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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근무 중 이상무!…美 큐리오시티, 화성 착륙 7주년

    [아하! 우주] 근무 중 이상무!…美 큐리오시티, 화성 착륙 7주년

    인류의 호기심 해결을 위해 머나먼 붉은 땅에서 탐사를 진행 중인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에 착륙한 지 7주년을 맞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6일(이하 현지시간)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다양한 사진 등을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공개하며 화성 착륙 7주년을 자축했다. 소형차 만한 크기의 탐사 로보 큐리오시티는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지난 2012년 8월 5일 게일 크레이터 부근에 내려앉았다.큐리오시티의 하루 일과는 웬만한 직장인보다 힘들다. 화성에 해가 뜨면 큐리오시티는 잠에서 깨어나 지구의 명령을 기다린다. 이어 명령이 하달되면 큐리오시티는 최대시속 35~110m로 느릿느릿 움직여 지정된 장소로 이동한다. 지시받은 곳에 도착하면 카메라로 주변을 찍고 표면에 작은 구멍도 뚫고 레이저를 쏴 암석의 성분도 파악한다. 이렇게 얻어진 정보는 화성시간으로 오후 5시, 화성의 궤도를 돌며 탐사를 진행 중인 화성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MRO)에 전송한다.NASA에 따르면 지난 7년 간 큐리오시티가 여행한 거리는 총 21㎞로, 368m의 현재 높이까지 힘겹게 굴러굴러 올라갔다. 또한 얼마 전 큐리오시티는 드릴로 화성 표면에 구멍을 뚫어 22번 째 샘플을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탐사 과정을 통해 그간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현재 큐리오시티는 점토 광물이 풍부한 곳인 클레이-베어링 유닛(clay-bearing unit)을 조사 중으로 수십 억 년 전 이 지역에는 호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큐리오시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크리스틴 베넷 연구원은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온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지역을 탐사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MRO가 하늘 위에서 지난 10년 동안 조사해왔으며 마침내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NASA 측은 클레이-베어링 유닛 탐사를 통해 화성 샤프산의 낮은 층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친 고대 호수 및 토양 광물 구성을 알아내는데 도움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레이터 중앙에 위치한 샤프산은 침전물이 쌓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높이가 땅바닥을 기준으로 1만 8000피트(5486m)에 달해 지구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해수면 기준 8848m)보다 실제로는 더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도덕적 해이·내분에 발목 잡힌 바이오산업… 자정노력·규제 개혁 절실

    도덕적 해이·내분에 발목 잡힌 바이오산업… 자정노력·규제 개혁 절실

    최근 누구나 한국 경제의 위기를 말한다. 일본의 무역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재만 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무역 환경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는 경쟁국의 기술을 압도할 기술 개발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전 같이 국산 자동차 엔진 개발 성공,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독보적 입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 등 남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 경쟁력이 뛰어난 기술 개발이 없다. 근래 한국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근거다. 이런 이유로 바이오 산업이 주목을 받았다.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한국의 경제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제약업종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 새 3조원 넘게 증발했다. 바이오제약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극복 방안은 무엇인가.정부는 바이오·헬스를 차세대 3대 주력산업 중 하나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제약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 세계 시장의 3분의2를 점유했고,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2017년 우리나라의 신약 기술 수출액은 5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월 전국 경제 투어에서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2030년 제약·의료기기 500억弗 수출 목표 실제로 바이오산업은 최근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됐다. 2017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의 생산규모는 10조 1264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10조원대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9.3% 늘어나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도 전년 대비 11.2% 증가한 5조 1497억원으로, 이 중 3조 5041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8.5% 늘어나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역군으로 거듭날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바이오의약 산업의 생산 규모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3조 8501억원으로 총 생산의 38%를 차지해 3년 연속 바이오산업 분야 중 생산규모 1위를 유지했다. 정부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연간 2조 6000억원 수준인 연구개발(R&D)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올 들어 바이오의약 산업의 현실은 정부의 청사진과는 달리 먹구름만 잔뜩 몰려오는 상황이다. 코스닥 제약지수가 2분기 만에 17% 급락할 만큼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도 상반기에 11%나 떨어졌다. 바이오제약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결 방안은 뭘까. 우선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세계 최초의 무릎 관절염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인보사의 주성분에 허가 당시 제출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의 제출 자료가 허위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신장세포는 종양(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릎 한쪽 투여에 700여만원을 지불한 인보사 투약자 3700여명은 법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인보사 사태는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바이오산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갱년기 치료제’로 알려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다 성분 논란을 빚은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우리나라 바이오제약산업의 실력과 현주소를 실감케 한다. 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산업을 삼성그룹의 미래신수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오리무중이다. 전문가들은 “제약은 생명을 다루는 업종이기 때문에 신약 개발업체들이나 의약품 업체들의 높은 도덕성과 안전성에 대한 확신·확증이 담보돼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며 제약업계의 각성을 촉구했다.●소송전 4년째… 다국적 회사 가세 ‘제 살 깎기’ 둘째, 법적 소송전으로 번진 국내 업체들 간의 집안 싸움까지 겹쳐 국내 바이오제약 업체들의 글로벌시장 공략이 ‘공염불’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보톨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심화되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분쟁이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보톡스 시장 1위 업체인 메디톡스는 2016년 퇴직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이 이를 이용해 보툴리늄 톡신 제제인 ‘나보타’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내에서의 소송뿐만 아니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제소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2006년 보툴리눔 톡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7년여간의 연구개발 끝에 국내 토양에서 적법하게 발견해 확보한 것”이라면서 “퇴직자가 반출했다는 진정사건은 이미 증거불충분으로 내사종결되고 무혐의 처리됐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오히려 “나보타는 세계시장에서도 까다롭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심사를 통과했다”면서 “메디톡스가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엘러간과 연대해 ITC에 제소하는 등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앨러간은 메디톡스의 보툴리놈 톡신 ‘이노톡스’의 기술 수입사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워낙 팽팽하게 맞서 있어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국산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소송전은 글로벌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를 놓고 미국 업체들과 연대해 국내 업체끼리 제 살 깎기 혈투를 벌이고 있는 꼴”이라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토대를 허물어뜨리고 나면 경쟁국과 경쟁업체들의 기술은 고도화돼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자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약 허가·관리감독 독점 식약처 견제장치 필요 셋째, 꽃을 막 피우려는 제약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또다른 걸림돌은 바이오의약품 허가·관리 체계다. 국내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 대형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할 마당을 펼쳐주려면 규제 제거가 시급하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중국은 네거티브 규제로 끌고 가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들이 시장에 왔다가 사라지면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다”면서 “신약심사와 테스트를 가로막는 규제와 장벽을 혁신적으로 풀지 않으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넷째, 식약처의 인허가 시스템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한 약대 교수는 “식약처가 신약에 대해 허가도 해주고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무관 때 신약을 허가하고 과장 때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취소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식약처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다섯째, 기술 이전 성공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다. 한미약품이 신약을 개발해 수조원대의 해외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지만 2015년에 맺은 기술수출 계약 6건 중 4건이 이미 해지됐다. 현재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의 신약 개발비용 총액은 스위스 글로벌 제약회사인 로슈에도 못 미친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문 대통령 주재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전략 발표회를 갖는 등 의욕을 보이긴 했지만 벤처기업이나 신약개발 기업에 활력을 주는 효과는 아직 안 보인다. 바이오산업의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첨단 바이오법’은 인보사 파동으로 국회 문턱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다가 1일에야 본회의에 상정됐다. 생명공학은 험난한 길이다. 수천, 수만 번의 연구 실패를 극복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려면 성과를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업계의 모럴 해저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정노력도 절실하다. 글로벌 제약사 앞에서 벌이는 국내 업체끼리의 법적 다툼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재도약을 응원한다. jrlee@seoul.co.kr
  •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는 ‘인재’…회사 과실·숙련근무자 현장이탈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는 ‘인재’…회사 과실·숙련근무자 현장이탈

    올해 5월 17~18일 충남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사고는 공정안전관리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회사 과실로 드러났다. 숙련 근무자가 빠지면서 대체 근로자가 투입되는 등 업무 공백도 확인됐다.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26일 서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회의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 사고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차례 사고로 유출된 스틸렌모노머(SM) 양은 74.7t으로 추정됐으며, 주민과 근로자 3640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고 56건의 물적 피해가 접수됐다. 합동조사단은 사고 원인과 관련해 “한화토탈이 SM 폭주반응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SM이 다량 함유된 내용물을 잔사유(殘渣油) 탱크로 이송했지만 보일러가 정상 가동하지 않은 상황과 맞물려 발생했다”고 밝혔다. 잔사유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벙커C유 등 값싼 중질유다. 한화토탈의 SM 정제는 4개 정제탑을 거치는 데 사고 직전인 5월 11일부터 4번 정제탑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3번 정제탑에 다량의 SM 혼합물질이 정제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저장됐고, 임시배관을 설치해 잔사유 탱크로 혼합물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중합폭주반응이 발생해 유증기가 분출됐다는 설명이다. SM은 스티로폼·플라스틱·합성고무 등의 제조 원료로, 65도 이상 온도가 지속되면 중합폭주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중합반응은 분자량이 작은 분자가 연속으로 결합해 분자량이 큰 분자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다. 조사단은 또 파업으로 인해 숙련된 근무자가 현장에서 이탈하면서 다른 부서에서 차출된 대체 근무자가 투입됐는 데 이로 인한 업무 공백과 2교대 근무로 인한 육체적 피로 누적 등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어 SM 최대 확산 범위와 관련해 1차 사고 때는 사고원점에서 2800m, 2차 사고는 607m로 추정했다. 화학물질안전원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주민과 근로자 3640명 중 386명의 소변을 채취, 검사한 결과 대부분(378명)이 근로자 생체노출지표 기준치(400㎎/g-cr) 이하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화학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13일 회사 측을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즉시 신고 미이행)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업무상 과실 또는 중과실에 따른 화학사고 발생에 대해 고발조치할 예정이다. 환경부 조사결과 유해화학물질 취급기준과 대기배출시설 미신고 등 화학·대기·폐기물 관련 19건이 적발됐다. 충남도는 대기오염물질 희석 배출과 가지배출관 설치 등 10건을 적발하고 3건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서산시는 토양오염 우려기준 초과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를 11월 29일까지 마친 후 오염방지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합동조사단은 12월까지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한편 합동조사 발표 전인 이날 오전 9시 32분쯤 한화토탈 대산공장에 낙뢰가 떨어져 1단지 작업장 가동이 중단됐다. 1단지는 유증기 유출 사고가 난 스틸렌모노머 공정과 플라스틱 연료를 생산하는 공장 등이 들어서 있다. 대응팀이 투입돼 전기공급은 사고 발생 1시간 만에 재개됐지만 공장 정상 가동에는 2∼3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문화마당] 단순해질 용기/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단순해질 용기/강의모 방송작가

    더위와 일에 지쳐 돌아온 저녁, 소파에 널브러져 습관적으로 TV를 켠다. 늘 그렇듯 방송마다 음식 천지다. 매일 저렇게 돌아다녀도 최고의 맛집이 계속 등장한다는 게 참 놀랍다. 먼저 성우의 구수한 멘트가 한껏 기대를 부풀린다. 입이 미어져라 음식을 넣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손님들 뒤로 주방에선 또 다른 자랑이 한창이다. “우리 집 맛의 비결은요~” 하면서 육수나 소스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펼쳐 놓는다. 익숙한 양념 외에 한약재며 과일이며 온갖 향신채가 얼마나 많은지, 열대여섯 가지는 보통이다. 대체 그 많은 재료들을 섞으면 어떤 맛이 살아남을까. 궁금증보다는 그렇게까지 애쓰는 모습이 딱하다. 허기가 잔뜩 차오른 상태이건만, 구미는 동하질 않는다. ‘맛의 배신’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난다. 환경다큐 전문 PD인 저자 유진규의 조사와 분석에 따르면 요즘 공장식으로 길러 낸 식재료들은 본래의 맛을 잃었다고 한다.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향미가 희석되는 현상은 현대 농업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문제다. 종자 개량, 화학비료, 비닐하우스, 지력 쇠퇴, 토양 미생물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밍밍한 음식을 만들어 냈다. 닭고기는 향미를 잃었다. 토마토는 밍밍해졌고, 옥수수, 밀, 딸기, 상추도 각각의 고유한 맛이 약해졌다. 모든 음식이 묽게 변했다.’ 그러니 자꾸 무언가를 많이 넣어서 혀를 속일 수밖에. 나이 든 사람들에게 흔히 듣는 ‘요즘 음식은 옛날에 먹던 그 맛이 아냐’ 하는 불평이 괜한 까탈은 아닌 것이다. 와중에 손님들 입맛을 끌고자 분투하는 요리인들의 노고도 눈물겹다. 지인 한 분은 은퇴 후 아내와 함께하는 새로운 취미를 만들었다고 했다. 맛집 소개 방송을 즐겨 보고 매주 한두 곳을 찾아다니는 게 요즘 사는 낙이라 한다. 역시 방송의 힘은 대단하고, 사람의 식욕은 위대하다.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뱃살은 나날이 두둑해지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오르고 있다니, 그분에게 ‘맛의 배신’에서 다음의 구절을 문자로 보내 드릴까 생각 중이다. ‘음식은 그것이 경험되는 것과 같은 방식, 즉 향미라는 렌즈를 통해서 처음부터 다시 이해되어야 한다. 우리가 막대한 돈과 시간을 쓰면서 해결하려고 애쓰는 비만 문제 같은 음식의 위기는 광범위한 미각 질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문제는 칼로리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잘못된 음식을 원한다는 것이다.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맛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 엊그제 아버지 기일을 보내며 생전에 즐겨 드시던 가지냉국을 만들었다. 췌장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떠나는 날에도 어머니에게 가지냉국을 청해 드실 만큼 그 음식을 좋아하셨다. 쪄낸 가지를 잘게 찢고, 집간장에 다진 마늘과 송송 썬 실파를 넣어 조물조물 무친 다음 냉수를 붓고 통깨를 뿌린다. 이게 전부인 단순한 요리. 마침 시골에서 동창이 몇 가지 채소들을 보내 준 터라 심심한 가지의 속맛이 더욱 깊게 느껴졌다. 친구가 챙겨 준 재래식 오이지도 곁들였다. 길쭉하게 썰어서 물에 담가 소금기만 살짝 빼고 어머니가 좋아하던 방식으로 고추장을 발라 먹었다. 재료에만 충실한 두 가지 반찬이 달아나던 입맛을 불러냈다. 글도 그러하지 않겠나. ‘헤밍웨이의 글쓰기’에 ‘산문은 건축이지 실내장식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기본이 부족하면 쓸데없는 서사가 길어진다. 이 책 저 책 기웃거리고 이 말 저 말을 끌어모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 지금 이 글처럼. 요리도, 글도, 단순해지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알면서도 실패하는 이유는 비겁함과 조급함이다. 맹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반성하련다.
  • 사람, 상어 씨를 말릴 수 있는…사진, 야생 사자 지킬 수 있는

    사람, 상어 씨를 말릴 수 있는…사진, 야생 사자 지킬 수 있는

    플라스틱 사용 증가,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 대기와 수질, 토양 오염 증가로 인해 많은 생물종이 급격하게 사라지고 사람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잡으면서 생태계 전체가 교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질학자를 포함한 과학자들 사이에서 현대사회를 ‘인류세’(人類世)로 구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사람의 활동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느냐에 따라 전혀 상반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잇따라 나왔다.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상어 출몰 지역이 점점 확대돼 여름철 바닷가를 찾는 휴양객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바다의 최고 포식자 ‘상어’도 사람 때문에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르투갈 포르투대와 영국 사우샘프턴대, 왕립해양생물협회를 주축으로 전 세계 109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온대 및 열대해역에 살고 있는 원양 상어의 서식지가 원양어장과 절반 가까이 겹쳐 상어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상어 23종 1681마리에 인공위성 송신기를 달고, 원양어선 선박에 장착된 충돌방지시스템과 위치추적장치를 활용해 1달 동안 활동반경을 교차분석했다. 그 결과 환도상어와 원양어선의 활동반경은 24%, 백상아리나 비악상어 등의 경우 64% 정도 중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특히 상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먼바다에서 낚시에 미끼를 달아 표층이나 심층에 드리워 어획하는 연승(longline)어업 선단들이다. 데이비드 심스 영국 사우샘프턴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상어도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지만 고래와 같이 적극 보호되고 있지 않아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가까운 미래에는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 것”이라며 “상어 활동 지역을 광범위하게 국제 보호구역으로 설정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반면 몰려드는 관광객 덕분에 야생동물의 개체수와 활동 범위를 손쉽게 파악해 생태계 보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 보츠와나 포식자보호기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호주 뉴캐슬대,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대 공동연구팀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보츠와나 오카방고델타 지역을 찾은 26개 관광단의 관람객들이 찍은 2만 5000여장의 사진을 분석해 야생동물의 활동반경, 개체수, 주 거주지 등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3일자에 실렸다.연구팀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6개월 동안 오카방고델타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의 카메라에 사진을 찍은 시간과 장소가 기록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제공받아 이 지역에 사는 대표적인 5대 포식자(사자, 표범, 치타, 점박이하이에나, 들개)의 종별 밀도와 개별 동물들의 활동 범위를 컴퓨터 모델링으로 분석해 그동안 파악되지 못했던 생태 조건과 환경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카심 라피크 리버풀 존 무어스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일종의 시민 참여 과학으로 관광사진을 활용한 최초의 생태연구”라면서 “향후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시킨다면 개별 동물의 생태 환경까지 정확하게 분석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우라늄 수돗물까지, 음용수 언제까지 땜질만 할 건가

    수돗물에서 방사성물질인 우라늄이 검출됐다. 환경부가 지난 1분기 전국의 소규모 수도시설을 점검한 결과 기준치인 30㎍/ℓ를 초과한 곳만 충북 음성군과 경기 포천시 등 29곳이었다. 음성군 감곡면 선골 수돗물은 기준치를 무려 20배나 넘었다. 소규모 수도시설은 지하수 등을 이용하려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한 것으로 전국에 1만 3000여곳이 산재해 있다. 우라늄은 장기간 복용하거나 노출되면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이 물질에서 나오는 라돈 성분은 폐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우라늄은 올해 처음 수질검사 항목에 포함됐다고 하니 해당 지역 주민들이 알지 못한 채 우라늄 수돗물을 매일 마셨다고 생각하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하수에 주변 토양에 섞인 천연 우라늄이 녹아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정부와 해당 지자체의 사후 대응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지자체는 주민 반대를 이유로 시설 폐쇄를 난감해하고, 환경부는 경고판을 붙이는 수준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단다. 주민들이 상수도를 설치·사용하면 경제적 부담이 있다면서 지하수를 고집한다 해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는 우라늄 지하수의 위험성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해당 시설을 폐쇄해야만 한다. 깨끗한 물은 국민 건강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음용수 기준에 미흡한 수도시설은 주민을 설득해 적어도 정수시설이나 대체시설이 마련될 때까지 폐쇄해야 한다. 소규모 수도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불안감 확산도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지자체가 방사능 측정 장비를 갖추는 게 선행돼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와 지자체가 협의해 광역상수도를 쓸 수 있도록 급수관 설치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인천시에서 최근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로 초중고 급식 중단 등 대란이 빚어졌음에도 안이하게 대응했다가 호된 질타를 받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여름, 잡초 이야기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여름, 잡초 이야기

    지인이 텃밭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름철 잡초에 두 손 두 발 들고 말았단다. 장마철 즈음의 텃밭은 작물이 크는 모습이 보일 정도다. 소나기 한 줌, 한나절 뙤약볕이면 어느새 오이가 하나, 호박이 둘 뚝딱 매달린다. 그 작물보다 쑥쑥 더 잘 자라는 게 잡초다.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찾기는 하지만, 지난번에 풀을 벤 자리에 벌써 달맞이꽃, 개망초가 무릎 높이까지 올라왔다. 2015년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당시 우리나라 농경지의 악성 잡초는 모두 619종이다. 불과 50평 남짓의 내 텃밭에도 40~50종은 되는 듯하다. 개망초, 민들레, 애기똥풀, 환삼덩굴, 뱀딸기, 쇠비름, 바랭이, 질경이, 방동사니, 명아주, 닭의장풀, 비름나물 등 한여름 잡초와의 싸움은 힘겨울 수밖에 없다. 제초제를 쓰면 문제는 간단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농촌진흥청처럼 어느 잡초가 악성인지 구분할 자신이 없다. 더욱이 제초제는 어딘가 나치 정권의 인종청소 같은 느낌이다. 내가 심은 작물 아니면 다 나와! 이 풀, 저 풀에 유대인처럼 ‘잡초’라는 주홍글씨를 달아준 뒤 모조리 제초제 가스실로 보내야 하는 걸까? 꽃 보기가 궁한 이른 봄 텃밭 가득 자리잡은 오랑캐꽃도? 어디선가 날아와 노란 꽃을 무더기로 피워 내는 한여름 큰금계국도? 분홍색 꽃이 아름다운 메꽃은 또 어떤가? “아빠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해?” 언젠가 TV 뉴스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보며 딸이 물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탕수육을 만들면 아빠, 엄마는 소스를 부어서 먹지만 너희는 찍어 먹잖아? 자기와 성향이 다르다고 비난할 수는 없지 않겠어?” 딸이 보기에도 성소수자를 향한 날 선 비난이 거북했던 것이다. 성소수자가 악성 잡초인 걸까? 그래서 종교인들이 저토록 기를 쓰고 제거하려는 걸까? 내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리는 자기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잡초’ 낙인을 찍는다. 목숨을 걸고 고국을 탈출한 난민들을 테러범 취급하며 다시 사지로 내몰고, 장애인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라며 반대하고, 심지어 가난한 이웃의 출입을 막겠다며 통로에 장벽을 치는 아파트도 있다. 사실 그 정도면 어느 쪽이 ‘악성’ 잡초인지조차 헷갈린다. 북풍과 해님이 사람 옷 벗기는 내기를 한다는 이솝우화를 좋아한다. 북풍은 차가운 강풍으로 옷을 날리려 하지만 사람들은 도리어 단단히 옷깃을 여민다. 그리고 햇볕이 따뜻한 열기를 보내자 그제야 옷을 벗는다. 텃밭을 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 잡초는 제거 대상이 아니다. 제거 자체가 불가능하다. 제초제를 뿌려 발본색원한다고?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어느새 내성이 생겨 다시 일어나고 만다. 잡초란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밟으면 밟을수록 고개를 들어 올리는 존재. 테러가 무섭다지만 그 명분을 제공한 것은 애초에 무분별한 박해와 진압이었다. 약자들을 향한 막연한 두려움과 근거 없는 증오는 옷깃을 여미게 하고 저항을 낳는다. 북한을 이만큼 평화의 광장으로 끌어낸 것도 햇볕정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알고 보면 잡초가 꼭 나쁜 것도 아니다. 토양 입자 사이를 넓혀 물 빠짐을 좋게 하고 유기질을 만들어 미생물의 활동을 도와주며 병충해를 유인해 작물을 보호한다. 큰비가 내릴 경우 토양이 유실되는 것도 막아 준다. 냉이ㆍ쑥ㆍ달래ㆍ민들레 나물은 슈퍼에서도 비싸게 팔리고, 왕고들빼기ㆍ쇠비름은 몸에 좋기로 유명하다. 오래전 잡초와의 싸움을 포기했다. 예쁜 꽃들은 텃밭 한 귀퉁이에 따로 자리를 만들어 옮기고 작물에 직접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이따금 예초기로 키만 조절한다. 이렇게 하면 풀이 쌓여 거름이 되고 오히려 잡초가 나오는 것도 막아 준다. 애초에 잡초라는 이름을 달고 태어나는 풀은 없다. 베려 하면 모두가 잡초이고 품으려 하면 꽃 아닌 것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리 하찮은 풀이라도 배제가 아니라 공존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 큰 민꽃게 잡게 통발입구 규격 제한 않기로

    큰 민꽃게 잡게 통발입구 규격 제한 않기로

    “곰소만·금강하구 조업금지 폐지해야 토양정화업 등록기준지 변경도 추진”정부가 어민들이 더욱 큰 민꽃게를 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 민꽃게를 잡는 통발 입구의 크기를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22일 행정안전부와 전북도는 전북도청에서 지방규제혁신 토론회를 열고 지역발전을 가로막거나 주민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규제를 찾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현행 수산업법 시행령에 따라 민꽃게를 잡으려면 그물망 입구 규격(140㎜ 미만)을 맞춘 통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제한을 둔 탓에 상품가치가 없는 작은 민꽃게만 잡힌다는 어업 종사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앞으로 큰 개체를 잡을 수 있도록 민꽃게를 잡는 통발 입구의 크기를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행안부는 어촌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곰소만과 금강하구 해역에 내려진 조업금지 조치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지금껏 곰소만과 금강하구에는 4~10월까지 어떤 수산동식물도 포획하거나 채취할 수 없었다.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곰소만에는 1964년, 금강하구에는 1976년부터 적용한 조치다. 이에 따라 조업을 할 수 있는 기간은 11~3월인데 겨울이라 사실상 1년 내내 조업을 하지 못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어획이나 포획할 수 없는 동식물을 명시해 뒀는데 이 지역에서는 포괄적으로 금지했기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어민들은 “2011년부터 이를 풀어 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해양수산부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고만 밝힐 뿐 진전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토론을 주재한 진영 행안부 장관은 “해수부에서 연구조사를 하지 않아 어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합리적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다른 해역과 달리 모든 수산동식물의 조업금지는 과도하므로 이번 기회에 과감히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토양정화업의 등록기준지를 변경하거나 귀농어업인의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이날 토론에서 검토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안녕? 자연] 한해 버려지는 담배꽁초 4조 5000억개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

    [안녕? 자연] 한해 버려지는 담배꽁초 4조 5000억개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지구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를 짐작케 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국공립 앵글리아 러스킨대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개수는 4조 5000억개에 달하며, 이렇게 버려진 담배꽁초가 식물의 성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클로버로 불리는 토끼풀의 경우 꿀벌의 영양섭취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자동차 매연을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하는데, 문제는 담배 필터에 사용되는 화학성분이 토양에 흡수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토끼풀의 씨앗이 을 함유한 채 자라나고, 이 경우 정상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미 태워진 담배와 그렇지 않은 담배의 필터를 잔디 씨앗 200개와 토끼풀 씨앗 200개가 담긴 병에 넣은 뒤 식물의 성장을 비교했다. 3주 후, 담배 필터에 노출된 토끼풀의 뿌리와 무게 등이 정상범위에 절반에 불과했다. 이는 담배 필터가 수분을 흡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빛을 흡수해 광합성을 하는데 중요한 화학물질인 엽록소의 비율도 불균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담배 필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이자 플라스틱의 한 형태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가 물 부족과 마찬가지로 식물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태워지다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아닌, 태워지지 않은 채 버려지는 담배가 이러한 부정적 결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많은 흡연자들이 담배꽁초가 생각보다 빨리 분해되기 때문에 쓰레기가 아니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담배꽁초와 함께 버리는 필터가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인식을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성분을 함유한 담배꽁초가 식물에게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관련 환경보호단체인 ‘담배꽁초 오염 프로젝트’(The Cigarette Butt Pollution Project)에 따르면 플라스틱 담배꽁초 중 일부는 해안으로 흘러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데에도 일조한다. 일반적으로 담배꽁초 속 플라스틱 성분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0년 이상이며 이를 삼킨 동물들은 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비영리단체인 트루 이니셔티브 측은 “1980년 대 이후 매년 해안과 도시 정화 작업에서 수집되는 품목 중 30~40%는 담배꽁초”라면서 “꽁초는 지구상에 가장 어질러져있는 쓰레기”라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태환경분야의 국제학술지인 ‘환경안전과 생태독성학‘(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단독] 전국 29곳 수도시설 우라늄 초과 검출… 충북 음성 기준치 20배

    [단독] 전국 29곳 수도시설 우라늄 초과 검출… 충북 음성 기준치 20배

    지하수 등 이용 목적… 지자체가 설치 주변 토양서 천연 우라늄 녹아들어 독성 크고 장기간 노출 땐 신장 손상 주민 “계속 사용”… 지자체 폐쇄 난감 환경부 ‘음용 금지’ 경고판 설치 검토 일부 지자체는 방사능 측정설비 없어충북 음성군, 경기 포천시 등 전국 29곳에 있는 소규모 수도시설의 우라늄 수치가 환경부 기준치를 최대 20배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수도시설의 방사능을 측정하기 위한 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은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전국 소규모 수도시설 우라늄 수치 검사 최신 현황’(올해 1분기 기준)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경부가 정한 우라늄 상한 기준인 30㎍/ℓ를 초과한 지역은 음성군 5곳, 인천시 3곳 등 총 2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군 감곡면 선골은 우라늄이 604.7㎍/ℓ 검출돼 환경부 기준을 20배나 넘는 등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포천시 화현면 강구동은 235㎍/ℓ가 검출돼 뒤를 이었다. 이어 경북 예천군 보문연 읍실 228.3㎍/ℓ, 대전 유성구 외삼동 안말 206.9㎍/ℓ, 포천시 화현면 영선동 201.1㎍/ℓ, 경북 예천군 보문면 신운 200㎍/ℓ 등이 기준치를 크게 넘었다. 소규모 수도시설은 지하수 등을 이용하려고 지자체에서 설치한 수도시설을 의미한다. 문제는 소규모 수도시설에서 끌어 쓰는 지하수에 주변 토양에 섞인 천연 우라늄이 녹아들 수 있다는 점이다. 우라늄은 중금속 화학적 독성이 크며 장기간 과도하게 노출되면 화학적 독성에 의한 신장 손상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기준치 이상 우라늄이 검출된 시설은 폐쇄해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시설 폐쇄에 난감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라늄 검출 사실을 알고도 수돗물로 계속 사용하겠다는 주민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수도시설에 경고문구를 붙이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은 우라늄이 기준치를 넘게 검출됐다 해도 수도시설을 폐쇄하는 건 어렵다고 말한다”며 “환경부에서는 주민들이 최소한 이 물을 생활용수로는 쓰더라도 마시지는 않도록 수도꼭지에 경고판을 붙이는 등의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우라늄 수돗물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수돗물에 함유된 방사성물질을 측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설비조차 마련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었다. 우라늄 수돗물 문제가 처음 불거진 2017년 환경부는 지하수를 원수로 사용하는 전국 약 1만 3000곳의 소규모 수도시설에 대해 방사능 함유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라늄뿐 아니라 라돈 수치도 2019년 상반기까지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라돈을 측정할 수 있는 측정장비인 액체섬광계수기를 올해 상반기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에 따르면 대구시·광주시·경남도·제주도 등 4곳의 지자체 산하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액체섬광계수기를 여전히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액체섬광계수기가 없는 곳은 민간에 검사를 맡기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비키니섬, 체르노빌·후쿠시마보다 방사능 높아”

    “비키니섬, 체르노빌·후쿠시마보다 방사능 높아”

    미국이 냉전 중 핵폭탄을 실험했던 태평양 마셜제도 공화국 일부 섬에서 러시아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보다 높은 방사능 수치가 측정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마셜제도 북부의 환초(가운데 해수 호수가 있는 고리 모양의 산호섬) 지대 4곳에 있는 11개의 개별 섬에서 경고할 만한 수준의 세슘-241·137과 플루토늄-238·239·240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일부 지역에선 1986년 폭발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인근, 2011년 쓰나미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원전 부근의 방사능 오염지역보다 10~1000배 높은 수치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마셜제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점령한 뒤 1970년대 후반까지 영토로 삼았다. 그 뒤 미국과 군사주둔, 경제원조 등을 골자로 한 자유연합협정을 체결하고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미국 정부는 1946~1958년 마셜제도의 일부 섬에서 67건의 핵실험을 했다. 이는 1992년까지 미국이 실시한 1054건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해당 기간 미국의 모든 핵실험으로 발생한 총 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마셜제도에 쏟아졌을 정도로 강력한 핵폭탄들이 사용됐다. 특히 비키니 환초는 1954년 ‘캐슬 브라보’라는 이름의 미국 최대 수소폭탄 실험 현장이었다. 당시 폭발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1000배에 달했다. 비키니에선 연구 대상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방사능 수치가 나타나났으며, 연구진들은 비키니가 무인도로 남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롱겔라프 환초와 우티리크 환초는 브라보 실험의 낙진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연구진은 롱겔라프 북부의 나엔 섬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외부 감마선 복사가 확인됐다고 전했는데, 이는 마셜제도 공화국과 미국 사이에 합의된 피폭 한계치를 훨씬 상회한다. 이 섬 토양샘플에서도 고농도 방사성 동위원소가 검출됐다. 나엔 섬엔 롱겔라프의 정화시설에서 나온 일부 폐기물을 묻어놓은 매립장이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있다. 2018년 7월 기준 마셜제도 인구는 약 7만 5000명으로 일부 섬에선 단 몇백 명이 거주하고 있기도 하다. 2011년 인구조사에서 에니위톡 환초에 664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섬은 비키니와 함께 미국의 주요 핵실험 현장이었다. 1980년 대규모 방사능 정화 작업 후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다. 비키니의 경우 핵실험이 시작되던 1946년에 미국이 주민들을 섬 밖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미 정부가 1960년 이 섬이 안전하다고 선언한 뒤, 주민들이 간간이 섬으로 돌아왔지만, 높은 수준의 방사능 때문에 곧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산수국으로부터 배우는 기록자의 마음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산수국으로부터 배우는 기록자의 마음

    산에 올라 식물을 관찰하고 채집해 가져온 후 현미경을 통해 미세한 부위까지 관찰해 그림으로 그려내는 식물세밀화 기록의 과정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작업실 의자에 앉아 스케치를 채색하는 것도 그림을 완성했을 때도 아닌, 식물을 보러 숲에 가는 시간이다.장마가 시작돼 풀 내음이 가득한 이맘때의 숲에선 수십년을 살아온 거대한 침엽수 아래 자그마한 여름 풀꽃들이 꽃을 피우고, 그 사이 죽어 쓰러진 나뭇가지에선 버섯이 발생을 준비한다. 거대한 돌덩이 위에 이끼가, 주황색 동자꽃 주위에선 벌과 나비가 서성이고, 그 옆의 풀잎 위엔 온갖 곤충들이 기어 다니는 풍경을 보면서 이상적인 자연의 공존을 실감한다.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식물의 생장 과정을 관찰하는 것이야말로 식물세밀화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그 곁에 사는 나무와 풀, 벌과 나비, 버섯이 꼼지락꼼지락 각자의 할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덤으로 볼 수 있고, 이 모습들을 볼 때면 나도 이들과 같은 생물 한 개체로서 내게 주어진 이 기록의 일을 오랫동안 열심히 해나가야겠다는 다짐 비슷한 걸 하게 된다. 자연의 관찰과 기록은 그들의 형태를 들여다보고 그림으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나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으로 번진다. 요즘엔 숲에서 산수국을 자주 본다. 초여름부터 산과 도시 가릴 것 없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 산수국은 하이드렌자라고도 하는 수국속에 속하는 식물 중 한 종이다. 수국속 중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것으로는 산수국 외에도 수국, 등수국, 바위수국, 탐라산수국 등이 있다. 수국을 개량한 원예종은 전 세계 정원식물과 절화로서 사랑받고 있다. 며칠 전 근처 수목원에서 수국축제가 열리고 있어 다녀왔다. 축제의 대부분은 산수국을 개량한 것이었고, 세계에서 수집한 100품종이 넘는 다양한 색과 형태의 산수국들을 보면서 가장 좋아하는 꽃이 산수국이라던 지인들의 말이 떠올랐다. 이토록 화려하고 풍성한 꽃이라니. 그런데 이 화려함에는 비밀이 하나 숨겨져 있다. 우리가 꽃이라 부르며 좋아하는 가장자리의 커다란 꽃은 암술과 수술이 없어 생식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들을 중성화 혹은 가짜 꽃이라고도 부르는데, 나만큼은 이들이 생식을 못 한다는 이유로 ‘가짜’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지는 않다. 이 중성화는 생식 기능을 하지 못하는 대신 화려한 모습으로 중심의 작디작은 양성화의 수분을 돕는 매개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암술과 수술이 있는 양성화는 우리 두 눈으로 보기에도 작아 이들의 존재만으로는 곤충을 가까이로 유인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자리에 유인 꽃을 만든 것이다. 산수국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꽃에는 비밀이 한 가지 더 있는데, 이들의 꽃색은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아 토양의 산도에 따라 푸른색을 띠기도, 붉은색을 띠기도 한다. 토양이 산성일수록 파란색, 염기성일수록 분홍색, 중성일 땐 흰색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토양이 산성에 가까워 푸른색의 수국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석회암 지대에 가면 붉은색 수국이 많다. 외국의 플로리스트들은 작업할 때 자신이 원하는 수국 색을 얻기 위해 개화 시기에 흙에 석회질 비료를 주어 산도를 조절하고, 꽃색을 붉게 만드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어제 산을 오르는 중에 푸른 산수국의 가운데 양성화에 벌이 서성이는 장면을 보았다. 이 꿀벌은 커다란 중성화를 보고 찾아왔겠지. 이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니 어쩐지 중성화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을 불러들였으니 중성화는 제 역할을 다 했고, 이제 벌은 가운데에 있는 양성화의 수분을 도울 일만 남았다. 가장자리의 중성화, 작디작은 양성화, 그리고 그에 달라붙어 있던 작은 꿀벌. 하나도 허튼 존재가 없다.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을 고요히 해나갈 때 비로소 산수국은 열매를 맺고 종자를 틔워 또 다른 생명을 낳을 것이다.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겠지. 누군가는 양성화로, 또 누군가는 중성화로, 또 누군가는 벌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모두가 세상의 중심에서 참꽃 혹은 진짜 꽃이라 불리는 양성화로 살아가기를 꿈꿀지 모른다. 그러나 중성화 없이 양성화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양성화 없는 중성화 역시 존재에 의미가 없다. 산수국 잎을 적시는 빗물과 이들이 뿌리를 내린 흙까지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해내는 숲속에서, 내가 지금 하는 이 작업 역시 작은 풀 한 포기의 기록일지라도 세상엔 가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긴 관찰의 여정에서 생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오늘도 힘을 얻는다.
  • [열린세상] 공인회계사 시험과 투명성의 미래/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공인회계사 시험과 투명성의 미래/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지난달 공인회계사 시험 회계감사 문제가 특정 대학 특강 및 모의고사와 유사해 시험의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해당 대학 학생과 수험생에 대한 비난은 부당하다. 잘못은 어른들이 저질렀으니 비난도 어른들 몫이다. 자본시장의 파수꾼을 뽑는 최종 시험의 과정이 감독 당국의 행정편의주의로 불투명하다는 오해를 샀다. 누가 출제하고, 모범 정답은 무엇이며, 합격선 등이 다 블랙박스다. 결국 일부 수험 장사꾼들과 교수들의 사익과 헛된 명성을 교환할 장이 선다. 시험제도의 환골탈태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의 국가고시형 인재선발 방식을 포기하고 문제은행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년을 투자해 1, 2차 ‘과거시험’을 통과한 이들이 공급의 제한으로 경제적 지대를 누리는 현재의 방식은 전근대적이다. 소수만 승자이니 문제 하나에 당락의 희비가 엇갈린다. 수험생은 극도로 민감하다. 시험관리 주체는 책임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절차의 비밀주의에 기댄다. 비밀주의는 수험산업계 호황의 토양이다. 이론과 원리보다 기출 문제와 회계기준서의 변종교배로 가득찬 수험서가 대학 교육을 황폐화한다. 시험의 목적이 자격자를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합격자 숫자를 위해 떨굴 사람을 정하는 것이다. 결국 변별력을 위해 예측 가능성이 희생된다. 교수들도 제시간에 풀지 못하는 문제들, 공부 내용만큼 출제자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시험. 정상은 아니다. 낮은 수준의 회계 투명성과 저신뢰의 한국 사회에 가장 시급히 증원돼야 할 사회적 인력 인프라는 회계사다. 단언컨대 한국 사회와 경제에 회계사는 다다익선이다. 문제은행 출제와 더불어 부분적 상대평가를 통해 적정 수준의 자격을 갖춘 모든 응시자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어야 한다.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는 획기적으로 늘 것이다. 물론 자신의 경제적 유인이 훼손될 이들은 쉬운 시험으로 아무나 회계사가 되면 자격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극력 반대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의 학생들은 공인회계사 자격증 없이 회계법인에 입사한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시험을 치르고 일하며 합격한다. 대신 현업의 체계적 직무교육으로 빠르게 전문성을 확보한다. 미국식 인재 양성 방식이다. 한국 학생들은 까다로운 과거시험에 합격해야만 회계법인에 입사할 수 있다. 어서 오라고 할 때는 잠깐, 합격자들은 실무에서 원재료로 취급돼 선배들의 눈총을 받으며 고객의 총알받이로 전락한다. 실무교육은 엉망이고 경력개발은 각자도생이다. 왜 우리는 젊은이들의 능력과 경력을 사회가 길러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시험 통과에 팽개쳐 놓는 것일까. 기업의 재무보고와 감사환경은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공인회계사회는 최근 파이선으로 짠 일반분개코드를 깃허브(GitHub)에 공개했다. 앞으로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에서 모든 거래 자료를 취득해 실시간 전산 감사를 할 수 있어야 회계사라는 것이다. 올해 초 미국의 대형 회계법인 PwC의 최고정보책임자는 전 세계 경영대학 학장들에게 태블로(Tableau)와 엑셀을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은 더이상 신입 회계사가 되기 어렵다고 강연했다. 회계사의 직무가 단순한 자료 정리와 검증에서 자료의 구조분석와 미래예측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대학들은 급속히 이런 변화를 회계교육에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회계에 더해 데이터 분석 및 영어 구사 능력을 겸비해야 할 한국의 미래 회계사들은 지금 도서관에서 전근대적인 수험서 외우기에 수년간을 허비하고 있다. 회계사의 쓸모와 가격은 경제사회와 시장이 결정한다. 현행의 고시형 공인회계사 제도는 젊은이의 시간을 불필요하게 허비하는 후진적 제도다. 시험 과목을 축소하고 문제은행 방식의 단일 시험으로 1년에 두 차례 이상 시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부분 합격을 인정하고 기한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요컨대 많은 젊은이가 회계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노력과 시간 투자가 쉽고 경력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시험이 개편돼야 한다. 광범위한 회계전문인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험생이 아낀 시간은 정보기술과 어학을 위한 투자, 실무경험을 통해 진짜 능력 배양에 쓰여야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회계사를 진출시키는 것이 사회를 투명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 정부 ‘독도 카드’로 국제여론전 활용… 정경분리 원칙 깬 日에 정치적 압박

    해저 조사·관광객 유치 등 실행 경고 역할 독도 분쟁지역 역효과 우려에도 적극 대응 정부가 다음달 독도 토양 연구 결과를 발표 8년 만에 ‘독도 홈페이지’에 등재키로 한 데는 일본이 부당한 경제보복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모든 카드를 동원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15일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때문에 경제보복을 한 것처럼 말하지만 본질은 과거사 문제”라며 “일본이 먼저 정경분리 원칙을 깬 상황에서 한국 정부도 국제여론전을 포함해 여러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 토양 연구 결과를 올리는 것은 그간 한국 정부가 자제해 왔던 독도 해저 조사, 관광객 유치 시설 정비 등 실질적 영유권 확보 조치들이 실행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독도 카드를 쓸 경우 오히려 일본이 바라는 대로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간 한국 정부가 이런 이유로 유독 독도에 대해서는 로키(저강도) 기조를 유지해 왔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한일 갈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모든 카드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독도 카드가 점유권을 포기하지 않은 아베 신조 일본 정부에 정치적 압박이 될 공산이 크다. 특히 독도 분쟁은 한일 갈등이 최고조로 악화됐음을 보여 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경제보복이라는 부당한 조치를 단행한 일본에 대해 국제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변영태 3대 외무부 장관은 “시마네현 정부는 1905년에 독도를 관할하에 편입했다고 주장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의 첫 희생물”이라면서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계속되는 부당한 주장을 보며 한국인들은 일본이 이와 같은 침탈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노동자 등을 포함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제여론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의 경제 규모가 한국의 3배에 달하기 때문에 경제 측면에서의 맞보복은 한국에 불리하다. 그러나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경제보복을 개입시키면서 정무, 외교, 경제가 복합적으로 얽혔다. 한국이 도덕적 우위에 있는 과거사 문제가 국제여론전에서 반격 카드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 대한 경제보복이 아니라 전략물자 관리의 문제였다고 하다가 한국 측이 상호 검증을 요구하자 다시 한국이 본질을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이 꼬였다)”이라며 “양국이 위기로 치닫는 대신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독도 홈피에 토양 정보 올린다

    [단독] 독도 홈피에 토양 정보 올린다

    한일 갈등 첨예한 시점… 日 대응 촉각 외교부가 다음달 ‘독도 홈페이지’에 독도 토양조사 결과를 게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지질학적 증거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 것으로, 한일 갈등이 첨예한 현시점에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외교부가 운영하는 독도 홈페이지의 8월 개편 때 독도 토양조사 결과가 게시된다”며 “농촌진흥청이 독도의 토양에 대해 조사해 ‘독도통’이라고 명명한 지 8년 만에 공식 홈페이지에 오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농진청이 2009년부터 주도했으며 2011년 4월 독도의 토질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며 독도통이라고 명명했다. 독도통은 독도에 10.6㏊ 존재하며 울릉도에서도 486.2㏊의 면적에서 발견됐다. 한반도 본토에서 가까운 울릉도의 토양과 같은 토양이 독도에서 발견된 것은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결정적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외교부와 농진청은 독도통 발표 8년 만인 올해 4월 이를 독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크게 악화된 시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울릉도와 독도에 공히 분포된 독도통이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되면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도 홈페이지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을 포함해 12개 국어로 제공된다. 현재는 독도일반현황 코너에 기후와 생태 정보만 있는데 토양에 대한 정보가 추가되는 것이다. 외교부는 토양 정보에 대한 링크를 누르면 독도 토양 연구 논문 등 상세한 자료를 찾을 수 있게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부당한 경제보복을 했으니 한국 역시 독도를 포함해 맞대응 카드를 만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일본의 향후 행보를 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정부 ‘독도 카드’로 정경분리 원칙 깬 日에 경고?

    정부 ‘독도 카드’로 정경분리 원칙 깬 日에 경고?

    정부가 다음달 독도 토양 연구 결과를 발표 8년 만에 ‘독도 홈페이지’에 등재키로 한 것은 일본이 부당한 경제보복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모든 카드를 동원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15일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때문에 경제보복을 한 것처럼 말하지만 본질은 과거사 문제”라며 “일본이 먼저 정경분리 원칙을 깬 상황에서 한국 정부도 국제여론전을 포함해 여러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독도는 가장 높은 수위의 조치다. 이번에는 공식 홈페이지에 토양 연구 결과를 올리며 국제여론을 환기하는 수준이지만, 그간 한국 정부가 자제해 왔던 독도 해저 조사, 관광객 유치 시설 정비 등 실질적 영유권 확보 조치들을 강행할 수 있다. 일본 측은 그간 한국이 점유하고 있는 독도에 대해 시끄럽게 문제를 제기할수록 한국에 손해라는 논리를 펼쳐 왔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이 과거에 저지른 역사적 만행이 불거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변영태 3대 외무부 장관은 “시마네현 정부는 1905년에 독도를 관할하에 편입했다고 주장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의 첫 희생물”이라며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계속되는 부당한 주장을 보며 한국인들은 일본이 이와 같은 침탈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노동자 등을 포함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제여론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의 경제규모가 한국의 3배에 달하기 때문에, 경제 측면에서의 맞보복은 한국에 불리하다. 하지만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경제보복을 개입시키면서 정무, 외교, 경제가 복합적으로 얽혔다. 한국이 도덕적 우위에 있는 과거사 문제가 국제여론전에서 반격 카드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일각에서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독도 카드를 쓸 경우 오히려 일본이 바라는 대로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 대한 경제보복이 아니라 전략물자 관리의 문제였다고 하다가 한국 측이 상호 검증을 요구하자 다시 한국이 본질을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이 꼬였다)”이라며 “양국이 위기로 치닫는 대신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독도 홈피에 토양조사 올린다, 日 보복에 맞불?

    [단독]독도 홈피에 토양조사 올린다, 日 보복에 맞불?

    외교부가 다음달 ‘독도 홈페이지’에 독도 토양조사 결과를 게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지질학적 증거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 것으로, 현시점에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맞대응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외교부가 운영하는 독도 홈페이지의 8월 개편 때 독도 토양조사 결과가 게시된다”며 “농촌진흥청이 독도의 토양에 대해 조사해 ‘독도통’이라고 명명한 지 8년 만에 공식 홈페이지에 오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농진청이 2009년부터 주도했으며 2011년 4월 독도의 독특한 토질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며 독도통이라고 명명했다. 독도통은 독도에 10.6㏊ 존재하며 울릉도에서도 486.2㏊의 면적에서 발견됐다. 한반도 본토에서 가까운 울릉도의 토양과 같은 토양이 독도에서 발견된 것은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결정적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외교부와 농진청은 독도통 발표 8년 만인 올해 4월 이를 독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크게 악화된 시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울릉도와 독도에 공히 분포된 독도통이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되면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도 홈페이지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을 포함해 12개 국어로 제공된다. 현재는 독도일반현황 코너에 기후와 생태 정보만 있는데 토양에 대한 정보가 추가되는 것이다. 외교부는 토양 정보에 대한 링크를 누르면 독도 토양 연구 논문 등 상세한 자료를 찾을 수 있게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부당한 경제보복을 했으니 한국 역시 독도를 포함해 맞대응 카드를 만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일본의 향후 행보를 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우주를 보다] 우주에서 포착된 큐리오시티…美 화성 위성 촬영

    [우주를 보다] 우주에서 포착된 큐리오시티…美 화성 위성 촬영

    7년 동안이나 화성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모습이 멀리 우주에서 포착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의 궤도를 돌며 탐사를 진행 중인 화성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MRO)이 촬영한 큐리오시티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지난 5월 31일 MRO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HiRISE)로 촬영한 이 사진에서 소형차만한 크기의 큐리오시티는 푸른 반점 정도로 보인다. 현재 큐리오시티의 위치는 우드랜드 베이(Woodland Bay)라 불리는 곳으로, 샤프산 옆에 있는 클레이-베어링 유닛(clay-bearing unit) 지역에 있다. NASA 측은 클레이-베어링 유닛의 탐사를 통해 화성 샤프산의 낮은 층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친 고대 호수 및 토양 광물 구성을 알아내는데 도움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NASA 측은 "사진 속에 보이는 부분은 큐리오시티의 머리"라면서 "태양빛에 반사된 큐리오시티의 모습이 HiRISE에 포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2년 8월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게일 크레이터 부근에 내려앉은 큐리오시티는 하루 200여m 움직이며 탐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지질과 토양을 분석해 메탄 등 유기물 분석자료를 확보하고 미생물이 살만한 조건인지를 조사해 왔다. 실제로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달에 첫 발자국 남긴 지 50년… 인류, 다시 ‘문’을 두드리다

    달에 첫 발자국 남긴 지 50년… 인류, 다시 ‘문’을 두드리다

    美·소련 냉전으로 촉발… 예산 201조원 투입 과학적 탐구대상이라는 사고 전환 가져다줘 NASA, 반세기 지나 ‘아르테미스’ 계획 발표 2024년까지 달궤도 우주정거장 건설하기로“우리는 10년 내로 달에 사람이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달에 갈 것이며 다른 여러 가지 일도 할 겁니다. 쉬운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1961년 5월 25일 상·하원 합동연설과 이듬해 9월 12일 라이스대 연설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던 달 착륙을 현실화하겠다는 첫 목소리였다. “이 첫걸음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게는 커다란 첫 도약입니다.” “엄청난 폐허로군요.” 1969년 7월 20일 오후 10시 56분(미국 동부시간),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발을 내디디며 낸 목소리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답이었다.냉전체제하에서 미국과 경쟁하던 구소련은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1961년 4월 12일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배출하면서 우주탐사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이에 미국은 소련이 달성하지 못한 목표인 ‘인간의 달 착륙’이라는 카드를 내놨다. 그러나 당시 미국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1960년대 말까지 사람을 달에 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임무를 부여받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세 가지의 유력한 방식이 제기됐는데 가장 먼저 고려됐던 것이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로켓을 달에 직접 발사하는 ‘직행 도달’ 방식이었다. 가장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달까지 사람을 보낼 정도의 거대한 로켓이 다시 달에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이륙할 수 있겠냐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폐기됐다. 다음으로 지구 저궤도에 여러 로켓을 쏘아올려 우주공간에서 도킹시켜 조립한 다음 달로 보내는 ‘지구궤도 랑데부’ 방식과 사령선, 착륙선으로 이뤄진 우주선을 타고 달까지 간 다음 착륙선만 달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사령선과 결합해 지구로 복귀하는 ‘달궤도 랑데부’ 방식이 제기됐다. 결국 시간과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달궤도 랑데부 방식이 채택됐다. 1961년부터 1972년까지 약 10년 동안 이어진 아폴로 프로그램에 공식적으로 투입된 예산은 약 254억 달러로 현재 물가가치를 반영하면 약 1700억 달러(약 20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달 착륙 프로그램이 순조로웠던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아폴로 프로그램은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쳤다. 1967년 아폴로 1호에 탑승할 예정이었던 우주인 3명은 모의시험 훈련 중 전선에서 튄 스파크로 인해 발생한 화재 때문에 우주선 안에 갇힌 채로 사망했다. 1968년 12월 달 궤도에 처음 진입한 아폴로 8호에 이어 6개월 사이에 9, 10호를 발사해 달 궤도의 안정적 진입을 재시험한 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마침내 달에 착륙하게 됐다. 달에 첫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은 미 해군 비행사로 한국전에 참전해 78차례의 전투비행 임무를 수행했고 서울 수복에 공을 세워 3개의 훈장을 받기도 한 베테랑 비행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전 원장)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대해 “달이 더이상 신화나 이야기 속 대상이 아니라 과학적 탐구가 가능한 대상이라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우주경쟁 시작에서는 러시아가 우세했지만 유인 달 탐사 분야에서는 미국이 완벽하게 승리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식의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던 달이 아무것도 없는 불모의 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달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40주년이 지나고 201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과 러시아라는 전통적인 우주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일본 같은 신흥 우주강국들까지 다시 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NASA는 2024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달 착륙 프로그램의 이름을 ‘아르테미스’로 정했다. 1960년대 추진했던 달 착륙 프로그램의 이름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신 ‘아폴로’로 정한 것에 대해 쌍둥이 여동생인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로 정한 것이다. 아르테미스는 공교롭게도 영화 ‘마션’의 원작자 앤디 위어가 2017년 발표한 SF 소설 제목과도 일치한다. 소설 ‘아르테미스’는 70년 뒤 인류가 달에 정착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우주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달 궤도에 ‘게이트웨이’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ISS 참여국가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게이트웨이는 우주인이 수개월 동안 머물면서 수시로 달을 탐사하고 달 토양이나 암석 등을 채취해 바로 분석할 수도 있으며 달 표면에 기지를 짓는 일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종의 베이스캠프로 활용될 전망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성배 서울시의원 “‘농수산물 미세먼지 유해대책’ 마련에 배전의 노력 기울이겠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성배 의원(자유한국당·비례대표)은 지난 3월,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업무보고에서 매년 반복·증가하는 미세먼지로부터 농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별도의 검사법 도입 등 공사의 조치 필요성을 주문했다. 이성배 의원이 조사한 ‘농산물 유통 시 미세먼지의 영향 관계’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대기 중 이산화황(SO2)이나 이산화질소(NO2)가 많이 묻어있는 미세먼지는 산성비를 내리게 해 토양과 물을 산성화 시키고 토양 황폐화, 생태계 피해, 산림수목과 기타 식생의 손상을 야기한다. 또 미세먼지의 카드뮴 등 중금속은 농작물, 토양, 수생생물에 피해를 주고 식물의 잎에 부착되면 잎의 기공을 막아 광합성 등을 저해함으로써 작물의 생육을 지연시킨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농산물에 대한 미세먼지 유해성 및 검사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특히 환경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미세먼지 관련 기관에서조차도 농산물에 잔류된 미세먼지 검사진행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미세먼지는 단일물질이 아니라 일차먼지, 미세, 초미세먼지, 중금속 등이 혼합돼 물로 씻어내더라도 농작물에 묻은 먼지 등의 잔존량과 흡수량을 알기 어렵고 시민들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농수산식품공사는 농촌진흥청과 업무협의를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별도의 검사 및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현재 회귀분석 방법에 의거, 전국 200개소의 먼지 데이터가 공개되는 청정지역과 비 청정지역(수도권, 부산 등)의 농작물에 미세먼지가 잔존된 양을 비교 분석하여 유해성 정도를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 중임. 이 의원은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민 생활 전반에 걸친 다각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농촌진흥청과 함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농수산물 미세먼지 유해대책 마련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성배 의원은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특별시의회 미세먼지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발의하는 등의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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