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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실소유주 논란 ‘다스’ 유동성 위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논란이 일었던 자동차부품업체 다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28일 경북 경주시와 다스 등에 따르면 다스는 경주시 외동읍 외동농공단지에 본사를 둔 자동차 시트 부품 생산업체로 1987년 설립했다. 1200명이 근무하고 경주지역 자동차 부품회사 가운데 규모가 큰 업체로 꼽힌다. 협력업체가 100여곳에 이르고 다스와 협력업체 직원은 1만명에 달한다. 재품은 주로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고 일부는 다른 회사에도 공급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근 들어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실소유주 논란으로 검찰이 다스와 관계사를 압수 수색을 했고 국세청이 2018년 1월 특별 세무조사를 벌인 탓이라는 게 다스 밖의 시각이다. 이로 인한 대외신용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금웅기관들은 다스 측에 계획된 상환 일정을 당겨 대출금을 갚으라고 요구하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기관 차입금은 2551억원이다. 여기에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로 내야 하는 413억원의 추징금 가운데 남은 137억원도 올 3월까지 내야 한다. 또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회사 부담금 324억원이 추가로 발생했고 자동차 업계 불황으로 지난해 적자 규모가 5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으로 도산이 현실화될 경우 협력업체 직원 1만명이 실직하고 국내외 자동차 생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다스 측은 주장했다. 다스 임직원과 노동조합은 공동명의로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기관이 여신 회수를 중단하도록 중재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다스 관계자는 “자동차업계 불황에 금융기관 자금 압박이 계속된다면 법정관리 등 회생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상환 압박을 중지하도록 적극 중재해 달라”고 밝혔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아마존·월마트 가로막은 인도 “현지 데이터센터·서버 세워라”

    印정부, 중국식 자국기업 보호 따라 새 e커머스법 3년내 실행 시한 적시 미국의 온·오프라인 ‘유통 메이저’인 아마존과 월마트의 인도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인터넷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이들 업체에 인도 정부가 ‘비관세 장벽’을 쌓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인도 유통업체에 유리하게 규제를 조정한 새로운 ‘e커머스법’(전자상거래법) 초안을 마련, 발표했다. 인도의 새 e커머스법 마련은 아마존과 월마트의 온라인 쇼핑몰이 인도 온라인 시장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 모건스탠리는 인도의 온라인 시장이 2026년까지 2000억 달러(약 22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e커머스법 초안은 외국 기업들이 인도 현지에 더 많은 데이터센터와 서버들을 구축하라고 규정한 것이 초점이다. 초안은 “인도 데이터는 인도의 발전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인도 시민과 기업이 데이터 수익화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명기했다. WSJ는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들은 통상 전 세계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며 “초안은 이 같은 관행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 기업들에 압박을 강화해 인도 기업의 육성을 뒷받침하는 중국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게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중국의 경우 중국 내 데이터를 저장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애플이 지난해 중국 소비자들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정보를 현지 파트너 서버로 옮기기 시작했다. 문제는 데이터의 현지화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데이터 현지화를 하려면 미 기업들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인도 시장에 투입해야 하고 기존 업무 프로세스도 변경해야 하는 만큼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더군다나 초안은 외국 기업들이 앞으로 3년 안에 요구 사항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해 시한까지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인도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온 아마존과 월마트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8월 160억 달러를 들여 인도 온라인 유통업체 플립카트의 지분 77%를 사들였다. 월마트로서는 오프라인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온라인 유통으로 맞불 작전을 펼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다. 월마트에 자극을 받은 듯 지난해 9월 5억 7900만 달러를 투자해 인도 현지 슈퍼마켓 체인인 모어의 지분 49%를 인수, 오프라인 부문을 강화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초안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며 “공개 검토 기간 내에 우리의 의견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EU “美, 유럽차 관세 땐 보복”…대서양 무역전쟁 전운

    미국산에 25조원 규모 맞불 관세 검토 테슬라 등 포함…“유럽 전기차 시장 보호” 융커 위원장도 수입 축소 거론하며 압박 자동차 수출입을 놓고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의 분위기가 험악하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대서양 무역전쟁이 재점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 등은 18일(현지시간) EU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 경고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유럽 수출에 해를 끼치면 EU 집행위가 신속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응은 보복관세가 될 것이 유력하다. 장뤼크 드마르티 EU 집행위원회 통상총국장은 지난달 유럽의회에서 “EU 집행위는 미국이 고율관세를 부과할 때 200억 유로(약 25조 4882억원) 규모의 맞불을 놓을 미국산 표적 제품을 정해놨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트보케는 EU가 설정한 200억 유로 보복관세 표적 중에 미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계획이 단순한 응징을 뛰어넘어 유럽의 전기차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대미 수입 축소를 거론했다. 그는 독일 일간 슈투트가르터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분간 자동차 관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약속을 믿을 만한 것으로 본다”면서 “그가 약속을 깨면 우리도 미국산 대두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더 많이 수입한다는 약속을 지킬 의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해 7월 EU·미 정상회담에서 적대적 무역행위를 자제하기로 합의하고 “미국산 대두와 LN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갈등은 미 상무부가 지난 17일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제출 시점부터 90일 이내 관세 부과를 명령할 권한을 손에 넣었다. 부과 여부나 범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위임된 것이다. EU는 미 고율관세 가능성에 따른 자동차 수출 감소로 유로존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北외무성 북미국장에 ‘대미 압박 논평’ 권정근… 주북 러대사관 공개

    北외무성 북미국장에 ‘대미 압박 논평’ 권정근… 주북 러대사관 공개

    북한 대미 외교의 실무 책임자 중 한 명인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북미국장)이 권정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권정근은 지난해 11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됐을 당시 미국의 대북 제재를 비난하며 핵·경제 병진 노선의 부활을 압박하는 논평을 쓴 인물이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13일 러시아 외교관의 날을 맞아 평양 대동강외교관회관에서 열린 연회 소식을 다음 날인 14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알리면서 북측 참석자 중 한 명으로 권정근 북아메리카국장을 언급했다. 연회에는 대러 외교를 담당하는 임천일 외무성 부상과 문재철 외교단사업총국 부총국장, 김용국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소장 등도 참석했다. 권정근이 북아메리카국장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선희가 지난해 초 북아메리카국장에서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이후 후임 국장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최강일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국장 대행을 하고 있다는 추측만 제기됐다. 다만 권정근은 지난해 11월 2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 명의로 ‘언제면 어리석은 과욕과 망상에서 깨어나겠는가’라는 제목의 대미 논평을 발표해 북아메리카 국장인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통상 북아메리카국장은 미국연구소장도 겸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도 지난해 11월 블로그에 권정근을 “북한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라고 소개했다. 권정근은 지난해 논평에서 “시간은 쉬임없이 흘러가는데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라는 외마디 말만 되풀이하면서 바위짬에라도 끼운듯 대조선압박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미국”이라며 “만약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요구를 제대로 가려듣지 못하고 그 어떤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은채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지난 4월 우리 국가가 채택한 경제건설 총집중 로선에 다른 한가지가 더 추가되여 ‘(핵·경제)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여날수도 있으며 이러한 로선의 변화가 심중하게 재고려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재난관리체계 바꿨지만… 작년 침수·좌초 해양사고 23%나 늘어

    재난관리체계 바꿨지만… 작년 침수·좌초 해양사고 23%나 늘어

    참사 5주기를 앞둔 세월호가 또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일 서울시가 침몰의 진상 규명을 위해 2014년 7월 서울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천막을 걷어내고 이곳에 세월호 추모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히자 시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적 참사를 기억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여론 수렴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발생 이후 1763일이 흐른 지금도 세월호라는 글자가 뉴스를 장식하는 것은 대응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미수습자를 포함한 사망자 304명 모두를 구했을지도 모른다는 깊은 아쉬움에서 비롯된다. 국가는 대형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구할 수 있는가. 세월호 사건이 우리에게 던진 물음이다. 침몰의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은 지난해 발간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로 이어졌다. 왜 사고가 났고, 어떻게 가라앉았나.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까. 11일 참담했던 그날의 기억을 되짚는 이유는 이런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다.전복 ●와르르 무너진 화물에 결국 넘어진 세월호 2014년 4월 15일. 세월호 침몰 사고 전날 밤 배 위에선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제주도 수학여행에 들뜬 아이들은 쉽사리 잠들지 않았다. 이렇게 배는 전남 진도 해역에 도착했고, 날이 밝아 왔다. 16일 오전 8시 49분. 세월호의 뱃머리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빠르게 돌았다. 배는 기우뚱하더니 이윽고 왼쪽으로 넘어졌다. 물살이 거칠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 진입한 지 20분. 조타수가 병풍도 인근 수역에서 제주도를 향해 뱃머리를 돌린 것이지만 배가 넘어질 정도는 아니었다. 누구의 잘못이었을까. 넘어지고 그대로 가라앉은 세월호가 2017년 4월 11일 참사 1091일 만에 육지로 인양됐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타기 펌프 유압장치인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착된 상태로 발견된 것. 키는 배의 방향을 조종하고 솔레노이드 밸브는 그 키가 움직이도록 압력을 가한다. 밸브 고착으로 배를 돌릴 때 키에 작용한 압력이 조타수가 입력한 수치보다 훨씬 커졌고 이것이 세월호가 넘어진 최초의 계기가 됐다. 다만 이에 대해서 선조위 전체가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어쨌든 넘어진 세월호는 영영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정상적인 배는 기울어져도 이내 평형상태로 돌아온다. 기울어진 배가 다시 돌아오려는 성질을 수치화한 ‘복원성수치’(GoM)라는 게 있는데 선조위 일부 위원들은 “세월호의 복원성수치가 출항 때부터 낮았기 때문에 되돌아오지 못했다”(내인설)고 주장한다. 이에 “복원성수치가 낮은 것만이 배가 전복된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열린안)고 주장하는 위원들도 있어 결국 보고서는 둘로 나뉘어 쓰였다. 이견에도 불구하고 공통으로 인정되는 사실은 배에 실린 철근 등 무거운 화물들이 제대로 묶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월호가 20도쯤 기울었을 때 화물들은 굉음을 내며 배의 왼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무게중심이 쏠린 세월호는 결국 완전히 평형상태를 잃었고 1시간 40분 만에 130도까지 기울었다. 결국 세월호는 뱃머리 일부를 제외하고 전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속수무책 ●완전히 열려 있던 세월호 배가 넘어진 지 1시간쯤 지났을 때부터 안으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완전히 기울었을 때 선내 갑판 두 곳은 완전히 침수된 상태였다. 밀려든 바닷물은 세월호를 바다 밑으로 끌어당겼다. 무척 빠른 속도였다. 선조위는 세월호가 침몰 당시 완전히 열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대부분 선박에는 ‘수밀문’이 있다. 바닷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문이다. 한국선급 지침에 따르면 수밀문은 배가 정박했을 때만 열어두게 돼 있다. 출항할 땐 반드시 닫아야 한다. 통상 항해 중 열어둘 때도 있지만 반드시 조건이 붙는다. 비상 상황에서 원격으로 폐쇄할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의 모든 수밀문은 열려 있었고 배가 전복됐을 때도 닫히지 않았다. 아무도 닫을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속수무책 밀려든 바닷물은 배 안을 자유로이 흘러다녔다. 선조위 조사 결과 수밀문뿐만 아니라 배 안에 있는 맨홀도 모두 열린 상태였다. 박기호 당시 세월호 기관장은 선조위 조사에서 “(맨홀을) 닫아둔 상태로 운항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만큼은 수밀문과 맨홀을 닫아야 했다. 세월호 선원들의 생각은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그저 도망치기 바빴다. 바다 위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세월호는 무방비 상태였다. 이렇듯 안일한 관행에서 비롯된 순간적인 판단 부재는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돌아왔다. 세월호가 만약 닫힌 상태였다면 어땠을까. 선조위가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 시뮬레이션을 맡긴 결과 수밀문이 닫힌 세월호는 기울기가 65도에서 머무르며 오랜 시간 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촌각을 다투는 구조 현장에서 다만 몇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능 ●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배 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승객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게 선원들의 임무다. 총지휘자인 선장은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며 필요하다면 퇴선 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준석 당시 세월호 선장에게 그런 의무감은 없었다. 오전 9시 45분. 이 선장은 세월호를 뒤로하고 도주했다. 배 안에 있던 강혜성 사무원은 10번 넘게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승객들에게 방송했다. 방송을 그대로 믿은 사람들은 결국 희생됐다. 세월호 선원들은 구호 활동 준비도 전혀 돼 있지 않았다. 배가 침몰하는데도 구명 뗏목을 투하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은 이 선장은 “깜빡했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손지태 당시 세월호 1등기관사는 비상사태에서 배 우현에 있는 ‘슈터’를 내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그는 슈터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슈터는 갑판에서 바다로 승객을 대피시키는 장치다. 해양경찰은 우왕좌왕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에선 세월호와 교신하면서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세월호가 가라앉는 상황을 인지했으면 직접 퇴선 지시를 내릴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다. 세월호가 50도쯤 기울어진 오전 9시 34분에 해경 경비정인 ‘123정’이 도착했다. 현장에서도 해경의 무능함은 반복됐다. 김경일 당시 123정장은 세월호에 사람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퇴선 방송은 하지 않았다. 김 정장은 “방송이 들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들리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면 직접 대원들과 배 안으로 진입해서 구조활동을 펼쳐야 했지만 김 정장은 그러지도 않았다. 부실한 구조 활동에 책임이 있는 그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트라우마 ● 무엇이 바뀌었나 우리 사회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재난관리체계는 전반적인 변화를 겪었다. 해양사고 분야로만 좁히면 현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2015년 신설된 해경 동·서해지역대를 2017년 해양특수구조본부로 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여객선 안전 관리·감독 강화 차원에서 카페리(자동차를 싣고 운항하는 여객선) 선령을 30년에서 25년으로 축소했다. 과적을 차단하고자 여객과 화물에 대한 전자발권시스템도 도입했다. 여객선 운항관리 업무도 민간에서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이관했다. 선박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해사안전감독관 제도도 새로 만들었다. 비상 상황에서 승객이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항해 중엔 선원이 반드시 제복을 착용하도록 했다. 선박 안전규정을 위반했을 때 제재도 강화해 과징금을 최대 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고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다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사업자에 대한 ‘영구적 결격제도’도 도입했다. 선장·선원이 구조를 하지 않아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처벌도 5년 이하의 징역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도록 법을 바꿨다. 내항여객선 관리 주체도 해경에서 해양수산부로 1997년 이후 20년 만에 환원됐다. 정부 조직도 대폭 손질됐다. 무능한 구조 활동으로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는 해경은 특히 부침을 겪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재난 주무부처인 당시 안전행정부는 행정자치부와 국민안전처로 쪼개졌고 해경은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격하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해수부 외청으로 부활했다. 이때 국민안전처도 다시 합쳐져 지금의 행정안전부로 거듭났다. 인력도 꾸준히 늘었다. 해경에 따르면 현원 기준 해경 인력은 2013년엔 8499명이었지만 지난해 11월 1만 560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해경은 지난해 기준 762명 수준인 구조 전문 인력을 2020년 1154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해경은 현재 구조현장에 투입할 대형 헬기 2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8년 총 5대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엔 잠수지원함도 1척 사들여 중앙해양특수구조단에 배치하기도 했다. 지향점 ●같은 아픔 겪은 스웨덴은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해양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1년 뒤인 2015년 2740척의 배에서 해양사고가 발생했으나 지난해엔 3434척까지 많아졌다. 인명 피해는 지난해 총 89건으로 56명이 사망했고 33명이 실종됐다. 지난해 기준 어선 사고가 1937건(56.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화재·침수·좌초 사고가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세월호 이후 대표적인 해양사고로는 ‘추자도 돌고래호 전복사고’(2015년·15명 사망·3명 실종),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2017년·15명 사망)가 있으며 지난해에도 ‘완도 근룡호 전복사고’(2월·2명 사망·5명 실종), ‘통영 11제일호 전복사고’(3월·4명 사망·4명 실종), ‘목포 2007연흥호 충돌사고’(4월·3명 사망·3명 실종) 등이 발생했다. 이렇듯 끊이지 않는 해양사고 속에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의 지향점은 어디가 돼야 할까. 전문가들은 비슷한 아픔을 겪은 스웨덴의 사례를 제시한다. 1994년 9월 스웨덴 로로선(컨테이너선) ‘에스토니아호’가 침몰해 탑승객 989명 중 852명이 숨졌다. 사고 발생 3년 뒤 사고조사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는 사고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도착시각을 지켜야 한다는 선장의 압박감, 선원들의 늦은 대처, 선박설계 오류 등이다. 단순히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을 넘어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스웨덴은 현재까지도 같은 해양사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개선이다. 조직 내 모든 활동에 안전과 관련된 내용을 반영하면서 구성원들이 안전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한다. 리더인 선장을 비롯해 선원들에게도 사고 상황에서의 리더십을 배양한다. 선박을 설계할 때도 기관실을 이중으로 만들고 그 사이에 격벽을 설치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배 자체가 거대한 ‘구명정’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세계은행 총재 후보 낙점 멀패스 미 재무차관 중·일 표심 잡으러 아시아행

    세계은행 총재 후보 낙점 멀패스 미 재무차관 중·일 표심 잡으러 아시아행

    ‘트럼프 충성파’로 다자외교에 대해 수 차례 비판했던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낙점되면서 세계은행의 역할과 예산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멀패스 차관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을 방문해 다자외교를 보장함으로써 회원국들을 안심시키기에 나섰다고 파이낸설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지난달 임기를 3년 이상 남겨뒀던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갑작스레 사임을 발표하며 차기 총재 인선에 나섰던 미 백악관은 최종 후보자로 멀패스 차관을 지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미 납세자들의 세금을 효과적이고 현명하게 쓰이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멀패스는 오랫동안 세계은행의 책임에 대한 강력한 옹호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경제 참모를 거쳐 트럼프 정부에 입성한 멀패스 차관은 보호주의 통상정책 실행에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그동안 세계은행에 대해 “지나치게 비대하고 비효율적이며, 역동적인 신흥시장으로 성장하는 개도국에 대한 지원 중단을 꺼리고 있다”고 비판해 왔으며, 특히 ‘대(對)중국 강경파’로 중국에 대한 지원 중단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멀패스 차관이 세계은행 총재가 되면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지원 프로그램이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멀패스 차관은 이런 의구심을 종식하고자 이날 워싱턴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발도상국의) 빈곤 완화와 성장이라는 세계은행의 미션에 대해 깊게 신경쓰고 있으며, 세계은행이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이미 수많은 지지를 얻었고 세계은행 총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세계은행의 업무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멀패스 차관은 미국에 이어 세계은행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과, 미국과 무역협상 중인 중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아시아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은 세계은행과 다자간 차관에 오랜 시간 관여해왔기 때문에 중요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비영리단체 세계개발센터 스콧 모리스 선임연구원은 “멀패스는 자신이 이전에 세계은행의 아젠다에 대해 첨언했던 것을 넘어서는 움직임을 다른 회원국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면서 “거기에는 세계은행의 핵심 업무인 기후 예산과 관련해 중국과 건설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일도 포함된다”고 FT를 통해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이외 다른 회원국의 투표 지분이 84%라는 점에서 이들은 언제든 부적합한 후보자를 거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김 전 총재가 사임했을 당시 트럼프 정부가 추천한 친(親)트럼프 인사에 대해 유럽 이외 국가들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따르는 총재가 세계은행이 취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 신흥국에서 차기 총재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앞서 김 전 총재도 버락 오바마 전 미 정부의 후보자로 나서기는 했으나 응고지 오콘조 이웰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나 호제 안토니오 오캄포 콜롬비아 재무장관과 경쟁해야 했다. 이사회는 오는 14일까지 후보자를 받을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신흥국에서 나온 후보자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멀패스 차관의 장남인 로버트 멀패스가 지난해 7월부터 세계은행의 조사분석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멀패스 차관이 총재로 선임되면 내규에 따라 장남은 사임해야 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한항공 작년 영업익 27.6% 감소

    12조 6512억 ‘사상 최대’ 매출과 대조적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잇단 압박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이 실적에서도 활짝 웃지 못했다. 연간 매출은 사상 최대이지만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6%나 줄었다. 급격한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지출과 임금협상 타결로 임금 소급분이 빠져나간 탓이다. 대한항공은 29일 지난해 영업이익 6924억원으로 전년(9562억원)과 비교해 27.6%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이 12조 6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영업이익이 쪼그라든 것은 고유가와 추석 연휴 기저효과가 크다. 통상 유류비는 항공사의 영업비용에서 30%를 차지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2018년 항공유는 64달러(WTI 기준, 배럴당) 선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올랐다. 거기에다 2017년엔 추석(10월)이 4분기에 속해 여행객 덕을 톡톡히 봤지만 지난해엔 추석이 3분기(9월)였던 탓에 4분기 실적에서 힘을 얻지 못했다. 더욱이 연말 임금협상 타결에 따라 임금 소급분을 한꺼번에 지출한 것도 영향을 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매출은 7%나 증가했다”면서 “올해는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효과와 유가 하락 추세로 영업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美-中 대만 근해서 잇단 군사작전...무역협상 앞두고 팽팽한 긴장

    美-中 대만 근해서 잇단 군사작전...무역협상 앞두고 팽팽한 긴장

    미국 해군 함정 2척이 24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대만해협 통과 작전을 실시했다. 같은 날 중국 공군 전투기는 대만 남쪽 바시해협을 관통하는 비행훈련을 하는 등 오는 30~31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힘겨루기가 펼쳐지는 양상이다.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는 24일(현지시간) 이지스 구축함 ‘맥켐벨’과 보급함 ‘월터 S.딜’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항해를 했다고 밝혔다. 태평양함대의 팀 고르먼 대변인은 CNN 방송에 “(두 함정이) 국제법에 따라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통상적인 항해 작전을 했다”고 말했다. 고르먼 대변인은 또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미 해군은 앞으로도 국제법이 허용되는 어느 곳에서든 비행하고, 항해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가 약 400㎞, 너비 150∼200㎞의 지리적 요충지다. 미 해군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해 항해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4번째다. 미 해군은 지난해 7월, 10월, 11월에도 각각 대만해협 통과하는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미 해군은 1년에 한 차례꼴로 대만해협 통과 항해 작전을 해왔으나, 지난해 7월 1년여 만에 작전을 재개한 이후 작전 빈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국제수역인 대만해협 함정 통과를 ‘국제법에 따른 통상적 항해’로 밝히고 있지만, 중국은 ‘중국의 일부’로 여기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으로 보고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만일 중국이 대만에 군사공격을 가할 경우 대만해협은 인화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대만해협 함정 통과 작전 횟수를 늘리는 것이 중국과의 무역갈등 와중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항해로 미·중 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 90일 휴전’ 마감 시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결론을 내기 위해 협상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대만 국방부는 이와 별도로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이 H-6K 전략 폭격기, KJ500 조기경보기를 포함한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남쪽 바시해협을 통과하는 군사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바시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해협이다. 너비는 150km 정도에 이르며,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역이다. 앞서 중국 공군은 지난 22일에도 수호이(Su)-30 전투기와 산시 Y-8 정찰기를 동원해 바시해협 관통 비행훈련을 했다고 SCMP가 대만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잇따라 무력시위를 하는 것과 관련해 대만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미국 항모를 파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중국군은 2016년 민진당 출신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 주변에 대한 해상과 공중 순찰 및 훈련을 강하하는 양상이다. 중국군은 2016년 8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대만 주변에서 모두 27차례의 해상과 공중 순찰 작전을 했다. 이 가운데 2차례 작전에는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도 동원됐다. 이달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일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놔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 백지화하라”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 백지화하라”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는 23일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 반도체클러스터 구상을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정부보다 더 강력한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해 국민들의 균형발전 기대가 매우 크다”며 “그러나 수도권을 입지로 한 반도체클러스터는 문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자부는 지난해 11월 충북 혁신도시 일원 6개 시·군에 충북반도체융복합타운을 지정고시했다”며 “정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위해 반도체클러스터는 충북반도체타운에 구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북반도체타운은 2027년까지 충북혁신도시 반경 20㎞, 1133만2000㎡에 반도체, 소자, 제조장비, 소재 기업 등을 입주시킨다는 게 사업의 골자다.충북본부는 “입지만 다를 뿐 차이가 없는 반도체클러스터가 수도권에 동시 구축된다면, 충북반도체타운은 차질을 빚을수 밖에 없다”며 “충북반도체타운이 성공적으로 조성되면 평택~이천~청주를 잇는 삼각클러스터가 구축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산자부는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충북본부는 산자부가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언급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충북시장군수협의회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협의회는 비수도권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다. 협의회는 건의문에서 “지난해 12월 산자부가 발표한 ‘대·중소 반도체 상생 클러스터’ 구축 계획이 수도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방 소멸 위기에 빠진 충북 등 비수도권을 입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반도체클러스터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SK하이닉스가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기 용인과 이천, 경북 구미, 청주 등이 유치운동을 벌이고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EU “韓, ILO 협약 비준하라”… 무역분쟁 절차 개시

    韓 “경사노위 지원 등 비준에 최선”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 무역분쟁을 제기했다. 한·EU FTA 협상 당시 우리가 약속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8년 가까이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정부 대표단과 EU 집행위원회 대표단이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한·EU 간 관련 협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김대환 노동부 국제정책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과 마들린 튀닝가 EU 집행위원회 통상과장 등 EU 대표단 2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EU는 지난달 17일 “한국이 한·EU FTA 협정에서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13장 4조 3항 이행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정부 간 협의를 요청했다. 4조 3항은 한국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은 1991년 12월 ILO 정식 회원국이 됐다. 하지만 핵심협약으로 분류되는 8개 가운데 결사의 자유(87호·98호)와 강제노동 금지(29호·105호)를 포함해 4개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에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를 세워 사회적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협의에서 김 국제정책관은 “정부가 ILO 핵심협약을 조속히 비준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 대표부 대사는 “FTA 발효 8년째인 올해는 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4번 조사에 30시간 조서 탐닉… 양승태도 법꾸라지 노리나

    4번 조사에 30시간 조서 탐닉… 양승태도 법꾸라지 노리나

    MB 6시간·박근혜 7시간 보다도 많아 시간 지연… 영장 청구 다음주로 밀릴 듯 “강제징용 배상 판결 나오면 나라 망신” 檢, 朴지시 담긴 김규현 前수석 수첩 확보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조서 열람 시간이 길어지면서 구속영장 청구가 다음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이 조서 열람에 유독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두고 재판을 대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쳤지만, 양 전 대법원장의 조서 열람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인 15일 오전 9시 20분쯤 검찰에 출석해 오후 2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후 밤 11시 30분까지 조서를 열람했는데도 마치지 못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번 주 안에 한 차례 더 출석해 조서 열람을 끝내기로 했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주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양 전 대법원장이 조서 열람에 오랜 시간을 쓰면서 신병처리 결정은 다음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출석한 11일, 14일, 15일 3일간 검찰 신문은 총 27시간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금까지 조서 열람에 약 21시간 30분을 사용했다. 한 차례 더 열람하면 30시간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조사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조서 열람에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두 전직 대통령과 비교해봐도 이례적으로 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사 14시간에 조서 열람 7시간 30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사 15시간에 조서 열람 6시간이 걸렸다. 양 전 대법원장이 유독 조서 열람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검찰이 갖고 있는 ‘패’를 톺아보기 위한 재판 전략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통상 검찰 조사를 받고 나면 신문조서를 검토한 뒤 본인 진술과 다르게 기재된 부분을 고치고 추가 발언 등을 기재할 수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수정이나 추가를 요구하는 일은 많지 않고, 단순히 조서를 읽어보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의 질문을 통해 검찰이 확보한 진술, 문건 등 증거를 추론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조서에서 검사 질문을 보면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역추론이 가능하다”며 “조서를 외우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구본승 변호사도 “양 전 대법원장이 검사의 질문 속에 객관적 증거가 있는지 파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신문조서가 재판에서 증거 능력이 인정되는 만큼 피의자 권리 보호 측면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사실 관계를 답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답변했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분석도 있다. 앞뒤가 맞는 말인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혜 아닌 특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검사들이 조서 열람을 빨리 마무리하라며 은근히 압박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직 대법원장이니 심리적 압박 없이 꼼꼼히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사팀은 양 전 대법원장을 조사하면서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담긴 김규현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업무수첩 10여권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김 전 수석의 수첩에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경우 나라 망신이 될 것이니 잘 대처하라”는 취지의 박 전 대통령 지시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2019년 세계 5대 이슈 주목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2019년 세계 5대 이슈 주목

    ①최악 피한 미·중 무역전쟁…패권경쟁 속 타협 모색할 듯 ② 5월 유럽의회 선거…포퓰리즘 강세 ③ 美 여름부터 대선정국…트럼프 전략은 새달 뮬러 특검 보고서 내용따라 파장 ④ 선진국 경제도 둔화 전망… 한국엔 악재 ⑤ 美, 反이란 정책… 중동 다시 화약고로 2018년을 냉전 이후 미국과 동맹들이 추구해온 ‘자유민주적 국제질서가 실패한 해’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글을 왕왕 접한다. 보편적 가치보다 개별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고, 협력과 공정 경쟁보다 갈등과 대립이 심화됐다. 2019년에는 자유주의 세력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포퓰리즘이 쉽게 물러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글로벌 경제까지 성장세가 꺾이면서 여건은 더욱 나빠졌다. 미국의 정치컨설팅회사 유라시아그룹의 ‘2019 주요 리스크´ 보고서를 비롯해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 아산정책연구원 등의 전망을 토대로 올해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이슈 5개를 꼽아보았다.●미·중 패권 경쟁 지난해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초 베이징에서 차관급 협상을 갖고 상품 무역 등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보호와 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껄끄러운 이슈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말 장관급으로 격상해 무역 협상을 이어간다. 유라시아그룹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이 해소된다고 해도 두 나라 사이의 경제적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첨단산업 분야와 안보 분야의 지적재산권과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제한 및 수출통제, 금융제재 등 비관세 조치들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이에 상응하는 비관세 조치로 미국 기업들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중국과의 패권 경쟁은 글로벌 리더십과 안보, 첨단기술, 통상 등에서 다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이 달의 뒷면에 탐사기를 인류 최초로 착륙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미국과의 우주탐험 경쟁도 가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의 긴장 상태는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주도권 경쟁은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틈새가 벌어진 사이를 중국이 비집고 들어오면서 전선이 안보에서 거대 자유무역협정 등 통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중국에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미·중 관계 개선과 안정적 관리라고 내다봤다.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 않는 선에서 양보하고 타협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포퓰리즘에 흔들리는 유럽연합과 브렉시트 2019년은 유럽에 정치적으로 도전과 변화의 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테레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협상 끝에 도출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실시한다. 영국 언론들은 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여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반대로 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합의안 중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의 국경 문제를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당분간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잔류하기로 한 ‘안전장치’에 반대하고 있다. 합의안이 부결되면 영국은 EU와 아무 협정을 맺지 못하고 3월 29일 탈퇴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3개회일 안에 하원에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노동당은 합의안이 부결되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나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그렇더라도 메이 총리는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된다. 메이 총리는 제2의 국민투표가 “나라를 분열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시한을 미루고 제2의 국민투표 또는 국민공론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월 유럽의회 선거는 EU 정치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선거다. 반(反)EU,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라시아그룹은 유럽의회에서 포퓰리스트 성향의 의원들이 2014년 28%에서 올해 3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퓰리스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EU 통합과 정체성에 도전요인으로 작용하고, EU 개혁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특검보고서, 커지는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초부터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하원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연방정부 임시폐쇄(셧다운)가 기존의 최장기 기록인 21일을 이미 깼다. 여소야대 의회와의 충돌은 시작에 불과하다. 커지는 미 정치의 불확실성은 국경 너머까지 파장이 적지 않다. 먼저 29일에 있을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세계전략과 대북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을 겨냥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다음달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보고서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의 러시아 유착 스캔들을 조사해온 뮬러 특검의 보고서 내용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수 있다. 하원에서는 벌써 탄핵 얘기가 나온다. 물론 탄핵발의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상원의 벽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말 특별호에서 영국 베팅사이트와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 등의 자료를 참고해 계산해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확률은 35%로 추산됐다. 50%를 밑돌지만, 특검 보고서와 트럼프 직계 가족과 소유 기업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결과에 따라서는 정치적 상황이 어디로 튈지 예단할 수 없다. 탄핵을 둘러싼 정치 공방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진영 간 싸움은 그렇지 않아도 갈라진 미국을 더욱 분열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미 정치권은 올여름부터 사실상 대선 정국으로 접어든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정치인이 30명은 넘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한다. 트럼프에 대항할 유력 후보가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무역과 대외정책에서 동맹국까지 압박하며 무리수를 둘 수도 있다.●가시권에 든 세계경기 둔화 올해는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의 경제 성장세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6월 보고서의 전망치 3.0%보다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2020년과 2021년 성장률은 모두 2.8%였다. 세계은행은 ‘어두워지는 하늘’이라는 부제가 붙은 보고서에서 “국제 무역과 제조업 활동이 동력을 잃은 데다, 지속적인 협상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권 사이의 무역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글로벌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를 4.7%에서 4.2%로 대폭 내렸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3%에서 6.2%로 0.1% 포인트 내렸다. 선진국 성장률은 기존의 2.0%를 유지했다. 미국(2.5%)보다는 유로존(1.6%)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경기도 내년부터는 침체하거나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4~8일 미 경제전문가 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6.6%가 내년에, 26.4%가 각각 2021년에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보는 주요 이유로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미 증시 동요 등을 꼽았다. 거대 시장인 중국 경기의 둔화는 연초부터 애플이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이른바 ‘애플 쇼크’를 불러왔는데, 충격이 애플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는 또 다른 악재이다. ●불안한 중동 정세 중동 지역이 새해에 다시 지구촌의 화약고가 될지 걱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중동 정책의 3대 원칙으로 이슬람국가(IS) 격퇴, 지역 안정, 반이란을 제시했다.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감군 결정 등이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주도의 반이란 국제연대에 반발하고 있는 이란,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노리는 러시아, 이란 견제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관계 개선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중동 정세가 꿈틀거리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피해자 식별 안 돼도 처벌해야… 포르노 합법화는 논리적 비약”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피해자 식별 안 돼도 처벌해야… 포르노 합법화는 논리적 비약”

    서울신문이 5회에 걸쳐 ‘난 너의 야동이 아니다’를 연재한 건 변화를 촉구하고 싶어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의 신음소리는 깊지만, 자성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가해자들의 재범 비율과 촬영물의 유포 비율은 늘어만 간다.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감행하는 피해자가 적지 않지만 이들을 어떻게 치유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디기만 하다. 서울신문은 김현아 법무법인 GL 변호사,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 대표와 함께 해법을 모색했다. 임주형 탐사기획부 기자가 좌담을 진행했다.고통 →피해자들이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이유는. 윤김 교수 우리 사회엔 남성 중심적이고 이중적인 성규범이 존재한다. 남성에게 성경험은 우월함을 뜻하지만 여성에게 성경험은 순결과 온전성이 박탈된 것으로 치부된다. 그래서 피해자들에게 사회는 ‘○○녀’ 등 온갖 낙인을 붙이고 손가락질을 한다. 이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피해자들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탓한다. 때론 내가 사라지면 끝날 일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서 대표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되레 피해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당한 피해자도 있다. 이런 사회적 낙인 때문에 대다수의 피해자들이 사회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경제적 고립까지 겪으며 고통이 배가된다. 김 변호사 촬영 피해자들은 누군가가 내 영상을 가지고 있고 언제 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간다. 실제 유포되지 않은 피해자들의 고통 역시 촬영물이 유포된 피해자만큼이나 극심하다. 신고 →피해자들의 경찰 신고 비율이 낮은 이유는. 서 대표 증거가 충분해도 삭제만 해 달라고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알려질까 두려워서다. 자칫 문란한 여성이란 낙인으로 사회에서 격리될 거란 공포심 때문이다. 김 변호사 불법 촬영물의 존재가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게 하거나 재판 과정에서 합의하도록 압박하는 수단이 된다. 불법 촬영물이 존재하면 언제든 재유포가 가능하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을 한다고 해도 어디에 어떻게 숨겨뒀을지 모르는 일이다. 법원이 피해 영상물 삭제 명령을 할 수 있게 법 개정을 해야 한다. 법원이 삭제 명령을 했는데도 영상이 발견되거나 재유포를 하면 바로 처벌이 가능하다. 소송에서도 피해자가 유리하다. 윤김 교수 가해자 처벌이 너무 약하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징역이 선고되는 비율도 낮고, 벌금형도 300만원 이하가 대부분이다.처벌 →성폭력 처벌법 14조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개정에 대한 평가는. 서 대표 일부 형량이 강화됐고, 피해자 스스로 촬영했어도 동의 없이 유포한 경우에 처벌할 수 있게 한 것 등은 긍정적이다. 다만 피해 촬영물을 방치한 유통 플랫폼 처벌 조항이 명시되지 않은 게 아쉽다. 불법 유통 시장을 없애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변호사 유포 범죄의 형량이 더 강화됐어야 한다. 피해 촬영물은 언제든 재유포될 수 있고, 한 번 퍼지면 완벽한 피해 복구는 불가능에 가깝다. 벌금형을 없애고 무조건 징역형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프로필 사진에 음란물을 합성하고 편집하는 속칭 지인능욕을 처벌할 조항도 필요하다. 윤김 교수 얼굴 식별이 안 돼도 피해자가 자신이라고 하는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최근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여자친구의 몸 사진을 올리는 일명 여친 인증 사건이 있었지만 처벌은 못하는 형국이다. 최 과장 웹하드나 음란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할 때 구체적 피해상황이 나오지 않으면 강한 처벌이 어렵다. 그래서 성폭력 처벌법 대신 보통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가 적용된다. 이러면 형량이 ‘1년 이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너무 낮다. 긴급체포 요건도 아니고 대부분 구속조차 안 된다. 이렇다 보니 수사 중에도 사이트 운영을 이어 가며 수익을 내는 가해자도 많다. 벌금형을 받고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형량을 높여야 한다.해법 →범람하는 불법 촬영물과 웹하드 카르텔 문제의 해법은. 최 과장 경찰이 지난해 특별 단속을 통해 웹하드 40개 업체 운영자 53명을 검거하고 6명을 구속했다. 올해도 관계 부처들과 함께 2차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형사 처벌뿐만 아니라 웹하드 과태료 부과와 등록 취소 등 행정제재, 불법 음란물 삭제 통보, 불법 수입에 대한 세금 징수 등 종합적 제재가 가능할 것이다. 서 대표 웹하드 카르텔을 무너뜨리려면 관계 부처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웹하드의 생살여탈권을 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그간 자신의 역할을 방기해 왔다. 모바일 웹하드는 아예 사각지대다. 빨리 모바일에도 필터링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3년 전에 나왔지만 업계 반발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미뤄 왔다. 윤김 교수 필터링 업체가 웹하드 업체와 결탁돼 있다는 의혹도 계속해서 나왔다. 제대로 필터링하지 않은 회사는 이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본다. 김 변호사 웹하드 카르텔 문제는 이미 미국에서도 문제가 됐다. 필터링 업자가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다 걸렸고, 운영자에게는 징역 18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무리 음란물을 뿌려도 법정형이 최대 5년밖에 안 된다. 처벌 강화가 절실하다.피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퍼지는 피해 영상물을 줄이려면. 김 변호사 삭제가 가장 어려운 건 국내법 적용이 안 되는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 사이트다. 하지만 최근 경찰이 해외 공조수사를 강화해 적극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다. 최 과장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과 협력해 미국에 서버를 둔 한국 음란 사이트 84곳의 운영자 인적 정보를 받을 예정이다. 통상 운영자가 검거되면 대부분은 사이트를 폐쇄한다. 하지만 검거 이후에도 사이트가 계속 운영된다면 아예 접속 자체를 막는 방식을 쓰고 있다. 물론 우회 접속할 수도 있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람들의 접속이 줄어 범죄 수익이 줄면 사이트 운영이 어려워지지 않겠나. 윤김 교수 시민단체인 한사성이 초국가적 피해 촬영물 삭제를 위한 국제연대체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미국에서도 음란사이트 운영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현지 피해자 지원 단체와 교류 중인 것으로 안다. 그런데 왜 정작 정부 차원의 노력은 없을까. 예컨대 피해 영상물을 원천 봉쇄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일부 국가가 아닌 전 세계가 공유해야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 대표 언론에서도 풍선효과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마치 불법 촬영물이 영영 사라지지 않고 욕망이 옮겨 가는 방식으로 유지된다는 가해자들의 주장을 공고하게 만드는 위험한 단어다. 삭제 작업을 해 보면 영상이 단속에 따라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간다기보다 이미 모든 플랫폼에 퍼져 있었던 경우가 많다. 초기에 집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풍선효과처럼 비쳐질 뿐이다. 윤김 교수 일각에서 풍선효과로 내세우는 주장 중 하나가 상업 음란물(포르노) 합법화다. 포르노를 불법으로 막으니 풍선효과로 불법 촬영물 등이 판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리적 비약이다. 불법 촬영물을 보는 사람들은 포르노는 조작이지만 불법 촬영물은 실제이고 희소성도 있다고 말한다. 결국 포르노가 합법화돼도 불법 촬영물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다. 삐뚤어진 욕망을 사회적으로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지원 →피해자 어떻게 지원해야 하나. 김 변호사 지금까지 피해자들이 디지털 장의사 등 사설 업체에 큰돈을 들여 영상을 직접 삭제해 왔지만 폐단이 너무 많다. 정부와 시민단체 중심의 삭제 지원이 중요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산하에 피해 촬영물 삭제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생겼다. 하지만 전담 인력이 16명으로 너무 적다. 예산 확보와 인력 충원이 절실한데도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해 책정됐던 26억 4500만원의 예산이 국회에서 통째로 삭감됐다. 매우 유감스럽다. 심각한 상황을 국회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도우려는 의지는 있는지 의문이다. 서 대표 정부의 삭제 작업에서 간소화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청소년 피해자의 경우 부모의 확인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최 과장 피해자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유포된 촬영물의 빠른 삭제와 차단이다. 사이트 운영자가 삭제 요청을 무시하면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하고 방심위 결정에 따라 방통위가 삭제 명령을 내린다. 이 과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 최근 실시간으로 경찰과 방심위가 심의 요청을 하고 결과를 받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복귀 →피해자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로 복귀할 수 있을까. 윤김 교수 결국 여성이 피해를 입었어도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성폭력 특례법 14조 1항의 처벌 근거 중 하나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줬는지 여부다. 하지만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이 수치심이 됐을 때 피해자는 부끄러움에 숨는 존재가 된다. 피해자가 느껴야 할 감정은 수치심이 아니라 성적 불쾌감이다. 그럴 때 피해자들은 거리로 나가서 싸우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김 변호사 윤김 교수 말처럼 피해자의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아니라 가해 행위 자체가 침해 행위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구속 요건도 그렇게 변화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성폭력 문제를 교육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수치심이나 도덕성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이런 가해 행위가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사회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피해자들이 사회로 나올 수 있다. 최 과장 가해자로부터 지속적인 유포 협박을 당하거나 고소 이후 보복 가해에 대한 공포심으로 외부로 나서지 못하는 피해자도 많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신변 불안을 호소하면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고 순찰 실시, 필요한 경우 동행하는 등 피해자가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하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中과 비핵화 협력·대미 협상카드는 견제… 김정은의 ‘이중 복선’

    中과 비핵화 협력·대미 협상카드는 견제… 김정은의 ‘이중 복선’

    北에 中은 비핵화 협상의 중요 파트너 美 견제하고 北 체제보증 우방국 재확인 무역분야서 대미 협상력 떨어진 中에 유리한 통상 협상카드 활용 차단 포석도 “평화프로세스 남·북·미 3자 틀 벗어나 중·러 포함 다자구도로 접근해야” 지적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 제고에 나섰다. 하지만 무역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미·중 간 갈등 국면에서 중국의 열세가 점쳐지면서 중국이 북한을 대미 협상 카드로 삼으려는 것 아닌지 확인·견제하려는 ‘이중 복선’이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 입장에서 중국은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중요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다. 비핵화 협상 상대인 미국을 견제할 수 있고 대남·대미 관계에서 북한의 체제보장을 보증할 우방국으로 통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도 한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에 중국의 참여를 강조한 것이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에 대해 북·중 정상이 평화협정 추진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임을 감안하면 양측의 밀착은 보다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에 제시할 비핵화 협상 카드를 늘리려면 주한미군 주둔, 미국 첨단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에 반대하는 중국과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4불(핵실험·생산·사용·전파) 기조는 실질적 핵 동결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의 구미에 맞을 수 있다”며 “중국과 이에 대한 협상 전략을 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간 전략적 경쟁·갈등 상황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에 협조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유리한 통상 여건 등을 받아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 같은 대국과 중요한 협상을 앞두면 지역문제가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해왔다”며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중국이 북한을 협상 카드로 대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북한은 중국의 마음을 알아보는 한편 사전 방지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에 북한이 미·중 간에서 외교 무게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소위 ‘시계추 전략’을 구사했다면 이번에는 협력과 견제를 동시에 구사해야 하는 복잡한 함수를 마주한 셈이다. 한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남·북·미 3자 틀에 매달리기보다 다자구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한권 교수는 “3자 틀의 경우 배제된 중국이 북·러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 북한의 대미 협상력이 더욱 커지면서 북·미 협상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중국을 틀 안에 끌어들여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무역휴전 중 마주앉은 美·中… 본게임은 다음주 ‘워싱턴 담판’

    무역휴전 중 마주앉은 美·中… 본게임은 다음주 ‘워싱턴 담판’

    美, 지재권 보호 등 불공정 문제 집중 제기 中, 짝퉁 다이슨 적발… 테슬라 공장도 착공 “美, 무역전쟁으로 매달 10억弗 추가 손실” 中 올 경제성장 6%대 이하 비관 전망도 화웨이 자체 반도체 개발… 장기화 대비오는 3월 1일까지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던 미국과 중국이 7일 베이징에서 이틀간의 차관급 실무 협상에 돌입했다. 미 대표단은 제프리 게리시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단장으로 그레그 다우드 USTR 농업 부문 협상대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국제 담당 차관, 길 캐플런 상무부 국제통상 담당 차관,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 메리 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글로벌·아시아 경제 부문 국장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을 포함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재정부 등에서 부부장급들이 총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다음주 워싱턴을 찾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회동할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의 수입 확대를 통한 무역 불균형 해소,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와 지식재산권 침해와 같은 불공정 관행 철폐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콩 수입 재개와 최고인민법원 내 지식재산권 법원 설치 등 성의를 보인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시 공안국은 광둥성에 있는 영국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모조품 제작 공장 2곳을 적발해 36명을 체포했다고 중국 인터넷 매체 둥팡왕 등이 이날 전했다. 양국 경제합작의 상징과도 같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착공식도 이날 린강(臨港) 산업구에서 열렸다. 지난 9개월 동안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은 물론 미국도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중국은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미국은 매우 강력한 입장에 있고 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비록 취업률이 예상보다 높아지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미 회사와 농부, 소비자 등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게리 샤피로 미 소비자기술협회장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매달 미 기술산업이 10억 달러(약 1조 1190억원)의 추가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연초 양회에서 제시했던 6.5%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올해는 이보다 낮은 6.2~6.3%의 성장률 예측치가 나오고 있다. 아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대에도 못 미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중국 당국은 부채 축소 경제정책을 탈피해 지방정부의 채권 발급과 민영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미·중이 협상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협상에 임하는 양국의 입장 차이가 큰데 중국은 대외 리스크를 빨리 터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국은 고질적 문제인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90일 안에 다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게다가 미국은 주기적인 협상을 통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등의 상황을 점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이날 자체 상표의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무엇이 김용균들을 죽음으로 내모나

    무엇이 김용균들을 죽음으로 내모나

    고(故) 김용균(24)씨의 어머니는 “생명을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길 바란다”고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고 김용균씨는 지난 11일 회전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숨졌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간직한 채 거리로 나왔습니다. 아들처럼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결국 지난 27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28년 만에 개정된 산안법은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원청(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했습니다. 또 원청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의 적용을 받는 도급 금지 업무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용균씨가 맡았던 컨베이어벨트 운전 및 낙탄 제거 업무와 같이 발전소 내 기계·설비 운전, 정비, 점검, 유지·보수·관리 등의 업무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산안법이 통과됐지만,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는 여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발전사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이를 조사한 보고서는 거의 없습니다. 가장 최근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2016년 12월~지난해 1월 발전공기업 5곳(한국남동·남부·서부·중부·동서발전)과 발전사 협력업체(한전KPS, 한전산업개발 포함)에서 각각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노동 조건과 건강 상태를 알아본 조사입니다. 조사 결과는 지난해 3월 ‘한국의 석탄화력 정책 분석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대안’이라는 제목의 사회공공연구원 보고서로 공개됐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박종식 연세대 사회학 박사는 당시 조사에서 “발전공기업 직영 노동자들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응답자 수가 비슷하다면 두 집단의 근무 환경 및 작업장 내 위험요인을 비교하려고 했지만, 짧은 기간에 설문지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설문지가 충분히 회수되지 못해 별도로 비교 분석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직접 근무 환경을 물은 조사는 의미가 충분합니다. 그래서 발전사 직영 노동자(원청 노동자·958명)와 협력업체 노동자(하청 노동자·134명)의 응답 결과를 구분해서 비교한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하청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습니다.더 오래, 더 빨리 일해야 하는 하청 노동자 먼저 노동시간을 살펴보면, 초과근무(연장·야간노동)를 제외한 ‘통상 근무시간’(하루·주당 노동시간)은 하청 노동자(하루 8.2시간, 주당 40.2시간)가 원청 노동자(하루 8.8시간, 주당 40.4시간)보다 조금 짧았습니다. 그러나 하청 노동자들은 잦은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원청 노동자의 월평균 초과근무 횟수는 2.4회였던 반면 하청 노동자는 월평균 3.5회의 초과근무를 했습니다. “발전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한 달에 무려 200시간(초과근무 포함)이 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월 70시간만큼의 초과근무만 인정합니다. 이외의 시간에 대해서는 연장근무수당을 주지 않아요.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서 임금이 산정되는 한, 노동자에게 돈을 안 주고 위험한 일을 강요하는 발전소로 계속 운영될 것입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발전 노동자들은 평소 기계·설비 고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습니다. “새벽 2시나 3시에 설비가 갑자기 고장나도, 저희는 무조건 발전소로 가야 해요. 야간 비상대기 인력이 발전소 안에 1~2명 있긴 한데, 갑자기 사일로(연소 직전에 석탄을 저장하는 탱크)나 컨베이어벨트 같은 중장비가 서 버리면 퇴근한 사람들한테도 연락이 떨어져요. 업무 부담이 크죠.” (하청 노동자 A씨) “한 번 고장나면 2억원 정도 손해가 나기 때문에, 고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꽤 많죠. 앉아 있으면 늘 불안하죠.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 부담도 있거든요. 벼락이 쳐서 발전기가 멈추잖아요? 막을 수 있는 기회도 없이 고장이 나요.” (원청 노동자 B씨) 이런 상황에서 근무 중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일을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숫자 1에 가까울수록 빨리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는 뜻인데, 원청 노동자(0.38)보다 하청 노동자(0.46)가 업무 속도에 대한 압박감이 더 컸습니다, “24시간 동안 일정한 발전량을 유지하려면 제시간에 사일로에 석탄을 채워야 합니다. 채우는 석탄 높이가 일정해야 하는데, 제때 못하면 발전량이 감소하고,최악의 경우에는 설비가 고장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 몫입니다. 만일 회사(협력업체)가 그 손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면 직원 개개인이 배상할 때도 있어요.” (하청 노동자 C씨) 화력발전소 안은 진동도 심하고, 소음과 분진도 상당합니다. ‘청년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9일 공개한 고인의 휴대전화 영상을 보면 발전소 작업 환경이 얼마나 시끄럽고 분진이 얼마나 심한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업무가 더 위험한 하청 노동자···원청 노동자도 인정 원·하청 노동자들에게 작업 환경의 유해성을 물었더니, 원청 노동자보다 하청 노동자가 작업 환경의 유해성을 인식하는 정도가 훨씬 컸습니다. 숫자 1에 가까울수록 위험요인에 많이 노출된다는 뜻인데, 분진 노출 정도가 원청 노동자들은 0.35였던 반면 하청 노동자들은 0.54였습니다. 이 차이는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근무 장소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발전기 건물이 5층 높이면 2~3층에 발전기가 있고 4~5층에서 작업 상황을 모니터링 합니다. 모니터가 잔뜩 있는 상황실에서 (발전사) 직영 노동자들이 석탄이 어떻게 공급되는지, 컨베이어벨트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죠.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석탄이 발전기에 들어갈 때 석탄이 끼고, 탄가루가 발생하는 걸 빼는 식으로 설비 유지·관리·보수·정비와 같은 외부 작업은 모두 협력업체(하청)가 합니다. 업무환경이 크게 대비가 되죠.” (박종식 박사) 실제로 업무와 일하는 장소가 자신의 건강이나 안전을 위협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하청 노동자(81.1%)가 더 높았습니다(원청 노동자는 62.0%). 설문에 응한 원청 노동자들도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이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3D쪽 우리 직원들이 하기 싫어하는 거, 더럽고 힘든 업무들이 주로 (협력업체가 담당하고), 예를 들어서 석탄을 직접 취급한달지. 기술직 운영 정비팀은 협력업체들이랑 같이 작업하는 경우 (원청이) 관리감독을 책임지니까···.” (원청 노동자 D씨) “대부분 그런 분들(하청 노동자)이 중상을 입으세요. 설비랑 맞닿아 있으니까. 저희 교대 근무는 점검 중에 다쳐봤자 경상 정도인데, 현장에서 정비하시는 협력업체 분들이나 탄 처리하시는 분들, 그쪽 교대하시는 분들은 다치면 크게 다치죠.” (원청 노동자 E씨)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2012~2016년) 346건의 안전사고로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기간에 사망한 노동자 40명 중 37명이 발전사 협력업체 노동자였습니다.아파도 쉴 수 없는 이유 발전 노동자들은 건강상의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청력 문제와 두통, 심혈관 질환 항목에 있어서 원·하청 노동자 간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고로 인한 부상, 호흡 곤란, 요통, 피부 문제 등에 있어서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에 쌓인) 낙탄을 제거할 때 보통 쇠삽을 사용합니다. 아래 있는 탄을 꺼내려고 몸을 수그리고 팔을 깊이 넣어야 해요. 그걸 다시 벨트에 싣고. 몸을 계속 숙였다가 펴는 작업을 해야하니 어려움이 있죠. 이동 구간 높이도 낮아서 몸을 구부려야 하는데, 턱같은 장애물이 곳곳에 난무하고···.” (하청 노동자 F씨) “탄가루도 많고 먼지도 많아서 분진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는데, 여름철에는 땀이 나서 마스크랑 피부가 바짝 붙어 숨을 쉴 수가 없어요. 겨울철에는 마스크가 얼고요. 또 석탄회(보일러에서 연소되고 남은 석탄 물질)를 처리할 때 재가 발생하는데, 이게 수분이랑 결합해서 피부에 달라붙어요. 이거 지울 때 피부가 벗겨지기도 하고···.” (하청 노동자 C씨) “실내 저탄장(석탄을 저장하는 창고)에 모여있는 석탄들이 산소에 노출되다 보니 자연발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이산화탄소랄지 질소산화물이 발생하죠. 일산화탄소 중독 문제 걱정을 많이 해요. 예전만 하더라도 발전소 건물 밖에 저탄장이 있을 때는 대기가 순환되니까 그런 문제는 없었는데···. 지금은 발전소 안에 미세먼지랄지 연기가 꽉 차 있어요. 배출이 안 되거든요.” (하청 노동자 G씨) 하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몸이 아파도 출근해서 일을 한 경험(59.4%)이 원청 노동자(45.9%)보다 많았습니다. “예전 겨울철에 탈황설비(화력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물질인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설비) 점검 돌다가 빙판에 넘어졌는데 그때 손목을 접질렀어요. 손목이 퉁퉁 부었는데 그대로 그날 근무를 계속 했어요. 그 다음 날에도 근무하고. 나중에 병원에서 ‘뼈에 금이 갔는데 왜 이제 왔냐’고 하더라고요. 3개월 동안 깁스를 하라고 했는데, 일주일만 휴가 내고 다시 일하러 나갔어요. 저 빠지면 다른 동료들 힘들어요. 회사에서도 눈치 주고. 발전기는 돌아가야 하는데 인력은 없고. 하청은 예비 인력이 없어요. 예비 인력도 회사한테는 다 돈이니까요.” (하청 노동자 H씨)‘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필요한 이유 종합해보면 전반적으로 하청 발전 노동자의 근무 환경이 더 열악했습니다. 장시간 노동, 빠른 일처리, 설비 고장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해 매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작업장이었습니다. 다칠 위험도 그만큼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아파도 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사무실에 냉·난방 설비가 없어요. 제대로 된 환기시설도 없고요. 원청(발전사) 직원들이 와서 놀래요. 어떻게 이런 곳에서 일하냐고. 놀라면 뭐해요, 그날 보고 가면 끝인데. 개선 안 해줘요. 사무실 안에 화장실 있는데, 화장실 천장에 있는 팬을 호스랑 연결해서 환기시키래요. 그게 환기가 되나요? 결국 하청에서는 돈 든다고 안 해주고, 원청은 ‘검토하겠다’고만 하고. 10년 전부터 개선해달라고 얘기했는데, 10년이 지나도록 난방기 하나 없어요. 휴, 어쩌겠어요. 사람이 적응할 수밖에···.” (하청 노동자 H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산업안전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다”면서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외주화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 취임 직후에는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공약에 이미 위험의 외주화 문제의 해결책이 담겨 있습니다. 위험성이 높은 일을 정규직이 맡아야 그나마 작업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어달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그러면 정규직은 일하다가 죽어도 괜찮다는 말이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그런 게 아닙니다. “함께 살자”는 절규입니다. 모든 노동자의 생명은 소중하니까요.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18 국내·국제 10대 뉴스

    2018 국내·국제 10대 뉴스

    ■ 국내뉴스 10남북·북미회담 한반도 평화무드 지난해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로 악화됐던 한반도 정세는 2018년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총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4·27, 5·26, 9·19)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6·12)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북한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왔고, 남북 정상은 예정에 없던 ‘번개 회담’을 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난 것도 믿기지 않는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됐다. 남한 정상이 평양에서 군중을 상대로 연설하고,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오르는 꿈 같은 일도 현실로 일어났다.주 52시간 근무·최저임금 인상… 불경기·재계 반발로 ‘용두사미’ 올해 대한민국 노동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하지만 경기 악화와 경영계의 강력 반발로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용두사미로 마무리됐다. 정부는 처벌 유예 기간을 연장했고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률에 따른 보완책으로 최저임금 결정 구조도 개편하기로 했다.양승태 대법 ‘사법농단’… 박병대·고영한 前대법관 첫 영장청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법관 사찰 및 재판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10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고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기로에 놓이는 상황이 이어졌다. 최근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사법농단 의혹으로 법관 8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가운데 여전히 법관 탄핵소추 요구도 빗발친다.한국사회 뒤흔든 미투… 페미니즘 대중화 이어져 여성들 거리로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다. 유력 대권 후보와 연극계 최고 권위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문화계 여기저기서 폭로가 잇달았다. 미투 운동은 페미니즘 대중화로 이어졌다. 여성 수만 명이 불법촬영 근절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미투를 대표하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밀리언셀러에 올랐다.평화 불러온 평창올림픽… 하계올림픽 30년 만에 동계도 개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올림픽이 열렸다. 지난 2월 9일 개막해 17일간의 대장정을 펼친 평창동계올림픽.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아시아에서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국가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특히 개·폐회식 남북 공동입장 등의 성과로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았다.전세계 팬 열광시킨 BTS… 한국 가수 첫 빌보드 앨범차트 1위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세계를 뒤흔들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비영어권 앨범이 한 해 두 차례나 정상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월드투어는 연일 매진됐다.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온 이들의 목소리에 전 세계 팬들이 열광했다. 세계의 청소년을 대표해 유엔 연설을 하기도 했다.양심적 병역거부 헌법불합치… 대체복무제 사회적 논의 본격화 헌법재판소는 6월 28일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11월 1일 종교적 신념 등이 합당한 병역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놨다. 국방부는 조만간 대체복무제 최종안을 제시할 방침이다.박근혜 25년형·이명박 15년형… 전직 대통령 두 명 구치소 수감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법원으로부터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판단과 함께 1심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180억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고질적 ‘위험의 외주화’ 공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또다시 제기됐다. 안전 장비도 없이 입사 3개월짜리 비숙련 직원에게 위험한 업무를 모두 떠넘긴 원청업체의 비인도적 처사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정부는 ‘사후약방문’ 격인 원청의 안전 책임을 높이는 법안을 제출했다.서울 아파트값 천정부지… ‘9·13 부동산 대책’ 내놓자 진정 국면 정부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7.54% 상승했다. 정부는 금융·세제를 아우르는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시장을 압박했다. ‘3기 신도시’ 입지를 선정해 공급 확대에도 나섰다. ■ 국제뉴스 10미·중 무역전쟁에 세계경제 혼란 미국과 중국은 올 한 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들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쳐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월 통상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중국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19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을,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는 등 세 차례 충돌했다. 미래를 위한 기술굴기인 ‘중국 제조 2025’ 등 양국 간 정치·경제·기술 등의 분야가 얽힌 패권 다툼은 세계 경제에도 큰 혼란을 줬다. 미·중 정상은 지난 1일 ‘90일 휴전’에 합의, 내년 3월 1일까지 협상을 벌인다.장기집권 나선 中·러·터키 ‘스트롱맨’들… 자국 우선주의 앞세워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스트롱맨’들이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주석직 임기 제한을 삭제한 개헌안 통과로 ‘시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기 집권으로 ‘21세기 차르’가 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6월 대선·총선 승리로 향후 30년 집권의 ‘술탄’ 체제를 열었다.사우디 비판한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 빈살만 왕세자 배후 의혹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 온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고문 끝에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배후라는 의혹이 일었지만, 사우디의 오일머니를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면죄부를 줬다. 카슈끄지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태국 동굴 고립 유소년 축구단 17일 만에 전원 구조 ‘해피엔딩’ 태국 치앙라이주 ‘무 파’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지난 6월 23일 탐루엉 동굴 관광에 나섰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고립됐다. 다국적 구조대의 헌신과 서로를 다독이며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코치와 소년들의 용기는 10여㎞에 달하는 동굴 내부에서 펼쳐진 구조 과정을 기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실종 17일 만에 전원 무사히 탈출해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美, 이란 핵합의 탈퇴·제재 전면 복원… 세컨더리 보이콧 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은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에도 제재를 적용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형식이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은 일단 이번 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다.중남미 이민자 캐러밴 미국행 행렬… 구금 어린이 잇단 희생 범죄와 폭력, 굶주림을 피해 미국행을 택한 중남미 무작정 이민자들의 행렬인 캐러밴 여정이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 국경에 군 병력 배치를 늘리고,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등 강경 저지했지만 이들의 미국행 의지는 꺾지 못했다. 성탄절인 25일 과테말라의 여덟 살 소년이 미 국경순찰대 구금 중 숨지는 등 잇따라 어린이들이 희생됐다.유류세 인상 꺼내든 마크롱…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에 굴복 프랑스 정국을 강타한 ‘노란 조끼’ 시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최악의 위기에 빠트렸다. 지난달 17일 정부의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는 친부자 정책과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반감이 더해지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들불처럼 타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부유세 폐지 철회 등 노란 조끼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며 ‘백기’를 들었다.유럽·중남미 휩쓴 극우정당… ‘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당선 경기침체와 글로벌리즘에 대한 반감 속에서 지난 5월 서유럽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 극우 동맹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극우 포퓰리즘 정부를 탄생시켰다. 이어 10월 브라질 대선을 통해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면서 우파 포퓰리즘이 남미까지 상륙하며 맹위를 떨쳤다.트럼프, 시리아 미군 철군 명령… 독단적 결정에 중동정세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미 의회, 동맹국과 논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군 철군으로 권력의 진공상태가 생긴 가운데 시리아 등 중동에서 러시아·이란·터키의 영향력 강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재발호 등 상당한 후폭풍이 전망된다.자연재해에 시달린 지구촌… 기록적 폭염·쓰나미에 수천명 사망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전 지구적으로 기록적인 자연재해가 올 한 해 속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주요 도시 478곳의 51%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8월과 9월, 12월 강진과 쓰나미가 잇달아 수천 명이 사망했다. 일본과 필리핀은 9월 초강력 태풍 ‘제비’와 ‘망쿡’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 [단독] 美, 방위비 협정기간 5년→1년案 돌연 제안

    물가상승률 이상 분담금 증액 노림수 분담금 총액 입장차도 커 난항 불가피 한국 협상 대표단 거부 입장 명확히 해 2019년부터 적용될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미국이 돌연 현재 5년인 해당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대폭 줄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방위비 협상을 벌여 한국의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분담금 총액에 대한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미국이 1년안까지 고집하면 향후 협상도 난항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미국이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이번에 정할 방위비 분담금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협정의 유효기간은 분담 총액과 함께 핵심 조율 대상이다. 한·미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적용되는 현재 분담금 협정의 경우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는 선에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토록 했다. 그 결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2014년 약 9200억원이었고 올해는 약 9602억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대로 매년 협상을 하게 되면 한국으로선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분담금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보다 50% 인상된 연간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한·미 간에는 통상 및 안보 문제가 늘 상존하기 때문에 분담금 문제를 놓고 매년 협상하면 한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1년 시작된 한·미 방위비 협상은 매년 협상을 벌여 분담금을 정했다. 하지만 매년 협상하며 생긴 부작용과 번거로움 때문에 1996년에는 3년치를 한번에 협상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5년 협정은 한·미 관계가 밀접했다고 평가되는 2008년에 처음 도입됐다. 2014년에 두 번째로 적용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다시 1년짜리 협상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한국 협상대표단은 이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차 방위비 협정은 내년부터 적용되지만 연내 타결은 무산된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향후 추가 협의 및 입장 조율 방안에 대해서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美, 방위비 협정기간 5년→1년안 돌연 제안

    [단독]美, 방위비 협정기간 5년→1년안 돌연 제안

    2019년부터 적용될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미국이 돌연 현재 5년인 해당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대폭 줄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방위비 협상을 벌여 한국의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분담금 총액에 대한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미국이 1년안까지 고집하면 향후 협상도 난항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미국이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이번에 정할 방위비 분담금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협정의 유효기간은 분담 총액과 함께 핵심 조율 대상이다. 한·미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적용되는 현재 분담금 협정의 경우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는 선에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토록 했다. 그 결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2014년 약 9200억원이었고 올해는 약 9602억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대로 매년 협상을 하게 되면 한국으로선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분담금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보다 50% 인상된 연간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한·미 간에는 통상 및 안보 문제가 늘 상존하기 때문에 분담금 문제를 놓고 매년 협상하면 한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1년 시작된 한·미 방위비 협상은 매년 협상을 벌여 분담금을 정했다. 하지만 매년 협상하며 생긴 부작용과 번거로움 때문에 1996년에는 3년치를 한번에 협상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5년 협정은 한·미 관계가 밀접했다고 평가되는 2008년에 처음 도입됐다. 2014년에 두 번째로 적용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다시 1년짜리 협상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한국 협상대표단은 이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 10차 방위비 협정은 내년부터 적용되지만 연내 타결은 무산된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향후 추가 협의 및 입장 조율 방안에 대해서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하루 아침에 구두 뺏긴 제화장인들…미소페 기습 폐업 논란

    하루 아침에 구두 뺏긴 제화장인들…미소페 기습 폐업 논란

    유명 구두 브랜드 미소페가 갑자기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기지를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옮기면서 10년 이상 경력의 제화 노동자 25명이 하루 아침에 일터를 잃었다. 박한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받아 온 제화공들은 공임비 인상과 4대 보험 가입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미소페 브랜드를 운영하는 비경통상은 지난 26일 여성화를 만드는 하청 제1공장(슈메이저)을 폐쇄했다. 대신 중국에 새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된 미소페 제화 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함께 27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비경통상은 제화공의 공임을 올려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가 이를 철회하고 공장 문을 닫았다는 게 노동자 측 주장이다. 김종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조직장은 “미소페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제화노동자 25명이 일자리를 갑자기 잃었다”면서 “제화공들은 4대보험에 가입 안 돼 실업급여도 못 받아 당장부터 생계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측은 기습 이전한 슈메이저 이외에도 미소페 남화공장(엘제이에스), 미소페 6공장(LK), 7공장(원준) 등에서도 제화공들에 대한 처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사 측이 중국과 비슷한 인건비를 맞추지 않으면 일감을 중국으로 모두 보내겠다고 압박하는 등 공임 자진 삭감을 요구했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불량이 나올 경우 책임을 모두 제화공에게 떠넘기는 일은 다반사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이날 한 제화공은 “신발 한 짝에 이상이 나왔다고 제화공 1인당 50만원씩 총 6명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임금을 삭감하기도 했다”며 “50만원을 벌려면 제화공들은 75족을 만들어야 해 거의 1주일 치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루에 3~4족씩 일감을 주면서 제화공들을 협박하는 행위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거리로 나왔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과 제화공은 사측이 제화공을 직접 고용하고 켤레 당 공임비 3000원을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직접 고용 대신 제화공을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하는 이른바 ‘소사장제’ 철폐도 요구했다. 개인사업자로 등록하면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화공들의 열악한 처우는 지난 7월 ‘탠디 사태’를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구두 브랜드 탠디의 하청 제화 노동자들은 지난 4월 본사를 찾아가 공임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탠디 신발의 가격은 한 켤레에 30만원이 넘지만 제화공의 공임은 켤레당 7000원 수준이다. 지난 8년간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노동자들은 공임비를 2000원 더 올려달라고 요구해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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