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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댐에 세슘 농축…日정부 “준설하면 세슘 올라와 오염”

    후쿠시마 댐에 세슘 농축…日정부 “준설하면 세슘 올라와 오염”

    후쿠시마 제1 원전 인근의 댐에 세슘이 농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5일 후쿠시마 현 내 댐 10곳의 바닥 토양에 쌓인 세슘의 농도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토양이나 낙엽 등을 ‘지정 폐기물’로 정하는 기준(1㎏당 8천 베크렐<㏃> 초과)을 넘은 것으로 일본 환경성의 2011∼2015년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바닥 흙의 방사성 물질 평균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간베(岩部) 댐으로 토양 1㎏당 세슘 6만 4439㏃이 검출됐다. 문제의 10개 댐 중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가장 낮은 기도(木戶) 댐은 토양 1㎏당 1만 940㏃의 세슘이 확인됐다. 도쿄신문은 이들 세슘이 숲에서 흘러오는 물을 따라 댐으로 유입됐다고 전했다. 다만 각 댐의 표층수에서 검출된 세슘의 양은 1ℓ당 1∼2㏃로 음료수의 허용 기준인 10㏃보다 적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환경성 담당자 측은 댐에 농축되는 방사성 물질에 관해 “댐에 가둬두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최선책”이라며 “준설하면 (세슘이) 감겨 올라와 하류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다자개발은행 연차총회준비기획단장 윤태식△외화자금과장 문지성△국제기구과장 민경설△거시협력과장 이병연△국제통화협력과장 이승욱△산업관세과장 김영노 ■공정거래위원회 △제조하도급개선과장 성경제 ■전력거래소 △기획처장 서경무△경영지원처장 박종인△전력계획처장 양성배△계통운영처장 김우선△정보기술처장 손윤태△중앙전력관제센터장 한승구△감사실장 최상준△기후환경전략실장 곽왕신△중부지사장 양재석△제주지사장 김권수 ■한국환경공단 △경영지원처장 박승철△인재경영처장 이철민△토양지하수처장 백인수△환경분석처장 박민규△수도권서부지역본부 환경관리처장 강동규△수도권서부지역본부 자원순환처장 임재욱△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환경시설처장 정동기
  • [재미있는 원자력] 방사성물질을 먹는 생물이 있다고?

    [재미있는 원자력] 방사성물질을 먹는 생물이 있다고?

    어둡고 산소도 없으며 먹을 것도 거의 없는 깊은 땅속에서 살 수 있는 생명체가 있을까? 답은 “있다”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하 수㎞ 아래에서도 생물이 살고 있다. 바로 박테리아들이다. 미생물의 일종인 박테리아는 흔히 ‘세균’이라고 불리지만 일반 병원성 세균과는 다르다. 땅속 박테리아들은 사람들이나 동식물에 기생하여 생존하고 번식하는 것이 아니라 지각 내부의 화학적 순환과정에 참여해 에너지를 얻고 대사 활동 등을 한다. 이를 ‘생지화학적’(biogeochemical) 산화·환원 작용이라고 일컫는데 땅속의 유기물이나 수소 가스 등을 분해하여 생성된 전자들을 주변의 금속 원소들에 전달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부 박테리아가 금속 원소를 대신해 우라늄 등 방사성 핵종들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방사능으로 오염된 토양이나 지하수를 정화하고자 할 때도 박테리아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자연환경에 한번 누출된 방사성 핵종은 방사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며 이동하는데, 박테리아에 의해 미세하지만 단단한 광물질로 모습이 바뀐 방사성물질은 매우 안정된 천연 광물이 될 수 있다.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방사성물질이 지하수에 녹아 강이나 바다로 확산될 가능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박테리아가 살아 있는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방사성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적당한 양일 때 오히려 활발히 증식한다는 사실이다. 본래 방사선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을 비롯해 지표면이나 암석과 같은 물질로부터 방출되고 있지만 그 정도가 미미하다. 하지만 방사선의 세기가 강해질 경우 인체에 끼치는 영향도 유해한데 일부 박테리아는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이 있을 경우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지는 다른 안정된 형태로 바꾸어 방사능의 유해성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능력도 갖고 있다. 이런 박테리아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 러시아 등의 지역은 방사능으로 오염된 곳이 많고 방사성물질이 지하수 등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이를 억제하기 위해 박테리아 등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구진도 국내 지하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우라늄 제거 과정을 풀어내고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고방사성 요오드를 99% 이상 광물화해 제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원자력 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땅속 광석에서 얻고 있다. 따라서 사용한 우라늄과 부산물들을 다시 안전하게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야 할 의무도 있다. 이를 위해 깊은 땅속에서 수천, 수만 년 동안 대를 이어 살아온 박테리아들을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지혜로운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승엽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천식해소’ 오미자 ‘항산화’ 아로니아 ‘건강’ 단양 보배로

    ‘천식해소’ 오미자 ‘항산화’ 아로니아 ‘건강’ 단양 보배로

    충북 단양군이 건강기능성 열매의 고장으로 거듭난다. 단양군이 자랑하는 것은 오미자와 아로니아다. 오미자는 수입농산물과 기후변화 대응작물로 1997년 단양읍 마조리와 노동리 12농가에 처음 보급돼 현재는 금수산이 있는 적성면을 중심으로 소백산, 황정산 등 청정지역 410농가(135㏊)에서 재배된다. 올해 350여t을 생산, 25억원의 소득을 기대한다. 신맛과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 등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는 기관지천식, 갈증 해소, 감기 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특히 단양지역 오미자는 큰 일교차와 물 빠짐이 좋은 석회암 토양 등 오미자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춰 인기가 높다. 영풍면에서 오미자 농사를 짓는 변동일(46)씨는 “단양 오미자의 품질과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확 즉시 판매될 만큼 큰 인기를 누린다”면서 “올해는 1㎏당 1만원선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아로니아는 올해 400여농가(113㏊)에서 지난해 두 배가 넘는 900여t이 생산됐다. 군 아로니아 영농조합은 아로니아 농축액, 분말, 환 등 가공제품을 판매해 지난해 8억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왕상 군 전략작물팀장은 “군은 아로니아를 육성하기 위해 묘목비용의 50%를 지원하는 등 2013년부터 아로니아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가공센터까지 마련해 100% 국내산 원료로 좋은 가공품을 만든다”고 자랑했다. 군은 2013년부터 해마다 아로니아축제도 연다, 지난달 열린 제4회 축제에는 5만여명이 다녀갔다. ‘왕의 열매’로 불리는 아로니아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을 자연계 식물 가운데 가장 많이 함유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인기가 높다.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한국임업진흥원, 지난 7일 산림정보 서비스 ‘성과 공유 설명회’ 개최

    한국임업진흥원, 지난 7일 산림정보 서비스 ‘성과 공유 설명회’ 개최

    한국임업진흥원은 지난 7일 홍성군청서 충남, 대전, 세종 지역 지자체 산림부서 및 임업단체 관계자 등을 초청하여 산림정보 서비스 ‘성과 공유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설명회에서 한국임업진흥원 조도현 주임연구원은 “충남 49만 ha의 산림을 현재의 수종으로 유지할 경우 예상되는 총 원목 가치는 약 3조 4천억 원이지만, 맞춤형 조림지도의 적정 조림수종으로 대체하면 약 8조 7천억 원으로 원목 가치가 크게 증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맞춤형 조림지도란 산림의 토양, 기후, 지형 등을 나무 생장에 관여하는 환경인자는 물론 지역의 선호도 등을 지역단위로 조사하여 미래 산림조성의 청사진 역할을 담당할 산림지도이다. 현재 5ha 미만의 소규모 산주가 대부분인 실정에서 필지 단위로 적정 조림수종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부3.0의 개인국민 행복을 만족시킬 맞춤형 산림사업이다. 작년부터 충남지역을 시작으로 매년 수종별 조림적지 정보를 지역별로 확대하여 구축해왔으며, 일반인은 금년 연말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2020년까지 추진할 예정인 맞춤형 조림지도(1:5,000) 제작사업은 몇 해 전부터 국회 홍문표 의원이 우리나라 산림의 미래가치를 증대시킬 방안을 산림청, 산림과학원 등과 함께 모색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조성해야 하는 목재 생산용 용재수 외에도 단기간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유실수, 특용수 등도 함께 포함시켜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산림정보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정보본부 이충화 본부장은 “앞으로 전국 규모로 맞춤형 조림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관련 대학, 지자체 등과 함께 지혜를 모을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값진 산림자원을 조성하는데 앞장서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맞춤형 조림지도 정보는 산림청 산림공간정보포털 또는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정보 다드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디케의 안대와 배리스터의 가발/김승열 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열린세상] 디케의 안대와 배리스터의 가발/김승열 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인 디케(Dike)는 한 손에 저울을 또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이는 공평무사한 판단과 엄정한 법의 집행을 표상한다. 그런데 정의의 여신은 눈을 왜 안대로 가린 것일까. 원래 신화상으로는 눈을 가리지 않았으나, 중세에 독일의 풍자극에서 눈을 가린 모습으로 묘사한 데서 유래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그 이유는 주관적인 편견과 선입견이 없도록 하는 데 있다. 이에 반해 혹자는 오히려 눈을 똑바로 뜨고 정의와 진실을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눈을 뜨고, 서 있지 아니하고 앉아 있으며, 또한 칼 대신에 법전을 들고 있다. 법대에 앉은 판사의 모습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영미법계 국가의 법정에서 변호사(Barrister)가 착용하는 가발도 유사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가발을 쓴 변호사들이 서로 비슷하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판사로 하여금 차별이 없는 공정한 재판을 도모하고자 한다. 반론도 물론 있다. 원래 가발은 프랑스의 국왕이 착용한 것인데 영국의 왕실, 귀족 및 법정 변호사가 하나의 패션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퇴임 판사인 변호사, 즉 소위 전관 변호사의 불공정 개연성 논란 등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법 제도화를 정착시킨 대표적인 나라가 홍콩이다. 홍콩법원에서는 법관 임용 시 변호사 개업 포기 각서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경력 변호사들의 판사 임용 지원은 자못 신중하다. 일단 판사로 임명되면 이후 법관 경력이 도움 될 변호사로의 활동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호주도 홍콩과 유사하나 법관 임관 1년 이내에 퇴직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변호사 개업을 허용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영국 등에서는 사법문화 전통의 일환으로 전관 변호사의 소송 관여가 금기시된다. 모두 다 전관 변호사의 재판부와의 과거 친분 등에 따른 불공정성 개입 또는 의혹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법 제도 또는 사법문화를 공고하게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성숙한 선진 법제도와 사법문화는 법관에 대한 무한한 경외심의 표시와 동시에 상응하는 철저한 헌신과 자기 희생도 함께 요구한다. 공정성과 형평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모두 엄격하다. 미국의 ‘경영판단의 법리’는 참조할 만한 좋은 사례가 된다. 통상적으로는 회사의 임원진이 내린 경영 판단은 최대한 존중되고 사후적인 사법 심사는 가급적 자제된다. 그러나 임원진의 이해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입되면 입장이 완전히 돌변한다. 그 경우 경영 판단 사항은 더이상 이 원칙에 따른 보호 자체가 불가능하고 더 엄격한 기준에 의한 사법 심사와 그에 따른 법적인 책임만이 문제 된다. 최근의 충격적인 공직자 비리 문제 등으로 공정, 형평 그리고 엄중한 법 집행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이에 부응하려면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 스스로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전관예우 등의 문제는 사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그리고 사법부 자신의 문제라는 점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 어쩌면 아직도 전관예우 등에 관한 논란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우리 사법문화의 후진성을 반증하는 셈이다. 또 전관예우가 가지는 문제의 심각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이 문제 해결을 더 미루면 사법부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와 권위도 잃을 것이다. 따라서 사법개혁은 전관예우 등의 문제 해결에서부터 시작해 바로 사회 전반에 걸친 엘리트 카르텔 형태의 부패와 비리를 근원적으로 척결해야 한다. 이를 위한 기초 토양 자체는 김영란법으로 이미 어느 정도 준비돼 있다. 이제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은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법부 자신의 가혹할 정도의 자성과 반성, 확고한 실천 의지, 그리고 강력한 추진과 실천이다. 범사회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감독이야말로 청렴하고 모범적인 선진 사법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데 가장 주요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옥수수 한 알로 세상을 구한, 옥수수에 미친 남자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옥수수 한 알로 세상을 구한, 옥수수에 미친 남자

    옥수수 한 알이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일굴 수 있다고 믿는 세계적인 육종학자다. 1970년대 후반 개발도상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슈퍼 옥수수’를 개발해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 퍼뜨렸다. 아프리카에서도 17년에 걸친 노력 끝에 현지 풍토와 기후에 맞는 슈퍼 옥수수를 탄생시켰다. 1998년부터 북한을 59차례 드나들며 굶주린 주민을 먹여 살릴 옥수수 생산 증대에 힘썼다. 지구촌 기아 해결에 헌신한 공로로 노벨상 후보에 5회나 추천됐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한국을 빛낸 사람들’ 중 한 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1945년 울산 출생 ▲신명초등학교, 경주 양남중, 울산농업고, 경북대 농학과, 고려대 농학 석사, 하와이대 농학 석·박사 ▲1977년 녹조근정 훈장, 1986년 국제농업연구대상, 1996년 일가상, 국회 과학기술연구회 1회 과학기술인상, 1998년 만해평화상, 2003년 미국 국제작물육종가상, 2011년 대한적십자사 적십자인도장 수상 등 ▲노벨 평화상·생리학·의학상 5회 추천, 브리태니커 ‘2000년 화제의 인물’, 2001년 일본 NHK ‘아시아의 인물’.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달 12일 포항역에 내렸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차 한 대가 내 앞에 멈춰 섰다. “아이구, 이 더운 날에 멀리까지 오느라 고생했습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땀에 젖은 헐렁한 셔츠, 흙투성이 등산바지가 눈에 들어왔다. ‘박사’의 차림새는 아니었다. 그는 금방 딴 것이라며 껍질을 벗겨 소매에 쓱쓱 닦더니 내 앞에 내밀었다. 날옥수수는 처음이었다. 망설이다 한입 베어 무니 웬걸, 달콤한 과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맛있죠? 이게 과일보다 단 꿀옥수수라는 겁니다. 미국서 공부할 때 내 점심은 이 옥수수였어요. 날것 두세 자루로 배 채우고 밭에서 18시간씩 일했죠.” 옥수수에 미친 사내, 김순권(71)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학교는 뭐 할라 가노? 내 따라 댕기면서 농사랑 괴기잡이나 배아라. 어차피 장남이 집을 책임져야 안 되겠나.” 아버지는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져 낙심한 나를 혹독하게 부리셨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소똥을 퍼서 퇴비를 만들고 밭을 갈았다. 밤에는 배를 타고 나가 멸치를 잡았다. 일이 없으면 산에 올라 나무를 했다. 하루 세 짐은 채워야 끝났다. 똥통을 지고 보리밭을 가다가 돌에 걸려 넘어져 생똥을 온몸에 뒤집어쓰기도 했다. 아버지와 함께 반듯하게 밭을 갈던 소는 내가 쟁기질을 이어받자마자 구불구불 갈지자로 걸었다. 아버지는 소 한 마리도 못 다루는 놈이 뭐가 되겠느냐며 지게 작대기로 사정없이 내리치셨다. -나는 해방을 몇 달 앞둔 1945년 4월 5일 경남 울주군 강동면 신명리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딸 여섯을 낳고서 얻은 아들이었다. 읍내에 가려면 서너 시간은 걸어야 했던 오지였다. 아버지는 여덟 마지기 땅에 논농사를 지으셨다. 멸치잡이 배 한 척도 있었다. 못 사는 편은 아니었지만 식구가 많아 늘 배를 곯았다. -인생의 고비에서 나는 세 번의 시험에 낙방했다. 머리가 좋지 않았지만 노력형이어서 반에서 3~4등은 했다. 은행원을 최고의 직업이라 여기고 명문인 부산상고에 도전했지만 입학시험에서 보기 좋게 미끄러졌다. 1년 동안 아버지 밑에서 농사를 배웠다. 돌이켜보면 일종의 ‘선행학습’이었다. 이듬해 울산농고에 들어갔다. 삽질, 김매기는 내가 일등이었다. 졸업할 때 실습상을 받았는데 부상이 삽이었다. 평생 옥수수밭에서 일할 운명은 그때 결정된 게 아니었을까. -고등학교 2학년 때 태풍이 고향 집을 덮쳤다. 아버지가 피해 복구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병원비를 대려고 논을 팔았다. 셋째 누나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더 기울기 시작했다. 대학 진학은 무리였다. 아버지를 대신해 돈을 벌어야 했다. 농협 입사 시험을 쳤지만 떨어지고 말았다. 내 인생의 두 번째 낙방이었다. 실의에 빠져 있는데, 경북대 농과대학에 가면 장학금을 주고 졸업 후 독일 유학도 보내준다는 말을 듣게 됐다. -10대1의 경쟁을 뚫고 경북대 농대에 합격한 나는 공부벌레로 살았다. 강의를 듣거나 아르바이트하는 시간 외에 도서관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았다. 가장 늦게 도서관 불을 끄고 나왔다. 한번은 도서관에서 한 여학생이 차를 마시자고 해 따라나갔다. “네? 법대생이 아니고 농대생이라고요?” 내가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걸로 알았던 그녀의 표정이 확 굳었다. 예비 판검사와 연애 한 번 해보려 했는데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던 것이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씨 없는 수박을 만든 우장춘 박사처럼 육종학자가 될 것인가.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해 농업경제학 교수가 될 것인가. 흙에서 뒹굴며 평생을 보내야 하는 육종학자와 세련된 매무새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중에서 후자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서울에서 두 달 하숙하며 대학원 시험을 준비했다. 시험을 잘 본 것 같았는데 최종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화가 나서 담당 교수에게 따지러 갔다. 교수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자네는 생김새가 촌사람이어서 경제학은 안 맞는 것 같아. 충고하는데 그대로 육종학을 하시게나.” 세 번째 낙방이었다. -공무원 시험을 치르고 농촌진흥청에 들어갔다. 매일 오전 5시 30분에 출근해 통행금지 예비 사이렌이 울리는 밤 11시 30분에 연구실을 나섰다. ‘제2의 우장춘’이 되겠다는 각오로 하루 18시간을 일하고 공부했다. 하지만, 배움의 허기는 가시지 않았다. 미국 유학이 가고 싶었다. 가난한 공무원에겐 자비 유학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국비 장학생이 되어야 했다. 서울대 문턱보다 높다는 하와이 동서문화센터(EWC)의 미국 유학 장학생 17명 중 한 명으로 선발됐다. -하와이대에서 옥수수 육종학을 시작했다. 미국산 옥수수는 탐날 정도로 크고 질이 좋았다. 지속적인 품종 개량의 결과다. 옥수수 연구가 한국보다 50년은 족히 앞서 있었다. 감탄과 한숨이 동시에 나왔다. ‘옥수수를 잘만 개량하면 막대한 수확량을 올려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일본인 유학생들과 연구실에서 공부하다 밤이 되면 함께 기숙사로 돌아왔는데 그들이 잠들면 나는 혼자 연구실에 돌아가 2시간을 더 공부했다. 다른 학생들이 밥 먹고 하와이 날씨를 즐길 때 나는 뙤약볕 아래 실습장에서 생옥수수로 끼니를 때우며 연구를 거듭했다. 다들 ‘옥수수에 미친 남자’(crazy corn man)라고 수군거렸다. -미국 교수들은 “옥수수 교배 올림픽이 있다면 김순권이 단연 금메달감”이라고 나를 치켜세웠다. 옥수수 교잡종을 만들려면 암수를 접붙여야 한다. 옥수숫대 위에 달린 수술에선 100만~200만개의 미세한 꽃가루가 떨어진다. 눈병이 생기기 쉬우니 자주 씻어내야 한다. 눈이 큰 미국인들은 이걸 불편해했는데, 나는 눈이 작아서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3년 3개월 만에 석·박사 학위를 손에 쥐었다. 박사 과정 동안 20차례 옥수수를 재배하며 쓴 논문들을 세계농업학회지 등에 7차례 실었다. 단숨에 전 세계 옥수수 학계의 스타가 됐다. 미국의 파이어니어라는 종자회사가 농촌진흥청 월급의 20배였던 3000달러를 제의해 왔다. 하지만 나는 솔깃한 제의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내 손으로 만들어낸 옥수수를 우리 땅에 하루라도 빨리 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1979년 강원 홍천, 평창, 영월의 시험 재배장에 ‘수원 19호’, ‘수원 20호’, ‘수원 21호’의 종자가 뿌려졌다. 얼마 후 미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씨알 굵은 옥수수가 주렁주렁 달렸다. 대성공이었다. 그런데 암초가 등장했다. “미국과 국제기구가 자네가 개발한 ‘수원’ 시리즈는 한국 땅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네. 수고했지만 종자는 창고에 쌓아 두고 연구나 좀더 해 보게.” 농진청 선배의 말이었다. 옥수수 종자를 팔기 위한 미국의 로비가 뻔했다. “이 종자가 실패하면 10년 동안 감옥에 가 있겠습니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 농가에 당초 계획의 절반인 8만t을 나눠 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농민들이 옥수수를 땅에 심으려 하지 않았다. “농사 망하면 당신이 책임질 거요?” 격한 삿대질이 돌아왔다.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그해 강원도에는 바람이 심해 곳곳에서 흉작이 났는데 이게 좋은 기회가 됐다. 수원 19호는 전혀 넘어지지 않았고 전체 포기의 95%에 잘생긴 옥수수가 달렸다. 수원 품종을 심은 농민들은 수입이 전년보다 3배 이상 올랐다. 누가 이 종자를 못 심게 했느냐며 관련자가 처벌까지 받았다. ‘미국이 55년에 걸쳐 만든 옥수수 교잡종을 5년 만에 이뤄냈다.’, ‘한국 옥수수 농사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찬사가 이어졌다. 그때부터였다. 내 이름 앞에 ‘옥수수 박사’가 붙은 것은. -그즈음부터 국제열대농업연구소(IITA)에서 줄기차게 나에게 팩스를 보내왔다. 비영리 농업연구센터인 IITA는 나이지리아 이바단에 1000㏊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아프리카 기아 해결을 연구하고 있었다. 한국형 교잡형 옥수수를 개발한 나더러 5억명 아프리카 인구의 식량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게 그들의 요청이었다. 1979년 8월 이바단에 도착했다. 2년 만에 옥수수 암이라고 부르는 위축 바이러스에 강한 신품종을 개발하자 나이지리아 정부가 후원자로 나섰다. “5년간 250만 달러를 줄 테니 나이지리아에 맞는 옥수수를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500개의 종자를 만들어 7개 지역 옥수수밭에서 시험 재배했다. 최종 배양된 종자는 기존 옥수수보다 수확량이 배가 많았다. 해마다 100t에 가까운 옥수수를 미국에서 수입했던 나이지리아는 생산량이 300만t 이상 늘어 옥수수 완전 자급을 이뤘다. 대통령이 내 손을 잡고 고마워했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17년 동안 나는 아홉 번이나 말라리아에 걸렸다. 위험한 고열에 시달린 게 여섯 번, 죽기 직전 위급한 상황이 세 번이었다. 고열에 혼수상태를 지속하다 3일 만에 정신을 차린 적도 있었다. 그런 모습들이 현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나는 큰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명예추장에 두 번이나 추대됐다. 외국인 중에 명예추장이 된 사람은 통틀어 50명 정도밖에 없는데, 외국인으로 두 번이나 명예추장이 된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는 사람이란 뜻의 ‘마이에군’, 아내는 황금의 어머니라는 뜻의 ‘예예니우라’로 불렸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50코보(약 50원)짜리 동전에 오동통한 옥수수 이삭을 새겨 넣었다. 내가 개발한 ‘오바슈퍼 1호’였다. -IITA의 책임연구원으로 귀한 인재 대접을 받았다. 높은 연봉과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 자리였다. 우리 연구팀이 1986년 농업부문 노벨상으로 불리는 벨기에 국제농업연구대상을 받은 뒤 몸값이 더 올라갔다. 그런데 마음 한쪽이 편치 않았다. 1994년 북한에 엄청난 수해가 닥쳤다. 어릴 적 배고픔을 겪어 본 나는 마음의 동요가 심했다. 북에 언니와 오빠를 둔 아내는 더욱 가슴 아파했다. -1995년 경북대에서 ‘외국 박사 모셔오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에게 교수직을 제안했다. 귀국과 동시에 북한 식량 문제를 도울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경북대 농대 소유의 1.7㏊(약 5000평) 규모 옥수수 농장에서 북한 토양에 적합한 슈퍼 옥수수 종자를 시험 재배하며 때를 기다렸다. 북한 당국은 공식 초청장을 5차례나 보내 나에게 방북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1998년 1월 방북 승인이 떨어졌다. -북한 현지 사정은 심각했다. 비료가 부족하고 과학 영농이 안 돼 농작물이 병충해에 약했다. 북한 농업위원회 간부들은 슈퍼 강냉이를 개발해 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과학적 주체농업’을 제안했다. 협동농장 간 경쟁을 붙여 평균보다 많이 수확한 농민에게 식량 배급을 더 주자고 했다. 농사 잘 지은 협동농장에는 트랙터를 상으로 줬다. 망가진 옥수수밭을 살리기 위해 콩과 돌려짓기를 하고 대홍단(옛 개마고원) 등 고산지에는 저온작물인 감자를 심도록 했다. 이렇게 하니 평균 30% 이상 식량 증산이 이뤄졌다. 내가 개발한 수원 19호를 북한 농민은 ‘강냉이 19호’ 또는 ‘강 19호’로 불렀다. 첫 방북 이후 지금까지 59회를 북에 다녀왔다. 옥수수사업은 북의 기아 해결과 남북 화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2003년 이후에는 나의 방북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중국, 몽골, 베트남, 라오스, 동티모르에 슈퍼 옥수수를 보급했다. -옥수수가 신기한 것은 종자 1개가 세상을 바꾸기 때문이다. 옥수수 한 알을 심으면 1200개 알갱이가 붙은 옥수수가 나온다. 내가 직접 만진 옥수수는 하루 수천개, 46년이 지났으니 줄잡아 수십억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옥수수가 내 손을 거치게 될까. 앞으로도 계속 옥수수밭에서 땀 흘려 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포항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新국토기행] 섬진강 기찻길 따라…곡성에서 추억을 달리다

    [新국토기행] 섬진강 기찻길 따라…곡성에서 추억을 달리다

    전남 곡성은 심청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다. 심청이 실존인물이고 곡성이 고향이라는 학설이 제기됐고 순천시 송광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관음사 사적은 1700여년 전 곡성이 심청의 고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같은 연유로 섬진강의 맑은 물줄기를 타고 흐르는 효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도의 동북부에 위치한 곡성군은 전북 남원시와 순창군, 전남 구례군·순천시와 화순군·담양군과 접하고 있다. 섬진강 기차마을을 따라 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차가 운행돼 옛 향수와 추억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인구 3만여명으로 전남 22개 시·군 중 두 번째로 적은 지역이지만 스릴러 영화 ‘곡성’이 관객 68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 무대였던 곡성군도 인기몰이를 하면서 지금은 관광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매년 5~6월에는 1004장미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장미축제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9월에는 수천만송이의 화려한 장미가 피어 봄과 가을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오곡면의 압록유원지에는 여름철 하루 1만여명의 피서객이 모여든다. 1950년 남원에서 침입하려는 공산군을 맞아 경찰병력이 태안사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48명이 순직해 이 전투를 기리는 충혼탑이 태안사 경내에 세워져 있고 오곡면에는 1951년 9월 1500여명의 공비에 맞서 싸운 희생자를 추모하는 충혼탑이 건립돼 호국의 고장으로 불린다. 죽곡면에 위치한 ‘강빛마을’은 전국 전원마을 중 최대 규모의 유럽풍 전원주택 100여채가 들어서 있는 등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서울에서 KTX로 2시간이면 도착해 수도권 등지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볼거리] ‘칙칙폭폭’ 기적소리가 울리는 섬진강 기차마을은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999년 전라선 직선화로 폐선이 된 철로와 역사를 철도청으로부터 매입해 2005년 3월 섬진강 기차마을로 문을 열었다. 증기기관 열차는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13.1㎞를 섬진강을 따라 힘차게 달린다. ‘구역사’는 1930년대 표준형 역사 건물로 원형이 잘 보존돼 근대문화 유산으로 등록되는 등 예스러운 풍경을 안겨 주고 있다. 기차를 타고 섬진강 물결과 계절 따라 변하는 넉넉하고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며 새소리와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으면서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기차마을에는 1960~1970년대를 보여 주는 추억의 거리 영화 세트장도 있다. 백구두와 하얀 양복을 입고 한껏 멋을 부린 신사들이 드나들던 추억의 영화관, 라디오에서 구수한 음악이 흘러나오던 전파상 등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 증기기관차와 관련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아이스케키 등의 촬영장으로 고스란히 남아 각광을 받고 있다. 세트장 내에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켤 수 있는 주막과 옛 노래가 흘러나오는 음악다방, 붕어빵, 뻥튀기, 엿장수 엿 치는 소리 등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상가를 조성했다. ●향수 자극하는 기차 마을·레일바이크 자연을 벗 삼아 철로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도 인기 장소다.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1㎞를 포근하게 감싸는 능선과 은은하게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이동한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정답게 한마음으로 페달을 밟으면서 서로의 숨결을 느끼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섬진강은 고려 말 우왕 때 왜구들이 섬진강 하구를 침범하니 수만 마리의 두꺼비가 나루터에 나타나 큰 소리로 울부짖는 바람에 왜구들이 놀라 도망갔다 해서 두꺼비 ‘섬’자와 나루‘진’자를 써서 섬진강이라 불리고 있다. 구름과 바람, 섬진강의 물결을 오감으로 누리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장미 품에서 심청축제… 효 정신 새겨 기차마을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4만㎡에 유럽 지역 최신 장미 1004종을 심어 아름답게 장식한 꽃밭이 있다. 이곳에서는 수천만 송이의 가을 장미향 속에서 4일 동안 특별한 축제가 개최된다. 오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리는 ‘제16회 곡성심청축제’다.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될 만큼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곡성섬진강기차마을에서 ‘효와 함께 열어가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지난 5월 장미축제 때 2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고 영화 ‘곡성’의 영향으로 부쩍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곡성만의 심청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 개막일인 30일에는 심청을 주제로 하는 ‘심청황후마마 행렬’도 선보여 방문객들은 가을 장미 향기가 가득한 장미공원을 거닐며 ‘소설 속의 심청’이 아닌 ‘실존 인물 심청’을 만나며 효와 가족 간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효와 함께 열어가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막식과 각종 공연, 공양미 삼백석 모으기, 심청가 부르기 대회 등과 다양한 관광객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잔디광장에서는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미션 임파서블, 전통 민속놀이, 아나바다 바자회 등이 열리고 치치뿌뿌 놀이터에서는 심청마당극 공연과 기차추억여행관, 음악분수도 볼 수 있다. 올해는 특별히 전남도 주관으로 제42회 전남민속예술축제도 10월 1~3일 곡성문화체육관에서 개최돼 농악, 민요, 민속놀이 등 민속예술 경연을 접할 수 있다. ●야생동식물 번식하는 섬진강 침실습지 곡성군 고달면 일원 150만㎡에는 자연형 하천습지로 우수한 자연경관과 생물다양성이 높은 섬진강 침실습지가 있다. 섬진강 중·상류에 위치해 있어 섬진강 제방 옆을 따라 도보와 차량으로 움직일 수 있다.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세월교를 건너는 즐거움도 있다. 생물다양성이 높은 습지생태계로 보존 가치가 높은 5㎞ 구간의 하천습지다. 감입곡류구간이 발달되어 있고 하천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며 유속이 감소하는 구간에 위치한 대규모 하천습지다. 수달과 흰꼬리수리, 삵, 남생이, 큰말똥가리 등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638종의 다양한 생물종 서식이 확인되고 있는 곳이다. 또 습지식물 46종이 있고 꼬마물떼새·검은등할미새·깝작도요 등 다양한 야생조류가 번식하고 있다. 군은 이곳을 국가가 지정하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추진 중이다. 섬진강 기차마을 1㎞ 주변에 전통시장과 기차마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다. 동국문헌비교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곡성장은 가장 늦게까지 조선조 엽전이 통용됐다. 일제강점기 이후 새 화폐가 나왔지만 곡성장에서는 전라선이 개통될 때까지 10년 넘게 엽전이 화폐 구실을 했던 곳이다. 이곳이 다른 지역 5일장보다 특별한 이유는 온갖 채소와 약초, 감, 버섯이 많고 특히 상추 중 으뜸으로 곡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채소인 곡성 담배상추가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삼보다 더 좋은 자연산 버섯 능어리와 송이, 추어탕에 들어가는 산초는 곡성장의 명품이다. 시골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시장에는 대장간, 튀밥,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 온갖 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다. 장날이면 돼지 내장을 넣고 오래 끊여 낸 일명 ‘똥 국’이 이방인들의 코끝을 사로잡는다. 연간 100만명인 섬진강 기차마을 관광객을 위해 마련된 친환경 농산물과 임산물을 취급하는 직판장이 있다. 60~70세인 할머니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전해오는 인심은 오래도록 인정 많은 고향의 푸근함을 느끼게 한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섬진강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산품이 적지 않다. 참게, 은어, 재첩 등이 그것이다. 이들 모두 물이 맑고 깨끗한 곳에서만 사는 것으로 섬진강이 아직 건강함을 입증해 준다. 참게탕은 40여년 곡성군 압록 일대의 매운탕집에서 개발해 퍼져나갔다. 겨울과 봄에는 시래기를, 여름과 가을에는 우거지를 넣고 들깨를 갈아 넣은 뒤 된장을 풀어 국물을 낸다. 곡성에서는 산초나무 열매 껍질을 살짝 넣어 향이 좋다. 방안에는 참게 특유의 단내가 가득하고 입안에는 침이 괸다. 등껍질만 떼어내고 몸통부터 다리까지 아작아작 씹는 맛이 그만이고, 국물은 적당히 걸쭉하고 시원하다. 헤슬헤슬해진 시래기가 참게 국물과 어울려 혀에 착착 달라붙는다. ●섬진강 참게로 끓인 매운탕·수제비 곡성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압록을 거쳐 구례까지 이어진 섬진강 줄기는 경치 좋기로 유명한 길이다. 그 길가에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압록유원지가 있다. 그곳에 삶의 터전을 삼고 참게, 다슬기, 잡어 등을 잡아 전문으로 향토음식을 대대로 이어 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압록유원지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 하한산장(아버지), 나루터(아들), 창솔가든(딸)이 있다. 이 세 곳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구는 참게수제비의 전문음식점이다. 참게를 껍질까지 2시간 이상 끓여서 전통 참게수제비를 조리하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먼 지역에서도 찾을 정도로 별미 음식이다. ●대통령상 빛나는 최고 품질의 멜론 ‘2015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통령상에 빛나는 곡성멜론은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농산물 브랜드로 꼽힌다. 곡성멜론은 300여 농가 180㏊에서 연간 5400t(생산액 183억원)이 생산되고 있다. 시설하우스 벼 윤작과 토양소독 등 흙 살리기 사업이 전국 최고의 멜론을 생산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멜론 생산자단체 스스로의 규정으로 2~3종의 고품질 품종만을 지정해 재배토록 하고 있으며 당도를 측정해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등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일교차가 커 향이 뛰어난 멜론을 생산하기에 알맞은 곡성의 기후특성도 한몫하고 있다. ●초가을 은어철… 굽는 냄새 십리 밖으로 해마다 여름과 초가을이면 은어가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마을 근처 사내들은 이때를 기다려 그물을 들고 강으로 나간다. 지금은 은어의 수가 많이 줄어 꾐낚시(살아 있는 은어를 미끼로 다른 은어를 낚는 방법)로 겨우 한 마리씩 잡지만, 섬진강이 온통 은빛으로 물들 만큼 은어가 많던 옛날에는 그물로 뜨거나 대나무 작대기로 그냥 때려서 잡았다고 한다. 은어는 아주 깨끗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기생충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고, 바위틈의 이끼만 먹기 때문에 살점에서 은은한 수박향이 났다. 은어구이는 은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다진 마늘, 청양고추, 생강, 후추, 깨 등으로 소스를 만들어 채워 넣은 뒤 구워내면 향긋한 냄새가 십리 밖까지 퍼져 나갈 정도다. ●향 깊은 능이버섯, 어디 넣어도 진하네 섬진강의 습기와 높은 기온 차로 곡성의 능이버섯은 그 향이 깊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고 참나무 밑에 군락을 이룬다. 능이버섯은 모든 환경이 잘 조화되어야 서식하는 것으로 자연이 허락해야 맛볼 수 있는 버섯이다. 능이버섯은 잡목과 활엽수림, 특히 참나무가 많은 곳에 낙엽과 마사토가 일정 비율로 섞인 곳에서 잘 자라며 곡성의 능이버섯은 유독 향이 진하다.능이버섯 삼겹살 구이, 능이버섯전, 능이버섯초무침, 능이버섯전골, 능이버섯 닭곰탕, 능이버섯 잡채, 능이버섯두루치기 등을 요리로 해먹는다. ●관광버스 세우는 참숯 구이 돼지고기 석곡에는 직화구이의 향이 배어 있는 토종돼지고기 석쇠구이로 명성이 있다. 호남고속도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광주여객버스 50대, 트럭 200여대가 머물면서 운전기사와 승객들이 반드시 들러가다시피 해 하루 800상의 돼지고기백반을 팔았을 정도로 최고의 별미로 이름을 날렸다.연탄불 또는 참숯에 직화로 구워 내는 양념 석쇠구이는 부드러운 육질에다 입맛을 당기는 훈제 향이 확 풍긴다. 고추장과 매실, 꿀 등의 양념을 사용해 누린내가 제거되고 맛이 깔끔하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라산 정상부 첫 시추 착수… 출생의 비밀 푼다

    한라산 정상부 첫 시추 착수… 출생의 비밀 푼다

    제주도는 한라산의 화산 분출 시기 등 한라산의 나이가 얼마인지 알기 위한 연구로 백록담 분화구 등지에서 시추 작업을 벌인다고 6일 밝혔다. 도는 이날 헬기로 한라산 정상부로 이송한 시추기 등을 이용해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 내 6지점에 대한 시추 작업에 착수, 오는 10일까지 조사를 벌인다. 시추공은 직경 8㎝ 크기로, 6공 중 5공은 10m, 1공은 20m 깊이로 굴착하며 10m 길이의 시추코어는 학술 연구자료로서 활용·보관된다. 그동안 한라산 지질을 핸드드릴로 6m 정도 뚫어 조사한 적은 있었지만 시추장비를 이용해 굴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는 이번 시추 작업을 통해 정확한 한라산 형성 시기 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한라산은 신생대 제4기의 젊은 화산으로 2만 5000년 전까지 화산 분출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한라산 백록담 정상부 시추를 시작으로 앞으로 4년간 한라산 국립공원 내 물장오리오름, 사라오름, 서백록에 대한 시추 작업을 매년 한 곳씩 벌일 예정이다. 또 한라산 국립공원 내 위치한 54개 오름의 토양층 등을 분석, 기생화산별 형성 시기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번 시추 조사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에 대한 지형지질, 동식물, 기후 등 주요 영향 인자에 대한 체계적 기초자료를 확보, 장기적인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는 한라산 정상부 시추 작업이 완료한 후 11월 말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시추 조사 연구를 통해 한라산의 생성 시기 등을 규명하고 향후 제주의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자료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며 “정상부 침식과 붕괴 지점을 3차원(3D) 정보화하는 등 한라산의 디지털 통합관리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은행·금강송·주목… 대통령들이 심은 나무

    은행·금강송·주목… 대통령들이 심은 나무

    산림청은 세계기록총회(5~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기간인 6~9일 진행되는 산업전 공공부스에 우리나라 산림녹화 역사 기록물 100여점을 전시한다. 6·25전쟁의 폐허 속 화전민, 송충이 잡기에 동원된 고사리손과 주민들의 모습 등 아픔이 담긴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식목 행사에 참가했던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 모습도 정리했다. 식목일은 1949년 제정돼 서울시에서 행사를 주관하다 1970년 산림청이 정부 차원에서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0년 식목일 당시 광릉시험림에 ‘공손수’(公孫樹)로도 불리는 14년생 은행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심은 뒤 80∼150년 뒤에야 열매를 맺고 풍성해져 손자와 그 후대를 위한 나무라는 의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크게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며 1980년 11월 첫째 토요일로 지정된 육림의 날에 30년생 독일가문비(소나무과)를 심었다. 검푸른 색깔에 우뚝 솟은 모습이 군인의 위용을 닮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9년 식목일에 20년생 분비나무(소나무과)를 심었다. 분비나무는 한라산과 지리산 등 높은 산 정상 부근에서 자라 청초하면서 단정한 느낌을 주지만 대기오염에 약한 게 단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식목일에 경기 포천군 소흘읍 국립수목원에서 ‘산림헌장’ 비석을 제막하며 17년생 금강송을 심었다. 숭례문과 광화문 복원에 쓰일 정도로 우량 품종인 금강송은 강원 금강산에서 경북 조령을 잇는 산맥, 특히 계곡 부위의 토양 수분이 좋고 비옥한 지역에서 잘 자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를 9개월 앞둔 2007년 5월 국립수목원에서 28년생 주목을 심었다. 이 나무는 1년가량 더딘 성장으로 수목원을 당황하게 하다가 회복돼 검푸른 잎과 원추형의 독특한 모양으로 자랐다. ‘경제 대통령’을 모토로 내걸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식목일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금빛노을’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신품종 황금색 주목을 식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식목일을 맞아 30년생 구상나무(소나무과)를 심었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수종이지만 최근 심각한 고사 상태를 보였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추석선물 특집] 농협홍삼 ‘한삼인’, “100% 국산 한약재”… 믿고 먹는 홍삼

    [추석선물 특집] 농협홍삼 ‘한삼인’, “100% 국산 한약재”… 믿고 먹는 홍삼

    올여름 무더위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농협홍삼 한삼인은 20여종의 다양한 제품에다가 할인행사 등을 더해 추석을 준비했다. 온라인쇼핑몰(http://www.hansamin.com/shop/main/index.php)에서 부모와 남녀 등 선물 대상별, 다양한 가격대별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추석을 맞아 10만원 이상 상품을 사면 구매금액의 최대 5%까지 상품권을 준다. 온라인에서 산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찾아가면(방문 수령) 오는 21일까지 1000원을 추가 적립해 준다. 방문 수령해도 사은품 증정, 선물 포장 등이 제공된다. 회사 측은 추석을 맞아 물류배송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배송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 수령이 소비자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홍삼은 품질 검사, 잔류농약검사, 안전성검사 등 총 200여가지 검사에서 합격한 제품을 사용한다. 토양의 영양까지 관리해 재배한 100% 국산 홍삼과 함께 부재료로 사용되는 한약재 역시 국산만 쓴다. 제조시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한 곳으로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 식물, 지구온난화에 맞춰 수분 필요량 줄인다

    식물, 지구온난화에 맞춰 수분 필요량 줄인다

    지구의 온난화가 지금까지의 생각만큼 확대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미국의 과학자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가 늘어남에 따라 식물에 필요한 수분이 줄어들기 때문. 미국 워싱턴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논문에서 “기존 연구에서는 앞으로 약 100년간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4배로 늘어나면 가뭄이 세계의 70% 이상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지만 이런 대부분 연구모델은 온난화가 진행되는 세계에서 식물의 습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식물은 기공(stomata)으로 불리는 공기구멍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동시에 수분을 방출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가 풍부하면 기공을 개방하는 시간이 줄어 손실되는 수분 역시 줄고 토양에서 흡수하는 수분 함량도 줄어든다. 연구를 이끈 아비가일 스완 워싱턴대 조교수(대기과학·생물학)는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가 식물의 수분 필요량을 항상 일정하다고 봐왔지만, 이번에는 식물의 수분 필요량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식물이 이산화탄소가 늘어난 환경에서 혜택을 얻으면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발생하는 지역은 세계 약 37%에 머물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와 강수량 감소로 인해 북미 남부와 남유럽, 남미 북동부 등에 가뭄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중부는 물론 중국과 중동, 동아시아, 그리고 러시아 대부분을 포함한 온대 아시아에서는 식물에 의한 물 보전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의 영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기후 변화가 진행되면 여전히 가뭄이 늘어나겠지만 그 영향은 일부여서 광범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스완 조교수는 “우리는 특히 무더운 기후로 인한 가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다”면서 “비록 가뭄이 더 극단적으로 확산하거나 빈번해지지 않더라도 가뭄이 발생하면 더 심해질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8월 29일자)에 실렸다. 사진=ⓒ bigfoot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구글엔 벌금·애플엔 법인세 추징… EU의 對美 IT전쟁

    구글엔 벌금·애플엔 법인세 추징… EU의 對美 IT전쟁

    유럽연합(EU)이 세계 정보기술(IT) 시장 패권을 놓고 미국 IT 기업들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결론을 내리고 천문학적 벌금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애플에 대해서도 “10년 넘게 감면받았던 법인세 130억 유로(약 16조 2100억원)를 반납하라”고 결정했다. 페이스북 역시 자회사인 ‘와츠앱’(무료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개인 전화번호 정보를 활용하려 하자 사생활 보호를 근거로 조사 대상이 됐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스카이프, 우버 등 미국의 어지간한 IT 기업은 모조리 EU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이처럼 유럽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감수하며 실리콘밸리 기업에 거액의 ‘세금 폭탄’을 물리려는 데에는 조만간 구체화될 ‘유럽 디지털 단일 시장’ 구축을 앞두고 판을 흔들어 ‘EU판 구글’, ‘EU판 우버’ 등이 생겨나게 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우버·넷플릭스 등 웬만한 美 IT기업 EU 사정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와 실리콘밸리 기업 간 싸움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현재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EU와 구글 간 대결에 쏠려 있다. 최근 EU는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검색 및 지도 서비스를 기본 탑재해 이용자의 선택권 폭을 줄였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이외의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 왔다는 것이다. 유럽 인터넷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이 경쟁사로 갈 트래픽을 자사 서비스로 우회시켜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EU가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최종 결론 내릴 경우 구글은 지난해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최대 74억 5000만 달러(약 8조 5000억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EU는 구글의 탈세 행위에 대해서도 칼날을 겨누고 있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유럽 세금 체계의 허점을 악용해 구글이 내야 할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잊혀질 권리’(개인이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자신의 정보에 대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놓고 구글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애플과도 전면전에 나섰다. EU는 지난달 30일 아일랜드에 “애플로부터 최대 130억 유로의 법인세를 추징하라”고 결정했다. EU가 단일 기업에 추징한 세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이 12.5%인 데 비해 애플은 2003년 매출의 1%만 세금으로 냈고, 2014년에는 0.005%만 냈다고 보도했다. ●페북·아마존 개인정보 보호 위반·담합 조사 애플이 아일랜드 세무 당국과 짜고 법인세 납부액을 줄여 왔다는 게 EU의 판단이다. 이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아일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U 결정에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면서 “법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적 결정인 만큼 결국 번복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미국에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챙겨뒀다”며 EU의 조치에 맞서 유럽에 쌓아 둔 현금 일부를 미국에 송금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밖에도 EU는 페이스북(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과 아마존(법인세 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 공유경제의 대표 주자인 우버(차량공유)와 에어비앤비(숙박공유)도 유럽 각국 정부의 줄소송으로 어려움을 겪다 최근 EU의 규제 완화 권고로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다. WSJ은 2010~2014년 EU 집행위원회가 81개 기업을 조사해 30건의 반독점 위반 판결을 내렸고 이 중 21개가 미국 기업이었다고 전했다. EU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반독점법 위반 조사가 미국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실리콘밸리 업체들을 ‘벼르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는 충분한 상황이다. 특히 EU가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결론을 내기 위해 5년 넘게 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EU와 미국 간 IT 전쟁을 ‘예정된 기획’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 때문에 EU가 유독 미국 업체에 대해 철퇴를 가하려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조만간 가시화될 ‘유럽 디지털 단일 시장’에서 역내 기업의 생존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U가 10년 가까운 구상을 거쳐 지난해 5월 발표한 이 전략의 핵심은 28개 EU 회원국 간 모든 디지털 장벽을 허물어 미국에 뒤진 디지털 경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유로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EU의 인구는 약 5억 1010만명으로 미국(3억 2140만명)을 크게 앞서며 국내총생산(GDP)도 19조 350억 달러로 미국(18조 5581억 달러)과 비슷하다. ●회원국 언어 이질성 등으로 구글 대항마 쉽지 않아 하지만 나라별로 IT 관련 법령이나 규제가 제각각이다 보니 미국과 대등한 시장 규모를 갖추고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역내 기업이 나오기 어려워 미국 IT 기업에 안방을 내주고 있다는 게 EU의 생각이다. 실제로 EU 소비자 중 EU 내 다른 나라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비중은 전체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EU 내 중소기업이 역내 다른 국가에 물건을 파는 비율도 전체의 7%에 머물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회원국의 디지털 시장을 하나로 묶는 동시에 기존 미국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도 막아 EU 안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EU의 속내다. 기존 기술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창업기업)에 거대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EU 28개 회원국의 디지털 시장을 통합하면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3400억 유로(약 403조원) 증가하고 일자리 380만개가 새로 생겨난다. 행정비용도 15~20% 줄여 장기적으로 EU 전체 GDP의 3% 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미국은 유럽에서 디지털 단일 시장이 출범해 역내 IT 기업이 성장할 경우 자국 기업은 물론 비유럽 IT 기업의 시장 진입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글 몰아내도 대체자 못 만드는 EU의 고민 하지만 유럽 내부에선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몰아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U에서 아무리 실리콘밸리 업체를 규제한다 해도 이를 대체할 역내 기업이 생겨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크다. 창업 관점에서 볼 때 유럽은 미국에 비해 세금과 고용 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금융 시스템도 투자보다는 은행 대출을 중시해 벤처 육성에 잘 나서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유럽은 EU 결성 당시부터 언어적 이질성과 회원국 간 경제 격차, 개별 규제 등으로 이해 관계가 얽혀 구글 등에 맞설 거대 IT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애초 구글 같은 기업을 만들 토양이 아닌데 구글부터 몰아내려 하면 유럽의 IT 시장은 세계의 흐름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英 EU 탈퇴 땐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 폐기될 수도 EU가 디지털 단일 시장을 출범시키려면 나라마다 다른 계약법과 저작권법, 세제, 소비자 보호 규정 등 관련 법규를 모두 손봐야 하고 이동통신 환경도 모두 정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단시일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여기에 역내에서 IT 환경이 가장 앞선 시장으로 평가받던 영국이 브렉시트로 EU에서 빠져나갈 경우 디지털 단일 시장 전략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구온난화 예측은 틀렸다? 식물은 갈증에 강하다(연구)

    지구온난화 예측은 틀렸다? 식물은 갈증에 강하다(연구)

    지구의 온난화가 지금까지의 생각만큼 확대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미국의 과학자들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가 늘어남에 따라 식물에 필요한 수분이 줄어들기 때문. 미국 워싱턴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논문에서 “기존 연구에서는 앞으로 약 100년간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4배로 늘어나면 가뭄이 세계의 70% 이상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지만 이런 대부분 연구모델은 온난화가 진행되는 세계에서 식물의 습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식물은 기공(stomata)으로 불리는 공기구멍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동시에 수분을 방출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가 풍부하면 기공을 개방하는 시간이 줄어 손실되는 수분 역시 줄고 토양에서 흡수하는 수분 함량도 줄어든다. 연구를 이끈 아비가일 스완 워싱턴대 조교수(대기과학·생물학)는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가 식물의 수분 필요량을 항상 일정하다고 봐왔지만, 이번에는 식물의 수분 필요량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식물이 이산화탄소가 늘어난 환경에서 혜택을 얻으면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발생하는 지역은 세계 약 37%에 머물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와 강수량 감소로 인해 북미 남부와 남유럽, 남미 북동부 등에 가뭄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중부는 물론 중국과 중동, 동아시아, 그리고 러시아 대부분을 포함한 온대 아시아에서는 식물에 의한 물 보전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의 영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기후 변화가 진행되면 여전히 가뭄이 늘어나겠지만 그 영향은 일부여서 광범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스완 조교수는 “우리는 특히 무더운 기후로 인한 가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다”면서 “비록 가뭄이 더 극단적으로 확산하거나 빈번해지지 않더라도 가뭄이 발생하면 더 심해질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29일자)에 실렸다. 사진=ⓒ bigfoot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식품 속 과학] 식품 속 중금속, 총노출량이 문제/ 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 속 과학] 식품 속 중금속, 총노출량이 문제/ 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하지만 이따금 식품에서 납이나 카드뮴, 수은 등의 중금속이 검출돼 걱정되기도 한다. 중금속은 지구의 지각성분으로 토양, 하천, 해수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다. 식물은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토양에서 얻으면서 중금속도 함께 흡수한다. 가축은 풀이나 사료, 어류는 하천이나 해수의 플랑크톤과 작은 수생 생물체를 통해 영양성분과 함께 중금속을 섭취한다. 이처럼 먹이사슬을 통해 일부 중금속이 생물체내에 쌓인다. 생물체내에 있는 미량의 중금속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광산이나 산업단지와 같이 고농도 중금속이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작업자나 거주자가 건강을 해치면서 중금속은 불안 요인이 되었다. 분석기술이 발달해 우리는 식품에 포함된 수십억분의1(ppb)의 중금속조차 검출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무결점 식품, 다시 말해 ‘제로리스크’는 존재할 수 없게 됐고 이제 중금속량의 허용 범위가 중요한 연구 분야가 됐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성 평가’라고 부른다. 사람의 체내에 들어온 유해물질이 어느 수준에서 어떤 나쁜 영향을 일으키는지를 과학적으로 평가해 매일 섭취해도 건강에 이상이 없는 양, 즉 일일섭취한계량 같은 인체노출안전기준을 정한다. 식품 전체를 통한 총노출량이 인체노출안전기준을 넘지 않는다면 건강상 나쁜 영향은 없다고 판단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은 연간 1000종이 넘는 식품을 560㎏(하루 평균 1.5㎏) 정도 섭취하고, 이 가운데 쌀·배추·돼지고기 등의 다소비식품 30종이 60%를 차지한다. 95%를 차지하는 식품은 170종에 불과하다. 나머지 800종의 연간 섭취량은 각각 0.01%를 넘지 않는다. 따라서 0.01%도 차지하지 않는 식품에 중금속이 많다고 해도 총노출량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 지금까지의 조사연구 결과로는 우리나라에서 식품을 통해 노출되는 중금속의 양은 건강에 해로운 수준이 아니다. 몸에 이롭다는 영양소도 과다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기 마련이다. 당이나 나트륨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6세기 의사이자 철학자인 파라셀수스는 “모든 것은 독이며 독이 아닌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것을 무독(無毒)하다고 하는 것은 그 섭취량에 의할 뿐이다”라고 했다. 아무리 몸에 이로운 것도 과다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30년 전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위험사회’에서 지적했듯이 위험에 대한 지식 의존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하나하나의 위험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영위하는 지혜로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 [지역경제 활성화 포럼-광주 전남] “이세돌·한강 나온 혁신 토양… 미래車 활짝”

    [지역경제 활성화 포럼-광주 전남] “이세돌·한강 나온 혁신 토양… 미래車 활짝”

    전 세계적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와 지구 온난화 등으로 친환경자동차와 모바일·사물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이디 파워는 2050년이면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을 완전히 대체하고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이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는 기존 주력 제조업의 모든 분야에서 타 지역과 비교하면 뒤떨어져 있다. 그러나 때마침 세계 자동차산업의 ‘올드 패러다임’에 대대적인 균열이 시작돼 광주에 기회가 왔다. 광주는 최근 국가산업으로 지정된 친환경자동차를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미래의 제조업은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형 자동차 분야의 시장변화 역시 소비자가 주도할 가능성이 월등히 크다. 따라서 미래형 자동차는 인문사회, 예술, 과학기술의 혁신적 융합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디자인으로 창조될 수 있다. 광주는 선비정신과 충효사상이 오래도록 숙성된 토양을 갖춘 동시에 서양적 가치인 민주, 정의, 인권 등을 선도해 왔다. 또한 문화와 예술의 핵심 역량인 남도의 여유와 자유로움 속에서 창의성이 자생적으로 배양됐다. ‘뉴패러다임’을 각 분야에서 주창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 온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바둑기사 이세돌, 소설가 한강,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도 광주와 남도의 문화와 토양에서 자랐다. 각 분야의 파괴적 혁신과 창의적 융합을 통해 뉴패러다임인 창조경제의 발원지가 바로 광주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산업을 통해 시민들의 꿈과 희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온 국민과 중앙 정부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태백산 일본잎갈나무 벌목 계획 철회하라

    태백산을 50년 넘게 지킨 거목 50만 그루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태백산국립공원 측이 “일본산 나무가 국립공원에 있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일본산 나무들의 벌목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측은 내년에 일본잎갈나무의 분포 현황에 대한 조사 용역을 벌인 뒤 2021년까지 5년에 걸쳐 일본산 나무들을 벌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과연 일본산 나무라는 이유로 멀쩡한 거목들을 퇴출하겠다는 것이 제 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산들은 어딜 가나 헐벗은 민둥산이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본격적인 산림녹화 사업을 벌인 것도 민둥산으로 인한 홍수와 가뭄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였다. 태백산의 이 낙엽송들도 녹화 사업이 한창이던 1960~70년대 심어진 나무들이다. 그 이후 이 일본잎갈나무는 거목으로 컸고, 태백산국립공원 내 수종의 11.7%를 차지할 정도로 아름드리 울창한 숲을 이뤘다. 그러니 국립공원 측이 느닷없이 이 나무들을 벌목하겠다고 나선 것은 누가 봐도 얼토당토않은 처사로 여길 만하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국립공원 내 외래종 나무를 제거하고 토종으로 대체한다”는 국립공원 관리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하니 더더욱 황당하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의 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한 나무라면 이미 한국산이나 다름없다.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이 땅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을 벌목한다면 이 땅의 수많은 다른 나무와 꽃들도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국립공원에는 일본산 나무가 있으면 안 된다는 국립공원 측의 발상은 한심하다 못해 유치하기까지 하다.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이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후진적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깊은 산속의 나무마저 국적을 따져 마음에 들지 않는 일본산 나무는 베자는 공무원들의 발상이 무섭다”, “엉뚱한 짓 하는 공무원들, 그래서 욕먹는 거다” 등 네티즌들의 비난이 줄을 잇는 것도 그래서다. 이번 기회에 공무원들은 알량한 애국심에 바탕을 둔 산림 정책이 오히려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숲 생태계 훼손이 문제다. 국립수목원이나 환경단체 등에서는 거목들을 인위적으로 베어 내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산 곳곳에 장비들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산림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민족의 영산(靈山)’인 태백산을 잘 가꾸고 보호하려면 지금 나무들을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이다. 나랏돈 45억원을 들여 엉뚱한 일 벌이지 말고 벌목 계획부터 접어라.
  •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태백산 거목 50만 그루 벌목 위기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태백산 거목 50만 그루 벌목 위기

    수종의 11.7% 차지 日 잎갈나무 공원사무소, 토종으로 대체 계획 태백산국립공원이 50만 그루의 낙엽송 벌목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잎갈나무’가 그 대상이다.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국립공원의 위상에 일본산 나무는 맞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립수목원이나 조경학과, 환경단체는 40~50년간 직경 1m 가까이 자란 나무를 인위적으로 베어내면 숲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25일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태백산 일대 일본 잎갈나무 50만 그루를 벌목하고 참나무류와 소나무 등 토종 나무로 대체한다고 25일 밝혔다. 태백산국립공원은 지난 22일 강원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 일대의 기존 도립공원(17.4㎢)과 보존가치가 높은 국공유지를 통합해 70.1㎢의 넓이로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이번에 벌목 대상이 된 일본 잎갈나무는 태백산국립공원 내 임야 8.2㎢에 약 50만 그루가 자라 수종의 11.7%를 차지한다. 박정희 정부 녹화사업이 진행된 1960~70년대에 태백산 진입로 일대와 초입 경사진 곳에 인공 조림목으로 심었다. 현재 최소 60~70㎝에 이르는 거목이다. 1900년대 초에 한국에 들어온 일본 잎갈나무는 생장 속도가 빨라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무가 곧고 단단해 전신주로 사용됐고 요즘은 통나무집 목재로 애용된다. 국립공원 측은 내년에 일본 잎갈나무 정밀 분포현황 조사용역을 하고 2021년까지 5년 동안 45억원을 들여 벌목한다는 계획이다.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 측은 “벌목사업은 국립공원 내 분포하는 외래종 나무와 초본류는 제거하고 토종으로 대체한다”는 국립공원 관리 원칙에 따른 조치라고 했다. ‘민족의 영산(靈山)’을 살리겠다는 명분도 내세운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장수림 자원보전계장은 “전국 국립공원에서는 외래종 초목을 제거하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 오고 있다”면서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는데 일본 잎갈나무가 대량 서식하는 것은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5년이란 짧은 기간 벌어질 대규모 벌목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강원대 산림자원과 박완근 교수는 “토종이든 외래종이든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나무가 고목으로 쓰러져도 그대로 두고 자연스럽게 숲 생태가 변화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 국립공원이어야 마땅하다”면서 “무작정 외래종이라는 이유로 나무를 베고 토종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임목 선진국 국립공원에서는 자연에서 자라는 초목들에 대해 인간의 간섭 없이 그대로 두고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국립공원 면적의 10%가 넘는 지역의 나무를 베고 대체 작목을 심는 일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국립수목원은 “일본이 원산이라서 나무를 벌목해야 한다면 국내 대부분의 산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벌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잎갈나무는 100년 동안 한국의 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한 만큼 1960년대 조림사업을 할 때는 이미 한국산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일부 조경학자는 “일본 잎갈나무가 원산지 탓에 아까시나무처럼 취급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무를 베고 운반하기 위해 임도와 삭도를 내는 과정에서 생태계와 산림 훼손도 심각하게 해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거목으로 자란 50만 그루의 나무를 베고 운반하려면 산 곳곳에 장비들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국립공원 태백산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태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단독]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태백산 거목 50만 그루 벌목 위기

    [단독]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태백산 거목 50만 그루 벌목 위기

    수종의 11.7% 차지 日 잎갈나무 공원사무소, 토종으로 대체 계획 대부분 수령 50년·직경 1m 안팎전문가들 “한국 기후 수십년 적응 외래종 없애면 남아날 산 없어” 태백산국립공원이 50만 그루의 낙엽송 벌목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잎갈나무’가 그 대상이다.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국립공원의 위상에 일본산 나무는 맞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립수목원이나 조경학과, 환경단체는 40~50년간 직경 1m 가까이 자란 나무를 인위적으로 베어내면 숲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25일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태백산 일대 일본 잎갈나무 50만 그루를 벌목하고 참나무류와 소나무 등 토종 나무로 대체한다고 25일 밝혔다. 태백산국립공원은 지난 22일 강원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 일대의 기존 도립공원(17.4㎢)과 보존가치가 높은 국공유지를 통합해 70.1㎢의 넓이로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이번에 벌목 대상이 된 일본 잎갈나무는 태백산국립공원 내 임야 8.2㎢에 약 50만 그루가 자라 수종의 11.7%를 차지한다. 박정희 정부 녹화사업이 진행된 1960~70년대에 태백산 진입로 일대와 초입 경사진 곳에 인공 조림목으로 심었다. 현재 최소 60~70㎝에 이르는 거목이다. 1900년대 초에 한국에 들어온 일본 잎갈나무는 생장 속도가 빨라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무가 곧고 단단해 전신주로 사용됐고 요즘은 통나무집 목재로 애용된다. 국립공원 측은 내년에 일본 잎갈나무 정밀 분포현황 조사용역을 하고 2021년까지 5년 동안 45억원을 들여 벌목한다는 계획이다.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 측은 “벌목사업은 국립공원 내 분포하는 외래종 나무와 초본류는 제거하고 토종으로 대체한다”는 국립공원 관리 원칙에 따른 조치라고 했다. ‘민족의 영산(靈山)’을 살리겠다는 명분도 내세운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장수림 자원보전계장은 “전국 국립공원에서는 외래종 초목을 제거하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 오고 있다”면서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는데 일본 잎갈나무가 대량 서식하는 것은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5년이란 짧은 기간 벌어질 대규모 벌목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강원대 산림자원과 박완근 교수는 “토종이든 외래종이든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나무가 고목으로 쓰러져도 그대로 두고 자연스럽게 숲 생태가 변화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 국립공원이어야 마땅하다”면서 “무작정 외래종이라는 이유로 나무를 베고 토종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임목 선진국 국립공원에서는 자연에서 자라는 초목들에 대해 인간의 간섭 없이 그대로 두고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국립공원 면적의 10%가 넘는 지역의 나무를 베고 대체 작목을 심는 일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국립수목원은 “일본이 원산이라서 나무를 벌목해야 한다면 국내 대부분의 산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벌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잎갈나무는 100년 동안 한국의 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한 만큼 1960년대 조림사업을 할 때는 이미 한국산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일부 조경학자는 “일본 잎갈나무가 원산지 탓에 아까시나무처럼 취급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무를 베고 운반하기 위해 임도와 삭도를 내는 과정에서 생태계와 산림 훼손도 심각하게 해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거목으로 자란 50만 그루의 나무를 베고 운반하려면 산 곳곳에 장비들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국립공원 태백산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태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쟁 상처 서린 한탄강, 이제 낭만 안고 흐르네

    [新국토기행] 전쟁 상처 서린 한탄강, 이제 낭만 안고 흐르네

    70㎞가 넘는 비무장지대(DMZ)를 접하는 강원 철원은 6·25전쟁의 아픈 상흔을 간직한 ‘평화의 고장’이다. 철의 삼각지, 노동당사, 제2땅굴 등 수많은 6·25전쟁 전후의 아픈 상처와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통의 역사를 딛고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유치와 경원선 남북 연결, 금강산선 복원 연결로 통일시대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를 꿈꾼다. 9세기 후반 후삼국시대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철원은 도성의 성곽 등 유적지와 함께 궁예 왕과 관련한 전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산지대로 이뤄진 현무암 단층의 한탄강 절경이 있고 우리나라 중부 제1의 곡창인 철원평야에서는 명품 오대쌀이 생산된다. 한탄강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10선’에 선정된 한여울길이 있어 한탄강의 기암절벽과 철원평야의 황금 들녘을 감상하며 자전거 등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은 지도 오래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지만 자연은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전쟁과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철원으로 떠나 보자. [볼거리] ●백마고지 전투 등 6·25 격전지 ‘철의 삼각지’ 6·25전쟁사에 길이 남을 철의 삼각지는 북위 38도선 이북에 있는 철원, 김화, 평강지역을 잇는 삼각지대로 백마고지 전투 등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던 곳이다. 문혜리에서 시작해 지경리, 청양리, 와수리를 잇는 이 지역은 전쟁 때 공산군이 군수물자를 보급하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전쟁으로 미8군이 이곳 일대 철원평야를 빼앗은 뒤 김일성이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통곡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비무장지대로 남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다. 2007년에는 중부전선 최북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철원평화전망대가 들어섰다. 2층 전망대에서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평강고원과 북한선전마을을 조망할 수 있다. 초정밀 망원경시설과 최첨단 기술로 제작된 지형 축소판이 있어 민족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관광객 수송 시스템인 모노레일을 운행,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육단리에 있는 승리전망대는 휴전선 155마일에서 가장 중앙에 있는 전망대로 북한군의 이동 모습은 물론 오성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금강산철도, 광삼평야, 아침리 마을 등 남북분단의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군 초병이 경계근무 중 발견한 제2땅굴 철원 제2땅굴은 한국군 초병이 경계근무 중 땅속에서 울리는 폭음을 듣고 발견한 땅굴이다. 시추 작업으로 땅굴 소재를 확인한 뒤 수십일간의 끈질긴 굴착 작업 끝에 1975년 3월 19일 한국군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북괴의 기습 남침용 지하 땅굴을 확인했다. 땅굴은 견고한 화강암층으로 지하 50~160m 지점에 놓여 있다. 땅굴의 길이는 총 3.5㎞에 이르고 군사 분계선 남쪽으로 1.1㎞까지 파내려 왔다. 규모는 높이 2m의 아치형 터널로 대규모 침투가 가능하도록 특수 설계됐다. 땅굴 내부에는 대규모 병력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이 있고, 출구는 세 개로 갈라져 있다. 제2땅굴이 발견될 당시 수색하던 한국군 7명이 북한군에 의해 희생됐다. 이 땅굴을 이용하면 1시간에 3만여명의 무장병력이 이동할 수 있으며 탱크까지 통과할 수 있다. ●北공산독재 시절 주민 착취 악명 떨친 노동당사 광복 이후 북한이 공산독재 정권 강화와 주민 통제를 목적으로 건립한 건물이다. 이곳은 6·25전쟁 때까지 북한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 사용되며 주민들을 착취했다. 북한은 노동당사를 지을 때 성금이란 구실로 이당 백미 200가마씩을 착취했고 인력과 장비를 강제 동원했다. 특히 건물의 내부작업 때는 비밀유지를 위해 공산당원 이외에는 동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멘트와 벽돌로 쌓은 3층 건물로 6·25전쟁 당시 주변 다른 건물들은 모두 파괴됐지만 유독 이 건물만 남아 있어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공산치하 5년 동안 북한은 이곳에서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일대를 관장하면서 양민 수탈과 애국인사들의 체포·고문·학살 등의 소름 끼치는 만행을 수없이 자행했다. 한번 이곳에 끌려 들어가면 살아 나오지 못했을 만큼 무자비한 살육이 저질러진 곳이기도 하다. ●기암괴석·주상절리… ‘지질 표본실’ 한탄강 주상절리는 용암이 굳어지면서 기둥 형태를 이룬 모양으로 한탄강과 대교천 현무암 협곡층에서 발견된다. 한탄강 유역은 한반도 제4기의 지질과 지형 발달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교천은 한탄강의 지류이지만 하상에 현무암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옛 한탄강 주류 하천이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대교천이 한탄강으로 유입되는 부근의 기반암은 쥐라기의 화강암이다. 쥐라기는 중생대를 3기로 나눴을 때 2기에 해당하며 1억 8000여만년 전부터 1억 3500여만년까지 4500여만년간의 시기이다. 대교천 현무암 협곡의 폭은 25~40m이고 높이는 30여m에 이른다. 강바닥과 강 주변 절벽들은 화강암이 부정합으로 덮여 있어 제4기 사력층 또는 추가령 현무암의 부정합면, 계곡지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용암류와 주상절리 등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한탄강 유역에서도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뤄 천연기념물 제436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의 근거지였다는 고석정 동송읍 장흥리에 있는 고석정은 철원 팔경의 하나로 한탄강 중류에 있다. 일반적으로 강 중앙의 고석(孤石) 정자와 그 일대의 현무암계곡을 아울러 고석정이라 부른다. 조선시대 명종 때 임꺽정이라는 문무를 겸비한 천인이 산적 무리를 조직해 강 건너편에 석성을 쌓고 함경으로부터 조정에 상납되는 공물을 빼앗아 서민들에게 분배해 줬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지금도 강 중앙에 위치한 20m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했다는 자연 석실이 남아 있다. 강 중앙에 약 23m의 높이로 우뚝 솟은 고석바위와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기암절벽 아름다운 순담계곡 래프팅 명소 각광 순담계곡은 한탄강 물줄기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기기묘묘한 바위와 깎아내린 듯한 벼랑, 연못 등이 수없이 이어지고 물도 많을 뿐 아니라 계곡에는 보기 드문 천연 하얀 모래밭이 형성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끊임없이 찾는다. 특히 계곡 뒤쪽으로는 래프팅 최적지인 뒷강이 있어 여름철 래프팅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근래 들어 수려한 주변 경관과 급하지 않은 물살로 인해 주말을 이용해 새롭게 래프팅을 배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계곡 주변에 전문강사들이 운영하는 스포츠숍들이 많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먹거리] ●한탄강 최상류 메기로 끓인 풍미 가득한 매운탕 한탄강 메기매운탕은 철원지역 향토음식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아 철원의 대표음식으로 꼽힌다. 맵지 않고 깊게 우려낸 국물 맛이 기본이다. 계피, 감초 등 한약재로 달인 물을 육수로 사용해 민물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흙냄새를 제거해 비린내가 없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한탄강 최상류에서 잡아 올린 메기에 게를 넣고 끓여 맛을 돋우고 두부, 미나리, 무, 대파 등을 아낌없이 넣어 풍미가 가득해 다른 곳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매운탕과 사뭇 다르다. 메기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비타민도 많이 들어 있으며 특히 당뇨병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두릅밥·버섯잡채… ‘농가맛집 대득봉’ 한상차림 철원 역사를 배경으로 해 신라 금성(김화) 태수의 딸 혜원 비구니가 궁예에게 바친 산채 상차림을 현대에 대득봉 지킴이가 ‘농가맛집 대득봉’ 상차림으로 재현했다. 농가맛집 대득봉의 대표 메뉴인 오대두릅밥은 철원 오대쌀과 대득봉 자락에서 재배한 다양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 한식 상차림이다. 밥은 황기 등 건강한 재료로 우린 물을 이용해 두릅을 얹혀 짓고, 오가피 장아찌류와 도라지 튀김, 더덕구이, 산목이 버섯잡채 등이 상차림으로 나온다. 몸에 활력을 공급해 주고 피로를 풀어 주며 항암작용과 혈당조절 등에 효과가 좋은 두릅은 산채의 제왕이라고 부를 만큼 건강한 식재료로 알려졌다. ●깨끗한 물과 고지대 신선한 바람이 키운 오대쌀 철원오대쌀은 휴전 이후 인적이 끊긴 DMZ에서 흘러드는 깨끗한 물과 해발 250m 고지대의 신선한 바람, 기름진 황토흙, 깨끗한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무공해 청정지역에서 재배,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철원오대쌀을 주원료로 만든 철원오대쌀국수 포포면은 멸치맛과 매운맛 등 두 종류로 생산되며 쫄깃한 식감과 쌀을 재료로 한 웰빙 식품이다. 또 철원오대쌀의 맛을 이어갈 가공식품전문점 ‘모락모락’에서는 우리쌀과 농산물을 기호 식품화한 쌀찐빵, 쌀쿠기, 쌀마들렌, 쌀와플, 쌀머핀, 쌀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비타민·철분·칼슘의 여왕’ 철원산 파프리카 철원산 파프리카는 주야간 온도 차가 크며, 겨울이 춥고, 논을 밭으로 만든 깨끗한 토양의 환경에서 재배돼 색깔이 곱고 선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향이 좋고 단맛이 강해 다양한 요리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비타민,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해 암과 비염 예방에 효능이 있어 일본으로 전량 수출되는 철원의 특산품이다. ●민통선 샘통에서 생산한 국내 유일 물고추냉이 철원 최전방 민통선 안에 있는 샘통은 사시사철 수온이 13도를 유지하며 변화가 거의 없는 천연암반수 용출지역으로 이곳에서는 국내 유일 물고추냉이가 생산된다. 물고추냉이 잎과 줄기를 활용한 고추냉이 고추장, 장아찌, 미용비누, 탈취제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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