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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인의 의심증/강석진 도쿄 특파원(오늘의 눈)

    일본 고베시에서 5월24일 초등학교 6년생이 실종된 뒤 토막살인된 사건이 일본사회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주고 있다.날로 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는 우리로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들이 많으리라. 사건을 되돌아보면서 또 하나 지적할 일이 있다는 것도 착잡한 일이다. 사건 발생후 2주쯤 지난 6월7일 민방인 TBS는 시사프로그램인 ‘더 브로드캐스터(The Broadcaster)」에서 느닷없이 범인이 한국인임을 시사하는 내용을 방영,물의를 빚었다.범인이 범행 후 고베신문사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은 국적이 없으며 자신의 진짜 이름으로 불려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부분을 들어 한 출연자는 “범인은 일본에서 차별을 받은 사람일 것”이라면서 재일동포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또 다른 참가자도 이를 받아 “일본인 전체에 대한 행위로 느껴진다』면서 『일본의 확실치 못한 전후처리” 운운하는 발언으로 동의의 뜻을 표명하는 등 범인을 일방적으로 재일동포로 몰아갔다. 다른 민방과 잡지에서는 편지에 쓰인 한자가 중국에서 쓰는 한자와 비슷하다면서 중국계가 아닐까 의심하는 내용을 내보내 재일 외국인들에게 상당한 고통과 자괴감,분노를 안겨 주었다. 범인의 이름은 아직 공표되지 않고 있다.그가 어느 나라 국적이든 이번 사건은 좁게는 일본 교육현장,나아가 일본 사회에서 씨가 뿌려지고 싹이 트고 악의 열매가 열린 일이 아닌가.범인 검거 후 일본 매스컴에서 외국인임을 시사해온데 대해 사과하거나 반성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이지 않는다.범인 검거후 일본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사건을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자녀들이 받을 충격 때문이다.재일외국인들은 사건의 경과와 누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자녀들에게 설명해야 하는가. 멀리는 관동대지진 당시 죄없는 조선인을 살륙하고 가까이는 고베지진 때 재일동포를 절도범으로 의심하거나 옴진리교 사건 때에는 이리저리 한국과 관련지어 보려고 당치도 않은 시도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달 중순 오키나와를 방문했을때 한 오키나와인은 『야마토인(일본인)들은 조선인을 털이 적다고 차별하면서 우리는 털이많다고 차별했다』고 말해 쓰게 웃은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걸핏하면 외국인을 의심하고 차별하는 일본인들의 버릇이 여전함을 확인한 것은 우울한 일이었다.
  • 일 초등생 토막살해범은 중학생/학교교육 원망,살인·복수공언하기도

    ◎청소년 범죄 흉폭화에 대책마련 시급 일본 고베(신호)시에서 지난달 24일 발생한 초등학교 6년생 토막살인사건의 범인이 14살 중학 3년생인 것으로 28일 밝혀지면서 일본 사회가 경악과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범행 피해자인 하세 쥰(토사순·11)군이 할아버지 집으로 간다면서 집을 나선뒤 실종된 것은 지난달 24일.27일 인근 도모가오카중학 교문앞에 머리부분이 잘려져 버려져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은 27일.이날 몸통부분도 부근 구릉 꼭대기에서 발견됐다.일본 전열도는 끝 모르는 공포에 전율했다.두부에는 『게임의 시작이다.우둔한 경찰제군 나를 멈추어 보게.나는 죽이는게 유쾌해 견딜수 없어』 운운하는 도전장을 붙여 놓았다. 이어 지난 4일에는 고베신문사에 「주귀장미 성두」라는 이름으로 두번째의 도전장이 전달됐다.학교 교육을 원망하며 살인과 복수를 공언하는 내용으로 복수심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살인마의 모습을 쉽게 떠오르게 만들었다. 범인은 지난 3월 지나가던 여학생을 쇠파이프로 때려 숨지게 하고 칼로 찔러 중상을 입힌 사건도 저질렀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하고 있다. 왜 14살 소년이 이처럼 끔찍한 사건을 저질러야 했는가.일본 전체에서 지난 한해동안 살인사건으로 체포된 14세 이상 20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96명.이번 범인은 소년법 규정상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날로 흉폭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북 지원식량 표본조사/정부,「이물질」 대책 마련

    ◎중 판매·수송사에 재발방지 요구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17일 대북식량지원 1차 지원분 중 일부에서 이물질이 확인됨에 따라 북한에 지원되는 구호물자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관련기사 2면〉 북한적십자회 이성호 위원장 대리는 16일 하오 판문점 직통전화를 통해 강영훈 한적총재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정량보다 수량이 부족하거나 일부 강냉이 가루속에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회분이 허용치를 훨씬 초과해 들어있는 사실이 나타났다』고 항의했다. 이위원장은 『특히 마대속에는 흙덩이와 돌덩어리,나무토막과 죽은 쥐까지 들어있는 것이 발견돼 물의를 빚게 됐다』면서 유감을 표시한 뒤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적은 중국측 판매회사 및 수송회사측에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 줄 것을 요구하고 북한에 전달되는 지원물자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적의 한 관계자는 『북한측에 물품이 전달되기 전에 한적요원이 지원물자에서 표본을 뽑아 품질을 확인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욕쟁이 할머니/이원종 서원대 총장(굄돌)

    『여든여덟번째 생일날에 저 세상으로 다시 가시게 되었으니 부디 오고 감을 슬퍼 마시고 삶의 무거운 짐 벗으시고 하늘나라에 임하소서!』 이것은 사고무친 혈혈단신으로 떡장사하며 살아가던 욕쟁이 할머니를 마지막 보내는 영결식에서 충북대 이낭호 총장이 읽은 조사의 한 토막이다. 1910년 충북 진천에서 유복녀로 출생한 김유례 여인은 꿈많던 16세때 노름빚에 팔려 시집을 간 후 청춘에 남편을 사별하게 되었고 슬하에 있던 삼남매마저도 모두 잃어야 하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다. 그후 거친 세파에 시달리며 식모살이와 날품팔이 등 어려운 삶을 거쳐 천신만고끝에 빈대떡장수와 설렁탕집을 열게 되었는데 식당을 찾아온 손님이 맛있게 먹으면 『그 새끼 잘 처먹는다』며 국물을 더 처주고 깡마른 손님이 오면 『비루먹은 새끼 살좀 쪄라』며 더 떠주었다. 언젠가 기자가 『평생 무슨 욕을 잘했느냐』고 물었더니 『이거 병신일세! 욕은 정해놓고 하는게 아녀』라고 해 파안대소했다고 한다.파란만장했던 삶속에 응어리져 맺힌 한과 다하지 못한 정열을욕으로 토해낸 것일까?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것이 한이 되어 그동안 손마디 부르트게 한푼두푼 모았던 전재산을 충북대학교에 장학금으로 몽땅 내놓아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김유례할머니.충북대는 지난 4월25일 그 할머니의 의로운 삶을 기리면서 학교장으로 모셨는데 한많은 한 여인이 이승을 떠나는 꽃상여뒤에 평소 그를 어머니라 불러오던 수많은 장학생들이 뒤를 따랐고 교수와 학생들이 기꺼이 마련한 캠퍼스 한쪽 나지막한 언덕에 고이 묻혔다. 이제 조문객들 다 돌아간 묘소에는 적막감이 감돌지만 아낌없이 베풀고 간 그 삶은 각박한 세태에 메말라 있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세상을 사랑했던 뜨거운 그 마음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 벨기에 여성토막살인 충격/3일간 시신4구 잇달아 발견

    【브뤼셀 AFP 연합】 벨기에가 최근 비닐봉지 속에서 여성들의 시체 조각이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연쇄 어린이 성추행 살해사건 충격에 이어 또다시 공포의 도가니에 휩싸이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남부 도시 몽스 교외 및 인근 퀴에즈메 지역 일대에서 부패한 여성 시체 4구의 조각이 담겨있는 쓰레기 봉투 및 슈퍼마켓 비닐봉지 9개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 위기의식부터 극복해야 한다/임춘웅 논설위원(서울논단)

    얼마전 공관장회의에 참석키 위해 일시 귀국한 한친구를 만났다.그런데 뜻밖에도 우울한 얘기 한토막을 들려주었다. 서울에 와 두고간 고3짜리 아들을 만났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아빠 괜찮아요』 하고 묻더라는 것이다.『그래 뭣이 괜찮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더니 『우리나라 망하는것 아닙니까』하고 말해 몹시 당황했다는 얘기였다.고3짜리 학생의 느낌이 다일수는 없을것이다.나라가 망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그러나 어린 한학생이 감지하고 있는 현실적인 불안은 지금 이나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공유하고있는 보편적이고도 광범위한 위기의식이다. ○국민대다수 현실적 불안 공유 지금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는 바로 이러한 국민들의 위기의식이다.국민의 위기의식을 없애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국가가 무엇인가.우리는 무엇때문에 비싼 세금을 내가며 나라를 지키려는가.바로 국가의 위기관리능력때문이다.정부가 국가의 위기를 다루어 나갈 주체이고 그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 또한 정부가 갖고 있다.위기의식은 정치적 안정은 물론 경제적 기반을 흔들어 놓는다.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먼저 현존하는 위기에대한 바른 진단이 필요하다.위기의식의 뿌리부터 역추적해 보아야한다.가깝게는 우선 한보사태가 있다.한보사태는 문민정부가 출범한 이래 가장큰 무기로 내세워왔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문민정부가 도덕성에 상처를 입으면 설곳이 없어진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전두환,노태우 두전직 대통령의 천문학적인 부정축재와 비리도 이나라 특유의 권력구조에서 비롯됐다.한보사태도 대통령은 비록 청렴했지만 대통령의 거대한 힘과 관련이 있는 사건이다.우리의 유교적 권위주의문화와 함께 그동안의 독재자들도 권력의 중앙집중을 부추겨온 결과다. 다음으로는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개정안 국회통과의 문제다.우리나라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자면 노동관계법의 개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데는 여·야는 물론 국민일반에서도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있다.안기부법 개정도 잠수함공비침투 사건에서 보듯 관계법보완의 문제가 제기됐던 사항이다.그러나 여당만의 기습통과란 절차상의 하자는 법개정의 정당성을 상쇄해 버렸다.목적이 옳아도 목적추구의 방법이 나쁘면 그목적이 정당화될 수 없는 시대가 됐음을 이사건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있다.그러나 진단과 처방이 옳았는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노동법파동도 그렇지만 경제위기의 원인을 고임금에서만 찾는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우리경제가 어려운데는 고임금문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고금리,고인프라 비용,근로의식의 해이에서 오는 저효율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문민정부가 도덕성을 회복하자면 날치기나 한보사태같은 일의 원인과 책임을 허심탄회하게 가려봐야 한다.그러고나서 그런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그리고 그것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어야 한다. 경제문제도 우리경제가 당면한 문제점들에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진단부터 시작해야한다.경제위기의 원인을 정확히 짚은 다음 처방을 해나가야 한다.경제위기의 책임이 결코 고임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모든 원인이 다각도로 진단되고 그에 상응하는 처방이 다방면에서 병행추진될때 국민들은 고임금문제 해소에 협력하게 될 것이다. ○진단·처방 옳았는지 다시 생각을 아울러 국민 모두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설득작업을 펴나가야한다.국민을 설득하는 일은 정부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일부터 시작해야한다.이미 예산이 확정돼 있으나 확정예산과 관계없이 예산운용을 초긴축으로 집행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예산을 내년으로 대폭 이월시킨다는 각오로 내핍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그렇지 않고 국민들에게만 과소비를 탓해봐야 효과가 적을 것이다.지금까지의 국민설득 작업은 인기 탤런트 최불암씨의 음료수 선전보다 설득력이 모자란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경제는 땀으로 풀어야 한다』면 대국민 설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도 기회는 있다.문민정부는 위기극복의 의지와 능력을보여주어야한다.
  • 부패·부조리의 고리 끊자/김주영 작가(서울광장)

    정영문씨가 쓴 「지렁이」라는 소설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 한토막이 인용되고 있다. 어떤 나라의 군대에서 일어난 이야기다.그 나라의 어떤 군부대의 병영 한편에는 작은 벤치 하나가 놓여 있었다.그리고 그 작은 벤치 옆에는 언제나 군인 한 명이 삼엄하게 보초를 서고 있었다.하지만 그 벤치 옆에 왜 보초를 서야하며 또한 그 일은 언제부터 있어왔는지 그 부대의 어느 누구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그 벤치에는 일년내내 밤낮없이 보초병이 배치되고 있었다.사병들은 장교의 명령에 따라 보초를 서고 있었지만 어떤 장교나 사병도 그 보초의 임무에 대해 의문을 품거나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언제부턴가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그래야 한다는 것밖에는 아는게 없었다.그러다가 한 경비장교가 새로 부임하게 되었고,그 장교는 그러한 명령이 애당초 누구에 의해 지시되었는지 궁금하게 되었다.그는 서류를 뒤지기 시작했고,오래된 서류속에서 31년 전에 내려졌던 한 장의 명령서를 발견하였다.31년 전에 그 부대에 있던 한 장교가페인트 칠을 한 뒤 페인트가 채 마르지 않은 그 벤치에 아무도 앉지 못하도록 보초를 세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관료사회의 무사안일 개탄 이 짧은 일화는,무사안일에 빠진 관료주의의 병폐를 신랄하게 야유하고 있다.그 젊은 장교의 작은 의구심이 없었더라면 30년이 넘게 연출되었던 벤치의 코미디는 사뭇 계속되었을 것도 당연하다.그리고 이 코미디는 우리나라의 관료사회 도처에서 아직까지도 연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슴을 치는 공감과 함께 허탈과 분노를 느낀다.그러한 병폐의 실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증명은,「과감한 규제완화 조치로 경제적 부패구조의 고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획기적 규제완화를 위해 규제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의 발언에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그리고 이대표 발언의 행간에는 「규제」와 「부패」는 서로 상반되는 얼굴을 갖고 있으면서,등뒤로는 서로의 손을 굳게 잡고 있는 희화적 개연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읽을수 있다.그런데 바로 여기에 심각한 허구성이 존재한다.우리는 거의 매일같이 언론매체를 통해서 행정,금융,사회의 이름을 앞세운 개혁위원회나 개선책들이 현란하게 등장해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그런데 그러한 움직임들에 대한 결과와 예민하게 접촉되어 있는 기업가나 국민들의 피부에는 어느것 한가지 온전하게 와 닿아서 기업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고,신바람나게 살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준 사례는 드물었다. ○한 기업인 절규 새겨들어야 내로라 하는 정치가나 관료들은,이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부조리한 관행과 행정규제의 무분별함을 조리있게 개탄하고 있는 것을 또한 끊임없이 보고 듣는다.그러한 말의 성찬들을 보고 들을 때마다,찬사를 보내고 현실로 나타날 결과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그러나 허탈은 언제나 먼곳에 있지 않았다.공장 하나를 짓기 위한 노력에 뇌물이란 괴물이 개입되어 시달림을 받아야 했던 어느 기업가의 분노에 찬 절규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공개석상에서 기업가가 쏟아낸 그날의 언어는,처음부터 끝까지 실망과 분노,그리고 관리들의 부패에 대한 뼈에 사무친 고발과 야유였다.많은 기업가들이 그의 절규에 공감하였고,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 까닭은 다시한번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작게는 급행료에서부터 크게는 뇌물이라는 부패의 관행에 수많은 사람들이 임의동행했던 경험들을 갖고 있다.임의동행이었다는 모멸과 자괴의 심정이 있었기에 그들은 입을 다물고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로써 우리 경제의 수치스럽고 위태로운 추락현상이 일차적으로 얼키고 설킨 규제 일변도의 행정제도에 있고,그 규제 일변도의 끊임없는 행진이 바로 부패와 부조리를 낳는 온상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는 것은 이젠 철부지들도 깨닫고 있을만큼 되었다.하물며 명석한 두뇌집단이라 할 수 있는 관료사회가 여태껏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어째서 우리는 그러한 일을 고쳐나가려할때,언필칭 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생색을 내고 많은 시간을 탕진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 올 한해의 음악계/김춘미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소장(굄돌)

    한해를 정리하는 각종 매체의 발걸음이 바쁘게 느껴지는 1996년 마지막 주,내게도 인터뷰 차례가 왔다.일단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를 정리하라는 요구는 늘 나를 당황케 한다.사람이 1년 단위로 무엇인가를 사고해야 한다는 것도 부자연스럽지만 때론 그럴듯한 「꺼리」를 나열해야 한다는 당위성때문에 「억지」가 개입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삶의 흐름을 양쪽으로 막아 그 토막만 보겠다고 하는 것은 마치 흐르는 강물의 일부를 손으로 길어 올린다고 생각할때 오는 허무감과 무력감을 안겨줄때가 있다.하물며 다 돌아보지도 못한 수천의 무대에서 무엇을 토막쳐 길어올리겠는가? 그래서 올해 나는 생각을 바꿨다.올 한해의 현상을 큰 흐름의 연장선 상에서 보기로 했다. 1990년대 이후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는 우리에게 동구의 우수한 음악가들을 싼값에 제공하는 변화를 가져왔다.올해도 예외없이 동구권 음악단체와 음악가들이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음악적 수준향상을 도운 것이 특기할 만하다.그런가하면 서구의 유명 연주가들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신비감은 올해도 큰 적자를 감수하면서 그들을 데려와야만 하는 서구 콤플렉스로 여전히 드러났다.한편 80년대 후반 이후 「우리가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반성에서 시작된 크고작은 음악축제들의 횡적 확장이 올해로 일층 극대화되었다.이제는 그동안 펼쳐 놓았던 많은 물건중에 좋은 것을 골라 보고자 하는 의욕이 싹트는 것을 느낀다.그리고 음악가들의 청중 찾아가기가 늘었다.음악가에게 공동체적 사고를 엿보기란 참으로 힘들기 때문에 그런 변화가 큰 의미로 다가온다.또한 미래의 청중을 위한 기획음악회들이 어느해보다도 성공적이었다.한마디로 청소년 청중은 올 음악계의 희망이었다. 흐름은 계속된다.그런데 무언가 빠진게 있다.우리에게 더 이상 감동이 없다.그 많은 무대에서 우리가 진실로 건졌어야 할 음악의 감동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 인도네시아 우중쿨론 국립공원(세계 문화유산 순례:17)

    ◎신의 손길이 머무는 위대한 태초의 땅/푸창 등 4개의 섬과 주변보다 12만551㏊/동·식물 1천여종 어우러진 “자연의 보고”/세계적 희귀종 「자바코뿔소」 유일 서식지 신이 태초에 만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인간도 여느 동물과 다름없이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땅.유네스코가 1992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인도네시아의 우중쿨론국립공원은 자바섬 서남단에 위치했다.공원은 우중쿨론반도와 푸창·파나이탄·한두룸 등 네 섬,주변 바다로 이루어졌다.면적은 육지가 7만6천214㏊,해역이 4만4천337㏊로 모두 12만551㏊나 된다. 푸창섬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7시쯤이었다.지난밤 11시쯤 출항한 통통배가 속도를 줄인다 싶어 선실에서 나오니 멀리 작은 섬이 보였다.상오7시라지만 남인도양의 아침은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다.섬은 동화책 속의 무인도같았다.바닷가를 빙둘러 빽빽히 들어찬 열대수 때문에 섬 안이 들여다 보이질 않았다. TV에서나 보던 희귀한 열대 동식물을 야생 상태 그대로 보게 된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었다.우중쿨론국립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그 대신 1천종이 넘는 동식물,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한 곤충과 바다생물이 사는 자연의 보고이다.그 중에서도 뿔이 하나인 자바코뿔소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희귀종 수십가지가 서식한다. 아침을 먹는둥마는둥 하고 곧바로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밀림탐사에 나섰다.먼저 나루에서 섬 맞은편 초퐁까지 숲 한복판을 직선으로 통과했다.거리는 3㎞쯤.숲속은 꽉 들어찬 나무가 하늘을 가려 어두컴컴했다.주종인 헤아스 나무는 보통 밑둥이 어른 두세아름쯤 되게 굵었고,뿌리를 땅위로 마구 내뻗어 땅바닥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다.또 부러진 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 발밑이 늘 조심스러웠다. 숲속에 동물은 흔했다.한가족인가,사슴 여섯마리가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슬금슬금 달아났다.힐끔 돌아보는 모습이 그리 놀란 것같지는 않았다.원숭이가 이나무 저나무로 옮겨다니며 숲속의 침입자를 구경했다.독수리가 「까각」,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남기고 후두둑 날아갔다.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이었다. 다음날은 우중쿨론반도로 건너갔다.자바코뿔소가 가끔 눈에 띈다는 「코뿔소 식당」까지가 첫 코스였다.숲길은 푸창섬보다 훨씬 험했다.가이드 자이칸(50)은 칼로 나무를 찍으며 길을 터갔다.그러다 나무줄기 한토막을 잘라 입으로 가져가니 묽은 우유빛 액체가 흘러나왔다.가이드가 하는대로 그 수액을 마셔보니 찝찌름하면서도 먹을 만했다.자이칸은 『숲에서 나무 속살이나 수액만 먹고도 평생 살 수 있다』고 자랑했다. 숲에서 잠깐 벗어났다 싶자 갑자기 200∼300평쯤 되는 풀밭이 나왔다.「물소광장」이라 이름붙은 이곳에서 물소의 일종인 「반텡」수십마리가 유유히 풀을 뜯고 있었다.반텡도 자바섬에만 사는 희귀종이다.그 곁에는 공작새들이 한가롭게 오갔다. 드디어 코뿔소가 가장 좋아하는 풀이 밀집 서생하는 「코뿔소 식당」에 도착했다.예전에는 이곳에서 코뿔소를 가끔 볼 수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주위를 둘러본 가이드는 최근 한달새 코뿔소가 다녀간 흔적이 없다고 말했다.강줄기를 따라 우중쿨론 깊숙히 들어가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추중쿨론강 하구에서 카누를 타고 거슬러 올라갔다.강가로는 이름모를 열대수들이 물속에 잠긴 채 무성히 자랐고,주변은 괴괴했다.신음소리처럼 들리는 원숭이 울음이 왠지 두려움을 자아냈다.1.5㎞쯤 나아가니 강은 두줄기로 갈리는데 통나무를 쌓아 막아놓았다. 배에서 내려 발디딜 공간도 마땅찮은 밀림을 30분쯤 헤맸을까,그제서야 가이드가 볼멘소리로 실토했다.자신도 최근 반년동안 코뿔소를 본 적이 없으며 현재 자바코뿔소는 50마리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인도네시아정부에서 최근 간행한 안내서도 그쯤 추정했다).결국 자바코뿔소를 꼭 봐야겠다는 욕심을 포기해야만 했다. 우중쿨론에서 나흘 머물면서 그 너른 자연을 깊이 체험한다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럼에도 밀림 통과,코뿔소 찾아나서기,카누탐사등에서 보고느낀 자연의 위대함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바다 위 상공에서 유유히 날아다니다 해질녘이면 파나이탄섬으로 돌아가는 검붉은 박쥐떼도 보았다.1m쯤 되는 도마뱀과 원숭이·사슴은 곁에 있는 인간에 아랑곳없이 자기들끼리 어울렸다.우중쿨론의 자연은 실로 아름다운 태초의 풍경이었다.인적이 드문드문하고 신의 손길이 그대로 남은 우중쿨론에서 인간은 겸손할 수밖에 없었다.그것은 자연의 위대함 때문일 것이다. ◎여행 가이드/밀림탐사 현지가이드 꼭 필요… 낚시 등 레저시설 다양 우중쿨론국립공원을 보려면 웬만큼 고생할 각오는 해야 한다.교통편이 불편한데다 현지에서 밀림을 헤치고 다니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우중쿨론에 들어가려면 먼저 라부안이나 타만자야에 있는 공원 사무소에서 허가를 받는다.또 현지인 가이드의 안내를 필히 받아야 한다.우중쿨론에는 탐사코스가 다양하게 있지만 일단 푸창섬을 중심으로 한 코스를 권할 만하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라부안까지는 육로로 3시간30분∼4시간쯤 걸린다.버스편은 수시로 있다.라부안에서 푸창섬은 75㎞,배로 5∼6시간 거리이다.푸창행은 월·금요일,돌아오는 배는 목·일요일등 주에 두차례씩 있다. 타만자야는 라부안에서 우중쿨론반도쪽으로 92㎞ 들어간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이곳에서 푸창까지의 배편은 모두 개인이 운영하는 것뿐이다.따라서 출항시각이 일정치 않고 승선시간도 7∼8시간 걸리는 것이 큰 흠. 푸창섬에는 숙박시설과 식당이 있어 숙식은 해결된다.밀림 탐사말고도 해수욕·보트놀이·바다낚시 등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다.
  • 긴박한 과제… 음식쓰레기/이중한 논설위원(서울논단)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주민대책위원회가 젖은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시작된 수도권 음식쓰레기대란은 이 며칠새 잠시 잊혀져 있지만 전혀 끝난 것이 아니다.오히려 부산에서 또하나의 젖은 쓰레기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18일부터 생곡쓰레기매립장 반입이 통제될 모양이다.결국 당국은 대안을 시급히 내놓아야할 의무에 쫓기고 있고 시민 역시 어떻게든 음식쓰레기줄이기 지혜를 찾아야할 입장이 되었다. 하지만 잘 될것 같지않다는 예감이 먼저 든다.왜 그런가.서울시가 5일 밝힌 「음식쓰레기 감량화대책」이 너무 막연하기 때문이다.서울시는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기위한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제」시행을 주된 아이디어로 내세웠다.자원화방법인 퇴비화시설은 97년 7월로 예정돼 있는 난지음식물쓰레기 퇴비화시험시설 연구결과를 보고나서 계획을 세우겠다고 한다.쓰레기가 대량발생하는 가락동 도매시장 같은경우 탈수정화나 사료이용등의 타당성은 「적극 검토」하겠다고만 말한다. 이 내용이라면 내년에도 실질적으로 개선이 가능한일은 아무것도 없는 대책이 되는 것이다.공연히 종량제봉투 가지수만 늘어나고 마는 것일 수도 있다.그러나 현실은 매우 가혹해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수도권매립지는 주민주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침출수 비상사태를 넘어서 있다.서울·경기·인천 시민이 이곳으로 하루 버리는 쓰레기는 2만5천t.이중 7천t이 음식물쓰레기이고 이 쓰레기더미에서 흘러내리는 침출수만 5천t에 이른다.반면 이 오염수가 그저 1차적이나마 정화과정을 거치는 용량은 3천5백t이다.간단한 산술로도 하루하루가 더 누적될수 없는 긴박한 사태인 것이다. 매립지운영관리조합이 선진엔지니어링에 용역을 줘 올초부터 실시한 매립지주변 환경영향조사의 중간보고에 따르면 주변하천은 폐유처럼 엉켜있는 수준이고,기준치를 수십배 초과한 수은과 카드뮴이 검출되는 것은 이상할 것도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악취도 반경5㎞에 뻗치고 있다.인천에서도 흐린날에는 숨쉬기가 곤란해지고 있다.이점에서 거듭 연구를 하거나 적극 검토하는 정도의 대응을 과연 언제까지 계속할수있을까를 현안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12일 환경부가 공개한 「음식쓰레기 발생 및 재활용현황」을 보면 더 답답해진다.지난해 전국에서 배출된 하루 음식쓰레기는 1만5천t.이중 2.1%인 3백10만t만이 퇴비와 가축사료로 사용됐다.전체발생량의 32.7%를 차지하는 서울의 재활용은 1t도 없었다.이 현상의 이유는 명백하다.쓰레기를 퇴비화하거나 가축용 사료로 만드는 처리시설이 현재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이 정황에서 환경부가 퇴비나 복토재를 만드는 처리시설 10곳을 짓기로한 내년 예산계획 1백억원은 또 재경원 등 관계부처의 반대로 국회로 가기도 전에 80억원이나 삭감됐다.정부차원에서도 최소한 내년까지는 어떤 실질대책도 없는 셈이다. 그렇찮아도 환경문제가 한둘이 아니고 수질·대기오염문제만도 복잡한데 음식물 침출수는 상대적으로 하위문제 아닌가 할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환경문제는 모두가 하나의 연결고리에 엉켜 있는 것이다. 수도권 침출수는 곧 강물과 바닷물의 오염으로 이어지고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을 뜻한다.악취가스는 동식물에 피해를 주고 시민의 의료비를 높인다.작업능률에도 영향을 주고 생산성을 낮춘다.이 모든 결과를 경제적으로 계산해보는 작업도 필요한 것이다. 딱부러지는 대안을 찾기는 물론 어렵다.그러나 고속발효처리기·탈수압축기등의 수분축소기기들을 가능한한 저렴하게 공급하는 접근은 할만하다.퇴비화시설은 해야겠으나 아직 음식물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이 확실하지 않으므로 건조화나 감량방법을 더 먼저 개발해야 할 것이다.소비행태에서도 방안을 찾아야 한다.유통업체의 낱개·토막단위판매형식을 권장하거나 의무화 하는것이 소비자에게 정량만 구매하라는 권유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다.전문가 전망에는 음식쓰레기 비율이 현재 30%에서 2000년에는 44%로 느는것으로 되어 있다.음식쓰레기처리는 아마도 자치단체장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지도 모른다.긴박한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 “대북 전략·작전 전면 재검토”/이홍구 대표

    ◎”대통령 5년단임제론 국가경영 어려워”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위원은 29일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계기로 북한정세 평가와 대북전략,무기체계,군사작전 등 구조적·기술적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표는 이날 상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잠수함이 여러번 침범했다는 것은 큰 문제로 앞으로 군사적 측면을 포함,북한정세와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많은 검토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대표는 『현재의 국방예산안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발생하기 전 당정간 협의가 이루어진 안이어서 전면적으로 새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예산배정상의 우선순위 문제 등 지금이라도 재검토할 부분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난 극복대책과 관련,이대표는 『경제구조개편은 김영삼대통령의 남은 임기중 뚜렷한 결실을 남기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21세기초까지의 큰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표는 이어 『국가경영의 상당부분은 15년정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안들』이라면서 『국가경영은 5년 단위로 토막을 내서 할수 없는 측면도 있는데 현대통령 임기는 (결실을 보기에) 너무 짧다』고 덧붙였다.
  • 조선족 문예지(송화강 5천리:6)

    ◎사무실 한칸없이 창간… 겨우 명맥만/「장백산」·「송화강」·「도라지」 3종 심각한 재정난/조선족 구독률도 저조… 외부지원으로 지탱 송화강유적 조선족문단에서 내는 문예지로 「장백산」 「송화강」 「도라지」가 있다.「장백산」은 길림성 장춘시 남관구 서사도가 16에,「송화강」은 흑룡강성 하얼빈시 건국가 210에,「도라지」는 길림시 통담대로(통담대로) 1에 사무실을 두었다.이 세 문예지를 일러 「장백산(백두산)에서 발원하여 도도히 흐르는 송화강가에 아름답게 피어난 도라지꽃」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그렇듯 기대를 모으던 문예지들이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장백산는 헐벗어 송화강물은 메말라가고,도라지꽃은 시들어가는 꼴이 되고 있는 것이다.그 가운데서도 「장백산」은 더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하얼빈시와 길림시에서 격월간 「송화강」과 「도라지」를 창간하자,12만 조선족을 가진 통화지역에서 자극을 받고 1980년5월에 창간된 것이 「장백산」이다.그리고 나서 1990년에 본거지를 통화에서 장춘으로 옮겼다. ○성 정부서 자금등 지원얻어 장춘시에 있는 장백산 편집실을 찾아갔을때 사무실분위기는 한마디로 썰렁했다.「장백산」을 창간한 실제의 주역 김택원 선생은 이미 세상을 떴고,편집자 한 분인 소설가 이여철(42)씨는 한국에 가느라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마침 자리를 지키고 있던 주필 남영전 선생과 편집인 김영수 선생이 느닷없이 찾아간 손님이 반가웠던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들이 들려주는 「장백산」 창간무렵의 사정은 어려웠다.지금도 어렵지만 당시를 회상하면서 연신 「가방편집부」라는 말을 썼다.말이 편집부지 사무실 한칸은 고사하고 책상 하나 없이 원고보따리를 들고 천리 밖 심양으로 인쇄하러 다니던 시절을 그런 말로 표현했다.통화에서 심양까지 가면서 대합실·찻간·여관 등을 전전하면서 「장백산」을 편집해서 독자 앞에 내놓았던 것이다. 「장백산」 창간에는 다섯명의 문인이 참가했다.정확히 1980년5월에 창간호가 나왔는데,창졸간에 나온 터라 그 질이 높지는 못했다는 것이다.인쇄·장정·삽화가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러나 병신이라도 제자식이 귀엽다고 「장백산」 창간호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다.독자의 관심도 높아 지금의 백산시인 당시 혼강에 살던 김영철노인은 일흔두살인데도 통화까지 걸어와서 「장백산」을 구독하고 춤까지 추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오고 있다. 그런데 폐간위기는 곧바로 몰려왔다.1982년 5월 운남성에서 열린 전국소수민족작가필회에 참가하고 있던 남영전에게 한통의 전보가 날아왔다.김택원선생이 보낸 전보는 비보였다.「잡지가 폐간될 처지니 만사 접어두고 돌아오라」는 전보를 받은 남영전은 한동안 망연자실했다.처음에는 돌아갈 생각도 했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한말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가한 밀사의 심정으로 회의장에 나가 호소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필회에 참가한 국가민족사무위원회의 윤해산처장을 먼저 찾아가 「장백산」 폐간위기를 알렸다.그리고 필회에서 소수민족의 작은 잡지 하나가 살림을 꾸리지 못하고 쓰러져야 하는 현실을 개탄했다.그의 발언은 많은 동정과 함께 「장백산」을 살려야 한다는 성원을 받았다.그후 윤해산처장은 중앙에 필회결과를 보고하면서 「장백산」의 딱한 처지를 알렸다.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길이 열렸다. 국가중앙판공실과 길림성 당위원회는 우선 등소평동지가 길림성 방문 때 「장백산」이라고 써준 휘호와 그의 백두산 등정모습을 담은 사진을 잡지에 싣도록 했다.그러고 나서 자금도 길림성정부가 해결해주었다.또 1983년 3월에는 공식간행물로 등록하는 한편 중국작가협회 길림분회 기관지로 비준받는 행운을 잡았다.중국에서 내로라 하는 작가들의 격려도 잇따라 들어왔다. 그렇다고 「장백산」이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은 아니다.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장백산」을 살려내기 위해 중국을 백방으로 뛰었던 남영전 선생은 오늘의 「장백산」 현실을 차근차근 일러주었다. 『지금은 길림성 민족사무위원회서 해마다 14만원을 대줍네다.그 돈으로 잡지를 꾸려나가기는 사실상 어렵디요.통화에서 장춘으로 이사를 오면서리 편집일꾼들의 집을 사느라 30만원의 빚까지 졌습네다.기리고 종이값과 인쇄비가 해마다 올라 더 어렵디요.올해는 길림성재정청에서 8만원을 부조해주어 숨을 돌리긴 했수다.창업시기에 대면 화수분이긴 합네다만…』 ○조선족 구독 14명당 1권 불과 지난 1994년 전국적으로 출판물이 불황을 겪을 때도 전국 판매량은 62억2천4백만권에 달했다.12억인구가 1인당 5권의 책을 산 셈이다.그런데 한글도서는 2백만 조선족인구 모두에게 1권씩도 채 못 돌아갔다.중국에서 발행되는 잡지는 모두 7천92종인데 한글잡지는 겨우 14종뿐이다.더욱 한심한 일은 조선족 잡지구독률이 전국 평균치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이다.전국 평균치는 1인당 2권인 데 비해 조선족의 한글잡지구독은 14명당 1권을 넘기지 못했다.한글잡지는 80년대만 해도 저마다 찍었다 하면 1만부였는데,지금은 고작 5천∼6천부를 발행하고 있다. 독서와 관련한 우스운 이야기 한토막.어느 회사사장이 수하의 과장들을 불러 자기가 한턱을 내겠다면서 모두 차에 태웠다.그러나 차가 당도한 곳은 요리집이 아니라 서점이었다는 것이다.『돈은 내가 낼 터이니 2백원어치씩 책을 골라가라』는 사장의 권유에 따라 과장들은 책을한보따리씩 들고 나올 수밖에….그것도 한글도서였는데,사장이 한족이었다는 이야기는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 ○「도라지 문학상」 제정 시상도 길림시에서 나오는 「도라지」는 한국의 월간 「아동문학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아동문학사의 지원금으로 「도라지문학상」을 운영하면서 한국의 만나식품의 후원금으로는 조선족작가자제장학금을 마련해놓았다.한국 아동문학사의 지원은 지난 1991년 김철수(46) 사장과 「도라지」부주필 고신일 선생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그들의 만남은 북경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이루어졌는데,김사장은 우리말과 글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조선족의 삶에 감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방문했을때 우리 말과 글을 까많게 모르는 동포처녀들이 작별인사 대신 옷고름으로 눈물을 닦던 정경이 슬펐다는 김철수 사장.그는 중국동포만이라도 자신들의 뿌리를 잊어버리지 말라는 뜻에서 「도라지」 지원을 약속하고,또 실천에 옮겼다.그래서 지난해 제1회 「도라지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이 시상식에는 김사장과 동행한만나식품 김영록사장도 참석했다.동포작가 자제를 위한 장학기금지원제의는 시상식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 「올바른 번역」 어떻게 해야하나/작가 안정효씨 「번역의 테크닉」

    ◎날품팔이·찢어나누기식은 원작 훼손/강의·수필·동화체 등 어휘·문체선택 조언 본격 문학작품을 우리말로 옮길 때는 원작의 언어와 우리말의 어휘를 치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작가 특유의 문체까지도 가깝게 옮겨 놓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예를 들어 소울 벨로우의 「험볼트의 선물」을 번역할 때는 어휘선택부터 대학교수의 강의체를 택해야 하고,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에는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수필체가 제격이며,제임스 더버의 「우리 시대를 위한 우화」에는 「이솝우화」의 동화체가,벨 카우프만의 청춘소설「내려오는 계단을 올라가며」에는 조흔파의 「얄개전」문체가 가장 어울린다. 「하얀 전쟁」「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작가 안정효씨(55)가 20여년간의 번역경험을 바탕으로 한 번역지침서 「번역의 테크닉」(현암사)을 냈다. 자신의 체험적 번역방법론을 담은 이 책에서 그는 번역의 실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 번역계의 「문화적 그레셤 법칙」부터 지적한다.1백m 단거리 경주를 방불케하는 「날품팔이 번역」,몇토막으로나눠 번역한뒤 출판사에서 다시 꿰어 맞추는 「찢어하기 번역」,「대리번역」 등 아직도 자취를 감추지 않고있는 암시장 생리가 번역풍토를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또 니코스 카잔차키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같은 외국의 큰 작가들이 문학번역에 평생을 바쳤음을 떠올릴때 『번역문학도 문학이냐』는 식의 얘기는 무지의 소치라는 설명도 붙인다. 이 책은 소설번역에서 결코 저질러서는 안될 것으로 긴 문장을 난삽하다고 해서 여러 토막으로 잘라 번역하는 행태를 지적한다.하나의 예로 그는 가브리엘 가르샤 마르케스의 소설 「족장의 가을」을 든다.이 작품은 소설 전체를 통해 행이 여섯번 밖에 바뀌지 않고 한 문장이 걸핏하면 대여섯 쪽씩 넘어가는 복잡한 장문으로 돼있다.그렇다고해서 멋대로 나눠 번역하는 것은 문체의 흐름과 호흡을 무시하는 「문학적 살육」행위로,『번역은 반역』이라는 소리를 들어 마땅하다는 것이다. 번역요령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장점.지은이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단어가 나오면 한자식 표현을 쓰고,앵글로 색슨계 단어는 순수한 우리 토속어로 바꿔 놓는 것이 작품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예를 들어 He spoke laconically(gruffly)라는 문장을 우리말로 옮길 경우 라틴어에서 파생된laconically는 좀 딱딱한 느낌을 주는 「매정스럽게」라는 표현이 어울리며,gruffly는 보다 속된 맛을 풍기는 「퉁명스럽게」란 말이 훨씬 자연스럽다는 것. 또 문법은 무시하고 단어만 대충 나열해놓는 흑인 특유의 언어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귀띔한다.『knowed처럼 흑인 노예들은 아무 동사에나 「ed」만 붙여 과거형으로 만드는 언어습성이 있다.그런가 하면 worrit처럼 「ed」를 붙여야 하는 곳에 제멋대로 「t」를 붙이기도 한다.또 진행형에서 마지막 「g」는 거의 모두 생략된다.때문에 지면에 인쇄된 시각적인 글자로부터 해방돼 글자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전체적인 뜻을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지은이의 조언이다. 등장인물의 성을 참조해 그 집안의 내력이나 성격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지식을 얻은뒤 번역에 임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서양이름에서 성이 「berg」나 「stein」으로 끝나면 틀림없이 유태인이고,O’Neill(O’Neal,O’Neale)·O’Connor 등 O’로 시작되면 에이레 집안이다.따라서 에이레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라면 다혈질적이고 왁자지껄한 민족성을 살려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이밖에 마지막 번역실습 편에서는 미국작가 어윈 쇼의 단편소설 「하나님은 여기 오셨지만 일찍 가버렸다」의 원문을 해설과 함께 단락별로 실어 구체적인 번역실기를 익히도록 꾸몄다.
  • 그룹 대변인:7/쌍용(테마가 있는 경제기행:7)

    ◎「있는대로 보여주는」 정통홍보 고수/김회장 “내 이미지관리보다 경영알리기 힘써라”/“솔직한 것이 최대무기” 수치·실적에 큰 비중 안둬 쌍용그룹엔 「대변인실」이 없다? 그룹세에 비춰 아주 역설적인 얘기다. 『홍보요.홍보업무는 조용해야 합니다.홍보 잘한다는 건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아닙니까』 홍보관계자의 말이다. 쌍용그룹은 대변인실이 다른 그룹과 달리 비서실에 있지않고 종합조정실에 있다.쌍용홍보가 총수의 경영철학이나 이미지 홍보에 있지 않다는 증거다. 그래서 쌍용홍보는 「비서실 홍보가 아닌 경영홍보」라는 말을 쓴다. 『나 개인적인 홍보는 그만하고 이제 그룹 경영홍보에만 신경을 써요』 김석준 그룹회장은 지난해 4월 회장 취임뒤 얼마 안돼 이같이 주문했다.얼른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쌍용과의 대화에서 『홍보를 이야기하자.홍보맨으로 이야기하자』는 얘기는 잘 안통한다.『쌍용그룹 대변인실은 회장 잘 만나 무임승차하는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관계자는 『우리 회장은 다른 그룹회장과 달리 홍보팀에서 챙기지 않아도 전혀 걱정이 안된다』고 말한다.굳이 회장홍보라고 한다면 회장의 실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솔직한 것이 최대의 무기라는 얘기. 실제 김석준회장의 모습은 다른 그룹 총수들이 주는 인상과 판이하다.자유분방해 보이면서도 공부하는 대학원생 같다.김회장은 이러한 평에 만족한다.자신의 젊고 소탈한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룹 홍보도,예컨대 잘못했으면 사실을 알리고 「다음부터 잘할테니 용서해달라」는 식이다.수치나 실적보다 퀄리티(품질)에 비중을 둔다. 인본주의 홍보도 한 특징이다.대표적인 예가 84년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내보냈던 광고.「오늘은 속이 불편하구나」라는 내용의 이 광고는 스승이 생활형편이 어려운 제자에게 자신의 도시락을 건네주는 과정을 그린 광고로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의 잔잔하게 되살아나게 해 이미지 광고로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쌍용의 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사례 한토막.지난 4월 쌍용의 「사과상자 파문」이후 그룹성곡언론재단의 해외연수기자 선발을 융통성있게 하자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왔다.다른 그룹의 언론재단처럼 「성적순」보다 「장차 그룹홍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자」를 앞으로 많이 포함시키자는 얘기였다. 그러나 쌍용은 그렇게 하지않기로 했다.지나가는 얘기로 끝냈다.성곡재단이 눈에 보이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설립한 재단이 아니라는 게 「번복불가」의 사유였다. 외부의 반응은 두갈래였다.『쌍용은 어쩔 수가 없어…』『쌍용은 다른 데가 있어…』 쌍용 대변인실의 수장은 김덕환 종합조정실장.행정고시에 합격,상공부 통상진흥국 사무관을 거친 이색경력을 갖고있다.김회장의 「선수경영」 핵심참모다.여기에 연합통신 상무까지 거친 조남도부사장과 김동현상무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쌍용홍보는 튀지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정통스타일을 고집한다.무전략의 홍보전략이라고까지 얘기한다.〈김병헌 기자〉
  • 부부작가 소설집도 「금실자랑」

    ◎김소진씨 「양파」·함정임씨 「병신손가락」 나란히 출간/양파­70년대 학번에 「망원경」 맞춘 첫 작품/병신…­소시민 일상 담담히 그린 단편모음집 작가 부부인 김소진씨(33)와 함정임씨(32)가 한 출판사에서 나란히 소설집을 내게 돼 화제다. 남편 김씨의 신작장편 「양파」가 이번주 세계사에서 나온데 이어 내달 함씨의 첫 창작집 「병신손가락」이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것. 한쪽을 떼어놓고 다른 쪽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문단에 금슬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이들 부부지만 작품세계만큼은 완전히 독자적이다.「밥상을 받으면 꽁치에 대한 사설 한토막을 풀어낼 정도」라는 김씨가 전형적인 얘기꾼인데 견줘 「겉만 봐선 영락없는 깍쟁이」라고 자평하는 함씨는 일상과 의식의 짧은 순간을 미분해서 보여주는 회색문체를 선보이고 있다. 「양파」에서 김씨는 평소 고집스레 붙들고 늘어졌던 사회 주변부의 주인공들을 잠시 뒤로 돌리고 70년대 학번의 삶에 망원경을 들이댔다.망원경이라는 것은 작가가 이들의 궤적추적에 애정을 쏟을뿐 비판을 한단계 접어두고 있다는 뜻. 폭력적 아버지와 무당이 된 엄마틈에서 의사로 자리잡은 운지는 생리중단 등 집단이상 증세를 보이는 여공들의 산재판정을 놓고 회사측의 살벌한 압력에 맞닥뜨린다.운지의 남편인 운동권출신 승익은 용한 점장이의 한마디에 좌우되는 한국정치 현실에 발을 담근다.민중화가로 활약했던 진걸의 최근 화두는 누드다.이밖에 노처녀 영화담당 여기자 수녕,인도적 차원에서 보스니아 문제를 고민하는 30대 의사 승찬 등이 구체적 현실의 문제에 낱낱이 부대껴 「양파」처럼 껍질을 벗어가는 요즘 지식인들의 초상을 대변한다. 한편 함씨는 10편의 단편을 모은 첫창작집을 통해 거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보다 사소한 갈등이나 심리의 밑바닥을 점묘하는데 치중한다.함씨는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혹은 추구할 것이 무엇인가 따위를 거창한 몸짓으로 질문하지 않는다.그보다는 소시민의 보잘 것없는 일상사를 감정의 과장이 배제된 담담한 문체에 실어 중심무대로 끌어낸다. 변변찮은 남자와 사귄다고 탓하는 어머니와의 심리적 갈등을 그린 「열애」는 제목과 달리 요란하거나 뜨겁지 않다.「흔적들」에는 철거대상이 된 재개발지역,와병중인 아버지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동료 등 한 소설가의 반투명에 가까운 시선에 비친 소멸돼가는 삶의 흔적들이 차분히 기록돼 있다.남편에게도 보일 수 없는 병신손톱을 실마리로 어린 날의 가난과 불우했던 가족사를 털어놓는 표제작에는 작가의 작품세계에 자주 나오는 상징적 이미지가 종합적으로 담겼다.〈손정숙 기자〉
  • 그룹 대변인:2/삼성(테마가 있는 경제기행:2)

    ◎풍부한 정보망… 조기경보 시스템 막강/자체 논리로 여론 설득… 이 회장을 언론과 격리/상품 광고보다 이미지 심기 주력… 홍보차별화 『상품광고보다 그룹의 이미지를 알려라』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긴 「신경영가이드」의 한 구절이다.한구절이지만 그러나 삼성홍보의 대원칙이다.이 원칙아래 광범위한 정보인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정계·관계·언론계의 정보를 「사건」이전에 포착하고,사건에 대처하는 이른바 조기경보시스템이 삼성홍보의 특징이다. 삼성의 대변인군단에는 언론출신이 많다.사령관은 중앙일보 편집국장출신인 이제훈 부사장.비서실장 보좌역을 겸임한다.그 밑에 중앙일보 출신인 이의일전무가 그룹홍보(언론홍보)를,엄주혁이사가 전략홍보(홍보전략 및 기획,비언론 관련홍보)를 맡는다.백발의 엄이사는 중앙일보차장으로 있다 왔다.10년가까이 공항을 출입하며 고 이병철회장의 출입국을 챙겨 고이회장이 잘봤다는 얘기가 있다.평소 엄이사를 『엄군』이라고 불렀고 임종전 이건희 회장에게 『엄군을 잘 보살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그는 삼성에서 이회장의 측근이다. 계열사 홍보담당으로는 이원달 건설상무,김재혁 생명상무,김광섭 전관이사,정태범 물산이사,이순동 전자상무,오흥진 자동차이사,최승호 중공업 이사,정진택 자동차이사 등이 중앙일보 출신이다.비언론출신 홍보임원도 있지만 주력은 아니다.중앙일보출신을 「중앙파」,비언론계를 「공채파」로 분류한다. 홍보전략에서 삼성은 차별화를 추구한다.「나쁜 것은 적게,좋은 것은 크게」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나름의 논리와 로비로 여론지도층을 설득,「교화」해 나간다.이는 삼성의 사회경영·국가경영과 연계되는 대목이기도 하다.삼성의 분류상 언론은 사회경영에 속한다.이러한 홍보전략의 성공사례가 승용차사업이다.「경쟁을 촉진해야 할 정부가 승용차시장의 신규진입을 왜 막느냐」라는 논리가 여기에 동원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홍보위력을 보여주는 과거사례로 구포열차 사고와 이병철회장 상속건을 들었다.『구포 열차사고 때 다른 기업이라면 도산했을 것이다.이리역 폭발사고때 한화그룹을 생각하면된다.그러나 별문제없이 끝났다.고이회장의 상속세가 이슈가 됐을 때도 삼성은 언론에 「절세의 달인」이란 표현조차 나오지 않게 만들었다』 물론 회장홍보에선 좀 다르다.급하면 논리는 밀린다.엄주혁이사는 얼마전 「이회장 재산상속 시작」이라는 기사때문에 모 신문사로 야밤에 달려갔다.삼성은 회장홍보에 독특한 고집도 있다.가급적 회장과 언론의 접촉을 자제시킨다.격리전술은 북경발언 파문이후 더 심해졌다. 기자들과 현명관 비서실장의 대화 한토막. ­이회장이 정치엔 관심있습니까. ▲정치하실 분이 못됩니다.정치는 끌어안아야(마음에 맞지 않아도) 되는 데 감정을 숨기질 못합니다(현실장).파자마차림으로 정치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한 말씀 그대로입니다(동석한 엄이사).회장과 관련해서는 이런 식으로 피해간다.삼성대변인들은 경험적으로 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득된 게 없다고 믿고 있다.그래서 지금도 이를 철저히 실천중이다. 삼성홍보팀은 요즘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콩기름인쇄 공방사건」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이다.한 관계자는 『두매체간 콩기름잉크싸움으로 계열사만 엉뚱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비자금사건때도 중앙일보가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아이러니다. 이회장은 인재를 홍보실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러나 그룹내 공채출신 홍보인사들은 낙하산 인사때문에 당혹해한다.공채파 과·부장들은 성층권이 꽉막혀있어 답답해한다.화려한 스타군단의 약점이다.〈권혁찬 기자〉
  • 김일성 찬양보다 북 개혁 촉구해야(박화진 칼럼)

    『한때 일본에서도 대학시절 「자본론」「유물론」「변증법」따위 마르크스·엥겔스 저서들을 읽고 진보적사상에 심취해보지 못한 사람은 지식인 대열에 끼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오늘의 사정은 매우 다르다.대학가서점에서 마르크스·엥겔스 전집들이 사라진지 오래다.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부 한국대학생들만,러시아나 중국에서도 외면당하는 파산선고의 마르크스 사상과 이론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해가 가지않는다』 옛공산권 붕괴와 개혁이 한창이던 시절 어떤 서울주재 일본신문특파원이 쓴 글의 한토막이다. 북한은 마르크스·레닌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옛소련이 세계적화전략의 일환으로 만든 위성국의 하나다.그 종주국의 공산주의체제는 붕괴된지 오래며 아시아공산권의 대부였던 중국과 베트남,몽골까지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에 경쟁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는데도 자본주의 도입은 커녕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이름의 공산체제를 고집하고 있는 북한이다.사회주의체제가 옛소련이나 중국과는 달리 북한에만은 그들이선전해온 「지상천국」을 건설해 주었기 때문인가.그렇다면 세계는 물론 우리도 당연히 따르고 배워야할 일일지 모른다.고르바초프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강조한 적이 있지만 이념과 체제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답게 살수 있도록 하기위한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의 북한이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지상천국아닌 지옥을 방불케 하고있지 않은가.연이어지는 탈북자,북한 여행자 증언 가운데 절반을 과장이라해도 오늘의 북한은 지옥중에서도 상지옥이란 말이 훨씬 어울린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먹을것이 없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일가족 동반자살이 잇따른다』는 탈북귀순자 정순영씨의 9일 증언에 많은 우리국민은 연민과 충격을 넘어 분노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북한을 이처럼 비참하게 만든 책임은 과연 누구와 어디에 있는 것인가.옛소련과 동구 그리고 아시아공산권에서 실패한 마르크스·레닌주의 공산체제 50년의 결과이며 그체제를 도입하고 주도한 장본인으로 지난 8일 2주기가 지난 김일성에게 궁극적인 책임이 있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 김일성을 찬양하며 재평가해야 한다는 성명이 북한정권아닌 한국 대학생단체에서 나왔으니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 좌경학생집단에 지나지 않으면서 한국의 전체대학생을 대변하는양 「한국대학총학생연합」(의장=정명기 전남대 총학생회장)이란 거창한 과장단체명을 쓰고있는 이른바 「한총련」이라는 단체의 성명이다.『김일성주석은 항일무장투쟁을 벌이고 해방후 한반도에 들어와 친일파청산과 「새사회건설」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북사회를 50년간 이끈 지도자로서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개인숭배의 김씨세습왕조 건설을 위해 민족분단을 강요하고 6·25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했으며 오늘의 북한을 「공포와 굶주림의 동토공화국」으로 전락시킨 것을 「새사회건설」의 노력으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니,아직은 배우는 학생들이라지만 말문이 막힌 국민들이 많았을 것이다. 범국민적 분노와 개탄을 샀던 김일성사망조문 파동이후 기세가 꺾였던 일부 좌경학생들의 김일성찬양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인가.최근의 미묘한 내외정세 전개와 관련이 있는것은 아닌가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식량지원등 미국의 대북 관용태도와 총선등을 통한 러시아및 동구 사회주의세력 부활 움직임등에 고무되고 그에 편승한 교활한 국민기만의 행동일지 모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이라면 허황된 환상과 미망에서 하루속히 깨어나야 한다.미국과 우리의 북한지원이나 관용은 한반도안전을 위협할수 있는 북한의 갑작스런 파멸을 가능한 막으며 질서있고 자발적인 민주화 개방·개혁의 연착을 돕고 유도하기위한 것이지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체제 고수를 돕기위한 것이 아니며 동구나 러시아총선의 사회주의 세력부상도 부진한 개혁성과에 대한 불만과 채찍의 의사표시이지 공산독재체제의 복귀에 대한 지지증대는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으로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고 2천만 북한동포를 도우려 한다면 조문파동에서 보았듯이 결과적으로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동결시킬 김일성 재평가·찬양 성명발표같은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라 북한의 조속한 민주화 개방·개혁과 민족화합에의 동참을 촉구하고 유도하는 일에 먼저 발벗고 나서야 할것임을 한총련 학생들은 조속히 깨달아야 할것이다.〈심의·논설위원〉
  • 애틀랜타올림픽 PC로 즐긴다/IBM·타임 워너사 등 홈페이지다양

    ◎생생한 경기장면 리얼타임 시청/해설기사·선수촌 뒷얘기 곁들여/시내관광코스·입장권 구입 안내도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열리는 26회 애틀랜타 올림픽을 사이버 스페이스 여행으로 가장 확실히 즐기려면 IBM사가 애틀랜타 올림픽조직위와 공동으로 제공하는 공식 홈페이지 「1996 Centennial Olympic Games」(http://WWW.atlanta.Olympic.org)를 이용하면 된다. 이 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번 올림픽과 관련된 갖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예를 들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온 라인 접속만 하면 지난 4월 그리스에서 채화돼 애틀랜타로 갖고 오는 성화를 1만명의 주자와 함께 봉송하는 기분을 느낄수 있다. 올림픽이 개막되면 저녁 「프라임타임」에는 텔레비전으로 보기 힘든 배드민턴 등 비인기종목도 이 페이지를 통해 리얼타임으로 경기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사이트도 있다.「펀 사이트」 아이콘을 누르면 나타나는 올림픽 역사와 관련된 퀴즈,96 애틀랜타올림픽 마스코트 「이지」의 화상등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애틀랜타 저널 콘스티튜션」지가 제공하는 「애틀랜타 게임스」(http://www.atlantagames.com)에서는 웹사용자들만을 위한 독점정보를 담고 있다.올림픽선수촌과 경기장 건설 동안의 뒷얘기,오픈게임소식,랜스 암스트롱 등 미국 사이클 경기선수들이 듀폰 경주에서 완전히 진을 뺀뒤 불과 일주일만에 다시 올림픽에 대비해 연습을 시작했다는 시시콜콜한 얘기들이다. PC에 VRML(가상현실모델언어)을 갖추고 있으면 「애틀랜타 게임스」란에 있는 올림픽파크를 3­D 영상으로 즐길수도 있다.VRML로 작성된 내용을 보려면 이 페이지에서 VRML용 검색기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면된다. 하키 경기 결과,선수의 부상,스테로이드복용 등 스포츠 관련 소식을 알고 싶으면 타임 워너사의 패스파인더 사이트(http://pathfinder.com)에 있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잡지사에서 제공하는 SI 온라인 중 「올림픽 게임스」 사이트로 들어가면 된다.다양한 스포츠 기사와 심도 있는 해설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된다. SI 온라인 페이지의 「Olympic Almanac」은 1896년 근대올림픽이 처음 시작된뒤부터 모든 기록을 싣고 있다.「Olympic Timeline」에는 올림픽을 빛낸 선수들에 대한 기록과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뒷얘기도 싣고 있다. 1908년 올림픽 개막식에서 미 투포환선수 랠프 로즈가 영국왕 에드워드 7세앞에서 미국 국기를 내리지 않아서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과 줄다리기,장대오르기,진흙싸움도 한때는 정식 올림픽 종목이었다는 「토막상식」도 여기서 접할 수 있다. 주요 경기의 입장권과 애틀랜타시의 최고급 식당,대회기간 중 콘서트일정,시내관광코스,아파트나 콘도미니엄렌트,캠핑장소 등도 이 사이트에서 소개하고 있다.〈김성수 기자〉
  • 오정희씨,짧은 장편소설 「새」 출간

    ◎“열두살 소녀가 겪는 어려운 세상살이”/원고지 4백매 분량… 삶의 본질적인 어둠 탐사 삶의 어둠을 투시하는 단아한 단편에 주력해온 작가 오정희씨가 짧은 장편 「새」를 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냈다.원고지 4백장 분량으로 본격장편이라기엔 어중간하지만 오씨가 서사성의 세계로 영역을 넓혀가는 징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소설은 어린 소녀 우미를 내세워 그 의식세계를 1인칭으로 따라간다.엄마가 가출하자 남동생 우일이와 함께 외할머니댁,큰아버지댁을 떠돌던 아이는 어느날 아버지를 따라 「안집할머니」네 셋방으로 옮겨간다.셋집엔 이들 외에도 새를 키우며 사는 트럭운전사 이씨,공장에 다니는 동성연애자 문씨부부,외판원으로 떠도는 정씨,지붕에 고추를 널다 떨어져 반신불수가 된 주인집 연숙아줌마 등이 방 한칸씩 차지하고 살아간다. 이같은 설정이 얼핏 세태소설,풍속소설의 그것처럼 느껴지지만 「새」는 그와 정반대로 오씨가 「지긋지긋하게 걸어온 삶의 본질적인 어둠」을 탐사하는 길로 기울어진다. 이 소설에서 삶이란 근원적으로뿌리뽑힌 이들에게서 무언가를 거듭 박탈해가는 사악한 힘이다.외판원 정씨는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는 통에 공소시효를 반년 남겨둔채 살인용의자임이 밝혀진다.불구의 연숙아줌마를 끔찍이 아끼던 남편 김씨는 트럼펫 연주하던 직장을 잃자 아내마저 버리고 떠난다.이같은 삶의 불모성은 우미의 경우 무엇보다 섬뜩하게 드러난다.그애는 학급아이들이 돌아가며 집에 초대하는 인형 「곰순이」를 데려다가 배를 가른다.「…(배속에는)심장도 허파도 위장도 창자도 없었다.더럽고 냄새나는 시커먼 헌 솜뭉치와 스펀지조각,자투리헝겊 따위가 빼곡 배를 채우고 있었다.…(다른 집에선)수영을 하고 햄버거를 먹고 피자를 먹었다구? 우일이와 나는 하하 웃었다.끄집어냈던 것들을 텅빈 뱃속에 다시 집어넣었다.굴러다니는 토막연필과 크레용도 밥상에 흘린 라면가닥도 넣었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동생도 죽은 뒤 아무 보호도 애정도 없는 곳에 홀로 팽개쳐진 열두살 우미에게 삶이란 「물을 삼키듯 쓴약을 삼키듯」 울음소리를 삼켜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공포의 대상으로서의 삶,착란과 혼돈으로 이끄는 삶의 공간을 정확한 상징과 빈틈없이 정교한 구성에 담은 「새」는 오씨 작품세계에 독특한 새로움을 보태고 있다.〈손정숙 기자〉
  • 모래·흙찜질 한번 안해볼래요?(박갑천 칼럼)

    『개펄화장품을 사세요』여립켜는 소리가 봉이김선달을 생각게한다.하지만 여리꾼이 충남보령시고 보면 어느정도 공신력도 붙는다.7월부터 팔기시작할 거란다.개펄아닌 민물진흙으로 예뻐지고자 목욕한다는 외국얘기가 있었다.지혜는 거기서 얻은 것인가.시커먼 개펄인데다 더구나 온몸에 바르면 친친한 느낌일텐데도 피부는 젊어진다니 신기하다.예뻐진다면 무슨일이고 서슴지않는게 여자의 마음 아니던가. 흙에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가령 자그만 화분에 유실수를 심어보자.흙분량만큼의 열매가 열리는걸 본다.『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세기 3:19)사람뿐인가.이승의 목숨들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간다.그건 흙으로 된다는 뜻이기도.그러니 무슨 능력인들 없다 하겠는가. 전설이나 신화를 보면서도 그걸 느낀다.개양귀비꽃 우미인초가 어떻게 생겨났던가.항우의 사랑 우미인이 자문하여 흘린 핏자국의 흙에서 피어난것 아닌가.그 슬픔에 찬 아름다움을 두고 북송의 증공은 『붉은피는 들위의 풀로 바뀌었네』하고 읊조린다.이런 사례는 그리스·로마신화에도 많다.그런 가운데도 메아리로 되는 경우가 에코.목신 판이 사랑하여 비라리치는데 비딱하게 나가자 토막내어 죽인걸 대지의 신이 깊이 감추었다.그래서 지금도 산에서 소리치면 저 또한 땅속에서 맞받아 소리친다. 이런 흙이니 미용뿐아니라 건강하게 하는 능력 또한 없다하겠는가.이를테면 스트렙토마이신이나 카나마이신이 흙속의 균으로 만들어졌듯이 흙속에는 정화작용을 하는 균이 많다.흙속의 균은 특히 인체가 내뿜는 10여가지의 유독가스를 좋아한다고 알려진다.예로부터 자궁종양등 부인병 앓는이들이 해온 모래찜질 민간요법도 그런데 까닭이 있었다. 모래도 넓은뜻에서는 흙이라 하겠으나 모래찜질아닌 흙찜질도 질병 몰아내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개나 닭이 흙장난치는건 병을 내쫓는 방법이라 했다.맨발로 흙밟고 사는 사람들에게 무좀이란게 있었던가.보통 호흡기계통에는 모래찜질이라지만 소화기계통에는 황토,순환기계통에는 흑토찜질이 좋다고 알려진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개펄화장품을 쓴다고 하자.그러나 건강을 생각하면서는 이번 여름 모래찜질·흙찜질 해보는게 어떨는지.각종 문명병에 특효가 있다지 않던가.괴롭긴 하겠지만 6∼8시간 지속적으로 해야 병집이 빠진다고 했으니 하려면 그걸 꼭 지킬일이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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