부터, 70~74세는 4월 15일부터다.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전액 지원 사업을 하는 지자체는 강원도 철원(70세이상), 인천 동구(65세 이상)에 이어 옥천이 전국에서 3번째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주로 어린아이에게 수두를 일으킨 뒤 몸 속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오랫동안 숨어 있다가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재발하는 질병이다. 발진과 수포가 피부에 띠를 두른 모양으로 나타난다.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 생기는 신경통은 1개월 이상 통증이 계속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대상포진 환자 수는 2015년 66만6045명에서 2016년 69만1339명, 2017년 71만1442명으로 2년 새 4만5000명(6.8%)이나 증가했다. 면역력이 저하되는 50세 이상 발병률이 40대 이하 젊은 층에 비해 8~10배 이상 높고, 60세 이상 노년층 환자의 70%는 합병증으로 1년 이상 신경통을 앓기도 한다. 예방접종이 발병을 100% 막을 순 없지만 합병증 발병 위험을 낮추고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의정부 장 파열 폭행’ 가해학생 아버지 반박글 올려 진실 공방

    ‘의정부 장 파열 폭행’ 가해학생 아버지 반박글 올려 진실 공방

    경기도 의정부에서 고교생이 동급생에게 폭행을 당해 장이 파열되는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는 글이 피해자 어머니의 소셜미디어를 거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올라가며 확산 중인 가운데 가해 학생 아버지가 일부 내용에 대해 반박글을 올렸다. 지난 18일 피해 학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A씨는 “우리 아들 ○○이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A씨는 지난해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또래 1명에 무차별 폭행을 당해 장이 파열되고 췌장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어 생사 기로에서 사망 각서를 쓰고 수술을 해 기적처럼 살아났다고 전했다. A씨는 167㎝의 키에 50㎏도 안 되는 아들을 폭행한 가해 학생이 수년간 이종격투기를 배워 탄탄한 몸과 근육질을 가랑하는 학생이라고 했다. A씨는 가해 학생이 무릎으로 아들의 복부를 걷어찬 뒤 아프다고 호소하는 아들을 영화관, 노래방 등으로 끌고 다녔다고 했다. 다음날에서야 아들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힘든 수술을 거쳐 겨우 살아났다는 것이다. A씨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고위직 소방 공무원이고, 큰아버지가 경찰의 높은 분이어서인지 성의 없는 수사가 반복됐다”면서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고작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들을 간호하면서 병원비 약 5000만원이 들어갔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1년이라는 시간을 지옥에서 살았다”면서 “그러나 가해 학생은 자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사진을 올리고 해외여행까지 다니는 등 너무나도 편하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분노했다. 또 “가해자의 부모도 반성은커녕 사과 한번 하지 않았고, 내가 올린 탄원서들을 위조한 것 아니냐면서 필적 감정까지 들어갔다”고도 했다.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가해 학생은 지난해 3월 31일 오후 6시쯤 학교 밖에서 피해 학생의 복부를 무릎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아버지가 소방직 고위공무원이고 큰아버지가 경찰의 높은 분’이라는 A씨의 주장은 사실 관계가 다른 것으로도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가해학생의 아버지라고 밝힌 B씨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세상 둘도 없는 악마와 같은 나쁜 가족으로 찍혀버린 가해학생의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반박글을 올렸다. B씨는 “죄인이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는 거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은 것에 대해 다른 여러분들이 이유 없이 지탄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글을 적는다”면서 “먼저 잊혀질 수 없는 고통과 아픔 속에 1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피해 학생 및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글을 시작했다. B씨는 “아들은 피해 학생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한 것이 아니고 우발적으로 화가 나 무릎으로 복부를 한 대 가격한 것”이라면서 “이후 친구들이 화해를 시켜 화해한 후 피해 학생 스스로 걸어서 영화를 보러 간 것”이라고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아들이 폭행을 휘두른 이유에 대해서도 “아들이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헤어진 이유에 대해 채팅방에서 이야기했는데, 피해 학생이 그 내용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보여준 데 대해 사과를 받으려 한 것”이라면서 “피해 학생이 사과를 하지 않고 발뺌을 하는 것에 화가 났던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병원 이송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피해 학생조차 한 대 맞은 것이 이렇게 크게 다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일시적인 통증이라 생각하여 참다가 수술이 늦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가해자인 아들의 체격 등에 대해서도 “당시 169㎝의 키와 몸무게 53㎏의 체격을 가진 평범한 학생”이라면서 “이종격투기를 한 적은 없고 권투를 취미로 조금 했다”고 밝혔다. 또 “아들의 폭행 사실을 알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가족 모두 피해자 어머니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다”고도 했다. 특히 자신은 서울소방에 19년째 근무 중인 소방위 계급의 하위직 공무원이고, 큰아버지는 경찰서에 가보지도 못한 일반 회사원이었으며 7년 전 식도암 수술 이후 치매 진단을 받아 3년째 치료 중이라고 반박했다. 치료비는 학교공제회 및 검찰을 통해 5100만원을 지급했으며, 합의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요구해 결렬됐다고 전했다. 또 “피해자 가족에게 ‘맞은 것도 죄’라고 말한 적이 결코 없으며 사건 이후로 단 한번도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크나큰 잘못을 저질러놓고 이런 송구스런 글을 올리게 돼 또한 부끄럽다”면서도 “저희의 잘못된 행동으로 아무런 잘못한 일도 없는 판사님, 검사님, 경찰공무원분들, 소방공무원분들이 왜곡된 사실로 이런 지탄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B씨가 글과 함께 덧붙인 2심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이 친구인 피해자와 다투다가 무릎으로 피해자의 복부를 차 췌장에 심각한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서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피해자는 향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고 장해가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결과가 중한 점,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였고 피해자와 그 부모가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탄원하면서 공탁금 수령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고인이 행한 폭력의 정도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중한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점, 피고인의 부모가 합의를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고 치료비 상당의 금액은 모두 지급된 것으로 보이며, 원심에서 1500만원을, 당심에서 500만원을 각 공탁한 점, 피고인이 아직 어린 학생이고 부모의 선도의지가 강해 보여 교화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이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6년 간 어깨에 있던 1㎝ 붉은 멍, 알고보니 피부암

    6년 간 어깨에 있던 1㎝ 붉은 멍, 알고보니 피부암

    무려 6년간 어깨에 생긴 작고 붉은 멍의 ‘정체’를 알지 못했던 여성의 사례가 의학저널에 소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31세 포르투갈 여성은 어깨에 1㎝ 미만의 붉은 멍을 발견했지만, 크기가 작고 특별한 통증이 없어 이를 6년간 방치했다. 이후 어깨의 멍이 사라지지 않고 1㎝ 정도 까지 커졌다는 것을 깨달았고, 피부과를 찾아 검사한 결과 융기피부섬유육종(DFSP) 중에서도 보기 드문 특수성 종양으로 꼽히는 베드너 종양(Bednar tumar) 진단을 받았다. 융기피부섬유육종은 피부 섬유 내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매년 100만 명당 0.8~4.5명에서 발병하는 드문 피부암이다. 단순 흉터나 낭종으로 오진되기 쉬워 수㎝까지 커진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진행이 느린 암에 속하지만, 드물게 혈행성 전이가 있어 폐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의학저널에 소개된 이 여성의 경우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멍으로 알고 있던 암의 흔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커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색깔이 점차 보랏빛으로 짙어지고, 파란색과 흰색을 띠는 가느다란 줄무늬가 환부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 여성은 곧바로 악성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받았고, 수술 후 2년이 지난 후까지 별다른 재발 증상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융기피부섬유육종이 대체로 유전자의 융합과 연관이 있으나 가족력이 강하지는 않으며, 특정 단백질의 돌연변이와 함께 발생할 경우 악성도가 보다 높은 섬유육종 변이형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충고했다. 자세한 사례는 ‘영국의학저널 사례보고’(BMJ Case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MJ “웨스트브룩과 하든 누가 더 어려운 업적? 우리 6연패가 더 어렵지”

    MJ “웨스트브룩과 하든 누가 더 어려운 업적? 우리 6연패가 더 어렵지”

    “10경기 연속 트리플더블과 30경기 연속 30득점 이상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어렵냐고? 어느 모로 보나 6연속 우승이 더 어렵지.” 마이클 조던 샬럿 구단주가 12일(이하 현지시간) 구단 시설에서 이번 주말 열리는 올스타 게임 준비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 자리에서 농을 약간 섞어 1990년대 자신이 이룬 시카고 불스의 6연패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고 평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전날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은 포틀랜드를 상대로 21득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10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작성, 윌트 체임벌린이 1967~68시즌 기록한 9경기 연속을 뛰어넘어 미국프로농구(NBA) 새 역사를 썼다. 기자 역시 체임벌린 이후 51년 만에 새 역사를 쓴 웨스트브룩의 쾌거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작성하고 제임스 하든(휴스턴)의 30경기 연속 30득점 이상 기록은 뒤에 붙였다. 그런데 댈러스를 상대로 역대 2위 체임벌린(1962년 31경기 연속)에 하나 차이로 다가선 하든의 기록 달성 과정에는 더 짜릿한 요소가 많았다. 종료 전 100초를 남기고 11점을 연거푸 넣어 31득점을 기록했다.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끼면서도 참고 견디며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종료 52.9초를 남기고 9m 가까운 점프 슛으로 30득점을 넘겼다.조던 구단주는 두 선수의 연속 기록은 이루기 힘든 업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리그가 누리고 있는 탤런트들이다. 리그가 진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둘 모두 리그를 위해 큰 점 하나 찍었기 때문에, 또 그들이 이룬 것들이 리그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자랑스럽다”고 우문에 현답을 돌려줬다. 물론 웨스트브룩과 하든 모두 올스타 게임에 나서 주말 샬럿에 나타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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