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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 재발 방지책 부실… 사고 업체엔 ‘면죄부’

    고교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됐다. 유가족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인데 정작 사고 책임자들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식 유가족 대표는 18일 “청소년활동진흥법 규제 강화보다 처벌법이 먼저 강화돼야 한다”며 “개정안도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22일부터 시행되는 이 진흥법은 150명 이상 청소년 활동의 경우 프로그램과 안전장비 등을 사전에 인증받아야 하고 숙박형 수련활동과 일정 규모 이상이나 위험이 큰 비숙박 활동은 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바뀌었다. 이 대표는 “인증이란 게 업체에 좀 귀찮을 뿐이지 따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하고 “생색내기이고 보여주기식 개정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충남의 한 군 관계자도 “안전장비 등을 가짜 사진으로 허위 신고해도 담당 직원이 한 명밖에 없어 일일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진흥원 이진원 부장은 “숙박형이라도 소규모 활동은 인증을 받지 않아도 신고할 수 있다”면서 “실사 등에서 자치단체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효는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해병대 참사는 업체 봐주기 등 현장 운영 과정의 잘못이 근본 원인”이라며 “현장을 바로잡는 것은 엄벌과 무거운 과태료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에서 H유스호스텔 대표는 징역 6개월, 훈련본부장과 교관 등 5명은 금고 1~2년형을 받는 데 그쳤다. 유가족들은 “미필적 고의 살인이다. 양형이 적다”며 항소했다. 문제의 유스호스텔은 지난해 10월 말 해가든유스호스텔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하다 유가족 반발 등으로 일시 휴업 중이다. 사업자등록증에는 아직도 ‘해병대 체험’이 들어 있다. 유스호스텔에 해병대 캠프를 계속 열 수 있도록 면죄부를 준 것이다. 또 해경과 군 등 관련 직원은 한 명도 처벌되지 않았다. 불법 모래 채취도 여전하지만 이들 기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갯골’을 만든다. 정부의 태도도 무성의하다. 이 대표는 “자식의 죽음 앞에서 돈이 의미는 없지만 특별위로금을 당초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반 토막 내 제시하고 장학재단이나 추모공원 설립도 미루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예졸업장 수여나 의사자 지정 등 유가족들의 요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진상규명, 책임자 엄벌,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세월호 참사보다 사망자 숫자만 적을 뿐 부모 마음이 아픈 것은 똑같은데도 정부가 우리에게는 이행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피격]우크라이나, 반군 도청자료 공개 “말레이시아 항공, 우크라 수송기”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우크라이나 러시아’ ‘말레이시아 항공’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피격 추락에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군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이 분리주의 반군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 2건을 공개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도청자료에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소속 대원과 러시아 정보장교등이 반군 부대가 여객기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나누는 대화가 담겼다. 첫 번째 도청자료에서는 ‘대령’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반군은 이날 오후 4시 33분쯤 “비행기가 페트로파블로프스카야 광산 인근에서 격추됐다”며 “첫 번째 발견된 희생자는 민간인 여성”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1시간 만에 격추된 항공기가 민간 여객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욕설을 내뱉은 뒤 “이 항공기는 거의 100% 민간 항공기다”라고 말했다. 탑승자 수와 무기 발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항공기 잔해가 거리에 널려있고 좌석과 시체 토막도 있다”며 “무기는 없고 수건이나 휴지 등 민간인 물건들뿐”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도청자료에서는 반군 사령관이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반군 부대가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보고했다. 반군 사령관인 이고리 베즐레르는 “기뢰부설 부대가 항공기 한대를 격추했다”며 “해당 항공기 조사와 사진을 찍기 위해 대원들이 나가있다”고 러시아 정보장교에게 알렸다. 한 반군 소속 대원은 “민항기인 것으로 드러났고 여성과 아이들이 가득하다”고 “도대체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뭘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어쩔 방법이 없다. 지금은 전쟁상황이다”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도청자료를 바탕으로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의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국장은 “반군이 러시아 공작원에게 여객기 격추를 논의했다”며 “여러분은 이제 누가 이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소식에 네티즌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끔찍하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반군 소행?”,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무고한 생명이”,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이런 비극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피격]우크라이나, 반군 도청자료 공개…반군은 말레이시아 항공기 블랙박스 확보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우크라이나 러시아’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피격 추락에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군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이 분리주의 반군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 2건을 공개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도청자료에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소속 대원과 러시아 정보장교등이 반군 부대가 여객기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나누는 대화가 담겼다. 첫 번째 도청자료에서는 ‘대령’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반군은 이날 오후 4시33분께 “비행기가 페트로파블로프스카야 광산 인근에서 격추됐다”며 “첫 번째 발견된 희생자는 민간인 여성”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1시간만에 격추된 항공기가 민간 여객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욕설을 내뱉은 뒤 “이 항공기는 거의 100% 민간 항공기다”라고 말했다. 탑승자 수와 무기 발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항공기 잔해가 거리에 널려있고 좌석과 시체 토막도 있다”며 “무기는 없고 수건이나 휴지 등 민간인 물건들뿐”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도청자료에서는 반군 사령관이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반군 부대가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보고했다. 반군 사령관인 이고리 베즐레르는 “기뢰부설 부대가 항공기 한대를 격추했다”며 “해당 항공기 조사와 사진을 찍기 위해 대원들이 나가있다”고 러시아 정보장교에게 알렸다. 한 반군 소속 대원은 “민항기인 것으로 드러났고 여성과 아이들이 가득하다”고 “도대체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뭘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어쩔 방법이 없다. 지금은 전쟁상황이다”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도청자료를 바탕으로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의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국장은 “반군이 러시아 공작원에게 여객기 격추를 논의했다”며 “여러분은 이제 누가 이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추락 항공기 블랙박스를 우크라이나 반군 측이 확보해 격추 책임 공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 제1부총리는 이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소식에 네티즌들은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끔찍하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반군 소행?”,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무고한 생명이”,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이런 비극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격추]우크라이나, 반군 도청자료 공개 “말레이시아 항공, 대체 왜 여기에?”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격추’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우크라이나 러시아’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격추 추락에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군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이 분리주의 반군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 2건을 공개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도청자료에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소속 대원과 러시아 정보장교등이 반군 부대가 여객기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나누는 대화가 담겼다. 첫 번째 도청자료에서는 ‘대령’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반군은 이날 오후 4시 33분쯤 “비행기가 페트로파블로프스카야 광산 인근에서 격추됐다”며 “첫 번째 발견된 희생자는 민간인 여성”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1시간 만에 격추된 항공기가 민간 여객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욕설을 내뱉은 뒤 “이 항공기는 거의 100% 민간 항공기다”라고 말했다. 탑승자 수와 무기 발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항공기 잔해가 거리에 널려있고 좌석과 시체 토막도 있다”며 “무기는 없고 수건이나 휴지 등 민간인 물건들뿐”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도청자료에서는 반군 사령관이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반군 부대가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보고했다. 반군 사령관인 이고리 베즐레르는 “기뢰부설 부대가 항공기 한대를 격추했다”며 “해당 항공기 조사와 사진을 찍기 위해 대원들이 나가있다”고 러시아 정보장교에게 알렸다. 한 반군 소속 대원은 “민항기인 것으로 드러났고 여성과 아이들이 가득하다”고 “도대체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뭘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어쩔 방법이 없다. 지금은 전쟁상황이다”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도청자료를 바탕으로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의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국장은 “반군이 러시아 공작원에게 여객기 격추를 논의했다”며 “여러분은 이제 누가 이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택거래 급감… 부동산 시장 다시 ‘꽁꽁’

    주택거래 급감… 부동산 시장 다시 ‘꽁꽁’

    지난달 전국 주택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7%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주택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서울 ‘강남3구’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주택경기 침체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주택 거래동향 조사 결과 “지난달 전국 주택거래량은 7만 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주택거래량 감소는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대책’ 발표 이후 투자 수요가 사그라지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별 거래량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2월까지 이어졌고 통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통계상 올 1~4월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3~4월에 거래량이 증가한 것처럼 나타난 것은 계약 시기와 신고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거래 통계는 신고 기준으로 잡힌다. 1~2월 계약분이 상당 부분 3~4월 거래 통계에 잡혔다. 하지만 임대차시장 선진화 대책 이후 3월부터는 주택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 영향으로 5월 통계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6월 거래량은 전달보다도 6% 감소했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 주택거래 감소가 확연했다. 지난해 6월 2687가구가 거래된 것과 비교, 지난달에는 거래량이 1388가구에 그쳐 48.3%나 급감했다. 서울지역 전체 감소율은 42%로 나타났다. 환금성이 뛰어나 투자수요자들이 주로 찾던 아파트 거래량이 많이 감소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아파트는 48.5% 감소했고 단독·다가구는 30.1%, 연립·다세대 주택은 31.7% 줄어들었다. 가격대별로는 수도권의 경우 6억원 초과 주택거래량이 47.8%나 감소했다. 투자 목적의 구입이 많은 중대형 아파트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주택거래 감소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성장 둔화, 내수심리 위축 등 거시경제 여건 악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증가 등이 거래 위축으로 이어져 주택시장은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새 경제팀 출범 이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할 경우 실수요자 중심으로 다소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LTV를 70%로 늘려도 집값이 급등하는 시기가 아니어서 다중채무자나 돈 없는 사람이 무리하게 집을 살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실수요자가 주택을 구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LTV 완화는 주택 구매자들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춰 인위적으로 유효 수요를 만들어 내는 효과가 있다”며 주택거래량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오늘의 눈] ‘3척’을 하지 말라/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오늘의 눈] ‘3척’을 하지 말라/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최근 수년간 귀농(歸農)·귀촌(歸村) 인구가 급증했다. 특히 귀농은 퇴직자의 재취업과 농촌 노동력 문제 해결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정치권에서도 귀농은 화두다. 국회에서는 해마다 귀농관련 토론회·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6월 13일 국회 민생정치연구회의 ‘농업 6차 산업화를 통한 농촌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세미나’에서 6차 산업화에 귀농자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됐다. 4월에도 ‘성공적 귀농·귀촌 활성화대책 국회간담회’가 열렸다. 2001년 880가구이던 귀농·귀촌은 2010년만 해도 4067가구였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3만 2424가구로 급증했다. 지난해 지역별 귀농·귀촌자는 경기, 충북, 강원, 경북, 전북, 경남, 전남 순으로 서울에서 가까울수록 많았다. 예전에는 “귀농자들은 도시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낙향했다”는 인식이 있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엔 실직 후 귀농했다는 부정적 인식이 더 강해졌다. 최근엔 도시생활 대안에다, 농촌의 생태가치 선호가 더해지면서 각광받는 주제가 됐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 물결과 함께 제2의 일터로 농촌이 주목받는다. 중앙·지방정부도 귀농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세금원이면서 고령화 현상을 완화해주는 귀농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유인책을 편다. 다만 귀농·귀촌은 쉽지 않다. 초기 귀농정착률이 60~70%라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20% 정도라는 분석도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역별 편차도 크다. 귀농자들에게는 매월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게 큰 어려움이다. 10년 전 귀농한 후배는 “농촌 원주민들이 밤 12시에 막걸리통을 들고 쳐들어오는 것은 다반사이고 새로 산 경트럭이 고속도로운행에 좋다며 자주 빌려 타고 가버려 끝내 팔았버렸다. 재이사도 검토했다”면서 텃세도, 생활가치관 차이도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귀농자들에게는 “3척을 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높은 척, 배운 척, 있는 척’하지 말라는 경고다. 3척을 하다가는 원주민과 어울려 생활하기 어려워진다. 농촌원주민들도 도시인들이 귀농해오면 스트레스가 높아지게 된다. 10년 뒤 한국 모습을 보여준다는 일본도 취농(就農·우리의 귀농)이 인기였지만 열기가 식었다. 취농자는 2004년 8만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추세다. 2012년은 반 토막 난 4만여명이었다. 3년 연속 4만명대로, 30%는 도시로 되돌아갔다. 일본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언론까지 취농을 권장하고 있다. 취농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경제적·기술적 지원은 물론 마쓰리(지역축제) 등 문화생활 지도까지 하며 원주민과 일체화를 도와 정착률을 높이려 한다. 귀농은 나라를 떠나 어려운 과제다. 정부나 국회는 법·제도를 촘촘히 정비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귀농자들이 원주민 사이에 녹아들 수 있도록 문화적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귀농자들의 철저한 사전 사후 준비는 필수다. 귀농은 10년, 20년이 되어도 위기가 찾아온다. 현재 귀농 열기가 뜨겁지만 일본처럼 언제든지 식어버릴 수 있다. 실패는 사회적 비용으로 연결된다. 정부·정치권은 귀농 정착률 제고 방안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taein@seoul.co.kr
  • [문화 In&Out] 왜 영남 고고학자들은 문화재 발굴사업에 반발했나

    “소중한 우리 문화유적에 대한 보호를 경제논리로 매장시켰다.” 최근 영남 지역 고고학회가 정부에 매장문화재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정부의 문화유적 조사 제도가 지나치게 경제논리에 함몰됐다는 비판이다. 이면에선 그동안 문화재 발굴 조사 과정에서 당국에 쌓인 감정이 폭발했다. 이들은 문화재청이 유적의 조사를 맡은 전문 기관을 마구잡이로 허가해 경쟁논리가 지배하도록 했고 비전문가 등이 영리 목적으로 조사기관을 설립하도록 방조했다고 주장한다. 비전문 퇴직 관료가 조사기관을 설립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와 ‘관피아’ 논리를 점화시켰다. 그간 조사기관의 설립과 운영은 학계가 주도해 왔다. 조사기관은 고고학 교수들과 그 제자들의 중요한 일터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매장문화재 전문 발굴조사연구기관은 83곳에 이른다. 13곳의 국가유관기관을 제외하면 모두 민간이 운영한다.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안팎으로 2008~2009년의 최대 5000억원대 시장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조사연구기관의 숫자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 발굴기관들은 전국의 개발 현장에서 개발업자들이 내놓는 사업비로 발굴을 진행한다. 한정된 예산에 시달리는 문화재청이 직접 발굴을 관리, 감독하기보다 위탁사업을 벌이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의 경기 불황과 맞물려 전국의 개발 사업이 급감하다 보니 발굴기관들도 경영이 악화된 상태다. 저가 낙찰 경쟁은 물론이고 수익을 낼 수 없는 출혈 경쟁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문화재청은 뒤늦게 올해 초 적격심사 기준을 공고하기까지 했다. 단순히 가격을 낮춘 기관이 발굴조사를 낙찰받는 식이 아니라 조사 능력이나 실적 등 여러 요인을 두루 점수화하도록 했다. 현재 업계에선 주로 3억~5억원대의 발굴조사 사업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수년간 학계가 주도하는 발굴과 문화재 당국의 감독은 긴장 관계를 이어 왔다. 발굴 현장의 주도권을 놓고서다. 문화재청은 2011년 발굴 현장에서 유적 보존 여부를 가리는 지도위원회를 폐지하고 정부가 이를 직접 관리하도록 하는 전문가 검토회의를 출범시켰다. 지도위원회 위원 임명을 발굴조사기관이 좌지우지한 탓이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안’을 마련해 발굴조사기관의 사업 범위도 줄였다. 발굴조사기관들도 마냥 당당할 수만은 없다. 2007년 경찰과 검찰이 고고학 현장에 대한 수사를 벌여 발굴비 횡령 등으로 발굴조사기관의 원장과 연구실장 등이 잇따라 검찰에 구속되거나 기소됐다. 문제는 ‘무풍지대’인 발굴 현장에 아직까지 실질적인 정부의 관리·감독권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예산과 인력 부족 탓에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매장문화재 국가 귀속의 원칙이 현장에서 어느 정도 준수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지난해 문화재청은 전국의 발굴 현장에 대해 30여건의 불시 점검을 시행했을 따름이다. 발굴조사연구기관의 보호 육성과 발굴 비용 현실화는 물론 매장문화재 조사의 부실과 폐쇄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조심스럽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탈북 한의사 김지은의 고려의학 이야기] 당근 달인 물로 식중독 예방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이 시기 특히 주의해야 할 질병이 식중독이다. 식중독에 걸리면 심한 설사와 구토로 탈진해 위독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탈수 증상으로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생체기능이 저하되고 생명까지 위협을 받게 된다. 식중독을 극복하려면 우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면서 포도당이나 식염수로 전해질을 보충해주고 비타민, 미네랄 등을 섭취해 전체적인 신체 균형을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여름철에 당근 달인 물을 복용하며 식중독을 예방하고 극복한다. 북한에서는 당근을 ‘홍삼’이라고 표현한다. 홍삼에 비견될 정도로 당근에는 신체에 유익한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 있다. 한방본초학 고전은 당근을 ‘득은 있되 실은 없는 채소’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선조들도 당근의 효능을 인정했다. 당근은 비타민이 아주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미네랄도 골고루 들어 있다. 당근 달인 물은 당근을 작은 토막으로 잘라 충분히 끓여 만든다. 당근을 푹 우려낸 물을 하루에 여러 번 나눠 마시면 우선 소변량이 증가하고 독소 배출이 빨라진다. 당근에 함유돼 있는 나트륨, 칼슘, 칼륨 등은 몸의 전해질 균형을 고르게 해 신체가 정상기능을 회복하도록 큰 도움을 준다. 당근 달인 물은 특히 어린이 식중독에 효과가 있다. 식중독에 걸린 어린이에게 당근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하면 의아할 정도로 회복이 빨라진다. 당근 달인 물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당근 주스를 만들어 먹이거나 당근을 찜통에 쪄서 먹이는 방법도 좋다. 찜통에 찐 당근은 그 효능뿐만 아니라 흡수율이 아주 좋고 익히지 않은 당근보다 소화도 잘돼 간식 같은 느낌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다만 당근에 지나치게 열을 가하면 비타민이 파괴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뉴질랜드 해안서 100톤급 고래 사체 발견

    뉴질랜드 해안서 100톤급 고래 사체 발견

    뉴질랜드 북섬의 항구도시 뉴플리머스 인근 타라나키 해안에서 거대한 고래의 사체가 발견되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 고래는 100톤급의 ‘흰긴수염고래’로 현존하는 동물 중 가장 크고 무거운 동물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체가 발견된 타라나키 해안은 고래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붐비며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관광객들은 죽은 고래를 자세히 보기 위해 심지어 고래 몸에 오르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흰긴수염고래의 크기와 무게는 영상 촬영자 스테판 나겔이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약 4분가량의 영상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실감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고래의 몸에서 일부분이 잘려 있거나 찢긴 흔적이 발견되었다면서 고래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와 관련해 고래 사체에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전염이 될 잠재적인 위험이 있기 때문에 건강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래의 절대적인 크기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장비가 없기 때문에 흰긴수염고래의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체를 옮기는 과정에서도 토막을 내 처리해야 할 듯싶다. 한편 지난 5월 캐나다 뉴펀들랜드주 해안에서도 몸무게 60톤의 흰긴수염고래가 발견되었으며, 사체가 썩어 악취가 진동할 뿐 아니라 체내에 차오르는 메탄가스로 인한 폭발 위험으로 사체 처리를 두고 캐나다 당국이 골머리를 앓았다. 사진·영상=Silencewithinme/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대영제국 여왕의 암울한 귀환…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

    대영제국 여왕의 암울한 귀환…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은 스코틀랜드 지방의 로지스(Rosyth) 조선소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HMS Queen Elizabeth) 진수식을 가졌다. 전통적으로 군함의 진수식에서는 배의 무사 항해를 기원하며 여성이 샴페인 병을 배에 부딪치게 해 깨뜨리는데, 이날 행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행사가 열린 조선소가 스코틀랜드 지방인 점을 고려해 이 항공모함의 진수식에서는 전통적으로 쓰이는 샴페인 대신 위스키 병을 깨뜨리며 이 배의 무운장구(武運長久)를 기원했다. HMS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은 영국이 35년 만에 갖는 정규 항공모함이었고, 대영제국 해군 역사상 최대의 군함으로 기대를 모아왔기 때문에 행사에 참석한 여왕과 영국 해군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았지만, 실제로 이들의 속은 누구보다 더 타들어 가고 있었다. ▲풀을 먹고 살더라도 항공모함을 가지겠다! 풀을 먹고 사는 한이 있더라도 핵무기를 가져야겠다며 핵개발을 밀어붙여 결국 성공시킨 파키스탄의 부토(Zulfikar Ali Bhutto) 전 대통령처럼 영국 해군 역시 눈물겨운 집착으로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탄생시켰다. 한때 전 세계의 바다를 누비며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했던 영국 해군이지만, 영국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온몸으로 시달리면서 영국 경제는 전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연히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해군력에 더 이상 쏟아 부을 돈도 없었고, 많은 군함들이 해외로 팔리거나 폐기 처분되는 운명에 처해야 했다. 그 와중에서도 영국은 제국의 자존심은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고, 그 자존심의 상징은 역시 항공모함이었다. 영국 해군 최후의 정규 항공모함이라 불렸던 아크 로열(HMS Ark Royal)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주문되어 전후 건조가 취소될 뻔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1950년 진수되어 1955년 취역한 5만 4천톤급 항공모함이었다. 이 항공모함은 미 해군의 대형 항공모함과 동일하게 증기 사출기로 항공기를 발진시키는 CTOL(Conventional Take-Off and Landing) 방식의 대형 항공모함이었고, 당시 최신・최강으로 평가되던 F-4K 전투기와 자국산 버캐니어(Buccaneer) 공격기 등 24대의 전투기와 4대의 가넷(Gannet AEW) 조기경보기, 9대의 씨킹(Sea King) 대잠헬기 등 40여 대의 함재기를 운용하던 강력한 항모였다. 영국은 극심한 재정 적자 속에서도 이 항공모함을 전력화하고, 약 20여 년간 유지했지만, 1978년 제2차 오일 쇼크가 터지면서 경제 공황에 가까운 위기를 겪던 영국은 결국 1978년 이 항모를 퇴역시켰다. 대영제국의 자존심이 마이너스 성장과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 그리고 극심한 재정적자 때문에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영국은 가난해도 제국의 자존심은 버릴 수 없었고, 궁여지책으로 경항공모함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인빈서블(Invincible)급 항공모함 3척을 건조해 실전에 배치했다. 배 이름은 ‘무적(Invincible)’이었지만, 2만톤의 작은 덩치에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운용하는 이 항공모함은 20여년 운용하다보니 한계점이 너무 많았고, 영국은 다음에는 무리를 좀 하더라도 미국처럼 대형 항공모함을 가져야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차세대 항공모함 사업에 착수했다. ▲만들고 보니 ‘반쪽짜리’ 7월 4일은 대영제국이 35년 만에 정규 항공모함을 갖게 된 날이었지만, 영국 언론들은 이 항공모함의 진수를 그리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고 있다. BBC는 특집 보도를 통해 “2008년 계획 당시 2척 건조에 39억 파운드 정도의 예산이 들 것이라던 항공모함이 이제는 2척 건조에 62억 달러로 치솟았다”고 꼬집었다. 영국 정부는 극심한 재정위기로 인해 지난 2011년부터 영국군이 보유한 각종 무기들을 신형・구형 가릴 것 없이 ‘바겐세일’하고 있다. 4,200톤급 방공 구축함을 100만 파운드(약 17억원)에 내놓는가 하면 대당 1,800억 원 넘는 가격에 구매해 3년도 채 쓰지 않은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반값에 내놓기도 했다. 전투기를 매각하면서 파일럿이 필요 없어지자 4년간 공들여 육성한 공군사관학교 생도 100명에게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언론들은 값비싼 대형 항공모함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며 항모 도입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열을 올렸지만, 영국 해군은 멀쩡한 다목적 구축함(Type 23)을 해외에 매각하고, 신형 방공 구축함(Type 45) 도입 계획을 대폭 축소하면서까지 항공모함은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렇게 강력한 의지로 탄생한 항공모함은 스펙은 정말 화려하다. 길이 280m, 폭 73m에 72,000톤에 달하는 덩치를 자랑하는 거함(巨艦)이다. 롤스로이스가 자랑하는 신형 가스터빈 등 최신 동력 장치를 갖췄고, 항해용 아일랜드와 항공기 관제용 아일랜드를 독립해 설치하는 등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함재기 역시 막강하다. 최신예 F-35B 전투기를 최대 40대까지 탑재하며, AW-101 대잠헬기 등 고가의 헬기들도 다수 탑재된다. 한때 미 해군의 정규 항공모함처럼 사출기를 장착해 CTOL 방식의 항공모함으로 건조되는 방안이 검토되었지만, 예산 문제로 취소되고, 스키 점프대를 운용하는 STOVL(Short Take Off and Vertical Landing) 항공모함으로 건조됐다. 그러나 화려한 모습은 여기까지다. 당초 2척이 건조되어 취역할 예정이었던 이 항공모함은 취역도 하기 전부터 반 토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자매함으로 건조되고 있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HMS Prince of Wales)는 예산 부족으로 인해 건조 취소 또는 건조 후 해외매각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5조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대형 항공모함을 구매할 나라가 있겠냐는 여론에 건조 취소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재기 역시 반 토막 났다. 당초 영국은 올해까지 36대의 F-35B 전투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어야 했지만, 현재까지 영국에 인도된 F-35B 전투기는 3대에 불과하며, 확정된 구매 예산은 14대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영국 정부의 재정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F-35B의 가격은 어지간한 호위함 1척 가격 수준을 넘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유지비가 들어갈 이 항공모함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해군은 모든 것을 버려 가며 전력을 쏟아 부어 35년 만에 꿈에 그리던 대형 항공모함을, 그것도 찬란했던 대영제국을 건설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영광스러운 이름을 딴 최첨단 항공모함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 항공모함은 취역도 하기 전에 적의 어뢰나 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예산 부족’이라는 위협에 침몰할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中어선 동해까지 점령… 어민들 깊은 시름

    中어선 동해까지 점령… 어민들 깊은 시름

    중국 어선들이 동해 북한 수역에서의 조업을 크게 늘리면서 우리 동해안 어획량에 지장을 초래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4일 중국 어선이 지난 5월 24일 올 들어 처음으로 북상한 이후 지난달까지 967척이 동해 북한 수역으로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6월까지 343척이 이동한 것에 비하면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때문에 동해안 어민들이 잡아들이는 오징어 어획량은 반 토막이 났다. 강원도의 오징어 어획량은 1만 2735t으로 중국 어선이 북한 수역에 진출하기 전인 2004년 2만 2000t, 중국 어선의 북한 조업이 중단됐던 2009년 2만 4253t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대형선을 동원해 저인망 그물로 싹쓸이 조업을 해 어족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는 데다 우리 수역까지 내려와 불법 조업을 하거나 우리 어민들의 어구를 훼손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2011년에는 강원·경북도 동해안에서 6억 9000만원 상당의 그물과 통발 69개가 훼손되거나 사라졌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기상악화로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연안으로 피항한 뒤 기상청의 해저지진계 고장, 해양심층수 취수관 유실 등 중국 어선으로 인한 피해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전국근해채낚기연합회 관계자는 “중국 어선의 무차별적인 조업으로 우리 어민들이 생계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만큼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동해해경청은 지난 2일 해군, 동해어업관리단, 어업정보통신국 등 11개 기관 3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중국 어선에 대한 공조감시 강화 등을 논의했다. 올 들어 우리나라 영해 및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은 지금까지 모두 98척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4척과 비교하면 줄어든 것이지만 해경의 단속함정 상당수가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에 투입돼 중국 어선 단속에 허점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은 15척에 불과하다. 4월부터가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본격적인 조업철인 것을 감안하면 공백이 컸던 것이다. 지난달 초 서울신문 취재진이 서해5도에서의 중국 어선 불법 조업 실태를 현장 취재한 결과 중국에서 온 어선들이 떼를 지어 연평도 등의 해상 200~300m까지 접근해 조업을 펼치는 장면이 목격됐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안 국회 통과시켜야

    이틀 후면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1999년 5월 당시 다섯 살이던 태완군은 대구 동구 효목동 집 앞에서 누군가가 쏟아 부은 황산에 전신 화상을 입고 49일 만에 숨졌다. 용의자가 있었지만 증거가 부족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재수사도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고 만료 시간만 다가오고 있다. 가족들은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효가 만료되면 희망도 사라진다. 문제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회는 속히 법안 논의를 재개해 통과시켜야 한다. 공소시효란 범죄가 발생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국가의 소추권과 형벌권을 소멸시키는 제도다. 증거훼손 등으로 혐의 입증이 어려워진다는 게 첫째 이유다. 법적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고 범인이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며 처벌에 준하는 죗값을 받는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흉악한 범죄는 시간이 지났다고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3년 전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일명 ‘도가니법’이 발효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가 2008년부터 25년으로 늘어났다. 그랬다가 2012년 20대 여성을 토막 살해한 ‘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이 법안은 국회에서 2년 동안이나 방치되고 있다.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피살자의 유족은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고의적이고 극악무도한 살인범에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에서 해방시켜 활개를 치며 살도록 해주는 법적 관용을 베풀 이유는 없다. 비록 잡지 못하더라도 죽을 때까지 체포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도록 하는 게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생명을 경시하고 파괴하는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DNA 분석 등 과학적 수사기법의 발달로 수십년이 지나서도 증거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런 배경에서 미국의 많은 주와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살인을 포함한 중대 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앴다. 반인륜·반인권 범죄는 공소시효 배제는 물론 사면에서도 제외하는 게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렇게 보면 국회가 형소법 개정안을 내버려두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법적 안정성을 위해 정의를 희생시키지 말아야 한다.
  • [영화 多樂房] 님포매니악 vol.2

    [영화 多樂房] 님포매니악 vol.2

    ■기사에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님포매니악’(nymphomaniac)은 여자 색정광(色情狂)을 뜻하는 단어다. 얼핏 섹스 중독자의 고급스러운 표현 같지만, 님포매니악은 섹스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강조돼 있다는 점에서 결핍이나 욕구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섹스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중독자들과 구분된다. 그래 봤자 누군가에게는 똑같이 남사스러운 욕정일 뿐이므로 이 영화는 제목부터 상당한 파격을 예고한다. 아닌 게 아니라 남녀의 전라(全裸)는 물론이고 각양각색의 섹스까지 가감 없이 보여 주니 과연 ‘섹스 버스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다. 그런데 ‘님포매니악’에서 에로 영화의 관습과 매력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여주인공들은 나무토막처럼 말랐고, 대부분의 섹스는 차갑고 건조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섹스는 있지만 ‘섹시’하지는 않고, 에로스는 있지만 ‘에로틱’하지 않은 이지적(理智的) 영화야말로 ‘도그빌’과 ‘멜랑콜리아’를 만들었던 얄밉도록 천재적인 감독의 의도였을 것이다. 이런 영화를 무슨 재미로 보냐고? 모르시는 말씀! 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미치도록 흥분되고 짜릿하다. 잡다한 상식은 물론이고 수학, 문학, 음악, 종교, 영화를 넘나들며 지적 유희를 즐기는 인물들의 대화는 간만에 당신의 뇌에 달린 성감대를 제대로 자극할 것이다. ‘님포매니악 vol.1’은 골목에 쓰러져 있던 ‘조’가 한 중년 남자(샐리그먼)에게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부축을 받아 샐리그먼의 집에 들어간 조는 밤새 그에게 자신의 과거를 들려준다. 그리고 숫총각 샐리그먼은 가톨릭 신부처럼 고해성사와도 같은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님포매니악을 자처하는 조는 수많은 남성들과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성관계를 맺으며 성장한다. 그러다 여느 여성들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시기에 조는 불감증에 걸리고 만다. ‘님포매니악 vol.2’는 다시 색정광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조의-문자 그대로-‘피눈물 나는’ 노력에 관한 이야기다. 가학성을 통한 오르가즘, 감각을 되찾기 위해 아이를 떠나는 엄마의 비정함 등 vol.2에는 전편보다 훨씬 세고 불편한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그럴수록 섹스라는 소재의 은유적 성격 또한 확실히 드러나게 된다. 그것은 섹스 그 자체라기보다 한 개인의 타고난 본능과 욕정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결말부에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샐리그먼의 대사를 통해 사회적 금기와 윤리를 보란 듯이 비웃으며 꿋꿋이 생겨 먹은 대로 살아온 조의 용기를 칭찬한다. 조가 긴 회상 가운데 한층 견고해진 현재의 자신을 느끼며 새로운 생의 의지를 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vol.1을 포함해 장장 4시간에 달하는 ‘님포매니악’ 시리즈의 백미는 단연코 마지막 3분이다. 영화 내내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구축해 왔던 캐릭터를 한순간에 스스로 허물어 버리는 감독의 냉소는 몸서리쳐질 만큼 싸늘하다. 그럼에도 인간에 대한 핍진성 때문에 그렇게 세련되고 깔끔할 수가 없다. 모든 면에서 새롭고 매혹적이고 미학적인 작품이다. 3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퍼를 여는 순간 사람의 머리가..‘범인은 여성’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퍼를 여는 순간 사람의 머리가..‘범인은 여성’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난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5월 파주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여성이 히스테리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음을 전했다. 이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며 30여 차례나 남자를 찔러 살해했다. 제작진은 지난 5월 31일 인천남동공단 한 공장 앞에서 검은 여행가방 하나가 발견됐으며 목격자에 따르면 가방에서 역한 냄새가 났고 주위에 파리가 들끓었다고 전했다. 불안한 마음으로 가방의 지퍼를 연 목격자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사람의 머리.’ 검은 가방에서 발견된 것은 50대 남성의 상반신이었으며 30여 차례 칼에 찔린 자국이 있었다. 범인은 시체를 꼼꼼하게 싸맨 붉은 천에 긴 머리카락과 손톱조각을 남겼으며, 시체 유기장소에 위치한 CCTV 영상 분석 결과 범인이 여성일 가능성이 있었다. 경찰은 확보된 단서를 통해 한 30대 여성을 체포했으며, 경찰 조사를 통해 그녀는 피해 남성이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사를 받는 그녀의 모습이 담긴 CCTV나 증언하는 말투, 표정, 행동 등은 살해를 저지른 사람치고는 너무나도 태연했다. 사람을 죽이고 너무 평온한 상태로 상대 남자의 카드를 들고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즐겼는가 하면, 그의 카드로 시신을 훼손한 전기톱과 훼손된 시신을 이동하는데 쓰인 이민가방을 사기도 했다. 특히 경찰 조사에서 여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피해 남성을 죽이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의 이상 증세를 보였다. 특히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인지 살해 진술 중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란 여러 인격장애 중 감정의 표현이 과장되고, 주변의 시선을 받으려는 성격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징으로는 ‘주목 받지 못하면 불편하다, 성적으로 유혹적이거나 자극적이다, 감성표현이 피상적이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 외모를 이용한다, 연극적인 방식으로 말을 한다, 감정을 과장해서 표현한다, 주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다른 사람과 실제보다 더 친하다고 생각한다’ 등이 있다. 특히 양육 초기(구강기)에 어머니의 보살핌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히스체리 인격 장애로 발전하기 쉽다. 여성의 경우, 어머니로부터의 양육이 결핍되었을 때 아버지를 통해 보상받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그 과정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부풀려 표현하는 행동이 강화된다는 것. 다만 전문가들은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항목이 몇 개인지 단순히 따져서 함부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파주 토막살인 사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파주 토막살인 사건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주변에 이런 사람 있을 것 같은데”, “파주 토막살인 사건, 주목 받고 싶어하는 여자의 마음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파주 토막살인 사건, 관심이 필요했나”, “파주 토막살인 사건..어렸을 때 어머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이라는데”, “파주 토막살인 사건..무섭다”, “파주 토막살인 사건..끔찍한 소식”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SBS (파주 토막살인 사건)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사설] 세종시 2년 표류, 전자행정으로 활로 열 때

    행정중심도시로 태어난 세종시가 오늘로 출범 2년을 맞는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모토 아래 36개 정부 부처 및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핵심 내용으로 삼아 탄생한 세종시는 그동안 열악한 주거·교육 환경 속에서도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등 30개 정부 부처와 기관이 입주를 마치는 등 외형상 순조로운 성장세를 이어왔다. 연말까지 법제처 등 나머지 6개 부처와 기관이 이전을 끝내면 인구 15만명에 공무원 수만 1만여명에 이르는 행정중심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세종시의 이 같은 외형적 급성장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 서울과 세종, 둘로 나뉜 데 따른 행정 비효율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다. 각 부처 장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국무총리와 장관 일정의 86%가 서울에서 이뤄진다는 통계도 있다. 간부급 공무원들 사정도 다르지 않다. 아침에 KTX를 타고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해 간단히 일을 보고는 오후에 서울로 올라와 남은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다. 서울에서의 저녁 일정 시간에 맞추려 오후 3~4시에 일을 마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마디로 업무시간의 상당 부분을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길에다 뿌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 부처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2009년 한국행정연구원 등은 정부 부처 분산에 따른 국정 비효율로 인해 연간 3조~5조원의 행정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실제 세종시 출범 2년의 풍경은 이 같은 전망이 결코 기우가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서울의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공무원들의 생활 불편과 정신적 피로감, 이에 따른 가정 불화 등도 뜻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등장한 지 오래다. 출퇴근 거리와 시간은 늘어나고 행정은 반 토막 낸 세종시가 돼선 안 된다. 부처 이전이라는 하드웨어를 넘어 이제 서울과 세종으로 나뉜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세종시 거주 공무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소프트웨어 진작에 힘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와 정부세종청사 간 소통 구조를 전면 혁신해야 한다. 지금 세종시의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밤낮없이 서울을 오가는 이유의 상당수는 국회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와 당·정 협의 등에 불려다니느라 자리에 앉아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경쟁력 세계 1위라는 우리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정부 내 화상회의를 대폭 확대하고, 국회 상임위는 관련 부처 방문회의를 원칙으로 삼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이전 계획 변경을 온몸으로 막았던 박근혜 대통령이다. 무한책임의 자세로 세종시가 ‘행정낭비도시’로 전락하지 않도록 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퍼 열자 사람 머리가…” 30대女 경찰 앞에서 황당한 행동을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퍼 열자 사람 머리가…” 30대女 경찰 앞에서 황당한 행동을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퍼 열자 사람 머리가…” 30대女 경찰 앞에서 황당한 행동을 파주 토막살인 사건의 충격적인 진실에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근 파주시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의 감춰진 진실, 특히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에 대해 방송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인천남동공단 한 공장 앞에서 검은 여행가방 하나가 발견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가방에서 심한 냄새가 났고 주위에는 파리가 들끓었다. 목격자가 불안한 마음으로 지퍼를 열었을 때 눈앞에 나타난 것은 사람의 머리였다. 검은 가방에서 발견 된 것은 시체의 상반신이었다. 시체에는 30여 차례 칼에 찔린 자국이 있었고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확인 결과 피살자는 가출신고가 된 50대 남성이었다.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며 집을 나선 그는 왜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인지 의문이었다. 범인은 시체를 꼼꼼하게 싸맨 붉은 천에 긴 머리카락과 손톱 조각을 남겼다. 시체 유기장소를 비추던 폐쇄회로(CC)TV에는 범인의 자동차가 흐릿하게 찍혀있었다. 긴 머리카락과 깔끔한 시체 처리법은 범인이 여성일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경찰은 확보된 단서로 범인을 특정했고, 살인 혐의로 30대 여성을 긴급 체포했다. 범행 장소에서 CCTV에 포착된 범인은 긴 생머리에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의문점은 많았다. 젊은 여성 혼자서 저지르기에 너무 잔인한 수법의 범행이었다. 공범과 추가 범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경찰은 그녀의 진술에 따라 파주 한 농수로에서 피해자의 다리를 찾아냈다. 30대 여인은 도대체 왜 이런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저지른 것일까?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그녀는 피해 남성이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이며, 정당방위 차원에서 했던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행에 사용된 도구들과 계속되는 그녀의 묘한 행동은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했다. 얼마 후 그녀는 그간의 진술을 뒤집고 범행을 전면 부인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를 죽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에 해당되는 이 피의자는 진술 당시에도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4년을 만난 남성에게 버림받은 여성은 그 화를 처음 본 남성에게 풀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살해 용의자 여성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인지 살해 진술 중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날 방송을 통해 파헤친 피의자의 행동은 극히 이상했다. 모텔에서 사람을 죽였다기에는 너무 평온한 상태로 상대 남자의 카드를 들고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즐겼는가 하면, 그의 카드로 시신을 훼손한 전기톱과 훼손된 시신을 이동하는데 쓰인 여행가방을 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의 카드를 가지고 쇼핑몰 내 귀금속 매장을 여러 차례 들러 순금 물건만을 찾았고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휴대전화에 찍힌 빚독촉 문자로 미뤄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물건만 골랐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피의자의 지인은 피의자에 대해 “항상 넉넉하게 살았다”고 했다. 그의 SNS에는 삶을 과시하려는 듯 한 명품 가방과 해외여행 사진이 즐비했다. 그러나 모두 독사진뿐이고 친구들이 쓴 댓글도 없었다. 피의자의 사회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시와 과시 등 나를 예쁘게 멋지게 포장하고 보여주겠다는 의도만 담겨있던 것.    정신과 전문의 최진태 박사는 피의자에 대해 “인격장애가 있다. 남에게 과시하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감정이나 정서의 변화가 극단적이다. 내면에는 자기 자신의 의존성을 충분히 채우고자 하고 유지시키고자 하는 대상을 찾아 끊임없이 접근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주 토막살인 사건, 30대女 “지퍼 열자 사람 머리가…경찰 앞에서 갑자기 웃어”

    파주 토막살인 사건, 30대女 “지퍼 열자 사람 머리가…경찰 앞에서 갑자기 웃어”

    파주 토막살인 사건, 30대女 “지퍼 열자 사람 머리가…경찰 앞에서 갑자기 웃어” 파주 토막살인 사건의 충격적인 진실에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근 파주시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의 감춰진 진실, 특히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에 대해 방송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인천남동공단 한 공장 앞에서 검은 여행가방 하나가 발견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가방에서 심한 냄새가 났고 주위에는 파리가 들끓었다. 목격자가 불안한 마음으로 지퍼를 열었을 때 눈앞에 나타난 것은 사람의 머리였다. 검은 가방에서 발견 된 것은 시체의 상반신이었다. 시체에는 30여 차례 칼에 찔린 자국이 있었고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확인 결과 피살자는 가출신고가 된 50대 남성이었다.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며 집을 나선 그는 왜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인지 의문이었다. 범인은 시체를 꼼꼼하게 싸맨 붉은 천에 긴 머리카락과 손톱 조각을 남겼다. 시체 유기장소를 비추던 폐쇄회로(CC)TV에는 범인의 자동차가 흐릿하게 찍혀있었다. 긴 머리카락과 깔끔한 시체 처리법은 범인이 여성일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경찰은 확보된 단서로 범인을 특정했고, 살인 혐의로 30대 여성을 긴급 체포했다. 범행 장소에서 CCTV에 포착된 범인은 긴 생머리에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의문점은 많았다. 젊은 여성 혼자서 저지르기에 너무 잔인한 수법의 범행이었다. 공범과 추가 범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경찰은 그녀의 진술에 따라 파주 한 농수로에서 피해자의 다리를 찾아냈다. 30대 여인은 도대체 왜 이런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저지른 것일까?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그녀는 피해 남성이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이며, 정당방위 차원에서 했던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행에 사용된 도구들과 계속되는 그녀의 묘한 행동은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했다. 얼마 후 그녀는 그간의 진술을 뒤집고 범행을 전면 부인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를 죽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에 해당되는 이 피의자는 진술 당시에도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4년을 만난 남성에게 버림받은 여성은 그 화를 처음 본 남성에게 풀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살해 용의자 여성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인지 살해 진술 중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날 방송을 통해 파헤친 피의자의 행동은 극히 이상했다. 모텔에서 사람을 죽였다기에는 너무 평온한 상태로 상대 남자의 카드를 들고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즐겼는가 하면, 그의 카드로 시신을 훼손한 전기톱과 훼손된 시신을 이동하는데 쓰인 여행가방을 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의 카드를 가지고 쇼핑몰 내 귀금속 매장을 여러 차례 들러 순금 물건만을 찾았고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휴대전화에 찍힌 빚독촉 문자로 미뤄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물건만 골랐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피의자의 지인은 피의자에 대해 “항상 넉넉하게 살았다”고 했다. 그의 SNS에는 삶을 과시하려는 듯 한 명품 가방과 해외여행 사진이 즐비했다. 그러나 모두 독사진뿐이고 친구들이 쓴 댓글도 없었다. 피의자의 사회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시와 과시 등 나를 예쁘게 멋지게 포장하고 보여주겠다는 의도만 담겨있던 것.    정신과 전문의 최진태 박사는 피의자에 대해 “인격장애가 있다. 남에게 과시하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감정이나 정서의 변화가 극단적이다. 내면에는 자기 자신의 의존성을 충분히 채우고자 하고 유지시키고자 하는 대상을 찾아 끊임없이 접근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퍼열자 사람의 남자의 머리가..‘범인은 여성’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퍼열자 사람의 남자의 머리가..‘범인은 여성’

    ‘파주 토막살인 사건’ 지난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5월 파주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여성이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음을 전했다. 이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며 30여 차례나 남자를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확보된 단서를 통해 한 30대 여성을 체포했으며, 경찰 조사를 통해 그녀는 피해 남성이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 조사에서 여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피해 남성을 죽이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의 이상 증세를 보였다. 특히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인지 살해 진술 중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파주 토막살인 사건’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용의자…파주 살인사건 용의자 심리상태 추적

    ‘파주 토막살인 사건’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용의자…파주 살인사건 용의자 심리상태 추적

    ‘파주 토막살인 사건’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파주 토막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근 발생한 파주 토막살인 사건의 감춰진 진실, 특히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에 대해 방송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인천남동공단 한 공장 앞에서 검은 이민가방 하나가 발견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가방에서 심한 냄새가 났고 주위에는 파리가 들끓었다. 목격자가 불안한 마음으로 지퍼를 열었을 때 눈앞에 나타난 것은 충격적인 사람의 머리였다. 검은 이민가방에서 발견 된 것은 사체의 상반신이었다. 사체에는 30여 차례 칼에 찔린 자국이 있었고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확인 결과 피살자는 가출신고가 된 50대 남성이었다. 일자리를 알아보겠다며 집을 나선 그는 왜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인지 의문이었다. 범인은 사체를 꼼꼼하게 싸맨 붉은 천에 긴 머리카락과 손톱 조각을 남겼다. 사체 유기장소를 비추던 CCTV에는 범인의 자동차가 흐릿하게 찍혀있었다. 긴 머리카락과 깔끔한 사체 처리방법은 범인이 여성일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경찰은 확보된 단서로 범인을 특정했고, 살인 혐의로 30대 여성을 긴급 체포했다. 범행 장소에서 CCTV에 포착된 범인은 긴 생머리에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의문점은 많았다. 젊은 여성 혼자서 저지르기에 너무 잔인한 수법의 범행이었다. 공범과 추가 범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경찰은 그녀의 진술에 따라 파주 한 농수로에서 피해자의 다리를 찾아냈다. 30대 여인은 도대체 왜 이런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저지른 것일까?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그녀는 피해 남성이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이며, 정당방위 차원에서 했던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행에 사용된 도구들과 계속되는 그녀의 묘한 행동은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했다. 얼마 후 그녀는 그간의 진술을 뒤집고 범행을 전면 부인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를 죽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을 통해 파헤친 피의자의 행동은 극히 이상했다. 모텔에서 사람을 죽였다기에는 너무 평온한 상태로 상대 남자의 카드를 들고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즐겼는가 하면, 그의 카드로 시신을 훼손한 전기톱과 훼손된 시신을 이동하는데 쓰인 이민가방을 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의 카드를 가지고 쇼핑몰 내 귀금속 매장을 여러 차례 들러 순금 물건만을 찾았고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하려 한다”고 말했던 것. 이는 피의자의 핸드폰에 찍힌 빚독촉 문자 등을 통해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물건만 골랐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살해 진술 중 웃음을 보이는 등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로 의심되는 증세를 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했다. 범죄 심리학자 표창원 박사는 피의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돈이 범행동기인 것은 맞지만 그것만은 아니다”라며 “이 사람이 동정을 해야 할 사람인지 끔찍한 악마인지 모르겠다. 이 부분이 섞여있고 대단히 위험한 사람이다”고 판단했다. 피의자의 지인은 피의자에 대해 “항상 넉넉하게 살았다”고 했다. 그의 SNS에는 삶을 과시하려는 듯 한 명품 가방과 해외여행 사진이 즐비했다. 그러나 모두 독사진뿐이고 친구들이 쓴 댓글도 없었다. 피의자의 사회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SNS를 사용하는 이유와 많이 동떨어진다. 그의 SNS에는 함께한 사람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누군가와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을 나누겠다는 의사도 전혀 없다. 전시와 과시. 나를 예쁘게 멋지게 포장하고 보여주겠다는 의도만 담겨있던 것. 정신과 전문의 최진태 박사는 피의자에 대해 “인격장애가 있다. 남에게 과시하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감정이나 정서의 변화가 극단적이다. 내면에는 자기 자신의 의존성을 충분히 채우고자 하고 유지시키고자 하는 대상을 찾아 끊임없이 접근하려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8가지 항목으로 확인할 수 있는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판단에서 피의자는 여러 가지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질문 중에는 ‘주목받지 못하면 불안해 한다’ ‘성적으로 유혹적이거나 자극적이다’ ‘관심을 끌기 위해 외모를 이용한다’ 등의 항목이 있었다. 이날 방송 말미에 MC 김상중은 “범행 동기에 정신병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피의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함이 아니다. 범죄사건은 독립적으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범죄가 일어나는 배경에는 가정 사회 나아가 정부 정책의 문제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는 것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상중은 “앞으로 이런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의 범행동기를 알아야 한다”라며 “범죄 예방은 범죄자의 마음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하)

    ●한양도성은 어떻게 훼철(毁撤)됐나 한양도성은 일제 히로히토 황태자의 1907년 10월 서울 방문을 계기로 파괴되기 시작했다는 게 통설이다. 천황이 될 지엄한 몸이 보호국의 성문(숭례문) 아래를 지날 수 없다며 헐어냈다는 설이다.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당시 콜레라가 기승을 부리자 히로히토를 보호한다고 호들갑을 피웠는데 숭례문 밖 남지(南池)를 전염병의 온상으로 몰아 메워 버렸다. 고니가 유유히 노닐던 연못은 이때 사라졌다. 일제는 사대문 중 산중에 있는 숙정문을 빼고 숭례문, 흥인지문, 돈의문(서대문)을 다 헐고자 했다. 조선주둔군 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대포를 쏴서 파괴하겠다고 하자 조선거류민단 단장 나카이 기타로가 임진왜란 당시 한양을 점령한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가 각각 입성한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전승 기념물이므로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주장해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식민 통치가 무르익었던 1925년에는 히로히토 결혼 기념 행사를 치를 장소를 만든다면서 흥인지문 양쪽 성곽과 청계천 수계 오간수문과 이간수문, 훈련도감과 하도감을 허물어 땅에 파묻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동대문디자인플라자)으로 옷을 갈아입고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경성운동장(동대문운동장)이다. 이간수문과 성곽은 복원됐다. 고종실록과 승정원일기를 들춰 보면 진위가 의심스러운 대목이 등장한다. 1907년 3월 30일 참정대신 박제순,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권중현이 “동대문과 남대문, 두 대문은…사람들이 붐비고 거마가 몰려듭니다. 게다가 전차가 문 가운데로 관통하는데 피하기가 어려워 매양 전차와 부딪히는 경우가 많으니…문루의 좌우 성첩(성가퀴·城堞)을 각각 8칸 허물어 전차가 출입하는 선로를 만들게 하고 원래 정해진 문은 백성이 왕래하는 곳으로만 쓴다면 매우 번잡한 폐단은 없을 듯합니다”라고 고종에게 아뢰었다는 내용이다. 한양도성 성곽의 훼철은 일제의 강압이 아니라 우리 정책인 것처럼 적혀 있다. 사실이라면 성곽 철거는 백성의 통행 불편과 사고 예방 차원에서 각부 대신이 연명으로 건의해 고종의 재가를 얻어 시행됐다고 볼 수 있지만 여느 조선왕조실록과는 달리 식민 시기에 집필, 편찬된 고종실록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히로히토의 방한과 도성 훼손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완용이 총리대신에 취임한 이후인 ‘1907년 6월 24일 내부대신과 탁지부대신에게 동대문과 남대문의 성가퀴와 성벽 일부를 철거토록 통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를 맡을 ‘성벽처리위원회’가 7월 30일 내려진 ‘내각령 제1호’에 의해 구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지막 황태자’를 쓴 송우혜 작가는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성벽이 실제 철거된 것은 1908년 3월 중순으로 황태자가 서울을 다녀간 지 5개월이 지난 뒤였다”고 주장했다. 실제 성곽 철거 기사는 황성신문 1908년 3월 10일자와 대한매일신보 1908년 3월 12일자에 각각 실렸다. 일제에 대한 증오심 유발용으로 일본 황태자 원인설을 조작, 유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① 한양도성 낙산 구간 흥인지문~혜화문 가는 길의 서울디자인지원센터에 자리 잡은 한양도성박물관의 전경. ②~④는 내부 전시공간. 서울시는 2015년까지 한양도성 성곽을 복원해 끊어진 전 구간을 연결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등 한양도성 복원 종합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제가 급조한 성벽처리위, 한양도성 훼철의 주범 비록 히로히토 방한 시기에 성곽이 손상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제가 급조한 성벽처리위원회가 한양도성 훼철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부인 못 한다. 성벽처리위원회는 민간 전문가 조직이 아니라 정부의 차관급 인사로 구성됐는데 당시 각 부 차관 전원이 일본인 관리였다. 이들은 간선도로변의 성벽을 철거키로 하면서 교통 방해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다. 저의는 딴 데 있었다. 그들이 자랑하는 도쿄나 교토와 비교할 수 없는 한양도성의 위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성벽처리’라는 사무적인 기구 명칭에서도 그들의 불순한 의도가 느껴진다. 쭉정이가 머리 드는 법이고, 어사는 가어사(假御使)가 더 무섭다고 했다. 백성을 위한다면서 전찻길을 따로 내자고 건의한 박제순, 이지용, 권중현과 성벽처리위원회 설치를 명하는 내각령 1호를 발동한 이완용은 이근택과 함께 우리에게 ‘을사오적’으로 더 익숙한 매국노들이다. 을사늑약 체결 당시 이완용은 학부대신, 박제순은 외부대신, 이지용은 내부대신, 권중현은 농상공부 대신이었다. 백성을 팔아 일제의 환심을 사려는 사리사욕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이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이 성벽처리였다면 우연치곤 너무 고약하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로 외교권을 빼앗고 1907년 고종을 강제 퇴위시킨 일제는 거칠 것이 없었다. 1910년 병탄에 앞서 국가와 왕권을 상징하는 도성의 해체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들은 태조가 행했던 나라 세우기의 역순으로 와해를 꾀했다. 도성 성곽 해체가 식민지 건설의 첫 단추라고 본 것이다. 일제가 성곽을 거느린 위풍당당한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문루만 덩그러니 남은 도심의 외딴섬으로 만든 까닭이다. ●도성 성곽의 해체는 국권 상실의 다른 말 도성 성곽의 해체는 왕조의 멸망과 외세의 지배를 백성에게 피부로 느끼게 했다. 무장해제된 도성문의 초라한 행색이 우편엽서로 만들어져 전국에 뿌려졌고 전국 각 읍성의 성곽도 뒤이어 철거됐다. 오백년 동안 익숙했던 도성 출입 시스템이 바뀌면서 생활상도 급변했다. 매일 새벽 4시와 밤 10시를 기해 도성문을 여닫으면서 통행금지 해제(인정·人定)와 통행금지(파루·罷漏)를 알리던 보신각 종소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도성 출입과 하루의 시작 및 끝을 알리던 전통적인 통제 장치가 사라지면서 일상이 무너졌다. 성곽이 없는 문은 의미를 상실했고 지엄한 권위도 힘을 잃었다. 도성 해체는 국권 상실을 뜻했다. 한양도성 성곽의 전체 둘레는 모두 18.627㎞이지만 남아 있는 산악 지역 성벽을 제외한 도심 구간 5.471㎞는 멸실됐다. 12.4㎞만 사적 제10호 ‘서울 한양도성’으로 지정돼 있다. 훼손이 가장 심한 구간은 돈의문~숭례문~흥인지문 구간이다. 일제와 친일파는 처음 숭례문 양쪽 성곽 8칸을 허물어 전찻길을 낸다고 했다가 야금야금 다 허물었다. 남산~숭례문 구간도 조선신궁을 지으면서 지형을 변형시켰다. 최근 회현지구 정비가 마무리돼 남산 자락 성곽이 위용을 드러냈고 옛 조선신궁터 복원이 진행 중인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창의문(자하문)~백악(북악)~숙정문~혜화문 구간은 대부분 복원됐지만 서울과학고와 경신고 사이 일부 구간은 성벽이 담장이나 축대로 쓰이는 형편이다. 숭례문은 화재 소실을 계기로 성첩 일부를 복원했지만 흉내에 그쳤다. 소덕문(서소문)~돈의문 구간에는 잔존 유구가 지하에 묻혀 있다. 정동구간 중 주한 러시아 대사관과 창덕여중 등에 성곽이 포함돼 복원 가능성이 희박하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사직터널에 이르는 돈의문~창의문 구간에는 손길이 아직 미치지 않았다. 흥인지문~광희문 구간은 운동장을 헐고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복원이 이뤄졌다. 광희문~남소문 구간 중 장충동과 신당동 경계 지역 성곽은 대부분이 주택가에 포함돼 복원까지 시간이 걸릴 듯하다. 이 구간은 박정희 정권 시절 타워호텔(반얀트리)과 자유센터를 짓도록 허가를 내 주면서 망가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알려진 김수근은 두 건물을 설계하면서 한양도성 성곽을 완전히 해체했으며 그 돌로 도로변 석축을 쌓는 만용을 부렸다. 일제에 못지않은 훼철을 저질렀다. 문루가 희생된 돈의문, 소덕문, 남소문은 큰 도로가 자리 잡아 원상회복이 어렵다. 청계천의 수문인 오간수문터는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소외돼 발굴 상태로 방치돼 있다. 혜화문과 광희문도 도로에 자리를 빼앗겨 한옆으로 밀려나 있다. 도시화에 밀려 엉거주춤한 상태인 한양도성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보수와 복원 그리고 재건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무너진 성곽을 원재료로 다시 쌓는다면 보수이며 발굴 등을 통해 드러난 기저부에 새 돌을 다시 쌓아 본래 모습으로 되돌린다면 복원이 될 것이다.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말미암아 파괴되거나 없어진 부분이 기록과 고증에 의해 문화재적 가치를 되찾으면 재건이다. 홀랑 타 버려 다시 세운 숭례문을 재건했듯 돈의문, 소덕문, 남소문의 재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리를 옮김으로써 역사 가치를 상실한 광희문과 혜화문은 원위치 이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기 내 청계천 복원 사업을 끝내고자 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서 버림받은 수표교는 장충단공원에서 본디 자리로 돌아오고 오간수문도 제 모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처럼 순성길 이어져야 미국 보스턴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은 ‘프리덤 트레일’에 담겨 있다. 건국과 독립전쟁 유적지로 가는 4㎞의 길 위에 붉은색 선이 그어져 있다. 그 줄만 따라가면 사적지를 만날 수 있는데 트레일은 보스턴 국립역사공원의 일부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한양도성 순성(巡城)길은 이어지지 않는다. 토막 나 있고, 흔적도 없다. 도성 길라잡이의 안내가 없다면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한양도성 복원과 재건은 서울의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 해 1000만명이 넘는 서울 방문 외국 관광객들은 빌딩숲과 아파트단지,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가에서 서울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한강이나 남산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지목하는 사람도 많다. 서글픈 일이다. 우리는 2000년 고도 서울의 정체성 확립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 역사문화도시 서울의 정체성은 내사산(백악~낙산~남산~인왕산)에서 흘러내려 사대문을 울타리처럼 감싼 한양도성 성곽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가파른 고갯길과 좁은 골목길을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한옥 처마와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내사산과 그에 겹쳐진 고색창연한 성곽이 곧 서울이다. 내사산과 도성 성곽의 어울림이 서울을 상징하는 도시 경관의 결정체다. 한양도성 순성이 서울 관광의 알갱이라는 사실을 웬만한 외국인은 다 알고 있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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