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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장관, 美대사 접견

    통일부 장관, 美대사 접견

    류길재(왼쪽) 통일부 장관이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군인·관료 쇄신 없인 남북·대외관계 대응 골든타임 놓친다”

    “군인·관료 쇄신 없인 남북·대외관계 대응 골든타임 놓친다”

    최근 외교·안보 부처의 엇박자는 남북 관계와 대외 관계가 복잡하게 흘러가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임기 초기에는 원칙과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외교·안보 부처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지만 임기 2년차에 각종 변수에 대응하면서 혼선이 야기된다는 분석이다. 임기 1년차에서 비교적 무난한 평가를 받으며 정치권의 개각 논의에서도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던 이들 외교·안보 부처들은 정책 프로세스의 재점검이나 인적 쇄신이 없다면 또다시 엇박자를 반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기 중반 외교·안보 부문의 혼선은 과거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비핵·개방 3000’과 남북 대화의 투명성을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는 임기 2년차인 2009년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통일선전부 부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며 기존 원칙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임기 2년차에 북핵 문제 접근 방식 등을 놓고 한·미 동맹이 균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실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부처 간 이견이 외부에 노출되며 NSC의 월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임기 2년차인 2004년 논란이 됐던 휴전선 일대의 대북 심리전 장비 철거는 최근 논란이 된 애기봉 등탑 철거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임기 5년 안에 외교·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는 정부의 조급증을 지적하기도 한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임기 중반에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면서 그 이슈에 대응하는 과정이 혼선으로 보이지만 그것 때문에 혼선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이어 “정부로서는 3년차에 성과를 내야 4~5년차에 그 성과를 관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이 때문에 임기 2년차부터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하는데 이것이 혼선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훈 경남대 정치사회학과 교수는 “남북 관계는 특히 역동적이기 때문에 외교·안보 기조의 초점을 ‘현상유지’에만 맞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외교·안보 관료들이 함께 있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군인 출신과 관료가 함께 있는 외교·안보라인의 인적 구성상 잡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현 정부는 외교·안보정책을 수행할 인적 거버넌스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군 출신들이 주도하다 보니 혼선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지나치게 간섭하면 안 된다는 제언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 주적 개념을 유지할지를 놓고 국방부와 통일부 간 논란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주적 개념을 유지하자는 국방부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으로 매끄럽게 해결됐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대통령은 전략을 짜는 자리가 아니라 이처럼 판단하고 결단하는 자리”라면서 “현재는 대통령이 세세한 것에까지 개입하는 형태가 나타나 협상에서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까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외교·안보 정책은 전체적인 지향점은 맞는데 세부적으로 추진할 때 엇박자가 나온다”면서 “관련 부처들이 서로 조율해 통일된 시각을 제시하고 다시 정책을 정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통일부 “고위급접촉 무산” 하루 뒤 정총리 “무산 아니다”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부처들이 소통과 전략이 부족해 생긴 혼선은 남북 관계에서 두드러진다. 통일부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한 후 하루 뒤 열린 지난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완전 무산은 아니고 북한의 태도로 인해 중단된 상태”라고 답해 혼란을 초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같은 취지로 한 말이니 중단과 무산은 다른 의미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총리가 남북 관계 현안에 대해 제대로 이해조차 못 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패로 끝난 지난달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서도 국방부와 통일부는 협상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다 북한의 ‘몽니’에 주도권을 뺏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애초에 회담의 비공개 여부는 남북이 합의한 사항이라며 북한 측의 요구에 의한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북한이 16일 전통문을 기습적으로 공개하며 이를 반박하자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가 비공개로 하자고 했고 북측이 동의했다”고 말을 바꿨다. 통일부도 “북측이 지난 7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명의로 우리 측 김관진 안보실장과의 단독 접촉을 제의했다”고 말했다가 이를 “긴급 단독 접촉은 황병서·김관진 간 접촉이 아니라 전통문 수·발신 명의에 대한 표현이었고 북측은 황병서가 아니라 김영철을 특사로 명시했다”고 정정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같은 혼선은 인사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육군본부는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의 보고를 누락시킨 책임을 물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당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지난 8월 15일 논산 육군훈련소장으로 보직 이동하도록 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다음날 이를 철회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한 사람만 인사 조치하는 것은 표적 인사라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사 번복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압력 때문이었으며 군내 파워게임이 빚어낸 촌극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희호 여사 北주민 접촉 승인… 방북 첫발 떼다

    이희호 여사 北주민 접촉 승인… 방북 첫발 떼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준비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통일부는 6일 “어제 김대중평화센터가 이 여사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냈고 요건에 부합해 신고를 수리했다”며 “방북 신청이 들어온 것은 아니고 향후 협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방북 신청이 접수되면 적절하게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은 북한과 팩스, 서신 교환 등 간접적 방식의 의사 교환을 할 때 통일부로부터 북한 주민 접촉 승인을 받아야 한다. 김대중평화센터는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팩스 교환 방식으로 방북 시기 등을 협의한 뒤 방북 신청을 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통화에서 “승인 뒤 (북한 측과)접촉한 건 사실이지만 아직 진전된 건 없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방북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고 박 대통령은 “언제 한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북측도 지난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화환 전달 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이 여사 방북) 초청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혀 이 여사의 방북 성사 가능성은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북, 李여사 방북 승인에 담긴 메시지 직시하길

    통일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북한 방문을 사실상 승인했다. 이 여사의 방북 준비를 위한 김대중평화센터의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승인함으로써 방북의 길을 연 것이다. 대북 전단을 구실로 북측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제의를 거부하면서 다시 꼬이기 시작한 남북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먼저 이 여사에게 방북을 허용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을 평가한다.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 여사가 방북 승인을 요청하고, 이에 박 대통령이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화답한 뒤로 보수진영 일각에선 이 여사의 방북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북 퍼주기’ 정책의 주역인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이 남북 관계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고, 자칫 북의 대내외 선전전에 말릴 공산이 크다는 게 그 이유다. 심지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맺은 김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밀약’을 이행하기 위한 방북이라는 의혹까지도 나돌고 있다. 그간의 행태를 본다면 북측이 이 여사의 방북을 체제 우위를 주장하는 선전 수단으로 활용할 소지가 큰 게 사실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과 당시의 남북 관계를 부각시키며 박근혜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밀약 이행설’은 실체 자체가 모호한 이상 반박할 여지 자체가 없기도 하다. 그러나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최우선 조건이 정파를 넘어선 초당적 협력이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의연하고 성숙한 대북정책을 펼칠 때 남북 화해의 문이 열린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정부의 이 여사 방북 승인은 마땅하고도 바람직한 조치라 할 것이다. 특히 이 여사의 방북 목적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털모자와 목도리를 선물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현 정부의 ‘인도적 차원의 조건 없는 대북지원’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라고도 할 것이다. 이 여사는 2011년 12월 김 전 국방위원장 사망 때 조문차 방북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만난 바 있다. 방북이 성사되고 김 제1위원장과 회동하게 된다면 이 여사는 자연스레 박 대통령의 대북특사 성격도 지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남북 대화의 재개를 넘어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모쪼록 북한 당국은 정파의 틀을 넘어선 박근혜 정부와 대한민국 사회의 대북협력 의지를 겸허히 받아들여 전향적인 자세로 남북 화해의 길에 들어서길 촉구한다.
  • 통일부 ‘대북 정보’ 핵심 조직 없앤다

    통일부가 다음 달 발표할 조직 개편에서 북한 정보 수집 등을 통한 대북 정세 분석을 담당하는 정세분석국을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정세 분석을 토대로 남북 관계의 방향성과 대응 정책을 판단하는 통일부의 핵심 기능이 약화되면서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의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4일 “통일부 정세분석국 산하 정보관리과를 해체하고 교류협력국 산하에 인도개발협력과, 통일정책실 산하에 통일문화과를 신설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정세지수 관리 및 해외 정보 취합, 탈북자 심층 조사 등을 담당한 정보관리과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 신설된 지 1년 7개월 만에 폐지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은 대북 정보 수집과 분석 역량을 강화해 왔던 기존 통일부의 정책 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통일부는 올 1월 정세분석국의 ‘정세 분석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한 분야별 북한 실상 분석기법 교육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예산 확보 방안을 세우는 등 의욕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2009년 5월 정세분석국 신설 당시 내세운 ‘대북 정보 분석 능력을 강화해 정부의 통일정책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수립한다’는 논리와도 맞지 않는 개편이다. 앞으로 통일부가 정책 부처로서 ‘브레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 집행 부처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새로 신설될 인도개발협력 및 통일문화 부문 조직은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을 집행하는 성격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 대화를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고, 통일준비위원회 출범으로 정책 기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됐던 통일부는 개별 사업 위주의 ‘이벤트’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정보원에 대한 통일부의 대북 정보 종속 구조 역시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 정책 부처의 특성상 북한 정보 수집·분석 기능의 축소는 정책 기능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두 기관의 정보 공유 자체도 원활하지 않은 현실에 비춰 보면 통일부의 대북 대응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측은 “기존 기능이 없어지는 건 아니며 정세분석총괄과에 통폐합될 예정”이라면서 “박 대통령의 정책 구상을 실현하는 조직 재배치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부 “고위급접촉 무산”… 대화 ‘일단멈춤’

    정부가 2일 “2차 고위급 접촉은 사실상 무산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날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성명으로 대북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비판한 데 따른 입장 표명으로, 지난달 4일 북한 고위급 3인방이 방한하며 기대됐던 남북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도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 동안 대북전단과 고위급 접촉을 둘러싼 남북 간 ‘기 싸움’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조평통은 전날 성명에서 ‘위임’에 따른 중대 입장을 천명한다며 “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 살포 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 대화도, 북남 관계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조평통의 최고 수위 입장 표명이고, 특히 ‘위임’이란 표현을 쓴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평통은 “박근혜까지 나서서 인간 쓰레기들의 삐라 살포를 막을 수 없다고 공언하는 데 이르렀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해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이날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하고 국민에 대해 ‘처단’ 운운하는 것은 남북 합의와 국제 규범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동”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민간단체의 자율적 행위는 남북 대화를 문 닫게 하는 빌미가 될 수 없는 것을 북한은 직시해야 한다”며 정부를 거들었다. 정부는 북한의 박 대통령 실명 비판에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 대변인은 “북한이 이렇게 그들의 최고 존엄만을 생각한다면 우리에게도 대통령의 지위랄까 이런 것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변인은 “고위급 접촉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정부는 별도의 대북 조치를 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 브리핑을 통해 2차 고위급 접촉 자체가 무산됐다고 밝힌 것은 처음으로, 북한에 대화 의지가 없음을 이번 조평통 성명을 통해 최종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잠적 이후 최근 공개활동을 재개한 김 제1위원장은 평양 순안국제공항 2청사 마감 공사 현장을 방문해 ‘민족성’을 살리지 못한 시공 방식을 질책하고 재설계를 지시했다고 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말과 인물로 풀어 보는 北 회담 전략

    [서울&평양 리포트] 말과 인물로 풀어 보는 北 회담 전략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말아요.”(박영수) “아니 지금….”(송영대) “송 선생도 아마 살아나기 어려울 거요.”(박영수)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우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송영대) 북한 핵개발 의혹이 증폭되던 1994년 3월 1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특사 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북측 박영수 대표가 남측 송영대 대표(당시 통일원 차관)에게 한 ‘서울 불바다 발언’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막가파식 협상 태도의 전형으로 회자된다. 남북회담 개막 때는 북한이 온유한 태도에서 시작하지만 본격적으로 협상에 돌입하면 ‘타협’이 아닌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다. ●술잔 주고받다 심사 뒤틀리면 박차고 나가 남북한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회담테이블 밑에서 ‘패’를 만지작거리다가 돌아서곤 했다. 지난 4일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등 고위급 3인방의 방한을 계기로 “대통로를 열자”며 술잔을 주고받았지만 결국 한 달도 안 돼 사실상 결렬되다시피 한 2차 고위급 접촉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남북은 1971년부터 현재까지 638회의 크고 작은 회담과 접촉을 실시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심사가 뒤틀릴 때마다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고 남한은 그 뒷모습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북한과 회담을 가장 잘하는 분들이 국회의원들이었다. 의원들이 회담장에서 그냥 자기 얘기만 하니까 북한이 아예 대화를 포기하더라.” 1985년 7월에 열린 남북 의원회담에 배석했던 한 정부 당국자의 말이다. 정부 관료들은 회담장에서 북한에 말꼬투리를 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할 말만 하는 의원들은 그렇지 않더라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북한을 상대로 협상하는 건 어느 국가를 상대하는 것보다 어렵다.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 한마디가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물고 늘어지는 게 북한의 협상 태도이기도 하다. 한 통일부 당국자는 “인권 얘기를 하니까 기다렸다는 듯 국가보안법 자료를 한 무더기 꺼내더니 ‘자, 그럼 보안법 얘기를 해 봅시다’고 하는데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벼랑 끝 전술’은 북한이 협상에서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는 대표적 수법이다. 결론이 삽입된 의제를 제시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위기 조성과 위협을 병행한다. 남북회담에 오랫동안 관여했던 전직 관료는 “북한이 회담장에 나와 회담 주제와 상관없는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운다”며 “우리 측의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하기만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전단 살포 중지 요구와 관련, 정부가 “민간의 자율적인 행위에 대해 정부가 제지할 근거가 없다”고 거듭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이 제안한 고위급 접촉을 전단 살포를 방임했다는 빌미로 무산시킨 것도 북한 특유의 협상 방식으로 풀이된다. 1970~1980년대 남북회담에서는 남북한이 서로에게 재떨이를 던질 만큼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되곤 했다. 최근 회담에서 북한이 실제 위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없지만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하고 회담장을 나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은 지난 7월 인천아시안게임 관련 실무회담에서 우리 측이 대형 인공기 사용 등에 대해 자제를 요구하자 아예 결렬을 선언한 뒤 나갔다. 북한 협상 태도의 특징으로 문화적 측면을 강조하는 시각도 있다. 상대의 예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특유의 자존심과 체면을 건드리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과 회담할 때는 기본적으로 호흡이 필요하고 북측에서 치고 나오려고 할 때 남측도 융통성 있게 비켜 줘야 한다”며 “무조건 훈령에만 기대 회담을 진행하다 보면 어긋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이 마주 앉은 회담테이블 뒤에서 어떤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이 나와야 할 때 훈령이 늦게 도착하면 난감해진다”고 토로했다. ●대남 협상가 대부분 남북 관계만 수십년씩 북한의 또 다른 특징은 대남 협상가 대부분이 베테랑으로 10~20년 이상 남북 관계만 전담한 사람들로 구성돼 전문성이 높다는 점이다. 반면 우리는 매번 협상 대표가 바뀐다. 대표적인 인물이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총책’ 김양건 부장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처형된 장성택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 김정은 체제의 대남사업을 지휘하는 중책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대남 일꾼’인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남북대화의 전면에 등장해 실세임을 과시하고 있다. 원 부부장은 지난 2월 국방위원회 대표단의 단장 자격으로 우리 측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합의하기도 했다.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 겸 통일전선부 부부장도 여전히 건재하다. 그는 지난해 6월 남북 당국회담이 이른바 ‘격’ 논란으로 무산됐을 때 북한이 수석대표로 내세웠던 인물이다. 2011년 10월 조평통 서기국장에 오른 강지영은 김정은 체제 들어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대남 인사로 평가된다. ●장성택과 가까웠던 대남 총괄 김양건 ‘건재’ 남북경협 분야에서는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회장도 있다. 1998년 실체가 외부에 드러난 민경련은 삼천리총회사, 개선총회사 등을 거느린 북한의 대표적인 남북경협 단체다. 방 회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2007년 남북경제협력위원회에 민경협 정책국장 자격으로 수차례 참석했고 서울, 제주도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당국 간 경제회담, 민간 경제협력의 방향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후 실력자로 전해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 남북 간 인도적 사안과 관련된 회담은 한국적십자사와 북한의 조선적십자위원회 창구를 통했다. 최근 들어 인도적 교류가 줄어들었지만 남한과 인도적 사업 문제를 논의할 강수린 조선적십자위원장 역시 대남 라인의 주요 대표선수다. 그는 2013년 초반 장재언 전 조선적십자위원장의 후임으로 적십자회 수장이 됐다. 강수린은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남사업에서 고참급 인물로 1990년 9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 수행원으로 참가했고 2007년 11월에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수행한 인물이다. 지난해 6월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판문점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당시 통일정책실장의 파트너로 등장한 인물은 김성혜 조평통 부장이었다. 그는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보이는 대남 협상 파트에서 ‘홍일점’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미래한국 대표 시절인 2002년 5월 11일 3박 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밀착 수행한 것으로 밝혀져 더 주목을 받았다. 지난 15일 남북 군사회담에 북측 수석대표로 나왔던 김영철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총국장도 2007년 12월 7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모습을 드러냈던 인물로서 북한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된다. 대남 공작의 ‘총책’인 그는 2010년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개성공단 입주 기업 첫 폐업 절차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경영난으로 사실상 첫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통일부 관계자는 30일 “주식회사 아라모드시계가 전날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 해산 신고서를 제출했다”면서 “관리위를 통해 기업 해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앞으로 채권 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저당권을 설정한 이 업체의 설비 등을 처분하고 북한 근로자에게는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 연수를 더한 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폐업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2009년 6월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모피 제조 업체가 철수한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업체가 완전 폐업한 경우는 처음이다. 시계 포장용 케이스와 휴대전화 케이스를 생산하는 아라모드시계는 북한 근로자 100여명을 고용하는 소규모 업체로 그동안 경영난을 겪어왔다. 또 지난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에 따라 정부로부터 남북경제협력보험금 10억원을 받았지만 반납 기한이 1년이 지난 현재 미납한 상황이다. 이번 폐업으로 경영난을 겪는 개성공단 업체 가운데 추가로 청산하는 곳이 발생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영난으로 지난해 받은 경협보험금을 반납하지 않은 업체는 18곳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남북 고위급접촉 무산] 北 최룡해 권력서열 변화 감지

    [남북 고위급접촉 무산] 北 최룡해 권력서열 변화 감지

    북한 최룡해 당 비서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보다 먼저 호명돼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 권력서열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여자 축구경기를 관람한 내용을 전하며 최룡해를 황병서보다 먼저 호명했다. 북한이 공식 행사에서 최룡해를 황병서보다 먼저 호명한 것은 지난 5월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후 처음이다. 중앙통신이 이날 ‘5월1일경기장’ 준공식을 전한 별도의 기사에서 최룡해를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소개하면서 박봉주 내각 총리보다도 앞서 호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룡해가 최근 상무위원에 복귀하면서 그의 권력서열이 황병서보다 앞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 공식 권력기구의 정점에 있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전원회의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중앙위원회 명의로 결정을 내리는 조직이다. 현재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그리고 최 비서 등 세 명뿐이다. 최룡해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호명된 것은 지난 4월 총정치국장 자격으로 참석했던 육·해·공 및 반항공군 장병 예식 행사가 마지막이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최룡해가 황병서보다 먼저 호명된 점은 주목할 만한 사항이지만 최룡해의 위상과 관련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같은 날 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무기한 연기는 현 남조선 당국이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도 다 버린 것”이라면서 “전작권 전환 무기한 연기 책동을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북 고위급접촉 무산] 30일 남북 고위급 접촉 北 ‘딴죽’에 사실상 결렬

    [남북 고위급접촉 무산] 30일 남북 고위급 접촉 北 ‘딴죽’에 사실상 결렬

    북한이 29일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방임하며 2차 고위급 접촉을 무산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우리 측에 보냈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의 인천 방문으로 우리 정부가 제의한 30일 고위급 접촉이 사실상 무산됐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새벽 국방위원회 서기실 명의로 군통신선 채널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우리 측이 관계 개선의 전제와 대화의 전제인 분위기 마련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을 무산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전날 정부가 북측에 ‘30일 고위급 접촉 개최’ 제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이날까지 밝히라고 ‘최후통첩’한 데 따른 답변 성격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에 대해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논평으로 “민간 단체의 전단 살포는 우리 체제 특성상 정부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북측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임 대변인은 “이러한 북한의 태도로 남북이 합의한 데 따라 우리 측이 제의한 30일 고위급 접촉 개최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도 밝혀 ‘30일 접촉 무산’을 기정사실화했다. 당분간 정부는 2차 접촉을 제의하지 않고 북한의 대응을 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 대변인은 “논평으로 우리 입장을 밝힌 만큼 현재 별도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혀 현 단계에서 고위급 접촉 개최를 위한 추가적인 대북 제안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더불어 정부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기존 대북 원칙론 기조를 다시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임 대변인이 이날 “어떤 구체적인 일정이 논의되거나 협의가 되려면 북측에서 일정에 대한 제시나 제안이 와야 한다”고 밝힌 대목은 북한의 전향적인 변화가 없다면 남북관계의 냉각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北, 2차 고위급 접촉 29일까지 입장 밝혀라”

    정부는 북한에 제의한 고위급 접촉 개최 제안에 대해 29일까지 입장을 밝혀 줄 것을 촉구했다. 통일부는 28일 오후 판문점 채널로 보낸 남북 고위급 접촉 우리 측 수석대표 명의의 전통문에서 이 같은 입장을 북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부는 (북한이) 회담 외적인 이유와 조건을 내걸고 고위급 접촉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런 북측의 태도는 남북회담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며 남북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리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를 고위급 접촉과 연계시키면서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싼 최근 논란의 책임이 궁극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것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대북전단 민·민 충돌, 정부 팔짱만 낄 일인가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보수·진보단체 사이에 또 충돌이 벌어졌다. 엊그제 경기도 파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전단 살포를 시도했다. 그러자 진보단체 회원들이 전단과 풍선을 찢고 달걀을 던지며 항의했다. 전방 지역 주민들은 트랙터를 몰고 와 진입로를 막고 살포를 저지했다. 그러나 결국 전단은 어두운 밤 김포에서 살포됐다. 그러는 사이 정부가 한 일이라곤 격렬한 충돌을 막는 것뿐이었다. 사실상 살포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고 수수방관했다. 이런 난리통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전방 지역에서 전단 살포를 놓고 민간단체들의 충돌과 갈등이 주기적으로 빚어지고 있다. 물론 전단을 북으로 날려보내려는 보수단체의 행위에는 이유가 없지 않다. 북한의 3대 세습제를 비판하는 내용 등을 담아 북한 주민들을 각성시키려는 의도를 이해 못 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남북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북한의 총격을 유발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전방 주민들은 이런 일이 있을 때면 북한의 도발이 걱정돼 초긴장 상태에 빠진다. 총격전이라도 벌어지면 농사일 등 생업까지 포기하고 대피해야 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갈 길이 먼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북 전단은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그제 충돌이 벌어지고 있을 때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전단 살포 중단을 촉구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여야 정치권은 전단 살포를 자제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고 민간단체의 자율적인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할 법적 근거와 관련 규정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다만 북한의 대남 위협으로 주민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거나 충돌의 가능성 때문에 과거 경찰이 필요한 조치를 취한 적은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절대 불가침의 영역은 아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게 세계 각국의 굳어진 판례다. 정부는 허위사실 유포를 막는다는 이유로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제재를 하고 있지 않은가. 대북 전단이 북한의 도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 할 명분과 근거는 있는 셈이다. 통일부가 밝힌 대로 과거에 경찰이 살포를 막은 전례도 있다. 명분과 전례가 있다면 그제처럼 민간단체의 충돌을 보고도 마냥 팔짱만 끼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에 앞서서 보수단체들이 먼저 자제해야 한다. 북한 정권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북한을 자극해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행위는 결코 이롭지 않다. 통일을 위한 노력은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야 한다.
  • 대북전단 최악 상황 피했다

    대북전단 최악 상황 피했다

    보수단체의 공개적인 대북 전단 살포 계획은 일단 지역 주민과 진보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위로 돌아갔지만 북한이 노리는 남남 갈등만 증폭시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10일처럼 전단 살포를 놓고 남북한 군 당국이 총격을 주고받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전단’을 둘러싼 우리 사회 갈등이 향후 남북 대화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5일 대북전단날리기국민연합 회원 등 보수단체들이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 주차장에 도착하자 파주 주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차를 가로막고 전단 살포 추진에 격렬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 회원들은 ‘종북좌익 척결’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섰지만 오후 6시까지 이를 날리지 못했다. 결국 김포 야산으로 자리를 옮긴 일부 단체가 어두워진 오후 7시 30분에 전단 2만장을 날려 보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고사총을 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감시 및 대비 태세를 강화했지만 북한은 무력 대응을 하지 않았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은 대남 위협을 수단으로 ‘남남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오는 30일로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한 답변을 미룬 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경찰이 삐라를 저지하지 못할망정 진보단체를 막았다’고 비판해 우리 정부가 직접 이를 막지 않았다는 점을 여전히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헌법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므로 민간 단체의 자율적인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할 법적 근거와 관련 규정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대북 전단 자체를 경찰이 막지 않고 충돌을 막는다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남북 간 2차 고위급 접촉이 성사돼도 전단 살포 문제로 인해 우리 정부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상봉 정례화 논의가 진통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나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지만 이달 내에 순조롭게 성사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면서 “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에 계속 방임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2차 고위급 접촉이 개최돼도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김무성 “공무원연금 개혁, 장관직 거는 결기 보여라”

    [국감 하이라이트] 김무성 “공무원연금 개혁, 장관직 거는 결기 보여라”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의 공무원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새누리당은 정부보전기금 급증에 따른 재정 문제를 부각하며 정부의 강도 높은 개혁 방안을 지지한 반면, 야당은 공무원에 대한 적절한 사기진작 방안의 부재 등을 지적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일반 국민이 볼 땐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계속 보전해 주는 형태가 되고, 또 (보전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니까 문제”라면서 “개혁을 하지 않고는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고 했다. 같은 당 조원진 의원도 “불균형 수급 구조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연금수급자 증가 등으로 국민과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전망이어서 연금제도 개혁을 더는 늦추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가세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은 “그간 공무원연금 개혁론자들이 내세운 ‘국민연금 평균수령액에 비해 공무원이 3배 가까이 많이 받는다’는 주장에 근본적인 함정이 있다”면서 “2010년 공무원연금법을 적용, 9급 공무원퇴직연금을 계산해 보면 20년 가입 기준 72만원에 불과해 더 내려가면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으로부터 공무원 연금개혁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기자들에게 “안행부 장관에게 직을 걸고 하겠다는 결기를 보여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실패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야당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책임을 추궁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비스트 정유공장에 투자해 손실을 본 사실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지경부 장관 취임사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자원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한 당사자”라며 “그런데 지금은 도의적 책임밖에 못 느끼겠다니 국민이 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정조사 필요성까지 주장했다. 최 장관은 “하도 소설을 써제끼니 무엇부터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당시 자원외교 총괄은 국무총리실에서 했고 개인의 방침이 아니라 정부의 주요 국정 목표였다”고 반박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는 세월호 참사 후 제기된 정부의 ‘해양경찰청 폐지’ 방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새누리당은 해경과 소방방재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지만 새정치연합은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새정치연합 박민수 의원은 “선박의 기능 고장과 이로 인한 사고에 대응하고자 해경이 출동한 횟수가 연평균 450건”이라며 “이래도 해경을 해체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선원 4명은 농해수위가 두 번째 발부한 동행명령장 집행에 응하지 않았다. 여야는 외교통일위 통일부 국감에선 민간단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내 혼선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답변 태도를 놓고 한목소리로 비판을 가했다. 경찰이 전단 살포를 막을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류 장관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들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자 여야 모두 일관성 유지를 주문했다. 정세균 새정치연합 의원은 “정부와 경찰이 다른 입장이냐.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43년 만에 ‘애기봉 등탑’ 철거

    군 당국이 경기 김포의 해병 2사단 애기봉 전망대에 설치된 등탑을 43년 만에 철거했다. 남북한은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애기봉 등탑에서 점등행사를 할 것인지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오는 30일로 제의한 2차 남북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일 “국방부 시설단이 지난해 11월 각급 부대의 대형 시설물 안전진단을 한 결과 애기봉 등탑이 D급 판정을 받았다”면서 “철골 구조물의 하중으로 지반이 약화돼 강풍 등 외력에 의해 무너질 위험이 있어 지난주 철거했다”고 밝혔다. 18m 높이의 이 등탑은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의 애기봉(해발 165m) 전망대에 1971년 세워졌다. 북한지역과 불과 3㎞ 떨어져 있어 등탑에 불을 밝히면 개성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애기봉 등탑 점화 행사는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하지만 군은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하자 같은 해 12월 21일 종교단체의 등탑 점등 행사를 다시 허용했다. 군 관계자는 “계획된 일정에 따라 철거했을 뿐 최근의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남북한 간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앞서 지난 21일 일부 보수단체가 계획 중인 대북전단 살포 계획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경찰이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혀 이를 저지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사]

    ■통일부 ◇승진 <부이사관>△남북회담본부 회담지원과장 김충환△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화천분소장 김병대△한반도통일미래센터장 김진구<서기관>△기획조정실 차덕철△통일정책실 권동혁 김창수△정세분석국 이유진 ■안전행정부 △조사담당관 노경달△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파견 성문옥 ■공정거래위원회 ◇고위공무원 파견△국무조정실(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 김준범 ■조달청 △정보기술용역과장 김지욱△조달품질원 품질점검팀장 여인욱△부산지방조달청 자재구매과장 임병철△대구지방조달청장 이석규 ■중소기업청 ◇국장급 승진△창업벤처국장 김문환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감사 김정규 ■한국어도비시스템즈 △대표이사 최승억 ■CJ E&M △방송콘텐츠부문장 이덕재
  • [커버스토리] 하늘로 간 삐라, 위험한 초대장

    [커버스토리] 하늘로 간 삐라, 위험한 초대장

    ‘김정은 세습 타도’, ‘연평도·천안함 복수하자’ 등의 붉은 글씨가 쓰인 12m, 폭 2m가량의 대형 애드벌룬이 대북 전단(삐라)을 싣고 하늘을 나는 모습은 이제 우리 국민에게도 익숙한 장면이다. ‘삐라’는 선동이나 선전 글이 담긴 종이를 뜻하는 전단의 북한말로 알려졌으나 영어 계산서(bill)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설이 있는 등 어원이 불분명하다. 표준말은 아니지만 이제 어린 학생들까지 알 만큼 유명한 단어가 됐다. 일부 대북 보수단체들의 전유물로만 치부됐던 전단 살포는 지난 10일 일촉즉발의 남북 간 사격전으로 확산됐다. 이 정도 상황이면 남북 간 ‘삐라 전쟁’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란 말도 나온다. ●길에서 줍던 삐라의 추억 대부분 기성세대는 ‘삐라’ 하면 학창 시절 길이나 산에서 발견한 ‘수상한 종이’를 파출소나 학교에 신고하고 학용품을 받은 경험을 얘기하곤 한다. 1990년대 중반 우리 교육 당국은 불온전단 수집을 학생 봉사활동 점수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대북 전단을 신고하면 연필이나 노트를 주던 이 같은 모습은 2007년 경찰청이 북한 불온선전물 수거처리 규칙을 폐지함에 따라 사라졌다. 북한도 ‘삐라’가 신고 대상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북한에서는 과거 대북 전단을 손에 집거나 전단과 같이 떨어진 식품을 먹으면 콜레라 같은 전염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함부로 전단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만든 유언비어라는 것이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북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한 탈북 인사는 “방과 후 산에 가서 대북 전단을 주워 분주소(우리의 파출소)에 신고하고 공책이나 지우개 등을 받곤 했다”면서 “북측 주민들은 실제 병에 걸리는 줄 알고 삐라를 삽이나 집게로 집어 봉지에 담아 분주소에 전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1997년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대북 전단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대북 전단과 함께 실려온 식료품이나 약품 등을 장마당(시장)에 팔아넘기는 전문업자들도 생겼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지정학적 특성과 바람 등의 영향으로 황해도 등 서해 해변의 주민들이 대북 전단에 많이 노출되며 일부 전단은 평양 근교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시 강서나 평양시 태평리 등에 살던 탈북자 가운데 대북 전단을 직접 목격한 사례도 있다. 1960년대 함경남도 벽성군에서 살았다는 탈북자 박모(68)씨는 “서해 바다와 멀지 않은 곳인 벽성군은 대북 삐라가 많이 발견되는 곳이었고, 여기서 삐라를 발견하고 신고해도 일부 안전원(경찰)은 귀찮다고 무시하기 일쑤였다”면서 “당시는 북한 경제도 좋았던 시절이라 별 흥미를 못 느꼈다”고 회상했다. 박씨에 따르면 남한에서 보낸 전단 내용 중에는 약국에 가서 자유롭게 약을 사 먹는 모습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약을 자유롭게 사 먹는다’고 자랑하는 문구가 있었다. 박씨는 “당시 무상의료 제도를 실시하던 북한에서는 약을 사 먹는 것은 매우 낙후한 제도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약을 그냥 주는데 아래쪽(남한) 애들은 약을 사 먹는다고 핀잔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 지원… 현재는 개인 후원받아 활동 2000년대 들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남북 화해 국면으로 전환되며 민간 보수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의 주연으로 등장했다. 애초 민간단체들은 헬륨가스를 넣은 고무풍선에 전단을 매달아 북쪽에 보내는 아주 간단한 방식을 썼다. 북한 주민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컸지만 실제 대북 전단이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됐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2005년 7월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개발한 높이 12m의 대형 애드벌룬은 ‘삐라 살포’의 역사를 바꾼 일대 사건으로 평가할 만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100여장도 보내기 어려웠고, 북에 제대로 전달되는지도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대형 풍선을 개발함으로써 민간단체들은 한 번에 수십만장 이상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게 됐다. 당시 대형 애드벌룬으로 대북 전단을 보내고 한 달 뒤인 같은 해 8월 북한이 이를 우리 정부에 항의했다는 사실은 대북 전단이 북측에 뿌려진 게 확실하다는 증거였다. 애드벌룬에 함께 장착된 타이머는 정해진 시간(보통 3시간)에 작동해 풍선이 터지게 했다. 전단은 가볍고 물에 젖지 않는 얇은 폴리비닐로 만들어진다. 이 단장은 “증기기관 발명으로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원자력으로 역사를 바꾼 것처럼 풍선기술 개발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 원성 커져… 남남갈등 야기 대북 전단 단체들을 지원했던 미 민주주의진흥재단(NED) 등은 현재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은 보통 5년 등 정해진 지원 기간이 지나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로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을 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현재 전단 살포 단체들은 개인 후원자나 교회 등에서 자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가 반대 여론에도 공개적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이유도 이목을 끌어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 국정원이 이들 단체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재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북한을 자극하는 단체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남북 관계에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들 단체에 대한 지원을 끊은 것이 결과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전단 살포 행위에 개입할 근거가 없는 역설을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별개로 살포가 이뤄지는 연천 등 접경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안전과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는 점에서 남남 갈등의 주범인 이념의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북한군이 실제 사격으로 전단 살포에 대응하며 공중에 쏜 탄두가 지역민들에게 떨어지면 인명 사고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접경 지역 주민들은 최근 통일부가 입주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통일부는 “정부 차원에서 민간단체의 살포를 제재할 수는 없지만 해당 민간단체에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과거 노무현 정부 등에서는 대북 전단 살포를 막으려다가 보수 진영의 비난과 질타를 받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전단 살포 제지에 나서지 못했었다”면서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상대적으로 여론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북 전단 살포를 제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기습에 뒷북… “2차회담 주도권 뺏겼다” 우려

    북한이 지난 15일 열린 군사당국자 접촉 협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고위급 접촉의 전도가 위태롭다”고 압박을 가하면서 남북한이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힘겨루기에 나선 형국이다. 북한이 천안함 피격 사건 및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결국 오는 30일로 제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이 무산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비밀주의 행보로 일관하다 북한의 기습적 공개에 따라 뒤늦게 시인하는 등 주도권을 뺏기고 스스로 궁지에 몰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에 대한 북측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우리 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귀측에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북측은 입장 변화가 없었고 이에 대해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가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의 전제조건이라는 우리 정부 입장에 반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밤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의 전말을 기습적으로 공개한 것은 남북회담의 진행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2011년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과 가진 남북 비밀접촉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접촉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심지어 남측 대표가 자신들에게 돈 봉투를 내밀었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우리 정부가 이를 부인하자 북한은 녹음기록을 공개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반발 수위를 높여 놓은 상황이라 만약 탈북자 단체들의 삐라 살포 등이 이어진다면 남북 관계가 지난 4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의 방한 이전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은 16일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가 엄한 시선으로 차후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관계 호전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남북한은 회담의 의제와 격을 놓고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은 15일 서해에서 교전수칙을 수정하자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이를 무력화하려 했다. 하지만 회담 상황에 대한 정부의 설명은 석연치 않은 내용이 적지 않았다. 2차 고위급 접촉의 성사를 위해 합의도 안 된 남북 간 회담 내용을 전부 밝히기 어렵다는 설명이지만, 북한의 ‘입’을 통해 회담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현 대북정책의 난맥상과 전략부재를 보여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 사령탑인 청와대 국가안보실(NSC)의 무능과 통일부의 미약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상황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황병서- 김관진 대화 요구했다”… 군사 접촉 진실게임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이 예정된 가운데 앞서 진행된 군사당국자 간 접촉의 ‘회담 주체’가 누구였는지를 놓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둔 ‘탐색전’이 ‘신경전’ 양상으로 번지며 책임 소재를 놓고 향후 논란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는 16일 오전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 교전 직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명의의 전통문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낼 때 ‘긴급 단독 접촉을 갖자’는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전통문에 ‘긴급’, ‘단독’이라는 이례적인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북한이 ‘황병서-김관진’의 직통 라인으로 직접 얼굴을 맞대는 회담을 원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오후 이 같은 우리 측 설명에 대한 반론 성격의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 성사 과정을 밝히는 내용의 ‘공개보도’를 통해 지난 7일 남북 함정 간 상호 총격 직후 김관진 실장에게 ‘각서’를 보내 “이번 사태를 수습할 목적으로 귀하와의 긴급 단독 접촉을 가질 것을 정중히 제의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북측이 8일 오전 1시 23분과 10일 오전 7시 10분에도 각서를 보냈다”며 “남측에서는 10일 오전 8시 25분에 긴급 접촉 요구에 응하겠다는 회답 전문을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정부가 이날 당시 남북 간 협의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은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적절치 않다고 밝히자, 북한이 오히려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북한이 ‘황병서-김관진’의 직접 대화를 요구했다는 것은 NLL에서의 남북 함정 교전을 북측에서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지전 수준의 교전이 자칫 불필요하게 전면전 수준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이 김 실장과 단독 면담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더불어 군사당국자 접촉의 주체와 성격 등을 둘러싼 남북 간 이견이 향후 2차 고위급 접촉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군사 접촉에서 상호 비방·중상 중지나 대북 전단 살포 문제 등의 의제에 대한 남북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지만 탐색전을 한 차례 마무리한 만큼 2차 접촉에서는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 관계를 ‘진행형’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서로가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는 인정하고 같은 점을 추구한다)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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