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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색화, 살풀이, 도자기… 프랑스를 깨우다

    단색화, 살풀이, 도자기… 프랑스를 깨우다

    한·불 수교 130주년 행사를 계기로 프랑스 전역의 주요 미술관과 아트센터 등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중견 및 원로 작가들을 중심으로 회화뿐 아니라 야외 조각전, 도자기,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분야의 예술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최근 국제 미술시장에서 한국의 단색화 작가들이 집중조명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프랑스 미술계에서도 한국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동양적 관조의 세계를 미니멀한 회화로 풀어내는 이강소(73) 화백은 지난 4일부터 프랑스 중부에 위치한 생테티엔 근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10월 16일까지 이어질 전시에서 이 화백은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품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작 20여점을 선보인다. ‘무제’, ‘허’(Emptiness) 연작은 무심하게 그은 듯한 획으로 오리, 배, 집, 나무 등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이 화백은 “서구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이성적인 작업과 달리 직관이나 감성을 중시하는 작품에 서구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랑 헤기 관장은 “앞서 소개됐던 한국 작가들의 추상회화는 동양 특유의 절제적 엄숙함과 차분하고 섬세한 단색화적인 우아함을 보였다면 이 화백의 작품은 한국 추상회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고 평했다. 이곳 2층 전시실에선 신문지에 볼펜이나 연필로 수없이 선을 그어 검은 그림을 만드는 작가 최병소(72)의 드로잉전도 열리고 있다.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지방의 모비앙 반느에 있는 케르게넥미술관에서는 한국의 단색화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고성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고색창연한 전시공간에서 ‘한국-모비앙 9346km’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는 박서보, 윤형근, 이강소, 이동엽, 정상화, 정창섭, 최병소, 하종현 등 단색화 1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철도침목, 아스콘, 전봇대, 석탄덩어리, 철근 등 산업적인 부산물을 사용해 인간의 다양한 형상을 표현하는 조각가 정현(59)은 오는 30일부터 3개월간 프랑스 문화성과 프랑스역사유적지청 초청으로 파리시내 중앙에 위치한 팔레루아얄 정원에서 조각 ‘서있는 사람’을 선보인다.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철도침목을 거칠게 잘라 인간의 형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각기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한 작품들이 정원의 통로 한가운데에 47개가 설치된다. 작가는 “침목은 긴 시간 동안 혹독한 환경의 침식작용을 견뎌낸 물질인 만큼 그 자체로 고통의 역사와 에너지를 품고 있다”며 “정교한 미학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거칠고 원초적인 힘을 지닌 작품이 강한 인상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팔레루아얄은 17세기에 건축되고 루이 14세가 기거하기도 했던 왕궁으로 프랑스의 정치, 건축, 문화, 예술 등의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난 역사 유적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파리 이부갤러리의 시릴 에르멜 대표는 “프랑스의 역사적 상징인 팔레루아얄과 재료 자체의 물질성을 부각시키는 작가의 원초적인 현대 추상조각의 만남은 관객들에게 상상력 넘치는 반응을 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31일부터 4일간 열리는 2016 아트파리 아트페어의 주빈국으로 초대됐다. 30일 오프닝 행사에서 현대미술가 이수경은 전통적 제의와 실험적 예술을 결합한 작품 ‘내가 네가 되었을 때’를 선보인다. 작가는 “커다란 샹들리에의 불빛 하나가 불완전하게 깜박이는 가운데 한국무용가 이정화가 전통에서 변형된 살풀이춤을 추는 퍼포먼스로 전통과 현대의 문제를 사유하게 하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오는 6월에는 유명 도자기회사 베르나르도 재단의 초청으로 도자기를 소재로 작업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14명이 사진, 도자 설치, 작업들을 선보이는 전시도 열린다. 도자기 파편을 연결하는 이수경 작가 외에 비누로 도자기를 재현하는 신미경, 도자화를 개척한 이승희 등이 참여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보이지 않는 아픔/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몸을 맡겼다. 퇴근길 지하철 객차에서 내린 몸 상태가 최악이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머리가 빙빙 도는 게 탈이 크게 난 듯하다. 웬만하면 계단을 오를까 했는데, 영 자신이 없다. 평소 몸이 안 좋을 때 기웃기웃하다 계단을 택하곤 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승강기 신세를 지지 않으면 안 될 듯하다. 만원이다. 벽을 향해 섰는데 뒷덜미가 뜨겁다. 시선 탓일까, 자격지심일까. “누구에겐 순간의 편리함이지만, 누구에겐 유일한 통로입니다.” 노인의 낭랑한 목소리가 귀를 때린다. 승강기 벽에 붙은 문구를 읽어 내리는, 다분히 고의적인(?) 낭독이 끝날 무렵 추임새처럼 여러 목소리가 얽힌다. “웬만하면 젊은 사람들은 걸어다니지.” 괜한 짓을 했나 보다, 그냥 계단으로 올라갈 것을. 그런데 왠지 야속하다. 서 있기도 힘들 만큼 아픈데.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데. 그리고 내 나이도 50대 중반을 넘겼으니 새파랗게 젊은 것도 아닌데…. 노인들이 다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승강기 문을 나서는데, 왠지 씁쓸하다. 보이는 아픔만 아픔일까? 보이지 않는 아픔도 이렇게 큰데….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돌아온 룰라 때문에… 브라질, 더 커진 분노

    돌아온 룰라 때문에… 브라질, 더 커진 분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장관직을 맡으며 정치 무대에 복귀한다. 룰라의 정계 복귀는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자신과 후계 정부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현지시간) 룰라가 오는 22일 취임식을 하고 수석장관을 맡는다고 보도했다. 수석장관은 행정부처를 총괄하며 정부 부처 간 정책 조율과 정부·의회 관계 중재,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간 통로 역할 등을 한다. 이런 역할 때문에 룰라가 사실상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고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브라질에서 연방정부 각료는 주검찰 수사와 지방법원 재판이 면책되고 연방검찰 수사와 연방대법원 재판만 받는다. 연방검찰총장과 연방대법관을 대통령이 지명하는 만큼 내각 입성은 룰라에게 있어 재판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룰라의 부패 수사를 지휘하던 파라나주 연방법원 세르지우 모루 판사가 룰라와 호세프 대통령 간 전화 통화를 감청한 자료를 언론을 통해 공개하자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둘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AP·AFP 등이 보도했다. 이 녹음 자료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에게 장관 임명장을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룰라의 이번 입각이 그의 비리 의혹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용’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봄이 오면 섶다리로 간다

    [이호준 시간여행] 봄이 오면 섶다리로 간다

    문득 섶다리가 보고 싶어진 것은 끝이 한결 무뎌진 바람 때문이었다. 길고도 깊었던 겨울을 열어젖히고 힘차게 흐르는 강만큼 봄마중과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서서 강물에 오래 시선을 주면 어디선가 봄의 찬가라도 들릴 것 같다. 서둘러 강원도 영월 주천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섶다리가 있다. 지난봄에도 다녀왔던가? 판운리 섶다리는 여러 번 봐도 물리지 않는다.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좁은 다리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랴 싶겠지만, 이곳 섶다리는 다리 이상의 매력이 있다. 우선 다리가 놓인 입지적 환경이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산과 물로야 어느 곳도 부럽지 않은 영월이지만, 주천면 판운리는 그중에서도 발군의 풍경을 자랑한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평창강의 물이 세를 더해서 강으로서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섶다리는 섶나무로 놓은 다리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판운리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강 위에 다리를 놓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강 위쪽에 시멘트 다리가 생긴 뒤 한동안 섶다리를 볼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다시 다리를 놓기 시작하면서 사계절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섶다리는 전통 사회를 지켜 온 협업의 상징이다. 섶다리는 설계도가 없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 오는 방식으로 놓는다. 다리를 놓을 때는 온 마을 사람들이 참여한다. 돌을 골라 강둑에 쌓는 기초 작업부터 다릿발을 세우고 긴 통나무로 상판을 놓는 것까지 하나하나 마을 자체의 노동력으로 이뤄진다. 못을 치지 않고 자연의 산물만 쓰는 것도 섶다리의 특징이다. 협업은 마을 사람들에서 그치지 않는다. 보통은 다리를 이용하는 이쪽 마을과 건넛마을 사람들이 양쪽에서 다리를 놓기 시작해 강 가운데서 만나게 된다. 결국 마을과 마을이 힘을 합쳐 다리 하나를 완성하는 것이다. 섶다리는 강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 바깥나들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뿐만 아니라 질서와 예의, 인간성 교육의 수단이기도 했다. 폭이 좁은 다리를 지나다니기 위해서는 배려와 포용이 필수였다. 섶다리는 한 사람만 건널 수 있다. 강 양쪽에 건널 사람이 동시에 있을 경우 어느 한쪽이 기다려야 한다. 그럴 때 연장자가 먼저 건너는 게 상식이었다. 또 짐을 지거나 보따리를 머리에 인 사람을 우선 건너도록 기다려 줬다. 몸이 불편하거나 아이를 업은 사람도 당연히 먼저 건너도록 했다. 그렇게 양보와 질서를 가르치는 역할을 맡았던 다리들이 시간의 기세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고, 번듯한 시멘트 다리들이 속속 들어섰다.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예의나 존중이라는 말들이 우리 곁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오로지 적자생존만 가치를 지니는 세상에서는 인간성이라는 단어마저 낯설어졌다. 소통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이, 마을과 마을이 다리를 통해 마음을 나누던 시절은 아득한 옛날이 됐다. 그렇다고 좁은 다리를 다시 놓고 질서와 소통을 익히는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교훈들마저 까마득하게 잊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우리가 겪는 혼돈의 근원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현실은 각박해도 강둑에서 바라보는 섶다리는 아름답다. 겨울바람 속에서도 그러쥔 생을 미처 놓지 못한 억새와 나란히 앉아 사람 사는 이치를 생각한다. 이호준 시인·여행작가
  • 소방차 지나갈 땐 길 터 주세요

    소방차 지나갈 땐 길 터 주세요

    서울 중부소방서 대원들이 15일 중구 서울역 앞 도로에서 소방차 길 터 주기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상습 정체 구간과 전통시장 등 소방 통로 확보가 필요한 전국 243곳에서 실시됐다. 올 하반기부터 출동 중인 소방차에 길을 터 주지 않으면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트장 같은 ‘숲속의 헌책방’… 나도 영화 속 주인공 돼 볼까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트장 같은 ‘숲속의 헌책방’… 나도 영화 속 주인공 돼 볼까

    100년 넘는 책까지 13만권 빼곡… 서점 밖엔 ‘내부자들’ 안상구·우장훈이 삼겹살 구워 먹던 평상도 부정하고 싶은 현실 이야기를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연출한 영화 ‘내부자들’은 지난해 말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이 영화는 대통령을 꿈꾸는 국회의원과 신문사 논설주간, 대기업 회장 등 우리 사회에서 잘나가는 ‘갑질’ 인생들과 이들에게 맞서 싸우는 열혈검사와 정치깡패 이야기를 다뤘다. 안가로 보이는 비밀스러운 술집과 검은색 고급 승용차들, 나이트클럽, 대형 컨테이너박스가 즐비한 항만, 철거 직전의 허름한 도심의 아파트 등이 주요 장소로 등장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다. 하지만 차갑고 살벌한 범죄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이색적인 장소가 하나 등장한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 중반쯤 우리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거대 괴물들에게 배신당한 뒤 복수를 계획하다 오히려 쫓기게 된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가 우장훈(조승우) 검사와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서울을 빠져나간 뒤 비포장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우 검사의 아버지 집이다. 실내에 불이 켜지자 수많은 책장에 빼곡하게 꽂혀 있는 헌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책이 수만권은 족히 넘어 보인다. 실내에는 먼지가 가득하다. 깊은 산속에 서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한 안상구는 눈길을 여기저기로 돌리며 책장과 책장 사이로 난 좁은 통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간다. 영화 촬영을 위해 산속에 꾸민 세트장 같지만 이곳은 실제로 존재한다. ‘숲속의 헌책방’으로 불리는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 있는 새한서점이다. ‘내부자들’에서 이곳은 유일하게 낭만적이고 푸근한 장소로 꼽힌다. 영화는 2014년 8월 24~26일 3일간 새한서점에서 찍었다. 지난 11일 중앙고속도로 단양IC를 빠져나와 S자에 가까운 급커브 경사길을 10여분간 달리자 현곡리 마을이 나타났다. 여기에서부터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도로를 타고 고개를 넘어 산속으로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하며 1.2㎞를 더 들어갔다. 그러자 산골짜기 경사진 땅에 비스듬히 서 있는 허름한 창고 같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건물에 달린 흰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서점 같아 보이는 구석은 하나도 없지만 가까이 가 보니 새한서점 간판이 걸려 있다.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산뿐이다. 들리는 것은 시냇물과 산새 소리 등이 전부다. 이런 곳에 서점이 있다니. 안상구와 우장훈이 은신처로 택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책이 넘쳐났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수많은 책장에 책이 가득 꽂혀 있고, 바닥 여기저기에도 책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총 13만권에 달한다고 한다. 실내 바닥은 그냥 맨땅이다. 그러다 보니 책장과 책장 사이 바닥에는 돌이 박혀 있다. 오래된 나뭇잎도 뒹굴어 다닌다. 서점 안 풍경이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국내소설, 외국소설 등 도서분류법에 따라 570가지로 꼼꼼하게 분리돼 있다. 발간된 지 100년이 넘는 책도 있다. 서점 밖에는 영화 속에서 안상구와 우장훈이 삼겹살을 구워 먹은 평상이 자리잡고 있다. 서점 규모는 총 350여㎡ 정도다. 새한서점 주인은 이금석(65)씨다. 이씨는 고향 제천을 떠나 서울로 올라가 학창 시절을 보낸 뒤 1979년 헌책방을 시작했다. 서울 답십리, 길음동, 제기동 등에서 30년 가까이 헌책방을 운영했다. 서점 이름은 항상 ‘새한서점’이었다. ‘새로 한다’, ‘New korea’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당시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씨의 서점은 꽤 유명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향이 그리워졌다. 시골로 내려가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민 끝에 귀향을 결심하고 고향에서 헌책방 할 곳을 찾았다. 제천을 1순위로 후보지를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자 인근 단양으로 눈을 돌렸다. 이씨는 폐교돼 방치된 단양 적성초등학교에 홀딱 반했다. 그는 2002년 자식과도 같은 헌책들을 데리고 혼자서 단양으로 내려와 적성초교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적성초교 운동장에 야영장 등 부대시설을 마련해 외지인들을 유치할 계획도 세웠지만 자금에 여유가 없어 서점만 운영했다. 위기는 시작과 함께 닥쳤다. 온라인 판매 수입으로는 한 달에 100만원인 폐교 임차료를 내는 게 버거웠다. 1년 동안 임차료와 운영비 등으로 1400여만원을 썼다. 이때는 권상우와 김하늘이 출연한 영화 ‘청춘만화’를 이씨 서점에서 찍었다. 이씨는 7년간 머물렀던 적성초교를 떠나기로 하고 현재의 서점이 있는 현곡리에 놀고 있는 계단식 논 400여㎡를 사들였다. 이어 적성초교에서 쓰던 책장을 옮겨와 책들을 정리한 뒤 천막으로 덮었다. 바닥공사는 따로 하지 않고 흙바닥을 그대로 썼다. 책이 워낙 많다 보니 책을 옮기는 데 무려 8개월이나 걸렸다. 공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비나 눈이 오면 책이 젖을까 걱정이 되고, 여름에는 서점 안이 찜통으로 변했다. 결국 중고 패널을 구해 다시 지붕을 덮었고, 폐교에서 나오는 마룻바닥 등을 가져다 사무실을 만드는 등 서점 여기저기를 꾸며 지금의 새한서점이 완성됐다. 2012년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촬영으로 유명세를 탔다가 잊혀 갔던 새한서점은 ‘내부자들’의 큰 성공으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말에는 전국 각지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외지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적성면사무소에는 새한서점 가는 길을 물어보는 전화가 이어진다. 새한서점에서 만난 박종만(26·경기 부천)씨는 “영화 ‘내부자들’을 보고 기억에 오래 남아 새한서점을 오게 됐다”며 “산속에 이런 서점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속에서 수많은 책을 접하니 갑자기 책이 보고 싶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새한서점은 홈페이지나 전화 등으로 책을 주문하면 이씨가 정성스럽게 포장해 택배로 보낸다. 지금도 책은 계속 보충되고 있다. 문을 닫는 서점들이 처분하고 남은 책을 이씨에게 보내고 있다. 매출은 시원치 않다. 한 달에 100권 정도 판매한다. 하지만 이씨는 지금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공기도 좋고 가끔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다”며 “오래된 책들로 책 전시관을 만드는 게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외국 기업 저격 中 ‘저승사자’… 韓·中 갈등에 한류상품 ‘벌벌’

    외국 기업 저격 中 ‘저승사자’… 韓·中 갈등에 한류상품 ‘벌벌’

    사드 배치에 ‘경제보복론’ 대두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날은 ‘중국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이다. 수많은 중국 매체는 이날에 맞춰 온갖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쏟아낸다. 특히 무서운 것은 ‘공포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315 완후이(晩會)’이다. CCTV는 채널 2번을 통해 오후 8시(한국시간 오후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불량 기업을 고발한다. CCTV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국가질량감독검역총국과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6개월 전부터 조사와 검증을 실시한다. ‘315 완후이’에 걸려든 기업은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이 뚝 떨어진다. 최근 들어서는 외국 기업을 집중 겨냥해 자국 기업 보호가 더 큰 목적이 아니냐는 의심도 낳고 있다. 올해는 특히 한국 기업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의 경제 보복론이 비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삼성과 LG가 생산하는 삼원계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한 상태다. 2011년에는 이 프로그램이 금호타이어의 불량 고무 사용(잔량고무 배합비율)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대대적인 리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13일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 등 여러 통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다행히 우리 기업이 주요하게 포함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관계자들도 “CCTV가 우리 기업을 다루려면 미리 해명 등을 요구했을 텐데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기업이 주요 타깃이 되진 않겠지만 ‘315 완후이’가 한꺼번에 워낙 많은 업체를 고발해 일부 타격을 받는 기업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많이 팔리는 한국 상품이 ‘315 완후이’가 주로 문제 삼는 스마트폰, 자동차, 화장품, 식품 등 최종 소비재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우리 제품이 다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은 현재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인터넷 상거래가 올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315 완후이’의 위력을 가장 실감했던 적은 2013년이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애플의 애프터서비스(AS)와 미성년자 노동착취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보도 이후 애플은 사과 없이 유감만 표명했다. 그러자 인민일보가 내리 사흘 동안 1개 면을 할애해 애플을 공격했다. 공상총국도 AS 정책을 개선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중국 고객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장문의 사과문을 발표했고 AS 체계도 대폭 개선했다. 2014년은 카메라 제조업체 니콘과 호주 유제품 업체 오즈밀크가 집중포화를 맞고 항복했다. 지난해에는 닛산, 폭스바겐, 벤츠 등 외국산 자동차의 비싼 수리비와 부품값 과다 청구가 중요하게 다뤄졌으며 해당 업체는 방송 직후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제주공무원노조, 충성경쟁 유도 단체 카톡방 폐쇄 요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본부는 13일 성명에서 충성경쟁 등을 유도하는 비정상적인 공직사회 단체 카톡방 폐쇄를 요구했다. 전공노 제주본부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청결한 제주를 위해 읍·면·동 공무원을 동원해 클린하우스(생활쓰레기 배출장소) 일제 점검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클린하우스를 정비하는 일상적 업무를 ‘단체 카톡방’인 사설 미디어 공간을 통해 보고하도록 해 ‘정보 공유’라는 본래의 콘텐츠는 없고, 보여주기식의 전시행정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공노는 “행정 시의 고위공무원은 물론 도청 직원들까지 가세해 시도 때도 없이 클린하우스 현장사진을 올리거나 지적하면서, 동료가 동료를 고발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며 “읍면동 직원들은 심야시간이건, 휴일이건 쉼없이 울려대는 하루 850여건의 카톡 알림 소리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단톡방에는 ‘본방을 사수하라’는 채찍성 발언, ‘시장님도 이 시간까지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아부성 발언, 도청 고위직의 ‘충성’ 발언 등 대화 내용도 가관”이라며 “읍면동 간 충성경쟁 유도, 위화감 난무, 정신적 피로감, 정상적인 보고 통로 실종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전공노는 “비정상적인 클린하우스 카톡방을 당장 폐쇄하고,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보고방식으로 행정을 운영해야 한다”며 “재난 카톡방, 소통 카톡방 등 무분별하게 운영되고 있는 공무원 사설(소셜)미디어를 일제히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도정시책 공유회의에서 “청결한 관광지 조성을 위해 쓰레기 처리를 위해 동원해야 할 자원이나 수단에 대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적극 제안하고 정면 승부를 해서 돌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전공노가 밝힌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단체카톡방 ‘일사천리클린’ 대화 내용 일부다. -시 고위직 “ㅋ 지사님께 잘 말씀드려주세요.” -도 고위직 “넵” -시장 “청결 사수”하시는 모든 분들 홧팅!!!” -도 고위직 “시장님. 충성” -읍면동 모 직원 “현장 담당자 해보시고 수거가 안 되느니 이야기 하세요. 아니면 전량 수거하면 처리할 방안이라도 마련해 주시던지요.” -읍면동 모 직원 “미화원은 일요일 돌아가면서 대체 휴무하고 있습니다. 지적보다는 근무여건 개선이 우선인듯합니다. 미화원들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이 뒷받침되는 게 우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위에서 맨날 점검하고 지적하면 뭐합니까? 지적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괴로운 현실을” -읍면동 모 직원 “휴일에 지적하면 쓰레기 휴일 반납해야 합니까?” -모 동장 “일단 직원들이 정리는 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서….” -읍면동 모 직원 “전시하지 맙시다. 누굴 위한 건가요.” -도 고위직 “제주를 찾는 모든 분들에게 클린 제주를” -읍면동 모 직원 “평소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꼭 카톡에 올려야 하나요?” -제주도 정책특보 “지사님께서 고생하신다고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도청 고위직 “특보님 배려에 감사합니다.” -원희룡 도지사 “수고가 많습니다.” 제주 황경근 kkhwang@seoul.co.kr
  • 국정원 “北사이버 공격, 최근 한달 새 2배 늘어”

    가상의 기관 직원으로 위장해 페북 개설 女사진 올린 뒤 공직자 수십명과 친구맺기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과 군 책임자 300여명의 스마트폰에 대한 해킹을 시도해 이 가운데 40명의 스마트폰을 성공적으로 해킹했다고 11일 밝혔다. 북한은 지난 1월부터 일부 언론사도 해킹했으며,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최근 한 달 사이에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과 같은 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은 뒤 최근 북한의 사이버 공격 현황에 대해 이같이 언론에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스마트폰 해킹을 통해 외교·안보 라인 주요 인사 40명의 통화 내역과 문자메시지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의원은 “과거에 유명 인사들의 스마트폰 2만 5000대를 북한이 해킹해 전화번호와 문자 등을 다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등을 사칭해 300명에 대해 해킹파일이 첨부된 이메일을 심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부터 보수 성향의 일부 언론사 홈페이지를 해킹해 특정 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에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해킹을 시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북한의 독특한 사이버전 수법도 드러났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가상의 기관 직원으로 위장한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했고 미모의 여성 사진 등을 올려 호기심을 유발한 뒤 전·현직 공직자 수십명과 ‘친구’를 맺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주장을 확산시키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심리전의 통로로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블록버스터에 밀린 예술 영화들 ‘의무상영제’ 도입

    큰 영화에 밀려 상영 기회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한국 예술영화를 위해 의무상영제도가 도입된다. 한국 영화의 허리를 담당할 중급 규모 작품을 위한 펀드가 조성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영화진흥 종합계획 2016∼2018’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국민 참여와 항유, 시장 확대, 상생과 지속 성장이 화두다. 예술영화 의무상영제도는 우리의 독립 예술 영화가 전국적으로 안정적인 상영 기회를 갖게 하는 제도다. 상업영화 중심의 멀티플렉스 극장 체제에서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접하지 못하게 되고, 예술영화관도 수도권에 집중돼 독립 예술영화의 관람 기회가 지역적으로 차이가 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다. 영진위는 아울러 제작비 20억~50억원대 중급 영화가 활발하게 만들어질 수 있게 2018년까지 500억원 규모의 중소영화전문 투자펀드를 조성한다. 영화발전기금을 활용하고 금융권과 연계해 중소 영화기업이 저리 융자를 받을 수 있는 통로도 뚫는다. 실사 영화에 견줘 해외 시장 진출이 용이하지만 국내 제작 환경은 척박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위한 투자의무 펀드도 만든다. 영화 특수효과 산업을 키우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사용하는 영화에 투자하는 전문 펀드도 운용한다. 특히 영진위는 디지털 영화 시대를 맞아 대용량·고화질의 CG 작업을 할 수 있게 여러 대의 컴퓨터를 클러스터화한 공용 렌더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영진위는 내년부터 영화제작 인력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자 30억원 미만 중·저예산 영화 제작 스태프에게 고용보험료를 3~5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영진위 관계자는 “3개년 예산이 18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계해 주는 에이전트 역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 이행 점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 이행 점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교통위원장 박기열, 더불어민주당, 동작3)는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방문하여 공사 중인 직원들을 격려하고 올 12월 준공을 대비하여 안전사고 최소화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지하 주차장 이용현황을 점검하고 주변 여건을 감안하여 근본적인 주차장 이용문제 해결을 통해 시민불편을 해소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교통위원회 위원들은 7일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아 롯데물산 관계자로부터 롯데월드타워 및 지하 버스환승센터 공사 현황과 주변 교통대책 이행현황을 세부적으로 보고 받았다. 교통위원들은 공사가 진행 중인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에 대해서는 오는 10월 완공 일자에 맞춰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 개설 사업에 대해서는 민원을 원만히 해결하고 서울시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신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교통위원회 위원들은 롯데월드몰 교통센터를 방문하여 지하주차장 운영 및 관리 현황을 살펴보고 롯데월드를 방문하는 시민들이 주차장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롯데월드몰 최초 개장시부터 현재까지 주차예약제, 주차요금제 등의 변경이 있었던 만큼 시민들의 혼동을 최소화 하고 주차장 이용문제와 관련하여 주변 여건을 감안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기존 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를 연결하는 지하연결통로를 활용하여 지하주차장 활용도를 증대시키고 잠실사거리의 교통혼잡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박기열 교통위원장은 “제2롯데월드가 앞으로 서울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준공되는 마지막 그 날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절대 방심하지 말고,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자기장으로 행복감 느끼게 만들어

    [와우! 과학] 자기장으로 행복감 느끼게 만들어

    자기장으로 뇌의 특정 회로를 제어해 ‘행복한 마음’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진이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너무 작아 감지할 수 없는 힘으로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 쥐의 행동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예를 들어 맛있는 먹이를 먹었던 경험 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감지할 수 없는 힘은 바로 ‘자기장’인데, 연구진은 이 특정 자기장을 만들어내 그 속에 있는 쥐가 과거의 행복한 경험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통해 외부에서 쥐의 행동을 제어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알리 귈레르 버지니아대 생물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자기장을 사용해 신경계를 제어한 최초의 실증 실험”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많은 과학자가 뇌의 특정 회로를 제어하려고 노력해왔다. 그중에는 광신호를 사용하는 것이나 약물을 사용하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돼온 방법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광신호의 경우 뇌의 깊숙한 곳까지 광신호를 비추는 것이 매우 어려워 유용성이 낮다. 또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의 경우, 뇌 깊숙이 도달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회로 바깥으로까지 효과가 퍼져나가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뇌를 제어하는 방법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귈레르 연구원은 논문에서 “자기장을 이용한 방법이라면 순식간에 목표로 한 특정 회로만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경 회로를 통해 몸에 신호를 보내기 위한 전하를 구축하는 열쇠가 되는 ‘이온 통로’(세포막에 존재하면서 세포의 안과 밖으로 이온을 통과시키는 막 단백질)를 이용한 실험이 진행됐다. 또한 연구진은 물리적 압력에 반응을 나타내는 이온 통로 단백질인 ‘TRPV4’의 유전자와 철을 저장하는 단백질인 페리틴의 유전자를 융합시키는 유전자 수술을 통해 융합 단백질 ‘마그네토’(Magneto)를 만들어냈다. 이 마그네토 단백질은 자기장과 세포가 반응하고 있는지 확인할 때 사용하는 것인데 실제로 자기장을 가까이하면 이 단백질이 흔들리듯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이온 통로를 열고 이를 통해 세포 안으로 이온이 유입된 뒤 전기적 변화가 일어나서 뇌 신호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연구진은 뇌 발달 연구에 주로 쓰이는 모델 생물인 제브라피시에도 마그네토를 주입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자기장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행동 변화가 관찰됐다. 이어 연구진은 마그네토를 몸에 지닌 쥐를 사용한 실험에서 자기장으로 활성화된 마그네토가 동물의 보상과 동기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반응 세포가 활성화한 것에서 쥐를 행복한 기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뇌의 기능이나 기능 이상 등의 연구에 관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으며, 뇌 손상 등에 관한 새로운 치료 법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과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최신호(3월7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위), 버지니아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설자리 좁아진 ‘벌크 캐시 운반책’ 北 외교관들

    외교 특권 이용한 활동 반경 줄 듯 향후 국제사회 제재 현실화 주목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이행에 착수하면서 각국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의 활동 반경도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외교관들은 그동안 외교적 특권을 활용해 사실상 대북 ‘벌크 캐시’(대량 현금) 운반책으로 활동해 온 경우가 많아 추후 이에 대한 제재가 얼마나 이뤄질지 주목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7일 “북한 외교관의 추방 규정을 명시한 건 이번 결의가 처음”이라며 “북한 외교관은 마치 합법적 통로처럼 벌크 캐시를 북한으로 운반해 온 가장 위험한 루트”라고 밝혔다. 그간 밀수 등 범죄에 관여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국제사회의 골칫덩어리였다. 이들은 입·출국 시 보안검색을 받지 않는 외교행낭(파우치)을 활용해 지도부 상납 및 외화벌이용 마약, 금괴, 시가, 고급 양주 등을 밀수해 팔고 사치품이나 달러 뭉치를 북한으로 운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목돼 추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이 외교관이 추방까지 당한 경우는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은 주재국이 ‘주의 촉구’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반면 이번 안보리 결의는 13항에 제재 회피 활동을 하는 북한 외교관 및 정부 대표 등을 의무적으로 추방하도록 명시했다. 외교관의 사치품 및 현금 운반을 더이상 주의 촉구 같은 방식으로 덮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도부의 외화 획득 통로가 막히는 것은 물론 공관 살림살이까지 팍팍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 외교관들의 불법 거래 수익은 해외공관의 운영자금으로도 사용됐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은 주유엔 대표부를 비롯해 전 세계에 54개 재외공관을 두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4차 핵실험 이후 인사 교류나 대북 협력 사업 등 북한과의 교류를 꺼리는 국가가 많아졌다”며 “북한 외교관들도 우호적 국가들을 중심으로 자기 입장을 설명하는 활동을 하겠지만 분위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7] 좋은 식습관이 정말 암을 예방해줄까

    암을 두려운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줄곳 회자되는 금언이 바로 ‘좋은 식습관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음식을 찾아 나서고, 좋은 식습관을 체화하기 위해 고민들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생겨난 새로운 풍조를 반영해 ‘힐링 푸드(Healing Food)’나 ‘웰빙 푸드(Well-being Food)’ 같은 개념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헷갈리는 일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암은 타고난 기질, 즉 유전적인 소인이 문제라는 인식입니다. 많은 저명 학자들이 유전학적·분자생물학적 근거와 함께 이런 논지를 폈습니다. 이런 논리를 의학계에서는 정설로 인정합니다. 암은 발현 통로가 어디든 유전적인 소인이 유력한 발병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의료계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암 관련 자료나 정보에는 어김없이 ‘가족력’이라는 게 거론됩니다. 간단하게 말해 ‘당신의 가족 중에 누군가가 특정 암을 앓은 전력이 있다면, 당연히 당신도 그 암의 위험군에 포함된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환자들은 진단 과정에서부터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혈통을 따라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찰·관리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의료 소비자들은 이 대목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좋은 식습관이 암을 예방해 준다고 해서 좋다는 것만 골라 먹었는데, 헛물만 켠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좀 막연하지만 “좋은 식습관이 유전적 소인까지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줄 꺼야”라고 믿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혼란을 일소할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은 대한암예방학회(회장 김나영)의 결정과 권고를 근거로 쓴 것임을 밝힙니다. 또, 광범위한 암을 모두 다룰 수 없어 음식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대장암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참고로, 대한암예방학회는 1996년에 설립된 전문 학회로, 암 예방과 관련된 기초 및 임상과 관련된 연구자들이 모인 공신력 있는 단체입니다. ‘암 예방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미션(Mission)만 봐도 이 학회의 정체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식습관이다” 에둘러 갈 것 없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도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미국 하버드 의대는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70% 이상의 대장암이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는 이어 2009년에 ‘대장암 예방 모델연구 결과,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여성은 생활습관이 좋은 여성에 비해 대장암에 노출될 위험성이 4배 이상 높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장암 발병군에서 70%나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미국 대장암 환자 10명 중 7명은 환자 자신의 가족력과 상관없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나머지 3명이 유전성에 따른 불가피한 발병이었음을 인정(물론 연구 결과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한다 하더라도 대장암 예방에 있어 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하게 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나 미국은 전 세계를 통틀어 대장암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이며, 대장암 연구 분야에서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임상 실적으로 가진 나라입니다. 우리가 대장암을 말할 때 위험요인으로 자주 거론하는 ‘서구식 식생활’이란 바로 미국인의 일반적인 식생활을 의미합니다. 즉, 과다한 붉은 살코기 섭취, 패스트푸드 등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높은 의존도, 권고 기준치를 훨씬 넘어선 당분 및 나트륨 섭취와 지나친 흰 밀가루 사용 등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해 암 연구 및 진단·치료를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한 나라이기도 합니다.미국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식습관은 그렇다 하더라도 생활습관을 바꿔서 사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자신이 살아온 삶 자체를 개조하는 그런 큰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음식(섭취한 총열량)에 비해 크게 부족한 운동량을 늘리라거나 식사나 수면 패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라는 정도이니까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 좋은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출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나친 상업주의의 폐해일 수도 있고, 일단 몸에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은 하나 같이 너무 비싸니까요.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엄두가 안 나서 뻔히 보이는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좋은 식습관의 기본인 ‘좋은 음식’을 두고 더러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호사”라고 시덥잖게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배추나 시금치, 토마토만 해도 그렇습니다. 생산자는 생산 원가도 못 받는다고 아우성인데, 소비자들은 비싸서 못 먹겠다고 볼멘 소리들입니다. 이유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유통 마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거 돈 좀 되겠다 싶으면 유통업체들이 과점을 한 뒤 비싼 이문을 붙여 시장에 푸는 것이지요. 그래서 ‘직구’라는 방식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은 규모가 유통 혁명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니 정부가 나서 유통 단계도 줄이고, 지나친 유통 마진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기에도 ‘자유’나 ‘자본주의’의 논리가 개입되는 모양입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내 맘대로’라고 해석하고, ‘자본주의’를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으로 아니까요. 하지만 틈새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유통마진이 쏙 빠진 ‘꽤나 좋은 식재료’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주거지에서 가까운 둔촌동 재래시장이나 성남 모란시장, 양평 재래장 등을 자주 갑니다. 요새는 대형 마트에 밀려 갈수록 규모가 줄고, 그래서 거래되는 품목도 제한적이지만 철 바뀔 때마다 당기는 체철 식재료는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대형 마트라도 다 같지는 않습니다. 거기도 들여다 보면 ‘번개 세일’ 등 틈새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도리없는 일입니다. 당장은 좋은 음식을 위해 좀 더 많은 수고를 할애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장암을 이기는 좋은 식생활이란 대한암예방학회의 권고에 따르면 ‘대장암을 이길 수 있는 식생활’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과식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식 자체가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없지만, 과식이 비만을 초래해 대장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과식을 경계하라는 뜻이지요. 다음은, 밥의 문제입니다. 밥은 한국인의 주식이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통 주식 패턴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빵과 패스트푸드 등 밀가루 제품이 밥의 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최소한의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주식 원료는 고탄수화물식이어서 자칫 혈당의 변화를 초래하기 쉽고, 이런 혈당 문제는 당뇨병으로 이어져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니까요. 따라서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백미 대신 현미나 잡곡을 먹는 게 좋습니다. 현미밥이나 통밀빵을 먹는 방식인데, 이런 음식은 식감이 떨어지지만, 확실히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여 주고,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줍니다. 이런 섭생을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 섭취’라고 합니다. 당지수란,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를 감안해서 당질의 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것입니다. 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혈당 수치를 빠르게 올려 2차적으로 대장암 발병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채소와 해조류, 버섯류를 자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짜지 않게 조리한 야채를 자주 먹으면 양질의 식이섬유와 비타민, 칼슘을 비롯한 무기염류 섭취량이 늘어나 장 건강은 물론 인체 대사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과일도 대표적인 권장 식품이므로 매일 적정량을 먹어줘야 합니다. 단, 과일은 생과일 상태로 먹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한 가지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짚고 갈 것은, 채소와 과일의 경우 대장암과의 연관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대장암 예방에 나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질환에서 이런 식료품이 보이는 유효성을 감안할 때 과일과 채소가 유익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바람직한 섭생을 말할 때마다 강조하지만, 가능한 쇠고기·돼지고기와 햄·베이컨·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신 닭고기와 생선·두부 등을 먹으면 육류 섭취 제한에 따른 단백질 부족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육가공식품의 문제는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다는 생각조차 없이 많이 섭취하게 하기도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나트륨이 들어갈 뿐 아니라 착색제와 보존제, 합성 향료 등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근 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전 세계 육가공 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만, 그 발표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붉은 살코기를 아주 안 먹고 살 수는 없는데, 적당한 양을 먹더라도 먹는 방법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고기를 구워서 먹을 때 가능하다면 숯불로 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타지 않게 조리해 먹어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육류는 고온에서 탈 때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땅콩이나 호두, 잣 등 견과류를 매일 조금씩 먹어주면 좋습니다.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 섬유소, 각종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견과류도 과다하게 섭취하면 고지혈증이 심해지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영양학이 정립되기 전에도 견과류는 좋은 식품으로 꼽혔습니다. 특정 영양 성분을 생각했던 건 아니고, 껍질이 딱딱한 과실류는 땅의 정기를 한껏 품어서 먹으면 기를 축적할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이지요. 어느 새 대장암 위험국가가 된 한국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많았던 위암이 감소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2010년 전국 암 발생률을 보면 남성 암의 경우 위암에 이어 대장암이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여성 암도 갑상선암과 유방암에 이어 3위에 오를만큼 빈발합니다. 이런 대장암의 위험인자로는 고지방·고열량식과 육류가 꼽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양식이 대장에 좋은 섭생이 아니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반면, 한식은 고섬유식이어서 대장암의 발생 빈도를 낮춰주는데, 문제는 갈수록 한식의 식탁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수많은 건강상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알게, 모르게 서구형 식단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식생활의 서구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지만, 대장암은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었습니다. 불과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임상 사례가 많지 않아서 우리 나라에서는 대장암 연구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희귀했는데,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암에 들어있으니, 그동안 우리의 먹거리와 섭생이 어떻게 바뀌었는 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장암은 무엇을 먹느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전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앞에서 거론한 식생활과 대장암의 밀접한 관련성을 이로써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개최된 대한암예방학회에서 이정은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영양학 측면에서의 대장암 예방을 주제로 한 연구를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교수는 대장암 발생율을 높이는 확정적인 요인으로는 붉은 살코기와 가공육, 복부비만과 남성의 음주를 들었고,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는 여성의 음주를 꼽았습니다. 반대로 대장암의 발생율을 낮추는데 유효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식품으로는 마늘과 우유, 칼슘을 명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 분석에서도 앞서 거론한 문제는 거듭 확인이 됩니다. 밥이든, 빵이든 다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이지만, 이 두 가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 필요한 반찬류에는 채소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빵과 함께 먹는 식품은 주로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이나 단 맛이 강한 잼류이지요. 같은 탄수화물 창고이면서도 밥과 빵을 달리 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건강 상의 관점에서는 빵보다 밥이 우위에 있다는 뜻입니다. 확실히 빵류는 밥보다 간편하게 식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적당하게 가미해 입맛을 돋우기에도 좋습니다. 빵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더 편하고 싶고, 입맛 당기는 대로 음식을 취하려는 현대인의 취향이나 욕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이 현상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에서 치솟고 있는 대장암 발생율이 당장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그들이 우려하는 식생활의 문제가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먹고 싶은 것만 먹어서는 곤란합니다. 먹어줘야 되는 것을 먹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고요?” 만약 누군가가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야”라고 반문한다면, 정답은 이미 수도 없이 나와있다고 설명할 도리 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의 실천의 문제일 뿐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앞서 서구형 식단이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서양 사람들이 먹는 모든 음식이 문제라고 인식해서는 곤란합니다. 거기에도 틀림없이 건강한 식단이라는 게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걸 즐겨 먹습니다. 그 쪽의 문제는 이런 각성이 일어나기 전의 식단을 말하는데, 그런 식단은 채소류에 비해 기형적으로 육류가 많고, 짤 뿐더러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의존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습니다. 이런 식단의 문제를 간파한 뒤 서구인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지중해 식단(Mediterranean diet)입니다. 붉은 살코기의 양을 최대한 줄인 대신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 과일, 발효식품과 올리브유가 어우러진 식단인데, 이런 추이를 반영해 개선·개량한 식단이 ‘DASH(Dietary Approaches Stop Hypertension diet)’입니다. 또 미국 정부에서도 따로 ‘미국 건강식사 지표(Healthy Eating Index)’라는 걸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데, 핵심 내용은 육류 섭취량의 제한 및 저지방 육류 섭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의 저감, 채소와 과일 섭취량 확대, 패스트푸드와 지나친 당류 섭취 제한 등입니다. 당연히 국내에서도 수 없이 많은 웰빙 식단이 만들어 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개가 상업적 이해와 관련이 있어 선뜻 취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좋은 식단을 만드는 수고를 감내하자는 것입니다. 좋은 음식이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사실,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암을 예방하는데 있어 좋은 식단의 순기능이 확인된 마당에 이를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좋은 식단이 꼭 비싼 비용을 치르는 것도 아닙니다.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붉은 살코기를 어떤 식품으로 대체해도 상대적으로 경제적입니다. 또 야채나 과일도 비싼 것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과의 때깔이 좋다고 맛까지 좋은 것은 아닙니다. 품질 등급을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영양 분석이 아니라 겉모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불량식품만 아니라면, 그래서 모든 식품을 백화점에서만 구입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지만 않는다면 쌀과 밀가루의 구입 비용을 적절히 줄이는 대신 이를 유효성이 검증된 다른 식품 구입에 사용하게 되는만큼 식단을 바꾼다고 당장 가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요. 암은 무섭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예방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상적으로 암의 공포감에만 주목해 스스로 위축되고 주눅 들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방책을 수용해 건강을 얻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강조하는 결론을 다시 한번 짚습니다. ‘좋은 음식을 바로 먹는 좋은 식습관은 암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대장암이 그렇지만, 다른 암에도 두루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jeshim@seoul.co.kr
  • 노량진수산시장 이전 강행… 수협 “16일부터 새 건물서 경매”

    반대 측 “공간 좁아지고 임대료↑” 수협 “기존 시장 영업 땐 소송 불사” 새로 지은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로 이전하는 문제를 둘러싼 수협중앙회와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간 갈등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오는 16일부터 새로 현대화한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에서 수산물 경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상인들은 “새 건물로 옮길 수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는 7일 “15일까지 입주절차를 마무리하고 16일부터 기존 시장이 아닌 현대화 시장에서 정상 경매가 이뤄진다”면서 “정해진 기간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인은 더이상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영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협은 현대화 건물로 옮기지 않고 기존 시장에서 계속 영업하는 상인을 무단점유자로 간주해 무단점유 사용료를 내게 하고 명도·손해배상 소송 제기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수협 측은 구 시장 철거를 위해 계약을 맺은 현대건설 측에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연간 12억~16억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71년 건립한 기존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은 40년이 넘어 시설이 낡고 열악해 공사 비용 5200억여원을 들여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 2012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10월 완공한 새 시장 건물은 연면적 11만 8346㎡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다. 예정대로라면 상인 680명의 입주가 1월 15일 끝났어야 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두 달 연기됐다. 현재 상인 680명 가운데 40%인 300여명만 입주 추첨에 참여했다고 수협 측은 밝혔다. 상인들은 법정 매장 전용면적이 1.5평(4.96㎡)으로 신·구시설이 같지만 수십년간 써온 통로 공간(5~10평=16.5~33㎡)이 3배가량 줄었고, 임대료가 두 배가량 오른 것도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김갑수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이후 바로 옮길 수 없으며 새 건물은 법정 도매시장에 맞는 제대로 된 규모와 통로 마련 등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말했다.수협은 사태가 길어지면 피해는 결국 수도권 시민과 전국 어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주차장 폐쇄와 공개 입찰 전환으로 빈 공간을 채우겠다며 맞서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입주를 원하지 않는다고 상인들의 요구조건을 다 들어줄수는 없다”면서 “다만 단전·단수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피하면서 원만한 타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난민 대규모 송환? EU-터키 정상회의 합의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난민 정책도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EU 소식통들은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터키 정상회담에서 터키로부터 그리스로 유입된 난민을 대규모로 송환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이를 방증하듯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난민 유입 루트인 오스트리아와 발칸 국가들을 돌면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투스크 의장은 지난 3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모든 경제적 이주민은 유럽으로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만난 이후에는 “너무 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 들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EU-터키 정상회의 초청 서한에서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 여부는 터키가 대규모의 난민 송환에 동의하는 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터키에는 현재 200만명 넘는 난민이 들어와 있으며 대부분 유럽행을 원하고 있다.  경제적 이유로 고국을 등진 이주민들을 가려내 송환한다는 방침이지만 안팎으로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난민 본국 송환이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단속을 피하려는 난민들의 희생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다. 앞서 지난 2일 그리스에 도착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출신 난민 308명은 처음으로 본국으로 송환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난민 송환에 협력할 방침이다. 현재 나토 해군 함정들은 동지중해에서 난민 밀입국 조직을 단속하고 해상 난민을 구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난민 유입 사태가 지속되면서 난민의 유럽 유입 통로인 그리스의 난민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아울러 난민의 서유럽행 경로인 ‘발칸 루트’가 막히면서 난민 사태가 폭발 직전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탈북민 64% “北에 송금한 적 있다”

    탈북민의 6~7명 정도가 북한으로 송금을 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탈북민 10명 중 2명은 “다시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인권정보센터와 NK소셜리서치가 탈북민 4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해 2일 발표한 ‘2015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64.0%인 256명이 북한으로 송금해 본 경험에 대해 “있다”고 응답했다.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한 적이 있는 탈북민들은 2013년 50.5%로 절반을 넘은 뒤 2014년 59.0%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 송금의 통로는 ‘중국’이 96.0%로 가장 많았다. 중간 전달자는 주로 ‘중국 내 조선족’(62.9%)이 맡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금 횟수는 연평균 1.6회, 1회 평균 송금액은 210만원 정도였다. 평소 북한의 가족과 연락을 하는 탈북민은 47.4%였고 연락 방법은 전화 통화가 96.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북한에 다시 들어갈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20.8%는 “있다”고 답했다. 재입북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이해된다”는 대답이 37.9%를 기록했다. 한편 탈북민의 3분의2 정도(65.2%)는 방송에서의 다른 탈북민 발언과 증언에 대해 “과장됐다”고 응답했다. “사실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분의1(32.4%)에 그쳤다. 방송에 출연한 탈북민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답이 50.3%로 ‘긍정적’인 평가(44.5%)보다 다소 많았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인사처 소청심사위원회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인사처 소청심사위원회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 이야기’ 21회에서는 억울한 징계 처분이나 불이익 처분 등을 받은 공무원이 소청을 제기하면 이를 심사해 감경 여부를 결정하는 인사혁신처 소속 소청심사위원회 공무원을 소개한다. 공직사회의 행정 심판 기능을 담당하는 소청심사위원회의 업무를 살펴보고 지난해 10월 정식 임용된 새내기 주무관의 입직 과정과 공직에 입문한 소회 등을 들어 봤다. 국민들이 억울한 행정 처분을 받았을 때 찾는 곳은 국민권익위원회다. 권익위는 행정기관의 각종 처분과 관련해 그 위법성과 부당성 여부를 심사해 신청인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일지를 결정한다. 공직사회에서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이 바로 인사처 소속 소청심사위원회다. 파면, 해임, 정직 등의 징계 처분을 받았거나 기타 인사 발령, 직위 해제 등의 불이익 처분을 받은 공무원이 처분 수위가 부당하다고 여겨질 때 이곳에 소청을 제기할 수 있다. 권익위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 구제 기능을 공직사회에서는 소청심사위가 도맡고 있는 것이다. 소청심사위에 따르면 감경률은 38% 정도에 이른다. 소청심사위에서는 위원장 1명, 상임위원 4명(고위 공무원 가급·임기 3년) 등을 포함한 34명이 근무한다. 현재 변호사, 판사, 검사 등의 출신 비상임위원 4명까지 합하면 38명으로 운영된다. 소청심사위는 소청심사가 제기되면 60일 안에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일주일 동안 위원회가 3차례 열리는데 이에 앞서 조사관들은 소청이 제기되면 해당 행정기관 관계자, 소청인 등을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소청심사위 위원들은 이 보고서와 관련 자료를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등 9명 중 3분의2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과반수의 의견이 모여야 한다. 옛 안전행정부 시절에는 소청심사위에 9급 공무원 자리가 없었다. 지난해 인사처 소속으로 바뀌면서 9급 자리가 생겼다. 김원영(20) 주무관은 지난해 10월 지역인재 9급으로 정식 임용돼 소청심사위에서 근무하고 있다. 충북 충주 출신인 김 주무관은 지난해 지역인재 9급 선발 제도를 통해 공무원이 된 150명 중 한 명이다. 공직 다양성을 넓힌다는 취지로 2012년 처음 도입된 지역인재 9급 선발 제도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학 출신들이 공직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지역인재 9급을 지난해보다 10명 늘어난 160명 선발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이 제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김 주무관은 담임교사의 추천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행정, 회계, 세무, 농업 등 14개 직렬 가운데 회계 직렬을 택했다. 김 주무관은 “마침 회계, 컴퓨터 등에 특화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데다 다른 지역에 비해 충주 지역 응시생들의 필기 점수가 낮은 편이라 필기시험을 별로 잘 보지 못했는데도 운 좋게 합격했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선발 시험 과목인 한국사, 국어, 영어 등을 준비하기까지는 1년 정도 걸렸다. “가장 취약한 과목이었던 영어는 인터넷 강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같은 학교에서 김 주무관을 포함한 5명이 학교장 추천을 받아 지역인재 선발 시험 응시 자격을 얻었으나 김 주무관 혼자서만 필기,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했다. “남들은 수능시험을 준비할 때 취업이 됐으니 부모님께서도 정말 기뻐하셨어요.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부터 졸업하면 곧바로 취업을 하려고 했거든요.”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한 지 2년째가 됐지만 어딜 가든 아직까지는 팀의 막내다. 지난해 4월 인사처 공직다양성정책과에서 수습 생활을 시작한 후 기획재정담당관실을 거쳐 소청심사위에 배치됐다. 김 주무관은 “수습을 뗀 지 6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는데, 주로 서무 업무를 도우며 기초부터 배워 나가고 있다”며 “특히 한 달 전부터는 세종시 이전 준비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소청심사위원회는 오는 25일 세종시로 이전한다. 세종시 이전 준비 전까지 주 업무는 물품 구매 및 회계처리 등 서무 업무였다. 지금은 세종시 청사 내 공사 진행 파악, 전기·설비·소방 등 공사 관련 협의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청인과 피소청인이 소청심사위에 보낸 숱한 서류들을 분류, 보완하는 작업도 한다. 김 주무관은 “사회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 처음에는 조직 생활 자체도 어려운 데다 맡은 업무가 일반 공무원들도 평생 경험해 볼 일이 없을 듯한 ‘이전 준비’ 작업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며 “향후 전공을 살려 회계 분야 전문 조사관이 되기 위한 발판이 되리라 믿고 즐겁게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소청심사위에서는 멘토, 멘티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 주무관의 멘토는 2014년 7급 공채로 입직한 주무관(29)이다. 공무원 조직에 적응하고 소청심사위 업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김 주무관은 조심스럽게 자신이 생각하는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을 꼽았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정책을 수립하는 공직자가 이에 발맞춰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정책이 뒤처져 국민에게 불편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아직 모든 면에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부하고 배우려 합니다.” 올해 방송통신대 행정학과에 진학한 김 주무관은 쉼 없이 ‘세상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공직자’가 되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포토]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 실시

    [서울포토]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 실시

    2일 오전 제주 남방해역에서 제주민군복합항 준공 계기로 실시된 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훈련에 참가한 해상초계기 P-3가 비행하며 수중물체를 탐지하는 소노부이(SONOBUOY)를 투하하고 있다.훈련에는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DDG)과 구축함인 문무대왕함(DDH-Ⅱ), 유도탄 고속함 한문식함(PKG), 해경함(해-506) 1척 등 수상전력과 수중전력으로는 잠수함 박위함(1SS), 항공전력으로 해상작전헬기(LYNX)와 해상초계기(P-3) 각 1대가 참여했다.2016. 03. 02 < 해군 제공 >
  • [서울포토]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 실시

    [서울포토]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 실시

    2일 오전 제주 남방해역에서 제주민군복합항 준공 계기로 실시된 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훈련에 참가한 잠수함 박위함의 모습.훈련에는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DDG)과 구축함인 문무대왕함(DDH-Ⅱ), 유도탄 고속함 한문식함(PKG), 해경함(해-506) 1척 등 수상전력과 수중전력으로는 잠수함 박위함(1SS), 항공전력으로 해상작전헬기(LYNX)와 해상초계기(P-3) 각 1대가 참여했다.2016. 03. 02 < 해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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