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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솥밥 먹던 스타 다 모였네”

    올해 창단 10돌을 맞은 극단 차이무(대표 민복기)와 극단 유(대표 유인촌)가 나란히 ‘공연 잔치’를 벌인다. 한솥밥 먹던 옛 식구들까지 모두 가세해 펼치는 특별한 자축연이다. 극단 차이무는 풍자 코미디 ‘마르고 닳도록’(12월1∼1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관객의 웃음보를 찌르고, 극단 유는 톨스토이 원작의 뮤지컬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12월9∼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두 극단 모두 영화와 드라마에서 각광받는 스타 연기자들의 산실 노릇을 해왔는데 이들이 단역도 마다않고 뛰어드는 통에 보기 드물게 초호화 캐스팅 무대가 돼버렸다. ●새로운 차원으로 관객을 안내하는 즐거움 극단 차이무는 ‘차원이동무대선’의 준말이다. 세상을 보는 다차원의 관점을 제시하고 싶어서 붙인 이름이다. 연우무대 출신의 극작가 겸 연출가 이상우, 배우 문성근, 류태호를 중심으로 송강호 강신일 박광정 등 ‘범 연우인’들이 뭉쳤다. 이상우 연출가는 “91년 연우무대를 나온 뒤 개인사무실을 냈는데 동료·후배들이 매일 몰려와 술을 마시기에 ‘그러지 말고 공연을 하자.’고 해서 만든 극단”이라며 웃었다. 차이무는 번역극 ‘플레이랜드’로 창단 신고식을 치른 이후 ‘늙은 도둑이야기’‘비언소’‘돼지 사냥’ 등 창작 흥행작을 줄줄이 내놓았다.‘차이무 스타일’ 혹은 ‘이상우 스타일’로 불리는 차이무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다.‘생각은 깊게, 표현은 경쾌하게’라는 이상우 연출가의 작품관은 풍자와 냉소가 깃든 독특한 질감의 ‘차이무표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극단 차이무의 또다른 특징은 단원들을 멀티플레이어로 키우는 것. 배우가 연출도 하고, 연출이 스태프 일을 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면 ‘변절자’로 취급하는 다른 극단들과 달리 차이무는 오히려 배우들에게 “여기에서만 필요한 배우가 되지 말고 다른 곳에서도 불러주는 배우가 되라.”고 독려한다. 이런 분위기 덕에 차이무에는 TV와 스크린, 무대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는 배우들이 많다. 창단 공연 이후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문성근은 “공동체 안에서 하모니를 이뤄내는 차이무만의 남다른 분위기가 있다.”면서 “차이무의 레퍼토리를 연중 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주년 기념작 ‘마르고 닳도록’(이강백 작·이상우 연출)은 애국가의 저작료를 받아내려는 스페인 마피아 집단을 내세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꼬집는 블랙 코미디. 문성근 강신일 박광정 김승욱 등 스타 배우들이 단독 캐스트로 공연 내내 무대를 지킨다.(02)747-1010. ●무대와 관객을 향한 끝없는 열정 배우 유인촌이 이끄는 극단 유는 남들이 가지 않는 험한 길을 주로 택했다.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99년, 공연문화의 불모지인 강남 한복판에 전용극장을 덜컥 지었고,‘홀스또메르’‘철안 붓다’ 등 작품성은 있지만 돈은 안 되는 공연들을 뚝심있게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에는 지방으로까지 눈을 돌려 강원도 봉평에 달빛극장을 개관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유 대표가 CF 찍어 적자를 메워 온 시간들이 쌓여 어느새 10년. 그의 말대로 여태 버텨온 게 ‘기적’이다. 더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택시 드리벌’‘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같은 흥행작들도 큰 버팀목이 됐다. 과거 10년을 결산하고, 미래의 10년을 전망하는 기념 공연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를 앞둔 그는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했다. 원래 계획했던 ‘햄릿’이 주역 캐스팅 문제로 무산되면서 차질이 빚어지긴 했지만 유 대표가 맨처음 10주년 기념작으로 점찍었던 작품은 ‘어느 말의 이야기’였다. 그는 “서사적인 스타일과 사실주의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무대로 연극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두루 갖춘 작품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어느말의 이야기’는 한때 뛰어난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말 홀스또메르의 일생을 통해 우리네 인생을 통찰하는 우화극이다. 러시아 전통민요를 연상케 하는 서정적인 음악들이 곁들여진 뮤지컬로, 러시아인 아코디언 연주자를 비롯한 5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한다. 1997년 초연부터 세차례 ‘홀스또메르’역을 맡아온 유 대표가 이번에도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임명되면서 잠시 배우 일을 접었던 그는 “체력적으로 아주 힘든 배역인데다 부족한 연습시간 등 어려운 점은 많지만 10주년 기념작인 만큼 최고의 완성도를 갖춘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극단 출신의 영화배우 김수로, 정규수 등 30여명의 단원들이 출연한다.(02)515-058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인간시대]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인간시대]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지난 9월 14일 오후 9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주택가 골목길에 낯익은 인물이 학생들이나 들고 다닐 법한 가방을 X자로 메고 나타났다. 낯선 음악가들의 곡들이 담긴 콤팩트디스크(CD)가 가득 담긴 가방에다….20대에게나 어울릴 것 같은 옷차림으로 봐선 50을 넘긴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일이었다. 이곳 저곳에서 “어, 유인촌이다.”라는 말이 들려왔고,20여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너나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긱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리는 인디그룹 ‘오 브라더스’의 공연을 보러온 이명박 서울시장과 함께한 자리였다. ●“대표직은 정치적”은 오해 서울문화재단 유인촌(53) 대표이사를 12일 남산 자락에 자리한 중구 예장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총연출한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를 떠올리는 듯 ‘파아란 점퍼’ 속에 하얀 티셔츠 차림을 한 그는 “최근 몸살을 심하게 앓았는데 쉴 짬을 내지 못하고 늘 피곤에 찌들어 있다.”면서 “하늘이 일을 하라는 운명을 내게 주신 것 같다.”고 웃었다. 이 시장과의 인연을 물어봤다. 지난해 봄 부임하기 전부터 문화단체 등으로부터 그의 등용을 둘러싸고 ‘정치적’이라는 말이 오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답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네버’(Never·절대 아니다)이다. “돌아가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먼저 인연이 있어요. 이 시장께서 들으면 서운하시겠지만, 이 시장만 보고 이 일에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이 시장 역시 워낙 냉철해 단지 잘 아는 사람이라고 쓸 분은 아니죠.” 텔레비전 드라마 ‘전원일기’를 ‘정주영 회장’이 빠지지 않고 시청한 게 연이 닿은 계기였다고 한다. 자주 제작진과 출연진을 불러 저녁을 샀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당시 현대건설 회장인 이명박 시장도 함께했다. 그러나 조순·고건 전 시장 재임 때부터 장묘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서울시와 인연은 훨씬 이전부터 싹텄다. 중앙대 출신으로 모교 강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며 아트센터 소장을 맡는 등 문화와 관련된 일을 했고, 극단 운영 등 실물에도 밝다는 점을 눈여겨봤는지 이 시장이 초대 대표이사로 발탁했다는 게 주변 이야기다. “탤런트 일에 전념하면 돈도 생기고 명예도 챙길 수 있는데, 왜 오해까지 사가며 이 일을 하겠어요.” 아직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밤이면 방송국으로 달려가고 재단 대표이사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느라 24시간이 빠듯하고 늘 피곤해 있다는 그는 아침 6시면 일어나 스트레칭과 줄넘기로 몸을 푼다. “배우라는 직업에 매달릴 때에는 직업의 특성상 생활이 매우 불규칙했어요. 한번 공연에 들어가면 밤새는 일도 잦았고요. 그 때는 내가 할 일만 하면 되고 자유롭게 생활해서 특별히 스트레스도 없었죠. 그러다 처음으로 짜여져 있는 조직생활을 해보니 느낀 점이 많습니다.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해 오전에는 주로 회의와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전시장, 저녁에는 공연장 순회와 관련 인사들을 많이 만나요.” 유 대표는 공연기획 등 밖에서 일했을 때에는 관청에서 지원하는 게 푼돈이라는 생각으로 차라리 주지나 말지라는 불평도 했지만 이젠 이해된다고 했다. 공무원들은 안팎으로부터 이런저런 오해를 받기 싫어 ‘소액 다수’식으로 지원금을 내려보낸다는 설명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 제공 “1000만명이 사는 서울에 문화예술 여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경제적 사정이 나빠져 먹고 살기도 팍팍한데 무슨 문화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아요. 배 부른 뒤에야 눈돌릴 분야라는 사고방식이 발전을 늦추는 것입니다.”“생활에 활기가 있어야 다른 분야의 발전도 이끌 수 있기 때문에 문화예술은 아주 중요합니다. 문화예술은 삶의 밑바닥이자 밑천을 이루는 보석상자입니다. 작으나마 역량을 쏟아부어 서울만의 문화 브랜드를 마련하는 바탕을 다지고 떠나겠습니다.” 그가 밝히는 구호는 ‘모두 다 함께 즐기는 문화’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다. 유 대표는 요즘 마라톤에 한창 빠져 있다. 남산 산책로 입구에서 석궁(石弓) 터인 석호정, 국립극장을 돌아오는 왕복 7㎞ 코스를 수요일마다 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빠듯한 일정 때문에 잘 안된다며 눈을 비볐다. 강단으로 돌아가는 일이 늦어져 제자이자 후배들에게 가장 미안하고, 다음으로는 가족들에게 마음과 달리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그는 아들 둘을 뒀다. 부인은 소프라노 강혜경(46) 중앙대 성악과 교수로 서로를 격려해주는 학계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몇년 전 홀아비 신세를 자청하기까지 했다. 부인을 이탈리아로 유학 보내고 아들을 키운 것이다. 서로의 예술세계를 키워주기 위해 애쓰는 점이 인정돼 정부로부터 ‘명예 평등부부’로 선정된 적도 있다. ●연극서 악역 처음 맡아 지금 문화재단 업무 외에 가장 힘쓰는 일은 극단 10주년을 기념하는 연극 준비다. 오는 12월 9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톨스토이 원작 ‘어느 말(馬) 이야기’가 올려지는데 그는 사람이 아닌 말 역할을 맡게 된다. 문화예술 30년 인생을 걸다시피 한 연극은 퇴임 직후인 내년 6월 가질 생각이다.‘햄릿 2006’에서 그는 형을 독살하고 형수를 빼앗는 악한 클로디어스 역을 맡는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마음씨 좋은 양촌리 김회장댁 둘째아들 역할을 하는 등 코흘리개도 알 정도로 유명한 그는 “아마 악역을 맡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면서 “관능적인 인물로 묘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톨스토이 공원의 시인/소니 브루어 지음

    시한부 선고 1년을 받고도 20년을 더 산 사나이.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를 사랑한 미국의 전직 대학교수인 헨리 스튜어트라는 노인은 ‘삶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삶을 얻었다. ‘톨스토이 공원의 시인’(소니 브루어 지음, 이은정 옮김, 길산 펴냄)은 실존 인물 헨리의 삶을 그린 흥미롭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소설이라기보다 헨리가 추구했던 자연주의 삶을 한 편의 영상으로 보는 듯하다. 폐결핵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자 그는 자신을 압박하는 모든 관념과 물질 세계를 거부했다. 맨발과 낡은 바지, 셔츠 한 벌로 앨라배마 페어호프 숲으로 들어간 것. 울창한 숲, 땀 흘려 일군 밭 한 뙈기, 아무 것도 넣지 않은 밀가루 빵에서 진리를 읽었고, 영혼의 자유를 누렸다.. 아직도 그곳에는 그가 지은 새둥지처럼 둥근 집이 남아 있다.‘톨스토이 공원’이라고 그가 이름 붙인 숲은 많은 이들의 영감의 원천이 됐다. 헨리가 숨지자 이들은 그를 ‘톨스토이 공원의 시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혹독한 환경이라도 인간은 자신을 개선시키고 고양시킬 수 있으며 그럴 권리가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그는 몸소 보여 줬다.1만 5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씨줄날줄] 아리랑/우득정 논설위원

    남북한 7000만 한민족을 관통하는 현재어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면 정서를 한데 묶는 키워드는 ‘아리랑’이다.1세기가 넘는 이민사를 거치면서 전세계로 흩어진 한민족 후세들의 잠재의식을 일깨우는 공통어도 ‘아리랑’이다. 그래서 설움에 복받쳐 끊어질 듯하다가도 끊어지지 않는 노랫말에서도 확인되듯 아리랑의 정신은 저항의 정신이자 연대의 정신이다. 정선·진주·밀양·대구아리랑 등 지방마다 아리랑 민요가 있고, 해마다 축제가 열린다. 현재 전해지는 민요 중 아리랑이 포함된 곡은 100여곡, 가사는 무려 3000여수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리랑 연구는 1896년 미국인 선교사 H B 헐버트가 최초로 아리랑을 채보(採譜)했고,1926년 단성사에서 개봉된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로 채택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범주에서 아직도 크게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20세기 초 양악 작곡가였던 이상준 선생이 직접 채보한 아리랑 악보를 발견한 정도가 새로운 연구 성과로 꼽힐 정도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운동가 김철수와 님 웨일스의 소설 ‘아리랑’의 실존인물 김산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정부의 서훈 수여와 함께 정식 복권된다고 한다.1937년 여름 중국 옌안(延安)에서 님 웨일스와 첫 대면한 김산은 “자살은 식민지 민중이 요구할 수 있는 불과 몇 안 되는 인간 존엄성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기보다는 자살을 택하려는 민족에게 마음을 줄 수 없다.”는 님 웨일스의 쌀쌀맞은 반응에 “한국민들은 천성적으로 유순하지만 지독히 오랫동안 신음해왔던 참을성 많은 사람이 터뜨리는 분노보다 더 큰 분노는 없다.”고 단언한다. 김산은 1938년 중국공산당에게 ‘트로츠키주의자’ ‘일제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처형됐지만 일제 강점이라는 시대상황에 온몸으로 저항했던 공산주의 독립운동가였다. 그리고 소설 속 김산은 톨스토이류의 휴머니스트로도 분류할 수 있다. 한국민의 정서와 자연스럽게 맞닿는 이러한 휴머니즘으로 인해 그는 나운규가 그리고자 했던 ‘아리랑’의 또다른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 김산의 복권이 남북한을 잇는 정서의 가교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확바뀐 야간문화] ‘서울의 밤’ 문화야 놀~자

    [확바뀐 야간문화] ‘서울의 밤’ 문화야 놀~자

    먹고 놀고 마시는 ‘음주가무족’이 ‘밤의 제왕’이었던 시대가 가고 있다. 시내 박물관·공원 등의 운영시간이 연장되는가 하면 곳곳에서 야간에 공연·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밤 문화의 업그레이드에 불씨를 댕긴 것은 1990년대 말 일부 영화관이 심야영화를 상영하면서부터지만 그동안 놀거리가 특정지역에 한정됐던 것이 사실이었다. 광화문에 있는 대기업을 다니는 황선미(29·서울 강남구 서초동)씨는 퇴근한 뒤 자투리 시간이 나면 서울시립미술관이나 서울역사박물관을 둘러본다. 인근 시청광장 잔디밭에 앉아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시며 동료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로에서 밤 10시에 공연되는 뮤지컬 ‘헤드윅’에 열광하기도 했다. 집에 갈 때 한강다리를 건너면서 느끼는 다채로운 ‘빛의 향연’도 볼 거리다. 황씨는 “밤에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늘어나면서 평일에는 시간을 쪼개 영화·연극 등을 보고 주말에는 학원에 다니는 등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표정이 살아나는 서울의 밤 최근 서울시립역사박물관은 운영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했다. 톨스토이, 세르반테스 등의 작품 낭송 모임등 옛 유럽의 살롱문화를 만들어 문학적 정취를 만끽하게 했다. 여기에 매달 한 차례씩 박물관 로비에서는 멋들어진 콘서트도 열리고 있다. 늦었지만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수·금 오후 9시30분), 영국 대영박물관(목∼토 오후 11시),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금·토 오후 9시)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은 일주일 중 적어도 하루 이상 밤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다. 이런 탓인지 까다로운 관람제한으로 원성을 샀던 삼성미술관 리움도 최근 매주 목요일 오후 9시까지 예약 없이 야간개관을 실시하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의 한 출판사를 다니는 송희석(36·강북구 미아6동)씨는 한여름 시청 앞 서울광장 잔디밭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잔디밭에서 영화를 본 건 대학 때 이후 처음이다. 송씨는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영화를 보면서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매주 금요일 밤 10시 ‘심야영화 상영회’를 연다. 한 사람당 2000원, 두 사람은 3000원으로 저렴하다. 세종문화회관 앞계단·마당에서는 뮤지컬단, 무용단, 합창단 등 산하단체별로 공연하는 ‘세종로 별밤 페스티벌’이 열린다. ●유모차 끌고 야간공원 산책을 도심뿐만 아니라 대학로, 창동문화마당 등 시내 곳곳에서도 10월29일까지 오후 7·8시에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있다.‘한여름밤의 콘서트’(중랑천 둔치),‘오감(五感)으로 느끼는 영화 속 명장면’(구암공원),‘드럼페스티벌’(서울숲) 등이다. 성동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밤 10시까지 개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봄에만 운영시간을 늘렸지만 올해는 밤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아예 1년 내내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단순히 문을 여는 시간만 늘린 게 아니라 계절별로 ‘더위 사냥 여름축제’(여름),‘갈잎 페스티벌’(가을),‘겨울추억 만들기’(겨울) 등을 릴레이로 이어가고 있다. 과천 서울대공원도 8월30일까지 매일 밤 9시까지 공원을 개방하며 ‘동물원 옆 장미원축제’,‘한여름밤의 나들이’ 등을 열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무용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밤이 낮을 위한 종속개념에 불과했다면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밤이 생산활동의 중심이 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문화공간의 심야 확산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논술이 술술] 걸리버 여행기/글쓴이:조나단 스위프트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어렸을 때 책으로든 만화로든 또는 만화영화로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인국과 소인국을 여행한 걸리버의 이야기를 친숙하게 접하며 자라왔다. 하지만 막상 ‘걸리버 여행기’의 전체 내용을 직접 책으로 읽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걸리버 여행기’를 책으로 직접 읽으면 그 내용이 우리가 알고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당시 사회와 인간 문명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소설은 1726년 처음 출판될 당시부터 선동적 명예훼손죄로 제소될 위험 때문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1735년 더블린에서 처음 완성본이 출판될 때에도 정치적으로 너무 위험하다고 일부분이 삭제되는 불행을 겪어야 했다. 스위프트는 1667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성공회 목사였던 그는 영국 지배에 대한 반발로 1724년에 일어난 아이리시 저항 운동의 지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지금도 아일랜드에서 국가 영웅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다양한 정치 활동에 참여하며 영국의 아일랜드 지배와 당시의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글들을 많이 남겼다. 이 책의 큰 특징은 작가가 스위프트 자신이 아니라, 레뮤엘 걸리버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프트는 책 머리에 ‘발행자가 독자에게’,‘선장 걸리버가 사촌 심프슨에게 보내는 편지’를 붙여서 마치 이 책이 실제로 걸리버 자신이 쓴 여행 기록처럼 보이도록 했다. 걸리버의 입을 빌려 당시 사회를 마음껏 풍자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걸리버 여행기’는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1·2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은 사람들의 나라 릴리퍼드와 큰 사람들의 나라 브롭딩낵 이야기다.3부는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인 라퓨타와 그 밖의 지역에 대한 여행기이며,4부는 말들의 나라인 휴이넘을 다루고 있다. 이 가상의 여행기들은 모두 인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품고 있다. 이는 비단 당대의 현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현실까지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닌다. 동화처럼 읽었던 소인국의 이야기는 명분과 이념에만 사로잡힌 채 당파와 파벌, 부패와 부조리에 휩싸여 있는 정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색과 연구에 몰입하여 아무런 생산도 하지 않고 언제나 쓸데없는 생각과 연구에 세월을 바치고 있는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 이야기에서는 현대의 기술주의에 대한 비판을 읽을 수 있다. 나아가 걸리버의 입을 통한 비판은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귀족, 사법, 종교 등 사회의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걸리버의 여행이 실제로는 인간 사회의 비뚤어진 현실에 대한 탐색과 여행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스위프트는 이 책의 목적을 걸리버의 입을 빌려 “영국에서 살고 있는 야후들의 악덕에 가득 찬 사회를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희망을 가지고”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걸리버의 또 다른 기록처럼 단지 영국 사회만이 아니라, 인간 문명 전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주인은 우리를 아주 작은 분량의 이성을 부여받은 동물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성을 좋은 일에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잘못을 만드는 일에 이성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좋은 능력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인간의 단점들은 더욱 늘어나게 되었으며, 아무런 소용도 없는 발명품에 의해 자신의 단점을 메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생각해보기 -풍자와 해학의 차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써보자. -“우리에게는 서로 사람을 미워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종교는 있지만, 서로 사랑하게 만드는 종교는 없다.”는 걸리버의 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 실생활의 법률 문제를 소재로 일반인과 변호사들에게 법률적 판단을 묻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를 보면 일반인들의 상식과 법률적 판단이 상당히 다르다. 이처럼 법률 체계가 일반인들의 상식적 판단을 벗어나 전문화, 복잡화되는 원인은? 이는 바람직한가?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1∼고3 -관련 교과:고등국어·사회, 윤리와 사상, 세계사, 정치, 경제,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1984(조지 오웰),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모모(미카엘 엔데) -기출논제:전남대 2000학년도 정시 논술, 이화여대 2000학년도 정시 논술
  • [논술이 술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글쓴이 : 톨스토이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유명한 작가이자 사상가이다. 그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두 살 때와 아홉 살 때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의고 친척 집에서 자랐다. 열아홉 살 되던 해에는 카잔 대학에 진학했으나 싫증을 느끼고, 고향에 돌아가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부들의 생활 개선에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꿈을 실현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군대 생활을 하던 1855년에 ‘유년 시대’라는 소설을 발표하여 작가가 되었고, 이어 ‘소년 시대’‘청년 시대’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유럽에 널리 알렸다. 톨스토이의 삶은 그의 나이 50세를 기점으로 전혀 다른 두 부분으로 나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60년대와 1870년대의 전반기까지 그는 행복한 결혼 생활과 창작에 몰두하며 ‘안나 카레리나’와 ‘전쟁과 평화’와 같은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뒤에 쓴 ‘참회록’에서 이 시기를 오직 제 집안 일과 재산, 작가로서의 성공만을 얻는 데 급급했던 이기주의적 시기였다고 스스로 비판하고 있다.50세가 된 1870년대 후반부터 톨스토이는 세속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좀더 이상적인 그 무엇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기 생활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스스로 물으며 플라톤이나 칸트, 쇼펜하우어, 파스칼과 같은 철학자들의 책을 두루 탐구하던 끝에 결국에는 기독교 사상에 대한 나름의 재해석을 통해서 그 답을 찾았다. 그의 사상은 사랑의 관념에 투철한 원시 기독교 정신으로 되돌아가서 전 세계의 복지에 기여하려는 것으로서, 근로·채식·금주·금연의 소박한 생활과 악에 대한 무저항 불복종주의를 신조로 한다.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그는 1882년 모스크바 빈민굴을 시찰한 후에는 종교적·윤리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 제도의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낸다. 이 책에 실린 11편의 작품은 톨스토이가 오랜 정신적 방황을 끝내고 이른바 ‘톨스토이주의’라고 불리는 그 나름의 새로운 기독교 윤리관을 확고하게 세운 뒤인 1880년대 이후에 쓴 것이다. 이 시기에 그는 자신의 사상을 헐벗은 농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전통적인 민담 형식을 띤 글들을 다수 발표하는데, 이 책에 실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든가, 어려서 동화로 많이 읽는 ‘바보 이반’과 같은 이야기들은 그가 쓴 다른 어떤 장편들보다도 톨스토이의 사상을 간명하게 잘 나타내 준다. 이 책은 민담 형식으로 쓰인 톨스토이의 짧은 단편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세 노인’과 같은 작품들은 어떠한 것이 올바른 삶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깊은 울림을 지니고 있다. 악에 동일한 악으로 대항하려 하지 말고, 지상의 부귀를 버리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라는 그의 가르침이 담긴 이 짧은 글들은 문학의 참된 의의와 가치를 확인하게 해 주는 영롱함을 보여 준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생각해보기 -톨스토이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무엇이라 말하고 있나. -‘사랑’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사랑’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다. 참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보기를 들어 써보자.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덕목을 골라 그 중요성을 써보자. -인간의 삶에서 ‘물질’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두 형제와 금화’에서 톨스토이는 ‘사람을 돕는 일은 돈이 아니라 오직 일로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 중1∼고3 -관련 교과 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전통윤리, 사회문화, 정치, 경제 -함께 읽어 볼 책 부활(톨스토이), 죄와 벌(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당신들의 천국(이청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무소유(법정) -기출논제 2000학년도 서강대 정시 논술,1999학년도 이화여대 인문계 정시 논술,1999학년도 서강대 모의 논술,1998학년도 이화여대 정시 논술,1998학년도 서강대 정시 논술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1년만에 국보법 무혐의 ‘태백산맥’ 작가 조정래 인터뷰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1년만에 국보법 무혐의 ‘태백산맥’ 작가 조정래 인터뷰

    1930년 프랑스의 앙드레 모루아가 대하소설(大河小說,roman-fleuve)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대하’의 흐름처럼 계속된다는 뜻이다. 유럽에서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하지만 세계 문학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기록이 한국에 있다.1질도 힘들다는 대하소설을 무려 3질이나 썼다.‘태백산맥’(10권)에서 시작돼 ‘아리랑’(12권)을 부르며 ‘한강’(10권)에 이르렀다. 등장인물만 하더라도 1200명이다. 실타래처럼 풀어놓은 삶의 희로애락, 켜켜이 쌓여진 원고지 높이가 7m30㎝에 이른다. 과연 몇명이나 읽었을까. 팔린 부수로 계산해보자. 태백산맥 600만부, 아리랑 350만부, 한강 200만부, 합치면 1150만부에 달한다. 태백산맥의 경우 인세수입은 30억원이며 아직도 대학도서관 대출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기록깨기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질도 힘든 대하소설 3질이나 집필 최근에는 태백산맥을 원고지에 베껴쓰는 독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번역돼 세계로 무대를 넓혀간다. 사람들은 작가를 가리켜 ‘접신(接神)’이라고도 한다. 조정래(63)씨. 빨치산과 분단문학가로 대표된다. 서울 서초동의 한 전통찻집에서 만났다. 태백산맥으로 11년만에 굴레를 벗었다. 그래서일까. 꽃이 만발한 들판에서 뛰노는 아이같은 느낌이 풍겨왔다. 인사말이 오고갔다. 먼저 태백산맥의 보안법 무혐의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그는 “검찰의 용단에 감사한다. 목에 감겨 있던 쇠사슬이 풀린 기분이다. 빼앗긴 창작의 자유를 되찾아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그동안 동료작가들의 심리적 위축이 많았다. 이제는 후배작가들이 추구하려는 분단문학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은)검찰의 성숙된 변화이며 진정한 통일의 길을 한가닥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빼앗긴 창작의 자유 되찾아 홀가분” 누가 가장 반가워했느냐는 물음에 주저없이 “온갖 고초를 함께 겪어온 아내”라면서 “(아내는)‘여보, 당신 이젠 자유야.’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대답했다. 순간 11년의 굴레가 생각났는지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 회한이 교차했을 법하다.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히는 듯했으나 금방 웃음으로 바꾼다. 차 한잔을 마신다. 순천 벌교에 들어설 ‘태백산맥문학관’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했다.“문학관사업은 원래 9년전 구체적으로 진행되다가 자유총연맹과 공안당국의 방해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해 다시 구체화됐다.”면서 “최근 착공됐으며 내년 5월에 개관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설계는 건축가 김원씨가 맡았다. 김씨와는 지난해 6월 사단법인 남북어린이어깨동무에서 주관한 평양어린이병원 개원과 관련해 방북 때 동행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문학관에는 육필원고와 태백산맥의 사건 일지, 협박편지, 방송녹화자료 등 고통의 흔적들도 전시할 예정이다. 특히 2편의 유서도 선보인다. 조씨는 태백산맥으로 늘 미행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까닭에, 어느날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 끝에 94년 2월과 97년에 유서를 썼다. “태백산맥 2회분을 쓰고나서 공안당국의 협박에 시달렸죠. 하루는 아내한테 ‘아이 데리고 견딜 수 있겠느냐.’고 했지요. 그랬더니 아내는 ‘작가가 두려워서 글을 못쓰면 작가도 아니다.’고 했어요. 아울러 ‘어차피 작가의 영욕(榮辱)은 반반’이라고 하더군요. 제겐 큰 위로가 됐습니다.” 조씨 부인은 시인 김초혜씨다. 둘은 문단에서 소문난 캠퍼스 커플이다. 조씨와 함께 동국대 2학년때 문학서클 ‘용운문학회’ 멤버로 만나 결혼했다. 둘은 문학적 논쟁 외에는 부부싸움 한번 안할 정도로 40년동안 잉꼬부부로 살아오고 있다. ●하루평균 원고지 30매는 반드시 메워 대하소설을 3질이나 쓴 저력은 어디에 있을까. 즉각 “험난하고 처절한 역사가 힘이 됐다. 분단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 작가의 책무요, 알면서 안쓰면 비겁한 것이고 기피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작가적 사명감으로, 자신과 외롭게 싸우면서 수없이 구슬을 뀄다. 또한 부친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부친은 일제 때 한용운 선생의 청년승려 비밀조직인 ‘만당’(卍黨)에 참여해 불교개혁과 일제에 항거했다. 조씨는 “선친의 문학비가 낙산사와 고흥에 세워져 있으며 유품 몇점이 아리랑문학관에 전시돼 있다.”면서 “(자신이)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맑은 풍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곧 태교음악이었다.”고 회고한다. 불교소재의 글을 쓸 때에는 (원고지)파지 하나 없이 생득(生得)적 일사천리로 쓰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원고지로 글쓰기를 고집한다. 컴퓨터나 핸드폰 같은 것을 싫어한다. 기계에 얽매이는 것이 싫단다.‘글발’을 받을 때에는 하루 150매까지 쓴다. 하루평균 30매는 꼭 쓴다. 이 대목에 이르자 “혹자들은 ‘돈을 많이 번 작가’라고 하지만 ‘글감옥’에 갇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 집필때마다 수차례 병원신세 예를 하나 든다. 어느 대학에서 작가 지망생들을 상대로 강의했을 때였다. 처음에는 조씨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던 학생들이 ‘조정래의 삶’(TV녹화자료)을 감상한 뒤에는 다들 “생각을 바꾸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작가론이 이어진다.“농부의 호미가 녹슬 겨를이 없듯이 작가 또한 열심히 밭고랑을 일구는, 인생을 끊임없이 경작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유했다. 이러는 동안 그는 세가지 병마와 싸웠다고 고백했다. 태백산맥을 집필할 때에는 위궤양으로 고생했다. 또 아리랑을 쓸 땐 오른팔 마비, 한강 땐 탈장 등으로 수차례 병원신세를 졌다. “피가 증발해버리고 하얗게 표백되는 현상이 거듭되고, 침대에 누우면 온몸이 조각난 것처럼 혼미해지고 ‘이대로 죽을 수도 있구나.’하며 잠에 빠지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창밖을 응시한다. 목소리가 낮아진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태백산맥’을 쓰기 시작했어요.‘한강’을 끝내고 나니 어른이 되어 장가를 가겠다고 하더군요.‘글감옥’에 갇혀 지내느라 아들과 대화도 못해 어찌나 미안한지…, 글을 쓸 때에는 아내도 아들도 접근을 못하거든요.” 그래서 손자들한테는 무척 다정다감한 할아버지로 대해준다고 했다. 주말마다 손자의 손을 잡고 나들이하며 더할 수 없는 행복에 빠져든다.“초록빛 잔디밭에서 하늘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만끽한다.”며 어린 아이처럼 활짝 웃는다. 특히 요즘에는 6살된 첫째 손자가 “할아버지, 저도 태백산맥을 쓸게요.”하는 재롱에 몇번이고 감동을 받는다. 조씨의 아들 도현(34)씨와 며느리 이민경(31)씨가 최근 4년5개월만에 ‘태백산맥’을 베껴쓰는 일을 끝마쳤다. 손자가 그런 모습을 지켜봤던 것이다. 조씨는 향후 10년 계획을 밝히면서 동화 2편을 반드시 쓰겠다고 강조했다. 손자와 지내다보면 동화쓰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고 했다. 톨스토이도 말년에 동화를 썼다고 덧붙인다. 아울러 장편 3권과 역사속의 인물 10명을 택해 전기를 쓰는 것도 이미 기획돼 있다고 했다.“글이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할 수 있는 예술의 한 장르”라면서 한번밖에 없는 생애에 언어의 여력을 계속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4남4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주로 순천과 벌교에서 지내면서 여수·순천사건과 6·25전쟁을 겪었다. 이 경험은 훗날 중요한 문학적 토양으로 작용한다.1970년 ‘현대문학’에 ‘누명(陋名)’과 ‘선생님 기행’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월간문학’ 편집장,‘소설문예’ 발행인으로 활동했다.78년에는 도서출판 민예사를 설립했으며 ‘한국문학’ 주간을 지냈다. 이후 83년부터 ‘대하’에서 ‘소설’이란 배를 홀로 타고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반야심경을 자주 외며 내공의 힘을 쌓지요. 또 건강을 위해 집(경기 분당) 주변 율동공원을 매일 한시간씩 산책합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3년 전남 벌교 출생 ▲62년 서울 보성고등학교 졸업 ▲66년 동국대 국문학과 졸업 ▲70년 현대문학 ‘누명’으로 데뷔 ▲73년 월간문학 편집장 ▲75년 소설문예 발행인 ▲77년 민예사 대표 ▲83년 태백산맥 집필 ▲86년 태백산맥 전10권 발간 ▲94년 아리랑 전12권 발간 ▲2001년 한강 전10권 발간 ▲이밖에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2003년), 조정래 문학전집 전9권,‘시간의 그늘’ 등 문학지에 소설 50여편 발표. ■ 상훈 제27회 현대문학상(유형의 땅), 대한민국문학상(인간의 문), 단재문학상(태백산맥), 노신문학상(아리랑). 제7회 만해대상 등
  • 체첸반군 “러 전역서 저항 개시”

    샤밀 바사예프와 함께 대표적인 체첸반군 지도자로 손꼽혀온 아슬란 마스하도프(53)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도 그로즈니 북쪽 톨스토이 유르트 지역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협상을 통한 자치권 확대를 주장해온 마스하도프가 사망함에 따라 반군내 강경파가 득세, 수천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10년간의 체첸 전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런던에 머물고 있는 마스하도프의 대리인 아흐메드 자카예프도 “러 전역에서 체첸인의 저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일랴 샤발킨 북카프카스 러시아군 대변인은 이날 “연방보안국(FSB) 부대의 특별작전을 통해 마스하도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NTV는 유혈이 낭자한 시멘트 바닥에 웃옷이 벗겨진 채 널브러져 있는 마스하도프 시신을 그대로 방영했다.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FSB와 러 내무부는 최근 체포한 반군 포로들로부터 마스하도프가 친척 집에 은신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집을 기습, 주인을 추궁한 결과 지하벙커에 그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투항 여부를 놓고 1시간 동안 언쟁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이 총기를 오발하는 바람에 마스하도프가 숨졌다는 것이다. 친러 성향의 람잔 카디로프 체첸 부총리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FSB는 생포하려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해 이같은 보도를 뒷받침했다.NTV는 공격 직전 이들이 바사예프 등의 지시로 체첸정부 건물을 테러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마스하도프의 비극적인 최후는 체첸의 한 많은 역사를 압축한다. 그를 포함, 지난 1991년 독립 선언 이후 지금까지 체첸에서 대통령을 역임한 5명 중 4명이 타살됐다. 91년 일방적으로 잉구셰티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체첸은 94년부터 3년간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대가를 치렀다.96년 러시아군이 철수하자 반군을 이끌었던 마스하도프는 이듬해 1월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완전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으로부터 ‘러시아 앞잡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고 결국 2년 뒤 권좌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반군 지도자로 돌아온 그는 러시아군이 재침공하자 99년 바사예프와 손잡고 다게스탄공화국을 침공, 이슬람 공화국 건설을 시도한다는 비난을 샀다. 체첸 주민의 다수는 수니파 무슬림이다. 그러나 바사예프가 그해 200명 이상을 희생시킨 러시아 아파트 폭파테러 등을 주도하자 또다시 갈라섰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330명이 희생된 북오세티야 베슬란 학교 인질극을 마스하도프가 주도했다고 보고 10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마스하도프는 지난 한달 동안 러시아에 대한 공격 중단을 선언하고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현안 대화를 요구했으나 푸틴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하튼 무장세력의 군사위원회를 책임지며 반군내 유일한 평화 주창자였던 그의 공백으로 ‘폭력의 악순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지식인의 두 얼굴/폴 존슨 지음

    장 자크 루소의 명성은 그의 저서인 ‘에밀’‘사회계약론’‘학문과 예술론’의 기저에 깔려 있는 교육론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그가 글로 쓴 것과는 반대로 실생활에선 아이들에게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아이를 5명이나 고아원에 내다버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카를 마르크스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 연구에 천착했지만 정작 그의 집에서 수십년간이나 일했던 하녀에겐 동전 한닢 지불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사창가를 드나들면서도 여성과의 교제가 사회악이라고 여길 만큼 비정상적인 인물이었고, 논쟁을 즐기기로 유명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저주를 퍼붓던 망상증 환자였다. 이렇듯 사회적 명성 뒤에 숨은 지식인들의 또 다른 모습은 두 가지 면에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개인적·인간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발명이나 사상이 인류 발전에 이바지했다면 그것만으로 칭송받아 마땅하다는 견해, 또 하나는 그 지식인들이 창조한 것은 하나의 관념, 이데올로기, 또는 인간에 관한 특정 유형일 뿐이지, 과학적이거나 인간에 대한 철저한 이해에 바탕을 둔 이론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영국 언론인 출신의 저술가 폴 존슨이 지은 ‘지식인의 두 얼굴’(윤철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은 후자적 관점에서 근대 이후 사회정신과 이데올로기를 이끌어온 지식인들의 업적과 생애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고 명성 뒤에 가려진 추악한 이면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위인의 명성 이면의 도덕적·윤리적 판단은 필수 지은이가 말하는 지식인은 우리가 흔히 아는 ‘지식을 많이 가진 자’가 아니라 거대한 관념체계를 형성하고 교조와 명령, 권유를 통해 일반인들을 한쪽으로 몰아가며 세상을 움직이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당대나 후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지대하며, 지식인들에 대한 윤리적·도덕적 판단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저자는 근대적 개념의 최초의 지식인으로 꼽히는 계몽주의 철학자 루소부터 시작해 300여년에 걸친 위인적 지식인들의 철학과 기념비적인 성과를 소개하면서 몇 가지 비판적 질문을 던진다. 지식인들은 어떻게 자신의 철학을 성립시키고, 얼마나 세심하게 그 증거를 검토했는가?그들은 얼마나 진리를 존중했으며 개인생활에도 똑같이 적용했는가?물질적 이익 앞에 그들의 철학은 어떻게 왜곡됐는가?그들은 배우자와 가족들을 어떻게 대우했으며, 지인들과 얼마나 깊은 우정을 나눴는가? 등등. ●습관적 거짓말쟁이 헤밍웨이 저자에 따르면 앞서 언급했듯이 근대 교육철학에 한 획을 그은 루소는 자식들을 다섯이나 고아원에 내다버렸다. 후일 이 사실이 알려지자 루소는 “그녀(아이 엄마)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란 해괴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루소는 세탁부 출신인 아이들 엄마를 23살 때부터 애인으로 곁에 두고 살면서 ‘천하고 무식한 계집종’이라고 멸시했으며, 그의 ‘고백록’ 중 상당 부분은 거짓말과 각종 변명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헤밍웨이는 습관적인 거짓말쟁이였음을 지적한다. 그는 “최상급의 작가들이 거짓말쟁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 직업의 중요한 부분은 거짓말이나 날조다.”고 스스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전문작가가 되기 훨씬 전부터 그는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했는데,5살때 길길이 날뛰며 달아나던 말을 혼자힘으로 막아냈다든가, 그의 부모에게 영화배우와 약혼하게 됐다는 등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의 저서전 ‘이동축제일’은 루소의 ‘고백록’만큼이나 미덥지 못하다고 지은이는 평가한다. 이밖에도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전형적인 남성 우월주의자로서 여성을 인간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했으며,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릭 입센은 평생에 걸쳐 분노와 공포감에 휩싸여 기행을 일삼았다. 베르톨드 브레히트, 조지 오웰, 노엄 촘스키 등 또한 ‘이성의 몰락’이란 비판 속에 지은이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폭정은 사상이 지배하는 전제정치 책을 읽다 보면 사실 지은이는 자본주의 체제의 신봉자이자 보수적 성향의 저널리스트로서 지나치게 인간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시켰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보편적인 인류가 아닌 특정한 개인에 대한 지식인들의 반응, 특히 그들이 친구, 동료, 하인, 가족들에 대한 방식을 주로 검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반문한다. 학자와 작가, 철학자가 아무리 저명하다고 할지라도, 대중을 향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말해줄 권리가 있는가?하고. 대중을 그들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온갖 지식인들의 위원회, 연맹, 그리고 그들의 이름이 빽빽이 박힌 성명서에 그는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지은이가 던지는 메시지는 이렇다. “그 무엇보다 우리는 지식인들이 습관적으로 망각하는 것, 즉 인간이 관념보다 중요하고, 인간이 관념의 앞자리에 놓여야만 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있어야만 한다. 모든 폭정 중에서 최악의 폭정은 사상이 지배하는 무정한 전제정치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미술관 갈까 뮤지컬 볼까

    미술관 갈까 뮤지컬 볼까

    올해 달력이 벌써 3월을 가리키지만 지난 주말에도 매서운 겨울 바람은 여전했다. 그러나 집에만 있지 말고 봄맞이 문화행사가 가득한 시내 미술관과 공연장 등으로 나서보자. 서울시는 3월을 맞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남산골 한옥마을,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봄향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9∼31일 국내 미술계의 원로 및 중진작가들의 대표적인 회화작품을 전시해 한국 현대미술의 현황을 살펴보는 ‘서울미술대전’을 연다. 서양화가 공성훈, 김춘수, 황주리씨 등과 한국화가 권영우, 김정욱, 서세옥씨 등 170여명의 대표작이 전시된다. 미술관 제1교육관에서는 10일부터 4월2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외국인과 시민 20명을 대상으로 ‘외국인과 함께하는 도예강좌’를 개최한다. 머그잔이나 항아리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다.7일까지 선착순 접수. 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 4월10일까지 열리는 ‘서울풍경전’도 흥미롭다. 박상옥의 ‘서울의 아침’, 이마동의 대표작 ‘흑석동 풍경’, 구와바라 시세이의 연작 ‘청계천’ 등 서울의 1950∼60년대를 보여주는 귀한 작품들도 전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27일까지 ‘톨스토이 전’이 계속 열린다. 시민들이 직접 기증한 다양한 유물들도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21일까지 전통 민속도판그림 전시회가 열린다. 다양한 민속화를 접하고,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20일까지 대극장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공연하며,1∼31일에는 퍼포먼스홀에서 뮤지컬 ‘점프’를 공연한다. 서울문화재단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청계천 성금모금 행사의 일환으로 연예인들과 함께 남산 산책로를 달리는 마라톤 행사를 갖는다. 서울열린극장 창동은 4∼6일 전통국악 장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퓨전타악 평화콘서트 ‘머리에 꽃을’,12∼20일 어린이뮤지컬 난타를 무대에 올린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김태희·안성기가 읽어주는 ‘부활’

    최근 TV브라운관을 통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탤런트 김태희를 비롯해 ‘국민배우’ 안성기, 영화배우 정준호 등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낭독하는 행사에 참가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촌)은 11일 ‘책 읽는 서울 2005’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7∼19일 오후 6시부터 100분 동안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톨스토이 문학의 밤’ 행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안성기, 정준호, 김태희 등 대중 연예인들과 연극배우 박정자, 국립극장장 김명곤, 뮤지컬배우 김선경 등 유명인들이 대거 출연할 계획이다. 낭독 전후에는 러시아 민속음악과 춤 공연, 현악 5중주, 시각장애인의 점자책 낭독, 아카펠라 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비드 소로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불복종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1980년대 후반 정부의 편파적인 방송정책에 항의하여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이 광범위하게 벌어졌으며, 최근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나타나며 불복종 운동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이루어진 저작권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네티즌들의 불복종 운동을 주장하는 글들을 인터넷 상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불복종’이 시민의 권리 가운데 하나로서 인식되는 변화가 시작된 듯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시민의 불복종’은 이러한 ‘불복종 운동’의 사상적 배경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저작이다. 특히 톨스토이와 간디의 ‘무저항 비폭력’ 사상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로(1817∼1862)는 미국의 사상가이자 문필가로서, 두 가지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1845년 여름부터 1847년 가을까지 2년 동안 월든 호반의 숲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일과 1846년 7월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인두세의 납부를 거절한 죄로 투옥 당했던 일이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쓰여진 것이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널리 읽혀지고 있는 ‘월든’이라는 작품과 바로 이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글이다.‘숲속의 생활’이라고도 불리는 ‘월든’은 근대 이후 본격적으로 자연과 깊은 교감을 나누는 생태주의적 사고의 방향을 제시한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시민의 불복종’은 옳지 못한 권력의 강제에 대한 시민의 ‘불족종’의 권리를 제기하며, 사회에 대한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근대 자유주의 사상의 가장 진보적이며 적극적인 유산을 남기고 있다. 그러고 보면 소로는 거대화된 산업과 사회 권력에 대항하는 21세기 시민운동의 두 흐름에 모두 큰 영향을 남긴 선구적 사상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하던 1846년 7월, 경관이자 세금징수원인 샘 스테이플스는 소로가 인두세의 납부를 거절하자 그를 감옥에 가두었다. 그는 곧바로 풀려났지만 2년 뒤 콩코드 문화회관에서 그 사건에 대해 강연을 했고, 그 다음해에 우리에게 ‘큰바위 얼굴’로 유명한 나다니엘 호손의 처제인 엘리자베스 피바디의 요청으로 강연문을 수정해 그녀가 창간한 잡지 ‘미학’에 실었다. 당시에는 ‘시민 정부에 대한 저항’이라는 제목이었지만, 소로가 죽은 뒤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이 책은 처음에는 소로의 다른 저서들처럼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가,19세기 말 톨스토이에게 발견되어 그의 정치, 사회 사상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 책이 정작 세계의 역사에 영향을 끼친 것은 간디를 통해서였다. 간디는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으며, 자신의 이념을 정리해 준 하나의 교과서로 여겼다. 간디는 “나는 소로에게서 한 분의 위대한 스승을 발견했으며,‘시민의 불복종’에서 내가 추진하는 운동의 이름을 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 밖에도 나치 점령 하의 레지스탕스 대원들이나 1950∼1970년대의 미국 흑인 인권운동 등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소로가 외롭게 제기한 ‘불복종’의 권리는 이제는 국제법에서도 일정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법과 사회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바보 이반(톨스토이), 간디 자서전(간디), 월든(소로), 사회계약론(루소), 권리를 위한 투쟁(예링) -기출논제:2001학년도 연세대 인문계 정시 논술,2003학년도 한국외국어대 정시 논술,2004학년도 경희대 정시 논술 ●생각해보기 -우리의 삶에서 국가란 무엇이고, 어떤 존재인가. -국가와 개인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일까. -시민의 저항권과 불복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해 보자. -‘악법도 법인가?’에 대한 생각을 써 보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생각해 보자.
  • [기자들의 ‘솔직토크’]SEOUL IN 이렇게 만들었다

    [기자들의 ‘솔직토크’]SEOUL IN 이렇게 만들었다

    서울신문이 주2회 발행하는 타블로이드판 수도권섹션 ‘서울in’제작에 참여하는 기자들이 올 한해를 마감하면서 지면에서 못다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취재진은 서울in이 고고성을 울린 지난 6월 1일 이후 7개월 동안 매주 두 번씩 닥치는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휴일과 주말을 반납해야 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부족한 점이 더 많았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질책과 격려를 ‘보약’ 삼아 더욱 제작에 전념할 것이다. 서울 18명, 수도권 4명 등 모두 22명의 서울in 제작진은 내년에도 서울시민과 수도권 주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기 위해 현장으로 제일 먼저 달려갈 것을 약속드린다. ● 반성 ‘죄와벌’ 톨스토이 작품?/이유종 기자 -올해를 뒤돌아보니 반성할 게 먼저 떠오릅니다. 톨스토이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을 인터뷰했습니다. 한참 톨스토이 이야기를 풀어놓던 관장이 생뚱맞게 ‘죄와 벌’을 언급하는 거예요. 전 분명히 고등학교 때 읽었거든요. 하지만 생각 없이 톨스토이의 ‘죄와 벌’이라고 기사에 썼습니다. 그걸 깨달은 것은 이미 윤전기가 돌아간 뒤였습니다. 다행히 인터넷 기사는 고쳤지만 관장이 나중에 전화했더라고요. 그냥 “죄송합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었지요. 마감에 쫓기다 보니 벌어진 오보였습니다. 이런 실수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잠실3동에 거주자가 한 명 산다’는 내용의 잠실 재건축 관련 기사를 썼지요. 그런데 ‘재개발’이라고 써서 넘겼습니다. 독자들의 예리한 눈을 피하지 못했지요. 인터넷 포털의 뉴스 사이트에 뜬 그 기사에 ‘재건축 제대로 공부하라.’는 내용의 대글이 수십개나 달리고, 이메일을 10여통이나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유인촌 기록의 진실은/고금석기자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지난 10월 매주 수요일 오후에 서울문화재단 유인촌 대표가 남산 마라톤 코스를 일반 시민과 뛰는 행사가 있었죠. 그때 유 대표와 함께 뛰면서 취재를 했습니다. 그런데 유대표가 서울신문과 서울시가 주관한 하이서울 한강마라톤대회에서 하프마라톤을 59분에 뛰었다고 하더라고요. 의심하지 않고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지면에서 본 선배가 “그 정도면 세계신기록 감이다. 다시 확인해라.”고 해서 유 대표에게 다시 확인하니까 “죽어도 맞다.”는 겁니다. 그래서 재단 관계자에게 또 확인해 봤지요. 역시나 “유 대표가 건망증이 심하다. 앞의 1시간을 빼고 말한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고요. 오보 아닌 오보를 날린 셈이죠. 그래서 정정기사를 내야 했습니다. 男의원을 여성으로 표현/이동구기자 -의회면도 크고 작은 실수가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다른 매체들이 다루지 않았던 분야였던 만큼,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의회제도 등 시의회를 소개하는 기사부터 썼지요. 그 과정에서 웃지 못할 실수들이 잇따랐습니다. 남자 의원을 여자 의원으로 표현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큰 실수였어요. 또 자치구의 한 의원은 “난 재선인데 3선으로 나왔다.”면서 기자가 이 때문에 문책을 당하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해 주기도 했습니다. 더 조심스럽게 기사 썼어야/서재희기자-‘어떤 것으로 골라야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내용의 ‘시장 정보’를 전할 때는 상인들의 말에 기댈 때가 많습니다. 한번은 서울 경동 약령시장에서 ‘국내산 한약재가 무조건 효능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산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말을 전했다가 국산 한약재를 만드는 농민에게 항의를 받았습니다. 불황과 외국 농산물 개방으로 농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말 한마디라도 더 조심스럽게 쓰지 못한 게 죄송스러웠습니다. 이자리를 빌려 사과드립니다. -이틀동안 꼬박 날을 새면서 대리운전을 취재했습니다. 경기가 나쁘니까 신용불량자는 물론 계약직 교사까지 대리운전에 나서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죠. 그런데 운전사들은 “왜 이런 것을 취재하냐.”며 반문하더군요. 세상과 가까이 있어야 하는 기자를 일반 사람들이 멀게 느끼는 것은 기자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 보람 사람만이 희망/이효연기자 -서울in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지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교육 기자인 저는 당연히 지역 밀착형 교육 기사를 계속 써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학교의 관현악단의 이야기가 어느새 유명세를 타더군요. 이렇게 작고 소박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전해주다 보면 저도 모르게 신이 납니다. 또 학교를 직접 돌아다니며 좋은 뉴스를 찾다 보니 어느덧 ‘사람의 귀중함’을 깨닫게 됐습니다. 오지에 있는 김포 석정초등학교 이근택 교장선생님이 천문대를 운영하겠다는 아이디어 하나로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다시 살려 냈습니다. 또 젊은 시절 탄광에서 잡부로 일했던 경험을 가진 한 교장선생님은 배고픈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함께 축구를 해 줍니다. 이런 훌륭한 선생님 한분 한분이 사람과 마을,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뛴만큼 인정받아/강동형 기자 -서울in이 나오는 날 아침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타블로이드판 서울in을 찾았는데 안 보였습니다. 순간 ‘배달 사고다.’하고 아찔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타사 기자에게 “보지 못했냐”고 물어보니 “다른 기자들이 (참고하려고) 다 가져갔다.”고 했습니다.‘뛴 만큼 인정을 받는구나.’ 싶어 흐뭇했습니다. 서울in이 여기까지 온데는 데스크를 보는 임태순부장, 노주석차장, 그리고 편집팀의 공이 큽니다. 편집을 맡고 있는 이기석 편집전문기자(국장급)를 비롯해 강기석 부장, 이경석 차장은 서울in 제작 마감이 주말에 걸려 있는 탓에 지난 7개월 동안 한 번도 일요일에 쉴 수가 없었습니다. 기사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이들이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합니다.(일동 박수) 우수중소기업 소개 뿌듯/김병철기자 -‘성공시대’와 이전의 ‘뜨는 기업’은 주인공과 기업의 판로 확대나 수익 증대에도 한 몫 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쌀버거’를 만들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경기도 평택의 ㈜라이스랜드 정인순 사장은 지난 14일 성공시대에 소개된 뒤 국무총리실 등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체 등에서 문의 전화가 잇따랐으며, 최근에는 대기업 2곳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지난 7월에 소개된 안산 반월공단 ㈜유한전자는 기사 덕분에 초절전 멀티탭을 공공 기관에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건실한 기업을 도와줬다는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마니아 난의 호응도도 높았습니다. 특히 1000원숍은 방송은 물론 뉴질랜드와 중국 등 외국에서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전화까지 받았을 정도였죠. 처음에는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독자들에게 좋은 창업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송기원씨 맛집기행 히트/이두걸 기자 -소설가 송기원 씨의 맛집 기행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남대문시장의 막내횟집 주인은 “기사가 나간 뒤 두서너달이 지나도록 사람들이 갑자기 너무 많이 몰려와서 놀랐다.”고 서울in 자랑에 입이 마르지 않습니다.“사람 냄새 나는 송기원 씨의 기사를 읽다 보면 어머니의 시골 밥상을 마주한 것 같다.”는 호평을 주위에서 많이 듣습니다. 주위에 맛집 관련기사가 넘쳐나는 요즘에도 송기원씨의 기사가 돋보이는 까닭이겠지요. -누드브리핑과 부동산페이지, 논술키워드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습니다. 누드브리핑이 주요 독자가 서울시 공무원들이라면 부동산 페이지는 주부들이 애독자입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병영체험을 소개한 ‘동작그만‘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습니다. 또 부동산기사를 쓴 기자를 찾는 문의 전화가 쇄도해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새삼 깨달은 현장의 중요성/송한수기자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다 보니 ‘현장’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지난 여름 아이스하키장에 취재를 갔지요. 물론 반팔 차림이었습니다. 거기서 얼어죽을 뻔 했습니다. 감기까지 걸렸지요. 또 한 번은 현장에서 시민들과 있다가 사진 기자가 위에서 찍은 사진에 제 모습이 신문에 실리면서 소갈머리가 없는 ‘비밀 아닌 비밀’까지 다 들통났죠. 하지만 덕분에 대머리 동호회 기사 한건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서울in 초반에 실렸던 ‘섬 재테크’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평소 가지 못하던 인천 연안의 섬들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새삼 느낀 것은 섬들도 부동산 가치가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섬도 부동산을 지렛대 삼아 계층 분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죠.‘섬 주민들은 떡 한쪽도 나눠먹는다.’는 얘기는 전설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래도 1박2일로 진행된 취재 때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저녁 때 섬 주민들과 회를 곁들여 소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간단치’ 않은 섬주민들은 술기운이 돌아야 속마음을 드러내더군요. 대개가 하소연이지만 저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다만 시간에 쫓겨 섬주민들의 다양한 생활 패턴이나 생각 등을 조명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유영철 관련 기사도 기억에 남습니다.‘지금 그곳은’란에 싣기 위해 유영철이 살았던 원룸을 찾아갔지요. 그 건물은 방이 나가지 않아 집주인이 곤혹스러워하더군요. 또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뜬 기사를 보고 “유영철이 살았던 원룸을 ‘호러 투어 코스’로 개발하자.”는 등 황당한 대글을 많이 올렸던 게 떠오릅니다. ● 다짐 우리만의 시각 가질것/김기용기자 -서울in은 출발할 때부터 다른 언론사에서 다루지 않는 작은 이야기를 쓰겠다는 방향을 잡고 출발했습니다. 내년에도 그 취지에 맞게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도 얼마든지 크게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사회적인 큰 흐름에서 벗어나 있지 않나 하는 회의도 들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만의 시각을 확보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취재나 기사 작성이나 좀 더 과감해져야 하겠죠. 올해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제작에 나서겠습니다. -의회면 기사를 다루다 보면 ‘지방의회나 의원들이 너무 순진하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언론을 잘 활용할 줄 모르고 가까이 하려고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그들이 중앙 언론으로부터 너무 소외돼 있었기 때문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지방의회의 중요성과 가치를 깨달았습니다. 내년에는 더욱 많은 지방 의원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겠습니다. 서울사람만은 위한 서울기사/김유영기자 -취재기자의 입장에서 항상 수도권 특화에 대해 고민하지만 중앙용 기사와의 구분 때문에 곤혹스럽습니다. 중앙 기사로 둔갑한 서울 지역의 기사들이 정보시장에서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탓이죠. 중앙지들은 대개 사회, 경제면에서 전국 기사뿐 아니라 서울의 기사를 흘려 쓰곤 합니다. 때문에 취재 기자들은 서울사람들만의 서울 기사를 찾는 데 고심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밀착형 기사나 심층취재, 생각의 전환 등으로 차별화된 기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런 기사를 찾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입사한 뒤 경제부에만 몸담고 있다가 서울in을 만들면서 간만에 ‘사람 냄새’를 맡고 있습니다. 즐거움과 함께 그만큼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서울신문은 시청팀만 8명입니다. 타사에 비해 두배 가까이 많은 편입니다. 인원 숫자만큼 새해에도 서울 구석구석을 누비며 피부에 와닿는 기사들을 많이 발굴하겠습니다. 아자아자. ● 방담 참석자 강동형·김병철·이동구·김학준·송한수·이두걸·김유영·이유종·김기용·서재희·고금석 기자(이상 지방자치뉴스부), 장세훈 기자(경제부), 이효연 기자(사회부)
  • [패션+ α]

    ●한국화장품은 방판전문 브랜드 ‘오션’ 탄생 7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동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제품 구매시 고객에게 배포되는 이벤트 소개 리플렛의 응모엽서를 보내면 추첨을 통해 백화점상품권, 아데노신 아이크림, 새롭게 런칭하는 메이크업 라인 제품을 경품으로 준다(2005년 1월3일∼2월20일).1월3일부터 31일까지는 홈페이지(www.ihkcos.co.kr/ossion)에서 퀴즈 이벤트를 열어 즉석복권을 지급하고 당첨된 회원에게는 메이크업 신제품을 제공할 계획.(02)724-3321. ●백옥생은 한방 생약 성분의 색조화장 제품인 ‘허브 치크칼라’를 출시했다. 피마자·행인 등 한방 생약성분, 천연 옥·진주 성분, 치자·카민 등 천연 색소를 사용해 피부에 해가 없고, 초미립자 분체의 사용으로 가루날림이 적어 화장이 오래 지속된다. 핑크·살구·브라운 3가지.3만 3000원.(02)2285-0345. ●아이비클럽은 새 캐릭터 ‘김다리군과 정아리양’의 탄생을 기념해 내년 1월9일까지 ‘CF퍼즐 맞추기 이벤트’를 진행한다.5개의 CF 조각을 순서대로 배열하면 추첨을 통해 28명에게 그룹 신화와 배우 문근영이 CF 촬영시 입었던 교복을,280명에게는 신화의 서명이 담긴 CD를 증정한다. 이외에 서울역사박물관 톨스토이전 입장권, 아이비클럽 캐릭터 휴대폰 클리너 등을 준다. 홈페이지(www.ivyclub.com)나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서 응모. 당첨자는 1월 17일 발표.
  • [씨줄날줄] 女風

    기록을 보면 아내의 위세에 눌려 가정에서 평생 기를 못펴고 산 역사상 위인들이 많다. 소크라테스가 대표적이며 공자·모차르트·링컨·톨스토이도 그런 부류다. 공자는 아내에게 얼마나 시달렸으면 논어에 이런 불평을 남겼겠는가.“가까이 하면 불손하고, 멀리 하면 원망하기 때문에, 세상에 다루기 어려운 것이 여자다(近之不遜 遠之則怨 女人難養).” 남존(男尊)시대였기에 망정이지 지금 같았으면 망언으로 몰려 큰 욕을 봤을 터이다. 어쨌거나 후대의 호사가들은 이들이 억센 아내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 일에 몰입한 결과 대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제법 그럴 듯한 해설까지 곁들인다. 인류역사가 일부 모계사회를 제외하고 대대로 남성중심 사회였음에도 여성은 그 배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능력이 출중해도 성차별로 인해 역사와 사회의 전면에 나설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이다. 지난 주말 제46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가 발표됐는데, 여성이 수석을 차지해 올해 8개 주요 국가고시에서 여성이 수석을 싹쓸이했다.‘여풍(女風)’이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각종 입사시험에서도 여성이 상위권을 휩쓰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요즘이다. 나라 밖도 만만치 않다. 영국 여왕이 건재하고 할로넨(핀란드)·아로요(필리핀) 등 여성대통령 6명이 활약 중인 가운데 칠레에서도 내년 대선에서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이 유력하다는 소식이다. 총리와 대법원장이 여성인 뉴질랜드에서는 최근 의회의장도 여성이 차지해 3부를 장악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96세 할머니가 조그만 도시의 시장으로 재선돼 세상을 놀라게 했고, 뉴욕 타임스사에는 여성CEO가 등장했다. 시대가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여풍’이란 말도 이젠 적절치 않은 표현이다. 장관자리 수십개를 남성이 차지하고 각계각층에 남성이 절대다수를 점해도 ‘남풍(男風)’이란 말은 쓰지 않는다.‘여풍’도 남성중심적 고정관념의 소산임에 다름 아니다. 남녀평등을 부르짖으면서 굳이 구별하려는 구시대적 사고야말로 박물관행 감이다. 자신만의 능력과 커리어로 국가·사회의 중심으로 당당히 나서는 여성들이 아름답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내인생의 등대] 김우림 서울역사박물관장

    [내인생의 등대] 김우림 서울역사박물관장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교훈 가운데 하나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반이 악마의 이간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에만 열중한 것은 결코 우둔한 것이 아닙니다. 기다림은 악마를 제풀에 꺾이게 만들어 결국 스스로 망합니다.” 지난 10일부터 ‘톨스토이’전을 개최한 김우림 서울역사박물관장은 ‘문학청년’ 시절의 추억담을 털어 놓았다. 고교 2학년때 전날 밤에 미처 다 읽지 못한 ‘죄와 벌’의 뒷부분을 다음날 국어 시간에 몰래 읽다 선생님께 들키기도 했다. “음란서적을 보는 것으로 짐작했던 선생님께서 제가 ‘죄와 벌’을 읽은 것을 알고 ‘죄’에 대한 ‘벌’을 사면해 줬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이 면죄부로 작용한 셈이죠.” 지난해 11월에는 고려대 박물관에서 ‘파평윤씨 모자 미라’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는 오랫동안 열정을 가지고 준비했다. 그의 노력은 빼곡하게 모인 인파가 보답했다. 그는 “관객이 몰려오는 ‘인파’라는 단어의 실체를 처음으로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기다림을 모르고 쉽게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일으킨 수능부정 사건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노력하지 않고 빨리 대학에 가려는 자세는 진정 어리석은 태도죠. 요즘 입시 서적 가운데 책 한권을 200자로 원고지 한장으로 요약한 것도 많아요. 당장은 쉽게 쓸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인생을 갉아먹는 책들이에요. 우둔하게 책 한 권을 독파해야 진정으로 인생의 묘미와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지금 그곳은] 서울역사박물관

    [지금 그곳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의 향기가 가득하다. 한·러 수교 120주년 및 한인 이주 1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21세기, 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라는 기획전이 지난 10일 개막돼 내년 3월27일까지 계속된다. 톨스토이의 친필 원고, 육성녹음 테이프, 초상화, 사진 등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 톨스토이 박물관의 전시품 600여점이 전시된다. ●인간·교육자·친구 등 5가지 주제 전시장은 크게 5개 주제로 나눠진다. 첫 주제인 ‘인간톨스토이’에서는 명문가 자제로 태어났지만 가지지 못한 이웃들로 번뇌하는 톨스토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작가 톨스토이’에서는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리나’,‘부활’의 진품 친필원고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어 ‘톨스토이와 친구들’에서는 고리키, 간디, 체호프 등과 주고받은 서신을,‘교육자 톨스토이’에서는 발도로프, 몬테소리 등과 더불어 대안교육의 선구자로 꼽히는 톨스토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사상가 톨스토이’에서는 당시 전쟁을 일으킨 일본을 비판하는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책 만들기 퍼포먼스도 ‘세상에서 가장 큰 책 만들기’ 퍼포먼스도 펼쳐지고 있다. 가로 2.4m, 세로 3m 크기의 책에 관람객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우리말로 번역된 ‘인생독본’을 베껴쓰는 것. 주최측은 기네스북 등록 신청을 한 상태다. 인생독본은 톨스토이가 말년에 일기처럼 쓴 삶의 지침서다. 이를 딸에게 전해달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톨스토이의 애착이 가득 담긴 책이기도 하다. 퍼포먼스는 행사기간 내내 열리며, 관람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 매주 수요일 오후 6시30분이면 박물관 1층 강당에서 ‘러시아 영화제’가 열린다. 이미 전함 포템킨, 이반의 어린시절을 상영한 데 이어 마스터즈 러시안 애니메이션2(15일), 안나 카레니나(22일), 솔라리스(25일)를 감상할 수 있다. 내년에는(1월4∼9일, 매일 2·4시) 톨스토이 단편소설 ‘바보이반’을 각색해 만든 연극이 열린다. 러시아 전설을 바탕으로 무저항주의, 반전주의를 담은 공연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톨스토이 친필원고 한국 나들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친필원고들이 처음으로 한국 나들이에 나선다. 한·러 수교 120주년 및 한인 이주 14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톨스토이전-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나다’가 10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선 ‘전쟁과 평화’‘부활’‘안나 카레리나’ 등 톨스토이 대표작들의 친필 원고는 물론 일리야 레핀의 회화, 에디슨이 선물한 축음기, 육성 테이프 등 국보급 유물 600여점이 공개된다. 또 부대행사로 가족을 위한 연극 ‘바보 이반’, 톨스토이 학교 일일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02)323-4505.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연인들(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류소연 옮김, 다른우리 펴냄)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여성작가의 대표소설.1975년 작품으로, 여성의 자기모순과 분열의식을 파헤쳤다.1만 1000원. ●톨스토이의 마지막 정거장(제이 파리니 지음, 김소영 옮김, 궁리 펴냄) 러시아의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말년이 가상소설 형식으로 재구성됐다. 톨스토이 마니아인 지은이가 톨스토이의 아내, 제자, 비서, 주치의 등 지인 6명이 남긴 실제기록을 꼼꼼하게 고증했다.1만 3000원. ●검은 사각형(이덕형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예술기행서 ‘빛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저자인 이덕형(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 교수가 러시아 비잔틴 이콘의 흔적을 찾아나선 구도적 여정을 소설에 담았다. 러시아 기행에 나선 작중 주인공을 따라가며 ‘예술과 존재’의 의미를 미학적으로 고찰해볼 수 있을 듯.1만 8000원. ●안녕, 레나(한지혜 지음, 새움 펴냄) 199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외출’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한 한지혜의 첫번째 소설집. 음지에 선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통해 20대 전후 젊은이들의 예민한 감각을 경쾌하게 그렸다.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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