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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연금 ‘하후상박’ 시동… 형평성·재정·연금 충돌 ‘삼중 과제’

    기초연금 ‘하후상박’ 시동… 형평성·재정·연금 충돌 ‘삼중 과제’

    지급 기준 ‘소득 하위 70%’ 놔두고 급여만 올리면 재정 부담 수직 상승“중위 48%, 월 123만원으로 낮추고65세 진입 세대부터 적용” 목소리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되면국민연금 가입 유인 약화될 우려부부 감액 20% →10%로 바꿀 경우극빈곤층보다 더 받는 ‘역전 현상’“기초연금 받으면 생계급여가 줄어‘줬다 뺏는’ 구조부터 손질” 지적도 이재명 대통령이 기초연금의 ‘하후상박’ 개편을 언급하면서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노인 빈곤 완화라는 방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설계 단계로 들어가면 형평성과 재정 지속성, 국민연금과의 정합성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기초연금 개편은 단순한 급여 조정이 아니라 사회 노후보장 체계 전반의 구조를 다시 짜는 문제라는 점에서 논의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쟁점의 출발점은 하후상박의 구현 방식이다. 현재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이하’에 해당하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일 금액을 지급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기존 수급 기준은 유지하되 빈곤 노인에게 급여를 더 얹어주는 방식을 제안했다. 말 그대로 ‘아래를 더 두텁게’ 하는 방식이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빈곤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매력은 크지만, 수급 범위를 유지한 채 급여만 올리면 재정 부담이 수직 상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개편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하위 70%’라는 기준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29일 “현시점에서 수급 대상을 줄이자는 논의를 공개적으로 꺼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범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웨덴과 핀란드 역시 과거 보편적 기초연금을 운용했지만, 현재는 재정 통제와 빈곤 완화 효율성을 고려해 저소득층 중심의 최저 보장 체계로 전환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지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의 약 48% 수준(최저생계비의 150%), 즉 월 소득인정액 약 123만 원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현재 선정기준액(월 247만 원)은 중위소득의 96%에 해당해 사실상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구조다. 이를 조정하면 수급 범위는 하위 70%에서 실질적 빈곤층인 30~40%대로 압축된다. 대상은 좁히되 지원은 두텁게 해 정책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문제는 제도 전환 방식이다. 이미 기초연금을 받는 수급자를 소급해 제외할 경우 제도 신뢰를 흔들고 정치적 저항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윤 위원은 기존 수급자의 권리는 보호하되, 일정 시점 이후 65세에 진입하는 세대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세대 간 이행 전략’을 제시했다. 제도 변화의 충격을 줄이면서 연착륙을 유도하자는 구상이다. 국민연금과의 관계도 핵심 변수다. 기초연금이 빈곤층 중심으로 강화될수록 국민연금과의 격차는 줄어든다. 예컨대 기초연금이 40만 원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약 70만 원)과의 차이가 지금보다 더 좁혀지는데, 이는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약화할 수 있다. 보험료를 성실히 낸 가입자와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수령액 차이가 줄어들면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이 확인된다. 기초연금이 40만 원일 때 국민연금 가입 중단 의향은 33.4%였고, 50만 원으로 높아지면 46.3%까지 치솟았다. 윤 위원은 “증액분을 전액 현금으로 주기보다 주거·식품 바우처 등 현물성 지원과 결합해 국민연금과의 충돌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오 대표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그는 “국민연금은 의무가입 제도인 데다, 기초연금을 받기 위해 젊은 시절부터 국민연금 가입을 포기하고 스스로 빈곤 노인이 되겠다는 전제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가입 회피 논란의 핵심을 ‘실제 이탈’이 아니라 ‘심리적 박탈감’으로 본다. “내가 낸 보험료보다 다른 사람이 받는 세금 혜택이 더 크게 느껴질 때 생기는 억울함을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의 노후를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공존과 연대의 인식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부 감액 축소 문제 역시 복지 체계 전반의 정합성 측면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기초연금은 부부가 함께 살면 생활비가 절감된다는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라 각각의 연금액을 20% 감액한다.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10%로 단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 복지 제도의 설계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인 가구의 필수 지출은 1인 가구의 약 1.6배 수준이며, 이에 맞춰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도 1인 가구 대비 1.64배로 설계돼 있다. 감액률이 10%까지 낮아질 경우 부부 수급액은 1인 가구의 약 1.8배 수준까지 올라간다. 극빈곤층 부부 가구가 1.64배를 받는 상황에서 기초연금 수급 부부가 더 많은 급여를 받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다른 복지 제도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복지국가에서도 부부 감액 제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는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구조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초생활수급 노인 중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67만 5596명의 99.9%가 생계급여 감액을 겪었다. 오 대표는 “기초연금이 올라도 생계급여가 그만큼 줄어든다면 정책 효과는 사라진다”며 “하후상박의 취지를 살리려면 이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설] 韓 성장률 전망 급락, 더 커진 중동發 불확실성

    [사설] 韓 성장률 전망 급락, 더 커진 중동發 불확실성

    한 달을 넘긴 이란 전쟁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위협까지 고조되면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유·에너지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큰 영향을 받으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마저 흔들리고 있다. 중동 전쟁발 불확실성에 비상계엄 후 간신히 불씨를 살려 온 우리 경제가 다시 심각한 위기에 빠질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 포인트나 끌어내렸다. 이란 전쟁 발발 전 발표된 정부·한국은행(각 2.0%),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각 1.9%)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데다 원유·에너지 수급에서도 중동산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OECD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유지하고 미국은 인공지능(AI) 효과 등으로 오히려 1.7%에서 2.0%로 올렸다. 일본(0.9%), 중국(4.4%)도 종전 전망치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유독 한국이 중동 사태로 직격타를 맞은 셈이다. OECD를 시작으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씨티는 최근 우리나라 전망치를 2.4%에서 2.2%로 0.2% 포인트 낮췄고 바클리는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는데 2.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계속 웃돌면 한국의 성장률이 연간 0.5% 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심각하다. OECD는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9% 포인트나 올렸다. 인플레이션은 금리를 밀어올려 경기를 위축시킨다. 이 와중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년 5개월 만에 7%를 넘었다. 영끌·빚투족 등 대출자들의 허리가 휘는 상황인데, 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나프타에 이어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도 검토 중이지만 단기 처방일 뿐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수출 통제 역효과를 우려하며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소탐대실”이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 제1차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생활필수품 수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쇼크는 실물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교한 공급망 대책이 절실하다. 25조원 규모의 추경 등 재정·통화 정책을 실기하지 않고 총동원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올해 중국 춘제(春節) 최고의 인기 스타는 휴머노이드였다. 춘제 갈라쇼에서 휴머노이드들이 공중제비를 돌고 아이들과 쿵후 약속 대련을 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 전파를 탔다. 지난해 빨간 손수건을 들고 뒤뚱뒤뚱 어색한 걸음걸이로 오와 열을 맞추는 수준의 군무에도 세계가 경탄했는데 중국의 휴머노이들은 불과 1년 사이 오작동으로 넘어진 척 연기까지 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가 신속하게 발전한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관련 법률의 부존재다. 중국에서 법률은 목동이 양떼를 몰 듯 처음에는 앞서 나가는 현실을 방임하는 것 같지만 선을 넘어 과하게 무리를 벗어나는 양은 엄하게 통제하는 패턴을 띤다. 가성비 높은 인공지능(AI)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중국 회사 딥시크는 2023년 7월 설립됐는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사무처가 반포한 ‘생성형 AI 서비스 잠정 관리 방법’은 같은 해 8월부터 시행됐다. 올해 춘제에서 휴머노이드가 세상을 놀라게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말 공업과정보화부 산하 ‘휴머노이드 및 현물형 AI 표준화 기술위원회’는 관련 표준 시스템(2026년판)을 반포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산업체인 전반, 라이프 사이클 표준에 관한 중국 최초의 국가 차원 규정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법률 통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평가된다. 신흥산업 굴기에는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박자를 맞추는데 항저우시가 제정한 ‘현물형 AI 로봇 산업 발전 조례’에는 중국 지방법규 최초로 휴머노이드에 관한 정의 규정을 뒀다. 중국의 이런 쌍끌이 법규 시스템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끊임없이 밀당을 하며 관련 산업의 파이를 키움과 동시에 규제 감독의 그물코도 촘촘하게 만들어 간다. 중국도 최고인민회의나 상무위원회에서 제정하는 법률이 있지만 생성형 AI, 휴머노이드, 현물형 AI와 같이 낯선 분야들은 현업 부서에서 제정한 가이드라인 수준의 급이 낮은 법규들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렇듯 ‘장밋빛 현실이 법률적 당위를 선도하는 시스템’은 중국의 빠른 성장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 이러한 중국 시스템은 최대한 여러 부정적인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많은 이익단체 의사를 수렴하며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비해 법률을 제정하려는 우리의 사고와는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누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국 휴머노이드 굴기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거나 이를 보여주기식 산물로 폄하하며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해 우리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기술이 서방으로 가면 진출, 중국으로 가면 유출이라고 평가하는 경직된 이분법적 사고하에서 일등, 선두, 격차를 강조하는 우리의 대안들이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는 법률을 대하는 시각 외에도 수많은 분야에서의 다름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름을 우열로 인식하지 말고 서로 다름 속에서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내는 노력일 것이다.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진보 표방 국내 660개 시민단체“美의 이란 침공은 국가 테러” 규정이란의 까다로운 현실 평가 있었나전제 군주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자국민 수만명 학살과 타국 침략다른 한편의 문제에 눈감은 비판선뜻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영원한 평화, 그 너머 실현 위해보다 정직한 양눈의 현실을 봐야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미국의 정밀타격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한 주권 국가의 지도자가 자국에서 외국 군대에 의해 살해당한 겁니다.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미국의 침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명백한 국가 테러리즘입니다.” 지난 3월 1일 조국혁신당에서 발표한 논평의 한 문장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통해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폭격하자 그것을 유엔헌장에 위배되는 ‘국가 테러리즘’으로 규정하며 비판한 것이다.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은 선전 포고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전쟁 행위다. 그것만으로도 도덕적 비난의 여지는 충분하다.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한 초정밀 스마트 폭격으로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무고한 인명 피해도 이미 발생한 상태. 이란이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전쟁의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쟁의 여파가 국민의 생활에 와닿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우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도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요청한 상태다. 비닐봉지의 원료인 나프타 부족으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생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때아닌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세상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24일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660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진보 세력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이며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것도 옳지 않다. 전쟁은 나쁘다. 시작하지 말아야 하며 이미 벌어졌다면 빨리 끝내야 한다. 이 원론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국제정치는 냉혹한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헌장을 근거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대목은 더욱 의아하다. 이란 역시 유엔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보다 깊고 진지한,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전쟁은 모든 이의 고민거리다. 철학자도 예외는 아니다. 이마누엘 칸트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살던 18세기 후반의 유럽은 격동의 시대였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혁명이 국경을 넘고 있었다. ‘왕의 목을 자른 나라’ 프랑스에 맞서 주변의 왕국들이 연합 전선을 형성했다. 이른바 ‘프랑스 혁명 전쟁’의 시작이었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시기, 수많은 철학자가 전쟁과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울리엄 펜, 아베 드 생피에르, 장 자크 루소 등이 평화에 대한 구상을 내놓았다. 칸트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바젤 평화 조약 직후 ‘영구평화론’(Zum ewigen Frieden)을 집필·발표했다. 1795년의 일이었다. 칸트의 목표는 원대했다. 다른 철학자들은 그저 지역적인 평화, 일시적인 평화를 얻는 방법을 고민했을 뿐이라고 봤다. 반면 칸트는 단지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지나지 않는 평화라면 그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영원히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평화 조약만이 진정한 평화 조약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봤다. 평화에 대한 칸트의 짧은 논문이 ‘영구’ 평화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유다. ‘영구평화론’은 6개의 예비 조항과 3개의 확정 조항 그리고 두 개의 추가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보증하는 방법, 두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위한 비밀 조항이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실제 평화 조약을 연상케 한다. 현실의 불완전한 평화 조약을 패러디한 것이다. 흔히 딱딱하고 근엄한 철학자로만 여겨지는 칸트의 재기발랄한 글쓰기 전략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예비 조항 6개 항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전쟁의 여지를 남기는 조약은 평화 조약으로 여기지 말 것. (2) 어떤 국가도 타국의 소유로 전락시키지 말 것. (3) 상비군을 조만간 완전히 폐기할 것. (4) 대외 분쟁을 위한 국채 발행을 금지할 것. (5) 타국의 체제와 통치에 폭력으로 간섭하지 말 것. (6) 설령 전쟁을 하더라도 암살, 독살, 항복 조약 파기, 적국의 반역 선동 등 상호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를 하지 말 것. 일단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이 예비 조항에 가입하고 실천한다면, 이제 그 위에 세 가지의 확정 조항이 도입되고 영원한 평화가 현실화된다. 첫째, 모든 국가의 시민적 정치 체제는 공화정이어야 한다. 둘째, 국제법은 자유로운 국가들의 연방 체제에 기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세계 시민법은 보편적 우호의 조건들에 국한되어야 한다. 실로 완전한 평화 기획이다. 일단 문명 국가들이 모두 시민적 공화정으로 탈바꿈한 후 국제 연방 체제를 형성해 상호 간의 전쟁을 막고, 18세기 현재 미개척 상태이거나 식민지인 나라들도 우호적인 세계 시민법으로 포용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니 말이다. 칸트의 시야는 단지 유럽 국가들 사이의 전쟁 종식을 넘어서고 있었다. 식민지 수탈과 원주민 학대를 종식하고 주권 국가를 수립해 전 세계가 시민 공화정의 연맹을 이루는 꿈을 제시한 것이다. 이상주의적인 기획인가? 물론 그렇다. 비현실적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상적이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다. 칸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영원한 평화를 보증해 주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예술가인 자연이다.” 전쟁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속의 갈등을 겪는 인류는 언젠가 국가 간에도 공법적이고 합법적인 질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고, 보다 나은 체제를 스스로 건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인류는 그 방향으로 조금씩 전진해 왔다. 예비 조항 중 특히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는 6번 항목의 경우마저 그렇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국가들은 서로를 향해 독가스를 뿌렸다. 2차 세계대전은 적국의 도시를 융단폭격해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심지어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참상까지 이어졌다. 인류는 스스로의 모습에 넌더리를 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1949년 제네바 협약을 통해 설령 전쟁을 치르는 중이어도 부상자와 병자를 보호하며 전쟁 포로마저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보호하는 협약을 마련하고 총 197개국이 가입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비록 느리지만 천천히 칸트의 이상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칸트의 꿈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꼭 실현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제 군주나 그 외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 군대를 손에 쥐고 있는 한 그들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생명을 희생하고 타국을 침략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까다로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란은 ‘이슬람 공화국’이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지만 실제로는 율법학자들에 의해 나라가 운영된다. 정규군도 아닌 혁명수비대가 무력을 독점하며 걸프 국가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 지난 1월 중순 자국민 수만 명을 학살한 것 역시 혁명수비대의 소행이다. 칸트가 비판하고 있는, 시민 공화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18세기적 ‘상비군’인 셈이다. 외국이 어떤 나라의 체제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하지만 어떤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아닌 채로 남아서 시민의 주권적 통제를 받지 않는 상비군을 유지하며 주변국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 역시 영원한 평화로 향한 여정의 걸림돌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과 시민단체가 한쪽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다른 한편의 문제에 애써 눈을 감는 모습을 보며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영원한 평화,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더 정직한 현실주의적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인천 내달린 5000개의 심장… ‘바다 위 하늘길’ 두 발로 열다[청라하늘대교 마라톤]

    인천 내달린 5000개의 심장… ‘바다 위 하늘길’ 두 발로 열다[청라하늘대교 마라톤]

    세계 최대 높이 184m 전망대 유명佛과학자·80세 노인·유모차 참가“바다 위에서 마치 수영하는 기분”“배·산·영종대교까지 보여서 신기”경찰·해경 투입해 안전 관리 총력 프랑스에서 온 양자물리학 연구원부터 노익장을 과시한 여든의 동호인, 그리고 5명이 똘똘 뭉친 가족까지. 29일 인천 청라하늘대교 일대는 전국에서 찾아온 달리기 애호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참가자들의 열기는 봄이라기엔 다소 쌀쌀한 날씨를 잊게 했다.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인천시가 후원하는 ‘2026 청라하늘대교 마라톤 대회’에 나선 50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출발선에 모여 대교(총 4.67㎞) 중심으로 도는 하프, 대교를 왕복하는 10㎞ 종목별로 출발을 준비했다. 이른 아침부터 몸을 풀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이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자신이 달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액션캠’(카메라)을 몸에 부착하거나 셀카봉을 들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손목시계 기록을 확인하는 참가자도 보였다. 유모차에 딸을 태우고 달리는 아빠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는 인천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세 번째 연륙교인 청라하늘대교의 개통(1월 5일)을 기념해 열렸다. 대교 주탑에 설치된 전망대는 해발 184.2m로 영국 기네스북과 미국 세계기록위원회에 ‘세계 최대 높이 해상교량 전망대’로 등재되기도 했다. 안미현 서울신문 상무이사는 대회사에서 “조금 쌀쌀하지만 뛰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라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분들은 청라하늘대교를 달리며 건너는 최초의 주인공”이라고 치켜세웠다. 신재경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주탑의 전망대가 4월 개장하면 인천의 새로운 랜드마크는 물론 대한민국의 명소가 되리라 기대한다”며 “대회 참가자 모두 서해 풍광을 즐기며 안전하게 달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은 “최고 높이의 해상 교량 전망대뿐만 아니라 두 발로 뛰거나 걸을 수 있는 최고의 다리에서 멋진 추억 한가득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어린이 참가자들이 유독 많았다. 유도윤(9)군은 “마라톤은 두 번째 참가인데 10㎞는 처음”이라며 “멋지게 완주하고 부모님과 맛있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준우(12)군은 “청라하늘대교를 뛰면 마치 수영하는 기분일 것만 같다”며 “첫 마라톤 대회를 바다 위로 달리게 돼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봄나들이 삼아 추억을 남기러 온 가족 단위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가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달리기를 한다는 박수준(42)씨는 “동네에서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동반 참가했다”면서 “평소에는 빠른 페이스로 달리지만 오늘은 아들과 맞춰 달리며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참가자들은 이번 대회의 매력 포인트로 다리 위를 자유롭게 달릴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모(42)씨는 “오늘 같은 날이 아니면 언제 바다를 가로지르는 큰 다리 위를 달릴 수 있겠나”라며 “바다 공기를 느끼면서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달리며 인증샷도 찍었다”며 웃었다. 정철수(64)씨는 “2009년 인천대교 개통 기념 대회를 통해 마라톤에 입문했는데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며 “대교 개통 기념 대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있어 이번에도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동호회도 단체로 참가했다. ‘건사마’(건강 사랑 마라톤) 회원들은 이날 17명이 청라하늘대교를 내달렸다. 동호회 임원을 맡고 있는 이규준(65)씨는 “20년 넘게 마라톤을 하면서 매월 대회에 참가하는데 대교 위를 뛰는 대회는 흔치 않다”고 귀띔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에서 온 알렉시나 올리에(32)는 “이화여대 기초과학연구소(IBS)에서 양자물리학 연구원으로 일하며 3년째 서울에 살고 있지만 한국 곳곳을 둘러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달리면서 한국을 탐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며 “평소에도 달리기를 좋아해 기쁜 마음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오전 9시 40분쯤을 지나자 10㎞ 참가자들부터 속속 결승선을 통과했다. 거친 숨을 내쉬었지만 표정에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10㎞ 코스에 참가한 우선옥(49)씨는 “차로 지나면 금방인데 걷고 뛰면서 건너니 여유롭고 좋았다. 일부러 다리 가장자리를 달리다 보니 평소 보이지 않던 배와 산, 영종대교까지 보여 신기했다”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아내, 세 자녀와 함께 가족 5명이 모두 참가했다는 박상봉(44)씨는 “아이들에게 달리기 체험을 시켜주려고 왔는데 내가 꼴찌를 했다”며 “좋은 경험이었던 만큼 내년에도 또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일찍부터 대회가 끝날 때까지 인천 중·서부경찰서는 교통 통제 인력을 투입해 우회 차량 유도를 비롯한 현장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인천해양경찰서는 해상에 경비함정을 띄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단독] 검사 엑소더스… ‘미제사건 폭탄’에 경력검사 임관 앞당긴다

    [단독] 검사 엑소더스… ‘미제사건 폭탄’에 경력검사 임관 앞당긴다

    3개월간 58명 사직, 67명은 특검행법무부, 경력검사 5월에 조기 투입지방검찰청 10곳, 정원 55%로 버텨“1인당 미제사건 2배 불어나” 토로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일선 검찰청의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가운데 법무부가 하반기로 예정됐던 경력검사 임관을 5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2026년도 경력검사 임용’ 절차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임관 목표를 기존 7~8월에서 5월로 두 달가량 앞당겼다. 평소에는 매년 8월에 경력 검사가 임관했다. 이번 채용에는 200여명이 지원해 80여명이 서류를 통과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극심한 인력 수급난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인력 공백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올해 1~3월 석 달 만에 사직한 검사는 58명으로, 5개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67명까지 더하면 일선 지검은 사실상 진공 상태다. 차장검사를 둔 전국 10개 지방검찰청의 실제 근무 인원은 정원의 55% 수준이다. 이에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인력난이 심각한 일선 지검 및 지청에 저연차 검사 12명을 직무대리 형태로 투입하기도 했다. 인력난은 미제 사건 폭증으로 직결됐다. 전국 미제 사건은 2024년 6만 4546건에서 올해 2월 기준 12만 1563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현장에서는 ‘재배당 폭탄’이 조직 붕괴를 가속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 일선지검 수사부서는 검사 정원이 3명이고 2명이 근무 중이었는데, 최근 특검 차출 요구를 받았다. 한 일선 지청 부장검사는 “특검 등으로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1인당 200건이던 미제 사건이 순식간에 400~500건으로 불어났다”며 “버티다 못한 검사가 사표를 내고, 남은 인력은 자포자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1인당 미제가 200건을 넘으면 통제 불능”이라며 “고연차는 과로로 쓰러지고, 저연차는 번아웃에 휴직을 택하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지난 27일 전국 18개 지검 반부패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에 대비한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같은 날 열린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토론회에서 홍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면 형사 절차가 지연을 넘어 마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 “나프타 지키려다 리튬 잃을라”… 수출 통제에 깊어지는 ‘고심’

    “나프타 지키려다 리튬 잃을라”… 수출 통제에 깊어지는 ‘고심’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의 수출을 전격 통제한 것을 놓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정유사 생산분을 내수용으로 돌려 석화업체와 플라스틱·고무 등 제조업체의 수급에 숨통을 틔우려는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한국산 나프타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 교역국의 무역 보복에 노출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27일 0시부로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모든 나프타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며 정부의 수출 통제 결정을 겨냥했다. 그는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깊어질수록 다른 석유화학 품목으로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이며,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을) 닫아거는 순간 충격은 밖으로 퍼지지 않고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며 수출 통제의 역효과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해법은 ‘절제’다. 필요한 건 더 강한 통제가 아닌 정교한 운영”이라며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산업부 측도 29일 “김 실장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다만, 나프타의 수출 물량이 국내 전체 생산분의 11%에 불과하고 정유사와도 잘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프타 수출 제한에 문제가 생기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다시 수출을 승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산 나프타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이어 일본, 싱가포르에도 다량 수출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며, 칠레에서도 상당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나프타와 리튬의 교집합은 ‘중국’ 이다. 김 실장도 중국과의 나프타 거래 중단에 따른 ‘무역 보복’을 염두에 두고 수출 통제의 부작용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기존 해외 거래처와 계약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3단계(경계)로 올려야 한다”면서 상향 조건에 대해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간다든지 여러 가지 종합적인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에도 협조를 부탁드리기 위해 차량 부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오르면 차량 5부제를 민간에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두 동강 난 7550억짜리 ‘미군의 눈’ 조기경보기 포착…美 부상자도 속출 [핫이슈]

    두 동강 난 7550억짜리 ‘미군의 눈’ 조기경보기 포착…美 부상자도 속출 [핫이슈]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주둔 공군기지를 공습해 미군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더불어 ‘하늘의 눈’으로 불리는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파손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격 능력이 크게 저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들었다”면서 “이란은 탄도미사일 6발, 드론 29대를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미군 병사 최소 15명이 부상하고 이 중 5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란 전쟁에서 부상한 미군 병사 수는 300명을 넘어섰다. 군사 전문 매체인 밀리터리워치는 공격받은 프린스 술탄 기지에 배치돼 있던 KC-135 공중급유기 3대와 E-3 센트리 AWACS 최소 1대가 이란의 공격으로 크게 파손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E-3 센트리 AWACS의 파괴는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약 5억 달러(한화 7545억원)에 달하는 이 항공기는 미 공군에서 가장 고가의 전략 자산 중 하나”라고 전했다.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하늘 위에서 지휘 통제센터 역할을 하는 미군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공중에서 수백 ㎞ 밖의 적을 탐지하고 전투기를 지휘하는 레이더 지휘기다. 단 한 대만으로도 목표 수백 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어 미군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한다. E-3 센트리 AWACS 손실이 의미하는 것군사·국제정세 OSINT 엑스 계정에는 파괴된 E-3 센트리의 처참한 모습이 공개됐다. 꼬리와 몸통 부위가 두 동강 나 있으며 시커멓게 그을린 자국과 파손 여부로 보아 수리가 완전히 불가능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이 전파 중인 파손 기체 사진은 인공지능(AI) 생성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함께 공개된 위성사진을 보면 프린스 술탄 공군 기지 건물 지붕에 지난 2월 사진에서는 볼 수 없는 타격 흔적이 선명하다. 퇴역 공군 대령인 존 베너블은 월스트리트저널에 “E-3 센트리가 파괴된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걸프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상황 인식을 유지하는 미군의 능력에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공군이 보유한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기체 수가 제한적이어서 대체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군은 3월 중순부터 E-3 센트리의 작전 강도를 대폭 끌어올려 요르단과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 수가 많지 않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손실은 이란의 공격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 밀리터리워치는 “이란이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때마다 레이더 시스템 파괴를 시도해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 성공률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면서 이번 손실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공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 미사일, 아직 많이 남았다…미·이스라엘 상황은?미군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해 온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손실은 이란에 매우 유리한 전황을 가져다줄 수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결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역량 약화를 위해 한 달간 공세를 벌였지만, 실제로 파괴된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무기고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미·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은 현 수준의 소모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일부 핵심 무기가 한 달 내 소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이스라엘이 파괴하는 이란의 미사일 역량보다 파괴되는 자국 방공망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5일 유예에서 10일 추가 유예로 변경하면서 이란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은 다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7일 이란 중부에 있는 실험용 중수로 시설과 우라늄 가공 시설을 공격했다. 또 같은 날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에도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사실상 미국과는 다른 전쟁 목표로 향하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 트럼프, 결국 ‘불바다’ 못 막았다…후티 반군 미사일, 이스라엘 상공서 포착 [핫이슈]

    트럼프, 결국 ‘불바다’ 못 막았다…후티 반군 미사일, 이스라엘 상공서 포착 [핫이슈]

    예멘의 친이란 단체인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향해 미사일을 쏟아냈다.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사실상 이란 전쟁은 또다시 기로에 섰다. 후티 반군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참전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뒤 후티 반군이 직접 무력 행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가디언은 예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이 밝은 불빛을 뿜으며 이동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예멘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후티 반군은 이내 2차 공습을 감행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시설을 겨냥한 2차 순항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과 침략을 중단할 때까지 향후 며칠 동안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하던 후티 반군이 움직이기 시작한 배경후티 반군은 개전 한 달이 다 되도록 사실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본격적으로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중동 전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후티 반군이 현재 시점에 참전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는 역시 확전 리스크 관리다. 만약 개전 초반 후티 반군이 가세했다면 미국과 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까지 예멘 본토를 타격할 명분을 줄 수 있었다. 후티 반군은 예멘 내 본거지 타격을 피하기 위해 전황을 관망하다가, 이스라엘의 이란 및 레바논 타격이 거세지자 결국 전쟁에 발을 들이기로 결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방공망 재고가 줄어드는 시점에 타격해 타격률을 높이기 위해 참전 시기를 저울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전쟁에 늦게 들어간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순간에 개입했다는 의미다. 후티 반군의 참전 결정이 의미하는 것후티 반군의 참전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이번 전쟁이 확전으로 가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기로를 의미한다. 후티 반군의 개입이 단순한 전술적 대응을 넘어 전쟁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략적 변수’로 평가되는 이유는 이란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이 공격 중인 걸프 지역을 넘어 전선이 홍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파레아 알무슬리미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예멘 전문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후티의 참전은 심각하고 깊이 우려되는 확전”이라고 규정하며 “이미 불안정한 전쟁을 더 넓히고 지역 안정성은 물론 글로벌 무역과 인도주의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핵심 해상 항로에 미칠 영향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해 막히는 순간 참전 고민해야 하는 사우디후티 반군의 참전 결정은 현재 이란의 무차별적 공습에 시달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등 걸프국은 이란의 일방적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큰 피해를 보면서도 경제적 파급력을 고려해 군사 대응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특히 사우디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에 대비해 홍해를 통한 우회 수출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후티가 홍해 항로까지 위협한다면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과거 후티와 직접 전쟁을 치렀던 당사국인 만큼 홍해 항로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후티가 홍해 공격을 본격화하며 통제에 나선다면 사우디 등 주변국이 대응에 나서면서 중동 전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 고물 전투기의 화려한 부활…中 ‘자폭 드론’ 개조해 대만 해협 대규모 배치 [밀리터리+]

    고물 전투기의 화려한 부활…中 ‘자폭 드론’ 개조해 대만 해협 대규모 배치 [밀리터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의 공세는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중국이 구형 초음속 전투기를 드론으로 개조해 대만 해협 인근 공군기지에 대규모로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달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의 룽톈(龍田)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여러 대의 J-6 전투기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 싱크탱크 미첼 항공우주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이 전투기는 J-6을 개조한 드론인 J-6W로, 200대 이상이 대만과 인접한 중국의 공군기지에 전진 배치됐다고 밝혔다. J-6은 1960년대부터 중국이 소련의 MiG-19를 면허 생산한 기체로 1990년대 중반까지 중국 전투기 전력의 핵심이었다. 이제는 고물과도 같은 기종이지만 J-6은 놀랍게도 공격용 자폭 드론으로 부활했다. 보도에 따르면 J-6W은 조종석을 비우고 대신 원격 제어 및 자동 항법 장치를 탑재해 자폭 드론으로 개조됐다. 특히 250~500㎏의 폭탄이나 유도 무기를 싣고 마하 1.4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사실상 순항 미사일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이 구형기를 드론으로 개조한 노림수는 명확하다. 초기 공격에서 J-6W를 대량으로 투입해 대만의 값비싼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해군 정보 장교 출신 J. 마이클 담은 “J-6W은 대만 침공 초기 몇 시간 동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규모로 대만과 미국 동맹국의 목표물을 공격하면 사실상 방공망을 압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전략은 특히 샤헤드 드론을 앞세워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등을 공격하는 이란과도 비슷해 가성비 높은 전쟁을 추구하는 현대전의 양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 중국은 2027년까지 압도적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해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다른 분위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미국 정보공동체(IC)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27년에 대만을 공격할 계획이 없으며 무력 사용 없이 대만을 통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IC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하여 통일을 강제하고,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약화하려 한다면 맞서 싸우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가능하면 무력 사용 없이 통일을 이루는 것을 선호한다”고 평가했다. IC는 미국의 외교 정책 및 국가 안보 이익을 위해 정보 활동을 수행하는 미 연방 정부 정보기관과 산하 조직들의 집합체로, 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 지휘를 받는다.
  • 고객확인 자료 지운 은행 ‘과태료 3억’

    고객확인 자료 지운 은행 ‘과태료 3억’

    KB국민은행이 고객확인(KYC) 자료를 임의로 삭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위반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 3억원을 부과받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24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제재를 의결했다. 특금법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금융사가 고객확인 정보를 거래 종료 이후에도 5년간 보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의심 거래를 사후 추적하고 금융범죄를 적발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임의로 이 자료를 파기했다. 삭제는 고객 보호를 명목으로 이뤄졌으며, 단순 실수가 아닌 법률 해석이 미흡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2024년 8월 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검사에서 적발됐다. 특히 국민은행은 최근 ‘오지급 사태’로 논란이 된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실명계좌 제휴 은행으로, 강화된 내부통제와 법령 해석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는 자금세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당국 역시 KYC 이행 여부를 엄격히 들여다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고객확인 자료 보존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관련 전산 개발을 조속히 완료했고, 재발방지를 위해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자금세탁방지 관련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우리카드도 직불카드 발급 관련 특금법상 KYC 위반으로 과태료 3억원을 부과받았다. 강원랜드 역시 KYC 위반으로 과태료 6억원과 보고책임자 문책성 경고 처분을 받았다.
  • 신한 진옥동·BNK 빈대인 ‘2기 체제’ 닻 올렸다

    신한 진옥동·BNK 빈대인 ‘2기 체제’ 닻 올렸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확정하며 2기 체제를 공식화했다. 신한금융은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진 회장은 2029년 3월까지 3년간 그룹을 이끌게 된다. 진 회장은 88.0%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라임펀드 사태(부실 펀드 환매중단 사고) 당시 책임 이력을 이유로 진 회장 선임을 반대했지만 주주들은 최근 3년간 실적 개선과 조직 안정, 내부통제 강화 성과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 97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율도 5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자본준비금 약 9조 9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도 의결되면서 향후 비과세 배당 재원도 확보했다. 이사회는 기존 사외이사 4명을 재선임하고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개편을 마쳤으며, 상법 개정 흐름에 맞춰 ‘독립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진 회장 2기 경영의 핵심 과제는 비은행 부문 강화다. 현재 비은행 이익 비중은 29.3% 수준으로 과거 40%대를 밑돌고 있어 수익 구조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KB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는 8700억원까지 벌어졌고 시가총액 차이도 12조원 이상 확대되며 리딩금융 경쟁 압박이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부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금융당국의 ‘참호구축’ 지적에도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빈 회장은 2029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며 2기 경영을 본격화한다. BNK는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주주 추천 인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구조를 바꾸는 동시에 주주 의견 반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일정 부분 정기화된 상태이고, 정부 차원의 추가 점검과 입법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르면 4월 중 방향이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서울광장] ‘자주국방’이 국민 불안 해소하려면

    [서울광장] ‘자주국방’이 국민 불안 해소하려면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발발한 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번지며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폭등 등 세계경제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지면서 ‘안보가 곧 경제’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 있다. 핵을 개발해 온 이란을 막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세에 핵전쟁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동북아의 불안한 정세를 떠올렸다. 이미 핵무기를 가진 북한의 도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우리 안보를 점검하고 대비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게다가 패트리엇·사드 등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반출과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함정 파병 요구까지 맞물리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와 한미동맹 청구서 쇄도 상황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란 전쟁 발발 후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면서 복잡하고 유동적인 국제 정세를 언급하며 “국방은 누구에게도 맡겨서는 안 된다. 자주국방이 통합방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외부의 어떤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방위비 규모와 세계 5위 군사력, 방위산업 등에서 자주국방 역량이 된다며 “자신감을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제 열린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도 “자주국방의 위용을 떨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일관되게 ‘자주국방’을 강조해 왔다. 그가 자주국방론자임을 공식화한 것은 성남시장 때부터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17년 1월 토론회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각오하고 그에 대비해 자주국방 정책을 수립, 진정한 자주국가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몇 주 뒤 페이스북 글에서도 “미군 철수를 각오하고라도 과도한 주둔비 축소를 요구하고 사드 배치를 철회시켜야 한다. 대한민국은 의당 자주국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나 대통령이 돼서도 국방비 증액과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을 골자로 한 자주국방을 줄기차게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한미군의 대북용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중동으로 반출됐을 때도 “대북 억지 전략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자주국방이 구호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존심만 세워서 되는 것이 아님을 이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지키려면’ 갖춰야 할 것이 많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점검할 것이 산적해 있다. 우선 자주국방의 핵심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군의 ‘핵우산’ 강화를 위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내실화하고 핵우산이 실전에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대비해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이라는 ‘3축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도 갈 길이 멀다. 2028년이 유력한 전작권 전환 목표를 위해 철저한 평가 및 검증, 한미 간 연합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적한 ‘똥별’ 수준의 일부 장성들은 아직도 전작권 전환은 이르지 않으냐며 우려하기도 한다. 이런 수준의 전직 장성들이 참여한 민관군 자문위원회는 드론작전사령부 폐지를 권고했다. 남북 간 드론 공방으로 이란 전쟁에서 보듯 인공지능(AI) 기반에 가성비까지 갖춘 대량 드론 체계가 절실한데도 밥그릇 싸움이나 하며 ‘스마트 강군’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로 명예와 신뢰가 땅에 떨어진 군의 사기 문제도 심각하다. 이 대통령이 주문한 ‘현대적 상황에 맞춰 실질적으로 가동 가능한 체계와 태세’가 갖춰지려면 군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한미 간 합의한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사용후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대도 서둘러야 한다. 잠재적 핵능력 확보는 한국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민 불안을 해소할 자주국방의 꿈은 철저한 대북 핵 태세와 전작권을 갖춘 강군이어야 이룰 수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지난해 우리가 겪은 산불은 분명한 경고였다. 2025년 한 해 산불 발생 건수는 459건으로 최근 10년 평균(529건)보다 적었다. 그러나 피해 면적은 10만㏊로 10년 평균 대비 7배를 웃돌았다. 단 6건의 대형 산불이 전체 피해의 99%를 차지하며 대형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얼마나 자주 불이 나는가’가 아니라 ‘단 한 번의 불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가’로 주요 지표가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불은 더이상 나무만 태우는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씨가 길어지고 순간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이 일상화, 대형화하고 있다. 불길이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대형화된 산불은 숲을 태우는 것을 넘어 송전망을 끊고 통신 기지국을 집어삼키며 주거 단지를 초토화했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핵심 기반 시설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산불은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이 됐다. 2025년 산불 발생의 68%는 산림 외부, ‘산림 인접지’에서 시작됐다. 산불이 숲 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 영역에서 발생해 숲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재난의 시작점이 구시대적 ‘관행’에 자리하고 있다. 입산자 실화와 쓰레기 및 논·밭두렁 소각이 여전히 산불의 주된 원인이다. “내 땅에서 내 쓰레기를 태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안일한 고집과 농산 폐기물 소각이라는 악습이 국가적 재난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관용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고의적인 방화뿐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실화도 공동체 안전을 파괴한 대가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책임을 물어 ‘소각 행위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사회에 각인시켜야 할 때다. 행정적 권한의 ‘사각지대’도 해결이 시급하다. 현행 규정에 산림청은 산림 내부만 관리할 수 있어 산불의 ‘입구’가 되는 산림 인접지 주택가나 농경지에 대한 예방 조치에 한계가 있다. 산불이 자주 산림 밖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산림청의 예방 및 관리 권한을 산림 인접지까지 확대·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다. 불이 난 뒤 헬기를 띄우는 대응보다 불이 나지 않도록 인접 지역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예방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화’는 사회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살인·강도·성폭행과 함께 4대 강력 범죄에 포함된다. 산불 위험 시기에 산림 인접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을 다루는 행위를 ‘준방화’ 행위로 규정해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술적 대응 역시 병행돼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불 감지 시스템과 위성 및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 고도화된 기상 예측 정보의 활용 등은 초기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형 산불 시대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 산불 예방은 정부 역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국민 개개인이 공포에 가까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건조한 봄철 산림 인접지에서의 소각 금지는 불편함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무다. 우리는 지난해 값비싼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산불은 ‘안전과 안보’의 문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백 년의 숲과 이웃이 삶터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강제와 국민적 절제가 맞물리는 강력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이상 불타는 산림을 보고 싶지 않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이 사라지면 미국의 무역전쟁도 멈출까

    트럼프 대통령이 사라지면 미국의 무역전쟁도 멈출까

    과거의 경제 전쟁, 무역까지 확대일시적 혼란 아닌 근본 변화 과정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기습공격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죽였다.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2023년 10월 시작된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전쟁이 또 벌어졌다. 각종 영상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참상을 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이고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하는 생각에 깊은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저자인 에드워드 피시먼 미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전쟁을 대하는 태도는 단 하나, ‘미국의 이익 극대화’ 뿐이라고 주장한다.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등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대통령들이 미국 이익을 높이기 위해 군사력보다는 경제무기에 의존하게 되는 과정을 소설처럼 실감 나게 다룬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모르는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즉흥적이고 충동적이며 자기중심적인 트럼프와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 같은 엄청난 심모원려(깊은 계책과 먼 앞날에 대한 생각)를 갖고 있을까 하는 것도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사실 저자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트럼프는 전임 대통령들이 시작한 경제 전쟁을 제재, 관세, 수출 통제 등의 방법으로 무역이라는 분야까지 확대해 극단으로 끌고 가고 있다. 문제는 그가 선택한 전쟁터가 금융, 기술 같이 미국이 확실한 우위를 가진 분야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인 무역이라는 점이다. 가장 약한 부분을 무기로 삼고 싸우다 보니 미국 국가 경쟁력의 근본인 금융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트럼프는) 자신도 모른 채 그런 짓을 하는 듯 하다”고 혹평했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일시적인 혼란이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 변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가 사라진다고 해서 지금의 혼란이 금세 정리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래저래 미국과 얼키고 설켜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머리를 쥐어뜯을 일이 많을 듯 하다.
  •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지속되자 정부가 26일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어 ‘유류세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휘발유 가격 상한선은 국제유가 상승률을 고려해 ℓ당 1934원으로 210원 높이고,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는 수출을 전면 통제해 전량을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석유류에 대한 2차 최고가격을 적용한다. 휘발유의 ℓ당 공급가격 상한은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이다. 지난 13일 1차 지정 때보다 각각 210원씩 인상됐다. 최고가격이 오른 건 국제유가 증가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브렌트유는 지난달 27일 배럴당 72.5달러에서 지난 25일 99.2달러로 41% 급등했다. 정부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고자 ‘유류세 인하’ 카드를 추가로 내놨다. 휘발유 인하율은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ℓ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1차 때보다 커진 석유 최고가격 부담을 유류세 인하로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유류세는 정유사가 석유 제품을 공장에서 출고할 때 국가에 먼저 내는 세금이다. 이를 깎아 주면 소비자 가격 인상도 억제된다. 하지만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인 최고가격이 휘발유와 경유 모두 1900원대로 껑충 뛰면서 주유소의 평균 소비자 판매 가격은 ℓ당 2000원대에 진입이 유력해졌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할 뜻을 내비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류세는 더 인하할 법정 한도(37%)가 남아 있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 유가와 전쟁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급 차질이 빚어진 나프타에 대해 27일 0시부터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생산된 수출 물량도 국내로 돌려 공급을 확대한다는 조치다. 이와 동시에 자동차 촉매제(요소수)와 그 원료인 요소에 대해서는 사재기를 금지하고 기업이 보유한 재고 물량을 판매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돼지고기, 달걀, 쌀 등 23가지였던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에 전기·가스비, 택배비, 대중교통 요금 등 20가지를 추가해 총 43가지 품목을 집중 관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 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면서 “국민 여러분은 에너지 절감에, 특히 전기 사용 줄이기에 많이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서산의 한국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찾아 석유 비축 현황을 점검하고 “지금 과제는 최대한 원유를 확보하고 소비를 줄여서 잘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천궁’이 요격하는 소리?…이란 미사일·드론 수천발 막아낸 UAE 방패 [밀리터리+]

    ‘천궁’이 요격하는 소리?…이란 미사일·드론 수천발 막아낸 UAE 방패 [밀리터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가장 큰 불똥이 튀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가 구축한 방공망으로 연일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UAE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리 방공망이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지금 전국 각지에서 들리는 소리는 방공시스템이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전투기가 드론 및 기타 비행체를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4일에도 UAE 국방부는 이란에서 날아온 탄도미사일 5발과 드론 17대를 방공시스템이 요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UAE는 이번에도 어떤 방공시스템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UAE는 다층적인 요격 체계로 영공을 방어하고 있다. 외기권 요격이 가능한 이스라엘의 애로우(Arrow)를 시작으로 미국산 사드(THAAD)와 중거리 요격체계 패트리엇(PAC-3) 그리고 한국의 천궁-II 등이다. 이 중 사드는 요격 고도 40~150㎞로 상층을 방어하며 패트리엇과 천궁-II는 15~40㎞의 중층을 맡는다. 특히 천궁-II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모두 요격할 수 있는데, 이번의 실전에서 검증되면서 UAE 방공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개전 이후 25일까지 UAE 방공시스템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357발, 순항미사일 15발, 무인 항공기 1815대를 요격했다. 국방부는 이란발 발사체의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개별 시스템의 정확한 수치는 군사 기밀로 취급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천궁-II의 요격률이 96%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체계인 천궁-II는 한국 미사일 방어 체계(KAMD)의 핵심 자산이다. 직접 충돌(hit-to-kill) 방식으로 고도 약 15~40㎞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며 360도 전 방향으로 요격 미사일을 연사하고 다중 표적에 대한 동시 교전도 가능하다. 1개 포대는 발사대 4기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된다. UAE는 2022년 당시 35억 달러 규모의 천궁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당시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유도무기 수출로는 최대 규모였다.
  • “미군 들어오면 피바다?”…이란, 하르그섬에 덫 깔고 방공망 키웠다 [핫이슈]

    “미군 들어오면 피바다?”…이란, 하르그섬에 덫 깔고 방공망 키웠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검토하자 이란이 섬 방어망을 더 촘촘히 짰다. 이란은 최근 몇 주 동안 병력과 방공전력을 추가 배치했고 미군 상륙이 예상되는 해안선 주변에는 기뢰와 방어용 장애물까지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 보고를 아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지상 작전에 대비해 하르그섬 방어시설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추가 병력과 방공무기를 배치했고 상륙 예상 지점을 중심으로 대인지뢰와 대전차지뢰를 깔았다. 최근에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인 맨패즈(MANPADS)도 추가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르그섬은 작은 섬이지만 이란 경제에는 치명적인 급소다. 이란은 이 섬에서 자국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곳 장악을 검토하는 것도 하르그섬을 압박 수단으로 삼아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라고 요구하려는 계산과 맞물려 있다. 다만 미국 내부에서는 섬을 점령하더라도 호르무즈 문제를 곧바로 풀 수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 왜 하르그섬인가…이란 원유 수출의 급소 미군은 이미 지난 13일 하르그섬을 공습했다. 당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벙커 등 90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원유 인프라는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 섬을 다음 압박 카드로 보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군사시설은 타격하되 원유 수출 거점 자체는 협상용 카드로 남겨둔 셈이다. 하지만 공습과 점령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하르그섬은 여의도의 2배가 조금 넘는다. 미군이 섬 전체를 장악하려면 상륙 병력을 대거 투입해야 한다. 최근 중동에 전개한 해병원정대 2개 부대가 유력한 투입 전력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미 육군 82공수사단 병력 약 1000명도 조만간 이 지역으로 향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하르그섬 상공을 거의 상시 감시하며 지형 변화와 방어시설 설치 흔적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공습으로 이란의 일부 해상·방공 전력은 이미 약화했다. CNN 군사분석가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일부 방어망이 이미 타격을 입었다고 봤다. 그는 호크(HAWK) 지대공미사일과 외를리콘 대공포 등을 거론했다. 그래도 상륙 리스크는 여전하다. 하르그섬이 이란 본토와 가까워 미군이 들어가는 순간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점령해도 끝 아니다”…미군 피해·중동 확전 우려 미국 안팎에서도 우려는 크다. 스타브리디스 전 사령관은 이 작전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해상에 있는 미군 함정은 물론 자국 영토에 들어온 지상군에도 최대 피해를 주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측 소식통도 하르그섬 점령이 이란의 드론·휴대용 미사일 공격을 부르고 결국 미군 사망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걸프 지역 동맹국들도 물밑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하르그섬에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앞서 폭격한 핵시설의 고농축 우라늄을 직접 확보하려 들면 전쟁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군이 하르그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란의 보복이 석유 시설과 항만, 담수화 시설 등 역내 핵심 인프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미국 내부에서는 하르그섬 점령 대신 해상 봉쇄가 낫다는 대안론도 나온다. 클레이턴 시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을 통해 하르그섬을 직접 장악하려면 미 해군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걸프만 내부로 들어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이란의 미사일·드론·고속정·기뢰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군이 섬에 들어간 뒤에도 이란 본토의 화력에 계속 노출될 수 있다며 차라리 아라비아해에서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가 더 현실적인 압박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구상은 하르그섬 시설을 파괴하거나 미군을 상륙시키지 않고도 이란의 원유 수출을 조일 수 있다는 논리다. 시글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지난해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통제 과정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활용한 전례를 언급했다. 다만 이런 방식 역시 전쟁을 끝내는 만능 해법은 아니며 결국 이란과의 협상과 상당한 양보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하르그섬은 이번 전쟁의 새 분기점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이 섬을 압박 카드로 본다. 이란은 이 섬을 경제적 급소로 여긴다. 공습은 이미 했다. 하지만 지상군이 들어가는 순간 전쟁의 성격은 달라진다. 섬 하나를 둘러싼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국제유가, 걸프 인프라, 미군 사상자 문제로 한꺼번에 번질 수 있어서다. 미국 내부의 봉쇄 대안론까지 힘을 얻으면,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선택은 하르그섬 상륙보다 바다 위 차단전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보완수사권, 검찰 ‘권한’ 아닌 ‘의무’… 없애기보다 정교한 통제를”[보완수사 리포트-진술 너머의 진실을 찾아서]

    “보완수사권, 검찰 ‘권한’ 아닌 ‘의무’… 없애기보다 정교한 통제를”[보완수사 리포트-진술 너머의 진실을 찾아서]

    경찰 수사 정확성과 신뢰성 점검피해자 권익 보호 차원서 필수적‘책임 있는 기소’를 위해서도 필요보완수사 횟수와 기간 제한하고 ‘동일성 유지하는 범위’로 구체화별도 승인 절차 등으로 남용 방지경찰도 자체 검증 시스템 갖추고檢에 시효 임박 사건 제한적 허용준항고 확대, 새 구제절차 마련을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의 목적을 두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형사사법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 20·21일 공소청법·중수청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오는 10월 ‘검찰청 78년 역사’의 종언이 현실화한 시점에 이러한 개혁 본래의 목적을 재차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사 결과에 대한 교차 검증이 불가능한 폐쇄적 구조의 형사사법 시스템의 폐해는 결국 일반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3회는 국민을 위한 수사 시스템 설계에 대한 법조계 전문가 4인의 제언을 담았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이근우 가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모두 보완수사에 대해 기소권을 가진 검사의 ‘권한’이 아닌 ‘의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25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보완수사가 검사의 ‘책임 있는 기소’를 위한 수단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소 및 공소유지의 책임이 있는 검사에게 이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보완수사는 형사사법절차의 한 부분으로, 사법체계의 완결성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 장치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형사사법절차는 수사·기소·공소유지·재판 결과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유기적 흐름”이라면서 “검사의 보완수사는 기소 직전 단계에서 수사기관이 작성한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법률가의 시각으로 재점검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보완수사에 대한 의무를 명시해야 검사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만일 기소 단계에서 수사결과에 대한 확인 및 보충을 하는 보완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실확인이라는 숙제가 전부 재판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현재의 우리 법원 실정을 감안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변호사는 “1차 수사기관 수사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인·점검하는 장치로서, 피해자 권익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남용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것이 아닌 통제 장치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보완수사권 범위를 구체화하고, 횟수·기간 등 방식을 제한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보완수사의 범위를 현행 형사소송법상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가 아닌 ‘동일성을 유지하는 범위’로 구체화해 보완수사의 적법성을 검사가 직접 증명하도록 하는 게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보완수사의 범위와 내용·절차 등을 정하는 지침이나 예규 등을 정밀하게 만들되, 현행 대검찰청 예규와 같은 대외비가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완수사를 실무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일반 국민에게 감시자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변호사는 “보완수사의 횟수와 기간에 상한을 두고, 일정 기준 이상은 내부 결재를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무분별한 보완수사를 제한할 수 있다”면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엔 별도의 승인 절차를 두거나, 상급기관과 협의를 거치도록 해 통제 수준을 높이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도 “법무부 등 상급기관의 사전 허가를 받고 보완수사의 시기·범위·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도록 운용하거나, 긴급보완수사요구권을 먼저 행사하게 한 뒤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만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과도한 수사권 남용이라는 판단이 들면 해당 검사 소속 기관의 상급 관청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완수사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초기 수사단계에서부터 절차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통제받지 않는 경찰 권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 교수는 “국가수사본부 등에서 오랜 수사 경험이 있는 인력에게 경찰서장의 지시를 받지 않는 수사심의관 등 독립 직책을 부여하고, 수사 과정 및 결과를 실질적으로 검토할 권한을 허용해 검사의 역할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 “수사 과정을 자체 검토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송치하기 전에 검사와 사전 협의를 할 수 있게 하거나, 입건 단계에서부터 수사 과정을 공소청과 공유하는 상생 모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법원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교수는 “법원이 보완수사권의 오남용 여부를 면밀히 판단해 과감하게 증거능력 박탈이나 공소기각 등의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준항고(재판이나 수사 등 사법 처분에 대해 법원에 취소·변경을 요구하는 불복제도) 제도를 확대 개편해 수사 과정에서의 권한 남용에 대해 새로운 구제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란, IMO에 서한 “비적대적 선박 호르무즈 통과 허용”

    이란, IMO에 서한 “비적대적 선박 호르무즈 통과 허용”

    이란이 중동전쟁 이후 사실상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 자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비적대적 선박’에 대해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가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에 보낸 서한에서 이 같은 조건부 방침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서한에서 “침략자들과 그 지지자들이 이란을 겨냥한 적대적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악용하는 것을 막고자 비례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 중인 미국·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은 물론이고 “침략에 가담한 다른 참여국들의 선박은 비적대적 통항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번 서한은 중동 전쟁의 ‘뇌관’으로 부상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이란이 통제권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고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가 외교 라인을 통해 이란과 접촉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한국 선박이 이 지역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는 우리 선박은 26척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다른 한편으로 자국에 대화를 타진한 국가의 일부 선박을 통과시키고 있다. 또 중국 위안화로 거래하는 원유를 실은 선박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최소 8개 국가와 협의하기도 했다. 일부 선박은 안전 보장을 대가로 이란 측에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를 지불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11일부터 걸프 해역에 머물러 있었던 태국 유조선 한 척은 태국 외교부와 이란 당국 간 협조 끝에 별도 비용 없이 지난 23일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했다고 태국 석유·에너지 기업 방착 코퍼레이션이 밝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마저 미국에 넘기면 이번 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규제하는 새로운 법안을 준비 중이다. 만수르 알리마르다니 이란 의회 의원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에 동참한 국가들에 대한 상응 조치와 함께 결제 통화를 달러에서 다른 통화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동에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찾아 “이란에 있는 (한국) 국민을 손님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나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석기 외통위원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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