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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한중일을 같이 읽자/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한중일을 같이 읽자/번역가

    지난주 목요일 대학원 기말 리포트를 채점하다가 중국인 여학생이 자신과 한국 문화의 인연에 관해 술회한 부분을 읽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일 때 한국 드라마가 대량으로 중국에 수입되었다. ‘대장금’, ‘내 이름은 김삼순’, ‘거침없이 하이킥’에 ‘천국의 계단’까지. 당시 중국 티브이는 마치 한국 드라마 채널 같았다. … 한국 드라마는 주부부터 우리 엄마 같은 직장 여성에 이르기까지 각 계층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관한 기본 교육을 엄마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며 받은 셈이다. 매일 소파에서 엄마와 울며불며 서로 휴지를 건네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말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그녀가 한국 유학을 온 후의 변화에 관한 서술이었다. “2015년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맹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온통 화목하기만 했다. 겨우 몇 년도 안 돼서 양국 관계가 지금 이 지경까지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그랬다. 바로 그 이듬해인 2016년 가을 나는 베이징의 어느 호텔 로비에서 사장 스타일의 낯선 남자에게 “길거리에 나가 봐라. 우리가 현대 자동차를 저렇게 많이 사서 몰고 다니는데 너희 한국이 사드를 배치해?”라고 욕을 먹었다. 그 후로 내가 관여하던 한중 출판 교류는 2년 넘게 단절됐다. 작년부터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기는 다소 힘들 것 같다. 같은 날 오후에는 새로 독서 모임을 만들기 위한 예비 모임에 갔다가 젊은 친구들을 만났다. 그중 웹소설 업체에 다니는 K는 본래 일본 소설 편집자였다. 2년 전 여름 갑자기 나를 찾아와 “일본 수출규제 강화 전후로 일본 라이트노벨 매출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어요. 아무래도 회사에서 해고당할 것 같습니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는데, 다행히 요즘 인기 상승 중인 중국 웹소설 쪽으로 업무를 확장해 간신히 수명 연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학 전문 출판사에서 중국어 교재를 편집하는 S는 위기의 한가운데 있었다. “일본어 교재도 판매가 반 토막이 났는데 중국어 교재는 아예 4분의1 토막이 났어요. 이러다가는 정말 회사에서 쫓겨나겠어요.” 어쩔 수 없이 어학서 이외의 일반서로 눈을 돌려 한창 기획 중이라고 했다. 사실 내 본업인 중국 문학 번역도 판매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책이 안 팔리는 것보다 나를 더 속상하게 하는 것은 우리 독자들이 내용과는 무관하게 ‘중국 것’이라는 선입견만으로 중국 문학을 외면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것이다. 이날 나와 그 젊은 친구들을 비롯한 5명은 앞으로 한중일의 현대사와 문화 현상에 관해 책, 드라마,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모임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들은 대부분 중국어와 일본어를 다 구사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문화 콘텐츠를 오래 즐겨 와서 내가 배울 게 많을 듯했다. “선생님은 왜 이런 모임을 꾸리려고 하세요?”라고 누가 물었다. “저는 오랫동안 한중일 삼국의 역사·문화를 비교하고 아우르는 시각을 갖고 싶었어요. 지금 세 나라에서는 반중, 반한, 반일의 조류가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지만 사실 깊이 들어가 보면 한국의 드라마, 영화, 음악과 중국의 웹소설, 웹툰 그리고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서로 깊숙이 침투해 있잖아요. 게다가 고대의 상호 문화 교류와 근대의 동시적인 서양 수용을 돌이켜보면 이웃 국가로서 수많은 접점이 있죠. 한중일의 정치·외교 관계와 민족 감정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삼국을 하나의 역사·문화 단위로 삼아 이해하려는 노력은 계속 있어야 해요”라고 나는 답했다. 우선 취합한 도서 목록을 보니 조너선 스펜서, 프랑크 디쾨터의 중국사 시리즈와 강상중, 가토 요코 등의 일본사 논저처럼 무거운 인문서들이 많았다. 역시 나도 구세대여서 책을 매개로 지식을 흡수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 “요즘 중국 드라마와 일본 애니메이션은 어떤가요? 볼만한가요?”라고 묻자 곧장 두 젊은 친구에게서 “요즘 중국 드라마 장난 아니에요. 예전과는 달라요”와 “일본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문제작들을 배출하고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그들에게 얹혀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여기는 중국] “직업에 귀천이 있나요” 생선가게 20대 미모 여사장의 사연

    [여기는 중국] “직업에 귀천이 있나요” 생선가게 20대 미모 여사장의 사연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20대 여사장의 출중한 외모에 중국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쑤저우시 외곽에 소재한 농산물 직판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23세 여사장 양쥐안 씨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양 씨가 촬영, 공유한 영상이 중국판 ‘틱톡’ 도우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누리꾼들은 양 씨를 가리켜 중국 고대 4대 미인 서시(西施)라는 별칭을 붙여 부를 정도다. 그의 외모가 그대로 담긴 10초 남짓한 영상은 중국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 현지 유력 언론들도 앞다퉈 양 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생선가게 앞에 진을 칠 정도다. 영상 속 양 씨는 한 손에 들기도 무거워 보이는 칼을 들고 10㎏이 훌쩍 넘는 대형 생선들의 비늘을 벗기고 토막 내는 등 능숙하게 손질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안후이성 출신의 양 씨는 가족과 함께 생계를 위해 쑤저우시로 이주했으나 부모는 농민공 출신이라는 한계 탓에 줄곧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생활비를 마련해왔다.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양 씨는 그의 동생을 돌보며 집안 살림을 전적으로 책임져 왔다. 양 씨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대학 진학 대신 생계를 위해 곧장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첫 직장은 쑤저우 시에 소재한 미용실의 미용 보조였다. 이 시기 그는 미용 기술을 배우면서 10년 뒤에는 개인 소유의 미용실을 개업할 꿈을 키웠다. 취업한 지 1년이 지났을 시기에는 미용실 점장으로부터 미용 기술 연수 학원에 연계, 장학금을 받으며 전문적으로 미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안받았다.양 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때는 정말 꿈이 많았던 시절이었다”면서 “미용 관련 기술을 배우는 것은 거의 독학 수준이었지만, 선배들에게 물어가면서 습득하려고 노력하던 때였다. 그 시절 미용 기술을 적은 공책은 지금 펴서 봐도 가슴이 뛸 정도다”고 했다. 하지만 양 씨는 지난 2015년 무렵 현재 남편을 만나면서 생선가게 운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현재 양 씨가 운영 중인 생선가게는 결혼 전부터 남편이 운영했던 것으로 결혼 후에는 양 씨 부부가 하루 2교대로 근무해오고 있다. 그는 “중국에는 ‘시집간 후 여자의 인생은 남편의 것을 따라가게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나는 남편의 직업을 존중하며 그의 인생 경로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미용 공부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생선가게 운영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씨에게 생선 손질법을 전수한 이는 그의 시어머니였다. 그는 “결혼 후 처음 생선가게로 출근했던 날을 기억한다”면서 “시어머니는 희고 긴 내 손을 꼭 잡고 생선 손질법을 가르쳐 줬다. 시댁 식구들 모두 내가 생선 손질을 능숙하게 할 때까지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기다려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에는 나도 큰 생선을 통째로 잡고 손질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특히 살아서 움직이는 생선을 손질할 때 입고 있던 옷은 물론이고 얼굴과 머리카락에도 온통 생선 비늘과 어혈이 튀어서 한동안 고생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양 씨의 일과는 매일 새벽 5시에 기상, 늦은 밤 9시에 퇴근하는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날씨가 무더운 여름에는 생선이 상하지 않도록 하루 평균 17~18시간 이상을 생선가게에서 보내는 날도 많다. 그는 “이 일을 견디고 버텨내야만 우리 아이에게 더 넉넉한 경제적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성실하게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다”면서 “장사가 잘되는 날은 보통 500㎏ 상당의 생선들을 손질해서 판매하는데, 단골 고객들은 나를 볼 때마다 20세의 얼굴과 40세의 손을 가졌다고 말한다. 나는 그들의 지적을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칭찬으로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열흘 만에 2억 올랐네요… 전세? 그마저 나갔대요

    열흘 만에 2억 올랐네요… 전세? 그마저 나갔대요

    “최근 열흘 새 전세 호가가 2억~3억원 뛰었지만 물건은 없습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의 공인중개사는 27일 “전세가 어쩌다 나오면 대기자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물려가 집을 볼 정도”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서초구는 반포 주공아파트와 신반포18차·21차 등의 재건축 수요로 5000가구, 동작구는 노량진뉴타운 재개발 수요로 4000가구 이상의 이주 수요가 연말까지 예정돼 있어 전셋값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10억 5000만원(4층)에 계약된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92㎡의 전셋값은 지난 2일 2억 5000만원 오른 13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119.73㎡ 전세도 지난 2월 9억원(14층)에서 지난달 5일 12억원(9층)에 신고가를 썼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93㎡는 지난달 14일 20억원(2층)에, 래미안 아이파크 84.88㎡는 이달 3일 16억원(15층)에 각각 신고가 전세 계약서가 작성됐다. 전세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동작구 사당동 사당자이 84.49㎡ 전세는 지난달 25일 6억 5000만원(15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달 4일 이뤄진 거래(5억 5000만원)보다 1억원 높은 가격이다. 전세 이주 수요는 많고 물건이 부족하다 보니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이후 올 6월 셋째주인 지난 21일까지 104주 연속 오름세다.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0.90% 올라 지난달(0.62%)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초구가 4.4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도봉구(1.95%), 양천구(1.81%), 용산구(1.54%), 강남구(1.34%)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전셋값은 오르는 데 비해 전세 물량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2만 388건)은 1년 전(4만 3388건)의 반토막으로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6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0.4로 110선 아래를 유지하던 3월 넷째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가뭄 현상은 전세의 반전세·월세 전환에 따른 영향이 크다. 저금리 시대에 월세 선호가 높아진 데다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보유세 강화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있다. 전셋값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규 입주 아파트는 감소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 3023가구다. 2019년 하반기(2만 3989가구), 2020년 하반기(2만 2786가구)보다 1만가구가량 줄었다. 사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신규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집주인은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세를 줄 수 없기에 전세 물량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월세 5%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때문에 신규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까지 겹쳐 전세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열흘 만에 2억 올랐네요… 전세? 그마저 나갔대요

    열흘 만에 2억 올랐네요… 전세? 그마저 나갔대요

    “최근 열흘 새 전세 호가가 2억~3억원 뛰었지만 물건은 없습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의 공인중개사는 27일 “전세가 어쩌다 나오면 대기자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물려가 집을 볼 정도”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서초구는 반포 주공아파트와 신반포18차·21차 등의 재건축 수요로 5000가구, 동작구는 노량진뉴타운 재개발 수요로 4000가구 이상의 이주 수요가 연말까지 예정돼 있어 전셋값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10억 5000만원(4층)에 계약된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92㎡의 전셋값은 지난 2일 2억 5000만원 오른 13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119.73㎡ 전세도 지난 2월 9억원(14층)에서 지난달 5일 12억원(9층)에 신고가를 썼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93㎡는 지난달 14일 20억원(2층)에, 래미안 아이파크 84.88㎡는 이달 3일 16억원(15층)에 각각 신고가 전세 계약서가 작성됐다. 전세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동작구 사당동 사당자이 84.49㎡ 전세는 지난달 25일 6억 5000만원(15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달 4일 이뤄진 거래(5억 5000만원)보다 1억원 높은 가격이다. 전세 이주 수요는 많고 물건이 부족하다 보니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이후 올 6월 셋째주인 지난 21일까지 104주 연속 오름세다.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0.90% 올라 지난달(0.62%)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초구가 4.4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도봉구(1.95%), 양천구(1.81%), 용산구(1.54%), 강남구(1.34%)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전셋값은 오르는 데 비해 전세 물량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2만 388건)은 1년 전(4만 3388건)의 반토막으로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6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0.4로 110선 아래를 유지하던 3월 넷째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가뭄 현상은 전세의 반전세·월세 전환에 따른 영향이 크다. 저금리 시대에 월세 선호가 높아진 데다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보유세 강화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있다. 전셋값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규 입주 아파트는 감소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 3023가구다. 2019년 하반기(2만 3989가구), 2020년 하반기(2만 2786가구)보다 1만가구가량 줄었다. 사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신규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집주인은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세를 줄 수 없기에 전세 물량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월세 5%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때문에 신규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까지 겹쳐 전세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내수 부진으로 고민이 깊어지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내수 부진으로 고민이 깊어지는 중국

    중국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대출우대금리LPR)를 14개월 연속 동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6월 1년·5년만기(물) LPR을 전달과 같은 각각 3.85%, 4.65%로 지난 21일 고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4월 1년물 LPR을 역대 최대 폭인 0.2%포인트 인하한 이후 14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중국에서는 가계 및 신용 대출 대부분이 1년물 LPR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5년물 LPR은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까닭에 LPR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경제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LPR을 동결한 이유가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가 빠르게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큰 축인 내수 활성화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를 경제 성장의 중심 축으로 삼은 중국 정부의 ‘쌍순환(雙循環) 정책‘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가 증가한 3조 5945억 위안(약 630조원)에 이른다. 그렇지만 소비판매는 4월 증가율(17.7%)보다 크게 둔화됐고 시장 전망치(13.6%)에도 밑돌았다. 올 1~2월(33.8%)과 3월(34.2%)에 비해서는 반토막난 상태다. 더군다나 중국의 올해 단오 연휴(12~14일) 소비가 정부 기대와 달리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단오 연휴 동안 중국 국내 여행 매출액은 294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40% 늘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 비하면 25% 줄었다. 국내 관광객도 8914만 명으로 2019년의 98% 수준에 그쳤다. 관광과 함께 대표적 여가활동 지표로 꼽히는 영화산업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단오 연휴 동안 영화 매출은 4억 6600만 위안으로 2019년(7억 8500만 위안), 2018년(9억 1200만 위안)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극장이 문을 닫았던 지난해를 빼면 2015년 이후 6년 만의 최저치다. 차이신은 중국의 내수 경기가 여전히 압박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이 느끼는 경기가 지난해보다 더 나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중국 정부가 소비지출을 장려하고 단오 연휴가 있었음에도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면서 중국의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 노동절 연휴(5월 1~5일)기간 실적도 중국 국내 관광 붐과 함께 소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기대 이하였다. 노동절 연휴 동안 국내 여행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2019년보다 3.2%가 늘어난 2억 3000만 건에 이른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관광업 매출액은 1130억 위안에 그쳐 2019년 매출액의 77%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의 경제가 회복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1년 이상 여행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 등으로 중국 내 관광 수요와 소비가 가장 뜨거운 노동절 연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크게 빗나간 것이다. 글로벌 은행인 씨티그룹은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중국 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값비싼 여가 활동에 돈을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상품이나 단거리 관광으로 눈을 돌린 것이 관광업 매출이 크게 회복하지 못한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부가 내수와 수출로 경제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쌍순환 정책을 제시했지만 미래를 불확실하게 여긴 중국인들이 돈 쓰기를 꺼리는 바람에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중국의 소비는 코로나19 사태로 과장된 측면까지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여행수지에서 만성적 적자를 냈다. 중국을 방문한 해외 여행객이 중국에서 소비하는 것보다 중국인들이 해외에 나가서 더 많은 돈을 쓴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그 돈의 일부는 국내 소비에 쓰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그 돈이 내수를 떠받치는 현상은 계속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만큼 줄리안 에반스 프리처드 캐피털 이코노믹스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 성장 모습엔 두 가지 우려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가곤 하지만 수출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는 대부분 수출에 의존해온 점을 고려하면 수출의 둔화 조짐은 중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분양 계약금 지불액은 올들어 5월까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2% 가까이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계약자들은 중국의 취약한 부동산 산업의 주요 채권자”라며 “혹시라도 모를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금융시장과 심각한 사회적 충격을 초래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다행인 점은 다른 거시경제 지표는 선방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고용 안정을 최우선 경제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가운데 5월 도시 실업률은 5.0%로 4월의 5.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의 5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증가하는 등 올들어 5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고정자산 투자와 부동산 토자도 각각 8.5%, 17.9% 증가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의 경제 회복세는 눈부시지만 구조적 단점들이 복합화돼 해결이 더욱 어려워졌을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 경제가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왔지만 중국 당국은 경기회복을 확실히 안심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며 상품가격 급등,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 등이 회복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젠광(沈建光) 징둥디지털테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명보(明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전체적으로 보면 개선되고 있고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 동력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레데릭 뉴먼 HSBC 아시아 경제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가계 소비가 계속 부진하다면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풀거나 투자를 늘려 경제성장 감속을 피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 위안화 강세, 남부 지방 가뭄에 따른 부분적인 전력난, 광둥(廣東)성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의 산발적 확산에 따른 광둥성 선전(深?) 항만 운영 차질 등의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 성장은 올해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8.3%를 기록한 가운데 2분기, 3분기, 4분기에는 성장률이 각각 8%, 6.2%, 5%를 나타내 연간으로는 8.5%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오하오(周浩) 코메르츠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성장률은 2분기 8% 선으로 떨어지고, 하반기에는 5%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6% 이상’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 민주당, ‘비트코인’ 대책 핵심은 “불법행위 엄단, 투자 손실은 본인 책임”

    민주당, ‘비트코인’ 대책 핵심은 “불법행위 엄단, 투자 손실은 본인 책임”

    더불어민주당이 23일 “반토막난 비트코인 시세에 청년들의 신음이 커지고 있다”며 촘촘한 보호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불법행위를 엄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되, 투자 손실 구제책은 검토하지 않는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정부 측 보고를 받았다. TF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사업자 신고가 완료되는 오는 9월까지 운영한다.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5월 말 관리방안을 내놨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며 “초당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 채굴단속을 강화하고 미국의 조기 긴축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가상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어제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상자산·암호자산 시장이 금융시스템에 잠재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신규투자가 청년층 중심으로 나타나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들 계층에 투자 손실이 집중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TF단장인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오늘 아침 비트코인 시세를 보니 3750만원으로 최고가에서 반토막이 났다”며 “최근 가상자산 거래가격에 큰 변화 때문에 큰 손실이 발생하고, 거래업자의 횡령 등 불법행위로 인한 거래 참여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이용자의 보호와 한편으로 산업적 측면도 고려해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현재 코인 거래를 하는 사람은 663만명이고, 거래금액도 23조원 정도 되니까 더는 그대로 두면 안되겠다(는 판단이 있다)”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위해 좀 더 촘촘한 법과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투자 손실 책임은 각 투자자에게 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회의 후 유 부의장은 “처음부터 본인 책임하에 투자하라고 이야기를 했기에 투자에 대해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게 맞다”며 “사기 또는 불법 유사수신행위가 생각보다 많은데 법 위반 부분은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사설] 쿠팡의 인명·노동 경시 경영에 경종 울리는 불매운동

    ‘온라인 유통 공룡’ 쿠팡의 이천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쿠팡 불매와 회원 탈퇴 운동에 나섰다. 쿠팡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한국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하지만 ‘로켓배송’으로 배송기사들의 과로사가 한두 번이 아니었고, 축구장 16개 크기의 물류센터 소방시설이나 안전대책 등이 철저하지 않았음이 이번에 드러났다. 이번 쿠팡 불매운동 등은 노동의 가치를 경시하며 이윤만 추구하는 경영 행태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분노를 산 결정적인 장면은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화재 발생 후 국내 법인의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다. 기업 총수로서 사고 수습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시점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회피하려는 것이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사직 등은 이미 지난달에 예고됐다지만, 기계적인 발표는 김 의장에게 재앙이 됐다. 게다가 쿠팡의 사과가 화재 발생 38시간 만에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나온 것도 문제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1년 동안 9건의 배송기사 사망에 대해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김 의장이 뒤늦게나마 순직한 김동식 소방령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자녀 교육 지원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의 가슴에 지른 불을 끄지 못했다. 쿠팡 회원에서 탈퇴하자는 글과 대체할 기업 명단을 공유하는 사진까지 등장했다. 쿠팡은 한국 사회에서 물류의 혁신을 이끌고 있지만, 2010년 창업 이후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에서 충성 고객들이 불매운동 등에 돌입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하다. 남양유업 사태가 대표적이다. 대리점 갑질 문제로 시작된 불매운동으로 120만원 가던 주가는 수년에 걸쳐 6분의1 토막이 났다가 최근 사모펀드에 팔린 뒤로 60만원대로 간신히 올라왔다. 그사이 남양유업 대리점과 관련 낙농가의 피해는 엄청났다. 소비자들이 쿠팡에 요구하는 것은 노동의 가치와 인명 존중 등일 것이다. 김 의장이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여 수습하지 않는다면 쿠팡은 제2의 남양유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 “中 비트코인 채굴업체 90% 폐쇄”… 월가는 잇단 급락 경고

    “中 비트코인 채굴업체 90% 폐쇄”… 월가는 잇단 급락 경고

    가상자산(암호화폐)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조기 인상 신호로 투자자 일부가 채권 쪽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채굴업체 폐쇄 발표와 월가의 급락 경고 등이 잇따라 쏟아졌다.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쓰촨성이 26개 비트코인 채굴업체 전부에 폐쇄 명령을 내리는 등 20일 기준 중국 내 채굴업체 90%가 폐쇄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류허 중국 부총리가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의 거래와 채굴을 금지한 뒤 규제 조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신장과 내몽골에서는 채굴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업계에서는 ‘쓰촨성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컸다. 양쯔강 상류에 위치해 수력발전 비율이 높아서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때려잡기’ 명분으로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거론했던 만큼 ‘수력발전으로 만든 전기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상당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당국의 단호한 정책 집행을 두고 “일부 업자들의 환상이 깨졌다”고 밝혔다. 채굴업자들은 미국이나 캐나다, 중앙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채굴업체 폐쇄 여파로 21일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보다 8.3% 낮은 3만 2094달러(약 3640만원)로 하락했다. 일주일 전보다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지난 4월 중순의 역대 최고치 대비로는 반토막이다. 월가에서는 비트코인의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데드크로스는 단기 주가가 중장기 평균가격을 뚫고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추세적 가격 하락을 예고하는 징조로 인식된다. 20일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추락했다.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공동 창업자 프레드 어샴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자산 거품이 꺼져) 비트코인의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 나머지 코인들도 대부분 급락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거의 모든 암호화폐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3분의1 토막… ‘3056원 시급’이 합법… 최저임금법서 소외된 장애인·외국인

    3분의1 토막… ‘3056원 시급’이 합법… 최저임금법서 소외된 장애인·외국인

    ‘작업능력 70% 미만 최저임금 안 줘도 돼’법 조항에 장애인 차별 가능한 내용 명시 이주 노동자 임금 13% 숙식비 명목 공제바다 위 ‘선원’ 한국인보다 42만원 적어캄보디아에서 온 속츠은(22)은 충남 금산의 깻잎 밭에서 뙤약볕을 견디며 매일 10시간 일한다. 한 달에 쉬는 날은 고작 이틀 정도다. 월 280시간을 일하면 주휴수당을 빼더라도 최저 244만 1600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속츠은의 월급은 167만원에 그친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올해 최저시급(8720원)보다 낮은 6000원 수준이다. 농장주는 “휴식 시간이 하루 3시간”이라면서 “숙식비 25만원도 뺐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하지만 바다 건너 온 이주노동자와 장애인처럼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은 회의 테이블 위에 오르지도 못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노동 약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법을 고쳐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최저임금의 70%를 밑도는 임금을 받지만 속츠은씨는 문제 제기를 했다가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사업주가 근무시간을 단축해서 계산하는 데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임시거주시설을 제공하면 임금의 13%를 숙식비로 공제할 수 있도록 한 고용노동부 업무지침이 있기 때문이다. 김세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변호사는 “이주노동자는 사업장 이전이 자유롭지 않아 열악한 숙소에 대해 항의하기 어렵다”면서 “고용부의 지침이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구실이 되고 있다”며 해당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선원 이주노동자의 임금 차별은 더 심각하다. 선원들은 최저임금법이 아니라 선원법에 따라 별도로 최저임금을 정한다. 선원법은 노동자의 국적을 따진다. 한국인 선원은 올해 한 달 최저 224만 9500원을 받도록 했지만, 외국인 선원은 최저임금과 같은 월 182만 2480원이 최저임금이다. 주당 40시간 이상 일해도 최저임금 이상으로 돈을 주는 선주는 거의 없다.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한국인 선원 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의 단체 협약으로 선원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정한다”면서 “이주노동자의 임금이 낮을수록 한국인 선원과 선박주가 나눠 갖는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라 차별적으로 임금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노동자도 최저임금법의 외면을 받는다. 최저임금법 7조는 장애인 노동자의 작업 능력이 기준 노동자의 70%를 밑돌면 최저임금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직업재활시설에서 7812명의 장애인 노동자가 평균 시급 3056원을 받으며 일했다. 이는 같은 해 최저임금(8350원)의 36.6% 수준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40만원이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직업 재활을 통해 장애인들을 노동시장으로 진입시키겠다는 법의 취지가 장애인 노동 착취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법 7조 삭제를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전기료 할인 혜택 반토막… 1~2인 가구, 월 2000원씩 더 낸다

    전기료 할인 혜택 반토막… 1~2인 가구, 월 2000원씩 더 낸다

    “중상위 소득자에 혜택 쏠려” 잇단 지적월 200kWh 이하 사용 할인 4000→2000원전기차 충전 할인율도 50→25%로 줄어3분기 전기요금 인상 땐 부담 가중 우려다음달부터 일부 소비자들은 전력 사용량이 기존과 같아도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일반가구에 적용되는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할인액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전기차 충전용 전력의 기본요금 할인율도 현행 50%에서 25%로 줄어든다. 오는 21일 결정되는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따라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요금 변동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월 200kWh 이하 전력을 사용하는 일반가구’(보통 1~2인 가구)는 전기요금이 기존보다 2000원 오른다. 월 200kWh 이하 전력을 사용하는 가구에 적용되는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할인액이 월 4000원에서 월 2000원으로 줄어서다. 산업부는 할인액 축소로 전기요금이 오르는 대상이 약 991만 가구라고 추산했다.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제도는 할인 혜택이 중상위 소득자(전체의 81%), 1~2인 가구(전체의 78%)에 쏠려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일반가구 할인액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내년 7월부터 완전 폐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차 특례할인의 단계적 폐지에 따라 다음달부터 전기차 충전요금이 소폭 오른다. 한전은 전기차 충전용 전력에 부과하는 전기요금의 기본요금 할인율을 50%에서 25%로 낮춘다. 전력량 요금 할인율도 30%에서 10%로 내린다. 이에 따라 환경부 환경공단의 급속충전 요금은 kWh당 255.7원에서 300원대 초반으로, 민간업체의 완속충전 요금은 200원대에서 300원대로 오를 전망이다. 한전이 2017년부터 시행한 전기차 특례할인 제도는 내년 7월부터 완전 폐지된다. 다만 특례가 축소·폐지돼도 전기차 충전요금은 일반용 전기요금보다 저렴하고, 연료비 면에서도 휘발유차보다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정부는 설명했다.전기요금 관련 할인제도가 축소되면서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전은 오는 21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정부와 한전이 지난해 12월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를 순수하게 적용하면 3분기 전기요금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연료비 연동제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한전이 국제유가 통관 기준치를 근거로 3~5월 연료비 변동치와 제반 원가를 산정하면, 기획재정부와 산업부가 협의해 유보(동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LNG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3~5월 배럴당 평균 64달러로 직전 3개월(지난해 12월~올 2월)보다 9달러 올랐다. 원칙대로라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국민적 반발을 고려해 2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동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시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면 kWh당 2.8원을 올렸어야 했지만 정부는 공공물가 인상과 서민가계 부담 등을 근거로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아줌마 그리고 꼰대/어문부 전문기자

    [이경우의 언파만파] 아줌마 그리고 꼰대/어문부 전문기자

    ‘반말’은 낮춤말?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이렇게 아는 이들이 많지만, 반말에 낮춤의 뜻만 있는 건 아니다. 친구 사이 혹은 허물없는 관계에서는 반말을 해도 그것에 낮춤의 의미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상대는 반말을 하고, 나는 존댓말을 할 때만 반말에 낮춤의 뜻이 드러난다. 반말의 ‘반’은 반쪽, 반값, 반걸음, 반지름의 ‘반’과 같다. 반말은 곧 반 토막의 말이란 뜻이다. 더 쉽게 설명하면? 상대를 높이는 말 “가십시오”에서 어미 ‘십시오’, 낮추는 말 “가라”에서 어미 ‘라’를 잘라 내면 “가”가 된다. 존대도 하대도 아닌 평어가 본래 ‘반말’이다. 말을 줄였다는 점에서 반말은 줄임말이기도 하다. ‘아줌마’도 줄임말이다. ‘아주머니’가 본말인데, 줄어들면서 여러 의미가 생겼다. 성인 여성을 다정하거나 가볍게 부르는 말이기도 하고, 평이하게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본래는 부모와 같은 항렬의 여성을 가리키는 친족어였다. 친족이 아닌 남에게 “아줌마”라고 하는 건 친근함을 한껏 담은 것이었다. 그래서 어린이가 결혼한 이웃집 여성에게 “아줌마”라고 하면 가깝고 다정하다는 표시를 그대로 드러낸 게 된다. 그런가 하면 “이보쇼, 아줌마”, “촌스러운 머리를 한 아줌마 스타일” 같은 말에서 ‘아줌마’는 다정한 상대가 아니다. 무시하고 차별하는 속내가 들어 있다. ‘아줌마’를 이렇게 대하는 태도에는 ‘세련되지 못함’, ‘시끄럽고 염치없고 교양 없음’ 같은 의미가 깔려 있다. 그래서 아줌마들의 말은 종종 말이 아니라 ‘수다’로 치부되곤 했다. 꼰대들은 ‘아줌마’들을 이런 시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었다. ‘꼰대’는 은어였다. 이전 일부 학생들은 선생님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고, 아버지를 이렇게 가리켰다. 한때 ‘불량한 학생’들이 쓰는 ‘불량 언어’로 치부되기도 했다. 꼰대들은 반말 잘하고 버럭도 서슴지 않았다. 나이 많은 걸 자랑했다. 그들은 아줌마들보다 권력이 있었다. 때로는 회초리로 자기들에게 편리하게 만들어진 ‘규범’을 끊임없이 가르쳤다. 따르지 않으면 무례하다고 했다. 위계와 서열을 큰 가치로 여기고 중시했다. 이제 꼰대들도 꼰대를 싫어하고 피하려 한다. 꼰대의 의미는 확장됐다. 나이 든 세대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낡은 가치를 가진 사람’이 꼰대다. 도처에 ‘꼰대 자가 진단법’, ‘꼰대 피하는 법’이 널려 있다. 분별 없이 아줌마라고 말할 일이 아니다. 아줌마에는 여전히 부정적 뉘앙스가 들어 있다. 생각 없이 길 가는 여성을 아줌마라고 하는 것도 꼰대다. wlee@seoul.co.kr
  • 100대 기업 영업이익 2년 만에 반토막… 삼성 빼면 수익성도 하락

    100대 기업 영업이익 2년 만에 반토막… 삼성 빼면 수익성도 하락

    100곳 영업이익률 4.8%로 상승했지만삼성 제외 땐 3.3%… 2019년 이어 하락총매출 984조… 2018년보다 10% 감소 운송업 영업익 697%↑… 정유업 205%↓임직원 급여 3%·연구개발비 4% 늘어나코로나19 영향 속에 지난해 국내 상위 100대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년만에 절반 이상 줄었고, 업종별 격차도 뚜렷해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3일 발표한 ‘2020년 영업실적 및 지출항목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4.80%로 전년(4.59%)보다 0.21%포인트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99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27%로, 2018년(6.61%)과 2019년(3.82%)에 이어 계속 하락했다. 1위 기업 삼성전자를 빼놓고 보면 대부분 기업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984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2019년(1054조 8000억원) 대비 6.7%, 2018년(1092조 9000억원) 대비 10.0% 감소했다. 100대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 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48조 5000억원) 대비 2.5% 줄었고, 2018년(104조 6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54.9%나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2018년 반도체 업계 불황과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뒤 곧바로 찾아온 코로나19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60개사였다.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업종은 운송업으로, 지난해 하반기 해상 운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697.5% 급증했다. 95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HMM은 전년 대비 390.9% 급증했고, 대한항공도 화물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전환하며 영업이익 상승률이 16.5%(2383억원)로 나타났다. 운송 외에 전기전자(72.1%), 음식료품(21.4%) 등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세가 컸다. 반면 정유업의 영업이익은 205.0% 줄어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유가급락의 영향을 탓으로 SK에너지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637.2%를 기록하는 등 적자 폭이 컸다. 그 다음은 조선(-196.7%), 기계(-70.6%), 철강(-40.3%), 자동차(-38.5%) 등의 순이었다. 최상위·최하위 업종간 영업이익 증감률 격차는 902.5%포인트로 전년(508.2%포인트)보다 크게 확대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임직원 급여 총액은 7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연구개발비는 38조 1000억원으로 4.0% 늘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단독] 광주사고 감리자, 공사현장 한 번도 안 갔다

    [단독] 광주사고 감리자, 공사현장 한 번도 안 갔다

    언론에 처음 입 연 감리업체 대표 인터뷰사고 당일 핵심 단서 ‘감리일지’ 작성 안해“철거업체, 공사일정 공유 안 해줘 몰랐다”광주 붕괴사고가 일어난 철거현장의 감리를 맡았던 감리회사 대표 A씨가 사고 건물의 철거계획서가 통과된 후 사고가 날 때까지 보름간 한 번도 현장에 나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건물 붕괴의 원인을 밝힐 핵심 단서로 지목된 ‘감리일지’를 사고 당일 작성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사고 직후 잠적했다고 알려진 A씨가 언론에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고 당일 현장에 가지 않았다”면서 “철거공사가 언제 시작되는지 알지 못했다. 사고 당일에도 공사가 진행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청이 철거(해체)계획을 허가해 준 지난달 25일부터 붕괴사고가 일어난 9일까지 철거업체로부터 공사 일정을 공유받지 못했기 때문에 현장에 나갈 수 없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철거계획서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 현장을 관리·감독하고 안전점검까지 해야 하는 감리가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자체 보고할 감리일지 작성 안 한 듯 A씨는 사고 당일 감리일지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리일지는 감리업체가 공사 과정에서 감리업무를 진행하고 지적할 사항 등을 포함해 매일 기록하는 문서로 관할 지자체에 보고·제출해야 한다. 철거 공사가 규정대로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붕괴 원인을 밝혀줄 중요 단서이지만 A씨는 이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공사 일정을 몰랐다는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고 당일뿐만 아니라 공사 전반에 관한 감리일지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사고 다음날 감리사무소 등 5곳을 압수수색해 감리일지를 확보하려 했지만 사고 당일 감리일지를 포함해 공사 전반에 관한 감리일지 문건을 확보하지 못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A씨는 지난 11일 경찰 조사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에 챙겨나온 물품…“자료 은폐 아니다”이 때문에 A씨가 감리일지를 포함해 관련 자료를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가 지난 10일 새벽 자신의 사무실에 들러 자료로 추정되는 물품을 챙겨 빠져나가는 장면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사고 이전 CCTV를 보면 내가 들고 다니는 보따리는 항상 똑같다”며 “빼돌린 것이 아니라 다른 일과 관계된 자료 등 평소에도 갖고 다니는 물품들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철거업체가 계획서를 어기고 마구잡이식 철거를 한 것도 사실이라고 A씨는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철거계획서대로 공사를 하지 않았다”면서 “철거 건물 뒷편에 3층 높이의 잔재물을 쌓고 기계가 그 위에 올라가 5층과 4층을 차례대로 철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5층과 4층을 우선적으로 걷어내야 하는데 전면 부분만 먼저 철거했다. 사고가 난 도로 반대쪽 부분의 건물을 토막내듯이 자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주 감리, 현장 의무관리 규정 없어” A씨는 다단계 불법하도급 정황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뉴스를 보고 재하청 정황을 알았다. 저는 현장에 계속 상주하지 않는 비상주 감리로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만 계획서대로 됐는지 감리할 뿐 내부 안전·품질·공정 등은 현장소장이 총괄한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어 “비상주 감리가 몇 회 감리를 나가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감리가 현장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철거하는 사람들이 감리를 무시하고, 제대로 된 상의는커녕 한 번도 부른적이 없다는 것이다. A씨는 “공사를 시작할 때마다 공문을 보내 달라고 수 차례 말했음에도 내게 보낸 적이 없다”면서 “현장에서는 감리자를 무시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살해된 엄마 대신…출마 1주일 만에 시장 당선된 딸

    [여기는 남미] 살해된 엄마 대신…출마 1주일 만에 시장 당선된 딸

    선거를 열흘 남짓 앞두고 정치테러로 세상을 뜬 멕시코 여자정치인의 꿈을 딸이 이뤄냈다. 멕시코 과나후스토주(州) 모렐레온에서 시장직에 도전한 알마 데니스 산체스 후보(시민운동당)가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현지 언론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체스는 개표율 97%를 기록한 이날 유효표의 48.5%를 득표, 당선이 확정됐다. 맞수로 꼽힌 그레시아 판도하 후보(국민행동당)는 22%를 득표하는 데 그쳐 당선권에서 일찌감치 밀려났다. 산체스의 당선이 주목을 받는 건 남다른 출마 사연 때문이다. 산체스는 선거를 불과 1주일 앞둔 지난달 31일 후보등록을 하고 시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마를 공식화한 지 1주일 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당당히 시장직을 꿰찼다. 그가 다급하게 시장후보로 출마한 데는 이유가 있다. 산체스는 최근 정치테러로 사망한 시민운동당 시장후보 알마 바라간 산티아고의 딸이다. 모렐레온에서 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바라간 산티아고는 지난달 25일 유세장 이동 중 오토바이와 트럭을 타고 출현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그는 이동 직전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유세 일정을 공개했다. 현지 언론은 "바라간 산티아고를 제거하기로 작정한 세력이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자 즉각 실행에 돌입, 총격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치테러로 모친을 잃고 실의에 빠졌던 산체스는 유지를 받들어 모친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겠다며 시장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시민행동당이 그런 산체스에게 공천을 주면서 그는 지난달 31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등록 1주일 만에 당선이라는 기적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편 멕시코는 6일 실시된 이번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500명, 주지사 15명, 30개 주의 지방의원, 1900여 개 지방도시 시장을 선출했다. 유권자 수 규모로 역대 최대였던 이번 멕시코 선거는 피로 물든 선거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멕시코의 컨설팅업체 에텔렉트에 따르면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멕시코에선 정치인 97명이 정치테러로 피살됐다. 피살된 정치인 중 후보등록을 마친 사람은 36명이었다. 정치인에 대한 공격은 총 935건 발생했다. 선거 당일에도 끔찍한 사건은 잇따랐다. 티후아나에선 한 남자가 투표소에 참수한 사람 머리를 던지고 도주했고, 비닐봉투에 담긴 토막시신이 투표소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사진=TV 화면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테슬라에 몰아치는 ‘퍼펙트스톰’

    테슬라에 몰아치는 ‘퍼펙트스톰’

    승승장구하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퍼펙트스톰’(Perfect Storm·개별적으로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 요인들이 합쳐져 엄청난 위력을 나타내는 현상)에 몰아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이 급락하고 있는 데다 중국 주문이 반토막나고 트위터 평판지수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것이다. ■ 테슬라 주가 5% 곤두박질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중국에서 주문이 반토막났다는 소식으로 테슬라 주가가 5% 이상 급락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33% 급락한 572.8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최고점인 1월 26일 종가(883.09달러)와 비교하면 35%나 수직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것은 그동안 테슬라의 고속성장을 견인한 중국 시장에서 5월 차량 주문이 4월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는 소식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기술산업 전문매체인 ‘디 인포메이션’은 이날 테슬라의 중국 내 차량 월간 주문이 4월의 1만 8000대에서 5월엔 9800대로 줄었다고 전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연간 50만대 가량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도 등 다른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유럽 수출 물량까지 담당하는 전초기지다. 이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테슬라 차 주문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테슬라 성장의 날개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한층 키웠고 투자 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 전세계 시장 점유율도 29%에서 11% 추락 중국 주문 급감 외에도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지난 2일 테슬라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3월 기준 29%에서 4월 기준 11%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완성차 업체가 속속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는 등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차 가격 인상이 시장 지배력 약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최첨단 전기차를 자랑하던 테슬라가 이틀 동안 기초적인 부품 결함으로 세 차례 리콜을 발표한 것도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테슬라는 2일 볼트 조임 불량으로 6000대에 육박하는 모델3와 모델Y 차량을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안전벨트 문제로 2건의 추가 리콜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추가 리콜 규모는 ▲2018∼2020년 모델3와 2019∼2021년 모델Y 5530대 ▲2019∼2021년 모델Y 크로스오버 2166대 등 도합 7696대다. ■ 트위터 평판지수도 최악 기록 머스크 CEO가 지난달 가상화폐 관련 트윗을 쏟아낸 뒤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평판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업체인 어웨리오는 “머스크 CEO가 지난 5월 12일 비트코인을 공격한 이후 트위터에서 그에 대한 평판지수가 최저점을 찍었다”고 전했다. 어웨리오는 특정인 또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트윗을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트윗으로 나눠 평판 지수를 산출한다. 머스크CEO는 지난 1월에는 긍정(16.8%)과 부정(16.2%) 트윗이 비슷했으나 가상화폐 트윗을 쏟아낸 지난달에는 긍정이 14.9%로 감소하고 부정이 19.2%로 늘었다. 이에 따라 머스크 CEO의 평판 지수는 4개월 만에 25% 감소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 2월 초 테슬라가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전기차 결제에 비트코인 사용을 허락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가상화폐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환경오염을 이유로 지난 5월 12일 돌연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한 이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머스크가 지난달 12일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비트코인 구매 결제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트윗이 늘었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의 변덕에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장 증오받는 사람은 머스크”라는 트윗이 유행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테슬라, ‘中 5월 주문 반토막’에 주가 5% 급락…올 고점 대비 35%↓

    테슬라, ‘中 5월 주문 반토막’에 주가 5% 급락…올 고점 대비 35%↓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3일(현지시간) 5% 이상 급락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5.33% 하락한 572.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의 성장을 견인해온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차 주문량이 반 토막 났다는 소식이 주가를 단숨에 끌어내렸다. 미국의 테크기업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차에 대한 5월 주문량이 4월과 비교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매체들이 이를 인용해 보도함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차 4월 주문량이 1만 8000여대였으나 5월에는 9800여대로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은 소식에 “중국 시장 판매 둔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 차 안전 문제와 소비자 불만이 커지면서 중국 당국이 테슬라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차 판매도 줄었다”며 연이은 중국발 악재가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테슬라 상하이공장은 연간 약 50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인도 등 다른 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 수출 물량까지 담당하는 전초기지다. 따라서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차 주문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은 테슬라의 가파른 성장의 날개가 이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층 키웠고, 투자 심리가 급랭한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오전까지만 해도 600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오후 들어 570달러 선으로 수직 낙하했다. 이로써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5월 28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올해 최고점인 1월 26일 종가(833.09달러)와 비교하면 35%나 추락했다. 전기차 업계에서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던 테슬라가 이틀 동안 기초적인 부품 결함으로 세 차례 리콜을 발표한 것도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며 주가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테슬라는 2일 볼트 조임 불량으로 6000대에 육박하는 모델3와 모델Y 차량을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안전벨트 문제로 2건의 추가 리콜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추가 리콜 규모는 ▲2018∼2020년 모델3와 2019∼2021년 모델Y 5530대 ▲2019∼2021년 모델Y 크로스오버 2166대 등 도합 7696대다. 테슬라는 당국에 제출한 리콜 확인서에서 제조과정에서 안전벨트 설치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안전벨트 시스템이 설계된 대로 작동하지 못해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고교 ‘수포자’ 13% 넘어… 읍면·남중생 학력 더 떨어졌다

    중·고교 ‘수포자’ 13% 넘어… 읍면·남중생 학력 더 떨어졌다

    국영수 모든 과목서 미달 비율 늘어나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최대 4배 웃돌아“가정 경제력·사교육 차이 더 두드러져”“학교생활 행복도 줄어… 학습 결손으로”교육부는 진단평가 초3~고2 확대 방침“원격수업을 들으며 질문을 해도 선생님께 설명을 들을 수 없어요. 집중력도 흐트러지고요.”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최우현(16·가명)군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성적이 급락했다. 통상 80점을 웃돌던 국어 성적은 40점대로 ‘반토막’ 났다. 수학 성적은 40점대에서 20점대로, 영어는 50점대에서 30점대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차질을 빚은 지난해 중·고등학생의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 비율이 13%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포자’(영어를 포기한 학생) 비율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주요 과목 기초학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발(發) 기초학력 붕괴 현상이 국가 차원의 공식 통계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매년 6월 전국 중3·고2 학생 중 3%를 표집해 실시되며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1월에 실시됐다.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1수준 학생의 비율은 중학교에서는 국어 6.4%, 수학 13.4%, 영어 7.1%였다. 영어는 전년도(3.3%)보다 두 배 이상, 국어는 전년도(4.1%) 대비 2.3% 포인트 늘었다. 고등학교에서는 1수준 학생 비율이 국어 6.8%, 수학 13.5%, 영어 8.6%로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증가 폭이 빠르고 가파르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고등학교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3.5%로 전년 대비 4.5%나 증가했다.‘보통학력’에 해당하는 3수준 이상의 비율도 일제히 하락했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학교에서 국어 75.4%, 수학 57.7%, 영어 63.9%였으며 고등학교에서는 국어 69.8%, 수학 60.8%, 영어 76.7%로 나타났다. 중학교 영어(-8.7% 포인트)와 국어(-7.5% 포인트), 고등학교 국어(-7.7% 포인트)에서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또 여학생보다 남학생에서 기초학력 붕괴 현상이 더 심각했다. 남학생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중학교 16.0%, 고등학교 16.3%에 달하는 등 중·고등학교 모든 과목에 걸쳐 남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여학생보다 많게는 4배까지 웃돌았다. 기초학력 붕괴를 코로나19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등교 일수가 적어 학습 결손이 커졌다”는 교육부의 진단과는 달리 대도시보다 대체로 등교 일수가 많은 읍면 지역에서 기초학력 저하가 더 심각했다. 중학교의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9년에는 대도시(3.4%)와 읍면지역(3.6%) 간 차이가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대도시(6.1%)와 읍면지역(9.5%) 간 격차가 3.4% 포인트 벌어졌다. 가정의 경제력과 사교육에 따른 학습 격차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두드러진 셈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학업 성취도는 떨어져도 학생들의 행복도는 높아졌다”는 최근 수년간의 흐름도 뒤집혔다. 학교생활 행복도에 대해 ‘높음’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중학교 59.5%, 고등학교 61.2%로 전년도보다 각각 4.9% 포인트, 3.5% 포인트 줄었다.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 학교생활에 대한 긍정 심리 등을 나타내는 지표도 일제히 하락했다. 원격수업 환경에서 ‘선생님과의 의사소통’과 ‘규칙적인 생활’, ‘친구와의 교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응답은 41~53%에 달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매일 학교에 간다는 인식이 사라지고 책상 앞에 앉아 집중하는 습관이 무너지는 현상이 학습 결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진단평가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표집 형태로 실시되는 현행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개편해 내년 9월부터 희망하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과별 성취수준뿐 아니라 사회·정서적 역량이나 문제 해결력, 자기 효능감 등 비인지적 영역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4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지원한다. 기초학력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교육계는 진단평가 확대를 둘러싸고 대립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전수조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일제고사 부활”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진단평가 확대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학교 서열화’ 등의 부작용은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학습 결손을 겪는 학생들을 학교 안에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면 해결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기초학력 지원을 전담하는 교사를 2학기에라도 일선 학교에 추가 배치하고, 전담 교사를 중심으로 상담교사와 보조교사, 학교 밖 학습지원센터 등이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김주연 기자 sora@seoul.co.kr
  • 코로나가 가져온 학력저하…중고생 기초미달 학력 늘었다

    코로나가 가져온 학력저하…중고생 기초미달 학력 늘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고1 최우현(가명·16)군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결심했지만, 비대면 수업에선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질문을 해도 선생님에게 일대일로 설명을 들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중2 때는 국어 성적이 80점을 웃돌았지만, 올해 중간고사는 40점대로 반 토막이 났다. 수학 성적은 40점대에서 20점대로, 영어는 50점대에서 30점대로 하락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학생들의 주요 과목 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인 1수준 학생 비율은 중3에서는 국어가 6.4%로 전년도(4.1%)보다 높았다. 영어는 3.3%에서 7.1%로 증가했다. 고2의 경우 1수준 학생 비율이 수학의 경우 전년 4.5%포인트 늘어난 13.5%에 달했다. 국어(6.8%)와 영어(8.6%)도 1수준 학생 비율이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고2와 중3 학생의 3%를 표집으로 실시한 결과다. 저소득층일수록 학력 저하가 두드러지는 경향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6남매를 키우는 학부모 박현숙(가명)씨도 “중3인 큰아들은 2년 전보다 평균 점수가 20점 정도 떨어졌다”면서 “여유가 있는 집 아이들은 사교육을 받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유튜브를 검색한다. 초6인 다섯째 아들은 교과서는 어려워졌는데 질문할 선생님이 없어 힘들다며 운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전경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 팀장은 “비대면 수업은 선생님이 했던 역할을 부모가 담당해야 한다”면서 “취약계층 가정은 책상이나 컴퓨터 등 학습에 필요한 물품이 부족하고 보호자가 경제활동으로 인해 학습 지도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학습격차 확대를 염려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벼락거지 면할 방법 있나”… 10분의1 토막에도 버틴다

    “벼락거지 면할 방법 있나”… 10분의1 토막에도 버틴다

    70% “손실 봤다”… 원금 절반가량 날려80% “긍정적” 전망… 전문가 “맹신 위험”-45%, -63%, -88%. 회사원 천모(27)씨는 지난주 내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앱을 켰다가 파랗게 질린 차트를 확인하고 끄기를 반복했다. 그러길 서너 시간,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대박 난다”는 직장 동료의 조언을 들은 천씨는 2018년 말부터 190만원을 들여 비트코인 캐시를 조금씩 사 모았다. 암호화폐 투자로 30억~40억원을 벌고 은퇴했다는 30대 파이어족의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천씨의 암호화폐 지갑은 2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천씨는 “이번 조정기를 거치면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은 얘기”라며 “당분간 차트를 보지 않고 견뎌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지난 1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트윗을 날린 이후 중국, 미국 등이 암호화폐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2주일 새 40% 이상 폭락했다. ‘달까지 가자’(비트코인 차트의 고공행진을 바라는 신조어)를 외치며 무섭게 베팅했던 20~30대 투자자들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서울신문이 지난 20~21일 암호화폐에 투자한 2030세대 1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결과 10명 중 7명이 원금 대비 손실을 봤다고 답했다. 평균 손실률은 46%였다. 원금의 절반가량을 날렸다. 머스크의 노골적인 홍보에 급등했다가 폭락한 도지코인에 500만원을 넣었다가 절반을 까먹은 30대, 2배까지 돈을 불렸다가 원금을 까먹기 시작한 투자자도 있었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지만 암호화폐를 벼락거지(부동산, 주식 가격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사람들)를 면할 유일한 수단으로 보는 2030세대는 여전히 이 시장을 신뢰한다. 투자자 10명 가운데 8명이 암호화폐의 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지금을 ‘매수 적기’로 판단하고 알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인 20대 투자자도 있었다. 김모(29)씨는 “하락장이 시작되기 전 원래 투자금보다 현금을 더 넣어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해 놓는 등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면서 “1000만원을 투자해 오히려 1500만원의 수익을 봤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맹신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김현섭 국민은행 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주식은 변동성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상향한다는 데이터가 정립돼 있다”며 “반면 암호화폐는 기초자산도, 투자정보도 없어 투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매달 100명이 사라진다…멕시코서 시신 무더기로 발견

    [여기는 남미] 매달 100명이 사라진다…멕시코서 시신 무더기로 발견

    실종사건이 자주 발생하기로 악명이 높은 멕시코 할리스코에서 또 무더기로 시신이 발견됐다. 멕시코 검찰이 할리스코주(州)의 토날라 지역에 있는 한 건물에서 최소한 70개 봉지에 나눠 담겨 있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검찰은 문제의 건물에 유기된 시신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바닥을 파는 등 압수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시신이 발견된 건물은 패트병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돼온 곳이다. 검찰은 악취가 진동하는 건물이 있다는 이웃의 제보를 받고 압수수색을 하던 중 시신들을 발견했다. 시신들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70개 봉지에 담겨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발견된 시신은 최소한 11명의 것으로 훼손된 상태로 봉지에 나눠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건물에는 바닥이 흙인 곳이 많아 유기된 시신이 추가로 발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11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실종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 수는 누적 8만8000명을 웃돈다. 할리스코는 이런 멕시코에서 실종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공식 통계를 보면 1964년 3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할리스코에서 실종된 주민은 신고된 건을 기준으로 1만2105명이었다. 특히 실종사건은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2018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할리스코에서 신고된 주민은 3096명이었다. 매달 평균 100명 이상이 실종되고 있는 셈이다. 실종자 대부분은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게 할리스코에서 발견되고 있는 암매장 시신들이다. 지난해 할리스코에선 암매장 된 시신 433구가 발견됐다. 2020년 멕시코 전역에서 발견된 암매장 시신이 859구였음을 감안하면 멕시코의 암매장 시신 2구 중 1구는 할리스코에서 발견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카르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게 실종과 시신 암매장이 다발하는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카르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가 주요 활동무대로 삼고 있는 곳이 바로 할리스코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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