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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의진의 교실 풍경] 코로나 풍경, 텅 빈 학교, 학생 없는 교실

    [이의진의 교실 풍경] 코로나 풍경, 텅 빈 학교, 학생 없는 교실

    교육부가 더이상 등교 개학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듯하다. 국무총리마저 17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3은 예정대로 20일 등교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을 보면 말이다. 고3의 경우 입시문제까지 걸려 있는지라 더이상의 등교 개학 연기는 어려운 게 맞을 것이다. 이 때문에 ‘스승의날’인 지난 금요일 퇴근시간을 넘겨 가며 한 시간 반에 걸쳐 등교 개학 대비 회의를 했다. 개학을 5차례에 걸쳐 연기했으니 개학 대비 회의 역시 5차례에 걸쳐 반복된 셈이다. 물론 회의가 반복된다고 내용마저 반복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 우선 학사일정을 전면 수정했다. 중간고사 날짜를 비롯해 여름방학이 뒤로 밀리고 창의체험교육과정을 전면 조정한다. 등교 개학을 해야만 이루어지는 행사들을 모두 재배치해야 하는데 연기된 개학 때문에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들이 겹치지 않으려면 각 부서 간 협의는 필수다. 이를 조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가정통신문에 들어갈 등교 개학에 따른 주의사항을 전면 검토하면서 논의하는 과정은 지루하면서도 지난하다. 특히나 여러 차례 수정되며 내려온 서울시교육청의 ‘코로나19 관련 학교방역 기본대책’은 81쪽에 이른다. 하나밖에 없는 열화상 카메라는 어디에 설치할지를 논의하고 등교 시 발열 증상을 보이는 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지침을 숙지하며 학년별로 등교 시간을 달리한다면 수업 시간은 어떻게 조정할지를 협의했다. 무엇 하나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 가장 중요한 급식 문제로 들어가면 흡사 전시 상황이 떠오른다. 식당 내 탁자 위 가림판 설치, 아이들 자리 배치, 학년별 식사시간 조정, 급식 시 배식 문제 등등 한 건만 가지고도 논의 시간이 무한정 길어질 수밖에 없다. 밥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고, 아무리 말하지 말고 조용히 식사하라고 지도해도 감염에 가장 취약한 상태가 된다. 그러니 평소보다 세 배 이상의 급식지도 인력을 배정해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업 이야기가 나오니 모든 교사가 한숨부터 내쉰다. 커다란 돌멩이 하나를 심장에 얹고 있는 표정이다. 수십 명이 모인 교실에서 아이들이 과연 수업시간 내내 마스크를 쓰고 견딜 수 있을까. 중간에 갑갑함을 이기지 못하고 벗는 아이는 어떻게 지도할 건가. 벌점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올해는 고등학교 1, 2, 3학년 모두 선택형 교육과정이라 이동수업은 기본이다. 이동수업을 원칙적으로 금한다는 교육부 지침은 현장에서 한갓 글자로만 박제된다. 게다가 수업 중간에 유의미한 통증이나 발열을 호소하는 아이를 지침대로 보건실로 이동시켜 격리 조치하면 그동안 남은 아이들의 학습권은 그대로 멈추게 된다. 하나 심장을 더 조여 오는 상상은 만에 하나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경우다. 마스크를 쓴 채로 한 시간 반을 떠들고 적고 토론하고, 다시 이전 논의한 것을 수정하는 동안 목덜미와 등에 송글송글 맺히던 땀은 어느 사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회의 시간 내내 숨이 차오른다. 가슴이 답답하다. 그 상태로 퇴근하려는데 문자 하나가 휴대폰에 찍힌다. 목이 아프거나 복통이 심하거나 기침이 안 멈추면 등교가 불가하다는 문자에 놀란 학부모의 항의 문자다. ‘고3이라 가뜩이나 예민한 시기인데 매일 이걸 체크해야 하느냐’는 거다. 더 큰 돌덩어리 하나가 심장에 얹힌다. 학교 밖에선 학교 안을 모른다. 왜 길고 긴 회의를 해야만 하는지, 쓸데없이 걱정들은 왜 많은 건지, 어째서 매사에 보수적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길이 살얼음판을 디디는 심정이다. 교사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아이들이 없는 빈 학교에서 스승의날을 맞았다. 등교를 준비하며 가지는 그 모든 걱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보고 싶다. 텅 빈 학교가 너무 쓸쓸하다.
  •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침의 효과는 정말 플라세보일까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침의 효과는 정말 플라세보일까

    아픈 곳에 침 치료를 받고 통증이 줄었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침은 단지 ‘플라세보’에 불과하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혹은 그냥 아픈 자극으로 잠시 통증을 못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침이 플라세보 이상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연구들이 종종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침의 효과는 정말 플라세보에 불과할까. 특정 치료법의 ‘전체 치료 효과’는 ‘특이적 효과’와 ‘비특이적 효과’로 나뉜다. 어떤 치료법의 고유한 특성이 인체에 의도적으로 생리적 영향을 미치는 게 ‘특이적 효과’다. 반면 ‘비특이적 효과’는 조금 복잡하다. 감기처럼 아무런 치료 없이도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만성 질환은 ‘증상의 자발적 변동’에 따라 호전과 악화를 되풀이한다. 별다른 치료 없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증상이 좋아지는 ‘호손 효과’도 있다. 임상시험에서 말하는 ‘비특이적 효과’는 이와 같이 어떤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들과 플라세보 치료(예: 위약, 거짓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효과 차이를 말한다. 즉 환자 스스로 특정 치료를 받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총칭한다. 그렇다면 왜 침 치료는 플라세보 효과가 크다는 얘기를 들을까. 2010년 코크란 리뷰에 발표된 플라세보 크기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비약물요법의 플라세보가 약물요법보다 3배 이상 크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비약물요법 중 침에 대한 플라세보를 분리해 재분석한 결과 플라세보 침은 다른 비약물요법의 플라세보에 비해서도 약 50%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큰 효과를 보였다. 플라세보 침 치료는 통증의 인지적, 정동적인 측면과 연관된 뇌의 변연계에 광범위하게 작용해 만성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연구에서는 플라세보 침 치료가 진짜 침과 효과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오히려 다른 약물 치료보다 효과가 크거나 동등하다는 ‘효능 역설’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플라세보 효과가 치료에 영향을 미치기 쉬운 만성통증이나 파킨슨과 같은 질환에서 관찰된다. 그렇다면 정말로 침 치료는 플라세보 효과 이상의 특이적인 효과는 없는 것일까. 비활성화된 플라세보 침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최근 많은 임상 연구에서 침이 플라세보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다. 특히 2012년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을 보면 침 치료군은 모든 유형의 만성통증 질환에서 플라세보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최근 뇌영상 연구에서도 진짜 침이 플라세보 침과 다른 기전을 통해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러 연구를 통해서 침 치료는 다른 치료법에 비해 플라세보 효과가 개입될 여지가 크지만, 플라세보 이상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물론 앞으로 침의 과학적 기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이 계획되거나 보다 적절한 플라세보 침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 이 아픔도 내게는 희망이다

    이 아픔도 내게는 희망이다

    지난 17일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강습 타구를 머리에 맞고 쓰러진 롯데 투수 이승헌(22)은 오랜 불운 끝에 절실하게 부여잡았던 한 번의 기회에서 큰 부상을 입은 것이어서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이승헌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키 196㎝, 몸무게 97㎏의 건장한 체구에 강속구와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 프로 입단 직후부터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였지만 2018년 대만에서 열린 퓨처스팀(2군) 스프링캠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1번 갈비뼈가 골절되면서 4개월을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이후 140㎞ 중후반대의 구속은 140㎞를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1차례 대체 선발로 올랐지만 이후 기회를 받지 못했다.그러던 그는 올해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29)의 2주간 자가격리로 인해 생긴 공백 덕분에 17일 선발 투수 출장 기회를 잡았다. 하늘이 내린 기회였던 만큼 그는 2회까지 6연속 땅볼 처리하는 등 호투를 펼쳤다. 그러다가 3회에 타구를 맞고 쓰러진 것이다. 어찌 보면 온 힘을 다해 전력투구했기에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미처 피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올해 30대 젊은 성민규 단장 체제로 탈바꿈한 롯데에서 이승헌은 과학적 훈련 시스템을 통해 급성장했다. 마침내 최적의 투구폼을 찾았고 평균 구속 149㎞의 직구를 던지게 됐다. 그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17일 퓨처스리그에서 1차례 선발로 나선 뒤 1군에 콜업될 예정이었지만 경기 전 인터뷰에서 허문회 감독은 “내 욕심으로 조금 빨리 부르게 됐다. 자기 공을 마음껏 후회 없이 던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구단의 안타까움은 클 수밖에 없다. 롯데 구단은 18일 “이승헌은 골절에 따른 출혈 증세가 있어 추가 정밀 검사를 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현재 상태로 봤을 때 수술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팬들은 이승헌이 속히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돌아오기를 바라면서도 복귀 시 타구 트라우마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비슷한 부상을 입은 뒤 성공적으로 복귀한 사례가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2017년 넥센전에서 강습 타구로 안면 골절 부상을 당한 두산 투수 김명신(27)은 트라우마 없이 씩씩하게 복귀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2016년 맷 슈메이커, 2012년 브랜든 매카시가 타구에 머리를 맞고 두부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지만 치료 후 복귀했다. 이승헌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승헌은 이날 구단을 통해 “현재 통증은 조금 있다. 어젯밤이 고비였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잘 지나간 것 같다”며 “걱정해 주시는 팬분들이 많은데 정말 감사하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꼭 회복해서 건강하게 다시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승헌 “걱정하지마세요. 건강하게 다시 야구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이승헌 “걱정하지마세요. 건강하게 다시 야구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지난 17일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강습 타구를 머리에 맞고 쓰러진 롯데 투수 이승헌(22)은 오랜 불운 끝에 절실하게 부여잡았던 한 번의 기회에서 큰 부상을 입은 것이어서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팀을 떠나 대한민국의 모든 야구팬이 이승헌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승헌 선수는 골절에 따른 출혈 있어 오늘 저녁 추가 정밀 검사 진행을 할 예정이고, 지금 상태로 봐서는 수술은 필요 없을 것 같다”며 “입원한 충남대병원에서 5~7일 정도 더 머물다가 이동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롯데 관계자는 이승헌의 코멘트를 전해왔다. 이승헌은 “현재 아직까지 통증은 조금 있다. 어제 밤이 고비였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잘 지나간 것 같다”며 “걱정해주시고 연락 해 주시는 팬 분들이 많은데 한 분 한 분 정말 감사하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잘 따르고 안정을 취하면 나을 거라 믿는다. 꼭 회복해서 건강하게 다시 야구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 그리고 걱정 해 주신 프런트, 코칭 스태프,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고도 말했다. 부상 회복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팬들과 팀을 위한 걱정을 보낸 것이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이승헌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키 196㎝, 몸무게 97㎏의 건장한 체구에 강속구와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 프로 입단 직후부터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였지만 2018년 대만에서 열린 퓨처스팀(2군) 스프링캠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1번 갈비뼈가 골절되면서 4개월을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이후 140㎞ 중후반대의 구속은 140㎞를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1차례 대체 선발로 올랐지만 이후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러던 그는 올해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29)이 2주간 자가격리로 인해 생긴 공백 덕분에 17일 선발 투수 출장 기회를 잡았다. 하늘이 내린 기회였던 만큼 그는 2회까지 6연속 땅볼 처리하는 등 호투를 펼쳤다. 그러다가 3회에 타구를 맞고 쓰러진 것이다. 어찌 보면 온 힘을 다해 전력투구했기에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미처 피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올해 30대 젊은 성민규 단장 체제로 탈바꿈한 롯데에서 이승헌은 과학적 훈련 시스템을 통해 급성장했다. 마침내 최적의 투구폼을 찾았고 평균 구속 149㎞의 직구를 던지게 됐다. 롯데 관계자는 “이승헌은 지난 2월부터 주기적으로 1군 코칭스태프에 보고될 정도로 좋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했다. 그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17일 퓨처스리그에서 1차례 선발로 나선 뒤 1군에 콜업될 예정이었지만 경기 전 인터뷰에서 허문회 감독은 “내 욕심으로 조금 빨리 부르게 됐다. 자기 공을 마음껏 후회 없이 던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구단의 안타까움은 클 수밖에 없다. 팬들은 이승헌의 부상 부위가 머리라는 점에서 각별한 치료와 관리를 바라고 있다. 또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돌아오기를 바라면서도 복귀 시 타구 트라우마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비슷한 부상을 입은 뒤 성공적으로 복귀한 사례가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2017년 넥센전에서 강습 타구로 안면 골절 부상을 당한 두산 투수 김명신(27)은 트라우마 없이 씩씩하게 복귀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2016년 맷 슈메이커, 2012년 브랜든 매카시가 타구에 머리를 맞고 두부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지만 치료 후 복귀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윤석민 “팬 서비스 죄송… KIA 에이스여서 행복했다”

    윤석민 “팬 서비스 죄송… KIA 에이스여서 행복했다”

    지난해 선수 생활을 마감한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이 허구연 MBC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수시절 논란이 됐던 팬 서비스에 대해 사과했다. 윤석민은 은퇴하기 전 공을 던지지 못했던 어깨 상태와 ‘소년가장’ 시절 등에 대한 회상도 함께 전했다. 윤석민은 “선수 시절 젊었을 대는 댓글을 보면 좋은 말들밖에 없었는데 나이 먹고 기량이 떨어지다보니 안 좋은 말들도 많고, FA로 왔는데 수술하니까 ‘놀고 있다, 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미안했다”면서 “놀고 있지 않고 공을 던지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논다고 생각할까”라고 덧붙였다. 윤석민은 2017년 팀이 우승할 때 함께하지 못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잘할 땐 팀 성적이 안 좋았어서 2017년에 시합을 뛰고 싶어서 팀에서 천천히 하라는데도 말 안듣고 서둘렀다”면서 “빨리 더그아웃 앉아 있고 싶은데 어깨는 낫지 않고, 운동을 많이 하고 다음날 체크해보면 안 좋았다. 기억에 남는 힘든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선수시절 논란이 됐던 팬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윤석민은 “어릴 땐 팬 서비스를 해야되는 이유를 몰랐었다. 연예인이 아니고 운동선수니까 운동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말하면 혼이 빠지니까 시합 있으면 말을 잘 안했다. ‘야구만 잘하자 야구만 잘하면 팬들이 좋아할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시합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하고 나니 그런 것들이 정말 미안했다. 팬들을 위해 작은 행사도 열어 식사도 대접하고 했는데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크고 팬들의 응원을 추억으로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민은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던 시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윤석민은 “한국에 돌아와서 첫해 던지고 팔이 너무 아팠다”면서 “주사를 맞는 효과가 점점 짧아졌다. 1방을 맞으면 1년 가고 했는데, 나중엔 효과가 없어져서 하루도 안 가더라”고 했다. 이어 “수술을 안하면 안될 것 같았는데 한국에선 수술을 권유하지 않았고, 미국과 일본에 물어보니 일본에서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더라”면서 “윤규진, 안영명 선수와 같은 케이스라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부위도 다르고 생생한 인대 연골을 뚫고 들어가서 뼈를 깎는 수술이어서 ‘이거 안 낫겠구나’ 확신했다”고 했다. 윤석민은 “통증이 한 번 오면 다음에는 다시 던지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무서웠다. 잠도 못 자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범호의 은퇴식에 관해 윤석민은 “은퇴하는 걸 꼭 보고 싶었는데 야구장 가기가 조금 그랬다”면서 “더그아웃까지 못 나가겠더라. 조용히 보고 있는데 범호형이 언급을 해줬다”고 했다. 당시 이범호는 “윤석민 선수가 와있는데 못 나오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당부했고 윤석민은 눈물이 핑 돌았다고 회상했다. 윤석민은 팀이 어려울 때 ‘소년가장’ 역할을 할 때 행복했다는 소감도 전했다. 윤석민은 “안 좋을 때 에이스 하면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을텐데 가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에이스로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MVP도 타봤고 소중한 기억이니 ‘암흑기에 어린 투수가 이렇게 했었다’는 것 정도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1군에 뛰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고, 팬들이 에이스라고 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면서 “선발이든 중간이든 마무리든 가리지 않고 필요하다면 나가고 싶었다. 그게 행복이었다”고 고백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코로나19발 ‘술 품귀’에…멕시코서 메탄올 나눠마신 40명 집단사망

    코로나19발 ‘술 품귀’에…멕시코서 메탄올 나눠마신 40명 집단사망

    코로나19로 주류판매가 금지된 멕시코에서 또 ‘불량밀주’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 보도를 인용해 멕시코 중부 2개 주에서 ‘불량 밀주’를 마신 주민들이 잇따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푸에블라주 치콘쿠아우틀라시에서는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주민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 당국은 이들이 지난 주말 장례식장에서 공업용 메탄올이 섞인 불량 밀주를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례식에는 8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사건 이후 푸에블라 주 정부는 문제의 주류를 판매한 상점을 폐쇄하고 약 200ℓ의 술을 압수했다. 술에는 생소한 이름인 ‘레피노’라는 상표가 붙어 있었는데 이는 ‘매우 좋다’라는 의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 모렐로스주 멕시코시티 남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모렐로스주에서는 불량 밀주를 마신 주민 15명이 모두 사망했다. 현지경찰은 상표가 부착되지 않은 20리터짜리 술항아리 다섯 개를 압수하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2주 사이 멕시코에서 불량 밀주를 마시고 사망한 사람은 100명에 달한다. 지난달 말에는 할리스코주에서 사탕수수로 담근 값싼 밀주를 나눠 마신 주민 25명이 숨졌다.코로나19 사태 이후 비필수적 활동을 중단하라는 정부 지시에 따라 멕시코 주류회사 생산라인도 잇따라 멈춰 섰다. 일각에서는 생산 중단으로 술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불량 밀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멕시코 언론은 일련의 집단 사망사건이 술 판매 금지 때문인지 아니면 경제 봉쇄로 형편이 어려워져 값싼 술을 찾기 시작해서인지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멕시코 당국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주류를 음용하지 말라고 당부한 상태다. 메탄올은 정상 주류에 포함된 에탄올과 달리 독성이 강하다. 메탄올을 마시면 가슴 통증과 메스꺼움, 호흡곤란이 일어나며 심하면 장기의 기능이 둔화되고 뇌 손상이 일어나 의식불명에 이를 수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안구에서 털 자라는 개…새 가족 찾아 안락사 면한 사연

    [반려독 반려캣] 안구에서 털 자라는 개…새 가족 찾아 안락사 면한 사연

    최근 영국에서 안구에 털이 나 있는 개를 기르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9일(현지시간) 메트로와 미러닷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켄트주 턴브리지웰스에 사는 트레이시 스미스(43)는 잭러셀 테리어와 파피용이 섞인 수컷 프랭키를 키우고 있는데 이 개는 여느 개와 달리 안구에 송곳처럼 뾰족한 털들이 나 있다.그녀가 처음으로 프랭키와 만난 시기는 7년 전이다. 자동차 정비사인 그녀는 한 농장으로 부품을 배달하러 갔다가 우연히 작은 강아지를 발견하고 관심을 보였다. 그러자 한 농장 직원이 강아지를 데려와 가까이서 보여줬는데 양쪽 안구 일부분에 송곳처럼 뾰족한 털들이 나 있었다. 그 직원은 그녀에게 “이 강아지는 눈이 멀어서 내다 팔 수도, 농장에서 키울 수도 없다. 머지않아 안락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의 말을 도저히 듣고 넘어갈 수 없었던 그녀는 “안락사할 것이라면 내가 데려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집으로 데려온 강아지가 지금의 프랭키다.그녀는 곧바로 프랭키를 한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프랭키를 진료한 수의사는 강아지의 안구에 자라 있는 털들을 보고 적잖히 당황했고 원인은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 외에는 건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후로도 프랭키는 건강하게 잘 자랐다. 수의사는 눈이 먼 프랭키에게 가급적 눈을 떼지 말고 바닥에 장애물을 두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한 광장에서 프랭키가 느슨한 리드 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이 개가 완전히 시력을 잃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그녀는 다시 프랭키를 수의사에게 진찰받게 했고 그 결과, 이 개는 시력이 조금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의사는 프랭키의 두 안구 뒤쪽에 각각 낭종이 있어 털이 자란 것으로 추정되지만 다행히 통증이 없으므로 털을 자를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그런 프랭키에게 한결같이 애정을 쏟아온 그녀는 “처음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프랭키를 보여줬을 때 조금 놀라는 눈치였지만 지금은 모두 프랭키를 사랑한다”면서 “프랭키는 항상 누군가가 돌봐줘야 해서 낮에는 집에서 일하는 내 파트너가 함께 있다”고 말했다. 또 “프랭키는 항상 창가에서 내가 집에 오길 기다리며 집에서는 늘 내 곁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안락사되기 전의 프랭키를 구한 것은 정말 다행”이라면서 “프랭키는 사랑이 넘치는 개이므로 안락사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구에 털이 자라는 증상은 과거 사람에게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13년 당시 19세였던 이란 남성은 오른쪽 안구 안에 매우 희소한 포낭이 형성돼 거기서 체모가 자라는 증상을 겪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는 윤부 유피낭종((limbal dermoid)이라 부르는 증상으로, 눈동자 아래 피부 조직에서는 이 남성처럼 털이나 연골이 자랄 수 있으며 심지어는 땀샘이 형성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례가 프랭키의 경우와 정확히 같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진=영국 메트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윤석민 “류현진·김광현과 함께 이름 불렸던 것 영광스럽다”

    윤석민 “류현진·김광현과 함께 이름 불렸던 것 영광스럽다”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이 허구연 MBC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터뷰에 나섰다. 윤석민은 은퇴 후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근황과 선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윤석민은 “요즘 푹 쉬면서 충전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 “은퇴하고 나선 기사 같은 것도 안보고 쉬면서 후배들이 가끔 조언해달라고 카톡하면 노하우를 알려준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홍건희, 김윤동, 김현준이 도움을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최고 우완투수로 평가받던 윤석민은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뒷이야기도 꺼냈다. 윤석민은 어깨 통증이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선발을 뛰고 있었다. 2005년, 2006년에 중간투수를 했으니 올림픽에서 중간이나 마무리투수 해도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2년 동안 선발하면서 몸이 관리받는 것에 적응돼있던 것 같다”면서 “갑자기 몸풀고 빠르게 시합에 나가야하다보니 그런 부분에서 리듬이 깨졌는지 어깨가 조금 아팠다. 야구하면서 어깨가 이상한 건 처음이었다”고 했다. 이어 “국가대표였고 뒤늦은 엔트리 합류로 정말 세게 이 악물고 던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트로이카로 불렸던 윤석민은 이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윤석민은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이름이 불렸던 것 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서로 좌완, 우완인 것도 나이도 다르지만 한때 그랬었다는 사실을 가지고 추억으로 살고 있다”면서 “연락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현진이는 한국에 들어오면 꼭 연락해서 보자고 하고, 광현이는 나랑 성격이 비슷해서 (연락 안 하고) 조용히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윤석민에 이어 KIA의 에이스로 성장한 양현종에 대해 “잘하는 거 보고 형 같아서 말을 못 걸겠더라. 조금 어색해졌다”고 농담을 꺼내면서 “현종이가 어릴 땐 세게 던질 줄밖에 몰랐는데 던지는 법을 알면서 꾸준히 잘하더라. 나도 10승 2번밖에 못했을 만큼 꾸준히 잘하기가 어려운데 현종이는 우리나라 최고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지는 영상 말미에서 윤석민은 자신을 둘러싼 여론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밝혔다. 윤석민은 “난 놀고 있지 않고 공을 던지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왜 논다고 생각할까”라며 “그때가 뒤로 뒷걸음치면서 멘탈이 힘든 시기였다”고 속내를 꺼냈다. 이어 “팔이 너무 아팠는데 계속 버텼다”면서 “팬들한테 너무 미안하지만 그때가 제일 행복했으니 가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숨진 경비원에 “머슴”…수술비 협박 의혹까지

    숨진 경비원에 “머슴”…수술비 협박 의혹까지

    아파트 경비원 숨진 채 발견, 극단적 선택‘폭행 의혹’ 입주민, 숨진 경비원에게 “머슴”시민들 추모 “수사 철저히 해야 해”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경비원 극단적 선택 사건’과 관련해,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이 피해자에게 모욕적 언사를 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숨진 경비원 A씨가 입주민 B씨에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12일 YTN이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시지는 지난 4일 오후 전송된 것으로 B씨는 A씨를 ‘머슴’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B씨는 메시지에서 자신의 일방적 폭행이 아닌,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하면서 A씨가 자신을 밀어 다쳤다고 했다. “수술비만 2000만 원이 넘고 장애인 등록을 해야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B씨는 쌍방폭행의 근거로 목 디스크를 앓고 있다는 ‘후유장애 진단서’ 두 가지를 제출했다고 한다. YTN은 “사고 발생 장소, 일시, 내용이 다 지워져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교통사고’라는 말이 보였다. 또 다른 진단서에도 목 부상이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라고 적혀 있고, 상대방이 밀어 넘어진 뒤 통증이 심해졌다는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진단서 발행일은 지난 4일로, A씨가 B씨로부터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날의 다음 날이다. 폭행 이후 목격자 입주민은 온라인에 “고성이 들려 아파트 주차장으로 가보니 경비아저씨는 다친 코를 감싸 쥐고 있었고, 상대방은 아저씨에게 맞았다며 어깨를 쥐고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A씨는 B씨가 보낸 진단서들을 본 뒤 주변에 “억울하다, 도와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입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한 후 극단적 선택 11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전 2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아파트 입주민 B씨로부터 폭행당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된 차량을 옮기려고 했다가 B씨와 시비가 붙었고, A씨는 경찰에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혐의로 고소한 B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지만 A씨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죽으면 바다에 수장되는 중국 선박…인도네시아 정부 비판

    죽으면 바다에 수장되는 중국 선박…인도네시아 정부 비판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국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세상에 공개된 중국 선박의 인도네시아 선원에 대한 비인권적 행위와 불법 어업에 대해 비판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10일 인도네시아 선원을 노예처럼 하루 18시간씩 일시키고 사망한 3명을 바다에 수장한 중국 선박회사를 비난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영상회의에서 “19~24살의 인도네시아 선원 49명이 최소 네 척의 중국 선박에서 하루 평균 18시간씩 일해야만 했다”며 “이들 가운데는 임금을 아예 못 받은 선원도 있었고 협의한 임금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열악한 노동환경과 해상 생활조건으로 선원들 3명이 병에 걸려 사망했으며, 태평양에 이들의 시신이 수장됐다고 강조했다. 마르수디 외교장관은 모든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코로나19 검사 이후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13개월 간의 해상생활 이후 한국 부산의 한 호텔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격리 조치돼 있었다.인도네시아 선원 27명은 지난 4월 19일 중국 따리엔 오션피싱(Dalian Ocean Fishing)소속 선박을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이 중 일부 선원이 공익법센터 어필과의 인터뷰를 통해 태평양에서 발생한 인신매매, 노동 착취로 발생한 사망과 시체유기 사건을 공개했다. 중국 참치 연승 선박 롱싱629호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 중 3명이 사망해 바다에 유기됐고 같은 선사의 배를 타고 부산에 하선한 한 명의 선원이 사망해 총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첫 번째 사망자는 2019년 12월 21일 사모아 부근에서 조업하던 롱싱629호 선원 세프리(SEPRI)로 45일 전부터 몸이 붓고 호흡곤란과 함께 가슴 통증을 호소했으나 선장은 사모아 병원으로의 이송을 거절했다. 두 번째 사망은 롱싱629호에서 롱싱802로 이동한 선원 알파타(Alfatah)로 지난해 12월 2일 세프리와 같은 증상으로 숨졌다. 세 번째 사망자는 롱싱629호에서 티엔우로 이동한 아리(ARI)로 역시 먼저 사망한 동료들과 같은 증상을 보였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사망한 당일 따리엔 오션피싱 선사 소속의 선원들이 사체에 닻을 달아 바다에 수장시켰다. 바다에서 사망해 수장된 이들의 당시 나이는 각각 24살, 19살, 24살이다. 중국 선원들은 페트병에 담긴 물을 식수로 사용했으나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바닷물을 정화한 염수를 식수로 써야만 했고, 중국인 부선장과 고참 선원들의 폭행도 있었다.인도네시아 선원들은 계약상으로 월 300~400달러를 받아야 하지만 일 년간 받은 연봉이 우리 돈 약 15만 원 수준이었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증언과 확보된 영상에 따르면 롱싱 629호는 참치 연승 선박이지만 전문적으로 백상아리, 청새리상어 등 상어를 포획했다. 공익법센터 어필측은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승선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중간에 배를 떠나면 임금의 1/3 정도는 돌려받지 못한며 귀국 비용도 자신들이 부담해야 했다”며 “이런 착취와 학대를 견디며 노동을 계속한 선원 중 일부는 결국 죽어서야 배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중국 정부에 양국이 중국 선박에서 벌어진 인권 말살 행위에 대한 공동 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뉴욕주 어린이 괴질 사망 셋으로, 세계 코로나19 400만 넘어

    뉴욕주 어린이 괴질 사망 셋으로, 세계 코로나19 400만 넘어

    미국 뉴욕주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괴질로 인해 숨진 어린이가 셋으로 늘어났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는 9일(이하 현지시간) 맨해튼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날 한 명의 사망자가 보고돼 전날 뉴욕시의 다섯 살 소년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사망자에 더해 셋이 됐다고 밝혔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전했다. 쿠오모 지사는 세 번째 사망 어린이에 대해 더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세 어린이 모두 코로나19 검사나 항체시험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호흡기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서 보고된 이 괴질은 지난달 말부터 뉴욕에서도 보고되고 있는데 적어도 뉴욕주에만 73명의 어린이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NBC 뉴스는 뉴욕주 외에도 캘리포니아, 델라웨어, 루이지애나, 매사추세츠,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등 일곱 주는 물론 워싱턴 DC에서도 비슷한 증상의 환자가 나타나 미국 전역에 100명 가까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주로 2~6세 어린 아이들에서 나타난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상당히 위험하지 않은 연령군으로 여겨진 이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괴질에 걸린 것이 맞다면 감염병 대처에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 괴질은 열과 피부 발진, 심한 경우에는 심장 동맥의 염증까지 동반한 ‘독성 쇼크’(toxic shock)나 가와사키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와사키병은 어린 아이에 나타나는 급성 열성 염증 질환으로 심하면 심장 이상을 초래한다.  뉴욕주는 ‘뉴욕 게놈(Genome) 센터’, 록펠러대학 등과 함께 조사에 착수했으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도 협력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괴질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이 연구 중이라면서도 괴질 증상을 보이는 모든 어린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주 보건당국은 어린이가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부모가 괴질을 의심해 당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닷새 이상 고열이 지속되고, 아이에게 먹이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너무 아파 물 같은 것을 마시지도 못하고, 극심한 복통이나 설사, 구토를 하거나, 피부 색이 하얘지거나 붉어지거나 푸르스름해지거나, 숨쉬는 것이 힘들어지거나 아주 가쁜 숨을 쉬거나, 심장이나 가슴에 통증을 느끼거나, 소변을 보는 빈도나 양이 줄거나, 무력감과 성마름 또는 혼란을 느끼는 경우 등이다.  한편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사이에 226명 늘어 2만 1045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10일 오전 9시 20분(한국시간) 현재 미국 사망자는 7만 8746명, 감염자는 130만 9164명이다. 전 세계 187개 나라와 지역의 감염자는 402만 878명, 희생자는 27만 9007명으로 집계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극한 변비’ 걸린 도마뱀… “몸의 80%가 대변”

    [핵잼 사이언스] ‘극한 변비’ 걸린 도마뱀… “몸의 80%가 대변”

    미국 플로리다에서 극심한 변비에 시달리던 도마뱀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전문매체의 8일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대학의 생물학 박사 과정 준비생인 나탈리 클런치는 플로리다의 한 피자전문점 앞을 지나다 독특한 외형의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했다. 당시 도마뱀은 마치 과일 배와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고, 클런치는 이 도마뱀이 암컷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임신을 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도마뱀을 집어 들었다. 그 순간 클런치는 도마뱀의 복부에서 느껴지는 ‘정체’가 둥그렇고 커다란 콩과 같은 알들이 아니라, 반고체의 덩어리 즉 배설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곧바로 실험실로 도마뱀을 옮겨 정밀 관찰했다. 그 결과 복부의 80%가 덩어리 진 배설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확인했다. 클런치는 “도마뱀의 내장은 그 어떤 먹이도 삼킬 수 있는 공간의 거의 없었다. 도마뱀은 스스로 배설물을 내보낼 수 없는 변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도마뱀의 발견 당시 몸무게는 28g. 전문가들이 도마뱀의 복부 내장에서 제거한 대변의 무게는 무려 22g이었다. 몸무게의 78.5%를 배설물이 차지하고 있던 셈이다. 몸 속에 배설물을 가장 많이 ‘품고’ 다니는 파충류로는 버마왕뱀이 꼽히는데, 이런 버마왕뱀도 몸무게의 최대 13%만이 대변일 뿐이다. 함께 분석을 진행한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 파충류 부서의 에드워드 스탠리 박사 등 전문가들은 “엄청난 양의 곤충과 기름기, 그리고 모래가 모여 대변 덩어리로 응고된 상태였다”면서 “아마도 근처 피자집에서 흘러나오는 기름과 기름기가 섞인 모래 및 다른 곤충을 주로 섭취해서 이 정도의 변비가 생긴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이번에 발견된 것은 북부말린꼬리도마뱀(northern curly-tailed lizard) 종으로, 모든 동물을 통틀어 살아있는 동물 중 체중 대비 대변 비율이 가장 높은 동물로 기록될 것”이라며 "검사를 진행할 때 대변으로 가득 찬 배가 터지진 않을까 매우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비 걸린 도마뱀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분석을 모두 마친 뒤 해당 도마뱀을 안락사 시켰다. 장기 대부분이 대변으로 가득 차 상당한 통증이 예상될뿐만 아니라, 소화기능도 거의 망가져 먹이 섭취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양서·파충류학회(SSAR) 전문지 ‘파충류학 리뷰’(Herpetological Review)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장서 불법 장기 적출…780만원에 콩팥 판 中남성 증언 공개

    공장서 불법 장기 적출…780만원에 콩팥 판 中남성 증언 공개

    중국 허베이성에서 불법 장기 밀매를 일삼던 조직이 적발됐다. 이 조직은 인터넷과 메신저 등을 이용해 대상자를 모집한 뒤, 인근 버려진 공장에서 신장을 적출해 비밀리에 팔아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신징바오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된 이 조직은 공여자 모집책과 접선책 뿐만 아니라 직접 시술에 가담하는 의사와 간호사, 마취 전문가 및 적출한 장기를 빠르고 안전하게 운반하는 운반책 등으로 분업화 하는 조직력을 갖추고 있었다. 불법 장기밀매 조직에 신장을 팔았다는 쓰촨성 출신의 리(23) 씨는 지난해 11월 메신저를 통해 조직과 연락이 닿은 뒤 우한시로 향했다. 우한역 인근의 숙소에서 밀매 조직 업자를 만난 그는 산둥성 지난시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복부 초음파 촬영 등의 검사를 받았다. 이후에야 자신의 신장을 사기로 한 22세 남성을 만났고, 두 사람은 눈이 가려진 채 한 야산에 있는 허름한 폐 공장으로 들어갔다. 현장에는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이 불법 장기적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리 씨와 수여자는 나란히 침대에 누워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끝난 후 두 사람 모두 복부 출혈이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회복할 틈도 없이 다시 산둥성 지난시의 한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7일간 회복기간을 거친 뒤 병원을 나설 때, 리 씨는 그제야 자신의 신장 하나를 판 대가인 4만 5000위안, 한화로 약 780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허름한 공장에서 불법으로 적출 수술을 한 사람은 산둥성의 한 병원에 소속된 의사 2명과 마취 전문가, 간호사다. 정식으로 의사와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들이 장기밀매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사회는 더욱 큰 충격에 휩싸였다. 문제의 장기밀매조직이 지난해 9~11월까지 3개월 간 시행한 불법 장기적출은 9건 정도로 파악됐다. 신장이 필요한 사람에게 50~60만 위안(약 8520만~1억 340만 원)을 받고, 여기서 중개업자들에게 최대 2만 위안(약 335만원)을 시술 의사에게는 5만 위안(약 862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자에게 신장을 판 리 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중고차 매매업체에서 일하다가 중고차를 판 돈을 떼이면서 급하게 돈이 필요했다”면서 “신장을 판 대가로 급한 돈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지만, 수술 이후 밤을 새거나 심한 운동은 할 수 없게 됐다. 여전히 통증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징바오에 따르면 최근 현지 법원은 밀매조직의 총관리자 및 의사, 모집책 등 14명에게 각각 4~7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 하이펙 수술로 대장암 환자 5년 생존율 79%로 높여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 하이펙 수술로 대장암 환자 5년 생존율 79%로 높여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분당차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치료 받은 전체 환자를 분석한 결과 5년 평균생존율이 79%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인 75%를 상회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대장암 1기 96%, 2기 92%로 10명중 9명 이상이 장기 생존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림프절 전이가 있는 3기암의 경우에도 5년 생존률이 75%에 달한다. 치료가 어려운 4기암 환자들에게도 적극적인 다학제 진료를 통해 표적항암제 치료, 전이절제수술 등을 시행해 25.6%로 생존율을 향상시켜 국가 평균 4기 15%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학제 진료를 통해 매년 복막전이가 있는 4기 대장암 환자 20여명에게 하이펙 치료를 통해 치명적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생존하고 있다. 하이펙 수술은 4기 복막전이 대장암 환자들에게 5년 생존율을 30%까지 높이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종양 제거 수술을 포함해 수술시간이 10시간 이상으로 길고, 과정이 힘들어 환자의 체력과 건강상태, 복막 전이의 진행 정도 등을 상세히 살펴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은 복막 전이 땐 완치 확률이 매우 희박하고, 항암제 내성이라도 생기면 급속하게 암이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다학제 진료를 통해 여러 가능성을 면밀히 판단하고,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과 김우람 교수는 “최근 중증 암 환자들을 위한 신약들이 속속 개발하고 있으며, 수술도 하이펙과 같은 고도의 수술로 예전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들도 장기 생존하는 사례들이 상당히 많아졌음을 체감하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모(52.남)씨는 2016년 7월 복부 통증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내원해 결장암을 진단받았다. 암 병기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검사에서 구불결장암이 방광에 침범되어 있었고, 여러 군데의 간 전이와 폐전이도 발견되었다. 일반적인 치료로는 완치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서씨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대장암 암환자들이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사례들을 보고 분당차병원을 찾았다. 서씨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복강경으로 저위전방절제술과 부분 방광절제술, 장루 조성술을 받고 6개월 간 표적 항암치료를 받았다. 항암치료 후 전이가 많이 줄어들어 간전이, 폐전이 제거 수술과 장루 복원술을 동시에 받은 후 추가 항암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현재까지 재발없이 추적 검사로 경과를 살피며 건강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대장암 다학제 진료팀은 2015년 다학제 진료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해 국소 진행성 직장암 및 간, 폐, 복막 등에 전이가 있는 대장암 등 타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진단받은 난치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매년 200례 이상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대장암 다학제 진료는 외과(김종우, 김우람, 최성훈, 강인천, 이성환 교수), 혈액종양내과(김찬 교수), 방사선종양학과(장세경 교수), 소화기내과(김덕환, 유준환, 김지현 교수), 흉부외과 (정희석 교수), 영상의학과(김대중 교수) 등 6개과 전문의로 구성된 진료팀이 한 자리에 모여 치료법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재발암이나 전이암과 같은 중증암의 경우 의사 한 명이 전체적인 치료 계획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기에, 외과, 혈액종양내과 등의 암 전문가가 논의해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함이다. 여러 의료진이 한 팀으로서 환자의 병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들이 암의 치료 과정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즉석에서 해소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김찬 교수는 “중증 암일수록 치료도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여러 진료과 의사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다 보면 의사 한 명이 혼자 결정하고 판단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치료법이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다학제 진료를 통해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좋은 치료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한국 시민단체들이 언론에 공개한 중국 원양어선의 인도네시아인 선원 착취·시신 수장(水葬) 사건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뒤늦게 격앙된 반응을 낳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이 나라 매체들은 환경운동연합과 공익법센터 어필이 공개한 사건 전말을 앞다퉈 보도했다. CNN 인도네시아는 ‘한국 언론, 중국 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노동 착취 보도’, 콤파스TV는 ‘잔인하다! 중국 어선서 착취당하는 인도네시아 선원’, 비바뉴스는 ‘비극적! 인도네시아 선원 시신을 바다에 버린 중국 어선’ 등의 제목으로 소식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누리꾼들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트위터에 관련 뉴스를 댓글로 올리고 “코로나 사태도 중요하지만,중국 원양어선의 우리 근로자가 착취를 당했다. 이들이 여전히 부산에 있다고 하니 빨리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베이징 주재 대사관을 통해 이번 사건의 해명을 중국 당국에 요구했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외교부는 다른 선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제 해사 관행에 따른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며 “추가 해명을 요구하기 위해 중국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우리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 물을 수 있겠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이들 배에 오른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해서 13개월 동안 한번도 뭍을 밟아보지도 않고 바다 위에서 조업을 하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내려줬기 때문에 우리도 도의적 책임이 없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은 전날에야 보도자료를 배포해 어필 소속 김종철 변호사가 지난달 19일 부산항에 입항한 중국 다롄 오션피싱 소속 어선 롱싱 629호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선원 27명 가운데 일부와 인터뷰를 해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받았다. 1년간 일하고도 우리 돈 약 15만원의 임금을 받는 등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중국 선원들로부터 폭행도 당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인 선원 세프리(24)가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지난해 12월 21일 숨진 뒤 바다에 수장됐다. 남태평양 사모아 부근이었는데 45일 전부터 몸이 붓고 호흡 곤란과 심장 통증이 느껴진다며 병원에 데려다줄 것을 요구했지만 선장은 거절했고 결국 숨졌다. 롱싱 629호에서 롱싱 802호로 옮겨 탄 알파타(19)도 세프리와 거의 같은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엿새 뒤 숨을 거뒀다. 아리(24)도 티엔우 8호로 이동한 뒤 두 선원과 같은 증상으로 17일 간 고통받다 세상을 등졌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사망한 날 사체에 닻을 달아 바다에 수장시켰다며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선사의 배를 타고 부산에 하선한 펜디(21)도 코로나19 격리 중이던 지난달 26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다. 부산의료원에서 사후 검사를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두 네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바다에 시신을 수장하는 행위가 끔찍하고 잔인하긴 하지만 국제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손 변호사는 시신을 냉동 보관하거나 가까운 뭍이나 섬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수장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익법센터 어필이 확보한 선원들의 계약서에 따르면 “외지에서 마주하는 리스크와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은 모두 본인이 책임지며, 본인이 사망했을 경우 선박에 가까운 지역에서 사체를 화장해 인도네시아 본국으로 보내지는 것에 동의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또 “선원이 해야 할 일과 관계없이 선장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는 조항도 있다. 무조건적 복종을 계약한 선원들은 선원들의 구타와 상어 조업 등 불법어업에 가담해야 했다. 중국 선원들은 생수를 마시고 인도네시아인들은 바닷물을 걸러 마시게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런데 선원과 중계업체 간 계약서는 홍콩,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가 사용돼 있고, 선원과 선주 간 체결되는 계약서엔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사용대 선원이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계약을 강요하고 있었다. 또 중국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과 인도네시아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 일부가 다른 것도 확인됐다. 롱싱 629호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들은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게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들은 “바다에 있는 13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육지를 밟아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참치 잡이를 허가받고 상어를 낚아 샥스핀 요리에 쓰일 꼬리만 자르고 다시 바다에 나머지를 던져버리는 잔인한 불법 조업도 일삼았다고 선원들은 관련 증거로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EJF) 등 시민단체는 한 목소리로 “마지막 사망자를 부검해 억울하게 죽은 4명의 사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상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선원이 있으나 모두 수장돼 사인규명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피해자들이 한국에 있을 때 보편관할권 원칙(형법 제296조 2항)을 적용해 수사하고, 억울하게 사망한 선원들을 위해 인터폴 국제수사 공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변호사는 이미 중국 어선은 자국으로 떠나버렸고 인도네시아 선원들도 코로나19 격리 기간이 다 돼 이날 출국할 예정이라며 이 사건이 흐지부지되고 말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야구 개막 D-1’ 엔트리 277명 발표…선발투수는?

    ‘프로야구 개막 D-1’ 엔트리 277명 발표…선발투수는?

    KBO는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개막 엔트리를 발표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등록한 선수는 총 277명이다. 올해 KBO리그는 팀별 엔트리 등록 최대 인원을 27명에서 28명으로 늘렸다. LG 트윈스(26명)와 삼성 라이온즈(27명)를 제외한 8개 구단이 엔트리 28명을 채웠다. 외국인 선수 총 30명 중 5명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LG는 외국인 투수 2명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를 모두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두 선수는 스프링캠프 종료 후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하다가, 3월 말에 귀국해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애드리안 샘슨은 병세가 깊어진 아버지를 보고자 특별 휴가를 받아 미국으로 떠났고, 채드벨(한화 이글스)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 중이다. KIA 타이거즈 투수 에런 브룩스는 일단 개막전 엔트리에는 빠진 뒤, 등판 일정에 맞춰 1군에 등록할 예정이다. 올 시즌 입단한 신인선수는 중엔 6명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안권수, SK 와이번스 외야수 최지훈, LG 트윈스 투수 이민호와 김윤식, kt wiz 포수 강현우, 삼성 내야수 김지찬 등이다. ‘국외 유턴파’ LG 내야수 손호영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2차 드래프트 혹은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근우(LG), 채태인·윤석민(SK) 등 베테랑들도 무난하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1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왼손 등을 다친 LG 외야수 이형종은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해 11월 깜짝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된 투수 장시환(한화)과 포수 지성준(롯데)은 희비가 엇갈렸다. 한화 선발진에 포함된 장시환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갔지만, 지성준은 빠졌다. 개막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 중 투수는 118명으로 전체의 42.6%를 차지했다. 각 구단은 내야수 78명(28.2%), 외야수 58명(20.9%), 포수 23명(8.3%) 순으로 개막 엔트리를 채웠다. 한편 5월 5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개막전에는 한화 서폴드, SK 킹엄, 롯데 스트레일리, KT 데스파이네, NC 루친스키, 삼성 백정현, 두산 알칸타라, LG 차우찬, 키움 브리검, KIA 양현종이 선발 투수로 나선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남시의료원 6일부터 정상 운영

    성남시의료원 6일부터 정상 운영

    성남시의료원은 오는 6일부터 21개 진료과목 수술과 입원, 건강검진 등 정상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의료원은 애초 지난 3월 17일 정식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2월 23일 코로나19 국가전담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개원을 연기한 채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입원 병실을 사용 중이다. 진료과목은 7개 세부 진료과가 있는 내과를 포함해 외과, 흉부외과, 신경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비뇨의학과, 안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마취통증의학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치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등 21개이다. 또한 응급의료센터, 재활치료센터, 건강검진센터, 진료지원협력센터 등 4개 센터를 정상 운영한다.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코로나19 환자와 일반 환자 간의 동선을 분리 운영하는 등 방역 활동에도 주력할 방침이며 선별진료소 운영도 지속한다 이중의 원장은 “코로나 환자 치료와 더불어 성남시민들에게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철저한 방역 활동에도 전념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성남시의료원은 지난 2월 23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으며, 4월 1일부터는 15개 외래 진료와 응급의료센터 등 제한적으로 운영한 바 있다. 2월 27일 첫 확진 환자를 시작으로 5월 4일 현재 총 147명을 입원치료 하였으며, 이 중 133명이 퇴원하고 현재 14명이 입원 중인 상황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문용휴 순천시 문화관광국장, 건강 서적 펴내 화제

    문용휴 순천시 문화관광국장, 건강 서적 펴내 화제

    순천시청 문화관광국장이 건강 서적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은이는 올해 말 정년퇴직을 앞둔 문용휴(60) 서기관. 그가 펴낸 ‘건강한 100세 인생, 문국장 따라하기’ 40~50년간 요통, 당뇨,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드나드는 허약한 몸이었으나 약을 끊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까지의 체험수기를 담고있다. 국내외 200여명의 음식, 운동 등 관련 전문가들의 건강이론도 소개하고 있다. 240쪽 분량이다 문 국장은 심한 요통으로 20대부터 양말을 신지 못해 아내가 항상 신겨 주었다고 한다. 간헐적인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여러 군데 다녔어도 원인을 발견하지 못해 자살충동을 일으킨 경우도 여러 차례였다. 특히 당뇨병 진단을 받고 2년간 약을 먹었으나 혈당수치가 올라간데 대해 의문을 갖고 만성질환의 원인과 극복방법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 국장은 현재 건강한 몸을 갖게 되기까지의 체험 사례와 함께 올바른 식사와 근력운동의 필요성을 주변에 전파하고 있다. 헬스장에서 시청 동료와 지인을 대상으로 3개월 과정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벌써 3년 6개월이 흘러 제자가 100명이 넘는다. 책은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신체노화의 원인과 건강 비결, 언제 어떻게 무엇을 먹을 것인가, 걷기운동과 근력운동의 중요성, 회원 20여명의 체험수기 등이 수록돼 있다. 순천시가 운영하는 체력인증 센터에서 지난해부터 고혈압, 당뇨 극복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괄목할 만한 신체변화의 성과도 들어있다. 체험수기 편도 눈길을 끈다. 회원 박상영(63) 씨는 4개월만에 근육을 증가시키면서 지방을 11㎏ 뺐고, 순천만국가정원운영과 신소연(29) 주무관은 고3 부터 12년간 알레르기 증세로 고생을 했는데 동호회에서 식단을 지도받고 3주만에 증상이 없어졌다고 했다. 기획예산실 방수진(50) 팀장은 30년간 어깨와 목 사이에 위치한 승모근 통증이 심했으나 매주 3회 근력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갖게 돼 제집처럼 드나들던 병원을 끊었다고 밝혔다. 문 국장은 “고혈압, 당뇨, 암, 치매 등 만성질환은 약 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전문가들은 노후에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며 “반드시 음식과 운동을 통해 점진적으로 약을 줄여나가고, 궁극적으로 약을 먹지 않아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살아남은 고통 12년째… 바뀐 것 없는 현실에 이가 갈립니다”

    “살아남은 고통 12년째… 바뀐 것 없는 현실에 이가 갈립니다”

    “12년 동안 달라진 게 하나도 없더군요. 남편과 제가 일하던 냉동창고와 작업 환경까지 똑같았어요. 보는 순간 너무 화가 나 치가 떨리고 이가 갈리더군요.” 임춘월(57)씨는 2008년 1월 7일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의 생존자다. 임씨는 지난달 29일 이천 물류센터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눈물을 쏟고 말았다. 12년 전 화재에서 그는 얼굴과 몸의 절반에 3도 화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새살 돋는 부위를 가라앉히려 얼굴에 썼던 압박 복면(가먼트)은 3년 만에 벗었지만 몸과 마음은 여전히 흉터투성이다. 임씨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악몽 같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중국 지린성에 살던 임씨는 2000년 4월 동갑내기인 남편 이성복씨를 따라 한국에 건너왔다. 임씨 부부는 경남 밀양, 울산 등 전국 공사장을 돌며 일했다. 사고가 났던 그날 임씨는 남편의 우레탄폼 발포 작업을 옆에서 돕고 있었다. 누군가 “불이야”라고 소리치자 남편은 다른 동료들을 구해야 한다며 임씨를 먼저 밖으로 내보냈다. 천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번졌고 폭발음이 들렸다. 임씨는 뒤통수를 몽둥이로 때리는 듯한 통증에 쓰러졌다. 불길에 눈을 뜨기 어려웠지만 가까스로 열기 속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남편 이씨는 창고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 임씨는 남편의 죽음을 사고 후 석 달 뒤에야 알았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화상 치료를 이겨 내야 하는 임씨를 걱정한 가족들의 배려였다.다정했던 남편을 잃은 슬픔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절망감이 임씨를 짓눌렀다.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임씨는 “글을 몰라 의사 선생님이 불러 주는 질문을 듣고 답을 했더니 99점이 나왔다. 심각한 우울증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뒤로 꼬박꼬박 심리 치료에 나갔고, 한글을 배워 귀화했다. 몸에 난 상처도 임씨를 괴롭혔다. 얼굴과 등, 엉덩이에 화상을 입은 임씨는 10여년간 크고 작은 수술을 35차례 받았다. 오랫동안 가먼트를 착용한 탓에 치아가 다 틀어졌고 피부 곳곳은 수시로 가렵다. 잠을 자는 새 긁어 피딱지가 앉기도 여러 번이다. 임씨는 “화재 사고와 화상은 평생 고통받는 끝이 없는 병”이라고 했다. 그는 “솔직히 죽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는 게 싫어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걷다가 앞을 못 보고 넘어지기 일쑤였다”며 “왜 이렇게 살아남아 설움을 당해야 하나 수백 번 되물었다”고 말했다. 불이 난 냉동창고 운영회사인 코리아2000은 사고 후 1년 동안 치료비를 내주다가 사정이 어려워졌다며 지원을 끊었다. 임씨는 “회사가 원망스러웠지만 너무 지치고 싸울 의지도 없었다”면서 “몇 년씩 소송할 엄두도 안 났다”고 말했다. 임씨는 산업재해로 장해 7등급을 받았다. 수술비 지원을 받긴 했지만 35번에 걸친 수술을 할 때마다 적게는 6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의 비급여 부담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2017년부터는 산재치료마저 끊겼다. 화상 때문에 민간 보험회사는 임씨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번번이 거절했다. 임씨는 화상 관리에 필수인 보습제도 제일 저렴한 알로에젤을 쓰고 있다. 돈 부담 때문이다. 화상으로 생긴 귓불의 구멍을 줄이는 수술을 또 받아야 하는데 임씨는 차일피일 수술을 미룬다. 그는 “돈만 있으면 아무 때나 병원에 가겠지만 병원비가 많이 들까 봐 못 간다”고 했다. 임씨는 2년 전 결혼한 아들 부부를 따라 올해 초 제주로 내려와 손주를 돌보며 지내는 중이다. 일을 다시 하고 싶지만 얼굴 흉터를 보곤 일감을 주는 곳이 없었다. “큰 욕심 없이 여생을 보내려 한다”는 임씨는 “이번 같은 사고가 다시 반복되는 일만은 없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씨는 “공사판에서 일하면 하루하루 먹고살기 급하고 온몸이 땀범벅인데 안전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며 “작업의 위험성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회사가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지고 챙겨 줘야 한다”면서 “정부도 관리 감독을 더 강력하게 해서 재발을 막아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씨는 이번 이천 사고의 생존자와 가족들,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그는 “남편이나 자식을 잃은 분들을 생각하면 비통하고 괜스레 내가 미안하다. 희생자 가족들이 서로 보듬고 의지했으면 좋겠다”면서 “다친 분들을 응원한다. 희망을 잃지 않고 꾸준히 치료받으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환자 두고 떠나가는 패잔병, 할 수 있는 게 기도뿐입니다”

    “환자 두고 떠나가는 패잔병, 할 수 있는 게 기도뿐입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치료·격리할 목적으로 지난달 1일 개소한 14개 생활치료센터가 30일 모두 해산한다. 경증 환자 3025명이 입소해 2957명(완치율 97%)이 퇴소했으며 의료진 등 누적 관리자가 1611명에 이른다. 전국에서 가장 처음 문을 연 대구 중앙교육연수원 생활치료센터도 이날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이곳에서 60일간 간호조무사로 봉사한 유동훈(39)씨는 29일 서울신문에 편지를 보냈다. 지난달 10일에 이은 두 번째 편지에서 그는 자신을 ‘패잔병’이라 표현했다.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가는 환자들이 마음에 걸려서다. 그는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음을 못내 아쉬워했다.대구는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3월 1일부터 일했으니 이제 60일째입니다. 고민하지 않고 이곳에 지원했지만, 의료진 감염 소식에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입니다. 개소 직후 들어오던 수많은 구급차 행렬은 잊지 못할 겁니다. 대구에 오기 전엔 환자들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외딴곳에 내려와 환자들이 먹는 도시락을 먹으며 같은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오랜 격리 생활에 지친 환자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고립감과 불안감 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렇게 함께 고생한 환자들이 완치돼 의료진에게 감사 편지를 남기고 떠날 때 위안과 기쁨을 받았습니다. 환자 증상은 다양했습니다. 오랜 격리 생활로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기저질환자분들은 긴장하고 더 살펴야 했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통증이 있으면 항상 방호복을 입고 달려갔던 기억이 납니다.잊지 못할 환자가 많습니다. 코로나 환자 이송 업무를 하다가 감염돼 입소한 구급대원이 있었습니다. 항상 표정이 밝아 보는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요양병원 간병사도 있었습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확진돼 오신 분들을 보면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치료 후 사회로 복귀해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고용불안 문제 때문입니다. 2년간 공무원 준비했던 한 남성은 코로나19로 일주일 정도 다닌 회사에서 해고됐습니다. 실업급여 대상도 아니어서 살길이 막막하다고 합니다. 진심으로 위로했지만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돌아갈 직장이 있는 분들도 회사에서 낙인찍혔다며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대구의 누적 완치자가 6000명대에 이릅니다. 다른 생활치료센터들은 속속 문을 닫았습니다. 다른 센터가 문 닫을 때마다 제가 있는 센터로 환자가 몰렸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이곳의 현실이 달라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점차 고립돼 낙오된 보병과 같았습니다.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한 수많은 의료진이 겪었을 정신적인 고통에 공감합니다. 이곳도 이제 해산합니다. 적은 숫자이지만 아직도 병이 낫지 않은 분들이 있습니다. 고생하신 분들을 집으로 보내 드리지 못하고 저는 패잔병처럼 서울로 돌아갑니다. 이제는 기도밖에 해줄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외딴 이곳까지 기부 물품을 보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불편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꼭 지켜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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