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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비용 준비 어떻게’ 대토론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장 김병일)는 15일 오후 1시 강원도 설악 대명리조트에서 ‘통일비용,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토론회를 연다.
  • [독일통일 20년-박건형 순회특파원 베를린 르포] 한반도 통일비용 얼마나 들까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경축사에서 “통일에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한반도 통일비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통일부·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통일세·통일비용을 포함한 통일 대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했으나 통일비용이 얼마나 소요될 것인지 등에 대해 국내외 연구소의 추정치만 있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그동안 한반도 통일비용은 미국 랜드연구소와 삼성경제연구소, 조세연구원 등 국내외 연구기관과 한반도 전문가들에 의해 서로 다른 추정치가 제시됐다. 지난 2005년 미 랜드연구소는 통일 후 5년 동안 500억~670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해 삼성경제연구소는 통일시기를 2015년으로 정한다면 545조 8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백 일본 게이오대 연구원은 올해 초 향후 30년간 통일비용으로 2조~5조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 랜드연구소 찰스 월프 박사는 620억~1조 70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통일세 발언 후 국내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새로운 통일비용 추정치를 내놓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중해 박사팀은 지난 8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통일비용 산출 용역을 통해 비용이 2011년부터 2040년까지 30년 동안 ▲점진적 통일일 경우 연평균 100억달러 ▲급진적 통일일 경우 연평균 72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향후 30년 동안 총액으로 계산하면 점진적 통일 때 3220억달러, 북한 급변사태 때는 총 2조 1400억달러의 통일 비용이 드는 셈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통독 20년… 분단 65년 한반도에 주는 교훈

    내일이면 독일 통일 20주년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범세계적 해빙의 물결을 타지 못한 채 냉전의 마지막 고도로 남아 있다. 분단 65주년을 맞았지만 남북간 대치와 이질화는 외려 심화되고 있다. 천안함 참사와 북한의 3대 권력세습 공식화가 그 징표다. 분단의 상흔을 성공적으로 극복 중인 독일이 우리에게 단순한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통일한국의 나침판이 돼야 한다. 통일 독일도 막대한 통일비용을 치르면서도 여태껏 적잖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양독 간 경제적 격차와 주민들 간의 이질적 정체성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 간 격차와 이질화에 비할 바는 아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37.3대1로 벌어진 남북 간 소득격차는 오히려 작은 문제일 게다. 북한사회가 60여년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폐쇄회로에 갇히는 바람에 심화된 남북의 이질성은 통일 후에도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을 게 뻔하다.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가서야 되겠는가. 서독이 그랬듯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두 축으로 통일의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 유무형의 통일비용을 다 합치더라도 통일로 인한 편익보다 적을 것이라는 적극적 사고가 긴요한 시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3대 세습이 통일로 가는 여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임은 분명하다. 북한은 그제 김정일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얼굴과 함께 당대표자회의 결정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헌법보다 상위 규범인 노동당 규약 서문에서 ‘혁명적 마르크스-레닌주의 당’이란 문구를 삭제, ‘김일성의 당’으로 못박고 ‘김일성 조선’이란 표현을 추가했다. ‘김씨 왕조’의 후계자가 김정은임을 선포한 꼴이다. 세계적 조롱거리인 이런 세습쇼는 북측으로선 인민 생활과 남북관계의 개선이나 개방, 비핵화 등은 뒷전일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이런 북을 상대로 통일을 추구해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이다. 북한이 시대역행적인 길을 걷더라도 퇴로마저 막고 압박하는 것도 능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처럼 ‘묻지마 지원’ 또한 북한정권의 퇴행을 부추기고 주민의 고통을 연장·가중시키는 일일 수도 있다. 이런 딜레마에 직면한 우리에게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가 최근 유용한 조언을 했다. 그는 “서독은 동독이 응하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협력을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그 대신 동독의 체제변화와 개혁을 반드시 요구했다는 부연 설명도 잊지 않았다. 인도적 지원이나 경협에는 적극적으로 임하되 상응하는 개혁·개방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 [시론]통일을 준비하는 ‘촛불’을 켜자/안영모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시론]통일을 준비하는 ‘촛불’을 켜자/안영모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아주 특별한 촛불을 켜자. 자유와 생명의 촛불, 병마와 배 곯음에서 벗어나는 촛불을 켜자. 이건 자유를 만끽하는 행복한 이들의 반정부 촛불이 아니다. ‘어린 소녀들의 죽음’을 핑계 댄 반미의 촛불시위도, 미국 쇠고기 광우병 규탄하러 유모차 끌고 광화문을 메운 그런 촛불시위도 아니다. 4대강 사업 반대 피켓 들고 나선 신부-수녀들의 정권규탄 촛불행진은 더더욱 아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서 도대체 존재할 수 없는 무자비한 속박, 헐벗음과 배 곯음의 생지옥에서 하루하루 생명을 부지하는 2500만 북한 동포를 구해내기 위한 ‘구원의 촛불’이요, ‘생명의 촛불’을 말함이다. 넉넉지는 않아도 하루 세 끼 배 곯지 않게 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창가에 켜 두고 북녘을 생각해야 할, 그리하여 매일매일 우리의 행복에 감사하고 형제의 불행을 기억하는 그런 촛불인 것이다. 그 촛불의 궁극 목표는 독재의 땅을 자유의 천지로 확대하는 ‘통일’이다. 통일이 되지 않고는 북녘의 동포를 온전히 해방시킬 재간이 없다. 쌀과 시멘트 몇 십만 톤을 보내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독재냐 자유냐, 억압이냐 해방이냐 양단간에 결판을 내야 북녘의 주민들을 확실하게 살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통일세를 거두면 어떨까 제안했다. 그런데 험담이 터져 나왔다. 북 정권 쓰러뜨려 흡수통일하자는 것이냐, 남북 긴장 더해 전쟁하자는 얘기냐…. 의심이란 의심들이 몽땅 얼굴을 내민다. 북녘 동포를 생각한다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 통일세 걷어들이면 결국 서민들만 쪼들릴 터이니 가슴이 철렁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좀 색다른 제안을 하고 싶다. 큰 부담 없이 통일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의 가정마다 ‘통일 촛불’을 준비하자. 1개의 촛불 값을 1000원으로 해도 좋고, 넉넉한 이는 1만원을 내도 좋을 것이다. 2000만 가정마다 그리고 관공서, 기업, 학교, 상점, 방방곡곡에 통일 촛불을 장만하고 통일 촛대를 세운다면 제법 많은 씨돈(시드머니)을 모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사적 당위성과 민족 최대의 숙원인 ‘통일사업’을 언론-공익-시민단체나 훌륭한 독지가에게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나는 청와대 창가에 통일 촛불을 당장 켤 것을 제의한다. 대통령 집무실에 장식된 통일 촛불은 통일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외에 알리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성하의 녹음 우거지고 설한에 눈 덮인 청와대 상춘재에 비친 통일 촛불의 정경을 상상해 보라. 통일을 위해선 누구보다 대한민국 최고 통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1981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취재할 때, 미국의 ‘새로운 출발’을 내걸고 백악관에 진주한 로널드 레이건의 대소(對蘇)외교전략을 면밀히 지켜볼 수 있었다.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규정한 뒤, 레이건은 이렇게 말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이제 마르크스·레닌주의 또한 역사의 잿더미 위에 던져 버릴 것입니다. 우리의 이런 투쟁에 있어 궁극적인 결정 인자는 폭탄이나 로켓이 아닌 우리의 의지와 신념입니다.” 헤이그 국무장관 같은 비둘기파의 반대마저 물리치고, 마치 마법사의 주술처럼 소련의 몰락을 반복해서 외쳐댔다. 1989년 11월9일, 드디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레이건의 ‘십자군 대장정’은 대단원을 맺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그래야 한다. 정상회담이나 열어 김정일과 포옹하고 나란히 기념사진 찍는 데만 목을 매는 몰역사적-정략적 욕망에만 사로잡혀선 안 된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총동원해 북한 공산주의를 단연코 거부하는 외교-군사-홍보전의 전사가 돼야 한다. 이 중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홍보전이다. 줄기차게 북한 체제의 몰락을 압박하는 자유의 메시지를 날려야 한다. 용기 있는 대통령만이 통일을 이룩한 위대한 지도자로 기록될 수 있다. 한 자루의 통일 촛불을 밝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고귀한 몫이다.
  • “통일비용 최소 3500兆”

    “통일비용 최소 3500兆”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통일비용이 최소한 35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통일세 등 재원 마련을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의 거시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4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63.1%는 우리나라의 통일비용이 최소 350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독일이 1990년 통일 뒤 20년간 지출한 3000조원은 물론 ▲삼성경제연구소 546조원 ▲미국 랜드연구소 670조원 ▲미래기획위원회 2525조원 등 다른 기관 분석 결과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세부적 통일비용은 통일과정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위기관리비용이 19.1%, 정치·경제·사회 등 통합비용 34.4%, 통일 뒤 생활·소득 격차 해소비용이 46.5% 등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통일세 등 비용 마련 방안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제 고민해야 할 시기’(50.0%)라는 응답과 ‘당장 심도 있게 논의·추진해야 한다’(20.0%)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통일비용 확보 방안으로는 통일세 징수를 꼽은 응답이 50.0%로 가장 많았다. 통일세 징수와 재정 일부를 적립하는 방안을 비슷한 비중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30.0%, 재정에서 더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20.0%였다. 통일세 과세 형태는 별도 세목을 신설해 모든 납세자를 대상으로 징수해야 한다는 응답이 55.0%, 부가가치세 증세로 마련하자는 의견이 30.0%를 차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영선 경제프리즘] 통일정책의 중도실용주의

    [이영선 경제프리즘] 통일정책의 중도실용주의

    천안함 침몰 이후 한·미 공조를 강화한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세를 만들어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더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으로부터 후속 세대에 대한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은 오는 것일까? 미국의 대역사학자이며 외교가였던 라이샤워 교수는 한반도가 독일보다 먼저 통일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독일을 둘러싼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데 비해 한반도의 주변국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그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의 오류는 주변국의 이해관계에만 주목한 데서 비롯되었다. 독일과 한반도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비교했어야 올바른 예측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독일 통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흔히 독일 통일을 흡수통일로 규정한다. 과연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한 것인가? 독일 통일의 직접적 기폭제는 동독 주민들의 움직임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동독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동독을 서독에 통합하자는 국민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물론 통일 후 동독에는 서독의 법과 제도가 도입되었다. 피상적으로 보면 서독의 법과 제도가 동독을 흡수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로 동독주민이 서독의 제도와 법을 요구한 것이다. 동·서독 사이의 국경이 허물어지자 동독인들은 “서독이 돈을 보내지 않으면 우리가 서독으로 넘어간다.”라고 소리쳤다. 일시적으로 동독 사람들이 서독으로 몰려갔다. 그러나 서독이 동독인들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돈을 보내자 대부분의 동독인들은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갔다. 동독인들이 동독에 머물면서 서독과 대등한 생활수준을 누리게 하는 데 필요했던 것이 바로 독일의 통일비용이다. 서독은 통일 이후 매년 국민소득의 5% 정도를 통일비용으로 동독에 보냄으로써 지금은 평균적으로 동독인의 생활수준이 서독인의 80% 이상에 도달하게 되었다. 한반도는 어떻게 통일될 수 있을까? 북한주민들이 동독과 같은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지금은 상상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 권력층의 내분에 의해 통치체제가 붕괴되는 급변사태가 통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북한의 권력승계 시에 급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미국 정보당국이 내비친 것처럼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는 어떤 형태이든 중국의 개입을 불러올 것이다. 이 경우 남한의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 노력은 남북한 간뿐 아니라 세계 초강대국 간의 충돌을 야기할 것이다. 중국은 결코 남한에 의한 북한의 흡수통일을 원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정세 불안정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중국이 북한의 3대 세습을 눈감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통일을 포기해야 하는가? 그럴 수는 없다. 길고도 먼 여정이지만 평화적 통일의 길을 준비하고 또 헤쳐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중국과 타이완 간 관계발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는 이제 군사안보상의 문제는 제기되지 않는다. 양국 간 ‘경제협력기본협정’을 체결하는 등 물적·인적 교류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가 간에 통일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통일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중도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통일정책에 관한 한 중도실용주의가 보이지 아니한다. 금강산 관광객의 불상사와 천안함 사건으로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정책의 폭이 좁아진 것은 사실이나 통일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통일정책은 유지해 가야 한다. 국가의 안보는 철저히 지키되 상업적인 교류와 인도적 지원은 확대하는 것이 옳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쉽사리 닫지 못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동독이 서독을 불러들인 것처럼 북한주민이 남한을 초청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은 북한에 대한 과도한 지원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무시한 결과 남한에서의 통일에 대한 의견 분열을 초래하였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통일에 대한 중도 실용주의적 접근방법을 표방하여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통일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그것이 통일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 [오늘의 눈] 통일세 논란, 통일 막지 말아야/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통일세 논란, 통일 막지 말아야/김미경 정치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통일세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통일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이제부터 준비하겠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고, 거세게 반대하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청하고 있는 형국이다. 통일에 대비해 재원을 준비하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이 오히려 국론 분열과 조세 부담 우려 등 상당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통일비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뿐더러,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한반도 상황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왜 통일세를 제안했을까. 일각에서는 ‘경제대통령’답게 남북경협은 실익이 없다며 축소하고, 통일과정의 부담은 어차피 남측이 짊어져야 하니 통일세를 내놓았다는 해석도 있다. 천안함 사태 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쟁 가능성이나 급변사태에 따른 통일비용 부담 등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고, 이 같은 평가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실리적인 접근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통일세 제안 후 통일비용 마련을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지자 청와대 측은 반기면서도 여론 추이를 살피고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2008년 4월 미국 방문 때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과 평양에 상설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가 북측이 거부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이번 통일세 제안이 그때처럼 뜬금없는 발언이거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남북관계·북핵문제에 따른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립서비스’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통일세 논란이 통일의 걸림돌이 되지 않고 평화통일로 가는 과정에 기여하려면 이 대통령이 나서 우리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뒤 차근차근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통일세보다 더 급한 것들/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통일세보다 더 급한 것들/함혜리 논설위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토~옹일…” 초등학교 시절 참 많이도 불렀던 노래다. 노래 때문인지 어렸을 땐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는 것을 자주 상상했다. 마치 텔레비전이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듯 남북으로 갈라졌던 우리나라가 어느날 갑자기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철없는 생각이었지만 그때는 통일이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들 그랬을 것이다. 남북 분단 65년. 불행하게도 한국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열기는 사그라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런 경향은 점점 더 농후해지고 있다. 심지어 꼭 통일을 해야 하느냐는 반통일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도 꽤 있다. 체제의 이질성과 더욱 벌어지는 남북 간 격차, 세대 간 인식차, 퍼주기식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반감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결과다. 더구나 핵문제와 천안함 사태 등으로 안보 불안은 고조되고 남북 관계는 어느 때보다 경색돼 있다. 이런 마당에 통일이라는 단어가 우리 현실 속으로 돌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세를 거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통일은 반드시 온다. 그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를 준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통일의 당위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천문학적인 통일 비용이 들지만 어차피 들어가야 할 것이라면 이에 대비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하지만 상세한 설명 없이 거두절미하고 통일세를 들고 나온 것은 큰 실책이었다. 통일세 제안에 대해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첫줄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통일세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설익은 아이디어다. 막연한 미래상황을 상정해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이 과연 조세법정주의에 맞는지, 통일세 신설이 가져올 국민경제적 부담은 고려했는지, 그에 따른 조세저항을 해결할 대책은 세웠는지 알 수 없다. 통일세 제안은 남북관계 개선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측의 반응은 이러한 우려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 대통령의 통일세 구상이 ‘전면적인 체제대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의욕적으로 펼친 통일세 제안은 결국 새로운 소모적 논란을 낳고 꼬인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만든 ‘말 폭탄’이 된 셈이다. 통일세 신설은 나중 문제다. 이보다 중요하고 급한 것이 너무나 많은데 왜 하필 문제가 많은 통일세를 화두로 던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평화통일을 앞당기겠다는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통일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추진하는 게 우선이다. 통일 정책, 통일비용 문제, 통일 교육, 통일 외교, 통일 후 북한 개발을 위한 각 분야의 인적자원 양성 방안 등을 담아 정부차원의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남북한은 분단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철저하게 다른 체제를 취했다. 때문에 엄청난 경제적 격차와 사회문화적 이질성이 생겼다. 이런 격차를 가능한 한 줄이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통일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남북 간 격차가 커질수록 통일비용은 늘어간다. 통일비용의 산출은 기준근거에 따라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얼마전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센터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80% 정도 소득을 얻게 되는 데 2조~5조달러, 한화로 2300조~5750조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0년 동안 2조유로(약 3000조원)를 쏟아부었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 대략적인 수준이라도 통일비용을 산출하기 위해선 남북 간 격차와 이질화 수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다음 국민적 합의를 통해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수립하는 게 순서다. 통일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통일을 부담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로 통일을 준비할 수는 없는 법이다. lotus@seoul.co.kr
  • [시론] 통일비용과 통 일세 논의에 대하여/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시론] 통일비용과 통 일세 논의에 대하여/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중에서 통일세 논의 제안을 계기로 통일에 대한 관심과 논쟁이 뜨겁다. 논의의 방향은 두 가지 정도이다. 하나는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시점에서 통일세 논의가 타당하냐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통일비용 규모 관련 논의이다. 통일세 논의가 필요한 이유는 시대상황 때문이다. 올해는 분단 65년, 6·25전쟁 60년이 되는 해이다. 분단 이후 두 세대가 넘게 지난 시점에서 통일의 비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은 통일된 지 20년이나 지났지만 우리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저하됐다. 통일세라는 화두로 통일의 비전을 고취하고 통일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통일비용 논의는 왜곡돼 있다. 통일이 되면 통일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60여년 동안 지불하고 있는 분단비용은 통일비용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통일비용은 북한 주민들 복지 증진과 북한 재건을 위한 투자가 포함된 비용으로 통일 이후 투자라는 사실, 투자비는 반드시 이익을 창출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통일비용 은 통일 이득을 반드시 공제한 액수로 계산돼야 한다. 그리고 통일 이후 항구적으로 누리게 될 이득은 무한대이다. 즉, 통일은 비용도 소요되지만 엄청난 이익을 수반하게 되고 한국이 몇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분단비용, 통일비용, 통일이익의 개념을 균형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남북관계가 경색된 시점에서 통일 논의와 통일세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인식은 단견일 수 있다. 통일은 하루아침에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남북관계가 순조로우면 통일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통일기반 조성을 위해 단기적으로 남북관계에서 밀고당기기식의 진통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도 있을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전적으로 한국 정부에 돌리는 인식도 타당하지 않다. 북한의 권력투쟁 등 내부 변수,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천안함사태 등 북한 발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평가이다. 남북관계가 나쁠수록 장기적 관점의 통일 비전이 필요하며, 통일과정에 소요될 비용, 통일이 가져올 경제적·외교적·안보적 측면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올바로 이해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단 65년이 된 시점에서 우리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통일의 비전과 의지를 갖는 것이다. 독일이 통일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독일 민족이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독일은 신성로마제국의 후예라는 역사적 긍지, 비스마르크 재상이 일구어낸 통일국가의 역사적 전통,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민족적 자긍심이 통일 의지를 갖게 한 역사적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도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이다. 5천년 역사의 전통도 가지고 있다. 분단은 60년에 불과하며, 그것도 외세에 의해서 분단된 것이다. 우리 내부의 잠자는 거인을 깨우고 발현된 역량과 잠재역량을 집중하면 통일을 이룰 수 있다. 독일이 통일 이후 얼마나 국력이 신장되고 국격이 높아졌는지에 대해서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독일이 통일로 얻은 성과는 실로 눈부시다. 우선 통일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대국이 되었다. 독일은 세계 1위 수출국이다. 또 하나의 큰 성과는 유럽 통합과 유럽연합(EU) 출범이다. EU 출범으로 유럽 각국은 엄청난 경제적·정치적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역으로 EU의 출범으로 독일이 얻은 성과는 EU의 중심국이 됐고, 동유럽과 서유럽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 통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국제적 위상을 누리고 있다.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기보다는 북한이 지금 핵포기와 개혁·개방의 전략적 결단을 내리도록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 “대북 출구전략 얘기할 때 아니다 통일비용 분담 6자회담서 논의”

    “대북 출구전략 얘기할 때 아니다 통일비용 분담 6자회담서 논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남북한 통일 비용을 국제사회가 분담하는 문제와 관련, “때가 되고 (통일이)임박하면 그런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 일본 등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주변국과 국제금융기구, 그리고 유럽연합(EU) 등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나라들이 (분담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지금은 대북 출구전략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란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통일비용 분담과 관련, “국제사회나 금융기구 같은 데서 함께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구상인)‘비핵·개방 3000’에 펀드 조성 같은 것으로 이미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이 통일 비용 분담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비핵화가 진전돼 6자회담이 동북아 평화체제 쪽으로 발전하게 되면 좋은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유 장관은 그러면서도 “그런 논의는 우리 스스로 먼저 준비가 된 다음에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제안한 통일세 도입과 관련, “당장 시행하겠다는 게 아니고 공론에 부치자는 의미”라면서 “어떤 시간표를 갖고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면서 “6자회담 재개 등 출구전략을 우리가 먼저 얘기하기엔 시기적으로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대화의 장을 열어 놓는 투트랙(two-track)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달 말쯤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국제금융이라는 것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중국도 의지와 관계없이 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對)이란 제재 동참 여부와 관련, “(국제사회에)북핵은 막아달라고 하면서 이란 핵에 대해서는 별개로 이중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폐쇄 여부는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 장관은 국가정보원 요원 추방사태로 불거진 한·리비아 갈등에 대해 “마무리 해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측에 무엇이 불만인지 말해 달라고 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요청사항이 온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쇠고기 문제는 관세 문제가 아니고 위생 검역의 문제라 FTA와 연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한국 내 소비가 하락하기 때문에 그것은 미국 수출업자들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통일세 폭넓은 공론화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8·15경축사를 통해 통일세의 필요성을 국가적 어젠다로 제시하면서 심상치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제안 시기의 적절성 논란에서부터 정부의 재정 건전성 확보가 먼저라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의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통일세 논쟁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차제에 이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폭넓은 이견을 절충해 내는, 본격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남북의 경제력이 천양지차인 상황에서, 우리 측의 엄청난 통일비용 부담이 불가피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대의를 누구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 대통령이 “통일은 반드시 온다.”고 강조한 진의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물론 분단 60년을 넘어선 시점에 새삼스럽게 통일비용 부담의 당위성을 제기한 것 자체가 뜬금없다는 야권 일각의 지적도 일리는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쓰나미에서 가까스로 헤어나온, 우리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얼마전 북한이 급속히 붕괴하면 2040년까지 2조 1400억달러의 통일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국민 1인당 5180만원 꼴이다. 이런 마당에 과거의 방위세 같은 목적세를 신설할 경우 국민의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통일비용 문제를 언제까지나 덮어둘 수는 없는 일이라고 본다. 과거 동·서독의 통일 과정을 보라. 우리보다 탄탄했던 서독경제도 통독 후 북한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동독경제를 부양하느라 휘청거리지 않았던가. 통일은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온다기보다 예기치 않게 들이닥칠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통일비용 분담 문제는 진작에 공론화했어야 할 과제였던 셈이다. 통일비용 감당이 두려워 통일을 회피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통일비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만 이뤄진다면 재정 형편을 감안해 여러 대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세 징수 대신 재정 건전성을 먼저 확립한 뒤 유사시 국·공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충당식으로 운용되는 남북협력기금을 적립식으로 바꿔 통일기금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천안함 사태에서 보듯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대전제를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남북통일비용 국제사회 분담 추진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남북한 통일 비용과 관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공동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통일세 도입 등 ‘본격적인 통일 준비’를 천명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독일 통일의 사례에 비춰 남북한 통일 비용도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한이 혼자서 그 부담을 짊어지는 데는 엄청난 무리가 따를 것”이라면서 “우리 스스로 부담하는 통일세 도입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통일 기금을 모금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구상에 대해 정부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있다.”고 말해 통일 임박 시 정부가 실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일부 외교부 당국자들은 이미 몇몇 국제회의 석상에서 이 같은 구상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자료 등에 따르면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할 경우 2040년까지 대략 2525조원의 통일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독일은 통일 비용으로 20년간 무려 3000조원을 썼다는 추정치가 나온 바 있다. 관계자는 “남북한 통일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동북아 평화는 물론 세계 평화에 기여하게 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부각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명분으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으로부터 통일 비용을 당당하게 갹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은 물론 중국도 ‘북한 리스크’ 감소로 경제발전에 혜택을 보게 된다는 점을 우리 입장에서는 강조할 명분이 있다. 또 2차 세계대전 직후 마셜플랜(유럽부흥계획·ERP)으로 유럽을 부흥시킨 경험이 있는 미국과 그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은 유럽에도 동참을 촉구할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각국에 직접적으로 통일 비용 분담을 요청하는 방안 이외에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로부터 원조를 받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을 개발이 필요한 빈곤 지역으로 규정하면 국제기구로부터 도움을 받을 명분이 생긴다.”면서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관련 국제기구의 원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와 통일정책/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와 통일정책/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65주년 기념사에서 “통일은 반드시 올 것이며,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 방안도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며 “우리 사회 각계에서 이 문제를 폭넓게 논의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통일에 대한 준비와 구체적 제안으로서 통일세 논의는 그간 전문가들 사이에서 담론적으로 논의되는 수준이었으나 국민들 사이에 공론화시킴으로써 실질적이며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금 남북관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주어진 분단 상황의 관리를 넘어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면서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의 순으로 이행하는 3단계 통일방안을 제안했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한 이후에도 해안포 발사 등 무력도발을 감행해 오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단기적으로 남북한의 갈등이 해소되어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여 국면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에 보상하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행위이다. 차라리 남북관계를 장기적으로 조망하며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한 통일 준비가 바람직한 정책이다. 남북한 통일 걸림돌의 주요원인이 북한이지만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입장변화와 남한 국민들 간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소위 ‘남남갈등’이 장애이기도 하다. 남북한 통일이 주변국들에 주는 긍정적 요소가 무엇인지, 부정적 요소가 있다면 이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미·일·중·러 및 동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통일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 통일정책은 한국이 주도하고 주변 국가들을 설득하여 우리의 통일정책이 용인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적으로는 갈수록 늘어나는 탈북자들의 관리에서부터 젊은이들의 통일인식을 바르게 심어줄 통일교육 등 통일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야 한다. 북한을 이탈하는 주민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탈북자 대책이 통일준비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탈북자의 경험이 북한 주민에게 잘 알려지도록 할 필요가 있고, 통일시 북한주민의 민주주의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상당수의 사람들이 통일비용 부담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현실이 상당히 안타깝다. 따라서 통일이 젊은이들의 활동무대를 넓히는 기회의 창이며, 우리가 해방 이후 지금까지 아주 비싼 분단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것도 인식시키고, 통일 이후 다가올 새로운 한반도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남한의 국력이 북한과 비교하여 월등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이것만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남한 국민들 간 국제정세의 올바른 이해와 결속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북한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핵개발, 천안함 사태 유발 등 다양한 형태의 대남 위협을 자행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은 후계체제가 확립되는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관계의 갈등을 증폭시켜 북한군의 충성심 경쟁을 유도하고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제거, 사상적 단결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북한의 무력도발이 남한 국민에게 안보 불안을 유발시켜 기존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정책을 전환시켜 북한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려는 의도가 항상 깔려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의 크고 작은 도발은 후계구도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특히 북한이 다음 달 초 소집하는 44년 만의 당대표자 회의가 눈앞에 다가와 있고 이 행사를 통해 김정은 권력 승계의 공식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는 상황 속에 군의 충성심과 북한주민의 결속을 유도하기 위해 위협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북한의 도발위협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주도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 [통일세 후폭풍] “30년내 통일 가정… 年100억~720억弗 소요”

    [통일세 후폭풍] “30년내 통일 가정… 年100억~720억弗 소요”

    “한 세대 후 한반도 문제를 내다보려면 통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30년 안에는 통일이 될 것으로 가정하고 비용을 추산한 것입니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통일비용 산출 용역을 총괄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중해 산업·국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통일비용 산출 프로젝트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서 위원 팀이 올해 초 미래기획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진행해온 연구는 통일비용 등을 포함한 ‘30년 후 미래 경제·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것이다. 기술혁신과 경제발전, 국제무역, 응용계량경제 등을 전공한 서 위원에게 통일비용 연구는 의미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외 다른 연구소에서 통일비용에 대한 많은 추정치를 냈었으나 정부의 용역을 받아 추진한 것은 처음인 셈이다. 서 위원이 추산한 통일비용은 2011년부터 2040년까지 30년간 ▲점진적 통일일 경우 연평균 100억달러 ▲급진적 통일일 경우 연평균 720억달러에 이른다. 30년간 총액으로 계산하면 점진적 통일 때 3220억달러, 북한 급변사태 때는 총 2조1400억달러의 통일 비용이 드는 셈이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 랜드연구소(500억~6700억달러)나 삼성경제연구소(545.8조원) 등의 추정치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위원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총생산액(GDP)과 유엔이 집계한 인구 추계 등 북한의 현재 경제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수치를 이용했다.”며 “독일 통일 사례도 많이 참고했으며, 중간보고 성격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서 위원 팀은 지난 6월 미래기획위원회 측에 중간보고를 했으며, 연말까지 연구를 진행, 12월쯤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민간 학자들과 공동으로 10월 중 통일비용을 비롯, 30년 후 경제·사회구조 변화 관련 프로젝트의 최종 보고서 작성을 위한 워크숍도 개최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李대통령 “통일세 준비할 때 됐다”

    李대통령 “통일세 준비할 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통일은 반드시 온다.”면서 “그 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稅)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 6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이 문제(통일세)를 우리 사회 각계에서 폭넓게 논의해주시기를 제안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간 통일비용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는 있었지만, 대통령이 통일세 등 통일 비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직접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통일세 등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조세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 남북관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주어진 분단상황의 관리를 넘어서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면서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민족공동체의 순으로 이행하는 3단계 통일방안을 제안했다. 과거 김영삼 정부 때와 비슷하지만 당시는 평화와 경제공동체가 동시 진행될 수 있는 개념이었으나 이번에는 비핵화의 중요성을 감안, 평화공동체가 반드시 선결되도록 한 점이 다르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다. 앞으로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과 생활공감 정책을 더욱 강화하여 공정한 사회가 깊이 뿌리 내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개헌과 선거제도,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 선진화 과제를 거론,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추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의 정치도 ‘권력의 정치’에서 ‘삶의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식민 지배 사과’ 담화와 관련, “일본의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가 아직도 남아 있고 한일 양국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면서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함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가야할 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통일세/이춘규 논설위원

    남북 분단 이후 통일이라는 명제는 한민족에게 매우 복잡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역대 정권은 속내는 달랐지만 한목소리로 통일을 부르짖었다. 국민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정성 다해서 통일/통일을 이루자/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 나라 살리는 통일/통일이여 어서 오라/통일이여 오라.’는 노래를 불렀다. 보수·진보가 없는 민족의 비원이 담긴 노래였다. 그런데도 통일이 수시로 금기시됐던 것은 역설적이다. 진보세력이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통일 추진을 내세우면서부터다. 실상은 진보·보수 다 통일에 집착했다. 1972년 박정희 정권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겠다며 대통령을 간접선거로 뽑는 통일주체국민회의를 구성했다. 1973년 재일동포들은 한국의 반독재 민주화와 통일을 부르짖으며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약칭 한통련)을 결성했다. 이처럼 통일이란 상징을 진보와 보수가 경쟁적으로 활용한다. 1990년 동·서 독일의 통일은 통일이 막연한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을 갖게 해준다. 남북한이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게 되면서다. 독일 통일은 또 통일비용 문제도 화두로 던진다. 서독 국민들이 통일 전 10년간 민간모금운동으로 1000억달러를 모았지만 통일 뒤 천문학적 통일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일비용이 예상치 못한 통일의 장애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일었다. 막대한 통일비용, 통일세를 내야 할지 모르는데 통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과격한 주장까지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통일세를 거두고, 민간은 통일 모금운동을 통해 기금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통일비용이 통일의 발목을 잡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서는 곤란하다는 인식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8·15 경축사에서 통일에 대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의 하나로 통일세 신설을 제안, 통일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급변사태 등 특정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고 당장 세금을 걷는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갖가지 억측이 나돈다. 통일세 대신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해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 등으로 발생할지 모를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며 자칫 남북간 새로운 갈등요소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분단 65년. 민족의 비원인 통일이란 단어가 통일세란 이름과 함께 또다시 국내외의 뜨거운 화제가 됐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지방시대]남북통일 상황별 모의실험을/이병화 조선대 경제학 교수

    [지방시대]남북통일 상황별 모의실험을/이병화 조선대 경제학 교수

    지난해 한 시인이 “남북통일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규모를 조금 줄이면 되지 않겠느냐.” “그런 정도는 국민들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우리 국민들은 민족적 연대의식이 강하므로 통일을 위해서는 모두 희생을 감내할 용의가 있으므로 통일비용을 분담하면 된다는 낭만적인 환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갑자기 통일이 될 경우 우리의 수용능력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독일은 통일 이후 지난 20년간 동독지역 인프라 재건, 사회보장비, 직업훈련 등에 천문학적 돈을 지출하였으나 아직도 격차가 해소되지 않아 지원정책을 2019년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독일정부에서 동독지역 재건비용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일부 분석에서는 현재까지 소요된 비용만 약 2000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남북한이 동서독과 비슷한 방법으로 통일될 경우, 우리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가는 남북한과 동서독 간의 경제력 격차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통일 전 동독은 서독에 비해 1인당 소득이 절반에서 약간 미달하는 수준이었고 서독은 동독에 비해 인구가 4배나 많았다. 반면 남한이 북한보다 인구는 두 배 많으나, 1인당 소득은 20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이렇게 남북한 간에 소득 격차가 너무 커 우리가 흡수할 수 없을 만큼 통일비용이 소요되므로, 우리가 북한을 지원하여 남북한 간 소득이 비슷해질 때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얼마 전 OECD에서 발표된 한국경제보고서에도 남북한 간 교역을 늘려 소득격차를 줄여야 통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북한의 개방을 유도한 후 남북한 간 무역과 투자부터 먼저 자유화하고 생산요소 이동은 점진적으로 자유화하는 단계적 경제통합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북한을 지원하면 북한의 경제가 발전하여 경제력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과, 우리가 남북통일을 단계적으로 관리하며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을 지원하더라도 북한이 스스로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 한 경제력 격차가 줄어 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서 남북 교류가 본격화할 경우 어느 단계를 지나면 남한으로의 대량 이주 등을 통제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불가능할 가능성도 높다. 이처럼 통일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가 제일 먼저 할 일은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별로 가상 모의실험을 해보면서 남북교류 정책을 개편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탈북자 교육훈련시설을 전국적으로 분산배치하고, 탈북자 지원도 직업훈련 등을 통한 자립지원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탈북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고 앞으로 대규모 난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획탈북 등을 부추기는 정착금지원 정책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또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끌어내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도록 지원하고 압박하는 정책을 국제공조를 통해 꾸준히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국가 경제력을 증진시키고 재정을 튼튼히 하여 우발 상황에 대비할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통일 정책이다.
  • OECD “남북격차 커져… 통일비용 급증 우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남북한의 경제·사회적 격차로 통일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면서 민간 교역을 확대해 벌어진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OECD가 발표한 2010년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북한 인구는 2330만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에 가까운 47.9%에 달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은 2.7%(247억달러), 1인당 GDP는 5.6%(1060달러)에 불과했다. 북한의 전체 교역량은 한국의 0.4%(38억달러)에 그쳤으며 총 전기생산량은 6%, 철강 생산량은 2.4%를 기록했다. 남북간의 사회문화적 격차도 적지 않았다. OECD는 북한의 영아 사망률이 1993년의 1000명당 14.1명에서 2008년 19.3명으로 매우 증가한 사실과 여성 평균수명의 하락 추세 등을 지적했다. OECD는 “남북간 소득과 건강수준의 격차는 결국 앞으로 남북 경제통합의 궁극적인 비용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남북교역 확대가 남북 격차를 줄이는 데 희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도 이젠 금리 올릴 때”

    “한국도 이젠 금리 올릴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5일 “한국도 이제 기준금리를 올릴 때”라며 우리 경제에 대해 훈수를 뒀다. 그동안 진행한 경기부양책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공적 지원도 축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리 등 출구전략 시동 걸어야 OECD는 이날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빠른 회복을 보인 한국경제의 힘을 높게 평가하지만, 현재의 경기회복세를 고려하면 한국은 현 2%인 기준금리를 정상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OECD는 앞으로 민간부문의 고용이 늘고 실업률이 3.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물가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현재 3% 수준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금리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OECD는 또 한국 정부가 올 들어 전년 대비 4% 정도 정부지출을 줄인 것은 적절했다고 평하면서, 그동안 진행한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책은 점진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시행된 중소기업 지원책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보증 확대 ▲대출상환기간 연장 등 정부 지원이 중소기업의 부도를 막고 고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지원을 계속 끌어가는 것은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는 의견이다. 나랏빚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고, 통일비용 등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공공부채 수준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의 공기업 부채는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 2004년 공기업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이었지만 4년 후인 2008년엔 17%로 증가했다. OECD는 “향후 이같은 부채가 재정 부담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공기업에 대한 재무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기업 부채 증가는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줄이기·정규직 희생 필요 OECD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골이 깊어만 지는 한국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늘어만 가는 비정규직 비중을 줄일 수 있는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임시직 근로자 비율이 28%로 OECD 평균의 두 배에 이른다. 랜달존스 OECD 사무국 한국담당관은 “정규직의 고용보호 수준을 낮추는 대신 비정규직의 사회 보장범위와 취업을 위한 평생교육 등을 늘리는 등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여성과 노인 등 노동 소외계층에게 일할 기회를 좀 더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절한 LTV·DTI는 유지해야 부동산 정책에선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제도를 자주 변경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장기적으로 주택가격문제 해결을 위해서 수도권 지역을 포함한 규제완화책을 통해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천안함 ‘北소행’ 이후] “조사결과 냉정히 수용하고 안보 다잡는 계기로”

    [천안함 ‘北소행’ 이후] “조사결과 냉정히 수용하고 안보 다잡는 계기로”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각계의 국가 원로와 지도층 인사들은 지난 20일 국방부가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 “조사 결과를 냉정히 받아들이고 국가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원로들은 이어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 제재를 논의하되,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로들은 이와 함께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의혹이 있다면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하고 화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만섭 제14대 국회의장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 마음을 가다듬어 새출발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음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 첫째 제2, 제3의 천안함 사건에 대비하고 나아가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보태세를 물 샐 틈 없이 강화해야 한다. 둘째 외교 능력을 발휘하여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국과 공조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북한을 제재하고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중국도 근본적으로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원하므로 협력가능한 대상이다. 셋째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남북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의 경제 규모를 지금보다 더 키워야 한다. ●김수한 제15대 국회의장 무엇보다 국론이 통일돼야 한다. 이런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관계를 따지면 안 된다. 국가의 명운을 정쟁으로 삼고 서로 다투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념과 여야 입장차를 모두 다 뛰어넘어야 한다. 국가 존폐 차원에서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 논쟁을 만드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교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제사회에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 공감을 얻은 뒤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임채정 제17대 국회의장 정부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 전에 의문점으로 남은 부분을 명확히 설명해서 국민들을 납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방태세, 안보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의 불안을 씻을 만한 조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이 땅에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북관계를 안정시킬 정책 마련과 정부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일차적으로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국방이 없다는 뜻과 같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우발적 사고나 충돌이 아니라 계획된 일이었다는 것인데, 국방부가 아무 대응도 예방도 못한 거 아닌가. 향후 대응으로는 우선 북한이 조사단(검열단)을 파견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에도 사고 원인을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국민들도 정확한 사실에 접근할 수 있다. 한반도는 평화 유지도 중요하지만 평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곳이다. 천안함 사건과 같은 긴장과 충돌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곳이 한반도다. 이번 사건이 전쟁과 같이 큰 사태로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천안함 사건을 6·2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있는데 대단히 잘못된 행동이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란 것에 대해 의견을 같이해야 한다. 또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국민들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 보수든 진보든 ‘북풍’ 운운하며 여론을 선동하지 말고 화합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국내 싸움으로 번지면 사건의 책임이 있는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고 우리만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정부가 침착하고 신중하게 대응을 잘 하고 있다. 민간과 외국 전문가까지 불러서 사건을 조사하고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 제재를 강구하고 있다. 국민들은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을 통해 체제 내부의 기강을 다스리고 긴장을 조성하려고 한 것이지 전쟁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을 정치싸움에 이용하려는 세력에 휩쓸리지도 대립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조순 전 서울시장·경제부총리 북한의 어뢰에 의한 공격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현재 정부가 북한에 대해 확실한 응징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나라에는 긴 장래가 있다. ‘전술적’인 차원에서 생각해서는 안 되고 긴 나라의 장래를 내다보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방향을 정립해 주면 좋겠다. 정부뿐 아니라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떠난 천안함 희생 장병에게 할말은 없지만, 길게 봐야 한다. 안보를 튼튼히 하는 동시에 단기적 제재에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으로 냉정하게 신축적으로 남북관계에 접근해야 한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정부도 안이했고, 국민들도 안보의식이 부족했다. 정부와 국민이 모두 각성하고 안보를 강화하고 의식을 한 단계 높여야 하는 게 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신뢰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이 체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급변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통일을 적극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통일비용이 든다고 해도 같은 민족으로서 각오해야 할 일이다. 북한이 전쟁까지 불사하겠다며 조사결과에 반발하고 있는데, 예전에도 북한은 ‘불바다 발언’ 등을 했다. 비슷한 반응은 늘 있어 왔다. 여기에 동요하지 말고, 안보강화라는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다만 남북이 대결사태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그동안 조사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됐는데 20일 조사결과 발표에서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국민들은 아직도 의혹을 갖고 혼란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진상규명이 더욱 철저히 돼야 한다. 정부가 너무 서둘러서 발표하기보다 더 여러 가지 의혹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제일 좋은데 그게 안 됐으니까 사회가 혼란을 겪는 것이다. 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더이상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충분히 해명해야 할 것이고, 안 되면 국회 차원에서 나서서 정리를 해야 한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천안함의 비극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국가적인 재난이고 위기의 문제이다. 국가 안보의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선거도 국가공동체의 안위가 튼튼하고 보장됐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국가안보 자체를 공동선의 범주로 보지 않고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사실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유대의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기본적으로 국가 안보가 튼튼해졌을 때 그 안에서 여야가 겨루고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기도 하는 것이지 그런 기본적인 전제 없이 무조건 전방위적인 다툼을 벌이는 것은 곤란하다. 그동안 우리가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추진하면서 무뎌진 북한의 호전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근간인 안보의식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때로는 북한과 대화하고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호전성에 대해 상기하고 새로운 안보의식을 지녀야 한다. 오달란 허백윤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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