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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노총, 노사정위위원회 복귀는 ‘시간문제’

    한국노총, 노사정위위원회 복귀는 ‘시간문제’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발해 노사정위원회에 불참했던 한국노총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계기로 복귀가 유력해졌다.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노동계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했듯이 노사정위원회 1차 본회의를 주재해 노사정위원회가 힘있게 출범하길 희망한다”며 사실상 복귀 의사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와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만큼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를 제안해달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지금이 사회적 대화의 적절한 시기”라며 사회적 대회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도 “사실상 노사정위 복귀를 선언한 것으로 이해해도 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회동은 우리가 제안한 노사정 8자회의가 열린 것과 마찬가지로 결론을 내렸다”며 “노사정위 복귀는 시간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간담회에서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비준과 노조할 권리보장, 노동시간 단축, 통상임금 적용범위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사용사유 제한 등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월 저성과자 해고를 가능하게 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양대지침 강행 처리와 파견업종 확대를 포함한 비정규직 법안 발의에 반발해 노사정위에 불참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학교 비정규직, 올해 임금협상 타결…“25일 총파업 유보”

    학교 비정규직, 올해 임금협상 타결…“25일 총파업 유보”

    교육 당국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올해 임금협상에 타결타결하면서 학교급식 중단사태는 피하게 됐다.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4일 “근속수당 인상과 임금체계 개편에 (교육 당국과) 합의했다”면서 “25∼26일 총파업은 유보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에따라 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벌이기로 했던 대규모 집회·행진도 취소됐다. 교육부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이 ‘철회’됐다고 설명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표단과 교육부·교육청 대표단은 전날 밤샘협상을 벌여 임금협상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 양측은 비정규직 장기근무가산금을 정규직과 같은 근속수당으로 전환하고 상승 폭을 연 3만원으로 현재보다 1만원 올리기로 했다. 또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는 해에 근속수당 상승 폭을 연 4만원으로 한 차례 더 인상하기로 했다. 양측은 통상임금 산정시간을 243시간에서 209시간으로 줄이는 데도 합의했다. 근속수당 도입과 인상은 학교 비정규직 쪽 요구였고 통상임금 산정시간 축소는 교육 당국이 제시한 근속수당 도입·인상의 전제조건이었다. 축소된 통상임금 산정시간은 당장 내년부터 적용된다. 다만 이 탓에 임금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게 된 노동자에게는 243시간을 기준으로 보조수당이 지원된다. 교육 분야는 주6일 일하던 시절 토요일 수업 등을 고려한 근무시간 243시간을 주5일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관행적으로 적용해왔다. 교육 당국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공식적인 협약체결 시점 등 ‘미쟁점 사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양측은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오는 26일 다시 교섭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노동계에 할 말은 하고 받을 건 받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노동계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노동 현안을 놓고 대화를 나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수뇌부는 물론 산별·개별 노조 20여곳 관계자들과의 만찬도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이 노동계 주요 인사들과 회동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과거 정부와는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핵심인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을 폐기했다. 노동계가 노동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양대 지침을 폐기하며 노동계 의견을 존중해 줬지만 상황은 여전히 평행선 대립이다. 민주노총이 지난 6월 말 무리한 요구를 앞세워 총파업을 했고 노동부·보수정당·검찰·재벌·법무법인김앤장 등을 ‘노동적폐 5적’으로 규정하고 집중 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노총이 대통령이 참여하는 노사정 8자 회의 구성 등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를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양대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들은 전체의 10% 안팎이다. 한국노총과 민노총 등이 청년과 여성, 중소기업 근로자 등 소외 계층의 아픔을 외면하고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하는 이익단체로 전락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할 대목이다. 현 정부가 노사정위원장과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고용노동부 장관 모두를 노동계 출신으로 임명하면서까지 노동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노동계는 자신들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있다. 고질적인 밥그릇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도 이런 점을 분명히 지적하면서 노동계의 협조를 당부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한 노동계를 너무 의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지금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비정규직 등 숱한 노사 관련 현안들로 발목이 잡혀 있다. 이제 노동계가 화답할 차례다. 당면한 과제는 노사정위원회의 복원이다. 양대 노총은 노사정위에 복귀해 노동 현안을 논의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줘야 한다. 노동계도 사회 변화에 맞춰 투쟁 일변도의 해결 방식을 버리고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 양극화 해소 등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노·사·정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만 자본과 노동이 균형을 이루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짝수 달·명절 상여금…대법 “통상임금 제외”

    짝수 달이나 설·추석 등 명절에만 나오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노동자에게만 지급되는 상여금으로, 고정적인 임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김모씨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남부지법 합의부에 되돌려 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 그간 어떤 일을 했는지 묻지 않고 주는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노사합의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근로자가 하기로 정한 일)의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짝수 달과 명절 등 지급기준일에 재직하는 자에게 주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요구되는 고정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봤다. 김씨는 회사가 2012년 단체협약에 따라 매년 짝수 달과 추석, 설 명절에 주는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자 소송을 냈다. 1, 2심은 짝수 달 및 명절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하고, 회사 측에 535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다시 판단하라며 2심으로 돌려보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학교비정규직 25일 총파업 예고

    근속수당 도입 등을 요구하며 지도부가 2주째 단식농성 중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오는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조가 꾸린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에는 급식조리원 등 약 9만명이 속해 있다. 연대회의는 10일 “교육부와 교육청이 ‘임금 산정시간 변경’을 근속수당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고집해 집단교섭이 파행에 이르렀다”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지도부가 단식농성 중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1일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교육 당국과 연대회의는 지난 8월부터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집단교섭을 8차례 벌여 왔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대회의는 장기근무가산금을 근속수당으로 전환하고 연간 상승폭을 2만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당국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243시간에서 다른 공공부문처럼 209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근속수당 도입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교섭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이날 저녁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농성장을 방문해 지도부를 면담하고 단식 중단 등을 요청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올 상반기 육아휴직중 男 11%뿐…연차도 못 가는데 말 꺼냈다간…

    남성 직장인에게 ‘육아휴직’은 여전히 금기어로 통하고 있다. 최근 육아휴직을 택한 남성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휴직으로 인한 각종 불이익을 우려하며 아직은 ‘먼 나라 얘기’라고 인식하는 남성이 아직은 더 많은 현실이다. ●육아휴직 급여 통상임금 100% 지급도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남성 육아휴직자는 51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53명보다 52.1%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전체 육아휴직자 4만 4860명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1.3%에 불과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남녀 구분 없이 육아휴직 1년을 보장하고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40%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남성 육아휴직을 확대하기 위해 부모가 같은 자녀에 대해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하는 사람(대체로 남성)의 육아휴직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로 지급하는 ‘아빠의 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회사가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 은행원 임모(28·여)씨는 “회사 내에서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면 승진할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같은 직장에 다니는 남편은 육아휴직을 썼다가 대리로 직장생활을 마감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육아휴직을 생각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0)씨는 “남자가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면 휴직 전에는 눈치를 주고, 복직 후에는 예상치 못한 부서로 발령을 내는 등 어려움이 많다”면서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되더라도 회사 인사팀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고 관리해야 하는데 오히려 육아휴직을 못 쓰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육아휴직에 대한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한 중견기업 사원인 박모(30)씨는 “일은 바쁘고 사람은 부족하다 보니 육아휴직은커녕 연차조차 제대로 못 쓰고 있다”면서 “일요일 출근도 허다한 데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면 ‘제정신이냐’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직원 이모(31)씨는 “중견기업의 통상임금이 대기업에 비해 낮다 보니 통상임금에 따라 산정되는 육아휴직 급여로는 생활하기가 어렵다”면서 “육아휴직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女 육아·男 소득… 가부장적 기업문화 변해야”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들은 육아, 남성들은 가정 내 소득을 책임진다는 전근대적이고 가부장적인 기업 문화로 인해 남성 육아휴직이 실질적으로 확대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여러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이런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꿈도 못 꾸던 미용실 간 아내… 남 편 같던 남편을 보고 웃었다

    꿈도 못 꾸던 미용실 간 아내… 남 편 같던 남편을 보고 웃었다

    “아내가 미용실에 머리 하러 갈 수 있어서 좋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기쁘면서도 마음 한쪽이 짠합니다.”인천 부평구에 사는 5년차 직장인 김동국(37)씨는 요즘 아이들을 씻기고, 밥을 차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들 범준(4)이에 이어 지난 6월 딸 지원이가 태어나면서 출산휴가를 쓴 까닭이다. 그는 매일 아이들과 한바탕 ‘행복한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직장에 다닐 때보다 더 바쁘다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동국씨는 범준이를 깨워 밥을 먹인 뒤 오전 9시까지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 아내 박선영(33)씨가 지원이를 돌보는 동안 젖병 소독, 빨래, 청소 등을 부지런히 했다. 이렇게 오전을 보낸 뒤에도 쉴 틈은 없었다. 지원이의 기저귀를 가는 것도 동국씨 몫이었다. 다시 어린이집으로 가서 범준이를 데려온 뒤 씻기고 저녁을 먹였다. 하루가 이렇게 바삐 흘러갔다.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낸 동국씨는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범준이를 낳았을 때에는 육아와 집안일을 아내가 전담했습니다. 그땐 사소한 일로도 다툼이 많았는데 어렴풋이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아내 “친정엄마보다 남편에게 더 의지해” 출산휴가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바로 선영씨다. 선영씨는 “고작 한 달에 불과하지만 육아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 숨 돌릴 틈이 생겼다”면서 “늘 피곤에 절어 있었던 집안 분위기 전체가 즐겁고 화목하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친정엄마도 큰 도움이 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애 아빠”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선영씨는 남편이 출산휴가를 써서 가장 좋아진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첫째 때는 꿈도 꾸지 못했던 미용실에 다녀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동국씨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다시 회사로 복귀하는데 아내 혼자 아이 둘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면서 “휴직이 끝나도 근무를 마치면 일찍 집으로 돌아와 ‘육아맨’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동국씨는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 대리로 근무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남성 출산휴가 30일 제도를 지난 7월 1일부터 새롭게 도입했다. 출산휴가 동안 급여도 100% 지급한다. 또 출산휴가 외에 육아휴직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육아휴직 기간 중에는 정부 지원금 외에 급여 20%가 추가로 지급된다. 롯데렌탈에 다니는 김동현(40)씨는 지난 8월 14일 둘째 딸 은서(1)를 낳고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동현씨 역시 롯데그룹이 지난 1월 1일부터 전 계열사에 도입한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활용했다. 롯데그룹은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 직원들에게 첫 달 동안에는 통상임금의 100%를 보장하고 있다. 그는 “직장에서 이렇게 육아휴직을 장려하지 않았다면 신청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현씨는 육아를 하면서 깨닫는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부끄럽지만 아이를 본격적으로 돌본 것이 처음”이라면서 “이렇게 육아를 해보니 육아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아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동현씨는 앞으로 회사에서 육아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율 출퇴근제’를 통해 서준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일을 도맡아 하며 아내를 돕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 기금에 일반 조세 투입해야” 하지만 위메프나 롯데그룹처럼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회사가 아닌 일반 민간기업 직원들에게 남성 육아휴직은 여전히 ‘그림의 떡’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보편화돼 있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한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5)씨는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쓴다는 것은 아직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직장 상사의 눈 밖에 나거나 회사에서 잘릴까 봐 그 누구도 감히 도전장을 못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신모(38)씨도 “남성 육아휴직을 쓴다는 건 조만간 사표를 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기업 내 부정적 인식과 통상임금에 비해 현저히 낮은 육아휴직 급여로 인해 남성 직장인들이 법률상 보장돼 있는 육아휴직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성 직장인들이 육아휴직을 해도 기본적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60~70%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육아휴직 급여 기금에 보험 기여금이 아닌 일반 조세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오늘 당신은 왜 출근했나요?…연휴 근무 Q&A

    오늘 당신은 왜 출근했나요?…연휴 근무 Q&A

    당신이 지금 이 기사를 보고 있다면, 최장 열흘까지 쉬는 추석 황금 연휴에도 불구하고 출근하는 길이거나 근무 중인 확률이 높다. 휴일에 쉬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출근을 강제한 회사를 고발하겠다는 직장인들의 원성은 황금 연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휴일에 일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왜 회사는 일을 시키지 못해 안달난 것일까. 연휴 근무에 대한 직장인들의 궁금증을 정리해봤다. Q. 추석연휴 기간 중 10월 2일은 임시공휴일인데 회사에서 출근하라고 합니다. A. 임시공휴일은 법정공휴일의 일종입니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수시로 정한다는 점에서 어린이날, 현충일처럼 매년 특정일로 정해져 있는 법정공휴일과 구별될 뿐입니다.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공기관이 쉬는 날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하지만 공휴일은 기본적으로 정부나 공공기관에 대한 규정입니다. 즉 민간기업에는 공휴일을 강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은 노사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법정 공휴일에 준해 쉰다’는 조항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기 때문에 신고에 앞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취업규칙마저 없는 사업장이라면 근로계약서상 휴무를 어떻게 명기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법정 공휴일에 준해서 쉰다거나 임시 공휴일도 휴무일로 한다는 규정이 없는 사업장이라면 법적으로 비정기 휴일인 임시 공휴일에 출근하라고 하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만일 쉬는 날로 정해져 있는데 휴일 근무수당도 주지 않고 출근하라고 하면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Q. 추석 전후로도 모두 달력에는 빨간 날인데, 그 중 2~3일을 출근하라고 하는데요? A. 법적으로 민간기업의 휴무일을 규정한 근로기준법에는 노동절(5월 1일), 주휴일(일주일에 한번)만 명시돼 있습니다. 추석연휴도 법적(근로기준법)으로는 휴무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쉬는 이유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서에 설, 추석 등 명절 연휴는 쉬는 날로 명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예를 들어 ‘추석, 설 당일만 휴무일로 한다’고 단체협약 등에 규정돼 있다면 이 외의 날은 모두 출근해야 하는 겁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휴일로 정해진 날 일하게 되면 일한 시간만큼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외의 날은 출근해도 추가로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 직원들을 굳이 쉬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겁니다. Q. 휴무에 대한 규정이 회사에 있는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노동조합을 통해 노사 간 단체협약을 보면 됩니다. 하지만 노조가 있는 곳은 10개 기업 중 1개꼴입니다. 자신이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일한다면 취업규칙을 봐야 합니다. 10인 이상 고용한 사업체는 취업규칙을 마련해 직원들이 항상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1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계약서에 휴무일을 규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취업규칙이 아예 없거나 휴무일에 대한 규정이 없으면 회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Q. 아르바이트생은 명절에 근무해도 똑같은 돈을 받는건가요? A. 대기업이나 어느 정도 규모의 중소기업은 대부분 명절을 휴무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법에서 정하는 연차휴가조차 없습니다. 명절 연휴를 휴무일로 정하지 않은 사업장이 많은데다 설사 출근한다해도 휴일 근로수당(통상임금의 150%)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나 특수고용노동자 등 취약노동계층의 경우, 명절에 근무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되버린 겁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본급 1% 상생기금 만든 SK처럼… 이젠 노동자도 역할해야”

    “기본급 1% 상생기금 만든 SK처럼… 이젠 노동자도 역할해야”

    “이젠 노동자가 역할을 할 때다. 대기업 노조가 양보가 아닌 역할을 해야 한다. 노사정이 3분의1씩 사회적 비용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문성현(65)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린 광화문라운지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싸움으로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최저임금 1만원부터 노사정이 역할을 해 앞으로 다가올 구조조정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우리 청년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시급 만원 정도를 받으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소망”이라며 “어떻게 하면 시급 만원을 줄 수 있는 경제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저임금은 노동이 아닌 경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재정, 공정거래, 근로소득세액공제(EITC) 등 사회적 안전망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노사도 각각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과연 노조가 3분의1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모범적 사례로 SK이노베이션의 임단협 사례를 들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11일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하기로 결정했다. 또 직원들이 기본급의 1%를 내고 회사도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금을 만들어 원·하청 상생과 그룹 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에 쓰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임금 인상분의 상당 부분을, 공공기관 노조가 성과상여금 폐지로 인해 돌려받게 될 금액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쓰기로 했다고 문 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최저임금부터 정부가 마중물을 하고 노사가 되는 방향으로 하면 (최저임금 만원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최저임금에서 시작해서 경제가 어려울 때 노사가 이를 인정하고 각자가 역할을 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노사 양쪽이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외환위기 당시 정리해고법 도입 등 사회적 대타협 이후 노동자 측에서는 사용자 측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느낀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기준법 개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아차 상여금의 통상임금 판정 등 입법·사법·행정이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여건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위원장은 “1997년 사회적 대타협 이후 나타난 시행착오를 종합해서 4.0시대(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새로운 협약이 나와야 한다”며 “이번에는 정부 주도가 아닌 노사가 주체가 돼 풀고 안 되는 걸 정부에 심부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오랜 노동운동 기간 동안 투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실제 경험으로 뼈저리게 느꼈고 노동계 주류도 안 싸우고 풀어나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며 타결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대 상대 출신인 문 위원장은 1980년 방위사업체인 동양기계(현 S&T중공업)에 들어가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자동차와 조선업 분야에서 거대한 구조조정이 예상되는데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노사가 인정해 일부 노동자가 싸우지 않고도 회사를 나갈 수 있어야 하고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사회구조가 갖춰져야 한다”며 “여기까지 10년 걸릴지, 50년 걸릴지 모르지만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13일은 전태일 열사 47주기다. 문 위원장은 이날 민주노총 주도로 열릴 추도식에 갈 예정이다. 가서 “오늘날 이 시대의 전태일은 누구냐”고 물어볼 생각이다. 문 위원장은 “대기업에 정규직이고 노조가 있으면 ‘신의 직장’”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이 100대60,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이 100대50인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어떻게 만원을 할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으는 데서부터 노동자의 사회적 역할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획 기사 많아져…공영방송 파업 보도 돋보여”

    “기획 기사 많아져…공영방송 파업 보도 돋보여”

    서울신문은 26일 ‘북핵 등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보도’를 주제로 제98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서울신문사 9층 대회의실에서 열었다. 회의에는 박재영 위원장(건국대 정치대학 초빙교수)과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위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지난 한 달간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독자권익위 위원들이 제기한 의견이다.유경숙 위원 이번달엔 기획 기사가 많아져 파고들고 싶은 기사들이 많았다. 특히 9월 4일자 퍼블릭인 지면의 ‘물먹은 국토부, 물만난 환경부’ 기사는 4대강과 관련해 정권에 따라 바뀐 부처 입장 차이를 대조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보여 줬다. 9월 2일자 주말엔 지면의 ‘남자는 커피값 18% 더 내세요…남녀 임금격차 알리기 실험’ 기사는 호주 카페의 ‘남성세’ 도입이란 화제성 소재 선정과 정보의 전달력 측면에서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해 재밌게 작성된 기사였다. 이상제 위원 좋았던 기사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관련 기사와 퍼블릭인 지면의 육아휴직 관련 기사, 소년법, 비무장지대(DMZ), 종교인 과세 등이었다. 아쉬웠던 기사들은 ‘240번 버스기사’ 관련 보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오역과 관련한 온라인 기사였다. 8월 31일자 ‘신용평가 가점 챙기는 노하우’ 기사에서 제시된 사례들은 채무불이행 기록 보존기간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반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찬 위원 최근 양대 공영방송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서울신문은 8월 30일자 이후에 공영방송 개혁과 관련한 기사를 꾸준하게 보도하고 있다. 특히 9월 4일자 MBC 김민식 PD와 최승호 PD의 인터뷰 기사는 공영방송이 왜 문제가 됐는지 심층적으로 알게 해줬다. 8월 30일자 ‘내년 429조 ‘슈퍼예산’…일자리에 돈 확 푼다’ 관련 보도는 생애주기별 생활밀착형 주요 예산 분석을 통해 국가 예산 관련 통계수치들이 어떻게 구체화된 정책 실천으로 나타나는지 잘 보여 준 기사였다. 김광태 위원 한 달 동안 서울신문 지면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특종도 많이 나오고 재미있는 기사들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북핵 위기 속에서 9월 6일자 최용규 부국장의 ‘우리는 우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란 제목의 칼럼, 9월 14일자 이경형 주필의 ‘전술핵 검토 전에 할 일 많다’ 칼럼, 9월 16일자 최광숙 논설위원의 ‘체코 패싱, 코리아 패싱’ 칼럼 등은 매우 공감이 가고 설득이 되는 글이었다. 9월 1일자 1면 ‘생리대 유해성 발표 ‘날림’이었다’ 특종 기사와 9월 11일자 1면 ‘용산 ‘60년사’ 미군에 통째로 내줬다’ 특종 기사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한 감시견 역할과 현대사 기념물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킨 의미 있는 기사였다. 소순창 위원 최근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대한 주민투표 기사에서 스페인 중앙정부의 여러 가지 불법 문제에 대한 기사는 있는데 왜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독립하려 하는지에 관한 기사는 찾기 어려웠다. 9월 19일자 ‘소방직 국가직화…‘소방관 눈물’ 닦는다’ 기사와 관련해선 소방직을 국가직화한다고 해서 소방관의 눈물을 닦을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다. 소방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본질적으로 다루는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홍현익 위원 8월 30일자 ‘또 판 깨는 북…문 대통령, 대화 기조 속 단호 대응 양면전략’ 기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속내를 담은 기사였다. 9월 7일자 ‘ADD 연구원의 눈물’ 칼럼은 한국의 지도자들이 국방 기술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문제를 잘 짚었다. 9월 15일자 ‘국제기구 통한 대북지원 큰 틀에서 옳다’란 제목의 사설도 단지 타이밍이 문제였던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 용감하게 잘 쓴 글이었다. 박재영 위원장 일명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년과 관련한 기사들은 여론조사 등을 통한 심층적인 분석이 있었다. 9월 13일자 5면에 배치된 ‘곤혹…미소…난감’ 사진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한 세 사람의 상황을 잘 묘사했다. 정리 강윤혁 기자
  • 文대통령 “국민은 사법부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

    文대통령 “국민은 사법부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

    “판사 블랙리스트 조사 곧 결정”고강도 사법개혁·인적쇄신 예고 6년간 사법부를 이끌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25일 임기를 시작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개혁 성향인 김 대법원장 임명이 사법 개혁과 함께 문재인 정부 사법부 인적쇄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대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은 우리 정치도 사법부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정치 개혁은 대통령·정부·국회가 감당할 몫인데 사법 개혁은 사법부가 정치적 중립과 독립 속에서 독자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서 국민과 사법부 내부에서 신임 대법원장께 기대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법부 수장에 공백이 생길까 걱정했는데 국회와 야당이 삼권분립 정신을 존중한 덕분에 공백 없이 취임하시게 돼 다행”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언급됐듯 개혁 성향인 김 대법원장이 ‘사법 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초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파문 뒤 설치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가 판사 승진제도 개편 등을 요구하는 와중에 현 정부가 ‘적폐 청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은 국면이어서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첫 공식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는) 지금 당장 급하게 결정할 문제”라면서 “잘 검토해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을 갖는 판사들의 신상자료를 따로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올 초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법원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조사를 벌였지만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일부 판사들을 중심으로 재조사 필요성이 제기됐고, 결국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구성돼 의혹을 추가 조사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이 대법원에 전달된 상태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권과 관련해서는 대통령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법원장의 뜻에 따라 제청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은 삼권분립에 따라 대법원장에게 주어진 것”이라며 “다만 제가 자의적으로 행사하지는 않겠다. 대통령과 충돌 있을 때는 반드시 제 뜻을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장직은 대법관 13명 전원과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고 3000여명의 법관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통해 판례 변경을 시도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자리다. 당장 내년 11월까지 전체 대법관의 절반에 가까운 6명이 교체될 예정이어서 그동안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은 곧바로 내년 1월 1일 퇴임하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의 후임자 인선 작업에 착수한다. 지난 7월 임명된 박정화(52·20기) 대법관과 비슷한 ‘젊은’ 기수에서 차기 대법관이 나올 경우 김 대법원장 안팎 기수의 고등법원장·지방법원장들의 거취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김 대법원장 취임과 함께 법원행정처도 대폭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나온다. 행정처는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법원 내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제왕적 대법원장의 손발’이라며 개혁 대상으로 지목한 조직이다. 사법행정 체계 변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등이 점진적·장기적 사안이라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 처리에 대한 기류 변화는 김 대법원장 체제 초반에 실현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기존 전원합의체 판례와 다른 하급심 판결이 속출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 사건들, 전국교직원노조 법외노조 사건, 통상임금, 국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소멸시효 원칙 등에 대한 새 대법원 기준이 빠르게 정립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부분은 사법적 판단 이전에 입법 조치로 변화를 가할 수 있는 사안들로 진보 성향 일색인 입법·행정·사법부 간 ‘공조’가 이뤄질지, ‘추진 속도 경쟁’이 이뤄질지, ‘이견’이 표출될지 관심이 모인다. 김 대법원장의 취임식은 행사 준비와 26일 오전 대법원 소부 선고 일정 등을 고려해 이날 오후 2시 대법원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勞에 잇단 유화 제스처…사회적 대화에 복귀 물꼬 틀까

    勞에 잇단 유화 제스처…사회적 대화에 복귀 물꼬 틀까

    “지침으로 갈등” 정부 책임 인정…노사정위원회 다시 참석 명분 줘 勞“노동 존중의 시작” 환영…“추가조치 필요” 대화엔 유보적 고용노동부가 25일 양대 지침을 공식 폐기하면서 노동계와의 사회적 대화 복원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침 폐기가 노동계에 사회적 대화 복귀 명분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민주노총 출신의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이날 기관장 회의에서 “양대 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부터 그 필요성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며 “정부가 서둘러 지침을 발표하는 바람에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불참과 노·정 갈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부문의 밀어붙이기식 성과연봉제 도입이나 저성과자 해고 근거로 오·남용되는 등 지속적인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등 노동계에 유화적 제스처를 잇달아 보냈다. 고용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8월 법적 효력이 없는 ‘지침’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인권위는 “양대 지침은 행정규칙이 아니라 일반 국민에 대한 안내서나 참고자료 성격을 갖는 것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음에도 표제에 지침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구속력이 있는 기준인 것처럼 오해하도록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양대 지침 폐기는 노동 존중의 시작”이라며 “노동 적폐 청산과 노동정책의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노총도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양대 지침의 공식 폐기를 선언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로 환영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형편없이 파괴됐던 노·정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노동계는 곧바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기보다 노동시간 단축, 단협 시정명령 폐기 등 추가 조치 실현 여부를 지켜본 다음에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양대 지침 폐기는 노·정 신뢰 회복과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하고 당연한 일로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사회적 대화 복귀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 자율 교섭을 침해하는 단협 시정명령을 폐기하고 무엇보다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주 민주노총 대변인도 “고용부가 부당한 단협 시정명령, 노동시간·통상임금에 대한 잘못된 행정해석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은 ‘노동시간 단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울산·대구 현장고용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며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근로시간 특례업종은 축소해 나가다 궁극적으로는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 행정해석에 따라 현재 주당 최대 노동시간은 68시간이다. 1주를 5일로 해석해 토요일과 일요일 각 8시간씩 16시간을 추가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야는 지난 3월 근로기준법에 1주는 휴일을 포함해 7일이고 주당 최대 노동시간은 52시간이라는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합의했지만 기업 규모에 따라 시행 시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는 합의하지 못했다. 고용부는 일단 주 68시간 행정해석 폐기보다는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국회가 입법기관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일 경우 ‘휴일근로 중복할증’이 필요해져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진서 한국경영자총협회 법제1팀장은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면 기업들이 일시에 부담해야 하는 추가 임금은 3년치 소급분과 당해 연도 부담분을 합해 최소 7조 590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진영 논리 병폐…사법 큰 위기”라며 떠난 양승태

    “진영 논리 병폐…사법 큰 위기”라며 떠난 양승태

    전원합의체 처리 최다… ‘불통’ 이미지도 “제가 그저 오래된 법관에 그치지 않고 온몸과 마음이 상처에 싸여 있는 고목 같은 법관이 될 수 있다면 더없는 영광과 행복으로 여기겠습니다.”6년 임기를 끝내고 퇴임하는 양승태(69·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은 조오현 시인의 시 ‘고목 소리 들으려면’을 소개하며 퇴임사를 마쳤다. 그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임식을 하며 1975년 11월 1일 시작했던 42년 동안의 법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공식 임기는 24일 밤 12시에 종료된다.그는 퇴임사에서 진영 논리가 득세하는 세태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우리 사회 가치관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거의 위험 수준에 이르러 재판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면 극언을 마다않는 도를 넘은 비난이 다반사로 일고 있다”며 “정치적 세력의 부당한 영향력이 침투할 틈이 조금이라도 허용되는 순간 어렵사리 이뤄 낸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말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법관 독립은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한 제도”라면서 “법관이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재판의 독립을 지켜야 할 헌법적 책무를 인식하고 슬기로운 균형 감각과 의연한 기개로 희생정신을 발휘할 때 사법은 국민의 신뢰 위에 서서 소중한 가치를 지켜 나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임기 동안 재판의 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는 조치로 전자소송과 전자법정 확대, 가정법원의 후견 역할 강화, 증인 지원 서비스 도입 등을 실행했다. 대법원 상고 사건 적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하급심인 1·2심을 충실화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대법원의 재판 기능 충실화에도 집중해 그는 대법원장과 대법원 전원이 참여해 새로운 판례를 확립하는 전원합의체 사건을 임기 동안 118건 처리했다. 전임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95건 기록을 압도했을 뿐 아니라 역대 대법원장 중 처음으로 100건을 넘겼다. 통상임금 기준 마련, 부부간 강간죄 인정, 퇴직급여 재산분할 인정,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 무효화 등이 양 대법원장 체제에서 확립됐다. 그러나 올해 초 불거진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파문은 양 대법원장에게 ‘불통’의 이미지를 남겼다. 그는 이에 대해 “예기치 않은 일로 법원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질 때는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허탈감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양승태 대법원장 오늘 퇴임식…그간의 행적 보니?

    양승태 대법원장 오늘 퇴임식…그간의 행적 보니?

    양승태(69·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22일 퇴임식을 갖고 42년 판사 생활을 마무리한다.6년 임기를 끝내고 퇴임하는 양 대법원장은 평생법관제 도입, 사실심 충실화, 대법원 전원합의체 강화 등 수요자인 국민 중심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대법원장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퇴임식을 하고 42년 법관생활을 마무리한다. 공식 임기는 24일 자정에 종료된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와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애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법원의 날’을 지정하고, ‘오픈 코트’ 행사를 통해 시민이 직접 법정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전자소송과 전자법정 확대, 온라인 확정일자 부여제도, 증인 지원 서비스 도입, 가정법원의 후견 역할 강화 등도 도입했다. 양승태 사법부는 대법원 상고 사건의 급증에 따른 처리 지연과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실심’인 1·2심을 충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판사 정원을 증원해 충실한 심리 기반을 확보하고, 법조경력 15년 이상으로 경력이 풍부한 변호사들을 소액사건 등 전담판사로 선발해 1심 재판의 충실화를 도모했다. 고위 법관이 법원장 근무를 마치고 항소심 재판부나 1심 단독 판사로 복귀하는 ‘평생법관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 지원 확대와 형사재판 1, 2심의 선고 생중계 도입을 통해 국민의 재판참여 기회를 넓혔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법원 재판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3심제’인 심급 제도의 정점에 위치해 사실상 정책법원화 된 대법원의 재판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사건과 공개변론 사건을 늘렸다. 양 대법원장 임기 동안 총 118건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됐다. 한 달 평균 1.64건이다. 2015년 7월 전원합의체 소위원회를 구성해 전원합의체 회부 사건을 적극적으로 골라냈다. 전원합의체 사건 중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사건은 적극적인 공개변론에 나섰다. 또 공개변론을 인터넷 등을 통해 중계방송했다. 상고심 사건의 진행 정보를 대법원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공개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원합의체 및 공개변론 강화로 양 대법원장 임기에 여러 중요 판결이 선고됐다. ‘부부간 강간죄 인정 사건’, ‘통상임금 사건’, ‘퇴직급여 재산분할 인정 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과거 밀실재판이라는 지적까지 받았던 상고심 재판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법원 내부 소통의 문제 등이 양 대법원장의 과오로 지적되기도 한다. 올해 초부터 불거진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사태’를 둘러싸고 비판이 제기된 것. 법원행정처 고위간부의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모임에 대한 축소 지시 의혹 등이 일부 사실로 밝혀지면서 사법정책 실행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의 폐해가 드러났다며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각종 권한과 사법행정권의 분산을 요구하는 의견이 불거졌다. 법원행정처에 특정 판사들에 관한 부정적 평가를 정리한 자료가 있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도 제기됐다. 진상조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일단락됐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반론이 나와 차기 대법원장 체제에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야심 차게 추진한 상고법원 도입은 법조계 전반의 공감대를 얻지 못해 좌초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수적 판결 흐름 변화 예고… 상고허가·법관 승진 ‘대수술’

    보수적 판결 흐름 변화 예고… 상고허가·법관 승진 ‘대수술’

    양심적 병역거부 등 재판 큰 관심상고심 제한… 과중한 재판 해소고법 부장판사 ‘30% 승진’ 폐지‘판사 블랙리스트’ 재조사도 촉각행정처의 역할·규모 대거 축소개혁 성향인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차기 대법원장 체제가 출범하게 되면서 사법개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안은 여러 가지다. 올해 초 불거진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파문 여파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 대법관 증원이나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 변화 등이 실현될지가 우선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대법원장 후보자는 21일 자신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뒤 서초동 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법원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가 적지 않다.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서 반드시 국민을 위한 사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또 “저에 대한 기대가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도 알게 됐다”면서 “어떤 우려와 걱정도 제가 모두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제가 여태 살아온 것처럼 앞장서서 리드하지 않고, 항상 중간에 서서 여러분들의 뜻과 마음을 모아 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6년 임기는 25일 0시에 시작된다.김 후보자가 주도할 사법개혁은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대한 수술부터 시작해 동심원처럼 사법부 전반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사법부 관료화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법원행정처의 규모와 역할을 줄이고 재판 중심 사법행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사법연수원 동기의 3분의1 정도만 승진하게 되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 제도를 폐지하고 지방법원·고등법원 인사를 이원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김 후보자는 대법원이 과중한 재판 업무를 해소하는 방안에도 의지를 보이며, 상고심 사건 적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상고허가제’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항소심 판결의 상고를 제한하는 상고허가제는 1981년 3월 도입됐지만, 국민이 3심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문제제기로 인해 1990년 9월 폐지됐다. 상고허가제가 재도입되려면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상고심 적체 현상을 하급심인 1·2심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풀려고 시도했었다. 양 대법원장은 법원장 근무를 마친 뒤 항소심 재판부나 1심 단독판사로 복귀하는 ‘평생법관제’ 등을 추진했는데, 이 제도들을 계승해 발전시킬 임무도 김 후보자의 과제가 됐다. 그간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대법원 판결 흐름에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된다. 김 후보자가 이끄는 대법원엔 현재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재판이 여러 건 계류돼 있다. 전국교직원노조 법외노조 사건, 기아차 등의 통상임금 소송 등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기 위한 경로를 밟고 있다. 대법원 사건은 대법관 4명으로 이뤄진 3개의 ‘소부’에서 판결하지만, 기존 판례를 변경할 사건 등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전원합의체를 이뤄 심리하게 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기아차 “25일부로 잔업 전면 중단·특근 최소화 방침”

    기아차 “25일부로 잔업 전면 중단·특근 최소화 방침”

    기아자동차는 21일 “25일부로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근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일단 기아차는 공식적으로 ‘근로자 건강’, ‘장시간 근로 해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 생산량 조정’ 등의 배경을 앞세웠지만, 이보다는 지난달 31일 기아차의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1심 선고의 영향이 근무 체계 변경의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이 늘어나면서 사측으로서는 부담을 그나마 줄이려면 아예 수당이 지급되는 작업 자체를 축소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2013년에 기존 ‘10+10시간 주야 2교대’의 심야 근로를 크게 줄여 ‘8+9시간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바꾼 뒤, 2017년부터 30분 잔업을 포함한 ‘8+8시간 근무제’를 운영해 왔다. 9월 25일부로 잔업이 없어지고 특근도 줄면 심야 근로 축소 등으로 근로자 건강과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없어지는 잔업시간은 1조 10분, 2조 20분 등 모두 30분이다. 이에 따라 근무시간은 광주공장 기준으로 기존 ▲1조 오전 7시~오후 3시 30분 ▲2조 오후 3시 50분~밤 0시 50분)에서 ▲1조 오전 7시~오후 3시 40분 ▲2조 오후 3시 50분~밤 0시 30분으로 바뀐다. 2조가 일을 마치는 시각이 밤 12시 50분에서 12시 30분으로 조정되면서 심야 근로시간이 20분 단축되는 셈이다. 기아차는 이번 근무체계 변화가 정부 정책에도 부응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과 장시간 근로 해소는 세계적 추세로,현 정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장 공장 배합실, 소방안전, 폐수 처리, 안전 순찰 등 관련 필수근무자, 감시감독 근무자, 일부 생산 특근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공정 근로자의 업무에 대해서는 신규 채용, 직무 개선, 순환근무제 도입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관의 그림자 책사…문고리 권력 경계령

    장관의 그림자 책사…문고리 권력 경계령

    “장관 정책보좌관은 비서·보좌·정책·정무·공보 역할까지 다 하는 국회의원 보좌관에 비하면 정무 보좌관에 가깝죠. ‘늘 공무원’(늘공)과 장관 사이의 문고리 권력이 돼 신호등 역할만 하지 않는다면 장관 업무 수행에 정책보좌관은 필수입니다.” 정부 중앙부처마다 1~3명씩 일하는 장관 정책보좌관은 2003년 참여정부 시절 부처의 정책수립 능력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장관과 함께 내려온 ‘낙하산 고위공무원’들은 정부 조직도에도 없는 ‘3차관’으로 불리며 장관의 분신으로 호가호위하거나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며 존재감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다. 공무원은 인사권을 쥔 장관의 판단에 정책보좌관들이 입김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에 이들을 견제하거나 경원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보좌관들은 그동안 임명된 17명의 장관 가운데 5명(김부겸 행정안전·도종환 문화체육관광·김영주 고용노동·김현미 국토교통·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회의원 겸직을 하는 만큼 의원 보좌관 출신이 압도적인 다수다. 이어 변호사 등 전문직이거나 전문직종 종사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대부분이며 서울시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이들이 많은 점도 눈에 띈다. 국회의원 보좌관 23년 경력의 이진수 행정안전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통해 보좌관의 세계를 살펴보고,제도의 발전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의원실 비서관을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내정해 임명 전 업무에 관여시켰다가 ‘문고리 국정운영’이란 논란을 일으킨 것은 장관의 업무 스타일 차이란 것이 이 보좌관의 해석이다. 흔히 신원조회라 불리는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 조회에는 보통 3~4주가 걸리는데 청와대 신임 행정관들은 공무원증을 발급받기 전인 신원조회 기간에 청와대에 먼저 가서 일한다. 이 기간에는 월급도 나오지 않지만 새 대통령의 업무 안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노동 무임금’을 무릅쓴다. 이 행안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김부겸 장관의 국회 인사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았죠. 신원조회 기간에 업무를 하겠다고 했더니 김 장관이 ‘안 된다. 공무원은 그라믄 안 된다’고 말렸어요. 꼼짝없이 4주를 놀 수밖에 없었는데 그만큼 장관의 업무 파악이 늦어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업무공백 우려 조급증이 부른 고용부 문고리 논란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조대엽 후보의 낙마 사태로 다른 부처 장관보다 늦게 임명된 만큼 빨리 적응하기 위해 내정자에게 보좌 업무를 맡겼다는 것이다. 뒤늦게 임명된 김 고용부 장관이 통상임금 판결, 방송사 파업 등 현안이 터지자 조급하게 업무에 뛰어든 것이 논란을 일으켰지만, 고용부 일선 공무원들의 지적 가운데도 새겨볼 부분이 있다. 고용부 공무원들은 장관 정책보좌관 내정자가 실·국장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현장방문에 동행하며 장관 보고의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측은 “내정 상태인 보좌관이 업무 파악을 위해 배석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 행안부 보좌관은 장관 정책보좌관은 장관의 모든 업무가 책임이며 장관 이상으로 알고, 장관이 궁금한 걸 모두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무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일은 있을 수 없으며, 공무원들에게 기자처럼 전화로 물어본다고 밝혔다. 정책보좌관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공무원의 경계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환경부 공무원은 “30대 후반에 3급이 된 정책보좌관은 일반 공무원에게 허탈감을 불러일으킨다”며 “60년대생으로 행정고시의 문을 뚫은 고참 과장이 즐비한데 79년생이 3급으로 임명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게다가 환경부에서 별정직 3급 정책보좌관의 역할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장관이 필요해 채용한 게 아니라 당에서 내려보낸 인력이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임 장관은 3급 별정직 정책보좌관에 4급 환경부 과장을 임명해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아니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시민단체 출신 장·차관을 정무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정책보좌관이 보좌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서 걱정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국회의원 보좌관에 비해 장관 보좌관은 역할의 범위가 대폭 줄어든다. 비서 업무는 기존 장관 비서실에서, 정책은 부처에서, 공보는 대변인실에서 하기 때문에 정무적 판단을 지원하는 것이 장관 보좌관의 주 업무다. 인사혁신처의 ‘별정직 공무원 인사규칙’에 따르면 장관은 정책보좌관을 임명할 때 보좌가 필요한 분야와 재직 때 중점 추진할 사업 등을 고려해 임용예정분야, 업무 내용 및 직무수행 요건을 미리 설정해야 한다. 정책보좌관의 민간 분야 근무경력을 정할 때 정무 분야는 의원 보좌관, 정당 경력자 등이 해당한다. 대외협력과 이해관계 조정 등은 시민단체와 주요 관련 단체 출신, 언론인 등의 경력이 인정된다. 장기적 계획수립 및 특정사업 추진은 학자 등 해당 분야 전문가 경력이 적합하다. 현재 임명된 29명의 장관 정책보좌관은 의원 보좌관 출신이 1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전문가 6명, 시민단체 출신이 2명, 변호사 1명, 검사 1명 등이다.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이후 민주당 당직자와 시민단체 출신이 서울시에 대거 진출했는데 장관 정책보좌관 가운데 윤천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좌관 등 5명이 서울시 관련 공직에서 일했다. 서울시 출신이 청와대에 많이 진출하고, 시 정책이 중앙정부 정책으로 여럿 채택된 것이 보좌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의원 출신 장관의 보좌관이 부처에서 호가호위한 일이 아직 회자되는 사례도 있다. ‘대국대과’(大局大課)와 ‘작은 정부’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서는 공무원들이 많이 잘렸고, 그만큼 장관이 할 일도 많았다. 대외 업무로 바쁜 장관은 자신의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앉히고 내정을 맡겼다. 공무원들의 인사와 모든 보고는 보좌관의 손을 거쳐야 했고, 자연히 거대한 문고리 권력이 형성됐다. 정치인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무원에게는 폭언과 욕설이 쏟아지기도 했으며, 그 과정에서 보고의 압박 때문에 한 공무원이 장관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이 보좌관은 “고성과 폭언은 삼가 달라”는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요구에 사과 이메일을 돌렸다. # 장관 바른 판단 돕고 공무원 업무 효율성 높이기도 문고리 권력이 된 보좌관의 존재에 대해 한 고위공무원은 “폭주하는 업무의 가르마를 잘 타서 장관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돕고, 공무원들의 업무를 수월하게 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정책보좌관이 젊은 나이에 고위공무원이 됐다 할지라도 길어야 1~2년 일하는 별정직이란 사실을 공무원들이 간과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안부 보좌관은 장관 정책보좌관이 꼭 필요한 이유에 대해 ‘청문회 의원 불패’를 들었다. 5명의 국회의원이 청문회를 무사 통과해 장관이 된 것은 의원들끼리 ‘동료 봐주기’도 있지만, 보좌관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들은 일단 공세적 질문에 대한 답변 능력이 교수나 전문가 출신보다 훨씬 뛰어나다. 또 재산등록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고위공직자 배제 5대 비리(병역 면탈,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 전입, 논문 표절)에도 보좌관이 있는 의원들의 방어능력이 좋다. ‘늘공’들은 정책과 관련한 서류 준비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관의 사생활은 알 수도 없고 질문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언론의 의혹 제기도 보좌관의 순발력이 있기에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관이 돼서도 당과 청와대, 언론과의 관계 형성에서 ‘늘공’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당과 전화 한 통화만으로 업무 파악이 가능한 매끄러운 의사소통, 청와대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수평적 의사소통은 결국 오랜 시간 장관과 손발을 맞춘 보좌관이 있어야 가능한 역할이라는 의견이다. 정부 업무 수행의 숨은 조력자인 장관 정책보좌관들은 스스로 호가호위하지 않겠다는 원칙만 지킨다면 개인의 발전은 물론 문재인 정부 성공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서울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우원식, 측근 금품제공 의혹에 “전혀 무관, 단 한 점의 부끄러움 없다”

    우원식, 측근 금품제공 의혹에 “전혀 무관, 단 한 점의 부끄러움 없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자신의 측근이 2012년 총선 때 다른 예비후보 측에 후보 단일화를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 “저와 전혀 무관하며 단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저를 조사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부르라. 당당히 나가겠다”면서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전언에 의하면 두 달 전 마지막 조사를 받고 더이상 조사할 게 없다고 들었는데 아직 처분 안 하고 미루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앞서 SBS는 전날 검찰이 우 원내대표의 최측근이 2012년 총선 단일화의 대가로 다른 후보 측에 금품이 전달한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 원내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 “이틀에 걸친 청문회를 통해 사법개혁에 대한 소신, 사법부 독립을 위한 확고한 원칙을 확인했다. 하루속히 보고서를 채택하고 인준표결 절차를 진행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장 교체를 앞두고 전원합의체 심리가 중단된 상태고 회부 앞둔 사건도 올스톱 상태로 대법원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가습기 살균제 연구용역 조작사건, 휴일 연장근로 가산임금 사건, 통상임금 사건 등의 사건이 대기 중으로 처리가 더 늦어지면 국민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1일 자로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의 임기가 만료된다”면서 “김 후보자 인준 지연으로 다른 대법관 후보자 제청까지 늦어지면 재판 지연이 더욱 심각해지고 판결을 기다리는 수많은 국민의 피해가 속출한다. 김 후보자 인준 지연 파장은 나비효과처럼 수많은 국민에 미친다는 것을 야당이 깊이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운규 장관 “한미 FTA 폐기도 가능성에 포함”

    백운규 장관 “한미 FTA 폐기도 가능성에 포함”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발언과 관련해 “폐기에 따른 문제점들도 가능성 중 하나에 포함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백 장관은 이날 서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한 뒤 “폐기는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에서 예단해서 얘기하면 더 많은 분쟁의 소지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폐기를 포함한 어떠한 공식 답변을 받은 것이 없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개정 협상을 열자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 등에 대한 양국 공동 조사 없이는 개정 협상을 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미국 측 답변 없인 실무 협상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자동차업계는 “중국과 미국에서 어려움이 많으니 도와 달라”면서 “한·미 FTA를 통해 수출을 많이 하는데 중동 등 신흥국과의 FTA를 추가로 맺으면 도움이 되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백 장관은 이에 대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줘야 한다”며 “관계부처가 빨리 협의해서 국회에서 통상임금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또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서는 “중국업체 더블스타에서 매각 가격 인하를 요청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생겼다”며 “가장 좋은 건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언급, 재인수 주체로 박 회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매각 절차를 설명한 것이지 특정 인수주체에 대한 선호를 밝힌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아차 이어 한국GM도 ‘통상임금’ 패소

    한국GM 노조 오늘 부분파업 기아자동차에 이어 한국GM 노동자들도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추가 수당을 지급하기에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따라 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는 회사 측의 주장은 이번에도 기각됐다.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 김상환)는 한국GM 사무직과 퇴직자 총 1482명이 “통상임금을 재산정함에 따라 추가되는 임금·퇴직금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3건으로 나눠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선고된 3건 중 2건은 대법원 환송에 따른 판결이고, 1건은 항소심 판결이다. 재판부는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조직관리수당, 가족수당 중 본인분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한국GM 근로자는 생산직과 사무직으로 구분돼 생산직에게는 정기상여금이, 사무직에겐 업적연봉이 지급됐다”면서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지급되는 ‘정기성’, 모든 직원에게 지급되는 ‘일률성’, 업적·근무시간에 구애 없이 지급되는 ‘고정성’이 충족되는 업적연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가족수당 중 본인분만 통상임금이 된 것은 가족구성원에 따라 달라져 ‘일률성’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다. 원고가 통상임금으로 청구한 수당 중 귀성여비, 휴가비, 개인연금보험료 등도 통상임금에 들어가지 않았다. 통상임금의 정의를 명확하게 규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2013년 확립되고, 이듬해부터 한국GM은 생산직의 정기상여금과 사무직의 업적연봉을 통상임금에 편입시키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체결하고 있다. 따라서 노사가 2014년 이후 통상임금 금액을 새롭게 따질 여지는 적다. 한국GM 측은 이날 “경영상 어렵다는 신의칙을 재판부가 수용하지 않아 아쉽다”며 항소심 판결 1건에 대한 상고 의사를 밝혔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는 5일 인천 부평공장 내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오전과 오후 조가 각각 4시간 파업할 계획이다. 노사는 지난 7월 24일부터 총 18차례에 걸쳐 임금 교섭을 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GM의 한국시장 철수를 막기 위해 ‘한국GM 30만 일자리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해 왔다. 산업은행이 소유한 한국GM 지분(17.03%)을 매각하면 안 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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