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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해리의 色色남녀] 아연살색

    얼마 전 일본에서 살던 친구가 13년의 타국살이를 접고 귀국하였다. 그리고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몇 년 만에 보는 그의 얼굴은 까칠하고 지쳐 보였다. 그야말로 오갈 데 없는 중년남자의 모습이었다. 그가 동네 주민이 되면서 친한 지인들은 결속력을 다지는 듯 자주 모였다. 며칠 전 우리는 드디어 그에게 ‘원기부족과 아연증후군’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는 식사나 음주를 할 때마다 아연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타령하였다. 자기와 친한 일본남자가 늘 하는 말이 피로회복에는 아연 섭취가 중요하다고 일러주었다는 것이다. 아연(Zn)은 정력강화의 3대 영양소(비타민 E, 비타민 A, 아연) 중 하나로 우리 몸에서는 합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할 필수 미네랄이라고 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세포성장과 상처치유, 피부의 유지 재생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건강한 시력유지에도 중요하고 최근에는 아토피 치료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미국, 일본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요즈음 남성들의 정력이 위협받고 피부질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아연의 부족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자연환경의 악화와 환경호르몬, 고칼로리의 식사, 식품첨가물, 스트레스의 가중 등이 아연부족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은 아연흡수를 어렵게 하는 것이 많다고 한다. 내 주변에서도 라면과 과자, 빵을 좋아하는 여자 치고 피부 좋은 사람은 보지 못했다. 여자는 피부만 좋아도 미인 조건에 50%는 점수를 딴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아연이 부족하면 피부는 건성으로 칙칙해지며 피부염의 원인이 된다고 하니 건강과 성적 매력을 위해서는 음식을 가려먹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일본은 토양이 화산재가 많아 아연이 적고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토양의 미네랄이 쉽게 유실되기 때문에 아연 섭취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흔히 정력에 좋다는 식품에는 아연이 많이 있다고 한다. 굴을 비롯하여 연어, 생선, 붉은 쇠고기와 콩류, 땅콩, 호두, 호박씨 등의 견과류와 새우, 게 등 갑각류가 이에 속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음식이 보약(食藥同源)이라는 이론을 신봉하는 편이다. 제철에 나는 음식을 골고루 먹고 꽁치통조림 대신 꽁치를 사다 구어 먹고 햄을 먹느니 돼지고기를 사서 김치에 지져 먹자는 주의다. 또한 비싼 화장품을 바르는 것보다 영양가 있게 잘 먹고 성질 다스리며 사는 길이 피부건강에 좋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성격 별난 여자가 피부 곱기도 쉽지 않다. 정력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남자가 성격은 있는 대로 꼬였으면서 정력에 좋다면 눈이 벌게 져서 보신탕과 비아그라 복용한다고 몸이 ‘뽀빠이’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성격이 꼬이면 오장육부가 다 편편치가 않은데 소화가 잘될 턱이 없고 기(氣)가 잘 통하지 않고 막히는데 유독 특정 부위(?)만 기운이 넘칠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남자들이 정력강장제에 용쓰는 대신 천연식품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력을 키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5)통영의 해양문화와 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5)통영의 해양문화와 굴

    국방, 예술, 수산, 관광, 생태. 이 복잡하고 동거가 불가능해 보이는 항목들이 한 동네에 밀집된 곳을 한 곳만 들라면 나는 주저없이 남해안 통영을 꼽겠다. 무언가 하나쯤이 돋보이는 바닷가는 많지만, 통영같이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곳이 또 있을까. 이름하여 ‘조선의 나폴리’. 섬과 섬이 꼬리를 문 한려수도의 미려한 절경이 펼쳐진 가운데 하얀 집들이 초록빛 바다색과 어우러지고, 비구름이 섬 봉우리를 감싸도는 풍광은 가히 ‘조선의 나폴리’란 별칭이 어울릴 만하다. 솔직히 말한다면 ‘이탈리아의 통영’이란 표현이 오히려 걸맞을 것 같기도 한 곳. ●군사와 예술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 그래선지 예술가들이 유난히 많이 배출된 곳이기도 하다. 윤이상 김상옥 박경리 유치환. 그들의 고향도 통영이다. 임진왜란의 엄혹했던 시절,‘지고도 이긴 그 전쟁’을 상징하는 세병관이 있는 곳인가 하면, 코 앞에 한산도가 있어 당대의 피어린 해전을 돌이켜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다 보니 승전무 같은 ‘국방예술’을 비롯, 나전칠기, 통영갓, 소목, 두석 같은 수공업이 발달했다.1604년 통제영이 이곳으로 옮겨 오면서 육방이 설치돼 군수품·관수품·민수품 등 다양한 수공예품이 생산되었다. 통영오광대, 남해안별신굿 같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가 가장 많이 밀집된 곳 또한 통영이다. 군사와 예술이라는, 언뜻 서로 조화될 것 같지 않은 양자가 절묘하게 결합해 예부터 예향의 본거지로 꼽혔다.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도 기실 어부 김천손의 첩보에 힘입은 것이었다. 숱하게 왜구에 시달려 온 이곳 어부들은 평소에는 고기를 잡지만 유사시에는 전선에 배치돼 그들을 물리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순신의 전략가적 자질을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그 바탕에 어부들의 숨은 공로가 있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통영 사람들은 배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방이 바다인 곳에서 살아 바다생활에 체화되었기 때문이다. 태평양 팔라우제도의 원주민들을 보면 그들이 천부적인 뱃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작은 배로 망망대해를 용하게도 떠다닌다. 자잘한 다도해의 섬 사이를 누비면서 거칠 것 없이 달리고, 맘 먹은 곳에 닻을 내리고, 정확하게 낚시를 던진다. 해저 지형은 물론이고 조류, 어종, 바람, 암초 등 선대에게 배우고 스스로 체득한 온갖 바다정보를 유전인자처럼 내장하고 바다삶을 살아가고 있다. 통영사람들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 바다를 마당 삼아 살아온 덕분에 왜병을 물리치는 든든한 파수 역할을 해낼 수 있었으리라. 이순신이 새삼 강조되는 시대에, 그 이순신을 가능하게 한 인적 토대로서 바다사람들의 삶을 한번쯤 진지하게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왜란 때 통신수단으로 사용… ‘충무 방패연’ 통영의 삼덕포구, 한산도, 사량도, 견내량, 적덕, 착량, 걸망포 등은 당시 승첩의 현장이거나 함대의 병참·기항지로 제 역할을 다한 곳들이다. 전쟁이 끝나면서 지금의 통영땅 전신인 두룡포에 경상·전라·충청도 3도의 수군을 관장하는 삼도수군통제영이 옮겨오게 된다. 두룡포기사비문에 ‘서쪽으로는 판데목에 의지하고 동으로는 견내량을 끌고 있으며, 남으로는 큰바다와 통하고 북으로는 육지와 이어져 있어 깊어도 구석지지 않고 얕아도 드러나지 않아 진실로 수륙의 형세가 국방의 요충’이라 하였다. 말하자면 임진왜란이란 미증유의 전란을 겪으면서 국가적으로 건설된 계획적인 군사도시가 곧 통영이니, 그로부터 일제에 의해 통제영이 철폐될 때까지 300여년간 지속되면서 독특한 해양문화를 형성해 온 셈이다. 돌이켜 보면 ‘상처입은 용’ 윤이상 선생이 애타게 보고싶어 하던 고향도 바로 통영의 푸른 바다였다. 그는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에서도 ‘보고 싶은 고향땅 쪽빛 바다’를 애달프게 증언하지 않았던가. 그는 아마 꿈 속에서 훨훨 날아오르는 유명한 ‘충무 방패연’을 상상했을 것이다. 내륙지방에서 만든 한지 반장짜리 연과 달리 바람이 센 바닷가 통영의 연은 대문짝만 하게 만들었다. 임진왜란 때 통신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유서깊은 그 연 아닌가. 그 연에 날지 못한 윤이상 선생의 비원이 서려 있는 듯하다. ‘통영문화의 지킴이’ 김세윤 문화원장은 “윤이상 선생이 통영에서 살 적만 해도 국악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며 통영의 문화적 환경을 설명한다. 그의 음악에서 한국적 정서를 읽을 수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고향 바닷가에서 싹 틔우고, 배불린 것이리라. 그는 “통영이 예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통제영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활발한 수산업에 기반한 물적 토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향’ 만들어낸 또 다른 공신, 굴 옳은 말이다. 수많은 통영의 예술인이 외국 유학을 떠날 수 있는 배경에는 수산업으로 형성된 진취적 기질과 풍요가 바탕이 된 셈이다. 이렇듯 통영의 역사와 문화라는 것도 모두 어업에 종사하며 삶을 일궈 온 통영 사람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배태한 것 아니겠는가. 그들이 전통시대의 뛰어난 해군이자 노련한 어민들이었다는 사실이 곧 이곳의 역사이자 문화인 셈이다. 오늘날의 통영 어업을 이해하려면 통영항에 위치한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이란 다소 긴 이름의 조합을 찾아가야 한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굴의 80%가 이 조합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굴이 없다면 통영경제도 사실상 ‘끝’이며, 도시의 소비자들도 굴 대신 금을 먹는 게 더 쉬울지도 모른다. 굴껍데기를 까는 여성 노동력, 굴 양식에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고 판매하는 이들, 굴을 조리해 파는 음식점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무려 4만여명이 굴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다. 그만큼 굴은 통영 경제에 절대적이다. 20대에 굴조합에 뛰어들어 30년이 넘는 세월을 오로지 굴 하나에 바친 이 조합 이종훈 전무를 만났다. 그에 따르면 굴은 바위에 붙어사는 바위굴, 그리고 줄에 매달아서 물 속에 드리워 키우는 수하식 굴로 나누는데, 바위굴은 전체 생산량의 10%도 안 된다.90%의 굴이 수하식이다. 그런데 그 수하식을 사람들은 ‘양식’이라고 ‘오해’한다. 굴은 엄밀하게 말해 양식이 없다. 긴 줄에 수직으로 매달아 키워낼 뿐 인공 먹이를 주거나 하는 따위의 양식과는 전혀 다르다. 굴은 양식어류와 달리 제공하는 사료가 아닌 자연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다는 아주 간단한 상식을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 한국인의 수산물 선호도는 높아가지만, 정작 수산물 이해도는 아직 낮다. 굴에 대해서도 엄청난 오해를 갖고 있지 않은가. 이곳에서도 처음에는 일본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맹종죽을 이용한 뗏목식 시설을 도입했다. 그러나 비싼 대나무값 때문에 물 속에 줄을 드리워 굴을 매다는 연승로프식인 수하식을 개발했다. 한국 굴의 대부분이 자라는 통영, 거제, 고성, 여수 바닷가에 둥둥 떠있는 긴 줄과 부표들이 바로 수하식 굴밭의 표지판이다.“수하식은 바다면적을 늘리는 일대 전환으로,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싸게 좋은 굴을 섭취할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수하식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FDA도 인정한 통영의 굴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바위에 붙은 작은 굴, 즉 석화를 선호한다. 반면에 알이 큰 수하식 굴은 상대적으로 낮게 친다. 바위굴은 썰물 때 성장을 멈추는 반면 수하식굴은 항상 물 속에 잠겨 있어 물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한다. 이런 이치를 아는 외국에서는 그래서 우리와 달리 수하식 굴을 더 위로 친다. 실제로 미국 FDA는 매년 조사관을 파견해 통영, 고성, 여수, 고흥, 거제 일대의 굴밭을 샅샅이 조사한다. 미국은 물론 EU 및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수입식품으로 인한 자국민의 공중보건상의 위해를 차단하기 위해 자국으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하여 수출국이 그 위생상태를 보장하여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이렇게 현지조사를 벌이고 있으니, 그들의 검증이 곧 상품의 보증이기도 하다. FDA는 고흥, 여수, 남해, 통영, 거제, 고성 등의 남해안 일대를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으로 설정, 엄정한 검사기준을 적용해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 말하자면, 까다로운 선진 외국에서 그 청정성을 인정해 사들이는 굴이 이곳 남해안의 수하식 굴이며, 국내 소비량도 90% 이상을 이곳에서 공급한다. 한려수도가 한국 최고의 청정해역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씨알 작은 자연산 굴이 아무래도 좋다.”는 오해로는 더 이상 우리의 식탁 안전과 소비량, 낮은 가격 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곳에서는 오후 6시면 전국 유일의 굴공판장이 열린다. 저마다 자신들이 생산한 굴을 박스에 담아 낸다. 굴조합 엄철규 과장은 “생산자들의 이름이 모두 등록되며, 같은 굴이라도 실명제로 체크되어 가격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굴이 클수록 비싸다. 이곳에서는 ‘벗굴’이라고 부르는, 크기가 주먹만 한 굴을 접시에 올려놓고 칼로 썰어먹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선호하는 ‘쪼잔한 굴’은 상품으로 치지도 않는다. 알이 꽉 차서 영양가가 오를대로 오른 큰 굴이 그들의 기호에 어울린다고 믿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예전에 먹던 식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국 생산량의 10%에도 못미치는 바위굴을 선호한다. 사실 바위굴 중에는 깨끗한 곳에서 나는 것도 있지만 갯가의 오염된 환경에서 채취되기도 해 식탁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일도 없지 않다. 한국인의 보수성과 과거 집착은 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거기에서 비롯된 온갖 편견과 오해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회는 물론 전, 찜, 튀김, 구이, 국이나 죽, 밥, 젓 등 세기조차 어려운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굴은 그저 날로 먹는 것으로만 아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선호하는 굴은 말린 건굴이며, 미국인들은 통조림문화에 길들여져 면실유로 만든 통조림을 수입해 간다. 반면 우리는 이만큼 다양한 굴음식을 향유하고 있으니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럼에도 우리의 인식은 이렇듯 보수적이다. 술꾼들 해장용으로 선짓국, 콩나물국 등은 알려졌지만 굴국은 아는 사람조차 드물다. ●철마가 새끼치고, 돌계집은 노래하고 통영을 떠나오면서 습관처럼 미륵섬 미륵사를 찾았다. 조계종 초대 종정이었던 효봉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그가 미륵섬에 온 것은 한국전쟁 때. 도솔암에서 도솔선원을 차려 문제(門弟)들을 거느리고 선정(禪定)에 들었다. 아름다운 다도해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아 미래사라는 현판을 걸었으니, 그도 미륵의 당래하생을 염원했던 것일까. 미래사 입구에 세운 효봉 스님 비문에 담긴 화두를 떠올린다.‘천지가 뒤바뀌고, 철마가 새끼치며, 돌계집은 노래하고, 나무장승 춤을 추다.’ 이 뒤집힘의 엄청난 미학까지 통영 바닷가에서 배우고 온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7) 수라상에 진상한 영덕대게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7) 수라상에 진상한 영덕대게

    서울에서 가장 먼 바닷가를 손꼽는다면 영덕도 빠질 수 없는 곳이다. 가까워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먼 길. 이필제가 ‘영해작변’을 통해 조선 후기 변혁운동의 엄중한 파고를 예고했던 곳, 그리고 상놈 출신 신돌석이 의병장으로 나서 신출귀몰 왜군을 무찔렀던 일 등 민중의 역사가 강하게 요동쳤던 옛 예주(禮州)의 땅. 오늘날은 역사의 진실과 무관하게 그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대구·부산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도 차량들이 몰려드는 명소가 되었다. 오로지 영덕대게를 현장에서 먹겠다는 집념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에게는 민망한 소리겠지만 사실 ‘남의 살’처럼 맛있는 것이 있을까. 더군다나 딱딱한 껍질 속에 연한 살을 감추어둔 갑각류는 전반적으로 맛이 특별하다. 게나 바다가재가 고급요리인 까닭은 그럴 만 한 이유가 있다. 명태나 기타 잡어로 만드는 게맛살도 기실 대게맛의 복사판이다. 봄철에 서해안의 꽃게가 진미라면 겨울철 동해안에는 대게가 단연 상석이다. 대게는 울진, 영덕, 포항, 울산 등에서 두루 잡히는데 영덕대게가 브랜드를 선점했다. 흑산도 홍어처럼 수산물에서 브랜드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리라. ●길거리서 파는 붉은 게는 영락없는 홍게 길거리에서 붉은 게를 영덕대게라며 팔고 있다. 영락없이 홍게다. 홍게는 수심 600∼1000m의 동해 심해에서 잡힌다. 껍데기가 두껍고 살이 적어 다리를 뜯어 보면 그야말로 ‘꽝’이다. 이 게는 사계절 잡히며 껍질에서 키토산 등을 채취하는 데 이용된다. 가격은 대게와 비교도 할 수 없다. 그러니 이런 홍게를 대게로 잘못 알고 사먹거나 속여파는 일은 없어야겠다. 홍게가 심해저 생물이라면 대게는 울진의 왕돌짬으로부터 영덕의 무아짬에 이르는 짬(바위)에서 주로 자란다. 약 120m 이하의 바위밭이 동해변에 이어지고 있으며, 무아짬 안쪽은 고운 자갈과 모래밭이다. 영덕대게는 무아짬 안쪽, 즉 강구와 축산 사이의 3마일 근역이 집중적인 서식지다. 덕분에 게의 내장이 펄을 먹고 자라서 검은 빛을 내는 여타 지방의 대게와 달리 푸른빛이 감돈다. 12월부터 5월까지 5개월여를 조업한다고 하지만 집중적인 어획 시기는 2∼3월이다.11월은 산란이 끝나서 살이 빠져 있고 또 탈피를 하기 때문에 맛이 없다. 게들은 매미처럼 생태적으로 허물을 벗기 때문에 한자로 ‘벗을 해’(蟹)라고 쓴다. 풀어 보면 ‘解+蟲’이다. 김려는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서 당대 조선 후기의 속설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이곳 사람들은 큰 게는 천년에 한번 껍질을 벗는다고 말한다.’그러나 김려는 ‘천년에 한번 껍질을 벗는다는 말은 너무 신비롭게 꾸며진 것 같다.’고 정확히 인식하였다. 당시에 영남지방의 어촌에서는 ‘게 껍질로 염전집과 밭의 원두막, 주점의 지붕을 덮었다.’고들 했다. 큰 게가 엄청나게 잡혔다는 증거다. ●큰 게 껍질로 지붕 덮어 대게는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살이 바짝 오르면서 알도 꽉찬다. 봄빛이 무르익어 가는 4월부터는 산란을 위해 모래나 펄로 기어들기 때문에 맛이 덜하고 잡히는 숫자도 준다. 대게잡이는 강구, 축산, 대진 세 포구가 중심이다. 보통 1∼2t, 크다고 해야 5t 미만의 작은 배들로 2∼3인이 조를 짜서 출어한다. 현재 법적으로 9㎝ 이하는 못 잡도록 규제하고 있다. 작은 놈은 잡혀도 무조건 방류해야 한다. 일명 ‘빵게’라 부르는 암컷도 방류하기는 마찬가지다. 폭 70m짜리 그물을 15∼16폭이나 놓으니 1㎞에 이르는 그물이 바다에 드리워진다. 수많은 배들이 저마다 이 정도씩 그물을 놓을 터이니 바다밑은 가히 그물밭이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잡아댄다면 대게의 앞날도 어둡기만 하다. 척당 어림잡아 150여마리씩을 잡는데 9㎝짜리는 6000∼9000원,10㎝짜리는 3만원을 호가한다. 뚜껑 크기가 1~2㎝ 차이가 남에 따라서 값이 천양지차다. 실제로 시식해 보니 맛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작은 놈을 선택하여 싸게 먹는 것도 경제적이겠다는 생각이 든다.3인 기준 9마리를 먹으면 7만∼8만원이 들어가니 웬만한 회값보다 세지만 턱없는 값은 아니니 비싸다고 미리 주눅들 일은 아닌 듯싶다. ●영덕대게 으뜸은 검은빛 띤 박달게 영덕대게의 으뜸은 박달게다. 수심이 조금 깊은 곳에서 약간 검은빛이 도는 딱딱한 박달게가 잡힌다. 오랜 경험을 지닌 어부들은 이구동성으로 박달게야말로 ‘진짜 영덕게’라고들 말한다. 마리당 최소 5만∼6만원은 주어야 먹을 수 있으니 웬만한 용기가 아니면 맛보기 어렵다. 강구로 모든 게들이 집산되면서 어느 결에 영덕대게란 브랜드가 탄생했다. 대게는 관행적으로 영덕의 강구항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산물이 집중화된다. 다른 수산물과 달리 이 자그마한 시장에 수요와 공급의 집중이 이루어진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려 수도권까지 나갈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강구항에서 거래되는 대게가 반드시 영덕에서 잡히는 게만은 아니다. 울진이나 울산에서 잡힌 게도 일단 강구로 들어오면 영덕대게가 된다. 업자들은 단번에 알아내지만 일반인들이 이를 무슨 재주로 구분하랴. 수요가 부족하다 보니 러시아산 킹크랩, 일본산, 북한산 등이 동해의 수족관을 그득 채운다. 북한산이나 일본산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영덕대게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북한산은 전반적으로 박(껍질)이 크다. 동해안 묵호항으로 직접 들어와서 그대로 서울로 직항한다. 서울에서 큰 게를 만나면 십중 팔구 러시아산이거나 북한산일 것이다. 영덕대게는 껍질이 얇고 노란 분홍빛이 돈다. 그래서 단연 다른 게들과 구분된다. 게 껍질에는 아스타산틴이 단백질과 결합되어 있다. 단백질과 아스타산틴의 결합도는 그다지 강하지 않아 섭씨 70도만 가열해도 쉽게 끊어진다. 삶은 게의 색조가 붉게 변하는 것은 이 아스타산틴이 단백질과 분리되면서 본디 자기 색깔을 되찾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게가 인기를 모으면서 대게를 둘러싼 지자체 간의 싸움도 치열하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울진대게를 임금에게 진상한 것으로 방영되자 영덕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대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관광 수입이 영덕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울진에서도 대게가 많이 잡히고, 포항 구룡포는 물론 울산의 정자에서도 다량 포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람들은 영덕대게라고 부르고 있다. 수산물도 브랜드를 선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여기에서도 실감하게 된다. ●차유마을앞 죽도 근역서 많이 잡혀 영덕군은 축산면 경정리의 차유마을을 ‘영덕대게 원조마을’로 지정하고 원조 싸움의 기선을 선점했다. 오랫동안 어촌계장을 해온 김수동씨는 차유마을의 경우 배 한척으로 벌어들이는 연간 어획고가 1억여원에 이른다고 말한다. 출어비를 포함한 제반 경비를 제하면 5∼6개월 동안 5000만∼6000만원을 버는 셈이니 상당한 고수입이다. 봄이 오면 자연산 미역이 출하되므로 그야말로 자본을 별로 들이지 않고 그대로 바다에서 건져서 내다팔면 돈이 되는 일이다. 가을에는 연안 오징어가 대량으로 잡히며, 다시 겨울이 오면 대게잡이에 나선다. 즉 미역, 오징어, 대게가 삼박자로 돌면서 차유 사람들의 생계를 이끄는 것이다. 차유마을에서 바라보자면 축산항 쪽으로 돌출된 죽도가 보인다. 대나무가 빼곡하게 우거진 가파른 섬이다. 죽도같이 연륙된 동해의 섬들이 숱하게 존재함을 볼 때, 동해안에 섬이 없다고 함부로 단언할 일이 아니다. 죽도 주변으로부터 차유마을 근역까지는 같은 영덕에서도 대게의 으뜸 서식지. 그래서 죽도에서 비롯됐다는 의미에서 대게(竹蟹)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그런데 김려는 대게의 붉은빛을 보고 조선 후기에 이를 자해(紫蟹)라고 이름 붙였다며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대게의 껍질 속에는 능히 7∼8말이 들어간다. 게의 넓적다리와 집게발은 살지고 맛이 좋아 이곳 사람들은 포를 만들어 먹는다. 색깔이 선홍빛이어서 보기 좋으며, 맛도 달콤하고 부드러워 정말로 진귀한 음식이다.’고 했으니 당시에도 게는 진귀하고 값진 고급음식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니 고관대작들의 술안주로도 단연 인기일밖에.‘진해 남문 밖에 있는 두 군데 화류거리, 거리 입구 초가집에는 집집마다 술집 간판, 새로 온 예쁜 아가씨 고운 흰 손으로 검은 소반에 대게 살 담아 내온다.’고 우산잡곡(牛山雜曲)에 적혀 있다. 오늘의 영덕만이 아니라 저 멀리 진해에서까지 두루 잡혔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만큼 대게 분포가 좁아졌다는 뜻이다. 영덕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렀다 가는 영해장은 동해안 일대에서 가장 거래 규모가 큰 시장이었다. 멀리 영천은 물론 울진·영양·진보·안동에서까지 상인들이 찾아들었다. 조선 후기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서도 주거래 품목에 해산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말하자면 동해 남부의 유력한 수산물 거점이 영덕이었다는 증거다. ●영덕대게와 쌍벽 이루는 털게도 멸종위기 대게를 생각하면서 동시에 잊을 수 없는 게가 있으니 영덕대게와 쌍벽을 겨눌 만한 털게다. 한류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통이며 다리가 온통 털로 뒤덮인 주먹만한 털게를 쪄서 먹는 맛이란 그야말로 식도락의 으뜸이다. 그런데 겨울철 털게는 휴전선 근역 고성 근처에서나 어쩌다 볼 수 있을 뿐 서울 같은 도회의 저자거리 시장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다. ‘조선의 수산’(1930·조선수산회 발간)을 보면 1928년 1년간 수출 수산물의 6할이 털게와 대게 통조림이라고 했다.1910년 겨울에 이미 함경남도 북청군 신포에서 처음으로 털게 통조림공장이 설립되었다. 이렇듯 흔하던 털게들이 남쪽에서는 희귀종이 되었고, 북한쪽에서 겨우 잊지 않을 정도로 잡힐 뿐이다. 적절하게 보호·통제하지 않으면 쉽게 멸종한다는 섭리를 털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덕대게의 미래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대게의 원조인 박달게가 거의 잡히지 않음은 자원고갈을 방증한다. 그러니 알이 꽉찬 ‘빵게’를 먹으면서 “역시 대게는 맛있다.”고 즐거워할 일이 아니다. 빵게잡이 자체가 불법이니 판매도 불법이고, 먹는 것 또한 불법이다. 맛있다고 즐거워할 것이 아니라 ‘빵게 어획을 신고하는 정신’도 함께 기를 일이다.
  •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설음식 지겨우시죠?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설음식 지겨우시죠?

    차례를 지낸 후, 음복하는 즐거움은 어른이 되어도 여전하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비벼먹는 비빔밥 맛은 명절의 별미다. 하지만 차례 음식도 한두 끼니, 금방 물린다. 대체로 양념이 약하면서 싱겁고, 기름에 굽고, 지지고, 볶고, 무친 차례음식은 금방 질린다. 연휴가 긴 만큼 올 설에는 가족들을 위해 색다른 음식 한두개는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요리연구가 우영희씨는 “명절음식에 질린 가족들을 위해선 새콤하면서 산뜻한 음식이 좋다. 음식준비에 지친 주부를 위해선 요리시간도 짧아야 한다.”며 골뱅이이와 소면, 부추와 양배추 샐러드 등을 권했다.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팽이버섯 무침 재료 팽이버섯 1봉지, 오이 1개, 게맛살 3줄,소스(참기름 2큰술, 식초·설탕·레몬즙·깨소금 각 1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팽이버섯은 깨끗이 씻어 반으로 잘라 준비한다. 오이는 돌려깎기를 하여 채썰고, 게맛살은 오이와 같은 길이로 찢어 놓는다.(2)분량의 소스 재료를 설탕이 녹도록 잘 섞는다.(3)(1)의 재료 모두를 소스에 버무려 낸다. 팁 차례상에서 남은 배가 있으면 채를 쳐 넣으면 한 맛이 더 난다. ●골뱅이와 소면 재료 골뱅이 통조림 1통, 깻잎 20장, 당근 개, 오이·양파·대파 각 개, 고추 2개, 북어채50g, 소면 적당량,무침양념(통조림국물 통, 고춧가루·깨소금 각 1큰술, 설탕·식초 각 2큰술, 고추장 3큰술, 마늘 큰술, 참기름 1작은술) 만드는 법 (1)국수는 삶아서 참기름과 깨소금에 버무려 사리를 만들어 둔다.(2)모든 야채는 같은 모양과 길이로 채썰어 물에 담가 싱싱하게 건져 낸다.(3)북어 채는 물에 헹궈 꼭짜서 준비한다.(4)양념장을 만들어 야채와 골뱅이 북어 채를 넣고 버무려 접시 한가운데 담고 가장자리에 소면을 담아낸다. ●맑은장국 게찌개 재료 꽃게 2마리(먹기 좋게 토막을 낸다), 콩나물 150g(대가리를 떼고 준비한다), 무 100g(얇게 나박나박 썬다), 대파 1대(5㎝ 길이로 썰어 둔다), 홍·청고추 각 1개씩(어슷 썰어 준비한다), 쑥갓 70g(6㎝길이로 자른다),맑은장국(물 6컵에 10㎝ 크기의 다시마 1장을 넣고 끓기 시작 하면 불을 끄고 가다랑어포 1컵을 넣고 10분후 채에 밭쳐 맑은 국물을 사용한다.) 만드는 법 (1)채에 밭친 맑은 국물에 된장 1큰술을 풀어 간을 맞춘다.(2)여기에 콩나물과 무를 넣고 끓으면 꽃게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3)대파, 고추에 이어 쑥갓을 넣고나서 불을 끈다. ●부추와 양배추 샐러드 재료 영양부추(실부추)200g(4㎝ 길이로 자른다), 양배추 200g(부추 길이와 맞추어 얇게 채 쳐서 찬물에 담갔다가 건진다),드레싱(겨자 1큰술, 설탕·식초·파인애플주스(또는 물) 각 3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부추를 깨끗이 씻어 4㎝ 길이로 잘라둔다. 양배추도 부추 길이에 맞춰 얇게 채를 쳐서 찬물에 담갔다가 건진다.(2)드레싱의 재료를 모두 넣고 설탕이 녹도록 잘 섞는다.(3)채를 친 부추와 양배추를 먹기 직전에 드레싱을 뿌려낸다. ■ 도움말 주신 곳 주방가구 넵스(02-512-8809)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의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에 글을 남기시면 행운이 찾아갑니다. 재미난 요리법을 질문하거나 올리신 분, 조회건수나 대글이 많으신 분 중 돋보이는 분을 뽑아 10만원 상당의 그릇세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그릇세트는 프랑스산 4인용으로 오퀸이 제공합니다. 이번에는 2월15일 오후 6시까지 글을 남기신 분 가운데 2명에게 행운이 돌아갑니다. 글을 남기시는 분은 꼭 이메일을 적어주세요.
  • 설 선물 어디서 살까

    설 선물 어디서 살까

    ■이마트 저가·고가 양극화 신세계 이마트는 저가의 실속형 선물세트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동시에 늘려 양극화를 추구하고 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백화점 소비자들도 찾아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인균 이마트 마케팅실장은 “설 대목을 앞두고 지난해보다 10∼20% 많은 660만개의 선물세트를 준비했다.”며 “소비 양극화 추세에 맞춰 중간 가격대를 대폭 줄이고 실속형과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를 크게 늘렸다.”고 밝혔다. 선물세트는 미용건강·통조림·청과세트·정육·수산·건강식품·웰빙세트 등이 있다. 미용건강세트는 1만원 이하의 상품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철저하게 저가로 승부한다.1만원 미만 세트는 8개로 늘었다. 유니레버가 9900원 세트 2종을, 니베아가 9800원 초저가 세트를 선보였다. 참치·햄류로 짜여진 통조림 세트는 1만원 미만의 동원참치세트(100g×6+올리브유)가 출시돼 눈길을 끈다. 청과세트는 사과·배를 중심으로 개발했다. 밀양 얼음골 사과(10㎏·27개 이내·6만 6000∼8만원), 당도 13도 이상만을 선별한 프리미엄 신고배 세트(13㎏·18개 이내·6만 8000∼7만 8000원)가 주요 상품이다. 정육세트는 육즙이 파괴되지 않아 고기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냉장육(프레시육)과 호주산 수입육 세트에 초점을 맞췄다. 프레시 한우 냉장육(맞춤형·11만∼26만원)은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가격대로 즉석에서 제작해 준다. 수산세트는 굴비·옥돔·김·멸치 등으로 기획했다. 굴비는 전량 추자도 굴비세트로 기획해 100% 국산으로 신뢰성을 높였다. 주 가격대를 지난해 절반 수준인 4만∼8만원대로 낮췄다. 옥돔은 6만∼7만원대의 초저가 세트도 나왔다. 조미 김은 주력 가격대를 2만원으로 낮췄으며, 멸치도 2만원 미만의 세트를 만드는 등 주요 선물세트 가격이 2만∼3만원대로 거품을 뺐다. 수삼·버섯 등의 건강식품세트는 3만원대 미만의 영지버섯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명품 수삼 세트(48만원) 등 프리미엄급 세트와 쌍화차·오가피차·대추차 등으로 구성된 3만원 미만의 선물세트,2만∼3만원대의 녹차 선물세트 등도 출시됐다. 웰빙세트는 와인의 경우 전년보다 8개 세트 늘어난 28개 세트가 판매된다. 올리브유도 이탈리아산 고급 제품을 출시하는 등 지난해보다 6개 세트가 많은 18개 세트를 마련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프랑스 유기농 모니쵸 와인세트(6만 9000원)와 이탈리아산 엑스트라 버진급인 레브톨리 올리브유 5호(2만 2000원)가 대표적이다. ●직불카드 쓰면 할인·포인트 “이마트에서 알뜰 쇼핑을 즐기려면 직불카드를 이용하라.” 직불카드 이용자들에게 가장 많은 할인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오는 2월8일까지 직불카드로 5만원 이상 선물세트를 구매하면 5%의 에누리 할인 혜택을 준다. 또 최고 1% OK캐시백 포인트 적립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직불카드로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다. 지난해 출범한 이마트몰과 연계한 기획행사도 실시한다. 오는 2월 2일까지 이마트몰을 통해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설날 선물세트를 동시에 판매하는 ‘설날 왕대박 특급 선물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기간내 300만원 이상 대량 주문하는 소비자에게는 구매 금액에 따라 2%를 추가 적립해 준다. 특히 생활용품 세트의 경우 10개 구입하면 1개를 덤으로 주는 ‘10+1’ 행사,10만원 이상 구입할 때마다 10만원 단위로 1만원짜리 상품권을 연속적으로 증정하는 행사도 실시한다. 오는 2월10일까지 OK캐시백 회원이 캐시백 포인트를 적립하면 추첨을 통해 모두 2005명에게 캐시백 포인트 1000점을 추가 제공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롯데마트 중저가 세트 ‘올인’ 롯데마트는 중저가 가격대의 선물세트에 올인하고 있다. 내수 부진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선물세트 물량의 60%를 5만원대 이하로 내놓아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김영일 롯데마트 기획부문장(상무)은 “가계부담 등을 고려해 1만원 안팎의 저렴한 선물세트를 예년보다 30% 이상 늘리는 등 중저가 가격대의 선물세트 물량을 우선적으로 준비했다.”며 “설날 선물세트의 전체 물량은 지난해보다 25%가 늘어난 190만세트에 이른다.”고 밝혔다. 선물세트는 농산물·축산물·수산물·가공식품·생활용품 등으로 세분화했다. 청과·곶감 등 농산물 세트는 품질보증에 전력을 기울였다. 배세트 1호(13개·4만 5800원)는 당도 12 이상으로 제작됐다. 얼음골 사과세트(17개·3만 9800원)는 당도 17 이상의 상품을 선별 포장했다. 한우 등 축산물세트는 신선도 유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한우 알뜰 정육세트(3.8㎏·14만원)는 한우 국거리·불고기거리·산적으로 구성된 실속세트이다. 구이용 갈비세트인 호주산 냉동갈비세트(4㎏·10만 8000원)는 가격 부담이 거의 없는 편. 옥돔·굴비 등 수산물세트는 가격대가 선어의 경우 10만∼15만원대, 건어는 2만∼3만원대로 꾸몄다. 명품 멸치 특선세트(800g·4만 8000원)는 갓 잡은 멸치를 배 위에서 바로 삶아서 건조한 덕분에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자연산 대하세트(1.5㎏·28마리·15만원)는 가격이 저렴해 실속형 선물로 꼽히고 있다. 햄·참치·식용유 등 가공식품 세트는 웰빙과 관련된 유기농 올리브유 세트와 허브그린 선물세트, 프리미엄급 수제햄 세트 등을 대폭 보강했고 물량도 전년보다 30% 이상 늘렸다. 청정원 종합 2호세트(1만 8500원)는 참기름·런천미트·딸기잼 등으로 채워 풍성하다. 인기 상품으로 떠오른 올리브유 선물세트인 백설 올리브 2호(2만 4500원)는 올리브유 1000㎖(2개)와 500㎖(1개)로 구성돼 있다. 샴푸·비누·수건 등 생활용품 세트는 불황에 따른 저가 수요가 급증할 것을 감안해 1만원 이하의 균일가(9900원) 선물세트 30만세트를 준비하는 등 1만원 안팎의 선물세트를 크게 늘렸다. 웰빙 반신욕세트(3만 2000∼4만 9000원)는 욕조덮개·목베개·발바닥 지압기 등으로 구성돼 인기가 있다. 세라믹 욕실용품 4종세트(2만 4800원)는 비누받침·물컵·칫솔꽂이·샴푸용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색깔이나 모양의 변형이 없고 위생적이다. ●대량구매땐 덤·상품권 증정 롯데마트는 ‘덤’행사와 상품권 증정, 경품행사 등 다양한 기획행사를 마련했다. ‘덤’행사는 오는 2월8일까지 가공·신선식품 등 400여개 선물세트를 대량 구매하면 1개를 덤으로 주는 ‘10+1’,‘9+1’,‘5+1’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식용유·런천미트·젓갈 등 150여개 품목의 가공식품 선물세트는 ‘10+1’, 배, 사과, 수삼, 버섯 세트 등 청과 세트의 대부분과 한우 세트는 ‘9+1’, 특선 옥돔세트·안동 간고등어 세트·은갈치 세트 등은 ‘5+1’을 실시한다. 상품권 증정 행사는 연속식으로 하는 것이 특징. 가공식품 등 선물세트를 구입하면 구매액 10만원마다 1만원짜리 상품권을 증정한다. 구매액이 30만원이면 3만원어치 상품권을 준다는 얘기다. 농산물·수산물·축산물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는 구매액 10만원마다 5000원짜리 상품권을 준다. 경품 행사는 2월2∼7일 BC카드로 15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데,100% 당첨이 보장된다. 이들 당첨자 중 74명에게는 디지털 카메라,6700명에게는 서울랜드 자유이용권,7600명에게는 CGV 입장권 등이 제공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로데오거리 퓨전요리

    [뒷골목 맛세상]로데오거리 퓨전요리

    ‘떡볶이에 미친’ 이영주(46)씨.24년 동안 떡볶이와 고락을 함께하며 ‘대구 동성로 떡볶이 신화’를 일궈낸 그는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10억원을 들여 떡볶이 전문점인 ‘레드페퍼’를 차려 철판피자떡볶이 등 다양한 떡볶이 관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1990년대의 압구정동을 묘사한 문학작품들은 압구정동에 대해서 지극히 신랄하다. 시인이자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감독인 유하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는 연작시에서 압구정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다/국화빵 기계다 지하철 자동 개찰구다 어디 한번 그 투입구에/당신을 넣어보라 당신의 와꾸를 디밀어보라 예컨대 나를 포함한 소설가 박상우나/시인 함민복 같은 와꾸로는 당장은 곤란하다 넣자마자 띠-소리와 함께/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 투입구에 와꾸를 맞추고 싶으면 우선 일년간 하루 십 킬로의/로드웍과 섀도우 복싱 등의 피눈물 나는 하드 트레이닝으로 실버스타 스텔론이나/리차드 기어 같은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 것 일단 기본 자세가 갖추어지면/세겹 주름바지와, 니트, 주윤발 코트, 장군의 아들 중절모, 목걸이 등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구비할 것 그 다음/미장원과 강력 무쓰를 이용한 소방차나 맥가이버 헤어스타일로 무장할 것/…이곳 어디를 둘러보라 차림새의 빈부격차가 있는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욕망의 평등사회다 패션의 사회주의 낙원이다/가는 곳마다 모델 텔런트 아닌 사람 없고 가는 곳마다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미국서 똥구루마 끌다 온 놈들도 여기선 재미 많이 보는지 재미동포라 지화자, 봄날은 간다….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오, 욕망과 유혹의 삼투압이여/자, 오관으로 느껴보라 안락하게 푹 절여진 만화방창 각종 쾌락의 묘지, 체제의 꽁치통조림 공장, 그 거대한 피스톤이, 톱니바퀴가 검은 기름의 몸체를 번득이며 손짓하는 현장을/왕성하게 숨막히게 숨가쁘게/그러나 갈수록 섹시하게… ●한때는 ‘해방구’… 불황에 빛바랜 느낌 작가 이순원의 장편소설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에서도 1990년대의 압구정동에 대한 묘사는 비슷하게 신랄하다. …오늘 아침 그녀는 자신의 800만원짜리 이태리산 침대에서 잠을 깼다. 침대 맞은편 벽에 걸린 영국산 수제품 뻐꾸기시계가 9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 아래에 놓인 이태리산 털실내화를 신고 엄마가 있는 안방으로 갔다. 침실과 아빠 엄마의 의상실이 따로 분리돼 있는 방이었다. 아빠는 1억 5000만원짜리 밴츠 560SEL을 타고 이미 출근한 다음이었고, 엄마만 혼자 2200만원짜리 서독산 침대에 누워 프랑스산 오리털이불 바깥으로 한쪽 다리를 걸치듯 내놓고 있었다. 외출을 할 때면 언제나 금박을 장식한 12만원짜리 칼빈 클라인 스타킹을 신는 다리였다.…그녀는 비너스 조각을 한 1400만원짜리 이태리산 대리석 욕조에 가볍게 이온 목욕을 한 다음 자기 침실로 가 2300만원짜리 이태리산 장롱을 열고 전에도 입었던, 입어도 그 속이 확연히 들여다보이는 그물형 스캉달 팬티와 그 팬티와 세트를 이룬 은은한 핑크색 브래지어를 하고 차이나형 꽃무늬가 수놓아진 칼빈 클라인 스타킹을 신었다. 그리고 그 위에 40만원짜리 쏘냐 리카엘 상표가 붙은 블라우스와 70만원짜리 이바노브니 검정색 미니 스커트를 입고 역시 검은 색상의 320만원짜리 피에르 발망 반코트 차림으로 거울 앞에 섰다…핸드백은 엄마의 430만원짜리 것만은 못하지만 자연산 무늬를 조금 갈색나게 처리한 280만원짜리 구찌 악어가죽 핸드백을 골랐다. 그 안엔 어제 쓰다 남은 20몇만원과 조금 전 엄마가 외출하기 전에 주고 간 외환은행권 10만원짜리 수표 석 장,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급한 일이 생기면 쓰라고 그 전에 아빠가 주었던 100만원짜리 상업은행권 수표 한 장, 입학 선물로 받은 VIP카드, 얼마 전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12만원 주고 두 개를 사 하나는 영준이 오빠를 준 피에르 가르뎅 손수건, 작은 용기에 담은 몇 가지 드봉 화장품, 그 화장품 판촉물로 받은 굵은 빗 한 자루, 핸드백용 강력 무스, 친구들 전화번호를 적은 1만4천원짜리 프랑스산 양가죽 팬시 수첩, 양가죽 케이스 안의 스위스산 볼펜이 들어 있었고, 그 제일 밑바닥에는 현금 말고는 그 핸드백 안의 유일한 국산품인 이미 반쯤 쓴 피임약이 들어 있었다. 작가 이순원은 1990년대의 소위 ‘압구정파’ 출신 여대생 은지를 통해 압구정동이며 로데오 거리를 묘사하다 못해, 직설적인 어법으로 ‘이 땅 졸부들의 끝없는 욕망과 타락의 전시장, 아니 똥통같이 왜곡된 한국 자본주의가 미덕처럼 내세우는 환락의 별칭적 대명사’운운하며 드러내놓고 울분을 토한다. ●경력 24년… 대구서 강남 중심으로 진출 원래 로데오란 길들여지지 않은 말이나 소의 등에 올라타고 누가 오래 버티는가를 겨루는 서부 카우보이들의 경기를 일컫는 말인데, 미국에서도 상류층만 모여서 사는 베벌리힐스에 있는 세계적인 패션거리에 로데오라는 이름이 붙고, 이어 이 땅의 소위 오렌지족, 혹은 ‘야타족’으로 불리는 부유층 신세대들이 압구정동에 자신들만의 놀이공간을 만들어 로데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신세대들은 한때 로데오 거리를 일종의 해방구로 여겨, 너나없이 세이프티존(SAFETY ZONE)이란 영어를 새겨 넣은 차양이 긴 모자를 자신들만의 무슨 상징물처럼 눌러쓰고 활보하기도 했다. 이순원식 ‘욕망과 타락의 전시장이며 환락의 별칭적 대명사’이자 유하식 ‘욕망의 평등주의이자 패션의 사회주의’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도 IMF를 지나 우리 경제가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어딘지 모르게 그 빛이 바랜 느낌이 없지 않다. 실제로 로데오 거리를 기웃거리는 동안 명품점이며 패션점, 각종 음식점의 주인들은 ‘좋은 시절은 물 건너갔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로데오 거리의 단골고객이었던 이 땅의 큰손이나 복부인 같은 졸부들이 더 이상 손쉽게 눈먼 돈을 벌어 흥청망청하기에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맑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로데오 거리의 식당들도 이제는 고급스럽기보다는 대중적인 간판들이 즐비하다. 주로 퓨전요리 중심인데, 일식이며 중식, 한식, 심지어 소주방까지도 상호 앞에 기꺼이 퓨전이라는 관형어를 붙이고 있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가격이 1만원 안팎으로 크게 비싸지 않다. 로데오 거리의 여러 퓨전요리점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뜨이는 것은 떡볶이 전문점인 ‘레드페퍼’(02-547-3778)다. 한마디로 한다면, 레드페퍼의 주인인 이영주씨는 떡볶이에 미친 사람이다. 올해로 떡볶이 경력이 24년인 중년의 그이는 스스로도 떡볶이에 미쳤다고 기꺼이 자인한다. 이를테면 강남에서도 세가 가장 비싼 로데오 거리에 물경 10억원을 투자하여 건평 100평의 3층 건물을 세내어 떡볶이 전문점을 차린 것이다.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300만원, 권리금 4억원에 나머지 실내장식으로 총 10억원을 들인 레드페퍼는 기존의 고정관념으로는 떡볶이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고급카페나 레스토랑풍의 화려한 실내장식과 디자인이 보는 이의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데,1층,2층, 테라스, 복층이 모두 손님을 맞는 홀이다. 그중에서 그이만이 출입할 수 있는 3층은 소위 개발실인데, 그 안에는 세계 모든 종류의 소스들이 가득 차 있다. 그 소스들 중에는 그이가 개발한 떡볶이용 고추장이 소스란 이름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떡볶이의 종류를 보면 그이가 떡볶이에 미쳤다는 말이 좀더 실감이 난다.2인분 기준의 철판즉석떡볶이는 레드페퍼떡볶이(1만원), 순대떡볶이(8000원), 거리떡볶이(6000원), 불고기떡볶이(8000원), 해물떡볶이(8000원)가 있는데, 레드페퍼떡볶이는 쌀떡, 야채, 햄, 어묵, 만두, 쫄면, 라면, 팽이버섯이 들어간 거리떡볶이에, 오징어, 새우, 홍합, 꼬마만두, 삶은 계란이 더해진다. 불고기떡볶이는 거리떡볶이를 기본으로 하여 순살불고기와 각종 버섯이 더해지고, 순대는 순대가 더해진다. 이외에도 각각 5000원짜리의 피자떡볶이, 치킨탕수떡볶이, 스파게티떡볶이, 궁중떡볶이가 있고, 쟁반떡볶이, 떡꼬지, 떡튀김, 비빔만두, 순대볶음, 오뎅탕 등이 있다. 얼마 전에는 철판피자떡볶이를 개발했는데, 쌀떡에 화이트소시지, 비엔나소시지, 햄, 모차렐라치즈를 넣어 피자토핑을 뿌리고, 새우, 어묵, 만두, 달걀, 당근, 파, 팽이버섯, 양배추, 피망, 적채, 양파, 페퍼로니 등을 넣어 철판에 볶아내어 매운 것을 싫어하는 청소년들도 기꺼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30대 사장 40가지의 롤 메뉴 개발 이영주씨는 떡볶이를 햄버거나 스파게티, 피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요리로 만드는 것이 필생의 꿈이다. 기실 그가 압구정동의 로데오 거리에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떡볶이 전문점을 낸 것도 그가 펼치고자 하는 꿈의 일환인 셈이다. 그이는 압구정동에 오기 전에 이미 ‘동성로떡볶이’란 상호로 대구에서만 본점에서부터 7호점까지를 직영하여 월 순수익 7000만~8000만원을 올린 소위 ‘떡볶이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그이가 바로 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하여 스스로 동성로떡볶이시대를 청산한 채 서울로 올라온 것이다. ‘러’(02-540-2577)는 ‘날것(raw)이라는 뜻으로 퓨전일식 스타일의 소위 캘리포니아롤 전문점이다.31세의 박진효씨가 운영하는데, 과연 젊은이답게 무려 4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롤 메뉴를 내고 있다. 일찍이 압구정동파가 되어 세이프티존이라는 모자를 쓰고 로데오 거리를 휩쓸었을 나이의 그이는 공과계통의 대학을 졸업하고 어학연수 차 미국에 건너갔다가 캘리포니아롤에 눈떠 일본인 요리사 아래서 요리법을 익힌 것이다. 원래 캘리포니아롤이란 스시라는 일본식 생선초밥을 미국식으로 변형시킨 요리인데, 이를테면 날것을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생선을 안에 넣고 초밥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아니면 튀김가루를 입혀 튀겨내어 거기에 각종 소스를 끼얹는 식이다. 스네이크롤은 장어구이에 아보카드를 얹고, 달콤한 계란말이로 감싼 롤이고, 살몬크런치롤은 밀가루를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크런치에 연어를 덮고 거기에 다시 날치알을 얹은 롤이고, 트레저아일랜롤은 역시 크런치에 날치알과 장어, 참치, 아보카드를 섬처럼 쌓아올린 롤이고, 레인보롤은 연어, 참치, 아보카드에 크림치즈를 더한 롤이고, 스파이더롤은 이제 막 껍질을 벗은 물렁한 게를 통째로 튀겨 토마토, 오이, 날치알, 아보카드를 더한 롤이고, 키스미롤은 새우와 게살에 매콤한 칠리소스를 끼얹은 롤이고, 더블펀치롤은 파인애플에 게살, 가리비, 아보카드를 부쳐내어 소스를 뿌린 롤이고, 프라이롤은 크런치에 게살, 날치알, 아보카드를 넣어 기름에 튀겨낸 롤인데, 이렇듯 40여종에 이르는 롤들이 7000~8000원이다. 이밖에도 세트로 내기도 하는데, 필라델피아롤이나 슈퍼크런치롤에 활어초밥이며 튜나샐러드와 우동을 함께 내거나 4가지 롤에 활어회와 활어초밥, 우동을 내기도 한다.
  • [잘먹고 잘살자]뜨끈뜨끈 처녀두부 시원시원 총각두부

    [잘먹고 잘살자]뜨끈뜨끈 처녀두부 시원시원 총각두부

    찬바람이 불면 두부 소비량이 10∼30% 늘어난다. 우리나라에서 한해동안 팔리는 두부는 3억모 정도. 생두부, 유기농 콩두부에 이어 테이크아웃 두부전문점까지 생기고, 뉴욕타임스가 ‘쌀찌지 않는 치즈’라 칭송할 정도로 두부는 각광받는 식품이 됐다. 두부의 인기비결은 콩 속에 담긴 색소성분인 이소플라본 때문. 이소플라본은 여성 호르몬의 구조와 비슷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며 암발생을 억제하고 골다공증도 막아준다. 한편, 단백질은 풍부하지만 두부 200g 한모의 열량은 170㎉로 밥 한공기보다 적어 건강 다이어트식으로도 그만이다. 두부가 딱딱한 부침용이나 찌개의 조연에서 벗어나 당당한 식탁의 주연으로 조명받고 있다. 세계인의 밥상에 오르는 새롭고 무궁무진한 두부의 고소한 세계에 함께 빠져보자.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종원·도준석기자 jongwon@seoul.co.kr 두부가 식탁의 주연으로 떠오른 데는 ‘그냥 먹는 생두부’의 탄생이 한몫했다. 생두부는 딱딱한 기존 두부와 달리 진한 콩물을 그대로 굳혀 살살 녹는 부드러운 조직감이 일품이다. 생두부의 콩물 농도는 13%로 10% 이하인 보통 두부나 8%인 연두부보다 훨씬 높아 고소한 맛을 낸다. ●여성 두부? 남성두부! 생두부는 따뜻해도 맛있지만 차갑게 먹어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감촉이 일품이다.“찌개에 넣어 뜨겁게 먹으면 여성형 두부, 생두부처럼 차갑게 간장 양념을 해서 술안주로 먹으면 남성형 두부로 분류하죠.” 두산의 두부박사 허병석 소장은 두부맛은 간장을 안 치고 그냥 먹어도 고소한 생두부가 최고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찌개나 국에 넣어먹던 여성형 두부가 많았다면 이젠 두부 하나만으로 요리가 되는 남성형 두부가 각광받는 추세다. 허 소장은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남성형 두부요리가 늘어난 것은 부드러운 조직감을 갖춘 생두부처럼 두부 제조기술이 발달한 덕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두부는 외관이 구멍없이 반듯하고, 색깔은 노란빛이 도는 흰색이다. 찌개에 두부를 넣을 때도 팔팔 끓이지 말고 마지막에 파르르 끓여내야 제대로 된 두부맛을 느낄 수 있다. 고소한 생두부 맛의 또 다른 비결은 전통 뜸방식. 두부를 만들 때 콩물을 100도에서 끓여야 하는데 너무 빨리 끓이면 두부의 고소한 맛이 덜하다. 가장 고소한 맛이 나는 콩물의 온도와 끓이는 시간을 찾아낸 것이 전통 뜸방식이라 한다. ●두부, 세계로 가다 뉴욕타임스는 외식면에서 한국의 순두부찌개를 ‘이상적 겨울음식’이라 소개했다.‘두부다’의 유지영 이사는 호주, 미국 등에서 세계 최초인 테이크아웃 두부전문점이란 두부다의 컨셉트에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두부를 처음 만든 사람은 2000년전 중국인이며 한국의 두부기술이 일본에 전수됐다. 현재 두부를 즐기는 양과 방법은 중국과 일본이 우리보다 월등하다. 일본 ‘후지노 두부’는 참깨두부, 숯불두부, 고추두부 등 60가지가 넘는 예술적 두부를 고급스러운 외양의 두부 부티크에서 판매한다. 두부의 콩물을 끓일 때 생기는 얇은 막인 유바도 한국 사람에게는 생소하지만 중국, 일본에서는 즐겨 먹는다. ●생두부 젤리 재료 생두부 100g, 시판당근주스 180g, 설탕 10g, 불린 젤라틴(젤라틴 가루 4g을 뜨거운물 20g으로 불린 것으로 동대문 방산시장에서 싸게 살 수 있다.) 만드는 법 (1)생두부는 물기를 거둔 뒤 1㎝ 이하 굵기로 자른다.(2)뜨거운 물에 불린 젤라틴을 냄비에 넣고 당근주스 을 넣어 약한 불에서 저어 녹인다.(3)(2)의 주스는 냄비째로 들어내어 남은 분량의 당근주스를 넣고 골고루 저어준다.(4)알맞은 젤라틴 용기에 생두부를 담고 (3)의 주스를 부어 냉장고에서 굳힌다. ●과일 두부셰이크 재료 딸기아이스크림 100g, 생두부 150g, 올리고당 1큰술, 소금 0.5g, 딸기요플레 60g 만드는 법 (1)믹서기에 물기를 거둔 생두부와 올리고당, 소금을 넣고 곱게 간다.(2)(1)에 요플레와 아이스크림을 넣고 다시 갈아 바로 마신다. 팁 요플레 대신 팥빙수용 팥, 생두부, 얼음을 함께 갈아 과일과 곁들이면 생두부 팥빙수가 된다. ●생두부 카나페 재료 생두부 200g, 통조림 오렌지 100g, 키위 1개 오렌지즙(오렌지주스 120g, 설탕 15g, 녹말가루 2g, 레몬즙 8g) 만드는 법 (1)통조림 오렌지는 물기를 빼고, 키위는 껍질을 벗겨 반달모양으로 얇게 썬다.(2)분량대로 오렌지즙을 만들어 불에서 걸쭉한 농도로 끓여 차게 식힌다.(3)차가운 생두부는 한입크기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 물기를 거둔 뒤 작은 용기에 한쪽씩 담는다.(4)먹기 직전 (3)위에 (1)의 과일쪽을 올리고 (2)의 오렌지 시럽을 알맞은 양으로 끼얹어 낸다. 시원시원 총각두부 ■두부가 맛나는 집 두부다(730-6370)는 테이크아웃 두부전문점이다. 유기농 콩과 천연 조미료를 사용,2000원대 메뉴 22가지를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연 1호점은 다이어트에 민감한 직장 여성과 담백한 맛을 즐기는 남성들이 식사와 야식을 위해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자그마한 식당 내부 분위기도 깔끔하다. 단호박 두유 덮밥(4500원)은 호박의 달콤함, 두유의 고소함과 카레향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데리 치킨 토핑(2800원)은 따뜻하고 고소한 연두부에 일본풍 양념의 닭고기를 얹어 한끼 식사로 손색없다. 메뉴 하나당 열량이 김밥 한줄보다 적은 200∼350㎉지만 두부의 풍부한 단백질로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준다. 삼청동에 있는 콩두(722-0272)는 콩을 이용한 다양하고도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애피타이저부터 스테이크, 디저트 아이스크림까지 콩을 이용한 특색있는 요리가 눈과 입을 놀라게 한다. 금연인 1층 레스토랑과 흡연이 가능한 지하 1층 와인바로 공간이 나눠져 있다. 점심과 저녁 모두 3가지 코스요리에서 선택할 수 있다. 코스 요리는 3만∼5만원이며 두부 스테이크는 2만 5000원이다. 나오비(3449-5187)는 일본 후쿠오카 지방에서 60여년 동안 두부요리로 명성을 쌓은 두부전문점 ‘고에몽’의 야마가타 가문으로부터 요리를 전수받았다. 일본 두부요리의 다채로운 단아함과 한국의 전통 요리기법이 어우러진 곳이다. 대표적 메뉴인 하나카고 정식(1만 8000원)은 단호박 두부 고로케, 캐시넛 두부, 참깨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중년 여성을 위한 식사. 두비지 나베요리(1만 3000원)는 종이 냄비에다 직접 끓여가며 먹는 재미가 일품으로 굴, 모시조개, 도미 등 다양한 제철 해산물을 이용한다. 유바 해물면 정식(1만 2500원)은 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얇은 막인 유바와 클로렐라면을 이용, 독특한 맛을 낸다. ■술맛 돋우는 두부 안주 셋 ●생두부 야채쌈 재료 생두부 1모, 쌈야채(고운잎 상추 100g, 쌈취 등)쌈장(체에 내린 된장 3큰술, 고추장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조청 1큰술) 만드는 법 (1)부드러운 상춧잎 등 쌈야채는 씻어 물기를 빼고 차게 보관한다.(2)분량대로 쌈장을 만들어 골고루 저어둔다.(3)부드러운 상춧잎에 알맞은 양의 생부두를 놓아 쌈장에 싸먹는다. 팁 된장 다진 쇠고기 쌈장, 고추장 쇠고기 볶음장도 쌈장으로 쓸 수 있다. ●생두부 튀김탕 재료 두부 250g, 소금, 흰후추, 녹말가루, 기름, 볶은 검은깨, 무즙, 실파 약간, 간장소스(간장 3큰술, 다시마물 2큰술, 미림 1큰술, 식초 1작은술, 녹말가루) 만드는 법 (1)간장소스를 약간 걸쭉한 농도로 끓여 식힌 다음 차게 보관한다.(2)두부는 깍둑 썰어 소금, 후추, 참기름을 골고루 뿌려 준다.(3)두부에 녹말가루를 묻혀 충분히 흡수시킨다.(4)튀김기름에 (3)의 두부를 넣고 표면이 바삭하게 튀겨지면 들어낸다.(5)간장소스에 무즙을 넣고 뜨거운 두부 위에 붓는다. ●생두부 쌀피말이 재료 생두부 200g, 오이피클 100g, 슬라이스햄 10장, 슬라이스치즈 10장, 쌀피 10장 만드는 법 (1)생두부는 물기뺀 뒤 2㎝굵기, 슬라이스 치즈 폭의 길이로 잘라 물기를 거둔다.(2)따뜻한 물에 쌀피를 적셔 건져 부드러워지면 햄 위에 얇게 썬 오이피클을 펴서 놓고 그위에 치즈를 펴놓는다.(3)(2)의 위에 물기를 거둔 (1)의 두부를 놓고 돌돌 싸서 토막내 담는다. 허니머스터드, 스위트칠리 소스를 곁들여내면 좋다. 요리법 두부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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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원F&B는 열대과일 통조림 ‘람부탄’,‘리치’,‘롱간’을 내놓았다. 회사측은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열대과일을 태국 등 재배지에서 직접 만들어 맛과 향이 살아있다고 설명했다.425g 1캔에 각 2200원이다. ●도브가 초콜릿 ‘하트믹스’를 선보였다. 밀크 초콜릿 ‘하트밀크’와 밀크 초콜릿에 천연 코코아 버터 및 우유크림을 넣은 ‘하트크림’ 두 종류. 밀크·모카 아몬드·크리스피 등 세가지 맛으로, 가격은 800원부터 3700원까지. ●일동후디스는 어린이용 혼합 유산균 ‘후디스 조이거트’를 출시했다. 장내 유해 미생물의 증식을 막고 연동운동을 촉진해 아이들의 변을 부드럽게 해준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0∼4개월용 ‘후디스 조이거트 베이비(1만 8500원)’와 1∼9살용 ‘후디스 조이거트 키드(1만 9500원)’ 두 종류가 있다. ●하나코비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락앤락 케이크 보관 케이스’를 내놓았다. 크기가 큰 빵을 신선하게 보관하도록 제작됐으며, 바닥에 물받침대가 있어 과일도 보관할 수 있다. 지름 21㎝의 케이크까지 보관할 수 있고, 가격은 1만 1300원. ●한국하겐다즈는 새로 나온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편의점 및 17개의 하겐다즈 전문숍에서 판매한다. 딸기로 장식한 ‘아이리스(2만 5000원)’, 초콜릿과 견과류를 올린 ‘포세이돈’(2만 5000원)이 나왔고, 기존 6가지 아이스크림 케이크 위에 산타 등 크리스마스 장식을 곁들여 판매한다. ●버거킹이 아메리칸 스타일의 ‘스테이크 하우스 버거’를 새로 내놓았다. 불에 직접 구워 육즙이 흐르는 미국식 스테이크 버거로 단품은 4900원, 세트 메뉴(스테이크 하우스 버거+프렌치 프라이+음료) 6100원이다. 기호에 맞게 베이컨과 치즈를 얹을 수 있으며 1000원이 추가된다. ●자바씨티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음료 ‘메리민트 모카(4500원)’를 선보였다. 화이트 모카 위에 하얀 휘핑 크림을 얹고 빨간색 민트 가루를 뿌려서 만든 에스프레소 음료. 에스프레소 컵 4종 세트(7만 7000원), 홀리데이 라떼 머그(3만 0000원), 삼베로 만든 커피 아이콘 백(8500원)도 함께 나왔다.
  • 식품업계 ‘新라이벌 경쟁’

    식품업계 ‘新라이벌 경쟁’

    식품업계에 ‘신(新)라이벌 기업’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신 라이벌 기업’이란 당초 기업 출발 당시 대표하는 제품 및 사업 영역이 달라 경쟁을 벌이지 않았지만 최근 몇년 들어 각자 사업 다각화를 벌이는 과정에서 새롭게 경쟁관계가 형성된 기업이다. 동원 F&B-오뚜기, 풀무원-두산, 대상-해찬들, 대상-오뚜기 등이 대표적인 새로운 라이벌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업체의 제품과 똑같은 상품을 만들어 기존 업체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도전받는 업체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으로 상대 업체의 히트작들을 또다시 자사의 신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 신라이벌 기업은 외형상 매출 규모가 비슷한 데다 영업 마케팅이나 유통 시스템 등에서 만만찮은 저력을 갖춰 시장 쟁탈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풀무원과 두산은 두부와 김치를 놓고 치고 박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풀무원은 80년대 중반 일찌감치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업계 최초로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다. 포장두부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정도로 현재 시장점유율은 풀무원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종가집 김치’로 유명한 두산이 올 2월 ‘두부종가’를 내놓으면서 ‘두부 황제’ 풀무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산은 두부제품을 이마트 점포에 대대적으로 입점시킨 데 이어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전국의 주요 할인점에 납품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풀무원은 앞서 두산의 히트작 김치사업에 손을 뻗쳐 ‘풀무원 김치’를 시장에 이미 내놓았다. 동원 F&B와 오뚜기는 참치통조림, 면류, 즉석식품 등에서 시장 다툼을 벌이고 있다. 동원산업에서 4년 전 분사한 동원 F&B는 참치 통조림, 양반 동원김으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250여 종류의 상품을 출시하는 식품전문 업체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오뚜기가 출시하는 제품들과 많이 겹치게 됐다. 라우동, 그랑누늘 등 면류제품과 다양한 즉석식품을 내놓으면서다. 이에 맞서 오뚜기도 마일드참치, 고추참치 등 동원의 대표작인 참치통조림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오뚜기는 원래 카레·자장 등 즉석식품이 강한 식품업체였다. 조미료 미원으로 유명한 대상은 고추장·된장 등 장류사업에 뛰어들면서 장류전문업체인 해찬들과 1위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상은 지난 9월 고추장 제품명을 ‘순창고추장’에서 ‘순창 태양초고추장’으로 바꾸고 디자인도 세련되게 변경한 뒤 해찬들 ‘태양초고추장’을 위협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상은 또 오뚜기와도 소스제품을 놓고 티격태격 중이다. 케첩과 마요네스, 드레싱 등 각종 소스제품의 강적 오뚜기를 잡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서울 ‘푸드마켓’ 2호점 신정동에

    식품을 기탁받아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 ‘푸드마켓’ 2호점이 8일 문을 열었다. 서울시와 양천구는 8일 신정동 양천구자원봉사센터 1층에 20평 규모의 양천해누리 푸드마켓을 설치,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생산·유통·판매과정에서 남은 음식물을 저소득층에 나눠주는 곳이다. 양천해누리 푸드마켓은 구청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등 저소득층 주민들은 회원등록을 한 뒤 이곳에 기탁된 식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자치구가 푸드마켓을 운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푸드마켓 관계자는 “저소득층 주민 500여명에게 회원카드를 나눠줬다.”면서 “회원들은 필요한 식품을 자율로 가져 갈 수 있지만 1인당 1개월에 한차례, 한차례에 5품목 이하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일정기간 안전하게 보관, 진열해야 하는 식품의 특성을 감안하여 냉장·냉동시설을 설치하여 보관하게 된다. 유통기간이 비교적 긴 식품인 쌀, 건어물 등 농수산물, 조미료, 통조림 등 가공식품을 주로 취급한다. 푸드마켓을 이용하려면 양천구에 거주한다는 것과 저소득층임을 입증해야 한다. 개장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다. 개장에 앞서 까르푸 목동점, 이마트 가양점, 삼성쉐르빌 1차 아파트 어머니회, 법안정사 자원봉사팀, 대운푸드서비스 등에서 장류, 돈가스, 쌀, 라면 등을 기탁해왔다고 양천구는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지하철 4호선 창동역 입구에 전국 최초로 푸드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는 내년에도 2개 자치구를 선정, 푸드마켓 2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02)2062-1377.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겨울바다가 따뜻하다. 해풍이 강해 체감온도는 낮아도 실온은 높다. 구로시오(黑潮)난류의 영향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아예 ‘흑조문화권’이란 문화권역을 설정하기도 했다. 가령,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평북 철산의 가도까지 동백이 자생하는 것은 이 난류 때문이다. 이 무렵 방어·삼치·참치 등이 남도의 바다를 찾는 것도 이 난류 영향이다. 삼치 하면 대개 ‘구이’를 생각한다. 점심시간, 도심의 뒷골목을 지나칠 때면 구수한 냄새가 잡아끈다. 구이용으로 쓰이는 길이 30㎝, 무게 800g 정도의 삼치는 현지에서 ‘고시’라 부르는 새끼들.“고시가 삼치 축에나 든다요?”라고들 한다. 일본 수출품이라 일본어인 ‘고시’가 일상어로 남아 있다. 이런 ‘고시’는 삼치로 쳐주지도 않는다. 적어도 삼치 반열에 끼려면 1㎏은 넘어야 한다. ●1㎏은 넘어야 삼치반열에 낀다니… 삼치를 찾아서 멀리 고흥의 나로도까지 내려갔다. 요새야 길이 좋아 어디든 어렵잖게 갈 수 있지만 나로도는 정말 멀다. 좀 돌아가는 길이지만 유장한 득량만을 보고 싶어 장흥쪽 수문리로 접어들었다. 보성 율포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하지만 반지락회로도 익히 알려진 곳. 살짝 데쳐서 야채를 넣고 매운 양념으로 버무리는데 이 정도의 선도라면 맥주집의 통조림 골뱅이 정도는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다. 득량만은 곳곳에 개막이그물이 들어차 흡사 개막이의 본향 같은 느낌이다. 나로도는 외나로도와 내나로도 2개의 섬이 모두 다리로 연륙됐다. 고흥 자체도 육지 남단에 고구마처럼 매달린 반도 지형인 데다 나로도는 그곳 읍내에서도 장장 1시간여 거리다.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완벽한 오지의 섬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로도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다.‘나로도를 모르면 삼치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돌 법도 하다.‘모든 삼치는 나로도로 통한다.’고나 할까. 언뜻 이런 농담 같은 구호가 떠오른다.‘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축정항, 일명 나로도항에서 봉래면 수산담당 김영우씨와 군청의 정상태씨를 만났다. 그들의 안내로 어판장에서 5㎏짜리 삼치부터 샀다. 가격은 ㎏당 1만원. 무게가 자그만치 5㎏인데도 ‘중치’란다. 큰 것은 10㎏도 넘는다니 뒷골목 구이집에서 굽던 삼치는 ‘삼치 반열’에 끼지도 못한다는 말을 이해하겠다. 삼치에 관한 기존 상식이 모두 깨진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어린 것들만 먹고 살아 왔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의 김진영 박사가 “키워서 먹어야 하는데 1년짜리들을 무턱 대고 잡아들인다.”고 개탄하지 않던가. 그중 맛있는 놈은 3∼5㎏짜리다. 모든 고기가 그렇듯 너무 크면 맛이 없다. 맛으로 보면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중간치가 좋다. 어린 삼치는 ‘덜 여문 격’이라 비린내가 심하고 9월 중순 이후 10월 말까지 수확기에 잡힌 놈들이라야 살집이 딴딴하고 영양가도 차올라 맛있다. 나로도 사람들은 삼치구이를 잘 모른다.“이 비싼 고기를 어떻게 날름 구워 먹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씨알이 아주 잔 놈들만 구워 반찬을 삼는다. 회를 먹어 보니 냉동 참치와 맛이 비슷하다. 삼치는 달리는 뱃전에서 미끼 없는 ‘공갈낚시’로도 연방 낚인다. 물위를 미끄러지는 낚시 미끼를 보고 달려들다가 잡히곤 한다. 채낚기는 주로 낮에 하고, 자망은 해질 녘에 놓았다 아침에 거둬들인다. 푸른 등을 가진 물고기가 모두 바다 윗부분에서 놀듯 삼치도 윗물 고기다. 햇빛을 듬뿍 받는 등 푸른 생선이 몸에 좋은 것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격은 낚시로 잡은 고기가 그물로 잡은 고기보다 위다. 그물에서 발버둥치다가 살이 뭉그러지기 때문에 그만큼 상품의 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삼치 채낚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의 대형 쌍끌이어선이나 정치망에 잡힌 고기가 국내에 다량 유입되면서 이 삼치가 고작 냉동식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냉장 기술의 발달은 보존이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 기술을 믿고 필요 이상으로 무한정 잡아들인다는 점에서는 반생태적이다. 냉동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의 욕심을 무한대로 극대화시켜 생태계를 얼어붙게 한 꼴이다. ●“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활어가 아닌 다음에야 삼치 맛은 저장 기법이 좌우한다. 일단 잡은 삼치는 얼음에 묻는다. 그러나 냉동은 금물. 냉동하면 연한 살이 녹아내려 씹을 것이 없다. 층층이 얼음을 깔고 살이 다치지 않게 비닐을 깐 다음에 삼치를 한 겹 놓은 뒤 그 위에 다시 얼음을 까는 식이다. 삼치는 잡은 즉시 먹는 것보다 두어 시간 얼음에 재워 놓았다가 먹어야 시원한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활어가 아닌 선어여서 적당히 숙성시켜 먹어야 맛이 좋음을 나로도 사람들은 일찍부터 깨닫고 있는 셈이다. 지난 60∼75년 연간에 나로도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닐 정도’로 흥청거렸다. 파시가 열려 엄청난 양의 삼치가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삼치와 함께 대하, 중하, 서대 등도 덩달아 일본에 팔렸다. 이 어류는 파시가 막을 내린 뒤에도 부산을 거쳐 속속 일본으로 팔려 나갔고, 본토 사람들은 그 바람에 삼치를 맘껏 먹기 어려웠다. 그랬던 삼치의 수출길이 막히자 그제서야 사람들은 삼치에 맛을 들였다. 재미있는 것은 삼치회를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보성 고흥 순천 여수 등 전남 동부권 사람들이라는 점. 서울에서도 주문이 밀리지만 주로 출향 인사들에 국한된다.“서울에 올라갈 게 없지요. 물량이 달리는 데다가 그쪽 사람들은 삼치회를 모르잖아요.” 그렇다. 서울 사람들이 아는 삼치는 오로지 ‘구이’뿐이다. 부산이나 인근 하동에서도 회는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서부두 횟집 등에서 심심찮게 삼치회를 맛볼 수 있다. 삼치의 문화권역이 지극히 토속적이며 남방적임을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두어시간 얼음에 재웠다 먹어야 제맛 값도 애매하다. 많이 잡히면 떨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금값이다. 명절 무렵, 출향 인사들이 귀향할 때면 집집마다 삼치를 준비한다. 적절하게 때를 맞춰 먹으려고 시간까지 맞춰 가며 냉장을 한다. 그래서 그때는 값이 뛴다. 광주에서는 아예 ‘차떼기’로 사들인다. “회는 살이 흐물거려 맛이 좀 그렇다.”고 했더니 “서울에서 먹던 딱딱한 ‘고시’에 익숙해서 그렇다.”는 핀잔이 돌아온다. 서울에 올라가는 새끼 삼치는 대부분 배를 가른 냉동 삼치인데, 냉장고에 오래 둬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딱딱해졌다는 것이다.“요것이 막 낸 것인디, 이것을 드시고 서울 가서 묵어 보믄 아마 돌 씹는 맛일 것이오.”한다. 같은 횟감이라도 가공처리 방식에 따라 전혀 맛이 달라질 수 있음을 금방 깨닫는다. 여기에서 횟감의 생명은 처리방식이란 배움을 얻는다. 먹다 남긴 회를 거둬 간 주인이 계란 풀어 옷을 입힌 튀김으로 튀겨 내놓는다. 생선전과 비슷하다. 배가 불러 젓가락을 들고 엉거주춤하자,“4명 가족이 오면 잘 먹는 사람들은 5㎏도 부족해요. 한 10㎏는 묵어야 삼치회 좀 묵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삼치 맛을 아는 마니아들은 몇몇이서 두어 상자쯤 간단히 먹어 치운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삼치회를 보면 사족을 못쓸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한국인들은 씹히는 맛이 강한 회를 즐기는 반면, 입에 넣으면 녹아내리는 맛이 드는 남방계 회는 덜 좋아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의 식습관에 길들여진 까닭이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참치에서 느껴지는 그런 느끼함이 없다. 살을 발라낸 뼈와 머리는 무를 숭숭 썰어 넣고 푹 끓여낸다. 일종의 어죽인데, 국물이 시원해 술안주 겸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삼치에 관한 한 나로도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인근 여수에서도 많이 잡히지만 제값을 받지 못한다. 아귀가 마산에 가야 제값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같은 고흥땅에서도 녹동항에서는 제값을 못받는 대신 나로도 축항에서는 제 대접을 받는다. ●8월말부터 12월초까지 삼치잡이 절정기 삼치는 거문도와 나로도 사이가 주어장이다.7∼8월 중순까지는 대개 어린 새끼잡이다. 찬바람 부는 8월 말부터 12월 초까지가 삼치잡이 절정기. 인근 완도 청산도에서도 삼치가 많이 난다. 그러나 청산도 삼치도 반드시 나로도를 거쳐서 위판되므로 ‘모든 삼치는 결국 나로도로 통한다.’ 고흥의 주요 항구는 나로도항과 풍남항, 그리고 녹동항이다. 소록도가 지척인 녹동항은 아주 조그마한 어촌이었다. 반면 나로도항은 일제시대부터 어업전진기지였다. 나로도항은 수심이 7m나 돼 배가 드나들기에 별 장애가 없다. 어장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오지의 섬에서 어로 아니면 해 먹을 것이 없었던 것도 이곳에서 어업이 발달한 이유가 된다. 이제 나로도는 우주항공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발사대는 물론이고 우주체험관이 생기면 관광객들이 떼지어 몰려들 것이다.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 발전에 이만한 희소식도 없다. 그러나 보상도 만만찮다. 발사 소음 때문에 사람은 물론 가축들도 섬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나로도의 본디 이름은 ‘나라의 섬’에서 비롯됐다. 흥양현(興陽縣)에 딸린 국영 목장이었다는 뜻인데, 다시금 ‘나라의 섬’이 되고 말 것이란 씁쓸함이 없지 않다. 나로도와 여수 화양면을 연결하는 연륙교도 착공됐다. 지도가 바뀔 판이다. 그러나 나로도 사람들의 삼치회 선호도는 바뀔 것 같지 않다. 오랜 역사문화성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작은 포구마다 각각 자랑하는 해산물이 있어 사랑받고 있으며, 나로도의 삼치문화도 이런 토속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경기도나 충청도에서는 삼치 선호도가 낮다. 남방어류답게 남방에서 선호가 높다. 바로 구로시오난류가 배태한 보다 큰 차원의 난류문화권임에 틀림없다.
  • [문화마당] 오염되지 않은 꿈/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언젠가 유치원생인 듯한 어린아이 몇몇이 예쁘장하게 생긴 한 여자 애를 두고, 그 애가 공주냐 아니냐 하는 설전을 벌이고 있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한참을 옥신각신하다가 이들이 내린 결론은 여자 애가 공주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여자 애는 자신은 공주가 맞다고, 아빠가 자기에게 늘 ‘우리 공주’라고 한다면서 울먹였다. 그러자 나머지 아이들이 공주가 아닌 이유를 말하는데,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이 말하기를, 비디오에서 본 공주들은 머리가 다 긴데, 그 여자 애는 머리가 짧다는 것이 아닌가. 시인 유하는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라고 했다. 컴퓨터로 상징되는 각종 정보 메커니즘이 우리네 삶의 세목을 지배하는 정보사회를 두고, 유하는 무의식의 욕망마저 통조림 찍어내듯이 획일화한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 온 종일 인터넷, 텔레비전 등과 같은 정보 메커니즘과 함께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논리에 길들여지고 있다. 잠깐 우리들 욕망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아마도 출세해서 돈 벌어 좋은 집에서 좋은 차 굴리면서 호강스럽게 살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드물 것이다. 물질적 가치만을 최우선시하는 이런 욕망이야말로 상품물신주의가 지배하는 정보사회에 오염된 단적인 예다. 정보사회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가, 신격화된 상품이 모든 가치 평가의 절대적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품물신주의이다. 우리 주변에 자동차와 관련된 농담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 대부분이 유독 소형 승용차와 관련이 있다. 가령, 소형차 운전자가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데 차가 움직이지 않아 살펴보니 타이어에 껌이 붙어 있더라는 것이나, 구부러진 길을 돌 때 차가 넘어질까 봐 운전자가 손을 땅에 짚고 돈다는 것이 그 예이다. 그냥 우스갯소리로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는 값싼 차를 타지 말고 비싼 차를 타야 대접을 받는다는 상품물신화의 논리가 잠복해 있다. 비싼 차와 관련된 농담이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될 수 있으면 값비싼 상품을 소비하도록 유혹하고, 그런 상품을 소유할수록 뭔가 품위 있는 듯이 보이는 시대가 오늘날이다. 그리고 그런 잘못된 풍조를 조장하는 전위 부대가 정보 메커니즘이다. 정보사회의 논리에 함몰되기 이전의 본래적 욕망을 두고 ‘영도(零度)의 꿈 혹은 욕망’이라 한다. 오염 제로의 욕망, 그것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물질과 정신, 육체와 영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에 뿌리를 드리우고 있다. 물신화되고 비인간화된 정보사회의 입장에서 볼 때,‘영도의 욕망’은 자신의 체제를 일거에 전복시킬 수 있는 강력한 부비트랩과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음흉한 정보사회는 그런 욕망을 철저히 억압하고 대신 자신의 논리에 충실하게 복종할 수 있도록 우리들 욕망을 교활하게 조작하고 통제한다. 공주는 무조건 머리가 길어야 한다고 믿는 어린 세대가 계속해서 정보 메커니즘의 논리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성장해 간다고 상상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밝고 건강한 꿈을 심어주는 것은 기성세대에게 주어진 필연적 의무이다. 기성세대가 오염되지 않은 문화를 늘 가까이 하고 바른 생각을 하면서 ‘영도의 욕망’을 가질 때, 자라나는 세대도 그것을 본받을 것이다. 훗날 우리의 귀엽고 소중한 아이들이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의 한 생산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인지, 아니면 진정 인간다운 존재로 고귀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의 여부는 온전히 기성세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토종 웰빙을 찾아서] 나주배

    [토종 웰빙을 찾아서] 나주배

    ‘고기를 구워 먹고 나면 꼭 후식으로 배를 먹어라.’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유도 모르고 시원한 맛에 소화도 시킬 겸 해서 먹었지만 선조들의 숨은 지혜가 숨어 있다. 배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열린 ‘배의 효능과 체질개선 학술토론회’에서 전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양미희 교수는 “조리하면서 탄 음식에서 생기는 발암물질이 배를 먹으면 6시간 안에 오줌과 함께 몸 밖으로 나온다.”고 발표했다. 지금 시중에는 온통 수입과일 천지다. 과일 소비량이 늘면서 수입산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에 맞서 경쟁할 만한 토종 먹을거리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 가운데 내놓을 만한 대표주자로는 단연코 배가 으뜸이다. 배의 대명사는 ‘나주배’다. 나주배는 국내산 배 5개 가운데 1개꼴이다. 국내 전체 생산량의 19%를 차지한다. 올해는 나주시 3526농가가 2901㏊에서 7만 5000여t을 수확했다. 일조량이 많아 유례없는 풍작이었고 줄잡아 매출액만 1000억원이다. 올해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4000여t을 수출해 한국의 과일 맛을 알렸다. ●배는 가족건강 지킴이 배에는 나트륨·칼륨·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강알칼리성 식품이다. 그래서 갈수록 산성화되고 있는 현대인의 몸을 중성으로 변화시키는 데 안성맞춤이다. 깎아 먹어도 그만이지만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효과를 배로 누릴 수 있다. 담이나 가래·기침에는 배즙과 무즙을 섞고 생강즙을 더해서 마시면 좋다. 증상이 심하면 우유와 섞어 달여 먹으면 된다. 배는 성분상 차고 비타민 B·C가 들어있어 열을 내리는 데 좋다. 또 소화도 잘시켜 대·소변 때 쾌감도 높여준다. 또한 고기가 질기면 채로 썰어서 고기와 섞어서 재워두면 육질을 부드럽게 만든다. 또 굳이 동의보감을 들추지 않더라도 민간요법으로, 등이나 다리에 종기가 생기면 배를 얇게 썰어서 환부에 붙이면 근이 빠진다. 여기다 배나무 이파리를 말려서 달여 먹으면 토사곽란(토하고 설사하는 것)이나 배탈에 특효가 있고 껍질을 달이면 부스럼이나 옴이 올랐을 때 효과를 본다고 한다. 지금 나주에서는 배를 이용해 술이나 음료수·주스·통조림·병조림 등 가공식품이 시판되고 있다. 나주시청 한규택(52) 나주배 팀장은 “가공식품으로는 배즙이 영양가가 파괴되지 않고 마시기에도 편해 소비량이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나주배 척보면 압니다 나주배는 씹을 때 질긴 맛의 석세포 함량이 적어 부드럽고 수분이 많아 노약자들이 먹기에 편하다. 거기다 당도는 13도로 타지역 일반배보다 평균 1∼2도가 높다고 한다. 나주는 논보다 밭 값이 훨씬 더 비싼 곳으로 밭농사가 아주 발달된 곳이다. 대부분이 황토밭 구릉지인데도 사질토여서 물빠짐이 좋고 일조량이 많아 다른 과일에 비해 굵기가 큰 배를 키우기에는 최적이다. 그래서 같은 품종의 배라도 나주배는 당도가 높고 향이 진하다. 봄이면 가지치기가 잘된 배나무 밭에서 하얗게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배꽃은 일대 장관을 이룬다. 나주배는 조선 세종 때부터 진상품목일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특히 ‘나주배가 최고’라는 재배농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집집마다 독특한 재배기법을 자랑한다. 나주배 농협 박석훈(43) 지도과장은 “배는 클수록 당도가 높기 마련이다. 배를 고를 때는 배 고유의 모양이 나고 때깔이 맑고 투명하며 윤기가 흐르는 게 좋은 것”이라고 요령을 설명했다. ■ 진짜 나주배 고르는 법 나주에서는 ‘가짜 나주배’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철저하게 ‘상자 실명제’를 하고 있다. 상자 겉면에 생산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계통출하 농협 이름을 적어 현장에서 구매자가 확인토록 제도화했다. 나주시장의 ‘품질인증’마크도 뚜렷하게 찍혀 있다. 그러나 가짜 나주배는 나주배라고 적힌 상자를 사다가 ‘생산자연합회’나 ‘생산자단체’등으로 찍어 두루뭉수리 넘어가는 수법을 쓴다고 한다.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바다로 가자 - 통영 굴맛 보이소

    바다로 가자 - 통영 굴맛 보이소

    굴 맛이 꿀맛이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굴이 많이 생산되고, 이때 나는 굴을 최고로 친다.‘바다의 우유’라는 별명처럼 굴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인류가 굴을 먹기 시작한 역사는 길다. 우리나라 선사시대 조개무덤에서도 굴 껍데기가 발견됐으며, 고대 중국, 그리스·로마시대에도 굴을 먹었다 한다. 굴은 소화가 잘 되고 칼슘 흡수가 매우 빨라 노약자나 어린이에게 권장된다. 굴에는 글리코겐과 아연도 많이 들어있다. 글리코겐은 에너지 원천으로, 아연은 성호르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굴을 ‘사랑의 음식’으로 생각해왔다. 굴 맛을 따라, 바다의 향을 따라 갔다. ■ 굴따러 가세 꿀따러 가세 제23호 태풍 도카게가 일본에 상륙했던 19일, 통영 앞바다는 엷은 안개에 덮여있었다. 취재차 동승한 굴수협의 양식지도선이 통영운하를 빠져나가자 바로 한 폭의 그림이 펼쳐졌다. 옥빛 바다, 올망졸망한 해안, 곳곳에 솟아있는 섬들, 항로 양쪽으로 사열하듯 늘어선 흰색 띔개들이 바로 한 폭의 수채화가 됐다. 선장 이형근씨는 “저게 모두 굴을 양식하는 밭”이라고 말했다.“이곳은 한려수도의 핵심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깨끗하다.”며 “까다롭기로 소문난 식품의약품청(FDA)도 남해안 굴은 인정해 미국이 수입해간다.”고 연방 자랑한다. 1시간만에 도착한 도산면 읍도와 연도 사이 해역. 작업중이던 일성호로 옮겼다. 일성호 선장 이순간(48)씨가 굴뗏목(바지선)에 굴을 올리면서 흰색 스티로폼 띔개를 풀어 올렸다. 동료 최성환(56)씨는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오르는 굴줄에 달린 1m가량의 컬렉터를 군데군데 잘랐다. 굴이 달린 컬렉터는 커다란 통에 담겼다. 이씨의 굴양식장은 7㏊(2만 1175평). 모두 50줄이며 한 줄은 길이가 200m다. 이렇게 끌어올려 하루 작업하는 분량은 100m란다. 통영의 굴 양식장은 1388㏊에 이른다. 굴은 다시 아주머니들이 굴껍데기 까는 곳, 박신양에서 하나하나 굴칼로 까고 있었다. 통영시내엔 이렇게 굴을 까는 박신양이 270여곳이다.(박신양? 이곳 사람들이 굴을 까는 장소를 일컫는 박신양은 탤런트 박신양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다.) 깐 굴은 바닷물을 끌어 올려 씻어 자개미(굴 껍데기 부스러기)를 건져낸다. 그다음 알굴(깐굴)을 10㎏ 단위로 투명한 비닐 봉지에 포장한다. 포장된 알굴은 매일 오후 5시쯤이면 동호항 굴수협 공판장으로 모인다. 경매에 부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경매 전에 굴수협소속 연구실의 안삼환 연구원 등 2명의 검사를 거쳐야 한다. 안 연구원은 “산도와 병원균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해 이상이 나오면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날 것으로도 먹기 때문에 굴의 신선도는 엄격하게 검사해야 한다. 안 연구원은 “사람들이 서해안의 투석식 굴을 자연산이라 해 선호하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며 “남해안에서는 줄에 붙여 굴을 키우고, 서해안에서는 돌에 붙여 키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굴은 종묘 채집부터 수확할 때까지 바다의 플랑크톤을 먹고 스스로 자라기 때문에 모두 자연산”이라며 “서해안 돌굴은 만조시에만 바다에 잠겨 플랑크톤을 섭취해 크기가 작지만 남해안 굴은 성장기간 내내 바닷물에 잠겨 플랑크톤 섭취량이 많아 알이 굵고 통통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의 검사가 끝나자 빨간 모자를 쓴 경매인 20여명이 모였다. 우리가 보기엔 똑같은 굴이지만 가격은 달랐다. 한 경매인은 “굴 경매만 20년이 넘는데 척 보면 좋은 굴인지 금방 안다.”고 말했다. 경매가 끝난 굴들은 어디론가 실려갔다. 성삼만(51)굴수협 유통판매과장은 “굴을 훈제해 면실유에 절이는 통조림이 가장 많다.”며 “통조림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된다.”고 말했다. 국내의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도 통영의 알굴은 들어간다. ■ 골라골라 싱싱굴 굴은 특별히 신선도를 보고 골라야 하는 식품이다. 육질이 부드럽고 영양이 많아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포장된 굴을 직접 만져보지 못하는 탓에 빛깔로 판별해야 한다. 밝고 선명하고 유백색이며 광택이 있는 굴이 좋다. 알굴은 오돌토돌하고 탄력있는 것을 고르면 된다. 요즘엔 굴이 나지 않는 한여름에도 먹을 수 있다. 겨울철의 알굴을 개체별로 급속 냉동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영어로 ‘R’자가 들어가지 않는 달(5∼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서양 격언도 옛말이 됐다. ● 도움말 및 구매문의 굴수협(055-645-4511) ■ 문복선씨와 굴 요리조리 ●향토음식 연구가 문복선씨는 ‘굴요리 원조이자 전도사’로 통한다. 장어 요리집을 운영하던 그는 지난 93년 굴수협의 요청으로 굴요리를 개발, 무전동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굴요리 전문점 굴 향토집(055-645-4808)으로 재단장했다. 또 통영지역의 집집마다 전해오던 굴조리법도 모았고,“일본 조리책을 참고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새 굴메뉴도 많이 개발했다.”고 자랑했다. 일본 음식박람회까지 진출한 굴 향토집은 2002년 통영 최초의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됐다. ●굴밥 재료 굴 150g, 쌀 3컵, 당근·완두 30g씩, 표고버섯 4장, 청주 1큰술, 멸치 국물 3컵,양념장(다진 파 2큰술, 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통깨·참기름 (½)작은술씩) 조리법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30분정도 불려 물기없이 건져 놓는다.(2) 굴은 딱지가 없도록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빼둔다.(3) 당근은 완두 크기로 썰고, 표고버섯은 불려 꼭지를 따고 굵게 채 쳐 놓는다.(4) 솥에 굴과 청주를 넣어 굴이 익으면 쌀·당근·완두·표고버섯·간장·멸치 국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5) 간장·파·마늘·통깨·참기름을 넣어 혼합해 양념장과 함께 낸다. ●굴구이 재료 굴 300g, 식용유 적당량,양념장(진간장 2큰술, 참기름 1작은술, 레몬 (½)개, 참깨 적당량) 조리법 (1) 굴은 자개미가 없도록 엷은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둔다.(2)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른 다음 중불에서 (1)의 굴을 뒤집어가며 노릇하게 익혀낸다.(3) 양념장의 재료를 고루 섞은 다음 참깨를 뿌린다.(4) (2)의 익힌 굴과 함께 별도의 작은 그릇에 (3)을 담아낸다. ●굴회 재료 굴 600g, 대파 1뿌리, 무 1토막, 레몬 1개,초고추장(고추장 3큰술, 식초·레몬즙·다진 마늘 각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물엿 2큰술) 조리법 (1) 굴은 자개미가 없도록 소금물에 씻는다.(2) 대파는 가늘게 채썰어 냉수에 담가서 싱싱해지면 건져 놓는다.(3) 무는 얇게 돌려 깎아서 가늘게 썰어 냉수에 담가 싱싱해지면 건져 놓는다.(4) 레몬은 반으로 갈라서 엎어놓고 반달모양으로 썰어 놓는다.(5) 고추장·식초·레몬즙·마늘·생강·물엿을 섞어 초고추장을 만든다.(6) 그릇에 위의 재료를 예쁘게 담고 가운데에 초고추장을 담아 놓고 얼음을 얹어 차게 만든다. ●굴죽 재료 쌀 1컵, 굴 30알, 물 9컵, 참기름 1작은술, 마늘 4쪽, 소금 약간, 다진 파·다진 당근 1큰술씩, 깨 약간 재료 (1) 쌀은 깨끗이 씻어 불려 건져 놓고 굴은 옅은 소금물에 씻어서 건져 놓는다.(2) 마늘을 도톰하게 저며 참기름으로 볶다가 불린 쌀을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3) (2)에 물을 넣고 약한 불에서 쌀알이 퍼질때까지 서서히 끓인다.(4) 쌀알이 다 퍼지면 다진 파와 다진 당근을 굴과 함께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한다.(5) 그릇에 (4)를 붓고 깨를 솔솔 뿌려낸다. ●굴전 재료 굴 300g, 다진 당근·다진 부추 1큰술씩, 달걀 2개, 밀가루 (½)컵, 맛소금 1작은술, 참기름 (⅓)컵, 양념장 2큰술 조리법 (1) 굴은 자개미(껍데기 부스러기)가 없도록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빼둔다.(2) 달걀은 풀어 소금을 넣고 저어 놓는다.(3) (1)의 굴에 맛소금을 뿌린 다음, 참기름을 표면에 묻힌다.(4) 밀가루와 달걀에 다진 당근·부추를 넣고 섞는다.(5) (3)의 굴 2개를 (4)에 흠뻑 묻혀 반달모양을 만들어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지져낸다. 글 통영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통영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한가위, 나도 송편 만들어볼까

    한가위, 나도 송편 만들어볼까

    “뭣하러 만들어,그냥 사먹어.” 요리 초보,명절 기분 내겠노라 송편에 도전하려 하면 ‘사먹는 게 차라리 값싸다.’며 가족들한테 구박받는다.이번엔 물러서지 말아라.차근차근 만들면 내가 만든 예쁜 송편을 추석상에 올릴 수 있다.물론 이럴 때 요리 고수들은 팔짱만 끼고 지켜볼 수 없는 노릇.송편으로 다른 요리까지 선보여보자.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요리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지현(쿠킹아트센터 전임강사) ■나도 송편 만들어볼까 초보가 쉽게 만들 수 있는 송편은 흰색 떡에 깨로 만든 소를 넣은 것.송편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만들기 전날 (1)일단 멥쌀이 필요하다.집에 있는 쌀을 써도 되지만 떡색깔이 다소 투명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멥쌀을 구입한다.쌀 1컵으로 송편 8∼9개를 만들 수 있다. (2)이밖에 깨,꿀,설탕,소금이 필요하다. (3)쌀을 4∼5시간 불린 뒤 물기를 완전히 뺀다. ●만드는 날 (1)불려 물기를 제거한 쌀을 들고 방앗간에 가서 빻는다.이 과정이 번거롭다면 방앗간에서 파는 쌀가루를 구입해도 된다. (2)쌀가루에 소금 간을 한다.쌀 5컵당 1큰술을 넣으면 된다.방앗간에서 빻을 때 간을 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확인할 것. (3)깨는 볶은 다음 절구에 넣어 찧고 꿀과 버무려 둔다. (4)쌀 2컵당 뜨거운 물 ½컵을 넣어 반죽한다.처음부터 손으로 하면 달라붙기 때문에 고무주걱이나 나무주걱을 이용해서 비비듯 반죽한 다음 손으로 힘있게 치대면 쫀득해진다. (5)준비한 반죽을 일단 가래떡 모양으로 만든다.이렇게 해야 송편의 크기가 일정하다. (6)밤알 크기로 반죽을 떼어 낸 다음 가운데 우물을 파서 깨로 만든 소를 넣고 빚는다. (7)찜통에 면 헝겊을 깔고 30분 동안 찐다.꺼내 찬물에 담가 헹군 뒤 참기름을 바른 그릇에 넣고 굴려주면 달라붙지 않는다. ■송편 색내기 & 소 만들기 아무리 초보지만 ‘왕기본송편’으로 성미가 차지 않는다면 색깔과 송편소로 변화를 줄 수 있다. ●눈이 기쁘다,색내기 (1)초록:쑥을 소금물에 데친 다음 절구에 다진 후 반죽할 때 넣으면 된다.이 경우 송편 표면이 고르지 않을 수 있다.따라서 쌀을 빻을 때 씻어 물기를 제거한 쑥을 함께 넣으면 좋다.또 색깔이 진한 것도 괜찮다면 쑥가루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2)주황색:치자를 이용하면 된다.일단 손으로 반으로 가르고 물에 40분 이상 담가둔다.이것을 체에 걸러 물만 사용하면 된다. (3)보라:비트를 쑥과 같은 방법으로 넣으면 보랏빛이 난다. ●맛을 결정한다,소 (1)녹두:녹두를 물에 불려 껍질을 벗겨 찜통에 20∼30분 찐다.이것을 망에 놓고 체 내려 고물을 만든다.고물 2컵당 꿀 1작은술,설탕 2큰술,소금·계핏가루 약간씩 넣는다. (2)견과류:잣이나 호두를 찧어서 꿀을 섞으면 훌륭한 소가 된다.밤은 일단 껍질을 까서 살짝 익힌 다음 설탕물(설탕 3큰술+물 ½컵)에 넣어 졸이면 된다. (3)유자청:유자차의 건더기를 잘게 썰어 넣는다. ■송편의 변신은 무죄!!! 송편 만들기에 자신있는 고수라면 넉넉하게 만들어 이것저것 다른 요리도 만들어 보자. ●파인애플 소스 송편탕수 재료 송편 10여개,양파·피망 각 ½개,물녹말(물 ½컵+녹말 1작은술) 소스 파인애플 통조림 간 것 2큰술,간장 2큰술,설탕 1큰술,식초 1큰술,참기름 1작은술 만드는법 (1)야채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프라이팬에 볶는다.(2)여기에 송편을 넣어 같이 볶는다.(3)소스를 넣어 잘 섞는다.(4)마지막으로 물녹말을 넣어 버무리면 완성. ●송편양념꼬치 재료 송편,고추장 1큰술,물엿 1큰술,핫소스 1큰술,토마토 케첩 3큰술,설탕 1작은술,다진 마늘 1작은술 만드는법 (1)꼬치에 송편을 3∼4개 끼운 다음 기름 두른 팬에서 앞뒤로 지져낸다.(2)고추장 등 양념을 섞어만든 소스를 송편 위에 바르면 된다. ■이번 한가위 떡은 럭셔리 하게 명절 음식 하면 역시 떡이다.하지만 요즘은 출근길 지하철역에서도 쉽게 사먹을 수 있다.그렇다면 추석엔 그래도 뭔가 조금은 다른,맛도 좋고 모양새도 고급스러운 떡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이번 추석에는 멋진 솜씨에 입과 눈이 모두 호사스러워지는 떡집에 들러보자. 호원당(363-0855)은 53년 이대 앞에 문을 연 역사 깊은 곳.호원당의 맛은 조선 순종황후인 윤대비와 이종사촌간인 조자호 할머니가 궁중의 비법을 그대로 물려받아 3대째 이어오고 있다.대표적인 떡은 고종임금이 즐겨 드셨다는 두텁떡.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분점(511―0855)이 있다. 동병상련(734-3124) 역시 이대 근처의 떡집.99년 문을 열어 역사는 짧지만 맛은 깊다.전통떡과 서양재료로 우리 입맛에 맞게 개발한 떡이 많은 신세대 떡집. 질시루(741-0258)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운영하는 떡 카페.기본적으로 매일 나오는 떡과 바뀌는 떡,떡케이크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같은 건물 2,3층에 자리잡은 떡박물관 관람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예문병과(3288-1320)는 떡문화연구가 정연선씨가 운영하는 곳.10살 때부터 떡을 안치고 어머니와 시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떡 맛을 선보이는 곳이다.대치동점 외에 청담점(3445-2117),삼성점(2051-6061)이 있다. 지화자(575-3987)는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인 황혜성 교수가 운영하는 떡집.전통 먹을거리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만든 곳이다.먹기 아까운 예쁜 떡들을 빵처럼 규격화해 포장 판매하고 있다.매장에서 전통 차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추석선물 ‘肉東魚西’

    추석선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영남권은 육류를,호남지역은 굴비 등 해산물을 좋아한다.특히 영·호남만을 비교했을 경우 영남은 술,호남은 과일이 인기 품목으로 나타났다. 21일 현대백화점이 추석을 앞두고 전국 12개점의 선물세트 판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경인·영남권은 정육 세트,호남은 해산물 세트가 1위를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역별 매출상위 5개 품목 중 수도권은 정육(37%),해산물(21%),한과(9%),건강식품(9%),과일(8%) 순이었다. 영남지역은 정육(24%)이 1위를 차지했으며,다음은 건강식품(15%),주류(10%),과일(7%),조미료·통조림 (6%)이 뒤를 이었다. 호남지역은 그러나 이들 지역과는 달리 굴비·옥돔·대하 등 해산물(22%)이 정육(21%)을 앞질렀으며,다음은 건강식품(14%),주류(10%),과일(8%) 등의 순이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육류가 추석선물로 최고 인기지만 영·호남을 비교했을 때 영남이 육류를,호남은 해산물을 선호하는 육동어서(肉東魚西)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고 말했다.호남권에서는 해산물 선물세트가 22%나 된 반면 영남권은 3%에 그쳤다. 한편 롯데백화점이 매장 판매를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영남은 주류 선물이,호남은 과일 선물이 인기다. 대구점,창원점,울산점,부산점 등 영남지역 점포의 인기 선물은 양주·와인 등 주류가 차지했다.특히 대구점은 주류 선물 매출 구성비가 23%나 된다.전국 점포 평균 11%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그러나 광주점 등 호남권 점포에서는 사과·배 등 과일 선물이 8%로 최고의 인기 선물로 조사됐으며,역시 해산물은 6%로 2위를 차지했다.수도권 지역은 갈비 등 정육이 14%로 1위를 차지했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은 게으르다.일에서?아니면 인간관계에서?아니다.이들은 제대로 된 밥상 차리는 데 절대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단지 3분 내에 만들 수 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뭐 어때?’라고 묻는 당신,혼자 살수록 잘 먹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모르는 바보다.그게 아니더라도 ‘밥심’이 있어야 뭐든 잘한다는 어른들 말씀도 안 듣는 반항아다. 싱글들이여,이제 남들 다 한다는 유기농 웰빙식은 못해도 최소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연명하는 생활은 접자.둘이 아니면 어떤가.혼자서도 잘먹고 잘살자. 글 이기철 최여경 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혼자서도 잘먹어야 single 벙글 #1.자취생의 주식 평상시에는 라면.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때는 라면에 파를 넣는다.영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라면에 달걀을 넣는다.매일 먹는 라면이 질렸다면 라면에 커피를 조금 타본다.고기를 먹고 싶을 때는 소고기라면을 끓여 먹는다.새로운 무엇인가를 원할 때 봉지 라면이 아닌 컵라면을 사서 먹는다.기쁜 일이 생겼는가.그렇다면 평소에 한박스 사다 놓던 라면을 몇 박스 더 사놓아라. #2.분야별 자취생 유형 김치-초급:김치가 넉넉히 있다.중급:아무리 오래된 신김치라도 먹을 수 있는 기술이 생긴다.고급:김치국물을 가지고 전쟁을 한다. 요리-초급:보통 사람들이 먹는 요리를 먹는다.중급:라면과 김치만으로 100가지가 넘는 요리를 구사한다.고급:희한한 메뉴가 등장한다.쌈밥=쌈장+밥,달걀밥=날달걀+밥 등. 설거지-초급:생길 때마다 바로 한다.중급:차일피일 미루다가 벌레가 보이면 한다.고급:친구 하나를 물색한 다음 저녁을 먹이고 시킨다. 술안주-초급:가급적 밖에서 마신다.주점,맥주집 등.중급:각종 마른안주나 과일 등을 사다 놓고 먹는다.이게 더 싸다.고급:○○깡 하나에 소주 한병.두 개씩 먹으면 죽음이다.(출처 웃긴대학·humoruniv.com) 하지만 혼자 사는 그대,언제까지 이렇게 처량하게 살 것인가. 여기 초라한 백수 자취생에서 화려한 요리 전문가로 변신한 ‘나물이’ 김용환(33)씨가 분연히 나섰다.직장인 윤현식(28·롯데백화점 홍보실)씨와 황인숙(25·웅진코웨이개발 인사총무팀)씨에게 전수하는 혼자 사는 자취생이 아닌 멋진 싱글을 위한 요리.손이 많이 가지도,돈이 많이 들지도,호사스럽지도 않다.하지만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요리다.아자! ■ 싱글들을 위한 식당 혼자 먹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족간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나홀로 식사’가 늘어나는 추세다.권우희 JW메리어트호텔 디자이너는 “맨날 보는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면서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먹는데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엔 ‘왕따’를 당한 듯이 구석에서 벽을 보고 후다닥 한 그릇 해치웠지만 지금은 창가에 앉아 당당하게 나홀로 식사를 즐긴다.잡지를 읽거나 먼산바라기를 하는 여유로움은 덤이다.정찬보다는 샌드위치나 김밥 등 간편식 위주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센터럴시티 지하의 카페 파스쿠찌(6282-2826)는 한잔의 커피와 샌드위치에 만족하는 강남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나홀로 식당이다.‘나홀로’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현란한 모양에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캐러멜의 달콤한 맛이 담긴 파스푸초(4500원)와 겉은 부드럽고 속은 파삭파삭한 파니니 샌드위치(4000원).눈과 입이 행복해지면서 나혼자 식사라는 생각은 저만치 달아난다. 인사동 한빛은행 4거리의 우드앤브릭델리(737-1142)는 볼거리가 많고 외국인들의 왕래가 잦은 인사동의 특징을 살린 곳으로 인테리어도 깔끔하다.햄치즈샌드위치가 좋다. 동호대교 남단에서 안세병원 4거리쪽으로 가는 길목의 국민은행 뒤의 르파니에(540-7882)도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 메뉴로 하는 샌드위치 전문숍이다.저녁에는 샐러드,감자튀김,치즈크래커 등의 안주에 곁들여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다. 먹을거리 많은 명동에서도 혼자 찾기 좋은 곳으론 유투존 후문 맞은 편의 충무김밥(756-6886)이 있다.밥에 별도의 양념 없이 김으로 감쌌고,김칠맛 나는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는 충무김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간식으로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충무김밥 골목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틈새라면(756-5477)은 얼얼한 라면으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매운 맛에 기분전환에는 그만이다.라면회사들이 새 라면을 개발할 때 이 집 라면을 샘플링해 간다는 소문도 있다. 이화여대 정문 미스터피자 맞은 편의 가미(364-3948)는 참국수와 물냉면으로 인기가 높다. 유행을 좇아 새로운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기보다는 국수만 묵묵하게 고집해 맛이 깊다. ■ 싱글요리 노하우 (1) 기본적인 재료는 미리 구입해 다듬어 두기-재료가 없으면 요리가 귀찮다.채소도 밀폐용기를 활용하면 김치 냉장고가 없어도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간다. (2) 남는 재료는 요리해 보관하기-혼자 살면서 음식을 하면 재료가 남기 일쑤.이럴 땐 아예 넉넉하게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나중에 녹여 먹는다.이게 인스턴트 식품보다 훨씬 몸에 좋다. (3) 통조림 제품은 다양하게 구비해 놓기-보관 기간이 길고 응용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하므로 흔한 참치에서 죽순까지 여러가지를 사놓는다. (4) 야채보다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식재료는 1인분씩 보관-각종 고기류는 한번 요리해 먹을 만큼씩 싸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5) 요리 중간 중간 설거지하기-요리를 하고 난 다음 그릇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요리계에 입문하자마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 나물이의 요리조리 나물이의 요리법은 어렵지 않다.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을 쓰고 손과 숟가락과 컵만 있다면 특별한 계량도구도 필요없다.(모든 요리 1인분 기준,재료 괄호안 숫자는 밥숟가락 수) 잘나가는 인터넷 요리작가이자 베스트셀러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의 저자.본명 김용환.자취생활 18년 동안 취미를 뛰어넘어 생존전략으로 요리를 해왔다.2002년에 디카를 구입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 만들기를 알려주는 ‘요리전도사’로 나섰다.그의 홈페이지 나물이네(www.namool.com)에는 하루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골뱅이 무침? No, 비빔칼국수 재료 칼국수 생면 1인분,닭가슴살 1줌,요리용술 (¼)컵,상추 등 집에 있는 야채 양념장 고추장(2),고춧가루(2),설탕(4),식초(6),다진마늘(1),참기름·깨 조금씩 만드는법 (1)물 3컵에 요리용술을 부어 끓이다가 닭고기를 넣어 삶은 다음 먹기 좋게 찢어준다.(2)양념장 재료를 섞는다.(3)칼국수면을 3∼4분 정도 삶고 찬물이나 얼음물에 헹군다.(4)칼국수,양념장,각종 야채를 넣고 비벼 그릇에 담는다. ●디저트까지 확실히,단호박 크렘블레 재료 단호박 (½)개,설탕(4),버터(1),우유 1컵,달걀 3개,만드는법 (1)단호박은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20분간 아 체에 내린다.(2)여기에 설탕,버터,우유,달걀을 섞어 다시 체에 내린다.(3)푸딩틀이나 비슷한 크기의 그릇에 버터를 바른 다음 반죽을 붓는다.(4)약 30분간 쪄내면 완성. ●비타민 보충용 샐러드 재료 방울토마토,치커리 등 각종 채소 드레싱 발사믹식초(2,없으면 그냥 식초로 대체),올리브오일(4),레몬즙((½)),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법 (1)준비한 야채를 씻어 찬물이나 얼음물에 씻고 한입 크기로 자른다.(2)드레싱 재료를 섞는다.(3)먹기 직전 드레싱을 뿌리면 된다. ●맛있는 볶음국수,차우펀 재료 쌀국수 1인분,모시조개 7개,대하 1마리(없어도 됨),요리용술(4),죽순 (½)개,청경채 3개(야채는 다른 것으로 대용가능),굴소스(1,없으면 진간장 2+설탕 (½)로 대체),식용유(2),다진마늘(1),고추기름(1,없으면 그냥 고추) 만드는법 (1)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다진마늘을 넣고 볶다가 죽순,청경채를 넣는다.(2)여기에 다시 새우와 모시조개를 넣어 볶다가 요리용술을 넣는다.(3)굴소스와 물 (½)컵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다.(4) 삶아서 얼음물에 헹군 쌀국수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5)고추기름을 넣고 마무리한다.
  •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모여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모여

    입안의 혀만큼 가까운 나라가 중국이다.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에 포함시키려는 ‘둥베이궁청(東北工程)’으로 공분을 사고 있지만 그래도 ‘세계의 공장’ 중국 열풍은 끊이지 않는다.중국어학원은 새벽부터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고 중국에 관한 새 책은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온다. 음식 동네에서도 중국은 아주 친숙하다.가장 서민적인 중국 음식인 자장면의 발상지가 ‘인천이다,중국이다.’는 논란이 있을 정도다.식재료가 1만 3000여가지라는 중국 음식은 그 다양성에서 놀랄 만하다.중식당 동강의 최성수 사장은 “요리사가 3대에 걸쳐도 다 못먹을 만큼 풍부하다.”고 말했다.‘땅에서 자동차,하늘에는 비행기’를 빼곤 다 먹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중국 음식하면 자장면·짬뽕·탕수육이 떠오르지만 맛의 1번지 강남에서는 중국 음식의 변화가 거세다.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의 중식당은 다소 퓨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외식업체 ‘롸이즈온’의 박준석 상무는 “요즘 생기는 중식당에는 자장면이나 짬뽕이 없고,안방까지 배달하는 ‘철가방’도 없다.”며 “적당히 한끼를 때우는 ‘동네 짱께집’이 아니라 제대로 먹는 레스토랑의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모던 차이니스 레스토랑 분위기를 몰고 온 곳은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닝’.이런 트렌드에 미국 브랜드의 ‘미스터차우’가 가세했고,중국 진시황제의 별실 재현을 컵셉트로 잡은 ‘봉주루’,명나라를 기본 코드로 삼은 ‘공을기객잔’ 등이 합류했다.중식당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하다. 이들 중식당은 공통적으로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오픈 테이블로서 옆 손님이 뭘 먹는지도 알 수 있다.술은 고량주도 있지만 와인이 주류다.메뉴가 코스화돼 있는가 하면 주문 방식도 좀 다르다.직원들이 “어떤 요리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거나,손님들이 “닭고기와 해산물이 먹고 싶다,동행해 온 손님이 야채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된다.메뉴 없이 주문하는 방식은 외국 유명 레스토랑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사실,메뉴를 봐도 음식을 알기가 쉽지 않다.실례로 ‘미스터차우’에서 많이 나가는 ‘상하이 리틀 드래곤’.장난감이나 어린이 야구단 이름처럼 보이지만 해산물과 야채가 많이 들어가 아기자기한 만두처럼 생긴 딤섬이다.‘그린 프론’은 겉모습이 브로콜리 볶음처럼 보이지만 시금치 물을 들인 새우 요리다.‘미스터차우’의 정연태 마케팅 팀장은 “이런 방식을 처음 접한 고객들이 의아해 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더 만족해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 두명이면 중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일품 요리의 양이 버겁기 때문.이닝은 국내 최초로 두명이 와도 다양하게 일품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물론 여러 가지를 조금씩 내놓는다.‘미스터차우’ 역시 10가지 코스를 내놓지만 각각의 양은 조금씩 나온다.이런 까닭에 요즘 중식당에는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여성 두 명이 식사하는 모습도 많이 눈에 띈다. 반면 연희동쪽의 중식당은 화교들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푸드스타일리스트 유경씨는 “연희·연남동쪽 중식당은 작고 허름하지만 수 십년간 대를 이어와 맛이 깊고,전통 중국 음식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중국 요리가 일반 가정으로도 많이 들어왔다.”며 “초대상에 중국 요리 몇 가지를 내면 손님들이 아주 흡족해 한다.”고 말했다. ■ 중국요리 재료 여기서 사세요 중국요리 재료는 서울시청앞 플라자호텔에서 남대문 시장쪽으로 가는 쪽 북창동에서 웬만한 것을 다 살 수 있다.양념과 향료·통조림·면·건채·건해산물 등 식재료는 물론 접시와 조리기구까지 다룬다.백화점보다도 30%가량은 싸다.이곳에서 가장 오래되고 다양한 품목을 갖춘 곳이 골목 어귀에 자리잡은 신영상회(753-0449).40년 가까이 화교가 대대로 운영해 온 이곳에는 네댓평 남짓한 공간에 온갖 재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바로 인근 신창상회(752-2212)도 유명하고 이웃해서 비슷한 재료상이 몇 곳 성업중이다. ■ 유경씨와 중국 요리조리 ●푸드스타일리스트 유경씨는 이화여대를 마치고 ‘푸드앤컬쳐’에서 요리와 푸드스타일링을 공부했다.제일제당 쿡조이 등에서 푸드스타일링을 한 그는 푸드채널 ‘니하오 차이나’에서 센스를 더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출연중.그는 중국요리 맛내는 비법으로 ▲기름에 데칠 때는 중불에서 센불로 ▲마늘·파 등은 먼저 볶아 향을 내고 ▲맛술은 프라이팬 가장자리로 흘려 보내고 ▲물녹말은 끓는 국물에 넣고 ▲소스는 먹기 직전 끼얹는다고 귀띔했다. ●마늘&마늘쫑 볶음밥 재료 마늘 2톨,마늘쫑 1대,식용유 적당량,밥 1공기,계란 1개,치킨파우더 1큰술. 만드는 법 (1)마늘을 편으로 썰어 준비하고,마늘쫑은 짧게 송송 썬다.마늘과 마늘쫑을 함께 기름에 튀겨 놓는다.(2)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풀어서 먼저 볶다가 밥과 튀긴 마늘과 마늘쫑을 넣는다.(3)치킨파우더로 간을 하고 밥이 풀어지고 고들고들해질 때까지 볶는다.(4)(3)에 (2)를 얹어서 볶아낸다. ●과일 춘권 재료 춘권피 5장,키위·바나나 1개씩,사과 (½)개,배 (¼)개,마요네즈 3큰술,플레인 요구르트 2큰술,계란 흰자 1개,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과일은 0.5㎝ 크기로 깍둑썰기 한다.(2)마요네즈와 플레인 요구르트·소금·후추를 섞은 다음 (1)의 과일을 섞는다.(3)춘권피를 펴고 (2)를 싼 뒤 가장자리를 계란 흰자로 붙인다.(4)170℃ 기름에서 살짝 튀긴다. ●닭고기 레몬소스 튀김 재료 닭가슴살 300g,청주·식용유 1큰술씩,달걀 노른자 2개,녹말가루 5큰술,소스(레몬즙·설탕 4큰술씩,물(⅓)컵,기름 1큰술,물녹말·소금 적당량) 만드는 법 (1)닭고기를 손마디만하게 썰어 그릇에 담고 소금·술을 부어 두고 밑간을 한다.(2)밑간을 한 닭고기에 달걀 노른자를 묻혀 주무른다.(3)(2)에 마른 녹말가루를 묻혀 톡톡 털어낸다.(4)녹말가루를 묻힌 닭고기를 170℃ 기름에 하나씩 넣어 튀긴다.(5)소스팬에 식용유 한 큰술 두르고 레몬즙으로 맛을 낸 소스를 넣어 끓인다.(6)(5)를 (4)의 튀긴 닭을 부어 버무린다.(7)레몬을 슬라이스해서 차갑게 넣어 두었다가 (6)에 곁들여 낸다. ●해물누룽지탕 재료 찹쌀누룽지 4개,건해삼 1마리,새우 100g,갑오징어 (½)마리,표고버섯 3개,아스파라거스 4대,마늘4쪽,대파 (½)대,튀김기름 적당량,간장·청주 1큰술씩,소금 1작은술,육수 6컵,물녹말 2큰술,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1)갑오징어는 손질해 반으로 갈라 길이로 촘촘히 칼집을 낸 다음 2㎝ 간격으로 저민다.새우는 껍질을 벗겨 소금물에 살짝 씻어 건지고,해삼도 길게 반 갈라 3㎝ 길이로 납작하게 썬다.(2)표고버섯은 불려 밑동을 잘라내고 물기를 꽉 짠 뒤 넓적하게 저민다.아스파라거스와 파는 줄기만 씻어서 4㎝ 길이로 어슷 썰고 마늘도 얇게 저민다.(3)프라이팬에 기름 2컵을 두르고 열이 오르면 (1)과 표고버섯,아스파라거스를 넣고 데쳐낸다.(4)다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뜨겁게 달궈지면 마늘과 파를 볶아 향을 낸 다음 간장과 술을 넣어 맛을 낸다.그런 다음 (3)을 넣어 볶는다.(5)(4)에 육수를 붓고 끓인다.한소끔 끓으면 물녹말을 2큰술 넣어 걸쭉하게 되면 참기름을 넣어 섞는다.(6)누룽지를 170℃에서 튀겨 그릇에 담고 (5)의 해물탕을 부어내면 완성된다.
  • [출동 아줌마] 식재료 전문점(下)

    [출동 아줌마] 식재료 전문점(下)

    ●한남슈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볼보빌딩 지하에 자리잡고 있는 한남 슈퍼.외국인 손님이 80% 이상을 차지한다.여러가지 종류의 파스타,향신료,소스,치즈와 일반 정육점에서는 보기 힘든 칠면조 고기,양고기와 같은 외국산 정육과 햄,야채,제과 등을 판매한다. 프랑스산 정통 와인과 독일산 맥주도 구비하고 있으며,쿠바산 시가까지 취급하고 있다.주요 판매 품목은 향신료,파스타,치즈 등.특히 액체로 된 향신료가 인기다. 위치:한남대교 북단 고가 아래에 있는 한남초등학교 옆 볼보 자동차 건물 지하 1층.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8시.(02)702-3313. ●텐투텐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은 ‘프랑스 마을’이라 불린다.프랑스인 학교도 있고,프랑스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다.이들 프랑스 사람들을 상대로 생겨난 수입식품 전문점이 텐투텐이다. 브리치즈를 비롯해 까망베리,엠엔탈,꼴루마에,블루도베르뉴발몽,퐁듀 전용 등 3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치즈를 갖추고 있다.특히 프랑스인들만 찾는다는 푸른 곰팡이가 핀 치즈와 염소치즈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이템이다.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호주 미국 칠레 등 각국의 와인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파스타,살라미,향신료,오일,절임식품,반조리식품,통조림류도 취급하고 있으며,포트넘메이슨 홍차와 일 리커피 등도 판매한다.매장 한쪽에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고,초보자를 위해 친절하게 조언도 해 준다. 위치:반포 메리어트호텔 뒤편 방배중학교 골목 서래마을 언덕 중턱 프랑스학교 옆.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02)3477-0303. ●뚜르뒤뱅 역시 서래마을에 있는 서양 식재료전문점.다양한 와인과 치즈,크래커,올리브유,케이퍼 등을 판매한다.저가품부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식품까지 제품이 다양한 것이 특징.가격도 와인은 8000원부터 200만원을 넘는 것까지,치즈류는 1350원부터 1만 5000원까지 천차만별이다.영국산 테이블 크래커 1800원이다. 위치:방배동 서래마을(고속터미널 팔레스 호텔 뒤편)제일은행 옆.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매주 일요일 휴무.(02)533-1846. ●일성상회 일명 ‘도깨비 시장’으로 알려진 남대문 수입상가 지하에 있다.다양한 종류의 향신료와 수십가지 소스와 치즈 등 400여 가지의 상품을 취급한다.치킨·비프 스톡 각각 4500원,또띠야 2500원,살사소스 3000원,간편하게 뿌리는 스프레이 타입의 요리용 식용유 5000원,피자나 파스타에 뿌려먹는 파마산 치즈 가루 7000원. 위치:남대문 수입상가 D동 지하 228호.영업시간:오전 6시30분∼오후 6시 30분,매주 일요일 휴무(02)755-7568. 신현정 시민기자
  • [출동 아줌마]식재료 전문점

    [출동 아줌마]식재료 전문점

    외국 음식을 집에서 해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해외여행 등을 통해 외국 생활 경험이 늘고,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많이 접한 탓이다. 일반 매장에서 이색적인 식재료를 사기란 쉽지 않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서울 시내 구석구석 이색적인 외국 식재료를 파는 매장들이 많이 숨어 있다. 이색 요리 식재료 전문점을 동·서양으로 나눠 두번에 걸쳐 소개한다.이번주는 동양식재료 전문점편이며 서양식재료 전문점은 다음 달 3일 싣는다. ●모노마트 온·오프라인 매장으로 운영하는 일본식품전문점.한국 내에서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동부이촌동과 분당 두곳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매장 규모는 크지 않으나 진열된 제품은 일본 간장·된장 같은 소스를 비롯해 낫토와 라면·우동,유아 이유식 등 1만종에 달한다.우동 1200원,5개 들이 크림치즈 소시지 4200원,가다랑어 튀김과자 6700원. 위치: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 상가 1층.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9시.(02)749-7589. ●신창상회 중국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기구를 구할 수 있는 곳.춘장,두반장,굴소스 등 기본적인 소스부터 양장피,말린해삼,꽃빵,냉동만두,딤섬,삭스핀 등의 재료를 살 수 있다.또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이나 옥수수,콩,죽순,짜사이,돼지삼겹살 통조림도 있다.크고작은 접시와 바닥이 깊은 튀김프라이팬,중국칼,중국요리 국물을 떠먹을 때 사용하는 오목한 숟가락 등 조리기구도 판매한다. 춘장(3000원)에서부터 직접 제조하는 물만두(150개 8000원부터)와 누룽지탕용 누룽지 4000원,오리알 700원,딤섬 9000∼1만 8000원,꽃빵(50개 6000원),말린 삭스핀 9만∼12만원,중국 프라이팬 7000∼1만 5000원,대나무찜통 7000원부터. 위치:삼성플라자(구 동방플라자) 건너편 골목 안.영업시간:(평일)아침 5시∼오후 7시,(일요일)아침 5시∼오후 7시,매주 첫째 일요일 휴무.(02)755-2212,(02)755-0481. ●대창상회 남대문 수입상가에 위치한 일본 식재료 전문상.생강채(베니쇼가 2500원),즉석된장(2200원),메밀국수(2인분 6000원),우동면(2인분 6000원),후리가케(1500원),일본된장(미소) 4500원,간장,된장맛 일본라면 7500원,가다랑어포 6000원. 위치:남대문 수입상가 D동 지하 41호.영업시간:오전 6시∼오후 6시,매주 일요일 휴무.(02)754-7684. ●동기 푸드 여러 가지 중국요리 재료 외에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베트남 요리 재료들을 함께 판매한다.현재 가게는 없고 전화 상담 및 구입만 가능하다. 원형과 사각형 월남쌈 각각 3000원,월남국수 3500원,월남쌈을 찍어 먹는 태국산 피시 소스 3000원,팔각·오향 등 향신료 30g 1000원,춘권피 2500∼2800원,피자맛 미니 쌈바(36개입) 7500원. (02)401-4113. 신현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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