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토니상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언론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박사방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아일랜드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9
  •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5)연극·뮤지컬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5)연극·뮤지컬

    올해 공연계는 치열했다. 저마다 관객의 선택을 받고자 고군분투했지만, 어디에나 아쉬움은 있는 법. 연극·뮤지컬 분야의 ‘숨은 진주’를 찾아봤다. 지난 9월 24일부터 11월 6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된 창작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이하 ‘식구’)는 인지도 높은 외국 작품을 돈 주고 들여온 라이선스 작품도, 유명 배우가 나오는 작품도 아니었다. 극단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오징어’였다. 초기 흥행이 뜨뜻미지근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공연을 본 관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내면서 막바지에 큰 주목을 받았다. ‘지하철 1호선’과 ‘빨래’에 이어 소외층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창작 뮤지컬로서, 2년여의 제작기간을 통해 높은 완성도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009년 다큐멘터리 ‘들꽃처럼, 두 여자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식구’는 열 번씩이나 퇴고를 거치며 극본도 탄탄하게 다졌다. 원종연 뮤지컬 평론가는 “담금질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식구’는 스타 마케팅이 팽배해 있는 국내 공연계 풍토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 작품이었다.”면서 “입소문이 좀 더 빨리 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극단 측은 내년 재공연을 준비 중이다. 지난 10월 서울 구로 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공연된 ‘쥐의 눈물’도 눈에 띈다. 전석 매진 돌풍을 일으켰던 ‘야끼니꾸 드래곤’, ‘겨울 해바라기’ 등의 작품으로 국내 연극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재일교포 2세 작가 정의신의 작품이란 점에서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었다.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함석 버스를 밀고 다니며 병사들을 상대로 공연하는 쥐 가족 유랑 연예극단 ‘천축일좌’의 이야기다. ‘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는 설정이 이채롭다.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형식이 연극에 도입돼 듣고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극장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데다 스타 배우 부재 등의 이유로 화제성 만큼 관객을 동원하진 못했다. 구로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연극을 기획한 극단 미추의 박현숙 기획실장은 “지리적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민초들의 희극과 비극을 공감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보니 삶에 지친 관객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출신의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그린 2인극 ‘레드’는 평론가 등 전문가 집단에게서 작품성을 크게 인정받은 작품이다. 강신일, 강필석 두 주연배우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예술사, 미술사, 철학 등을 훑는 내용이 대중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갔다는 반응이 있었다. 조용신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을 받는 등 원작도 탄탄했지만 국내 초연인 데다 예술가의 삶을 소재로 한 탓에 대중성은 다소 떨어졌다.”면서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워낙 좋았고 드라마의 긴장감도 적절히 녹아 있어 올해 돋보이는 연극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레드’도 내년 재공연을 계획 중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영화프리뷰] ‘래빗홀’

    [영화프리뷰] ‘래빗홀’

    2007년 미국 퓰리처상과 토니상의 최대 화제작은 데이비드 린제이의 연극 ‘래빗 홀’. 교통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은 후 상실감에 시달리는 젊은 중산층 부부의 이야기를 관객들은 한발짝 떨어져 지켜보게 된다. 작가는 관객들의 지나친 감정 이입을 막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해 눈물샘을 막는다. 아들을 잃은 뒤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평정심을 되찾지 못하는 베카의 신경질적인 모습에 때론 ‘저럴 것까진 없는데, 왜 그럴까’란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관망만 하게 놔두지도 않는다. 밤마다 아들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부정(父情)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관객들은 베카와 호위 부부가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서서히 마음속 한편에 묻어두고 서로 이해하며,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래빗 홀’의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6년 뉴욕타임스에 실린 연극 ‘래빗 홀’에 대한 리뷰를 읽은 니콜 키드먼(왼쪽)은 제작을 결심했다. 그뿐만 아니라 베카 역을 맡겠다고 나섰다. 순풍에 돛단 듯 영화화가 이뤄졌다. 2002년 ‘물랭루즈’로 미국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을, 이듬해 ‘디 아워스’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독일 베를린영화제를 휩쓸었던 키드먼에게도 베카 역은 새로운 도전이다. 신경쇠약 직전의 여성과 차오르는 슬픔을 가슴에 묻고 의연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다층적인 모습을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았다. 올초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블랙스완’의 내털리 포트먼에게 밀렸다. 호위 역의 아론 애크하트(오른쪽)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에서 반은 선하고, 반은 악한 존재인 허비 덴트 검사를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긴 인물. 아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극복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싸워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보스턴 글로브)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 영화 ‘헤드윅’에서 주연과 각본, 연출을 도맡았고, 2006년 ‘숏버스’로 제한 상영등급 논란을 일으켰던 재주꾼 존 캐머런 미첼이 두 배우의 조화를 이끌어 냈다. 슬픔과 절망 속에도 큭큭거리며 웃게 만드는 유머 코드를 집어넣는 그의 특기가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직접 겪어 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무게는 다를지라도 누구에게나 상실과 그리움은 있다. 관건은 주저앉는 대신 극복하고, 일어서느냐에 달려 있다. ‘래빗 홀’의 위로와 메시지가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까닭이다. 아픔을 잊어가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자신의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때론 상대에게 보폭을 맞춰 가는 것도 필요하다. ‘래빗 홀’이란 극 중 베카가 읽는 만화책 제목이다. 우주에는 래빗 홀을 통해 연결되는 수많은 세계가 존재하고, 이 구멍을 지나면 사람들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12월 소규모(최대 131개관) 개봉했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전 세계 흥행수익은 340만 달러(제작비 500만 달러). 그렇게 묻히기에는 아까운 영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연극리뷰] 2인극 ‘레드’

    [연극리뷰] 2인극 ‘레드’

    2인극 ‘레드’는 예술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장삼이사(張三李四), 보통내기들의 삶을 그렸다. 연극 속 두 주인공은 실존 인물인 화가 마크 로스코(강신일 역·왼쪽)와 그의 조수 켄(강필석 역·오른쪽). 언뜻 20여년의 세월 차가 있어 뵈는 두 주인공은 ‘미술’이라는 공통의 영역을 놓고 끊임없이 세대 간 의식 차 논쟁을 벌인다. 이들이 간혹 ‘레드’와 ‘블랙’의 의미 해석을 놓고 분노하며 나누는 대화는 우리 주변의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직장 상사와 후배 등이 ‘세대 차이’란 벽 앞에 나란히 서서 아옹다옹하는 모습과 닮았다. 두 주인공이 현대미술의 전문용어를 남발하며 이어가는 대사를 가만히 들여다봐도 일상 속 우리의 모습이 조금씩 투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어렵지만 이상하게 끌린다. 1957년. 추상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는 고급 레스토랑인 ‘포시즌’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벽화를 그려준다. 자신의 조수를 자처한 켄에게 그는 물감을 섞고 캔버스를 짜는 단순 노동만을 시킨다. 하지만 켄은 ‘청출어람은 이런 것이다.’ 하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 로스코가 무엇인가 표현하고 싶은데 어떤 색을 섞어야 할지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 물감이나 섞는 단순 노동만을 하던 켄은 스쳐 지나가듯 아무렇지 않게 정답을 말한다. 지금 거기에 섞어야 할 색은 ‘레드’라고. 로스코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켄이 너무나도 당차게 자신의 예술 이론과 상업적 프로젝트인 포시즌 레스토랑 벽화 작업을 수락한 데 대해 거침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것 자체가 거슬린다. 켄은 로스코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도 질문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로스코는 왠지 그를 내치긴 싫다. 점점 잃어가고 있던 자신만의 레드, 열정과 믿음을 켄과의 대화를 통해 다시 얻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코는 극 중에서 이런 말을 한다. “자식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 과거 젊은 시절 그는 기득권이었던 입체파를 거부하고 추상주의를 표방했다. 그러나 어느새 세월이 흘러 추상주의가 기득권이란 옷을 입게 됐다. 팝아트라는 신장르가 로스코의 장르 추상주의를 기득권으로 만들어 버렸다. 극 중 로스코는 고백한다. “인생에서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한 가지야. 어느 날 블랙이 레드를 집어삼키는 것이지.”라고. 극은 로스코와 켄의 세대 차이에서 비롯된 시각차, 인식 차를 바탕으로 벌이는 논쟁을 통해 이어지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다. 기존의 것은 새로운 것에 정복당한다. 이런 순환 사이에서 성숙하고 쇠퇴하며 소멸한 세대 간의 갈등과 이해, 화합이 바로 그것이다. 약 2시간가량 이어지는 극은 어려운 대사 탓에 다소 지루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미술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라면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두 배우의 열연이 돋보이는 ‘레드’는 2009년 영국 초연 후 지난해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토니상 최우수연극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11월 6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 4만 4000원. (02)577-1987.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공연리뷰] 브로드웨이서 직접 본 화제작 ‘워 호스’

    [공연리뷰] 브로드웨이서 직접 본 화제작 ‘워 호스’

    요즘 미국 브로드웨이에선 웬만한 배우들도 말(馬)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말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영국 연극 ‘워 호스’(War Horse·군마) 때문이다. ‘워 호스’는 2007년 영국에서 초연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세를 몰아 올 4월 브로드웨이에 상륙했다. 공연 두 달 만에 작품상 등 올해 토니상 5개 부문을 석권했다. 명성에 걸맞게 표 구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 두세 달 전에 예매하지 않으면 최소 40달러 이상의 웃돈을 얹어줘야 한다고 했다. 운 좋게 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말과 인간의 우정 감동적으로… 영국서 초연 ‘워 호스’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소년 앨버트와 그의 애마인 조이에 관한 이야기다. 앨버트의 아버지는 대출받은 돈으로 술김에 좋은 망아지 한 마리를 사온다. 앨버트는 말에게 ‘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껏 보살핀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전쟁으로 모든 것이 변하고 만다. 조이가 군마로 기병대에 팔려간 것. 조이는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고향에 있는 앨버트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17살의 앨버트 또한 조이를 찾기 위해 나이를 속여가며 군대에 지원한다. 그 사이 조이는 프랑스군과 독일군 양쪽 진영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참혹함을 경험한다. 마침내 둘은 천신만고 끝에 재회하게 되는데…. ‘워 호스’의 성공 요인은 소문대로 ▲감동적인 스토리 ▲말이 무대 위에 있는 듯한 사실주의적 말 모형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있었다. 극 중 조이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세 명의 배우들이다. 이들은 뼈대 골격과 최소한의 피부로 이뤄진 ‘모형말’의 머리, 가슴과 앞발, 뒷발에 들어가 일일이 뼈대와 관절을 움직인다. 특히 가죽으로 만들어진 조이의 귀가 배우들에 의해 움찔할 때마다 관객들은 조이가 실제 말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휩싸인다. 한 마리의 말이 무대 위에 완벽하게 탄생한 셈. ●국내 수입 추진중… 스필버그가 영화로도 제작 배우들의 이러한 ‘아날로그적’ 노력은 관객으로 하여금 말이 느끼는 기쁨과 고통, 조이와 앨버트의 눈물 나는 우정을 ‘실제 현실’로 받아들이게 한다. 커튼콜 때 앨버트보다 조이의 모형 배우 세 명에게 더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진 것은 그래서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이 작품이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수입을 추진 중이라고 하니 기대를 걸어볼 만도 하다. 공연이 무산되더라도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워 호스’를 본 뒤 감동을 받아 영화 제작을 진행 중이니 너무 낙담할 일은 아니다. 뉴욕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연출 윤호진 대표 “한국 뮤지컬, 명품 인증샷 찍을 겁니다”

    연출 윤호진 대표 “한국 뮤지컬, 명품 인증샷 찍을 겁니다”

    “14년 전 한국에서만 잘하면 뭐하나, 세계 무대에 나가야 모두가 알아주지 하는 마음으로 뮤지컬 ‘명성황후’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렸습니다. 이번에 ‘영웅’으로 확실하게 명품 인증샷을 찍을 겁니다.” 국내 첫 브로드웨이 진출작 ‘명성황후’ 이후 14년 만에 뉴욕을 다시 찾은 윤호진(63)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는 뮤지컬 ‘영웅’ 첫날 공연을 끝낸 뒤 사뭇 상기돼 있었다. “14회 공연인데 제작비만 250만 달러(약 28억원)가 들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14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이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국의 콘텐츠를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인데도 간신히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1억원 지원받았습니다. 그것도 2년 동안 백방으로 뛰어서요. 결국 은행에서 12억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한국의 질 좋은 뮤지컬을 세계에 알릴 수만 있다면 빚이 대수인가요.” 윤 대표는 ‘영웅’을 “토니상 언저리에 붙여 보겠다.”며 웃었다. 뉴욕 공연에 이어 일본과 중국 무대에도 진출할 작정이다. 이를 위해 이번 뉴욕 공연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무대장치. 그런데 그 무대장치 때문에 공연을 제 날짜에 올리지 못할 뻔했단다. “무대의 하이라이트인 3.5m 실물 열차와 트럭 4대 분량의 소품을 배로 실어왔습니다. 그런데 소품에 워낙 총이 많다 보니 검역 과정에서 애 좀 먹었죠.” 9·11의 영향으로 테러에 민감한 뉴욕 시민들이 ‘저격’이라는 뮤지컬 내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현지 언론과의 간담회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봤던 외국인들도 공연을 보고 나면 동양의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인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애당초 안 의사의 일대기를 다룰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2004년에 안중근기념사업회 문화국장이란 사람이 찾아왔어요. 안 의사 의거 100주기를 기념해 뮤지컬을 만들어 달라기에 단칼에 거절했죠. ‘명성황후’ 이후 진이 많이 빠져 남녀 간의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일주일 뒤에 그 젊은이가 다시 찾아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법정에서 15가지 이유를 댔는데 그중 첫 번째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하더군요. 바로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를 일본이 시해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며칠 동안 그 말이 계속 맴돌았고, 결국 ‘영웅’이 탄생했습니다. 운명이었던 거죠.” 뉴욕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쇼 닥터? “공연에 표현력 불어넣고 지루함 날려요”

    쇼 닥터? “공연에 표현력 불어넣고 지루함 날려요”

    공연도 사람처럼 치료를 받고 의사의 처방전을 받는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실제 벌어지는 일이다. 공연계의 의사로 불리는 ‘쇼 닥터’(show doctor)를 통해서다. 쇼 닥터는 공연이 시작된 뒤 극의 구성, 무대 연출, 배우 연기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수정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연출자나 작가와 달리 한 걸음 떨어져 제3자의 시각에서 보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조언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공연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 등 해외에서는 이미 자리잡은 직함이다. ●“아픈 부위 치료해 주는 공연 주치의” 국내에서도 최근 쇼 닥터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식 세계화’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재료를 씻고 썰고 볶으며 비빔밥을 만드는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 ‘비밥’. 스페인 출신 연출가 다비드 오튼을 쇼 닥터로 영입했다. 4주 동안 ‘비밥’ 주치의를 맡기로 하고 지난 19일 내한한 오튼은 26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쇼 닥터란 쉽게 말해 공연의 아픈 부위를 치료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장기공연을 하다보면 여기저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런 컨디션을 점검해 문제점을 수정 보완, 쇼의 완성도를 높이고 지루함을 없애주는 게 쇼 닥터의 핵심 임무”라고 소개했다. ‘비밥’ 처방전도 기본 골격은 이미 잡은 상태라는 그는 “좀 더 날카롭고 빠르게 바꾸고 싶다.”면서 “관객 반응 등을 점검해 더욱 재미있고 풍성한 표현력을 가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007년 ‘점프’ 첫 도입… 해외 진출도 한몫 국내에서 쇼 닥터를 맨처음 도입한 공연은 역시 비언어극인 ‘점프’다. 2007년 흥행 여세를 몰아 뉴욕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캐나다의 유명 연출가 짐 밀란을 쇼 닥터로 영입했다. 당시 밀란은 한국의 가족관계를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좀 더 정확히 하고 무대 의상에 한국적 색채를 좀 더 가미하라고 조언했다. 이번에 ‘비밥’ 쇼 닥터로 영입된 오튼은 밀란과 함께 ‘점프’ 때도 공연 손질을 담당해 한국 공연계와 인연이 깊다. ●해외서는 ‘애봇 터치’ 신조어 정착 비언어극 ‘난타’, ‘브레이크 아웃’을 비롯해 올해는 국악 뮤지컬 ‘판타스틱’도 쇼 닥터를 도입했다. 내수 시장에 머물던 국내 작품들이 ‘신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진출이 늘어난 것도 쇼 닥터 영입 증가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오튼은 “한국인의 개그 코드나 감성이 외국인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쇼 닥터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쇼 닥터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조지 애봇(1887~1995)이다. 연출가로서 토니상을 두 번이나 받고 작가 자격으로 퓰리처상까지 받은 그는 1960년부터 쇼 닥터로 활동했다. 대중성과 진실성을 중시했던 애봇은 작품에도 빠른 움직임과 재미를 가미했다. 이로 인해 ‘애봇 터치’(Abbott Touch)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오페라의 유령’ 등 히트작을 다수 연출해 미국 뮤지컬계의 대부로 불리는 해롤드 프린스도 ‘애봇 터치’를 받은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이렇듯 쇼 닥터는 디벨로퍼(developer), 드라마터지(dramaturgy·독일어권에서는 드라마투르기) 등과 더불어 미국이나 유럽권에서는 보편화된 개념이다.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방향 설정이나 연출진 구성 등에 대해 조언하는 사람이 디벨로퍼라면 쇼 닥터는 막이 오른 뒤 조언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오튼은 “연출진과 디벨로퍼, 쇼 닥터, 배우 등 다양한 시각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댐으로써 창의적인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박칼린 20년 만에 배우로 컴백

    박칼린 20년 만에 배우로 컴백

    강단 있는 그녀, ‘칼마에’ 박칼린(44)도 20년 만의 배우 복귀를 앞두고는 두 다리를 심하게 떨 정도로 긴장했다.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그가 오는 11월 18일 개막하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이하 ‘넥스트’)에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것이다. 그가 배우로 무대에 서는 것은 1991년 연극 ’여자의 선택‘ 이후 20년 만이다. 4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넥스트’ 제작 발표회에서 박칼린은 “배우로 돌아와 보니 너무 떨린다. 그런데 (감독으로서 지시하는 것보다) 지시받는 게 더 좋다.”며 웃었다. ‘유 돈트 노’ 등 뮤지컬 삽입곡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그녀는 “20년 만에 무대 뒤에서 앞으로 나왔는데 이런 기회가 온 것 자체가 축복”이라면서 “2년 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넥스트’를 처음 보고 저런 작품이면 무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놓았다. ‘넥스트’는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이듬해 토니상 3개 부문을 거머쥔 화제작이다. 가족애의 의미를 담아낸 록 뮤지컬로, 국내 공연은 처음이다. 박칼린은 죽은 아들의 영혼을 떠나 보내지 못해 16년째 우울증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 ‘다이애나’ 역을 맡았다. 음악감독으로 배우들을 지도한 경험이 엄마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박칼린은 “죽는 역할이라고 꼭 죽어본 다음에 연기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면서 “새내기 (배우 시절)부터 마음을 주고 키웠는데 떠나버린 친구도 있고, 여전히 같이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미혼이지만 엄마의) 많은 감정을 주변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일을 할 때는 (기존의) 벽을 완전히 내리는 편”이라는 그는 “음악감독 역할은 문 닫을 생각”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이애나’의 남편 역에는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이정열이 더블 캐스팅 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뮤지컬 ‘북 오브 몰몬’ 토니상 9관왕

    미국 연극·뮤지컬 부문 최고 권위상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북 오브 몰몬’(The Book of Mormon)이 9관왕을 차지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65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북 오브 몰몬’은 작품상·극본상·연출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다. ‘북 오브 몰몬’은 우간다로 파견된 몰몬교 선교사 두 명의 이야기를 그려낸 뮤지컬로 “신성 모독에 가까운 발칙한”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 부문에서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워 호스’(War Horse)가 작품상을 포함해 5관왕에 올랐고 에이즈 위기를 조명한 ‘노멀 하트’(The Normal Heart)는 재공연 연극상을 포함해 3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40살 연하女와 사귀는 70대 ‘대부’

    40살 연하女와 사귀는 70대 ‘대부’

    영화 ‘대부’로 유명한 배우 알 파치노(71)가 공식 석상에 40세 연하의 여자 친구와 동행한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알 파치노가 지난 12일 밤 미국 뉴욕 비컨극장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 40살 연하의 여자 친구 루실라 솔라와 동행 했다.”고 전했다. 알파치노의 애인 루실라 솔라(31)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여배우로 스페인에서 영화 활동을 하던 중, 알 파치노가 제작한 영화 ‘와일드 살로메’(Wilde Salome)에 출연하게 됐다. 4개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루실라 솔라는 이 영화를 계기로 알파치노와 연인 사이로 발전해 지난해 4월 교제 사실을 밝혔다. 현재 그녀는 알 파치노와 자신의 딸 카밀라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열애 사실을 믿지 못하거나 부러움을 나타내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알 파치노는 결혼을 한 적은 없었지만, 올해 열 살이 된 이란성 쌍둥이 안톤 제임스와 올리비아 로즈와 스물두 살의 줄리아 마리까지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또한 그의 예전 여자 친구로는 미국 여배우인 다이안 키튼과 튜즈데이 웰드, 스위스 여배우 마르트 켈러 등이 알려졌다. 사진=영화 ‘88분’ 스틸컷(좌), 인터넷무비 데이터 베이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한 권에 12억원 하는 만화책의 정체는?

    한 권에 12억원 하는 만화책의 정체는?

    영화로 제작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스파이더맨’ 만화 초판이 무려 110만 달러(약 12억 33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62년 출판 당시 단 12센트였던 이 책은 최근 미국의 한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정가의 수 백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5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인데다, 보존 상태가 완벽해 높은 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낙찰된 만화책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것은 스파이더맨이 아니다. 1938년에 나온 ‘슈퍼맨’ 초판은 지난 해 경매에서 140만 달러(약 15억 7000만원)에 팔리면서 수집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현지 언론은 미국 만화의 황금기라 불리는 1930~50년대 만화책들이 수집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스파이더맨은 영화 뿐 아니라 뮤지컬로도 제작돼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 ‘스파이더맨’은 지난 해 공연 중 부상을 당한 배우 크리스토퍼 티어니가 복귀해 영화처럼 도심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재연한다. 여기에 ‘라이언킹’으로 토니상을 받은 줄리 테이머가 감독을 맡고, U2가 음악을 담당해 기대를 더하고 있다. 제작비 6500만 달러(약 728억원)이 투입된 뮤지컬 ‘스파이더맨’은 오는 15일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고] 뉴욕 ‘실험예술 대모’ 스튜어트

    미국 뉴욕 실험예술의 ‘대모’로 알려진 앨런 스튜어트가 오랜 투병생활 끝에 13일 별세했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14일 보도 했다. 91세. 고인은 시카고 출신으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961년 맨해튼에 라마마 극장을 세운 것을 계기로 연극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49년 동안 이 극장을 운영했다. 금세기 최고 연출가로 꼽히는 영국 피터 브룩, 뮤지컬 ‘라이언 킹’을 연출한 줄리 테이머 등이 모두 라마마 극장을 거쳐 갔다. 고인은 제작자 겸 연출가로서 전 세계 70개국에서 예술가를 초청해 공연했으며. 2006년에는 토니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젊은 예술가를 발굴,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한국에도 두 차례 찾아와 특강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 서구에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예술작품을 1960년부터 라마마 극장을 통해 세계 무대에 소개했다. 1962년 강월도의 ‘머리사냥’을 시작으로 유덕형의 ‘질서’, 안민수의 ‘하멸태자’를 비롯해 홍신자의 무용극, 오태석·김의경·조규현·장두이의 연극 등 40여편이 라마마 극장에 올랐다. 장례식은 오는 17일 뉴욕 성패트릭 성당에서 열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뮤지컬 리뷰] ‘애니’

    [뮤지컬 리뷰] ‘애니’

    귀여운 아기 목소리로 부르는, ‘투~마로우, 투~마로우’라는 노래가 담긴 한 재벌그룹의 공익광고가 기억나는지. 그 노래 ‘투마로우’로 유명한 뮤지컬 ‘애니’(김덕남 연출, 서울시뮤지컬단 제작)가 돌아왔다. 2차 세계대전 직전, 그러니까 대공황으로 미국민이 고통받고 있을 무렵 고아원에 있던 11살 소녀 애니는 우연한 계기로 억만장자 워벅스의 집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워벅스의 눈길을 끌게 된 애니는 그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부모 찾기에 나서고, 애니의 그런 사정이 배 아팠던 고아원장 해니건은 동생 루스터와 함께 부모인 척 가장해 돈을 뜯어낼 궁리를 하게 된다. 미국에서 1976년 초연 당시 토니상 7개 부문을 휩쓰는 등 화제를 모았고, 한국에서도 베스트외국뮤지컬상까지 거머쥔 만큼 완성도 면에서는 검증받은 작품이다. 애니역의 김미랑·손영혜뿐 아니라 애니의 고아원 친구들로 나오는 8명의 아역배우들도 아역배우답지 않은 무대를 선보였고, 악독한 고아원장 미스 해니건 역의 김선경도 전형적이고 과장된 악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해 냈다.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한 아역배우 등을 이끌고 10월 이래 준비해온 성과가 역력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워벅스(이영하·주성중)의 드라마틱한 캐릭터가 죽어 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억만장자 ‘돈벌이 기계’ 워벅스가 왜 고아 애니를 집안에 들이는지, 또 왜 하필이면 애니를 집에 들이자마자 그 애에게 매료되는지 등에 대한 구성이 없다. 애니가 중요한 이유는, 애니가 ‘투마로우’ 노래 한 곡, 그 내용이라는 것도 고작 곧 밝은 날이 올 테니 힘내자는 것에 불과한 노래 한 곡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뉴딜정책’이라는 대박 아이디어를 안기는 것에 있지 않다. 그보다 더 애니가 중요한 이유는, 애니의 존재 자체가 돈벌이 기계 워벅스에게 ‘당신도 애니처럼 춥고 배고픈 빈민가에서 헤매던 시절이 있었지.’라고 깨우쳐 준다는 점에 있다. 거창하게 말해 대공황 시절 잊혀졌던 미국민의 프런티어 정신을 다시 되살리자는 작품의 주제의식과 통하는 대목이다. 워벅스는 마냥 사람 좋은 ‘키다리 아저씨’가 아니라 왜 자신의 냉혹함이 잘못됐는지 깨닫게 되는 ‘스크루지 영감’ 같은 캐릭터란 얘기다. 그런데 극중에서 워벅스는 말끔하게 차려입고 사람 좋은 웃음만 흘리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FBI마저 마음대로 부려 먹는 재계의 대표자 워벅스가 왜 극 막판에 루스벨트 대통령과 화해의 악수를 나누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많은 어린이 작품들은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 왜 어린이 작품이라면 한수 낮게 보느냐고도 한다. 그런데 정작 어린이 작품을 정말 ‘어린이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런 결함 때문은 아닐까. 28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만~5만원. (02)399-177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창극·뮤지컬까지 8대 월척급 신작 “널 꼭 보고 말거야”

    창극·뮤지컬까지 8대 월척급 신작 “널 꼭 보고 말거야”

    올해 불황을 겪었다는 공연계가 내년에 다시 올라설 수 있을까. 2011년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참신한 신작들을 미리 둘러봤다. 국립극장 작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7월쯤 ‘국가브랜드 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화선, 김홍도’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이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맡은 뒤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도 참가한다. 또 한 가지. 연극 ‘하얀 앵두’, 뮤지컬 ‘피맛골 연가’, ‘마당놀이’ 등 다양한 장르에서 우수한 극작술을 선보여 온 배삼식 작가도 참가했다. 6월쯤 예정된 국립창극단의 ‘수궁가-토끼 이야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독일의 오페라 연출가이자 미술가인 아힘 프라이어가 연출을 맡은 데다, 프라이어가 이끌고 온 독일팀이 무대, 의상, 조명 등을 모두 관장한다. 올 연말 ‘칸타타-토끼 이야기’란 제목으로 한 차례 중간 시연회를 거치면서 의외로 잘 어울리고 재밌다는 평을 끌어냈다. LG아트센터 작품 가운데는 10월 공연예정인 아이슬란드의 기슬리 가다르손이 연출하게 될 ‘아크로바틱, 파우스트’(사진①)가 눈길을 끈다. 2008년 ‘변신’ 내한공연 때 큰 박수를 받았던 가다르손은 이번엔 괴테의 파우스트를 독특하게 해석한다. 이야기의 골격만 남겨둔 뒤 서커스적 요소를 대거 투입한다. 관객 머리 위로 배우들이 뛰어다닐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한다. 2009년 아이슬란드 초연 이래 영국으로 건너가 매진 행렬을 벌인 작품이다. 파우스트 하면 이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9월쯤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를 ‘우어 파우스트’다. 제목 그대로 괴테가 대학 졸업 전후인 25살에 쓴 초고본 파우스트를 기준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독일이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50인 연출가 가운데 한 명인 신예연출가 다비드 뵈쉬가 연출을 맡았다. 두산아트센터는 3·5·6월에 걸쳐 ‘경계인 시리즈’ 3편을 각각 선보이는데 전인철, 김동현, 김수진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높인다. 뮤지컬 쪽도 관심이다. 우선 ‘오페라의 유령’ 등 대작을 선보여 왔던 설앤컴퍼니는 2월 ‘천사의 눈물’(②)을 선보인다. 가수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아시나요’를 모티프로,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한국군 이야기를 그렸다. 50억원을 들여 제작한 첫 창작물인 데다, 이미 흥행성이 검증된 아이돌 스타 시아준수를 주연으로 발탁했다. 내년 10월쯤 무대에 오를 예정인 ‘엘리자벳’(③)은 유럽 뮤지컬의 대작이라는 점에서 기대작이다. 올해 국내에서 인기 끌었던 뮤지컬 ‘모차르트’의 제작팀인 오스트리아의 작가 미하엘 쿤체,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모차르트’ 이전에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엘리자벳은 극중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후 이름으로, 이 황후를 사랑한 죽음을 ‘토드’라는 이름으로 의인화해 극을 진행한다. 또 다른 뮤지컬 가운데는 록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눈길을 끈다. 올해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다. 뮤지컬 작품 가운데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작품은 이번이 8번째에 불과하다.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어머니와 그의 가족에 대한 얘기로, 2009년 토니상에서 최우수음악상과 최우수오케스트라상, 여우주연상을 챙겼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앞모습 40代 뒷모습 30代 저라는 프리 즘 궁금하시죠

    앞모습 40代 뒷모습 30代 저라는 프리 즘 궁금하시죠

    1973년 발표돼 무려 14년 넘게 빌보드 앨범 차트에 머물렀던 핑크 플로이드의 전설적 앨범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 그 앨범 표지엔 프리즘이 그려져 있다. 한 줄기 빛에서 다채로운 색채 다발을 뽑아내는 프리즘. 연극 ‘33개의 변주곡’(김동현 연출, 신시컴퍼니 제작)이 그렇다. 순간에 담긴 모든 것을 말하려는 이 작품은 베토벤, 그리고 베토벤의 말년을 뒤쫓는 음악학자 캐서린, 그리고 캐서린을 연기하는 윤소정, 이렇게 3개의 프리즘이 또다시 3각 프리즘을 만들어내는 얘기다. # 베토벤 말년 뒤쫓는 음악학자예요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윤소정(66). 원래 다른 배우가 캐서린 역에 내정됐으나 건강상 이유로 고사한 탓에 급히 대타로 나섰다. ‘대타로 뛰기에는 너무 거물급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 눈치챘는지 “악당들 때문에…”라는 말이 돌아온다. ‘33개’에 출연하는 길해연과 서은경 등 후배들의 읍소에 미국에서 급히 귀국했다는 것. “아직도 이혼 못하는 바람에 함께 사는” 남편 오현경(연극배우)도 뒤처진 연습을 걱정하며 헌신적으로 도왔다. 유독 취약한 게 연도와 사람 이름 외우기인데 연극에는 유난히 연도와 사람이 자주 등장한다. 혼자 관객석을 상대로 내뱉는 방백도 많아 줄곧 까다로운 대사 연습에 매달렸다. 그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덜컥 대상포진에 걸렸다. 40년이 넘는 배우 생활. 산전수전 다 겪었음에도 “감개무량하다.”며 공연 첫날(지난 15일) 무대인사 때 울컥해 버린 이유다. # 꼭 이래야만 한다는 건 없답니다 등 떠밀려 맞게 됐다지만 역할이 딱 맞아떨어진다고 했더니 이내 정색하며 반박한다. “그렇지 않아요. 배우에 따라 다른 색깔이 나왔을 거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죠. 박정자가 했다면, 손숙이 했다면, 윤석화가 했다면. 모두 다른 색깔을 냈을 겁니다. 어떤 역할이든 이거다, 이래야만 한다, 그런 건 없어요. 잘해서 적역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죽기 전 베토벤과 캐서린이 깨닫는 게 바로 그것 아닌가요.” 웃으며 이어지는 한마디. “겸손한 척했으니 이제 교만한 걸로 하나 할까요. 그런 점 때문에 대본 봤을 때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대본 분석은 무척 빠르거든요.” # 다양한 제 색깔 발견해준 감독 고 맙죠 내년 1월쯤 새 영화도 개봉한다. 강풀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그대를 사랑합니다’. 우유배달하는 할아버지(이순재)와 무의탁 할머니(윤소정)의 사랑 얘기다. 아들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시어머니 역으로 나왔던 예전 영화 ‘올가미’ 얘기를 꺼냈다. ‘다 큰 아들 발가벗겨 궁둥이 씻겨주며’ 웃던 그 장면과 정반대 아니냐며. “안 그래도 왜 캐스팅했냐고 물었더니 올 초 제 연극 ‘에이미’를 봤다네요. 처음엔 힘들겠다 싶더래요. 앞모습은 40대, 뒷모습은 30대라는 거죠. 그런데 극 후반부에 60대 모습이 나오더래요. 그걸 보고 캐스팅했다더군요. 배우 속에 숨겨진 다양한 색깔을 발견할 줄 아는 그 감독의 눈이 놀랍고 또 고맙지요.” # 귀족 경멸한 베토벤 왈츠 왜 썼냐면… 연극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33개’는 9번 교향곡 ‘합창’ 완성을 앞둔 말년의 베토벤이 왈츠에 매달리고, 이런 베토벤의 기이한 행적을 뒤쫓는 캐서린의 여정을 담았다. 지난해 3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토니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당시 캐서린 역을 맡았던 주인공은 할리우드 유명배우 제인 폰다(73). 그런데 베토벤이 왈츠를 주제로 한 변주곡을 썼다? 왈츠는 귀족 놀이에 쓰이던 곡 아니던가. 귀족을 경멸했던 베토벤이 도대체 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캐서린의 딸 클라라(서은경)와 간호사 클라크(이승준)의 사랑 이야기다. 처음엔 다소 생뚱맞은 느낌이지만 마지막에 이르면 이 연애담이 왜 작품에 들어갔는지 알 수 있다. 단순히 클라라가 캐서린 연구에 결정적 힌트를 준다는 차원이 아니라, 클라라 자체가 이미 33개의 변주곡이었던 것이다. 대작에 집착했던 거장이 생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왈츠 한 가지 주제를 두고 모든 순간의 기억들을 뽑아 올리듯, 늘 못마땅했던 딸아이의 삐거덕대는 삶 자체가 다채로운 삶이었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감동적이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대목이다. 베토벤이라는 소재를 빼면 가족 간 갈등과 화해라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감동 스토리에서 멀리 떠나지 못해서다. 연극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11월 28일까지 열린다. 2만∼5만원. 1544-1555.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슈주 예성, 뮤지컬 ‘스팸어랏’ 발탁…세번째 작품

    슈주 예성, 뮤지컬 ‘스팸어랏’ 발탁…세번째 작품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이 뮤지컬 ‘스팸어랏’에 캐스팅됐다. 예성은 오는 10월 개막하는 뮤지컬 ‘스팸어랏’에서 갈라핫 역을 맡았다. ‘스팸어랏’ 뮤지컬 넘버 중 가장 어려운 음역대를 구사하는 예성은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극의 하이라이트 부분도 소화해야한다. 2005년 가요계 데뷔 이후, 팀 내에서 리드보컬을 담당하며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더욱이 지난해 뮤지컬 ‘남한산성’과 올초 ‘홍길동’으로 무대에 올라 그의 진가를 발휘하며 뮤지컬계 떠오르는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스팸어랏’은 상상을 초월한 패러디와 폭소 연발하는 장면들을 통해 지루하고 식상한 뮤지컬의 허를 찌르며 2005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쥔 바 있다. 뮤지컬 ‘스팸어랏’은 10월 1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상연된다. 사진 = 오디뮤지컬컴퍼니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조수빈 아나, 타이트 미니스커트 뉴스진행 ‘논란’▶ 유재석 선글라스→집으로 물물교환 성사될까▶ ’미스유니버스’ 김주리, 붉은색 황진이 완벽 변신▶ 유세윤, 기사식당 공연 성황 "행사는 돈보다 소통"▶ 닉쿤-김소영, 발리서 커플화보 ‘애정돋네’▶ ’생일’ 지드래곤, 수영복 휴가…"잔근육이 진리"▶ ’구하라 닮은’ 신맛 중독녀 화성인, 식초원액 가뿐히 원샷
  • 美 원로여배우 패트리샤 닐, 9일 폐암 별세

    美 원로여배우 패트리샤 닐, 9일 폐암 별세

    미국 원로 여배우 패트리샤 닐이 9일 매사추세스 주 마서즈 에드가타운의 자택에서 폐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84세로 명을 달리한 패트리샤 닐은 켄터키 출신의 배우로 브로드웨이를 통해 데뷔했다. 1949년 브로드웨이 데뷔작인 연극 ‘거북이의 목소리’에 출연한 패트리샤 닐은 토니상을 수상했다. 이어 1949년 영화 ‘존은 메리를 사랑해’, ‘마천루’ 등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패트리샤 닐은 1963년에는 영화 ‘허드’(Hud)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오스카상을 수상한 이후 패트리샤 닐은 39세에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예기치 않은 병세로 걷고 말하는 법을 새로 배워야 했지만, 패트리샤 닐은 재활치료를 통해 다시 영화계에 복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패트리샤 닐은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오스카상을 비롯, 에미상 3개 부문의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테네시 주 녹스빌에는 현재 패트리샤 닐의 이름을 ‘패트리샤 닐 재활센터’가 설립돼 뇌졸중과 뇌손상 환자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사진 = 영화 ‘마천루’·‘허드’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뉴스팀 기자 ntn@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카라 강지영, 시스루룩 공항패션…"야해 VS 패션" ▶ 유진, 파격 섹시룩 공개…’변신은 무죄!’ ▶ 신세경, ‘청순글래머’ 대신 ‘팜므파탈’…스모키 ‘눈길’ ▶ 태양, 신곡 컨셉은 스모키..뮤비 사진 공개 ▶ 유인나, 순수 생얼 공개…"누구세요 vs 예쁘세요" ▶ ’미달이’ 김성은, 비대칭 얼굴 성형공개 ▶ 유재석, 여자 속옷 입고 ‘런닝맨’ 출연…왜? ▶ 쌈디, 방송중 속옷 노출사고...모자이크가 쌈디 살렸다
  • 브로드웨이 ‘코러스라인’ 35년만에 국내 첫선… 유일 동양인 女연출가 바욕 리

    브로드웨이 ‘코러스라인’ 35년만에 국내 첫선… 유일 동양인 女연출가 바욕 리

    “한국 배우들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죠.”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코러스라인’ 연출자 바욕 리(64)는 “지금까지 35개 나라에서 공연했는데 한국 배우들의 열의가 가장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러스라인’은 그동안 국내에서 번안 형식으로 공연한 적은 여러번 있었으나 브로드웨이 연출진이 직접 내한해 정식으로 무대에 올리는 것은 처음이다. 대본이나 연출·무대장치는 원작 그대로이고, 배우들만 한국에서 따로 뽑았다. 중국계 미국인인 리는 1975년 ‘코러스라인’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동양인 무용수 코니 역할을 맡아 무대에 섰다. 지금은 브로드웨이 유일의 동양인 여성 연출가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현지 배우들의 안무는 물론 연기 등을 가르치고 있다. “원래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키가 작고 동양인이라는 점 때문에 미국에서 꿈을 실현시키기 쉽지 않았어요. 다섯 살 때 극장 샹들리에와 벨벳 의자를 보고 무대가 내가 서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죠. 어려운 오디션 과정을 담은 ‘코러스라인’ 이야기는 제 삶 그 자체입니다.” 그는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코니 등장 부분의 대본을 직접 썼다. 8명의 댄서를 뽑기 위한 뮤지컬 최종 오디션을 보는 형식으로 구성된 ‘코러스라인’은 최우수 뮤지컬 등 토니상 9개 부문을 휩쓸었다. 1990년까지 총 6000회 넘게 공연되며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의 고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관객이나 배우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그 무엇보다 사랑하고, 완벽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코러스라인’은 결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975년 ‘코러스라인’은 뮤지컬 시장의 침체를 반영하듯 화려한 의상과 무대 장치 대신 배우들의 ‘맨몸’에 승부를 걸었다. 안무가 출신인 마이클 베넷이 배우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킨 끝에 춤과 노래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볼거리 위주로 돌아가던 당시 브로드웨이에서 사람만 등장하는 이 작품은 파격이었어요. 스타 배우가 나오지도 않고, 코러스가 주인공인 뮤지컬이니까요. 오로지 코러스라인을 중심으로 한 발짝 앞으로 나가면 현재이고, 뒤로 물러나면 과거일 뿐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댄서들의 솔직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죠.” 그는 ‘코러스라인’이 한국에 정식 상륙하는 데 무려 35년의 시간이 걸린 것도 화려한 대형 뮤지컬을 선호해 온 한국 뮤지컬 시장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고 해석했다. 1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치열한 국내 오디션 현장에서 그가 가장 중시했던 것은 춤과 노래, 연기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배우들을 찾는 것이었다. “세 가지 능력을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어려웠죠. 하지만 훈련 과정을 통해 노래만 하던 가수가 춤을 잘 추게 되고, 춤만 추던 댄서가 연기는 물론 노래도 부르는 등 배우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어요. 한국에서도 계속 이런 방식으로 배우들을 교육할 수 있는 과정이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브로드웨이에서 인종 차별을 딛고 성공한 비결을 묻자 “문 틈이 조금 열리는 것을 보고 비집고 들어와 완벽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환하게 웃는 리. 그는 한국 관객들이 ‘코러스라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에 대해 ‘편안함’을 강조했다. “그냥 편하게 배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세요. 그리고 거기에 자기 자신을 투영해 본다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8월22일까지 서울 코엑스 아티움. (02)747-5811.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퓨전 재즈 기타의 최고봉 리릿나워 위드 잭리 내한 공연 22일 오후 8시 서울 자양동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6만 6000~9만 9000원. (02)713-8625. ●2010 라이브 열전 호소력 짙은 솔 보컬리스트 KCM-프롬 마이 솔 22~25일 오후 8시, 26일 오후 2·6시, 27일 오후 4시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4만 5000원. 1588-5212. ●영화음악∞음악영화-작곡가 장영규의 독립영화+음악 프로젝트 24~25일 오후 8시, 26일 오후 6시 서울 역삼동 LIG아트홀. 3만원. 1544-3922. ●맨발의 디바 이은미 20주년 콘서트-소리 위를 걷다2 26일 오후 4·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5만 5000~9만 9000원. 1644-9751. [연극·뮤지컬] ●뮤지컬 ‘코러스라인’ 26일부터 8월22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 ‘아티움’. 미국서 토니상 9개 부문을 휩쓴 고전으로 댄서를 꿈꾸는 이들의 꿈과 사랑을 그렸다. 6만∼10만원. (02)747-5811. ●연극 ‘1동 28번지, 차숙이네’ 27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 시골집을 다시 지으면서 자식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에게 집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 실제로 집을 짓는다. 전석 2만 5000원. 1544-1555. ●연극 ‘그대를 속일지라도’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배우 이호재의 칠순 기념 헌정 무대로 전무송, 윤소정을 비롯,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분위기는 추억의 영화 고교 얄개 시리즈와 비슷하다. 3만~5만원. (02)765-5476. [미술·전시] ●이석주전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 내면의 풍경을 극사실주의로 펼치는 이석주의 개인전. 라파엘로와 같은 거장에 버금가는 그리기 실력으로 일상과 자연의 풍경을 보여준다. (02)734-0458. ●이승조 20주기전 7월15일까지 서울 반포동 샘터화랑. 흔히 ‘파이프’ 작가로 불렸던 이승조(1941~1990)의 검은색을 위주로 한 작품 20여점이 선보인다. 한국 추상회화의 성과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02)514-5122. ●숭례의 문 30일까지 서울 팔판동 한벽원갤러리. 김영옥 작가가 돌에 그림을 그리는 전각 기법으로 꿈에 본 복원된 숭례문을 완성했다. (02)732-3777. [국악·클래식] ●김상훈 아쟁 독주회 24일 오후 7시30분 서울 부암동 부암아트홀. 김상훈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아쟁수석, 김현희 부수석 등 출연. 8000원. (02)391-9631. ●서울필하모닉 창단 19주년 기념 정기연주회 21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등. 스테파노 트라시메니 지휘, 피아니스트 신지영 등. 3만~20만원.(02)6002-6290~1. ●홍자영 피아노 독주회 23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스크랴빈 소나타 판타지 2번, 그리그 소나타 등 연주 예정. 1만~2만원. (02)583-9574.
  • [공연리뷰] DIMF 개막뮤지컬 멕시코産 ‘앙주’

    [공연리뷰] DIMF 개막뮤지컬 멕시코産 ‘앙주’

    다음달 5일까지 모두 26편의 뮤지컬을 선보이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지난 14일 막을 열었다. 월드컵 열풍에 묻히지 않기 위해 슬로건은 ‘세상 모든 뮤지컬, 대한민국을 응원하다!’로 정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멕시코산 뮤지컬 ‘앙주’(20일까지·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개막식 저녁 제 모습을 드러낸 ‘앙주’는 일단 파격적이었다. 대형 뮤지컬은 유쾌발랄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상업적인 흥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앙주’는 음울한 스릴러 쪽에 가까웠다. 오프닝은 월하의 공동묘지처럼 달 아래 좀비들이 뛰어다니는 장면이고, 주된 스토리도 아들마저 정치적 야심을 위해 이용하거나 독살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카트리나 왕비의 음모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을 이용해 정적을 제거하면서 대학살을 불러일으킨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그래서인지 카트리나 왕비는 주연임에도 곁에는 항상 귀신처럼 분장한 죽음의 사신이 붙어다닌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음악. 몇몇 곡은 8비트로 단순하긴 하지만 록오페라의 제왕 미트 로프를 떠올리게 한다. 카트리나 왕비의 독살 음모를 그리는 장면 같은 곳에서는 전통 남미 리듬도 나오는데 꽤나 익살스럽다. 대사 전달을 위해 템포는 엇비슷하지만 곡마다 색깔이 나름대로 뚜렷한 편이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하는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이지만 다른 작품과 달리 맥이 끊긴다는 느낌은 덜하다. 최고권력자이자 야심가인 카트리나 왕비의 화려한 의상도 볼 만하다. 그러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걸친 배우들의 역량 미숙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고음이나 저음에서 음정처리가 미숙한 대목도 있고, 결정적으로 감정이나 노래의 장단고저를 조절하지 못해 극 진행이 직선적이다. ‘빵’하고 터지는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1막 끝장면인 대학살은 그렇게 흘려보내기 아까울 정도로 비극적인 폭발력이 되레 잦아들어 버린다. ‘앙주’를 국내에 소개한 프로듀서 제인 베르제르는 “공포를 담고 역사를 다루지만, 감동과 함께 열광적인 팝오페라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멕시코에서 이 공연을 보고서 미국 뉴욕으로 가져간 뒤 다시 한국에 소개하게 됐는데 이게 바로 문화교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제인은 한국 뮤지컬 배우로는 ‘미스 사이공’의 주연 김보경을 눈여겨 봤다고 말했다. 함께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은 배우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제인이 프로듀싱한 ‘어 리틀 나이트 뮤직’은 여우주연상을, ‘새장 속의 광대’는 연출상을 받았다. 대구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연극 ‘레드’ 토니상 6개부문 휩쓸어

    미국 연극·뮤지컬부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상 시상식에서 화가 마르크 로스코의 삶을 다룬 연극 ‘레드(Red)’가 6개 부문을 휩쓸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라디오시티 음악홀에서 열린 제64회 시상식에서 ‘레드’는 연극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조명상, 음향상, 무대 디자인상, 남우조연상을 받아 올 토니상 최다 수상작의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에 출연한 에디 레드메인은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올해 토니상 시상식에서는 세 명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처음으로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트 윌슨의 리바이벌 작품인 연극 ‘울타리’에 출연한 덴젤 워싱턴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인간은 상을 주고, 신은 보답을 해준다고 어머니가 항상 말했는데 오늘 밤 나는 두 가지를 모두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시 리바이벌 작품인 ‘어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에 출연해 뮤지컬 분야 여우주연상을 받은 캐서린 제타존스는 “신데렐라가 된 것 같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할리우드 여배우인 스칼렛 요한슨은 아서 밀러 원작의 리바이벌 작품‘다리에서 바라본 풍경(A View From a Bridge)’으로 연극 분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