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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함 납품비리’ 황기철 前해참총장 구속기소

    “참모총장님 동기분 부탁이라니까.” 최신식 구조함인 통영함에 어선에나 쓰는 탐지기 수준의 장비가 탑재된 ‘코미디’는 해군사관학교 출신 고위 장교들의 비뚤어진 전우애와 승진욕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력 강화는 뒷전으로 밀렸다. 9일 검찰에 따르면 통영함 납품 비리 사건은 2009년 1월 당시 정옥근(63·구속기소) 해군 참모총장의 해사 동기(29기)인 로비스트 김모(63·구속기소)씨가 미국 H사의 음파탐지기 납품 로비를 위해 방위사업청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당시 함정사업부장(소장)이던 황기철(58·32기) 전 해군참모총장은 김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해사 1년 후배이자 당시 상륙함사업팀장인 오모(57·구속기소) 전 대령에게 “정 총장님의 동기생인 김 선배가 참여하는 사업이니까 신경 써서 잘 도와줘라. 총장하고 관계가 좋아야 내가 진급할 수 있으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수차례 신신당부했다. 황 전 총장과 오 전 대령은 H사의 음파탐지기가 1970년대 이전에 운용된 ‘싱글빔’ 방식으로 현재는 어선에서나 쓰이는 것을 알고서도 해군이 요구한 성능을 충족하는 것처럼 공문서를 위조했다. 또 2009년 9월 H사가 자료도 제출하지 못해 ‘미충족’ 대상으로 분류돼야 했지만, 황 전 총장은 “총장님 관심 사업이니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게 해 달라”며 해사 후배를 비롯한 방사청 관계자들을 압박하면서 원안 추진을 지시했다. 결국 H사 음파탐지기는 2013년 12월 운용 시험 평가 결과 성능 미달로 뒤늦게 전투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계약이 해지됐다. 38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만 낭비된 셈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황 전 총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오 전 대령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황 전 총장의 금품 수수 여부나 인사상 특혜 여부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환영해요, 두 바퀴

    환영해요, 두 바퀴

    ‘열린 관광지’ 제도가 올해 새로 도입됐다. 장애인이나 노년층,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이 장애물 없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관광환경이 조성된 곳을 이르는 표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6곳을 우선 선정했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교통약자들이 그나마 수월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들이다. 다만 열린 관광지 대부분에서 관광 취약계층 맞춤형 안내판과 점자 브로슈어, 수화안내해설사 등 관광 안내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바꿔 말해 아직까지 이 부분은 불편을 감수하고 가야 한다는 뜻이다. 선정된 곳은 최대 2억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를 토대로 열린 관광지들의 무장애(BF·Barrier Free) 시설이 한결 보강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1 전남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전체적으로 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길에 턱을 없앴다. 특히 갈대밭의 경우 데크로 길을 만들어 휠체어 장애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장애인 화장실이나 주차 편의시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 등도 마련됐다. 주변에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음식점들도 조성돼 있다. 다만 순천만과 더불어 갈대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용산전망대까지의 접근로는 확보되지 않았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작업이 우선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 해마다 800만명 이상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답게 보문단지 내에 장애인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이나 커피숍도 들어섰고, 장애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을 보유한 호텔들도 있다. 다만, 보문단지 안의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전동휠체어도 들어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관람 위주로 진행되는 경주 관광 특성상, 무장애시설이 잘 갖춰진 주변 관광지들과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연계하는 홍보 책자가 있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3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관광지이긴 하나, 다소 낡은 관광지란 인식도 없지 않다. 이를 벗기 위해 수년 전부터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민속촌은 서울 및 수도권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대부분의 지역이 평탄해 휠체어 이동에 어려움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장애인 화장실과 수유실 등은 말끔하게 새 단장했다. 민속촌 내 전통 카페와 음식점 등의 출입구에 높낮이 차가 없어 휠체어 진입이 가능하다. 다만 주 출입구의 경사로와 매표소 창구의 단차 등은 개선작업이 필요하다. 4 대구 중구 근대골목 대구의 근대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이다. 골목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역사문화 자산을 가꾸고 스토리를 입히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2012년 한국관광의 별’(장애 없는 분야),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등에 선정되는 등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특히 근대골목투어 5개 코스 가운데 제2코스(계산성당~대구화교소학교)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면서도 평탄한 길로 이루어져 있어 휠체어 이동이 용이하다. 코스 중 이상화 고택에는 휠체어가 고택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리프트까지 설치했다. 골목 주변의 엘디스리젠트호텔은 장애인 이용가능 객실 수준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휠체어 출입이 용이한 음식점들도 꽤 많은 편이다. 5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기차를 테마로 꾸민 공원이다. 장미공원 산책로와 곤충생태원, 레일바이크 등 체험시설도 갖춰져 있다. 공원 내 주요 동선에 높낮이 차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휠체어나 유모차의 이동 허용범위 내에 있다. 다만 곡성~가정역 구간을 오가는 증기기관차는 섬진강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기차마을의 메인 코스인데 현재는 휠체어 승차가 어렵다. 조만간 증기기차와 레일바이크 등에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보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가정역에서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흔들다리에도 경사로가 설치된다. 6 경남 통영 케이블카 통영 케이블카는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륵산 8부 능선쯤에 세워져 있다. 2013년 기준 약 13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다. 인근에 달아공원, 전혁림 미술관 등 관광 인프라도 풍성하다. 통영 케이블카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휠체어 장애인들도 별 어려움 없이 빼어난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다. 그 덕에 ‘2012 한국관광기네스’, ‘2014 한국관광의 별’(장애물 없는 관광자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케이블카 지역 내에 휠체어 장애인 혼자서도 출입할 수 있는 음식점도 마련됐다. 다만, 장애인 화장실과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접근로는 개선이 필요하다.
  • 軍, 내주 장성급 인사… 합참의장 교체 없을 듯

    정부가 다음주에 군 장성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국방부가 다음주에 정례적인 상반기 장성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4성 장군(대장) 인사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각 군 인사위원회로부터 인사안을 보고받았고 청와대는 검증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장성 인사에서는 육군 3명, 해군 2명, 해병대 1명, 공군 2명 등 8명이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통영함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황기철 전 참모총장의 후임으로 정호섭 중장(해사 34기)이 지난달 대장으로 승진 임명되면서 참모차장 자리가 비어 있다. 정 총장의 한 기수 선배인 구옥회 해군사관학교장(중장·해사 33기)도 전역을 앞두고 있다. 해군 출신인 최윤희 합참의장(대장·해사 31기)이 교체되고 4성 장군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번 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으로 육군참모총장이 갑작스레 교체됐고, 김요환 현 참모총장(육사 34기)이 취임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 취임한 지 1년 6개월된 이영주 해병대사령관(중장·해사 35기)은 해병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조기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귀향(김기정 지음, 기린원 펴냄) 통영 출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펴낸 두 번째 시집.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시인은 “나이가 들며 고향 생각이 더 간절하다. 섬들이 곳곳에 적절하게 박혀 있는 고향 바다는 머리 풀어헤치고 다가오는 한 폭의 그림이다. 그 억세고도 여린 감정들과 재회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2003년 계간 ‘시와 현장’ 신인상을 받았다. 그해 첫 시집 ‘꿈꾸는 평화’를 냈다. 98쪽. 1만원. 교실-소리 질러(장인수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시인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느낀 교육 현장을 시로 담아냈다. 애정, 열망, 통증, 회한이 뒤섞인 교육 현장의 생생한 육성의 기록이다. 2003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124쪽. 1만원. 맨밥(이복구 지음, 문학수첩 펴냄) ‘불구경’ 이후 22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 과거의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죽음을 향해 치달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고독,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 등을 다룬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렸다. 197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불구경’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312쪽. 1만 2000원.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열린책들 펴냄) 독일 베스트셀러 작가의 장편소설. 신은 존재하는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 자못 심각한 주제를 유머러스하고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로 그려냈다. 320쪽. 1만 2800원.
  •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오늘부터 유상급식… ‘가난 증명’ 현실화 되나 ‘우려’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오늘부터 유상급식… ‘가난 증명’ 현실화 되나 ‘우려’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가난 증명’ 현실화 되나 ‘우려’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으로 1일부터 경남 각급 학교 무상급식이 유상급식으로 전환됐다. 초·중·고교는 지난달 중순 학교급식 유상전환 안내문과 4월분 급식비 내역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이 유상급식을 먹게 된다. 그동안 무상급식 혜택을 받았던 756개 학교(전체 학교 990개) 28만 5000여명 중 21만 8000여명의 학생이 급식비를 내고 점심을 먹어야 한다. 10개 군 단위 지역 전체 학교, 8개 시 단위 지역 초등학교와 읍·면 지역 중·고등학교가 대상이다. 6만 6000여명의 저소득층 자녀와 특수학교 학생은 그대로 무상급식 혜택이 유지된다. 도내 전체 학생 44만 7000명의 14.9%를 뺀 나머지는 돈을 내고 밥을 먹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날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더라도 급식비는 매달 중순 전후에 징수하기 때문에 4월 초순에는 일단 대부분 학생이 종전대로 급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유상급식 전환 대상 학생 가운데 가정 사정상 급식비를 못 내거나 경제적인 형편은 되더라도 학부모가 급식을 거부하는 경우 등 경우가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급식비를 내고 밥을 먹는 학생과 무상급식이 유지되는 학생들이 구분돼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로 ‘가난 증명’이 현실화될지도 우려된다. 급식비를 당장 내지 않지만, 유상급식 전환에 따라 일부 학교에선 첫날부터 급식 혼란이 현실화됐다. 진주 지수초등학교와 지수중학교 학부모들은 운동장에 솥단지를 놓고 직접 밥을 지어 급식하기로 했다. 지수초·중학교에는 70여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지역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도시락을 싸거나 점심을 집에서 먹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직접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또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표시로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학부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도내 곳곳에서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반발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된데 따른 참담함을 호소하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뜻을 밝힌다. 박 교육감은 유상급식으로 전환된 것은 경남도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임을 재차 강조하고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소속 교사들도 ‘무상급식을 촉구하는 경남 교사 선언’을 하고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규탄했다. 교사 선언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활용한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철회 요구와 학교급식법 개정운동을 펼치는 한편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한 끼 단식’도 벌인다. 도내 전역 각급 학교에서 교사 수백 명이 점심때에 무상급식 복원을 염원하는 문구를 작성해 빈 식판에 올려놓고 단식을 벌일 계획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도 각각 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도지사를 규탄하고 항의서한도 전달할 계획이다. 경남지방자치센터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마창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미국에서 평일 골프를 친 것과 관련, 국민감사청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밖에 하동과 함안, 통영, 밀양, 거제 등지의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무상급식 재개 촉구 선전전을 벌이고 학부모단체들이 도내 100여 개 초·중·고교 앞에서 무상급식 재개와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반대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인다. 한편 이날 무상급식의 유상 전환에 대해 경남도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경남도는 올해 예정됐던 무상급식 지원 예산 257억원으로 연간 50만원 안팎의 교육복지 카드로 EBS 교재비 및 수강료, 온라인 수강권 혜택을 받게 하는 등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18개 시·군도 대부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도는 지난 16일부터 315개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이 사업의 신청을 받기 시작해 지난달 30일 현재 3만 2000여 명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자체 지원분 무상급식 예산 감사를 경남도교육청이 거부하자 지난해 11월 “감사 없는 예산은 없다”며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4년간 3040억원의 막대한 도민 세금을 지원받고도 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도민과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경남도와 홍 지사 입장이다. 이와 관련 홍 지사는 “무차별적인 무상 급식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간 빈부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면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서민 자녀에게 좀 더 많은,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해 신분을 상승하고 부자가 될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 무상급식 중단 “학부모가 직접 솥단지로 급식하기도” 무슨 일인가 봤더니

    경남 무상급식 중단 “학부모가 직접 솥단지로 급식하기도” 무슨 일인가 봤더니

    무상급식 중단 경남 무상급식 중단 “학부모가 직접 솥단지로 급식하기도” 무슨 일인가 봤더니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으로 1일부터 경남 각급 학교 무상급식이 유상급식으로 전환됐다. 초·중·고교는 지난달 중순 학교급식 유상전환 안내문과 4월분 급식비 내역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이 유상급식을 먹게 된다. 그동안 무상급식 혜택을 받았던 756개 학교(전체 학교 990개) 28만 5000여명 중 21만 8000여명의 학생이 급식비를 내고 점심을 먹어야 한다. 10개 군 단위 지역 전체 학교, 8개 시 단위 지역 초등학교와 읍·면 지역 중·고등학교가 대상이다. 6만 6000여명의 저소득층 자녀와 특수학교 학생은 그대로 무상급식 혜택이 유지된다. 도내 전체 학생 44만 7000명의 14.9%를 뺀 나머지는 돈을 내고 밥을 먹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날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더라도 급식비는 매달 중순 전후에 징수하기 때문에 4월 초순에는 일단 대부분 학생이 종전대로 급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유상급식 전환 대상 학생 가운데 가정 사정상 급식비를 못 내거나 경제적인 형편은 되더라도 학부모가 급식을 거부하는 경우 등 경우가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급식비를 내고 밥을 먹는 학생과 무상급식이 유지되는 학생들이 구분돼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로 ‘가난 증명’이 현실화될지도 우려된다. 급식비를 당장 내지 않지만, 유상급식 전환에 따라 일부 학교에선 첫날부터 급식 혼란이 현실화됐다. 진주 지수초등학교와 지수중학교 학부모들은 운동장에 솥단지를 놓고 직접 밥을 지어 급식하기로 했다. 지수초·중학교에는 70여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지역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도시락을 싸거나 점심을 집에서 먹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직접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또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표시로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학부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도내 곳곳에서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반발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된데 따른 참담함을 호소하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뜻을 밝힌다. 박 교육감은 유상급식으로 전환된 것은 경남도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임을 재차 강조하고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소속 교사들도 ‘무상급식을 촉구하는 경남 교사 선언’을 하고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규탄했다. 교사 선언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활용한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철회 요구와 학교급식법 개정운동을 펼치는 한편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한 끼 단식’도 벌인다. 도내 전역 각급 학교에서 교사 수백 명이 점심때에 무상급식 복원을 염원하는 문구를 작성해 빈 식판에 올려놓고 단식을 벌일 계획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도 각각 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도지사를 규탄하고 항의서한도 전달할 계획이다. 경남지방자치센터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마창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미국에서 평일 골프를 친 것과 관련, 국민감사청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밖에 하동과 함안, 통영, 밀양, 거제 등지의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무상급식 재개 촉구 선전전을 벌이고 학부모단체들이 도내 100여 개 초·중·고교 앞에서 무상급식 재개와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반대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인다. 한편 이날 무상급식의 유상 전환에 대해 경남도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경남도는 올해 예정됐던 무상급식 지원 예산 257억원으로 연간 50만원 안팎의 교육복지 카드로 EBS 교재비 및 수강료, 온라인 수강권 혜택을 받게 하는 등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18개 시·군도 대부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도는 지난 16일부터 315개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이 사업의 신청을 받기 시작해 지난달 30일 현재 3만 2000여 명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자체 지원분 무상급식 예산 감사를 경남도교육청이 거부하자 지난해 11월 “감사 없는 예산은 없다”며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4년간 3040억원의 막대한 도민 세금을 지원받고도 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도민과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경남도와 홍 지사 입장이다. 이와 관련 홍 지사는 “무차별적인 무상 급식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간 빈부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면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서민 자녀에게 좀 더 많은,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해 신분을 상승하고 부자가 될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책없는 통일… 눈치보는 외교… 군기빠진 국방

    대책없는 통일… 눈치보는 외교… 군기빠진 국방

    박근혜 정부 외교·통일·안보 정책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선뜻 그렇다고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국민이 북한에 억류됐는데도 이들을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오게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외교 역시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만의 독자적 외교역량 발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방분야는 참혹하다. 방산비리로 별들이 우수수 쇠고랑을 차는가 하면 북한이 이를 조롱하는 치욕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6일 평양에서 우리 국민인 김국기, 최춘길씨를 간첩혐의로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목회자로 알려졌다. 앞서 2013년 10월에는 우리 국민인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 3명이나 되는 자국민이 북한에 억류됐지만 정부가 이들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당장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30일 “현재로서는 미국과 같은 특사를 활용해 억류된 우리 국민을 석방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2009년 9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북한에 보내 여기자 2명을 귀환시키고 2010년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을 위해 평양행을 선택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남북대화 재개 시 의제로 올리겠다는 안이한 인식을 정부가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31일 “북에 억류된 국민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된다면 석방과 송환을 의제로 올려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또 국제기구를 통한 송환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안은 결여된 상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억류된 국민에 대해 이렇다 할 보호조치가 없다”며 “이들을 석방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외교 역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정부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놓고 미국의 눈치를 보고 시기를 저울질하다 가입해 놓고도 정작 이를 ‘최적의 적절한 시점’에 가입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이 잇따라 AIIB 가입을 선언해 효과를 극대화한 반면 한국은 몸값을 높이는 데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와 브라질, 러시아 등이 잇따라 AIIB에 가입해 AIIB 내 한국 지분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런데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19세기적 사고방식에 젖어 고래싸움의 새우나 샌드위치 신세인 것처럼 표현한다”며 강변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은 팀워크 부재로 이어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중국을 향해 “주변국이 우리의 국방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발언을 내놨다. 지나치게 강한 메시지가 나가면서 외교적 파장이 일자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를 진화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일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 문제를 놓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기 전에 메시지가 나가면서 혼선을 빚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방 분야는 한숨이 나온다. 통영함 사건을 계기로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이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예비역 장성 8명이 구속 혹은 불구속 기소됐다. 떨어진 별만 21개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은 2008년 STX그룹이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을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주는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가 쇠고랑을 찼다. 천모 예비역 공군 중장은 항공기 부품 수입판매업체 부회장으로 취업해 전투기의 고가 부품을 교체·정비한 것처럼 꾸며 240억여원을 가로챘다. 지난 1월에는 육군 11사단 예하 여단장(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성군기 위반도 계속됐다. 방산비리에다 끊임없이 성추문이 이어지는데도 인사철을 앞두고 일부 장성의 성추행 의혹이 담긴 투서와 함께 관련업체로부터 상품권을 받았다는 루머가 난무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이 우리 군을 조롱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군 상층부 것들이 막대한 돈을 받아먹고 불량 군수품을 사들이도록 한 결과 괴뢰 군부대들에서 전투 기술기재 등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거나…”라고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경남 무상급식 중단 “학부모가 직접 솥단지로 급식하기도”

    경남 무상급식 중단 “학부모가 직접 솥단지로 급식하기도”

    무상급식 중단 경남 무상급식 중단 “학부모가 직접 솥단지로 급식하기도”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으로 1일부터 경남 각급 학교 무상급식이 유상급식으로 전환됐다. 초·중·고교는 지난달 중순 학교급식 유상전환 안내문과 4월분 급식비 내역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이 유상급식을 먹게 된다. 그동안 무상급식 혜택을 받았던 756개 학교(전체 학교 990개) 28만 5000여명 중 21만 8000여명의 학생이 급식비를 내고 점심을 먹어야 한다. 10개 군 단위 지역 전체 학교, 8개 시 단위 지역 초등학교와 읍·면 지역 중·고등학교가 대상이다. 6만 6000여명의 저소득층 자녀와 특수학교 학생은 그대로 무상급식 혜택이 유지된다. 도내 전체 학생 44만 7000명의 14.9%를 뺀 나머지는 돈을 내고 밥을 먹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날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더라도 급식비는 매달 중순 전후에 징수하기 때문에 4월 초순에는 일단 대부분 학생이 종전대로 급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유상급식 전환 대상 학생 가운데 가정 사정상 급식비를 못 내거나 경제적인 형편은 되더라도 학부모가 급식을 거부하는 경우 등 경우가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급식비를 내고 밥을 먹는 학생과 무상급식이 유지되는 학생들이 구분돼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로 ‘가난 증명’이 현실화될지도 우려된다. 급식비를 당장 내지 않지만, 유상급식 전환에 따라 일부 학교에선 첫날부터 급식 혼란이 현실화됐다. 진주 지수초등학교와 지수중학교 학부모들은 운동장에 솥단지를 걸어 놓고 직접 밥을 지어 급식하기로 했다. 지수초·중학교에는 70여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지역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도시락을 싸거나 점심을 집에서 먹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직접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또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표시로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학부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도내 곳곳에서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반발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된데 따른 참담함을 호소하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뜻을 밝힌다. 박 교육감은 유상급식으로 전환된 것은 경남도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임을 재차 강조하고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소속 교사들도 ‘무상급식을 촉구하는 경남 교사 선언’을 하고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규탄했다. 교사 선언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활용한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철회 요구와 학교급식법 개정운동을 펼치는 한편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한 끼 단식’도 벌인다. 도내 전역 각급 학교에서 교사 수백 명이 점심때에 무상급식 복원을 염원하는 문구를 작성해 빈 식판에 올려놓고 단식을 벌일 계획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도 각각 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도지사를 규탄하고 항의서한도 전달할 계획이다. 경남지방자치센터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마창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미국에서 평일 골프를 친 것과 관련, 국민감사청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밖에 하동과 함안, 통영, 밀양, 거제 등지의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무상급식 재개 촉구 선전전을 벌이고 학부모단체들이 도내 100여 개 초·중·고교 앞에서 무상급식 재개와 서민자녀 교육지원조례 반대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인다. 한편 이날 무상급식의 유상 전환에 대해 경남도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경남도는 올해 예정됐던 무상급식 지원 예산 257억원으로 연간 50만원 안팎의 교육복지 카드로 EBS 교재비 및 수강료, 온라인 수강권 혜택을 받게 하는 등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18개 시·군도 대부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도는 지난 16일부터 315개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이 사업의 신청을 받기 시작해 지난달 30일 현재 3만 2000여 명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자체 지원분 무상급식 예산 감사를 경남도교육청이 거부하자 지난해 11월 “감사 없는 예산은 없다”며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4년간 3040억원의 막대한 도민 세금을 지원받고도 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도민과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경남도와 홍 지사 입장이다. 이와 관련 홍 지사는 “무차별적인 무상 급식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간 빈부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면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서민 자녀에게 좀 더 많은,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해 신분을 상승하고 부자가 될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이상·통영·지역민 없는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통영·지역민 없는 통영국제음악제

    지난 27일 오후 7시 30분 개막 공연이 열린 경남 통영시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 허허벌판과 바다에서 몰려오는 바람이 찼다. ‘음악 축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음악당 일대는 썰렁했다. 인근에서 들려오는 노동가요가 적막을 깨며 울려 퍼졌다. 통영 시내에서 만난 한 중년 남자는 혀를 끌끌 찬다. 그는 “통영국제음악제엔 윤이상도, 통영도, 지역민도 없다. 공감 없는 서양 음악만이 나열될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날 개막 공연은 1876년 창단된 바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공연 시간이 지나도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통영에서 횟집을 하는 이모씨는 “지역 상인들은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흥행 여부를 판단한다”며 “음악제 개막일인데도 식당에 사람들이 없다”고 했다. 실제 주변 식당들은 대부분 일찍 문을 닫았거나 손님이 없었다. 올해는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1917~1995)이 타계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음악제 주제도 윤이상의 음악적 여정을 돌아본다는 뜻에서 ‘여정’(Voyages)으로 정했다. 그러나 음악제의 뿌리인 윤이상과 통영의 색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음악제를 보러 서울에서 왔다는 서모(41)씨는 “통영음악제에서만 접할 수 있는 특색 있는 공연은 없었다”며 “다른 클래식 공연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대구에서 관광차 왔다 음악당을 찾은 박모(61)씨는 “음악제는 말 그대로 축제인데 시민들과 함께하는 공연이나 행사가 전무해 놀랐다”며 “공연 수도 적고 누구나 함께 즐길만한 다채로운 행사도 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일부러 제주도에서 왔다는 김모(52)씨는 “통영음악제가 나와 같은 일부 음악 애호가들에게만 다가가는 ‘그들만의 축제’여선 안 된다”며 “음악적 장르와 형태를 뛰어넘어 모든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신 인근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굴 축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몰려드는 차량들을 도로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해병대 전우들이 정리하고 있었다.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2015 통영국제음악제’의 현주소다. 통영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경남 새달부터 ‘유상’ 급식…학생 1인당 4만~6만원 부담

    급식비 지원 중단에 따라 경남도의 초·중·고교 학부모들은 다음달부터 자녀의 급식비를 지불해야 한다. 학생 1인당 평균 4만~6만원 정도지만 자녀가 많을 경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경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482억원의 예산으로 저소득층 자녀, 특수교육대상자 등 6만 6451명에게는 종전처럼 무상급식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경남도가 지원할 예정이었던 642억 5000여만원의 급식비 예산이 중단돼 일반 학생 21만 8638명에게 쓸 수 있는 돈은 이달 말이면 바닥난다. 그렇다고 당장 일선 학교별로 급식이 중단돼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급식에 동원된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니다. 종전처럼 학교에서의 급식은 계속되지만 이에 필요한 비용을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한다. 도 교육청은 이미 “4월부터 학부모들에게 급식비를 받아야 한다”고 예고했다. 학부모들이 내야 할 평균 월급식비는 초등학교 4만 5188원, 중학교 5만 1490원, 고등학교는 6만 2718원이다. 일년간 초등학교는 45만여원, 고등학교는 62만여원 정도로 서민 가계에 만만찮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남여 1002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49%가 잘한 일이라고, 39%는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주민은 찬성 43%, 반대 41%로 오차 범위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반면 비슷한 시기인 지난 14~15일 경남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59.7%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급식비 지원을 요구하며 자녀 등교를 거부하는 등 반발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전교생 39명인 하동군 쌍백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함양·하동·함안군 등의 학부모들은 급식비 납부 거부와 집에서 학생 점심 먹이기, 도시락 싸 보내기 등의 행동을 논의하고 있다. 양산·통영시 학부모들은 사회관계망(SNS) 가입을 통해 모임을 결성하고 급식비 지원 중단 규탄 1인 시위와 촛불집회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고 서민자녀교육비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은 한국의 진보좌파들에 의해 선동된 무책임한 무상정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 국가 미래를 바로잡고자 하는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정책이 계속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오세훈 전 서울시장처럼 부메랑이 돼 돌아올지 4월 경남 학무모들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섬 생태계 파괴 방목 염소 포획

    섬 생태계 파괴 방목 염소 포획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무인도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염소’에 대해 대규모 포획 작전에 나선다. 29일 공단에 따르면 다도해 해상과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 17개 섬에 서식하는 염소는 775마리로 추정된다. 우선 다음달 말까지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염소 포획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140여마리가 살고 있는 경남 통영시 대매물도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작전을 벌인다. 염소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그물과 로프 등을 이용한 ‘몰이’로 포획을 실시하고, 잡은 염소는 재방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원주인에게 인계한다. 주인이 없으면 매각해 마을 지원금으로 나눠 주거나 마을에 기증하기도 한다. 공단 관계자는 “그물을 설치하고 인력을 투입해 염소를 유인해 잡는데, 섬에 절벽 등이 많고 급경사 지형이다 보니 포획하는 게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염소는 도서 지역 주민이 농가소득 증대 등의 이유로 키우기 시작했지만 수용 한계를 뛰어넘어 크게 늘었다. 섬 지역에서는 염소를 무단 방목하는데, 천적이 없어 급속히 증가하는 데다 풀·나무껍질·뿌리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생태계의 심각한 훼손을 야기하고 있다. 매물도에서는 후박나무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됐다. 더욱이 분뇨에 따른 분변성 병원균의 전염 위험이 있고 수질오염과 토양오염, 메탄 및 암모니아 가스로 인한 2차적 생태 교란을 일으킨다. 포획이 마무리된 섬에는 자생식물을 심는 등 생태계 복원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공단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상 국립공원 주변 섬에서 2612마리의 염소를 생포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누구와 함께라도 좋을 ‘장인을 찾아서… ’

    누구와 함께라도 좋을 ‘장인을 찾아서… ’

    나라 안에는 독특한 기술을 가진 장인들이 많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떡과 차를 만드는 일에서부터 나전칠기나 전통 신을 제작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제각기 일가를 이루고 있다. 새봄, 장인을 찾아가는 여정은 어떨까.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테마 여행이다.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약떡-전남 진도 거친 울돌목 위 진도대교를 건너면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약떡 ‘복령조화고’를 만드는 명인이 있다. 식품명인(53호)으로 지정된 김영숙 명인이다. 그가 쓰는 재료가 특이하다. 죽은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복령은 이뇨, 강장, 진정에 효능이 있는 버섯인데, 이 복령을 넣어 만든 복령조화고로 떡을 만든다. 복령조화고는 소화력이 약해진 환자나 노인,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진도의 봄은 꽃게가 책임진다. 해마다 4월부터 5월 말이면 꽃게 집산지인 서망항이 시끌시끌하다. 들꽃과 해안 절벽이 기막히게 어우러지는 접도 웰빙 등산로는 오붓하게 걷기 좋다. 급치산전망대, 세방낙조전망대, 진도개테마파크, 운림산방 등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하기 좋다.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0-3033. 다향 가득한 지리산-경남 하동 차 맛을 위해 평생을 바친 제다 명인이 하동 화개에 있다. 화개제다는 홍소술 명인이 운영하는 다원이다. 화개동 일대의 수많은 야생차 밭 가운데 이름이 높다. 쌍계제다는 다양한 전통차로 하동 야생차의 명성을 전국에 알린 김동곤 명인이 운영하는 다원이다. 두 곳 모두 명인이 만든 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시음장을 운영한다. 하동 차문화센터에서는 하동 야생차의 역사와 차 문화에 대해 전시하고 차 덖기, 떡차 만들기, 다례 배우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년 5월 말쯤에는 하동 야생차문화축제도 열린다. 초의 선사가 머물며 ‘동다송’을 지은 칠불사와 차 시배지, 백련리도요지도 함께 둘러보고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의 야생차 구간을 걸으면 봄날을 만끽할 수 있다.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7. 국보급 건축물들을 만나다-충남 예산 나무를 다루는 목수는 궁궐, 사찰, 주택 같은 건축물을 짓는 대목장과 가구나 공예품을 만드는 소목장으로 나뉜다. 대목장은 설계부터 완성까지 건축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전흥수(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은 올해 78세로, 18세에 목공에 입문해 전통 건축의 맥을 잇는 데 평생을 바쳤다. 1998년에는 전 재산을 들여 고향인 충남 예산에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지었다. 국보 1호 숭례문을 비롯해 법주사 팔상전,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개암사 대웅전 등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의 축소 모형을 실제 건축 기법대로 손수 제작해 전시했다. 수덕사와 추사 고택,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대흥면, 장터국밥으로 유명한 예산 오일장, 덕산온천 등을 연계해 여행할 수 있다. 예산군청 녹색관광과 (041)339-7312.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나주반-전남 나주 나주반은 전남 나주에서 만드는 소반이다. 간단한 운각, 둥글면서 날렵한 다리 선, 화려하지 않은 가락지(다리와 다리를 연결하는 가로 부재) 등 간결한 아름다움과 결구의 짜 맞춤으로 완성된 견고함이 특징이다. 상판 가장자리를 따라 아교를 칠하고, 홈을 판 변죽(상 가장자리)을 둘러서 끼워 맞추는 변죽기법은 해주반이나 통영반과 차별되는 독특한 기법이다. 광복 후 사라질 뻔한 나주반의 맥을 김춘식(중요무형문화재 99호) 소반장이 잇고 있다. 나주반전수교육관에서는 일반인 가족을 대상으로 소반 체험을 운영한다. 체험은 주중(월·수·목·금요일)은 오전과 오후, 화·토요일은 오후에 진행된다.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하며, 체험 시간은 3시간이다. 나주반전수교육관 (061)332-2684. 빛과 향이 어린 나전칠기-강원 원주 나전칠기의 주요 소재는 나전과 칠기다. 이 가운데 옻칠에 해당하는 칠기의 고장이 원주다. 옻칠 재료는 우리나라에서 원주를 으뜸으로 친다. 나전장 고(故) 일사 김봉룡이 원주로 작업장을 옮긴 이유도 좋은 옻 때문이다. 지금은 그의 제자 이형만이 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장의 대를 잇고 있다. 이형만 나전장은 김봉룡 장인에게 나전을 배웠고, 제대 후 스승에게 인사 차 들렀다가 원주에 뿌리를 내렸다. 나전칠기는 기법에 따라 줄음질과 끊음질로 나뉜다. 이형만 장인은 줄음질로 만든다. 원주는 이들 나전장을 중심으로 옻칠공예의 본산으로 성장하고 있다. 원주옻문화센터, 원주역사박물관, 옻칠기공예관 등에서 장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옻칠과 나전칠기 체험도 가능하다. 원주옻문화센터 (033)745-0160. 전통신 신고 항도를 걸어볼까-부산 감천마을 화혜장 감천문화마을에는 안해표(무형문화재 제17호) 화혜장이 운영하는 전통신전수관이 있다. 화혜장은 왕가나 양반층이 주로 신던 전통 가죽신(화혜)을 만드는 장인이다. 다양한 천연 소재를 이용해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단아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신이 만들어진다. 전통신전수관에선 3대에 이르는 세월 동안 전통을 고집하며 오직 손으로 만든 화혜의 아름다움과 장인의 삶을 만나 볼 수 있다. 영도구의 절영해안산책로와 남구의 이기대해안산책로는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가볍게 걸어 볼 수 있는 길이다. 절영해안산책로에는 영화 ‘변호인’, 이기대해안산책로에는 영화 ‘해운대’ 촬영지도 있다. 절영해안산책로 가는 길에 부산삼진어묵체험역사관에서 어묵도 맛보고, 역사도 되새겨 보는 게 좋겠다. 전통신전수관 (051)292-2224.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한·미 동맹 바탕으로 다신 천안함 비극 없어야”

    “한·미 동맹 바탕으로 다신 천안함 비극 없어야”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천안함 피격 5주기를 맞아 “정부는 국가 방위역량을 더욱 확충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전쟁 억지력을 확보해 다시는 천안함 피격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천안함 용사들의 영령 앞에 너무도 부끄럽고 통탄스러운 통영함 비리 같은 방위사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매국행위가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05년 전 오늘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는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대업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을 옥중 유묵으로 남기셨다”며 “통일이 내일 당장 오지는 않더라도 미래에 반드시 이뤄질 것임을 믿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도 이제 무모한 도발을 포기하기 바라고,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고립과 정체를 버리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올 때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은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등 미국 군 고위급 인사가 잇따라 방한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과 승조원, 김무성 새누리당·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와 정부부처 장관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공식 추도식 행사는 5주기까지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에 따라 정부가 주관하는 마지막 천안함 추모행사다. 국가보훈처는 내년부터 가칭 ‘서해 수호의 날’ 또는 ‘국가안보의 날’을 제정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제2연평해전 추모 행사를 통합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2010년 4월 29일 천안함 용사 영결식과 1, 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13년 3주기 행사에도 참석했다. 지난해 4주기 추모식은 유럽 순방 일정 등과 겹쳐 불참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잇단 부패·성추문… 침통한 해군

    남북한은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서해에서 꾸준히 전력 증강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서해 수호의 주역인 우리 해군은 천안함 5주기인 26일을 앞두고 전직 참모총장 2명이 구속되는 등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24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서해에 200t급 신형 전투함을 실전 배치하고 백령도 맞은편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60~70척을 수용할 수 있는 해군기지를 건설해 기습 침투능력을 강화했다. 이밖에 황해도 내륙에 배치한 사거리 65~70㎞의 240㎜방사포(다연장로켓)도 서북 도서를 위협할 전력으로 꼽힌다. 우리 군은 이에 맞서 사거리 80㎞의 차기 다연장로켓 ‘천무’를 올 하반기까지 육군 전방 군단에, 내년까지 서북도서에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해군은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하고 2300t급 차기 호위함을 도입하는 등 외형상 전력은 강화됐다. 하지만 해군은 수뇌부의 부패와 성(性) 군기 관련 추문 때문에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정옥근 전 참모총장이 옛 STX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된 데 이어, 황기철 전 참모총장도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수감됐다. 해군은 이 밖에 현역 장성이 군부대 골프장에서 캐디를 상대로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해군의 잇단 추문은 함장의 일사불란한 지시가 생명인 폐쇄적 조직문화와 공동운명체 의식의 부정적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해군의 약점이 계속 노출되고 신뢰가 떨어지는 만큼 북한이 오판하고 도발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비리에 성희롱까지… 부끄러운 해군

    우리 해군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장성들이 비리와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잇따라 밝혀졌다. 해군의 민낯은 참으로 부끄럽다. 전직 참모총장 두 명이 두 달 새 비리로 잇따라 구속됐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없던 일이다. 해군의 명예는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황기철 전 총장은 통영함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의 평가 결과를 위조하라고 지시하거나 묵인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STX에서 금품을 받아서 구속된 정옥근 전 총장은 통영함 비리에도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해군의 최고사령관을 지낸 사람들이 장병들의 목숨과 직결되는 장비부품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해군의 부패 고리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도 여실히 보여 준다. 성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니 통탄할 지경이다. 해군의 한 장성은 2011년 서울로 출장을 갔다가 자신을 보좌하던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했다. 이 장성은 당시 같은 숙소에 머물던 이 부사관의 방으로 찾아가 강제로 껴안고 볼에 입을 맞췄다고 한다. 또 다른 해군의 한 중장은 진해 해군기지 골프장에서 캐디들에게 “버디를 하면 노래를 부르라”는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수차례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캐디들이 골프장 관리소장에게 고충을 호소하자 관리소장이 관할 부대장에게 보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만 해도 해군 초계함에서 대위의 여군 성추행(3월), 호위함 함장(중령)의 회식 성추행(7월), 해사 장교들의 성희롱 사건(12월)이 잇따랐다. 해군은 도대체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면서 복무하는지 의심스럽다. 기강이 무너진 지금의 해군에 국가 방위를 맡겨도 되느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해군은 지금 총체적 위기다. 밑바닥부터 최상층부까지 전부 개조해야 한다. 끈끈한 선후배 문화가 비리로 잘못 웃자라지 않게 미리 막아야 한다. 해이해진 기강도 다잡아야 한다. 스스로 개혁을 하기엔 이미 때를 놓친 듯하다. 외부의 힘으로 특단의 조치를 취해 원천적으로 비리 재발을 막아야 한다. 26일은 천안함 사건 5주기가 되는 날이다. 해군은 지금 천안함 46용사 앞에서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절치부심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지만 방산 비리에 성범죄로 내부가 곪아 들어가고 있다. 이대로 둬서는 내부의 적 때문에 자멸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거듭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 [사설] 천안함 피격 5년…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

    26일로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한 지 5년이 된다. 백령도에서 해상작전을 수행하다 북한 어뢰 공격으로 장병 46명이 산화했고 이들을 구하려다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사건이다. 천안함 생존 용사들과 유족들의 가슴속 상처와 고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호국보훈협회가 천안함 생존 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및 대면조사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사건 5년 후에도 여전히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나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살아가는 게 힘들다”며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도 꺼리고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악몽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살아 돌아온 생존자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보내기는커녕 ‘경계에 실패한 패잔병’으로 취급하는 이들도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천안함 생존 용사 중 심각한 부상으로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3명을 제외하고는 국가로부터 지원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생존 장병과 유가족들을 더 괴롭히는 것은 천안함 폭침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천안함은 조작된 사건”,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 등의 실체 없는 음모론과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 초기 트위터와 정치권 등을 통해 확산된 설(說)들은 지금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은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증폭시키며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먼저 평택 제2함대에 전시된 두 동강 난 천안함 선체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누구보다 안보 태세에 전념해야 할 군인들의 방산 비리가 툭하면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에 이어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비리 연루 혐의로 구속됐다. 통영함은 다름 아닌 천안함 폭침 이후 해저 침몰선 탐색 인양을 위해 도입한 것이다. 천안함 용사 46명의 영령 앞에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북의 기습적인 군사 도발에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세상을 떠난 병사들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없을 것이다.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는 이들만이 그들이 목숨과 맞바꾼 자유와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
  • 정옥근 前해참총장, 통영함 비리도 연루 의혹

    정옥근 前해참총장, 통영함 비리도 연루 의혹

    옛 STX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납품 비리에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놓고 검찰이 추가 조사에 나섰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한 황기철(58) 전 해참총장을 상대로 통영함 납품 결정 과정에 정 전 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계획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황 전 총장은 2009년 통영함에 장착할 음파탐지기 사업자를 선정할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하 직원들에게 미국 H사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에 대한 시험 평가서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이날 새벽 구속수감됐다. 황 전 총장은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앞서 구속기소된 방사청 전 사업팀장 오모(57) 전 대령으로부터 “황 전 총장이 H사 제품이 납품되도록 절차를 진행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HMS 납품 사업이 당시 현직 참모총장이었던 정 전 총장의 관심 사업이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사는 정 전 총장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이자 해군 대령 출신인 김모(63·구속기소)씨가 로비스트로 나섰던 업체다. 또 오 전 대령이 전역 뒤 취업한 STX그룹은 정 전 총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곳이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합수단은 황 전 총장이 방사청 함정사업부장 시절 상관이었던 정 전 총장에게 인사상 이익을 얻기 위해 납품 계약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소해함 음탐기도 성능 미달… 1300억대 방산비리 의혹

    소해함 음탐기도 성능 미달… 1300억대 방산비리 의혹

    군 당국이 수상함 구조함 통영함에 이어 소해함(기뢰제거함·700t급) 3척을 새로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부실 장비 납품 때문에 전력화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방위사업청이 시험성적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장비를 납품받는 등 허술하게 사업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방산 비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사청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소해함 2차 사업에 대해 정밀점검을 한 결과 소해함에 탑재될 가변심도음탐기 구성품 중 선체고정음탐기(HMS)는 통영함에 들어간 것과 동일한 기종으로 계약 성능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20일 밝혔다. 방사청은 가변심도음탐기 구성품 중 예인음탐기도 국방과학연구소(ADD) 확인 결과 업체의 계약이행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방사청은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소해함 선체고정음탐기와 예인음탐기 계약을 해제하고 신규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기뢰 제거에 필수적인 소해장비 2종(기계식, 복합식)도 지난해 2월 장비 납품 전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아 성능을 확인해야 했지만 담당자인 대위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장비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한달이 지난 뒤에야 납품업체로부터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아 확인 작업을 했고 계약 조건인 미국 군사표준과 다르게 시험한 시험성적서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선체고정음탐기와 예인음탐기의 계약 금액은 647억원, 소해장비 2종의 계약 금액은 714억원으로 모두 1361억원에 달한다. 방사청은 이 같은 내용의 자체 점검 결과 자료를 감사원에 제공했다. 감사원은 지난달부터 감사에 착수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소해함 전력화 시기는 올해 8월부터 2019년까지이지만 성능이 보장되는 장비를 확보할 때까지는 전력화가 1~3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윗선 관심사니 덮어라”… 황기철 前 해참총장, 통영함 비리 보고 세번 묵살

    “윗선 관심사니 덮어라”… 황기철 前 해참총장, 통영함 비리 보고 세번 묵살

    방위사업 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황기철(58) 전 해군참모총장에 대해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황 전 총장은 2009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재직할 당시 통영함 장비 납품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미국 H사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에 대한 평가서를 조작할 것을 오모(57·구속 기소) 전 대령 등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대령이 “H사의 HMS 평가 결과가 기준 미달”이라고 세 차례 보고했지만 황 전 총장이 “윗선 관심사니 그냥 처리하라”는 취지로 평가서 조작을 지시했다. 그 결과 해당 장비는 방사청 기준을 100% 충족시킨 것처럼 꾸며졌다. 이 과정에서 2억원가량인 HMS가 41억원짜리로 둔갑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합수단은 지난 17일 황 전 총장을 소환해 18시간 동안 조사한 뒤 이튿날 새벽 귀가 조치했다가 같은 날 오후에 다시 불러 이날 새벽까지 조사하는 등 사흘에 걸쳐 고강도로 추궁했다. 합수단은 조작 지시 및 공모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황 전 총장은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총장은 임기 만료 7개월을 앞두고 사표를 제출해 지난달 말 예편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檢 “황기철 전 해참총장 통영함 서류조작 직접 지시”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8일 황기철(58) 전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장비 납품 과정에서 서류 조작을 단순히 묵인한 게 아니라 사실상 직접 지시했다고 보고 조만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전날 소환해 이날 새벽까지 18시간에 걸쳐 조사한 뒤 귀가시킨 황 전 총장을 몇 시간 만에 다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합수단은 황 전 총장에게 허위 공문서 작성 및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2009년 통영함 사업자 선정 당시 미국 H사가 제출한 통영함 선체고정음탐기(HMS) 제안서에 대한 평가 결과가 ‘미충족’이었지만 당시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재직하던 황 전 총장의 지시로 성능 기준을 100% 충족시킨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황 전 총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총장이 통영함 납품 비리에 깊숙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은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사업자 선정 결재 라인에 황 전 총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가 이 문제를 추궁하기도 했다. 당시 황 전 총장은 “결재는 직접 했지만 조작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해군사관학교 3년 선배인 무기중개상 김모(61·구속기소) 전 대령을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합수단은 황 전 총장이 서류 조작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황 전 총장은 이날 오전 3시쯤 귀가하면서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고만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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