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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통일 한반도’ 설계 컨트롤타워… 미래 대박 성장동력 찾는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통일 한반도’ 설계 컨트롤타워… 미래 대박 성장동력 찾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밝힌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기존 기구들의 옥상옥이 될지 대북 정책의 거중 조정 기구로서 남북 관계의 돌파구로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일준비위 발족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 담론에 머물렀던 통일 논의를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통일 정책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통일준비위 자체가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 대박’ 화두를 실현하고 통일 준비에 본격 착수하는 ‘첫 단추’의 성격도 짙다. 특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통일준비위 발족을 포함한 건 미래 한반도의 경제적 성장 동력을 통일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점에서 통일준비위는 정치·경제·사회적 거대 담론인 통일 문제의 정책 수립뿐 아니라 남북 간 통합의 편익과 비용 등 경제적 효과 연구까지 그야말로 국가 통일 정책의 최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 위상은 장관급이 될 수있다. 이 경우 현 정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함께 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두 개의 최고의사결정기구가 구축되는 셈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금 남북 간 뭘 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과연 우리가 동서독이 교류했던 만큼 하고 있느냐, 그 정도도 못 한다고 할 때 우리는 (북한을) 더 잘 알아야 되고 준비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발언한 건 통일준비위 구상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대북 정책의 주무 부처인 통일부와 주변국과의 외교적 통일 기반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외교부, 통일연구원과 같은 통일 싱크탱크 등 각 기능을 거중 조정하는 통일정책 기구로서 무게가 실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 기존의 대통령 직속 위원회들도 출범 후 위상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유명무실해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에 어느 정도의 힘을 실어 줄지, 그리고 구성과 정책 권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헌법 기구로 대통령에 대한 통일 자문 및 정책을 수립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의 역할 조정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외교·안보, 경제·사회·문화 등의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참여를 전제로 한 국민적 통일 논의 수렴과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 설계를 통일준비위의 역할로 제시한 만큼 그 성격은 민관 합동의 ‘사회적 합의 기구’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 남북 관계의 ‘현상 유지’냐 타파냐의 분기점이 되는 대북 지원 문제와 5·24 대북제재 조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핵심 쟁점의 해법도 통일준비위를 통한 국민적 합의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정치적 부담은 덜 수 있지만 남북 관계 변화의 기민한 대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북·중·러도 철도 연결 필요성 공감… 통관 간소화가 경쟁력 핵심”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북·중·러도 철도 연결 필요성 공감… 통관 간소화가 경쟁력 핵심”

    부산에서 시작해 북한을 거쳐 러시아의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유럽의 관문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유라시아 철도).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이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통일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나진-하산’ 물류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북한 철도 개·보수 및 TKR과 TSR, 중국횡단철도(TCR) 연결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신문은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시리즈를 통해 TSR 전 구간과 TCR 일부 구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보시비르스크, 모스크바와 중국 훈춘 등 유라시아 루트 주요 도시들의 특징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다뤘다. 기획을 마치며 유라시아 철도 계획의 필요성과 올바른 추진 방향, 개선점 등을 전문가 진단을 통해 짚어 봤다. 김승동 LS네트웍스 사장, 김재진 강원발전연구원 박사, 서종원 한국교통연구원 박사,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정한구 범한판토스 러시아법인장 등 5명(가나다순)과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지금의 남북관계 및 국제 정세를 고려했을 때 유라시아 철도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서종원 박사 과거 김대중 정부 때부터 ‘철의 실크로드’ 등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숙원 사업이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지금은 중국의 G2(주요 2개국) 부상, 세계 경제 중심이 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했고, 자원수송로의 중요성 인식과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가 간 경제협력 증대가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및 경쟁력 향상 등으로 유라시아 국가들의 관심이 커가는 상황이다. 러시아, 중국 등의 참여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김승동 사장 사업의 핵심 주체인 한국과 러시아만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지만 정부차원의 움직임을 볼 때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러시아는 새로운 시장으로 아시아·태평양을 선택한 데다 극동지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철도 계획이 러시아의 개발사업과 맞물려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사업에 동의하더라도 세부적인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난제들이 많아 시간은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재진 박사 실현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라는 최대 변수가 해결돼야 한다. 북한의 개혁·개방이 전제돼야 하고, TKR과 TSR 미연결 구간의 정치적·군사적 문제에 대해 남북 간 협의가 이뤄져야만 한다 →김 박사의 말처럼 사업의 실현 여부를 놓고 북한이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해결방안이 있을까. 김승동 사장 북한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점진적 개방 없이는 자생이 불가능하다. 이미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했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제안이다. 특히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러시아나 중국 등 주변국의 상황과 명분이 있다면 충분히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종원 박사 우선 한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경제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북한도 남북한 철도 연계가 통과 비용 등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최근 북한·중국 고속철도 건설합의, 북한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의 유라시아 철도에 대한 긍정적 입장표명 등은 이러한 북한의 관심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해상·항공 운송이 존재하고 있고, 북한이라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유라시아 철도 계획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나. 서종원 박사 유라시아 철도와 관련해 ‘가격 경쟁력은 해상운송보다 낮고, 속도는 항공보다 느리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뒤집어보면 ‘가격 경쟁력은 항공보다 월등하며, 속도는 선박보다 휠씬 빠르다’로 해석된다. 화물의 품목별로 각각 요구하는 운송시간과 비용 등 적합한 운송 수단이 다르다. 정한구 법인장 기업 입장에서 보면 물류 수단이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은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기존의 해상, 항공 운송과 철도 운송이 경쟁이 되면서 안정적인 루트 개발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단순히 운송 수단이 늘어난다는 것 외에도 부산항의 중요성 증대와 열차가 통과하는 강원 지역의 발전 등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이용상 교수 단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성의 논리로만 본다면 유라시아 철도 계획은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러나 철길 하나가 연결됨으로써 러시아,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등 선로를 지나는 국가들과의 사회·문화적 교류와 인적·물적 교류가 증가하게 된다. 섬나라처럼 막혀 있던 우리가 육로를 통해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통일을 위한 선제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필요성이 높은 사업이다. 단순한 물류 운송이 아니라 유라시아 루트에 위치한 주요 도시들에서 원자재가 가공·개발되거나, 자원의 운송과 재가공 등 협업 모델도 가능해진다.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올바른 추진방향과 갖춰야 하는 경쟁력은. 김승동 사장 정부 간 협약으로 루트가 조성돼도 실질적인 사업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기업들이 참여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한국, 북한, 러시아의 통관절차 간소화가 곧 경쟁력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즉 유라시아 철도를 통해 제품을 보내야 할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한다. 서종원 박사 우선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 안전하고 지속적인 북한지역 통과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개성공단과 같은 파행이 이어진다면 운송수단이라는 특성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기차 궤도가 다른 점 등 기술적인 문제는 환적 설비구비, 궤간가변기술(궤도 사이 간격을 변화시키는 기술) 등이 이미 많이 연구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바로 사용가능할 수 있게 현실에 적용하는 작업도 준비해야 한다. 이용상 교수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 및 국제협력 강화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 중국, 북한을 포함하는 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모인 철도협의체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안에 OSJD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계획이 성공한다면 효과 및 파급은? 서종원 박사 우선 동북아시아~유럽 간 철도운송체계 구축 현실화를 통해 물류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럽, 중앙아시아와 우리나라 간의 자동차 부품 등 중간재나 전자 제품 등 비교적 운송시간의 탄력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의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유럽,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가는 물동량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유럽행 화물에 비해 다시 돌아올 때 발생될 수 있는 공컨테이너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재진 박사 TSR을 이용한 철도 물류루트 이외에 우리나라와 태평양 국가들의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유럽을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철도와 해상 복합 운송루트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벨라루스공화국, 카자흐스탄 등 과거 CIS(독립국가연합) 국가로의 진출이 용이해질 것이고, 북방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 김승동 사장 장기적으로 북한의 경제 회복에 따른 자생력 확보로 향후 통일비용 감소 효과 및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 역시 장기적이고 규모가 큰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이를 통해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등 외교적·경제적 성과도 기대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3년 4개월 만의 이산상봉 막 내려… 남은 숙제는

    3년 4개월 만의 이산상봉 막 내려… 남은 숙제는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5일을 끝으로 마무리됐지만 남은 과제들도 적지 않다. 이산가족들은 60여년 만에 재회한 기쁨도 컸지만 사실상 마지막 만남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또 한번 이별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고령화되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새삼 확인하면서 상시적인 생사확인과 서신 교환 등 향후 난제들도 산적하다. 이날 통일부와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산가족 생존자는 2003년 10만 3397명에서 지난해 7만 1480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80대 이상의 고령층은 2003년에는 2만 1036명(20.3%)이었지만 지난해 3만 7769명(52.8%)으로 늘었고 특히 90세 이상의 초고령자는 2003년 5639명(2.0%)에서 지난해 7950명(11.1%)으로 나타나 이들이 상봉할 수 있는 시한도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22일 열린 이산가족 1차 상봉에서는 상봉 전에 사망하거나 건강문제로 만남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건강이 안 좋은 고령자에게 금강산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2박 3일씩 머무르는 상봉 일정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 부모, 형제 등 가까운 피붙이는 사망하고 조카, 삼촌 등 얼굴도 잘 모르는 친·인척만 남은 것으로 확인돼 상봉 전에 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대 잔여수명을 고려할 때 이산가족의 81.5%를 차지하는 70세 이상 고령층은 대부분 10년 이내, 50~60대 이산가족(18.5%)들은 대부분 24년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이 80대 이상 고령자들을 위한 대규모 특별 상봉과 생사 확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한번 만난다 해도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산가족들이 서신을 교환하거나 상봉을 정례화해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모든 이산가족들의 꿈이다. 이번에 북측 오빠 림종수(81)씨를 만난 여동생 임종석(79)씨 등 대부분 이산가족들은 “앞으로 연락은 못 해도 생사는 알아야 하는데…”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 작업은 서신 교환과 상봉 정례화를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다.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이산가족들의 전면적 생사 확인을 직접 제안했으나 북측은 행정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 관계 자체가 전면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우편물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요원한 과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자체를 인적 교류로 체제 안정에 해를 줄 수 있는 정치적 사안으로 본다”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협력적 분위기로 국면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부, 北 구제역 방역 지원 제의

    정부가 북한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확산을 막고 퇴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실무 접촉을 갖자고 24일 북측에 제의했다. 정부가 북한 구제역 방역 활동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2007년 3월 이후 7년 만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남북 관계 개선의 ‘첫 단추’를 끼운 가운데 이를 토대로 향후 대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본격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장 명의로 이날 오전 북한 농업성 국가수의방역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구제역 퇴치를 지원하기 위한 실무 접촉을 갖자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면서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고 북측이 원하는 날짜에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의 피해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된 바가 없는 만큼 북측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는 접촉을 해 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소독약이나 방역기구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구제역이 발병한 것은 2011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정부는 2007년 3월 약품과 장비 등 26억원어치를 지원했었다. 당시 우리 측 기술지원단도 방문해 북한의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북측이 우리 제의를 수용할 경우 박근혜 정부 들어 당국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직접 대북 지원이 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구제역 발병 사실을 통보했다. 지난 21일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 사동구역의 돼지 공장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해 3200여 마리의 돼지가 감염됐고 그중 360여 마리가 폐사했으며 2900여 마리가 도살되는 등 많은 경제적 피해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1년]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상봉 재개… ‘신뢰프로세스’ 탄력

    [박근혜정부 출범 1년]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상봉 재개… ‘신뢰프로세스’ 탄력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긴장 속에 출발했던 남북관계는 지난 20일 3년 4개월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재개하며 남북 간 대화 국면으로의 반전을 이뤘다. 박근혜 정부는 대화와 압박, 비정상의 정상화 원칙을 토대로 대북 로드맵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활용해 상호 관계 개선의 첫걸음을 떼는 데 일정 부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와 남북 불가침 합의 파기, 남한 내 외국인 철수 권고에 이어 남북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 중단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점에서 집권 1년간 남북관계의 하이라이트는 7년 만에 이뤄진 남북 고위급 접촉이었다. 한국의 국가안보실과 북한의 국방위원회를 주축으로 한 대표단은 사실상 남북 지도자 간의 대리전으로, 2월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 없는 진행과 상호 비방 중지, 후속 대화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직접 북한의 대남담당 실세인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에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북측도 이해를 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 기조가 경직된 원칙론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북한의 적대적 태도가 현 정부의 강경 기조의 원칙주의를 부추긴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남북이 얼굴을 마주하는 데 꼭 1년이 걸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단 원칙론을 내세우며 일정 부분 ‘북한 길들이기’를 했다고 본다”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높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난 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향후 고위급 접촉부터는 북한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공세적으로 펼칠 가능성이 커 새로운 남북관계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목표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북핵 문제의 진전에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은 남북이 반드시 풀어가야 할 난제다. 자칫 관계 개선의 기대감만 조성했다가 탐색-갈등-긴장-도발-유화 공세의 사이클이 되풀이될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이 대화 의지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는 남북관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다는 게 한계”라면서 “예를 들어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우리가 매년 7000명 상봉을 목표로 협상하는 식의 대담한 구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만나자고 하면 수동적으로 응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북한과 마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사회 분야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남북 간 접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4월 북한의 일방적 통행제한 조치로 촉발된 개성공단 사태가 그해 7월 재가동에 합의하며 정상화됐다. 이후 개성공단 전자출입체계(RFID) 시범 가동과 인터넷 연결 합의 등 공단 정상화는 박근혜 정부가 북한과의 신뢰 구축을 어떻게 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된다. 통일부는 현 정부 출범 후 남북 간 27차례 회담을 통해 10개의 합의서가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 중 23차례 회담과 7개 합의서가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의 산물이다. 남북 간 경제 협력에서의 신뢰 구축은 향후 박 대통령 임기 내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새로운 방식의 경협 강화를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북한이 좌지우지했지만,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견지한 원칙을 통해 정상화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천천히 진전될 수도 있고 어떤 모멘텀(계기)으로 인해 속도감 있게 전개될 수도 있다”며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가 본격화될 경우 남북관계를 도약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北에 4차 핵실험·미사일 발사 반대 전달”

    지난 17~20일 방북한 후 곧바로 한국을 방문한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 지도부에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류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장성택 처형 이후 방북한 최고위급 인사다. 지난 20일 저녁 방한한 류 부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차관보와의 회담을 통해 우리 측에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북핵 등 북한 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류 부부장이 방북 직후 곧바로 서울을 방문한 이례적인 상황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한·중 당국이 언론에 공개하기 어려운 ‘북한 메시지’를 협의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양국 회담에서 북·중 정상회담 개최 등의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류 부부장은 우리 측에 북한 정세가 비교적 안정돼 있으며 김 제1위원장의 유일 영도체제가 확고하다는 중국 측 평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 기간 동안 북한 박의춘 외무상과 6자 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부상, 김형준 부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등과 연쇄적으로 회동한 류 부부장은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을 북한에 전달했지만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한에 한반도에서의 긴장 유발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고 북측은 남북 관계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나 북한은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의 반대 의사 표명과 관련해 미국의 적대 정책이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후문이다. 한·중 양국은 이날 북핵 불용 및 비핵화에 대한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하고 올해 양국 정상 및 고위급 대화 방안도 협의했다. 류 부부장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면담했다. 그는 2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난 뒤 출국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남북 이산가족 상봉] 쇠약해진 건강에 눈물의 작별…하루하루가 아까운 고령자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쇠약해진 건강에 눈물의 작별…하루하루가 아까운 고령자들

    “통일될 때까지만 잘 기다려 줘. 언니, 나 기쁜 마음으로 간다.” “….” 거동조차 힘들어 구급차에 누운 홍신자(84) 할머니는 21일 북측 여동생 영옥(82)씨의 울음 섞인 작별인사를 듣고만 있어야 했다. 기력이 쇠잔해져 대답조차 하기 힘든 상태라는 전언이다. 남측 상봉단 82명 가운데 홍 할머니와 김섬경(91) 할아버지가 건강 악화로 이날 남은 상봉 일정을 포기하고 오후 1시 10분 구급차에 실려 남측으로 귀환했다. 지난 20일에도 구급차에 실린 채로 북측 가족들과 만난 김 할아버지와 홍 할머니의 남측 동반 가족들은 상봉현장에 있는 의료진과 긴급협의를 갖고 더 이상의 상봉은 무리라고 판단해 아쉬운 작별을 했다. 홍 할머니는 지난 10일 척추측만증으로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았고 강원도 속초로 이동할 때도 휠체어를 이용했다. 감기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 군사분계선을 넘은 김 할아버지는 개별상봉을 마치고 여한이 없느냐는 남측 아들 진황씨의 물음에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진황씨는 “아버님이 노환으로 다리를 못 쓰시고 고혈압약과 감기약을 복용하며 약 기운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지난해 추석 때 상봉했다면 지팡이를 짚고 걸으셔서 이렇게 쇠약하지 않으셨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북측에 남겨두고 온 딸 춘순(67)씨는 “아버지 돌아가시지 말고 통일되면 만나요”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번 상봉에서 남측 방문단 82명 가운데 80세 이상 고령자가 80.5%인 66명이다. 이에 따라 의료진 12명이 금강산에 동행했고 동반한 가족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휠체어와 의약품 등을 준비해 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 9264명 가운데 이미 5만 7784명이 숨졌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사망자는 연평균 3830명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고령자들의 상봉 규모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9월 확정된 남측 이산가족 상봉자는 96명이었지만 상봉이 무산된 이후 지난 5개월 사이 14명이 건강상 문제가 생겨 상봉을 이루지 못했고 이 가운데 2명은 결국 가족과 재회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금강산공동취재단·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부부·직계 자식보다 형제·친척 비율 늘어

    부부·직계 자식보다 형제·친척 비율 늘어

    20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3년 4개월 전인 2010년 10~11월 상봉 때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평가다. 이는 우리측 상봉자들의 연령이 고령화되면서 부부나 직계 자식보다 형제나 친척들의 상봉 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남측 상봉 대상자 82명 가운데 90세 이상은 25명, 80대 41명, 70대는 9명, 69세 이하는 7명으로 나타났다. 2010년 10월에는 남측 방문단 100명 가운데 90세 이상이 21명, 80대가 52명, 70대가 27명이었다. 이번 1차 상봉행사에서는 80대 이상 비율이 80.5%로 지난번 상봉의 73%보다 7.5% 포인트 높았다. 특히 부모·자식 간이나 부부 상봉은 2010년 당시 24명에서 이번에 12명으로 크게 줄었고 형제나 친척 간 상봉 비율이 늘어났다. 이산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사망하거나 거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월 기준으로 남측 이산가족 생존자 7만 1503명 가운데 90세 이상이 11.1%인 7952명, 80대가 41.7%인 2만 9823명으로 80대 이상 고령층이 52.8%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9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 상당수가 북한의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이산가족들은 사망률과 평균 기대여명을 고려할 때 20~24년이면 대부분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향후 남북 고위급 접촉 채널을 활용해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의 단계적 해제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 협조를 이끌어 내고 상봉 기회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류 통일 “새로운 통일방안 필요하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내년에는 합의를 모아서 새로운 통일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개정 필요성을 밝혔다. 변화된 남북 관계와 정치·사회 환경을 반영한 발전된 통일방안을 도출하겠다는 의미로 다양한 시각이 충돌하게 될 향후 공론화 과정이 주목된다. 류 장관은 1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스 포럼 특강에서 정부의 통일 계획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대해 “이것이 통일로 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여 주는 것인지에 대해선 문제가 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989년 발표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자주·평화·민주의 3원칙을 바탕으로 화해·협력, 남북연합 단계를 거쳐 통일민주공화국으로 가는 계획을 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개정 필요성을 밝힌 바 있어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이 같은 계획이 포함됐다. 통일부는 우리 사회 각 분야 지성인들이 모인 ‘통일지성 원탁회의’를 구성해 새로운 통일담론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하반기 8·15 행사에 맞춰 공식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北 철도 공사비만 2조 5000억… 유라시아 프로젝트 시발점

    北 철도 공사비만 2조 5000억… 유라시아 프로젝트 시발점

    북한 철도 개·보수 사업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경제협력사업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및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또 다른 필요조건이자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정부 관계자는 ‘중장기과제’임을 전제로 “노후화된 북한 철도의 인프라 개선 필요성 때문에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관계의 개선 분위기를 감안하면 정부가 검토하는 경협사업들이 하나둘씩 빛을 볼 것이란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남북한 주요 경제협력사업의 하나였던 철도가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관계 개선의 매개체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을 위한 북한 철도 개·보수 사업비에 향후 총공사비로 2조 5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우리 철도를 개·보수할 때 단가가 1㎞당 52억원이 든다는 점 등을 고려한 비용이다. 이 같은 비용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제공된 대북 현금·현물 지원액 7조 4000억원의 3분의1에 이르는 규모다. 정부가 검토하는 북한 평산~나진 간 철도 개·보수는 기존 개성~평산 간 노선을 동쪽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1차 연도에 정밀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비용을 산출하고 자재·운송비 등도 차후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지조사 비용은 86억여원이 드는 것으로도 계산됐다. 더불어 최근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 중인 포스코와 코레일, 현대상선 등 컨소시엄 3사가 현지 실사를 마치고 돌아와 이들 기업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건이다. 최근 북한 매체를 통해 남북경협과 관련한 글이 올라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7일 ‘겨레에게 통일된 조국을 안겨주시려고’라는 글에서 2002년 4월 임동원 당시 청와대 특별보좌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신의주∼서울 간 철도와 개성∼문산 간 도로 연결을 제안하고 동해선 철도 연결까지 합의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중단된 남북경협의 재개를 바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철도가 김대중 정부 등 과거 정부에서 남북관계의 활로를 열었던 점은 이번 정부도 유념해야 한다”면서 “인도적 지원에서 한발 나아가 북한 인프라 구축 등 하드웨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독일식 흡수 통일은 쪽박”

    “독일식 흡수 통일은 쪽박”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한 이후 ‘한반도 통일론’을 놓고 백가쟁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독일식 흡수통일은 쪽박이며 중국과 홍콩처럼 점진적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한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권구훈 전무는 18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하는 ‘통일경제교실’ 특강에서 “(통일의) 대박과 쪽박의 차이는 독일처럼 국가의 보조금을 투입해 양측 소득을 균등화한 뒤 급속한 통일을 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독일식 흡수통일을 하면 거의 모든 통일 비용을 우리가 부담해야 해 ‘통일은 쪽박’이라는 표현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89년 독일 통일 당시 서·동독과 최근 남·북한의 경제 현황을 비교한 수치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1989년 동독 정부의 재정 규모는 서독의 59.1% 수준이었지만, 2008년 기준 북한의 재정 규모는 우리의 1.6%에 불과했다. 인구수에서도 동독은 서독의 4분의1(27.2%) 정도로 비교적 적었던 반면, 북한은 우리의 절반(48.0%)에 육박했다. 즉 북한은 동독보다 37배 가난하면서 인구수는 2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통일 비용 부담이 독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크다는 의미다. 권 전무는 이런 통계를 근거로 “일단 통일부터 하고 보자는 생각”을 경계했다. 그는 “경제·금융계 전문가들은 독일식 흡수통일을 아예 고려 대상에도 포함시키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어 “통일 비용은 통합의 속도와 정부 정책에 따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25%까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중국과 홍콩처럼 점진적인 방향으로 통일 정책을 펼치면 통일 비용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단독]北 철도에 年130억 지원 추진

    [단독]北 철도에 年130억 지원 추진

    정부가 북한의 철도 개·보수 사업에 한 해 130억여원을 무상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위급 접촉으로 남북 대화가 물꼬를 튼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한 인프라 구축 지원책이 실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실이 18일 밝힌 통일부의 관련 계획에 따르면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을 위한 북한 철도 개·보수 무상 지원액이 한 해에 136억 45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개·보수 대상은 북한 평산과 세포, 고원, 나진을 연결하는 720여㎞ 구간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을 위한 동쪽의 철로다. 정부는 4~5년간 매해 136억여원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융자를 통해서도 매해 141억 38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과 융자 지원을 모두 합하면 북한 철도 개·보수 사업에 매해 277억여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계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 연내 총리급 회담 전망도

    남북 고위급 접촉이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 접촉 일정 등 향후 전망에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20~25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키리졸브 한·미 군사연습 등 주요 한반도 현안이 마무리되면 지난 14일 공동보도문에서 남북이 ‘편리한 날짜’에 열기로 한 2차 고위급 접촉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1차 접촉에서 그린 ‘큰 그림’을 2차 접촉에서 상호 간 관심사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남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더 큰 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에 남북 분단 70주년을 맞아 올해 남북관계가 보다 진전될 경우 총리급 등으로 회담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는 앞서 1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고위급 접촉과 관련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3시간여의 회의에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접촉 결과를 보고하고 북한의 진의를 분석하는 한편, 향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을 상봉 행사와 연계시키는 주장을 하다 이를 양보한 만큼 자신들의 ‘관심 사항’인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와 대북 제재 방침인 5·24 조치의 해제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했다”면서 “북한의 다음 논의 대상은 가장 시급한 과제인 금강산 관광 재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점상 ‘나진-하산 물류사업’ 참여를 추진 중인 코레일과 포스코, 현대상선 등 컨소시엄 3사가 북한 등 현지실사를 마치고 15일 귀국한 것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들 기업들이 남북 물류사업에 대한 사업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대북 신규 투자에 대한 사업성을 인정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와 맞물려 우리 기업의 대북 투자를 막고 있는 5·24 조치도 해제 수순을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문제 등에 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이 어떻게 입장을 바꿔 대북 제재의 출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정부는 선발대 15명이 지난 15일 금강산으로 방북하는 등 상봉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현재 금강산 현지 상봉 행사장에서 제설작업이 필요한 곳은 90%가량 눈을 모두 치운 상태”라며 “선발대는 통신 장비를 점검하고 상황실을 설치했으며 앞으로 행사 리허설 등을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남북 “이산상봉 예정대로…상호 비방·중상 중단”

    남북 “이산상봉 예정대로…상호 비방·중상 중단”

    남북이 14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재개된 2차 고위급 접촉을 통해 ‘20~25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남북이 24일 시작되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훈련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계하지 않기로 동의함에 따라 남북 관계 진전을 향한 ‘출구 찾기’가 본격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은 2007년 이후 7년 만에 열린 이번 고위 당국자 간 접촉에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진행뿐만 아니라 상호 비방·중상 중단과 후속 고위급 접촉 개최 등 총 3개항에 합의했다. 청와대는 1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이번 고위급 접촉과 합의 사항을 평가하고 향후 대처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통일부 브리핑을 통해 “고위급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남북 간 주요 관심사에 대해 격의 없이 의견을 교환했다”며 “‘신뢰에 기초한 남북 관계 발전’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김 1차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어떠한 조건도 붙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우리 정부의 발표 시간에 맞춰 “쌍방이 북남 관계를 개선해 민족적 단합과 평화번영, 자주통일의 새 전기를 열어 나갈 의지를 확인하고 북과 남 사이에 제기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해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고 신속히 보도하며 보도문 전문을 공개했다. 김 1차장은 이번 두 차례 접촉을 통해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본 취지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공개해 남북 간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시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선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생사 확인’이 거론된다. 금강산 관광 중단 및 천안함 폭침 등에 따른 남측의 5·24 대북제재 문제도 상호 의제로 협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南과 北 사이… 우리가 낄 자리는 없다 친목 도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커버스토리] 南과 北 사이… 우리가 낄 자리는 없다 친목 도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서울 강동구에서 온라인 유통사업체를 운영하는 박성완(45)씨는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이후 줄곧 서울에서 살았지만 “내 고향은 평안북도”라고 말한다. 아버지는 전쟁 중 평북 삭주에서 홀로 월남했고 어머니는 평북 박천에서 일가가 모두 월남했다. 지금도 집안에선 평북 사투리가 표준어다. 어려서부터 부모를 따라 평북도민회 모임을 다닌 그는 이제 삭주군 명예군수도 맡고 있다. 그는 안전행정부 산하 이북5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임명하는 명예 시장·군수(임기 3년) 가운데 최연소다. 명예 군수로서 박씨가 하는 일은 두 달에 한 차례씩 도지사가 주재하는 시장·군수 모임에 참석하고 매년 어린이날 열리는 도민체육대회와 10월에 열리는 이북5도민중앙연합회(이하 연합회) 체육대회 준비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밖에 청년 프로그램이나 해외 연수, 기업체 견학 등이 있는 정도다. 명예 시장·군수의 평균 연령은 63세, 명예 읍·면·동장의 연령은 56.6세다. 월남민 1세대가 70~80대 이상이라는 걸 감안하면 활동의 중심은 월남민 1.5세대와 자녀 세대로 넘어갔다. 이들은 자신이 맡은 지역에 대한 직접 경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예 시장·군수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절반은 공무원이고 통일이 되면 그대로 북한에 가서 행정업무를 보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통일 후 공무원으로서의 역할을 교육받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내 “특별한 행정실무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면서 “실제로 업무를 할 수 있을까 묻는다면 솔직히 자신 없다”고 인정한다. 김성겸 위원회 사무국장 역시 “행정·교육 훈련은 없다”면서 “우리가 북한 사정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한 안행부 관계자도 “통일 이후 위원회가 북한 행정을 담당한다는 건 꿈같은 소리”라고 말했다. 현재 명예 시장·군수는 92명, 명예 읍·면·동장은 911명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민간단체 차원의 친목 도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통일 이후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이산가족 상봉 준비에서도 위원회나 연합회가 낄 자리는 전혀 없다. 그런데 이들이 명예직이라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일반 통·반장처럼 정부가 지급하는 수당을 받는 것은 모순이다. 명예 시장·군수는 월 27만원, 명예 읍·면·동장은 월 12만원을 받는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월남민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20억원 가까운 예산을 쓰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세습’에 해당한다”면서 “위원회 규정만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것도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위원회가 스스로 밝히는 자기 존재 이유는 ▲이북5도 분야별 정보 수집·분석 ▲북한 지역 수복 때 실시할 제반 정책 연구 ▲이북5도민 및 관련 단체 지원·관리 ▲북한이탈주민 및 이북도민 후계 세대 육성·지원 ▲이북5도 향토문화 계승·발전 등이다. 하지만 실제 활동은 명분과 거리가 너무 멀다. 정보 수집이나 정책 연구는 통일부나 법무부 등이 하고 있으며 위원회는 관련 예산을 책정조차 하지 않았다. 위원회 예산사업설명서가 자체 사업으로 꼽은 것은 북한이탈주민 지원 사업(6억 8100만원), 청사시설 개·보수(1억 5300만원), 이북도민 체육대회와 연합회 지원 사업(11억 500만원)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인건비와 운영비다. 조직 운영을 위한 조직 운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후계 세대 육성·지원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김 사무국장은 “북한이탈주민 관련 업무는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하고 우리는 월남민 1세대와 탈북자 자매결연 사업 위주”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귀옥 한성대 교수는 “60년 전에 고향을 떠난 월남민과 북한이탈주민은 나이 차이가 수십년이기 때문에 사실상 갈등만 깊어진다”면서 “탈북자를 월남민과 연결해 주는 건 오히려 한국 정착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남는 건 연합회 지원, 월남민과 자녀 세대 지원, 향토문화 계승·발전뿐이다. 위원회는 이북5도 도지사들로 이뤄지며 이를 위한 사무처가 이북5도청이다. 이북5도위원장은 윤번제로 도지사 가운데 1명이 맡는다. 현재 위원장은 박연용(73) 황해도지사이며 김정겸 황해도 사무국장이 위원회 사무국장을 겸임한다. 평남·평북·함북 위원장은 모두 지난해 9월 임명됐다. 선정위원회 같은 별도 절차 없이 청와대에서 낙점하기 때문에 논공행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안행부 관계자가 귀띔했다. 사실 위원회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엘리트 월남민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거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있는 이북5도청사 건립만 해도 1988년 대선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지지한 데 대한 답례였다. 당시 중간에서 다리를 놓았던 황해도민회장 홍성철씨는 노태우 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이 됐다. 연합회 소속 도민회와 산하 단체 등은 청사 입주 뒤 임대료를 전혀 내지 않았다. 임대계약서조차 쓰지 않았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행정자치부(현 안행부)는 2005년 “이북5도위원회에서 관리하는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해 면죄부를 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위원회 회유 차원에서 연합회에 정기적인 자금 지원을 시작했고 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도지사들은 차관급 별정직 공무원이다. 1년 보수로 지난해 기준 1억 660만 5000원을 받는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업무추진비로 2072만 6800원, 황덕호 함남도지사는 2788만 4142원을 썼다. 5도 지사를 합하면 연간 6억원이 넘는 액수다. 거기다 각자 운전기사와 관용차, 비서도 둔다. 한 안행부 관계자는 “차관급 대접을 받지만 변변한 주간 일정조차 없을 정도로 할 일이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특혜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인정했다. 5도 지사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살펴봤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사용 내역은 식사비가 대부분이며 기념품 구입과 화환 구입 등이 있다. 이북5도 지사들이 2013년에 카드 집행이 아닌 세금계산서나 계좌이체 방식으로 집행한 건은 총 20건, 2500여만원으로 주로 격려품 구입 명목이었다. 17차례 약 728만원은 업무추진비를 주말에 집행한 것이었다. 모두 정부 예산 집행 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위원회는 2012년에도 자체 감사에서 동일한 사항을 지적받았지만 전혀 시정이 되지 않은 셈이다. 글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朴대통령·김정은 ‘2차 대리전’ 윈윈… 남북 신뢰 첫 단추 뀄다

    朴대통령·김정은 ‘2차 대리전’ 윈윈… 남북 신뢰 첫 단추 뀄다

    남북이 14일 고위급 접촉을 마무리하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관계 개선의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 북한과의 대화 전면에 나선 청와대로서는 남북 간 관계 개선의 첫 단추로 강조했던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확답받았고, 북한은 ‘중대제안’에서 제의했던 상호 비방·중상 중지에 대한 남측의 동의를 얻었다. 이번 접촉에서 남북 간 최고지도자의 ‘복심’이 마주 앉아 서로가 일차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집권 1년을 앞두고 비로소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신뢰에 기초한 남북 관계 발전의 첫걸음을 내디디게 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군사훈련 중단과 비핵화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이 이번 합의에 명시적으로 빠져 있는 점은 불안 요소로 지목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 상봉 행사의 재개를 앞으로 북한과 대화가 가능한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지’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도 지난 7일 “이번 상봉을 잘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북 관계의 물꼬가 트이고 평화와 공동 발전의 새 한반도로 나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합의대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뤄진다면 그동안 정부가 더 큰 차원의 남북협력 과제로 제시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 등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김 1차장은 “인도적 문제를 잘 풀어 나가면 신뢰의 기초가 되니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 수용하기를 바랐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3개항의 합의 내용에 대해 “어떠한 조건도 붙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봉 행사가 성사되는 것을 시작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와 호혜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시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합의가 ‘통 큰 양보와 결단’의 성과물이라는 내용의 체제 내부 선전이 가능해졌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편리한 날짜에 고위급 접촉을 갖도록 하자는 것은 박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식적인 대화 채널을 확보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탄력을 받을 수 있고, 키리졸브 이후 점진적인 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통일부와 국정원을 창구로 하는 대화가 어렵다고 인식했다”면서 북한이 청와대와의 대화에 나선 이유를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 합의에서 지난달 16일 설을 계기로 남측에 제기한 ‘중대제안’ 가운데 ‘상호 비방·중상 중지’를 약속받았지만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과 핵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 조치는 과제로 남겨 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일단 군사훈련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롭다”면서 “한·미 훈련에 대한 비난은 계속할 것이고, 이산 상봉을 합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위험 요소는 있다”고 말했다. 일단 중대제안 가운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쉬운 과제를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지만, 실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예컨대 북한 인권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시키고 대북 방송의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을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북한이 문제 삼은 우리 언론의 소위 북한 ‘최고존엄’ 보도 문제도 ‘언론 자유’를 이유로 어렵다고 밝힌 정부가 민간의 대북 활동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靑 NSC·北 국방위’ 후속 대화채널 사실상 구축

    남북이 14일 고위급 접촉을 통해 후속 대화에 합의하면서 앞으로 청와대가 대북 관계의 전면에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리 측 수석대표는 이례적으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맡았다. 김 1차장이 북한과의 후속 접촉을 합의한 주체인 만큼 후속 접촉도 그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수석대표로 한 이번 고위급 접촉 대표단을 북한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대표단이라고 밝혀 남북이 사실상 최고위급 수준의 대화 채널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이는 남북이 기존 대화 채널인 ‘통통라인’(통일부-통일전선부) 외에 별도의 대화 루트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경색된 남북 관계를 큰 틀에서 전환시킬 모멘텀은 최고권력자의 결단에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고위급 접촉의 합의 도출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렴청정’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이 같은 ‘톱다운’ 방식의 남북 대화 프로세스가 일회성 성격의 ‘단막극’으로 끝날지, 향후 연속극으로 정례화될지 현 단계에서는 미지수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NSC 사무처 부활 등 조직 자체를 상설화한 만큼 대북 정책과 남북 관계는 NSC가 주도하고 통일부는 실무·보조적 역할로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 부총리급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카운터파트로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부상할 수도 있다. 남북 관계에서 이른바 ‘김양건-원동연’라인 대 청와대 ‘김장수-김규현’ 라인의 대진표가 새로 짜이는 셈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정치 이벤트’ 전락 벗어나려면

    [커버스토리] ‘정치 이벤트’ 전락 벗어나려면

    고령화되는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을 고려하면 이산가족 상봉은 과거보다 우선순위를 높여 적극적으로 추진할 사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상봉 행사는 일회성 정치적 이벤트로 그쳤다는 지적이다. 상봉행사를 정례화시켜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주려면 전면적 생사·주소 확인 작업과 서신교환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간의 탄력적인 상호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9월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157명이 서울과 평양을 한 차례씩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돼 같은 해 8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16차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2009년과 2010년 추석에 두 차례 실시됐다. 14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8차에 걸쳐 남측 1만 1800명(3764가족), 북측 6186명(1890가족)으로 모두 1만 7986명이 가족과 친척들을 만났다. 상봉 인원이 가장 많았던 때는 1776명이 금강산에서 만난 2006년 6월 19~30일의 14차 상봉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남북 당국 간 교류협력이 단절된 현 시점에서 이산가족 상봉만 성사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북측 가족들의 입장을 생각할 때 전면적인 생사·주소 확인 작업과 서신교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사각지대가 있다. 바로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 문제다. 인도주의가 아닌 정치적 문제로 인식돼 공개 이슈로 표면화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방부 전사편찬위원회가 1986년에 내놓은 한국전쟁요약에 따르면 포로 국군 숫자는 8만 2318명이다. 유엔군 집계에는 국군 행방불명자가 8만 8000여명으로 나온다. 전사자로 처리된 군인 가운데에서도 국군포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는 12만명 정도라는 추계도 있다. 이 가운데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국군포로는 7862명 수준이었다. 현재는 북한의 국군포로 가운데 상당수는 사망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생존자도 약 500명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동독에 돈을 주고 정치범을 데려온 옛 서독의 ‘프라이카우프’를 한국에도 도입해 국군포로나 납북자를 송환하자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첫 통일부 업무보고에도 이 같은 과제가 포함됐고,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검토되기도 했지만 가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일부의 올해 업무보고에 프라이카우프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빠진 것도 당장은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장기 과제인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다시 손 내민 北… 이산상봉 14일 분수령

    남북이 14일 오전 10시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재개한다. 북한이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 등 한·미 군사훈련 기간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며 상호 입장 차를 확인했던 12일 접촉이 끝난 지 이틀 만에 남북은 다시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북한이 상봉 행사 등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전달할 수 있어 일주일을 앞둔 상봉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는 13일 북한이 이날 낮 12시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13일 오후 3시 고위급 접촉을 속개하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시간이 촉박해 ‘14일 오전 10시’로 수정 제의했고, 북측이 이를 받아들여 고위급 접촉이 극적으로 이어지게 됐다. 남북 수석대표는 1차 접촉과 동일하게 우리 측은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북측에선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참석한다. 북한이 이번 접촉을 제의하며 ‘속개’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앞선 1차 접촉의 연장선으로 결론을 내지 못한 의제들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는 의사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장소도 앞선 접촉과 동일하다. 정부 당국자는 추가 접촉의 성격에 대해 “2일차 회담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12일 고위급 접촉의 최대 쟁점은 일정이 겹치는 이산가족 상봉(20~25일)과 24일 시작하는 한·미 군사훈련이었다. 정부는 북한이 먼저 다시 만나자고 제의한 만큼 변화된 입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남북 대화의 불씨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예정대로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수능영어 쉽게 출제… 변별력 저하 우려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고 진로탐색과 체험학습을 실시하는 자유학기제가 올해 전체 중학교(3173개교)의 20%인 600개교, 내년에는 절반인 1500개교로 확대되는 데 이어 2016년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또 2015학년도 대입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토익·토플 성적 등 외부 스펙을 자기소개서에 쓰면 서류 전형 점수가 ‘0점’ 처리되고, 사교육 억제를 위해 수능 영어는 지금까지보다 쉽게 출제된다. 교육부는 13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서울예술대학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업무추진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교육부는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논술과 영어 등 사교육 억제를 위한 직접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인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지표에는 논술전형 축소 여부를 반영, 수능 이후 집중되는 논술 사교육을 억제하기로 했다. 또 내년도 대입부터 기존 입학사정관 전형 등을 포괄한 학생부 종합전형 자기소개서에 공인어학성적,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등 각종 경시대회, 영재교육원 이수 여부 등을 쓰지 못하게 했다. 대입 특기자전형에서도 공인어학성적과 외부 수상실적 축소 및 폐지가 2017학년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교육부는 또 2015학년도 수능 영어를 출제할 때 2014학년도 B형보다 난이도를 낮추기로 했다. 학생들이 잘 틀리는 빈칸 추론 채우기 문항수를 7개에서 4개로 줄이고, 출제 범위를 좁히고, 짧아진 지문을 활용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그러나 입시업체들은 “설사 영어 사교육이 줄더라도 수학 등 다른 사교육이 늘 것”이라며 풍선효과를 우려하거나 “시험이 쉬워져도 상대평가로 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영어에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뚝 떨어지게 되는 등 변별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부작용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통일교육 강화를 위해 통일교육 콘텐츠 30종을 새롭게 개발하고 기존 콘텐츠 38종을 수정, 보완해 학교에 보급하기로 했다. 또한 체험 중심 통일·안보 교육 강화를 위해 통일부, 국방부, 보훈처 등과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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