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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즉시 송환 안 하면 남북관계 더 악화”

    북한이 지난 11일 귀순한 북한 주민 9명의 송환을 요구하는 전통문을 보내왔다. 통일부는 16일 “북측 조선적십자회가 ‘보도에 의하면 북측 주민 9명이 연평도 해상에서 월선해 (남측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이들의 조속한 송환을 대한적십자사 측에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통문은 이날 낮 12시께 판문점 적십자채널을 통해 접수됐으며 이들이 타고 온 선박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전통문에서 “귀순 의사니 뭐니 하면서 즉시 돌려보내지 않으면 남북관계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위협했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11일 오전 북한 주민 9명이 무동력 소형 선박 2척을 이용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표했다.”면서 귀순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한편, 북한이 전통문에서 ‘보도에 따르면’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귀순자들의 정확한 신상을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6·15 공동선언 11주년… 안팎으로 편가르기 심화

    6·15 공동선언 11주년… 안팎으로 편가르기 심화

    6·15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맞은 15일 한반도에는 6·15선언의 기본정신인 ‘남북 간의 신뢰’를 무색하게 할 만큼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남한에서는 통일부의 방북 불허로 파주 임진각에서 반쪽짜리 기념행사가 열린 데다, 북한은 남북관계 파국을 남한의 탓으로 돌리며 6·15 정신을 되살릴 것을 촉구했다. 특히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이어 최근 북한의 잇단 비밀접촉 폭로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평화통일민족대회’에는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측 의원들만 참석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남북은 작은 문제들을 뒤로하고 평화라는 대의를 위해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남북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민간차원의 교류, 비정치적·인도적 사업은 남북관계 상황과 관계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대북 식량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재개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남북 간은 비밀 접촉도 공개될 정도로 신뢰가 떨어졌다.”면서 “6·15 공동선언이 유일한 길이며 통합진보정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뤄 내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 매체를 동원해 대대적으로 6·15 공동선언을 선전하는 한편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민족끼리 자주 통일’을 강조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6·15선언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이나 논평도 내지 않은 채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15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 장관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 출석해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정상적인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의 바람직한 태도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원론적 수준의 견해만 밝혔을 뿐이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최근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을 공개하고 “남한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악화된 관계의 고착이 심화된 상태다. 북한의 두 차례에 걸친 비밀접촉 폭로는 한국은 물론, 미국·중국 측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련국들의 한반도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종잡을 수 없게 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후 북·중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남한은 북한의 돌발 행동에 미국·일본을 대상으로 ‘3단계 대화론’을 지속하기 위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북·중과 한·미·일의 한반도 대결 구도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비밀접촉 내용 폭로로 향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접촉도 어려워져 돌파구 마련조차 쉽지 않다.”면서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북한의 대남 강경대응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개성공단 활성화와 남북경협 재개 등 전향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설영·강주리기자 snow0@seoul.co.kr
  • 玄통일 “北이 먼저 비공개접촉 제안”

    玄통일 “北이 먼저 비공개접촉 제안”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의 ‘남북 비공개 접촉’ 폭로와 관련, “비공개 접촉을 먼저 제안한 것은 북한”이라며 “북한의 폭로는 우리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최재성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말한 뒤 “비공개 접촉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사과받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이런 폭로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어렵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의 질문에 “포괄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시인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지난 5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중국 정부가 후계자 김정은의 동행을 요청했으나 북한의 복잡한 내부 사정 때문에 김 위원장 혼자 방문했다.”면서 “중국 최고위층에게서 직접 들은 정보”라고 주장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양건 감사원장은 “정치인 출신은 일정 기간을 거치지 않으면 감사위원 후보로서 부적합하지 않으냐는 방향에서 법률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감사위원 자격 제한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돼 체포된 뒤 감사원이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정치인 출신 감사위원 제한” 양 원장은 또 대학 등록금 감사에 대해 “감사가 등록금 문제뿐만 아니라 대학 정책 전반에 대해 재검토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토록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직원 ‘술자리 접대’ 질타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토해양부 하천 분야 공무원들이 수자원공사 및 용역업체 직원과 어울려 술자리 등 접대를 받다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적발된 것을 집중 질타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면서 “국토부가 정권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일을 했다.”고 질타했다. ●황우여 “이달말 사법개혁 재검토” 사법개혁 핵심 쟁점들이 대부분 무산된 가운데 사법제도개혁특위는 영장항고제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영장항고제란 법원이 검찰에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을 때 검찰이 이에 불복해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와 함께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편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KBS1라디오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달 말 여야 원내대표가 (사개특위 문제를) 다시 검토하려고 한다. 그냥 둔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北 녹취내용 깔 테면 까봐라”

    최근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남북 비밀접촉을 폭로하면서 녹취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우리 입장은 깔 테면 까라는 것”이라며 기존의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남한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여러 번”이라면서 “마음속으로는 정권이 끝날 때까지 (상종)하기 싫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남한을 배제한 채 북·미대화를 진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의 위상과 국력을 모르고 하는 판단”이라면서 “(북한보다) 우리 힘이 더 세다. 북한이 버텨도 안 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거둬들인 적은 없다.”면서 이 제안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했다. 이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시인, 사과를 하라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 못 넘어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안함·연평도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핵문제도 진정성 있게 나오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북한이) 대화를 한다고 하면서 핵문제는 핵문제대로 악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미클럽 통일부장관 초청 간담회

    사단법인 한미클럽(회장 봉두완)은 오는 16일 오전 7시 4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현인택 통일부장관을 초청해 ‘한반도 주변 정세와 통일 문제’를 주제로 간담회를 연다. 한미클럽은 주미 특파원을 지낸 언론인 모임이다.
  • 北 “비밀접촉 은폐땐 녹음기록 공개” 정부 “사실 왜곡 말고 그대로 밝혀라”

    북한이 베이징 비밀접촉에 대해 추가 폭로를 하면서, 남측이 비밀접촉의 진실을 은폐한다면 녹음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주장한 대로 녹음 기록이 있다면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밝혀라.”라고 맞받아쳤다. 9일 비밀접촉에 참석했다고 밝힌 북한 국방위의 정책국 대표는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모두가 끝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모략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 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北 “돈봉투 쳐던지자 안절부절” 이번 문답에서는 지난 1일 처음으로 비밀접촉을 공개했을 때보다 더 노골적으로 상세한 정황을 묘사했다. 정 대표는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과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번 접촉은 통일부 장관이 직접 접촉의 전 과정을 주관하고 있다고 청와대에도 단독선을 통해 상황보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면서 “천안함·연평도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넘어야 할 산’이다. 제발 양보해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돈봉투에 대해서도 “김태효 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 국정원 국장이 돈봉투를 꺼내들자 김태효가 우리 손에 쥐여 주려고 했다. 우리가 쳐던지자 얼굴이 벌게져 안절부절못했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 비밀접촉이 더 있었던 점도 새롭게 공개했다. 북측은 “앞서 진행된 두 차례 비밀접촉 때에는 내놓지 않았던 돈봉투를 결렬이 확실해진 마지막 접촉에서 꺼내들었는가.”라면서 비난했다. 북한이 재차 수위를 높여 비밀접촉 내용을 공개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하라는 강한 압박의 표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전날 “비밀접촉을 주도한 국방위 인사가 숙청됐다.”는 보도도 북한이 추가 공개를 하게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처음으로 비밀접촉에 참석한 인사가 국방위 정책국장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北 일방 주장” 재확인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일 발표와 비교해 이번에는 남한 내부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내부 갈등을 유도해 정부를 어렵게 하거나 불신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많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는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미국, 중국과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강한 시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추가 공개에 대해 “북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다.”면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시대의 지성 김준엽 선생의 영면 기원”

    “시대의 지성 김준엽 선생의 영면 기원”

    “영원한 ‘시대의 지성’ 고(故) 김준엽 선생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8일 광복군 출신으로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준엽 사회과학원 이사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안암동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각계각층 주요 인사들의 발길이 이틀째 끊이지 않았다. 고인의 광복회 시절 사진들이 놓여 있는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등 각계 단체와 인사들이 조화를 보내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빈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신 백범김구기념사업회장 등 김 전 총장과 생전 각별했던 인사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자리를 지켰다. 이 전 총리는 고인을 ‘존경스러운 광복군 출신 리더’로 돌이켰다. 그는 김 전 총장에 대해 “해방 후 한국 내에 일제의 영향이 남아 있던 시절 후배들이 우리나라의 독자적 발전 방안을 고민하도록 독려하셨다.”면서 “학자로서 민족적 긍지를 갖고 매사 주도적으로 나서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김준엽 선생 덕분에 한국에서 사회과학의 기틀을 제대로 다질 수 있었으며 70년대 북한에 대한 연구가 쉽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공산권연구회를 만드는 등 통일문제에 일찍이 눈뜬 선구자였다.”면서 “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중국통에 머물지 않고 직접 중국 주요 각지에 한국학 연구를 널리 전파하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김 전 총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중국통으로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분”이라면서 “학문적으로뿐 아니라 국제관계에도 큰 공적을 쌓은 분인데 뒤를 이을 후학이 어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밤에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 한승수 전 국무총리, 임종인 전 국회의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장호권 사상계 대표이사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김 전 총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4일간 치러진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8시, 발인은 오전 9시이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조명철 탈북자 출신 첫 통일교육원장 “북한실상 제대로 알리겠다”

    통일부 통일교육원장에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57) 대외경제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이 임명됐다. 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통일부는 공모 절차를 통해 고위공무원단 가급인 통일교육원장에 조 소장을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입국한 탈북자가 2만명을 넘는 가운데 고위 공무원단에 탈북자 출신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는 “조 소장이 북한과 통일 문제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 통일교육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저 개인에 대한 신임뿐만 아니라 국내 탈북자와 북한 주민에게 희망을 주라는 의미인 것 같다.”면서 “북한 체제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통일교육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조 소장은 김일성대학에서 경제학부 교원으로 재직하다 1994년 남쪽으로 넘어왔다. 그는 통일교육의 중요한 요소로 ▲북한 실상 알기 ▲안보의식 ▲통일에 대한 관심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어 “북한 현실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서 온 사람들의 힘도 빌리고 국민에게 정확한 실상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8일 오전 조 소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폴리시 인사이트] 남북 비밀접촉 설명할 건 설명해야

    최근 북한의 대남행위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공식 매체를 통해 남북관계 이슈에 대한 정보를 남한보다 더 많이 공개하는 것이다.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이 여전히 밀실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노리고 남한 국민들을 흔들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남북 군사실무회담 당시 “북한이 저자세로 매달리듯 회의에 임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회의 분위기를 상세하게 공개한 일이 그랬고, 이번 비밀 접촉 폭로 역시 비슷한 수법으로 읽히고 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남남갈등이다. 원칙적이고 꼿꼿하기만 한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었다니 보수진영에는 배신감을, 진보진영에는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불렀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외부의 적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폭로 내용 가운데 북측에서는 누가 나섰는지, 우리의 요구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는지 등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배신감이 잦아든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주장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하다. 북한은 어떤 협상 조건을 내걸었는지, 무엇을 요구했는지,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북측의 입장에는 변화가 있었는지 협상의 전모가 궁금하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북한의 주장은 진의를 왜곡한 것”이라는 통일부 대변인의 논평이 전부였다. 특히 비밀 접촉에 있어서 우리 외교안보라인의 아마추어적인 행동은 아쉬운 부분이다. 비난받을 부분은 받더라도 “돈봉투를 내놓고…정상회담을 구걸했다.”는 표현을 쓰고 실명을 거론했으면 최소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솔한 해명이 필요하다. 비밀 접촉은 말 그대로 양측이 ‘절대 함구’라는 기본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신뢰의 문제다. 우리에게 치명타를 입혔다면, 상대방에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신뢰 훼손의 문제다. 책임 있는 사람의 책임 있는 의혹 해명이 필요하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여·야, 남북비밀접촉 일제히 질타

    여·야, 남북비밀접촉 일제히 질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3일 남북 정상회담 비밀 접촉 논란과 관련,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면 적대적 대북 강경책부터 버리고, 쌀 지원 등 인도적 지원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건 없는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6·15 선언과 10·4 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남북 문제를 푸는 첫걸음”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연설 직후 이뤄진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비밀 접촉 논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정부가 지난달 베이징 접촉에서 교통비 등의 실비로 1만 달러를 북측에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돈 봉투와 정상회담 구걸 등 지난 정권의 행태를 따라하고 있다.”면서 “‘도루묵 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이것이 회담이라면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대통령이나 장관의 임명장 발부가 있어야 했다. 이를 발부하지 않은 것은 정부 스스로 불법을 자행한 셈”이라면서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 및 대통령실장이 사표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다만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남북이 기 싸움으로 시간을 끌지 말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면서 “남북 대화는 1인 독재인 북한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상이 만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정부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유도해 북한이 명분 있게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북한이 밝힌 내용은 왜곡됐다.”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애걸하거나 돈 봉투로 매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북한의 폭로 의도는 남한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고 남남 갈등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여야가 입장 차를 노출해 온 북한인권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6월 국회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북한민생인권법을 함께 논의키로 한 것과 관련, “‘희석 폭탄용 법안’을 급조해 북한인권법 속에 섞어 물타기로 없애 버리려는 전술”이라면서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북한인권법은 선언적 의미 외에 실질적 효과가 미미하다.”면서 “북한인권법보다 북한인권결의안이 현실적, 실질적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北에 식량 줘도 쌀 제외 지원재개 한·미간 이견”

    “北에 식량 줘도 쌀 제외 지원재개 한·미간 이견”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에 식량지원을 재개하더라도 그것이 군부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쌀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킹 특사는 또 한국이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에 반대하며, 이 문제를 놓고 한·미 간에 이견이 있음을 시인했다. 그동안 한·미 정부는 식량지원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다는 관측을 완강히 부인해 왔다. 킹 특사는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식량지원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우리가 북한에 식량지원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했다. 또 ‘한국이 식량지원에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란 질문에 “우리(한·미 양국)는 많은 이슈에 대해 의견이 같지만, 일부 이슈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고 답했다. 킹 특사는 “지원할 식량이 군부로서는 원하지 않는 종류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영양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전용이 불가능한 식량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유나 장기 보관이 힘든 옥수수 같은 식량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어 구사 요원들을 식량 배분에 붙이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며 한 차례에 많은 물량을 지원하기보다는 매우 느린 속도로 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지원 결정 전에 북한이 2009년 식량지원을 돌연 거부했을 당시 북한에 남아 있던 지원 식량 잔여분 2만t 문제의 명확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 신문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말 방북한 킹 특사를 만났을 때 군 전용을 막는 모니터링 태세를 갖추는 등 미국 요구 조건을 모두 받아들였다고 3일 보도했다. 킹 특사는 청문회에서 “아직 우리는 북한에 식량지원을 재개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결정 과정에서 정치적인 고려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한·미 간에) 큰 이견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미국이 지원을 결정한다고 우리가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남북 비밀접촉은 사과받기 위한 것”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이 전날 주장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과 관련, “비공개 접촉의 목적은 천안함·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시인·사과·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접촉이었지, 정상회담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 “정상회담을 모색한 것은 잘한 일인데 왜 국민한테는 대화를 안 할 것처럼 하면서 북한에 애걸했느냐.”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추궁에 “정상회담을 애걸한 적은 전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 장관은 이 의원이 “‘정상회담을 올 6월 말 8월, 내년 3월에 하자’고 한 것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에서가 아니냐.”고 묻자 “정치적 고려나 목적으로 북한과 비공개 접촉을 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북한이 이런 것(비공개 접촉)을 갖고 그야말로 폭로성 반응을 보이는 건 사실상 남북간 기본을 해치고,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공개 접촉에 대한) 녹취록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황식 총리도 “정상회담이든 남북대화든 접촉 절차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현 장관은 “정부와 통일부가 전날 왜 세게 대응하지 못했느냐. 발목 잡힌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의 지적에는 “발목 잡힌 일 없다. 북한이 전대미문의 무책임한 폭로 행태를 했는데, 우리가 국격 있는 국가로서 (북한과)똑같이 행동하는 건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위해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 의원의 ‘북한의 진정성이 없으면 회담 자체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정부도 그런 기조에서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바탕에서 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현 장관은 다만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북한이 사과하면 정상회담을 제안하려던 것 아니냐.”고 묻자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부인한 적은 없었다.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하면 대화의 수순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저축銀 로비 3인방, 학연·제3자 통해 ‘문어발 접촉’

    저축銀 로비 3인방, 학연·제3자 통해 ‘문어발 접촉’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정·관계 로비스트 3인방으로 알려진 부산저축은행 윤여성(56)·박태규(60대)씨와 삼화·보해저축은행 이철수(52)씨의 광범위한 인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학연은 기본, 제3의 인물들까지 내세워 고위직 인사들에게 ‘문어발식’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한 윤씨는 은진수(50·구속)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부산저축은행을 연결한 ‘끈’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10여년 전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던 은 전 위원과 인연을 맺었고, ‘호형호제’ 관계까지 발전했다. 윤씨는 은 전 위원의 친형을 카지노 업체 감사로 취업시키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며 관계를 돈독히 했다. 현재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씨와 관련해 감사원, 청와대 등 정부부처 고위 인사들의 이름이 여럿 오르고 있다. 윤씨의 과거를 봐도 그의 인맥이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윤씨는 2000년에도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염화칼륨을 납품하던 회사 대표로부터 납품 재개 로비를 해주겠다며 1억 9000만원을 받았다가 실패했고,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윤씨는 박재규 전 통일부장관의 조카사위 김모씨, 문형태 전 체신부장관의 아들 등과 친분이 있었고, 함께 사기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로 도주한 박태규씨는 윤씨보다 훨씬 ‘거물’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씨가 ’관’(官)을 담당했다면, 박씨는 ‘정’(政)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박씨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의 면면만 봐도 그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청와대 수석급 K·L씨, 전 차관 S씨 등 모두 쟁쟁한 정권 실세들이다. 박씨는 30년 가까이 정치권 인사와 인맥을 쌓았고, 지난해부터 부산저축은행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철수씨는 잠적 중이지만, 그의 신병이 확보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이성민 등 5개의 가명으로 활동하며 정·관계에 손길을 뻗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씨는 삼화·보해저축은행과 연루돼 있으며, ‘사채’ 시장을 주무르던 ‘큰손’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붙잡혀 ‘입’을 열면 정·관계에 ‘칼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전언이다. 이씨는 서울중앙지검과 광주지검이 경쟁적으로 신병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호남 지역 ‘마당발’로 알려진 부산저축은행그룹 2대 주주인 박형선(59·구속) 해동건설 회장,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과 사법시험 동기인 박종록 변호사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정부 외교안보라인 문제 없나

    정부 외교안보라인 문제 없나

    남북 간 비밀접촉을 폭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도록 만든 1차적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집권 4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과 외교안보 부처 간의 팀워크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대북정책의 원칙이 흔들리면서 과거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외교안보라인의 인적 구성이나 청와대, 국가정보원, 통일부, 외교부 등 관련 부처가 줄곧 엇박자를 낸 것도 남북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는 상황을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임기 1년 8개월여를 남겨두고 이미 경제, 외교 분야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상대적으로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부진하다는 조바심이 ‘아마추어적인’ 대북 접근의 원인이 됐으며, 남북관계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접근한다는 기본 원칙마저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대북 문제 전문가는 “남북관계, 특히 정상회담은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단계적으로 논의해야 하는데, 남북관계가 전혀 개선이 안 된 가운데 정상회담 목표에만 너무 조급성을 띤 것이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의 협상 행태나 협상 과정에 대해 알고 있었더라면 무리하게 (남북접촉을)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부 내 외교안보라인에 북한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대북 정책의 부재와 유연성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비핵개방 3000’으로 대표되는 대북정책이 있지만, 지난해 터진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한 대북 제재 조치에 얽매여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이 같은 상황이 북한의 비밀접촉 폭로에 이어 남북 비핵화회담, 6자회담까지 발목을 잡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학자 출신(현인택 통일부 장관·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강경파가 주도하는 외교안보라인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중도성향의 대북 문제 전문가들을 투입하는 등 전반적인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관계는 청와대와 국정원, 통일부 등 관련 부처의 상호 협조체계가 중요한데 이 같은 시스템이 톱니바퀴처럼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특히 청와대가 국방개혁, 한·미동맹, 비핵화 추진 문제 등에 치중하면서 남북문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내 주도 세력인 강경파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관계 부처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대북 문제의 주도권을 놓고 번번이 갈등을 빚어 온 국정원과 국방부, 천안함·연평도를 분리하더라도 비핵화를 먼저 추진하려는 외교부와 남북관계 우선 원칙에 따라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통일부 사이의 입장 충돌 등 외교안보 부처 간의 엇박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현 정부에 사실 북한 전문가가 있느냐. 북한에 한번 가 본 사람이 있느냐.”면서 “(이번 사태는) 아마추어리즘과 고지식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불상사”라고 말했다. 김성수·김미경·윤설영기자 sskim@seoul.co.kr
  • [드러난 남북 비밀 접촉] 조선중앙통신이 주장한 ‘남북 비밀 접촉’ 안팎

    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A4 용지 3장 분량으로 남한이 북한에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한 상황과 비밀 접촉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했다. 통신은 “남한 정부가 약 두 달 전인 4월부터 북측에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을 요청해 왔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방적으로 진의나 사실관계를 왜곡한 주장으로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신은 “비밀 접촉이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것으로 현인택 통일부 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 등 극소수만 알고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첫 접촉에 대해서는 “5월 9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을 한 것이 9일로, 비슷한 시기에 베이징에서는 비밀 접촉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 자리에는 통일부 김천식 정책실장, 국정원 홍창화 국장, 청와대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으나, 북측의 참석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지혜롭게 넘어야 할 산’”이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고 통신은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총 세 차례의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5월 하순 장관급 회담 ▲6월 하순 판문점서 1차 정상회담 ▲8월 평양에서 2차 정상회담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3차 정상회담이라는 타임테이블을 내놓았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2차 접촉을 하자고 요청했다고도 보도했다. 통신은 남측이 북측에 상당히 저자세로 정상회담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유감만 표시해 달라.”고 굴욕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남측이) 제발 딱한 사정을 들어 달라고 구걸했다.”면서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으니 제발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을 갖자.”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문제는 현재 남북관계에서 핵심적 문제다. 이게 풀려야 다른 남북관계도 발전할 수 있고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 “공식적으로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비밀 접촉 과정에서 돈 봉투까지 내놓았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참 황당한 얘기다. 말도 안 된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북한과 접촉할 때 이런 식으로 (저자세로) 하지는 않는다.”면서 “비밀 접촉 상황에 대한 묘사는 날조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우리 측이 “비밀 접촉이 오고 간 이야기가 이남에 알려지면 좋지 않으니 꼭 비밀에 부쳐 달라.”고 했다고도 보도했다. 통신은 “진정으로 북남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애당초 ‘베를린 제안’과 같은 악담을 늘어놓지 말았어야 하며 비공개 접촉 사실을 왜곡해 신의 없이 공개하는 연극도 놀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의 요구에 대해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으며 이틀 전 국방위 대변인 성명 형식을 통해 ‘우리 당국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해 접촉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렇게 공개한 것은 처음이고 분명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면서 “북한의 의도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복잡한 내부사정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드러난 남북 비밀 접촉] 北 돌발 행동… 靑·정부 당혹속 침묵모드

    당혹 그리고 이후엔 깊은 침묵. 북한이 이례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 사실을 공개한 이후 청와대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된다. 처음엔 갑작스러운 북한의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다가 이후엔 ‘무대응’ 속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1일 오후 2시 50분을 조금 넘은 시간 우리 정부가 6월에 남북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북한이 공개했다는 뉴스가 처음 알려지자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 도중 이 같은 뉴스가 알려지면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서둘러 브리핑을 마쳤다. 더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이 비밀 접촉에 나섰던 우리 측 정부 인사의 실명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현 정권과는 사실상 남북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확인되자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청와대는 북한의 발표 이후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장시간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후 청와대는 깊은 ‘침묵 모드’에 빠졌다. 비밀 접촉에 나선 인사로 북한이 폭로한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을 비롯해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김영호 통일비서관 등 청와대 외교 안보 라인 참모들은 한동안 휴대전화를 아예 꺼놓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청와대는 오후 늦게까지 공식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다가 결국 저녁 6시가 넘어서야 “청와대가 발표할 내용은 아무것도 없으며 통일부에서 공식 논평을 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밝혔다. 통일부의 논평도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강한 유감을 표시하는 선에서 그쳤다. 남북한 당국 간 비공개 접촉이 있었다는 큰 틀의 팩트는 맞고, ‘돈 봉투’를 북한 쪽에 줬다는 등의 세부적인 사안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지만, 굳이 반박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이 비밀 접촉을 했다고 지목한 김태효 비서관도 “(접촉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국가정보원 등 정부 당국도 당혹감 속에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국정원은 조선중앙통신 보도 직후 한 시간 이상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위에서 한 일이라 잘 모른다. 사실 관계 확인은 우리가 하기 어렵고, 통일부나 청와대가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 우리(외교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김성수·김미경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北의 ‘비밀접촉’ 공개 냉철히 대응해야 한다

    남북 당국자들이 지난달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비밀접촉을 가졌다고 북한이 폭로하고 나섰다.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우리 측이 6월 하순과 8월, 내년 3월 세차례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교착상태를 푸는 최선의 수순인 만큼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접촉은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측이 부끄러운 뒷거래를 한 것처럼 북측이 까발리고 나선 행태는 협상의 금도를 벗어난 또 다른 도발이다. 냉철한 대응이 필요하다.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공개한 원문을 보면 막가파식 폭로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 측이 정상회담을 애걸하고, 구걸했다고 주장하며 매도하는 표현이 하나 둘이 아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상황을 날조한 것이라고 한다. 그의 설명대로 우리 측이 “제발 좀 양보해 달라.” “제발 딱한 사정을 들어 달라.”는 등 자존심을 팽개치면서까지 매달렸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대단히 구체적이다. 북측이 행여 이명박 정부와는 대화를 포기할 생각까지 하는 단계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북측이 설령 벼랑 끝에는 설지라도 우리 측을 붙잡고 함께 뛰어내리지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측이 원인 제공을 한 측면이 없는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 측이 접촉과 관련한 내용을 비밀로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북측은 주장했다. 지난달 우리 측은 북측에 진정성 있는 제안을 했다면서 접촉 사실을 공개했다. 이 자체가 그들에게는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이 폭로한 내용도 해명해야 할 게 있다. 북측에서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을 만들자고 우리 측에서 제안했다는 게 사실인지 밝혀야 한다. 만일 그렇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관련해 진정한 사과를 요구해온 일관성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아울러 북측에 건넸다는 돈 봉투는 뭔지도 명쾌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런 의혹들이 불신을 키우게 되면 남북관계는 더 어려워지게 된다. 한 당국자는 남측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이한 분석이 될 수도 있다.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지만 분명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직시해야 해법을 찾는다. 북측은 대남 압박을 본격화할 의도를 드러냈다.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질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 “南, 지난달 돈봉투 주며 세 차례 정상회담 제의” 北, 남북 비밀접촉 전격 폭로

    북한이 1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간 비밀 접촉 사실과 접촉에 나섰던 우리 쪽 관련 인사의 실명까지 의도적으로 낱낱이 공개하면서 남북 관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지난달 남한이 베이징 비밀 접촉에서 6월 하순과 8월, 내년 3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를 위한 장관급회담을 5월 하순에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국방위 대변인은 특히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이명박 정부를 ‘역적패당’, ‘불한당’ 등으로 표현하며 “더 이상 상대 안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위 대변인은 또 지난 5월 9일부터 통일부 정책실장 김천식, 국가정보원 국장 홍창화, 청와대 비서실 대외전략비서관 김태효 등이 나와 북측과 비밀 접촉을 했다고 실명을 그대로 밝혔다. 북한이 지난해 발생했던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도발에 대해 사과를 포함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일 여지가 없음을 드러낸 데 이어 우리 쪽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돈 봉투를 줬다고 폭로한 것으로 미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향후 접촉도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돌발적인 발표에 긴급 회의를 열고 의도 파악에 나섰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으로서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관계에서 이런 형식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북한) 내부의 문제가 복잡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성수·윤설영기자 sskim@seoul.co.kr
  • “南정부와 상종 안해 동해 軍통신선 차단 금강산연락소 폐쇄”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30일 “남한 정부와 더 이상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해지구 남북 군통신선을 차단하고 금강산지구 통신연락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국방위는 대변인 성명에서 “이명박 패당의 반공화국 대결책동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거족적인 전면공세에 진입할 것이고,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전면공세는 무자비한 공세”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명은 “우리 군대와 인민은 역적패당의 대결소동에 맞서기 위해 실제적인 행동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 군은 “1차적으로 북남통행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유지해 온 동해지구 북남 군부 통신을 차단하고 금강산지구의 통신연락소를 폐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이 밝힌 동해 통신선은 지난해 11월 불이 나서 운용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현재 남북 군사 통신선은 서해 6곳 가운데 3곳만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북측의 이번 조치로 금강산관광지구나 군사 당국 간의 소통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지 사흘 만에 국방위를 통해 남한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어서 향후 남북 비핵화 회담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종 않겠다’는 등의 표현은 굉장이 낯익은 표현”이라면서 “연초부터 이어 온 대화공세에 최근 우리 측의 호응이 없자 그에 대한 압박차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총리 “北도발 대응태세 준비하라” 앞서 이날 오전 김황식 국무총리는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때 자기들 손해이며,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즉각 대응태세를 갖춰 달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헬기편으로 해병대 연평부대에 도착, 현황보고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참혹했던 도발과 장병 및 민간인 희생자를 생각하면 지금도 울분을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런데도 북한 정권은 반성과 사과 없이 여전히 호사를 누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규환·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탈북자 출신 조명철 대외경제정책硏소장 인터뷰

    탈북자 출신 조명철 대외경제정책硏소장 인터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지난 20~26일)을 놓고 말들이 많다. 최대 관심사였던 북·중 경협과 관련해 우리 언론에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특히 28일과 30일로 각각 예정돼 있던 북한 신의주 일대의 황금평 임가공 산업단지 개발 착공식과 중국 훈춘~북한 나선시를 잇는 도로 착공식이 돌연 연기되면서 양국 정상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조명철(5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은 황금평과 나선 특구를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 대외적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에 따라 황금평·나선 특구 개발 등에 대한 중국의 대북 지원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지난 2일 마감된 통일부 통일교육원장(1급) 공개모집에 지원했다. 탈북자 출신 첫 고위 공무원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황금평과 나선 특구 개발은 어떤 식으로 진행돼 왔나. -나진·선봉(나선) 지역은 1991년 12월에 경제자유무역지대로 지정됐지만, 그동안 개발이 지지부진해 2009년에 다시 경제특별시로 지정됐다. 중국의 동북 지역 개발과 유사한 측면이 많아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지난 3월에는 북한이 나진항의 독점 개발 이용권을 중국에 넘겨주는 등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금평은 본래 신의주 최대 곡창지대로 압록강 하류의 섬이다. 앞으로 황금평 지역(여의도 면적의 1.2배 정도)을 중국 기업에 100년간 임대하는 방식으로 물류와 서비스·임가공 등의 산업을 발전시켜 자유무역지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위공무원 통일교육원장 공모 지원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두 지역의 착공식이 연기됐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황금평과 나선 특구를 동시에 개발한다는 점에 중국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특히 황금평 개발에 대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 현지 기업 입장이 모두 다르다. 중앙정부는 그런 형태의 개발이 대외적으로 북한의 영토를 침탈하려 한다는 이미지로 비칠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반발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랴오닝성(遼寧省)은 오히려 황금평 개발에 긍정적이다. 황금평 개발이 북한 대외 개방의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되면 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국제 자본이 투입될 여지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지 기업들은 부동산 개발, 분양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중앙정부와 북한이 북·중 경협에 대해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봐도 되나. -북한과 중국이 양국 간 경협에 대해 입장 차를 보이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 나선 지역은 지린성(吉林省)과, 황금평은 랴오닝성 경제 개발과 각각 관련돼 있어 이들은 서로 다른 대상이다. 중국이 두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중앙정부에서 동시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두 지역의 개발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앞으로 상당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다. ●“北·中경협 정부주도로 갈 것” →과거 북·중 경협 논의가 이번 방중으로 보다 진전됐는지. -예전에는 영세한 동북기업들이 양국 간 경협을 주도했다. 그런데 기업들의 교역 수단이 열악해 사실상 경협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와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2003년 20%에서 2009년 50% 이상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중국은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점을 역이용해 북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과 중국 간 경협 강화는 정부 주도로 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점차 관여하고 투자해 기업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러면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본다. →중국의 시각이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중국도 저개발 국가였기 때문에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북한과는 경쟁 관계였기 때문에 북한 투자에는 비협조적이었다. 동북 지역에 투자할 몫을 북한에 투자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가 성장한 중국이 ‘물주’가 돼 북한에 투자한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경제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이 中 대규모 투자 변수 →이번 착공식 연기가 북·중 경협과 남북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중국이 북한과의 교역을 늘리고 투자를 하는 건 북한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고 그에 상응하는 특혜를 제공하지 않으면 중국이 북한의 개혁 특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이번 착공식 연기 배경에는 경협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 등이 연동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앞으로 개혁·개방에 있어, 중국 입장을 고려해주는 방향으로 행동할 때 중국의 대북 지원 규모가 달라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북한이 중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향후 6자회담에서 남북 관계가 진척돼 중국의 투자가 대규모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조명철은 ▲1959년 평양 출생 ▲남산고등중(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졸업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교수 ▲1994년 귀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경제실 연구위원 ▲국가안전보장회의 자문위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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