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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물 「안전 불감증」 없앴다/성수대교 붕괴 1년 무얼 남겼나

    ◎「안전관리 본부」 신설… 예산 5배 늘려/한강다리 대폭 보수… 부실 처벌 강화 32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성수대교붕괴사고가 오는 21일로 만1년을 맞는다.지난해 10월21일 아침 출근길.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성수대교의 붕괴는 「빨리빨리」를 미덕으로 알던 우리의 건설문화와 안전불감증에 일대 경종을 울렸다. 또 시설물을 건설하기만 하면 된다는 개발위주의 통념에서 벗어나 안전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원종·우명규 시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최병렬 시장은 도시시설물의 안전관리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민선 조순 시장 역시 시민의 안전과 공공시설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시정을 펴나가고 있다.『이제는 됐다』는 안도를 느낄쯤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안전」이 서울시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았다. 서울시는 각종 시설물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도시시설 안전관리본부」를 신설,시설물의 안전점검보수에 총력전을 폈다.94년 2백99억원에 불과하던 이 분야 예산이 1천5백3억원으로 5배가량 늘어났다.내년에는 2천1백68억원이 배정될 예정이다. 시공회사와 외국전문가까지 동원돼 안점점검을 실시,한강교량에서만 모두 4천1백3건(교각 2백46건 포함)의 하자를 찾아냈으며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뒤따랐다.지난 3∼5월엔 교통혼잡을 덜기 위해 승용차 10부제를 실시하기도 했다.공공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체계도 어느정도 자리가 잡혔다. 한강다리뿐아니라 고가차도,육교,지하차도등 8백89개 시설물도 점검이 이뤄져 현재 절반가량인 4백53곳에서 보수공사중이다. 교량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과적차량단속을 위해 단속공무원들에게 사법경찰권을 주는 제도개선도 마쳤다. 교량별로 설계도점검 및 보수일지 등을 일일이 기록하는 「교적부」를 만들었다.안전점검통로도 모두 설치하고 있다.교량점검용 장비도 대폭 보강했다.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시설물의 규모에 따라 안전진단시기를 의무화하고 부실설계,부실시공,부실감리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외국인감리」는 물론 「중간 준공검사제」「공정30% 감사제」등 부실을 막기 위한 제도는 모두 도입,시행하고 있다. 한편 붕괴된 성수대교는 올 연말 보수를 끝내고 차량통행을 재개하려던 당초 예정과 달리 상판을 전면 철거한뒤 재시공하고 있다.내년 하반기나 97년 상반기쯤 1등급교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 김 대통령 밴쿠버 무협 연설 의미

    ◎“한국 시장개방 선진국 수준” 자신감 피력/“가 서부지역은 아주­북미 연결통로” 강조 김영삼 대통령은 18일 밴쿠버무역협회 초청연설을 통해 21세기 아·태지역의 개막을 앞두고 한국과 캐나다가 국제경제측면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적시했다. 먼저 한국의 역할과 관련,김대통령은 두가지 점을 분명히 했다.한국의 개방이 선진국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천명했다.또 우리의 발전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아·태지역의 개도국들과 공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도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행정규제 완화,외국인 전용공단 건설 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앞으로 캐나다가 속해 있는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는 물론 중국·아세안·베트남 등 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캐나다에 대해서도 김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투자확대를 요청했다.풍부한 자원과 첨단기술을 가진 캐나다와 우수한 생산능력을 가진 한국이 서로 도울 때 바로 21세기를 지향하는 「아·태협력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밴쿠버가 속한 캐나다 서부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곳이 한국과 캐나다,궁극적으로는 아시아와 북미대륙을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캐나다 서부지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환경·우주항공·생명공학·컴퓨터산업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한·캐나다간 협력이 급진전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은 주로 경제외교에 치중돼 있다.캐나다와 경제교류가 많은 기업인 28명이 수행하고 있다.밴쿠버무역협회 연설은 「정상 세일즈외교」의 본격시동인 셈이다. 김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경제외교의 첫 무대로 밴쿠버무역협회와 캐나다 아·태재단이 공동주최한 행사를 잡은 것은 두 단체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밴쿠버무역협회는 1887년에 창립,1백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단체다.현재 밴쿠버를 중심으로 4천여기업과 경제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지사도 포함돼 있을 만큼 회원의 면면이 폭넓은 게 특징이다. 캐나다 아·태재단은 연방의회가 제정한 법에 의해 지난 84년 설립됐다.본부는 밴쿠버에 있고 몬트리올·토론토·빅토리아 등에 지부가 있다.APEC연구센터를 설치,아·태지역이 세계무역의 중심지가 될 것에 대비한 각종 연구및 조사활동을 하고 있다.한국·말레이시아·대만 등 아시아지역에 캐나다문화원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통령 밴쿠버무협 연설 요지 한국은 역동적인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적 위치에 있는 나라입니다.오늘의 한국은 경제규모와 교역규모에 있어서 세계 10위권수준의 나라로 발돋움했습니다.올해 한국의 교역규모는 대략 2천6백억달러에 달하고 1인당 소득도 처음으로 1만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나는 한국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행정규제 완화,외국인전용공단 건설,외국인투자에 대한 지원확대 등 투자환경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의 대외투자도 최근 획기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 우방인 캐나다는 모범적인 협력관계를발전시켜왔으며 이제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파트너가 되었습니다.통상면에서 한국은 캐나다의 일곱번째 교역국이며,캐나다는 한국의 13번째 교역국입니다.캐나다는 또한 한국의 네번째 투자대상국이 되었습니다. 나와 장 크레티앙총리는 2년전 시애틀 APEC 정상회의에서 두 나라간에 「특별한 동반자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하였으며,양국정부는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풍부한 자원과 첨단기술,그리고 한국의 우수한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양국간의 경제협력전망은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한국에 대한 캐나다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교역과 투자진출을 기대합니다. 나는 특히 최근 캐나다 서부지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환경·우주항공·생명공학·컴퓨터산업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양국 기업간에 긴밀한 협력관계가 구축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의 이번 캐나다 방문이 캐나다와 한국간의 유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는 오타와에서 르블랑총독각하와 크레티앙총리를 만나 양국관계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입니다.나의 오타와 방문중 양국정부는 「산업기술협력협정」에 서명할 예정입니다.이 협정의 체결로 양국간 산업 및 기술의 협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믿습니다.
  • 컴퓨터 없는 집/고인수 포항공대 교수·물리학(굄돌)

    요즘과 같은 정보화시대에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이라는 별명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되기 십상이다.특히 자녀를 둔 부모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컴퓨터를 모르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집집마다 한대씩 사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전공 탓으로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세상에 등장한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여 이제는 컴퓨터 없이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그런데도 집에는 컴퓨터가 없다.사실 큰아이가 국민학교 2학년이던 8년 전에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좋았던 XT급의 컴퓨터가 집에 있었다.그런데 아이들이 컴퓨터를 사용한 것이 거의 게임인 것을 지켜보면서 실망감을 더해가던 중 어느날 아이들이 게임을 하다 컴퓨터를 망가뜨렸다. 그후 지금까지 우리집은 컴퓨터가 없는 집이 되어버렸다.그 덕에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의 친구들과 달리 컴퓨터 통신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컴퓨터와 마주앉아 있기만 해도 대견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특히 컴퓨터를 잘 모르는 부모들은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마치 공부라도 하는 것처럼 받아들인다.그러나 막상 아이들이 컴퓨터와 친하게 지내는 통로는 계산이나 프로그램을 짜는 등의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아이들에게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PC통신 역시 접하는 정보가 과연 바람직한 내용인지 부모된 입장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이카 시대를 살면서 운전이 필수라 하여 어릴 때부터 운전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는 것처럼,컴퓨터 또한 지적수준이 어느 정도 성숙한 후에 배우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이런 아버지를 둔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대학에 입학해야 컴퓨터가 생길 것이다.
  • 중­대만 잇따른 「회담제의」 진짜 속셈은

    ◎강택민­이등휘 만남 가능성 희박/중국­무력시위로 손상된 이미지 회복/대만­“큰 변화없다” 대화성사에 회의적 강택민과 이등휘의 만남은 가능할까.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의 최근 잇따른 이등휘 대만총통의 북경방문 환영의사및 대만 방문의사 표시에 따라 얼어붙어있던 대만해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강주석의 발언은 일단 대만해협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중국·대만 양안사이의 관계회복을 향한 청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중국은 이전에도 대만과의 정상회담을 제의한바 있으나 이총통의 자격이 국가원수가 아닌 정당대표여야한다고 주장해왔다.중국외교부측은 17일 뉴스브리핑에서 「하나의 국가」라는 전제라면 언제나 만날 수 있다고 밝혀 과거에 비해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7월 대만해협에서 중국군의 미사일훈련등 무력시위이후 차갑게 얼어있는 양안관계가 풀리지 않는 시점에서 이같은 강주석의 발언은 유화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중국도 이 시점에서 양안사이의 관계악화및긴장상태를 원치않는다는 의사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들어 대만내에서의 독립열기에 대해 강경일변도로 대응하던 중국이 대만에 부드러운 미소를 보인데는 여러 이유로 해석된다.우선 무력시위를 통해 이등휘 총통 등 대만내 독립주의자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데 성공,중국의 의도를 달성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 길들이기」로 손상됐던 중국 이미지를 개선해보자는 의도도 깔려있다.대만이 독립을 시도할 경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막겠다는 중국의 잇단 수위높은 발언과 대만해협에서의 무력시위가 국제사회에서 중국위험론의 고조등 부작용을 가졌왔다는것이 중국측의 분석이란 점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오는 24일 뉴욕에서 예정된 중·미정상회담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위한 계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중국측의 유화제스처가 양안관계 개선에 어느정도까지 이를지는 아직 미지수다.기본적으로 중국은 ▲1개 중국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원칙의 유지 ▲대만의 국제생존 공간허용 반대라는 대만으로서는받아들일 수 없는 외교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만 국민당의 간한생대변인은 15일 공식논평을 통해 중국측이 양안관계의 개선을 원한다면 먼저 중국·대만사이의 준정부기구의 기존대화통로인 왕·고회담을 재개하라고 주장,이같은 회의적인 관측을 더욱 신빙성있게 한다.
  • 백화점·호텔 부당 인허가 92건 적발/서울시,18곳 조사

    ◎공무원 11명 징계처분/백화점 5곳 매장 무단확장/옹벽 1m이상 균열도 “이상무” 판정 백화점 등 대규모 소매점과 도매센터의 허가 및 관리부서가 잘못 지정돼 인허가 처리가 지연되고 사후관리 점검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본청과 종로구등 12개 구청이 93년 8월부터 지난 7월말까지 신축,증개축,용도변경 사용검사를 해준 백화점과 호텔 18곳에 대한 인허가 및 사후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부적절한 인허가 처리및 무단용도변경등 92건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시는 이에 따라 관련 공무원 3명은 중징계,8명은 경징계하고 나머지 69명은 훈계및 주의조치했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 한신코아 백화점은 지난 88년 내인가 면적보다 9백38.39㎡가 늘어난 상태에서 개설허가를 신청했음에도 3백㎡ 이상의 매장면적이 늘때 거쳐야할 도소매진흥심의위원회의 심의등 변경 내인가절차없이 개설허가를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세계 미아점,한신코아,애경,태평,잠실롯데백화점 등은 전시장,문화행사장을 신고나 허가없이 매장으로무단확장,사용해오다 적발됐다. 구로구 구로동 애경백화점은 문화행사장이 본관 5층,본관과 별관의 연결통로로 사용되는 6·7층 등에 분산배치돼 있으나 실제이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허가를 내줬다.이곳은 현재 직원휴게실,그림·벽지 전시판매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의 롯데월드호텔 5층짜리 부속건물은 층마다 비상계단 내부 옹벽에 1m씩의 균열이 가로로 나 있음에도 송파구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는 것이다.
  • 정부 “남북대화­민간 경협 연계”/「신변보장협정」없인 확대 안해

    ◎“실리 챙기며 남한 교란” 북 전술 대응 정부는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남북한 당국간 관계의 개선 추이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민간차원의 남북경협 수준 확대 여부를 결정짓는등 앞으로 남북대화와 경협을 연계하기로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당국과의 경협에는 계속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우리측 민간기업에게는 대북 투자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북한측의 자세가 우리측의 내부를 교란하면서 실리만을 취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분석된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6일 『현재 진행중인 수준의 남북경협은 중단할 생각이 없지만 통신 및 신변안전보장 등 국민을 보호할 장치가 없이 경협수준을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는 북한이 경제공동위등의 개최를 통해 투자협정 및 신변안전보장 협정 체결에 응하지 않는한 대규모 경협확대조치등을 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또 북한이 최근 직간접 경로를 통해 우리측에 5백만달러로 정해진 대북 투자상한선의 철폐를 요구해 온것과 관련,당국간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가 엿보이지 않는한 불응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면 이는 고스란히 투자리스크로 연결되며,대북 투자를 위해 북한에 들어간 우리측 기업인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통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점등을 비롯,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조만간 통일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다음달 8일로 발표 1년을 맞는 남북 경협 활성화조치의 실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갖고 남북관계 개선과 경협 확대 연계방안등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인질범 권총 쏘며 “1천만달러 내라”/현대직원 인질극

    ◎피랍에서 범인 사살까지/러 특공대 구출 예행연습 4시간/17시30분­현대직원 타는 사이 섞여 버스 올라/22시47분­3차 돈보따리 건네주자 8명 석방/15일 3시­통역원에 “돈세라” 명령순간 전격 작전 【모스크바=유민 특파원】 14일 하오 5시30분(현지시간).모스크바 중심부 크렘린과 바실리성당 사이에 세워둔 45인승 벤츠버스에 범인이 현대전자직원들에 섞여 탑승,인질극은 시작됐다.범인은 윤동현씨(30)의 옆구리에 권총을 들이대고 가이드 서경수씨를 통해 『커튼을 닫으라』 『1백만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몰살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인질극을 직감한 관광객들은 이때 창밖을 통해 버스 옆으로 몰려든 마트료시카 장사꾼에게 몸짓으로 인질극을 알렸다.범인은 인질들이 커튼을 내리지 않자 버스 천장을 향해 권총을 한발 발사했다.범인은 오른손에 권총을,왼손은 줄곧 주머니에 넣은 채 『폭발물로 폭발시키겠다』며 위협해왔다. 순간 단장인 박련수씨 등 2명의 인질은 뒤쪽문을 발로 차로 탈출하는데 성공,이 사실을 한국대사관과 경찰측에 알렸다.한시간쯤 지나 경찰병력이 이들과 대치하기 시작했고 범인은 하오 8시쯤 『탈출한 사람을 데려오라』며 윤씨를 내보냈다.하오 9시 범인은 경찰이 준비해준 돈보따리를 처음으로 받아들고 우선 9명의 여성 인질을 내보냈다.돈을 받아든 범인은 버스 밖에 서 있던 「협상창구」 경찰에 『10만달러를 가져오라』고 했으며 30분쯤 뒤 2차 돈보따리를 받고 3명을 추가로 석방했다. 범인은 여행가이드 서씨­버스운전사­버스 밖 경찰 루트로 진행된 협상 과정에서 다시 1천만달러를 요구했다.더욱이 도모제도보 공항에 헬기를 보내줄 것도 요구했다. 하오 10시47분.경찰은 3차 돈보따리를 건넸고 이어 다시 8명이 석방됐다. 이때부터 1천만달러를 가지고 지루한 협상이 시작됐다.현지 경찰은 범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주변 병력을 다소 철수시켰고 버스안으로 커피 등을 들여보냈다.이때부터 작전 개시까지 약 4시간 동안 경찰은 이웃 다리밑에서 여행자들이 탄 것과 같은 벤츠버스를 가져와 「인질 구출 예행연습」을 벌였다. 상오 2시45분 H아워.경찰관 2명은 마지막돈보따리를 범인에게 건네며 버스에서의 범인의 위치를 살피고 돌아갔고 테러진압을 위한 특수부대인 알파부대 요원들이 인질들이 타고 있는 버스에 접근했다. 3시쯤 범인이 서씨에게 돈을 세라고 지시하는 순간 특수부대 요원들이 작전을 개시.남아 있던 6명의 인질들은 전원 무사히 구출됐다. ◎구사일행의 통역원 서견수씨/“러시아 치안부재 상황 반증”/외국인이란 이유로 범행대상 된듯/“공항 곳곳에 폭발물 장치” 으름장도 15일 상오 2시45분.러시아 연방 특수부대에서 쏜 수발의 총알이 범인에게 쏟아지면서 간신히 구출된 서경수씨(22·모스크바 마이공대 4학년)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범행의 대상이 된 것 같았다』면서 『이번 사건은 러시아내의 치안부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악몽의 순간을 털어놨다. 서씨는 범인이 북한인이나 북한관련인이 아니냐는 질문에 『복면 사이로 빠져 나온 코가 서양인이었으며 범인도 자신이 러시아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초 상황을 말해달라. 『일행이 버스에 앉을 즈음 복면을 한 범인이 권총으로 동료 윤씨를 위협했다.우리는 처음 여행회사 직원들의 장난으로 여겼다.그러다 범인이 권총을 한발 발사하면서 사태를 직감했다』 ­외부에 급박함을 어떻게 알렸나. 『일행은 버스 주변에 때마침 몰려든 잡상인들에게 손짓,발짓으로 위급하다는 사실을 알렸고 처음으로 탈출한 박단장 등이 경찰과 대사관에 신고한 것으로 안다.잡상인중 누군가가 물건을 팔기 위해 버스에 오르려다 이상한 낌새를 채고 경찰에 연락하게 됐다.』 ­범인의 요구사항은. 『범인은 자신의 아이들이 카프카즈에 인질로 잡혀 있으며 모스크바 이웃 도모제도보공항에는 자신의 아우가 3∼4명의 감시를 받으며 돈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공항에는 다른 범인들이 폭발물을 곳곳에 장치해 놓았다고 으름짱을 놓았다. ­협상진행 방식은. 『차안에서는 나와 범인,러시아인 운전수가 얘기를 주로 했고 범인은 운전수에 자신의 요구사항을 종이에 쓰도록 했다.밖에서는 경찰관 한두명이 오가며 통로구실을 했다』 ­범인은 한국인임을 알고 범행을 했나. 『그런 것같지 않았다.단지 벤츠버스를 우리가 대절했고 외국인이어서 우리를 선택한 것 같았다』 ◎알파부대란/특수부대 재편… 테러진압 특기 구소련 붕괴 이후 대서방 특수전 부대인 스페츠나츠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대 테러특수부대로 창설된 알파부대는 지난 93년 10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반기를 든 러시아 보수파들을 체포,사태를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알파부대의 모체인 스페츠나츠는 냉전시대 소련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구의 전략 시설물에 대한 정부수집,파괴,후방교한,요인 납치 및 암살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창설된 특수부대이다. 특히 스페츠나츠는 군사정부국(GRU)의 통제아래 68년 체코 침공과 79년 아프카니스탄 침공때도 정치 지도자 암살과 납치,군지휘소 경격 등의 특수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기 없이도 빛나는 형광등 시판/일 NEC가전 지진발생 대비

    ◎전원 없이도 1시간동안 불밝혀 일본의 NEC가전은 전기공급이 중단된 뒤에도 1시간 동안 불이 켜지는 형광등을 개발,다음달 1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고베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전등의 개발케됐다고 밝혔다. 「호탈룩」이라는 상표로 생산되는 이 형광등은 20∼1백w짜리로 광도 10의 녹색불빛을 낸다.또 종류를 다양화해 9백엔에서 4천엔까지 가격을 차등화한다는 방침인데 40w짜리는 1천5백엔선으로 정해졌다. 이 회사는 호탈룩 형광등이 보통 형광등보다 10% 정도 비싸지만 다른 전등의 불이 나간 뒤에도 작동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EC 자회사인 이 회사는 호탈룩 형광등이 형광물질에서 계속 에너지를 방출하도록 만들어져 있어 정전이 된다해도 불이 켜질 수 있다면서 정전시 지하통로와 기차역 등에서 사용토록 하는 등 안전목적에 초점을 맞추어 판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일본시장에서 모두 1백만개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앞으로 수출도 할 계획이다.
  • 멀고도 먼 남북 협력의 길/이석우 북경 특파원(오늘의 눈)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 등 북경 남북회담 우리대표단 7명은 1일 이번 회담이 결코 결렬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차례 강조하면서 서울로 돌아갔다.남북 양측이 다음번 회담(4차회담)의 개최시기및 장소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는 등 타결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이차관도 『회담은 끝났지만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이를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6월중순부터 1백여일에 걸친 북경회담은 평양과 서울의 시각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오히려 남북협력을 위해 넘어갈 길이 어떠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북한대표 전금철은 대외경제협력추진위 고문이란 민간기구 대표로 회의에 참석했다.우성호 송환,안승운목사 원상회복 등 현안에 『노력은 하겠지만 직접 약속할 권한은 갖지 못했다』는 입장만을 고집했다. 결국 쌀회담을 계기로 이를 경제협력­현안문제 논의의 장으로 격상시키려는 우리의 시도는 또다시 원점에 서게 됐으며 남북관계는 새 정부들어 연이어 터진 핵위기,김일성사망 등으로 공식 남북 당국자만남을 한차례도 갖지 못하고 당국자 대화통로 부재 상태를 답보하게 됐다. 이번 회담에 임한 우리대표들의 가장 큰 부담도 사실 당국자회담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그러나 회담관계자의 말대로 『아직 북의 관심은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이고 우리에게는 급한대로 경제지원 유도 등 실리는 얻어가지만 정치적 접촉은 사절』이라는 원칙을 바꿀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이 점은 수해와 식량난 등에 경제지원이 아쉬운 북한이지만 남북당국자 회담이 쉽사리 성사될 것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핵위기가 완화된 지난해말부터 북경은 평양으로 통하는 마지막 비상구였다.그러나 남북협력 지원을 위한 회담은 한반도내에서 대표자 자격을 확실히 하는 조건에서 열 것이라는 30일 정부선언으로 북경은 이제 더이상 그 역할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것같다.또 남북교류도 당분간 주춤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선언으로 우리의 북한정책은 분명한 한 획을 그엇다고 할수 있다.한반도문제는 남북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되고 이 원칙 아래 꾸준한 노력만이 북한의 변화를 진정으로 유도하는 길이란 점에서 서두르지 않고 멀리 바라보는 정부와 국민들의 대북정책에의 합의를 기대해 본다.
  • 일 구마모토아트폴리스「신치주거단지」(세계의명소/걸작건축감상:23)

    ◎도시민 주거 특성·자긍심 높인 “집합 주택”/40대 건축가 5명,5개 구역 나눠 “개성 설계”/단지마다 독창적 공간 창출… 문화도시로/호소가와 전 총리 지사시절 「지자체 특색」 살린 작품 지난 8월15일 조선총독부에서 중앙청으로 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그 역할이 속절 없이 바뀌기를 거듭하던 한 건물의 첨두를 잘라 버리는 의식이 거행되었다.해방 50주년을 기념하여 일제의 잔재를 상징적으로나마 끊어버리자는 취지에서였다.그 전에도 옛 청와대 건물을 헐어내고 새로 지은 적이 있고,현 서울시청사도 곧 새로 짓는다고 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무언가 잊혀지지 않을 만한 업적을 남겨놓으려 한다.그런데 이런 업적이 무형의 것이기보다는 실제로 가서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그래서 인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들은 기념비적인 건물을 지어놓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다.인도의 타지마할,중국의 자금성,영국의 트라팔가 광장 등이 옛날의 예라면,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미국 애틀랜타의 카터 도서관 등이 오늘의 예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좋은 예보다는 실패한 경우가 더 많다.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는 전통건축양식을 본떠 지어졌으나 박대통령이 좋아하던 계란색으로 온통 뒤덮여 그 성격이 모호해져 버린 현충사 등의 기념건물이 있었다.전두환 대통령시대는 아직도 빗물이 몇십군데에서나 새고 있다는 천안 독립기념관이나 공사중단의 상태로 볼성 사납게 남아있는 평화의 댐을 남겨 놓았다.그리고 노태우 대통령 시대는 부실공사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주택 200만호 등의 대역사를 남겨놓았다.마지막으로 김영삼 대통령은 과거와의 차별화에 주력하는 때문인지 짓기보다는 헐기에 더욱 관심을 쏟는 듯하다. ○“양보다 질” 높이 평가 이웃나라 일본은 조금 다르다.몇년전 일본 총리를 지냈던 호소카와(세천호희)는 구마모토현(웅본현)지사로 재직 중이던 1988년,구마모토 아트 폴리스(ArtPolis)라는 도시설계 및 환경설계운동을 추진했다.이것의 근본 취지는 지방자치제의 특색을 살린 도시·건축문화를 추구하자는 것이었다.지역 내의 모든 개발행위가 궁극적으로는 그 지역의 문화적 자산이 되기 때문에 환경설계나 건축행위의 결과는 양보다는 질의 측면에서 평가받아야 하고,이를 통해 미래의 세대에게 자랑스런 문화적 도시환경을 물려주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지자체 위주의 도시건축운동은 매우 독창적인 도시공간의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실제는 구마모토시가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일신해가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대한주택공사의 연구원들이 현지를 방문하고 돌아와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구마모토 아트 폴리스의 작품으로 선정된 집합주택은 도시민 주거특질의 향상이라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목표의 달성뿐만 아니라 지역내 주민들의 자긍심 향상이라는 비가시적 정주성을 고양하는 사회정책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구마모토 아트 폴리스 작품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신치(신지)주거단지를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신치 단지는 전체 면적이 약4만여평으로 1960년대에 지어진 7백여 가구의 저소득층 주거단지를재개발하여 시영 영구임대 아파트를 건립한 것이다.1991년에 입주가 시작되어 1995년 현재 1천여가구 4천명의 입주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지형맞게 높낮이 살려 이 단지는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데 이것을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인 아라타이소자키(기기 신)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5개의 존으로 나누었으며 각각의 존을 일본의 40대 건축가 5명이 하나씩 나누어 나름대로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아파트 건물군을 설계하였다. 단지 서쪽 끝의 A단지는 2,3층 아파트 건물이 중정을 둘러싸고 서 있고 그 양쪽 외곽으로 5층 건물 2동이 길게 배치되어 있다.건물의 외벽은 어두운 색을 주조로 하여 차분한 느낌이 들게 했으며 외부공간은 단지 원래 지형에 맞추어 높낮이를 그대로 살려 넓은 계단을 놓고 그 사이에 잔디밭과 얕은 인공연못을 설치하였다.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아주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우리네 시끌벅적한 아파트 단지와는 아주 대조적이다.게다가 과감하게 1층 부분을 빈 공간으로 처리하여 보행자의통로로서 또한 뜨거운 여름날 그늘진 휴식처로 쓸 수 있도록 한 점은 본받을만 하다. 두번째로 개발된 B단지는 1백50m가 넘는 긴 아파트 건물 2동이 넓은 보행자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세워져 있다.이 건물 역시 어두운 색을 썼고 높이도 5층에 지나지 않는다.이 단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의 보행자 도로인데 아무런 조경시설물 없이 콘크리트 바닥에 가로등만이 있는 이른바 미니멀리즘(minimalism)에 입각한 설계다.나름대로 저소득층의 아파트 단지 관리비를 아끼자거나 혹은 건축가의 철학에 따라 자연과 대비되는 철저한 인공의 삶터를 창출하자는 의도에서 이렇게 해 놓았을 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네 정서로는 영 이해할 수가 없는 그런 장소가 되고 말았다.건축이 형태만을 위한 추상예술이냐 아니면 삶을 위한 도구인가를 따지는 건축계의 끊임 없는 논쟁은 바로 이런 곳에서 출발하는 것일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낙천적인 삶을 표현 건물 입구부분의 계단실은 건물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돌출되어 있는데 1층부의 콘크리트 상자와그 위의 철골구조는 마치 교도소의 입구 같은 느낌이 들어 이 B단지만큼은 실패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여기서 실제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구마모토 아트 폴리스 작품에서 산다는 자긍심이 앞설지 혹은 이렇게 비인간적인 장소에서 사는 것을 불만족스러워 할지 한번쯤 제대로 연구해 볼 일이다. C단지의 아파트 역시 길게 들어서 있는 건물인데 밝은 색과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창문과 베란다를 배치하여 지루하지 않은 입면을 가지고 있다.획일적인 입면에 비해 거기 들어가 사는 사람들의 제각기 다르며 또한 복잡다난한 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 흥미롭다. D단지의 아파트는 다분히 유희적이다.검정색과 밝은 원색을 자유분방하게 쓰고 옥외 계단은 제멋대로 갖다 붙여놓은 듯하다.여기서는 다양하고 낙천적인 삶의 모습이 느껴진다.저소득층을 위한 시영 영구임대 주택이 흔히 가질 수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버리려는 건축가의 노력이 돋보이기는 하나,너무나 유희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그의 의도가 반감되어 버리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단지의 아파트는 저소득층 중에서 최상위층을 대상으로 한 건물로서,1층 주호에는 독립된 정원을 가질 수 있는 배려를 해 놓았다.역시 밝은 색과 다양한 형태를 적절히 조합하여 낙천적이고도 고급스러운 삶의 모습을 담으려 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임대 아파트 개발에 일본 최고의 건축가들을 초청하여 밝고 낙천적인 이미지를 창출해내고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낸 구마모토현의 호소카와 지사는 결국 일본 총리까지 지내게 된다.무슨 기념관이다 무슨 박물관이다 하는 곳에 자신의 족적을 남기기 보다는 이렇듯 주민의 실제적 삶에 이바지하는 일을 남기는 것에 가치를 둔 한 정치가의 탁월한 견해가 부럽다.
  • 멕시코 “한국은 독일 식민지”/외국 교과서 한국 역사 왜곡 사례

    ◎스페인­남한 수도 평양/폴란드­6·25는 북침이다/독일­독도는 일본 땅/캐나다­서울 인구 1백만/일본·베트남등선 상당부분 바로잡혀/민간 학술교류 통한 「바로 알리기」 시급 외국 교과서들이 한국 역사를 왜곡 기술한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따르면 우리 역사를 잘못 기술하고 있는 국가는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동남아시아·중동 지역 국가와 미국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각국의 왜곡 사례등을 통해 실태를 살펴본다. 다른 나라들의 우리 역사 왜곡사례는 주로 한국전쟁에 관한 것에서부터 수십년전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경우가 많다.이밖에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하고있는 예도 많다. 정부는 최근들어 공보처·외무부·교육부가 공동으로 이런 왜곡된 역사 교과성의 내용을 고치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과거 적성 국가였던 국가들과의 수교로 외교 통로가 확보되어 교과서 문제를 거론할 수 있게 되었다.교육부는 외국의 교과서를 입수해 고쳐야할 부분을 찾아 시정자료를 만들고 공보처의 한국바로알리기 위원회나 외무부 등이 자료를 보내주고 잘못된 내용을 고치도록 교섭하는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단기간에 바로 잡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교과서를 내는 주체가 외국의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면 시정 요구를 하기가 더욱 어렵다. 한명희 교육부 편수국장은 『정부도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민간 차원의 학술교류를 통한 한국바로 알리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장은 또 외국에서 한국학이 발전해야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갖고 올바른 역사를 기술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지난 82년부터 한국 역사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었던 일본의 역사 교과서는 우리 정부와 학자들의 노력으로 상당히 고쳐졌다. 대표적인 것이 안중근 의사의 의거로 범죄시 해왔던 태도를 의병투쟁의 지도자로 바꾸었다.또 관동 대지진을 우발적인 사건으로 기술했던 사례도 고쳐 민족적 편견에 가득찬 유언비어 유포와 조선인과 중국인 학살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와함께 아예 빠졌던 신사 참배와 창씨 개명,징병제를 새로 포함시켰고 조선 여성 등을 종군위안부로 동원한 내용도 추가했다. ◇미국=미국을 비롯한 다른 외국은 우리 역사를 잘못 쓰고 있는 예가 많다.미국은 한국의 미술 철학,인쇄술 등 세계사에 기여한 문명을 소개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강조하며 한국은 별로 중요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한국의 현대사를 냉전체제의 시각에서 기술하고 있다. ◇멕시코=한국을 백인종 지역으로 표시하거나 공산주의 국가에 포함시키는 등의 어처구니 없는 역사 교과서를 내고 있다.또한 서울의 인구를 4백만이 넘지 않는 도시로 표시하고 있고 독일의 식민지라고 쓰고 있다. ◇캐나다=서울은 인구 백만의 도시로 한반도의 가장 큰 농업 지역 중심도시라고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한국에 관한 내용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한국이 후진국으로 장기간 주변 강대국들의 지배아래 있었던 국가로 묘사하고있다. ◇중국=1932년 4월 김일성의 영도아래 조선인민은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미국은 조선 남부에 지주나 부르주아 계급의 친미세력을 부각시키고 48년 8월 대한민국의 수립을 선포했다.1950년 6월25일 조선전쟁이 일어났다.트루먼 대통령은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의 해·공군을 파견하여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침공할 것을 명령했다.이것이 중국교과서의 한국 역사 내용이다. 최근에는 6·25가 북침이라는 내용을 수정하여 기술하고 있으나 미흡한 형편이다. ◇인도네시아=한일관계 속에서 한국을 취급하고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베트남=분단의 책임을 이승만 대통령과 미국에 전가시키고 국호를 남조선으로 부르고 있다.그러나 베트남의 역사 교과서는 최근 외교 채널을 통한 시정 노력으로 많이 고쳐졌다.최근 발간된 역사 교과서에는 국호를 대한민국 또는 한국으로 표기하고 있고 6·25가 남침이라는 사실을 명기하고 있으며 신흥공업국의 하나라고 쓰고 있다. ◇인도=19세기말 한국이 중국의 속국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고 청일전쟁 결과 중국이 한국의 독립을 인정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일본 학계의 연구 결과에 편향되어 한국 역사를 기술했다. ◇독일=한국에 관한 내용이 빈약하며 지리부도에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표기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오늘날 한국 기업의 3분의 1은 국영기업이거나 한국인 소유이고 3분의 1은 미국과 관련된 사람이 소유하고 있으며 3분의 1은 일본 관련자들이 갖고 있다는 엉터리 내용이 교과서에 담겨 있다. ◇스페인=남한의 수도를 평양이라고 하고 있고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2백50달러 이하의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러시아=러시아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1910년 이전의 항일의병을 공산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은 빨치산이다.한반도의 분단 책임은 미국에 있고 한국정부는 꼭두각시 정부이며 북한이 민주적 합법정부이다.72년 남북공동성명은 북한이 주도한 것이다.러시아는 그러나 최근에 펴낸 역사교과서에서는 6·25를 남침으로 수정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폴란드=「1950년 6월 25일 남한 정부는 드디어 북조선인민공화국을 공격했다」는 그릇된 사실을 싣고 있다. ◇루마니아=북한은 정식 국호를 쓰고 있으나 한국은 남한으로 표시하고 현재의 모습이 아닌 옛날 모습이 지리교과서에 실려 있다. ◇중동지역=한국에 대한 정확한 인식부족으로 지명과 내용 등에 오류를 범하고 있다.38도선을 휴전선으로 표기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을 남한공화국이라고 하고 있다.
  • 최 구청장 사전선거운동 「물증」 찾기

    ◎「임채정 의원 사무실 수색」의 저변/돈받은 4명의 진술 뛰어넘는 실증 추적/선거운동 기간이전 「활동보고」에 큰 기대 최선길 서울 노원구청장이 경찰에 구속된 것은 1천만원을 지역단체장들에게 뿌리고 개인택시 운송조합을 상대로 사전에 선거운동을 한 혐의이다.경찰은 그러나 구체적인 물증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최구청장의 핵심 선거참모인 손국원씨(58)와 손씨로부터 2백만∼1백만원을 받은 4명의 지역단체장들에게 『최구청장의 지시로 돈을 주고 받았다』는 진술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경찰이 최구청장을 구속한 뒤 구청장집무실과 최구청장 부부가 살던 중계본동 전셋집,그리고 압구정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도 사실은 확실한 물증을 찾기 위해서이다.경찰은 그러나 이 곳에서 4억2천여만원이 든 예금통장 22개와 개인 비망록 등을 찾아 내긴 했지만 이렇다할 진척은 보지 못하고 있다.통장에서 5백만원 이상 인출된 내용을 추적했으나 지난 2월26일 최구청장의 장남이 빼 쓴 5백만원은 현금이어서 더이상의 추적이 불가능하다.3월30일 최구청장이 제일은행에서 10만원권 자기앞수표로 찾은 5백만원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수표뒷면의 기록을 확인하려면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봉천동 부동산 매각대금 15억원의 사용처와 전셋집 안방에서 마대에 보관되어 있던 1억2천만원 조성경위등에 대한 수사도 여전히 원점이다.최구청장의 부인 김모씨(52)가 조사를 받다 『아프다』며 병원에 입원해 버렸기 때문이다.부인 김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없이 자금흐름에 대한 추적은 사실상 희망이 없다. 경찰이 정치적 파장을 무릅쓰고 22일 상오 새정치국민회의 임채정의원 지구당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한 이유도 알고 보면 여기에 있다.전날 조사과정에서 최구청장의 여비서 이선영씨(25)와 운전기사 이대식씨(39)로부터 『지난 19일 하오 4시쯤 구청장집무실에 있던 선거관련 서류를 임의원 지구당사무실로 옮겼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선거기간동안 최구청장이 직접 쓴 메모지철인 「구청장 활동보고」와 노원관내직능단체 회원명단·자원봉사 지원서등 선거관련 서류를 찾아냈다.그러나 선거비용지출 명세서·재산등록 목록등 대부분의 서류가 선거가 끝난뒤 노원선관위에 제출한 문건들이다.다만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지난 5월31일부터 6월20일 사이에 최구청장이 지역인사및 단체를 만나고 직접 기록한 「구청장 활동보고」에 기대를 걸고 있다.경찰 스스로도 『최구청장에게 사전 선거운동혐의가 있는 만큼 분석할 가치가 있는 자료』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정기국회 도중 현역의원 지구당사무실을 수색한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정치적 공세에 시달릴 것은 뻔한 이치이다.가능한한 빠른 시일안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할 판이다. 여기에 구속을 각오하면서 돈받은 사실을 털어 놓을 관련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경찰에겐 또 다른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임의원 사무실 수색 정가반응/“서류 지구당 도피 해명하라”­여/“야당 탄압 강력히 대응” 천명­야 경찰이 최선길 서울 노원구청장의 선거법위반수사와 관련,22일 아침 새정치 국민회의 임채정 의원(노원을)의 지구당사무실을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국민회의측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이를 둘러싼 정국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민자당은 국민회의측이 최락도 의원과 박은태 의원의 비리와 최선길구청장의 선거법 위반사건 수사에 이어 이번에도 야당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대해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이다. 오히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정계은퇴 이후에 만든 아태재단이 국민회의의 자금지원 통로가 되는 것을 차단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손학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회의가 이를 표적수사이자 덮어씌우기식의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를 왜곡·방해하고 정부 여당을 무조건 공격하는 것이 야당의 임무인 양 착각하는 구시대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왜 구속까지 이른 구청장의 서류가 국민회의 지구당에 옮겨져 보관되었는지 놀랄 뿐』이라면서 국민회의의 해명을 촉구했다. 손대변인은 『아태재단이라는 비영리법인을 끊임없이 편법적인 정치헌금의 통로로 이용한다는 비난을 자초해놓고 정부여당을 비난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면서 『국민회의는 아태재단과의 관계를 스스로 정리하고 의혹의 소지를 없에고 국민앞에 떳떳이 나서라』고 요구했다. ○…국민회의는 격앙된 분위기속에 강경대응을 천명하고 있다.창당 이후 은밀하게 진행돼 온 「김대중 죽이기」의 일환이라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무엇보다 임의원이 신당 창당의 일등공신이라는 점에서 이런 심증을 더욱 굳히는 것 같다. 당 진상조사위(위원장 유재건 부총재)는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직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지금은 국회 회기중이고 특히 임의원은 입법활동과 국정감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한마디 사전통보없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국회 경시풍조의 표본』이라고 비난하고 『잘 모르는 국민들은 마치 임의원이 관련된 것처럼 비쳐질 우려가 있다』며 국민회의와 임의원에 대한 「흠집내기」와 야당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조사단은 이와 함께 경찰측에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서울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 때 철저히 따지기로 방침을 정했다. 박지원대변인도 논평에서 『경찰이 국회를 무시한 중대한 사태로 분노한다』면서 『경찰은 무리한 표적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현역의원 지구당사무실의 압수수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임의원도 이날 하루종일 흥분을 감추지 않은 채 『국회 회기중에 현역의원의 사무실을 한마디 말도 없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반발했다. 하지만 국민회의는 수사가 현역의원의 지구당사무실을 압수수색할 정도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는 눈치가 역력하다. ◎압수수색 이모저모/「정치적 부담」 고려 한밤 수색 피해/경찰,만일의 사태대비 VTR 촬영 ○…서울경찰청은 21일 하오 9시30분쯤 최구청장의 여비서 이선영씨등으로부터 『임채정 의원 지구당사무실로 선거관련 서류를 옮겼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곧바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수뇌부회의를 갖고 22일 상오로 연기했다는 후문. 경찰은 정기국회 개회중인데다직원이 아무도 없을 한밤에 현역 야당의원의 지구당사무실을 수색한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 한 관계자는 『처음엔 노원구선관위 직원을 불러 참고인으로 입회시킨 뒤 수색을 벌이는 문제까지 검토됐었다』고 소개. 경찰은 이에 앞서 여비서 이씨들로부터 진술을 받아낸 뒤 「서류이동을 지휘한 최구청장의 비서관인 강현우 비서관이 서류를 소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곧바로 지구당사무실 주변에 수사관들을 배치. ○…경찰은 이날 수색에서 사무실에 자고 있던 이승원 총무부장에게 영장을 제시하며 취지부터 자세히 설명한 뒤 이부장이 넘겨준 선거관련 서류가 든 보따리 2개를 들고 10분만에 철수.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이 과정을 모두 비디오로 촬영하고 지구당 사무국장의 출근을 기다려 압수경위를 설명. ○…경찰은 최구청장이 관악구 봉천동 부동산을 매각하고 받은 15억원 가운데 수표로 받은 10억3천만원의 흐름을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집중. 그러나 최구청장의 부인이 병원에 입원해 버린데다 종로경찰서에 수감된 최구청장마저 『어떻게 당선된 구청장인데 내가 말할 것 같으냐』고 완강히 버티고 있어 예상외로 길어질 전망.
  • 치타의 보따리 장사(시베리아 대탐방:38)

    ◎중·몽골·조선족 잡화상 몰려/1백만루블 주고 비자받아 대부분 불법체류/옷가지·그릇 취급… 루블화 하락에 본전 못건져 중국인 암시장 시베리아인은 중국인시장을 「암시장」이라고 부른다.활기찬 자본주의시장분위기에 대한 거부감을 은연중에 나타낸 호칭이라고 생각된다.울란우데 중심가에 있는 중국암시장은 3천평정도의 넓이에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북적대는 명물이다.물건을 파는 사람은 대부분 동양족으로 중국·몽골인,그리고 간간이 연변의 조선족이 바로 그들이다.어린이 장남감·빗·주방용기·옷·운동화 등 온갖 것을 다 갖다 판다. 몽골인은 1985년부터,중국상인은 이곳에 개방바람이 한창이던 89년부터 드나들기 시작했다고 한다.용케 장사에 필요한 러시아말을 몇마디씩 배워 손님을 부르는데 러시아인에게는 그게 바로 큰 구경거리다.그런데 2년전부터 부리야트정부에서 이들의 입국조건을 강화시켜 비자발급을 제한하고 큰돈을 요구하는 등 갖은 제약을 가한다고 한다. ○85년이후 대거 몰려 이곳 시간으로 밤 9시20분 치타행 열차를 탔다.침대칸을 못구해 칸막이도 없는 객차에 80여명이 꽉 들어찬 3등열차를 탔다.통로의자도 펴서 침대로 쓰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사람이 지나다닐 때마다 몸을 빼 비켜주어야 했다.밤새도록 가래소리를 쿨룩거리는 노인,끊임없이 먹고 마셔대는 사람,라디오소리,서민특유의 부산함등 때문에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장사하러 왔다는 20대후반의 연변여인을 기찻간에서 만났다.결혼하고 10일만에 남편과 함께 중국돈 3만원을 빌려 『목돈을 벌려고』 왔는데 남편은 한달도 못돼 이혼하고 돌아가버렸다고 한다.조선족은 주로 치타·이르쿠츠크·울란우데에 많이 모여 사는데 이 여인이 들려준 이들의 사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우선 국경에서 보름짜리 입국비자를 얻는 데 1백만루블이 든다.그러니 한번 들어왔다 하면 모두 불법체류로 눌러앉는다.이걸 아는 러시아당국에게 이들은 「밥」이나 다름없다.수시로 돈을 뜯어가고 물건을 팔면 거기서도 20%는 꼬박꼬박 자릿세를 뜯긴다.더 큰 문제는 루블시세가 계속 떨어지는 것.힘들게 벌어놓으면 루블값이 떨어져본전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숨겨갖고 가던 달러를 세관에서 몽땅 뺏기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허름한 여인숙 생활 멀리 떨어져 살아도 동족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연변 보따리장수의 삶이 궁금해 치타에 도착한 뒤 그들이 산다는 변두리의 여인숙을 찾아가 보았다.가스타흐여관이라고 이름을 대니 택시운전사는 금방 그곳을 찾아냈다.워낙 중국상인이 많이 드나들고 험하기로 이름난 곳이기 때문이었다.5층짜리 공동주택인데 모두 일하러 나가고 몸이 아파 쉬는 중국인 부인네 몇명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녹물이 뚝뚝 떨어지는 공동취사장,방마다 발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찬 침대들… 하루 방값이 1만루블,우리 돈으로 2천원미만의 노무자숙소였다. 치타주에 들어서며 모스크바와의 시차는 6시간으로 늘어났다.치타역에 도착한 것은 상오8시15분.진눈깨비가 펄펄 내리고 있었고 모스크바와의 거리는 6천74㎞를 가리키고 있다.드디어 시베리아의 마지막 주에 도착한 것이다.동쪽의 아무르주부터는 극동에 속한다. 변경도시인 치타는흑해의 세바스토폴처럼 전형적인 군사도시다.「자바이칼군관구」사령부가 있고 국경수비사령부가 위치해 있다.마침 도착한 날이 국경수비군의 날이라 저녁 시내광장에서는 대중가수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요란한 위문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치타는 군사도시로서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1653년 정복자 비케토프장군이 바이칼을 출발해 아무르쪽으로 향하던 정복길에 잉고다강변에 작은 겨울요새를 건설한 것이 이 도시의 출발점이다.그뒤 코사크군인들이 정착해 만주·중국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도시로 키워 1851년에는 자바이칼 코사크군사령부가 들어섰다.이 코사크사령부 건물은 지금 자바이칼 철도청사로 쓰이는데 건물측면 출입구 벽에 「작은 치타의 역사는 바로 전러시아의 역사」라는 전설적인 코사크사령관 크라포트킨장군의 말이 새겨져 있다. 1900년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이곳을 통과했다.당시 시베리아철도의 종착역은 치타 동쪽의 스레친스크였다.그리고 1903∼1905년 치타와 스레친스크 중간에 있는 카림스코예역에서 남으로 지선을 건설,만주의 하얼빈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연결됐다.그뒤 스탈린때인 1937년 치타주가 정식으로 만들어지며 치타시는 그 행정수도가 됐다. ○북서 모란식당 경영 16세기까지 이곳은 만주땅이었다.국경을 맞닿은 때문인지 지금도 몽골과는 매우 밀접한 유대를 맺고 있는 것같았다.취재단이 머무르는 중에도 몽골문화의 날 행사가 한창이었다. 중앙광장에는 몽골풍물행사가 열리고 몽골의 추발산시 출신 화가들이 몽골스텝을 주제로 그린 유화전시회를 열고 있고 시립문화관에서는 몽골의 전통의상·보석·장신구 등을 전시해놓고 있다. 러시아에서 군사도시는 대개 높은 문화수준을 유지하는 게 이채롭다.제정러시아시절부터 상류층에 속하던 군인부인들이 높은 문화의 향유자였기 때문이다.이곳으로 유형온 12월당원 부인중에도 당대에 이름날린 여류문인이 많았다.군사도시답지 않게 도시 곳곳에 발레극장·도서관이 들어서 있다.특히 시베리아 최대의 군사박물관이 이곳에 있다. 도착한 이튿날에는 실내체육관에서 학생댄스경연대회가 열렸다.이 지역에 있는 6개 댄스학교 학생의 졸업경연대회였다.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 졸업반까지 모두 2백∼3백명이 화려한 무도복을 갖춰 입고 등에 번호판을 달고 저마다 춤솜씨를 뽐냈다.왈츠·마주르카 등 제정시절 유행하던 춤에서부터 최신 서양댄스까지 다양한 춤솜씨를 보여주었다.관람석에는 학부모가 꽉 들어차 도시잔치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1년의 절반이상이 혹한인 이 척박한 땅에서 함께 웃으며 춤도 추고 발레도 하며 문화생활을 영위해나가는 인간의 생명력에 야릇한 경외감을 느꼈다.저녁에는 북한에서 진출한 모란식당에서 모처럼 불고기와 냉면으로 포식했다.평양에서 왔다는 여지배인은 김일성배지를 단정히 달고 있었다.『장사가 잘되느냐』는 물음에 『평일에는 하루손님이 10명도 채 안된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뷔페」라고 부르는 간이식당이 더러 있지만 주민 38만명의 도시에 레스토랑은 이곳을 포함해 2곳밖에 없다.형편이 어려워 레스토랑은 생일잔치 등 큰 일 때나 한번씩 이용하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고 한다.
  • 나진/선봉/외자·기업유치 안간힘

    ◎중 훈춘과 국경통로 개통… 관광코스 개발/나진을 외국관광객 유치 전진기지 삼아 북한당국이 올들어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 안에 외국기업과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제한된 여건하에서나마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는 나진­선봉지구의 「원정」과 중국 훈춘시의 「권하」를 잇는 국경통로를 개통했다는 최근 북한방송의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나진­훈춘간 국경통로 개통은 장기간 폐쇄되어 있던 원정과 권하 사이의 다리인 「원정교」의 통행재개를 뜻한다.북한방송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원정교를 통해 중국내륙의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세계각지로 신속히 빠지게 되고 여러나라의 화물과 관광객들이 동북아 대륙으로 쉽게 드나들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특히 『세계 각국 기업가들이 사증없이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로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선전,외국기업들의 투자를 희망했다. 요컨대 이번 국경통로 개통조치는 외국자본을 끌어들어 나진­선봉 경제특구 개발을 촉진하고 아울러 나진항을 외국관광객 유치의 전진기지로 삼아 외화벌이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중국 훈춘과 선봉간의 관광교류를 회복시키기로 결정하는 한편 양지역간을 왕래하는 2일간의 관광코스를 개발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한다.중국 하얼빈에서 발행되는 일간 교포신문 「흑룡강신문」 최근호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은 최근 「중­조 2일간 관광코스 회복 개통식」을 가졌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만으로 당장 나진­선봉지구에 대해 획기적인 외자유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90년대 들어 합영법과 외국인투자법 등을 잇따라 발표하는등 나진­선봉특구에 대한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도 투자타당성 조사 차원이 아니라 실제 설비투자에 들어간 외국기업은 극소수로 알려져 있다.그나마 나진­선봉지역에 들어간 기업도 조총련계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외국기업들이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는데는 사회간접자본 미비와 최악의 상황인 북한의 낮은 대외 신용도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한마디로 투자수익에 비해 리스크가 크기때문에 외국기업들로선 투자유인이 작은 것이다.
  • 세계,사라예보 봉쇄 해제 동의/인도물품 수송 재개

    ◎발칸지역 휴전정착 가능성 【제네바·사라예보 AFP 로이터 연합】 유엔평화유지군은 15일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에 포위돼 있던 사라예보로 통하는 인도적 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보급로를 확보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밝혔다. 유엔 대변인인 기 비네 소령은 프랑스 출신 유엔평화유지군이 이날 상오 11시(한국시간 하오 6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장악하고 있던 사라예보 서부 외곽 지역을 통과,보스니아 정부군 장악 지역인 키슬레자크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하오부터 사라예보에 대한 인도적 물품 수송이 재개됐으며 이 통로를 통해 30만명의 사라예보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 구호 물품이 매달 6천t씩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4일 미 관리들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회교정부의 수도인 사라예보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일부 관측통들은 세르비아계와의 이같은 합의가 궁극적으로 사라예보지역의 휴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북 수해」 5만불 우선 지원/나 부총리

    ◎한적 통해 약품·생필품 제공 정부는 유엔기구의 현지조사 결과 북한의 수해상황이 극심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우선 대한적십자사를 창구로 해 1차 구호물자를 지원키로 하는 한편,당국차원의 지원은 북한의 공식요청이 있으면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나웅배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14일 하오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선 대한적십자사가 자체 재정으로 5만달러(한화4천만원 상당)의 의약품,의류,모포 등 생필품을 적당한 통로를 통해 북한측에 전달키로 했다』고 말했다. 나부총리는 종교단체와 민간단체의 지원과 관련,『정부는 국내민간 차원의 구호물자 지원은 대한적십자사로 창구를 일원화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현재 2백만달러 선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부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북한의 공식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시기와 규모·방법에 대해서 시간을 갖고 신중히 검토한 후 당정간의 협의를 거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공식적인 지원요청은 아직까지는 없었다며 『정부의 결정은 순수한 인도주의와 동포애에 입각한 것으로서 우리의 수재물자 지원이 북한의 수해복구에 도움을 줄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2백만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의류,담요 등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상오 열린 당정회의에서 민자당측이 우리자체의 수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지원을 할 경우 문제가 많다며 이의를 제기,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계속 협의키로 했다. ◎일 북에 50만불 지원/산케이지 보도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 정부는 북한의 수해와 관련해 유엔 인도지원국(DHA)의 요청을 받아들여 5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일본정부는 이와 관련,미수교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정부개발원조(ODA)무상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 고구려 무용총의 춤추는 여인(한국인의 얼굴:44)

    ◎오목조목한 얼굴에 콧날 오똑/작은 입에 수줍은 눈매의 미인형/5세기 춤판의 특징·의복 엿볼수 있는 자료 고구려 사람들은 벽화가 있는 고분을 즐겨 만들었기 때문에 벽화속에 다양한 인물상을 남겼다.특히 중국 길림성 집안현 통구지방 여산남쪽 산자락 무용총의 인물상들은 여러 특성을 드러낸 벽화다.주로 동적 표현을 빌려 묘사한 이들 인물상 가운데 춤꾼과 소리꾼이 한 무더기로 어울린 그림은 유명하다. 무용총은 앞방(전실)과 널방(현실)으로 이루어진 두방무덤(이실분)이다.이 무덤은 앞방 한복판에 널길(선도)이 달렸고 앞방과 널방을 잇는 통로가 마련되었다.그림은 앞방과 널방의 네 벽과 널방 천장에 그렸다.인물,풍속,사신도 등의 그림을 회칠을 하고 채색벽화로 처리했다.일단의 춤꾼들이 무리지어 춤추는 유명한 그림은 주실 동벽의 벽화다.무덤의 이름을 무용총이라 한 연유도 춤추는 그림의 벽화를 앞세운데 있다. 이 벽화의 전체구도를 채운 그림 내용은 사실상 가무도다.다시 말하면 가락이 있는 춤판인 것이다.그러나 소리꾼들은 춤판을 위해 배치했다.그래서 소리꾼들이 춤판 아래 쪽에 자리잡았다.이는 춤에 더 비중을 둔 것인데,춤꾼들의 표정이 살아있다.사뭇 율동적인 춤사위가 화려한 색깔의 의상과 조화를 이루었다.비록 고대 춤판이기는 하나 현대무용이 추구하는 예술적 조형의 근간을 모두 함축했다.왜냐하면 움직임과 가락,색깔과 빛이 보이는 춤판이기 때문이다. 춤판을 그린 벽면에는 14인의 인물이 등장한다.이 가운데 5명이 춤판을 벌였다.그러나 맨 앞의 인물은 깃털관(조우관)을 쓴 남자 앞소리꾼(도창)이고 나머지 4명이 춤꾼이다.소리꾼 뒤에는 두루마기 차림과 또 바지에 저고리를 받쳐입은 춤꾼을 붙였다.춤꾼들은 모두가 뒤로 손을 뻗어 춤사위를 연출했다.흰색 바탕에 검정색 둥근무늬와 노란색 바탕에 빨간색 둥근무늬가 들어있는 무복을 입었다. 얼굴은 한쪽 귀를 겨우 가릴 만큼의 옆 모습이다.소리꾼을 바싹 뒤따른 춤꾼의 얼굴은 오랜 세월 탓에 깡그리 뭉개졌으나 다른 얼굴들은 또렷하다.소리꾼으로부터 세번째 춤꾼은 동그란 얼굴인데 머리가 유난히 짧다.단선으로 처리한선묘기법을 통해 얼굴을 오목조목하게 그려냈다.콧대가 세지는 않으나 오뚝해 보이는 코,수줍은 눈매,작은 입이 어여쁘다.그러니까 절세미인은 아닐지라도 예쁜 고구려 여인이다. 무용총 벽화의 춤판 그림은 「삼국사기」나 「구당서」가 기록한 고구려 춤의 내용과 일치했다.4명의 춤꾼이 짝을 지어 춤을 춘다는 점이 그것이다.그리고 이들 사서가 소개한 춤꾼들의 옷 매무새와 색깔도 무용총 춤판 그림과 거의 들어맞는다.사서의 내용과 무용총 벽화를 통해 고구려 춤사위의 특징을 알게되었다.고구려 사람들은 오늘날 한삼에 비교되는 긴소매 저고리를 입고 어깨를 으쓱이며 엉덩이를 뒤로 내민 그런 춤을 추었다. 고구려 도읍지였던 통구에 자리한 무용총은 5세기쯤에 축조되었다.평양으로 도읍을 옮기기 전에 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 예술의 전당∼남부터미널역 4백50m/「지하문화거리」 조성/문체부

    ◎민자 1백50억 유치… 빠르면 연내 착공/지하엔 광장… 공연·예술품 소핑 명소로 문화체육부는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지하철3호선 남부터미널역을 지하로 연결,시민들이 쉽게 예술의전당을 이용하고 동시에 공연·예술품 쇼핑명소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총길이 4백50m의 「지하문화가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주돈식 문체부장관은 이날 상오 『1백50억원 규모의 민자를 유치하여 폭 20m,길이 4백50m의 「지하문화가로」와 가로 30m,세로 90m의 지상광장을 건설할 계획』이라면서 『남부터미널역과 「지하문화가로」를 잇는 폭 8m,길이 1백m의 연결통로도 서울시가 예산(약40억원)을 부담해서 건설하기로 조순 서울시장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주장관은 『빠르면 연내 「지하문화가로」를 착공할 계획이며 공사기간은 1년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하문화가로」에 문화와 관련한 쇼핑가 및 음식점 등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한편 지하도 곳곳에 육상으로 통하는 통로를 만들고 지상에는 쉼터를 겸한 녹지를 만들 계획이다. 「지하문화가로」와 지하철역과의 연결통로가 건설되면 예술의전당과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을 잇는 총길이 5백50m의 지하통로가 생긴다.
  • 9월4일 막올리는 북경 제4차 세계여성회의

    ◎185국 4만여명 참가 성·고용문제 토론/중국,세계여성잔치 손님맞이 분주/천안문 단장·공안요원 증원·승용차 격일 운행/“중국 발전상 알릴 좋은 기회” 정부측 준비 총력 세계여성계 최대행사인 제4차 유엔 세계여성회의가 9월4일부터 15일까지 중국 북경에서 열린다. 각국의 정부 기구(GO)대표들이 참석하는 이 회의와는 별도로 여성단체 등 비정부기구 대표들이 참석하는 NGO회의가 북경 근교 화이로우현에서 오는 30일부터 9월8일까지 펼쳐진다. 쌍두마차로 달리게 될 이 세계여성들의 잔치엔 세계 1백85개 유엔회원국에서 4만여명이 참가한다. 북경의 준비상황과 회의쟁점 및 주요참가자 면면등을 알아본다. 30일부터 제4차 세계여성회의를 치르는 북경시는 어느때보다 깔끔히 정리돼 산뜻한 느낌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북경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중심거리 장안가를 비롯,주요도로의 연도마다 대회휘장이 그려진 깃발들이 오색깃발에 섞여 휘날리고 있고 막 설치를 마친 신문가판대겸 정부광고판과 대회개최를 알리는 표지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북경의 중심가인 천안문광장과 주요 도로변에는 지난 24일부터 청녹색 베레모에 치마,넥타이로 정장한 팔등신 미녀 공안원들이 순찰조에 합류해 근무하고 있다.이들은 3인1조로 구성된 순찰조에서 두사람의 남자 공안원을 리드하는 선임자여서 방문객들의 시선을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건국절행사때 일부 보수가 있었던 천안문은 이번 행사를 위해 외벽 도색이 이미 끝난 상태이고 자금성으로 통하는 통로와 내벽에 대한 보수와 도료 덧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최근 동장안가에 새로 완공된 중국전국부녀회관도 평등·발전·평화라는 대형간판을 걸어놓고 24시간 근무체제로 들어가는등 본격적인 대회준비에 돌입해 있다. 북경시도 30일 비정부기구 회의개막을 앞두고 4만여명의 회의참가자들로 인한 혼잡에 대비,다음주 월요일인 28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북경시 승용차의 격일제운행을 시행한다고 밝히는등 이번 대회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중국외교부의 한 관계자도 『이번 대회는 그동안의 중국의 발전상과 성취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중국측의 기대를 보였다. 관영 중앙TV는 지난 25일부터 정규 새소식시간을 이용,북경시 외곽 화이로우현(양유현)에서 열리는 비정부기구회의 준비가 모두 마무리돼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리는등 순조로운 준비상황을 강조하고 있다.중국 조직위원회측은 비정부기구회의를 위해 1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천극장과 롱산회의센터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대회조직위는 26일 하오 정부기구회의가 열리는 아시아선수촌내 국제회의센터안에서 프레스센터 개소식을 가졌다.북경시 공안당국은 이번 대회기간동안의 안전대회를 장담하고 있고 이미 주요장소와 거리등에는 정·사복 경찰들의 수가 평소보다 2∼3배이상 증가한 상태다. 여성대회라는 성격상 지난 7월말부터 북경공안당국은 호텔과 나이트클럽등을 무대로 급격히 증가해온 매춘호객행위에 대해 철저한 단속을 펴왔다.이때문에 북경의 호텔및 유락장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던 수상쩍은 젊은여자들의 모습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북경시는 또 7월말 일부 강력사범에대한 사형을 앞당겨 집행하는등 대회기간중 범죄행위에 대한 강한 대처의사를 강조해 왔다. 중국측의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향한 의욕적인 준비와 기대의 한구석에는 외국의 비정부단체와 관련 참가자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있다.중국내의 인권문제와 소수민족문제등에 대한 적잖은 외국단체및 참가자들의 관심표명,시위계획설등과 관련,중국측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격론 예상 쟁점/낙태·빈곤·평등 등 종교·국가간 입장차이/한국,“여아지위 향상위한 가족역할” 발안 이번 북경세계여성회의에는 세계의 여성운동을 주도한 여성운동이론가를 비롯,세계뉴스면을 장식해온 각국 여성 정부수반과 각료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정부기구(GO)회의에 참석하는 대표단은 주로 각국 여성관련부처 장관을 수석대표로 해서 적게는 몇명에서 많게는 2백50명까지로 구성된다. 미국의 수석 대표는 행정부와 의회주요인사를 이끌고 참석하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주유엔대사다.영국은 체릴 길란 교육·고용부 국무상이,독일의 경우 지난해 29세의 나이에 장관에 전격 발탁된 클라우디아 놀테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이 수석대표를 맡았다. 프랑스에서는 콜레트 코다시오니 세대간연대회장이,개최국인 중국은 첸 무화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상임위부위원장이 수석대표로 참가한다.이번에 2백50명이라는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는 이집트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 수잔 무바라크가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공식 대표는 아니나 명예수석대표등의 직함을 갖고 참석하는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등 여성정부수반과 우리나라의 손명순여사·미국 힐러리여사등 각국 대통령부인들의 면면도 관심대상이다.특히 북경회의 참가 여부 자체가 미·중 외교사안으로 떠올랐던 힐러리여사의 경우 걸림돌이 돼온 해리 우문제가 해결되면서 회의참가가 확정됨으로써 북경에서의 그의 활동에 여성계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이밖에 여성정부수반으로는 방글라데시의 칼레다 지아 총리,아이슬란드의 비그디스 판보가도티르 대통령,노르웨이의 그로할렘 부룬틀란트 총리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여성운동사에 굵직한 획을 긋고 있는 여성운동가들도 대거참여한다.세계여성환경개발기구(WEDO)회장을 맡고 있는 벨라 압죽을 비롯,이번 NGO포럼대회장을 맡은 태국의 수파트라,미국 릿거스대학 세계여성인권센터소장인 샬롯 번치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장숙 정무제2장관이 모두 36명의 정부대표를 이끌고 수석대표로 참석한다.이우정·강선영·주양자·정옥순 의원등 국회여성특별위원회위원과 정세화 여성개발원장,김령자 한국노동조합연맹 여성국장등이 참여한다.또 이연숙 한국여협회장,이미경 여연회장,손봉숙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장,박영혜 한국전문직여성연맹(BPW)회장 등 국내여성운동지도자들이 GO및 NGO 대표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게 된다. ◎주요 참석인사/각국 여성관련부처 장관 수석대표로/손명순·힐러리 여사­부토총리도 참석 북경 세계여성회의에서는 참가국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향후 세계여성운동의 흐름을 결정할 행동강령에 대한최종 합의가 쉽지 않을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포함된 개발도상국 그룹인 G77과 유럽연합(EU)간에 이견차가 커서 이번 회의에 긴장관계를 유발할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여기에다 카톨릭·회교·기독교등 종교간 이해관계도 얽혀있다. 행동강령 초안에 사용될 단어 하나를 놓고도 각각 다른 의견이 제시되고 있을 정도이다.가령 성(성)에 관한 용어 사용에서는 「sex」와 「gender」,평등에 대해서는 「equality」와 「equity」,권리의 포괄범위를 놓고 「all」과 「universal」등이 맞서고 있다. 각 나라간에 가장 크게 대립되고 있는 부분은 ▲여성의 개발발전을 위한 국제적 재정지원 문제 ▲여성의 경제권 신장을 위한 법적·제도적 보장문제 ▲여성의 무보수 노동문제 ▲여성 빈곤문제 ▲보건 및 낙태문제등이다. 행동강령 이행에 있어서도 이슬람권 국가들은 각국의 문화·전통·종교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EU등 선진국은 유보사항을 담을 경우 도피조항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극력 반대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권 신장을 위한법·제도적 문제에 대해서는 EU와 G77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EU등은 「완전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G77은 차별적인 법령을 인정하는 범위내에서 점진적으로 여성의 경제권을 확대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이처럼 EU와 G77간에 의견 충돌이 있는 것만도 30여개 안건에 이른다. 이와 관련,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개도국과 선진국의 중간입장에서 양자간의 입장 절충 역할을 맡는다는 전략이다.또한 「여자 어린이의 지위향상을 위한 가족의 역할 강화」등 우리가 독자적으로 발안할 안건의 반영에도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 「동북아 제2홍콩」으로 건설/「용유도 세계도시」 추진 배경

    ◎신공항연결 국제교류 거점화/국제업무·상업시설 집중 배치 24일 건교부의 공식발표로 그동안 물밑작업으로 진행된 세계도시 개발시안이 공론화하는 계기를 맞았다. 이 계획은 오명 건교부 장관이 옛 교통부 장관 때부터 추진,일명 「오명 프로젝트」로 불린다.그러나 재경원은 재원,투자 우선순위,외국자본의 대량유입에 따른 문제점 등을 들어 반대해 왔다.그동안 망설이던 건교부가 개각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이 계획을 전격 발표한 것은 청와대 등 다른 정부요로를 등에 업고 밀어붙이려는 의도로 추정된다.따라서 구체적인 부처 협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개발배경◁ 오는 97년 홍콩의 중국 귀속을 앞두고 일본은 간사이 국제공항에 이어 도쿄권내에 신공항을 건설하고 국제교류 거점을 마련하는 계획을 검토중이다.중국은 제2의 홍콩 건설을 위해 상해 포동지역(1억5백만평)을 중심으로 화동경제권 개발을,홍콩도 중국에 귀속되더라도 국제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계속 맡기 위해 배후도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행거리 3시간 안의동북아권에 인구 1백만이상 주요도시가 47개에 이르는 등 동북아 최적의 입지인 점을 최대한 이용,국제업무,정보통신,물류중심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태동했다. ▷개발방향◁ 신공항의 전방지역인 영종도는 신공항 배후지원 지역으로 개발해 주택,상가,오피스,호텔,학교,공원 등을 배치한다.신공항 후방지역인 용유도·무의도에는 정보통신기지,항만을 갖춘 국제교역기지의 모델로 육성한다. ▲1단계에서 용유도 연접 매립지 50만평에 국제업무·상업 및 주거지역 개발에 착수하고 연결교통로로 경전철을 건설한다.▲2단계로 용유도 4백50만평에 본격적인 국제업무시설 배치에 나서면서 컨벤션센터,레저시설,주거시설,대학·연구시설,첨단산업시설 등을 유치한다. ▲3단계는 무의도 3백40만평을 개발하되 우선 용유도와 무의도를 연결하는 연륙교를 건설하고 양 섬의 접경지역에 국제업무·상업시설을 집중 배치한다. ▷재원확보 및 운용◁ 조성된 토지를 매각 또는 장기 임대해 조달한다.분양수입은 1단계에 6천1백억원,2단계 2조5천8백60억원,3단계 1조4천1백억원 등 총 4조6천60억원으로 예상된다.소요재원이 3조6천3백50억원인만큼 9천7백10억원이 남는 흑자사업이라는 분석이다. 세계도시의 운용은 외국인의 체류요건을 완화하고 절차도 간소화하는 등 완전한 자유도시를 표방한다. 외국인 투자 자유화 및 투자비 회수를 보장하고 세계적 수준의 교육기관을 유치하는 한편 외국기업에 대한 금융·세제지원 및 외환·자본거래의 자율화로 자금 조달 면에서 자유로운 영업조건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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