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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강점기에 조성된 “최초의 강남” 신길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일제 강점기에 조성된 “최초의 강남” 신길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식민지 시대 말기 1941년에 조선주택영단이 세워졌다. 주택 부족을 해소할 목적이었다. 해방 후 대한주택영단과 대한주택공사가 되었다가 2009년에 한국토지공사와 합병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되었다. 조선주택영단은 한강 이남의 문래·신길·대방·상도 등에 집중적으로 주택단지를 조성했다. 넓은 의미의 영등포 권역에 포함되는 이들 지역은, 말하자면 최초의 ‘강남 신도시’였다.식민지 말기에 조성된 ‘강남 신도시’는 당시 제작된 토지구획정리계획 평면도와 주택배치도로 남아 있다. 80~90년 전 조성된 도시 구조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답사 때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현장을 걷다 보면 이들 지도의 바깥쪽은 급경사이거나 하천일 때가 많다. 조선시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지역에 늘어난 경성 인구를 수용할 목적으로 식민지 말기에 신도시가 조성되고, 해방 후의 서울 인구가 늘면서 신도시 외곽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서울지하철 1호선 대방역의 남쪽에 자리한 신길동의 재개발 예정지를 답사하다가 겪은 일이다. 현재는 대방역 남쪽 구획이 남서쪽의 영등포구 신길동과 남동쪽의 동작구 대방동으로 나뉘어 있지만, 식민지 시기에는 이들 지역이 ‘번대방정’이라는 이름으로 묶였다. 조선주택영단이 제작한 번대방정 주택배치도에는 “이번에 준공한 지역”이라는 표기가 보인다. 대방초등학교 및 현재 고층아파트 단지가 건설 중인 지역의 동쪽 기슭이다. 식민지 당시 대방초등학교 자리에는 조선 19대 국왕 숙종의 아들 연령군의 묘지와 신도비가 있었다. 묘지는 번대방정이 ‘강남 신도시’로 조성될 때 충남으로 옮겨졌고, 신도비는 1967년에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로 옮겨졌다. 연령군 신도비가 육군사관학교로 옮겨지자, 마을 주민들은 ‘숙종왕자연령군명묘비지’라는 비석을 만들어 대방초등학교 담벼락에 심어 넣었다. 이 현대의 비석이 심어진 담벼락의 북쪽에는 해인사라는 사찰이 있다. 2017년 9월에 이 지역에는 사찰 바깥에 시공사 등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2019년 1월에 이 지역을 재방문하니 골목 입구에 철문이 설치되었고 사천왕상(四天王像)이 철문 옆에 걸려 있다. 주지는, 지난 몇 년간 재개발 관련으로 분쟁 중이라고 했다. 지적도에는 현재 이 사찰의 위치에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군사정권 시절에 근거 없이 육군사관학교로 옮겨진 연령군신도비를 이 부근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가장 좋은 위치는 현재의 사찰 자리다.하지만 이 사찰과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이 있는 부설 요양원을 몰아내고 공원을 조성해 신도비를 반환받는 건 최선의 결말이 아니다. 이는 주자학을 신봉한 조선왕실이 불교계를 탄압한 역사를 연상시킨다. 사찰을 그대로 두고 반환된 연령군 신도비를 사찰 옆에 배치하는게 훌륭한 역사의 화해가 될 것이다. 종교시설이라 보존하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약자의 보호시설인 소규모 기관 하나를 남기는 것이, 행정관청이나 재개발 관련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치는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글 사진: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교수)
  • 지리산 자락에 터잡고 재력 키운 류씨 가문… ‘조선판 엘도라도’ 꿈꾸다

    지리산 자락에 터잡고 재력 키운 류씨 가문… ‘조선판 엘도라도’ 꿈꾸다

    1776년 음력 3월, 52년이나 왕위를 누렸던 영조가 승하하고 정조가 즉위했다. 양력 3월, 지구 반대편에서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했고, 7월에는 미국의 독립선언이 있었다. 정조는 18세기 영정조 문예부흥의 꽃을 피웠고, 국부론은 자본주의의 이론적 근거를, 미국 독립선언은 민주주의의 정치적 토대를 마련했다. 바로 그 해, 한반도 남쪽에선 한 지방 관료가 지리산 자락에 일생일대의 집을 지었다. 집의 이름은 ‘운조루’(雲鳥樓).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따왔다고 하니 세계의 거대한 변화와 다소 동떨어진 소박한 꿈의 실현이었다.●금거북이 진흙에 들어간 ‘금구몰니’ 터에 자리 창건주 류이주(1726~1797)는 대구 태생으로 무과에 급제해 용천부사까지 역임한 고위 관료였다. 영남 양반인 그가 전라도 낙안군수를 지낼 당시 인근 구례 땅에서 명당 터를 발견하고 이곳에 정착할 뜻을 두었다 한다. 그는 소싯적부터 학문보다 사냥을 즐겼고, 관직은 주로 남한산성과 함흥성 공사 등 국영 건설업에 종사했다. 무신의 주임무는 국가 방위지만, 평화 시에는 산성 수축 등 건설 사업을 담당했다. 사냥은 땅을 읽는 능력을 개발하고, 건설업은 건축적 자신감을 키운다. 류이주는 자신의 두 능력을 활용해서 운조루를 창건한 것이다. 운조루가 자리 잡은 곳은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동이다. 이 동네에는 3개의 진혈(眞穴) 터가 있다는데, 금거북이 진흙 속으로 들어간 ‘금구몰니’, 지리산 선녀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금환락지’, 그리고 다섯 보물이 서로 모여 있는 ‘오보교취’의 땅이다. 운조루 창건 시 땅속에서 거북 모양의 돌이 출토되어 가보로 삼았으니, 금구몰니 혈을 운조루가 차지한 셈이다. 이후 이 집은 대를 더하며 재력을 키운 명문가가 되었으니 오미동은 풍수설을 입증한 대표적인 명당 마을이 됐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조선총독부 보고를 보면 20세기 초에 풍수적 목적으로 오미동에 이주한 가구가 100여호에 달했다.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나머지 두 곳의 진혈을 찾아온 이들이다. 운조루 류씨 가문의 당시 일기에 의하면 금환락지의 땅을 발견하고 집을 지었다고 주장하는 이가 한 해에도 서넛이 됐다. 그러나 엘도라도의 꿈은 꿈일 뿐 대부분 몇 년 버티지 못하고 가산만 탕진한 채 다시 떠나갔다. 아직도 몇 개의 흔적은 남아 있다. 앞마을 샛뜸정은 둥그런 동네 윤곽을 가지고 있고, 환동 마을의 곡전재는 아예 담장이 동그란 모양이다. 서로 금환락지의 진혈이라 주장하듯, 가락지의 동그란 형태를 따라 집과 마을을 지은 까닭이다.●오미동가도에서 읽는 한옥의 정신 정말 류씨 가문이 쌓았던 막대한 부가 명당 때문이었을까? 가부를 묻지 말자. 풍수설이란 입증 불가능한 패러다임으로서 믿음의 문제이다. 오히려 250년간 이 집을 가꾸어 온 주인들의 성실한 노력에 주목하자. 5대주 류제양은 무려 70년 동안, 7대주 류형업은 40년간 일기를 써서 남겼다. 이들의 철저한 기록 정신은 건축에 대한 여러 도면도 남겨서 그동안의 건축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한옥으로서 이처럼 정확하고 지속적인 건축 기록은 거의 유일하다. 가장 주목할 것은 1800년대 초 작품으로 추정하는 ‘전라구례오미동가도’이다. A1 정도 크기에 초창기 운조루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인데, 건물 몇 칸을 제외하곤 지금의 모습과 놀랄 만큼 일치한다. 심지어 마당의 위성류(버드나무의 일종)까지도 그대로 그렸다. 이 그림은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집을 보여주기 위한 설명용이다. 집에 대한 주인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어서, 이 한 장의 그림만으로 운조루와 조선시대 한옥의 중요한 특징들을 이해할 수 있다. 가난한 집을 일컫는 ‘초가삼간’은 세 칸짜리 건물 한 채를 의미하며, 그 자체가 한 집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한옥은 사랑채, 안채, 행랑채 등 여러 건물들이 모여 한 집을 이룬다. 이 그림에는 10채가 넘는 기와집들이 그려져 있다. 한 건물 안에 수십 호의 집이 있는 아파트와는 반대로 한옥이라는 건축은 여러 건물의 집합이다. 특히 건물들이 그려진 방식이 특이하다. 어떤 건물은 옆으로 자빠졌고, 또 어떤 것은 아예 뒤집혀졌다. 이런 그림의 방법을 ‘사면전개도법’이라 부를 수는 있지만, 그 전개되는 뭉텅이가 여럿인 것이 특이하다. 2~4동의 건물들은 하나의 마당을 향해 전개되어 있는데, 이 건물들은 이 마당 소속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한옥의 중심은 비어 있는 마당이며, 건물들은 마당을 둘러싸기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 운조루의 경우 바깥사랑마당, 안사랑마당, 안마당, 책방마당, 곳간마당, 사당마당 등 적어도 6개의 마당이 중심을 이룬다. 담장 바깥 뒷산에 울창한 솔숲을 세워서 대문 앞에는 운치 있는 연못을 뒤집어 그렸다. 뒤 솔숲과 앞 연못은 운조루에 속하는 조경시설이라는 의미다. 담장은 소유권의 경계선이 아니라 집안의 마당을 만들기 위한 시설물에 불과하다. 더 뒤쪽 멀리 지리산 노고단과 형제봉을, 멀리 앞으로는 섬진강과 그 건너 오봉산을 역시 뒤집어 그렸다. 이제 운조루는 뒤로 지리산부터 앞으로 섬진강까지 대자연을 소유하게 된다. 물론 법적 소유가 아니라 심리적 경관적 소유이다. 집 그림은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한옥의 자연관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집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환경물이다. 오미동가도에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서쪽 큰사랑 누마루에 남자 주인을, 동쪽 안사랑 누마루에 여자 주인을 그렸다. 두 인물은 조선시대 한옥이 갖는 내외 구별의 상징인 동시에 건물과 마당과 외부의 자연까지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천인합일의 주인공이다.●방부터 대문까지… 비어 있는 공간 사이 ‘흐름’ 한옥은 온돌과 마루를 한 지붕 아래에 가진 집이다. 따뜻한 온돌과 시원한 마루는 각기 겨울과 여름을 나기 위한 시설이다. 온돌방은 닫혀 있고, 마루 대청은 비어 있다. 또 대청 앞마당도 뒷마당도 대문간도 비어 있다. 이 비어 있는 공간들 사이에는 흐름이 생긴다. 문전옥답인 너른 귀만들부터 집 앞의 연못을 거쳐 개울을 건너 대문을 통하고, 마당과 대청이 서로 연결되고, 그 흐름은 뒤뜰을 거쳐 다시 뒷산으로 이어진다. 자연과 건축이 하나가 되고, 건축과 인간이 일체가 된다. 비어 있는 마당은 모든 건축의 중심이며, 운조루 구성의 기본 틀이다. 이 집을 지을 당시 창건주인 류이주는 함흥, 상주, 용천 등 외지의 관직에 있었고, 실질적인 공사는 조카 류덕호가 맡았다. 그러나 류이주는 다년간의 국가 기반시설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운조루를 직접 설계했고, 류덕호는 그 설계를 충실히 따라 감리 역할을 했다. 류이주는 대지의 남쪽과 중앙에 긴 행랑을 직각으로 설계했다. 남쪽 행랑은 집의 안과 밖을 구별하며, 중앙 행랑은 남자와 여자의 영역을 구획한다. 남자 영역은 바깥사랑마당을 중심으로, 여자 영역은 안마당과 안사랑마당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주인들의 영역 뒤로는 나뭇간과 우물 등 작업 영역이 위치하고, 집의 동쪽 뒤 양지바른 곳에 사당을 두어 조상의 영역을 마련했다. 매우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설계였다. 이 집 곳곳에는 땅 위에 떠있는 누마루를 마련했고, 안채에는 아예 2층 다락인 층루들을 두었다. 이들은 마당을 내려 보고 먼 산의 경관을 바라보는 곳이다. 바깥의 경치를 집 안으로 끌고 들어와 내 것으로 만드는, 이른바 ‘차경’을 위한 곳이다. 한옥의 앞마당에 정원을 가꾸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정원을 차경하기 위함이다. ‘오미동가도’ 주인 내외가 각자의 누마루에 앉아 있는 모습도 멀리 앞산의 차경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집 그림과도 같이 실제 운조루의 생활도 그처럼 평화롭고 풍요로웠을 것이다. 오미동의 형국을 하늘에서 떨어진 금가락지 모양이라 한다면, 그 정점에 위치한 운조루는 너른 풍요의 들판과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경치를 자기 것으로 삼았다. 그러나 해방 후 토지개혁으로 대부분 가산을 해체당하고, 해방 공간의 빨치산 전쟁으로 장손을 잃는 등 가문의 운세도 기울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집의 문화재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수십 차례 도둑과 강도가 들어 가보를 비롯한 소장품들을 강탈해갔다. 그 중요한 ‘오미동가도’도 절취당해 복사본만 남아 있다. 천혜의 명당도 추악한 역사를 피해갈 수는 없는가. 언젠가 명당과 명가라는 공간의 힘이 현대사라는 시간적 질곡을 치유하고 극복할 날이 오리라.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대전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부지 선정 기준은?

    대전시가 18일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부지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이르면 다음달 부지를 확정하고 2024년 완공한다. 시는 이날 동구 대전역 주변,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대덕구 신대동, 유성구 구암역 인근과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등 후보지를 놓고 접근성, 경제성, 도시활성화 효과, 입지환경, 사업 실현성을 평가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접근성 기준은 대중교통망과 도로망, 주차장 구축 여부다. 경제성은 토지매입비와 건축비, 도시활성화는 문화·관광자원이나 주변 상권과의 연계 및 원도심 활성화 기여도다. 입지환경은 부지 규모와 확장 가능성을, 사업 실현성은 토지 확보 용이함 여부와 민원 발생 가능성 등을 따진다. 시는 항목당 200점 만점으로 평가한 뒤 가중치를 부여해 최종 입지를 선정한다. 가중치는 도시, 교통, 건축, 개발 등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바탕이다. 새 야구장을 사용할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나 시민들의 의견은 평가요소에서 제외했다. 한선희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한화이글스는 선정기준에 동의했고 시민 의견은 자치구마다 달라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정량화할 수 있는 객관적 항목만 평가 요소로 삼았다”고 했다. 한 국장은 이어 “세종, 충남, 충북과 함께 충청권 4개 시·도의 2030년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가 성공하면 새 야구장을 연계시켜 건립비의 30%(약 390억원)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고작 700건…매수 심리도 2013년 침체 수준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고작 700건…매수 심리도 2013년 침체 수준

    서울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매수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700건에 그치는 등 실제 매매도 얼어붙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 지수는 73.2로, 2013년 3월 11일(71.8) 이후 약 5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감정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매수자 우위)을,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음(매도자 우위)을 뜻한다. 수치가 100에 가까우면 수요와 공급 비중이 비슷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해 9월 10일 조사에서 116.3까지 오르는 등 공급(매물)보다 수요자가 많았다. 그러나 작년 9·13대책 발표 직후 꺾이기 시작해 5개월 만에 지수가 2013년의 70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3년은 부동산 규제와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등으로 신규 주택공급과 매매 거래가 크게 위축된 시기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9·13대책 이후 대기 수요자들이 매수 의사를 철회하고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집주인들은 대출과 세금 규제가 강화로 급매물을 내놓고 있어 매매수급 지수도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하락하긴 했지만 일부 고가의 재건축 단지 등을 제외하고는 실제 하락폭이 크지 않고 대출 규제와 공시가격 및 보유세 인상 등으로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관망하는 분위기다. 매수심리 위축은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16일 기준 700건에 불과했다. 일평균 거래량으로 환산하면 하루 43.8건이다.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래 2월 거래량으론 가장 적다. 이달 설 연휴가 있었던 것을 고려해도 역대 2월 거래량과 차이가 크다. 이달 거래량은 1월 거래량으론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전월(일평균 60.5건)보다 27.7% 더 줄었고, 올해와 같이 설 연휴가 끼었던 지난해 2월(일평균 396.8건)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9월 407.8건 고점을 기록했으나,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9·13 대책으로 분위기가 바뀌어 5개월 연속 급감했다. 9·13 대책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입주 물량 증가, 금리 인상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매수심리는 더 얼어붙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단독주택과 토지 공시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아파트 공시가격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이 오르면 주택 보유 부담이 커진다. 거래절벽이 길어지면서 집값도 장기간 하락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서울 집값은 지난주 0.07% 떨어져 14주 연속 하락했다. 2013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민간 조사 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서울 집값은 13주 연속 떨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동대문구에서 가장 비싼 땅 ‘다이소 청량리역점’

    동대문구에서 가장 비싼 땅 ‘다이소 청량리역점’

    이문동·휘경동 등 구 평균보다 더 올라서울 동대문구는 표준지 1245필지의 공시지가가 지난해 대비 7.21% 상승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국 평균 상승률은 9.42%, 서울시 평균 상승률은 13.87%이다. 동대문구는 주택 재개발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반영된 이문동(11.45%), 휘경동(9.62%)과 시세 반영률인 현실화율이 적용된 장안동(9.06%) 등이 구 평균 상승률(7.21%)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상업시설의 침체 요인이 존재하고, 기존 공시지가에 시세가 점진적으로 반영됐던 제기동(1.87%), 신설동(3.63%), 용두동(5.48%) 등은 구 평균 상승률보다 낮게 나타났다. 동대문구에서 가장 비싼 토지는 청량리 민자역사 주변 다이소(청량리역점)와 금강제화(청량점) 땅이다. 이들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당 217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4.21~21.91% 상승했다. 이의신청이 접수된 표준지 공시지가는 재조사 및 평가 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4월 12일쯤 재공시된다. (02)2127-4212∼4.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도시재생 사업에서 공익의 재발견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도시재생 사업에서 공익의 재발견

    손혜원 의원의 목포 도심 지역 부동산 매입을 계기로 전 국민이 도시재생에서 공익이 무엇인가에 관심갖게 됐다. 그러나 아직 도시재생 사업에서 무엇이 공익이고 어떤 활동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선의의 개인 투자자가 장래의 개발이익을 기대한 투자도 문제라면 어떤 주체가 참여해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우리나라 도시재생 사업은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에 대한 오랜 반대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작은 개발 사업이나 부동산 투자마저도 과거 폭력적인 정비 사업의 트라우마를 떠올릴 만큼 순수한 이념상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주민이 참여해 합의를 통해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원주민이 외지로 내몰리지 않고 역사문화적, 경관적 자산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실행력을 가질 수 없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에 굳이 ‘뉴딜’을 붙인 것은 기존 도시재생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다. 도시재생에서 공익은 참여와 보전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현하자는 것이다. 어떤 조건이 갖추어지면 실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돼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혁신이 발생하고 일자리가 창출될까. 무엇보다도 도시재생 사업이 실행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사업 구상이 아니라 사업계획이 구체적으로 작성돼야 한다. 사업계획에는 사업 추진 주체, 주민의 협의와 참여, 사업비용 부담과 타당성, 리스크 관리, 토지 확보, 도시계획 및 건축 인허가 등이 구체적으로 포함돼야 한다. 논란이 되는 목포 도시재생 사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목포 도심의 역사문화공간은 지난해 ‘1897 개항문화거리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사업 내용은 역사문화공간의 보전과 거리와 공원 정비, 공동 플랫폼 건설에 집중돼 있다. 중앙정부, 전남도, 목포시가 전체 사업비의 94%인 1100억원을 부담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약 46억원을 투자한다. 민간 자본 투자는 1억원에 불과하다. 대부분 도시재생 사업이 여전히 민간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하다 보니 도시재생 사업은 당연히 공공투자 사업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공익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저층 주거지 정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지자체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개인 소유 주택의 리모델링과 정비를 지원하거나 개입해 왔다. 최근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특례법 시행을 계기로 사업 지원을 위한 각종 특례제도가 마련됐고 한국감정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주택도시보증공사가 사업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빈집 관리와 소규모 정비가 세입자들의 주거 환경 개선, 에너지 비용 절감, 골목길 안전 등의 공익에 기여한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한 결과다. 최근 윤관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시재생특별법과 부수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 도시재생혁신지구를 지정하고 사업인정제도와 총괄사업관리자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도시재생 사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였던 토지 확보 문제나 사업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계기가 될 것이다. 도시재생이 계획에 그치지 않고 사업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대부분 도시재생 현장에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역량과 의지를 가진 주체가 거의 없다. 도시재생의 기준 정립과 지역 선정권을 가진 중앙정부나 계획수립권과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실행할 수 없는 사업을 담당할 주체가 육성돼야 한다.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주민과 주민협의체가 마찬가지로 사업 경험이 없는 도시재생지원센터 인력의 지원을 받아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한 것이 현실이다. 공기업과 지원 기관이 신뢰성과 전문성을 활용하도록 정교한 사업 실행 모델을 만들고 민간 추진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비전문적인 재단보다는 실행력을 갖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민관 합동기업, 토지투자신탁기구 등이 체계적으로 육성돼야 한다. 이제 도시재생 논쟁은 이념상의 준수가 아니라 지역에서 실행력을 갖춘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 130년 전 조선·미국 철도 부설 논의한 외교 문서 나왔다

    130년 전 조선·미국 철도 부설 논의한 외교 문서 나왔다

    미국공사왕복수록·미국서간 등 8건 증손 이상구씨 국립고궁박물관 기증 19세기 조선왕조 대미 외교 생생히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활동 기록도“우리가 철로를 조선 경성 제물포 사이에 설치하는데, 무릇 해당 개설 도로와 역사 건축 부지의 토지는 특별히 정부에서 면세를 허용할 일.”(1888년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 중 당시 미국이 조선에 철로·양수기·가스등을 설치하기 위해 제안한 규약 중 제1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통된 길이 31㎞의 철도인 경인선(제물포~노량진)은 1899년 완공됐다. 그간 경인선은 미국인 모스가 1896년 조선 정부로부터 철도 부설권을 얻어 공사를 시작했지만 자금이 부족한 까닭에 1897년 일본에 철도 부설권을 넘겼고, 결국 1899년 일본이 완공한 것으로만 알려져 왔다. 최근 공개된 당시 조선과 미국 정부 간 외교 문서를 통해 1888년 조선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통해 미국 측과 철도 부설 논의를 진행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돼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1841~1904)과 함께 1888년 미국에 갔던 월남 이상재(1850∼1927)가 보관한 외교 문서 ‘미국공사왕복수록’을 통해서다.문화재청은 ‘미국공사왕복수록’을 비롯해 이상재의 증손인 이상구(74)씨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간직해 온 이상재의 외교 자료 8건을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상재가 쓴 편지 모음인 ‘미국서간’(美國書簡)과 박정양이 공사 일정 등을 기록한 ‘미행일기’의 초록으로 추정되는 문헌, 워싱턴에서 촬영한 이상재 사진 등이다. 이상재는 1887년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되어 박정양 공사와 함께 1888년 1월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갔다. 같은 해 11월 박정양 공사와 함께 다시 귀국할 때까지 현지에서 주미공사관을 개설하는 등 공관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 자료들은 이 시기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관원들의 업무편람에 해당하는 ‘미국공사왕복수록’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뉴욕 법관 ‘딸능돈’ 등이 조선기계주식회사를 설립해 철로, 양수기, 가스등 설치를 추진하기 위해 조선 정부에 제안한 규약과 약정서 초안이 수록돼 있다는 점이다.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팀장은 “당시 조선 정부가 주미공사관을 통해 자주독립 외교를 펼친 것뿐만 아니라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창구로 활용해왔음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또 이상재가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된 1887년 8월부터 1889년 1월까지 작성한 편지 38통을 묶은 ‘미국서간도 주목할 만한 자료다. 주로 부모의 안부를 묻거나 집안일과 관련된 것이지만 주미공사관 운영 사정과 일정, 미국에서 보고 느낀 점에 대한 기록도 담겼다. 예컨대 “공관은 매년 임대료를 780원씩으로 정하고 입주하였다. 관내의 일용 집기는 1천 5백여원으로 구입해두었다. 조·석반은 쌀과 고기를 사서 관내에서 밥을 지어 먹는다”(1888년 2월 12일)라거나 “중국 공사는 매번 우리나라 공사의 위에 서고자 하고, 우리 공사 역시 그 밑에 있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에 만약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꺾이면, 이는 국가의 수치이고 사명을 욕보이는 것이다.”(1888년 5월 23일)와 같은 내용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이상재의 활동상과 당시 공사관의 실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상재 선생 유품 자료는 19세기 조선왕조의 생생한 대미 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관련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관원이 직접 기록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표준지 공시가 너무 높다” 지자체들 불만 제기 1만건 돌파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11년 만에 최대 폭인 9.42% 오른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제기한 불만이 1만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표준지 공시가격 의견 청취’ 현황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에서 제출한 표준지 공시지가에 대한 의견은 총 1만 148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386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공시지가가 너무 높게 측정됐다’며 하향을 요구한 사례가 1만 1016건으로 전체의 95.6%를 차지했다. 서울 성동구는 성수동 일대 서울숲길과 상원길 등지의 표준지 35필지에 대해 공시지가 하향을 요청했다.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상가·건물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자영업자들의 임대료에 전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자체의 공시지가 상향 요구도 466건이 접수됐다. 경기 하남시 등 재개발이나 신도시 건설이 예정된 지역에서 상향 요구가 집중됐다. 땅값이 오르면 토지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자체가 아닌 표준지 소유자의 의견 제출 건수는 3106건이었다. 국토부는 이 중 1014건(상향 372건, 하향 642건)을 조정 반영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이주열풍 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新 3多에 우는 제주

    이주열풍 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新 3多에 우는 제주

    최근 5년간 月 1000명 넘던 이주인구 지난해 12월에는 50명 이하로 줄어 내국인 개별 관광객도 8.1%나 감소 숙박업체 객실 수는 2배 이상 껑충 과잉개발로 환경파괴…미분양 최대 “관광 양적 성장 탈피… 내실 다져야”3년 전 제주로 이주했던 박모(45)씨는 최근 제주를 떠났다. 제주의 건설현장에서 목수로 일했던 박씨는 지역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난해부터 일할 곳을 찾지 못했다. 박씨는 13일 “개발 바람으로 3년 전만 해도 제주 건설현장에는 일자리가 수두룩했는데 지난해부터 일감이 뚝 떨어져 마트 배달부로 일하기도 했다”면서 “제주에서는 더는 먹고 살길이 막막해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일감 끊긴 제주… 살길 막막해 떠나요” 제주에서 소형 호텔을 임차해 중국인 대상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이모(52)씨는 사업을 정리 중이다.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 이후 중국인의 발길이 뚝 떨어져서다. 이씨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제주에서 사라진 데다 경쟁 숙박업소도 우후죽순 늘어나 직원 인건비도 감당하지 못해 임차기간이 남았지만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줄을 잇는 제주 이주민과 폭증하는 제주 관광객.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제주의 미래는 장밋빛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주민 행렬이 종적을 감췄고 폭증하던 관광객도 내리막이다. 잘 나가던 제주에 비상등이 켜졌다. 제주 이주 열풍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매달 1000명씩 제주로 보금자리를 옮기던 이주인구가 지난해 12월 50명에도 못 미칠 정도로 급락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순유입 인구는 2014년 1만 1112명, 2015년 1만 4257명, 2016년 1만 4632명, 2017년 1만 4005명 등 해마다 1만명 넘는 사람들이 제주에 정착했으나 지난해에는 8853명을 기록하며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월별 제주 순유입 인구를 보면 제주 이주 열풍의 확연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월간 순유입 인구는 1월 1038명으로 시작해 6월에는 766명, 9월 467명, 11월 259명으로 줄어들더니 12월에는 47명에 불과했다. 제주 이주 열풍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제주는 2009년까지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전출초과’ 지역이었지만, 2010년부터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순유입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순유입 인구는 2010년 437명, 2011년 2343명, 2012년 4876명, 2013년 7823명, 2014년 1만 1112명 등 꾸준히 늘어났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1만 4000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갑자기 곤두박질쳤다.이처럼 이주 열풍이 꺼진 이유에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제주도의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 따르면 10년 미만 제주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주를 결심한 주된 이유는 ‘회사 이직 또는 파견’, ‘새로운 직업·사업 도전’, ‘새로운 주거환경’,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 ‘건강·힐링을 위한 환경’, ‘자녀의 교육환경’, ‘퇴직 후 새로운 정착지’ 등이었다. 하지만 한라산 중산간까지 리조트가 들어서는 등 과잉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논란이 이어지면서 자연과 더불어 삶의 질을 찾아 제주에 오던 사람들이 더는 제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 농업과 서비스업 등 새로운 직업·사업을 찾아 많은 사람이 도전했지만, 실패하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해 다시 육지로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주거환경 역시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언어와 관습 등 지역 문화 또는 지역주민과의 관계 면에서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것도 이주민 감소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인구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제주 곳곳에 마구 지은 주택은 분양되지 않아 제주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제주 미분양 주택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제주는 1295호로 전월 1265호보다 2.4%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사실상 ‘빈집’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50호로 전월보다 14호(1.9%) 늘었다. 한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제주 이주 바람이 불자 육지의 소규모 업체까지 제주에 와 은행 빚을 내 토지를 구매해 주택을 마구 짓기 시작했고 지은 집이 제때 팔리지 않아 이미 도산한 업체도 수두록하다”고 말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31만 3000여명으로 전년 1475만 3000여명보다 3.0% 줄었다. 2017년 중국과 사드 갈등이 터진 이후 2년 연속 줄었다. 2017년 이전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010년 757만명에서 2013년 1085만명, 2016년 1585만여명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제주의 관광객 감소는 내국인 개별 관광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개별 여행객은 1039만여명으로 전년 1130만여명보다 8.1%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이 돈이 되는 해외 노선을 잇달아 개설하면서 여행객들이 외국으로 발길을 돌렸고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내국인 관광객 증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도 최근 ‘경제 브리프’에서 “제주 내국인 관광객은 해외여행 접근성 확대,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줄지만 숙박업소는 과잉 공급돼 앞으로 제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숙박업체 객실수는 지난해 7만 1822실로 2012년 3만 5000실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루 평균 체류 관광객수가 17만 6000명임을 감안할 때 필요한 객실수는 4만 6000실로 추정돼 나머지 2만 6000실은 남아돌아 경영 악화로 문 닫거나 휴업하는 업체들이 잇따랐다. 지난해 관광호텔 등 6개 관광숙박업소가 폐업했다. 여관 등 일반숙박업소는 사정이 더 심각해 지난해 30곳이 문을 닫았다. 한은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숙박 수요는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세 둔화, 평균 체류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정체된 상황이지만 공급은 계속 늘고 있다”며 “지금도 대규모 신규 호텔 등이 건설되거나 계획 중에 있어 향후 작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숙박업체(호텔 기준)의 객실 이용률은 2014년 78.0%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66.7%, 2016년 63.6%, 2017년 58.5%로 급락했다. ●道, 뱃길 관광 활성화·특화 콘텐츠 발굴 주력 제주도는 감소 추세로 돌아선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온라인 마케팅과 뱃길 관광 활성화, 제주 특화 콘텐츠 발굴 등 맞춤형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이달부터 밀레니엄 세대(1982~2000년생)를 대상으로는 제주의 문화와 레저스포츠 등을 홍보하고,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생)는 휴양과 치유를 테마로 한 마케팅을 집중하기로 했다. 도는 이 같은 세대별 맞춤형 관광을 통해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제주는 단기간에 과잉 관광으로 인한 하수와 쓰레기, 교통난 등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났고 이제는 양적 관광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관광정책을 전환하는 등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우병우 장모, 농지법 위반 벌금 200만원…“항소하겠다”

    우병우 장모, 농지법 위반 벌금 200만원…“항소하겠다”

    경기도 화성 땅을 차명 보유하고, 농사를 짓는다며 농지를 사놓고도 경작을 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장모 김장자(79) 삼남개발 회장이 1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 회장 측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공성봉 판사는 13일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일부 농지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된 김씨는 2017년 5월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2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것인데 김씨의 주장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 김씨는 남편인 고 이상달 전 삼남개발 회장이 실 소유한 경기 화성 땅 4929㎡를 차명으로 보유하고도 2014년 11월 7억 4000만원을 주고 이모씨로부터 산 것처럼 허위로 등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 땅에 도라지나 더덕을 심겠다며 농업경영계획서를 내고도 실제 농사를 짓지 않은 혐의(농지법 위반)도 있다. 재판부는 농지법 위반 혐의 중 땅 2688㎡ 부분에 대해선 “김씨가 딸과 공모해 신청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나머지 땅 2241㎡ 부분에 대해선 해당 땅이 농지법에서 정하는 농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해당 토지는 영농여건 불리 농지로 고시된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농업경영 계획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고 통상의 농지와 달리 자신의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더라도 소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비록 김씨의 딸이 농업경영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했고,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서에 농업경영이라고 표시했다 하더라도 그런 사정이 김씨의 딸이 정상 절차에 의해서는 농지취득 자격증명을 받을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땅 대부분이 임야화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고 이상달 전 삼남개발 회장과 이모씨 사이에 유효한 부동산 소유권 이전 계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 이후 김씨 측 변호인은 “일부 유죄로 선고된 부분에 대해선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지자체 공시지가 불만제기 1만건 돌파…전년比 3배↑

    지자체 공시지가 불만제기 1만건 돌파…전년比 3배↑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에 대한 공시지가가 11년 만에 최대 폭인 9.42% 오른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서 불만을 제기한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차제가 여러 건의 의견을 동시에 내면서 올해 지자체로부터 접수된 의견이 1만건을 돌파했다. 13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표준지 공시가격 의견청취’ 현황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에서 제출한 표준지 공시지가에 대한 의견은 1만 148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386건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공시지가가 너무 높게 측정됐다’며 하향을 요구한 사례는 1만 1016건으로 전체의 95.6%를 차지했다. 서울 성동구는 성수동 일대 서울숲길과 상원길, 방송대길 등지의 표준지 35필지에 대해 공시지가 하향을 요청했다.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토지나 상가·건물 보유자의 세 부담이 자영업자 임대료에 전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지자체의 공시지가 상향 요구 건은 466건으로 집계됐다. 경기 하남시 등 주로 재개발이나 신도시 건설 등이 예정된 지역에서 상향 요구가 집중됐다. 땅값이 오르면 토지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아닌 표준지 소유자의 의견 제출은 올해 3106건 접수됐다. 국토부는 이 중 1014건을 조정했는데 상향은 372건, 하향은 642건이다. 작년에는 땅 소유자로로부터 2027건의 의견이 들어와 914건(상향 273건·하향 641건)을 조정 반영한 바 있다. 한편 표준지 공시지가 평가 절차는 가격 책정, 지자체 및 땅 소유자의 의견 청취, 표준지 지가 공시, 이의신청 접수, 최종 공시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국토부는 다음달 14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재검토 작업을 거쳐 4월 12일 조정된 지가를 최종 공시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부산 땅값 제일 비싼 곳은?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10.26% 올라

    부산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부산진구 부전동 254-20번지 서면 금강제화 가게 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 공시지가는 ㎡당 4천20만원으로 지난해에도 부산에서 땅값이 가장 비쌌다. 반면 가장 땅값이 싼곳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개발제한구역인 금정구 오륜동 산40번지로서 ㎡당 93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올해 1월 1일 기준 부산지역 표준지 공시지가가 평균 10.26% 상승(전국 9.42% 상승 )했다고 13일 밝혔다. 부산은 서울(13.87% 상승)과 광주(10.71% 상승)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번 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감정평가사를 지정해 실거래가와 토지특성, 자연?사회적 조건 등을 감안해 조사 평가한 것으로 중앙부동산가격공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 부산시 관내 16개 구·군 표준지 1만8040 필지의 표준지 공시지가를 조사한 결과, 평균지가 변동률은 10.26%로서 전년도 11.25% 보다 0.99% 적게 올랐다. 최근 가격이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시세와 격차가 컸던 가격대의 토지를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개선해 형평성을 고려했다.이에 따라, 중구, 부산진구 지역 중심상업지나 대형 상업?업무용 건물 등 고가 토지를 중심으로 공시가격 변동률이 높게 나타났다. 부산은 그동안 실제 거래가격과 비교해 저평가된 광복동,남포동,서면 일원 등 주요 역세권 상권지역과 고가 주택지역의 지가 현실화와 함께 구·군별 대규모 도시개발사업과 부동산 실거래가 반영 등에 따른 영향으로 전국 평균(9.42%)보다 표준지가가 상승했다. 중구 17.18%, 부산진구 16.33%, 해운대구 12.77%, 서구 11.93% 순으로 올랐으며 이어 남구 9.76%, 기장군 9.67%, 동래구 9.47%, 동구 9.07% , 금정구 7.8%로 그 뒤를 따랐다. 이들 지역은 주택재개발을 비롯한 도시개발사업과 부산외곽순환도로, 산성터널 개통 등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 기대심리로 땅값이 올랐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토지 관련 국세?지방세 등 과세자료와 복지분야 기초자료 등으로 활용된다. 표준지 공시지가 열람은 구·군 토지정보과나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1644-2828)를 통해 가능하다. 이의신청은 오는 3월 14일까지 국토교통부 누리집(www.molit.go.kr)을 통해 온라인 신청과 팩스(부동산평가과 044-201-5536) 또는 우편(서면)으로 하거나 해당 시·구·군 민원실을 직접 방문하면 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다수 일반 토지는 공시지가 변동률이 높지 않아 세 부담 전가나 건강보험료 및 복지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나머지 전체 표준지의 99.6%에 해당하는 일반 토지(전?답?임야, 주거?상업?공업용)는 점진적으로 현실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공시지가 상승, 젠트리피케이션 확산 막아야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9.42% 올랐다.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가 반영됐다. 시·도별로는 서울과 광주, 부산 등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와 중구, 영등포구 등은 2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인 현실화율은 지난해 62.6%에서 올해 64.8%로 상승했다. ㎡당 2000만원 이상 고가 토지의 공시가격을 지난해 대비 최대 2배까지 끌어올린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보유세 등 조세·부담금과 건강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지난달 표준 단독주택에 이어 표준지의 공시지가도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라 토지·상가 보유자의 조세 부담도 예년보다 커지게 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세금폭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보유 자산의 가치가 증가하는 만큼 보유세 등을 더 내는 건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지 않고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빈부격차 확대 추세를 막기 어렵다. 더구나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여전히 60%대에 머물고 있는 데다 보유세 실효세율은 0.2% 남짓에 그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 공시지가 인상에 대해 “공평과세가 어림없는 찔끔 인상”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다만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명동·강남 등의 임대료가 인상되면서 이를 감당하기 힘든 상인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한다. 최근 경기 위축으로 상가 공실률이 높은 데다 임대 계약은 10년 단위로 이뤄지고 임대료 인상도 연 5%로 제한되지만, 향후 경기 회복기에 새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상가의 임대료가 급등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오는 4월에 설치되는 상가 건물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영세 상인들이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건물주와 세입자가 적정 임대료 유지를 위해 상생협약을 맺는 사례의 전국적 확산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 또한 공시지가를 둘러싼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시지가 시세산정률 산정 근거 등을 공개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 폐기물 공공관리 강화·폐플라스틱 수출 허가제

    폐기물 공공관리 강화·폐플라스틱 수출 허가제

    광양·군산항 물량 처리도 업체에 명령 2021년까지 공공선별장 24곳 신설 전국 방치된 66만t 2022년 제로화필리핀 불법 수출로 촉발된 폐기물 방치와 불법 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기물 처리 시스템의 공공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평택항에 반입된 폐기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불법 수출·처리 업체에 대해서는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엄벌한다는 방침이다. 필리핀 불법 폐기물 수출 문제가 대두된 지 석 달 만에 나온 정부의 공식 대책이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상반기에 폐플라스틱 수출 땐 수입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허가제’로 전환한다. 지금은 관세청과 환경부 허가만 있으면 수출할 수 있는 구조다. 또 불법 수출이 비용과 처리 기반 부족에서 야기됐다는 점을 반영해 공공처리시설을 확충한다. 2021년까지 공공선별장 24곳을 신설하고, 소각시설을 하루 1456t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음식물 폐기물을 고급 퇴비화하는 내용의 세부 로드맵도 상반기 내에 수립한다. 반입 폐기물 중 흙이나 콘크리트를 포함한 불연물의 재위탁 허용과 수익성이 낮은 폐비닐 등이 불법 처리되지 않도록 단기 사용처를 확보하기로 했다. 전국에 방치된 폐기물 65만 8000t의 약 20%를 연내 행정대집행 등으로 처리하는 것을 비롯해 2022년까지 방치 폐기물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지난 3일 필리핀에서 국내로 반입된 폐기물(1211t)과 평택항에 보관 중인 폐기물(3455t)에 대해서는 수출업체가 평택시의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우선 소각하고 구상권(6억 300만원)을 청구할 방침이다. 동일업체가 불법 수출을 위해 광양항과 군산항에 보관 중인 물량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가 수출업체와 토지 소유자에게 이를 치우는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또 전북 군산 공공처리장에서 보관 중인 불법 폐기물(1100t)에 대해서도 4개 배출업체에 오는 15일까지 깨끗하게 처리하도록 명령했다. 환경부는 경북 의성군에 재활용업체가 쌓아 놓은 17만 3000t의 방치 폐기물 중 2만 1000t의 긴급처리 비용(24억 3000만원)을 지원한 가운데 남은 15만여t에 대한 처리를 경북도와 의성군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의성군은 이 재활용업체에 대한 사업 허가 취소과 함께 고발했다. 환경부는 다음주 전국의 방치 폐기물 현황과 폐플라스틱 수출신고업체에 대한 조사 결과와 처리 계획을 발표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보유세 늘어도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은 낮아

    보유세 늘어도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은 낮아

    작년 4분기 전국 중대형 공실률 10.8% 임차인 보호 강화… 세부담 전가 힘들 듯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대폭 오르면서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보유세 부담을 전가해 임대료가 뛸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세 부담 떠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는 2019년 표준지 공시지가를 전국 9.42%, 서울 13.87% 인상했다. 토지·상가·오피스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쫓겨나가는 현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제까지는 부동산 보유세가 증가하면 월세를 올려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최저임금 상승과 내수 침체 등으로 장사를 접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상가 수요가 줄면서 공실률이 올라가고 있는데, 이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서울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의 중대형 상가(연면적 330㎡ 이상)의 공실률은 10.8%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의 공실률도 7.0%로 전분기보다 0.1% 포인트 상승했는데, 강남의 경우 공실률은 7.4%로 무려 1.4% 포인트나 치솟았다. 특히 상업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명소)가 오히려 공실률이 높아 임대료 인상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 동대문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0.9%였던 공실률이 4분기에는 14.6%로 급등했고, 강남구 논현역 일대는 같은 기간 7.9%에서 18.9%로 2배 이상 뛰었다. 최근 홍석천씨가 높은 임대료 등을 이유로 식당을 폐업한 용산구 이태원도 중대형 상가 5곳 중 1곳(21.6%)이 비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남구 테헤란로(11.8%)와 청담(11.2%) 등도 공실률이 높은 상황이다. 강화된 상가 임차인 보호장치도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을 낮추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상가임대차법이 개정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고, 연간 임대료 인상률도 5%로 제한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경기가 활성화된다면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임대료를 올릴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급격한 인상으로 상가 시장에는 악재될 것” “공평과세 위해 공시價·시세 격차 더 줄여야”

    12일 정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책 방향은 맞지만 급격한 공시지가 인상으로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땅값이 많이 오르는 서울 도심과 강남 등 상업용지 보유자들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걱정했다. 상가 세입자들은 공시지가 인상이 임대료 인상과 상권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을 염려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가뜩이나 장사가 되지 않는데 보유세가 늘어나면 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며 “공시지가 인상도 상가 시장에는 악재”라고 진단했다. 조세형평성 차원의 공시지가 인상 불똥이 자칫 영세 상인들의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장도 “공실이 많은 지역에서는 임대인이 당장 임대료를 올리기 어렵겠지만, 기회를 엿보다가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 곧바로 임대료를 인상하려 할 것”이라며 “특히 새로 임대차계약을 맺는 상가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 실패를 땅주인에게 돌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 과천에서 상가를 보유하고 학원을 하는 노모씨는 “현시세와 공시지가 차이는 인정한다”면서도 “경기가 사그라져 매출이 떨어졌는데 세금만 올라가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지가와 시가와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땅주인의 잘못이 아니라 정부의 토지·조세정책 실패가 원인”이라며 “급격한 인상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공시지가 현실화 의지가 무색할 정도로 시늉에 그쳤다”며 “공시지가와 시세 격차를 더욱 줄여 공평과세를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상권 활성화된 서울 강남구·중구·성동구 20%대 ‘핀셋 인상’

    상권 활성화된 서울 강남구·중구·성동구 20%대 ‘핀셋 인상’

    재건축 등 개발사업 진행 지역도 ‘타깃’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땅값 2배 급등 고가 부동산 시세반영률 70%선 맞춰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 예년 비해 커져정부가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산정하면서 고가 부동산에 대한 ‘핀셋 인상’을 통해 공시지가·공시가격 현실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거나 상권이 활성화된 서울 강남권과 중구, 영등포구 등이 주 타깃이 됐다. 국토교통부가 12일 발표한 ‘2019년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서울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평균 13.87%로 전국 평균(9.42%)을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23.13%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명동과 을지로가 있는 중구(21.93%),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대형 상가가 몰린 영등포구(19.86%), 카페 거리를 따라 상권이 활성화된 성동구(21.93%) 등이 20% 안팎을 기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계획, 성동구 서울숲길 인근지역 활성화, 서울 전역 노후 아파트 재건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꼽히는 서울 중구 명동8길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당 9130만원에서 올해 1억 8300만원으로 2배(100.4%) 뛰었다. 전국 땅값 2위인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는 8860만원에서 1억 7750만원으로 역시 2배(100.4%) 상승했다. 이에 따라 토지나 상가·건물 보유자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예년에 비해 커질 전망이다. 상가·사무실 부속 토지 등 땅 위에 별도 건물이 있는 별도합산 토지는 1인 기준 보유 토지의 공시지가 합계가 80억원을 넘어야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면적 169.3㎡)의 보유세는 지난해 8139만원에서 올해 1억 2209만원으로 올라 세 부담 상한선(50%)을 꽉 채웠다. 국토부에 따르면 종로구 화동의 한 건물(면적 99.2㎡)의 ㎡당 공시지가는 지난해 798만원에서 886만원으로 11.0% 오른다. 같은 기간 보유세는 175만 5000원에서 197만 5000원으로 늘어난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4월 말 발표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으로 쏠리고 있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공동주택은 다른 유형에 비해 현실화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토지보다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68.1%로 표준주택(51.8%), 토지(62.6%)보다 높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에 따라 표준주택과 표준지의 현실화율은 올해 각각 53.0%, 64.8%로 상향됐다. 특히 표준지 가운데 추정 시세가 ㎡당 2000만원이 넘는 고가 부동산(전체의 0.4%)의 경우 현실화율이 70%선에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올랐거나 공시가격과 시세의 격차가 컸던 고가 아파트의 경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실장은 “대다수 서민이 거주하는 주택이나 보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부담을 감안해 공시가격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공시지가 현실화…비싼 땅 더 올랐다

    공시지가 현실화…비싼 땅 더 올랐다

    ㎡당 2000만원 이상 20% 급등 서울 13.87%·전국 9.42% 인상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9.42% 올랐다. 시가가 ㎡당 2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땅을 ‘고가 토지’로 분류하고 이들 부동산의 공시지가를 집중적으로 올렸다. 대형 상업·업무용 건물 등이 몰려 있는 서울의 상승률은 13.87%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3309만 필지 중 대표성이 있는 50만 필지(표준지)의 공시지가를 12일 발표했다. 올해 전국 상승률은 9.42%로 2008년(9.63%) 이후 가장 높다. 시·도별로는 서울(13.87%)에 이어 광주(10.71%), 부산(10.26%)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공시지가·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따라 비싼 땅일수록 더 많이 올랐다. 추정 시세가 ㎡당 2000만원 이상인 전국 2000필지(전체의 0.4%)의 평균 상승률은 20.05%로 집계됐다. 나머지 일반 토지(99.6%)는 7.29% 오르는 데 그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격이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시세와 격차가 컸던 가격대의 토지에 대한 현실화율을 개선해 형평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공시지가를 시세로 나눈 현실화율은 지난해 62.6%에서 2.2% 포인트 상승한 64.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권 등 공시지가가 많이 오른 땅을 중심으로 올해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시지가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되며 건강보험료 산정 등에 쓰인다. 보상·담보·경매평가 등 각종 평가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대다수 일반 토지는 상승률이 높지 않아 세 부담이나 복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토지 보유자의 세 부담이 자영업자 임대료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이 연 5%로 제한되는 등 임차인에 대한 보호장치가 있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4월 말 발표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역시 시세가 많이 오른 고가 아파트의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한강 물류의 중심… 포구의 낭만 품고 ‘뱃놀이 김포’ 뜬다

    한강 물류의 중심… 포구의 낭만 품고 ‘뱃놀이 김포’ 뜬다

    “마근포구는 한강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죠.”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 주민 김석태(80) 어르신은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6·25전쟁 이전 우리 마을엔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고 어선을 많게는 두세 척이나 보유한 집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면사무소 소재지인 마을엔 소방서가 있었고, 도정공장 1개와 하성면 전 지역 쌀을 수매하던 공출창고 2개가 있어 쌀을 싣고 서울과 인천 등지로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화재단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주민들과 동행해 포구를 둘러봤다.김포시 지명은 고어 ‘ᄀᆞᆷ포’에서 유래했다. 같은 계열인 감(甘), 검(檢, 儉, 劒, 黔)은 ‘거룩하다’는 뜻을 담았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구려 옛 땅 ‘검포’(黔浦)로 기록돼 있다. ’검’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마을을 가리킨다.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최초로 김포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재단이 옛 포구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대 이후 김포엔 30여개 포구와 나루가 존재했다. 섶골나루를 비롯해 감암나루와 운영나루, 갑곶나루, 원머루나루, 신덕포나루, 대명나루, 전류리포구, 조강포, 강령포 등 크고 작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기’ 편에는 ‘한강이 서쪽으로 흘러 서해에 이르는 물길이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점에서 조강(祖江)이 시작된다. 강화를 만나는 지점에서 황해도로 흐르는 서쪽 유로와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남쪽 유로인 염하 두 갈래로 나뉜다. 조강 서쪽 유로는 해서·관서지방 선박들이 주로 이용했고, 염하는 삼남 지방을 오가던 선박들이 이용했다. 포구별 인구와 어업인구, 배 수량까지 기록된 ‘한국수산지’(1908~1911)엔 당시 김포에서 가장 큰 포구 마을은 80가구를 웃돌았던 조강포와 강령포·마근포였다. 김석태 어르신은 “농사보다는 고기잡이로 제법 돈을 벌었다. 고기잡이 배가 한 번 나갔다 오면 뱃사람들이 곧장 주막으로 가다 보니 기생집이 4개나 될 만큼 당시 마근포 마을 경제가 컸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어선이 출항할 때마다 포구 앞 당산에서 용왕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노제를 지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군부대 초소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구 앞에선 뱀장어와 장어가 엄청 많이 잡혔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질 가을 무렵엔 만선을 이뤄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정도였다. 아울러 마을엔 화재나 재난 때 긴급히 대피하라고 울리는 큰 비상 종이 있었다. 전종한(사회과학교육) 경인교대 교수에 따르면 20세기 초 포구별 토지소유 양상을 조사한 결과 염하 연안의 거점 포구들에 비해 조강 연안 거점 포구들에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지주 거주지를 보면 조강포·마근포엔 서울, 강령포엔 개성 소유주 비율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네트워크를 이뤘다. 김석태 어르신은 “당시 전태종씨라는 사람이 포구 쪽 토지를 5~6필지나 사들여 주택을 지었고, 서울 밤섬에 산다는 성산만씨는 전답 등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재지주들은 주로 대지 필지를 갖고 있어 포구 주변 대지를 중심으로 포구 관련 시설들을 지배했다. 김포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3대 포구 중 마근포는 우리말 ‘막은 개’(개펄)라는 뜻으로 ‘막은’의 음을 따 ‘마근포’(麻斤浦)라고 불렀다. 원래 마근포 주변 마을에 물길을 따라 자리한 여러 포구들이 1919년 지도에는 금포리, 마조리로 표기되고 농경지로 간척됐다. 마근포는 한강을 거슬러 서울로 가거나 강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사이를 왕래하던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고 한다. 김석태 어르신은 “김해 김씨 집성촌인 마근포구 일대엔 20가구가 모여 살았다. 이젠 농지로 변해 주택지 뒤 야산에 있던 대나무숲만 일부 흔적을 보일 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당시 목선으로 직접 고기잡이를 다녔던 이 마을 김선구(81) 어르신은 “포구 마을에는 생선공판장이 있어 웅어나 숭어, 조기, 황복, 새우 등을 잡아 팔았다”며 “특히 여름철엔 별미인 깨나리 생선을 뼈째 발라 회로 즐겨 먹었다”고 전했다. ‘깨나리’는 세어라고도 불리며 가늘고 작은 물고기로 웅어와 매우 닮았다. 당시 김포 일대에 포구 관련 정박시설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 갯벌 등에 배를 댔다. 강령포에는 토담집 형태의 당집이 있어서 제사 도구를 보관했고 정월 초순 당제를 지냈다. 강령포 앞에 ‘노구여’라는 여(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는데 이 역시 제사와 관련된 지명이다. 이 여로 인해 배가 자주 좌초돼 뱃사람들은 구리나 놋쇠로 만든 솥에 새로 밥을 지어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 솥을 ‘노구솥’, 밥을 ‘노구메’라고 불렀다. 포구 근처에는 어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토빙고와 새우젓 창고도 마련됐다. 고촌 섶골나루 근처에는 새우젓독을 만드는 가마도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배들은 물때를 맞추는 데 실패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며칠씩 옴짝달싹하지도 못했다. 여행객들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필요했는데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영 숙박시설이 그 기능을 도맡았다. 대표적인 게 조강포에 자리했던 조강원이다. 그러나 관에서 설치한 원 기능이 점차 빛을 상실하고 시장유통에 따른 상인과 보부상들의 대거 활동으로 주막이 번창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 1919년 김포 포구와 관련된 주막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통진군에는 원모루주막, 산성주막, 강령포주막, 조강가리주막, 조강리주막, 후평주막, 마근포주막, 전류리주막, 봉성리주막, 바삭바위주막, 조강거리주막 등이 있었다. 광복을 앞뒤로 한 시기까지 주막은 성업을 이뤘다.김포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포구의 장점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정취를 살린 체험·관광자원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하성면 전류리 54-4와 봉성리 640-4 부지 1만 2500㎡에 포구공원과 물길 산책로를 조성한다.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은 “한반도 물류·관광·문화 중심지라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고, 한강하구의 물류 기능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지원방안은 근시안적 관광 볼거리 이벤트 성격으로 예산 나눠 먹기 개발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한강하구 일대에서 강화 따로, 파주 파로, 김포 따로가 아니라 조강권 남북 공동체 복원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함께 머리와 어깨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표준지 공시지가 9.42% 급등…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전년 2배로 상승

    표준지 공시지가 9.42% 급등…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전년 2배로 상승

    13일부터 국토부, 해당 시군구서 열람 가능공시지가 급등에 임대료 동반 상승 우려도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가 1년 전에 비해 9.4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약 3309만 필지의 개별공시지가 산정에 활용되고 각종 조세·부담금 부과 및 건강보험료 산정기준 등으로도 활용된다. 공시지가가 오르면 임대료가 동반 상승할 우려도 높다. 작년 개발호재로 땅값이 많이 오르거나 그동안 저평가된 고가 토지가 많은 서울,부산,광주 등지는 상승률이 10%를 넘겼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인 현실화율은 작년 62.6%에서 2.2% 포인트 상승한 64.8%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공개했다. 전국의 표준지 상승률은 작년 6.02% 대비 3.40% 포인트 오른 9.42%를 기록하며 2008년 9.63%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표준지 상승률은 2013년 2.70%에서 시작해 2015년 4.14%,2017년 4.94% 등으로 변동하며 6년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도별로 서울(13.87%), 광주(10.71%), 부산(10.26%), 제주(9.74%) 등 4곳은 전국 평균(9.42%)보다 높게 올랐다.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계획, 광주는 에너지밸리산업단지 조성, 부산은 주택 재개발 사업 등의 요인으로 작년 땅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서울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2007년 15.43%를 기록한 이후 12년만의 최대치다. 가격 수준별로 ㎡당 10만원 미만인 곳은 29만 7292필지(59.4%)로 가장 많고 뒤이어 10만∼100만원 12만 3844필지(24.8%), 100만∼1000만원은 7만 5758필지(15.1%),2000만원 이상은 872필지(0.2%)로 나타났다. 전국 표준지 중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 명동8길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로 ㎡당 1억 8300만원으로 평가됐다. 작년 작년 9130만원에서 배 이상 뛰었다. 이곳은 2004년 이후 16년째 최고 비싼 표준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일부 자치구가 공시지가 인상에 소상공인의 임대료 상승 및 세부담 증가를 우려를 드러냈다. 전남 진도 조도면 눌옥도리의 땅(210원/㎡)은 2017년부터 3년째 최저지가 자리를 표하면서 ‘‘공시지가가 점진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국토부에 보냈다. 한편 공시지가는 13일 국토부 홈페이지(www.molit.go.kr) 또는 해당 토지가 소재한 시·군·구의 민원실에서 열람하고 공시가격에 이의가 있으면 14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국토부는 3월 14일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기존 감정평가사가 아닌 다른 평가사가 재검토를 벌인다. 조정된 공시지가는 4월 12일 재공시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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