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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구당 순자산 3억 3000만원

    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자산-부채)은 약 3억 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의 부(富)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기업의 증가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29일 이런 내용의 우리나라 국부(國富) 추계(1970∼2012년)를 발표했다. 2012년 말 현재 국부(국민 순자산)는 1경 669조 3000억원이다. 국내총생산(GDP)의 7.7배다. 이 가운데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순자산은 6101조원이다. 가구당 3억 2823만원인 셈이다. 이를 구매력평가환율(PPP·1달러당 860.25원)로 환산하면 38만 2000달러다. 미국 가구(63만 달러)의 60.6%, 일본 가구(46만 9000달러)의 81.4% 수준이다. 시장 환율(달러당 1126.76원)로 계산하면 29만 1000달러로 미국의 46.2%, 일본(61만 4000달러)의 47.4% 수준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올해 한국을 울린 3대 암은 ‘위암’ ‘대장암’ ‘폐암’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었다. 대한암협회(회장 구범환)는 한국인의 대표 사망원인인 암에 대해 최근 보고된 암 관련 각종 데이터와 사회적 파장도를 종합해 2014년의 3대 이슈 암종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관리 사각지대에서 젊은 층 위협하는 위암  가수 유채영씨가 지난 7월 말기 위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2013년과 2009년 임윤택씨와 장진영씨가 역시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위암으로 유명인이 속속 세상을 떠나면서 비교적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위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암은 65세 이상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종으로, 지금까지 고령층에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어 왔다. 또 한국의 위암발생률이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조기진단 비율과 5년 생존율이 높아 예후가 좋은 대표적인 암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행성 위암 중 ‘미만성 위암’으로 불리는 암은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진단이 늦은 데다 다각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치료 성적에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실제로 최근 20대 환자 대상 건강검진에서 위암이 발견되는 비율이 2006년 25%에서 2011년 37.5%로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주요 6대 암종(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중 위암의 의료비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위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 아시아 1위  지난 11월, 김자옥씨가 대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유명을 달리 했다. 고인은 2008년 대장암 발병 후 임파선과 폐로 암세포가 전이됐으며, 2012년 재차 항암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암은 갑상선암, 위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특히 70세 이후의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현황’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라고 밝혔다. 발병 증가세도 매우 높아, 1999년 10만 명당 27.0명이던 한국 남성 대장암 발병률은 2008년 47.0명으로 연 평균 6.9%나 상승했다.  대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3.8%로 미국, 캐나다와 같은 서구 국가의 수준과 비슷하다. 그러나, 위암과 마찬가지로 원격 전이 단계에서의 5년 상대 생존율은 남성 18.6%, 여성 17.6%의 생존율에 그쳐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담뱃값 논란 속 다시 관심 끄는 폐암  정부가 2015년부터 큰 폭으로 담뱃값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폐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종인 동시에, 2000~2012년 65세 이상 암 환자들의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성의 경우 전체 암사망자의 26.6%인 1만 2519명이 폐암으로 사망했으며, 간암 위암 대장암이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우 전체 암사망자의 16.5%인 4658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역시 대장암 위암 간암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폐암은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발생률도 늘어나고 있어 더 심각하다. 2011년 성별 10대 암의 조발생률을 보면, 남자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순, 여자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순이었다. 그러나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3년에 발표한 ‘글로보캔 2012’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세계적으로 총 1410만 명이 새롭게 암 진단받았으며, 신규 진단 암 종류를 보면 폐암이 180만명(13%)으로 가장 많았다.    ■국가 암 정책에 암 환자가 담겨있을까  대한암협회는 지난달 국회 토론회를 통해 암 환자를 위한 치료 보장성 및 접근성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회에서 ‘진료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암 정책 추진을 위한 제언’을 발표한 김열홍 암협회 학술위원장(고려대 의대)는 “지속적인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 및 치료기회 확대를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암 치료의 경우 질환의 위중도, 사회적 부담 등을 고려한 환자의 경제적 부담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구범환 암협회장은 “최근 치료비에 경제적 부담을 느낀 위암 등 말기 암환자들이 자살이나 절도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면서 “말기 암환자들의 치료 대안 마련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까다로운 ‘경단녀 고용 지원’… 누굴 위한 정책인가

    까다로운 ‘경단녀 고용 지원’… 누굴 위한 정책인가

    정부가 새해부터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에 세금을 깎아 주기로 했지만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잡아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 기간은 3년 미만이 가장 많은데 정작 정부의 세제 혜택은 3년 이상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단녀 10명 가운데 8명은 재고용 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경단녀는 총 214만명에 이른다. 경력 단절 기간은 3년 미만이 55만 2000명(25.7%)으로 가장 많다. 5~10년 미만은 47만 7000명(22.3%), 10~20년 미만은 55만명(25.7%), 20년 이상은 22만 7000명(10.6%)으로 각각 조사됐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14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경단녀 재고용 세액공제 혜택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이 경단녀를 채용하면 해당 인건비(퇴직소득 제외)의 10%를 2년 동안 법인세에서 빼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경단녀 대상 기준을 ‘일을 그만둔 지 3~5년 이내’로 제한했다. 경단녀 가운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여성은 33만 4000명으로 15.6%에 불과하다. 84.4%는 세금 감면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에 ‘세금 당근’을 줘 경단녀 재고용을 유도함으로써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가계소득을 늘리겠다는 정부 의도가 얼마나 먹힐지 회의론이 일고 있다.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들의 경력 단절 기간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만큼 세액 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경단녀 범위를 지금보다 더 넓혀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세금 감면 등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뿐 아니라 경단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일터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동기 부여, 직업 재훈련, 구인구직 정보 제공 등 패키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력 단절) 1~2년 정도는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것으로 볼 수 있고 5년이 넘은 여성은 기술 숙련도가 떨어져 기업 입장에서 재고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3년 미만 경단녀에게도 세액 공제 혜택을 적용하면 회사가 휴직하려는 여직원에게 아예 퇴직하면 1~2년 뒤에 재고용하겠다고 강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을 덜 내기 위해 기업들이 되레 경단녀 양산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원 한양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의 지적도 일리 있지만 일을 그만둔 지 3년 미만인 초기가 감가상각이 가장 빨리 일어나는 시기인 만큼 정책 효과를 거두려면 업무 관련 기술력과 지식이 사라지기 전인 ‘초기 경단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은… 베이비부머 사장이 가장 잘 망한다

    오늘은… 베이비부머 사장이 가장 잘 망한다

    50대 이상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사장님’들이 ‘젊은 사장님’보다 사업을 접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예퇴직이나 은퇴 이후 막상 생계형 창업에 나서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기업 대표자 연령별로 40대까지는 기업 ‘신생률’(2013년 신생 기업 수÷활동 기업 수)이 ‘소멸률’(2012년 소멸 기업 수÷활동 기업 수)보다 높았지만 50대 이상에서는 소멸률이 신생률을 앞질렀다. 30대 미만은 신생률 39.2%, 소멸률 26.6%로 신생률이 12.6% 포인트 높았다. 30대와 40대는 각각 6.4% 포인트, 1.6% 포인트 앞섰다. 반면 50대는 신생률 10.8%, 소멸률 11.9%로 소멸률이 1.1% 포인트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소멸률 11.9%, 신생률 7.2%)에서는 소멸률이 4.7% 포인트나 더 많았다. 이는 50대 이상에서 창업보다 폐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문권순 경제통계기획과장은 “베이비부머 사장님들은 직원이 여러 명인 법인보다 1인 창업을 많이 한다”면서 “창업이 쉬운 만큼 폐업도 빨리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표자 연령이 40대 이하인 경우는 도·소매업, 50대 이상은 부동산·임대업에서 신생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생존율을 대표자 연령별로 보면 1~4년 생존율은 40대가 가장 높았고 5년 생존율은 60대 이상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 과장은 “50대 이상이 대표자인 기업은 살아남는 것이 힘들지, 일단 살아남게 되면 오래가는 편”이라면서 “축적된 인생 경험이 많다 보니 젊은 사장님보다 비교 우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생 기업 수는 74만 9000개로 전년보다 2.7%(2만 1000개) 감소했다. 반면 2012년 기준 소멸 기업 수는 74만 1000개로 전년보다 7.2%(5만 8000개) 증가했다. 한편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서비스업 부문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 폭은 0.8%에 그쳤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울산 1인당 소득 1916만원… 5년째 1위

    울산 1인당 소득 1916만원… 5년째 1위

    전국에서 1인당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이다. 5년째 부동의 1위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3년 지역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소득은 울산시가 1916만원으로 16개 시도 중 최고였다. 인구는 적지만 현대차·현대중공업 등 제조업 등이 발달해 전체 소득이 많아서다. 서울(1860만원)과 부산(1618만원)도 전국 평균(1585만원)을 웃돌았다. 1인당 개인소득이 적은 곳은 전남(1353만원), 강원(1370만원), 경북(1439만원) 등이었다.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전년보다 2.7% 성장했다. 충북(7.4%)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등 주력산업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충남(5.3%), 제주(4.9%) 등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전남(-1.6%)은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수엑스포가 끝난 뒤 건설업이 둔화한 데다 조선, 철강, 석유정제 등 주력 산업이 모두 부진해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 비중은 전국의 48.9%로 1년 전(48.2%)보다 0.7% 포인트 높아졌다.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민연금 400만 찍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노후 지킴이’

    국민연금 400만 찍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노후 지킴이’

    국민연금 수급자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400만명을 넘어섰다고 22일 국민연금공단이 밝혔다.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2003년 100만명, 2007년 200만명, 2010년 3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4년 만에 100만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연금공단은 “연금 수급 연령인 61세 이상 국민 848만명 가운데 36.3%인 307만 6000명이 국민연금을 받고 있으며 수급 연령이 되기 전 연금을 신청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를 포함하면 324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14만명이 장애연금을, 62만명이 유족연금을 받고 있다. 연금공단은 앞으로 연금 수급자가 빠르게 증가해 2020년 593만명, 2025년 799만명, 2030년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 가입률이 꾸준히 늘면서 제도가 조금씩 성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공적연금으로서 불안한 노후의 안전판 역할을 하기에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 10월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33만 3230원으로, 1인 가구 최저생계비 60만 4300원의 절반을 조금 웃돈다. 평균 220만원에 달하는 공무원연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20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10월 기준 월평균 86만 8560원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연금을 받는 사람은 25만 6000여명(6.4%)에 불과하다. 나머지 20년 미만 가입자들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국민연금에 기대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고령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김잔디 간사는 “정부가 나서 연금액을 적어도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해야 한다”며 “재정 논리로만 국민연금을 바라보면 갈수록 심각해질 고령화 사회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재정 불안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김용하 교수는 최근 한국연금학회 정책토론회에서 “2013년 가입자 수 대비 수급자 비율은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2060년에는 100%를 넘게 된다”며 “적립기금이 소진되는 시점 이전에 국민연금 제도를 개선하지 못하면 연금보험료를 21.4%까지 올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콜록 콜록” 기침에 고열… 엄마 속 태우는 ‘불청객’

    “콜록 콜록” 기침에 고열… 엄마 속 태우는 ‘불청객’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기록이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노인과 어린이 등 건강 취약계층이 감기와 폐렴으로 고생한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겨울에는 감기 같은 호흡기 감염이 흔하다. 겨울철 공기는 건조하기 때문에 호흡기도 건조해지기 마련이다. 이는 호흡기 방어기전에 손상을 줘 겨울철에 감기가 잘 걸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한 감기를 넘어 독감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겨울철에 유행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로도 드러난다. 폐렴 진료인원이 2009년 약 135만명에서 2013년 약 147만 5000명으로 5년간 12만명(9.0%) 정도 늘었다. 폐렴 진료인원의 연령구간별 점유율은 2013년을 기준으로 10세 미만 44.9%, 70세 이상 14.1%, 50대 9.0% 순으로 나타난다. 폐렴 진료인원의 절반가량이 유·소아인 것이다. 70세 이상 구간은 10세 미만 구간보다 진료인원은 적지만 최근 5년간 증가한 진료인원이 약 6만 6000명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전년대비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 구간의 사망원인 순위 중 5위 이내(70대는 5위, 80대는 4위)에 이른다. 폐는 우리 몸에서 필요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폐렴은 폐 조직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하는데, 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다. 초기에는 감기 같은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심해지면 발열·오한과 함께 기침, 가래, 흉통, 호흡 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폐렴환자의 80% 정도는 발열을 동반한다. 노인 가운데 20~30%는 증상이 없어 뒤늦은 진료를 통해 폐렴을 진단받기도 한다. 호흡기 증상을 잘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로서 독감이라고 알려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모세기관지염을 잘 일으키는 RS-바이러스, 폐렴과 발열을 자주 동반하는 아데노 바이러스와 후두염을 잘 일으키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들 수 있다. 파라인플루엔자를 제외하고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에서 시작해 봄철까지 유행하게 된다. 이 밖에 소아 폐렴의 주된 원인균으로 마이코풀라즈마 균을 들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수 교수는 “연중 지속적으로 감염환자가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3년 간격으로 가을철에 크게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일본에서는 4년 간격으로 유행하고 유행 연도가 올림픽 한 해 전이라는 이유로 ‘올림픽 전 유행’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폐렴 중에서도 소아들이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크루프 폐렴과 급성 세(細) 기관지염이다. 크루프 폐렴은 주로 소아에게서 많이 보이는 대표적 폐렴이다. 대부분 겨울철에 3~5세 어린이에게서 많이 발병하고 남자 어린이의 발병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인다. 이 가운데 15%의 환아들은 가족력을 보인다. 크루프 폐렴이 발병하면 목이 쉬거나 변성이 되고 숨을 들이마실 때 소리가 난다. 또 기침소리가 개가 짖는 것과 같고 호흡이 곤란하고 숨이 가빠지기도 하는데 이 증상은 밤에 더 심해진다. 급성 세 기관지염은 폐렴의 일종으로 기도와 허파꽈리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기관지 가지에 바이러스성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주로 생후 6개월에서 2세 이전의 영·유아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특히, 급성 세 기관지염을 앓은 환아들 가운데 3분의1 정도는 기관지천식에 걸릴 수 있다. 또 기관지천식이나 습진 또는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을 갖고 있는 어린이들은 급성 세 기관지염에 더 잘 걸리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증세가 가벼운 경우 통원치료도 가능하지만 심하면 입원치료를 통해 치료한다. 폐렴과 마찬가지로 해열제와 충분한 수분 및 영양섭취로 회복을 돕는다. 폐렴 환자 대부분은 입원치료를 하며 증세가 심해 호흡곤란이 심하면 산소흡입을 하고, 항생물질과 진해제, 진정제 등을 처방한다. 증세가 심하지 않아 통원치료를 할 때는 가정에서는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실내온도 24도 내외,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절기에 외출 뒤 손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폐렴에 걸리기 쉬운 소아나 노인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이 필요하다. 또한 고위험을 가진 소아나 노인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및 독감에 대한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보건당국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반드시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65세 미만이라도 천식 같은 만성 폐 질환이나 심장질환, 간 질환, 당뇨병 등이 있을 경우 최우선적으로 접종이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렴은 예방 가능한 병 중 사망원인 1위 자리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높은 열이 발생하고 화농성 가래와 호흡곤란, 무기력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집 가진 사람’ 1240만명

    ‘집 가진 사람’ 1240만명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집을 가진 사람은 지난해 말 기준 124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7만명 가까이 늘었다. 집을 2채 이상 가진 사람도 1년 사이 6만여명 증가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3년 개인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주택을 소유한 개인(공동 소유 포함)은 1239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36만 6000명(3.0%) 늘었다. 집을 2채 이상 가진 사람은 169만 4000명으로 1년 사이 6만 2000명 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채 보유자는 135만 5000명(10.9%), 3채 19만 4000명(1.6%), 4채 5만 2000명(0.4%), 5채 2만 3000명(0.2%), 6∼10채 4만 1000명(0.3%)이었다. 11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도 2만 9000명(0.2%)이나 됐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절반 이상(51.8%)을 차지했다. 그 뒤는 60대 16.4%, 30대 15.1%, 70대 10.9%, 20대 이하 2.0% 순서다. 집 가진 20~30대가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20대 이하 유주택자는 3만명, 30대 유주택자는 6만 5000명 각각 감소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노인 4명 중 1명 ‘고립 상태’

    노인 4명 중 1명 ‘고립 상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사회적 활동을 아예 안 하거나 사회적 지원이 끊긴 ‘완전 고립’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사회적 활동과 사회적 지원) 중 하나가 없는 ‘거의 고립’된 노인도 4명 중 1명꼴이었다. 집안일을 부탁할 상대는커녕 이야기 상대조차 없다는 의미다. 홀몸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자 ‘고독사’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통계청이 18일 내놓은 ‘한국의 사회 동향 2014’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11%는 취업이나 단체 참여, 봉사 등의 사회적 활동이 아예 없었고 사회적 지원(가사일 부탁, 이야기 상대, 돈 빌릴 상대)도 전혀 없는 완전 고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고립된 노인도 14.8%나 됐다. 나이가 많거나 미혼 혹은 이혼한 경우 노인의 사회적 고립 비율이 높았다. 85세 이상에서 ‘완전 고립’이나 ‘거의 고립’된 비율은 39.0%였다. 미혼자 집단에서는 55.7%, 이혼자 집단에서는 47.8%로 조사됐다. 한국인은 가족과 친척, 친구 등 지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만 이웃은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에 대한 신뢰도는 95.5%, 친척이나 친구 등 지인에 대한 신뢰도는 84.6%였지만 이웃에 대한 신뢰도는 61.2%에 그쳤다.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도는 12.7%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22.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중 12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은 30.1%였다. 스마트폰 이용률은 2010년 3.8%에서 3년 만에 20배가량 급증한 68.8%를 기록했다. 만 13세 이상 인구 10명 중 7명은 스마트폰을 쓰는 셈이다. 20~30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95% 이상이었고 50대 51.2%, 60대 이상은 11.1%였다. 지난해 주 40시간제 도입 비율은 66.4%였다. 임금 근로자 3명 중 1명꼴로 주 40시간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셈이다. 5인 미만 규모의 영세 사업체에서는 적용률이 25.7%에 그쳤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대한민국 대학생들, “저출산 심각” 79.8%

    대학생들이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 지속가능 연구소(이사장 이계안)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가 현대리서치와 함께 전국 대학생 2361명을 조사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저출산 심각성에 높은 동의를 보였지만 결혼에 대해 소극성을 드러냈고, 희망 자녀수도 평균 1.9명에 그쳤다. 이번 저출산 관련 의식조사는 서울대, 연·고대 등 전국 50여개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11월부터 20여일간 실시한 ‘2014년 대한민국 대학생 의식조사’의 일환이다.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 저출산은 심각한 문제’라는 설문에 ‘그렇다’ 79.8%, ‘보통이다’ 12%, ‘그렇지 않다’ 7.8% 등으로 응답했다. 남학생(82.6%)이 여학생(77.4%)보다 좀 더 높게 동의했다. 하지만 출산율의 기본조건을 형성하는 결혼과 자녀수에 대해서는 저출산 심각성에 대한 ‘높은 동의’와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결혼은 꼭 해야 한다’는 제안설문에 대해 ‘그렇다’고 긍정한 비율이 42.4%에 그쳤다. 특히 여학생은 34.5%에 불과했고, 오히려 ‘그렇지 않다’(47%)는 부정적 비율이 더 많았다. 반면에 남학생은 ‘그렇다’(50.3%)가 ‘그렇지 않다’(23.9%) 보다 배 정도 됐다.  대학생들의 장래 희망 자녀수는 평균 1.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합계출산율 1.187명(통계청 확정치)보다 높지만, 현재인구 유지를 위한 합계출산율(2.1명)보다는 낮다. ‘자녀를 몇 명이나 가질 계획입니까’라는 설문에 대해, 2명이 가장 과반에 가깝게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지만, 여학생들이 0명을 지목한 비율(16%)가 높아 전체적으로 2명을 넘지는 못했다. 희망 자녀수와 관련해서, 성별 이외에 가치관이나 전공에 따라서도 적잖은 편차가 나타났다. “결혼은 해야 한다”를 긍정하는 학생의 희망자녀수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많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학생의 희망자녀수(대부분 2명 이상)가 그렇지 않은 학생(대체로 1.5명 정도) 보다 많은 경향이 나타났다. 전공학과와 성별, 희망자녀수를 교차분석한 결과, 자연계/예체능계/교육계 남학생과 인문/사회계 여학생 사이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교육학 전공 남학생의 평균 희망자녀수가 2.29명으로 가장 높고, 사회과학 전공 여학생의 평균 희망자녀수가 1.59명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응답자 276명 중 56명으로 상당히 높은 비율이지만 ‘가변성이 높은 응답’으로서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교육학전공 남학생도 실제 응답자가 14명에 불과해 특정성향이 과잉 대표될 여지가 있다. 이번 조사는 재학생 규모에 따른 대학별, 학과별 세부화된 할당을 두지 않은 개략적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조사결과에 대해서 엄밀한 통계학적 의미 보다는 대학생들의 최근 일반적 경향을 파악하는 ‘맥락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연구소측은 20대 초중반 대학생들의 희망자녀수가 현재 인구유지를 위한 합계출산율 2.1명에 근접해 있는 잠재성을 보존하고, 발현시키는 정책이 필요하고, 2명이상 자녀를 희망하는 학생이 1명이하 보다 훨씬 많으며(남 80%, 여 70%), 여학생 47%가 ‘결혼은 꼭 해야 한다’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답해 미혼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더 심화될 가능성을 보였다고 해석했다. 또 이번 조사는 미래세대의 잠재적인 출산율 회복 가능성과 함께 다양한 요인으로 삼포세대(연예 결혼 출산 포기)가 확대, 심화될 우려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 주며, 여학생들이 결혼과 출산에 보다 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 한국사회는 양성평등 차원에서 성찰하고 새롭게 답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금융부문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금융부문

    12조원→9조원→4조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쪼그라들고 있는 국내 은행의 순익 추이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등에 발목 잡혀서다. 올해 실상은 더 암울하다. 국내 은행산업의 부가가치(순이익과 인건비 합계 기준)는 2011년 25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 5000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은행업의 부가가치가 16조원대로 꺾인 것은 2004년(16조 4000억원) 이후 9년 만이다. 그만큼 금융산업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가 4대 구조 개혁의 핵심 분야로 ‘금융’을 지목한 이유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금융발전심의회에서 “좀 더 시장 친화적인 규제 정비와 금융 구조 개혁을 통해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공언했다. 신 위원장이 구상하는 구조 개혁의 큰 틀은 ▲기술금융 인프라 구축 ▲은행 혁신성 평가 구축 ▲규제 개혁 ▲자본시장 활성화 등 크게 네 가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수술’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꿔 놓는 ‘혁신적인 혁신’ 없이는 심각한 정체의 늪에서 헤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을 지탱하는 시스템부터 일하는 방식, 심지어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까지 모두 뜯어고쳐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국내 금융산업이 은행에 너무 집중돼 있고 오랜 관치와 방향성을 잃은 정책 탓에 금융사들의 자생 의지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요즘은 별다른 지침이 없어도 은행이 알아서 (정부가) 원하는 쪽으로 간다”면서 “정부에 의존하다 보니 새로운 수입원 발굴이 더디고, 실적에 몰리니 부실이 커지고,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없다 보니 갈수록 기초체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원인을 정부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정부는 큰 방향만 제시하고 리스크만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나 지배구조 기준까지 전부 정부가 정한다”면서 “이는 금융권의 리더십 약화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금융산업이 마치 국가 보호 산업처럼 돼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은행들이 상품, 수수료, 금리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해외에 진출할 만한 자생력을 갖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13년 614만명에서 2040년 1650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연 2.0%)으로 내려와 있다.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은행들도 생존 자체가 버거운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되 나머지 규제들은 과감하게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동양증권 사태에서 보듯 그룹이 문제가 되면 투자자들이 바로 돈을 빼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증권 쪽 투자가 활성화되기 힘들다”면서 “계열 분리나 매각을 해서라도 실질적인 금산분리가 이뤄져야 금융업 차원에서의 의사 결정이 가능하고 은행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좀비기업’을 퇴출하는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병호 연구위원은 “금융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면서 “제2의 외환위기 때처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무조건 살리고 보자’ 식이라 좀비기업을 먹여 살리느라 전체적인 국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 연구위원은 “은행은 결국 경제를 따라가게 돼 있다”면서 “은행으로 경제를 일으키려고 하면 물가가 오르고 부실 채권이 늘고 부동산값이 뛰는 부작용만 생긴다”고 경고했다. 부실을 빨리 털어내고 기업이든 기관이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게 구조 개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권 간 경쟁도 유도해야 한다. 윤석헌 교수는 “우리은행을 하루빨리 매각하고 정책금융의 도구로 이용하는 산업은행도 민영화해야 한다”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등급별로 나눠 괜찮은 등급에 은행과 유사한 업무를 맡김으로써 경쟁 발전을 유도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조남희 대표도 “은행 거래를 해야만 낮은 이자를 쓸 수 있고, 은행을 벗어나면 바로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양극화 구조도 문제가 있다”며 중간 시장을 좀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교수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년층의 저축을 어떻게 활용하고 증식시킬 수 있을지 모든 금융권이 대비하는 것도 장기적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역설했다. 김상조 교수는 “금융을 개혁하고 싶으면 금융 당국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쑥 들어갔는데 지금부터라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금융사가 판을 어떻게 짜든 ‘저지’(심판자) 역할만 하면 되는데 자신들이 플레이어(선수)인 줄 안다”고 꼬집었다. 관치 구태를 벗지 못하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젊은 사장님 줄고, 베이비부머 사장님 넘쳐난다

    젊은 사장님 줄고, 베이비부머 사장님 넘쳐난다

    전체 창업자 가운데 20∼30대 ‘젊은 사장님’이 줄고,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사장님’은 빠르게 늘고 있다. 도전형 창업보다 생계형 창업이 많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도 여기에 있다. 16일 통계청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 1∼3분기 신설법인 가운데 39세 이하가 설립한 회사는 1만 6869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6112곳)보다 4.7% 늘었다. 같은 기간 50대 이상이 만든 신설법인(1만 8148곳→2만 1005곳)은 15.4% 급증했다. 39세 이하 창업 증가율의 3배가 넘는다. 39세 이하가 세운 신설법인 비중은 ▲2011년 28.67% ▲2012년 28.38% ▲2013년 28.20% ▲올해(1∼3분기) 27.0%로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20∼30대가 만든 신설 법인은 관련 통계가 나온 2008년만 해도 전체의 31.03%였다. 2009년 30.64%, 2010년 30.70% 등 꾸준히 30%대를 유지하다가 2011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50대 이상이 만든 신설 법인 비중은 2008년 26.67%에서 2013년 32.60%로 증가했다. 올해도 33.57%로 지난 6년간 7% 포인트가량 급증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베이비부머들은 대체로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창업이 늘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청년 창업이 증가해야 국가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와 기존 창업까지 모두 포함한 20∼30대의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고 있다. 사업에 실패해 퇴출당한 ‘청년 사장’들이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방증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 조사로 본 39세 이하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96만 5000명으로 전년(100만 2000명) 대비 3.7%(3만 7000명) 감소했다. 청년 자영업자 수가 정점을 찍은 2005년보다 52만 8000명(54.7%)이나 급감한 것이다. 20~30대 창업이 활기를 띠지 못하는 이유로는 창업하기 어려운 환경과 정부 규제, 기업가 정신의 부재 등이 꼽힌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에는 정부가 정보기술(IT) 창업을 과감히 육성해 지금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나올 수 있었다”면서 “박근혜 정부도 창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청년보다 중·장년층의 재창업 정책에 더 집중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김정은의 북한 3년… 핵포기·개방이 살 길

    오늘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았다. 북한 당국이 연일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켜 온 것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중심으로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수순일 게다. 그러나 사회주의권에서도 유례없는 3대 권력세습은 겉보기엔 공고한 듯하지만 장기적으로 불안 요인을 잉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우리는 북한의 이런 불확실성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핵개발 등 퇴행적 노선을 포기할 때만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조선중앙통신은 엊그제 김정은 집권 이후 주요 업적으로 그의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을 꼽았다. 이는 상식 선에서 보면 블랙 코미디일 게다. 하지만 김정은이 세습 3년 만에 무소불위의 1인 체제를 굳혀 가고 있는 징표로도 해석된다.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등 아버지 시절 실세들을 숙청하고 고위 군간부들의 계급을 뗐다 붙였다 하며 길들이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징후다. 그럼에도 김정은 체제가 이제 확고한 반석 위에 자리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공포정치로 마취된 권력 안정은 이른바 ‘묘지 위의 평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북을 상대하는 우리가 선군(先軍)주의와 선당(先黨)주의를 오가며 곡예를 벌이고 있는 김정은의 행보를 주시해야 할 이유다. 무엇보다 북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피폐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북한 주요 통계지표’를 보라. 지난해 남북 경제력 격차는 국민총소득(GNI) 기준으로 42.6배차, 무역액으로는 146배차였다. 1인당 GNI 역시 한국이 2870만원인데 비해 북한은 138만원에 불과했다.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다만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 경제가 미미하나마 성장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은행은 2010년 마이너스 성장이던 북한이 2013년에는 1.3%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계했다. 그러나 이는 김정은의 치적이라기보다 북한식 사회주의경제의 파탄이 부른 역설일 뿐이다. 북의 배급체계가 마비됐을 때 ‘북한판 시장경제’인 장마당이 번성하면서 주민생활은 외려 호전된 사례라는 것이다. 북한이 살 길은 대내적으로는 인센티브제와 경제의 자유를 확대하는 등 체제를 개혁하는 일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그간 추진해 온 전시성 사업들 대신 주민생활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문호를 더 열어야 한다.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그래서 어불성설이다. 압록강 하구의 북한 황금평 경제특구에 중국 자본 유치 실적이 ‘제로’라는 사실은 뭘 말하나. 북이 몇 차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혈맹’이었던 중국마저 고개를 돌린 결과가 아닌가. 우리 또한 북의 불가측성에 합리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만일의 북의 급변 사태에도 기민하게 대처해야겠지만, 그 이전에 북한 정권을 연착륙시키는 게 더 바람직할 게다. 그러려면 체제 유지를 위해 몸을 사리며 개혁·개방에 소극적인 세습정권의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 인내심을 갖고 점진적 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북이 핵개발 포기를 명시적으로 선언하기 전에라도 내년엔 남북 간 이견이 적고 윈·윈이 될 수 있는 교류협력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노동부문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노동부문

    4대 구조개혁 가운데 노동이 가장 뜨겁다. 기획재정부의 의도된 계획인지, 혹은 의지가 앞선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규직의 해고 완화에 대한 쟁점 부각에는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노동 개혁안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 갈등 조정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되레 노동시장의 하향 평준화와 함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고용 정책인 ‘고용률 70%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정규직의 해고 완화와 임금체계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노동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정책의 최우선 순위인데,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에만 관심을 갖고 있어서다. 근로소득이 늘어야 침체된 내수도 되살릴 수 있다는 기본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지만 노사정위원회의 사회적인 대타협을 통해 정부와 기업, 노조가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감 놔라, 배 놔라’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 교수는 15일 “2016년부터 정년 60세 시대가 되면 기업은 정규직의 정리해고가 더 어렵고 임금 부담은 커진다”면서 “정규직이 기득권을 양보해야 청년 취업의 길이 더 확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체계 개편도 당장 월급을 깎는 것이 아니라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꿔 임금 상승폭을 조정하는 것”이라면서 “호봉제의 급격한 임금 인상을 막아 확보한 돈을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직원, 파견 근로자 등의 처우를 개선하고 청년 채용 기금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재원 한양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규직의 밥그릇을 뺏어 비정규직을 늘리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면서 “한국은 실업수당 등으로 해고자의 소득을 보장해 주는 덴마크 등 선진국과 달라 정규직 해고 요건 완화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규직의 임금 체계를 빠르게 개편하면 근로소득이 줄어 소비가 감소하고 내수 침체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처우 개선 등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기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노동시장 전체를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정규직의 고용 유연화, 임금수준 인하 등 기업 챙기기에만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그동안 노조에서 정규직에 대한 보호 장치를 양보했지만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쓰이지 않았고 기업들의 금고에 돈만 쌓였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607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600만명 시대’가 열렸음을 알린 것이다. 불경기 탓에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들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을 더 뽑아 1년 새 13만 1000명이나 늘었다. 그렇다고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이 이뤄진 것도 아니다. 차별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올 6~8월 평균 월급을 기준으로 비정규직(145만 3000원)과 정규직(260만 4000원)의 월급 격차는 115만 1000원이다. 2007년 73만 2000원에서 7년 새 1.6배가량 급증했다. 올해 비정규직의 국민연금(38.4%), 건강보험(44.7%) 가입률은 지난해보다 각각 0.8% 포인트, 1.5% 포인트 떨어졌다. 퇴직금과 상여금을 받는 비정규직의 비율도 39.5%, 39.7%로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런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문에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사관계 생산성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 해고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지난 3월 세부 실행과제를 발표하면서 방침을 더욱 구체화했다. 공공 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줄여 민간 기업의 자발적인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고, 최저임금 준수 의무를 위반하면 벌칙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고 정규직과의 차별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개선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구조개혁 방안은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파이를 키우는 정책이 아니라 지금의 파이를 쪼개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당초 기재부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으로 노동시장의 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이찬우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함께 정규직 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합리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에 대해 “해고를 쉽게 하기보다 임금체계를 바꾼다든지 여러 방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정규직 해고 완화에 이어 정규직의 임금체계 개편이 노동 개혁의 화두가 된 것이다. 노동 개혁의 곁가지가 갑작스레 본질이 됐다. 고용노동부는 발빠르게 임금체계와 관련해 호봉제에 기초한 연공 중심의 경직적 임금체계를 직무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근로시간에 대한 탄력 제도인 ‘유연 근무’와 무기계약직을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쏙 들어갔다. 이 교수는 “정부가 노조의 양보를 얻어내려면 정규직이 해고 등으로 일자리를 잃어도 실업수당과 이직 교육 등으로 먹고살 수 있는 방도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13년째 초저출산국 오명… 2750년 세계 최초로 인구 0명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13년째 초저출산국 오명… 2750년 세계 최초로 인구 0명

    출생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7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100만 6645명이 태어났다. 당시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1.2명,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4.53명이었다. 2013년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43만 6500명으로 전년보다 9.9% 감소했으며 44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조출생률도 8.6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전년보다 0.11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1983년 2.06명으로 인구 현상 유지에 필요한 수준인 대체출산율(2.1명) 이하로 내려간 뒤 2005년 1.076명으로 최저를 기록하며 정체를 보인다. 2001년 1.297명을 시작으로 13년째 초저출산국(1.3명 이하)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평균 가구원 수도 1985년 4.16명, 1995년 3.4명, 2005년 2.88명, 2010년 2.69명으로 하향 추세다. 2035년에는 2.2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한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표한 ‘대한민국 향후 총 인구 변화’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합계출산율 1.19명을 유지할 경우 2056년 4000만명, 2074년 2000만명을 거쳐 2750년 세계 최초로 인구 0명으로 소멸할 것으로 추정된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의 다자녀 가구 지원책은 주택 특별 공급, 국민주택 규모 주택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 지원, 국민연금 출산크레디트, 3자녀 이상 가구 전기료 20%(월 1만 2000원 한도) 감액, 자치단체별 다자녀 우대카드 및 출산장려금, 소득 하위 80% 가정의 셋째 아이 이상 대학 신입생 1인당 연 450만원 한도 내에서 등록금 올해부터 지원(한국장학재단에 신청), 둘째 아이 이상 고등학교 수업료 2025년부터 지원 등이다. 보건복지부 마음 더하기 정책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appyhome@seoul.co.kr
  • [사설] 개인소득자 절반이 연 천만원도 못 버는 현실

    우리나라의 전체 개인소득자 3120여만명 가운데 한 해 소득이 1000만원도 채 안 되는 사람이 48.4%로 절반에 육박한다는 우울한 분석이 나왔다. 또 상위 소득자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48.04%를 차지한다는 내용도 같이 나왔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제 한국방송통신대에서 열린 ‘불평등과 경제성장에 대한 경제사적 고찰’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한국의 개인소득 분포: 소득세 자료에 의한 접근’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자료 보강이 쉬운 2010년 국세통계연보와 연보에서 빠뜨린 근로소득 과세 미달자와 일용직 근로소득, 사업소득, 4000만원 미만의 금융소득, 미신고 사업소득 등의 자료를 보완해 분석했다. 개인소득자의 평균소득은 2046만원이고, 중위소득은 평균소득의 52.5% 수준인 1074만원이었다. 평균소득은 부자와 빈자의 소득을 모두 합한 뒤 나눈 소득이고, 중위소득은 개인소득자 전체 중 가장 가운데 있는 소득이다. 중위소득의 50% 미만을 빈곤층, 50~150%를 중산층, 150% 초과를 보통 상류층이라고 한다. 그동안 중산층 기준으로 제시되던 ‘연봉 6000만원, 2000㏄ 이상 승용차’와 같은 기준은 상위 소득 10%에 포함된다. 중위소득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아르바이트나 시간제 등 낮은 소득의 일자리 종사자가 상당히 많은 게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소득이 많지 않은 농촌의 노년층이 있는 것도 중위소득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지니계수는 통계청의 0.3대보다 높은 0.4대라고 주장했다. 지니계수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국세청 자료에서 누락된 소득 등을 보정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통계청과 김 교수 중 어느 쪽의 수치가 맞는지 왈가왈부해도 실익은 별로 없다. 국민은 소득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전체 개인소득자 중 한 해 소득이 1000만원도 안 되는 개인이 절반이나 된다는 것은 힘들게 살아가는 비정규직이 많다는 뜻과 다를 게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불평등과 성장’이란 보고서에서 “소득불평등이 오히려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면서 “양극화를 해소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정부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서민들의 암울한 소득 수준을 감안해 담뱃값 인상과 같은 서민 증세가 아니라 소득불균형을 해소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 2040년 ‘일할 사람’ 60%도 안 된다

    2040년 ‘일할 사람’ 60%도 안 된다

    오는 2040년에는 전국 모든 시·도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생산가능인구)이 인구의 60%도 안 될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인구 4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된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3~2040년 장래인구추계 시도편’에 따르면 현재 3683만 9000명인 전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에 3704만명(72.9%)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2040년에는 2887만명(56.5%)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은 1997년, 서울은 2009년, 대구는 2011년, 경북은 2012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광주와 대전도 내년부터 일할 사람이 감소한다. 2040년에는 모든 시·도의 생산가능인구가 60% 이하가 되고 전남은 49.1%까지 떨어진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현재 전국 평균 12.7%(638만 6000명)인 고령 인구 비율은 2040년에 32.3%(1650만 1000명)까지 치솟고 모든 시·도의 고령 인구가 25%를 넘어선다. 전남(41.4%)과 경북(40.3%)은 고령 인구 비율이 40%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인구(고령+유소년)를 나타내는 총부양비는 올해 36.9명에서 2040년 77명으로 2.1배가 된다. 특히 노년 부양비는 같은 기간 17.3명에서 57.2명으로 3.3배로 늘어난다. 한편 전국 인구는 올해 5042만 4000명에서 2030년 5216만명까지 늘어난 뒤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 인구는 2029년 2618만명(50.2%)으로 늘었다가 2030년부터 감소해 2040년에는 2557만명(50%)까지 줄어든다. 2040년까지 가장 인구가 많이 늘어나는 곳은 세종시로 전망됐다. 세종시 인구는 현재 13만 4000명에서 2040년에는 46만 1000명으로 3.4배가 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고] 고용보조지표의 가치/라파엘 디에스 데 메디나 국제노동기구 통계국장

    [기고] 고용보조지표의 가치/라파엘 디에스 데 메디나 국제노동기구 통계국장

    대한민국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보조지표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고용보조지표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실업률을 보완하고자 만들어진 것으로 기존의 실업률과는 차이가 있다. 실업률로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취업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새롭고 중요한 정보를 반영한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5년마다 국제노동통계인총회(ICLS)를 개최해 고용 통계의 개선 사항을 발굴해 개정하고 있는데, 오랜 논의를 거쳐 마침내 지난해 처음으로 새로운 고용지표를 위한 기준을 최종 결정했다. 대한민국 통계청도 이 활동에 적극 참여했으며, 이번에 발표된 고용보조지표는 새로운 국제 기준에 따라 개발됐다. 기존의 고용 및 실업 지표가 담고 있는 정보의 수준을 넘어 정책 입안자와 국민에게 취업과 고용시장에 대한 폭넓고 충분한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한 고용시장 내에서 상황과 경험이 제각각이기에 어느 특정 지표 하나만으로 고용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불충분하다는 것이 전 세계 통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고용보조지표는 실업률 외에 3개의 지표로 구성돼 있다. 물론 실업률은 고용시장을 파악하는 핵심 지표로서 여전히 정책 입안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이며 전 세계가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만국 공통의 지표다. 반면 고용보조지표는 각국의 특수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반영한다. 우선 고용보조지표1은 실업자에 추가로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를 포함한다. 고용보조지표2는 실업자에 잠재경제활동인구를 망라했다. 다시 말해 좀 더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나 구직 활동 의사가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한 것이다. 고용보조지표3은 앞서 말한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 실업자, 잠재경제활동인구를 모두 포함한 지표다. 이렇듯 세 가지 고용보조지표는 모두 실업률보다 더 큰 집단을 대상으로 한다. 취업 욕구가 충분하게 충족되지 못한 집단도 고려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새로운 지표는 핵심 고용시장지표로서 실업률의 유효성과 중요성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지표가 실업률을 대체한다든지 ‘실질’ 실업률로 제시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이해 방식은 우리가 설명하고자 하는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기 때문이다. 이 지표들은 상호 보완적 성격을 띤다. 각 지표와 관련된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해 있어 이들의 취업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때도 각기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단 하나의 정책이 고용시장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듯이 단 하나의 지표가 고용시장 전체의 모습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런 까닭에 제19차 국제노동통계인총회에서도 다양한 자료를 추가로 작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고용보조지표 공표를 통해 대한민국의 통계청은 새로운 기준을 채택, 적용하는 선두 통계기관이 됐으며, ILO는 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는 더 나은 정보에 근거해 고용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고용보조지표의 가치가 인정돼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적극 활용하게 되길 바란다.
  • 체감 실업률 10.2%… 한달새 0.1%P↑

    체감 실업률 10.2%… 한달새 0.1%P↑

    지난달 체감 실업률이 10.2%로 한 달 사이 0.1% 포인트 높아졌다. 공식 실업률의 3.3배나 되고 격차도 더 벌어졌다. 취업자 수는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증가폭이 3개월 연속 40만명대에 머무르면서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단시간 근로자를 전일제 근로자로 바꾸는 등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사실상 실업자 수는 291만 6000명으로 9월보다 4만 1000명 늘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체감 실업률은 10.2%다. 반면 공식 실업률은 낮아졌다. 지난달 공식 실업자 수는 81만 8000명으로 전달보다 4만명 줄었고, 실업률도 3.1%로 0.1% 포인트 떨어졌다. 체감 실업률과의 차이는 7.1% 포인트로 10월(6.9% 포인트)보다 커졌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11월에 들어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등이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서 체감 실업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공식 실업자에는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했고 일이 주어지면 즉시 할 수 있지만 지난 1주일 동안 일하지 않은 사람만 들어간다. 사실상 실업자는 더 일하고 싶은데 조금만 일하고 있는 사람(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주부 등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하고 싶어도 일을 못 구한 사람(잠재 취업 가능자), 구직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일이 주어졌으면 했을 사람(잠재 구직자) 등까지 포함한 수치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 교수는 “정부가 일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잠재 구직자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슈&논쟁] 공무원 정년연장

    [이슈&논쟁] 공무원 정년연장

    당정이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과 관련해 정년 연장 등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으로부터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방안’를 보고받은 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회동에서도 김현숙 의원이 연금 개혁과 함께 정년 연장 방안을 언급했다. 새누리당은 현행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은 개혁안에 따른 연금 수급 시점인 65세까지 발생하는 공백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금피크제와 연동한 정년 연장은 아직 민간 기업에서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이를 추진하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도 맞물린 정년 연장 추진은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연금 개혁의 보상책으로 논의되는 것은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에게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贊]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 “연금개혁의 양보 대가 초월한 고령화 사회의 모델 고용주” 요즘 예산정국이 지나간 자리에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논란이 뜨겁다. 정부, 여당, 공무원노조,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논의를 위해 협의체 구성을 주장하는 등 관련 쟁점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방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대의(大義) 자체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인정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우리나라 모든 공적 연금이 지금은 ‘적립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기금이 소진돼 정부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부과 방식’이 예정돼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65세 이상 노인 1명을 근로 가능한 젊은 세대 6.7명이 부양했는데 2030년에는 2.5명, 2050년에는 1.4명이 부양해야 한다고 한다. 노인 1명에 대한 부양 인원이 줄어드는 상황은 모든 공적 연금 체계의 전반적인 변화를 필연적으로 초래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공무원연금 등의 특수직역 연금일 수밖에 없다. 연금 위기는 고령화 현상에 연계된 것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연금 개혁에 성공한 국가도 있고 실패한 국가도 있다. 연금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국가들은 정부의 일방향적인 추진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 간의 ‘사회적 대화’를 중시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많은 쟁점들이 공론의 장에 부쳐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무원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이 연계돼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여당 대표와 인사혁신처장의 제안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의 성공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에서 연금 개혁과 함께 가장 많이 제시하는 것이 공무원의 정년 연장 제안이었다. 정년 연장안은 단순히 연금 개혁에 대한 양보의 대가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고령화 현상에 대한 ‘모델 고용주’로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작정 정년 연장만 논의된다면 이는 국가 경제 및 재정적인 측면에서 재앙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공무원 보수 곡선은 재직 기간이 늘어날수록 총보수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J’ 자형, 즉 ‘상후하박’(上厚下薄)형 보수 곡선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임금의 정점이 퇴직 직전에 오는 보수 곡선을 내버려 두고 정년 연장만을 추진한다면 공무원 인건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 정년 연장 논의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 임금피크제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등과 같은 다양한 방안과 연계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더라도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은 반드시 감안될 필요가 있다. 모든 공적 연금의 일차적 기능은 국민들의 노후 소득 보장에 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역사적인 연원부터 일반적인 국민연금과는 구별되며 노후 소득 보장 기능 외에도 공무원이 국민에게 헌신한 것에 대한 사후 보상이라는 인사정책적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직업공무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유럽 국가들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동일시하지 않고 약간의 차이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돼 추진되는 공무원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의 방식은 공무원연금의 인사정책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정년 연장 기간을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지, 임금피크의 형태는 어떻게 할 것인지는 향후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만들어질 협의기구에서 이해당사자들의 견해를 충분히 반영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모든 연금개혁 과정은 이해당사자들 간의 밀고 당기는 협상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차제에 공무원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외에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된 수많은 쟁점들이 공론의 장에 부쳐지고 활발히 논의되기를 기대해 본다. [反] 김한창 행정부공무원노조 정책연구소장 “연금 깎아 보상하는 꼼수이자 봉급도 깎는 조이모삼에 불과”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는 조이모삼(朝二暮三)이다. 지금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논의가 없었다면 충분히 생산적인 논쟁이고 찬성할 수 있다. 직위분류제적 요소를 가미해 60세 이상의 공무원들이 한평생 공직에 몸담으면서 얻은 노하우를 승진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인사정책의 새로운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논의되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에는 반대한다. 한마디로 연금을 깎으면서 그 보상책으로 준다는 정책이 결국 봉급도 깎겠다는 것 아닌가. 조삼모사(朝三暮四)를 넘어 ‘조이모삼’이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년 연장을 연금 개혁의 반대급부로 도입하기에는 국민과의 형평성 면에서 마음에 걸린다’면서도 ‘인사혁신처가 재정 절감 방안을 후퇴시키지 않으면서 공직사회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공무원들이 인정해 주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마치 정년 연장이 큰 수혜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수혜가 되려면 일 안 하고 돈을 받아야 수혜이지 않겠는가. 임금 총액은 같고 일을 더 시킨다는데 수혜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공무원 사기 진작책 가운데 하나인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에 대한 반대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무원연금 논의의 전후가 바뀌었다. 정부 여당이 공무원연금에 대해 논의하자더니 정작 공무원노동조합이 제안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금 같은 시점에 정부 여당이 언론을 통해 내놓는 대안들은 공무원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정부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정을 위해 지금까지 취해 온 자세인 ‘강하게 더 강하게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의 일환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연금에 대해서도 연금학회안이 공개돼 공무원들을 기겁하게 하더니 정부는 더 강한 안을 냈다. 여기에 새누리당안에는 이보다 더 강도 높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제 사기 진작책이라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을 한번 더 죽이고 임금까지 깎겠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둘째, 공직사회의 신뢰가 무너진다. 공무원 사기 진작책이라는 제도는 결과적으로 공무원 연금 수령 시기를 모두 65세로 기정사실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급 연령에 대해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미 대다수의 국민들과 공무원들에게는 연금 지급 시점이 65세로 인식돼 있다. 이러한 꼼수를 써서 공무원노동조합을 자극하려는 것인지, 그리고 공무원노동조합이 자극을 받는 순간 강온파가 생겨나면서 분열되는 것을 노리는 고단수인지, 이 모두를 노리는 총체적인 전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와 여당이 취해 온 연금과 관련된 태도와 상황들은 ‘이제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의 벽을 쌓게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공무원연금 기금이 턱없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개혁을 추진한다고 정부 여당은 말한다. 그러면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꺼내 들었다. 공무원 보수와 관련해 정년 연장이 아니라 ‘공무원들의 생애주기별 보수체계 형태로 하자’라는 주장은 20여년 전부터 논의된 바 있다. 그때는 개혁 의지가 없어서 정년 연장 등을 추진하지 않았을까. 교수나 관련 전문가들이, 청와대가 중요한 일을 하지 않아서였을까.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러한 논의들이 오가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는 민간부문에서도 유용한 논의이고 공공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서는 고령화 변수와 자녀 연령을 고려하면 60세부터 70세까지 임금을 덜 주는 것이 아니라 더 줘야 할 상황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든 사기 진작책이든 꼼수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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