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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스팸 중독/이목희 논설위원

    아침에 출근해서 이메일을 열어보면 보통 500여개의 메일이 들어와 있다. 그중 읽어야 할 것은 5∼6개 안팎.99%는 스팸메일이다. 스팸메일을 지우는 일이 귀찮기도 하거니와 중요한 연락을 종종 놓치는 경우가 있다. 유료 스팸메일 제거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이용할 엄두를 못내고 눈이 빠져라 컴퓨터 화면을 보며 삭제 자판을 두드리곤 했다. 며칠전 아침에는 이메일이 7개에 불과했다.“컴퓨터에 문제가 생겼나 보다.”고 생각했다. 회사게시판에 들어가니 스팸메일 차단시스템을 개발해 시행한다는 알림이 있었다.“이제 편해졌구나.” 그러나 다음날 이메일을 열면서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마치 사회적 영향력이 100분의1로 줄어든 듯한 착각이랄까.“이것도 중독이구나.” 동료들에게 그런 심경을 얘기했다. 비슷한 느낌을 가진 이도 있고,“행복한 불평”이라며 핀잔하는 이도 있다. 한 인터넷 업체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스팸메일로 인한 국가적 손실이 연간 5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우는 데 허비하는 시간과 통신비용에 스트레스까지…. 스팸차단에 적응하기까지의 허전함도 그 비용에 넣어야 할 것 같다. 애초 스팸이 없었다면 받지 않았을 상처니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인사파일등 회사문서 해킹 흥국생명 노조간부등 영장

    흥국생명 노동조합 간부의 문서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29일 노조간부 임모(36)씨를 포함한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이 조합원들의 알권리를 위해 자료를 수집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해킹 사실이 인정되는 만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노조간부 임씨는 2000년 8월부터 인사·경리·영업과장 등 회사 내 주요 인사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중요 문서 파일 700여개를 뽑아낸 혐의다.흥국생명은 올 6월 초 인사부장과 인사과장이 이메일로 주고받은 내부 문건이 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것에 놀라 진위 파악에 착수한 결과 노조간부 임씨가 이들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회사측은 6월 말 임씨를 비롯한 노조위원장과 노조간부 5명을 해킹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고 서울경찰청은 종로경찰서에 이를 수사토록 지시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2001년초까지 도청 CAS자료 확보”

    안기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6일 국정원이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기기(CAS)와 유선 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를 이용해 도청한 대상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국정원 압수수색에서 CAS 사용신청 서류 5장과 사용계획서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25일 국정원 국회 보고에서 털어놓기 전에 이미 CAS가 2001년 3∼4월까지 사용된 서류와 R-2의 불법감청 내역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불법도청 시기가 늘어남에 따라 공소시효도 2006년 4월로 늘어 검찰 수사도 그 수사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2002년 3월 개정되기 전 통신비밀보호법의 공소시효는 5년이었다. 당시 신건씨가 국정원장을, 김은성씨가 2차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압수한 감청장비 운용 관련 자료에 나타난 도청 대상 ▲R-2의 감청장비 기능 ▲감청 영장에 전화번호를 끼워 넣어 도청하는 과정에 이동통신업체가 협조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국정원이 R-2로는 휴대전화와 유선전화의 통화만 도청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지만 통신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휴대전화-휴대전화 연결도 감청이 가능한지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능에 대해 서로 말이 달라 조사 중”이라면서 “영장을 받아 합법 감청을 하던 중 불법이 저질러진 것인지, 애당초 불법 감청을 했는지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른바 ‘떡값 검사’ 고소사건과 관련, 이르면 다음주 중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을 고소한 안강민 변호사 등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벌이는 등 본격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홍지민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靑 ‘X파일내용’ 6월에 알았다

    靑 ‘X파일내용’ 6월에 알았다

    청와대가 지난 2∼7월 모두 6차례에 걸쳐 X파일 관련 보고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25일 밝혔다. 국정원측도 이를 시인함에 따라 청와대의 사전 인지를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에서 거센 논란이 일 전망이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승규 국정원장을 상대로 진행된 전체회의 일문일답에서 청와대 보고 여부 공개를 요구, 국정원이 제시한 청와대 정보보고서를 일일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2월4일 홍보수석 ▲3월4일 민정·홍보수석 ▲6월8일 민정수석 ▲6월9일 민정수석 ▲6월17일 민정·홍보수석 ▲7월15일 홍보수석 등에게 X파일 관련 사안이 각각 보고됐다. 이 기간에는 이병완 현 비서실장에 이어 조기숙 수석이 홍보수석이었으며, 민정은 문재인 현 수석이 맡아왔다. 이와 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정보위 전체 회의에서 청와대에 6차례 보고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시인했다. 권 의원은 “국정원의 보고는 2월에는 파일을 보도하려는 MBC의 동향 정도를 보고하는 수준이었으나 점차 사실에 근접,6월17일 마지막 보고에서는 X파일이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 자료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6월17일자 보고에는 녹취록이 언급되고, 삼성측이 ‘국사모 관계자가 MBC에 테이프를 팔아넘기자고 흥정해 왔지만 통신비밀보호법 등 문제로 보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앞서 6월8일과 9일자에는 ‘국정원이 삼성측을 상대로 알아보고 있는데 삼성이 협조를 하지 않아 어렵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권 의원은 “국정원은 이미 7월13일 문제의 녹취록과 테이프를 모두 입수해 분석을 마쳤다.”면서 “한때 국정원 직원들은 신임 김승규 신임원장이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에 포함되지 않았나 걱정하다가 해당 사항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는 자신있게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일화까지 소개했다. 권 의원은 “특히 7월15일 보고는 조 홍보수석의 직접 요청에 의해 이뤄졌으며, 이런 정황 등을 종합할 때 청와대는 제반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보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홍보수석이 권 의원을 겨냥,‘굉장히 무책임하고 심지어는 사악하다는 생각까지 한다.’고 비난한 데 대해 권 의원은 “이제는 조 수석이 내게 요구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학부모 튜터’ 새달부터

    교육인적자원부는 주5일 근무제에 따른 사이버 가정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학부모 튜터(Tutor)’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학부모 가정교사(튜터) 600여명을 선발, 사이버 가정학습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이버 교사를 도와 온라인에서 학생들의 학습 진도를 관리하도록 하는 제도다.서울과 부산, 전북, 경북, 경남 등 5개 교육청에서 운영하며, 학부모 튜터로 활동하는 학부모에게는 관련 연수를 시켜주고 통신비와 운영 수당 등을 준다. 대구와 인천, 경기, 강원, 충남, 전남 등 6개 교육청은 다음달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08학년도 새 대입 전형계획에 따른 온라인 ‘고교 내신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국회의원 홈피에까지 실명자료 공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명절 떡값 수수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이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에 해당되는지, 통신비밀보호법을 어긴 것은 아닌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헌법 제45조에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같은 논리로 노 의원의 실명공개도 국회에서 벌어진 것으로 국회의원의 직무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어느 법원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원내에서 한 것이라면 면책특권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노 의원은 파일에 등장하는 검사들의 실명은 물론 도청된 대화내용까지 공개함으로써 통비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다. 통비법 제16조는 도청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사람을 10년 이상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노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올린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법조인들은 홈페이지에 올려 일반인들에게 내용을 공개한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상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홈페이지에 글과 보도자료를 올리는 것은 개인적인 행위이지 국회의원의 직무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의 하창우 공보이사는 “실명공개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볼 때 국회의원의 직무상 면책 특권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올린 것은 직무로 볼 수 없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 ‘X파일’… 추가 공개 가능성

    X파일이라는 ‘판도라의 상자’ 가운데 ‘1호’는 결국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연 격이 됐다.18일 실명이 공개된 김상희 법무부 차관이 사표를 내는 등 파장은 당장 가시화하고 있다. 나아가 노 의원의 실명 공개는 제2, 제3의 공개 가능성도 의미하고 있어 향후 그 파괴력이 어디까지일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번 일은 파일 공개 여부나 수사 주체 논란으로 구체적 해결방안 논의에 한 걸음의 진전도 보지 못했던 X파일 논의에 가속력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위헌 논란이나 법적 공방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 변칙적 방식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파일 공개를 원하는 정치권 한쪽에서 녹취록 일부를 노 의원에게 전달, 공개를 유도함으로써 국면 전환을 꾀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노 의원이 지난해 용산기지 협상 문서를 공개했을 때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야간 음모론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일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로 흘러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법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실명 공개는 불법도청 내용 공개를 금지한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된다. 면책특권 논란도 물론이다. 노 의원이 녹취록을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이나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이 우선 문제가 된다. 김상희 차관이 이날 그랬듯, 당사자들이 대화록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 실명이 거론된 검사들과 노 의원 간의 법적 소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은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회장이 검사들의 실명과 금액을 거론하며 떡값 전달 계획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을 뿐 실제 전달 여부는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노 의원은 “(당사자 일부는) 형법 제132조 알선수뢰죄와 제133조2항 증뇌물전달죄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면책특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민사책임의 경우 형사책임에 비해 면책특권을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온 점을 감안하면, 양측의 법적 공방은 거세게 전개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국회나 법정 밖의 공방도 격화될 듯하다.노 의원은 녹취록 공개의 주된 타깃의 하나로 삼성을 삼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삼성그룹이 떡값을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검사를 관리해왔기 때문에 검찰이 아닌 특별 검사가 수사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을 겨냥한 시민단체의 공세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4黨 ‘4色처방’

    ‘해체론에서 확대 개편론까지’ 옛 안기부와 현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감청’이란 곪은 상처에 대해 여야가 내린 처방전은 다양했다.17일 국회 헌정관에서 열린 ‘국정원 개혁 토론회’에서다. 토론회를 주최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대수술’(해체론)을 주장했다. 노 의원은 “불법도청 인정 자체로 국정원은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며 “해외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외정보기관을 설립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국회의 예산통제권 강화해야”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반쪽 수술론자’였다. 최 의원은 “국내 정보 기능은 폐지하고 대신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위원회’를 신설해 국내 정보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며 “또 국정원에 감찰위원회를 구성해 자체 감찰을 강화하고 국회의 예결산 심의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반면 국정원의 기능을 더 활성화하되 곪을 부위를 집중 치료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은 “국내외 정보만이 아니라 산업 정보 등 모든 정보를 총괄하도록 확대 개편해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활동을 해야 한다.”며 “불법 도감청은 정보 수집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꿔 보완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도 “폐지나 국내외파트 분리는 테러·마약·국제범죄 등 안보위협 요소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 맞지 않다.”고 반박한 뒤 “국회의 예산통제권 강화 등 국정원 예산운용의 투명성을 제고하면서 첨단 기술의 해외유출 방지 등 산업 생산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조직 위상을 재정립하자.”고 맞섰다.●한나라, 국정원 도청금지법안 제출한편 한나라당은 국정원의 도청 금지를 명시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징역 15년 이하로 강화한 것을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국정원직원법·통신비밀보호법 등 3개법안 개정안을 이날 제출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도청등 권력기관 과거 인권침해 단죄

    도청등 권력기관 과거 인권침해 단죄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과거사 정리를 위한 법적 보완을 제시하고 나서 하반기는 ‘과거사 정국’으로 변환될 조짐이다. 과거사정리기본법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지 3개월 만에,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구성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보완 요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야당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위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거센 위헌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이 요구한 법적 보완은 국가권력의 남용으로 인권이 침해된 데 대해 ▲배상·보상 ▲확정 판결에 대한 재심 가능 ▲시효적용 배제 또는 조정이다. 보상·배상은 기본법 개정으로, 나머지는 특별법 제정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사유가 너무 한정적으로 돼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여론을 반영해 보완을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보상에 대해 기본법은 ‘정부는 규명된 진실에 따라 희생자, 유가족의 피해 및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 기본법은 과거사정리위의 결정으로 확정 판결난 사안을 재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후에 위증 사실이 밝혀졌을 경우에도 재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위헌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은 시효 배제 부분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형사상의 시효배제는 원칙적으로 장래에 관한 것”이라고 한발을 뺐으나, 그렇다고 과거의 일에 대한 시효배제를 완전 부인하지는 않는다. 유엔의 경우에는 보편적 인권문제에서 1946년 2차대전 전범처리를 위한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나온 개념인 전쟁과 국가권력에 의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5·18 특별법 때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살인·내란죄를 처벌하기 위해 재임기간을 공소시효에서 배제, 위헌 시비를 비켜간 적이 있다. 청와대는 불법 도청도 과거사 정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공소시효가 7년이고, 시효적용을 배제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을 거슬러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까지 처벌과 배상·보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은 점은 광복 60주년의 상징성에 비춰보면 뜻밖으로 받아들여 진다. 북한 대표단이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하고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상황에서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前국정원관계자 “대통령 YS도 도청 당한듯”

    前국정원관계자 “대통령 YS도 도청 당한듯”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실태와 테이프 유출 경위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도 도청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12일 전직 국정원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미림팀은 (도청 파장과 관련)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재직할 때)지난 1992년 대선 직후 대통령이 선거활동을 게을리한 인사에게 질책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녹취록에는 대통령의 측근이 ‘(선거캠프에서 일했던)모 인사가 선거운동은 열심히 하지 않고 골프장에 있었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하자 대통령이 ‘때가 되면 (00를)손 봐야 되겠네.’라고 언급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면서 “사실상 대통령도 도청 대상임을 짐작케 하는 자료였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 내용은 당시 국정원 내에서도 한두 명만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한 “도청대상은 지위에 따라 세분화됐고 레벨이 높을수록 (도청)관련 장비도 고급이었다.”면서 “도청작업에 관여한 인원은 하루 3교대제로 운영됐고 건물을 통째로 빌려 기계를 설치하기도 했으며 미림팀의 경우 안가 사무실을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불법도청 대상과 관련, 지난 5일 중간조사결과 브리핑에서 ‘주요 정치인과 측근, 사회 각 분야 지도층 인사’라고 발표한 바 있다. 불법도청 테이프를 빼돌리는 등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된 공운영 전 안기부 미림팀장이 격투기 광고권 유치를 위해 삼성측과 접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씨가 미림팀장으로 일했을 당시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전직 국정원 관계자에 따르면 “공씨가 격투기 종목인 ‘삼보’에 관심이 많았는데 러시아 측이 삼보를 세계화하기 위해 모스크바 올림픽 유치를 염두에 두고 한국을 전파기지로 삼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씨는 이 사업이 성공하면 러시아측으로부터 광고권을 얻기로 하고 삼성과 모 그룹을 접촉하려고 했던 것같다.”고 추측한 뒤 “그러나 이 계획은 2008년 올림픽 개최지가 북경으로 결정된 뒤 차기 올림픽을 런던이 유치하게 되면서 물거품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씨가 구속되기 전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드나들었던 인사 가운데 문종금 대한삼보연맹회장과 공씨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구혜영 홍지민기자 koohy@seoul.co.kr
  • [발언대] 도청 테이프 공개, 법치주의 우선해야/성재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

    통상적인 예측 범위 내에서 일이 전개되는 곳일수록 안정된 사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예측하고 싶지 않았던 일로 무척 혼란스러운 상황을 접하고 있다. 국가정보기관이 사인간의 대화를 도청한 사실만으로도 답답한 심정인데, 도청내용이 개인적 동기에서 공개되면서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 여파가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혹자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도청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입장에서는 도청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불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란 점에서 법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알 권리는 세계인권선언이나 국제인권규약 등 국제적 규범에서도 규정하고 있고, 정보보호법(미국)이나 연방데이터보호법(독일)과 같이 국가마다 다양한 입법형태로 법제화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개인의 기본권과 연계하여 논의되고 있는 알 권리란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情報源)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정보의 자유와 표리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원으로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정한 정보를 알리기에 적합한 시설적 기술적 여건을 갖추고 있는 언론이나 국가가 대표적인 것이다. 알 권리를 강조하게 된 것은 정보가 인간다운 삶과 자유로운 인격실현의 필수적 요건이 되고 있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정보원을 차단하여 국민에게 정보를 주지 않는 행위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조치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알 권리 또는 정보의 자유를 근거로 국가기관에 모든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는 예외로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알 권리’와 ‘알고 싶어 하는 기대’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하는 것으로 불법 도청테이프는 알 권리의 대상이 아니며, 도청 테이프의 공개보다 도청 행위의 문제점이 선결적 검토 대상이라는 것이 올바른 법리 해석이다.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도청자료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러한 법리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불법적 수단을 이용한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적법절차의 법원칙을 구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청내용의 공개 여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은 선후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적법절차를 요구하는 실정법이 특정 사안에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요컨대 도청내용을 공개할 것인가 여부는 도청행위의 불법성과 알 권리의 충족 가운데 어느 것을 우선시할 것인가의 이론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적법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법 이념에 비추어 해결하여야 할 과제이다. 법 적용이 마무리된 후 도청내용을 공개할 것인가는 국민의 알고 싶어하는 기대와 법적 가치 판단 등을 고려하여 2차적 조정을 시도하여야 하는 과제일 뿐이다. 그러지 아니할 경우 앞으로도 불법 도청을 자행하는 구태는 근절되지 아니하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옛 동독 정보기관의 불법도청자료와 관련하여 독일이 제정한 ‘슈타지법’ (Stasi-Unterlagen-Gesetz)도 2년여에 걸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연구나 학문 목적에 국한하여서만 접근을 허용하고, 중대한 반인권적 사항에 대하여만 제한적으로 공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결국 불법도청 자료의 공개문제는 도청의 불법성을 전제로 개인의 권익 손상과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유는 국민의 알 권리가 가지는 궁극적 목적은 공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 자체에 있고, 인간의 정보욕구가 가지는 궁극적 목적은 사람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도청이라는 하나의 불법행위가 새로운 불법을 연속적으로 몰고 온 불법의 다중적 연속선을 보고 망연자실한 상태이다. 가치의 혼돈까지 몰고 온 불법도청은 사회의 신뢰체계를 무너뜨리고, 법치주의의 기초를 흔들 수도 있다. 도청의 불법성 문제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는 사람들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안정된 법치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데 있다는 것을 간과하여서는 아니된다. 성재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
  • [불법도청 파문] “도청내용 수사 가능” 檢 급선회

    [불법도청 파문] “도청내용 수사 가능” 檢 급선회

    검찰이 도청테이프 내용 수사에 대한 법리 검토를 거쳐 10일 이번 사안이 ‘독수독과론(毒樹毒果論)’의 적용대상은 아니라고 결론냈다. 도청이 불법이라도 도청 내용을 수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렇다고 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다는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 수사 착수 여부는 검찰 수뇌부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다. ●“毒樹毒果에 해당 안돼 수뇌부 결단에 달렸다” 검찰은 274개 테이프 내용에 대한 수사 여부를 곧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간부는 “검찰의 수장인 김종빈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이 있는 나무에 열리는 열매는 독이 있다는 독수독과론은 검찰이 애초 도청테이프 수사를 할 수 없다는 논리로 제시한 것이다. 법이론과 사례를 검토한 끝에 이 이론을 스스로 뒤집은 셈이다. 도청테이프 내용에 대한 수사에 소극적이던 검찰이 여론에 밀려 태도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독수독과 이론은 수사과정에서 위법하게 취득한 증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이번 수사 대상인 도청테이프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불법도청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사건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독수독과론이 영미법계의 판례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불법 단서로부터 ‘독립되고 단절된 증거’를 인정하는 여러 가지 예외조항이 있어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통신비밀·사생활 보호 ‘장애물´… 결론 불투명 하지만 ‘독수독과’라는 장애물을 넘었다고 당장 테이프 내용수사 착수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여전히 힘들 것으로 보인다.‘판도라의 상자’에는 독수독과론 외에도 많은 법리적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우선 통신보호비밀법 제4조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통비법 제4조는 “불법감청으로 얻은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통비법 조항에 ‘수사’를 지칭하는 구체적인 단서가 없어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과 검찰은 기소를 목적으로 수사하는 만큼 ‘재판’에 사용할 수 없다면 수사에도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도청테이프 내용 수사에 앞서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사생활 및 통신비밀의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라는 가치 가운데 어느 것을 우선으로 정할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신연숙칼럼] 도청, 피해자를 위해서도 공개하자

    [신연숙칼럼] 도청, 피해자를 위해서도 공개하자

    “오늘 신문에 난 장정 인터뷰 봤어? 정말 예쁘고 자랑스럽더라.” 어느 자리에서 만난 언론계 대선배는 황우석, 박지성 같은 기사를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연정(聯政)이나 도청(盜聽) 얘기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읽기도 싫다며 한국인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얘기가 얼마나 신나는 일이냐고 애써 화제를 장정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가동원의 개발연대를 살고 있는 것도 아닌 지금 한국인의 쾌거에만 감정이입을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더구나 국가권력의 감시의 눈길이 최근까지도 국민의 속살을 파고들었고, 권·경·언유착 실상을 기록한 도청테이프가 274개나 발견된 상황에서 우리는 무작정 앞만 보고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인 국가정보기관의 도청과 권·경·언 유착을 청산하지 않고 국민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도청 진상 규명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불법도청 테이프의 내용공개 여부와 방법을 놓고서는 특별법과 특검법 제정 등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서울신문은 사건 초기부터 국민합의를 전제로 특별법 도입 검토를 제안했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과거청산을 위해서 공개는 불가피하며 적법한 공개를 위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과의 충돌을 해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특별법의 위헌성 주장이 제기되면서 공개여부에 관한 논란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별법이 위헌이라는 주장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알권리’ 남용 등의 측면을 내세운다. 그러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차원에서도 어떤 방법이든 테이프 내용은 공개돼야 한다고 본다. 위헌론자는 ‘나에 관한 정보는 나의 것’이므로 정부나 국회, 민간기구 등 그 누구도 테이프 공개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테이프를 공개하지 말자는 주장은 ‘나’의 권리마저도 박탈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미림팀 도청의 ‘피해자’는 삼성이나 홍석현 대사만이 아닐 것이다.274개의 방대한 분량으로 미뤄, 도청테이프 속에는 무수한 사람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불법사실 때문에 테이프를 대면하고 싶지 않을 사람도 있을 테지만, 자신의 인권과 사생활이 어떻게 침해되었는지, 혹은 자신의 정치활동이나 사업이 어떤 방해를 받았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들에게 자신에 관련된 내용을 알려주려면, 다시 말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호해주려면 테이프의 공개는 필수적이다. 독일이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가 수집한 불법사찰 자료를 폐기하지 않고 특별법을 제정해 당사자들에게 일일이 자료존재 여부와 내용을 알려주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가 된다. ‘알권리’ 측면에서도 테이프가 공개돼야 할 이유는 많다. 헌재는 ‘알권리’가 자유권적 기본권인 동시에 청구권적 기본권임을 밝힌 바 있다.X파일 보도를 통해 엄청난 유착비리의 정황을 목격한 국민의 불법적 내용 공개 요구는 수용돼야 한다. 또한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압수한 도청테이프와 녹취록은 이미 정부소유 문서다. 국민은 정부에 대해 정보공개청구권을 가지며 정부는 법률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사생활, 국가안보 등 비공개 사유만 지켜주면 된다. 다행인 것은 특검법이든 특별법이든 불법사실 공개와 수사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선량한 도청피해자와 국민의 기본권 입장에서 출발하면 위헌성 논란도 그리 큰 문제가 못 된다. 정치권은 하루속히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야 한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사설] 검찰 X파일 수사 정면 돌파하라

    ‘안기부 X파일’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그저께 오후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을 소환, 조사했으나 이 부회장은 1997년 대선 때 100억원 이상의 정치자금을 불법 지원한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부인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테이프에서 드러난 정계·재계·언론계의 유착 관계를 밝혀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은가 우려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이 부회장 소환이 삼성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검찰이 중요한 시험 국면에 든 것이다. 우리는 ‘X파일’의 내용을 수사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테이프라는 물증이 있고 그 속에는 검은 뒷거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대화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청부분에 대한 수사와는 별개로 테이프 내용 가운데 불법혐의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이들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았을 대선후보측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에 대한 법적 처리는 진상이 밝혀진 다음 판단할 문제로 지금부터 거론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와 관련, 검찰 연구관들이 도청 테이프 내용을 수사하는 것이 법리상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동안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의 근거였던 ‘독수독과론’이 이번 사례에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사생활 및 통신비밀의 보호를 내세워 수사를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여전히 건재하다. 그러나 법리상 수사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상태라면, 국민 대다수의 요구대로 테이프 내용을 수사해 그 진상을 밝히는 것이 검찰의 할 일이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검찰총장의 결단뿐이며, 우리는 검찰총장이 이와 관련한 의지를 국민 앞에 조만간 표명할 것을 기대한다. 항간에는 ‘X파일’ 수사에 관해 구구한 억측이 나돌고 있고, 그 중에는 검찰을 겨냥한 것이 적지 않다. 검찰이 명예를 유지하면서 이 사건에 따른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길은 정면돌파밖에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도청내용 공개범위 ‘칼자루’ 다툼

    도청내용 공개범위 ‘칼자루’ 다툼

    옛 안기부(국정원)의 불법도청 진상규명 방법을 놓고 여야의 해법이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이 9일 각각 특별법과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두 법안을 다룰 임시국회 소집과 관련, 열린우리당 김부겸·한나라당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틀 동안 회담을 갖고 시기를 논의했으나 실패했다. 따라서 법제사법위에서 실질적 심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고, 여야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이와는 별도로 민주노동당은 따로 특별법을 단독 발의키로 했다. 각 법안의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여야의 입장을 비교해본다. 열린우리당의 특별법은 도청내용 공개 여부를 제3의 민간기구인 ‘진실위원회’(진실위)로 정했다. 수사 주체는 법안에 담고 있지 않지만 현재 수사 중인 검찰이 맡는다. 반면 야 4당이 공동 합의해 제출한 특검법안은 도청 행위 수사와 내용 공개 모두 특검이 맡도록 했다. 특별법이 도청내용 공개를 진실위에 맡긴 것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국가기관이 도청테이프 등 불법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과 검찰이 공개범위를 정할 경우 불공정 논란이 제기될 것에 대비한 것이다. 또 진실위에 조사권을 줄 경우 특검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제3의 기구를 내세운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반대한다. 검찰이 수사한 내용의 공개 여부를 민간기구에 맡기는 것은 3권분립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수사내용의 공개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인데 이를 민간기구에 맡기는 것은 국가운영의 틀에 맞지 않는다는 명분이지만, 내심 진실위가 여권의 의도대로 자의적으로 공개범위를 결정할 가능성도 우려한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여당 특별법의 공개범위가 추상적이어서 사실상 공개를 막고 있다.”며 자체 특별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에 따르면 특검법 제정시는 특별검사, 특검법을 제정하지 않을 때는 ‘보유기관의 장’(검찰총장)이 도청내용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두 법안 모두 현행법으로는 수사한 도청 테이프 내용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또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은 모두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다. 이에 바탕하여 특별법은 범죄 사실이 확정이 되지 않아도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은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안위 관련 내용은 예외다. 특검법은 한걸음 나아가 위법 사실이 밝혀진 경우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X파일’과 언론/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지난달 21일부터 일부 언론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안기부 X파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문들마다 다각적인 분석과 수사 방향, 전망 등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에는 불법도청 녹음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 13권이 쏟아져 나왔다. 옛 안기부의 비밀도청 조직인 ‘미림’의 당시 팀장 공운영씨 집에서 찾아낸 것이다. 이 녹음테이프는 각 120분 분량이고 녹취보고서는 권당 A4용지 200∼300쪽이라 하니 실로 방대한 분량이다. 이 테이프와 녹취보고서에는 옛 안기부 미림팀이 재가동된 1994년부터 1998년 사이의 국내 정치, 관(官), 재계, 언론, 법조,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위층 인사들의 결정적인 치부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은 그 내용의 ‘공개 불가’ 방침을 밝혔지만, 테이프 등의 분석작업과 제작 및 보관경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수사하여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같은 검찰의 입장과는 달리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할 수 없다는 소리에 특별법제정 방안이 나오고, 이미 내용이 알려진 ‘X파일’과의 형평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X파일’ 보도와 관련하여 MBC 이상호 기자가 지난 5일 검찰에 소환되어 녹음테이프 등의 입수 및 보도 경위 등에 대해 조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MBC기자회와 시민단체들은 이날 이상호 기자의 소환이 사법처리를 위한 수순이라며 항의했다. 언론이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는 가운데, 삼성은 이미 언론들을 통신비밀보호법 등을 걸어 고발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신문 7월28일자 31면 ‘신연숙 칼럼’은 이와 관련, 적절한 예를 제시했다. “미국은 ‘취재원이 불법으로 정보를 얻었더라도 언론사가 이를 합법적으로 입수했다면 이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을 받아놓았다.”는 것이다. 칼럼은 “우리 언론도 보다 적극적인 보도와 법적 대응을 통해 ‘제자리’를 확보할 때가 되었다.”며 “어느 언론도 선정적,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언론자유의 영역을 확대하는 몸싸움에는 당당히 나서기를 소망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서울신문은 사설을 통해 여러 차례 이 불법도청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건보도 초기에는 ‘X파일 진실 검찰 수사로 규명을’(7월25일자),‘X파일 수사, 검찰 의지를 주목한다’(7월26일자)등 사건의 전반적인 수사를 검찰이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다가 파문이 갈수록 번지자 ‘X파일 처리 특별법 검토할 만하다’(8월1일자)는 사설이 나왔고,8월8일자에서는 ‘문의장·국정원 말 왜 다른가’를 통해 대검 중심으로 수사진용을 새로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5일에는 국가정보원이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 김영삼정부는 물론 김대중정부 때도 불법도청이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을 공식 확인하고,‘미림팀’으로 불렸던 도청팀의 실태를 발표하면서 공식 사과성명도 냈다.1961년 6월 중앙정보부 창설 이후 최초의 자기고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신문은 이를 8월6일 1면 톱으로 싣고,3면부터 5면까지 3개면에 걸쳐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같은 날 사설 ‘역대 정권 도·감청 행각, 지금은 없나’를 통해 국가권력기관의 불법도청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이제는 국가정보원의 개편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사태는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공정한 수사를 이끌어내기 위해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판도라의 상자’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직시하여, 올바른 보도를 위한 정도(正道)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 [도청 파문] 공소 시효는 물증 있을까 ‘입’ 안연다면

    국정원의 불법 도청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곧 착수될 예정이지만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불법 도청의 공소시효는 대부분 지났고, 도청이나 기밀유출 사실을 입증할 물적 증거는 대부분 폐기됐다. 관련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다.●도청 2000년 8월 이후만 처벌 가능 수사의 가장 큰 장애는 공소시효 문제. 통신비밀보호법은 2002년 3월 개정돼 도청행위 처벌의 공소시효가 5년에서 7년으로 늘어났지만 국정원의 도청 행위는 개정전의 통비법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2000년 8월 이후의 도청행위만 처벌할 수 있다. 다만 도청 내용 유출의 경우 국정원직원법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공소시효가 7년으로 늘어나지만 이 경우도 1998년 8월 이후의 것만 처벌할 수 있다.●증거를 어떻게 찾을까 증거확보도 난제다. 공소시효 범위 내에 있는 전직 국정원장은 DJ정권 시절의 임동원·신건 전 원장이다. 조사는 불가피하지만 국정원 설명대로라면 물증이 남아 있지 않다. 국정원은 2002년 3월 불법 도청을 전면 중단하면서 도청에 쓰인 장비는 모두 폐기됐고 과거 감청 자료도 제작한 지 1개월 내에 매번 소각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과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여야 대선 후보 누가 어떤 도청을 당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규 국정원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을 용의도 있다.”고 말한 것은 뒤져봐도 안 나올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관련자들이 입을 다문다면 관련자들의 ‘입’을 여는 것도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문제는 국정원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관련자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했다. 미림팀 부활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오정소 전 차장도 ‘상부라인’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내가 다 안고 가겠다. 더 이상 묻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물론 오씨의 상부라인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원종 전 청와대정무수석과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씨도 묵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휴대전화 감청 합법화 일방 추진 안돼

    국가정보원이 도·감청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휴대전화 감청 합법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정원은 기술적으로 휴대전화 감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한 뒤 대공·외사 등 국가안보에 감청이 필수적이라며 국민과 이동통신사의 이해 및 협조를 구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입법예고한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요청 등에 필요한 설비, 기술, 기능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 이동통신회사들은 휴대전화 감청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했다.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휴대전화의 합법적인 감청이 필요하다는 국정원의 설명에 공감한다. 또 국정원이 직접 감청하려면 전국 2만 3000여개의 기지국마다 감청장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애로점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은 지금 “휴대전화 감청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정부의 거짓말에 분노하고 있다. 대부분의 감청이 법원에서 영장을 받은 합법적인 행위였다지만 그마저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럼에도 국가안보를 내세워 휴대전화 감청 합법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의 불안 정서를 전혀 헤아리지 않은 처사다. 휴대전화 감청 합법화를 추진하려면 과거의 불법 감청행위와 수법 등을 철저히 수사한 뒤 재발방지책 강구와 함께 논의돼야 한다. 기지국마다 감청장비를 설치하면 국가 권력기관의 필요에 따라 또다시 악용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지금은 국정원의 신뢰 회복이 먼저다.
  • [베일벗는 도청] “장관시절 나도 휴대전화 도청 걱정”

    5일 ‘안기부 X파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은 “진실을 고백하는 게 참으로 어려운 문제였다.”면서 “밤에는 잠도 오지 않았다.”고 착잡한 심경을 피력했다.“고뇌가 많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숨기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여론에 떠밀려 고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런 말을 들으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면서 “자기 고백은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반성의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과 언론사 국장 간담회에서 조사 과정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냈다. 그는 “취임한 지 열흘 만에 X파일에 대해 보고받고, 속이 무척 상했다.”면서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사안이지만, 솔직하고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국민 충격우려해 도청사실 부인 조사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았음도 내비쳤다. 그는 “X파일의 핵심 보고라인에 있었던 천용택 전 국정원장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고, 오정소 제1차장은 ‘말을 않겠다.’며 침묵을 지켰다.”고 전했다. 특히 “나머지 전·현직 직원 일부도 ‘죽을 때까지 가슴에 묻고 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도청실태 공개와 관련해 “안기부나 국정원 특성상 (국가 안위를 위해)합법적인 도·감청에 관여하는 직원들이 ‘그럼 우리는 뭐냐.’고 반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도청팀 직원들은 정확한 정보는 (도·감청)그런 데서 나오는 것이라며 그런 작업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면서 “이로 인해 어느 시점에 갑자기 도청을 중단하지 못했고,DJ정부에 들어서도 규모나 범위는 줄었지만 계속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감청장비 2002년 3월 완전 폐기 그는 “나도 (법무)장관 시절에 휴대전화 감청을 걱정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고,“원장에 취임한 뒤 확인해보니 유선전화는 감청해봐야 별 가치가 없어 안 하고 있고, 휴대전화 감청도 2002년 3월 이후에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법 감청에 사용됐던 장비들도 이때 완전 폐기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휴대전화 감청을 계속 부인했던 이유로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국민에게 줄 충격을 우려해 거짓으로 일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청팀장을 지낸 공운영씨와 관련해 김 원장은 “재직 중에 얻은 정보를 빼내 어떻게 장사를 하려고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람으로 치면)‘속옷’과도 같은 것인데 도덕적으로 이미 붕괴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법적 처리여부에 대해서는 “공소 시효가 끝난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DJ땐 합법도청하다 일부 불법 범한것” YS와 DJ시절의 불법 도·감청 실태에 대해서는 “감청과 도청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정부(DJ)시절은 합법적 감청을 하다가 일부 불법 감청을 한 것이며, 문민정부(YS)때는 미림팀에 의한 (음식점 등지에서의) 도청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원장은 “국가안보를 위해 합법적인 감청이 필요한데 도·감청 논란으로 감청을 못해 안보 관련 수사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통신비밀보호법 등의 개정이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도청수사 전면 확대…천용택씨 집 압수수색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서창희)는 1999년 5∼12월 국정원장을 지낸 천용택씨를 금명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천씨 소환은 국민의 정부 시절 자행된 국정원의 불법도청 행위에 대한 수사착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의 일부 도청 행위는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서 “국정원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도청행위 전반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으로는 불법도청 행위의 공소시효가 7년이지만 이는 2002년 3월 개정 때 반영된 것이어서 개정 전 통비법상의 공소시효 5년을 적용하면 2000년 8월 이후의 불법도청 행위만 처벌할 수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천씨를 상대로 미림팀장 공운영(58·구속)씨에게서 도청테이프 등을 회수하게 된 과정과 재임기간에 불법 도청을 지시 또는 묵인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국정원 자체조사 결과 가운데 “공씨가 테이프를 반납하면서 천씨 관련 테이프 2개도 같이 보냈다.”는 대목을 중시, 천씨가 이를 건네받는 대가로 공씨를 처벌하지 않는 뒷거래를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또 “천씨가 공씨에게서 회수한 테이프 중 상당수를 당시 정권실세들에게 전달했다.”는 세간의 의혹도 규명키로 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4일 천씨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 각종 문건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또 오는 9일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본부장을 상대로 재미동포 박인회(58·구속)씨로부터 도청테이프 제공 대가로 5억원을 요구받게 된 경위와 함께 참여연대가 고발한 불법 대선자금 제공 혐의도 조사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박씨로부터 도청테이프 등을 넘겨받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를 이날 오후 소환, 박씨와 접촉하게 된 경위와 보도경위 등에 대해 조사했다. MBC 기자회는 “검찰이 거대비리를 고발한 언론사 기자를 불러 사법처리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면서 “검찰이 국민의 뜻을 저버린다면 국민과 역사가 검찰을 심판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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