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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포럼 참가 세계석학 공동기자회견

    경제·사회·문화·미래학 분야의 세계 석학들이 대거 참여하는 세계 지식포럼이 18일 서울 반포의 메리어트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렸다.주요 참가자들의 공동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레스터 서로우 美 MIT大 교수. 레스터 서로우 미국 MIT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경제는 거시지표는 좋지만 개별기업은 막대한 부채를 갖고 있는 이중인격자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이 상태에서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적기때문에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로우 교수는 지난 80년 발표한 저서 ‘제로섬사회’로 국내에도잘 알려진 미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다. 그는 ‘제로섬 사회’에서 미국을 ‘더 이상 번영을 기대할수 없는제로섬사회’로 규정,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서로우 교수는 이날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파괴적 창조’라는 새로운 용어를 소개했다.제3의 산업혁명의 물결속에서 기업가는 새로운 기술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언제든 기업을 해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음은서로우 교수와의 일문일답◆지식기반 경제의 정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가진 사람이부자였다면,지식기반 경제에서는 지식소유자가 갑부가 되는 시대를말한다.이 조류를 타지 못하면 가난해진다.3차혁명으로 볼 수 있는데,이런 혁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 구조조정의 기회를 놓쳐 또 한차례의 어려움이 예측된다고했는데. 한국경제는 외부에서 볼 때 성장률,실업률 등 거시지표는 좋다.반면 개별 기업의 부채는 어마어마하다.이중인격자에 비유할수 있다.이 상태에서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적다.한국은 빨리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미국도 GE같은 기업은 재벌로 볼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처럼 부채에 허덕이다 돈을 다 써버리지 않았다.한국은 모든 재벌이 그럴 가능성은 있었지만,GE처럼 관리되지 못했다. ◆기업·금융구조조정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해야하나. 두 가지를한꺼번에 해야 한다.서로 긴밀히 연결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순서를 따지는 것은 ‘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를 말하는것과 같다. ◆남북경협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우선 한국은 북한의 인프라에투자를 해야 한다.방법은 지금처럼 남쪽에서 북쪽으로 경의선을 복원해서 올라가는 식이 아니라 북한쪽에 근대적인 통신시설을 설치해 내려오는 식이 바람직하다.비무장지대의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등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통일과 관련해서는 독일은 구 동·서독이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돼 많은 통일비용이 들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성수기자 sskim@. *데이비드 벨 英 FT 회장.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데이비드 벨 회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신문과 인터넷의 역할은 분명히 다른 만큼 신문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벨 회장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수학한 뒤줄곧 기자로 활동한 언론인 출신 경영자다.워싱턴 특파원 등을 지낸뒤 93년 FT그룹 최고경영자가 됐고,96년 모회사인 피어슨그룹의 이사로 임명되면서 FT그룹회장으로 취임했다.더 비텍그룹의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으며,더윈드밀 파트너십,커먼 퍼포즈 유럽,인터내셔널 유스파운데이션 등 세계 경제 및 사회 분야의 여론 선도기관 활동을 이끌고 있다.다음은 일문일답. ◆파이낸셜 타임스의 성공 비결은. FT는 지난해 발행 부수가 17% 늘었다.정확하고 공평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우리는 사건의 양면을 모두 보도해주려고 애쓴다. 중동사태의 경우 팔레스타인의 시각뿐 아니라 이스라엘 내부의 다른의견까지 전부 기사에 반영했다.사건을 보도할 때는 ‘무엇이,왜,어떤 의미가 있는지’ 세 가지를 가장 중시한다.특히 국가적 시각이 아닌 국제적 시각으로 기사를 다룬다.때문에 하루 발행 부수가 50만부인데 그중 30만부가 영국 밖에서 팔린다. ◆지식 기반시대에 미디어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지식혁명과 더불어 미디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FT를 사본다.특히 해설자로서의 미디어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미디어는 폭풍을 만난 선박에 불빛을 비쳐주는 등대 역할을 해야 한다. ◆인터넷시대에 신문산업의 대응 전략은. 인터넷은 많은 정보를빠른 속도로 제공하고 있다.놀라운 변화이다. 하지만 신문은 정보를 선별해 독자가 모르는 것을 전달해준다.이처럼 신문의 보완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은 위협적이지 않다.인터넷과 신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신문산업이 앞으로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말인가. 사람들은 TV가 생기면서 라디오도,신문도,영화도 죽을 것이라고,또비디오는 모든 것을 죽일 것이라고 얘기했다.그러나 지금 더 많은 영화관이 생겼고,라디오도 TV도 신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2000년이 되면 3개밖에 안 남으리라던 영국의 신문도 현재 11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인터넷시대에도 신문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김성수기자. *폴 로머 美 스탠퍼드大 교수. ‘신경제의 기수’로 널리 알려진 폴 로머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위기는 실제 위기가 존재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개혁의 추진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그는 미국이 성공한 요인으로 교육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우선 꼽는다.또 조직 내 웨트웨어들이 인센티브제도를 마련한 것과 지적자산을 특허로 보호했던 것이 미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한다. 로머 교수는 10년 이상 장기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신경제의 이론적인 틀을 제공한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그는 80년대 중반 기술 혁신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신성장 이론(New Growth Theory)’을주창했다.경제와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와 함께 웨트웨어(wetware)로 구분하고,지식을 창조하는 주체인 웨트웨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로머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요약한다. ◆최근 한국의 또다른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한국의 위기감은 몇년 전 경제위기와는 다른 것이다.실제 위기가 존재해서가 아니라 구조조정이나 개혁의 추진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발생한다.때문에 정책 입안자는 구조조정 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분명히하고 시장 개방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신경제란 정확히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고성장,저물가,저실업등을 얘기하지만 정확한 정의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저마다 다르다.다만 기술 혁신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 등은 신경제로 볼 수 있다. ◆신경제 진입에 따라 정책 방향의 수정이 필요한가. 신경제라고 해도 중요한 것은 과거부터 이어온 것이다.지식 기반 경제라고해서 정책의 연속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20세기 미국의 경제정책은 교육 투자와 시장경제원칙을 뿌리깊게 정착시킨 두 가지였다.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과 대책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교육 투자를 소홀히 하면 10∼20년 뒤 경제 성장이 늦춰진다.미국은 지금까지 재능 있는 인재들이미국에 와서 일하는 기회가 많이 주어져 운이 좋았다.하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대만 등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벌써부터 자국에서일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더 이상 브레인 파워를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김성수기자
  • ASEM SEOUL 2000 D-8/ 프랑크 헤스케 駐韓 EU집행위 대표

    서울 아셈(ASEM)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주한 유럽연합(EU)집행위대표부의 프랑크 헤스케 대표가 11일 대한매일과 특별 인터뷰를 갖고EU회원국들의 입장과 회의 전망 등을 밝혔다. 헤스케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화해 노력을 지지하는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을 채택하는등 한반도문제도 주의제로 다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아셈 정상회의가 갖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이번에 논의될 주요 의제는. 지난 96년 1차,98년 2차회담에 이어 3차회담을 갖게 됐다.지난 4년간의 성과와 과제를 뒤돌아보고 다가올 10년에 이룩해야 할 청사진을만드는 게 이번 회담의 가장 큰 과제다. 회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협력의 세 분야로 나누어 진행된다.정치,안보 분야에서는 아시아·유럽 양 지역간 신뢰 증진과 협력체제구축 방안이 논의된다.불법 이민문제 등 공동 관심사도 다룰 예정이다.경제 협력 분야에선 무엇보다 경제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아시아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보완할 방안을 모색한다.문화 분야에서는 아셈펠로십 등 지식 정보화시대에 두 대륙간 인적교류 확대 방안 등을논의한다. ■유럽집행위 대표단의 방한 일정은. 로마노 프로디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19일부터 21일까지 방한한다.프로디 위원장은 21일 오후 김대중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갖고 한국과 유럽연합간 정치,사회,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프로디 위원장은 남북한 관계개선 노력에 대한 EU의 지지를 전달하고 남북한 화해에 EU의 기여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 남북한 화해 노력과 관련해서는 어떤 논의들을 할 것인지.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남북한간 화해를 지지하고 지원하기 위한 선언이다.EU 지도자들은 갓 시작된 한반도의 화해 작업이 통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다짐할 것이다. ■ 많은 EU 회원국들이 금년 들어 북한과 수교를 했거나 수교 교섭을진행 중이다. EU와 북한의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현재 핀란드 스위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6개국이 북한과 수교했고,북한이 브뤼셀에 연락사무소 개설을 요청해놓고 있다.98년과 99년 말에 이어 오는 12월 EU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제3차 정치회담을 갖는다.핵비확산조약 가입 및 준수,인권 존중 등의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북한과의 관계 수립은 언제든 좋다. ■ 아시아판 EU의 탄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시아에서는 전체를 아우르는 동맹체보다 개별 국가들간 지역 협력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예를 들어 동북아에서는 어로행위 분쟁,환경문제 등에 있어 한국·중국·일본간에 공동 협력의 바탕이 잘 놓여져 있어 앞으로 매우 바람직한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EU는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 새 유고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그를 지지한 도덕적·정치적 근거는 무엇인가. EU는 민주적 원칙을 존중한다.국민의 정치적 뜻을 우리는 존중한다. 밀로셰비치는 민주적인 선거에서 졌다.국민이 선출한 정부를 지원한다는 게 우리의 원칙이다. ■ 같은 분단국이었다가 한국보다 먼저 통일을 이룩한 독일 국민으로서 한반도 통일 전망에 한마디 한다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겠다.통일을 추구하는 데 너무 돈에 얽매이지마라.통일비용 때문에 통일작업을 주저해서는 안된다.70년대 초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동방정책을 통해 동독에 일방적으로 주기만했다.그게 결국 통일의 밑거름이 됐다. 이기동기자 yeekd@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독일통일 10주년을 바라보며

    1990년 10월3일 나는 분단국가의 한 학자로서 조국의 현실을 생각하며 독일통일의 선포식을 경외와 부러움,그리고 자괴감 속에서 지켜보았다.공교롭게도 그날은 우리 민족의 하늘이 열린 날이었다.그후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 흐른 지금 통일부 장관이 된 나에게 독일통일10주년은 변화된 현실의 무게 만큼이나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은 피안의 세계로만 남아있던 통일이라는 과제를 우리 앞에 성큼 끌어다 놓은 역사적 대사건이었다.과거냉전구조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이산가족이 만나고,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여러 갈래의 회담이 정례적으로 개최되고 경의선 철도와 도로의 연결공사가시작되고,관광단이 오가고… 바야흐로 평화와 화해·협력 시대로 들어서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실감하고 있다.그러나 이 시점에서 ‘통일’의 함의에 부쳐 정작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막연한 기대와 낙관이 아니라 치밀한 통찰력이다. 토인비는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과거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독일은 실업문제,엄청난 통일비용,사회심리적 갈등 등 통합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남겼고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부정적인 면이 독일 국민이 달성한 위대한 업적을 덮을 수는 없다. 지금 독일국민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이전의 냉전적 대결에 의한 적대적 갈등이 아닌,한 민족으로서 하나의 공동체에서 보다 평등하고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분단의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전쟁의 위험,사회경제적 불안,이산가족문제 등 그에 수반되는 정신적·물질적 희생과 비용은 통합에 따르는부담보다 훨씬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독일 국민이 민족의 진정한 통합을 향해 걸어온 발자취에서 얻을 수있는 가장 소중한 교훈은 남과 북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협력을 통해 평화공존을 실현하고,차분히 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아울러 우리 민족에게 통일은환상이 아닌 현실이며 단기간에 달성될 수 없고 거기에는 많은 고통과 희생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민족사의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이제 좀 더 크고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너무 서둘러서는 안되며 조급해 할 이유도없다.역사는 과거를 냉정히 성찰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준비하는자의 편에 항상 서게 되는 것이다. 사색의 계절,푸른 조국의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민족의 현실과 앞날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볼 것을 권해본다. 朴在圭 통일부장관
  • [대한광장] 기로에 선 화해·협력정책

    그동안 김대중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정책(포용정책 또는 햇볕정책)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총론에 있어서는 지지를 표시해 왔다.그러나 각론과 추진과정에 대해서는 야당과 수구세력 및 일부 인사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특히 비전향 장기수 북송과 대북 식량지원을계기로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6월 정상회담 이후 숨죽이고 있던 수구·보수세력 일각에서본질과 관계없는 절차상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대북 포용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기본 가정은 북한은 조기에 붕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리고 김정일 정권은 스스로 변하기 어려운 정권이란 전제 하에서 ‘접촉·제공·대화를 통한 북한의 변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특히 선공후득(先供後得)의 논리 하에 제공을 통한 북한의 변화여건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현 정부는 체제역량이 우세한 우리가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줌으로써 남북간 신뢰를 쌓고,나아가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대북 식량지원과 남북경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같이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냉전시대의 제로섬적인 남북관계 틀로부터 벗어나 포지티브섬적인 공존·공영을 모색하는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화해·협력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대다수의 국민들과 진보세력이 현 정부의 포용정책과 남북정상회담,6·15 공동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그러나 일부 수구·보수세력은 포용정책을 북한에 주기만 하는 유화정책이라든가,유약한 투항주의적 정책으로 인해 안보태세가 약화됐다는 등의 비판을 하고 있다.따라서 정부와 진보세력이 한편이 되고 수구·보수세력이 다른 한편이 되어 보·혁 이념갈등(南南葛藤)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남북 간에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정착이 안된 상태에서의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보에 대한 우려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그러나 탈냉전이라는 시대변화와 남북간 국력격차 등을 무시한 채 지나친 북한의 대남 위협강조와 통일문제의 정치적·정파적 이용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정부 출범 초기에는 IMF 관리체제 하에서 포용정책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함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했다.그러나 정작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북지원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구조조정의 미흡,유가폭등,주가폭락 등으로 경제위기 조짐이 다시 나타남으로써 대북지원에 난관이 조성될 뿐만 아니라 대북정책의 성과도 훼손되고 있다. 타 민족인 일본이 50만t의 대북 쌀지원을 하는데 동족으로서 쌀과옥수수를 섞어 60만t을 지원하는 것은 결코 많은 규모의 대북지원이라고 볼 수 없다.금융구조조정에 백수십조원의 돈을 쏟아 붓는데 비하면 대북 식량지원에 들어가는 1억 달러 정도의 비용은 결코 많은액수가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 식량지원을 둘러싸고 ‘우리정부는 너무 성급’한데 비해 ‘북한이 너무 너무 잘한다’는 식의비아냥거림이 난무하고 있다.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여론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현재의 대북지원이 장차의 통일비용 절감과 평화비용의 의미가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우리의 국내외 사정으로 대량의 대북지원과 경협이 어렵다고 북한이 판단할 경우 남북관계는 난관에 빠질 수도 있다.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의 식량난을덜어주고 이를 통해 남북간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과 범국민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남북 화해·협력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남북관계의 특성상 공식·비공식 접촉의 병행이 불가피하지만 이제는 통치권차원의 ‘비선’보다는 대북관련 정부의 공식기구들을 통해서 법적·제도적 틀 내에서 투명한 정책추진이 바람직할 것이다.그리고 정부당국은 야당과 국민들에게 대북정책 추진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며 대북 정보를 야당과 공유해야 할 것이다.끝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의 경제가 활성화돼야 남북관계도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 유 환 동국대교수·북한학
  • [기고] 독일통일이 주는 교훈

    우리는 지난 10년간 저 멀리 유럽 한가운데서 일어나고 있는 독일의통일과 그 이후 통합과정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분단 극복을 위한 교훈을 얻고자 부단히도 노력해왔다. 처음에는 한반도의 분단도 종식되고 곧 통일이 되리라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올랐었다.그리고는 곧바로 막대한 통일비용에 놀라서 주춤하였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통일 이후 양쪽 지역에 나타나는 사회적 ·심리적 후유증에 ‘내적(內的) 통일’의 어려움이 제기되자 통일은 길고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고 각종 통합 프로그램과 시나리오를 작성해보기도 했다. 한마디로 요약해서 통독 10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보다도남북한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통일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북한 경제력의 차이,양쪽의 민주화 수준,사회적 성숙도 등을 고려할 때 그것이 ‘흡수통일’이건 ‘대등한 통일’이건간에 제도적 통일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사회통합 과정에서 양쪽 주민 모두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도없는 통일의 후유증을 통일한국에 안겨 주리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북한주민들은 보다 경쟁력있는 남한식 자본주의체제로의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실업,심리적 불안,남쪽 주민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소외감,열등의식 등을 느낄 것이고 그들만이 변화하려애쓰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반대로 남쪽 주민들은 통일비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북한 주민에 대한 이질감,통일로 인한 피해계층의 발생(예컨대 단순노동자나 여성근로자),북한주민의 남쪽지역으로의 유입에 따른 사회적 문제 등의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서로간의 이러한 피해의식과 사회문제의 발생은 통일 이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가 활성화되고 교류협력이 확대되면서 얼마든지 나타날수 있는 남북한간의 갈등요소이자 통일의 장애물이다. 따라서 통일은이러한 문제에 대처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노력을 통해서 준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능력은 첫째,우리 사회의 막연하고도 포괄적인 발전을 통해서 키워질 수 있다. 예컨대 민주주의의 발전,경제발전,사회적·문화적 성숙 등이 진정한통일에 대한 준비이고 이런 준비가 되었을 때 막상 갑자기 통일이 닥치면 그와 관련된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남북한 주민들이 상대방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고자 할때,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들을 접근할 때만 통일과정에서 그리고 통일 이후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통일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지녀야 할 자세는 나눔의 자세이다.우리 사회에서 남북관계가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질 때에는 북한에대한 인도적인 지원 및 남북 경제교류에 호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것에 비해 이제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활성화가 가시화되고통일과정이 구체적인 실천의 문제로 부닥치게 되자 남북관계를 이해타산적으로, 눈앞의 이익을 놓고 접근하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를 갈라놓았던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이제는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현재 남북관계 활성화를 가장 열렬히 지지하고 있는 계층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자본이라고 할 수 있다.이들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뿐만 아니라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등 북한 경제회복을 직접적으로 도와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에 진출해서 이른바 ‘북한특수’를 얻을 꿈에 부풀어 있다. 반대로 남한의 중산층은 남북관계 및 경제교류 활성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우려,오히려 급진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유보적인 태도를보이고 있다. 우리는 통일과정에서는 물론 통일 이후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문화적으로 많은 것을 북한주민과 나누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우리사회 내부에서도 더불어 사는 것에 익숙지 않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초등학교 같은 반에서 소형 평수의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대형평형 민영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더욱이 모든 면에서 우리와 이질적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쪽 사람들과 나눔의 정신 없이는 서로가 영원히 남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라도 사회 전체가,그리고 각 개인의 차원에서 이러한통일준비를시작할 때이다. 윤덕희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
  • 경의선 복원/ (상)의미과 경제효과

    경의선 철도복원과 남북간 도로연결 작업이 마침내 18일 시작된다.반세기 분단의 벽을 허무는 일이다.그뿐인가.북으로는 신의주를 거쳐드넓은 만주벌로 이어지고 남으로는 부산·목포를 지나 태평양의 크고 작은 나라로 연결되는 이른바 ‘21세기 실크로드’가 함께 열리는것이다.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국으로 자리매김되는 순간이기도 하다.경의선 복원의 의미와 동북아 물류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세차례에 걸쳐 싣는다. ▷ 경의선 복원 의미과 경제효과 경의선 복원과 남북도로 연결은 남과 북이 단절의 시대를 마감하고교류·협력의 시대를 여는 민족의 대역사(大役事)라 할 수 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김수용 교수는 지난 98년 2월 일본 니가타에서 열린 동아시아경제회의에서 “남북간 철도 연결은 곧 통일을 의미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다른 의미는 반도의 본래기능을 되찾게 됐다는 데 있다.경의선복원은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적 의미뿐 아니라 동북아 물류·교통의중심국으로 우뚝서는 디딤돌을 마련하는 세계사적 의미도 담고 있다. 김세찬(金世燦) 건교부 수송정책실장은 “남북분단으로 섬의 신세로전락했던 입장에서 대륙으로 이어지는 육로를 마련했다는 것은 국가경제적으로 의미하는 바 크다”고 강조했다. 경의선 복원으로 오는 2005년 이후 남·북한이 거둬들일 수 있는 철도운임은 연간 2억5,000만∼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 등 관련산업에 미칠 파급효과와 수출입업체의 물류비용 감소분까지 고려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경의선 연결로 남북한 긴장이 완화된다면 ‘국방비 등 분단유지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북한경제 활성화로 통일비용까지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경의선 철도와 도로복원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수십억달러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교통부와 교통개발연구원은 경의선 복원과 도로개통 이후 남북교역물량의 1∼2년간 운임만으로도 연결사업에 투자되는 비용 1,547억원과 각종 부대비용을 뽑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교통개발연구원은 우선 남북교역 물동량이 연간 30%씩 증가한다는가정 아래 99년 98만3,612t이던 남북간물동량이 2005년쯤 475만t으로 늘면서 이 중 70%인 332만t이 경의선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t당 운송단가가 북한 0.04달러,남한 37원일 경우 남북한 운임수입은각각 2,200만달러와 4,000만달러 수준이다. 연구원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당 1,000∼1,100달러 수준이던인천∼남포간 물류비가 200∼250달러로 낮아지고 수송시간도 13∼14일에서 1∼3일로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북동부지역의 한·일 수출입물자는 주로 다롄이나 톈진항을 통해 수송된다.이들 항구의 컨테이너 취급량이 98년말 현재 167만TEU를 기록한 데 이어 2005년쯤에는 334만TEU로 늘 전망이다.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이들 항구의 물동량 가운데 7∼10% 정도만 경의선을 이용해도 남북한은 각각 연간 3,700만∼5,500만달러의 운임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對北 SOC 1조 투자시 1.5배 생산 유발효과

    우리나라가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1조원을 투자할 경우,약1.5배의 국내생산 유발효과와 2만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자재를 유상으로 공급할 경우 8,000억원대의 경상수지 흑자가 기대되나,무상으로 공급하면 경상수지 적자의 역효과가 발생한다. 한국은행은 5일 ‘대북 SOC투자의 산업연관효과 분석’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도로·철도·항만·전력·통신시설에 각 2,000억원씩 총 1조원을 남한에서 투자했을 경우,남한경제는 1조5,264억원의 생산증대가 이뤄진다. 부가가치 유발효과만도 6,126억원이며,8,150억원의 경상수지 흑자가발생한다. 동시에 2만1,398명이 새로 일자리를 갖게 된다.대신 1,850억원의 수입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북한경제팀 박석삼 조사역은 “대북투자는 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효과를 유발한다”면서 “남북한간의 경제격차도 줄어들게 돼 궁극적으로는 통일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SOC투자에 필요한 원자재를 북한에 유상으로 공급하는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실제 북한의 경제여건상 원자재값을 지불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만약 무상공급이 이뤄지게 되면 원자재값 1조원을 차감해야하므로 국내 생산유발효과는 5,000억원 수준에 그치게 된다.경상수지도 오히려 1,850억원 적자를 내게된다. 따라서 그는 “대북 SOC투자를 남한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국제컨소시엄의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안미현기자 hyun@
  • 金대통령 “통일교육 강화해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9일 “남북간 화해협력 정책이 통일비용을줄이고, 남북의 경제도약과 연결되며 한반도 경제권을 형성하는 데기여하는 등 3중의 이익이 있다는 점을 교육부문에서 국민들이 잘 알수 있도록 통일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팀별회의 마지막으로 인적개발회의를 주재하고 “경의선만 연결되면 4대국을 큰 시장으로 주변에 두고 있고,대륙과 대양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한반도경제권이 결코 꿈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의는 남북간 통일방법에 접점을 찾은 것”이라면서 “특히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공통점이있으므로 앞으로 연구·검토하자고 했는데 남북연합은 과거 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이러한통일방안에 대한 작업은 앞으로 북측과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통일교육을 통해 알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승현기자 yangbak@
  • 통일비용 1인당 年1만원 부담

    민주당은 남북협력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내년부터 매년 국민 1인당1만원 정도인 4,500억원 가량의 남북협력기금을 일반 회계에 편성,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남북협력기금은 1조원이 조성됐으나 가용액은 5,000억원안팎이며 이중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알려졌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18개정강과 200여개 분야별 정책 개정안을 30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확정한 뒤 관계기관과 협의,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강정책 개정안에는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와 제도화를 위해 남북간에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청산제도,분쟁해결절차 외에 산업재산권보호와 원산지 규정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국군포로와 납북자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이산가족에 대한 생사 확인과 서신교환,상봉,재결합 등 정례화도 추진한다. 남북간 사회 문화 체육 등 분야별 교류·협력 추진에 대비,개별적인신변 안전보장과 편의제공 규정을 남북합의서 수준으로 격상시키고,교통로 연결과 해상교통로 이용,우편·통신 등에 관한 규정도 마련할방침이다. 이밖에도 올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 개정 및 인권법 제정,경의선과 경원선 복원,남북통일 이후 동북아 균형질서를 위한 주한미군 주둔 등이 포함돼 있다.특히 보안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고무 찬양,불고지죄 등은 신중하게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교통사고·환경오염·불량식품 등을 3대 공익사범으로 규정,처벌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대한시론] 대인지뢰 금지조약과 경의선 복원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국제법] 남북정상회담 이후 6·15 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남북한장관급회담이 잇달아 열리는 등 남북관계는 바야흐로 화해협력의 시대로 줄달음질치고 있다.더욱이 지난 7월 31일 남북한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된 구체적 실천조치 중에는 서울∼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 철도를 복원시키는 계획이 포함돼 있어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한다.경의선에 얽힌 사연을 가진 실향민들은 이제 멈추었던 철마를 다시 타고 고향마을까지 한달음에 내달리고 싶은 마음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오는 29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되는 대로 구체화될 것이라는 경의선철도 복원사업이 그렇게 말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 중 가장 큰 장애물이 지뢰제거작업이다.지뢰 제거비용은 물론이고 제거의기술적 어려움이 보통 아니다.그러나 남북 쌍방은 철도복원을 위해 이렇게지뢰제거에 협력하자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비무장지대의 다른 지역에경쟁적으로 계속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그러므로 향후 비무장지대의 평화적이용에는 엄청난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이 계속 따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남북 쌍방이 일명 ‘오타와조약’이라고 일컫는 대인지뢰금지조약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대인지뢰금지조약이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중요한가? 대인지뢰금지조약이란 대인지뢰의 사용·비축·생산·이전의 금지 및 파기의 합의이며,1997년 12월 3일 서명,1998년 3월 발효했다.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남북한을제외한 137개국이 서명하고,비준한 나라는 91개국에 달한다.현재 전세계 64개국에는 약 1억1,000만개의 지뢰가 매설돼 있으며 이 지뢰로 인해 전투요원들보다 매달 무고한 2,000명의 민간인이 이 순간에도 불구가 되거나 사망하고 있다.또 그 피해자들은 정부당국으로부터 피해방지 및 구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인도적인 심각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특히 캄보디아를 비롯한 분쟁지역에서 지뢰피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에서도 국방부 국감자료에 따르면,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지난 1992부터 1998년 9월까지 6년동안 모두 48건의지뢰사고에 총 41명 사망,46명의 부상이 있었다.그 중 군인사망은 25명,부상은 31명이고,민간인 사망 비율이 36%였다.현재 비무장지대에는 한국전쟁 이후 아직도 매설여부가 판단되지 않은미확인 지뢰지대가 20여 만평에 달하고,탐지 불가능한 대인지뢰도 약 100만발 정도 매설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구나 매설하는데는 개당 3∼30달러에 불과한 대인지뢰가 제거하는데는 개당 300∼1,000달러가 필요해 현재 한반도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데는 통일 이후 총 30억∼10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또한 제거방법이 땅을 갈아엎는 게 유일한 방법으로 이에 따르는 환경손실과 인명손실은 감히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따라서 비무장지대는 통일이후에도 ‘죽음의 벨트’로 수십년간 남을 것이라고 한다.동서독의 경우에도 통일이후 예상치 않은 엄청난 지뢰 제거비용이 통일비용을 누증시켰다. 한국정부는 북한군의 전차부대 남침을 지연시키고,한반도에서는 비무장지대에만 지뢰가 매설되어 있어 민간인 피해가 없다는 점을 표면으로 내세워 대인지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그러나 북한의 대전차부대 방지무기는 대전차지뢰이지 대인지뢰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걸프전시 미군사령관 슈워츠코프와 전 한미연합군사령관을 비롯한 군사전문가들도 지뢰가 군사력의 억지보다는 연합군의 기동을 방해한다고 주장하면서 남침지연 논리에 반박했다.더구나 남북이 대인지뢰금지조약에 현재 가입한다고 해서 당장 대인지뢰를제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남북한은 가입후 최소한 10년 6개월이 지나야 대인지뢰 제거의무를 진다.또 이 가입은 남한만 단독 가입하자는 것이 아니고남북 쌍방이 동시에 가입하자는 것이다.그래서 남북이 경의선철도 복원사업을 위한 지뢰제거 협력을 하는 계기로 쌍방이 대인지뢰금지조약에 동시에 가입해 지뢰제거 공동작업을 하는 것은 향후 계속적인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과 남북한의 실질적인 군축협력을 위해 매우 유익할 것이다.
  • 26일 방콕 외무장관회담 의미/국제무대 ‘남북 협력시대’막올라

    26일 방콕에서 열리는 남북 외무장관 회담은 국제무대에서 ‘남북 협력시대’를 알리는 서곡이다.남북 정상회담에서 조성된 한반도 냉전 해체 분위기를 지속시키면서 국제무대에서 ‘공존공영’의 정신을 실현한다는 취지다. ◆비정치분야는 공감대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민감한 이념적,정치적 사안은 접어두고 경제·환경 분야등에서의 공동보조를 추진한다는 취지다. 6·15 남북공동선언의 단계적 통일 방안에서 남북의 외교권과 국방권을 인정하는 남북연합 및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진입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우선 북한의 대외 개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동참시켜 한반도 평화공존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용정책’의일관된 정신이다. ◆상시외교 채널구축 남북 외무장관회담의 ‘정례화’를 추진,상시 외교채널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유엔 총회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에서 외교사령탑이 수시로 회담을 갖게 될 경우 한반도 냉전해체의 기폭제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9월의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는 남북 국가원수와 외무장관이 동시에 참석하게 돼 있어 별도의 회담도 예상된다. 51개 남북 동시 상주 공관에서의 상시 대화채널 구축도 추진할 방침이다.뉴욕이나 베를린,베이징(北京) 등 남북한 공관이 동시에 상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다양한 협력사업을 모색할 전망이다.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국제무대에서 상호비방을 자제,남북 외교력을 결집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국제기구 가입지원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 지원도 남북 외교협력의 주요 사안이다.북한이 경제지원을 위해 가입을 희망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세계은행(IBRD),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우선 지원대상이다.정부도 향후 대북 경제지원과 통일비용 조달을 위해서 국제기구 가입을 위한 국제적지지 확산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 [대한시론] 개혁과 남북통일

    최근 우리사회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만큼 자주 사용되는 용어는 없다.정치개혁,사회개혁,의료개혁,금융개혁…등 용어가 매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개혁의 사전적 의미는 ‘새롭게 뜯어고침’이다.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에 고통이 수반되는 것이 개혁의 특징이다. 오늘의 유럽인들은 그리스·로마의 합리정신을 이어받은 라틴족에 게르만이라는 야만족의 고통스런 수혈을 통해,터키 등 중동은 투르크라는 스텝 종족과의 혼혈을 통해,중국 역시 몽골·여진이라는 비문명 종족과의 융합을 통해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족 융합과정 역시 큰 개혁의 하나라고 해야할 것이다. 또한 15세기 이후에 유럽인들이 역사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데 그것은 유라시아대륙을 몽골·투르크 등 아시아의 스텝인들이 장악하는 것에반발하여 대양에 진출하는 고통을 감내한 결과이다.이것 역시 유럽인들의 개혁의 성과다. 우리나라도 개혁이라는 도전에 직면하여 성공과 좌절을 거듭해왔다.1,000여년전 삼국통일이라는 개혁의 고통을 감당하였기에 한민족의 정체성(identity)을유지할 수 있었으나 구한말에는 산업혁명이라는 개혁의 고통을 피하려하였기에 일제의 통치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또한 독립을 스스로 쟁취하지못하였기 때문에 남북 분단의 비극을 겪지 않을 수 없었으며 합의와 융합의개혁을 통하지 아니하고 단칼에 쉽게 통일하려 하였기 때문에 6·25사변이라는 전란을 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후 남북의 전개과정에서 남은 민주화라는 고통스런 개혁에 성공하였기 때문에 이 정도의 발전을 이룩하였고,북은 그 개혁에 실패하였기 때문에 현재의 난국에 처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통일이라는 개혁의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50년 이상 분단된 상태에서 상이한 체제로 생활하여온 한민족이 다시 재결합하려면 말할 수없는 고통을 감당하여야 할 것이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막대한 통일비용을부담하기 위하여 조세의 폭증을 용인하여야 하고 그로 인한 경제의 후퇴를감수하여야 한다.우리는 50년 동안 민주화와 자율화의 훈련을 받아 자기의운명은 자기가 개척하여야 한다는 정도는 인식하고 있으나 북은 국가나 어떤절대자에게 의존하여 생활을 영위하여 왔기 때문에 타율적 생활에 안주하여왔다. 우리는 자기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자기 국가를 다른 국가와. 자기의생활을 다른 생활과 비교하는 상대주의적 세계에서 보낸 데 대하여 북은 자기생각은 언제나 다른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옳으며,자기국가는 다른 나라보다 언제나 우수하며,자기생활은 다른 생활보다도 언제나 행복하다는 절대주의적 세계만을 경험하여 왔다. 이러한 상이한 체제하의 남북이 실질적으로 통일하기 위해서는 균열의 봉합,모순의 극복 그리고 갈등의 해소 등 수많은 난관을 타파하여야 한다.거기에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푸는 것과 같은 방법은 있을 수 없고 많은고통을 수반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하여야 할 것이다.그러므로 통일은 실로 모든 개혁의 완성이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과 서의 균열조차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빈과 부의 격차를 좁히는 것마저 주저하고 있다.남녀의 차등 등 봉건의식의 잔재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모든 요소들은 통일이라는 개혁을 통해 해소될수 있는 것이다.남과 북의 큰 균열을 봉합한다면 아마도 동과 서의 작은균열은 바로 소멸될 것이며 현재의 빈부차이를 내버려두고 북과의 통일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아마도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점은 통일과정에서 해소되고,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5,000년 역사를 통하여 신고를 거듭하는 것은 세계역사의 주변국가로서 만 존재하였을 뿐 한번도 세계국가가 된 일이 없기 때문이다.세계국가는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도시국가로마·포르투갈·홀랜드·영국 등이 세계국가를 이루었지만 그들의 강역은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작기도 하였다.그러면서도 세계국가의 공통성으로서 포용력과 냉정함을 모두 갖추었다.우리가 통일을 이룸에 있어서는 통일의 문제점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솔직함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제시된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포용력과 냉정함으로 해결할 수 있을때에 비로소 진정한 통일을 이룰 수 있다. 그 과정을 거쳐야 현재 제기된 모든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세계국가의 자질을 연마할 것이다.통일이야말로 모든 개혁의 완성이 된다. 姜 玹 中 국민대교수·부정방지대책위원장
  • 대한매일 창간96주년 여론조사/’포용정책’국민적 공감대 확산

    *국가안보문제.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국가보안법 재검토/ 개정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75.4%가 현실에 맞게 부분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말해 보안법 완전폐지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폐지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자도 15.1%로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폐지론자(7.6%)를 두배이상 웃돌았다. 부분 개정론은 광주·전라(79.3%)에서,폐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은 대구 ·경북(18.9%)에서 높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주한미군 철수여부/ 10명 중 9명 정도가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말해 보수적시각을 엿보게 했다. 주한미군 주둔론을 세분해 보면 ‘단계적으로 규모를줄여야 한다’가 63.2%로 가장 많았으며 ‘계속 주둔해야 한다’도 27.1%나됐다.반면 ‘철수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9.0%에 불과했다. 단계적 축소론은 서울(67.1%),대전·충청(71.9%),강원(71.0%)지역 거주자,20대(69.1%)와 30대(70.1%),고학력층(대재 이상 67.0%)에서 높게 나왔으며 주둔론은 연령이 높을수록(50대 이상 47.5%),주부(32.6%),학력이 낮을수록(중졸 이하 40.3%) 높게 나왔다. 임태순기자 stslim@. *對북한관. 남북 정상회담 이후 10명 중 7명 이상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이미지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켰다.정상회담 이후 남한사회에 몰아친 ‘김정일 쇼크’가 여론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김정일 쇼크 확인 이런 변화는 사실 ‘한반도 특수상황’과 무관치 않다. 체제유지를 위해 남북 대결구도로 몰아가려는 역대 정권들의 작위적 정보 유포에 기인한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보여준 김 위원장의 깍듯한 예의와 재치있는 유머 등 ‘유연한 모습’이 국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 온 것은 분명하다. 김 위원장도 최근 재미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와의 인터뷰에서 남한 국민들의 긍정적 변화를 전하자 “내가 뿔 달린 사람이 아닌 것이 확인된 것 아니냐”며 농담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이미지 변화는 ‘매우 좋게 변했다’가 13.5%,‘비교적 좋게’가 62.7% 등 76.2%가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반면 ‘부정적 변화’는 1.4%였고 ‘별 변화가 없다’가 22.4%였다. ■여권지역 긍정도 높아 긍정적 응답자 가운데 광주·전라(81.0%)와 대전·충청(83.2%) 지역 거주자가 많았다.현 정부의 주요 지지 지역에서 긍정적 변화가 많은 점이 눈길을 끈다.반면 ‘별 변화가 없다’는 부산·경남(26.0%)및 대구·경북(29.4%) 등 ‘반 DJ정서’가 강한 지역에서 많았다. 북한 이미지 변화도 김 위원장 이미지 조사결과와 비슷하게 나타났다.‘긍정적 변화’(매우 좋게 13.1%,비교적 좋게 65.0%)가 78.1%였고 ‘별 변화 없다’는 20.5%로 나타났다.부정적 변화는 1.2%였다. 오일만기자 oilman@. *국민인식 변화 분석.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현실로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제공했다.북한의 실체가 바싹 다가오면서 국민들은 통일에 동반하는 그림도 구체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통일비용 부담이나국가보안법 재검토에 전향적인 모습은 바로 이런 변화의 실증이다. 대한매일이 창간 96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후달라진 국민 의식을 세세히 확인해 주고 있다. ■북한 체제 변화에 큰 기대감 북한과 김 위원장 이미지의 긍정적 변화가 ‘북한 체제가 좋은 쪽으로 바뀔 것’이라는 인식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대북 인식혼란의 와중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급격한 대북 접근을 경계하는 일부 보수세력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과 후속 조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반증으로 여겨진다.‘대북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거나 통일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경제적 비용’을 꼽고 있는 점은 통일비용 부담에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해석보다는 통일을 현실로 인식하기 시작한 단초(端初)라는 풀이쪽에 무게가 있다. 국가보안법 개정쪽에 상당수 국민들이 동감하고 있는 사실도 우리쪽의 ‘현실 인정하기’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제는 안정기로 집권 후반기를 한달여 앞둔 시점의 이번 조사는 현 정부의 개혁을 지지하면서도 안정을 바라는 양면성을 드러냈다. 물론 수치만으로 볼 때 ‘현 상태의 개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15.3%)는의견을 ‘개혁 성향’인지 ‘안정 희구’인지 해석을 달리할 여지는 있으나집권 초기 개혁에의 국민 욕구가 옅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최근 국회에서제기된 개헌론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안정을 바라는 성향과 같은 맥락에서풀이된다. ■정책의 일관성을 의약분업 사태 등 일련의 집단행동은 집단이기주의 보다는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은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일 대목이다.금융 개혁도 정부개입 보다 민간자율쪽을 선호했다.여론 동향과정책 방향의 간극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부 당국이 이 골을 어떻게 메울지 과제다. 황성기기자 marry01@. *통일·남북경협 문제점. 우리 국민들은 통일 이후 경제적 비용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대북 투자 비용 부담에도 절반 이상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남북 공동사업을 관광분야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은 그 연장선에 있다. ■통일후 문제점 가장 많은 30.1%가 경제적 비용을 꼽았다.빈부격차 심화는20.8%,가치관의 차이 20.3%,생활방식 차이 14.6%,정치적 혼란 12.9%의 순이었다.소수이지만 언어생활의 차이 0.8%도 있었다. 경제적 비용을 꼽은 응답자들의 연령별 순이 50대 이상(39.1%),40대(28.4%),20대(26.8%),30대(25.9%)에서 보듯 연령이 높을수록 통일 비용을 많이 걱정했다.소득별로는 월 100만원 이하가 36.5%,101만∼150만원이 35.6%였으며 소득이 낮을수록 비중이 높았다. ‘빈부격차 심화’라는 응답은 여자(17.3%)보다는 남자(24.4%)가 많았다.20대(24.7%) 40대(24.4%) 30대(19.4%) 50대 이상(15.7%) 순으로 연령별 특징은없었다. 블루칼라(27.2%) 학생(33.7%) 고졸(24.6%) 251만원 이상 고소득층(28.2%)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북투자비용 부담 의사 대북 투자에 따른 비용부담 의사를 묻자 55.0%가부담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혜택입은 기업이 내야 한다’가 31.0%를 차지했다.‘기꺼이 세금을 더 내겠다’(6.3%)거나 ‘어느 정도는 부담하겠다’(38.4%)는 긍정적 반응은 44.7%였다. 향후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할만한 사업으로는 압도적 다수(68.9%)가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꼽았다.인터넷 및 첨단기술개발(12.1%),공동상표부착 판매(9. 7%),음반 및 방송제작(2.3%),어린이 동화 및 애니메이션 제작(2.1%) 등이 뒤를 이었다.건설업,광산·금광개발(0.4%) 등도 이채롭다. 박대출기자 dcpark@
  • 대한매일 창간96주년 여론조사/집권후반기 ‘개혁속 안정’주문

    *국정운영 기조. ‘개혁이냐,안정이냐.’ 개혁 없이는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혁과 안정은 동전의 양면같은 것인 데도,여론조사 결과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학력과 소득수준에따라 체감지수가 달랐다. 조사결과 먼저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기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 7%가 ‘안정’을 택했고,31.2%가 ‘지금보다 더 강도높은 개혁’을,15.3%는‘현 개혁수준 유지’를 바랐다.이를 전체적으로 보면 안정이 51.7%,개혁이46.5%로 서로 엇비슷한 셈이다. 세분화하면 안정은 응답자 가운데 여성(61.1%),50대 이상(63.3%),농·임·어업 종사자(64.4%),블루칼라(55.5%),주부(62.5%),중졸 이하(64.3%),소득 100만원 이하(63.4%)가 주로 원했다. 반면 남성(41.2%),30대 이하(73.0%),자영업자(36.7%),화이트칼라(48.1%),학생(41.5%),대학재학 이상(39.5%),소득수준 251만원 이상(42.6%)에서 주로 지금보다 더욱 강도높게 개혁이 추진되길 희망했다. 이같은 결과는 저소득층 등 많은 소외계층이 생활안정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길 바라는 분야로는 경기활성화가 31.4%로 가장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빈부격차 해소(9.0%),물가안정(8.9%),정치안정(7.1%), 대북관계(4.5%),정치권 개혁(3.9%) 순이었다.이런 결과는 일부 고소득층의 과소비 풍조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지수는 상당히 낮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실업대책은 2.2%로 집계돼 사회의 관심에서 점차 비켜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순위별 격차가 크지만,1∼3위가 모두 경제와 관련된 것으로 국민들이 경제문제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었다. IMF 위기의 경험이 국민의식 저변에 잠재돼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실제 정치·사회문제인 부정부패척결(2.5%),사회질서 확립(2.1%),교육문제(1.9%) 등은 하위 순위를 기록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대통령 중임제 개헌. 최근 여야가 제기한 ‘개헌논의’에 국민들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인 반응을보였다. ■개헌에 알레르기 반응 개헌 자체가 과거 정권에서 집권 연장을 위해 악용돼 왔다는 점에서 강한 ‘경계심리’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많은 국민들은 개헌 논의가 몰고 올 정치적 소용돌이를 결코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정치가 제발 조용히 해주었으면 하는 희망이 개헌에 대해 이같은 부정적 입장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 정부들어 제기됐던 ‘내각제 개헌’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태라 일부에서는 개헌논의를 정략적 발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전체적으로 아직은 ‘국민적 공감대’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대통령 중임제 지지 상대적으로 높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통령4년 중임제’ 및 ‘정·부통령제 도입’에 대해 응답자 56.4%가 개헌에 반대하며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개헌을 바라는 응답자 가운데 ‘임기 4년 중임제,정·부통령제’가18.8%,‘임기 4년 중임제 찬성,정·부통령 반대’가 12.0%,‘임기 4년 중임제 반대,정·부통령제 찬성’이 5.8%였다. 연령별로 50대 이상(61.0%),직업별로 농·임·어업 종사자(61.6%),블루칼라(64.5%) 계층에서 현행 유지를 지지했다.반면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 개헌은 자영업자(27.0%)와 학생(22.8%),대재 이상(20.6%)에서 상대적으로 지지가 높았다. 이들이 주로 여론 주도층을 형성하고 있어 향후 개헌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오일만기자 oilman@. *경제 현안. 금융기관 및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감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다소 높았다. 최근의 은행 파업 등의 집단행동에 대해선 정부의 정책 소홀과집단 이기주의를 모두 질책했다. ■금융·기업 인원감축에 대한 견해 54.8%가 근로자의 안정이 우선이므로 감원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군살빼기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찬성한다’는응답(41.0%)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대 의견은 학력이 낮을수록(중졸 이하 66.5%),소득이 낮은 층(월소득 150만원 이하 100만원 이상 60.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찬성한다는 응답은반대로 학력이 높을수록(대재 이상 51.9%),151만원 이상 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이같은 결과는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의 당위성과 고용안정이라는 근로자들의 현실적 요구사이에 정책결정이 쉽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그러나 정책의 선택은 반드시 여론조사에 나타난 인기를 좇아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자율이냐,정부개입이냐 금융기관등의 감원을 민간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56.6%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39.8%)보다 높았다.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대답은 부산·경남지역(65.5%),학력이 높을수록(대재이상 61.9%),소득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강원지역(73.3%)과 광주·전남지역(47.3%)거주자들이 많이 내 이채로웠다. ■집단행동의 근본 원인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이라는 응답이 41.6%였다.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견해가 31.6%,‘정부와 해당 집단간의 불신’이라고 한 대답이 18.2%였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는 응답은 여자(44.5%),30대(44.9%),주부(46.7%)에게서 조금 높게 나왔다. ■하반기 경제 전망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48.7%로 가장 높게나타난 가운데 ‘나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25.9%,‘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23.4%였다.낙관과 비관이 엇비슷했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 지역(47.0%) 및 블루칼라(36.7%)가,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은 대구·경북 지역(31.2%)및 자영업자(39.2%)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와 흥미롭다. 손성진기자 sonsj@. *조사방법.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6월13∼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와 정치·경제현안에 대한 국민의식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방법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제주 포함) 1,006명을 대상으로 지역별 비례할당에 의한 무작위 추출법으로 실시됐다.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10시까지 전화면접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표본오차는 ±3.09%”라고 조사를 맡은 리서치 앤 리서치는 밝혔다. ■설문 내용 남북 정상회담후 의식변화 파악이 목적인 만큼 질문 15개항 중남북 관계가 7개항을 차지했다.북한의 변화 전망과 통일비용 부담 의사를 묻는 질문이 골자였다. 개헌과 국가보안법 재검토,주한미군 철수 등 핫 이슈를 담은 정치 현안은 5개항,하반기경제전망 등 경제 현안은 4개항이었다.지난 11일 여야 의원들이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제기한 개헌론에 관심이 쏠리면서 개헌에 관한 질문은 설문조사 직전 추가됐다. 이목희기자 mhlee@
  • 개헌 10명중 6명 반대

    우리나라 국민들은 상당수 개헌논의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10명 중 6명꼴(56.7%)로 개헌에 반대했다.그러나 개헌에 긍정적인의견 가운데는 ‘임기 4년 중임제,정·부통령제’(18.8%)를 가장 선호했다. 이는 최근 국회와 학계에서 개헌논의가 제기된 이후 제52주년 제헌절을 계기로 실시한 첫 전국 규모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또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이미지가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북한이 점진적으로 변할 것’(67.8%)으로 낙관하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대한매일이 18일 창간 96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국민여론조사’ 결과 밝혀졌다. 조사는 지난 12일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3.09%이었다. 16대 국회에서 일부 여야의원들이 국정을 책임있게 운영하고 지역주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의 임기를 4년 중임제로 하고 부통령제를신설하는내용으로 개헌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개헌하지 말고 현행(대통령 5년 단임제)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6·7%로 가장 높았다.그 다음은 ‘임기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로 개헌해야 한다’(18·8%),‘임기 4년 중임제 찬성,정·부통령제 반대’(12·0%),‘임기 4년 중임제 반대,정·부통령제 찬성’(5.8%)의 순이었다. 향후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할 만한 사업으로 상당수(68.8%)가 관광단지 개발사업이라고 응답했으며,12.1%는 ‘인터넷 및 첨단기술 개발’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개혁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응답(51.7%)이 ‘더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31.2%)는의견을 크게 넘어섰다. 정부가 중점 추진해야 할 분야로는 경제활성화(31.4%)를 가장 많이 꼽았고빈부격차 해소(9.0%),물가안정(8.9%),정치안정(7.1%)의 순이었으며 대북 관계는 4.5%에 불과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이미지는 78.1%,김국방위원장 이미지는 76.2%가매우 좋게 또는 비교적 좋게 바뀌었다고 대답했다. 대북 인식의 긍정적 변화와 함께 통일이 현실문제로 인식되면서 대북 투자비용(통일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응답자는 44.7%로 절반에 가까웠다.그러나현대 등 대북 사업 진출로 혜택을 보는 기업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도 31%에 달해 대조를 이뤘다. 국가보안법 개정·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75.4%가 ‘현실에 맞게 부분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한 가운데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소수의견인 7. 6%에 지나지 않았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의식도 비슷해 남북 관계의 상황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규모를 줄여나간다(63.2%)는 데는 대체적인 공감대를 가지면서도 완전철수를 바라는 국민은 10명 중 1명에 머물렀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남북 외무회담 의미·전망

    오는 27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회의 전후로 개최될 예정인 남북 외무장관회담은 국제무대에서의 남북 협력시대 개막을 예고하는 것이다. 현재 남북한은 남북정상회담 과정을 통해 구축된 대화채널을 통해 국제무대에서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에 대해선 서로간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민감한 이념적,정치적 사안은 접어둔 채 경제·환경 분야 등에서의 공동보조를 추진한다는 취지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외개방 지원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동참시켜 한반도 평화공존의 시대를열겠다는 포용정책의 일관된 정신이다.북한으로서도 보다 많은 나라들과 국교를 맺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2일 북-필리핀 수교.북한의 필리핀 내 ‘반군지원설’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뚜렷한 경제적 실익을 찾지 못한 필리핀 정부는 10년넘게 북한의 ‘노크’를 거절했지만 한국정부의 ‘권유’을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주목되는 것은 51개 남북 동시 상주 공관에서의 상시 대화채널 구축이다.90년대 말까지 계속된 남북대결 시절,상호 감시와 방해공작에 낭비된 ‘외교력’을 앞으로 남북 공존공영에 쓰겠다는 의지 표현이다.외교부 관계자는 “재외공관에서의 남북 협력은 남북 화해·협력의 필연적 수순”이라며 “앞으로주재국 남북 대사들과 직원들 사이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찾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도 외교무대 협력에서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북한의 유엔 산하기구 참여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지만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IBRD),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경제회생을 위한 기구 가입은 전무하다.따라서 정부는 향후 대북 경제지원과 통일비용 조달을위해서 국제기구 가입을 위한 국제적 지지 확산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 [매체비평] 남북 화해무드 ‘흠집내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상호 이해 그리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적어도 남북의 정권과 민중들의 차원에서는 그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몇몇 보수 언론과 보수 논객은 이런 결과를 못 마땅해 하고 있다.그래서 그들은 지면을 통해 남북정상회담과 그로 인한 남북관계의 화해와 협력 무드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그들의 흠집내기의 방식과 문제점을 함께 따져 보기로 한다. 첫째,그들은 남한 당국자나 국민들이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너무 좋게 보고 있다고 비판한다.그들 보수언론과 보수논객은 텔레비전으로 중계된모습을 통해 드러난 김 위원장의 합리적이고 건전한 상식을 가진 지도자로서의 모습은 연출된 것이라는 식으로 말한다.남한의 국민들이 김 위원장의 쇼에 속고 있다는 것이다.이런 주장은 남북정상회담과 대북 협력정책은 북한과김 위원장의 기만에 놀아나는 것이라는 무언의 주장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을 속여온 것은 그들 보수언론과 논객들 아닌가.남북정상회담이 없어서 텔레비전으로 김 위원장의 실제 언행을 접할 수 없었다면국민들은 지금도 여전히 이들 보수언론과 논객에 의해 북한과 김 위원장을너무 나쁘게 보고 대북 협력정책에도 미온적이었을 것이다.그들은 우리가 김위원장에게 속고 있다고 말하기 앞서 우리를 속인데 대하여 사과해야 한다. 둘째,그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에 대해 국회에서 야당과 합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외교적 교섭이나 회담에서의 합의는 대통령과 행정부의 고유권한이다.외교교섭에서의 합의사항을 일일이 국회에서 야당과 또다시 합의를 해야 한다면 외교교섭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만일 그래야한다면 외교교섭권을 아예 국회로 이관하라고 주장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현실적으로는 외교교섭은 행정부가 행하고 그 합의사항 가운데 국회에서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관해서만 국회 동의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요청하면 된다.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야당과 합의해야 한다는 주장은 합의를 하지 않는 경우 야당의 합의가 없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 결과는 국민적 합의를 거치지않은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고,합의하려는 경우에는 야당을 통해 그 결과에 흠집을 낼 수 있을 것이다.아주 교활한 남북관계 흠집내기 전략이다. 셋째,그들은 남북정상회담이 내치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주장한다.이 주장은 김대중 정권이 남북정상회담을 내치의 만병통치약으로 써먹는 경우에만 타당하다.그러나 김 정권이 남북정상회담을 국정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만병통치약으로 써먹을 수도 없고 써먹지도 않았다.그런데도 일부 보수논객은 김 정권이 마치 남북정상회담이나 그 성과를 내치의 만병통치약으로 써먹으려 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따라서 이런 주장은 하지도 않은 행위를 공격하는 잘못,즉 허수아비를 공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악의적인 사실 왜곡이기도 하다.그들은 이런 왜곡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내치에악용되고 있다고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넷째,그들은 김대중 정권이 북한과의 화해와 협력 정책을 추구하면서도 남북 화해협력의 소요재원을 외면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아직 남북협력 사업이 구체화하지 않아 당연히 재원도 산출할 수 없는 데도 앞질러서 소요재원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은 일부러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이런 억지가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통일에는 엄청난 비용이 드니까 그런 것을 추구하지 말고 현재와 같은 대결과 분단상태를 지탱하는 것이 더 좋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냉전과 분단을 유지하는데소요되는 군사비를 포함하여 엄청난 분단비용이 화해와 협력 비용 또는 통일비용보다 적다는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할 것이다. 이효성 성균관대 언론학교수
  • [김삼웅 칼럼] 상호주의, 역리와 병리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인 ‘상호주의’는 남북관계를 거래관계로 보겠다는발상이다.통일시대를 앞두고 남북간에 켜켜이 쌓여온 질시와 미움을 삭이기위해서는 ‘상호이해’가 절실하다.” 한나라당 안영근 의원이 지난 4일 의원연찬회에서 한 발언이다. 한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6일 회견에서 “대북지원과 남북경협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북한의 개방·개혁과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추진돼야 한다”고 당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에서도 의견이 다르고 여야간에도 현격한 견해차이를 보이는 대북 상호주의는 오늘의 남북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상호주의’(reciprocity)는 원래 경제용어로 상대국의 시장개방 정도에맞추어서 자국의 시장개방을 결정하려는 입장을 말한다.세계적인 불황으로무역마찰이 격화되면서 구미 각국은 각기 자기나라를 지키기 위한 보호주의적인 정책을 내세웠으며,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에 역행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미국의회에서는 1981년 말쯤부터 이같은 상호주의적 견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해 상·하원에 제출된 ‘상호주의법안’이 12건에 달하기도 했다. 국가간 거래는 엄격한 상호주의가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피도 눈물도 없는 국제무역 관계에서는 상호주의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그렇지만 남북 사이는 어느 신문 사설처럼 결코 ‘냉엄한 비즈니스 관계’가 될 수 없다.피와눈물을 나누는 동포끼리 어찌 냉엄한 상호주의를 적용할 것인가. 아무리 비정한 사람이라도 형제 사이에 상호주의를 적용하지는 않는다.형편이 조금 나은 형이 아우를 돕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혈육지정이고 인지상정이고 동포애다. 남한이 비료 20만t을 북한에 지원했으니 우리도 그만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장사의 원칙이지 인도주의는 아니다.북한이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만 변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갚겠다는 탈리오의 법칙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지금 북한은 엄청나게 변화중이다). 과거에는 반공이면 만사형통이었다.어떤 논리나 명분도 잠재울 수 있었다. 대북 증오심을 키우는 것이 ‘애국’이고냉전논리만 열심히 개발하면 유능한 지식인·언론인이 됐다.그러면서 상호간에 북한은 소련의 허수아비(괴뢰)이고 남한은 미국의 허수아비라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괴뢰논쟁’으로 민족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언론은 ‘북한괴뢰’를 열심히 성토하면서 신문을팔아먹고 학자는 보따리 장사를 하고 정치인들은 보수정객 노릇을 했다.이렇게 적대와 증오심을 키워 반세기가 지난 오늘 남은 것이 무엇인가.냉전논리를 팔아먹고 사는 집단에 ‘기득권’을 안겨줬는지는 몰라도 국민과 민족에는 씻을 수 없는 생채기만 남겼다.그래서 뒤늦게나마 깨닫고 화해협력의 손을 마주잡은 것이 6·15남북선언이 아닌가. 이제 남북이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으로 나가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지향하면서,새로운 냉전논리의 ‘변형적 주술(呪術)’이 되고 있는 ‘상호주의’란용어는 북한과 관련해서는 쓰지 말아야 한다.앞에서 말한 대로 국가간 시장개방에서 쓰이게 된 용어를 남북 사이에 적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장기수 북송이나 국군포로 맞교환과 같은 인도적 문제는 상호주의를 뛰어넘어서 해결해야 한다. 남북 당국간의 경제협력 관계는 등가성(等價性)이나 동시성(同時性)이 전제되지 않는 탄력적인 상호이해가 적용돼야 한다.비정한 상호주의 대신 상호이해를 원칙으로 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 중요하다. 북한은 우리가 적기에 보내준 비료 20만t을 그토록 고맙게 생각하더란다.그쪽 동포들이 굶주릴 때 우리가 식량과 의약품을 보낸 것은 동포애이지 대가를 바라는 상호주의는 아니었다.여유 있는 측에서 아량을 보이는 것은 만고의 철칙이다.그래야 포용하게 된다. 냉전시대에 엄청난 ‘안보비용’이 들었듯이 화해시대에도 ‘평화비용’은요구된다.그렇지만 훨씬 절약된다.따라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평화의 기회비용지불,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투자 그리고 통일비용의 축소라는 탈냉전적사고로 이해하고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임혁백 고려대 교수)란 지적은탈상호주의 정신을 요약한다고 하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 대한매일을 읽고/ 통일비용 정확히 산정 국민 설득해야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진 이후 통일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통일을 위한 비용이 어느정도인지 대해 국민적인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대한매일 6월24일 8면)는 기사를 읽었다. 우리의 연구기관이 내놓은 자료를 살펴보면 통일비용은 시기에 따라 400억달러에서 최대 2조500억달러까지 차이가 난다.일반인들은 이런 기사를 볼 때혹시 통일이 되면 통일비용 때문에 경제가 혼란스러워지고 위험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통일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음에 있어 그 비용의 추산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따라서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서 통일비용을 정확히 산정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또 재원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반드시 국회의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김성준[김해시 안동공업지구]
  • 독일경제硏, 동·서독 화폐통합 10년 평가

    1일로 10년을 맞는 동서독 화폐통합 정책이 당시 너무 성급하게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DIW)는 30일 동서독이 지난 90년 7월1일 화폐통합을 단행하면서 서독 마르크와 동독 마르크를 1대1 또는 2대1이 아닌 4대1의 교환비율로 통합했어야 통일비용도 줄이고 동독 산업기반의 붕괴도 막을 수 있었을것이라고 분석을 내놓았다. DIW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당시 서독 마르크의 구매력은 동독 마르크보다 10배 가량 높았다.하지만 당시 헬무트 콜 총리 정부는 동서독 통합과정을 가속화하고 동독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동독 주민들에게 매우 유리한 교환비율을 책정했다.동독인들의임금과 연금은 서독 마르크에 대해 1대1로,동독인들의 현금자산과 예금은 2대1로 교환해 줬던 것.또 자산액중 6,000마르크까지는 1대1의 교환비율을 적용했다. 당시 암시장에서 동서독 마르크가 4.4대1의 비율로 거래됐던 점을 감안할때 동독인들은 최소 2배에서 4배의 부를 얻었던 셈이다.이런 방법으로 93년까지 약 4,300억 동독 마르크가 서독 마르크로 교환됐다. 문제는 동독인들의 임금수준이 4배로 뛴 만큼 동독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임금이 4배로 뛰었다는데 있다. 당시 생산력·기술력 등에서 뒤떨어진 동독 기업들은 임금비용이 4배나 오른 상태에서는 서독기업이나 해외기업과 경쟁할 수 없었다.때문에 동독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고 하나둘씩 부도처리됐다. 동독기업의 부도는 곧 실업률로 이어져 10년뒤인 현재 동독지역의 실업률은서독지역의 2배인 20%에 육박하고 있다.소득수준과 생산성도 서독지역에 비해 각각 85%와 56% 수준에 그치고 있다. DIW는 철저한 분석없이 성급하게 진행된 10년 전 화폐통합의 부작용으로 향후 통일독일은 5,000억마르크의 통일비용을 더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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