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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0도 ‘핫’한 물에서 사는 희귀 새우 발견

    깊은 바다속 해저화산통로에 사는 신종 희귀새우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 해외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사우스햄튼대학 국립해양센터(National Oceanography Centre) 팀이 발견한 이 새우는 지금껏 발견된 새우종(種) 중 가장 열악하고 깊은 해저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다. 해저 5000m에 있는 해저화산인 ‘블랙 스모커’(Black Smoker)에서 사는 이 새우는 무려 섭씨 450도에서 살며, 학명은 ‘Rimicaris hybisea‘ 이다. 이들은 등에 있는 광감각(光感覺) 장기로 주위 사물과 먹이 등을 인지하며 온도가 매우 높은 해저화산 인근에서 집단으로 서식한다. 해저탐사를 이끈 국립해양센터의 존 코플레이, 덩 코넬리 박사는 2010년 4월부터 해양탐사 전문로봇을 이용해 카리브해의 해저생물 등을 연구해왔다. 연구팀이 발견한 해저화산은 일반 해저화산보다 4배 가까운 미네랄 성분의 물과 유동물질을 뿜어낸다. 온도가 워낙 높은 탓에 정확한 측정이 어려웠지만, 최저 섭씨 450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플레이 박사는 “‘블랙스모커’의 발견으로 깊은 바다 속에서 생물들의 집단 서식환경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이곳에서 서식하는 새우의 발견은 매우 놀랍다. 뜨겁고 강한 산성의 환경 속에서 사는 이러한 생물은 지금껏 발견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사우스햄튼대학 국립해양센터는 2013년 이번 탐사보다 1000m 더 깊은 바다를 살필 수 있는 해저장비를 이용해 해저 6000m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journal 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BBC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연예인과 정치인/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연예인과 정치인/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연예인과 정치인을 비교하던 철 지난 농담이 있다. 둘 사이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첫째, 실력이 없어도 인기만 있으면 일단 성공할 수 있다. 둘째, 결국은 실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셋째, 인기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인기를 얻으면 연예인은 돈을 벌지만 정치인은 권력을 얻고 돈을 받는다(?). 연예인은 국민을 즐겁게 하는 반면 정치인은 국민을 실망시킨다. 과장된 면이 있지만 뒷맛이 씁쓰레한 우스개다. 얼마 전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여당 쇄신 프로젝트의 방향타를 잡은 박 위원장의 출연 자체가 뉴스거리였다. 특히 평소 말을 아끼던 박 위원장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예능 출연이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박 위원장은 인간미 넘치는 보통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다가가고 싶었을 게다. 차기 대선 후보로 한동안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아성이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으로 인해 흔들리니 맘이 급해졌다. 냉철한 이미지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회심의 일수를 두었는지도 모른다. 인기하락의 충격이 크긴 큰가 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림자라는 별명을 제일 좋아한다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연이어 출연했다. 지나간 삶 속에 묻어나는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었다. 정치 출사표를 던지듯 기왓장을 격파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1년 반 전에 어느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이를 통해 안철수 원장을 새롭게 본 젊은이들이 많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하여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정치인들의 노력이 예사롭지 않다.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과 정치인이 역시 닮은꼴일까. 미국에서도 정치인들이 간혹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다. 토크쇼가 주요 무대가 된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은 인간승리의 삶과 보통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감성을 통로로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대선을 앞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야간 토크쇼에서 색소폰을 불었다. 말 잘하는 차가운 변호사 출신 정치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 후에도 유명 토크쇼에 4차례나 출연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국민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고픈 마음은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단골로 조롱과 농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난 해 미국의 텔레비전 주요 심야토크쇼에 등장한 정치인들과 관련된 농담을 분석한 한 연구결과가 이를 증명해 준다. 물론 1위는 오바마 대통령이 차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심야토크쇼에서 1년 동안 무려 342차례나 농담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하루에 한 번꼴이다. 2위는 성추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결국 의원직에서 사퇴한 민주당의 앤서니 위너 전 의원(220회)이었다. 오바마의 대항마로서 유력한 공화당 대선후보로 떠오르다 성추문으로 인해 낙마한 ‘갓파더스 피자’의 흑인 최고경영자였던 허먼 케인(191회)이 3위에 올랐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항상 인기에 목말라 있다. 순위에 민감하고 지지율에 예민하다. 인기(人氣)는 말 그대로 사람의 기개(氣槪)다. 기개는 얼굴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기개는 사람의 힘이요 기운이다. 실력이 기개를 만들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만든다. 이미지에 매달리는 것은 꼼수요, 실력이 정답이다. 결국에는 실력과 진정한 마음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 정치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각종 바람 때문에 정치 풍향계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한마디로 예측불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불기 시작한 안풍이 박풍(朴風)을 매섭게 맞받아쳤다. 김정일 사망으로 인한 북풍이 안풍의 오름세를 살짝 꺾었지만 여전히 매섭다. 갑작스레 불거진 돈 봉투 논란으로 몰아친 돈풍에 여야가 모두 얼굴가리기에 급하다. 국민 경선을 위한 모바일 투표가 도입되면서 엄지투표가 정치지형을 결정짓는 엄풍의 위력도 만만치 않다. 인기에 목마른 정치인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실력으로 내공을 쌓을 때다.
  • “이란 - 北 ,우라늄농축 등 군사연계”

    김정은 체제의 북한과 이란이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와 군사 분야에서 연계 의혹을 받고 있다. 교도통신은 8일 양국 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란 국방부 고위급 관료 3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지난해 11월 말 북한을 4일간 방문해 김정은의 후견인인 조선인민군 리영호 총참모장 등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군사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에서도 양국 간 지속적인 군사협력을 재확인하는 한편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P2형’ 고성능 원심분리기에 대해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해 11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이란이 북한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해외물자 공급 통로를 은폐하기 위한 방문으로 보인다. IAEA 보고서는 이란이 핵무기에 사용하는 고성능 폭약과 기폭장치의 실험·개발 외에도 중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3’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기술개발 등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본 주재 이란대사관은 “북한과는 핵과 군사기술 분야에서 일절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과의 협력 사실을 부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길섶에서] 빵 셔틀/최광숙 논설위원

    단발머리 찰랑이던 중학교 때 유일한 낙이란 매점에 들락거리는 거였다. 비평준화지역이라 고교 입시를 치러야 했기에 긴장감이 컸던 시절이다. 그러니 점심시간에 재빨리 매점에 가서 간식을 사다 먹는 재미는 여중생이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이었다. 그때 겉은 곰보빵과 비슷한데 안에는 팥이 든 오란다빵이 있었다. 인기가 좋아 순식간에 동이 나 동작이 여간 빠르지 않고는 사먹기 어려웠다. 게다가 매점에서 빵을 살 수 있는 통로는 작은 유리창 하나뿐이었다. 그 작은 쪽창을 향해 너도나도 손을 내밀어 큰소리로 “오란다 빵 O개”라고 외쳐야 했기에 가벼운 몸싸움과 실랑이는 예사였다. 몸이 둔한 나 대신에 친한 친구가 항상 빵을 사와 같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왕따’(집단 따돌림)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빵 셔틀’(매점에 빵 심부름을 보내는 것)도 학교폭력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그때 ‘빵 셔틀’은 빵 한쪽도 나눠먹는 우정의 징표였건만 이제 빵 심부름은 왕따의 증거가 된 세상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라다크 민족의 속담에 ‘말을 백 마리나 가진 사람도 채찍 하나가 없어 남의 신세를 져야 할 때가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물망처럼 얽힌 이 우주에서 끊임없이 타자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한 편의 작품이 탄생되는 과정도 이와 같으리라 봅니다. 달려왔던 길을 가만히 되돌아보니 거기에는 수많은 분들이 아로새겨 놓은 격려와 채찍의 흔적이 보이고 산과 들, 물과 바람, 햇살과 달빛의 호흡도 잡힐 듯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도리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저에게 부단히 새로운 가르침을 요구해 왔고, 저는 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책을 읽고 경험의 폭을 넓혀 나갔습니다. 특히 독서는 자신을 성찰하는 유용한 도구이자 드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책을 매개로 다양한 인물들과 대화하고 세상과 소통한 경험이 제 시조 작품의 모티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시조를 읽어 오면서도 시조의 맛을 몰랐는데, 시조를 짓기 시작하면서 시조가 지닌 특유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넘실대는 모국어 가락 속에 다채로운 삶을 담아내는 시조, 이 시조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다가와 제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들에게 시조의 멋과 가치를 심어 주려고 애썼고 또 틈틈이 시간을 내어 시조를 써 왔습니다. 하지만 사색의 깊이가 얕고 언어를 부리는 힘이 모자라 번번이 무릎을 꿇어야 했습니다. 이 번민의 시간을 헤아려 주시고 엉성한 넋두리를 따스하게 쓰다듬어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시조라는 신대륙을 향해 항해하는 출발선에 서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부터는 사방을 살피면서 세상을 더욱 깊고 넓게 품도록 하겠습니다. 힘에 부치고 흔들릴 때마다 지금의 이 마음, 이 자세를 되새기면서 자신을 가다듬어 나갈 것입니다. 시조는 글로벌 시대를 빛낼 우리 문화의 대표적 브랜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따스하면서도 서늘한 시조를 지어 국격(國格)을 드높이고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데 한 알의 밀알이 되겠습니다. ■ 약력 1960년 경북 청도 출생. 경북대 대학원 졸업(국어교육 전공). 대구 심인고 국어 교사
  • [신년사설] 격동의 임진년 대한민국 새 좌표를 세우자

    2012년 임진년 새 아침이 밝았다. 해가 바뀌면 으레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나라 안팎으로 격동의 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 또한 권력 교체기를 맞았다.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양대 선거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 해다. 그러나 날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세대 갈등은 여전히 분열과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끝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 만만찮은 도전과 시련의 시기를 우리는 하나가 되어 넘어서야 한다.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 변화와 혁신의 좌표를 새로 세우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 올해 대한민국호(號)가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격랑을 잘 헤쳐 나가려면 온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신생국 중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무이한 나라다. 평화적 정권교체와 언론자유, 그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등이 그 징표다. 정보화와 K팝 열풍에서 보듯 일부 문화지표에선 선진국을 앞선 단계다. 그러나 개발독재와 권위주의의 그늘 속에 십수년째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지역 및 계층 간 갈등에다 이 정부 들어 세대 간 갈등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는 ‘분노의 도가니’로 변한 느낌이다. 그것도 모자라 온·오프라인에서 진보와 보수가 사사건건 편을 갈라 삿대질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무상급식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놓고 벌인 여야의 타협 없는 드잡이는 목불인견이었다. 이제 국력과 국격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과 소통 역량을 키워 임기 말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야도 ‘안철수 바람’을 교훈 삼아 당리당략에 함몰되지 말고 대화와 절충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꽃피움으로써 정당정치의 유용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시대는 사분오열된 우리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양대 선거는 그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인물을 뽑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여야의 무한 정쟁 대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복지국가로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자신감을 갖고 남북대화와 교류를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고 북한 체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인권 신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면서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는 등 국제사회 기여도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발언권도 커져,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지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설비투자의 격감 속에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3.7%로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에는 28만명으로, 수출 증가율은 19.2%에서 7.4%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한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 기업의 투자 위축-소득 감소-소비 위축-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재정위기, 20여년 만의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 등 ‘3중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 시대로 몰고 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경우 2~4월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채권 8300억 달러 중 330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한다. 유로존 채권국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 매입으로 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면 재정위기 심화, 실업률 급등, 성장률 둔화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양대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표(票)퓰리즘’ 경쟁에 나서게 되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은 고사하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재정건전성이 돌이키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 정착 과정에서 불안이 야기되면 한반도 리스크 증가로 금융 불안과 외국인 자본 이탈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체력을 비축하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격한 재정 규율을 통해 나라 곳간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추경 편성과 복지 확충 등 정치권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결사 항전’의 자세로 맞서야 한다. 위기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지출 비중을 늘리는 등 탄력적인 재정 운용도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정책적 배려에도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갈등 조정 기능이 미약하고 남에 대한 배려 등 공동체 정신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올해는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사회 안전판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 통합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에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은 사회 통합이라고 지적한 것은 뼈아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최하위라는 조사도 절망감을 안겨 준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적, 편향적 자세에서 벗어나 남의 권리와 주장도 수용하는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공생하는 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소외와 단절의 골은 메워질 수 없다. 정부의 갈등 조정 및 중재 기능도 확립해야 한다. 소통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 이에 바탕을 둔 정책 등으로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중재자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양대 선거를 틈탄 이익단체들의 ‘떼법’은 법과 원칙으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들이 ‘성공’이라는 단선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약자를 보듬고 살아가는 공동체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통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학생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학에 못 다니는 일이 없도록 등록금 실질 인하 등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확산된 고졸채용 정책을 착근시키고, 학력 간 임금격차를 해소해 묻지마 식 대학 진학에 따른 학력 낭비도 진정시켜야 한다. 대한민국호가 격랑을 헤치고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향해 순항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중소기업 전용 제3 주식시장 생긴다

    중소기업 전용 제3 주식시장 생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이어 중소기업주식 거래에 특화된 장내시장이 내년에 개설될 예정이다.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을 통한 서민과 저신용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중소기업은행 본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금융위는 먼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토록 하기 위해 중소기업 주식만을 거래하는 전문투자자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이 중견 중소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장외시장인 프리보드는 부실기업 시장이라는 인식 때문에 자금조달 통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전문투자시장 상장 대상은 코스닥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성장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이며, 투자자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로 한정된다.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할 수 있고, 일반 개인투자자는 참가할 수 없다. 중소기업 주식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위험이 큰 만큼 일단 전문투자자로 자격을 제한했다. 금융위는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소기업의 연대보증 부담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법인은 실제 경영자만 보증을 서게 할 계획이다. 청년창업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청년 특례 보증은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된다. 내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서민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미소금융의 경우 현재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은 재단에서 돈을 빌릴 수 없지만, 저소측등에는 대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햇살론은 대환대출 보증지원 비율을 85%에서 95%로 확대하고, 새희망홀씨는 공급 규모를 올해 1조 2000억원에서 내년 1조 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통해 제2금융권의 전세자금대출을 이자가 낮은 은행전세자금대출로 전환하는 특례보증제도도 신설된다. 대학생은 소득 증빙이 없더라도 신용회복 지원을 허용하고, 신용회복 개시와 함께 최대 2년간 변제금 상환을 유예해줄 계획이다. 금융위는 특히 내년 1분기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시장 안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은행은 최소 3개월 동안 필요한 외화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대외 불안요인, 외화 수급 여건 등을 감안해 자본유출입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생각이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증시 변동성을 줄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가계부채에 대한 점검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 이하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며 필요하면 추가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계부채 대책은 양날의 칼인 만큼 ‘외줄타기’를 하는 심정으로 접근하겠다.”며 “취약계층 자금 공급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北 김정은시대 선언] ‘北·中경협’ 원정리-나진 도로 金 사망 사흘만에 통행 재개

    북한과 중국 양국 간 경제협력의 핵심통로로 부상 중인 북한 함경북도 원정리~나진항 구간 포장도로가 최근 개통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에도 원활히 소통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중국 지린성 옌지(延吉)시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중국인 H씨는 23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정리~나진항 구간의 2차선 포장도로가 70%가량만 완공됐으나 최근 차량통행을 허용하면서 물자교류가 활발하다면서 이는 북한이 북·중경협을 그만큼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 사망 발표 후 이틀간 도로로 진입하는 훈춘시 취안허(圈河) 통상구가 폐쇄됐으나 지난 21일부터 다시 개통돼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북 교역 거점인 취안허 통상구의 두만강 대교에서 원정리를 거쳐 나진항까지 53㎞의 2차선 도로를 포장하는 이번 공사는 지난 4월 착공돼 이달 완공할 방침이었으나 길이 험하고 너무 구불구불해 공사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나진항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100만t의 석탄을 남방으로 운송할 수 있어 기존의 철도 수송에 비해 연간 6000만 위안(약 100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옌지 연합뉴스
  • ‘푸에블로호 사건’ 외교사적 재조명

    북한 부근 공해상에서 미군 함정이 북한군에 나포당한다면? 그 함정에 타고 있던 미군 병사들이 북한군에 의해 고문당하고 학대당한다면? 1968년 1월 23일 승무원 83명을 태우고 북한 해안에서 40㎞ 떨어진 동해의 공해상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미 해군소속 푸에블로호는 북한 초계정 4척과 미그기 2대의 위협을 받고 납북됐다. 푸에블로호는 전쟁 중이 아닌 평화 시에 150년 만에 처음으로 나포된 미 군함이었다. 이로 인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새로운 무력 충돌이 발생할 위기에 놓였고, 제2의 한국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존슨 행정부는 인내와 외교 노력으로 새로운 충돌 없이 11개월이 지난 뒤 사과와 함께 승무원들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푸에블로호 사건’(미첼 러너 지음, 높이깊이 펴냄)은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사건의 전말과 외교적 노력을 분석한 책으로 2002년 미국 캔자스대학 출판부에서 펴냈다. 미 오하이오대 역사학부 교수인 저자는 푸에블로호 사건을 다뤘지만 또한 냉전기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분석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통해 냉전시기 수많은 미국 외교정책들이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미국 정책 결정자들은 북한의 특수성과 국내 정치의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고, 거대한 공산권의 일부분으로서만 간주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 간단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한 개의 만능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본질적으로 다른 국제적인 상황을 냉전 및 미·소대결에 기초한 단일한 구도에 맞춰 분석하게 됐다. 이는 국제관계의 우선순위와 이해를 쉽게 했지만 반면 국지적 환경의 중요성과 고유한 가치들을 인식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저자는 당시 존슨 미 대통령이 보복을 요구하는 여론 속에서도, 외교적 통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굴욕적 해결’에 반발하는 남한의 박정희 정권을 채찍과 당근으로 묶어 두면서 힘의 상대성에 따른 현실적인 결정을 했다고 결론지었다. 해군작전사령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해양법 전문가이자 현역 군인인 역자 김동욱은 “푸에블로호 사건은 단순 피랍사건을 넘어서 외교와 국내정치, 국제법, 국제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푸에블로호 사건은 오늘날에도 재연될 수 있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이란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1만 7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영등포 “이웃사촌 情이 피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아파트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이란 아파트의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구는 지난 2월부터 커뮤니티 전문가를 배치해 당산동 2개 단지를 대상으로 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 커뮤니티 활성화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한 단지에서는 지난 10월 커뮤니티홀 조성과 함께 마을잔치를 열었다. 마을잔치는 2003년 입주 후 이 아파트에서 처음 열렸다. 잔치에서 주민이 직접 우리마을 그리기 대회, 아나바다 장터, 먹을거리 나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울러 커뮤니티홀에서 부채춤 및 국선도 시범 등을 보이는 등 800여명이 참여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다른 단지에서는 지난 5월 주민 체육대회를 개최해 탁구, 훌라후프, 제기차기 등 스포츠 활동을 통해 이웃과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먹을거리 장터 수익금 전액을 이웃돕기에 사용하는 등 주민에게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됐다. 한 주민은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도 눈도 마주치지 않고 서먹서먹하게 지냈는데,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으로 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에 많이 참석하다 보니 이웃들끼리 아주 친밀해졌다.”고 말했다. 구는 커뮤니티 사업당 10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한다. 아파트 단지 내 자원봉사 캠프 구축 및 운영, 인근 주민에게 통로 개방 등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모에 선정된 사업이면 된다. 공동육아방이나 보육 프로그램 운영, 주민 공동 이용을 위한 카페, 강의실 등 다목적 시설의 보수도 지원 대상이다.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이면 신청할 수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체제 연착륙 땐 나진서 건설특수 불 것”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 남북 간 건설교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간접적으로는 한·러 가스관 연결 사업의 차질 등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남북 건설교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 나진·선봉지구 건설사업 참여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련)은 21일 ‘김정일 사망이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분석 자료를 통해 향후 남북 간 건설교류 전망을 이같이 진단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북한을 경유해 설치를 추진 중인 한·러 가스관 건설사업의 차질이 예상되고, 나아가 북한의 불안정성 증가로 신규 투자를 위축시켜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 김정일 후계체제가 확고해진다는 가정 아래 마련된 ‘시나리오 1’은 북한이 2012년을 ‘경제강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정해 놓은 상태에서 북한 주민에게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북핵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외국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현재는 우리 기업의 진출이 배제돼 있는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신의주(황금평 포함) 특별행정구역의 인프라 건설 등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동북 3성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동해쪽 통로인 나진·선봉지구 개발에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고, 이 경우 우리 기업의 진출 필요성과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 ‘시나리오 2’는 김정일 후계 구도를 둘러싼 권력투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으로 북한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져 우리 경제의 투자·소비위축을 심화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통일이 될 경우 북한 경제 재건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건설산업의 역할은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축구협 독재와 ‘꼭두각시’ 기술위

    전북 최강희 감독. 대표팀을 맡을 충분한 능력과 자격을 갖춘 훌륭한 지도자다. 실력과 인품, 팬과의 스킨십 등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래서, 너무 착해서 대한축구협회의 끈질긴 구애를 끝내 거절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축구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리인 대표팀 감독에 오른 그가 21일 주변에서 많이 듣게 된 이야기는, 응당 받아야 할 축하가 아니라 위로와 우려의 목소리였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문제의 본질이었던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의사 결정 과정은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최 감독도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 때까지, 또 진출하면 본선까지”라는 계약 기간도 우습기 짝이 없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 사실 계약 기간이 축구협회의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일 큰 걸림돌이었을 터. ‘지면 잘리는’ 어처구니없는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외국인 ‘명장’은 어디에도 없다. 급조된 기술위원회(위원장 황보관)의 ‘외국인 감독 우선’ 원칙은 발행부터 부도수표였을 가능성이 크다. 감독 선임 과정도 의문투성이다. 기껏 감독 후보를 추천하는 기술위를 만들었는데, 정작 일부 기술위원들은 최 감독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추천될 것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감독 선임부터 제 역할을 못 한 기술위가 이제 출범할 ‘최강희호’를 물심양면으로 잘 지원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버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 기술위가 최소한 축구협회 수뇌부와 대표팀 사이에서 소통을 위한 통로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술위는 조광래 전 감독 경질, 최 감독 선임의 전 과정에서 어떤 ‘독립성’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보 위원장은 그저 ‘윗선’의 뜻을 전하는 대변인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축구 K리그 최고의 명장이 대표팀 지휘봉을 받아 들었다. 출발도 하지 않은 ‘혈혈단신’ 최 감독의 앞길이 험난해 보이는 이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천안함·연평도에 막힌 남북관계 개선 기회”

    “천안함·연평도에 막힌 남북관계 개선 기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포스트 김정일 체제가 자리 잡으려면 빨라도 내년 3~4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기간 북한 체제의 변화에 따라 향후 북한과 주변국 간 외교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서먹해진 남북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드는 계기를 정부가 조성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서울신문은 20일 강성윤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초빙해 ‘김정일 사후 북한의 정치·경제’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 내기 위해 북한뿐 아니라 다른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의 권력구조 개편 방향은. -강성윤 소장 그동안 북한의 권력구조 개편에 하나의 흐름이 있었다. 지난해 초부터 김정일 사망 직전까지는 당에 힘을 싣는 움직임이 있었다. 김정일 스스로가 국방위원장보다는 총비서로 불리기를 원했다. 김정은을 후계자로 삼은 것도 당대표자 회의에서였다. 김정은 체제 역시 장성택·김경희 부부와 이영호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 총참모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영호 상무위원도 당대표자 회의에 등장했다. ●김정은 체제구축 내년 3~4월까지는 혼돈 중장기적으로는 권력 상층부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 대외 개방 정책을 펴거나,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핵을 포기해야 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단계가 생기면 이해집단 간 파열음이 증폭될 수 있다. 이런 갈등도 김정은 체제가 구축되는 내년 3~4월까지는 잠재돼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경 연구위원 김정일이 정치적인 상징과 지도력을 둘 다 갖추며 북한 체제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면, 김정은은 정치적 지도력 측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정치적 지도력은 오히려 김정은과 혈연 관계에 있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에게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다른 세력이 정치적 파워를 키우면서 더 큰 지도력을 영위하며 권력의 결속력을 꾸려 나갈 수 있다. 당은 여전히 북한 권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지만, 대외관계를 중심으로 국가기관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류길재 교수 김정은의 국정 운영 경험과 인적 자산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오랜 후계자 기간을 보내며 북한에서 학교를 나온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의 교육과정은 베일에 싸여 있고, 후계자로서 인적 네트워크를 축적한 기간도 길게 잡아 4년에 불과하다. 비록 김정일의 측근들이 김정은의 후계 구도를 모두 동의하고 자발적으로 지지했을지 몰라도, 엘리트 집단 모두를 김정은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북한 고위 간부 사이에서 당장 김정은 체제를 반대하고 나설 세력은 없다. ●당으로 권력이동… 장성택·이영호 전면에 →북한과 주변국 간 관계는 어떻게 재정립될 것인가. -류 교수 중국의 북한 감싸기 행태는 이어질 것이다. 최근 북·미 간 관계 개선 노력이 있었지만, 이를 북한의 외교 다변화 노력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려는 측면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역시 북한은 중국을 강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새로운 체제 아래의 북·중 관계도 강화될 것이다혀 -유 연구위원 물론 북한이 중국에 의존하는 관계가 형성돼 있지만, 북한도 지렛대를 갖고 있다. 우선 지정학적으로 북한은 두만강 삼각지대와 동북3성을 끼고 있다. 중국이 동해를 활용하려면 북한의 협력이 필요하다. 지난 8월 북·러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이 외교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양자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마련됐다. 물론 북한의 최종 목표는 북·미 관계 정상화에 있을 것이다. 김정일은 김정은에게 최종적으로 ‘고립에서 탈피한 북한’을 물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행보는 김정일 사망으로 추진력 측면에서 타격을 받겠지만, 기본적인 노선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 역시 예산 부족으로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전선을 확장하는 길을 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 소장 주변국과의 대외문제에서 추진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는 이유는 김정은이 대외관계에서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정일 체제의 스태프들이 그대로 대외관계를 끌고 갈 것이다. 김정일 사망 전 북한은 미국의 식량 원조를 받고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합의를 이뤄 가는 과정이었다. 관련 합의가 현재 중지됐지만 큰 방향은 설정돼 있다.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후원 세력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 일본 역시 현재 상황을 북·일 관계를 해결하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 입장에서도 김정은 체제가 자리 잡는 와중에 일본과 새로운 전선을 만들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북·중 경협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류 교수 김정일이 최근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것은 북한 경제 현실의 돌파구로 북·중 경제협력을 염두에 두었다는 방증이다. 김정일 사망으로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성은 더 강화될 것이다. 비단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안보나 핵 관련 문제에서도 중국의 북한 감싸기 행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정부 대북경협 글로벌 스탠더드 벗어나 -강 소장 북한의 대외 정책과 전략을 큰 그림에서 봐야 한다.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려면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도 경협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 모든 경협을 한국 혼자 모두 담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단순히 북한이 중국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기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봐야 한다. 게다가 그동안 한국 정부의 경협 방식은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많이 어긋나 있었던 게 사실이다. 북한의 요구를 많이 받아들인 것이다. 북한 역시 다른 국가와의 경협을 통해 국제사회의 질서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 -유 연구위원 북·중 경협을 지나치게 남북 경협과 경쟁적인 관계로 생각하는 점은 경계할 만하다. 길게 봐야 한다. 예컨대 1990년대까지 북한의 대외 교역량의 20%가 일본과의 관계에서 나왔다. 2006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양국 간 교역이 중단된 뒤 이 비중은 0%가 됐다.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로 집계되는데, 이는 남북 간 교역을 뺀 집계다. 남북 간 교역을 합치면, 중국의 비중은 60%로 줄어든다. 물론 북·중 경협을 통해 중국이 동북3성 근처의 경제력을 모두 장악하는 부분이나 북한의 자원개발권을 가져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 ●喪中 고려 북한 자극하는 정책 자제해야 →남북 관계 전망은 어떠한가. 또 우리 정부는 어떤 대응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가. -강 소장 남북 관계가 교착돼 있지만 북한 지도자의 교체는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에 대해 북측의 책임 규명과 사과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래도 상중(喪中)이라는 점을 고려해 북한을 자극하는 정책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애기봉 등 전방 지역 성탄트리 점등을 중단한 결정은 바람직하다. -유 연구위원 이번 일을 남북의 경색국면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남북 간 대화를 통해 한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하는 외교적인 통로가 있어야 한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전제로 외교 통로를 구축하는 것은 우리가 던진 명분에 우리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꼴이다. 지금은 개성공단 외 통로가 막힌 상황이지만, 개성공단 자체의 투자는 활발하다. 북한 입장에서 외화 획득 수단이 되고, 우리 입장에서도 장차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소기업의 활로 역할도 일정 부분 하고 있다. 반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북한에 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 체제를 정비하는 상황에서 한 곳의 문호를 또 여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도체제 교체기이기 때문에 개방 제안을 너무 많이 하면 북측이 위협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류 교수 현재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고, 미국 역시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를 통한 북핵 통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은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우리 정부의 과제이기도 한데 중국과의 공조 등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과의 현안도 단계적으로 풀어 갈 필요가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부터 풀고, 이산가족 상봉 제안도 하는 등 하나씩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방지역 성탄트리 점등 중단은 잘한 일 →김정일 사망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통일비용 등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됐다. -강 소장 통일까지 길게 전망해 본다면 북한의 체제 변화는 통일에 순기능적인 역할을 한다. 지도자의 잦은 교체는 사회 변화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통일이 된다고 전망하기는 어렵다. 북한 내부에도 대외 상황을 반영해 목표치를 낮추며 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북한은 몇 년 전부터 ‘강성대국’이라는 표현 대신 ‘강성국가’라는 말을 쓰고 있다. -유 연구위원 정치경제적 통일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 냉전시대 북한이 군사정책 외 큰 고려 대상이 아닌 반면 지금은 우리가 대부분의 정책을 짤 때 북한을 고려하고 있다. 상호 교류도 늘어났다. 이 과정 자체가 통일을 위한 과정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정리 홍희경·임주형기자 saloo@seoul.co.kr
  • 평양 귀국령? 단둥거주 北주민 20%도 못 돌아가

    평양 귀국령? 단둥거주 北주민 20%도 못 돌아가

    “평양 귀국령이오? 북한 사람들 단둥에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공개된 지 이틀째인 20일 이른 아침부터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와 북한 신의주 경제특구를 잇는 조중우의교(朝中友宜橋) 철교 위로 열차, 승합차, 버스 등이 분주히 오갔다. 일부 차량 안에는 조문에 쓰이는 화환이 보였고, 귀국길에 오른 북한 주민들은 저마다 국화꽃을 들고 있었다. 북한과 중국을 이어주는 최대 연결 통로로 압록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는 평상시 교역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으로 분주하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오후부터 세관이 이 다리를 폐쇄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날 저녁까지 다리 위로 간간이 차들이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단둥 세관 안에서 만난 중국인 트럭 기사 리모는 “오전만 하더라도 (세관으로) 차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 대기하거나 돌아갔다.”면서 “식료품 공산품 등 생활용품을 실은 차량은 통행 금지됐지만 철판 등 주요 물자들을 실은 차들은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많은 북한 사람들이 단둥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회 관계자는 “단둥 지역에 북한 사람들이 최소 2500명이 상주하고 있는데 귀국한 사람은 500여명도 채 안 된다.”면서 “한꺼번에 다 돌려보낼 교통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과 무역상사의 간부급들과 그 가족 정도만 돌아갔지 일반 직원들은 대부분 남아 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황모씨도 “북한 쪽 이야기를 들어 보니 ‘평상시대로 하던 일을 하라’는 지령(시)이 내려왔다고 했다. 하루 일을 못하면 경제적으로 손해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애도를 위해 소비 활동만 중단됐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평소 북한 사람들이 일상용품 등을 도매하러 찾는다는 단둥 얼징(二經)거리는 인적이 드물었다. 상점들은 손님이 없어 퇴근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문을 닫고 있다. 용천종합상사 이수성 사장은 “어제부터 손님이 뚝 끊겼다.”면서 “국상인 만큼 일상용품을 사러 다니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압록강 위로 운항하던 유람선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400m 거리에 있는 건너편 신의주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였지만 역시 사람들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변을 따라 들어선 공장의 굴뚝들에서는 연기 한 줄기 피어오르지 않았고, 낡은 중장비들만 덩그러니 멈춰서 있었다. 단둥 지역 한식당 가운데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식당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송도원이란 간판이 붙은 북한 식당에 들어서자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나와 묻지도 않고 손을 저었다. 혹시나 싶어 모터보트를 타고 신의주 지역을 둘러보았다. 마을 곳곳마다 조기가 게양된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함정에서 경비 근무를 서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체제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북한 주민들이 잇따라 북한을 빠져나오는 등의 돌발상황에 대비해 중국쪽에서도 경계태세를 강화했다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 지역에서 무역업을 한다는 중국인 인모는 “밖에선 안 보이지만 공안과 정보부 사람들이 건물 안에서 주시하고 있다.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할 때에도 공안들이 숨어서 정찰한다.”고 말했다. 압록강의 접경도시 단둥에는 정중동 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jhj@seoul.co.kr
  • [열린세상] 내년 선거에서 이기는 길/김용호 인하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내년 선거에서 이기는 길/김용호 인하대 정치학 교수

    내년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재창당 이상의 쇄신”을, 민주당은 시민통합당과 합당을 통해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야의 위기 극복 노력은 주로 정치공학적 요소가 많고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진정한 개혁을 담고 있지 못하다. 과거 열린우리당, 새천년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신한국당, 민자당의 등장과 소멸에서 보는 것처럼 이번에도 “간판 교체”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 국민들이 기존 정당에 절망하는 이유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려는 노력보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의 달콤한 얘기에 속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세 가지 큰 흐름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첫째, 경제를 살리겠다고 집권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제회생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생활경제는 과거보다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수출 1조 달러 달성,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 성공적 개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의 경제성장이라는 정부 홍보에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이 많은 것은 결국 유권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 소득 양극화, 가계 부채 증가, 전세난, 주택가격 하락, 내수 부진, 비정규직 증가 등이 이를 말해 준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대통령’을 약속한 이명박 대통령과 총선에서 뉴타운 사업을 비롯한 장밋빛 경제 공약을 내걸었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가 최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등에서 분출하고 있다. 민생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내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는 예상되는 결과다. 둘째, 집권 세력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정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크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야당에 국민들은 묻고 있다.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자는 야당에 대해 국민들은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무엇인가?” 하고 묻고 있다. 설득력 있는 재원 마련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중산층은 자신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화의 발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새로운 소통 수단이 늘어나면서 네티즌들은 높은 정치적 자신감과 함께 네트워킹, 인지적 동원에 능숙한데 기존 정당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2000년 온라인을 통한 낙천낙선운동의 확산, 노사모, 투표 인증샷, 나꼼수 등에서 보는 것처럼 온라인 정치활동은 급속히 진화하고 있는데 기존 정당은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유권자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사회경제적 변화를 수용하여 여야가 개혁을 통해 내년 선거에 승리하려면 첫째, 시대정신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념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선거 어젠다를 개발·제시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여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개혁 방안이 필요하다. 국민의 생활경제를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정책 노선을 개발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모아야 한다. 둘째, 공천제도를 비롯한 정당의 충원구조·소통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제도를 고쳐서 대학생, 직장인, 교사 등이 평소에 정당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예를 들면 2004년에 폐지된 지구당 제도 대신 어떤 새로운 풀뿌리 정당조직을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서울과 여의도 중심의 정당의 소통구조를 바꾸어 네티즌의 참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공천과 대선 캠프 참여가 정치 충원의 핵심통로이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사생결단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전당대회에서 신진인사를 발굴하여 등장시키고, 매년 시·도별로 전당대회도 열어서 평소에 훌륭한 인재가 정당에 모여 들어야 정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 여야가 정치공학적 대응에 급급하지 않고 사회경제적 변화에 부합하는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할 때 내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 대전복합터미널 완공

    대전의 관문인 ‘대전복합터미널’이 16일 동구 용전동에서 준공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종전의 대전고속버스터미널과 동부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합한 것으로 두 터미널 사업자들이 지난해 2월부터 총 1126억원을 들여 신축했다. 옛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인 서관은 연건평 9만 5863㎡에 지하 2층, 지상 6층이다. 시외버스터미널 터인 동관은 연건평 1만 9436㎡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두 건물은 환승통로를 통해 연결된다. 대전복합터미널에서는 전국 95개 노선에 하루 1300여 차례 시외 및 고속버스가 운행되며 승차는 서관, 하차는 동관에서 이뤄진다. 하루 이용객은 1만 5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이집트 大피라미드, ‘비밀의 방’ 내년 열린다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집트의 대피라미드가 내년 베일을 벗게 된다고 1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메일온라인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피라미드 탐사 계획에 참여 중인 영국 로봇업체 스카우텍UK가 대피라미드로 알려진 쿠푸왕 피라미드에 존재하는 ‘비밀의 방’ 문을 오는 2012년 최초로 조사한다. 비밀의 방으로 통하는 ‘샤프트’라는 이 좁은 통로는 높이와 너비 모두 20c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인간이 직접 들어갈 수 없다. 이 때문에 탐사대는 스카우텍UK사가 개발한 ‘초소형 뱀’ 로봇을 사용해 방으로 가는 통로를 따라 올초 그 입구까지 도착했었다. 하지만 탐사는 이 과정에서 정지되고 말았다. 이는 이집트 고대유물최고위원회가 탐사 로봇을 이용한 제디(Djedi) 계획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다시 허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라미드 탐사팀 리더 숀 화이트헤드는 “여전히 피라미드 탐사에 복귀하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내년 안에 (탐사) 작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탐사팀은 다시 출입 허가가 내려질 때까지 로봇의 성능을 강화하는데 주력해 피라미드의 비밀을 파헤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문제는 비밀의 방으로 통하는 4개의 샤프트다. 이 통로는 지난 1872년 발견됐다. 당시 고고학자들은 이 샤프트의 존재로 골머리를 알았다. 무슨 목적으로 뚫어놨는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통풍구가 아닐까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고 죽은 쿠푸왕의 영혼이 내세에 가기위한 통로라고 주장한 학자도 있다. 한편 대피라미드 탐사는 영국 스카우텍UK와 홍콩대 응 박사가 공동으로 추진 중이며, 이집트의 고대유물최고위원회, 프랑스 다쏘 시스템즈와 리즈대학교가 공동으로 협력하는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부산 1인당 도시공원 면적 4배로

    부산 1인당 도시공원 면적 4배로

    앞으로 부산의 도시공원 면적이 지금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다. 부산시는 공원, 녹지, 도시녹화 등 공원녹지사업의 밑그림이 될 ‘2030년 공원녹지 기본계획’을 확정, 30일간 공고한다고 12일 밝혔다. 공원녹지 기본계획에는 2030년까지 도시계획구역 995.72㎢에 조성하는 공원 및 녹지 분야의 청사진을 담고 있다. 2005년 제정된 ‘도시공원 및 녹지법’에 따라 부산시 최초로 만들어진 구상안이다. 기본계획은 부산 전역을 6대 산림축과 5대 하천축으로 잇고, 서부산권·중부산권·동부산권의 3개 권역에 ‘상징공원’ 6곳을 조성하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도심의 녹지를 확충하는 것이다. 또 ▲‘시가지화 녹피율(被率·토지를 덮고 있는 수림지, 농지, 초지, 공원녹지 등의 점유율)’을 2008년 대비 9.5%에서 15%로 ▲공원녹지율 중 도시 지역은 12%에서 23% ▲시가지화 지역은 8.6%에서 13.3%로 ▲1인당 도시공원 면적(도시 지역)은 5.3㎡에서 21.3㎡로 각각 향상시켰다. 기존의 근린공원 18곳(3316만 5861㎡)을 주제가 있는 문화공원, 도시자연공원, 역사공원 등으로 유형을 바꾸고 면적도 4078만 5438㎡로 확충한다. 센트럴베이공원(중구), 구덕꽃마을공원(서구) 등 14개 구·군에 41곳의 공원(총 1683만 4443㎡)이 신설된다. 부산시민공원, 해운대수목원공원, 장림유수지공원 등 명품 공원 6개가 들어서며, 대규모 거점공원(12곳) 및 근린공원(55곳)에 대한 정비도 한다. 이 밖에 2015년까지 미집행 도시공원에 대한 대책 수립 및 자연공원·유사공원의 공원 지정 등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도록 했다. 아울러 녹지보전지구 선정으로 체계적인 보전계획 수립, 생태·문화 기능을 기본 방향으로 한 녹지벨트 조성, 실질적 기능의 생태통로 조성, 가로수와 그린웨이, 자전거도로 조성계획 등이 포함된다. 녹지 네트워크(4곳), 구도심 복원(3곳), 공단지구(2곳)를 중점 녹화지구로 지정했고, 옥상녹화와 입면녹화, 학교녹화, 공·사유지 녹화, 기반시설 녹화 등 ‘그린부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덕공원, 대항공원, 불광산공원, 달음산공원, 중앙공원 등 5곳(3만 2241㎡)을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그린부산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삶의 아픈기억 지닌 인간들 희망을 이루는 ‘시간 여행’

    기억에도 속도가 있다. 바꿔 말하면 기억의 시간이다. 다시 바꿔 말하면 ‘시간의 통로’이겠다.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제12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서진의 신작 ‘하트 브레이크 호텔’(예담 펴냄)은 바로 기억과 속도, 시간, 그리고 통로로 이어지는 소설이다. 즉 ‘기억의 속도’를 주제로 한 연작 소설이다. 하여 시간 속으로 들어가 공간을 확장해 나가는 모험을 감행해 나간다. 삶에 대한 아픈 기억과 사랑의 상처를 지닌 인간들이 모여 다시금 인생의 전환을 맞이하는 이른바 ‘드림 머신’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꿈과 환각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희망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시간 여행의 통로인 셈이다. 소설의 묘미는 평행 우주론 같은 현대물리학에 근거한 과학적 상상력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시간여행의 방법은 ‘추엑스’(Chew-X)라는 약물을 통해 기억을 파고들어 인위적으로 꿈을 꾸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과거의 어느 한 지점에 대한 기억으로 극대화시키거나 미래의 이상적인 시간 쪽으로 재조립된 편린들을 이동시키는 식이다. 이명원(경희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소설은 부산에서의 ‘황령산 드라이브’라는 표제를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배치하면서 ‘하트 브레이크 호텔’이라는 ‘차원통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연결성이 없는 7개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뫼비우스의 시간을 다성악적인 대위법으로 교차시키고 있다.”면서 “이것은 일종의 직물(織物)과도 같은 서사 기법으로, 시간을 씨줄로 공간을 날줄로 엮은 후에 시간 속에서 성숙하거나 쇠락해 가는 인생에 대한 회한으로 가득 찬 인간 운명의 보편적인 대주제를 호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일까. ‘하트 브레이크 호텔’은 몽환적이며 쓸쓸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불가해한 작업이 공학적인 문법으로 완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기에 흥미롭다. 장르적 상상력과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린 구성, 건조하면서도 심플한 문장들은 기존의 한국 소설이 기대고 있는 문학적 강박을 벗어나고 있어 신선하다.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가 현실 인식이라는 사회성에 두 발을 딛고 작가의 이름을 알린 것이라면 이 소설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의 색깔과 개성을 뚜렷이 각인시킨 작품이라고 하겠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고통은 참행복 깨치는 통로

    인간은 끊임없이 더 많이 가지려 애를 쓰고 그 갈애의 과정에서 몸과 마음을 소모하기 마련. 가질수록 그 성취의 끝엔 또 다른 욕심이 생겨나곤 한다. 그래서 동서양의 많은 현자들은 그 소유와 욕망의 끈을 자르는 게 행복의 지름길이고 지금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그런 ‘내려놓고 버림’의 방하착(放下着)이 쉽지 않은 경계일 터. 그럼에도 이제 많은 사람들은 그 행복의 원천적인 바탕인 마음 다스리기에 골몰한다. ‘버리고 사는 연습’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야마구치의 쇼겐지, 세카가야구의 쓰쿠요미지 주지인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마음 지키기 연습’(동네스케치 펴냄)은 바로 그 마음 바탕에 천착한 책이다. 지난 3월 일본 열도를 충격과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전대미문의 대지진을 모티프로 삼은 책. 스님은 역설적이게도 지진의 직격타를 받은 도호쿠 사람들이 일본 내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도호쿠 사람들은 느닷없이 닥친 커다란 상실과 피해를 통해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고통은 우리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한다.” 스님은 힘겹고 괴로운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스릴 여유를 찾을 수 있는지를 조근조근 풀어나간다. 우선 도호쿠 사람들처럼 큰 재난을 겪은 후에 마음 다스리는 일을 ‘부처의 화살’에 비유해 눈길을 끈다. 석가모니의 말처럼 “화살이 누구의 것이고, 어떻게 생겼고, 어떤 활에서 발사됐는지 따지기보다 화살을 뽑아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생겨난 일을 한탄하거나 불평할게 아니라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잘 감시하자는 역설이다. 사람들은 행복이 아닌 쾌감만을 바라보며 질주하는 건 아닐까. 스님은 그 쾌감의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평범한 일을 담담하게 반복하는 시간을 늘리라고 주문한다. 예를 들어 호흡하는 것, 음식을 천천히 씹어먹는 것,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처럼 소소한 활동을 반복해 진정한 행복을 찾으라는 것이다. “비록 시작이 위선일지라도 점점 거짓의 ‘위’(僞)를 줄여나가는 방법을 익히라.” 1만2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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