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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순대값 2배 폭등” 상인 “매출 반토막”

    소비자 “순대값 2배 폭등” 상인 “매출 반토막”

    가수 아이유의 3단 고음도 아니고 순대 가격이 몇달 사이에 세번이나 올랐네요.” 순대를 일주일에 한번은 꼭 먹는다는 회사원 최소영(28·여)씨는 최근 치솟는 순대값에 혀를 내둘렀다. 순대 1인분 가격이 2000원, 2500원, 3000원을 거쳐 지금은 4000원까지 폭등한 것이다. 게다가 최씨가 좋아하는 내장은 이제 없어서 못 먹을 지경에 이르렀다. 구제역이 서민들의 주요 먹거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가히 ‘테러’라고 부를 만큼 여파는 강했다. 서민들은 식생활에 지급해야 할 비용 부담이 더욱 커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기 상인들은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올리지만, 뒤틀린 상황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 구제역 파동을 틈타 중간 유통상인들이 고기값을 담합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그들을 두번 죽이고 있다. 10일 정오 점심시간,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은 파리만 날렸다. 손님은 딱 2명뿐이었다. 식당 직원의 호객행위는 더욱 적극적이었다. 메뉴판에 종이를 오려 붙이거나 매직으로 고쳐 쓴 순대·곱창 가격이 그 이유를 말해 줬다. 천 단위 앞 숫자가 2씩 더해져 있었다. 20년째 순대를 팔아 온 오광옥(66·여)씨는 “평소 하루 매출이 8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40만원도 채 안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가게 곽송자(58·여)씨는 “구제역이 터지기 이전에 곱창 3.7㎏에 3만 2000원씩 들여왔는데, 지금은 5만 2000원에 들여온다.”고 밝혔다. 곽씨는 “양배추, 고추장, 기름 등 가격이 안 오른 식자재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대동(69)씨는 “밤 11시에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오후 1시에 셔터를 내리기도 한다.”말했다. 족발로 유명한 장충동, 이곳 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원조 1호로 유명한 한 족발집은 족발 소(小)자 가격을 2만 5000원에서 3만원으로, 중(中)자는 3만원에서 3만 5000원으로, 대(大)자는 3만 5000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설렁탕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파전은 1만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올렸다. 가격변동이 없는 음식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가장 저렴한 소(小)자를 없애고, 음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었다. 인근 분식점 메뉴에서도 구제역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육덮밥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돈가스는 55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랐다. 돈가스 메뉴에 ‘X’표시가 돼 있는 음식점도 부지기수였다. 중화요리집 탕수육도 사이즈별로 2000원씩 인상됐다. 식당주인 양모(56)씨는 “1근 3600원하던 고기값이 9000원으로 세배 가까이 껑충 뛰는 바람에 인상이 불가피했고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메뉴’인 삼겹살 1인분(국내산 200g)은 1만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오른 집이 많았다. “마장동에서 들여오는 고기 가격이 세졌다.”는 게 인상 이유였다.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김순옥(53·여)씨는 “머릿고리를 달라고 마장동에 열번 전화를 해도 안 받더라. 고기가 없으니까 자기네도 전화 받기가 난처하겠지.”라고 말했다.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관통하는 찬바람은 여느 날보다 유독 싸늘했다. 시장 한쪽에는 일손을 놓은 상인 5명이 돼지고기 볶음과 떡볶이를 안주 삼아 소맥 폭탄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상인들은 “IMF·광우병보다 구제역이 더 독해.”라면서 “구제역 파동에 축산 농가들은 보상받지만 우리 같은 중간 유통상인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면서 한숨을 내뱉었다. 일손이 남아 벌써 종업원 3명을 ‘읍참마속’한 고깃집도 있었다. 이영준·김진아·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달마배 스노보드대회 9년째 주최하는 호산 스님

    [김문이 만난사람] 달마배 스노보드대회 9년째 주최하는 호산 스님

    달마 대사가 눈 위에서 씽씽 스노보드를 탔다고? 하기야 중국 쑹산(嵩山)의 소림사 토굴에서 9년 면벽 수행했으니 스노보드 아니라 고난도 스키인들 못 탈 일이 뭐 있을까. 선법(禪法)에 도통한 만큼 휙휙 날아다녔겠지…. 그의 제자가 되고 싶어 찾아온 승려들도 죄다 눈밭에서 무릎을 꿇었으니 말이다. 그런 달마를 연상했을까. 스노보드를 아주 잘 타는 스님이 있다.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 전문가이자 국내 스노보드계의 대형(大兄)으로 통한다. 매년 이맘때 국제 스노보드대회 개최도 앞장서서 주관한다.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는 눈밭 종목에서 첫 메달을 따기 위해 꿈나무도 육성하고 있다. 이 정도면 보통 정성이 아닐 터. 제9회 달마오픈 스노보드 챔피언십 대회(12일·강원 홍천 비발디파크)를 앞두고 경기 양평 용문사를 찾았다. 이곳 주지로 있는 호산(46) 스님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천년 하고도 100년이 더 넘는 세월을 지켜 온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가 용문사 입구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바로 옆에는 해우소가 있다. 문득 생각나는 일화 한 토막. 국민 소리꾼 장사익씨가 용문사 산사음악회에 왔을 때 해우소에서 나는 향기(?)를 지적하면서 “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느냐.”고 절 관계자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관계자는 “은행나무의 뿌리가 해우소 밑에까지 뻗어 있다. 해우소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을 버티는 은행나무의 식량 창고나 다름없다.”는 답을 들었단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드는 관광객들과 아는 듯 모르는 듯한 서로의 내공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높이 42m, 밑둥 둘레 14m.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를 새삼 우러러보며 절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 읍내에서 일을 보고 막 도착한 호산 스님이 달마의 미소처럼 밝게 웃으며 손님을 맞이한다. 하얗게 쌓인 눈을 밟으며 선방으로 들어가 녹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먼저 올해 스노보드 대회에 관한 얘기를 했다. “외국인 10여명, 내국인 150여명이 참가합니다. 아마추어 주니어 남녀 부문, 프로 남녀 부문, 그리고 올해 처음 프리스타일 종목을 하나 추가했습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참가 인원도 그렇고 기량 또한 많이 발전하고 있지요.” 차 한잔을 마시더니 다시 말을 잇는다. “꿈나무 4명이 캐나다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뉴질랜드에서 두달 동안 훈련한 뒤 11월 12일부터 밴쿠버 휘슬러 스키장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지요. 코치는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 크리스핀 립스콤을 영입했습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 때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눈밭 종목에서 메달을 따게 될 것입니다. 두고 보십시오.(웃음)” 꿈나무들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남녀들이란다. 그렇다면 훈련과 코치 영입 비용 등은 어떻게 조달할까. “처음에는 제가 거의 혼자 내다시피 했지요. 올해는 삼성화재 직원들의 개인적 도움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꿈나무 키우기에 활력을 얻었습니다. 모든 훈련 프로그램을 2018년 동계올림픽으로 맞춰 놓고 있습니다. 타깃은 하프파이프(half pipe·반원통 모양의 슬로프) 종목입니다. 3월에 훈련상황을 보기 위해 휘슬러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지난 9년 동안 꾸준히 달마배(杯) 스노보드대회를 개최하면서 얻은 수확이자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고도 했다. 또한 3년 전 월드컵이나 US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필요한 피스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국제대회로 인정받은 것도 ‘달마배 스노보드대회’의 큰 수확이다. “국내 최장수 스노보드대회입니다. 격년제로 국제와 국내 대회를 번갈아 가면서 합니다. 꿈나무도 육성하고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것이지요. 그동안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늘 대회를 열 때마다 초심으로 준비합니다.” 대회를 열기 전 며칠 동안 스님은 항상 먼저 대회장으로 가서 직접 스노보드를 타 보면서 눈 상태와 여러 안전장치 등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또한 스님은 대회가 축제이니만큼 1, 2, 3등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빨·주·노·초·파·남·보’를 정해 ‘저 아이는 빨강, 저 아이는 주황색’이라는 식으로 형형색색의 분위기로 즐겁게 유도한다. 그의 스노보드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사실 스노보드라고 하면 20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데 40대 후반으로 들어선 스님이 스노보드를 탄다는 것 자체가 약간 신기하게 다가온다. 그것도 오목한 반원통 슬로프를 오르내리면서 장삼 자락에 공중회전까지 한다니 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09년 광화문광장 스노보드 월드컵 때도 출전해 수준급 국제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기도 했다. 스님이 스노보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광릉 숲 근처 봉선사에 있을 때 인근 스키장에 가서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를 해 줬다. 스키장 측에서는 고맙다는 인사 표시로 스키장 이용권 다섯 장을 건넸다. 때마침 스님은 스노보드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로움과 해탈을 연상하게 됐다. 좌우, 앞뒤 방향에 제약 없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스노보드에 매력을 느꼈던 것. 승복 또한 힙합바지 모양이어서 보드복을 처음 입었을 때에도 낯설지가 않았다. 며칠 뒤 스님은 스키장으로 가서 젊은이들에게 한 수만 가르쳐 달라고 했다. 이때 만난 선수들이 우리나라 프로 1세대인 김수철, 이덕문, 강기훈 등이다. 그 이후에는 독학으로 하루 1시간 이상씩 연마하면서 2년 동안 꾸준히 탔다. 그러다가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프로선수들과 동행하기도 했다. 캐나다, 스위스, 뉴질랜드 등 여섯 차례나 해외훈련을 하는 열정을 쏟았다. 그러다 2003년 조계종의 지원으로 ‘달마배 오픈 스노보드 대회’를 열기 시작했고 안국선원 등의 지원으로 상금 규모가 2000만원 가까이로 불어나면서 국내 최대의 겨울 스포츠 제전으로 도약했다. 도선사·월정사·낙산사 스님들, 그리고 관심 있는 여러 신도들의 도움으로 대회가 끊기지 않고 9년 동안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가끔 스키장에서 공짜로 장소를 빌려 주는 은덕도 입었다. “스노보드는 대개 10대와 20대가 탑니다. 우리 같은 나이는 거의 없지요. 그동안 대회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이들의 열성이 있어서 끊기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의 기량도 매년 일취월장하고 있지요.” 스님에게 불쑥 “스노보드에도 불심(佛心)이 있나요.”라고 질문했다. 스님은 피식 웃는다. “무유정법(無有定法)입니다. 정해진 법이 영원하지 않듯 인연 따라 법을 찾는 것이지요. 또한 해탈입니다. 선각(線角)을 뛰어넘는 대자유인이지요. 타는 친구들도 어떤 얽매임 없이 자유로운 경지를 좋아합니다. 대자연인이기도 하지요. 보드는 창작이 많습니다. 긴 원형이거든요. 대회를 열 때마다 창작된 기법이 한 가지 이상 등장합니다. 이런 것들이 아마 설원의 자비이자 깨침이 아닐까요.” 매년 겨울만 되면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밟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스님 스스로도 전생의 인연법으로 그들과 만난다고 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긍지를 느낄 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꾸준한 시험이라고도 했다. 달마배를 통해 아이들과 교감을 가지고 서로 통하니 망할 일이 없다며 웃는다. “달마 대사가 (정적으로) 면벽에 관심이 있었듯이 스포츠에도 얼핏 동적인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정적인 마음이 있어야 평온해지고 차분한 가운데 좋은 실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스님은 초보 때 왼쪽 빗장뼈를 다친 적이 있다. 이때 욕심을 내면 다치고, 긴장하고 두려워하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보드는 가장 동적인 운동이지만 마음의 리듬을 놓치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것 또한 알았다. 명상과 같은 정적인 수행법을 새삼 느꼈던 것이다. 캐나다에 입국할 때였다. 승복을 입고 스노보드를 든 스님에게 입국 심사관이 “스님은 보드탈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물었단다. 그러자 스님은 짧은 영어 실력으로 “나는 보드를 타도 타지 않는 것과 같다. 욕심을 채우려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입국 심사관은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웃었다. “불법에 이런 말이 있지요. 어디서든 주인공이 되라. 그러면 서 있는 자리가 모두 진실되리라(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 몸은 이곳에 있지만 마음은 딴 곳에 있는 유령같이 사는 일이 많지요.” 스님은 겨울에는 스노보드대회를 열고 봄과 가을에는 작은 산사음악회를 연다. 올해도 5월부터 가을까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제목으로 테마가 있는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성세대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를 특별하게 연출한다. 벌써 11년째나 된다. 아울러 용문사에서는 매주말 산사무공(山寺武攻)을 익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스님의 뒷모습을 보니 이래저래 도사(道士)의 체격이다. 편집위원 km@seoul.co.kr ●호산 스님은 호산 스님은 경남 진주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익혔고 무술하는 스님의 모습을 보고 14살 때 출가했다. 대구 선석사에 오래 있다가 1982년부터 1985년까지 통도사 전문강원 생활을 했고, 1986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이후 2년여 동안 강화도에서 군 복무를 한 뒤 봉암사·해인사 등의 선방에서 수행정진했다. 1996년 봉선사 재무국장으로 있을 때 스노보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경기 양평의 상원사에서 주지(1996)와 선방수행을 했으며 2007년부터 현재까지 용문사 주지를 맡고 있다. 그의 스노보드 실력은 국제 수준급이며 2009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그가 주관하는 달마배 스노보드대회는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현재 꿈나무 4명을 캐나다 휘슬러 스키장에 보내 2018년 동계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맹훈련 중이다.
  • 佛 판사들 재판거부 전국 확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누범자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은 프랑스 법원 판사들의 반발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가 7일 판사들의 재판 거부 사태에 대해 “지나친 행동”이라며 책임 있는 행동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8일 TF1 TV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서부 낭트와 렌, 브장송 지방의 법원들에 이어 리옹, 보르도 등의 50여개 법원 노조들이 7일 투표를 통해 긴급 재판을 제외한 일반 재판에 대한 심리를 거부하기로 결의하고 행동에 들어갔다. 파리를 비롯한 30여개 지방법원의 노조들도 8일 별도 회동을 갖고 재판 심리 거부에 가세할지 투표에 부치기로 했으며, 나머지 법원들도 조만간 행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와 사법 노동자들로 구성된 프랑스 최대의 사법노조인 사법노조연맹(USM)은 10일 파업과 함께 이 사태가 처음 불거진 낭트를 비롯한 전국 집결 지역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피용 총리는 7일 미셸 메르시에 법무장관 및 브리스 오르트푀 내무장관 등과 만난 뒤 “판사들의 행동은 지나친 것으로 프랑스 국민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USM은 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발언이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사법노조단체인 SM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이 바로 피용 총리”라고 반발했다. 형집행 및 관리 담당 판사들은 이 사건이 정부가 수년간 인력 및 예산삭감으로 수당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사법노조 외에도 변호사단체, 경찰노조 등도 동조하고 있다. 판사들의 재판 거부 사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낭트 지역에서 발생한 18세 소녀 라에티샤 페레양 토막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31세의 강간 누범자로 밝혀진 데 대해 법원과 경찰 등의 누범자 관리 소홀과 책임자 추궁을 언급한 이후 시작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강지원 좋은세상] 대선주자들, 또 제왕이 되고 싶나

    [강지원 좋은세상] 대선주자들, 또 제왕이 되고 싶나

    우리나라 대선주자들, 진짜 못됐다. 나라의 기본체계를 바로잡자는 개헌 문제를 두고 저마다 잔머리만 굴리고 있다. 지금 개헌추진 쪽은 여권 주류라 한다. 그들은 개헌을 대선 매니페스토로 공약해 놓고도 집권 초기에는 딴소리만 하다가 뒤늦게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여권의 비주류인 친박계나 야당들은 소극적이거나 반대입장이라 한다. 반대 쪽에서는 여권 주류가 개헌을 통해서 정국돌파를 꾀하고 결국 정권 연장을 하려는 것으로 본다(민주당 대표 회견). 이런 정치공학적 이유를 떠나 개헌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오히려 공감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국회의원 91.7%가 찬성한다는 조사도 공개되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안갯속인가. 한마디로 저마다 정략적 저울질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 그렇게 쌍방 간에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럽다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개헌의 적용 시기를 다음 대선 때가 아니라 다음다음 대선 때부터 시행하기로 하면 된다. 그래도 못 하겠다고 할 것인가. 우리나라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다. 이 나라 모든 갈등의 핵심은 제왕에게서 비롯됐다. 출신지역, 이념, 세대 등에 따라 편가르기의 꼭짓점은 늘 제왕이었다. 모든 것이 청와대로 통했다. 1인 독점의 원맨쇼 정치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우리 국민들에게 또다시 제왕 같은 대통령을 맞아들이라 할 것인가. 이 시점에서 개헌에 관한 나의 입장부터 밝힌다면 이렇다. 현행 헌법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시급히 개정되어야 하나, 여권 주류의 이원집정부제 분권에는 반대한다. 현행 헌법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데는 구차하게 토를 달지 말자. 현행 헌법하에서도 권력 분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이는 매우 어렵다는 역사적 경험을 존중하자. 그런 차원에서 분권형 권력구조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여권 주류 측의 분권안은 대통령을 국민 직선으로, 총리는 국회에서 뽑자는 것으로, 나는 이에 반대한다. 이는 프랑스의 이원집정부제와 유사한 듯한데, 이렇게 되면 대통령과 총리가 각각 다른 정당 소속이 될 가능성이 있고 권한 면에서 양자가 뒤바뀐 현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통령과 또 한 사람, 즉 부통령과 같은 지위를 갖는 실세 총리를 러닝메이트로 선출하고 그들 사이의 업무 분담을 헌법에 명시할 것을 제안한다. 대통령에게는 국가기본체계와 외치를 담당하게 하고, 총리에게는 내치를 전담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정당에서는 내부 경선 때부터 러닝메이트 경선을 하게 한다. 예컨대 지난번 한나라당 경선 때처럼 이명박·박근혜의 경쟁체제하에서 그중 1등을 한 사람이 대통령을, 2등을 한 사람이 총리를 맡는 식으로 해서는 곤란할 듯하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협력관계의 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명박+○○○’ 대 ‘박근혜+○○○’의 러닝메이트로 경선하고, 그들 중 승자팀이 본선에 나가게 하는 방식이 좋겠다는 것이다. 아무튼 개헌내용은 추후 더 상세히 논의하기로 하더라도 각 정파는 지금 당장 개헌에 순수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한다. 한나라당 친이계의 대선주자들이나 친박계의 박근혜 전 대표,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 등 야당주자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그토록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대는데, 그것은 결국 제왕적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아무리 나는 다를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친다 해도 결국은 ‘반토막’ 대통령밖에 될 수 없는 길을 또다시 걷겠다는 것 아닌가.” 더 나아가서 “여러분은 이미 원맨쇼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해져서 원스타 중독증에 걸려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그래서 그들에게 강조해서 말하고자 한다. “여러분이 나서십시오. 그래서 성숙한 헌법이 만들어지면 여러분은 스스로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이미 이 나라를 위해 더 큰일을 하신 것이 될 것입니다.”라고. 되풀이해서 묻는다. 여러분은 또 다른 제왕이 되고 싶으냐고. 그래서 실패의 제왕이 되고 싶으냐고. 변호사
  • “5일장 절반 끊겨… 설대목 다 끝났어”

    “5일장 절반 끊겨… 설대목 다 끝났어”

    “구제역 때문에 늘 다니던 5일장 4곳 중에 2곳이 안 해. 설 대목은 다 끝난 거지, 뭐.” 용인 5일장에서 밤과 대추 등을 파는 한모(64)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낡아빠진 난로의 심지를 줄였다. “돈벌이는 죽어라고 안 되는데 기름만 쓸 순 없잖여.” 20여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장돌뱅이’ 생활을 시작해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번듯하게 키워 냈다. 자식들 키우느라 그동안 5일장을 한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구제역 때문에 요즘에는 오산과 용인 두곳의 5일장에만 나간다. 물건을 실어 나르며 일을 돕던 둘째 아들이 지난해 8월 세상을 떴을 때도 할머니는 장사를 쉬지 않았다. 하지만 구제역으로 나가던 5일장이 잠정 폐쇄되고, 장터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하루 5만~6만원의 많지 않은 수입이 2만~3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설을 어떻게 날지 근심이 가득하다. ●657개 5일장 중 150여곳 잠정 폐쇄 25일 용인 5일장에는 구제역으로 인해 장삿길이 끊긴 장돌뱅이들의 한숨이 가득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지자체들이 잇따라 전통 5일장을 잠정 폐쇄하면서 최대 80만명에 달하는 5일장 상인들은 일시에 생활 터전을 잃고 말았다. “답답하지. 그렇단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어. 세상이 그런걸….” 한 장꾼은 이런 푸념을 내뱉으며 텅 빈 장터를 물끄러니 응시했다. 전국 전통 5일장 연합회에 따르면 구제역 확산 방지가 한창이던 1월 중순에는 전국 657곳의 5일장 중 250여곳이 문을 닫았다. 설 대목을 맞으면서 지자체에서 잠정 폐쇄 조치를 해제하는 곳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150여곳의 5일장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경기 지역 72곳의 5일장도 현재 10여곳이 잠정 폐쇄 중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경기 지역의 경우 한때 30여곳이 문을 닫아 눈앞이 깜깜했다.”면서 “구제역이 장기화될 경우 생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0만~30만원 매출 절반 이하로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았다. 용인 5일장에서 30여년간 신발을 팔아 3남매를 대학까지 보냈다는 최모(61)씨는 “상인들이 축산농가 근처에는 가지도 않는데 구제역을 전파하는 것처럼 취급해 마음이 상한다.”면서 “그래도 공산품 파는 사람은 사정이 낫다. 채소나 생선 상인들은 물건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장날 하루 매출이 20만~30만원은 됐는데 요샌 10만원 올리기도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2년째 도라지와 더덕 등을 파는 홍모(52)씨도 구제역과 추위 때문에 매출이 반으로 꺾였다며 울상을 지었다. 홍씨는 “날도 추운 데다 5일장이라는 게 한두번 쉬면 아예 장이 안 선다고 여겨 사람들 발길이 준다.”면서 “설 대목은 물 건너 갔다 하더라도 5일장이 띄엄띄엄 서면 찾는 사람들이 더 줄 텐데, 그게 걱정”이라며 시린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었다. ●충북 진천 등 4곳 임시 5일장 연합회는 장이 잠정 폐쇄되면서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줄어 5일장이 재개된 곳의 경우에도 찾는 사람이 20~30%나 줄었다고 추산했다. 매출도 지난 설에 비해 절반 이하라고 전했다. 정재근(63) 용인 5일장 상인회장은 “구제역 전까지만 하더라도 340여 상인들이 5일장에 나왔는데 요즘에는 300명에도 못 미친다.”면서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인데, 여기서 수입이 없으니 임시방편으로 공사장이나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것”이라고 전했다. 매서운 추위를 생쥐 콧김 같은 모닥불 하나로 견디는 ‘장돌뱅이’들의 겨울나기가 한없이 버거워 보였다. 한편, 구제역이 이미 전국으로 확산됐다는 소식에 상인회와 협의를 통해 5일장을 임시 개장하는 지역도 생겨나고 있다. 충북 진천, 증평, 괴산, 음성 등 중부 4군은 25일 설 대목을 맞아,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폐쇄했던 전통 5일장을 임시로 열기로 했다. 글 사진 김동현·최두희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관광객 1000만 유치’ 스스로 발목 잡다니

    서울시의 관광 관련 예산이 지난해 4677억원에서 올해 3992억원으로 685억원이나 줄었다. 자연히 외국 관광객 유치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한다. 이는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와 각을 세운 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지난해 말 단독으로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빚어졌다. 그런데도 관광 예산을 무지막지하게 ‘칼질’한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은 일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관광산업이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사실을 일부러 외면하지 않고서야 어찌 이렇듯 무모한 일을 했는지 묻고 싶다. 껌도 못 씹게 할 정도로 질서를 강조하는 싱가포르가 올해 카지노를 두곳이나 개장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서울시는 그동안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때맞춰 한류 바람도 불어 중국인 등이 떼를 지어 서울을 찾는 등 ‘관광한국’의 면모를 세워가고 있다. 그런데 시의회가 힘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다니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그들이 마구잡이로 삭감한 사업들은 하나같이 중요하다. 경기가 어려우니 알뜰살뜰 살림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한강예술섬 등 ‘오세훈표 ’사업을 모조리 자르는 등 정치적·보복성 삭감의 성격이 짙다. 오페라극장을 보려고 전 세계 관광객 750만명이 해마다 호주 시드니를 찾는다는데, 서울에도 그런 볼거리 하나 정도는 만들 때가 되지 않았는가. 외국인이 즐겨 찾는 ‘하이서울페스티벌’과 같은 30억원짜리 사업까지도 반토막 났다고 한다. 길거리의 엉터리 표지판을 고치는 사업 17억원도 전액 없앴다고 한다. 지금은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손을 맞잡고 협력해야 할 때다. 서울시의회는 관광산업 속성상 일단 내리막길에 접어들면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 점을 깊이 깨달아, 어떤 형태로든 관련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 ‘5초에 100원’ 미터기 조작 의혹

    ‘5초에 100원’ 미터기 조작 의혹

    “그날 밤 10시 30분쯤 서울 무교동에서 택시를 탔더니 미터기에는 벌써 3600원이 찍혀 있었고, 시속 10㎞ 정도로 5초만 가도 100원씩이 오르더라고요. 그렇게 삼청동까지 4분 정도를 가는데 요금이 무려 7900원이 나왔습니다.” 얼마 전 새해를 맞아 신년모임을 가진 뒤 귀가하기 위해 택시를 탄 김수영(30·서울 정릉동)씨는 ‘미친 듯이’ 오르는 미터기 요금을 보고 놀라 황급히 내렸다. 그는 “미터기가 조작된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19일 택시업계와 피해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택시 이용자들 사이에서 ‘미터기 조작’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를 입었다며 인터넷 등에서 비슷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물론 택시업계에서는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한다. 한 택시업체 관계자들은 “앞 승객이 내린 후 ‘빈차’ 버튼을 누르지 않아 그랬을 것”이라며 “공인 품질시험소에서 납으로 봉인한 미터기를 뜯어 조작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 취재결과, 미터기는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터기를 제조하는 D업체 관계자는 직접 조작시범까지 해 보였다. 택시 미터기를 봉인한 납 부분과 연결된 철사를 니퍼로 끊자 미터기는 금방 분해됐다. 가는 철사 한 토막으로 거리 조작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는 “미터기를 봉인한 4곳 가운데 2곳을 뜯어내 차량에서 분리한 뒤 감속기 창 커버를 손으로 돌려 뺀 다음, 가는 철사를 넣어 스위치를 건드리면 기본요금 2㎞구간을 1900m 등으로 바꾸는 식으로 요금 구간을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조작 후 다시 봉인을 묶어두면 손님들이 눈치챌 수 없을 만큼 감쪽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택시미터기를 조작하는 행위는 운행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23조 위반)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지자체가 1년에 2회 실시하는 점검에서 미터기 조작 여부는 자세히 살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업체 관계자들은 “미터기가 고장났을 때에만 수리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자동차생활과 관계자는 “지난해 택시 16만 1423대의 미터기를 점검한 결과, 2877대(1.78%)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미터기 조작은 없었고 모두 단순 봉인 탈락이었다.”고 밝혔다. 또 적발되더라도 기사의 처벌 및 해고 여부는 업체 자율에 맡겨져 있어 행정력이 미칠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서울시 교통지도과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택시 미터기를 조작했다고 밝혀진 사례는 단 1건이었는데, 이마저도 벌금 100만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택시 업체와 지자체의 대대적인 확인 점검 및 단속이 없으면 택시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피해만 늘어날 것”이라면서 “미터기 조작이 의심되면 운송회사 이름과 택시 번호를 기억해 두었다가 다산콜센터 등을 통해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글 사진 이영준·최두희기자 dh0226@seoul.co.kr
  • ‘코스피 대박’에도 거꾸로 간 개미

    ‘코스피 대박’에도 거꾸로 간 개미

    지난 한해 동안 주가가 22% 가까이 오르고 7일 코스피지수는 2086.20으로 지난 4일에 이어 사상 최고치 신기록 경신을 이어갔지만 개인들의 자금은 여전히 안전자산에 몰렸다. 2007년 금융위기로 증시가 반토막 나면서 겪은 개인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남아 있는 데다, 늘어나는 가계 부채 부담, 개인투자자에 대한 투자 교육 미비 등으로 공격적인 금융상품에 자산을 넣을 만한 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성 예금은 지난해 10월 말 789조 5250억원으로 전년 12월 말(666조 3193억원)에 비해 123조 2057억원(18.4%) 늘어났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지난해 12월 61조 1244억원으로 전년 12월(75조 4481억원)보다 14조 3237억원(19%) 감소했다. 지난해 랩어카운트 열풍에 힘 입어 랩 계약잔고가 10월 말 33조 5636억원으로 전년보다 68% 이상 급증하고, 투자자예탁금(고객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도 지난해 12월 13조 7024억원으로 전년보다 16.2%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예금’이 절대적인 우위를 누린 셈이다.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7개국 가운데서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사랑은 두드러졌다. HSBC보험그룹이 아시아 7개국의 성인 356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국인들은 가장 관심 있는 금융상품으로 정기 예·적금과 같은 원금보장형상품(49%)을 꼽았다. 반면 고위험 투자상품에 관심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5%에 불과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엄 상담1센터장은 “주가 급등 부담에 더해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의 빚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여력이 없고 고위험 투자상품을 운영할 만한 개인 투자자 교육도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상대적으로 여전히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코스피지수 2000선 이후 매물이 전체 설정잔액의 5%인 2조 5000억원에 불과하고 코스피 사상 최고치 이후 매물대는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환매 부담이 곧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환매가 그치고 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예탁금 등 풍부한 주식 매수 대기자금에다 올해 퇴직연금제도 의무 적용에 따라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퇴직연금 자금 효과, 경제성장률 안정화 등으로 1990년대 미국 뮤추얼 펀드의 급증세처럼 펀드의 부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코스피 2085 또 최고… 유형별 개미 행동요령

    코스피 2085 또 최고… 유형별 개미 행동요령

    4일 코스피지수는 2085.14로 전거래일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에는 지금이라도 증시에 참여하는 경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각종 장밋빛 전망에 ‘대박의 꿈’을 꾸다가도 주가가 한순간에 반토막이 됐던 ‘2007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 안착했지만 단기 이익을 좇는 성급한 투자에는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지수가 155.82포인트 오르는 동안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이나 기관과 달리 재미를 못 봤다는 것이 시장의 정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으로 인한 두려움도 있지만 대기업 중심의 경기 성장 패턴과 달리 대부분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1일부터 지난 3일까지 대형주 위주인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과 연기금은 각각 3조 9371억원, 617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9127억원을 순매도했다. 빚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빚을 내 장기간 이자를 물면서 투자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단기 투자자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6일 5조 7002억원이었던 개인신용융자 잔고는 31일에는 5조 9741억원으로 2739억원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상승기에 단기적 투자는 추격매수를 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을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9년 12월에도 한달간 코스피지수가 8.17%로 빠르게 올랐다가 다음 달인 2010년 1월에는 4.77% 하락한 바 있고, 다음 주부터 시작될 어닝시즌(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 발표 기간)의 전망도 좋지 않다.”면서 “지금 들어오려는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방식을 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라면 지금 주식시장에 들어와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증시 상승 추세에 따라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이후에는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하락한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고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유동성 수혜가 번지면서 개인들의 주식 직접투자도 수익을 얻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단, 물가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하지만 역사적 고점(2085.45)을 기록한 2007년의 기준금리가 5%였던 점을 감안할 때 현재(2.75%) 수준에서 연내 두세 차례 금리가 인상돼도 여전히 저금리 상황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07년과 같이 2000선을 넘었지만 금리, 가격매력, 펀더멘털 등 모든 여건이 훨씬 좋다.”면서 “외국인 주도의 유동성뿐 아니라 연기금, 우정사업본부 등의 주식투자 확대로 장기적으로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kdlrudwn@seoul.co.kr
  • [길섶에서] 100세 시대/김종면 논설위원

    인간은 아무리 늙어도 심장이 뛰고 피가 돈다. 신체나이가 청년인 파파노인도 있다. 100세 시대가 곧 다가온다니 장수만세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살아지는 대로 사는 오래된 육체란 구차할 뿐. 건강한 정신이 똬리를 틀어야 온전한 노년의 삶을 살아낼 수 있다. 오늘 한 토막 뉴스가 나를 우울하게 한다. 노인 남성 열명 중 한명이 ‘봄’을 산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배꼽 아래 검은 꽃’ 핀 노인이 크게 늘었다는 건 이미 구문이다. 본능 앞에 두손 드는 인간이란 얼마나 얄궂은 존재인가. 인생의 깔딱고개를 어떻게 넘어야 할까. 많은 이들이 고령화사회, 아니 고령사회를 말하지만 오래 사는 사람만 오래 산다. 여전히 대문 밖이 저승이다. 죽음을 기억하라. 왜 우리 사회에 이렇게 노인의 성(性)이 넘치는가. 세상에 누군가 있어 함께 온기를 나누며 늙어갈 수만 있다면…. 그대가 있어 한세상 잘 살다 갑니다, 그 정도 얘기하고 떠날 수 있으면 행복 아닌가. 비우면 채워지고 버리면 얻는다. 텅빈 충만으로 가는 길이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외국인 ‘바이 코리아’ 열풍 거세진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정확하게 3년 만에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국내총생산(GDP)과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가 먼저 ‘1조 달러 고지’를 달성한 셈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달러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작년 말 1조 50억달러로 2007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1조 170억달러) 이후로 처음으로 1조 달러를 회복했다. 폐장일에 코스피지수가 2051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1141조원으로 불어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134.8원으로 떨어지면서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가총액은 원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잇달아 경신했지만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달러 기준 시가총액은 1조 달러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7년 1조 1000억 달러를 훌쩍 웃돌았던 달러 기준 시가총액은 2008년에 들어서자마자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2008년 11월 20일 3220억 달러로 3분의1 토막이 나기도 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회복 과정에서는 원화 기준 시가총액이 최저 477조원에서 작년 말 1141조원으로 139% 증가하는 동안 달러 기준으로는 212%(3200억 달러→1조 50억 달러) 급증했다. 금융위기 이후에 16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1100원대로 떨어지면서 외국인이 얻은 차익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유가증권 시가총액 1조달러’는 외국인에게 국내증시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작년 말 2051로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치(2064)를 불과 0.6% 코앞에 뒀지만, 달러 기준으로 국내증시의 ‘몸집’은 2007년 10월 20일 1조 1430억 달러에 14%가량 못미친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의 덩치가 사상 최대규모로 커졌음에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여전히 2007년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라며 “외국인으로서는 한국 증시가 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우리에게 코스피 2000과 외국인에게 시가총액 1조 달러가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다.”며 “유가증권 시가총액이 1조 달러에 안착하는 것으로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 2000 안착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9) 中 인문지리서 ‘산해경’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9) 中 인문지리서 ‘산해경’

    ‘산해경’은 전국시대 중기에서 한나라에 이르는 동안 만들어진, 중국의 오래된 지리·의학·역술·신화 등의 보고이다. ‘산경(山經)’ ‘해경(海經)’ ‘대황경(大荒經)’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각의 성격도 다르다. ‘산경’은 대륙의 산맥과 수원 및 동물, 식물, 광물 등의 분포를 그리고 있어 지리지의 성격이 강하다. ‘해경’과 ‘대황경’은 고대 중국 ‘해내외’ 이웃 민족들의 모습과 삶의 양상을 그리고 있는 인문지리서이자, 고대 중국의 원시 부족들이 갖고 있는 천지창조와 일월성신의 운행 등에 대한 원시 사유를 담고 있는 신화서이다. 세상에 이런 지도가 있을까, 아니 이렇게 기괴한 동물이 있을 수 있을까, 이렇게 이상한 세상이 있을까. 존재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신기한 세계상이 ‘그리고’와 ‘다시’로 무한하게 이어지면서 계속 생산되는 세계. ‘산해경’은 상상을 통해서 생길 수 있는 모든 신기하고 다양한 존재를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세계의 다른 이름이다. 남서북동 그리고 중앙 순으로 시작되는 ‘산경’의 기술(記述) 패턴은 아래와 동일하다. 남산경의 첫머리는 작산(鵲山)이다./…/이 산에는 계수나무가 많고 금과 옥이 많이 난다. 이 산에 나는 어떤 풀은 모양이 부추 같은데 푸른 꽃이 핀다. 축여(祝餘)라고 하는 이것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다./…/이 산의 어떤 짐승은 긴꼬리원숭이처럼 생겼는데, 귀가 희고 기어 다니다가 사람같이 서서 두 발로 달리기도 한다. 이름은 성성(猩猩)이며 이 짐승의 고기를 먹으면 달리기를 잘 할 수 있다./…/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데 그 속에는 육패(育沛)가 많고 이것을 몸에 차면 기생충병에 걸리지 않는다(‘남산경’). ●中의 오래된 지리·의학·신화의 보고 이처럼 산 이름, 그곳의 광물과 식물, 나아가 기이한 동물의 모습이 하나씩 나열된다. 그러다 여기서 ‘다시 300리를 간다.’ 거기에 있는 산의 이름을 또 밝히고 다시 그곳에 매장되어 있는 광물과 동식물을 그려낸다. 그러다 ‘다시 동쪽으로’, 또 ‘다시 동쪽’으로 간다. 기술이 끝나고 ‘산해경’의 세계가 끝나고, 그 뒤를 ‘다시’ 우리의 상상력으로 채워도 세계는 이어진다. 흡사 두루마리가 펼쳐지듯이. ‘산해경’ 속 다양한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보르헤스가 중국의 한 백과사전을 인용하면서 말한 동물 분류처럼, ‘산해경’ 세계 속 존재들이 나열되어 있는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상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산해경’의 세계는 어떠한 합리적인 존재의 이유와 필연성을 갖지 않는다. ●새 머리·거북이 몸통·뱀 꼬리 가진 동물 ‘산해경’ 속 신비한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청웅황이 많이 난다는 어느 산에는 호랑이 무늬를 한 말(馬)이 있다. 머리는 희고 꼬리가 붉다. 말인가 했더니 이름이 녹촉(蜀)이란다. 말의 몸통을 가진 사슴! 그러나 당시 원시 인류가 알고 있던 사슴과는 달랐을까? 그 생김새가 이채롭다. 한편 하늘에는 꿩같이 생긴 새가 날아다닌다. 그런데 가만 보니 턱 밑의 수염으로 하늘을 난다! 그 밖에도 물에선 ‘뱀 꼬리에 날개를 갖고 있고 가슴지느러미를 달고 있는 소처럼 생긴 물고기(鯥魚)’, ‘새의 머리를 하고 살무사 꼬리를 한 거북이(선구·旋龜)’가 헤엄치고 있다. 기괴한 모습의 저 선구의 털가죽을 허리에 차고 있으면 귀가 멀지 않고 발이 부르튼 것을 고칠 수 있단다.  이처럼 ‘산해경’의 세계는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 등의 분류를 완전히 무시한 이질적인 것들이 날 것 그대로 ‘이어 붙어져’ 있다. 새의 머리에 거북이의 몸통, 여기에다 살무사의 꼬리를 하고 있는 선구. 서로 생뚱맞아 보이는 동물a와 동물b가 어떠한 위화감도 없이 하나가 되어 존재한다. 신기하게도 그것에 대해서 원시 인류는 어떠한 의문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을 다루는 방식도 동식물을 보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지역마다 다른 사람들의 특이한 지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부각시키는 방식을 중국의 해내, 해외에서 사는 부족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가령 삼신국(三身國), 일비국(一臂國), 관흉국(貫胸國), 기굉국(奇肱國) 등등. 삼신국은 머리는 하나인데 몸이 셋인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고, 관흉국은 가슴에 구멍이 뚫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나라이며, 일비국은 팔, 눈, 코가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의 나라다.  ‘산해경’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옛 사람들은 계속 의문을 키워갔다. 그와 더불어 상상력도 커져갔을 것이다. 가슴에 뻥 뚫린 구멍은 왜 생겨났을까? ‘관흉’이라고 하였으니 구멍에 무언가를 꿴다는 말인데, 막대기를 꽂아 사람들을 들어 실어 나르는 것일까? 그럼 일비국은? 팔, 눈, 콧구멍이 하나밖에 없는 일비국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을 반 토막으로 나누었을 때의 한쪽 모습인데, 그렇다면 이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걸을까? 두 몸이 하나가 되어야 산다는, 혼자가 아닌 삶을 사는 자들이 곧 인간이라는 사고가 여기서 표현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먼 나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의 눈으로 그린 건가?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고,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그러니 지금 우리의 상상력으로 답을 내린다면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산해경의 세계=상식·개념 너머 세계  ‘산해경’의 세계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열린 텍스트다. 이 기괴한 책은 우리에게 ‘이게 뭐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고,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존 상식과 개념 너머의 세계로 문득 빠져들게 한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피어나는 생각, 나도 내가 갖고 있는 것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겠구나!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레고처럼 한 조각 한 조각 쌓고 붙여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조합해낼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 의해 나의 상상력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있는 것들을 조합하여 나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일이 가능하다. 내가 갖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앎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고, 늘 보는 세상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는 시각. 그것이 ‘산해경’의 기이한 세계와 만나고 나서 내가 얻은 선물이다.  최정옥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러시아 석유재벌, 2600억원 초호화 궁전 공개

    러시아 석유재벌, 2600억원 초호화 궁전 공개

    세계 15위 거대 부호이자 잉글랜드 첼시FC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44)가 영국 런던에 2600억원(1억 5000만 파운드) 상당의 초호화 저택에 입주할 것으로 전해져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규모와 화려함에 있어 궁전에 버금가는 아브라모비치의 저택은 런던 제일의 부자동네로 손꼽히는 나이츠브릿지 근처 호화 맨션 9채를 허물고 들어설 예정이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그의 여자친구 다르사 주코바(29)와 아들 아론(1)이 거주할 이 저택은 완공될 경우 영국에서 가장 비싼 저택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지하 3층·지상 5층인 이 저택의 규모는 2787m2(843평)에 달하며 내부는 침실 8개와 실내 수영장, 영화관, 사우나, 나이트클럽, 기자회견장 등으로 채워진다. 상주하는 직원의 숙소와 슈퍼카 10여대를 보관할 수 있는 전용 주차장도 생긴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프랑스, 미국 등 각국에 호화 맨션 수십곳이 있으나 이 저택은 고급 백화점 해러즈(Harrods) 바로 옆에 있을 뿐 아니라 첼시 경기장과도 가까워서 아브라모비치가 자주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저택의 건축을 맡은 한 관계자는 “저택에서 모든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기능성을 갖춘 공간으로 채워지며 고풍스러운 최고급 디자인으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호화 저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석유재벌인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재계서열 2위에 달하는 억만장자로 2003년 첼시구단을 인수한 뒤 엄청난 예산을 투여,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이끌어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재산이 반토막 났지만 그의 재산은 여전히 17조 7000억원에 달하며 이혼한 두 번째 부인에게 위자료로만 4050억원을 지불한 바 있다. 얼마 전에는 인기 영화배우 엠마 왓슨(22)과 열애설에 휩싸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中 불법조업] 中어선 저인망 싹쓸이… 어민수입 3분의1 토막

    중국 어선들의 무차별적인 불법조업으로 서해 어장이 급속히 황폐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 대부분이 바다 밑바닥까지 훑는 싹쓸이 저인망 어업을 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어종에 따라 그물코 크기와 어구가 다른 우리나라 어선들과 달리 촘촘한 저인망으로 조업한다. 이 때문에 새끼고기까지 마구 잡아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 최경철 전북 부안군 수산과장은 “조기, 홍어, 꽃게 등 회유성 어종은 물론 대다수 어족자원을 중국 어선들이 먼바다에서 싹쓸이해 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서해안의 연안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나라 어선들이 쳐놓은 그물을 걷어가거나 파손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충남 태안 해역에서 29t짜리 자망 어선(행운호 2003호)을 부리는 최재식(53·태안군 소원면 모항4리)씨는 “중국 어선이 떼를 지어 끌방으로 바다 밑바닥을 한번 긁고 지나가면 우리 그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서 “우리나라 바다인데 우리가 중국 어선을 피해 다닌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최씨는 요즈음 EEZ에 한참 못 미치는 50~70마일 해역에서 조업한다. 최씨는 7~8년 전만 해도 EEZ에서 한조금(7~8일) 조업하면 대구를 5000만~6000만원어치를 잡았다. 하지만 요즘은 2000만원 정도밖에 잡지 못하고 있다. 그물도 중국 어선이 무서워 새벽에 물속에 넣고 그날 오전 10시에 걷는다. 그물을 치고도 걷을 때까지 주변에서 지켜야 한다고 최씨는 귀띔했다. 예전에는 밤에 그물을 넣었다 다음날 걷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충북도·청주시의회 파열음

    충북과 청주시의회 의원들이 소속 정당에 따른 이해관계를 내세워 파열음을 내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건강한 집행부 견제보다는 소속 정당 입장에서 현안을 바라보거나 제 식구 감싸기에 주력하는 의원들의 그릇된 행태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충북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3개월 동안 청주시의회 예산조사특별위원회가 운영된다. 예산조사특위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본예산 및 추가경정예산의 세입부분 전반 등에 관한 행정사무조사를 하게 된다. 이번 특위는 2010년에서 2011년으로 이월되는 잉여금이 당초 770억원에서 324억원으로 줄어들면서 내년도 예산편성에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규명하기 위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주도로 구성됐다. 특위는 남상우 전 시장까지 출석시키겠다는 강경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청주시의회는 반 토막이 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임 시장이 한나라당 소속이란 점에서 민주당의 특위 구성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서다. 조사특위는 총 12명으로 구성될 예정이었지만 한나라당 의원 4명과 민주당 의원 1명이 특위 구성에 반대하며 위원직을 사퇴해 일단 7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7명은 전원 민주당 소속이다. 한나라당의 반대 속에 민주당이 특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당분간 시의회는 당대당 대결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충북도의회는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지사를 둘러싸고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와 한나라당의 ‘흠집내기’가 충돌하면서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지난 14일 진행된 도정 질문에서도 이런 풍경이 연출돼 비난을 자초했다. 한나라당 김양희 의원은 “이 지사와 도청 공무원들의 자화자찬과 과대선전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의 맹공이 계속되자 민주당 소속인 최진섭 부의장이 갑자기 정회를 선포하기도 했다. 민주당 윤성옥 의원은 “이 지사는 밤을 모르고 일하는 서민지사”라며 도정 질문 내내 이 지사를 치켜세워 대조를 이뤘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인플레 견디면 2500 ~ 3000선도 가능”

    “인플레 견디면 2500 ~ 3000선도 가능”

    코스피 2000시대가 3년 1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2.46포인트(0.62%) 오른 2009.0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000을 돌파한 것은 2007년 11월 7일(2043.19)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1117조 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2~3년간 높은 기업 이익 성장률을 이룬 한국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것”이라면서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 역할한 것처럼 국내 시장이 선진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2000장’은 올 초부터 불거진 유로존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 중국 긴축 우려 등 대내외 악재를 딛고 신흥국으로 몰려온 유동성에 힘입어 차근차근 고점을 높여왔다. 2007년 10월 31일 역대 최고치인 2064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1년 뒤인 2008년 10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938로 반토막이 났다. 이듬해 11월에는 두바이 모라토리엄 사태가 연중 최대 낙폭의 상처를 남겼다. 올 초 지수는 1694로 출발했으나 지난 5월 남유럽 신용 불안이 고개를 들며 1500선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로 달러 약세가 전개되면서 환차익에 기업 이익 상승, 낮은 주가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행진이 계속됐다. 외국인은 올 들어 이날까지 19조 9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1998년 집계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투자자들의 인기를 누렸던 랩어카운트도 증시 상승에 한몫했다. 올해 17조원이 넘게 빠져나간 펀드 환매의 구멍을 랩어카운트(10월 말 기준 33조 5000억원)가 막았다. 3년 전 코스피는 7월 한 차례 2000선에 오른 뒤 같은 해 10월 2일부터 11월 7일까지 20영업일도 못 버티고 2000선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이번 ‘2000장’은 금리,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기관의 성장, 환율 등 여러 측면에서 2000선 안착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기업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2007년 57조원에서 내년에는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 예상 기업 이익 증가율이 14%로 올해보다 둔화되더라도 대세 상승장에서는 수준 유지가 관건이라 추가 상승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상황도 내년에 지속될 것으로 보여 증시에 우호적이다. 코스피가 2000선이었던 2007년 7~10월 국내 기준금리는 4.75~5%,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평균 금리가 5.4%였다면 현재는 기준금리 2.5%, 국고채 금리 3.3%로 훨씬 낮은 수준이다. 수급을 뒷받침해 줄 국내 연기금의 국내 주식형 펀드 운용 규모도 2007년 당시 20조원가량이었으나 내년에는 올해 47조 6000억원을 대폭 뛰어넘는 6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도 2007년 7월 2000 첫 돌파 당시에는 13.3배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9.5배 수준으로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어 투자매력이 높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증시가 재평가 받으면서 PER가 10~1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업이익이 대폭 빠지지 않는 한 PER가 이 정도 수준이면 지수는 2500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내년에는 2500~3000선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 장에서 투자심리 과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 프리미엄을 시장 평균보다 낮게 적용하면 3100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모멘텀이 없는 데다 증시가 내년 지표들을 선 반영해 과도하게 오르면 내년 초 시장 흐름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기업 이익은 내년 1분기까지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펀더멘털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이 너무 많이 오르면 산책나온 개와 개 주인의 예와 같이, 주인(펀더멘털)이 안 보이면 뛰어갔던 개(주식)가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2000선 안착을 넘어 2500~3000으로 가는 데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잘 견뎌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풀린 돈들이 실물경제로 선순환되지 않고 원자재, 부동산 등 투기자본으로 몰리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초인플레이션)이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저성장, 고물가 국면이 더블딥으로 발전하면 글로벌 경제가 다시 주저앉을 수 있어 각국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출구전략의 속도와 강도를 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女농구 5년뒤 위기 꿈나무 빨리 키워야”

    “女농구 5년뒤 위기 꿈나무 빨리 키워야”

    여자농구대표팀 임달식(신한은행) 감독에게는 힘겨운 아시안게임이었다. KDB생명과 신세계가 선수차출을 거부했다. 그나마 모인 선수들은 부상 투성이었다. 엔트리 12명을 겨우 채워 광저우로 떠났다.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썩 유쾌하진 않았다. 편파판정으로 1등을 놓친 탓도 있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여자농구의 막막한 미래 때문이었다. 임 감독은 “하은주(202㎝)가 있고 젊은 선수 몇몇이 있어서 한 5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텐데, 그 이후는 장담 못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팀 국제대회 성적 참담 박정은(33)-김지윤(34)-김계령(31) 등 대표팀 주축들은 모두 30대다. 정신력이 강하고, 노련하고, 참 잘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언니들’에게 기댈 수는 없다. 임 감독도 “빨리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국제대회에 나가니 위기가 피부로 느껴졌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그렇다. 아시안게임 은메달, 세계선수권 8강 등 굵직한 성적을 낸 국가대표에 비해 청소년팀의 성적은 참담하다. 올해 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은 4위에 머물렀다. 일본에는 몇년 전부터 밀렸고, 진 적이 없었던 타이완에도 패했다. 레벨이 다르던 말레이시아와도 비등비등한 경기를 했다. 충격이었다. 국제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 임 감독은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정색했다. ●서울 고교팀수 반토막… 초·중등팀 씨말라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중·고등학교 여자농구부가 줄줄이 해체됐다.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도 팀을 없앴다. 서울에 6개 있던 여자고등학교팀도 반토막 났다. 중학교, 초등학교는 씨가 말랐다. ‘베스트5’가 아니라 선수 5명이 없어 대회출전을 못 한다. ‘농구하는 여자’에게 번듯한 미래는 꿈같은 얘기. 고민하던 임 감독은 10일 중고농구연맹에 1000만원을 쾌척했다. 프로 100승 기념으로 구단에서 받은 포상금을 고스란히 전달한 것. 2007~08시즌 1승당 30만원씩 총 600만원을 전달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임 감독은 “여자농구가 팀 꾸리기도 힘든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꿈나무들이 척박한 현실에도 꿈을 이어갔으면 한다. 그래야 한국농구도 영광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 없이 여자농구에 미래는 없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꾸준히 베풀겠다.”고 약속했다. 중고연맹 박안준 사무국장은 “100승 포상금이란 의미 있는 돈을 지원한다는 자체가 감사하다. 우수 중학생들의 장학금이나 국제대회 참관비로 유용하게 잘 쓰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칼로 자른듯 ‘반토막’ 난 11층 아파트

    지난 7일 새벽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인근의 아파트가 한꺼번에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이저우성 준이시에서 7일 새벽 산사태가 발생해 비탈면에 세워진 아파트의 반쪽이 무너졌다. 무너진 아파트는 11층 건물로 단면이 마치 칼로 자른 듯 처참하게 붕괴돼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했다. 이 아파트에 살던 주민 800여명은 산사태 소식을 듣고 재빠르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생활터전이 반으로 잘려나간 모습을 보며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 주민들은 “건물이 이렇게 반토막이 난 모습은 처음”이라면서 “칼로 자른 것처럼 붕괴된 모습이 정말 끔찍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구이저우성의 지질관계부서는 “산사태가 또 한 번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은 건물들도 붕괴될 위험에 놓여있다.”면서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율고도 무더기 미달… 경쟁률 ‘반토막’

    자율고도 무더기 미달… 경쟁률 ‘반토막’

    2011학년도 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의 경쟁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일부 학교는 정원 미달사태를 빚었다. 이 같은 외국어고 및 자율형 사립고 경쟁률 수직하락에 대해 교육계는 예고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26개 자율고의 전체 평균 경쟁률은 1.44대1(1만 462명 모집에 1만 5013명 지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88대1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학교별로는 한가람고가 5.39대1(여)로 가장 높았고 ▲이화여고 3.03대1 ▲이대부고(여) 2.62대1 ▲신일고 2.45대1 ▲양정고 2.44대1 ▲한대부고 2.38대1 순이었다. 반면 용문고(0.22대1), 동양고(0.29대1)는 모집 정원의 3분의1도 못 미쳤다. 대광고·장훈고·현대고(남)·선덕고·동성고·이대부고(남)·경문고·보인고·숭문고·우신고 등도 미달, 모두 12개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들 학교는 16일과 다음 달 18일 두번에 걸쳐 추가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자율형 사립고의 인기 급락 이유로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특목고보다 불리하고, 내신은 일반고보다 불리한 것이 꼽힌다. 자율고가 투자한 만큼 교육적인 효과가 신통치 않아 ‘비싼 학비’ 값을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학부모의 관심은 결국 자율고가 대입에 얼마나 유리한가 아니겠느냐.”면서 “특목고를 못 보낼 실력이면 차라리 내신에서 유리한 일반고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입학사정관제 확대로 특기자 전형이 줄어든 데다, (사교육 우려로) 교육 당국이 자율고에 과도한 규제를 가해 일반고와의 차별성이 떨어지는 것도 기피 이유”라고 덧붙였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지원자 풀은 비슷한데 올 들어 자율고가 배로 늘면서 경쟁률도 반으로 떨어진 게 표면적인 원인”이라면서 “지난해 첫 신입생을 모집해 아직 대입 결과가 없어 학부모의 신뢰가 적다 보니 지원자도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성원(41)씨는 “일반고보다 등록금이 세배 비싸면 수업의 질도 그만큼 좋아야 하는데 지난해 소문을 들어 보면 특별히 일반고보다 나을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북의 A자율고에 근무하는 김모 교사는 “자율형 사립고 학생들이 수능에서 특목고보다 불리하고, 내신에서도 일반고보다 유리할 게 없다는 것이 학부모가 꺼리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전문가는 “그나마 경쟁률이 높은 곳도 강남·목동의 기존 입시 명문 학교일 뿐 강북이나 서남쪽 지역 학교는 대부분 미달됐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이민족에게 지배당한 치욕도 그들의 역사로 만든 중국인들

    “중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야.” “갈수록 모르겠어.” 최근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잇달아 겪으면서 ‘알다가도 모를 나라가 중국’이라는 얘기가 더 자주 나오고 있다. 우리 민족과 그렇게 오랫동안 부대끼며 살아온 나라임에도 말이다. 정치학 박사이자 동아시아 전문가인 자오후지(趙虎吉) 중국 중앙 당교(黨校)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은 마오쩌둥의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덩샤오핑의 실용주의로 넘어오면서 또다시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강대국으로서의 새로운 등장을 세상을 알리는 신고식이었다. 그 신고식을 두고 세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낙관론과 위협론이 그것이다. 중국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세계가 궁금해하고 있다.” 소설 ‘아버지’로 유명해진 김정현씨가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에 체류하면서 취재, 정리한 ‘중국인 이야기-역사, 제국이 되다’(멜론 펴냄)가 나왔다. 일단 첫권을 냈지만 앞으로 총 30권권을 계속해 내는 게 목표다. 중국문명의 기원에서부터 현재 중화인민공화국까지 서술하는 대서사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국이 아닌 한국인에 의해 쓰인 ‘중국인 이야기’는 중국 역사에 대해 제3의 시선으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으로 역사적 의문점을 풀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 질서, 동아시아 반만년 역사 속에 중국과 긴밀하게 맺어져 온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사는 필독서라는 저자의 강변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게다가 중국이 최근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면서 고구려사를 버젓이 왜곡하고 있어 중국사의 올바른 이해는 더욱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김씨는 “안타깝게도 지금껏 출간된 중국 역사서는 중국이나 일본, 서구의 책을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집필 동기를 설명했다. 책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을 만들고 진보시켜 온 인간, 즉 중국인을 중심으로 중국의 문명 기원부터 국가 탄생 신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풀어 나가고 있다. 거대한 중화문명 이면의 중국인 속살을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황허의 시원 등 문명과 문화에 얽힌 얘기를 재미있게 버무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본문 중에 눈길을 끄는 한 토막. “치욕마저 버리지 않고 간직하는, 인내와 고통 속에서 지켜나가려는 의지가 이민족에 의한 지배의 역사마저 그들의 역사로 만들었다.…역사라는 이름이 거창하다면 ‘고통이 닥치면 그저 견뎌낼 뿐’이라는 그들의 가장 평범한 삶의 기본이라도 우리는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1만 48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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