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통로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포획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재앙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070
  • 동물 보호 못하는 ‘동물보호법’

    동물 보호 못하는 ‘동물보호법’

    ‘길고양이들을 구해 주세요.’ 최근 인터넷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들이 다니는 지하실 통로를 막는 바람에 길고양이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빠졌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주민들과 동물사랑실천협회 회원 등 60여명이 이 아파트 앞에 모여 “길고양이는 국제적으로 법적 보호 대상”이라면서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30일 충남 아산시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여자 친구의 고양이를 아래로 내던진 남성이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여자 친구와 다투고 화가 났다는 게 이유였다. 여자 친구는 가족처럼 여기던 고양이의 죽음으로 심각한 불안 증세를 겪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의 도움으로 이 남성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하고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를 맞고 있지만 동물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바닥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처벌 규정을 명확히 두지 않은 데다 동물을 ‘물권’으로 보고 있어 동물 학대 행위를 솜방망이 처벌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동물 학대가 생명 경시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법적으로 물건으로만 취급하고 있다”면서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동물보호법을 새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의철 생명권네트워크변호인단 변호사는 8일 “반려동물이 학대를 받아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법 적용이 배제돼 법의 존재가 무의미해지는 문제가 있다”면서 “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처벌 규정을 구체화하고 양형 기준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범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동물 학대는 ‘법조 경합’(2개 이상의 형벌 규정에 저촉돼 1개만 적용)으로 형량이 더 높은 재물손괴죄가 주로 적용된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문제는 이마저도 가벼운 처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수(231건)는 입건된 수(499건)의 절반도 안 된다.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일각에서는 관습적으로 동물보호법보다 재물손괴죄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기순 동물자유연대 정책국장은 “국제적으로 동물보호법이 강화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재물손괴죄로 처리하려고 한다”면서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강한 유럽 국가들은 동물 학대가 생명 경시로 인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엄격하게 처벌한다”고 말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1990년 이후 민법 등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추가해 동물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호랑이 물린 서울대공원 사육사 끝내 숨져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우리를 탈출하려던 호랑이에게 물린 사육사가 보름 만에 끝내 숨졌다. 8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사육사 심모(52)씨가 이날 오전 2시 24분 쯤 사망했다. 심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10분 쯤 서울대공원 실내 방사장에서 나와 관리자 통로에 앉아있던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3)에게 사료를 주던 도중에 목과 척추를 물려 중태에 빠진 뒤 치료를 받아왔다. 당시 심씨를 공격한 호랑이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등과 대치하다가 30여분 만에 제 발로 우리 안으로 걸어 들어가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호랑이가 어떻게 실내 방사장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방사장과 내실 사이 격벽문, 방사장과 관리자 통로 사이 격벽문의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규격은 적절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인사 불만에 관한 글과 ‘사육사 잠금장치가 돼 있지 않다’는 표현이 담긴 심씨가 적은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메모 2장을 최근 심씨 가족에게서 넘겨받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검사 지휘를 받아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이번 사고의 책임을 물을 대상자를 가려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심씨는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20여년간 곤충관에서 근무하다가 인력 부족 문제로 올해 1월부터 갑자기 호랑이를 맡게 된 뒤 변을 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낙하산 감사위원 ‘거수기 역할’… 은행 내부통제 말로만

    낙하산 감사위원 ‘거수기 역할’… 은행 내부통제 말로만

    최근 잇따르는 금융 사고의 태반이 금융회사 내부 조직과 인력에 대한 관리 부실에서 비롯되고 있는 가운데 자체 감사기구의 ‘낙하산 인사’ 관행이 이를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대란 이후 금융감독원의 감사추천제 폐지 등 일부 제도 개선이 었었지만 감독기관, 정부기관, 정치권 등 출신 인사가 감사나 감사위원으로 오는 관행은 여전하다. 이렇게 감사기구의 전문성,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내부 문제가 걸러지지 않는 역기능이 심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서울신문이 금감원 전자공시를 통해 12개 상장은행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감사 및 감사위원 46명 중 41.3%인 19명이 금감원 등 유관기관이나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교수나 회계사가 30.4%(14명), 기업인 13.0%(6명), 법조인·정치인이 각각 6.5%(3명)였다. 유관기관 및 공무원 출신 중에는 금감원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근감사직을 없앤 신한은행을 제외한 11개 은행의 상근감사 가운데 금감원 출신은 국민은행 박동순 감사 등 5명(45.5%)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전에는 한 명도 없었던 감사원 출신 감사가 크게 늘었다. 김용우 전 2사무차장이 우리은행, 신언성 전 공직감찰본부장이 외환은행, 윤영일 전 감사교육원장이 중소기업은행에서 상근감사를 맡고 있다. 향후 감사 재취업 통로가 막힌 금감원을 대신해 감사원 출신 공무원의 민간 금융사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출신 민간 금융사 상임감사는 문태곤 삼성생명 감사 등 모두 16명에 달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감사위원회 포진도 두드러진다. 광주은행의 경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지역 당협협의회장을 맡았던 홍금우 뉴라이트광주전남연합 대표가 상근 감사직을 맡고 있다. 또 문종안 감사위원도 한나라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었고, 노부호 감사위원 역시 최근까지 보수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경남은행은 상근감사에 홍준표 경남지사의 캠프 공동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박판도 전 경남도의회 의장(새누리당)이 맡고 있다. 또 이기우 전 부산시 부시장, 김종부 전 창원시 부시장이 상근 감사로 있다. 감사들은 경영진 견제라는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업무인 내부통제시스템 평가를 비롯해 올 3분기 심의한 안건 중 부결된 안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 팀장은 “대부분 감사위원이 경영진의 입맛에 맞게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면서 “금감원이나 경영진과의 친밀도로 감사를 뽑는 관행을 없애려면 부실 감사로 회사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의 일부를 감사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도 “지금까지는 감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소극적인 제도 개선에만 신경을 썼는데 앞으로는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감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개선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내년 1월 중으로 내부 감사 매뉴얼과 체크리스크 마련 등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오늘의 눈] 대학인문학 몰락·거리인문학 호황에 관한 단상/이천열 사회2부 부장급

    [오늘의 눈] 대학인문학 몰락·거리인문학 호황에 관한 단상/이천열 사회2부 부장급

    ‘탕 탕 탕’ 대략 10년이 넘었다는 것뿐 대학 캠퍼스에서 총성이 울린 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 총성과 함께 철학과가 죽고, 국문학과가 쓰러졌다. 캠퍼스에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대학은 “우리 대학 전체가 죽을 판이다. 어쩔 도리가 없다”고 변명했다. 학생들은 “내가 선택한 학과 공부를 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이른바 ‘인문학의 몰락’은 오래전 그렇게 촉발됐다. 그 즈음부터 “벚꽃 지는 순서(남쪽부터)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수히 입에 오르내렸다. 2018년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추월한다는 예측 통계도 대학의 위기감을 부추겼다. 그 이후 인문학에 대한 저격이 잇따랐고, 저격 대학은 계속 늘어만 갔다. 올해는 대전에서 유난했다. 배재대는 국문학과를 외국인 교육을 위한 한국어문학과로 바꿨다. 지난 5월 9일자 서울신문에 이 기사가 난 날 안도현 시인은 “‘굶는 과’로 불리던 시절에도 국문과 폐지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100년 후, 아니 50년 후 무슨 꼴이 일어날지 모르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배재대는 대신 공무원법학과 등 전문대나 있을 법한 실용 학과를 신설했다. 한남대는 철학과를 점집을 연상시키는 ‘철학상담학과’로 변경했다. 학생들은 소크라테스와 맹자의 영정을 들고 ‘철학의 죽음’ 장례식을 치렀다. 지난해 말 제자들의 취직을 걱정하던 대전 모대학 서예한문학과 교수의 자살은 이 지역 인문학과의 불운한 전조였다. 사회는 갈수록 실용적인 인재만을 요구한다. 권력과 거대 자본은 개인에게 비판 능력 대신 볼트와 너트처럼 사회의 부속품이 되기를 강요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소외되고 배 고플 뿐”이라고 으르고 꼬드긴다. 교육부는 재정지원 제한 등을 무기로 대학을 윽박 질렀다. 몸집 줄이기에 나선 대학은 기업처럼 현실사회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문학과부터 없앴다. 균형 있는 학문의 전당이 아닌 단순 취업 통로로 전락한 것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인문학과 취업률을 대학평가에서 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선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 때만 그렇지 대학평가에서는 여전하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그 사이 인문학은 거리로 내몰렸다. 정부와 기업 등 너도나도 인문학 열풍이다. 수많은 자치단체가 인문학 강좌를 연다. 영락없이 ‘골라, 골라’를 외치는 저잣거리 풍경이다. 일부 생색내기도 엿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조차 “인문학이 시대의 변화를 이끈다”고 목에 힘을 주지만 인문학을 굳건히 키울 어떤 계획도 없어 보인다. 대학 캠퍼스는 좋은 세상과 삶이 어떤 것인지 하는 고민보다 냉혹한 생존 경쟁에 몸부림 치고, 거리 곳곳에 열정과 깊이 없이 인문학을 치켜세우는 깃발만 공허하게 나부낀다. 이런 흐름이 걱정돼서, 혹은 국립대인 충남대 말고는 철학과가 전멸한 대전처럼 가고 싶은 거주지 대학의 학과가 사라져 고민하는, 며칠 전 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아이들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 아이들이 확신을 갖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인문학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보완책을 세워 내놓을 때다. 실용적인 인재들만 우리 사회를 굴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sky@seoul.co.kr
  •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그 많고 많은 먹거리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트래비가 두 명의 독자와 방콕에서 쉴 틈 없이 먹어대며(?) 본격 먹방 여행기를 만들어 왔다.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까지.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다시는 방콕에 오지 못할 것처럼 먹어 봤다.▶먹방 여행에 대하여이번 방콕 독자 여행은 3박5일의 일정 동안 철저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데만 집중했다. 3끼 식사와 그 사이사이 디저트를 모두 맛보았음은 물론, 한 끼니에 3개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각종 가이드북과 인터넷, 태국관광청, 방콕 현지인들,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추천한 곳까지 정보를 망라해 맛집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독자 박정원, 박윤영과 동행한 트래비 최승표 기자의 평가를 별점으로 표기했다. 먹방 여행기를 본 독자들은 다음 방콕 여행 때 어느 맛집을 갈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먹방 시스터즈박정원 한식을 공부 중인 미래의 한식 셰프. 전공자답게 먹는 음식마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처음 배우는 태국 요리도 척척해냈다. 동시에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그녀는 먹방 여행팀원으로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박윤영 호기심 많고 유쾌한 성격의 윤영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행 마니아다. 올해만 방콕이 두 번째로 상세한 정보로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팍치(고수)를 잘 못 먹는 그녀지만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며 먹방 여행을 소화했다.●천원의 행복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이라면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트래비가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시원한 국물이 일품 Zaew 쎄오★★★★★★★★★★★★★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또옴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정원과 윤영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떡하죠? 첫 끼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안 되는데…”라며 맛만 보려고 왔던 애초의 취지(?)와 달리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빼어났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추천메뉴 또옴얌 국수, 어묵 국수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달달한 갈비 국수Nai Soi 나이 쏘이★★★★☆★★★★★★★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먹방여행팀이 선택한 곳은 허름한 갈비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 할 만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이라면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 정원과 윤영은 이 가게에 들어서서, 두 가지 낭패를 겪었다. 하나는 이미 식당에 오기 전부터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는 것이고,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국수가 이미 동났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갈비 국수를 대신해 그냥 ‘쇠고기 국수’를 시켜서 국물 맛을 보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킨 쇠고기 국수와 비빔 쇠고기 국수 앞에 정원, 윤영은 또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그릇의 바닥을 보고 만 것이다.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윤영은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다며 여행 일정 내내 그 맛을 그리워했다.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돼지국밥에 첨벙 빠진 파스타Kuay Jab Uan Pochana 콰이 잡 완 포차나☆★★★★☆★☆★★★중국 바깥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는 순간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입고 오직 방콕 현지인이 최고로 손꼽는 국수집을 찾기 위해 처량한 모습으로 배회를 시작했다. 닭 육수로 만든 어묵 국수, 소갈비로 만든 국수도 먹어 봤으니 다음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 차례 아니겠는가. 헌데 도통 그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시간을 때우려 여기저기 쏘다니며 다리는 저려 오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그 집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국수를 한 숟가락씩 떠먹은 정원과 윤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후추가 과하게 들어가긴 했는데 손이 계속 가네요”, “너무 자극적이에요. 더는 못 먹겠어요.” 그렇게 윤영은 한 숟갈만 뜨고 말았고, 정원은 기자와 함께 한 그릇을 깨끗이 나눠 먹었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간판이 태국어로 돼 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국물을 펄펄 끓이며, 돼지 부속을 잔뜩 쌓아놓은 집을 찾으면 된다.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공항 콘셉트 푸드코트Terminal21터미널21☆★★★★★★☆★★★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보다 저렴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 시암파라곤을 위시한 시암역의 쇼핑몰, 엠포리움, 로빈슨 백화점 등 쇼핑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곳들은 모두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지만 단 한군데만 꼽으라면 터미널21을 가보는 게 좋다. 공항을 테마로 한 이 매력적인 쇼핑몰은 각 층마다 로마, 런던, 파리 등을 테마로 꾸며 눈으로만 쇼핑해도 즐겁다. 5층 푸드코트는 ‘피어Pier21’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활기찬 부둣가를 테마로 금문교 장식까지 갖추고 있다. 약 30개 점포는 웬만한 태국식, 중국식 요리를 다 갖추고 있고 주스, 음료, 각종 디저트도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문교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정원과 윤영은 100바트 단위로 충전하는 카드를 구매하고는 볶음 국수와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열대과일 주스를 사들고 오더니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맛은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기자는 ‘족발밥’이라 불리는 카오카무Kao Ka Moo를 먹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물과 삶은 족발과 튀긴 족발의 조합이 독특했다.가격 25바트(약 1,000원)부터 Good 길거리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Bad 딱히 빼어나지 않은 소박한 맛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필수 디너코스바다의 맛 강의 정취방콕에서 한번쯤은 소화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할 곳을 꼽자면 해산물 식당이다. 굳이 다른 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절대 국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해산물의 끝판왕Somboon Seafood 쏨분 시푸드☆★★★★★★★★★★★★★방콕에만 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쏨분 시푸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니티다 쁘라용 소장이 방콕에서 반드시 가야 할 식당으로 꼽은 곳으로, 트래비와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라차다 지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방금 잡혀 온 듯 집게손이 묶인 채 두 눈을 부릅 뜬 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회전식 테이블이 있는 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해산물 사냥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쏨분 시푸드의 대표 메뉴인 푸팟퐁커리Poo Phat Pongkari. 입구에서 마주친 게들을 튀긴 후 노란 커리와 코코넛 밀크, 달걀을 넣고 볶은 것이다. 그리고 새우 구이, 농어 간장조림, 간 새우 튀김, 모닝글로리 볶음, 그리고 또옴얌꿍까지.두 독자와 두 기자는 자신의 위 용량이 얼마인지도 망각한 채 이 황홀한 해산물의 잔치를 탐닉했다. 단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만한 메뉴는 푸팟퐁커리. 몸통뿐 아니라 두툼한 집게발 속까지 살이 꽉 찬 게를 다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집게발이 달린 새우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혔다는데 새우 킬러를 자처하는 기자도 3개를 먹고 백기투항을 했을 만큼 크고 실하다. 피시소스에 매운 청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 하나만으로 한국식 대하구이와 전혀 다른 맛으로 입 안에 녹아들었다. 태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또옴얌꿍도 매콤시큼한 맛으로 기름진 속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주의할 점은 방콕에는 짝퉁 쏨분 시푸드가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특히 택시를 조심해야 한다.가격 푸팟퐁커리 320바트(S) 추천메뉴 푸팟퐁커리, 또옴얌꿍, 새우구이Good 신선도, 양, 맛 모두 충족시키는 명불허전 Bad 경쟁 식당으로 비교되는 ‘쏜통 포차나’에 비해 음식이 기름진 편홈페이지 www.somboonseafood.com 영업시간 오후 4시~밤 11시30분맛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Grand Pearl Dinner Cruise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먹방 여행 5일 동안 관광 일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왕궁과 박물관부터 깨알같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 배낭여행자의 필수코스인 카오산로드, 차이나타운 등은 모두 다음 끼니를 위한 산책 장소 혹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한 스폿에 불과했다. 그나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를 탑승한 것이 가장 여유롭게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디너크루즈는 방콕을 남북으로 가르는 차오 프라야Chao Praya 강을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저녁식사와 함께 강변의 경관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업체에서 크루즈를 운영 중에 있으며, 배의 크기나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먹방 여행팀이 선택한 것은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그랜드펄 디너크루즈Grand Pearl Dinner Cruise. 오후 7시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의 선착장은 탑승을 기다리는 다국적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출발을 앞둔 크루즈는 정복을 입은 안내원과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한 가수의 공연으로 탑승객을 맞아줬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자 배는 곧바로 유유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움직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발한 배는 방콕의 근사한 야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는 곳마다 교통 체증과 수많은 인파로 복작복작했던 방콕이 달리 보였다. 왓아룬Wat Arun 사원과 왕궁, 라마8세 다리까지 달밤에 비추인 건물들은 더 화려했다. 유람선 시설이나 공연은 다소 조악했으나 방콕의 야경이 모든 걸 만회했다.식사는 어땠냐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럭셔리란 이름을 붙이기엔 초라했고, ‘디너크루즈’라 이름 붙여진 뷔페식 중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만했다. 뷔페 메뉴는 각종 커리와 해산물 요리, 열대과일 등 태국 전통음식에 일식 스시가 더해진 정도였다. 오래된 팝송을 라이브로 들으며 강바람과 달빛이 더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방콕 여행 중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야경을 관람하며 뷔페식을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1층 야외데크에서 한 한국인 커플은 촛불을 켜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프러포즈를 연출했고, 2층에서는 클럽 음악(주로 케이팝)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쿵쾅거렸다. 프러포즈든 음악이든 한류로 도배된 크루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격 현장 구매가는 1,500바트이지만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이보다 저렴하다 Good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 Bad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특색 없는 음식위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 2번 선착장 홈페이지 www.grandpearlcruise.com 영업시간 오후 7시30분~9시30분●퓨전 & 모던 방콕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방콕에서 태국 음식만 먹다 올 수는 없는 일. 서울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방콕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유럽식, 일식부터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퓨전 요리까지 방콕이 미식천국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종교합’의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다.알프스 골짜기에서 흘러온 맛Cafe Primavera 카페 프리마베라★★★★☆★★★연일 태국 음식으로 입과 혀가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에 길들여졌을 즈음, 먹방 여행팀은 카페 프리마베라Cafe Primavera로 향하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부근 타논 프라 아팃과 타논 파수멘이 교차하는 도로에 위치한 이 카페는 태국 내에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분위기마저 유럽의 오래된 카페처럼 꾸며져 있으니 방콕에 사는 서양인들과 정통 유럽식을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탈리아 혹은 유럽식이라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메뉴별로 기원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식 피자와 파스타 외에도 태국식 해산물 요리, 스페인식 메론햄, 오스트리아식 패스트리 등등. 알고 보니 카페 프리마베라의 주인장 허버트Herbert씨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그라츠Graz 출신으로 따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으며,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먹어 온 음식을 재현한 것일 뿐이라 한다. 먹방 여행팀은 애피타이저로 페타 치즈가 곁들여진 샐러드, 호박 수프, 스페인식 메론햄, 크림소스가 얹어진 쇠고기 스테이크, 화덕피자에 오늘의 메뉴였던 베이컨과 버섯이 곁들여진 덤플링, 햄과 올리브를 넉넉하게 깐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이 중에서도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은 호박 수프와 오스트리아식 덤플링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허버트씨는 이 덤플링이 유럽 알프스 지역의 전통적인 맛이라 했는데 실제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먹어 봤던 그 맛과 흡사했다.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다소 깐깐했다. 과연 태국까지 와서 한국에도 있는 이탈리아식을 굳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 하지만 약 5,000원 수준으로 정통 파스타의 맛과 1만원으로 큼직한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추천 식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게 됐다. 특히 맛에 대해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직접 맛보지 못했지만 카페 프리마베라에서 직접 만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런치 세트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메뉴라 한다. 허버트씨는 최근 카페 프리마베라 2호점을 태국 북부의 매홍손Mae Hong Son 지역에 오픈했다고 한다.가격 모짜렐라 피자 300바트 수준 추천메뉴 화덕 피자, 호박 수프, 파스타Good 정통 유럽식에 근접한 맛 Bad 방콕까지 와서 유럽식을?위치 56 Phra Sumain Road, Boworn Niwet Subdistrict, Phra Nakhon District홈페이지 www.primavera-cafe.com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스파 브랜드의 품격을 입다Thann Restaurant 탄 레스토랑☆★★★★☆★★★★★★★★방문이 예정돼 있던 한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먹방 여행팀의 촬영을 거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추리고 추린 먹방 리스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탄 레스토랑Thann Restaurant을 대신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윤영은 이 식당에 최고의 별점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탄은 태국의 스파, 인테리어, 패션 제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스파 용품이 그렇듯 엄선된 재료로 타이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을 시도한 요리는 태국식 웰빙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탓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탄 레스토랑을 마주한 정원과 윤영의 입에서 탄성이 멈추지 않는다. 그 탄성은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계속됐다. 요리를 전공 중인 정원은 꼼꼼히 탄 레스토랑 예찬론을 펼쳤다. “맛도 일품이지만 플레이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길거리 음식에 지칠 때쯤 들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주문한 음식은 타이 스타일 해산물 파스타와 치앙마이식 오리고기 국수, 닭 날개 튀김, 또옴 카 카이, 홍합 찜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 눈부터 호강하는 화려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였다. 바삭하게 튀긴 시소 잎을 얹은 해산물 파스타와 닭고기와 코코넛밀크로 끓인 또옴 카 카이는 매콤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각 음식에 곁들여진 소스들도 길거리 식당들에 비하면 정갈한 맛을 자랑했다. 영국식 애프터눈티 세트도 탄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스콘과 샌드위치, 조각케익, 푸딩 등이 함께 나오며 가격은 460바트다.가격 파스타 280~380바트, 오리고기 국수 420바트 추천메뉴 해산물 파스타, 닭 날개 튀김, 오리고기 국수 Good 최상의 재료와 맛, 분위기까지 Bad 다소 비싼 가격위치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M층 북쪽 홈페이지 www.thann.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방콕판 강남스타일 카페 Greyhound Cafe 그레이하운드 카페★★★★☆★★★★☆★★★★모던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색깔 있는 타이식 퓨전 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연 그레이하운드는 방콕 내에만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하버시티에도 분점을 냈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어나더 하운드 카페Another Hound Cafe’, 디저트숍인 ‘스위트하운드Sweet Hound’까지 자매 브랜드를 확장할 정도로 멋과 맛으로 모두 성공한 브랜드라 할 만하다. 먹방 팀이 향한 곳은 방콕에서도 가장 스타일리시한 맛집이 몰려 있는 통로Thonglor 지역 내 J애비뉴 쇼핑센터에 위치한 카페였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고른 메뉴는 날치알이 곁들여진 게살 스파게티, 해산물 파스타, 스프링롤, 관자 구이 등이었다. 모든 메뉴가 독특하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퓨전’의 적정선을 지키는 느낌이었다. 관자 요리를 최고로 꼽은 윤영은 “태국의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답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태국과 이탈리아식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이었고, 다른 식당들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간이 적절해서 거부감이 없었어요”라고 평했다. 닭 날개 튀김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하운드의 대표 메뉴이지만 어떤 음식을 시키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만한 식당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과일 ‘포멜로’에 멸치와 새우파우더, 땅콩을 넣고 피시소스로 버무린 포멜로 샐러드도 놓치면 아까운 맛이다. 알알이 터지는 과일과 바삭한 견과류가 입에서 공존하는 식감이 독특하다.가격 파스타 180~220바트, 포멜로 샐러드 140바트 추천메뉴 닭 날개 튀김, 각종 파스타 Good 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이상적 조화Bad 딱히 흠잡을 데 없음위치 BTS 통로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홈페이지 www.greyhoundcafe.co.th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1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자정●쿠킹 스쿨태국 정통요리를 배우다먹는 것으로는 모자라 태국 요리를 배워 보기로 했다. 방콕에서 흔하고 저렴한 또옴얌꿍과 타이 커리를 서울에서 1만5,000원을 들여 먹는 것은 너무 아까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기도 했다. 다국적 여행객과 어울려 태국 전통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또옴얌꿍·팟타이 이제 내가 만든다Blue Elephant블루 엘리펀트 ★★★★★★★★☆★★★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그 신비한 맛들이 부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엿보고 싶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정원과 호기심 많은 윤영, 집에서만 어설픈 셰프 코스프레를 하는 기자까지 모두 방콕에서 배운 요리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잔뜩 기대감을 안고 쿠킹 스쿨에 참여했다. 방콕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쿠킹 스쿨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먹방 팀이 선택한 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파리, 런던, 브뤼셀 등 태국 밖 대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블루 엘리펀트는 수석 셰프인 누로 쏘마니 스테페Nooror Somany Steppe씨가 벨기에인 남편 칼 스테페Karl Steppe 씨와 함께 설립해 태국 왕실 요리의 진수를 전해 주고 있다.방콕 사톤 지역,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에 자리한 쿠킹스쿨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루, 일본, 타이완 등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8시45분 정각에 맞춰 오면 셰프들과 함께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부터 강습은 시작된다. 요일마다 다른 요리를 배울 수 있는데 먹방 팀이 도전한 것은 새우 가지 샐러드, 태국식 생선 케이크, 치킨 레드커리, 팟타이였다. 누로씨와 그녀의 딸인 산드라Sandra가 강의실에서 요리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부엌으로 건너가 레시피에 따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음식을 재료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도 똑같이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며 가끔은 옆 사람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곁눈질도 하며,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처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윤영은 처음으로 체험한 쿠킹스쿨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만족해했다. “직접 태국 요리를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물론 양과 조리시간을 잘못 조절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이 나오기도 했지만요.”요리 체험을 다 마친 뒤에는 셰프로부터 쿠킹스쿨 수료증을 받는다. 정원과 윤영은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사이 먹방 팀이 만든 음식은 예쁜 그릇에 담겨져 근사한 식당 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여기에 블루 엘리펀트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함께 주문했다. 요리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먹방 팀은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차곡차곡 해치워 갔다. 농어찜, 이슬람식 마사만Massaman 커리, 쇠고기 샐러드, 게살 커리 수프 등은 다른 태국 식당에서도 흔히 만나 보지 못한 맛이었다. 참고로 누로 셰프의 아버지가 무슬림인 탓에 일부 음식은 할랄식을 따르고, 그만큼 맛에 있어서도 정통 태국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급스러운 음식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즐기니 더 좋았어요. 태국 전통 음식이 또옴얌꿍이나 커리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고급스럽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이었어요.” 요리가의 길로 접어든 정원에게 더 특별했던 하루, 그녀는 이 식당에서의 추억을 고이 간직했을 것이다.가격 요리강습 반나절 2,800바트, 반나절 이틀 코스 5,000바트, 일주일 코스 1만4,000바트 위치 233 South Sathorn Road, BTS 수라삭역 4번 출구에서 1분 거리 홈페이지 www.blueelephant.com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30분~밤 10시20분블루 엘리펀트’s 팟타이 레시피태국 음식 중 가장 간단히, 그리고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볶음 쌀국수 ‘팟타이’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준비물(1인분 기준)왕새우 2개, 계란 1개, 볶음용 쌀국수 80그램(미리 20분간 찬물에 불려 놓는다), 식용유 2큰스푼, 다진 마늘 1쪽, 샬롯Shallot 1쪽(다진 양파로 대체 가능), 손톱 크기로 자른 두부 1큰스푼, 간 땅콩 1큰스푼, 다진 순무 1큰스푼(없어도 무방), 말린 새우 파우더, 쪽파 2쪽(부추로 대체 가능), 숙주 40그램양념 설탕 1큰스푼, 피시소스 1큰스푼, 식초 1/2큰스푼, 타마린드 주스Tamarind Juice 1큰스푼(없어도 무방), 고춧가루 1/4스푼1.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과 양파, 샬롯을 볶는다.2. 새우를 넣고 볶다가 두부와 다진 순무를 넣는다.3. 찬물에 불린 쌀국수를 넣고 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휘젓는다.4. 설탕, 식초, 피시소스 등 모든 양념을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5. 새우 파우더와 땅콩, 고춧가루를 넣고 젓는다.6. 마지막으로 쪽파와 숙주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담는다.●럭셔리 퀴진 특급호텔에서의 화려한 한 끼방콕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면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절약한 비용으로 특급호텔에 묵는 것이다. 숙소만이 아니다. 굳이 특급 호텔에서 묵지 않더라도 한두 끼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격조 높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방콕에선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태국 맛에 대한 이유있는 고집Spice Market, Fourseasons Hotel포시즌스호텔 스파이스마켓★★★★★★★★★☆★★★먹방 팀은 방콕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호텔FourSeasons의 대표 레스토랑인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으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전통 향신료 시장의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았다. 선반에는 말린 향신료들과 전통 농기구, 골동품 등이 놓여 있는데 30년 역사의 호텔과 함께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취한 것 같아요.” 정원과 윤영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파이스마켓이 자랑하는 음식들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스파이스마켓의 메뉴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 전통적인 음식들이다. 그저 최상급 재료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인 수파눗 카나락Supanut Khanarak씨는 “특급 호텔의 식당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향신료나 양념을 줄이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태국 전통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길거리 음식과 비교하기 위해 일부러 시켜 본 팟타이와 쏨땀은 역시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을 자랑했다. 사실 이 같은 서민 음식들은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입에 익숙했던 터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외에 매콤한 해산물 볶음, 새우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튀김 커리 등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출중한 맛을 자랑했다. 태국 와인을 곁들이며 최고급 태국 요리를 맛본 정원은 “더하거나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맛”이라 극찬했고, 윤영은 “익숙했던 길거리 음식을 럭셔리호텔에서 먹는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가격 게살 튀김 레드 커리 480바트, 쏨땀 320바트, 해산물 볶음 570바트 추천메뉴 게살 튀김 레드 커리, 새우 샐러드 Good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Bad 일부 메뉴는 길거리 맛이 더 익숙하다위치 155 Rajadamri Road, 포시즌스 호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0시30분방콕에서 가장 힙한 루프탑 라운지Octave Bar Marriott Hotel Sukhumvit메리어트 호텔 옥타브 바★★★★★★★★★☆★★★최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바Roof top Bar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화려한 밤을 즐기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방콕에서는 르부아호텔의 시로코바가 가장 유명한데 한국인으로 득실거린다는 소문에 다른 곳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먹방 팀이 묵은 메리어트 수쿰빗 호텔의 옥타브바가 최근 뜨고 있다 하여 고민할 것 없이 호텔 45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다. 비가 가늘게 흩뿌리는 날씨였지만 방콕 시내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DJ의 클럽 음악은 젊은이들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과 윤영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옆 테이블의 태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루프탑바라고 술과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킹크랩 찜, 생굴과 와규버거,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 푸아그라와 비스킷 등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메뉴는 4인분에 1,850바트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수준 높은 맛을 자랑했다.가격 모히또 250바트, 시그니처 플래터 1,300바트(2인분 기준) 추천메뉴 옥타브 시그니처 칵테일, 생굴, 미니 와규버거Good 로컬들이 열광하는 전망 좋은 최신 호텔 Bad 비 오면 낭패위치 Soi Sukhumvit 57, Sukhumvit Road, Wattana, Bangkok 10110 영업시간 오후 6시~ 새벽 1시일본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 빵집 Le Blanc 르블랑 ★★★★☆★★★☆★★★맛있는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이면 아침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방콕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방콕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바삭한 빵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르블랑에 가면 편견이 허물어진다. 방콕의 로컬 매거진을 보고 찾아간 빵집은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크로아상과 패스트리류의 빵들이 달콤한 버터 향을 내뿜고 있었다. 버터와 밀가루만큼은 프랑스제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는 르블랑의 대표 메뉴는 사과호두치즈빵과 치즈와 감자, 베이컨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갈레뜨Galette. 빵 맛에 대한 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매우 후했다. “좋은 버터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향긋했어요”,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의 수준은 크로아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유럽풍 가구와 베이커리 책들까지 인테리어도 좋았고요.”가격 갈레뜨 55바트, 크로아상·패스트리 40바트 추천메뉴 크로아상·패스트리류Good 방콕에서 만나기 힘든 바삭한 식감의 빵 Bad 빵에 비해 커피 맛은 떨어짐위치 Sukhumvit Soi 39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6시30분뉴요커처럼 브런치 즐기기Dean & Deluca 딘 앤 델루카★★★★★★★★★☆★★★ 방콕에는 한국에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세계적인 카페, 레스토랑 체인이 많다. 뉴욕의 대표적인 식료품 브랜드이자 베이커리 카페인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가 최근 실롬 지역에 문을 열었다. 먹방팀은 호텔 조식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외국 기업이 많은 실롬 지역에 딘 앤 델루카는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널찍한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실내는 뉴욕의 여느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쳤다. 잉글리시 풀브렉퍼스트와 뉴욕 와플 타워, 그리고 딘 앤 델루카의 대표 메뉴인 아몬드 크로아상과 딸기, 살구 맛이 풍부한 뉴욕 소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정원과 윤영은 방콕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런 식의 아침을 즐겨 본 것은 처음이라 한다. “조식이 나오는 특급 호텔에서 묵을 때도 있지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 묵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하루쯤은 이런 곳에 와서 근사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두 번 방콕을 다녀온 윤영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 용품, 식료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격은 태국의 물가를 훨씬 웃돈다. 방콕 속 뉴욕이니 그런가 보다.가격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220바트, 아몬드 크로아상 75바트, 뉴욕 소다 100바트 추천메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각종 샌드위치Good 뉴욕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Bad 다른 카페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위치 92 Naratiwasrachanakari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영업시간 오전 7시~밤 11시●시장탐험방콕의 맛을 바리바리 챙겨오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콕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식료품 시장을 들러 봤다. 한 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 또 다른 하나는 인간미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식재료 천국Gourmet Market 고멧 마켓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케이빌리지, 터미널21 등 방콕의 백화점에는 신선하고 검증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고멧마켓이 있다. 방콕에서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본 음식들을 재현하려면 태국산 식재료들을 넣는 게 중요한데 한국 내 태국식당에서 사 먹자니 너무 비싸고, 직접 만들자니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멧마켓을 총 2차례에 걸쳐 방문한 먹방 팀의 두 눈에 불꽃이 튀겼음은 물론이다. 정원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바질잎, 말린 레몬그라스, 쥐똥고추 등 향신료와 또옴얌꿍, 커리 페이스트, 피시소스 등을 바구니 한가득 담았다. 윤영도 마일로 코코아, 말린 망고 등 간식거리와 커리 페이스트, 각종 향신료를 차곡차곡 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것들을 과연 거들떠나 볼지 모르겠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귀가 쏠깃한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른 슈퍼마켓에서 정원과 윤영은 그렇게 10분만, 10분만 하다가 1시간반 이상을 머물렀다. www.gourmetmarketthailand.com 오! 쏨땀!Or Tor Kor Market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방콕에는 다양한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분위기와 엄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으로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바로 길 건너 편에 있는 짜뚜짝 시장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찾고 있지만 오또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꼭 농수산물을 사지 않는다 해도 방콕 사람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고, 즉석 먹거리도 많은 만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들을 다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먹방 팀은 시장으로 향했다. 오또꼬는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이 아닌 소매시장이다. 그만큼 실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종류의 열대과일과 태국의 서민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간식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별렀던 시장표 쏨땀을 치킨과 함께 먹어 봤다. 그린 파파야, 땅콩, 롱빈, 말린 새우, 쥐똥고추, 샬롯, 방울 토마토 등을 넣고 절구에 빻아 피시소스와 설탕에 버무린 이 간단한 음식은 사실 태국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쏨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던 먹방 팀은 게눈 감추듯 쏨땀과 치킨을 해치웠다. 정원과 윤영은 이번 방콕 여행에서 트래비 독자들에게 먹방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또꼬 시장을 강력 추천했다.위치 MRT 캄펭 펫Kamphaengphet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운영 시간 오전 6시~오후 8시☞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 최승표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취재협조 비지니스에어 www.businessair.co.kr 02-730-1900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02-779-5417★당도 100% 디저트Mango Tango 망고탱고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망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맛볼 수 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 수도 있다. www.mymangotango.comRoti 로띠호떡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초콜릿이나 연유가 토핑으로 뿌려진다. 당 떨어지는 오후 4시쯤 먹으면 좋다. 카오산 부근 프라 아띠Phra Atid 136에 위치한 로티 마타바Roti Mataba가 유명하다.Khanom Sago 카놈 사고쫀득한 떡 안에 땅콩과 설탕이 들어간 맛이 송편과 흡사하다. 떡 하나 먹고, 쥐똥고추 한 입 베어 먹는 게 태국 스타일!Khanom Krok & Bai Toey카놈 크록 & 바이터이BTS 시암역, 망고탱고 바로 옆에 자리한 간식집. 한국의 국화빵, 풀빵을 연상시키는 딱 그 정도의 맛.Ice Dea 아이스디방콕 아트 & 컬처센터BACC 안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축구장 잔디를 연상시키는 브라우니, 돈까스처럼 튀긴 아이스크림 등 디자인이 참신한 데 비해 맛이 유별나지는 않다. www.icedea.netIce Monster 아이스몬스터과일빙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터미널21, 센트럴월드 등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다. 신싱한 망고와 달달한 연유를 듬뿍 머금은 빙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www.icemonsterthailand.comMr.Jones 미스터존스케이크와 파이를 총망라한 디저트 카페. 전체적으로 단 맛이 과한 느낌. 브런치 메뉴를 추천한다. 통로 소이 13, Seenspace 1층에 위치. www.mrjonesbangkok.comTongue Fun 텅 펀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요즘 뜨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여러 가지 맛을 고르면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나는 그릇에 담아 준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Khao Niew Moon 망고와 찹쌀망고와 찐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끼얹은 후, 튀긴 녹두를 토핑으로 마무리한다. BTS 통로역 부근의 ‘메와리’라는 가게가 방콕에서도 최고급 망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은 100바트. www.maevaree.com▶travel info Bang KoK [Shopping]센트럴월드Central World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센트럴월드는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개가 넘는 패션·잡화·인테리어 매장과 100여 개의 레스토랑, 15개 영화상영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월드 내 백화점 중 하나인 젠ZEN에서는 태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젠의 17층부터 20층까지는 방콕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이 입점해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인포메이션카운터를 찾으면 50~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투어리스트 프리빌리지 카드Tourist Privilege Card’를 발급해 준다.위치 Central World, 4/5 Rajadamri Rd.,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까지홈페이지 www.centralworld.co.th터미널21Terminal21 공항을 테마로 한 이색 쇼핑몰로, 저층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있고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을 테마로 한 층에는 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질 좋은 의류를 갖추고 있어 집중 공략해 볼 만하다. 기자는 4만8,000원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구매했다. 한국 같으면 3배는 줘야 하는 품질의 구두였다. 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피어21’, 스파, 호텔까지 연결돼 있는 원스톱 쇼핑몰이다. 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Healing]헬스랜드Health Land 일본식과 태국식의 퓨전 스파를 경험했다면, 태국 정통 마사지도 놓칠 수 없는 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먹방 팀은 5일간 먹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몸을 힐링하기 위해 헬스랜드를 찾았다. 태국의 많고 많은 스파 업체 중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외국인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에카마이Ekamai 지역에 단독 건물로 자리한 마사지숍에서 일행은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방콕 먹방 여행을 갈무리했다. 2시간 태국 정통 마사지 가격은 500바트. www.healthlandspa.com유노모리 온천 스파Yunomori Onsen Spa 지난해 문을 연 일본식 온천, 마사지숍이다. 입구부터 일본 료칸을 연상시키는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 분위기로 온천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온몸이 완벽한 릴렉스의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만 같다. 스파를 모두 마치고 난 뒤에는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일식과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온천 입장권은 450바트, 60분 태국식 마사지는 350바트. www.yunomorionsen.com‘비지니스에어’ 먹방 여행에 제격서울과 방콕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뿐 아니라 수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에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료를 절약하고 그 비용으로 태국의 맛을 원없이 즐기는 ‘엥겔 지수’ 높은 먹방 여행에 제격이다. 현재 비즈니스에어는 인천-방콕, 인천-푸껫 외에도 부산-방콕, 부산-푸껫 등의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성수기에는 치앙마이 등의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에어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비용항공 수준이지만 식사와 물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www.businessair.co.kr 02-730-1900travie info시간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환율 1바트는 약 34원(10월 기준)전압 한국과 같은 220V기후 일년 내내 최고 기온 30~35도 사이. 5~10월은우기이며, 11~2월은 건기다.
  • 김진태 “정치적 중립 시비 불식시키겠다”

    김진태(61·연수원 14기) 신임 검찰총장이 2일 “바르고 당당하면서 겸허한 검찰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어떠한 시비도 불식시키겠다”면서 “선거 사건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명정대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취임사를 마무리하면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의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무엇인가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라는 구절을 인용, 굳건한 의지로 전진하자고 말했다. 김 총장이 취임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새로 출범하는 김진태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김 총장은 먼저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한 항명·외압 논란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무너진 검찰 조직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검란(檢亂) 사태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데 이어 ‘혼외 아들’ 의혹으로 채동욱 전 총장이 사퇴하고 국정원 사건 항명·외압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불거져 나온 ‘특수통’과 ‘공안통’의 갈등 및 조직 내분을 봉합하고, 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차질 등 후유증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 총장이 조만간 단행할 고검장 및 검사장급 등 검찰 인사에서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청와대,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 등 정치적 중립성 확보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김 총장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은 부산·경남(PK) 출신으로 그와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총장이 청와대가 검찰을 통제하는 통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총장이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느냐가 검찰 내 신임과 반발 및 독립성 확보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 총장이 이날 “선거사건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데다 정치권과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를 내놓는다면 검찰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면한 과제를 해결한 뒤에는 그간 논의조차 되지 못했던 상설특검 방안 등 장기적인 검찰 개혁 작업으로 국민 신뢰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5급 공채도 ‘이공계 강세’

    5급 공채도 ‘이공계 강세’

    올해 5급 행정직 공무원 공채시험(옛 행정고시) 일반행정직렬과 법무행정직렬 수석합격자의 전공은 각각 화학교육(서울대)과 수리과학(서울대)이었다. 재경직렬 공동 수석 합격자의 전공은 각각 생명화학공학(카이스트)과 기계공학(연세대)이었다. 간헐적으로 이공계 출신 수석 합격자는 있었지만, 행정직 주요 직렬에서 이공계가 다수 배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공직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5급 신규공무원 10명 가운데 4명은 이들과 같은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공채와 경력채용 등을 모두 포함한 지난해 5급 신규채용자 500명 가운데 이공계 전공자는 206명(41.2%)이었다. 5급 신규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2008년 141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200명을 넘었다. 지난해 이공계의 대표적인 직군인 기술직 합격자는 151명이었고, 행정직 합격자 가운데 이공계 전공자는 55명이었다. 이공계 출신 행정직 합격자는 2008년 37명이었다가 2010년 47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50명을 넘어섰다. 기술직뿐만 아니라 행정직군에서도 이공계의 공직 진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지금까지 공직사회의 주류는 행정직으로 대표되는 인문계 출신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실제 현재 50개 중앙행정기관의 3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10.4%에 불과하다. 2011년과 2012년의 5급 일반행정직렬 수석도 각각 법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던 인문학도였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를 보면 이공계의 공직 진출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을 전공이 무의미해지는 취업 풍토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5급 공채 1차 시험에서 헌법과 민법총론 등 기존 과목이 빠지고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대체되는 등 시험제도가 바뀐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5급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 통계는 부처별 집계가 끝난 내년 초에 확인할 수 있지만, 공직의 진입통로가 다양해짐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기차가~서지 않는~ 간이역에~ 키~작은 소나무 하나, 기차가 지날 때마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남긴 이야기만 뒹구는 역에… 사람들에게 잊힌 이야기는 산이 되고 우리들에게 버려진 추억들은 나무가 되어….’ 한국인에게 간이역(簡易驛)은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다. 오래전 시골의 작은 마을에 사람과 물건을 옮겨주는 유용한 교통수단이었고, 정보의 통로 역할을 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되고 문학·음악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DNA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간이역은 또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철도가 식민지시대 물자 약탈과 젊은이들의 징용, 노동력 착취의 수단으로 건설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도역인 익산 춘포역사를 비롯해 철도관련 시설물 63곳이 등록문화재(서울역은 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간이역은 이용객이 적고 효율성이 낮으며 규모가 작은 역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철도에서는 ‘역장이 없는 역’을 통칭, 규모와는 관계없다. 간이역은 역무원이 있는 역원배치역과 역원무배치역으로 구분한다. 2013년 11월 현재 간이역은 281개로 이 중 역원 무배치역이 213개(76%)다. 운영 측면에서 간이역은 ‘계륵’과 같다. 이용객이 없는 역 운영에는 비용이 수반되기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역은 폐쇄해야 하나 지역의 반발과 보존 문제 등이 겹치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코레일은 고육지책으로 활용도가 적은 역을 귀농자들의 보금자리로 무상제공할 계획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최근엔 힐링여행이 부상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이역이 관광자원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형을 보존한데다 역사를 갖고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자체의 관심, 주민들의 애향심, 철도의 노력이 더해져 사라질 위기에서 명소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간이역들을 찾았다. 용왕도 맛 보지 못한 ‘토끼간빵’ 경북 예천에 있는 경북선 용궁(龍宮)역은 하루에 영주~부산을 운행하는 열차 4편이 서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28년 11월 문을 연, 85년 역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용객이 줄면서 2004년 12월 간이역으로 격하됐다. 지난해 지자체의 제안에 기업이 동참하고, 코레일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용궁역에서는 용왕님도 결국 맛보지 못한 ‘토끼간빵’을 만날 수 있다. 지명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의 일환이다. 용궁면은 육지 속 섬마을인 회룡포와 용궁순대가 유명한 곳이다. 지난 4월 사회적기업인 회룡포주식회사가 용궁역에 입점, 토끼간빵 사업을 시작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겉모습이 경주 황남빵과 비슷한 토끼간빵은 수작업으로 이뤄져 배달이 안 되는, 용궁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귀성이 있다. 빵에는 간에 좋은 헛개나무와 호두·밀·팥 등을 사용하는데 재료는 모두 예천에서 생산되는 것을 사용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월 매출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등 지역의 명소로 부상했다. 지역과 철도역이 손잡고 ‘윈윈’한 상생모델이다. 코레일은 입점 업체가 청소를 비롯한 역 관리를 해줘 이미지가 좋아졌고, 업체는 특화된 판매장소를 확보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역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지역생산품이 소비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귀향’ 남평역 파수꾼 광주에 인접한 전남 나주의 남평역은 경전선이 지나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30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역 중 유일하게 역사가 선로 아래에 있어 대합실에서 선로가 보이지 않는데다 곡선에 지어진 희귀한 역 배치가 이채롭다. 역사 앞에 나무를 세운 일본식 정원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2006년 등록문화재(제29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인 곽재구의 ‘사평역에서’의 배경이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가운데 한 곳이지만 열차가 서지 않기에 존재감이 미미했다. 지난해 9월 티월드 신천운(63) 대표가 위탁운영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차(열차)와 차(Tea)의 만남’을 주제로 차갤러리를 열었다. 전시장을 열기에는 협소한 장소지만 고향에 대한 정(情)으로 위탁관리를 맡았다. 남평이 고향인 신 대표는 중·고교 6년간 남평역에서 광주로 통학했다. 당시는 하루 250여명이 이용하던 역이었지만 점점 이용객이 줄면서 결국 2011년 10월부터 열차가 서지 않는다. 사실상 역으로서 수명을 다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다기를 전시한 갤러리를 열고, 지난 9월 S 트레인(광주~마산)이 개통하면서 하루에 2번 열차가 15분씩 정차하면서 남평역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수익은 없지만 차 문화를 알리고 여행자의 휴식처,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기능을 다하는 것에 만족한다. 남평역에서 신 대표에게 차를 얻어 마시면서 남평의 역사를 듣지 못했다면 그저 역을 스쳐 지나온 떠돌이 관람객이 된 것이다. 남평역이나 다기 등에 관심을 보이면 굳이 청하지 않더라도 신 대표의 따스한 초대를 받을 수 있다. 꽃차나 보이차 등을 마시며 남평의 역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칫 얘기에 빠져 시간이 지체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식민지 수탈의 현장 호남선과 전라선에는 일제시대 쌀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철도 시설이 남아 있다. 전북 익산의 춘포역(등록문화재 제210호)은 1914년 건립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이다. 개통 당시에는 대장역으로 불렸는데 일본인들이 거주했고 마구간(11개)과 창고, 정미소 등이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라선 간이역으로 2004년 무배치 역으로 전환된 뒤 2007년 무정차,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선로가 이설되면서 현재는 건물만 남아 있다. 연산역, 폐쇄역의 화려한 부활 호남선과 전라선이 하루 11회를 운행하는 충남 논산의 연산역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역을 되살렸다. 2007년부터 직원들이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험학습 참가자가 4만 9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10월 한 달간 열차 이용객이 1910명인 데 비해 체험학습 참가자는 3466명이다. 체험 프로그램이 열차 이용 확대 및 역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산역에서는 1911년에 건립돼 남아 있는 석탑으로는 가장 오래된 급수탑(등록문화재 제48호)에서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기찻길 보수를 위해 자재나 사람을 운반했던 트로리 체험과 누리로호 목업차량을 활용한 기관사 체험도 가능하다. 기차의 방향을 바꿔주는 선로전환기와 사라진 에드몬슨식 승차권 발권 및 개표, 집표 등도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방학 중에는 신청을 받아 일일명예 역장 행사를 진행하는데 지금까지 369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 충북선 달천역과 중앙선 화본역, 경전선 득량역, 경부선 직지사역, 영동선 분천역 등도 최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간이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은 공공서비스 제공 및 역 보존을 위해 간이역을 무상제공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소통의 장소로 역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공항철도 승차권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필요”

    “공항철도 승차권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필요”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하는 10월 의정모니터에는 불편한 시정을 꼬집는 제안이 쏟아졌다. 지난달 접수된 49건을 심사위원 6명이 심의해 8건을 우수의견으로 꼽았다. 이영희(55·강서구 내발산동)씨는 “가정에서 읽지 않는 책은 그냥 폐지로 처리된다”면서 “따로 모아 지역 공공도서관이나 어려운 지역으로 보낼 수 있도록 수거함을 따로 만들어 공공 자산으로 활용하자”고 했다. 지역 도서관에 안 보는 책을 기증할 때 포인트를 주는 방법으로 재활용하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윤해경(57·노원구 상계동)씨는 “공항철도 승차권이 고가임에도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없어 불편하다. 빨리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갖추자”고 밝혔다. 권선녀(54·동대문구 장안동)씨는 “의무 휴일에 대형마트를 찾다가 낭패를 보는 직장인이 많다”면서 “휴일 알림판 옆에 근처 전통시장 위치 등을 알리는 게시판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그러면 의무 휴일에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근처 시장을 찾는 등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편현식(63)씨는 “일방통로 내 야간사고 대부분은 표지판을 못 보기 때문”이라면서 “표지판뿐 아니라 도로 바닥의 표시도 어두워도 잘 보이는 것으로 바꾸자”고 했다. 조희상(72·강서구 등촌2동)씨는 “현재 6개월 에너지 평균 사용량을 가지고 평가하는 에코마일리지 제도는 2년 단위의 전세 입주자에겐 혜택을 주지 못한다”면서 “2년 평균 사용량으로 측정 기간을 늘리고 이사해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시정을 비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무대 In&Out] 뮤지컬 ‘고스트’ 그 장면, 어떻게 만든걸까

    [무대 In&Out] 뮤지컬 ‘고스트’ 그 장면, 어떻게 만든걸까

    괴한의 습격으로 뜻밖의 죽음을 맞이한 샘은 영혼이 돼 연인 몰리의 곁을 떠돈다. 그가 괴한의 뒤를 쫓아 지하철에 몸을 싣는 순간, 열차에 있던 한 괴팍한 유령이 샘을 밀쳐낸다. 샘이 가까스로 열차에 오르고 지하철은 출발한다. 화가 난 유령이 바닥을 ‘쿵’ 내리치자, 승객들의 몸이 장풍을 맞은 듯 공중에 붕 떠오른다. 열차가 속도를 내더니 돌연 90도를 회전해 덜컹거리는 뒷모습을 드러낸다. 유령과 샘이 난투극을 벌이는 동안 승객들과 이들이 들고 있는 짐들은 공중을 부유한다. 열차가 다음 역에 멈추자 승객들은 내리고, 당황한 샘만이 덩그러니 남는다. 영화 ‘사랑과 영혼’이 아닌 뮤지컬 ‘고스트’의 한 장면이다.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해야 할 장면들이 ‘날것’ 그 자체인 뮤지컬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지난 24일 국내에서 막을 올린 ‘고스트’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무대 기술의 향연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영상과 조명, 마술로 영화 ‘사랑과 영혼’의 명장면들을 되살려낸다. 샘이 문을 통과하고 물체를 움직이며, 빛 속으로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는 장면과 더불어 이 ‘지하철 신’은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지하철 신’에는 ‘고스트’가 자랑하는 첨단 무대기술들이 집결돼 있다. 무대에는 뒷면과 양쪽 옆 벽면, 몰리의 집을 표현한 세트의 벽면까지 LED 판으로 뒤덮여 있다. 이 LED 판 위에 쏘아올리는 영상은 관객들을 월스트리트의 분주한 거리로, 샘과 몰리가 사랑을 나누는 브루클린의 집으로 데려간다. 지하철 신에서는 열차가 역을 출발해 어두운 통로를 거쳐 다음 역에 도착하는 과정이 속도감 있는 영상으로 묘사된다. LED 판의 입자가 촘촘하지 않아 영상 뒤 승객들의 움직임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이 LED 판은 고정돼 있지 않다. 일반적인 뮤지컬의 무대 세트가 바닥의 홈이나 레일에 의존해 위아래로, 좌우로 움직이는 것과 달리 ‘고스트’의 LED 판은 자동 장치 덕에 자유롭게 움직인다. 열차의 문이 열릴 때는 이 LED 판이 양 옆으로 열린다. 또 달리는 열차가 뒷모습을 드러낼 때는 LED 판이 무대의 앞쪽으로 튀어나온다. 평탄하게 달리던 열차가 갑자기 90도 회전할 때 관객들이 3D 영화 같은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건 LED 판의 움직임 때문이다. 지금껏 화려한 LED를 활용한 뮤지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고스트’는 LED 영상과 무대 세트의 조화를 추구했다. LED 판 7000개로 감싼 트러스 구조물과 그 안을 채운 첨단 소재의 세트는 LED가 켜지면 쇼 뮤지컬에 어울리는 화려한 영상이 무대를 수놓고, LED가 꺼지면 실제 세트가 드러난다. 지나치게 선명한 화면이 무대를 ‘잡아먹는’ 문제는 입자가 성긴 LED 판을 사용해 극복했다. 배우들의 몸과 물체가 공중을 부유하는 광경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고스트’는 샘이 액자를 움직여 깨뜨리거나 친구였던 칼을 공중으로 들어올리는 등의 장면을 구현한다. 이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술감독이었던 폴 키이브의 마술로, 원작 제작사와의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원리는 ‘비밀’이다. 내년 6월 29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6만~13만원. (02)577-198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불꽃 착화 방지’ 용접포 없었다

    사상자 11명을 낸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 공사 현장 화재가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구로소방서와 함께 한 정밀 감식을 통해 전날 화재 원인이 실화에 의한 것이라고 잠정 결론 내리고 현장 관리소장 A씨와 용접공 B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처벌할 방침이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이날 감식을 한 뒤 “공사가 진행 중이라 스프링클러 등의 방재 시설이 없었고 화재 현장에는 불꽃 착화를 방지하는 ‘용접포’(불받이포)도 깔려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용접포 설치는 의무 사항이다. 경찰은 화재 원인과 관련, “외부 소화전 용접 작업 중 생긴 불똥이 인화성 강한 지하 1층 천장 단열재에 튀면서 불길이 시작돼 2층까지 번진 것 같다”면서 “소화기가 있었더라도 두께 13㎝의 가연성 우레탄 단열재가 붙어 있어 불을 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소장 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전해 들은 박종국 전국건설노동조합 노동안전국장은 “공사 기한을 맞추려고 무리하게 공사를 벌이는 분위기였다”면서 “값싼 가연성 자재가 화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박 국장은 또 “사고 장소는 출입문 하나에 작은 미닫이 창문밖에 없고 비상 통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화재로 숨진 현장 근로자 장모(48)씨와 허모(60)씨는 유독성 가스를 내뿜는 우레탄 폼으로 이뤄진 건물 2층 ‘안전교육실’에서 변을 당했다. 경찰은 해당 안전교육실에서 탈출해 화를 면한 근로자 3명을 불러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사 현장소장 등 윗선의 책임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전남 나주(羅州)의 옛 이름은 금성(錦城)이다. 이게 고려 왕건 때 나주로 바뀐다. 이름은 바뀌었으되 뜻은 변한 게 없다. 금(錦)이든 나(羅)든 비단을 이르는 건 똑같으니 말이다. 대체 뭐가 그리 곱길래 비단 같다는 고을 이름을 늘 달고 다닐까. 나주는 어향(御鄕)이라 불린다. 임금을 낳은 고을이란 뜻이다. 여기엔 버들잎 전설이 깔려 있다. 목마른 남정네에게 버들잎 동동 띄운 물을 건넨 지혜로운 규수 이야기 말이다. 나주시청의 김종순 학예연구사가 전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나라 안 몇몇 곳에 비슷한 내용의 버들잎 고사가 전하는데, ‘나주 버전’의 주인공은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호족 오다린의 딸이다. 무대는 현 나주시청 앞 완사천이다. 내용은 익히 알고 있으니 건너뛰자. 중요한 건 만남 이후다. 두 남녀는 필경 ‘선수’였던 게다. 만난 첫날밤에 오씨 처녀(훗날 장화왕후)와 왕건은 서둘러 ‘원인’을 만든다. 그로부터 열 달 뒤 ‘결과’를 얻는데, 그가 바로 고려 2대왕 혜종이다. 당시 왕건은 군사 3000여명을 이끌고 후백제의 후방 지역인 금성(나주)을 공략하러 온 참이었다. 주변 다른 지역과 달리 나주는 왕건의 편에 섰고, 이 공로로 고려 성종 때 목(牧)으로 승격된 뒤 일제강점기 전까지 1000여년간 전라도 지역의 핵심 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 나주시가 내건 슬로건 ‘천년 목사(牧使) 고을’도 이 같은 역사에 기댄 표현이다. 나주의 풍경을 가르는 건 영산강과 금성산이다. 나주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대부분 이 강과 산에 깃들여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도시 뒤엔 금성산이 우뚝하고, 가운데로 흐르는 영산강이 남북을 가르는 모습,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한양의 모습을 빼닮았다. 나주를 작은 서울 소경(小京)이라 부르는 이유다. 나주를 가르는 영산강은 전남 담양에서 발원해 광주와 함평, 무안 등을 두루 적신 뒤 목포에서 바다와 만난다. 길이는 136㎞. 한강(515㎞) 낙동강(522㎞) 등에 견주자면 보잘것없는 크기지만 교통로로서의 비중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1970년대 말 강줄기 끝자락에 영산강 하구둑이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뱃길은 목포항에서 강물을 따라 73㎞나 거슬러 올라갔다. 강줄기를 따라 수많은 나루터가 세워졌는데, 그중 하나가 영산포다. 흑산도 옆 영산도 주민들이 고려 조정의 공도정책에 따라 이주해 살면서 홍어 산지로 이름을 알렸던 바로 그 포구다. 영산포는 일제강점기 무렵 번성했다. 비옥한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내가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산포 일대에는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黑住猪太郞)가 살던 집과 동양척식회사 문서고 등 일본풍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구로즈미의 집은 나주시에서 인수해 최근 보수를 마쳤다. 올해 말부터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동양척식회사 문서고는 찻집으로 쓰인다. 아름드리 팽나무 아래서 커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S라인’을 그리며 유장하게 흘러가는 영산강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특급 포인트가 있다. 신곡리 봉곡마을 인근의 정자 금강정이다. 예서 샛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사방이 툭 트인 강 언덕이 나온다. 물안개가 자주 끼는 이맘때면 발 아래로 영산강과 물안개가 함께 흐르는 ‘비단결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너른 들녘을 하얗게 칠한 물안개는 희롱하듯 강변 산자락을 품었다가 떨쳐 내길 반복하는데, 단언컨대 이 풍경 앞에서 탄성을 내뱉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 언덕은 가급적 이른 아침에 오르길 권한다. 물안개의 두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선경은 대개 오전 9시를 전후해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이제 금성산을 밟을 차례다. 451m로 높지는 않으나 나주의 진산 대접을 받는 산이다. 제가 품은 고을은 진작 나주로 이름을 바꿨지만 스스로는 여태 옛 이름을 잃지 않고 있다. 금성산에 들면 먼저 다보사를 찾을 일이다. 산비탈을 따라 세워진 소담한 절집이다. 김종순 학예사는 “일제가 대처승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선 불교를 흠집 내고 탄압할 때 꿋꿋하게 이를 거부하며 한국 불교의 법맥을 이어 온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다보사에서 잊지 말고 봐야 할 게 대웅전과 명부전의 불단을 장식하는 조각품이다. 꽃병 등을 조각해 뒀는데 이게 한국식 꺾꽂이의 원형이라는 것. 이는 꽃꽂이가 일본에서 시작돼 전파됐다는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한다. 수수하면서도 정교한 대웅전 꽃문살도 빼어나다. 보물(제1343호)로 지정된 괘불탱도 아름답다던데 아쉽게도 이를 직접 볼 기회는 없었다. 다보사 앞쪽의 금성산 둘레길을 따라 휴양림 방향으로 15분쯤 걸어가면 난데없이 초록빛 세상이 펼쳐진다. 야생 차밭이다. 사방이 단풍으로 불붙고, 흰 눈에 덮여도 늘 푸른 빛을 잃지 않는 공간이다. 고려시대 임금께 진상했던 뇌원차도 이곳에서 비롯됐다. 흰빛의 녹차꽃은 10월부터 피기 시작해 12월이면 대부분 진다. 면적은 8㏊에 이른다. 자박자박 걸으며 푸른 빛을 완상하기 좋다. 이맘때 볼거리 딱 세 가지만 더 얘기하자. 메타세쿼이아길, 쌍계정, 노안천주교회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진입로에 조성됐다.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견줘 짧지만 폭이 좁고 안온해 ‘사진발’을 잘 받는다. 쌍계정은 영암의 구림, 정읍의 태인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호남의 3대 명촌으로 꼽혔던 노안면 금안 마을에 있다. 세월의 흔적 더께로 쌓인 정자도 좋지만, 건물 앞뒤를 지키고선 아름드리 푸조나무와 느티나무의 자태가 더없이 빼어나다. 노안천주교회는 쌍계정과 이웃했다. 나주 최초의 성당으로, 근대문화유산 제44호로 지정된 붉은 벽돌의 단층 건물이 인상적이다. 교회가 깃든 마을 이름은 ‘이슬촌’이다. 주민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 마을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 이색 마을 축제를 연다. 글 사진 나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해 호남고속도로 광주요금소를 지난 뒤 광산이나 산월 나들목으로 나와 광주 제2순환도로를 탄다. 순환도로 요금소를 빠져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나주에 닿는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나들목을 이용할 수도 있다. KTX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3시간 걸린다. →맛집:영산포 홍어의 거리에 홍어집들이 늘어서 있다. 영산포 홍어(337-5000) 등이 이름 났다. 나주곰탕은 시내 목사내아 일대에 몰려 있다. 하얀집(333-4292), 노안집(333-2052), 남평식당(334-4682)이 유명하다. 구진포 쪽엔 장어거리도 조성돼 있다. 영산나루(332-2131)는 동양척식회사 문서고와 한 울타리에 있는 찻집이다. 영산포 등대 바로 뒤에 있다. →잘 곳:단연 ‘목사내아’다. 옛 나주목사가 기거하던 한옥집인데 리모델링을 마치고 곧 문을 열 예정이다. 330-8831. 나주시청 부근과 동신대 일대에도 깔끔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 [사설] 여야 준예산 편성 꿈도 꾸지 마라

    국회는 어제부터 상임위원회별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예비심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보건복지위원회는 시작부터 난항에 부딪혀 예산안 심사를 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을 이유로 그가 자진 사퇴할 때까지 상임위 일정을 거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장관 인사와 예산안 심사는 구분해야 한다. 예산안 심사마저 정쟁 수단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예산은 곧 민생이다. 여야는 올해도 해만 넘기지 않으면 된다는 타성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국회는 2003년부터 예산안을 법정처리시한 내에 처리한 적이 없다. 올해 예산안은 1월 1일 처리했다. 예산안 심의를 파행 없이 제대로 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예비심사에 1주일, 예결위 심사에 15~20일 걸린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따른 특검 문제 등으로 예산안 심사는 늦게 출발했다. 그런 만큼 만남의 통로를 활성화하고 협상력을 발휘해 박근혜 정부의 첫 예산안을 신속하고 충실히 심사해야 한다. 혹여 준예산을 편성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라도 하고 있다면 당장 접어야 한다. 새해 예산안은 여러 측면에서 세밀하게 따져봐야 할 사안들이 많다고 본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복지예산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예산이 많은 만큼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질의 과정에서 복지전달 체계 등 효율적인 집행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복지위에 계류 중인 법안은 800여건으로 상임위 가운데 가장 많다. 여야 의원들은 말로만 복지를 강조하지 말고 예산안 및 법안 심사에 전력 투구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부문의 예산이 숫자 늘리기에 그치지 않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이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정부가 내년도 세입 규모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내년에 3.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4.0%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어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3.7%로 예측했다. 여야 의원들은 경제 상황에 따라 적자 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상정하고 세출 예산을 정부안(案)보다 더 줄일 부문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준예산을 편성하게 되면 예산안 357조 7000억원 중 40% 정도인 140조원 지출이 늦어져 경기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마음을 졸이고 있다. 여야 중진 의원들이 어제 모임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올해는 늑장·부실 심사와 의결로 막판에 지역구 예산만 챙기는 구태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 맹수 사육사, 보호장구 하나 없이 먹이 준다

    맹수 사육사, 보호장구 하나 없이 먹이 준다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일반 관람객들이 다니는 관람로와 높이 2m도 안 되는 안전문 하나를 두고 일어나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서울대공원과 과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10분쯤 동물원 ‘여우사’에 머물던 180㎏의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 로스토프(3)가 실내 방사장 문을 열고 나와 관리자 통로에서 사료를 놓던 사육사 심모(52)씨의 목을 물었다. 당시 여우사에는 사고를 낸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 외에도 암컷 호랑이(3) 한 마리가 더 있었지만, 수컷 호랑이만 방사장 문을 빠져 나왔다. 사고 발생 10분 뒤인 10시 20분쯤 근처를 지나가던 매점 관리인이 호랑이의 공격을 받고 관리자 통로에 쓰러져 있는 사육사 심씨와 관람객 동선 부근의 통로에 앉아 있던 호랑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관람객이 많은 휴일에 발생한 사고였지만 호랑이가 관람객 길목으로 탈출하지 않아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호랑이는 10시 38분쯤 스스로 우리 안으로 들어갔다. 사육사 심씨는 한림대 병원에서 1차적으로 치료를 받은뒤 이날 저녁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이날 사고 원인으로 서울대공원의 관리 부실과 안전 불감증이 꼽히고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복지과 관계자는 “자세한 조사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안전 매뉴얼에 따라 사육사가 잠금장치를 통해 맹수와 이중격리 조치를 해야 하는데, 사육사가 (잠금장치를) 잠갔다고 판단하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수들과 생활하는 사육사들이 가스총 등 보호장구가 거의 없이 근무 중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사고 발생 장소가 애초 호랑이를 위한 공간이 아닌 여우들이 머물던 곳이란 점도 석연치 않다. 서울대공원 호랑이숲 조성 때문에 호랑이들은 지난 4월부터 49.6㎡(15평) 남짓한 좁은 여우사로 거처를 옮긴 상황이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도 “(여우사가)아무래도 여우들이 생활하던 곳이기 때문에 호랑이들이 머물기에는 기존의 장소와 비교했을 때 비좁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호랑이가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아 난폭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호랑이가 사고 직후 민감한 상태에서 바로 관람객들에게 공개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대공원 측은 “동물들이 흥분한 상태에서 환경이 급변하면 더 불안해 하기 때문에 호랑이의 기존 환경을 유지시키려고 오후 5시까지 관람용 사육장에 있게 한 뒤 내실로 들여보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은 25일엔 시베리아에서 온 다른 암컷과 함께 이 호랑이를 공개하지 않고 내실에 둘 방침이다. 해당 시베리아 호랑이 한 쌍은 2010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총리가 기증을 약속했던 것으로, 2011년 6월에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이 호랑이는 항공 운송 과정과 대공원 도착 직후에도 날카로운 반응을 보여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서울대공원 사육사 호랑이에 물려 중태

    서울대공원 사육사 호랑이에 물려 중태

    휴일인 24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우리를 탈출하려던 호랑이를 다시 가두는 작업을 하던 과정에서 사육사가 목을 물려 중태에 빠졌다. 이 사건으로 관람객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지만 오전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른 피해는 없었다. 서울대공원과 과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8분쯤 서울대공원에서 수컷 시베리아호랑이(4)가 우리 밖의 통로 근처에 앉아있다가 다시 붙잡혔다. 통로를 지나면 공원 관람객들이 있는 곳으로 나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문제의 수컷 시베리아호랑이의 우리는 공원 내 여우사에 있다. 호랑이가 우리를 벗어난 걸 확인한 사육사들은 다시 우리 안으로 유도하는 작업을 하다가 사육사 심모(52)씨가 호랑이에게 목을 물려 대동맥을 다쳤다. 심씨는 부근 한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한 상태다. 서울대공원 측은 탈출 소식을 듣고 바로 조치에 나서 호랑이가 우리로 다시 들어갔기 때문에 소동은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공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공원 호랑이’ 사육사 공격…어떻게 우리에서 나왔을까

    ‘서울대공원 호랑이’ 사육사 공격…어떻게 우리에서 나왔을까

    휴일인 24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우리를 탈출하려던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관람객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나, 오전 이른 시간이어서 다른 피해는 없었다. 서울시와 과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서울대공원의 수컷 시베리아호랑이(3)가 실내 방사장 문을 열고 나와 관리자 통로에 앉아있다가 사료를 놓던 사육사 심모(52)씨의 목을 물었다. 10시 20분께 매점 주인이 관리자 통로에 쓰러져 있던 심씨와 관람객 동선(動線) 부근에 있는 통로에 앉아있던 호랑이를 발견해 보고했다. 심씨는 목 부위를 물려 부근 한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의식이 혼미한 상태다. 이후 서울대공원, 과천시청, 과천경찰서, 과천소방서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여우사 뒤 방사장에서 대치 중이던 호랑이가 10시 38분께 제 발로 우리 안으로 걸어 들어갔으며 사육사들이 문을 잠그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대공원은 그러나 어떻게 호랑이가 실내 방사장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었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복지과 관계자는 “사육사가 청소를 하려고 방사장 문을 열었는데 잠금장치를 제대로 걸지 않아 탈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공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에서는 지난 2010년 12월에도 말레이곰 ‘꼬마’가 탈출했다가 9일 만에 포획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나는 다문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주말 인사이드] 나는 다문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7살, 8살 난 딸 둘이 있어요. 공무원이 되니까 두 딸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친구들한테 다문화 가족 자녀라고 기죽지 않고 ‘우리 엄마는 직장에 다닌다’면서 자랑을 한대요. 열심히 일을 안 할 수가 없죠.” 한국 입국 전까지 베트남 하노이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던 팜튀퀸화(33·여)씨는 올해로 한국 생활 8년차다. 200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고 어느덧 두 딸의 엄마가 됐다. 팜씨는 국내에 와서도 국제아동권리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원어민 주임 교사로 일했다. 이후 국내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팜씨는 불안했다. 그는 “대학원에 가서 석사 학위를 받아도 과연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면서 “이때부터 백방으로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서울시 외국인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채용 공고였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잡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팜씨는 망설임 없이 공고에 응시했다. 그리고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공직 진출에 성공했다. 2011년 7월 서울시 공무원으로 정식 임용(전문계약직 ‘라’급)된 팜씨는 현재 여성가족정책실 외국인 다문화담당관 교류협력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온 외국인 32명을 전문 강사로 선발하고, 서울 소재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강사가 출신국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수업을 배정하는 역할 등을 맡고 있다. 팜씨는 “처음에는 아이들과 학생들이 외국인 강사를 볼 때 거리를 두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수업 중에 체험 활동을 함께 하면서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외국인 강사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외국인 또는 다문화 가족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럴 때마다 참 보람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04년 특허청의 박사(심사관) 특채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차영란(42·여·금속심사팀) 사무관은 다문화 가정 출신의 공직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 심사관은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공직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언어에 장점이 있기에 실무능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학·석사)한 공학도로 1996년 모교(절강대)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충남대로 유학을 왔다. 한국에 정착할 생각은 처음엔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열류체 연구를 한 박사 학위 과정에서 ‘큐피트의 화살’을 맞아 1999년 결혼했다. 3년 후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결혼과 함께 일반 회사에 취업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한국외대에서 중국어를 다시 공부하던 중 특허청에 근무하는 실험실 선배의 권유로 ‘유턴’했다. 38명 선발에 668명이 지원한 특채에서 17.6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차 심사관은 “신규 심사관 교육 등 체계적으로 업무를 배워 어려움은 없다”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4년간 재택근무를 하는 등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혜택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허청에서 책임심사관이자 중국특허분야 전문가로 맹활약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특허 등 지식재산권 출원 세계 1위국이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문헌 접근이 어렵다. 차 심사관은 그간 중국특허가이드를 발간하고, 선행기술 조사요원을 지도하는 등 전문성을 발휘하며 조직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자신과 달리 공직에 입문한 다문화 공무원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달 초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진행한 다문화 공무원 공직적응 교육에 참여한 일화를 소개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계약직이다 보니 역할이 모호하다”, “업무를 배울 수 있는 통로가 없거나 부족하다”, “채용만 해놓고 일을 안 준다”는 볼멘소리가 잇따랐다. 차 심사관은 ‘다문화 공무원’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특별한 채용, 소수인종에 대한 배려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조선족은) 중국이나 한국에서 ‘주변인’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고교 졸업 때까지 연변을 벗어난 적이 없었기에 일부러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한족이 대부분인 학교에서 학연·지연·혈연 관계가 전혀 없는 그는 중국말을 잘하는 낯선 학생이었다. 차 심사관은 “이방인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형식적인 채용이 아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 부여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다문화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근무하는 곳은 서울이다. 전체 다문화 공무원 56명 가운데 15명이 서울시청과 각 지자체에서 근무한다. 영국 유학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2005년부터 한국에서 생활한 이사하라 유키코(36·여)씨는 2008년부터 서울 용산구 이촌글로벌빌리지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용산구 내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을 돕는 것이 그의 일이다. 우연히 센터장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한 게 인연이 돼 현재까지 이촌글로벌빌리지센터의 ‘안방마님’으로 일하고 있다. 이사하라 센터장은 글로벌빌리지센터를 찾는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2~3년을 지내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주재원 등 외국인들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때 흐뭇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사하라 센터장도 차 심사관과 같이 다문화 공무원 대상 교육에 참여한 일화를 소개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교육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교육생이 오랫동안 한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한국문화는 이미 익숙하다”면서 “한국문화 알기, 민요 배우기 같은 교육도 좋지만 공문서 쓰기와 같은 실무교육이 좀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사하라 센터장도 계약직 신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해 불안한 마음도 있다”면서 “계속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신분상 배려를 해도 괜찮을 것”고 말했다. 외국인 공무원의 눈에 비친 한국 공무원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사하라 센터장은 “한국과 일본의 공직 사회는 기본적인 모습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처나 지자체 등 행정기관의 조직도를 보면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상 업무 형태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공무원들은 일본 공무원들보다 사교적이고 상사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이 낯설기도 했다. 이사하라 센터장은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무뚝뚝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며 유쾌한 웃음으로 회상했다. 그는 “한국 공무원들은 좋은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융통성과 창조성이 뛰어나다”고도 했다. 팜씨는 베트남 공무원은 권위적인 반면 한국 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공복 정신이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같은 조직 안에서 잘 협동하면서 자기 능력을 꾸준히 개발하는 동료 공무원들의 모습이 그에겐 인상적이었다. 팜씨는 “끊임없이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바람직한 공무원상”이라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 한 명 한 명이 저의 롤모델이다. 융통성 있고 일을 잘 처리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병력 증원·신무기 배치… ‘한반도의 화약고’

    병력 증원·신무기 배치… ‘한반도의 화약고’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남과 북은 서북도서 전력 증강에 매진했다. 병력 증원은 물론 사거리와 파괴력을 더한 신무기와 각종 정찰장비가 촘촘하게 배치된 서북도서 지역은 한반도에서 국지전 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화약고’가 됐다. 우리 군 당국의 서북도서 전력보강 사업은 마무리 단계다. 2011년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가 창설됐고, 예하에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 등 병력 1200여명이 추가 배치됐다. 3년 전 우리 군의 유일한 공격수단으로 북한의 무도와 옹진군 개머리 포진지에 대응사격을 했던 K9 자주포(사거리 40㎞)는 당시 6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3배 증강됐다. 군은 또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 300여억원을 들여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사거리 25㎞)을 도입했다. 지난 5월 연평부대 등에 배치된 스파이크 미사일은 갱도 속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한 발 가격이 2억~3억원에 이른다. 3년 전 도발 당시 제 기능을 못 했던 레이더도 보강됐다. 지난해 540억여원을 들여 포격 도발 시 위치를 탐지하는 대포병탐지레이더(ARTHUR)를 배치했다. 수㎞ 상공에 지상과 연결된 비행체를 띄워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전술비행선 도입 사업도 새달 혹은 내년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5월 도입된 이후 검사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해 전력화가 불투명했지만, 주계약 업체가 SK텔레콤으로 바뀌면서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북측의 전력 증강도 만만치 않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무도와 장재도·월내도 등을 올 들어 세 차례 시찰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올 초부터 서해 최전방 부대를 중심으로 사거리가 65~70㎞에 이르는 개량형 240㎜ 방사포를 배치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이 지역을 관장하는 4군단 예하 포병부대에 기존 76.2㎜ 해안포(사거리 12㎞)보다 정확도가 높은 122㎜(사거리 20㎞) 방사포 50~60여문을 새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의 월내도와 무도·대수압도 등에서는 육상 포병부대 병력이 이동하는 교통로(막사의 병력이 포진지로 이동하는 통로)와 포진지를 콘크리트나 흙더미로 덮는 ‘유개화’ 작업도 이뤄졌다. NLL에 인접한 태탄 비행장에는 특수부대 병력을 태우고 저고도 침투가 가능한 MI2 헬기 수십 대를 전개해 놓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3년 전에는 서북도서의 대응전력이 K9 자주포뿐이었지만 지금은 다연장 로켓과 스파이크 미사일, 코브라 공격 헬기 등으로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대응사격을 할 수 있는 화기는 충분하지만, (섬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이 있는 만큼 극복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면서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도봉구, 인권기본조례 공포

    더불어 사는 사회, 사람 중심의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지역을 조성하기 위한 도봉구 인권기본조례가 최근 공포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성북구, 영등포구, 서초구에 이어 네 번째다. 20일 구에 따르면 인권기본조례는 주민 인권 보호에 대한 구청장의 책무, 인권위원회 구성과 운영, 정기적인 인권 정책 기본 계획 수립, 소속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 대한 인권 교육 의무 실시 등을 규정했다. 구는 내년 2월까지 인권 관련 단체 종사자, 학계 및 교육계 인권 전문가, 인권 취약층 권익 증진 분야 경험자 등으로 인권위를 구성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로 활용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법규 또는 정책에 대한 자문 및 인권정책 기본 계획도 심의·자문한다. 또 구는 소속 공무원, 사회복지시설 및 어린이집 종사자 인권 교육도 할 계획이다.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어린이와 장애인 등에 대한 학대나 인권 침해를 차단하고 각 분야 종사자의 인권 감수성을 끌어올려 인권 침해 없는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법원, 2004년 처음으로 NSA 정보수집 허용

    외국 정상과 인터넷 기업, 자국민 등에 대한 무차별 정보 수집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른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4년에야 미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으로부터 인터넷 감시권을 승인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이전에는 법원이나 의회의 감시 없이 불법으로 정보를 수집했다는 뜻으로 NSA는 이후에도 권한을 넘어선 도·감청을 계속하는 등 사실상 법 밖에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저녁 미 국가정보국(DNI)은 FISC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NSA의 대량정보 수집을 처음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판결문 등이 포함된 2000여장 분량의 행정부 기밀문서를 전격 공개했다. NSA의 도청 파문과 관련해 진보시민단체가 미 정보자유법에 근거해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판결문을 작성한 콜린 콜러 코틀리 판사는 NSA가 이메일 주소 등 광범위한 인터넷 통신활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단 NSA가 기존에 수행해 온 정보 수집 범위가 너무 넓어 이메일 내용 등은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DNI가 이날 공개한 문서에서 법원의 승인 날짜와 도·감청 범위가 삭제됐지만, 당시 정황을 토대로 2004년 7월에 판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미 법무부가 NSA가 2001년 9·11사태 이후 테러 방지를 근거로 과도한 개인 정보를 수집한 것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신문은 법원 승인 이후에도 NSA가 자국민 사생활을 담은 위치정보 등을 불법으로 수집한 사실이 드러나 주의를 내렸다고 전했다. 제임스 클레퍼 DNI 국장은 “이번 문서 공개는 (개인 정보에 관한) 민감한 정보는 최대한 공개하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NSA 문제와 현 정부 간 거리두기에 나섰다. FISC의 권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제이밀 재퍼 수석변호사는 “기밀문서 공개로 FISC의 심각한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면서 “지난 10여년간 국가 안보에 중요하고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리는 법원 기록이 오직 정부의 비밀 통로로만 알려지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