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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불 먹으러 남해 가볼까

    개불.뒤에 ‘알’자가 안 붙었기에 망정이지 이름이 상당히 망측합니다.생김새 역시 이름 못지않게 흉물스럽습니다.횟집의 수조에서 흐물거리거나 물을 내뿜는 모습을 보면 저걸 어떻게 먹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하지만 달착지근한 맛을 한번 보게되면 새침데기 아가씨도 감탄사를 연발합니다.‘맛보기 서비스’로 조금 나오는 개불을 더 달라고 조르지요.이런 개불이 요즘 남해안에서 많이 나옵니다.봄엔 서해안에서도 풍부하고요.미각을 돋우는 개불을 한번 찾아보지 않겠어요? “물보 내리고,칼쿠리(갈고랑이) 올리고.” 경남 남해군 창선면과 이동면을 잇는 창선교 아래의 지족해협.‘손도바다’의 죽방렴 사이에서 개불잡이 어선 10여척이 흰색 천인 물보를 드리우고,쇠갈고랑이를 걷어 올리는 방법으로 개불을 잡고 있다.현지 어민들은 밀물과 썰물의 힘을 이용해 이렇게 조업하는 방법을 ‘끌발이’라고 부른다.최갑룡 남해군수협 계장은 “끌발이 조업을 하는 곳으로는 이곳 지족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끌발이 작업중인 임정수(61) 명선호 선장은 “지난여름 태풍 매미가 바다를 휘저은 탓인지 올핸 개불이 많이 나지를 않아.”라며 쇠갈고랑이에서 개불을 뽑아냈다.그는 개불의 내장을 짜낸 뒤 껌처럼 질겅질겅 씹었다.“개불은 이렇게 먹는 회가 최고지.오돌오돌 씹히는 육질도 일품이지만 달착지근한 맛이 아주 좋아.초장도 필요 없어.그 다음이 구이야.”라고 이었다. 개불은 회로 만들어 먹기가 편하다.깨끗한 물에 대충 씻어 세로로 조금 짤라 검보라색의 내장을 빼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먹으면 된다.비늘이나 껍질,가시가 없어 손질이 쉽다. 현지 어민들은 갈고랑이로 잡아 몸에 구멍이 뚫린 개불이 가장 맛있다고 주장한다.개불을 갈고랑이에서 빼내면서 내장을 다 제거한다.김윤근 지족마을 이장은 “개불을 잡으면서 내장을 바로 빼버리면 개불이 오돌오돌해진다.”고 말했다.내장을 빼지 않은 개불은 하루만 지나면 아주 얇아지는 반면 내장을 제거한 개불은 3일가량은 수족관에서 보관할 수 있단다. 개불은 그 생김새가 흡사 남자의 상징(?)을 닮았다.그래서 스태미나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자 관계가 복잡했다는 고려말의 승려 신돈(辛旽)이 개불을 즐겨 먹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방에선 성기능이 약할 때 개불을 권하기도 한다. 장호빈(64) 어성호 선장은 “개불은 선홍색이 뚜렷한 것이 싱싱해 최고로 친다.”며 “회색 빛깔이 들어간 것은 늙은 놈으로 그다지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족해협을 텃밭으로 삼는 창남어촌계 사람들은 지족 개불 예찬에 끝이 없다.물살이 세 육질이 졸깃하고,오염원이 전혀 없어 개불에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한다.또 오래 씹을수록 단맛이 더 난다는 것이다.특히 해저 생태계가 좋다고 자랑한다.바닥은 갯벌과 모래가 반반쯤 섞인 사니질이다.다른 지역의 경우 일명 ‘머구리’로 불리는 잠수부들이 바다 밑바닥으로 들어가 공기를 강력하게 뿜어 개불·개조개·키조개 등을 닥치는 대로 잡는다.그 바람에 해저 생태계를 버려놓는단다.창남어촌계는 이런 머구리 조업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개불 작업만 수십년째라는 박문필(53) 보영호 선장은 “개불은 해저 구멍속에 들어가 있다가 날이 차가워지면 올라오는데 요즘이 두툼해 가장 맛있다.”고 말했다.그는 개불이 바다 바닥에서 U자형 구멍을 뚫고 2∼3년 정도 산다고 주장했다.또 여름에 나는 개불은 육질이 얇고 금방 녹아없어진단다. 요즘엔 끌발이로 하루 1접(100마리) 잡기도 힘들단다.그래서 남해안 개불의 시세도 덩달아 뛰었다.1접에 13만원선.설 전에 한창 오를 땐 18만원까지 갔다고 한다.비수기인 겨울철에 어민들에겐 짭짤한 수입원이다. 매일 오후 4시면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 수협앞에서 개불 경매가 실시된다.잠수부인 머구리들이 잡은 개불로서 모양이 온전하다.낙찰 가격은 개불 1마리에 작은 것 200원,큰 것 800원 정도로 끌발이로 잡은 것보다 싸다.이렇게 잡힌 개불들은 전국의 횟집과 호텔 등으로 팔려나간다. ■ 개불의 셀프카메라 술을 깨고 간장을 보호하는 데 그만이다.100g에 아스파라긴산이 1560㎎이나 들어있다.단맛이 나는데 이는 글리신과 알라닌 성분 때문이다.개불의 몸은 마디가 없이 하나의 원통 모양으로 된 특유의 조직 때문에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과거엔 지렁이와 같은 환형동물로 취급했지만 외관상 체절(몸의 마디)이 없어 의충 동물로 분류된다.혈전을 용해하는 성분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 도움말 국립수산진흥원 ■ 날로먹고 구워먹고 경남 남해군 사람들은 개불을 무척 좋아한다.제사나 차례상에 올릴 정도다.개불 산적을 만들어 올린다.지족마을 창선교 아래의 나룻터횟집(055-867-1557) 안주인 박명숙(45)씨는 개불로 산적을 만드는 요령을 가르쳐줬다.꼬치에 개불과 깨끗이 씻은 김장김치,실파,오징어,돼지고기 등을 차례대로 꿴 다음 끝을 나란히 자른다.이어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옷을 입혀 프라이팬에 지져내면 된다. 개불은 회가 워낙 좋은 탓에 다른 요리가 별로 개발되지 못했다.하지만 구이도 괜찮다.석쇠에 은박지를 덮어 갖은 양념을 해 개불을 살짝 익혀 먹는 것.모양이 곱창구이와 비슷하지만 맛은 훨씬 더 고소하다.박씨는 “개불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체하거나 설사를 하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룻터횟집은 요즘 개불 회 한 접시에 5만원.광어나 우럭,잡어 등 여러가지 회 가운데 가장 비싸다.다른 회를 주문해도 개불을 서비스로 내주지 않는다.남편 정갑세(50) 사장은 “개불 회는 초장을 아주 살짝 찍어 먹어야 한다.”며 “초장을 많이 치면 개불의 참 맛이 희석된다.”고 말했다. 겨울 별미로 나오는 물메기탕(6000원)도 담백하면서 아주 시원하다.횟집 2,3층에 여관도 겸하고 있어 숙박도 한꺼번에 해결이 가능하다. 지족해협이 내려다보여 전망이 뛰어나다.지족해협을 사이에 두고 나룻터횟집 맞은 편의 금호비취횟집(055-867-8182)도 겨울 한철 개불을 ‘시가’로 내놓고 있다.또 인근의 1번가 숯불장어구이(055-867-3311)는 바닷장어 전문점이다.이 집의 장어는 일명 ‘아나고’로 불리는 붕장어로서 양념과 소금구이를 한다.1㎏에 2만원.회는 팔지 않는다. 서울에선 고급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개불을 조금씩 내놓기도 한다.하지만 고속철도 민자역사의 중식당 T원(02-392-0985)은 이달 말까지 개불부추잡채를 시판한다.내장을 제거한 개불을 끓는 물에 2,3초간 살짝 익혀 개불과 부추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볶은 것이다.1접시 2만 5000원. 해물이 지겹다면 손두부도 권할 만하다.나룻터횟집 바로 옆의 황토마을(055-867-1759)은 주인 강효선씨가 지역에서 나는 콩으로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판다.콩의 고소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콩비지와 된장찌개·손두부가 5000원씩이다. 개불 공판장인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 수협 신용부앞 한밭식당(055-832-7641)의 아귀탕이 좋다.아귀를 흔히 먹는 찜이나 수육이 아니라 청·홍고추를 썰어넣고 맵싸하게 끓인 것이다.안주인 이영희(54)씨가 매일 가게앞 수산물 경매장에서 바로 가져온 재료여서 싱싱하다.삼천포항에 개불 먹으러 왔다는 김효진(28·여·진주시립합창단원)씨는 “개불을 처음 보는 친구들은 기겁을 하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자꾸 찾는다.”고 말하곤 개불을 천연덕스럽게 들어보였다. 글 창선 이기철기자 chuli@ ■ 굴요리도 같이 먹어볼까 ●굴 피카타 재료 굴 400g,치즈 50g,달걀 2개,파슬리 20g,밀가루·청주·소금·후춧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드는 법 (1) 굴은 엷은 소금물에 씻어 건져 물기를 뺀 후 청주·소금·후춧가루로 밑간을 한다.(2) 치즈는 잘게 다지고 파슬리는 곱게 다져 물에 헹궈 꼭 짠다.(3) 달걀에 다진 치즈와 파슬리 가루를 넣고 잘 섞는다.(4) 굴에 밀가루를 묻히고 (3)의 달걀물을 입혀 식용유를 두른 팬에 노릇노릇하게 지져낸다. ●굴 두부탕 재료 굴 200g,두부 ½모,부추·게맛살 50g씩,실파 30g,생강즙·소금·참기름 1작은술씩,고추 기름 2큰술,청주·녹말 1큰술씩,육수 ½컵,다진 마늘 ½큰술,후추 1/5작은술,식용유 3큰술 만드는 법 (1) 굴은 엷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물기를 뺀다.(2) 두부는 0.5㎝ 두께의 삼각형으로 썰어 소금을 살짝 뿌린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노릇하게 지져낸다.(3) 부추와 실파는 3㎝ 길이로 썬다.(4) 팬에 식용유와 고추 기름을 넣고 뜨거워지면 굴을 넣어 굴이 오그라들면서 익으면 마늘과 생강을 넣는다.(5) (4)에 두부를 넣고 골고루 섞은 후 육수를 부어 끓이다가 부추·실파·소금·후추로 간을 하고 녹말물을 풀어 걸쭉해지면 참기름을 넣어낸다. ●석화 간소 재료 석화 30개,굴 300g,녹말·찹쌀가루 ½컵씩,달걀 1개,치커리잎 5장,다진 치즈 2장,파 1큰술,파슬리·식용유·소금 약간씩,소스(케첩 1컵,물엿 ½컵,고추장·다진 마늘·다진 생강·설탕·레몬즙 1큰술씩,라유 (C)컵,청주·양파·당근·파인애플 다진 것 3큰술씩)(20인분) 만드는 법 (1) 석화는 흐르는 물에 씻어 속을 떼고 껍데기는 끓는 물에 삶고 굴은 소금물에 씻은 다음 청주에 재워 놓는다.(2) 그릇에 물·달걀을 풀고 녹말·찹쌀가루를 섞어 부드럽게 반죽한다.(3) (2)의 반죽에 (1)의 굴을 넣고 버무려 170℃의 식용유에서 튀겨 낸다.(4) 냄비에 라유를 넣고 마늘·생강·양파·당근 다진 것을 넣고 볶다가 청주·케첩·고추장·물엿을 넣어 졸이면서 설탕·소금으로 간을 맞춘다.(5) (3)의 재료를 다시 튀겨 (4)의 소스에 끓여 버무린다.(6) 굴껍데기에 치커리잎을 깔고 (5)의 굴요리를 두개씩 담고 다진 치즈를 약간 뿌린다. ●굴 쌈 냉채 재료 굴 200g,무 ¼토막,배 ¼개,붉은 고추 1개,무순 10g,청주 1큰술,소금·파잎 약간씩,무절임(식초·설탕·물 1큰술씩,소금 1작은술),소스(갠 겨자 1작은술,유자청·레몬즙(또는 식초) 1큰술씩,설탕·소금 ½큰술씩,배즙 2큰술) 만드는 법 (1) 굴은 크지 않은 것으로 준비해 엷은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 건진다.(2) 냄비에 물·청주·소금·파잎을 넣고 끓으면 (1)의 굴을 넣어 살짝 데쳐 건진다.(3) 무는 1㎝ 두께로 얇게 원형썰기를 하여 식초·설탕·물·소금을 넣어 10분간 절인다.(4) 배는 5㎝ 길이로 채썰고 무순은 냉수에 담가 싱싱하게 한 다음 건진다.(5) 붉은 고추는 씨를 제거하여 5㎝ 길이로 채썰고 무순은 냉수에 담가 싱싱하게 한 다음 건진다.분량의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들어 놓는다.(6) 절인 무에 배·무순·굴·붉은 고추를 놓고 꽃다발 모양으로 싼 다음 접시에 보기좋게 담고 소스를 곁들인다. 요리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02-833-1623)˝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6)그래도 길은 있다-성공사례(중)

    ■‘버섯돌이 3형제' 최용주씨 “팔 데 없으면 농사짓지 마라.” 농업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으로 성공한 경남 진주시 미천면 안간리 최용주(崔龍柱·48)씨는 학생들에게 이 말을 빼놓지 않는다.그는 2002년 농림부의 ‘신지식인’에 뽑힌 뒤 농업고교를 찾아 강의도 한다. “벤처정신을 갖고 농민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자신이 개발한 독자 브랜드는 등록을 통해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 그는 안간리 자연부락 단숫골 280평 시설하우스에서 최고급으로 알려진 상황버섯을 재배하고 있다.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버섯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89년.어머니가 두통이 심해 병원에 들락거렸지만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답답해하던 차에 우연히 지리산을 즐겨 오르는 지인이 버섯을 건네면서 “달여 드려 봐라.”고 해 그리한 지 5개월 후 거짓말같이 낫고부터. 효험이 하도 신기해서 그때부터 농촌진흥청 등을 찾아다니면서 상황버섯을 연구하기 시작했다.91년 운영하던 복사기대리점을 그만두고 표고버섯을 재배했다.일단생활을 안정시킨 뒤 상황버섯을 키우자는 생각에서였다.자신감이 생긴 95년부터는 서울에서 회사에 멀쩡하게 다니던 동생(42)까지 불러내려 상황버섯 재배에 나섰다.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심어보니 흰개미들이 뿌리를 갉아먹어 수확량의 40%를 버려야 했다. 어머니께 달여 드렸던 지리산 자연 상황버섯은 어떻게 자라는지 궁금했다.산속에 텐트를 치고 몇달 동안 유심히 관찰했다.나무 꼭대기에 자란다는 걸 알아내고 그 환경의 온도·습도를 파악해 ‘실전’에 옮겼다. 국내 처음으로 ‘공중재배법’이 개발된 것이다.뽕나무나 참나무 토막을 고리로 파이프에 매달아 기르는 재배법이다.99년 상황버섯 재배에 성공하자 모대학에서 복사점을 운영하며 돈을 대주던 형(54)도 합류했다.같은 해 9월 공중재배법에 대한 특허를 신청,2002년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이듬해에는 ‘버섯돌이 3형제’란 브랜드를 상표등록했다.브랜드 관리를 잘해 요즘엔 손님들이 이름을 잘 몰라도 ‘삼돌이 농장이 어디냐.’라는 식으로 물어물어 찾아온단다.최씨는 “벤처농업을 공부하다 보니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5월부터 1년간 충남 금산에 있는 ‘한국농업벤처대학’에서 벤처농업을 배웠다.농사기법은 하나도 안 가르치고 농업의 마케팅,홍보,회계 등 판매에 가장 가까운 것만 가르쳐 큰 도움이 됐다.지금은 동생이 이곳에 다닌다. 군제대 후 진주의 모 복사기대리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기계수리는 물론 영업,납품,수금 등 1인다역에 ‘고객 위주의 경영’을 배운 것도 마케팅 마인드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공중재배법 성공으로 대량 생산이 이뤄지자 ‘미리 시장을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가장 대중적인 라면에 상황버섯을 연계시켜 지난해 8월부터 ‘상황버섯 3.5면’을 생산 중이다. 라면 전문제조업체에 의뢰해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방문업체를 통해 일반 라면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위탁 판매하고 있다. 최씨는 “생 버섯을 팔 때보다 수익성이 낮지만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상황버섯을 달인 물을 섞어 밀가루를 반죽,면을 만들어 매달 30만여개를팔 정도로 인기”라고 자랑한다.노지재배보다 생산성이 훨씬 뛰어난 공중재배로 연간 생산하는 버섯 6t을 이런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상황버섯은 브랜드 관리를 통해 유명해져 ㎏당 100만원을 호가한다. 지금도 백화점이나 건강식품 등 행사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브랜드 상황버섯을 알리고 있다.“효과를 본 손님들이 ‘고맙다.’면서 상황버섯 고추장과 잼 등을 만들어 보내와 상품화 가능한 품목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를 다시 행사장에서 시식회를 열어 소비자의 반응을 세밀히 분석하는 일을 반복한다. 지난해엔 해외 진출을 노리고 느타리·표고버섯 등 80여개 전국 버섯재배 농가와 함께 ‘머시가이(MUSHGUY)’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상표등록했다.최근 미국,캐나다,일본,호주 등에 버섯가공품 샘플을 보냈다.오는 5월에는 각종 버섯으로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을 설립,좋은 반응이 나오면 전국에 프랜차이즈 식당 개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씨는 “마케팅이 없으면 현재 상황버섯 재배농가의 99%가 망하는 것처럼 농사짓기가 두려울 수밖에 없다.”면서“한발 더 나아가 농산물도 공산품처럼 A·B·C등급 등으로 정확하게 분류해 판매하는 ‘규격화’가 이뤄져야만 세계시장 진출은 물론,농업의 기업화도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주 이천열기자 sky@ ■지적재산관리재단 황종훈 실장 “농업도 이젠 브랜드와 마케팅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한국지적재산관리재단의 황종훈(黃宗勳·35) 브랜드관리실장은 “농민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히 분석,그에 맞는 마케팅을 펼쳐야 자기 농산물의 상품가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대부분 농민들이 농산물의 품질이 최고인데도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해 자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실패한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그가 소개하는 성공사례.충남 논산의 한 작목반은 농업기술센터의 도움 아래 ‘키토산 딸기’를 재배해 시장을 공략했다.농약 대신 딸기응애의 천적인 ‘칠레 이리응애’를 투입해 병충해를 막았다. 키토산이 포함된 퇴비를 뿌려 무공해로 키운 뒤 요즘 ‘뜨는’ 키토산이란 이름을 브랜드에 붙였다.구입하기좋도록 작게 포장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들면서 다른 딸기보다 25% 정도 비싸게 납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마케팅이 필요한 것처럼 디자인·포장·브랜드,그리고 이를 보호하는 등록도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농민들이 상표개발이나 특허가 왜 필요한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농민들이 서류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복잡한 것으로 예단해 이를 꺼린다는 것이다. 황 실장은 “농민 스스로 농산물 가치를 지켜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장을 누비면서 상품가치가 있는 농산물을 개발,디자인과 유통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자치단체가 나서고 있으나 방향을 잘못잡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농산물과 관련한 디자인과 브랜드 등록이 예전보다 늘고 있으나 모양과 이름이 촌스러워 현대적 감각에 안맞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디자인 색상이 빨강,파랑,노랑 등으로 단조롭고 ‘××먹고 ××’처럼 브랜드도 세련되지 못하다. 브랜드는 심플하고,기억하기 좋고,지역 이미지와 해당농산물이 잘 어울릴 경우 지역명을 붙이는 게 이른바 ‘잘 뜬다.’고 소개했다. 황 실장은 “등록이 돼도 정부나 자치단체 등 외부의 홍보,마케팅,기술지원 등이 부실해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성공률이 5%도 안 된다.”면서 “미국이 50%,일본이 30%의 성공률을 보이는 배경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천열기자 ■농산물 특허 어떻게 농업도 패션시대.옷과 핸드백,오디오 등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상당수 제품들이 명품 반열에서 외국산에 밀리지만 농산물만큼은 뛰어난 품질과 ‘신토불이’를 사랑하는 국민 덕에 토종이 독차지하고 있다.값싼 외국 농산물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토종 농산물끼리 좋은 품질을 기본으로 디자인,포장과 브랜드 개발을 통해 명품의 반열에 등극하려는 경쟁이 불꽃을 튀긴다. ‘명품’ 농산물의 상품가치를 법적으로 보호받는 것이 등록이다.디자인이나 포장은 의장등록,브랜드는 상표등록이다.의장등록과 상표등록은 과정이 비슷하지만 농민이나 작목반이 신청하는 농산물 관련 디자인과 포장은 박스나 포장지가 대부분으로 심사를 거치지 않는다. 디자인이나 포장은 사진,도면,설명서 등을 갖춰 특허청에 출원하면 서류전산화를 거쳐 무심사로 의장등록이 된다.출원에서 등록까지 걸리는 기간은 3∼4개월.건당 수수료는 전자출원 4만 7000원,서면출원 5만 7000원이나 개인이 출원하면 70%까지 감면해줘 부담이 별로 크지 않다.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디자인이나 포장 모양이 음란하거나 유명한 것을 베낀 것이면 등록이 어렵다. 브랜드는 출원 이후 서류전산화 과정을 거치지만 특허청의 심사를 받는다.먼저 등록된 브랜드와 비슷하거나,국가명을 활용하거나,군단위 및 유명 생산지 이름을 사용하거나,맛있는 등 설명조의 브랜드를 쓰면 안 된다.신청 건의 절반은 이 때문에 반려된다. 예컨대 이미 유명해진 ‘성주 참외’나 ‘고창 수박’‘이천 쌀’ 등은 그대로 등록이 안 되고 식별 가능한 문구나 로고를 추가하면 가능하다.상표등록까지 1년 이상 걸리고 출원료는 서면 6만 7000원,전자 5만 7000원이다.등록료는 21만원에 달하고 감면도 없다. 등록보호기간은 브랜드는 10년,디자인과 포장은 15년이다.브랜드는 갱신이 가능하지만 디자인이나 포장은 안 된다. 특허청 문삼섭 서기관은 “변리사없이도 농민이 특허청과 상담하면서 특허나 등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천열 기자
  • 은행 작년 순이익 ‘반토막’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SK네트웍스(구 SK글로벌) 및 LG카드 사태 등에 따른 대출부실의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국내 19개 일반·특수은행들이 지난해 2조 66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전년(5조 837억원)보다 47.5% 준 것이다.금감원 김중회 부원장은 “은행들이 SK네트웍스 및 LG카드 여신에 대해 2조 2000억원 상당의 신규 충당금을 쌓았다.”면서 “신용카드 및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으로 각각 5조 2903억원과 2조 7886억원을 적립한 데 이어 신용카드 자회사 등의 평가손이 6762억원 발생,당기순익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은행들 가운데 적자를 낸 은행은 3곳으로,전년보다 2곳이나 늘었다. 그러나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17조 4151억원으로,전년보다 16.4% 늘어 은행들의 영업 창출능력은 개선됐다. 또 지난해 1·4분기 499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익은 4분기 6836억원,3분기 8975억원,4분기 1조 372억원 등으로 점차 호전되고 있다.국내 은행들은 이에 따라 올해 당기순익목표를 지난해보다 181.5% 증가한 7조 51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 비율(잠정)은 2.6%로 전년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김미경기자
  • 설특집 We/Let’s play

    “올 설에는 손자부터 할아버지까지 도란도란 둘러앉아 보드게임에 빠져봅시다.” 보드게임은 여러 사람이 모여 카드,주사위,말판 등을 이용해 진행하는 모든 게임을 가리킨다. ■ ‘고스톱 스톱’ 보드게임 스타트 ●보난자-콩농사 짓기 풋내기 농부가 된 당신.콩이 그려진 카드를 받아 콩을 키워 돈을 벌 수 있다.그렇지만 밭에 심은 콩과 다른 종류의 콩이 그려진 카드가 나오면 밭을 갈아엎거나 다른 사람에게 팔아야 한다.대인관계까지 총동원해 치열하게 협상을 벌이는 두뇌싸움이 흥미진진하다.2∼7인용이 2만원. ●젠가 방법도,규칙도 간단한 ‘젠가’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게 잘 어울린다.나무토막을 3개씩 묶어 가지런히 쌓아 탑을 올린 뒤 한 사람씩 탑에서 나무토막을 하나씩 뽑는다.도중에 탑을 무너지게 한 사람이 벌칙을 받게 된다.2∼8인용을 2만 2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할리 갈리 “세상에는 ‘할리 갈리’를 잘 하거나 못 하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보드게임 마니아 사이에 떠도는 말이다.딸기·사과 같은 과일이 그려진 카드를 차례로한장씩 펼친다.같은 과일카드에 적힌 숫자의 합이 5가 되면 테이블 가운데 있는 종을 친다.종을 빨리 친 사람이 카드를 갖게 되고,카드를 많이 모으면 이긴다.2∼6인용이 2만 2000원. ●부루마블 일단 종이돈을 나눠 갖는다.주사위를 던져 외국 도시이름이 죽 적혀있는 판을 돌아다니는 방식이다.돈이 있으면 땅을 사고,빌딩과 호텔을 지어둔다.다른 사람이 지나갈 때 통행료와 숙박비를 짭짤하게 챙길 수 있다.파산하면 게임이 끝나니까 조심해야 한다.2∼4인용이 2만 4500원. 김효섭기자 newworld@ ■ 원숭이 소재게임 인기만발 원숭이해를 맞아 원숭이를 소재로 삼은 게임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30대라면 누구나 80년대 학교 근처 오락실에서 만나봤을 법한 친근한 캐릭터 ‘동키콩’이 휴대용 겜보이 속에서 부활했다.‘동키콩’은 지난 1983년 일본의 닌텐도사에서 출시,20년 남짓 게임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은 원조 원숭이 캐릭터.게임에서 ‘슈퍼 동키콩’이 정글 속 모험을 펼치는 동안 부모와 아이는 시간의 벽을 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콘솔게임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가진 플레이스테이션2에도 원숭이 게임이 있다.‘사르겟츠’(원숭이를 잡아라-PS2)는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온통 원숭이 판이다.외계인의 조종을 받는 원숭이들이 지구를 정복하기 전에 이들을 그물로 잡아야 한다.일본에서 직수입된 게임CD가 중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의 플래시 게임 속에도 원숭이 캐릭터가 자주 등장한다.‘원숭이 뺨때리기’,‘원숭이축구’,‘정글몽키즈’ 등이 대표적이다.‘원숭이 뺨때리기’는 마우스를 이용해 손을 살살 흔들다가 잽싸게 원숭이 인형을 때리는 게임.스트레스를 풀기에 그만이다.이 외에도 세가의 게임큐브용 ‘슈퍼 몽키볼2’ 등 기대되는 원숭이 게임들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원숭이 게임이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 게임전문기자 지봉철(32)씨는 “원숭이가 친근감 있고 유머스러운 모습으로 거부감이 없는 데다 인간의 행동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모바일 게임 100배 즐기기 그리운 가족을 만나러 고향에 가는 길이지만 늘 그렇듯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되기 일쑤다. 올해도 막히는 도로탓에 짜증 날 수밖에 없다면 손쉽게 도로위에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에 도움을 요청해 보자. ●원숭이 띠는 2배 더 이쓰리넷의 ‘동전쌓기’는 2004년 갑신년을 맞아 SKT 유저를 대상으로 이벤트 ‘원숭이 띠는 3배를 가져라’를 실시한다.1위부터 100위까지의 이용자에게는 게임에서 쌓은 동전만큼 실제 현금으로 지급한다.특히 원숭이띠인 유저에게는 3배의 현금을 지급한다. ●‘바퀴벌레’ 터지는 맛 그만 매직하우스테크놀로지의 ‘바퀴바퀴대마왕’은 돌연변이 바퀴벌레들을 무찌르고 납치당한 여자친구를 되찾는 액션게임.2002년 당시 출시된 전작에 비해 바퀴벌레를 때리는 ‘손맛’ 부분에 중점을 두는 등 업그레이드됐다. ●모바일 맞고·맞포커 모바일 원커뮤니케이션의 ‘팡팡 맞고’는 1대1의 모바일 맞고 게임.상대방이 먹은 패,자신이 먹은 패,점수 등이 한 화면에 모두 표시돼 편리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특히 일반모드 외에 제공되는 팡팡모드를 선택하면 연승을 할수록 점당 고스톱 머니가 배로 증가해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모바일 포커 게임으로는 게임빌의 ‘스피드 맞포커’가 그럴듯하다.두명이 승부를 벌이는 1대1 모바일 포커게임인 점을 감안해 1인칭시점의 화면으로 실제 느낌을 강조했다.상대편을 ‘올인’시켜 승부를 확실히 결정지을 수 있는 ‘올인 시스템’도 게임에 재미를 더한다. ●무한거리? 무한대전 ‘삼국지 무한대전’은 서비스 시작 3주 만에 인기게임 순위에서 2주 연속 1위에 오른 화제의 게임.게임을 위해 무려 8개의 파일을 다운로드해야 하기 때문에 짧은 귀경길보다는 먼거리 여행에 적격이다.게이머는 촉의 관우와 조자룡,위의 하후돈과 전위,오의 주유와 육손 등 6명의 장수 중 하나를 골라 중국의 요새가 묘사된 지도에서 모험을 벌인다.잘 키운 장수를 다른 게이머의 장수와 맞대결시키는 것이 백미. 채수범기자 lokvid@
  • “설 제수용품 연휴 2~3일전이 가장 싸”금석헌 신세계 이마트 바이어

    “제수용품은 설연휴 2∼3일 전에 대형 유통업체에서 장만하는 것이 가장 쌉니다.” 연간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수산물유통업계를 움직이는 인물 가운데 한명인 신세계 이마트의 금석헌(사진·40)과장이 말하는 제수용 수산물 구입요령이다.18일에도 금씨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하루종일 상담 계약을 진행했다. “150g짜리 참조기 한마리가 4500원대로 11월 말보다 2배가량 올랐네요.” 그가 남들보다 먼저 유통업체에서 제수용품을 사라고 충고하는 것은 대형 업체는 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재래시장은 상인들의 구매물량이 유통업체보다 적어 물가가 오르는 대로 즉시 가격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마트를 대표하는 수산물 구매 담당자로 매년 30∼40%씩 매출을 늘려왔다.10년 가까이 수산물 바이어로 일하면서 우리나라 삼해(三海)는 물론 일본 홋카이도,중국까지 가서 생선을 사온다.일년에 절반은 전국의 수산 현장을 돌아다닌다. 금 과장의 깜짝 매출 실적의 일등공신은 손질된 생선이다.생선 손질을 어려워하는 젊은 주부들을 위해 일년전 할인점에서는 처음으로 생선을 토막쳐 팔기 시작했다. 윤창수기자 geo@
  • 주말매거진 We/빙우

    ‘여성감독이 찍은 한국최초의 산악영화’.16일 개봉하는 김은숙 감독의 데뷔작 ‘빙우’(氷雨·제작 쿠앤필름)에 따라다닌 수식어다.거대 빙산을 캔버스삼아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붓질해낸 영화에 제작사가 붙인 장르는 ‘산악멜로’. 험산이 뿜어내는 역동적 외연과 주인공들의 순애보로 충만한 내실이 조화를 이뤄 감상포인트가 신선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설산(雪山) 베이스캠프에 모인 해외원정 등반대원들을 접하는 순간,관객들은 ‘전에 보지 못했던 한국영화’라는 감탄사를 내뱉을 만하다.중현(이성재)과 우성(송승헌)은 알래스카 아시아크봉을 오르는 주요 등반대원.두 남자가 왜 하필이면 그 봉우리를 오르려 하는지,영화는 한뼘한뼘 그 사연을 풀어주는 것으로 드라마의 살을 붙인다.지리한 여행길의 길동무가 그렇듯 둘 모두 별 뜻없이 자신의 지나간 사랑을 추억한다.그러나 뜻밖의 조난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내몰릴 즈음,둘이 한 여자를 추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중현과 우성의 기억 속 교차점에 서있는 여자 경민(김하늘)은 두 남자의추억을 통해 캐릭터가 완성돼간다.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시종 ‘과거형’으로 복기되는 이같은 접근방식도 색다른 맛이다. 영화는 멜로관객들에게 모처럼 ‘온탕냉탕’의 이색처방을 내렸다.산악영화를 방불케 하는 아찔함과 애절한 멜로의 정서 사이를 쉼없이 들락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산악 멜로’라는 노림수는 오히려 어정쩡한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는 평가도 있다.이루지 못한 연애담의 애상에 빠져보기엔 암벽등반의 위험요소들이 아찔하게 부각되고,그렇다고 대담한 스케일의 등반드라마를 즐기기엔 토막 회고담이 너무 자주 끼어든다.이렇게 긴장과 이완을 반복한 탓일까. 영화의 붓터치는 채도높은 수채화보다는 덧칠된 유화쪽에 가깝다.이렇다 할 전후설명도 없이 중현이 유부남이란 이유만으로 경민과의 사랑이 깨지는 대목 등은 요즘 관객들에겐 설득력이 모자란다.멜로의 함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 건 그래서이다. 빙산 등반 장면들은 캐나다 유콘주 빙하지대에서 찍었다. 황수정기자 sjh@
  • [데스크 시각] 건강의 비법

    “하늘이여 간청하나이다.앞으로 몇 년만,아니 1년만이라도 나에게 내려 주소서.내 재산 전부를,진(秦) 제국의 전부를 바치겠나이다.” 기원전 221년,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200여년 전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시황제가 만 49세 때 병마에 시달리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가마 안에서 한 말이다.여기서 ‘내려 주소서.’하는 말은 건강을 달라는 뜻일 게다. 진시황은 어려서부터 호흡기가 약해 자주 콜록거렸으며 감기에 잘 걸렸다.누구보다 삶에 대한 애착이 컸던 그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영약을 찾아 영원한 생명을 향유하고 싶어했지만 그런 약을 구하지 못했다. 당 태종도 불로장생을 위해 마신 묘약이 원인이 돼 세상을 떠났다.그의 나이 51세였다.춘추 시대 패자(者) 가운데 하나였던 진(晉) 문공은 정력을 살린다고 산삼, 녹용을 상복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당신이 영원히 살 수는 없지만,활력있게 오래 살고 싶다면 그에 대한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바로 서울신문이 지난해 3월부터 매주 월요일자에 싣고 있는 ‘나의 건강보감’에 나와 있다.시인인 이해인 수녀는 “먼저 영혼의 건강을 살피라.”면서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소개하며 기도의 건강 효과를 얘기한다.“특정 종교에 관계없이 행하는 기도의 명상 효과,긴장 완화와 심리적 안정이 의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어요.단 기도에는 꼭 사랑을 담아 주셔야 해요.” 서울신문에 ‘유림(儒林)’을 연재하고 있는 소설가 최인호씨는 혼자 땀흘리며 산을 탄다.그는 “명상하며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수양이자 영혼이 정화되는 체험이다.내면의 화(火)가 이내 숨죽여 평온해지고,너그러워진다.”고 말한다.‘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는 호두를 닮은 가래 두 알을 손으로 날마다 주물러 묵은 어깨병을 고쳤다. 대하 역사 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씨는 남들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오지 여행을 혼자 가기 좋아하고 된장,고추장,콩나물,시래기,자반 고등어 등 전통 음식을 들며,침대를 피해 온돌에서 잔다. 부부가 마치 금실 좋은 잉꼬처럼 함께 운동하며 건강을 다지기도 한다.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강명자 꽃마을한방병원장 부부는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둘만의 탁구를 즐긴다.세계 유일의 여류 바둑 9단위 보유자인 루이나이웨이와 그녀의 남편 장주주 9단은 명상과 단전호흡으로 기(氣)와 힘을 기른다. 민선 서울시장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조순 박사는 요가와 등산이 취미요 건강다지기다.국문학자 김열규 교수는 일광욕과 삼림욕,산책과 명상이 어우러진 풍욕(風浴)으로 묵은 때를 벗겨내고,세계적인 건축가 김진애 박사는 토막잠을 즐긴다. 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벽달리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은 반신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달리기나 계단밟기 등을 필사적으로 한다.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바로 조직의 병증이 되기 때문이란다.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는 단전호흡 예찬론자다. 사람마다 건강법은 이처럼 제각각이다.우리 삶에서 건강없이 이룰 수 있는 게 과연 뭐가 있을까. 건강이 우리 삶의 알파요,오메가라면 자신의 일과 생활에 맞는 건강법을 찾아 ‘평생 실천’해야하는 것 아닐까. 유상덕 생활레저부장
  • 주말 매거진 We/갈치 채낚기 어선 조업현장

    반짝거리는 은빛에 날씬한 외모의 갈치.과거 서민들의 밥상 친구였던 갈치가 ‘귀한 먹을거리’로 변신한 지 오래다.‘바다의 귀족’으로 대접받는 등 품격(?)도 높아졌다. 갈치 가운데 최고로 치는 것은 채낚기로 잡은 은갈치.저녁에 조업을 나가 다음날 새벽 들어온다.제주도에서 ‘당일바리’라고 부르는 이런 갈치는 싱싱한 바닷내가 물씬 풍긴다.갈치 채낚기 어선에 동승,조업 현장에 함께 나간 뒤 공동판매를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취재했다. 제주 성산포 앞바다 공진호에서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채미줄(낚싯줄) 빨리 올려.” “풀치(갈치 새끼)밖에 없잖아.” 지난 6일 밤 제주도 성산포 20여㎞ 앞바다.갈치 채낚기 어선 303 공진호(선장 김영칠·50) 선원들의 손놀림이 바쁘다.제주의 검은 밤바다에서 막 올라온 갈치를 떼어 내 스티로폼 상자에 담기 시작했다. 낚싯줄에 걸려 퍼덕거리는 갈치는 유난히 반짝거렸다.대낮처럼 환히 밝힌 고깃배의 집어등에 반사된 갈치는 은으로 도금한 듯했다.그래서 ‘은갈치’란 말이 생겨났나 보다.도회지의 수산시장에서 본 희멀건 갈치가 아니었다. 공진호 뱃머리 오른쪽에서 갈치 조업에 한창이던 송덕길(48)씨는 갈치를 아주 조심스럽게 다뤘다.“갈치는 물에 나와 공기를 마시자마자 바로 죽습니다.그래서 저녁 때보다 새벽이나 아침에 잡힌 갈치가 싱싱하고 더 맛있어 값도 더 나갑니다.” 갈치는 성질이 급한 만큼 빨리 죽고 빨리 상한다.비늘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이유다.어찌 보면 선도를 싱싱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로 채낚기의 경쟁력이다.2∼3년된 갈치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제주도에선 갈치 채낚기를 ‘당일바리’라고 부른다.저녁에 조업나가 다음날 새벽에 돌아와 경매에 부치는 까닭에 붙인 이름이다.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주로 연안에서 잡기 때문에 배도 10t 미만의 소형이다. 갈치 채낚기는 낚시와 같은 개념이다.바다에 나가 닻을 내려두고 낚싯줄에 보통 15∼17개의 낚시를 매달아 바다에 드리웠다가 미끼를 물면 낚싯줄을 잡아 당긴다.배가 작은 까닭에 롤링(좌우 흔들림)과 피칭(전후 흔들림),수직 흔들림이 아주 심하다.“우리같은 뱃사람도 한달 남짓만에 채낚기를 타면 고생을 하지요.”10여년째 배를 탄다는 강성일(50)씨의 말이다. 이런 채낚기로 잡은 갈치는 가장 비싸게 팔린다.싱싱한 까닭에 고급 음식인 갈치회나 갈치회무침 등에 쓰인다.선장 김씨는 “성산포 갈치가 좋은 이유는 성산포 앞바다의 조류가 빨라 고기가 퍼석하지 않고 졸깃하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갈치 연승이나 그물을 이용한 방식이 많이 잡히지만 선도가 떨어진다.연승은 3∼4㎞의 가로줄에 작은 낚싯줄 200여개 정도를 달아 조업하는 것이다. 멀리 나가서 잡아 올리며,짧아도 3∼4일은 걸린다.선상에서 급랭시킨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채낚기보단 신선도가 떨어져 값이 덜 나간다. 그물에 든 갈치들은 서로 물어뜯거나 부딪혀 비늘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이렇게 회색 멍이 든 것을 보통 ‘먹갈치’라고 부른다.주로 굵은 소금을 뿌려 굽거나 졸여 먹는다. 자정이 넘었는데도 조황이 부진하다.선원들은 별로 신나는 표정이 아니었다.선미에서 애꿎은 삼치만 낚아올린 강씨는 “갈치가 한창 올라오는 9월에 비해 엄청 안 잡히는 거지요.”라고 되뇌며 검은 바다만 쳐다봤다. “날이 추우니까 갈치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갔어.일부는 더 깊이 잠수했고.”다소 굳은 표정의 선장 김씨는 어군 탐색기를 살펴봤다.보통 갈치는 수심 50m 전후에서 산다고 한다.밤이면 불빛을 보고 수면으로 떠오른다는 것.하지만 요즘같은 겨울 추위엔 갈치가 수온이 그래도 따뜻한 수심 70∼80m까지 내려가서는 올라오지 않는다.낚싯줄도 덩달아 수심 100m까지 내려간다. 선수 왼쪽에서 김홍제(50)씨가 새끼 갈치인 풀치를 포떠 냉동 꽁치 대신 낚시 바늘에 끼우고 있었다.“갈치는 성격이 굉장히 난폭하지요.배가 고플 땐 동료 꼬리를 잘라 먹을 정돕니다.”그는 “갈치가 머리를 세우고 수직으로 다니면 긴장한 탓에 입질을 하지 않는다.그러나 수평으로 헤엄치면 먹이를 문다.”면서 “풀치는 상품가치가 덜나가 미끼로 쓴다.”고 말한다.하지만 보통 여름에 많이 잡히는 풀치를 햇호박을 넣어 지져 먹으면 별미란다.새벽이 가까워지면서 빈 낚싯줄이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졌다.선장 김씨는 돌아가잔다.멀리 다른 배의 집어등만 보이는 어둠속에서 그는 선수를 성산포항으로 돌렸다.귀항길에 선원들이 어획을 정리했다.갈치가 10㎏들이 3상자였다.길이 65∼70㎝ 댓갈치(큰것·20∼24마리) 1상자,중짜(40∼50마리) 2상자였다.잡어도 좀 있었다. 다음날 오전 7시 제주 성산포수산업협동조합 앞 공판장.간밤에 조업나갔던 100여척의 채낚기 어선들이 차례차례 갈치를 내려놓으면서 활기를 띠었다.도도한 은갈치 상자가 배에서 내려오자마자 빨간 모자를 쓴 중개인들이 모여 호가를 불렀다.공진호의 성과는 28만원가량.성산포수협 공매 가격으로 댓갈치 1상자에 17만 9000원,중짜가 5만원선이었다.선장 김씨는 “인건비는커녕 기름값도 안 나온다.”고 투덜거렸다.전날 오후 4시에 일출봉 옆으로 떨어지던 낙조를 받으며 나갔다가 이튿날 오전 7시에 돌아온 15시간의 조업치고는 성과가 부진한 편이다.“이젠 당일바리도 그만둬야 할까보다.내년 사오월에나 다시 시작해야지.”오원국(46) 성산포수협 판매과장은 “제주도에선 연중 갈치회를 먹을 수 있지만 산란기(2∼4월)를 앞둔 요즘이 살이 올라 가장 맛있을 때”라고 말했다.그는 “성산포수협에 위판되는 생선의 90% 이상이 갈치”라며 “성산포 갈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장이 좋을 때라면 이곳에서 갈치 축제를 여는 것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성산포 은갈치는 공매를 거쳐 횟집이나 전국의 백화점과 할인점 등으로 간다. 갈치는 예전엔 우리나라 연안 전체에서 많이 잡혔다는 것이 어류학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우리 속담에 “돈 없으면 절인 갈치를 사먹으라.”고 했을 정도로 흔했다. 칼(刀)을 신라시대엔 ‘갈’로 불렀다.갈치란 이름도 그때 굳어졌다는 것이 어류학자 정문기씨의 이야기다.도어(刀魚)라고도 불렀다.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갈치 모양은 긴 칼과 같고 몸은 약간 납작하다.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며 맛은 달다.”는 기록이 나온다.띠 모양이라 하여 군대어(裙帶魚)라고도 불렀다.속명은 갈치어(葛峙魚).새끼는 풀치·풋갈치·빈쟁이·붓장어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일본에선큰 칼모양이란 뜻의 다치우오(太刀魚),수직으로 서서 헤엄치는 습성을 묘사해 다쓰오(立つ魚)로도 불린다.영어 이름은 머리카락과 같은 꼬리를 가졌다 하여 헤어 테일(hair tail)이다. 갈치는 동료간에 꼬리를 먹을 정도로 극성스럽다.친한 사이에 모함을 할 때를 비유하는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속담도 그래서 생겨났다. 하지만 모성애가 지극한 생선이다.암컷은 알을 낳은 뒤 주위를 맴돌며 안전하게 부화하도록 지킨다.한눈을 잠시도 팔지 않기 위해 먹이활동도 하지 않아 아주 야윈다. 갈치는 육식성으로 정어리·전어·민어류 등을 좋아한다.단단한 것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그래서 이빨을 소중히 여기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늘이 없는 생선이다.김지혜 국립수산진흥원 연구관은 “갈치 몸을 덮고 있는 은백색 물질은 ‘구아닌’이란 성분”이라며 “구아닌은 인조 진주의 원료”라고 밝혔다. 갈치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글루탐산과 호박산 등 감칠맛을 돋우는 성분도 많다.갈치회를 먹으면서 단맛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갈치에는미량이지만 당질이 들어있기 때문.이광철 슬기수산 대표는 “갈치는 칼슘에 비해 인의 함량이 매우 높은 산성 식품”이라며 “채소와 같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엔 서울에서도 제주산 갈치회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제주도의 유명 식당 등에 주문만 하면 갈치회를 만들어 냉동 포장,항공편으로 서울에 보낸다.갈치회 한 접시에 제주도와 같은 보통 2만 5000원이다.여기에 택배비용을 추가하면 된다. 이기철기자 ■갈치군 맛바람 났네 갈치 집산지 제주에선 언제든지 갈치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회·구이·조림·찜·국….이 가운데 갈치회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선원들이 배에서 먹던 술안주였다.갈치회는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하다.입안에 넣고 한참 우물거리면 달착지근하다.이런 갈치회 맛을 제주도 사람들이 그냥 놔둘 리가 없다. 10여년전부터 제주도의 항·포구를 중심으로 갈치횟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간밤에 잡은 갈치를 다음날 식탁에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갈치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날씨에 특히 민감하다. 음식점주인들은 “해상에 기상 특보가 2∼3일 발령돼 갈칫배가 묶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 사람들은 갈치회를 잘하는 곳으로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 어시장 입구의 성복식당(064-757-2481)을 꼽는다.사장 이성춘(53)씨는 30여년 배를 탔던 마도로스 출신.어릴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기억을 되살려 최근 새로운 메뉴 갈치회무침을 내놨다.한 접시에 3만원. 성북식당의 갈치국도 좋다.국물이 희뿌예져,보기엔 비릴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맵싸한 고추와 배춧잎이 들어있다.비결은 신선한 갈치를 쓰기 때문이란다.1인분에 7000원.성산포수협 중매인을 겸하고 있는 그는 “좋은 갈치를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영업의 비결”이라고.1·3 월요일엔 장사를 하지 않는다.이외에도 갈치회(2만 5000원),갈치구이(2만원),갈치조림(2만∼3만원)도 한다. 서울 역삼동 역삼역 부근에 최근 성북식당이 강남점(02-565-4677)을 냈다.동생 성봉(48)씨가 운영한다.갈치와 고등어 등의 재료를 제주도에서 매일 항공편으로 갖고 온다.이곳의 갈치 요리는 서울 사람의 입맛에 맞춰 조금 단듯하다.갈치회는 3만5000원,갈치국은 8000원.갈치회무침은 내놓지 않고 있다. 갈치 요리 등 제주 향토 음식을 하는 물항식당이란 상호가 전국에 퍼져있다.하지만 제주시 연동 물항식당(064-753-2731) 오복렬(45·여) 사장은 “수도권에서 분당점(031-701-8792)과 평촌점(031-381-6776)을 제외하곤 우리 식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제주물항,탑동물항 등은 모두 손님들을 헷갈리게 하는 유사 상호”라고 주장했다. 갈치조림을 잘하는 곳으로 성산포읍의 해촌(064-784-8001)을 들 수 있다.한·일 해협을 뗏배로 횡단한 것으로 유명한 사장 김덕주(50)씨가 통나무로 지은 집이다.고성리에서 성산포로 들어가는 입구의 첫 집이다.성산 일출봉과 앞바다의 전망도 아주 좋다.갈치구이 1만 2000원,조림 2만 5000∼4만 5000원. 서울 서초동 종로학원 뒤 서귀포오분작뚝배기(02-523-9898)는 서귀포출신 부부가 제주의 재료로 운영한다.갈치 구이와 조림 각 3만원.서울 세종문화회관 뒤쪽의 한라의 집(02-737-7484)도 꽤 알려져있다.2∼3명이 먹을 수 있는 갈치회는 3만 5000원.구이는 갈치 1토막에 1만원.조림 9000원,국 8000원을 받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숭례문 수입상가에도 갈치골목이 형성돼 있다.전국의 상인들이 한번씩 찾는 곳은 희락(02-755-8393)의 갈치조림.첫 맛이 시큼한 듯하다가 매콤 달콤한 갈치 조림 한 냄비(2인분)에 1만원.반쯤 조려두었다가 손님이 오면 바로 익혀 낸다. 수도권인 분당의 궁내동 녹원가든(031-711-9363)도 갈치요리로 유명하다.제주산 갈치의 항공직송을 경기도에선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갈치회 1접시 4만·6만원,구이 1만 6000원,갈치국 1만 3000원. 이기철기자 chuli@ ■안승춘의 갈치요리 비법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은 68년 조리업계에 뛰어들어 36년 동안 음식을 개발하고 연구했다.한·양·중·일식을 두루 통달해 ‘생활요리의 대가’로 불린다.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02-833-1623)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갈치는 웬만한 수산시장에선 다듬어준다.갈치가 싱싱하다면 대가리 부분을 버리지 말자.입은 잘라내고 대가리를 찜이나 조림을 할 때 넣으면 차지고 맛있다.대가리를 손질할 땐 낚싯바늘을 반드시 빼내야 한다. 갈치는 중불에 노릇하게 구워야 맛있다.센불로 구우면 타고 살이 퍼석거린다.잘라 내버리는 꼬리는 빵가루를 묻혀 바싹 튀기면 잔 뼈까지도 먹을 수 있다.표면에 상처가 없고 색깔이 은빛 그대로인 갈치가 신선하다.눈은 까만색이며 아가미가 선홍빛을 띠고 있어야 한다.갈치는 꼬리를 떼어먹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꼬리가 뭉텅한 것도 괜찮다.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갈치 포전 ●재료=갈치포 300g,달걀 2개,다진 실파 2큰술,청주·참기름 1큰술씩,후추 ¼작은술,밀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뼈와 가시가 없도록 포를 떠 4㎝x5㎝크기로 썰어 놓는다.(2) 청주·참기름·후추를 섞어 (1)의 갈치포에 발라준다.(3) 달걀에 실파를 넣어 섞는다.(4) (2)의 갈치포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입혀 기름 두른 팬에 놓아 전을 지진다. 갈치 양겨자구이 ●재료=갈치 400g,양겨자 2큰술,레몬즙·다진 마늘 1작은술씩,맛소금·치커리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싱싱한 것을 준비하여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제거하여 씻는다.(2) 손질된 갈치는 4㎝ 길이로 토막을 낸 다음 1㎝ 간격으로 칼집을 넣어 맛소금을 뿌린다.(3) 양겨자에 레몬즙과 마늘을 넣고 섞어 (2)의 갈치에 바른다.(4) 오븐이나 석쇠에다 갈치를 노릇하게 굽는다. 갈치 강정 ●재료=갈치 2마리,녹말 (@)컵,식용유(튀김용) 약간,마늘·통깨 조금씩 ●조림장=간장·청주 1큰술씩,고추장 2큰술,물엿 3큰술,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7㎜ 폭으로 썰어 녹말을 묻힌 다음,촉촉해지면 170℃ 식용유에 넣어 튀긴다.도중에 건졌다가 기름 온도가 올라오면 다시 넣어 빳빳하게 튀긴다.(2) 마늘은 편으로 썰어 놓는다.(3) 냄비에 조림장 재료와 마늘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 윤기가 나면 (1)의 튀겨 놓은 갈치를 넣고 버무려 통깨를 뿌린다. 갈치 서양간장조림 ●재료=갈치 1마리(500g) ●양념장=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맛술·청주·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씩,물엿 3큰술,다진 파·다진 고추(또는 고춧가루) 2큰술씩,참기름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는 두툼한 것으로 준비하여 비늘을 긁은 후 씻어 건진다.(2) 양념장은 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물엿·맛술·청주·다진 마늘·다진 파·다진 고추·참기름·깨소금을 섞어 만든다.(3) 냄비에 갈치를 담은 후 양념장을 끼얹고 물 ½컵을 부어 은근한 불에서 조린다. ●팁=갈치의 양이 많을 때는 물의 양을 줄여야 하며,양념장에 우스타소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카레가루를 조금 넣는 것도 좋다. 갈치 별미찜 ●재료=갈치 1마리,무 300g,두부·호박 ½개씩,팽이버섯 1봉지,풋고추·홍고추 2개씩,대파 1대,양파 1개 ●양념=간장 ½컵,고춧가루 4큰술,맛술·물엿·다진 마늘 3큰술씩,설탕·깨소금·참기름 2큰술씩,다진 생강 1큰술,후추 1작은술,녹말 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의 비늘을 긁고 토막을 낸 다음 씻어 놓는다.(2) 무는 1㎝ 두께로 썰고 두부도 두툼하게 썬다.(3) 호박은 1㎝ 두께로 썬다.(4) 풋고추·홍고추·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놓고 양파도 1㎝ 두께로 썬다.(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6) 냄비에 무를 깔고 물 2컵을 붓고 끓여 무가 반쯤 익으면 갈치를 넣고 양념장을 뿌려 찜을 한다. 갈치 단호박조림 ●재료=갈치(大) 1마리,단호박 300g,붉은 고추 1개,물 2컵 ●양념장=간장·다진 파·고춧가루·청주 2큰술씩,굴소스·다진 마늘·설탕 1큰술씩,다진 생강·물엿·참기름·깨소금 ½큰술씩,후추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비늘을 긁고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먹기좋게 토막 내어 씻어 물기를 뺀다.(2) 단호박은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썬다.(3) 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뺀다.(4) 분량의 양념 재료를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5) 냄비에 큼직하게 썬 단호박을 깔고 갈치를 얹은 후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는다.(6) 물 2컵을 냄비 가장자리에 붓고 중불에서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조린다.
  • [씨줄날줄] 서울역

    “나는 복순이가 아니에요.복순이는 죽었어요.내 이름은 엘레나.김 엘레나예요….”어린 시절 숱하게 듣던 남보원 원맨쇼의 단골대사 한토막이다.복순이는 개발붐이 한창이던 60∼70년대초 서울역 무작정 상경파의 대명사쯤되는 여인.돈이 넘쳐나던 시절 유흥가 인기마담으로 입신,성공은 했지만 지지리도 못 먹고 못 입고 못 배웠던 어릴 적 생각,눈에 걸리는 동생들,배신한 애인생각에 술만 들어가면 이렇게 홀로 타령하는 것이다.상경 소년소녀를 꾀는 엉큼한 포주,호객꾼,소매치기,암표상,매혈꾼,광장의 선교사들….지난 시절 서울역전을 장식해온 주인공들이다.IMF위기 이후 노숙자들이 가세했지만 그 풍경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새해 첫날 환한 대형 유리건물의 고속철 서울역사가 문을 열면서 한많은 서울역 풍경도 함께 마감될지 모르겠다.대형 쇼핑몰과 함께 위용을 드러낸 새 역사는 마치 국제공항 대합실을 연상시키듯 너무 화려해 옛 서울역전의 주인공들이 머물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역사가 처음 들어선 것은 1900년 8월,염천교 아래 논 한가운데 10평 남짓한 목조건물이었다.첫 이름은 남대문정거장.인천과 서울을 잇는 경인선 33㎞의 출발역이었다.경성시민들은 ‘불을 먹는’쇠덩어리 괴물의 등장에 기절초풍들 했다고 하니 그 문화충격이 가히 짐작된다.지금의 르네상스식 붉은 벽돌건물은 이후 서울인구가 30만명으로 늘어나 새 역사가 필요해진 1925년 준공됐다.일본 건축가 쓰카모토 야스시가 설계했고 설립주체는 일본의 남만주철도주식회사였다.당시 동양 제1역은 도쿄역,제2역은 경성역이라고 했다 하니 대단한 건축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조선을 착취하려는 일제의 야욕이 숨어있는 부끄러운 유물이기도 하다.다행히 1919년 9월 강우규 의사가 사이토 신임 일본총독 일행에게 폭탄을 던져 의거한 곳이기도 하니 부끄러운 역사만 있는 자리는 아니다.1988년 대합실이 현대식으로 바뀌긴 했지만 지난 80여년간 서울역의 얼굴은 이 아름다운 붉은 벽돌집이었다.이 건물이 문화관으로 바뀌고 대신 활시위를 상징하는 역동적인 초현대식 고속철 역사가 들어섰으니 또 한 시대의 자리바뀜이 이렇게 해서 이뤄지는 모양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 [나의 건강보감]김진애 건축가 박사

    그의 영역은 넓다.그래서 더러는 “그가 뭐하는 사람이지?”하고 헷갈려 한다.수십층 빌딩에서 오밀조밀한 주택까지 척척 설계해 내니 건축가이고,그게 성에 안차는지 아예 산본 신도시를 하나 대뜸 들어다 앉혀놨으니 도시설계가다.아주 가끔씩은 도시도 아니고 건축도 아닌 대문같은 소품에 매달리니 인테리어 디자이너 같기도 하고,좀 조용하다 싶으면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같은 베스트셀러를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20년간 4~5시 기상 ‘종달새 생활' 이처럼 ‘경계’를 구획하는 도식적 직업 가르기가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여자.스스로를 도시건축PD라 부르는 김진애(50),바로 그 사람이다.주변에서는 그의 무량한 정열에 혀를 내두른다.오죽하면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이렇게 살다가 언젠가는 뚝,부러져 버릴지도 모르지만 전 전형적인 종달새로 살아요.거의 매일 날이 밝기 전인 오전 4시,늦어도 5시 전에는 일어나 제 일을 하거든요.그렇게 해서 얻는 건 남들보다 2∼4시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대신부족한 잠은 낮동안의 토막잠으로 때웁니다.” 요샛말로 ‘아침형 인간’인 그의 낮잠벽(癖)은 유별나다.낮잠을 자지 않으면 마치 구멍이 막힌 모래시계처럼 이후의 일이 더디거나 꼬인다.“365일을 어김없이 그렇게 살아요.낮잠이 제 창조적 에너지의 통로인 셈이죠.이를테면 야행성 습관인데,지금 열여덟인 둘째애를 낳고부터 시작됐어요.”둘째를 낳은 뒤 아기의 생활 패턴에 자신을 맞추다보니 그게 몸에 익어 지금도 그렇게 산다. ●피렌체 성당 돔지붕서 자기도 장소도 별로 가리지 않는다.“그럴 수 있다는게 제 장점이죠.이탈리아 피렌체의 성당에서는 돔지붕 끝의 큐폴라속으로 올라가 잤구요,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쇼핑몰 위쪽 카페에서도 자봤어요.짧고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도시가 품에 가득 안겨오는 뿌듯하고 청량한 기분,이걸 뭐라고 설명하지?직접 느껴보세요.”20년 가까이 습관이 돼 잠에 드는 일도 어렵지 않다.숫자를 세거나 라디오를 들으면 길어봐야 5분 안에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소리가 멀어지고 몸이 허공에 떠오르는 느낌’과함께 잠의 삼매경에 든다.일상의 ‘낮잠’도 그를 거치면 이렇듯 미학적 가치를 획득하는 아름다움의 소재로 탈바꿈한다.일꾼답게 깨어나는 것도 순식간이다.밤에도 좋아하는 영화를 비디오로 보며 영어 대사를 외우다 숙면에 든다.영화광이기도 한 그는 이런 습관 덕분에 명화 50여편의 대사는 줄줄이 꿸 정도. 그의 또다른 즐거움은 애견과 함께 나서는 산책.한강변이나 양재 ‘시민의 숲’을 걷는 산책은 진돗개 ‘울럼이’가 준 선물이다.줄넘기나 맨손체조도 하지만 울럼이와 뛰어놀며 일상의 건강성을 확인하는 일을 무척 즐거워 한다. “개든 뭐든 또다른 생명체를 길러보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특히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건 자신의 몸으로 또다른 뭔가를 추구해 보라는 겁니다.그게 애완견 키우기든,화초 가꾸기든 상관없어요.그런 정서가 정신 건강에 중요하잖아요.그런데 그게 없으니 소모적 갈등으로 소일하고 엉뚱한 데 에너지 소모하고…”. ●애견과 함께하는 산책 또다른 건강법 그는 지난 80년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MIT에서 건축과 도시계획 분야의 환경설계학을 전공,박사학위를 땄다.그때 미국에서 8년을 살면서 리버럴한 사고와 인식을 체질화했다.“MIT에서의 생활이 제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돼요.하버드가 미국적이라면 MIT는 세계적이지요.그렇게 학풍이 달랐는데,제가 가진 창조적 소양이나 실용·실천 추구,그리고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이 모두 그곳에서 얻은 거라고 봐야죠.”‘김진애너지’라고 불리는 역동성의 원천은 바로 지적 호기심의 창조적 발현이며,그런 동기가 지금도 그더러 온 몸으로 일에 부딪게 하는 것이다. 괄괄하고 거침없으며,무슨 일이든 쾌도난마식으로 ‘예스’와 ‘노’를 분명히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발랄한 토론을 즐겨 가족건강법을 묻자 거침없이 토론이라고 답한다.“일요일엔 남편(KIST 강릉 분원장) 두 딸 등 네 식구가 모여 토론을 합니다.주제는 항상 다르지만 그렇게 가족들이 시간과 공간,특정 주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건강성의 전제가 아닌가 생각돼요.”한번은 연말 가족모임에서 식사겸 서로 고칠 점을 얘기하기로 했는데,물경 다섯시간이나 마라톤토론을 하기도 했다.“분위기요?좋아요.언제나 그렇듯 ‘말발’에서는 남편이 밀리지만,옆구리가 저리도록 유쾌한 토론이었어요.”남편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한다.그는 이를 ‘서밋’(Summit:정상회담)이라고 부른다.“저녁엔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주로 아침시간을 활용해요.30분 가량 커피를 들며 나누는 아침 대화가 우리 부부를 부부이게 하는 소통의 파이프라인인 셈이죠.” ●가족이 모여 일요일마다 토론 즐겨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은 하루 한갑씩 태우는 끽연 기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체질적으로 폐기능이 약한 편이지만 아직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담소중에도 연신 담배를 태웠다.술도 덩치만큼은 마실 수 있지만 술 때문에 일에 방해받는 것은 질색이다.주량을 가늠하기 위해 체중을 물었으나 대답은 ‘비밀’이었다. 지금도 김진애는 ‘한국의 힘’을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메시지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21세기 글로벌 리더 100인’에 그가 뽑혔을 때,한동안 한국 사회는신선한 바람에 들떠 살랑거렸다.유력한 정치가,돈많은 대기업 총수도 아니고,인구에 회자되는 운동가도 아닌 그의 등장은 조용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그런 그는 지금도 뜨거운 ‘총알’처럼 변혁의 격발을 꿈꾼다.그것이 건축이든 도시든,아니면 정치든,나라든 그의 꿈에 경계는 없다.그의 꿈이 비록 모반일지라도 아름다운 것은 그가 한사코 자신의 꿈에 ‘인간에 대한 지독한 배려’를 함께 결박하기 때문이다. 심재억 기자 jeshim@ 한준규 기자 hihi@ 김진애박사의 토막잠 “낮시간의 토막잠이야말로 역동적인 에너지의 샘”이라고 그는 말한다.다양한 방면에서 참신한 시각과 뛰어난 식견을 보여 일찌기 전 국가대표 축구팀 히딩크 감독이 주창한 ‘멀티 플레이어’형인 김진애 박사는 자신의 일에 놀랄만한 집중력을 쏟아 붓는다.그런 만큼 심신의 에너지 소요량이 많지만 아직 그는 ‘고갈’을 모르고 뛴다.낮동안의 토막잠으로 체력은 물론 정신적 영감까지도 리필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가진 덕분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매달리는 낮시간이지만 사실은 효율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제 경우 낮시간의 대부분을 사람 만나는 일이나 네트워킹으로 보내는데,밤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한거죠.알고보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밤시간이 훨씬 효율적이거든요.”그렇게 20년 가까운 세월을 살다보니 이제는 남편과 두 딸도 어느새 ‘종달새’가 됐다. 점심 후의 낮잠인 만큼 길어야 30∼40분이지만 이 짧은 시간에 그는 마치 새 기계처럼 힘을 얻는다.“직장에서도 점심 시간을 늘려 직원들이 편하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한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유효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다.한국인의 시간 활용과 일상의 고효율화를 위한 ‘김진애식 제언’인 셈이다. 도시 및 건축전문가답게 아파트의 몰개성과 획일성,턴키방식 입찰제도의 관료성,그리고 결국은 상업주의에 함몰돼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또다른 연결 고리에 불과할 것이라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견해 등 그의 독설은 서늘했지만 그 비판의 혀끝에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가 있음을 누가 부인할 것인가.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는 “대개의 경우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멜라토닌 등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져 낮동안 의욕이 없고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며 “바람직하기로는 낮시간동안 졸리지 않는 것이지만 김 박사처럼 야간 취침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습관화된 경우에는 낮잠이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내년 경제 주름살 펴나/한은 “내년 5.2% 성장”

    우리경제가 내년에 5.2% 성장할 것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했다.경제의 기초체력으로 일궈낼 수 있는 잠재성장률 수준(연간 5% 안팎)을 2002년 이후 2년만에 다시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다.박승 한은 총재는 “국제유가·수출·환율 등 경제전망의 기초전제들을 비관적으로 설정하고 산출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상황에 따라서는 5% 중반을 웃도는 높은 성장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우리가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수출 밖에 없어 보인다.외형적인 성장지표의 상승이 체감경기에 봄기운을 몰고 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경상수지흑자 올 절반수준 60억달러 예상 한은은 11일 발표한 ‘2004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 4.8%(1분기 4.3%,2분기 5.3%),하반기 5.6% 등 연간 5.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이는 금융연구원(5.8%),산업연구원(5.5%) 등에 비해서는 낮지만 LG경제연구원(5.1%),한국개발연구원(4.8%),삼성경제연구소(4.3%) 등보다는 높다.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의 절반 수준인 60억달러,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낮은 2.9%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한은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추정했다.지난해 6.3%의 반토막도 안되는 수치다.이에따라 당초 정부가 공언했던 ‘3% 성장 달성’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개인들이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까 “내년 우리나라의 수출은 세계경제의 회복세를 타고 연초부터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간다.설비투자는 이르면 2·4분기,늦으면 3·4분기쯤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탈 것 같다.하지만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내수중심 기업들의 투자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민간소비도 대규모 신용불량 등에 따른 소비여력 부족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연말쯤이나 돼야 살아날 것이다.” 한은이 보는 내년 우리경제의 회복 시나리오다.한마디로 “수출이 이렇게 잘되는데 경제는 왜 이 모양인가.”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던 올해 상황이 상당기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이는 한은이 산출한 전망수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한은은 내년도 우리나라의 상품수출이 상반기 16.2%,하반기 12.1% 등 연간 13.2%의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설비투자는 상반기 4.4%로 소폭의 증가를 기록한 뒤 하반기 8.7%로 높아져 연간 6.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나 민간소비는 상반기 2.3%,하반기 4.1% 등 연간 3.2%에 그쳐 전체 경제성장률(5.2%)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고독한 ‘수출 외끌이’의 한계…산적한 경제 안팎 현안 한은 고위 관계자는 “경기회복의 원동력을 국내(내수)가 아닌 국외(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데서 오는 한계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경제 성장세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내년 하반기에 둔화될 가능성도 있어 수출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장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특히 내년 5%대 성장의 의미를 제대로 읽으려면 2.9%로 추정되는 올해의 낮은 성장률을 감안해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성장률의 기준이 ‘전년 동기’여서 극심한 침체를 겪은 올해 저(低)성장의 반사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경제를 둘러싼 불안요인 또한 녹록치 않다.한은은 “해외여건은 비교적 우리경제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노사갈등 악화,금융시장 불안,북핵 문제 등 불확실성이 많은 상태”라고 지적했다.박승 총재는 “노사관계 불안과 정치불안 등 우리경제 안팎의 ‘고비용 구조’를 어떻게 개선하는가가 회복의 속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내년에도 수출 주도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소비와 투자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끊겨 있는 상황이어서 급속한 경기 회복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나의 건강보감]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운동은 필사적으로 합니다.제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바로 조직의 병증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인 신창재(50)씨는 “정신이 맑고 건강해야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데,그 정신은 건강한 몸에서 비롯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조직 안팎에서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건강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CEO적 건강론이다. ●체력 약하면 남의 얘기 경청 못해 “저는 얘기를 많이 듣는 스타일인데,막상 조직의 책임자가 되니 그게 여간 힘들지 않아요.체력이 약한 사람은 남의 얘기를 진지하게,오래 듣지 못합니다.관심이 없거나 방향이 다른 얘기에는 짜증부터 내거든요.물론 제가 듣는 얘기가 모두 중요한 건 아닙니다.개중에는 허튼 말도 있고,관심없는 소리도 있습니다.그러나 그걸 막으면 여러 계층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장애가 발생하는 거죠.이런 이유로도 건강은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청탁불문(淸濁不問)식으로 운동을 하는 건 아니다.시간을 정해 봐야 어긋나기 일쑤지만 대신 주어진 여분의 시간은 철저하게 운동으로 메운다.“매일 달리기나 계단밟기 같은 유산소운동으로 800㎉ 정도의 열량을 태우니 결코 적은 양은 아니지요.”토막시간을 활용하는 운동이지만 오랫동안 몸에 익힌 ‘유연체조-본운동-근력운동’의 수순은 지킨다.바로 그의 3단계 운동법이다. ●의대 교수 시절,운동부족으로 허리병 앓아 사실,그가 이렇게 자투리 시간에 매달리는 것이 CEO가 된 이후의 변화만은 아니다.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시절,교통체증으로 날리는 시간이 아까워 지하철 출퇴근을 했는가 하면 도시락을 두개씩 싸가지고 다니기도 했다.저녁을 도시락으로 때우고 느지막이 출발하면 체증을 피할 수 있어서였다.이래야 할만큼 의사로서 그가 감당했던 부담은 컸다.“의사 일에 많이 지쳤어요.의대 교수지만 술과 담배에 관대하고,건강을 위해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그럭저럭 마흔을 넘겼는데,그때부터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지치기도 했고,허리도 안좋고….내가 뭘 위해 살았으며,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회의가 들어 그만두기로 했죠.그게 의대를 떠난 절반의 이유입니다.” 그는 의사를 그만 둔 것을 두고 ‘도루를 감행했다.’고 했다.그가 느낀 직업적 회의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술에 관한 기억은 엄청 토했다는 것이 전부입니다.술을 과음한 다음날은 잠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해 병원 뒷문으로 몰래 출근한 경우도 더러 있었고요.운동 가운데 골프도 좋아했는데,몸이 안좋으니 200야드가 정상인 드라이버 비거리가 160야드에도 못미치더라고요.잘 치는 여자보다 못한 건데,그래서 ‘짤순이’라는 놀림도 많이 받았어요.” ●복근강화 위해 윗몸일으키기는 필수 의사 시절,그는 과로와 운동 부족으로 허리병을 앓았다.운동의 필요성을 느껴 7층 연구실에서 3층 수술실까지 계단을 타기도 했지만 이미 가라앉기 시작한 몸이어선지 좀체 회복되지 않았다.“처음엔 디스크로 알았어요.그래서 진찰해 보니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 쇠약해지면서 나타난 증상이더군요.아마 사무직 종사자들은 대개 이런 증상을 갖고 있을 거예요.운동 부족으로 복근이 약해지면 척추 뒤쪽 근육이 당기는 힘에 끌려 허리가뒤로 젖혀지는데,이 때문에 배도 나오고 허리에 통증도 느끼게 되는 겁니다.”이를테면 일종의 직업병인 셈인데,그는 이때부터 쿠션 소파나 바퀴 달린 회전의자를 피했다.대신 집무실과 접견실에는 학생들이 쓰는 딱딱한 의자를 놓았다.딱딱한 의자로 척추를 바로잡아줘야 통증이 줄고,디스크로도 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복근을 강화하기 위해 윗몸일으키기가 필수 운동종목이 된 것도 이 무렵이다. 그의 건강은 부친이 암 선고를 받은 1993년부터 더욱 심각해졌다.“술과 담배를 떼어 놓을 수가 없었어요.아버님 돌아가신 충격의 절반을 그때 이미 받았는데,그런 생활이 96년 병원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피트니스센터에 나가 운동을 시작한 겁니다.” 지금은 거의 술을 하지 않으며,담배도 골프장에서만 한두대 하는 정도다.그는 본래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주변에서는 “돈이 많으니….”라고들 말하지만 “돈이 많다는 건 스트레스가 많다는 뜻이다.내가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은 운동의 상승효과”라며 ‘돈=행복’이라는 시각을 일축한다. 한국의 문예부흥을 이끄는 대산문화재단의 이사장까지 겸하고 있는 그는 여느 창업 2세대처럼 내놓고 경영수업을 받은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의사였다.그렇게 의사의 삶을 살다가 창업자이자 부친인 고 신용호 전 회장의 암 투병으로 ‘자의반 타의반’ 교보의 수장이 됐다.어찌 지금의 부담이 교수 시절의 그것에 못미치랴만 그래도 지금의 그는 건강하다. ●선친 뜻 이어 ‘자의반 타의반’ 경영자의 길로 그는 하루를 10분 단위로 토막내 쓴다.일상적인 면담도 대부분 20분을 넘지 않는다.“혼신을 다하고 있습니다.선친의 유업을 소홀히 할 순 없지요.오죽하면 아내가 바가지 긁는 걸 포기했겠습니까.”라며 밝게 웃었다.그런 그에게서 듣는 건강 담론은,일 한번 해보겠다고 작정한 CEO가 어떻게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전범(典範)이었다. 심재억기자 jeshim@ ■신창재회장의 3단계 운동론 “7년쯤 맘먹고 운동을 했더니 이젠 감기도 잘 안 걸려요.예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죠.이젠 경영에서도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그를 변화시킨 운동이지만 특별히 남다른 것은 없다.비결이라면 하루도 건너뛰지 않는 규칙성,그리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조화시키는 정도이다. “보통은 10분쯤 봉체조와 스트레칭을 한 뒤 본운동을 하는데,아무래도 달리기 비중이 크죠.바쁠 땐 계단밟기로 대신하고요.근력운동으로는 윗몸일으키기가 빠지지 않습니다.30∼40분 정도 운동한 뒤 뜨거운 물로 목욕하고 마무리하는 식입니다.”일정이 빠듯해 아침,저녁을 따로 가리지 않지만 ‘유연체조-유산소운동-근력운동’의 3단계 질서는 거의 흐트리지 않는다.“더러는 밤 11∼12시에도 운동을 합니다.셈해 보니 그렇게 매일 800㎉ 정도의 열량을 소모하더군요.” 그가 말하는 800㎉는 적지 않은 열량이다.체중 75㎏인 사람이 시속 9∼10㎞의 속도로 1시간을 뛰어 태우는 열량이 350∼400㎉ 정도이니 그의 운동량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늦은 시간에 운동한 날은 안정제를 먹고 숙면을 취하기도 한다.지방 출장 때는 운동이 가능한 곳을 숙소로 정할 만큼 운동이 일상화돼 있다. 신장 168.5㎝,체중 67㎏의 군더더기 없는 몸매를 가진 그의 건강법은 종합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체력과 스트레스 해소,섭생,기호 식품,수면 관리 등을 모두 고려한다.예컨대,섭생의 경우 소식 위주에 맵고 짠 음식을 피하는 대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아침은 두유와 노른자를 뺀 달걀 부침,점심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밥이나 밀가루 음식을 최소화하는 대신 야채와 고기를 주로 먹는다.이렇게 하면 오후의 식곤증을 덜 수 있다.저녁도 넉넉하게 먹되 포식은 피한다.여기에 종합비타민 한 알이 그가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그에게 모든 사람들이 보험없이 건강하게 사는 법을 묻자 “있다.”고 했다.“결국은 운동이 중요합니다.체조 등 유연성 운동과 함께 등산,달리기 등 하체 위주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며 여기에 적당한 근력 운동을 덧붙인다면 더 바랄 게 없지 않을까요.” 심재억기자
  • 동해안 포구로 떠나는 초겨울 맛여행/도루메기요, 얭미리~

    ●사람떼 떠난 자리 물고기 한가득 동해안은 계절에 따라 사람떼와 고기떼가 자리바꿈을 한다.여름철 피서객들로 까맣게 덮였던 백사장은 지금 휑뎅그렁하지만,몇발짝 너머 연안바다는 도루묵과 양미리들의 차지.9월까지만 해도 오징어 일색이던 동해안 포구마다 성어기에 이른 다양한 물고기들이 넘쳐난다. 생선 상자를 배에서 내리는 어부의 등에선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고,“도루메기”“미리”를 외치는 아줌마의 목소리에 억척스러움이 배어 있다.턱밑까지 다가온 추위에 자칫 움츠러들기 쉬운 11월.따끈따끈한 삶의 기운이 느껴지는 동해안 포구로 나들이를 떠나보자.새벽 6시.주문진항은 아직 어둠에 싸여 있지만,선착장 한편에선 막 들어온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켜놓고 그물에서 도루묵을 따내는 작업이 한창이다.가까운 바다에 미리 쳐놓았던 그물을 걷어다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서서히 어둠이 걷히고,멀리 방파제 위로 온 세상을 붉게 불들이며 태양이 떠오른다. ●알 꽉찬 도루묵 씹는 맛 독특 11,12월은 현지 사투리로 ‘도루메기’로 불리는 도루묵산란철.그래서 잡히는 놈들은 대부분 수심 200m 안팎의 연안에 알을 낳으러 온 암컷들이다.하나같이 배가 불룩하다. 예전엔 ‘말짱 도루묵’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하잘것없는 생선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어획량이 줄어 값이 비싼 편이다.도루묵 알이 백혈병 예방과 원폭 피해자들의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한동안 일본으로 많이 수출돼 국내에선 알배기를 맛보기 어려웠다.올해는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 편이라 선착장엔 좌판마다 수북이 쌓여 있다.스무마리에 1만 7000원 정도.2500원을 별도로 내면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채워 포장해 준다. 도루묵은 대개 찌개와 조림·구이로 먹는다.선착장 인근의 ‘어부촌’(033-662-8352)이란 식당에 들어가 도루묵 찌개와 구이를 시켰다. 이맘때 먹는 도루묵 맛의 포인트는 알에 있다.찌개든 구이든 익으면서 알집이 몸밖으로 삐져 나오는데,약간 끈적거리면서 톡톡 터지며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수컷에서 터져나오는 유백색의 곤지(도루묵의 정소) 맛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싱퉁이' 도치 술안주로도 그만 선착장 좌판에 약간은 흉측스럽게 생긴 물고기가 있어 물어보니 도치란다.일명 ‘싱퉁이’로 불리는 도치는 배가 불룩하게 나와 마치 거무튀튀한 공을 보는 것 같다.배 둘레를 재면 몸통보다 서너배는 길 것 같다.11∼12월에 주로 잡히는 한류성 어종. 요즘 나오는 것은 뼈가 연해 하나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지만,3∼4월에 잡히는 것은 뼈가 굳어져 먹기도 불편하고 맛도 떨어진다.한 마리에 6000∼8000원 정도.잘 익은 김치를 넣고 바특하게 끓이는 도치 두루치기 요리가 맛있다.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썰어놓으면 술안주로 좋고,말려서 쪄먹기도 한다.도치도 알이 맛있어 알배기가 숫도치보다 2000원 정도 비싸다.도치알은 한 마리에서 한 사발 정도 나오는데,소금을 뿌려 살짝 굳은 알을 쪄서 식탁에 내기도 한다.동해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인기식품중 하나다. 주문진항에서 5분 정도 해안도로를 타고 강릉쪽으로 내려 오면 사천진항이 나온다.예부터 주문진항과 함께 양미리의 본산지로 알려진 곳.부두로 가니 아주머니 10여명이 앉아 그물에 촘촘히 걸린 양미리를 떼어내고 있다. 양미리는 동해안과 일본 북부 연안에 서식하는 1년생 어류.10월부터 12월까지 많이 잡힌다.굵기는 어른 엄지손가락 정도,길이는 다 큰 것이 25㎝ 정도다.70마리에 1만원.“소금을 뿌려 불판이나 석쇠에 구우면 소주 안주로 최고”라며 좌판 아주머니가 자꾸 사라고 한다.말린 양미리를 토막내 양념간장에 조리면 밥 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철새들의 천국' 경포호는 덤 이맘때 강릉 인근에 가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경포호.일교차가 큰 요즘엔 아침마다 물안개가 핀다.호안 갈대숲 너머 뽀얗게 피어나는 물안개를 보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제법 많다. 경포호는 요즘 철새들의 천국이다.수만마리의 청둥오리들이 수면을 덮고 있다.떼지어 날아오르는 장관이 보고 싶어 작은 돌을 몇번이나 던져 보아도 서너마리만 나는 척하다가 다시 앉을 뿐 대부분의 오리들은 꿈쩍도 않는다.워낙 많은 사람들이 산책과 조깅을 즐기는 곳이라서 철새들이 그새 사람과 익숙해진 모양이다.고니들도 눈에 띈다.유유히 짝지어 헤엄치는모습이 ‘새들의 군자’답다. 글·사진 주문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주문진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6번국도를 타는 게 빠르다.진고개,소금강 입구 등을 지나 50분 정도 가면 연곡에서 7번 국도와 만난다.이곳에서 좌회전해 5분쯤 가면 주문진항에 닿는다.주문진항에서 11번 해안도로를 따라 5분 정도 남쪽으로 가면 사천진항,다시 5분쯤 달리면 경포호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30분 간격,동서울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강릉행 고속버스가 출발한다.2시간50분 소요.강릉시내에서 주문진행 시내버스가 수시로 있다.30분 소요. ●숙박 경포해수욕장 앞 MGM호텔이 묵을 만하다.기존의 메르디앙호텔을 리모델링해 완전히 바꾸었다.규모는 작지만 특급호텔 못지 않은 시설과 서비스를 지향하는 부티크호텔이라는 것이 호텔측 주장. 특실,준특실,일반실 등 56개의 객실과 24시간 해수사우나,숯·황토 찜질방,레스토랑을 겸한 세미나실을 갖췄다.객실마다 컴퓨터가 갖춰져 있어 인터넷도 가능하며,호텔 뒤의 소나무숲에서 삼림욕도 할 수 있다.숙박료는 일반실 주중 5만∼6만원,주말 6만∼7만원.30명이 묵을 수 있는 단체실은 12만∼15만원.성·비수기 요금이 같다.해수사우나(2인1실)는 무료.(033)644-2559. 주문진항과 사천진항,경포호 인근에는 여관과 민박이 많아 2만∼3만원이면 묵을 수 있다. ●강릉 통일공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면 강릉시 안인진리 강릉통일공원을 찾아보자.강릉에서 남쪽으로 정동진 못미쳐 위치한 이곳엔 304평 규모의 통일안보전시관과 4000평 규모의 함정전시관이 설치돼 있다.해군이 제공한 퇴역 군함 및 무장간첩을 태우고 침투했다가 침몰됐던 북한 잠수함 등이 갖가지 군사장비들과 함께 전시돼 있어 아이들이 꽤 재미있어 한다.(033)640-4469. 식후경 강릉에 가면 ‘모밥’(사진)이란 전통 음식이 있다.예전에 모심기 때 일꾼들이 먹던 음식.모심기는 옛 농촌의 가장 큰 행사였는데,강릉에선 특이하게도 집집마다 아낙들이 가장 자랑하는 음식을 하나씩 해와 함께 먹었던데서 유래했다고 한다.일종의 음식 품앗이였던 셈. 이렇게 차려내는 밥상은 일꾼들이 모를 심을 때 한 줄로 늘어서는 데서 의미를 따와 ‘질상’이라고 불렀다고.이 모밥은 지금은 강릉시 난곡동 서지마을의 한정식집인 ‘서지초가뜰’에서 그 맥을 잇고 있다. 갈비찜,호박·생선·야채전,도토리묵,잡채,오징어·두부 조림,고사리·시금치 등 나물 무침,버섯볶음 등 15가지 정도의 찬과 콩밥,쇠고기무국을 상에 올린다. 음식 하나하나가 소박하면서도 푸짐한 것이 힘을 써야 하는 일꾼들을 배불리 먹이려는 아낙들의 푸진 마음이 읽혀진다.1인분 1만원. 논에 뿌리고 남은 볍씨를 찧어 떡을 만든다는 ‘씨종자떡’,송이구이,능이버섯 볶음 등 10여가지가 추가되는 ‘명절상’은 1상(4인)에 6만원.솔잎과 댓잎,진달래 꽃잎을 곁들여 술을 빚은 가양주,‘송죽두견주’ 맛도 일품이다.(033)646-4430.
  • 빨간 갑옷속 새하얀 속살 ‘가을 꽃게’ 입맛 유혹

    빨간 껍데기 속에 든 새하얀 속살을 빼 먹는 그 맛.담백한 가운데 단 맛이 입 안 가득하다.꽃게 특유의 감칠 맛이다.오죽하면 중국 진(晉)나라의 선비 필탁(畢卓)이 “왼손에 게발을 들고,오른손에는 술잔을 들며 인생을 보냈으면…”이라고 읊었을까. 요즘이 가을 꽃게철이다.속살이 꽉 찼다.가을에는 연평도 꽃게를 최고로 치고 다음은 서산 꽃게,인천(소래포구) 꽃게 순이며,김포 대명리 꽃게도 알아준다. 요즘 수산시장에선 중간 크기 꽃게 서너마리(1㎏)에 2만 5000원 선이다.보통 암게가 수게보다 더 살이 실하고 맛이 있다.암게는 배 모양이 둥근 마름모 꼴이고,수게는 길다란 삼각형 모양이기 때문에 구별이 쉽다. 꽃게는 다리의 뿌리 부분이 단단하고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와야 실하다.강경희 서울 서부여성발전센터 요리 강사로부터 꽃게 요리법을 배워보자.강씨는 “게는 살이 잘 빠지고 상하기 쉽기 때문에 즉시 요리해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꽃게 손질요령 살아 있는 꽃게를 다룰 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손가락이 물리면 피가날 정도로 아프다.급할 땐 흰 면장갑을 끼고 꽃게를 만지면 된다.시간 여유가 있을 땐 꽃게를 검은 비닐 봉지에 싸 냉동칸에 10여분 넣어 두면 기절한다.게는 흐르는 물에 솔로 잘 문질러 씻은 다음 배쪽의 삼각형 모양에 손을 넣어서 반대쪽으로 껍질을 들어올린다.게 털은 가위로 잘라낸 다음 몸통을 먹기 좋게 자른다.게를 자를 때 단번에 내리쳐야 살이 빠져나오지 않는다. 또 껍데기가 단단한 집게발은 대강 부숴두면 먹거나 요리하기 편하다.사면서 손질해 달라고 해도 된다. ●꽃게무침 재료 꽃게 5∼6마리,소주 ½컵,양파 ½개,풋마늘(마늘종)과 쪽파 줄기 5∼6개씩,청고추 2개,홍고추 1개,고춧가루·마늘 약간씩,양념장(간장 1½컵,청주 1컵에 생강 3쪽을 저며 함께 넣고 끓인 다음 고춧가루 5큰술,파 6큰술,다진 마늘 4큰술,깨소금 1큰술,설탕 2큰술,물엿 4큰술을 넣어 버무린다.) 조리법 (1) 손질한 꽃게를 먹기 좋게 네 토막 쳐서 소쿠리로 밭아 물기를 뺀다.(2) (1)의 꽃게를 소주에 넣어 흔든다.꽃게의 소독을 위해서다.(3) 양파·풋마늘·쪽파를 손질해 4㎝ 크기로 썰고 청·홍고추를 어슷썰어 씨를 뺀다.(4) 양념장에 (2)와 (3)을 넣고 잘 버무려낸다. ●꽃게 매운탕 재료 꽃게 2마리,무 100g,애호박 60g,두부 80g,양파 (C)개,배춧잎 3장,대파 1대,청·홍고추 1개씩,쑥갓 30g,고춧가루 2큰술,고추장 ½큰술,다진 마늘 1큰술,다진 생강 1작은술,다시마 10㎝ 1장,물 4컵,소금 약간 조리법 (1) 다시마를 행주에 닦아 물 4컵을 붓고 끓여 국물을 우려낸다.(2) 꽃게를 손질하고,꽃게 발 끝은 조금씩 잘라낸다.(3) 무·배추·애호박은 나박나박 썰고,양파는 굵은 채로,대파·청·홍고추는 어슷하게,쑥갓은 4㎝ 크기로 썬다.(4) (1)에 고추장을 풀고,무를 먼저 넣어 끓이다가 배춧잎·꽃게·애호박·두부·양파를 넣고 끓인다.거품은 걷어내고 마늘·생강·대파·고추·쑥갓을 넣는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출연진들 조화가 인기몰이 큰몫”/‘대장금’ 촬영장서 만난 이영애·양미경

    “자,조용히 하세요.레디 큐” “이런 또 비행기 소리군.스톱.” 촬영이 또 중단됐다.마음은 급하지만 대사없는 토막장면을 찍는 것으로 일단은 금쪽같은 시간을 아끼는 수밖에 없다. 시청률 45%대의 고공행진을 자랑하는 MBC 대하사극 ‘대장금’의 촬영지인 경기도 의정부 MBC 야외세트장.이병훈 프로듀서는 “비행기 소리 때문에 벌써 30분째 헤매고 있다.”며 입맛을 다셨지만,정작 시간에 쫓기면서도 화면에 잘 보이지 않는 엑스트라의 작은 실수조차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한상궁(양미경)과 장금(이영애)이 명나라 사신일행을 배웅하는 이 짧은 장면은 결국 1시간이나 걸려서야 촬영이 끝났다. 정갈하게 빗은 머리와 화사한 한복차림의 탤런트 이영애와 양미경이 촬영 중단 틈틈이 귓속말을 나누며 미소를 짓는 모습이 자매처럼 정겨워보인다.오랜 공백 끝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이영애가 ‘대장금 신드롬’의 예견된 주역이라면,양미경은 예상밖의 인기바람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잠시 짬을 내 인터뷰에 응한 두 사람에게 인기비결을 물었다. “대충아시겠지만 소재가 다양해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출연진들의 조화도 큰몫을 했고요.”(이영애) “일찍 부모를 여의고 고생하는 장금이를 보호하는 유일한 사람이어서 저를 좋아하시는 걸거예요.지금은 장금이 옆에 민정호도 있고,덕구아저씨도 있으니 이제 죽어도 괜찮죠.(웃음)”(양미경) 당초 17∼18회 정도에서 죽을 예정이었던 한 상궁은 네티즌 사이에 ‘한 상궁살리기’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아직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한 상궁이 언제 죽을지는 양미경 자신도 모른다.“감독님이 아무리 늦어도 30회는 넘지 않는다고 했으니 아마 24∼5회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그는 “죽음을 앞두고 있으니 조금 겁나는 게 사실”이라고 엄살을 부렸다.하지만 드라마 완성도를 위해 기본 틀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작가님이 소신을 꺾지 않길 바란다.”는 농담섞인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영애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 정도로 좋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겨우 3분의1 정도가 진행됐으니 시작에 불과하다.연기자로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새롭게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다소곳하게 말했다.연기자 입장을 떠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대장금’을 즐겨본단다. 10년 전 이영애의 데뷔작 SBS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와 ‘불꽃’에서 시누이,올케 사이로 만난 두 사람은 “좋은 작품을 할 때마다 옆에 있는 든든한 선배”(이영애),“투명하고 예쁜 보석 같은 후배”(양미경)라며 서로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의정부 이순녀기자 coral@
  • 국민연금⇒ 기초연금+비례연금 일본식 이원화를/ KDI “2047년 완전바닥” 경고

    급속도로 진전되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행 국민연금제도를 일본처럼 이원화 구조로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모든 국민이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최소한의 연금 혜택만 받는 ‘기초연금’과 능력만큼 내고 불입한 만큼 혜택을 받는 ‘비례연금’으로 쪼개자는 주장이다.그러지 않고 이대로 방치할 경우,국민연금이 급격한 자산가격의 하락을 초래해 금융시장 불안요인의 핵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경고다.싱가포르 등에서 시행 중인 ‘의료저축계좌’의 도입과 개인연금 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고령화에 대비한 경제정책 방향’ 보고서를 28일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제출했다.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등 18명의 민·관 자문위원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고령화 대책을 논의했다. ●고령화로 성장률 반토막 고령화 사회의 대표적인 의지처는 벌 수 있을 때 적립했다가 벌 수 없을때 찾아 쓰는 국민연금이다.따라서 국민연금 기금은 ‘적립’이 진행되는 2030년까지 640조원(정부가 추진 중인 기금 안정화 방안이 시행될 경우 2045년까지 1300조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가 이후에는 가파르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이는 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채권 등 자산가격의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또 연금이 주식에 투자할 경우 국가가 전체 상장기업 발행주식의 20% 이상을 간접적으로 지배,자원배분 왜곡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KDI측은 경고했다. 아울러 노인부양에 허리가 휘면서 1인당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해마다 0.25∼0.75%포인트씩 낮아져 고령화 기간(2000∼2050년)의 연평균 성장률이 2.9%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초보장+α’ 구조로 수술해야 국민연금제도의 이원화는 지난 1997년 ‘국민의 정부’ 출범 때부터 제기돼왔던 주장이다.지금의 ‘저부담-고급여’ 구조로는 2047년에 기금이 완전 바닥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KDI 문형표 박사는 “고령화 대책의 핵심은 국민연금 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세계은행이 권고하는 ‘기초연금+비례연금’의 이원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지금도 연금보험료를 산정할 때 절반은 소득에 비례해 책정하지만 이를 완전히 둘로 쪼개자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훗날 받는 연금도 지금의 ‘동일구조’에서 ‘차등구조’로 바뀌게 된다.문 박사는 “원칙적으로 거둬들인 보험료로 운영되는 구조인 만큼 재정 건전성이 영구히 확보된다.”면서 “기초연금의 경우 전 국민의 의무가입을 전제로 세금을 떼어내 운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일본이 채택하고 있는 형태다. 또한 각종 연기금의 자산운용 형태도 대출이나 채권투자 중심의 독일형에서 주식투자 등 자본시장 중심의 영미형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우리나라 연기금의 91%는 채권에 투자돼 있다. ●개인연금 세제혜택 확대 필요 공적연금의 틈새를 메워주는 개인연금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월 20만원인 현행 소득공제 한도를 늘리고,전업주부 등 배우자 명의의 개인연금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왕성하게 돈을 벌 때 의무적으로 저축했다가 아플 때 빼 쓰는 ‘의료저축계좌’의 도입 권유도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중국,말레이시아 등이 시행 중이며 정부가 일정 저축액을 보조해준다.통장 잔액은 상속·증여도 가능하다.출산율 급감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우리나라의 이민정책을 적극 개방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왔다. 안미현기자 hyun@
  • 책 / 딸아 딸아 연지 딸아

    유안진 지음 문학동네 펴냄 “아랫녘 웃녘 새야/전주 고부 녹두새야/녹두밭에 앉지 마라/두류박 딱딱 우여.” 어린아이들의 입을 통해 널리 불려진 ‘녹두새’란 제목의 동요다.여기서 새는 민중이고 두류박은 두류산을 가리킨다.녹두새는 전봉준이 체구가 작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그리고 ‘딱딱 우여’는 날아가라는 뜻이다.전주라는 말에는 전봉준의 전씨가 왕이 되려한다는 의미도 담겼다.그렇게 볼 때 이 동요는 동학혁명을 일으킨 전봉준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관변에서 만들어 퍼뜨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민요는 이처럼 시대상을 반영한다.그런가하면 갓난아이에게 들려주던 자장가,힘든 농사일 중에 부르던 노동요,장터의 각설이타령,세시풍속과 관련된 노래,재치 있는 말장난이 담긴 노래 등 그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딸아 딸아 연지 딸아’(유안진 지음,문학동네 펴냄)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저자(서울대 아동학과 교수)가 3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수집한 우리 노래 209편을 묶은 민요 모음집이다.저자는 민요를 내용에 따라 부녀자들이 불렀던 부요(婦謠)와 남정네들이 불렀던 속요,여자아이들의 동요와 남자아이들의 동요로 나눠 실었다.민요는 우리 삶의 모습만큼이나 다종다양하다.작사자나 작곡가가 따로 없고 소리꾼과 청중도 따로 없다.누군가 지어 부른 뒤 또 다른 사람이 저마다 사연을 보태어 부르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이 민요다.저자는 “전래동요와 속요야말로 가장 짙고 야한 바탕색 그대로의 우리 말,우리 혼,우리 넋의 우리 문화”라고 말한다. 저자는 일찍이 우리 말과 민속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등 그가 쓴 장편소설이나 ‘월령가 쑥대머리’같은 시집도 모두 민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자의 민요 해석은 그런 민속학적 지식에 힘입어 한층 설득력을 더한다.부인들이 부르던 민요 ‘답교’의 한 토막.“정월 상원일에 달과 노는 소년들은/답교하고 노니는데/우리 임은 어딜 가고 답교할 줄 모르난고/이월 청명일에 나무마다 춘풍들고/잔디 잔디 속잎 나니 만물이 희락한데/우리 임은 어델 가고 춘기 든 줄 모르난고….” 답교는 정월 대보름날 밤에다리를 밟던 풍속으로,열두 다리를 밟으면 그 해의 액을 면한다는 이야기가 전한다.그러나 저자의 해석은 사뭇 독특하다.대낮에도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부녀자들이 달밤에 다리 위를 건너면서 산책하는 것이 허용·장려된 것은 달빛을 받아 출산력을 강화하고 다리 힘을 키워 건강한 아이들을 자주 임신·출산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나아가 달힘 마시기·달모래 찜질·그네뛰기·널뛰기·탑돌이 등도 부녀자들이 다산력을 얻기 위한 우리 민속이라는 견해를 편다. 민요를 대하면서 얻는 또다른 즐거움은 우리의 맛깔스러운 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고네기·달구·군디·딩겨·강생이·구무·번들개·거렁·다릉개·나승개….민요에는 듣기만 해도 정겨운 사투리와 옛 말들이 오롯이 남아 있다. “가자가자 감나무/오자오자 옻나무/대낮에도 밤나무/벌건 대낮 밤나무/등 밝혀라 등나무/시퍼래도 단풍나무/죽어서도 살구나무/회초리는 싸리나무/마당쓸어 뱁싸리나무/아무따나 모개나무/멍들었다 자두나무/귀신 쫓는 복숭나무/무덤 둘레 엄가시나무….” 어린 아이들이 한둘 또는 여럿이 선창과 후창으로 불렀던 ‘나무 노래’라는 전래 동요다.나무 이름 하나에도 수많은 이야기와 상징이 담겨 있다.여러 말을 이리저리 이어 붙여가며 유쾌한 말놀이를 즐겼던 옛 사람들의 재치와 상상은 지금 접해도 신선한 데가 있다. 우리 옛 노래 중에는 전란을 당해 특별히 지어 부른 ‘애국 민요’도 있었다.‘쾌지나 칭칭 나네’와 ‘강강수월래’가 대표적인 예다.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는 ‘강한 왜놈 오랑캐인 가등청정이 물을 건너 왔네’라는 뜻.임진·정유란을 겪으면서 왜의 침략을 받은 전라도 지방에서 봉홧불을 못 올리는 상황이 되자 이같은 노래를 불러 한양 조정에 침략을 알렸다고 한다.한편 경상도에서는 ‘쾌지나 칭칭 나네’를 불러 왜군의 침략을 알렸다.‘쾌지나 칭칭 나네’는 ‘왜장 청정(倭將 淸正) 나왔네.’라는 말을 변용한 것이다. 전래 부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토설한 노래.“미나리는 사철이요/장다리는 한철이라/메꽃 같은 우리 딸이/시집 삼년 살고 나니/미나리꽃이 다 피었네.”‘미나리와 장다리’라는 이 민요는 원래 조선 숙종이 장희빈을 편애해 인현왕후를 폐서인시킨 내용을 담은 노래다.민씨 성을 가진 인현왕후를 미나리로,장희빈을 초여름에 꽃피는 무씨받이 장다리에 비유했다.인현왕후의 친정집 당파인 서인,그 중에서도 서포 김만중이 지어 아이들에게 퍼뜨린 동요라는 설도 있다.그러나 저자는 이 민요를 시집살이의 고달픔을 그린 노래로 본다.메꽃같이 튼실하게 어여뻤던 딸이 웃자란 미나리꽃 같이 초췌해진 데 대한 안쓰러움,장다리처럼 한 철뿐인 첩실에 대한 원망 등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우리와 함께 나고 자란 우리 민요가 오늘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현실은 무엇보다 안타까운 일이다.저자의 생각 또한 마찬가지다.“우리의 토종 민들레는 본래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그러나 외래종인 노란 민들레에 의해 도태당해 지금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지요.우리 민요 또한 그런 운명에 처한 것이 아닐까요.” 민요가 사라져가고 옛사람들의 상상력과 아름다운 말들이 고갈되어가는 현실이기에 이 책은더욱 적극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나의 건강보감]연기자 송재호

    그는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만에 입을 열었지만 말은 단속적으로 끊겨 토막이 났다.얼핏 ‘묻지 말았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아,사람이 이래서 미치기도 하고,삶을 포기하게 되는구나.이런 생각도 들고….뭐랄까….암튼 미치겠더라고요.일에 몰두하면서 잊으려고 애를 쓰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여기까지 말한 그는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눈자위에 눈물이 맺혔다.그러고는 겨우 “다시 그 일을 말하자니…”라며 잠겨드는 소리로 말했을 뿐이다. ●3년전 교통사고로 막내아들 잃고 충격 송재호(64).배우로든,탤런트로든 연기 마당에서 그는 기둥이다.기둥도 각을 잡아 군살 쪽쪽 발라내 허여멀건 사각기둥이 아니라 아름드리 나무를 다듬어 세운 통나무 기둥이다.그렇게 완강하고 견실하다.울긋불긋 단청으로 치장한 서까래나 들보와 달리 얼른 눈에 들지는 않지만 그는 중심이다.기둥 빼고 집을 말할 수 없듯,그를 빼고 연기를 말하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그런 그가 지난 2000년 1월 교통사고로 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을 잃었다.결혼을앞둔 스물 여덟,세상이 마냥 아름다웠을 그 나이에. 그 때의 충격으로 그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아들을 잃은 아픔의 충격은 그렇게 컸다.부실한 고속도로 관리와 국산 승용차의 엉성한 품질이 빚은 참사였던 까닭에 그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그때 심혜진씨와 KBS2의 ‘여비서’란 드라마에 출연중이었는데,고작 두줄짜리 대사가 외워지지 않는 거예요.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로부터 진찰을 받았는데,뇌세포가 급속하게 사멸되고 있다고 그래요.충격이 심했나 봐요.” ●총 잡은 지 27년…국제심판 활동도 그는 건강한 체질이었다.그가 클레이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호형호제했던 박종규 전 경호실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난 78년 처음 총을 잡아 올해로 경력 26년째다.“세계사격연맹 회장이었던 그 분이 그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했어요.가깝게 지내던 터라 뭔가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마땅치 않아 내 8㎜ 카메라로 7시간 30분짜리 대형 개인기록 영상물을 만들어 전달했어요.그때 태릉사격장을 드나들며 클레이사격에 반해 결국 사격 없인 못사는 마니아가 됐죠.”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천성 탓에 그때부터 틈만 나면 사격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85년부터 내리 3년동안 전국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는가 하면 세계사격연맹에 등록된 국제심판으로,88올림픽 때는 결승전 주심을 맡아 세계사격사에 이름을 남겼다. 또 대한사격연맹 최장기 이사였는가 하면 서울시 사격연합회장,대한수렵연합회 부회장 겸 밀렵감시단장도 맡고 있다.사격에 대한 그의 열정을 웅변하는 이력이다.“사격,매력적인 스포츠예요.하늘로 날아오른 클레이접시가 총성과 함께 산산히 깨어져 비산(飛散)할 때 느끼는 쾌감은 압권입니다.도시인,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그렇게 사격에 빠져 산 세월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살상 목적으로 총을 들지 않았다.“저는 기독교도지만 독실한 불교도셨던 어머니로부터 ‘미물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는데,그 영향이 컸지요.” 그뿐이 아니다.요즘도 수렵철이면 짬을 내 밀렵 단속에 나선다.‘밀렵이야말로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만행’이라는 그다.“말이 단속이지 정말 위험합니다.한번은 밀렵꾼을 덮쳤는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밀렵꾼이 방아쇠를 당겨 일행이 죽을 뻔하기도 했어요.더러는 쫓기면서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요.그거 맞으면 죽는거지요.” ●살상 목적으로 총 안들어…수렵철 밀렵단속 지금은 독실한 기독교도로,금욕이 몸에 배어 ‘은총’같은 건강을 얻었지만 60∼70년대부터 연기마당을 누볐던 이들이 그렇듯 그도 따로 건강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먹고 살기 버거운 때였지요.그나마 돈 좀 쥐면 술먹기 바빴는데,조니워커 2병쯤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웠어요.담배요?허허.” 그는 연예계의 내로라하는 골초였다.81년 교회 금식기도로 끊기 전까지 체인스모커였다.“조훈현 국수보다 많이 피웠을 거예요.하루 네댓갑이 보통이었으니까요.당시 KBS본관 입구에 커피숍이 있었는데,제가 방송국에 들어서면 아가씨가 담배 5갑을 꺼내 건네곤 했어요.그것도모자라 나중엔 다른 사람들한테서 얻어 피울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죠.” 그런 그가 사흘간의 금식기도로 담배를 딱 끊었다.지금은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 ●하루 5갑 피던 담배 끊고 술 안마셔 이런저런 수상 경력을 들먹이며 지금 그의 연기사를 들추는 일이 새삼스럽다.39년 평양생으로 부산에서 자라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했다.지금도 “언젠가는 영화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책가방에 활동사진 카메라를 넣고 다녔다.부산에서의 성우 생활을 정리하고 64년 상경해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그곳에서 친구의 소개로 김기영 감독을 만나 “신성일 같은 쌍꺼풀도 없는 네가 배우가 되겠다고?”라는 핀잔에 오기가 발동,다음날 바로 쌍꺼풀 수술까지 받을 만큼 영화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고,그 열망이 오늘의 그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 인과론으로 그의 중량감을 다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그의 매력은 주어진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진력(盡力)에 있다.“기력을 다해 제 일에 혼을 불어넣어야지요.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더도 덜도 말고 그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를 만난 태릉의 산그늘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송재호의 사격건강론 연기자 송재호,그의 삶은 치열했다.지난 64년 영화계에 데뷔해 67년 영화 ‘아로운’의 주인공 공모에서 무려 8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이후 일견 탄탄대로처럼 보이는 그의 연기행로 이면에는 끊임없이 자기완성을 추구한 한 ‘연기 장인’의 고뇌와 자기연민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사격은 여기에 힘을 보탠 원동기 같은 에너지원이었다. 그가 말하는 사격의 첫째 매력은 스트레스 해소.총탄에 접시가 산산조각나는 순간 가슴에 두껍게 쌓여있던 일상의 앙금이 샘물에라도 씻긴 듯 사라진다.“도시생활은 사방이 막혀 있잖아요.직장인이든,사업가든 한두번쯤 누군가 죽이고 싶은 맘 안들겠어요?그렇게 스트레스는 층층이 쌓이는데 그걸 어떻게 풉니까.이런 사람들에게 사격만한 스포츠가 없다고 봐요.” 집중력도 사격의 기본.날아오르는 접시를 보며 “넌걸렸어.”하고 득의만만하게 총탄을 날리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여기에 숙련되면 민첩한 순발력과 함께 다른 일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했다.그뿐이 아니다.그는 사격을 통해 승부근성을 터득했다고 고백했다.“원래 급한 성미여서 처음엔 한발이라도 빗나가면 팔짝거리곤 했죠.그러다 사격 연륜이 쌓이자 매사에 미리 대비하며 상황에 끈질기고 침착하게 맞서는 습관이 체질화되더라고요.이런 습관이 연기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어요.” 170㎝ 안팎의 키에 20년 동안 62㎏이던 몸무게가 담배를 끊은 덕에 72㎏으로 늘었지만 아직도 몸매는 군더더기없이 탄탄해 최근에는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뽑히기도 했다.나이 들면서 혈압약을 먹고는 있지만 아직 맵고 짠 음식을 가릴 정도는 아니며 식성도 소탈하다. “처음 상경해 충무로 스타다방 골목을 쭈욱 훑어 보는데 배우들 다 눈이 익은 사람들이야.그런데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어요.전 그때도 ‘그래 한번 해보자.안될 것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어요.지금도 그때처럼모든 것을 ‘가능하다.’거나 ‘안될 게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생활합니다.체념하고 포기하기엔 삶이 너무 짧고 또 고귀하지 않습니까?” 심재억기자
  • ‘눈물의 아이스크림’/NYT ‘재미교포 이민애환’ 잔잔한 감동

    뉴욕에 뿌리를 내린 한 한인가정의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눈물처럼 짭짤한 이야기’가 뉴욕타임스 15일자에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30년째 뉴욕 퀸스에 살고 있는 김영란(58·여)씨 가족.플러싱 코리아타운에서 ‘김영란의 꽃과 김치’라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한인사회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로 통한다. 한 교포신문의 수필공모전에 응모한 글이 당선되면서부터 김씨는 틈틈이 이민생활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를 지역 신문에 기고하고 있다.‘라일락 향기 가득한 뜨락에서’라는 책도 내고 방송을 통해 다른 이민자들에게 용기를 주면서 한인사회에서는 이들 가족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를 자리를 잡았다.하지만 지난 30년은 녹록지 않은 시간들이었다.이제는 네 딸들이 성년이 돼 각자 제 갈길을 찾았고 남편과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는 김씨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일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뉴욕으로 이민 온 직후인 지난 74년 어느 더운 여름날이었다고 한다.김씨는 인근에서 식품점을 운영하는친척에게서 전기가 나갔으니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가져가라는 말을 들었다.네 딸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일 요량으로 막내딸과 함께 친척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한아름 얻은 김씨는 한 통은 머리에 이고 한 통은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을 탔다.하지만 영어도 서툴고 지리도 잘 몰랐던 그녀는 결국 길을 잃고 인근에서 2시간 가량을 헤메다 녹아 흐른 아이스크림 통을 들고 온 몸이 젖은 채 집에 돌아오게 됐다고 한다. 여유로운 이민생활을 꿈꾸며 미국에 온 이들 가족은 오페라 극장에 어울리는 정장을 준비해 올 정도로 기대에 부풀었다고 한다.하지만 김씨에게 주어진 여유란 남편과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마시던 차 한잔이 고작이었다.남편의 사업이 성공할 때는 멋진 집을 구입해 살기도 했지만 결국 사업에 실패해 방 한 칸 짜리 임대아파트를 전전하기도 했다. 셋째딸 선경씨는 “정장을 입고 갈 곳이 없어서 일요일에 센트럴 파크에 놀러갈 때 이 옷을 입고 나가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면 신기하게 여긴 관광객들이 우리의 사진을 찍기도했다.”고 회상했다. 이제 두 아이의 엄마로 사회복지사로 성장한 큰 딸 은경,파리 소르본대를 졸업하고 최근 결혼한 둘째 딸 혜경,디자이너로 활동중인 셋째 선경과 막내 수경은 지난날의 추억 끝에 결국 울음을 보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먹고 사는 이야기] 소금섭취 더 줄여야

    중국에서 국공내전이 한창이던 1934년.마오쩌둥(毛澤東)이 장제스(蔣介石) 군대에 밀려 대장정에 올라야했던 중요 이유 중 하나는 소금 부족이었다.장제스는 당시 공산당 토벌작전을 전개하면서 경제봉쇄를 병행했다.그중에서도 특히 소금 공급을 철저히 차단했다. 식량과 의약품도 모자랐지만 무엇보다도 소금의 보급로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마오의 군대에는 치명적이었다.소금이 부족하다 보니 군사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할 수 없었다.십수만의 마오 군대가 ‘별 것도 아닌’ 소금 때문에 수 천㎞나 후퇴해야 했다는 사실은 아이로니컬하지만 소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려주는 사례이다. 이집트의 벽화에는 생선에 소금을 뿌려 말리는 장면이 있듯이,소금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식량 보존을 가능케 해주는 방부제이자 인간 생활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다.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소금 항아리가 재산목록 1호로 여겨졌으며,로마시대에는 병정의 급료를 소금으로 주었다.샐러리(salary)라는 말도 바로 소금(살라리움·salarium)으로 급료를 지급하던 로마의관행에서 나왔다. 소금은 생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건강을 위해선 가능한 적게 섭취해야 하는 음식으로도 첫 손가락에 꼽힌다.또 남녀노소,빈부에 관계없이 일정량만 섭취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평등한 식품이다. 소금이 건강에 필수적이면서도 해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나트륨(Na)성분 때문.나트륨은 우리 몸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산과 염기의 평형을 맞춰주는 등 여러 기능을 한다.또 신경이 자극을 전달하는데도 필수적이다.하지만 체내에 나트륨이 많아지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벽이 단단해져 심장과 신장에 무리를 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위점막을 손상시키고 헬리코박터피로리균의 증식을 도와 위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생리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나트륨의 양은 0.5∼1g.소금으로 치면 1.5∼2g에 불과하다.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5∼20g으로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6∼10g)의 2∼3배에 달한다. 즐겨 먹는 음식의 소금 함량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짜게 먹는지 쉽게 알 수 있다.김치한 접시에는 소금이 3g 들어 있다.세끼를 먹으면 9g을 섭취하는 셈이다.갈비탕 한 대접에는 2g,라면 한 그릇에는 3g,자반고등어나 햄 한 토막에는 3g의 소금이 들어 있다. 인체의 균형을 생각하면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김치는 조금만 절이고,국이나 찌개는 간을 싱겁게 해서 되도록 국물을 적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조리할 때,소금 대신 마늘이나 고춧가루·후추·깨·식초 등의 양념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식품은 가공할수록 소금이 들어간다.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있는 나트륨으로도 생리적인 필요량은 충분하므로,건강을 위해서는 소금은 적게 먹을수록 좋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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