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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무기 보유론’은 前 美관리의 작문

    25일자 대부분 조간신문들이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일제히 오보를 냈다. 지난 7월 북한 대외정책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재외공관장들을 불러 북한이 핵무기 5∼6개를 갖고 있다는 사실, 대미 관계를 둘러싼 군부와의 갈등 등을 적나라하게 밝혔다는 ‘충격적인’ 보도였다. 본지(2면)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북아 안보 전문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로버트 칼린 전 미 국무부 대북 정보관리관의 에세이 ‘추락하는 토끼’(지난 21일부터 게재됨)가 빌미가 됐다. 그러나 이 연설문은 상상력에 기초한 칼린의 ‘작문’으로 드러나면서, 독자들에게 큰 혼란을 안겨줬다. 이에 따라미국발 북한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한 관행이 결과적으로 이같은 오보를 낳았다는 비판론이 언론 안팎에서 제기됐고, 본지도 이에 대해 자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관료 생활의 대부분을 미중앙정보국(CIA) 정보 분석관과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고위정책자문관 등을 지낸 칼린은 지난 14일 브루킹스 연구소와 스탠퍼드대 공동 주최 세미나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했다. 그는 발표 도입부에서 “주최측이 윌리엄 사파이어(뉴욕타임스 보수논객)를 흉내내 (참석자들에게) 김정일과의 소통을 해줄 것을 제안했다.”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체코 프라하 우편 소인이 찍힌 편지를 며칠 전 받았다.”고 했다. 강 부상의 공관장회의 발언문 메모라며,“누가 내게 그걸 보냈는지 묻지 말라.”고도 했다. 강연 내용이 실제가 아닌 지어낸 이야기임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미나에서 그는 분명히 ‘가상’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스탠퍼드대 신기욱 교수는 “그러나 칼린의 묘사가 너무나 생생해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원본과 출처를 묻는 질문들이 있었다.”고 한국언론에 전했다. 이 독특한 발표 내용에 대해 노틸러스측이 웹사이트 게재를 요청했고, 지난 21일자로 게재했다. 한국의 언론들이 25일 밤늦은 시각 뒤늦게 이를 본 뒤 기사화한 것이다. 6자 회담이 교착된 상황에서 소집된 지난 7월의 북한 재외공관장회의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대북 유엔결의안 채택 뒤 일본의 언론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러시아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대외비로 북한의 공관장회의가 흘러나오기가 쉽지 않으며, 사실 수집된 내용도 없다.”면서 “설사 있다 해도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노틸러스 연구소측은 파문이 일자 25일 낮 12시30분쯤(한국시간) “이 글은 북한 관리의 실제 연설문이 아니라 칼린이 강석주 부상을 흉내낸 가상의 연설문”이라는 글을 뒤늦게 삽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강석주 北 핵무기 5개이상 보유 시사”

    북한의 `외교 실세´로 알려진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이며 현재 5∼6개 이상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미국의 안보전문 연구소인 노틸러스에 따르면 그는 특히 외교력을 진지하게 사용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한번도 없었고 (6자회담이)우리를 단지 가축우리에 가둬놓으려는 시도만 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은 시작부터 희망이 없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강 부상의 연설 내용은 미 중앙정보국을 거쳐 국무부 정보조사국(INR)에서 오랫동안 북한을 담당했던 로버트 칼린씨가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입수한 북한어 자료를 직접 번역한 자료에 포함돼 있다.칼린씨는 번역문 내용을 노틸러스 연구소에 `끝없이 추락하는 토끼´라는 제목의 에세이로 지난 21일 게재했다. 노틸러스 연구소는 이번 자료에 대해 `연구소의 정책이나 입장´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핵보유 포기할 가능성 없다” 강 부상은 당시 회의에서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은 없는 듯하다.”면서 “이제 우리는 핵보유국이고 우리가 이것을 포기할 이유도 없고 또 포기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돌아올 수 없는 시점의 경계가 어디서 시작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거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군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외무성의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계속해서 핵 억지력(무기)을 개발하라는 압력은 견디기 힘들 정도”라며 “핵 개발 프로그램에 더 많은 돈과 자원을 퍼부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항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핵 실험을 할지 안할지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평양의 현 상황이 우리가 `절대로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던 그 상황´이며 이제 우리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칠 역량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2001년 이후 核 시간표대로 이행중” 강 부상은 “2001년 1월 핵무기비확산조약 탈퇴 이후 계획표를 갖고 있었던 기관(군부를 의미하는 듯)들은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고 그 시간표를 충실하게 따랐다.” 고 핵 무기 보유의 과정을 설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가을 그린 ‘메이저잔치’

    한국 프로골프 최대의 남녀 ‘메이저 잔치’가 동시에 열린다.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세계KLPGA선수권과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코오롱-하나은행 한국남자오픈이 그것. 지난주 생애 첫 승을 올리며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동갑내기 홍진주(23·이동수F&G), 강경남(삼화저축은행)은 물론 세계 6위의 레티프 구센(남아공)까지 가세, 국내 그린을 뜨겁게 달군다.●홍진주 “내친 김에 2연승” 지난 일요일 “생애 첫 승으로 홀어머니께 효도하게 됐다.”며 눈물을 흘린 ‘미녀골퍼’ 홍진주가 이번에는 메이저대회를 노크한다. 도전 무대는 20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여주 자유골프장(파72·6441야드)에서 열리는 제28회 KLPGA선수권대회. 국내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며 총상금 3억원, 우승 상금 6000만원. 무엇보다 다음달 국내에서 열리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 한·일국가대항전 출전에 가장 많은 점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무게감을 더한다. SK솔룩스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승을 일궈낸 홍진주는 이 때문에 메이저 타이틀은 물론 난생 처음 LPGA 투어대회 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서는 셈. 또 상금 1위 신지애(18·하이마트)와 1억 5000여만원 차이로 3위에 올라 있는 홍진주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면 상금왕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 신지애를 비롯, 박희영(19·이수건설)과 최나연(19·SK텔레콤) 등의 각오도 만만치 않지만 ‘해외파’의 가세는 큰 걸림돌이다. 자유골프장을 홈코스로 삼고 있고,2003년 우승에 이어 04년 준우승을 차지한 김영(25·신세계)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 세번째 정상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배경은(21·CJ)도 칼을 갈고 있다.●국내 타이틀을 방어하라 21일부터 나흘간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7062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오픈선수권대회는 올해로 49번째. 총상금 7억원에 우승 상금은 2억원. 국내 남자 골프대회 사상 최대의 ‘상금 잔치’다. 국내 선수는 물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나상욱(23·코오롱)과 일본프로골프 무대에서 활약하는 양용은(34·게이지디자인), 그리고 세계 6위의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PGA 장타왕 버바 왓슨(미국) 등이 가세해 ‘샷 전쟁’을 벌인다. 4년 만에 국내 선수가 되찾은 내셔널타이틀의 방어가 관심사. 지난해 ‘독사’ 최광수(46·동아제약)는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해 2002년부터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존 댈리, 에드워드 로어(이상 미국)에게 차례로 내줬던 우승컵을 가져왔다. 올해 연달아 생애 첫 승을 거둔 강지만(30·동아회원권)과 강경남이 승수 추가를 노리고,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한 정준(35·캘러웨이)도 모자랐던 ‘2%’를 채우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길섶에서] 세 월/송한수 출판부 차장

    “당신도 낼모레 오십이야, 웃기고 있네.”“어이 송, 요새 머리털 더 빠졌네. 하긴 이제 곧 오십줄이니….”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번이랬다.‘농담 끝에 살인 난다.’고도 한다. 하지만 붙들어 두어도 시원찮을 세월을 방치했던 건 아닌지. 한나절 됫박씩 땀을 흘리다가 이젠 살맛 나지만, 속절없이 흐른 시간은 가래로도 막을 길이 없다. 빠른 세월을 가리키는 속담을 찾으니 흥미로운 게 눈에 잡혔다. 오비토주(烏飛兎走), 해 속에는 까마귀, 달 속에는 토끼가 산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이다. 일월(日月=세월)이 날갯짓을 하며 뜀박질을 한다는 뜻이다. 9월이 2분의 1 지났으니, 얼마 못 가서 다시 한 해를 훌쩍 흘려버릴 참이다. 생뚱맞은 다짐을 한다. 일찌감치 2006년을 정리해보면 건질 게 있지 않을까. 아하∼.“도둑 맞으려니 개도 안 짖는다.”란 말이 유행이었다. 개에 얽힌 속담으로 개띠 해의 하루를 정리해보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옛 말에 “개도 얻어맞은 골목엔 가지 않는 법”이라 일렀다.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 [지금 광주 광산구선] 공군탄약고 이전 계획

    [지금 광주 광산구선] 공군탄약고 이전 계획

    광주 도심의 공군탄약고 이전 문제가 지역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시 서구 벽진동에 위치한 공군탄약고는 30여년전 설치 당시만 해도 주변일대가 허허벌판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근 금호·풍암·상무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져 탄약고가 자연스레 ‘주거권’안으로 들어왔다. 국방부도 더이상 이전을 미룰 수 없게 됐다. 국방부는 올해 특별회계 예산을 책정하고 본격적인 이전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2010년까지 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의 탄약고는 지난 1975년 서구 벽진동 11만여평의 부지에 들어섰다. 탄약고로부터 반경 1㎞이내 50여만평이 ‘안전지역’이란 명목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였다. 주변은 대부분 농경지와 자연마을로 이뤄졌다. 주민들은 최근 인근에 대규모 택지지구가 들어서면서 탄약고를 ‘도심 화약고’로 규정했다. 외곽으로 이전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국방부는 1992년 광주시와 탄약고 이전협의에 착수한데 이어 1997년 기본협의서를 체결했으나 이전 대상지의 주민이 반발해 이를 포기했다. 그러나 서구 주민들이 정치권 등을 통해 이전을 꾸준히 요구했다. 이런 와중에 공군부대와 이웃한 광산구 도호·신야촌마을 주민 등이 최근 국가를 상대로 전투기 소음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이곳 일대는 전투기 이착륙시 소음도가 최고 80웨클에 이를 정도로 극심하다. ●이전 재추진 국방부는 최근 광산구 도호동 일대 16만여평을 탄약고 이전부지로 잠정 결정했다. 부지에 대한 기초조사 비용으로 올 예산에 50억원을 반영했다. 국방부가 한때 중단한 탄약고 이전을 다시 추진한 것은 서구 벽진동 주민의 요구를 수용하고, 소음피해로 고통받아온 광산구 주민들의 희망대로 이주시켜 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지난 8일 광주 공군부대에서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탄약고 이전 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전 예정부지인 광산구 도호마을 주민들만 찬성했다. 이 마을 고재필(48)씨는 “우리는 그동안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공군부대 영내 탄약고, 사격장·전투기 소음 등 3중고를 겪으면서도 ‘국가안보 시설’이란 이유 때문에 참으며 살아왔다.”며 “벽진동 탄약고를 이곳으로 옮기고 주민 이주대책을 세워줄 경우 모두가 마을을 떠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인근주민 이전반대 위원회 결성 그러나 도호마을과 이웃한 신야촌·신영·문촌마을 주민들은 최근 ‘탄약고 이전반대 위원회’를 결성하고 반대 투쟁에 나섰다.3개 마을에는 모두 170여가구 450여명이 거주하며 주로 비닐하우스 시설재배 농사를 짓는다. 이들은 ‘안전’과 ‘재산권 행사’ 를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서기춘(53·신야촌 마을)위원장은 “도호마을로 탄약고가 옮겨올 경우 인근마을 대부분이 군사보호시설로 묶이고, 만약의 사고시 안전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국방부가 현실적인 보상가로 도호마을과 동시에 이주를 추진할 경우 주민대표를 구성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타협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문촌마을 이장 주재규(53)씨는 “국방부가 편입토지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실시한다 할지라도 이미 주변 땅이 2∼3배 오른데다 삶의 터전을 버릴 수 없다.”며 “탄약고 이전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고민 국방부는 공군부대와 바로 이웃한 이들 마을 전체를 사들여 소음피해 민원으로부터 벗어나고, 탄약고도 부대 땅으로 옮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1000여억원으로 추정되는 보상가 등이 ‘중장기 국방계획’의 우선순위에 밀려나 있다. 이들 4개 전체마을 부지는 탄약고 이전터 16만여평과 군사시설보호구역 30만여평, 잔여지 10만여평 등 모두 56만여평으로 이뤄져 있다. 공군부대는 이중 벽진동 탄약고 부지를 매각한 대금으로 도호마을을 포함한 16만여평을 우선 사들일 계획이다. 나머지 마을부지는 2008년부터 일반회계 예산에 매입비용을 연차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며 “광주시가 나서 국비확보를 약속한다면 협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광산시민연대 조병현(78)수석대표는 “시가 향후 마을 이전계획에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마을 이전부지에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국방계획 등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탄약고 이전 문제에 개입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이전 편의를 위한 행정적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주민과의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軍은 주민 만족할 이주대책 마련해야” “우리구 주민 대부분은 도심에 위치한 공군부대가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갑길 광주시 광산구청장은 17일 “장기적으로 공군부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서구의 탄약고가 광산구로 들어온다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벽진동 탄약고가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면서도 “해당지역 주민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공군부대 인근 지역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수십년 동안 전투기 소음에 시달려온 도호·신야촌 마을 등 그 일대 전체 주민에게 만족할 만한 수준의 토지보상과 이주대책을 마련해 준다면 나서서 반대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전 구청장은 “국가안보와 주민이해가 상충되는 이같은 사안에 대해 지역 단체장으로서 가만히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도,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국방부와 주민, 광주시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추진중인 사업으로 인해 ‘약자’인 주민들이 더더욱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벽진동 현 탄약고자리 용도는 서구 벽진동 현재의 공군탄약고가 이전될 경우 이 일대 땅은 ‘금싸라기’로 바뀔 전망이다. 이 때문에 탄약고 부지 11만여평과 군사보호시설구역 50여만평 등 60여만평의 개발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곳은 금호·상무·풍암지구 등 신도심으로 둘러싸인 미개발 ‘섬’이나 다름없다. 인근에 제2순환도로·경전선 철도·공항 등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가 뻗어 있다. 또 군사시설 이전에 따라 각종 규제가 풀릴 전망이다. 광주시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곳 일대는 도시기본계획상 ‘시가화 예정용지’로서 택지 등 다양한 방식의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시가 추진중인 문화복합단지 후보지중 1순위로 꼽힌다. 시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맞춰 오는 2015년까지 100만평 규모의 부지에 아시아문화랜드·문화산업단지·관광산업단지·공공시설단지 등을 건립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광주의 대표적 신도시인 상무지구와 대칭되는 지점에 위치한데다 나주에 건설중인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도 가깝다. 현재 평당 지가는 50만∼70만원대로 평가되고 있지만 주거용지로 변경할 경우 300만원선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이곳 일대는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탄약고가 옮겨갈 경우 도시발전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개발계획을 짜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기고] 세제개편안 배경과 국세행정의 합리화/서희열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06 세제개편안’은 경제성장 지원과 조세제도의 선진화, 조세형평 제고라는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 중산서민층의 생활안정, 세원투명성 제고,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핵심 분야로 정했다. 참여정부는 자영업자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공평과세 실현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이번에도 현금영수증 가맹점의 가입 의무화,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발급 기피자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 도입은 눈여겨볼 만하다. 뉴질랜드 등에서 적용하는 사업용 계좌제도의 도입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지속적인 세원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첫째 국민의 조세의식 제고, 둘째 선진화된 세제 시스템, 셋째 투명하고 건전한 거래의 정착, 넷째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제도적 장치의 도입 등이 선결과제라 하겠다. 소수 공제자 추가공제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다자녀 가구 추가공제로 전환하겠다는 것도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근로자 세부담이 증가하지 않고 감소된다고 발표했다. 소수자 추가공제 폐지 등으로 세부담은 5800억원 늘지만 다자녀 추가공제와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등으로 6700억원의 세부담이 감소돼 전체적으로는 900억원 줄어든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의 출산율 1.08명이 지속된다면 210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1700만명으로 크게 감소한다고 한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출산율 제고가 가장 큰 정책목표이며 이는 어느 정부라 해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소득세를 납부하는 근로자는 49% 정도이다. 미국 68%, 영국 80% 등 대부분의 선진국가가 70∼80% 수준인 점에 비추면 우리는 너무 낮다. 결국 그만큼 세금을 내지않는 사람들이 많은, 즉 소득공제의 수준이 높은 것이다. 이는 연례 행사처럼 소득공제액을 인상 또는 신설했기 때문이다.1996년에 도입된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제도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다자녀 추가 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아이를 낳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는 대다수 소수 가구나 독신자들의 반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국세청에서 발표한 고소득자들의 탈세규모를 보면 신고대상 소득 가운데 60%를 누락시키고 나머지 40%만 신고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제 국세청이 효율적인 세무행정에 나서야 한다. 효율적인 조세부과는 ‘거위의 털을 뽑으면서 거위가 소리를 내지 않게 하는 기술’에 비유된다. 그만큼 조세부과가 정교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빗댄 말이다. 국세청의 세무행정은 합리적이고 활동적이면서 신속하고 정중하며 사려있게 집행돼야 한다. 즉, 무소불위의 행동이 아니라 조세법률주의에 충실히 입각해야 한다. 과학화, 투명화, 합리화한 국세행정의 실현을 기대해 본다. 서희열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 光州 ‘어등산 관광지’ 내년 2월 착공

    光州 ‘어등산 관광지’ 내년 2월 착공

    수십년간 군 포탄 사격장으로 사용돼 온 광주 어등산이 서남권 관광중심지로 거듭난다. 광주시는 연말까지 ‘어등산 관광단지조성계획’ 승인과 편입토지 보상절차 등을 거쳐 내년 2월 착공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1997년 개발계획을 수립한지 10년만이다. ●개발 대상지는 광주시 광산구 운수동 일대 84만평 규모이다. 영산강의 지천인 황룡강변을 따라 광주 서쪽 관문에 자리한다. 인근에 광주공항과 송정리역이 있다. 이곳은 지난 1951년부터 44년간 육군포병학교 사격장으로 사용돼 오다 1995년 상무대가 장성으로 이전하면서 방치됐다. 탄착지인 어등산의 한복판은 빨간 황토색을 드러낼 만큼 황폐화됐고, 이를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시는 당시 개발을 통해 환경복원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계획을 수립했다. 훼손된 환경복원과 관광인프라 구축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돼 시는 당초 포탄착지 일대 265만평에 각종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어 건설교통부에 그린벨트 해제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안된다.’였다. 개발계획 수립과 백지화 위기, 환경단체의 반발 등 우여곡절이 이어졌다. 시는 정부와 줄다리기 끝에 지난 2001년 건교부로부터 개발면적을 84만평으로 조정키로 합의했다. 급기야 지난해 7월 그린벨트가 해제됐다. 도시공사 등이 참여한 삼능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돼 오는 2012년까지 모두 3205억원을 들여 어등산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불발탄 제거와 토지보상은 시공사가 예정부지에 대한 현장실사에서 터지지 않은 105㎜ 야포탄 등이 대량 발견됐다. 불발탄 처리가 새로운 난제로 떠올랐다. 시는 현재 국방부와 불발탄 처리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탄착지가 골프코스·클럽하우스 예정지, 가족호텔 등에 집중돼 공사를 강행할 경우 사고위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단지 내 40여만평의 사유지 보상가격 문제로 보상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도시공사가 추천한 토지 감정평가기관과 주민 추천기관간의 가격차가 너무 커 건교부가 재평가를 의뢰해놓고 있다. 재감정이 늦어질 경우 공사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개발 방안은 관광단지는 크게 ‘유원지시설’과 ‘체육시설지구’로 나뉜다. 12만 700평 규모의 유원지에는 ‘빛과 어울림’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비롯,‘LED 백년생명탑’ ‘빛의 전망대’ ‘빛과 예술센터’ ‘워터파크와 생물원’ 등 광주의 특성을 살린 빛과 예술의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48만 8000평인 체육시설지구에는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스포츠센터, 숙박시설 등이 조성된다. 나머지 24만평은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녹지공간으로 유지될 계획이다. 내년 1월 세부실시설계가 끝나면 배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같은 테마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관광산업이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생산파급효과가 1조 4172억원, 소득파급효과 3039억원, 고용효과 1만 5466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NPB] 승엽 ‘세마리 토끼사냥’

    ‘40홈런-100타점-150안타’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이번주 ‘세마리 토끼사냥’에 나선다. 아직 왼쪽 무릎이 완쾌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 사냥에 성공한다는 각오다. 특히 이번주에는 4경기밖에 없다.12∼13일 주니치전,14∼15일은 쉬고 16∼17일 요코하마전이 있다. 모두 원정경기지만 휴일이 이틀이나 돼 집중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홈런 부문.11일 현재 39개를 기록해 조만간 40개 돌파가 가능하다. 특히 요코하마는 이승엽에게 가장 많은 홈런(7개)을 헌납한 팀이어서 기대감을 부풀린다. 홈런 공동 2위인 애덤 릭스(야쿠르트), 타이론 우즈(주니치·이상 33개)와 6개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친김에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특히 요미우리의 잔여경기수가 18경기로 경쟁자인 릭스(24경기)와 우즈(27경기)에 견줘 적다. 때문에 상승세를 탈 때 최대한 쏘아올려야 한다. 타점은 현재 94개(4위)로 100타점에 6개 모자란다.6개를 보태면 요미우리 선수로는 2002년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이후 4년만에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된다. 그러나 6타점은 홈런보다 어렵다. 앞선 타자들이 득점권에 나가줘야 한다. 따라서 ‘테이블 세터’들이 부진하면 타점을 올릴 방법은 홈런밖에 없다. 동료들이 분발해 준다면 타점 1위 우즈(103점)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 150안타는 조만간 돌파할 전망. 현재 149개(4위)로 단 1개만 추가하면 된다. 최다안타 1위 시츠(한신·159개)를 맹추격 중이어서 역전도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타율은 2위(.320)지만 1위 후쿠도메 고스케(주니치·.354)와의 격차가 커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국민銀 ‘두마리 토끼’ 잡는다

    국민은행이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계약 연장과 해외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5월 국민은행과 론스타가 맺은 외환은행 인수에 관한 본계약의 유효기간은 오는 16일까지이며, 양측은 이번 주부터 계약유지 여부 및 매각조건 변경 등을 협상한다. 국민은행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제주도에서 해외진출 전략 워크숍을 열었다. 강 행장은 “본계약이 체결된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았다.”면서 “본계약에서 합의된 가격 등 조건은 변경하지 않고, 계약 기간을 적절하게 연장한다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부행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김 부행장은 “론스타측에서 무리하게 요구하면 우리가 먼저 계약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협상 무산으로 경제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리딩뱅크로서의 입장과 국민 여론을 고려해 포기할 수 있다.”면서 “이런 입장을 이미 론스타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행장의 계약파기 가능성 언급은 강 행장의 ‘재협상 낙관’을 부연설명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계약을 깨겠다는 의미보다는 재협상에서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가 강하다. 강 행장은 해외진출 전략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강 행장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터득한 은행의 표준화와 규범화를 바탕으로 현지인과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며, 아시아 시장에 먼저 진출한다는 해외진출 3원칙을 발표했다. 강 행장은 “최근 영업점의 업무를 단순 입출금, 신고, 상담 등으로 철저하게 분리한 것은 해외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마케팅하는 사람이 고객의 돈까지 관리하는 지금의 업무시스템으로는 해외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특히 “씨티그룹 등 거대은행들이 아직은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베트남 등에 우리가 먼저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제주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녹색공간] 수질오염총량제와 환경기술 발전/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는 수질오염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1998년부터 추진 중인 4대강 수질오염총량제를 한강수계지역에서도 의무제로 전환하는 계획을 입법예고하였다. 이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쾌적한 친수환경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발전과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환경기초시설의 처리효율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식이 최근에 매우 달라졌다. 이전에는 환경부에서 정한 방류기준만 만족시키는 시설만 설치하면 되었다. 그러나 수질오염총량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전체 지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BOD)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50만t의 생활하수를 배출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환경부에서 정한 BOD 방류기준 10㎎/l를 만족하는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면 1일 BOD 총배출량은 5000㎏이다. 그러나 최신기술을 도입하면 방류수의 BOD를 5㎎/l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 그러면 1일 BOD 총배출량은 절반으로 줄어든 2500㎏이 되어 할당된 배출량에 여유가 있게 된다. 물론 다른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하수발생에 의한 개발의 제한에서는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한 깨끗한 친수환경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 환경부는 MBR(막여과생물반응기) 같은 고도하수처리기술을 40개 이상 승인하였다. 세계적으로 이 분야의 기술을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환경기초시설에 사용되는 신기술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커지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하면 우리의 환경기술이 국가의 주요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자는 지난 8월23일부터 3일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 막학회가 추최한 AMS2006에 참석하였다. 환경기술에 핵심적인 분리막의 새로운 연구동향을 발표하고 기술개발에 대한 협력을 증진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몇년 전만 해도 중국의 하수처리시설이나 방류기준은 우리나라의 80년대를 연상시켰다.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 정부가 환경시설에 투자하는 예산이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속도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에 좋은 시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규모와 세계적인 기업들이 칭화대학 같은 중국대학과 연구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기업과 대학의 경쟁력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물이 부족한 중국의 동북 3성에서 물의 재이용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따라서 중수도의 사용이 의무화되어 있는 도시도 많이 있어 어떤 지역에서는 하수의 60% 이상을 고도처리하여 중수도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수도의 사용이 법제화되어 있다. 그러나 중수도를 사용하는 시설은 아직 많지 않다. 중수도의 사용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중수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건축물의 연면적을 6만㎡로 정한 규정 등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환경기술을 중국과 동남아같이 급성장하는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환경기술의 지적재산권을 국제특허 등으로 확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다른 분야의 기술과 달리 환경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적어도 20∼30년 사용한다. 그러므로 개발된 기술의 적용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이 환경기초시설에 적용되는 데 걸림돌이 되는 하위법령의 정비가 시급하다. 또한 대기업들이 환경부가 지원하여 개발한 중소기업과 대학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여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협력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 “이젠 우리가 국제문제 해결 주체로”

    “이젠 우리가 국제문제 해결 주체로”

    “유엔 거버넌스센터 유치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국제기구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며,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초대 유엔 거버넌스센터 원장으로 내정된 김호영 전 행정자치부 정부혁신세계포럼 준비기획단장은 센터가 공식 출범한 6일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김 내정자는 유엔의 공개채용 절차에 따라 지난 7∼8월 191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를 거쳐 현재 최종 임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김 내정자는 행자부 사상 처음으로 유엔본부 산하기구의 수장을 맡아 외교관으로 변신한 첫 번째 사례로도 기록됐다. 김 내정자는 “거버넌스센터는 우리나라에 설립된 최초의 유엔본부 산하기구”라면서 “현재 국내에 있는 유엔개발계획(UNDP) 서울사무소나 국제백신연구소(IVI) 등은 산하기구가 아닌 소속기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버넌스는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단체 등이 협력해 사회 전체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거버넌스센터는 정부혁신과 지방분권, 시민사회와의 협력으로 유엔 회원국의 역량을 개발하고 세계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제·사회개발 경험과 정부혁신 노하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등을 동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널리 전파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제는 우리가 국제 사회의 단순한 참여자로서가 아니라, 국제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면서 “거버넌스센터가 이같은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거버넌스센터는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열린 제6차 정부혁신세계포럼에서 채택한 ‘서울선언문’에 따라 설립이 추진됐다. 센터의 공식 출범을 기념해 6∼8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행자부와 유엔 경제사회국 공동 주최로 ‘정부혁신 아시아지역포럼’이 열린다. 포럼에는 중국과 일본·인도 등 21개 아시아 국가의 장·차관급 고위공무원이 100명 남짓 참석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중국 10대 명승지 구이린(桂林)

    중국 10대 명승지 구이린(桂林)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달나라에만 있다고 생각했던 계수나무가 가득한 천국 같은 곳, 바로 중국의 구이린(桂林)이다. 중국인들도 이곳 여행을 평생의 소원이며 영혼이 구제 받는다는 신비롭고 복받은 땅으로 여긴다. 말로만 들었던 구이린, 역시 가는 곳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영락없는 한폭의 산수화가 그려진다. 특히 그 중에서도 천년의 모습을 한폭 한폭 내보여지는 ‘자원현의 팔각채’는 깎아지르듯 아득한 발밑 세상이 고개만 떨구어도 금방 빨려들 것 같은 짜릿함에 온몸이 저려온다. 구이린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글 사진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산과 물, 동굴, 바위가 어우러진 구이린 일상사에 지쳐 있을 때, 중국의 중국 10대 명승지 중 만리장성 다음이라는 구이린을 접한 기분은 ‘가슴뭉클’ 그 자체였다. 한낮의 날씨는 서울 못지않게 더웠지만 눈으로 보여지는 기온은 청명한 가을로 느껴진다. 산수 풍광이 수려하고 역사문화도시인 광서장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구이린은 중국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주민수는 488만여명. 장족, 한족, 묘족, 모한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각기 독특한 생활을 하면서 서로 어우러져 지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어딜 가든 낯선 이방인들을 환영하는 소수민족 쇼가 벌어진다. 화산 폭발로 구이린은 세상밖으로 나왔고, 이때 지상을 절반이상 덮은 석회암이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을 형성하게 된다. 그 결과로 생긴 기묘한 형태의 산봉우리와 절벽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 맑은 강물, 각 산마다 생긴 기이한 동굴 등은 구이린의 중요한 관광유산이다. 아열대기후로 1년 내내 관광이 가능하다. 그중에서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4∼5월 또는 9∼10월이라는 게 이곳 사람들의 귀띔이다. 특히 음력 8월 가을이면 계수나무 꽃이 피면서 그 향기가 사방에 퍼져 여행의 절정을 맛볼 수 있다. 구이린에서 배를 타고 ‘이강(離江)’을 따라 관암(冠岩)동굴을 지나면 서양의 거리라 불리는 ‘작은 구이린’ 양삭(陽朔)에 도착한다. 양삭은 중국 젊은이들도 자전거로 배낭여행을 즐긴다. 숙박비와 물가가 저렴해 여유를 갖고 풍요로움을 즐기려는 외국인들로도 붐빈다. # 중국인들도 모르는 팔각채 구이린에서 자동차로 4시간정도 가면 ‘광서자원 국가 지질공원’이 나온다. 자원현에 있는 전형적인 ‘단하지모(丹霞地貌)’ 유적과 독특한 지세로 중국에서도 최고의 평을 받고 있는 곳이다. 공원 남북의 길이는 33㎞, 동서 너비는 3∼9㎞, 총면적은 여의도 면적의10배 이상이다. 자강은 광서자원-호남신녕과 남북방향의 사암석(沙巖石)으로 조성된 붉은색분지에서 동정호로 흘러 들어간다. 토끼귀같은 구이린의 산봉우리와는 달리 바위산에 흙이 있는 곳에만 나무가 자라 마치 낙타등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팔각채’(높이 814m)가 눈에 확 들어온다. 그동안 개방이 안된 팔각채는 여덟개의 면으로 구성돼 그중 동, 서, 북면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의 날카로운 절벽이고 서남쪽으로만 등산할 수 있다. 정상까지는 4시간가량 걸린다. # 여행정보 아시아나항공에서 구이린 직항 노선을 월, 토요일 주2회 운행한다.10월 말쯤에 한편 더 증설할 계획이다. 그 외에는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를 경유해 국내선으로 연결된다. 업투어(02-775-7979)여행사에서 구이린과 팔각채에 인상유삼제가 포함된 5일 상품을 69만 9000원에 판매한다. 매주 수요일 출발하며 4명이상이면 가능하다.
  • 두얼굴의 여인 임성언

    두얼굴의 여인 임성언

    신인배우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나름의 재미가 있다. 특히 그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연기를 보인다면 더욱 그렇다. 4년 전 KBS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으로 데뷔한 탤런트 임성언은 그런 의미에서 최근 긍정적인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케이블채널 ‘수퍼액션’에서 30일 첫 전파를 타는 40부작 시트콤 ‘시리즈다세포소녀’에서 내숭 100단인 ‘반장소녀’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SBS 주말 사극 ‘연개소문’에서 김유신의 동생 ‘김보희’역으로 출연, 처음 도전하는 사극에서도 당찬 연기를 보여준다. ‘시리즈다세포소녀’에서 그는 과외교사(윤기원 분) 앞에서 고단수 내숭을 떨다가 결국 그를 쓰러뜨리는(?) 귀여운 악역을 맡았다. 붉은 조명 아래 토끼머리띠를 하고 채찍과 수갑, 술을 탄 음료수를 과외교사에게 건내는 모습이 자연스럽기까지 하다.“원래 성격은 내숭을 떨기보다 솔직한 편이에요. 그런데 반장소녀로 캐스팅이 되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나도 과외를 받았는데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에 쉽게 빠져들었고, 결국 내숭을 배우게 됐어요(웃음).” 영화 ‘여고괴담2’‘여고생 시집가기’와 드라마 ‘때려’‘미라클’ 등에서 조연을 맡으면서 얼굴을 알렸지만 그가 연기자로 한단계 성숙하게 된 것은 SBS 아침드라마 ‘들꽃’에서다.“그동안 작품마다 주로 또래들과 연기하다가 ‘들꽃’에서 만난 선배 연기자들로부터 정말 많이 배웠어요. 연기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더라구요.” 내친 김에 ‘연개소문’을 통해 사극 연기에도 도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집안의 노예로 들어온 연개소문(이태곤 분)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에 빠진 뒤 함께 도피하지만 실패하고, 연개소문이 쫓겨난 뒤 그를 무작정 기다리는 비운의 여인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연기자로서)갈 길이 아직 멀었어요.”라며 신인다운 겸손함을 내비친 그는 요즘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앞으로 몇달간 주말에는 사극에, 주중에는 시트콤에 나와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보일 텐데, 혼란스럽지 않고 양쪽 모두 좋은 인상을 남겼으면 해요.”털털한 현대여성이나 무서운 악역 등도 해보고 싶다는 그는 “김희애·김미숙 선배님처럼 카리스마있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케이블로 간 ‘다세포소녀’ 성공할까 ‘다세포소녀’의 ‘원 소스 멀티 유즈’전략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금기시된 청소년들의 성(性)을 도발적인 유머와 경쾌한 은유로 그려내 인기를 누려온 인터넷만화 ‘다세포소녀’(채정택=B급 달궁 글·그림)가 지난 10일 스크린에 이어 30일 브라운관에 착륙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참신한 소재로 각광받은 만화 콘텐츠가 비슷한 시기에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 ‘다세포소녀’를 만든 제작사인 ㈜영화세상이 관계사인 ㈜다세포클럽과 손잡고, 케이블채널 사업자인 온미디어의 자회사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로부터 투자를 받아 같은 콘텐츠를 각색해 40부에 걸친 장편 시리즈를 탄생시킨 것. 온미디어의 액션채널 ‘수퍼액션’을 통해 매주 수·목요일 각 3편씩 방영된다. 이같은 ‘원 소스 멀티 유즈’전략은 영화사와 방송사간 제휴가 바탕이 됐다. 영화와 시리즈 모두 만화가 원작이지만 장르가 다른 만큼 표현방식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영화는 크게 3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주인공 4∼5명이 두드러지게 부각되지만 시리즈는 40부에 걸쳐 10여명의 캐릭터가 보다 구체적으로 살아난다. 수퍼액션 김의석 국장은 “해외에는 ‘미션 임파서블’‘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영화와 TV시리즈를 넘나들며 성공한 작품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다세포소녀’가 영화 개봉에 이어 영화 스태프들이 참여, 시리즈로 사전제작된 만큼 영화적인 감성과 시리즈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봉한 지 20일이 지난 영화 ‘다세포소녀’가 관객 56만명에 그치는 등 기대만큼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시리즈다세포소녀’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발언대] 천변 저류지가 해답은 아니다/이재응 아주대학교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한바탕 수마(水魔)가 전국을 할퀴고 지나갔다. 집중호우 피해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방을 더 높게 쌓아야 한다, 댐을 건설해야 한다, 천변(川邊)저류지를 설치해야 한다.”는 등 수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천변저류지의 설치가 가장 근본적이고 친환경적인 홍수대책이라는 주장을 자주 듣게 된다. 과연 우리나라에 맞는 시설일까. 천변저류지의 효과가 예상보다 훨씬 미미할 때 그로 인한 결과는 누가 책임지겠는가. 천변저류지는 하천 옆에 일시적으로 물을 가둬둘 수 있는 공간이다. 평상시에는 농지 또는 생태습지 등으로 활용하다가 홍수 때는 자연스럽게 하천수가 유입되도록 하천에 흘러가는 물의 일부를 잠시 가두는 시설이다. 홍수조절 효과와 환경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시설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매우 이상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천변저류지의 효과는 현실에서 그다지 설득력이 커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천변저류지가 댐처럼 수문 등을 통해 필요한 시기에 물을 저류하고 방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요할 때 천변저류지가 제 역할을 못할 수도 있다. 많은 강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먼저 발생한 강우에 천변저류지가 너무 일찍 차버려 실제로 필요한 시기에 홍수조절 효과를 거두지 못해 천변저류지의 효용성이 무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천변저류지가 댐과 동일한 정도의 홍수조절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댐에 의해 형성되는 저수지 면적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해당하는 토지가 필요하다. 과연 이러한 토지 확보가 우리나라에서 실현 가능한 제안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천변저류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하천 주변 지역의 사람들을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켜야 한다. 그 이주비를 국가가 다 부담할 수 있을까 염려스럽다. 이주로 인해 발생할 지역갈등도 야기된다. 이재응 아주대학교 교수
  •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하)링커를 키우자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하)링커를 키우자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은 요즘 TV를 보면 착잡해진다.SBS ‘연개소문’과 MBC ‘주몽’ 때문이다.‘정통 역사드라마’라기에 ‘연개소문’ 자문에 응했는데, 사실과 다른 설정이 나와서다.‘주몽’은 정반대의 경우다. 정통드라마가 아닌 ‘팬터지’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런저런 비판이 일자 슬그머니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겠다고 제작진이 밝혀서다. 드라마를 생산·소비하는 양쪽 모두 원하는 것이 ‘재밌게 볼 드라마’인지,‘쉽게 풀어쓴 역사 다큐’인지 불명확하다.‘재미’와 ‘사실’은 끝내 엇갈린 방향으로 뛸 수밖에 없는 두마리 토끼인가. ●‘링커(linker)’를 키워야 이 두 토끼를 잡으려면 ‘전문 지식’과 ‘대중 취향’을 연결(link)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 동시에 대중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제작·기획 파트에 이런 사람이 있어야 한다. 역사평론가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 소장은 “학자들은 대중이 역사에 무관심하다고 푸념하지만, 사실은 학자가 대중에게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인문교양서적 가운데 역사 관련 서적이 항상 상위권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학설뿐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학자도 필요하고 이들에 대한 낮은 평가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현 고려대 교수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준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결국 어느 정도 대학교육이 떠맡아야 한다. 서영수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대학 교육을 ‘교수와 학생들간 묵계에 의한 사기’라고 규정했다.“가르치는 교수나 배우는 학생 모두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모든 대학, 모든 학과의 커리큘럼이 천편일률적으로 전문연구자 육성에 초점을 맞춰서다. 전문연구자는 몇몇 대학에서 키우고 나머지는 역사적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지 가르쳐야 한다는 것. 그래서 스스로도 제자들에게 연구도 좋지만 소설이나 시나리오에도 도전하라고 북돋는다. ●‘지적재산권’ 개념을 넓혀야 이들 링커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밥벌이’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그래서 법률적 판단과는 별개로 지적재산권 개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같은 역사를 다뤄도 소설가에게는 판권이 있는데, 연구자나 기획자에게는 왜 없냐는 것. 미술사학자로 콘텐츠업체 다할미디어를 운영하는 김영애 대표도 공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이공계와 달리 인문학자의 지적재산권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저작권료든 자문료든 원고료든, 대가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학자들이 더 많은 내용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지원도 중요하다. 김 대표는 “일본은 대학마다 아카이브 사업을 벌이는데 교수들 사이에서 이 프로젝트만 해도 몇십년은 먹고 살 수 있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규모”라면서 “이것 역시 일본이 지적재산권 개념에 엄격하니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생활사박물관’이 모범사례일 수 있다.‘한국생활사박물관’은 학자·편집자·디자이너 등 연인원 400여명이 달라붙어 선사시대 때부터 오늘날까지의 생활사를 ‘박물관’ 형식으로 정리해 호평받았다. 이 책의 저작권은 출판사와 편찬위원회에게 있고, 편찬위 저작권은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편찬위원회 강응천 주간이 대표로 행사토록 되어 있다. 편집기획에 의한 책일 경우 필자뿐 아니라 편집자의 권리도 인정하는 외국 사례에서 따온 것이다. 강 주간은 “비유하자면 영화의 판권이 감독뿐 아니라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에게 인정되는 방식”이라면서 “그런 신뢰관계가 있어야 전문연구자와 콘텐츠분야의 사람들간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수준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애니 ‘아마게돈’ 실패 왜? “‘작가’라는 생각에 ‘표현의 자유’ 같은 얘기만 했지 산업적인 면을 보지 못했어요. 후배들은 안 그랬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한국 만화계의 ‘절대지존’으로 불리는 이현세(50)씨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 전문교육과정 대표교수로 임명됐다. 강단(세종대)이 낯설지는 않지만, 무슨 생각으로 책임교수 자리까지 덜컥 수락했을까. 서울 포이동 화실에서 만난 그는 “10년 전부터 가슴에 품었던 걸 이제야 풀어 놓게 됐다.”고 말했다.10년 전이란 다름 아닌 ‘아마게돈’ 이야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를 원작으로 그 당시로는 거액인 40억원을 쏟아부은 애니였는데 작품성도, 대중성도 인정받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까치’의 머리털을 보세요. 그걸 애니나 캐릭터상품으로 살릴 수 있을까요. 그런데 그 머릿결을 못 살리면 당장 ‘에이∼ 뭐야∼.’하는 반응이 나와요. 워낙 강한 이미지라서 이제 바꾸지도 못해요. 까치를 그릴 때 책으로 낼 생각만 한 거죠.” ‘뿌까’,‘마시마로’와도 비교했다.“거꾸로 뿌까는 굵은 선으로 최대한 간략하게 그렸죠. 이건 명함 같은데 축소해 놔도 ‘미학적인 맛’이 떨어지질 않아요. 이게 상품가치가 있는 캐릭터예요.‘마시마로’는 원래 캐릭터를 노린 게 아니라지만 간략한 선을 통한 이미지 제시라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죠.” 캐릭터를 강조하는 것은 상업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창작에는 스토리 중심과 인물 중심 두가지가 있어요. 스토리 중심은 작품성은 높아도 상업화하기는 어렵죠. 반면 인물 중심은, 캐릭터가 강하기 때문에 만들기가 쉬워요. 강한 캐릭터는 자기들끼리 밥만 먹여놔도 스토리가 나오거든요. 거기다 강한 이미지 때문에 다른데 써먹기도 좋은 거죠.” 그도 ‘천국의 신화’ 때 처음 적용해 봤다. 이전에는 직접경험이나 간접경험(취재)으로 그렸지만,‘천국의 신화’에서는 자료로 연대기만 구성한 뒤 ‘역행과 순행’의 원칙 아래 캐릭터군을 설정하고 이 위에다 스토리를 덧씌웠다. 전문교육과정에도 이 경험을 불어 넣을 계획이다.“애써 만든 작품을 한번 쓰고 만다면 정말 아깝지요. 그래서 아예 기획단계에서부터 게임·애니·음악 등 다른 분야에 쓸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목표는 영화아카데미다.“일종의 성공모델이 필요하다는 거죠. 영화나 드라마가 성공하니까 우수한 인력이 감독이나 PD로 몰려듭니다. 게임도 그런 기미가 보이죠. 다른 분야에는 없어요. 그걸 한번 해보고 싶은 겁니다.” ■ 인문학 미드필더 될려면…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 전문교육과정은 내년부터는 1년 과정이지만 올해는 9월부터 6개월 과정이다. 주·야간 합쳐 모두 50∼60명 정도를 뽑는다. 다음달 1일 서류전형과 8∼9일 심층면접을 거쳐 18일부터 개강한다. 전공은 기획전공과 창작전공이 있다. 기획전공은 아이템 선정과 펀딩, 제작까지의 모든 과정을 다룬다. 창작전공은 작품을 구상하는 단계에서부터 상품화 가능성을 반영하는 방법을 배운다. 전문교육과정은 이 과정에서 ‘스킨십’을 매우 강조한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다 하겠다는 것. 그래서 관련 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거나, 극본이나 시나리오를 쓴 실적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 또 교수도 이론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보다 곽경택 감독처럼 풍부한 현업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한다. 그래야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들 사이에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교육내용도 이에 맞췄다. 아예 몇몇 업체들로부터 프로젝트를 받아와 이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해 나가는 과제해결형 수업이다.“성공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이현세 대표교수의 바람이 실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강원 횡성 천문인 마을

    강원 횡성 천문인 마을

    “인간이 모두 잠든 깊은 밤중에는 또다른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적막속에 눈을 뜬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샘물은 훨씬 더 맑은 소리로 노래부르고, 못에는 자그마한 불꽃들이 반짝이는 것입니다.”-알퐁스 도데의 ‘별’중에서. 밤하늘이 주는 낭만에 젖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바쁜 도시인들에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여유조차 없다. 본다한들 가로등과 네온사인 등 밤하늘을 가린 빛만이 가득하다. 이젠 달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은 곳이 계수나무 아래였는지 조차 불분명할 지경이다. 밤이 되면 지구는 참 산책하기 좋은 별이 된다. 낮엔 폭염이 맹위를 떨쳐도, 해가 지고 나면 다소 시원해지는 요즈음, 별자리를 찾아 ‘별스런 여행’을 떠나는 이유다. 맑기로 치자면 겨울하늘이 최고. 그러나 편안하게 밤하늘의 별자리를 살피며 꿈과 낭만에 젖기엔 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오히려 부담이 없다. 도심에서도 1등급의 밝은 별을 볼 수는 있지만, 신화가 살아있는 별자리를 보기엔 광해(光害)가 없는 교외가 좋다. 수도권 주변에 별을 관찰할 수 있는 천문대들이 많다. 무더운 여름밤을 별스런 여행으로 식혀보는 건 어떨까. 글 횡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사진제공:이건호> 별빛이 곱기로 소문난 강원도 횡성의 천문인 마을(www.astrovil.co.kr)을 찾았다. 횡성군에서 ‘별빛보호지구’로 지정한 곳이다. 미술가인 조현배(53)관장이 “도시의 아이들에게 우주와 별에 대한 꿈, 동경심을 심어주기 위해 지난 1997년 설립했다.”는 설명이다. 해발 650m의 고지대에 위치해 한여름에도 “열대야가 무엇인지 궁금”할 만큼 시원하단다. 먼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딥 스카이(deep sky)용 망원경, 태양 등의 행성을 살펴볼 수 있는 행성관측용 망원경, 천체사진 촬영이 가능한 사진촬영용 망원경 등 10여대의 천체망원경을 운용중이다. 조 관장은 “우연의 일치일까요. 초신성이 폭발할 때, 즉 별이 죽음을 맞이할 때 방출되는 물질들이 인간의 몸을 이루는 물질과 아주 흡사하죠. 그래서 인간의 고향은 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라며 “도시에서 땅만 바라보고 사는 아이들에게 별자리를 관찰하는 것이 정서적으로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가를 생각해보면 별자리 찾기 여행의 중요성을 알게 되죠.”라고 강조했다. ★ 화려한 여름철 별자리 어느덧 해도 지고 시간은 벌써 오후 8시3분.“와 ∼저기 목성이 보이네.”‘청소년 과학동아리를 위한 천문교육 심화캠프’에 참가한 이우리(15·둔내중 3년)양의 탄성이 어두운 밤하늘을 갈랐다. 천문대 옥상의 돔에 설치된 14인치 천체망원경을 통해 목성을 관찰하던 다른 학생들의 입에서도 “신기하다”는 감탄사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지금 보고 있는 목성의 빛은 4∼50분전에 출발한 것”이라는 정병호(39)천문대장의 설명을 듣던 학생들의 눈은 별처럼 반짝였다. 밤이 깊어갈수록 마치 팝콘처럼 별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여름철은 일년중 별자리들이 제일 화려하다. 천체사진 전문가 이건호(39)씨는 “우리 은하의 중심인 궁수자리를 비롯해 백조자리, 독수리자리 등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보석창고로 만든다.”고 말했다. ★ 견우성와 직녀성은 어딜까 칠월칠석날엔 거문고자리의 직녀성(베가)과 독수리 자리의 견우성(알타이르)을 관찰하는 것이 인기. 멀리 떨어진 두 별 사이로 은하수가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견우와 직녀 설화의 오작교가 놓여지는 시기에 특별한 천문현상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지만, 은하수를 오작교처럼 생각한다면 지나친 견강부회일까. 오는 30일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잠깐이라도 밤하늘을 바라보자. 머리 바로 위쪽 하늘에서 견우와 직녀, 그리고 은하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디카로도 별들의 일주 찍어요 천체사진의 매력은 행성이나 성운, 성단 등의 제색깔을 볼 수 있다는 것. 천체망원경을 통해 나타나는 흑백의 영상과 달리 화려하고 현란하기 그지없다. 카메라 등의 장비를 구입하는 데 적잖은 돈이 들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이 흠. 하지만 콤팩트형 디지털 카메라도 튼튼한 삼각대만 있으면 별들의 일주사진 정도는 찍을 수 있다. 또, 창고에 묵혀뒀던 니콘 FM2와 같은 낡은 필름카메라도 렌즈만 있으면 언제든지 OK다. 이건호씨와 함께 천체사진 찍는 법을 알아보자. 이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20년 가까이 천체사진을 찍어온 베테랑. 준비물은 렌즈 탈착이 가능하고 B셔터가 있는 카메라와 렌즈, 삼각대, 릴리즈 등이다. 좀더 멋진 천체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적도의와 천체망원경, 어댑터 등이 필요하다. ★ 촬영방법은? ●고정촬영-삼각대 등에 카메라를 고정시켜 촬영하는 방법. 1)점상촬영:반짝이는 별들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는 촬영법이다.50㎜렌즈 기준으로 15초 정도 노출을 준다.30초이상 노출시키면 지구의 자전 때문에 별들이 궤적으로 나타난다. 2)일주촬영: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별의 일주운동을 표현하는 촬영법. 노출시간이 길어질수록 별의 궤적이 원형으로 표현된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5분이상 노출을 주면 노이즈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여러장을 찍어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으로 합성한다. ●가이드촬영-항성 추적모터가 장착된 적도의와 천체망원경 등을 이용한 촬영법. 별들의 이동속도와 같이 움직이는 적도의 덕분에 장시간 노출이 가능하다. 1)성야촬영:적도의 위에 카메라를 얹고 일반 렌즈를 장착해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2)어포컬 촬영:천체망원경에 나타나는 행성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 가장 쉬운 촬영법.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3)직초점 촬영:성운이나 성단, 은하 등 어둡지만 화려한 대상을 촬영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천체사진이 이 방법으로 촬영된다. 가이드 망원경 등 많은 주변장비를 필요로 한다. ★ 카메라는? 필름카메라의 경우 장시간 노출을 줘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적은 기계식 카메라가 좋다. 디지털카메라는 캐논 300D나 350D, 니콘 D70 등이 흔히 사용된다. ★ 렌즈는? 렌즈수차가 적은 단렌즈가 좋다. 표준렌즈(필름카메라의 경우 50㎜)는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 등 별자리 하나하나를 촬영하는 데 주로 쓴다. 넓은 영역의 은하수를 촬영하거나 사찰, 나무 등 배경을 넣고자 할 때는 광각렌즈를 사용한다. 망원렌즈(200∼300㎜)는 오리온 대성운 같은 별자리속의 성운, 성단을 클로즈업할 때 유용하다. ■ 이곳도 좋아요 ★ 자연과 별 천문대(www.naturestar.co.kr) 경기도 가평군 백둔리의 청정지역에 위치해 별을 관측하기 좋은 하늘조건을 갖고 있다.16인치 막스토프 천체 망원경이 자랑거리. 이밖에 355㎜ 카세그레인 망원경,8∼10인치 반사망원경 등 총 16대의 천체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우주의 생성과정 등 생생한 천문영상교육을 받을 수 있는 330인치 대형스크린도 자랑거리다. 문의 (031)581-4001. ★ 세종천문대(www.sejongobs.co.kr) 경기도 여주에 자리하고 있다.26인치에 달하는 대형 ‘불곡천체망원경’이 자랑거리.‘불곡(佛谷)’은 세종대왕 때 ‘혼천의’제작에 참여한 이천 선생의 호를 딴 것이다.4∼12인치 굴절망원경 등 여러 종류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우천시에는 물론, 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천체투영관(별자리 재현시설)도 갖추고 있다. 문의 (031)886-2200. ★ 코스모피아(www.cosmopia.net)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경기도 가평군 명지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주망원경인 16인치 반사굴절 망원경과 4∼5대의 중소형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곳이어서 여름밤을 수놓는 반딧불이의 군무도 감상할 수 있다.16만평 규모의 산림욕장이 또한 자랑거리. 문의 (031)585-0482. ★ 안성천문대(www.nicestar.co.kr) 5m 원형돔에 보고자 하는 천체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400㎜ 전자동 반사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300㎜,150㎜ 중대형 망원경을 비롯, 다수의 교육용 망원경도 갖추고 있다. 참가자들이 동시에 여러대의 망원경을 활용해 관측할 수 있는 12m 자동 슬라이딩 방식의 돔도 갖추고 있다. 문의 (031)677-2245. ★ 중미산 천문대(www.astrocafe.co.kr) 경기도 양평의 해발 435m높이에 자리잡은 중미산 천문대는 중미산 자연휴양림과 맞붙어 있어 주변경관이 수려하다.360도 회전하는 6.6m원형돔에 12인치 반사망원경,100㎜쌍안경 등이 갖춰져 있다. 학생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문의 (031)771-0306. 이외에 강원도 영월 별마루 천문대(033-374-7460,www.yao.or.kr), 경남 김해천문대(055-337-3785,www.astro.gsiseol.or.kr), 대전 시민천문대(042-863-8763,star.metro.daejeon.kr) 등도 가볼 만한 천문대들이다.
  • [기고] 작통권 환수는 해외미군 재배치의 한 부분/김경수 명지대 국제정치학 교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가 우리 외교안보의 최대 쟁점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주한 미군사령관의 발언에 이어 최근 미 국방부 관계자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작통권 반환과 연합사해체를 기정사실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안보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된다’ ‘안 된다’ 등 찬반논란이 분분하다. 그러나 이런 공방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미 군사관계를 냉철히 되볼아볼 때 부질없는 일이다. 특히 역사적 배경이나 추진 주체를 곰곰이 따져볼 때 더욱 그렇다. 첫째,‘한국의 독자적인 작전권 보유와 미군의 지원 역할’설은 이미 1990년 미국의 동아시아전략구상(EASI)에서 밝혔듯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주도적’에서 ‘보조적’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초 이른바 ‘한국방위의 한국화’계획의 일환으로 한·미 야전사(CFA)가 해체된 경험도 있다. 2008년까지 1만 2500명 철수 후 주한 미군의 추가 감축여부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 없는 것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다섯 차례의 주한 미군 감축 및 철수가 모두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국의 독자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는 최근의 사례에서도 자명해진다. 즉, 미 2사단 재배치 및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임무의 한국군 이양도 우리가 원치 않았던 사안이다. 둘째, 내용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1991년 걸프전 이후 시작된 미국의 군사혁신(RMA) 논의가 현 부시행정부 출범후 ‘국방검토보고서’(QDR,2001년 9월)에서 전략적 유연성으로 실체화되면서 2003년 11월 부시 대통령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검토’(GPR)계획 발표로 이어졌다. 그 요체는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를 통해 병력규모를 줄이는 대신 군의 첨단화·기동화·경량화를 통해 군사력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한 미군도 점진적으로 지상군의 역할을 축소하고 해·공군 위주의 실질적인 방위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미국이 동북아지역의 항공작전을 총괄하는 공군전투사령부(AFNEA)를 한국에 두는 것도 이러한 군사변환 전략의 일환이다. 끝으로 한·미연합사 해체설이 미측에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미·일간에 지난 5월 타결된 주일미군 재배치 로드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핵심은 미 본토 육군 1군단사령부를 일본으로 이전,‘동북아거점사령부’로 삼는다는 것이다. 미 태평양사령부에서 ‘동북아사령부’를 분리, 신설하는 내용의 군사력 운용 개편안은 이미 1990년대초 현 체니 부통령이 국방장관 재임 중 처음 기획됐던 것으로 이후 민주당 클린턴정부에서도 의회 소위원회(1995년)가 건의한 바 있다. 현재 부시행정부의 국방·안보분야 실질적인 정책 결정자인 체니 부통령이 이를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동북아사령부 신설의 취지는 중국의 발흥 등 이 지역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베링해에서 아프리카 동부 해역까지 지구의 3분의2에 해당하는 면적에,60개국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태평양사령부로서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미연합사 해체나 작통권 반환은 이러한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미 지상군을 점진적으로 감축해 반으로 줄이면서 4성장군이 지휘하는 독자적인 사령부를 유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전략성 유연성’에 따라 지역 기동군화를 꾀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한·미연합사는 거추장스러운 ‘굴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09년에 전시 작전통제권을 반환하겠다는 것은 2008년 일본 가나가와현 자마 기지에 동북아 거점 사령부가 설치완료되는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연합사 해체와 작통권 환수가 기정사실이라면 슬기로운 대응책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마땅하다. 대안은 기존의 유엔사의 기능을 강화해 평시에는 긴밀한 협조체제하에 미·일과 같은 병립형 작전지휘체계로 운영하다가, 유사시에는 다국적 NATO사령관을 정점으로 재편되는 미국·독일의 연합방위체제를 준용, 유엔군사령관에 지휘체계를 일원화시킴으로써 ‘안보공백’논란과 ‘주권국가 체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김경수 명지대 국제정치학 교수 ghymnks@hotmail.com
  • [연예 in] 세월이 흘러도 빛나는 바비킴·클래지콰이

    명반은 시간이 흘러도 견고함에 있어서 뒤틀림이 없다. 튼튼한 음악적 이음새는 대중의 가슴에 오롯이 남아 사랑받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2004년 여름 무렵 발매된 바비킴 1집과 클래지콰이 1집은 주목할 만하다. 젊은 뮤지션들이 새로운 음악을 세련되게 포장한 음악성도 그렇지만, 상업적인 면에서도 그 자태가 흐트러지지 않았다.2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니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들 음반이 발매된 지 무려 100주가 지난 지금도 전국 주요 소매점의 음반 판매량을 표본집계하는 한터음반 판매량 사이트의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이 두 장의 음반은 스테디셀러로 1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소위 발라드와 댄스로 양분됐다고 봐도 무방한 오늘의 한국 가요계에서 바비킴은 힙합과 솔, 레게음악으로, 클래지콰이는 애시드 재즈 장르에 전통적인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표방하며 음악적 위치를 굳건히 했다는 점은 분명 박수받을 일이다. 새 음반이 발표되고 으레 두 달 정도 지나면 판매량은 멈춰서고 대중은 쉽게 잊어버리는 게 오늘의 일그러진 현실이다. 노래로 대중 사랑을 받아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음반이 만들어지는 작금의 모양새를 보면 두려움이 앞선다. 대중가요가 시류를 좇아 상업적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 가요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천편일률적인 콘텐츠가 난립한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은 현실이 매일 눈앞에서 펼쳐진다. 그것은 결코 감성을 깨우지 못한다. 상업적으로도 경쟁력이 없음을 대중이 모르지 않는데도 말이다. 가요를 접하는 많은 10대가 대중매체를 통해 보고 듣는 것만이 오늘날 가요의 현주소이고 미래라 여긴다면 이것은 분명 음악적 실종이다. 바비킴이나 클래지콰이 못지않게 출중한 음악성을 지닌 뮤지션들이 우리 가요계에 다분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대중매체의 권력이 대중의 기호를 좇는다는 상업적 명분 아래 음악적 다양성을 가로막는 일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모름지기 시대를 가로질렀던 불후의 명곡이 깃든 음반은 음악적 치열함과 시대의 감성을 읽어내리는 진정성이 깔려 있다. 그래서 명반은 시간이 흘러도 빛나는 법이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열린세상] 안보리 결의 1695호 이후/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지난 7월15일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합의한 대북 결의 1695호는 앞으로 북핵·미사일 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문제의 전개에 있어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구분되는 이정표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 유엔 안보리가 처음으로 북한의 핵확산 행위를 비난하는 결의를 채택했으며, 동 결의가 ‘국제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한 특별한 책임’에 따른 조치임을 명시해 유엔헌장 7장에 따른 제재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번 결의를 기점으로 과거 협상 중심의 북핵 해결방식이 협상과 압박의 병행, 또는 압박 위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2002년 10월 2차 북핵사태 발생 이후 국제사회는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했다.2003년 6자회담 틀을 가동한 이래 2년간 각고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끝에 작년 9·19 6자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금융 조치에 반발해 6자회담을 거부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로 무력시위와 6자회담 판 깨기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90년대식 ‘벼랑끝 전술’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시도했던 미사일 발사는 거대한 역풍을 맞고 있다. 되돌아온 것은 90년대식 미정부의 양보가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공공의 적’이라는 낙인이었다. 탈냉전 시대에 적응하는 데 실패한 북한은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변화한 21세기 국제안보 환경을 읽는 데도 실패했다. 어쩌면 정세의 흐름을 바로 읽었더라도 체제의 관성에 의해 좌표 조정에 실패하여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보리 결의를 계기로 주변 관련국들은 각자 대북정책을 재점검하고 보다 경화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도 대북 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이러한 정책환경의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안보리 결의 1695호 국면을 맞이하여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로 대북 압박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제적 명분을 확보했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 1695호와 이에 언급된 결의 1540호(2004년)를 이용해 북한의 해외경제 활동을 철저히 감시하고, 핵확산금지구상(PSI)에 따른 대북 차단조치도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결의 채택 과정에서 일본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중국을 통해 설득을 시도한 바 있다. 미 정부는 앞으로도 대북 압박에 일본과 중국을 동시에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중국은 처음으로 북한의 영원한 보호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를 자임하는 한 북한의 불법적 핵확산행위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따르는 중국의 보편적 국익이 북·중간 특수 이익에 앞선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은 대북 강경 대응을 주도하면서 이를 관철하는 등 과거와는 차별화되는 면모를 보였다. 결의 채택과정에서 일본은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데 성공했다. 첫째 우파 정치인의 숙원인 보통국가화와 재무장을 촉진하는 명분을 갖게 되었고, 둘째 안보리에서 일본 외교역량을 과시했으며, 셋째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도권을 행사했다. 주변 국가들의 이러한 대북정책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북핵문제의 신속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우리는 보다 창의적이고 복합적이며 균형된 외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북핵외교에서 북한에 대한 지나친 포용이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일방적 압박은 공격과 자폐(自閉)를 초래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남북간에 화해협력과 군사적 대치의 이중성이 현존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또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남북대화와 국제협력이 긴요하다는 교훈도 얻었다. 안보리 결의 1695호 이후 시대를 맞이하여 앞으로의 대북정책은 이러한 교훈을 재확인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Book & Life] 랜덤하우스 ‘내 멋대로’ 출판

    미국의 세계적인 출판그룹 랜덤하우스의 국내 단독법인 랜덤하우스 코리아. 옛 랜덤하우스중앙에서 중앙일보가 갖고 있던 50%의 지분을 랜덤하우스 측이 전량 인수해 국내 단독법인으로 출범한 랜덤하우스 코리아가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비소설 전문 출판사 ‘블루북’과 소설 전문 출판사 ‘노블하우스’를 인수 합병한 것. 두 회사는 외부 편집자를 내부 소사장으로 영입하는 임프린트(imprint) 방식으로 랜덤하우스 코리아로 합병됐다. 국내 출판사 간에 공식 인수 합병이 이뤄진 것은 처음인 만큼 출판계로선 빅 뉴스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심정은 솔직히 ‘기대반 우려반’이다. 랜덤하우스 코리아는 알다시피 국내 임프린트 출판의 대표주자다. 한국의 임프린트는 자본력 있는 출판사가 능력 있는 편집자를 스카우트해 계약기간에 독립된 브랜드와 자본을 주고 그 성과를 분배하는 일종의 벤처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규모 출판사의 판본을 대형 출판사의 판매망을 통해 공급,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서양의 방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리 출판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덩치 큰 출판기업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반론 또한 만만찮다. 유능한 편집자 빼가기에 대한 도덕성 시비, 자본논리에 따른 물량주의와 출판의 상업화 등이 그것이다. 최근 만난 M출판그룹 회장은 “십수년간 아들처럼 믿어온 사람이 무리를 이끌고 다른 회사로 떠나가는 현실에 출판무상, 인생무상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기자는 이 시점에서 ‘랜덤하우스’라는 이름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본다. 랜덤(random)이란 말은 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마구잡이…뭐 이런 뜻 아닌가. 어떻게 이런 단어가 출판사 이름으로 쓰이게 됐을까. 평소 남다른 유머감각을 자랑하던 랜덤하우스 설립자 베네트 서프는 자신이 문득 떠올린 이 ‘엉뚱한’ 말을 그대로 회사 이름에 사용했다.‘내 멋대로’라는 말은 지금까지도 랜덤하우스의 좌우명이랄까 구호로 쓰이고 있다. 역설적인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랜덤하우스의 출판은 결코 ‘내 멋대로’가 아니다.60여명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배출한 세계 최대의 출판사로서 명예를 지켜가고 있다.1934년엔 외설 혐의로 영어권 국가에서는 출간이 금지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를 법정까지 가는 투쟁 끝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정식 출간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 한국의 랜덤하우스는? 역사가 일천하기도 하지만 차라리 내지 않았으면 좋았을 법한 책까지 토끼처럼 쏟아낸 혐의가 없지 않다. 진정한 의미의 ‘내 멋대로’ 정신을 잃어버리고 수익을 좇는 사업체로만 변해간다면 이는 ‘랜덤’이란 이름값도 못하는 것이다. 랜덤하우스의 명편집자 제이슨 엡스타인이 출판을 “기본적으로 소규모의 가내공업”이라 정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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