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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禪詩로 읽는 한국선사들의 참모습

    ‘풍류가 되지 않는 곳에 오히려 풍류가 있다.’(不風流處也風流, 벽암록)/‘한 말 한 획의 모든 마음이 부처와 조사의 근원에서 흘러나왔다.’(片言隻字皆流出佛祖之淵源, 종용록). 1000여년의 역사를 갖는 선시(禪詩)는 시라는 문학적 장르보다는, 선(禪)의 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차용된 방편으로 봐야 한다. ‘호흡지간에도 법을 설하고 일거수일투족이 진리에 닿는다.’는 선사들이 무명 중생의 눈을 뜨게 토하는 진리의 노래인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선시는 적어도 한국 불교계에는 깨달음의 세계가 표출된 지극한 사랑으로 전해진다. 중흥조 경허부터 이어진 선사들의 울림들은 한국 선불교를 크게 장엄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선사들의 삶과 수행 핵심을 선시로 보여주는 역작이 나왔다. 현대 문단 속에서 선시의 이론적 틀을 제공한 인물로 평가받는 송준영 시인이 펴낸 ‘황금털 사자의 미미소(微微笑)1’(여시아문 펴냄). 경허부터 용성, 학명, 만공, 한암, 만해, 효봉, 혜암, 동산, 경봉, 고암 등 한국 선불교의 기라성같은 선지식들의 진면목이 흥미진진한 선시로 풀어진다. ‘황금털 사자’란 인간 본래의 면목을 부르는 알듯말듯한 이름격. 선시에서 흔히 보이는 ‘무영탑’‘토끼풀’‘진흙소’‘돌사람(石人)’‘나무까치’와 같은 표현이다. 말 할 수 없는 무한실상인 화엄법계라고나 할까. 저자는 역시 “선지식들이 간절하게 우리에게 흘려보내는 자비심 실상의 다른 이름”이라고 책 제목을 설명한다. 이름 그대로 책에는 “너무 가볍고 작아서 보이지 않지만 간절하기만 한” 선사들의 면목을 솔직하거나 반어적으로 드러낸 대목들이 진진하다. ‘머리를 숙이고 항시 조는 일, 조는 일 말고는 무슨 일이 또 있단 말인가. 조는 일 말고는 다시 일이 없어 머리를 숙인 채 항시 졸고만 있네’(경허 스님의 ‘졸음’)/‘여러분의 깊은 맘 진정 감사하오. 먼 길 오셨는데 정말 좋은 봄이구료. 세간법과 출세간법 나는 알지 못하오. 심산에 오래 몸을 감추어 참괴할 뿐이오’(한암스님의 ‘장도환에게 주다’)/‘싸늘한 창문, 불빛 물로 흐르는 밤, 등 그림자 바라보며 누워있어요. 불빛도 불그림자도 닫지 못하는 그곳, 아직도 선승이란 행색 부끄러워요’(만해 스님의 ‘등불 그림자를 보며’)…. “선사들의 자취가 풍문으로 구전되다가 뒤섞여 구분조차 힘든 실상이 안타까워 정리 차원에서 작업했다.”는 저자의 소박한 변과는 달리 책은 아주 알차다. 선사들의 게송은 물론 상당법어나 소참법문, 직접 쓴 서문이나 서간문, 투고 글, 대담, 선의 법맥, 선화로 본 행장, 연보가 소상하다. 선사들의 문도회가 만든 어록과 법어, 학자들이 발굴한 자료들이 대부분이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 받은 구술내용도 적지않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하반기 경제운용 어떻게] 전문가들 “큰 방향 잘 잡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제안정 종합대책에 대해 ‘큰 방향은 잘 잡았다.’고 평가했다. 고물가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인 만큼, 물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신 민생 안정 쪽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시국이 어려운데다 각종 경제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경제 정책의 초점을 물가와 민생 안정에 맞춰 성장률 등 지표들을 하향 조정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도 “6% 성장을 주장할 때 맞춘 정책과 4% 성장에 맞춘 정책은 차이가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정부가 하락하는 경기 상황을 전환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 둔화와 경상수지 적자 확대, 외채 증가 등을 해결할 대책이 없다.”면서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금융불안 대비책과 함께 성장잠재력 확충, 건설투자 활성화 등을 위한 방안도 상대적으로 불충분한 만큼,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가 잡기에 대한 정부의 의지 표명이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경묵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은 국제 원유가 상승 등 외부적인 요인이 주 변수이지만 현 정권의 고환율 정책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환율정책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물가가 심각하면 금리도 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한국은행에 좀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태 연구위원도 “에너지 소비를 부추길 수 있는 가격 보전책 대신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비를 절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이 추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바퀴 의족’으로 새 삶 찾은 두발 강아지

    선천적으로 두 개의 다리만 가지고 태어났다가 최근 독특한 의족을 달고 새 삶을 찾은 작은 강아지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뒷다리만 가지고 태어난 이 강아지의 이름은 호프(Hope). 태어난 지 6주 만에 길거리에 버려졌다가 한 애견구조협회에 의해 보호를 받기 시작했다. 말티즈 종(種)인 이 강아지는 앞다리가 없기 때문에 기어 다니거나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어야만 이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뒷다리에만 의지해 움직이는 이 강아지를 본 전문가들은 “너무 오래 뒷다리로만 다닐 경우 뼈와 척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를 알게 된 애견구조협회가 강아지에게 특수한 의족을 만들어 준 것. 애견 훈련사 데이비드 턴빌(David Turnbill)이 고안한 이 특수 의족은 비행기 바퀴의 형태를 띠고 있다. 비행기 바퀴를 축소한 모형과 몸을 지탱해 주는 맞춤 받침대를 연결해 ‘바퀴 의족’을 만들었다. 이 바퀴 의족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몸에 고정시키기 때문에 스스로 회전하거나 중심을 잡는 것이 가능하다. 또 바퀴 연결부분이 스프링으로 되어있어 의족을 분리하지 않고도 앉거나 일어서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강아지의 재활을 돕고 있는 캐시 잉글러트(Cassy Englert)는 “이 강아지는 지금까지 기어 다니는 방법밖에 몰랐기 때문에 걷는법을 다시 가르쳐야 했다.”면서 “처음에는 바동거리고 잘 적응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우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자유자재로 의족을 조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보다 더 활발하게 방안을 뛰어 다닌다.”면서 “게다가 바퀴를 달았기 때문에 일반 강아지들보다 뛰는 속도도 빨라졌다.”고 밝혔다. 그녀는 “‘호프’에게 희망이 생겼다.”면서 “전보다 더 밝은 모습을 보여줘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男배구대표팀 문용관 신임감독 “강한 서브 개발 힘쓸 것”

    ‘문용관호,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 문용관(47) 전 대한항공 감독으로 교체됐다. 문 감독은 2010년 아시안게임까지 ‘위기의 한국 배구’를 이끌면서 당장 눈앞에 당면한 과제와 세대교체 등 중장기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문 감독은 20일 울산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리고 21일부터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 예선 B조 이탈리아와의 홈 2연전을 펼쳐야 한다. 또한 27일 쿠바 아바나에서 2연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2연전 등 원정 4연전까지 숨가쁘게 경기가 이어진다. 귀국한 뒤에도 숨돌릴 새도 없이 다음달 12∼13일 쿠바와 홈 2연전,18∼19일 러시아 원정 2연전 등 초강행군이다. 이미 러시아에 2연패를 당한 한국은 불리하다. 결국 문용관 감독으로서는 올림픽 탈락의 침체된 상황에서 당장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대표팀 체제 정비와 신진 선수 발굴, 세대교체라는 중장기적인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하는 쉽지 않은 숙제에 직면한 셈이다. 문 감독은 “세계적인 추세가 빠르고 강한 서브가 중요시되는 만큼 짧은 시간이지만 서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정확한 리시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대회를 마친 뒤에는 세대교체 등 중장기적 과제에 대해서도 소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개미집에 놀러 와요(안네 묄러 글·그림, 조국현 옮김, 소년한길 펴냄) 건축에까지 응용될 만큼 과학적이라는 개미집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알을 낳는 여왕개미, 먹이와 집 지을 재료를 찾아 실어나르는 일개미 등 각자의 일이 모두 제각각인 개미들 세계를 자세한 삽화로 보여주는 생태그림책.‘꿀벌집에 놀러 와요’가 함께 나왔다. 초등1년 이상.1만 8000원.●정겨운 풍속화는 무엇을 말해줄까(이주헌 글, 다섯수레 펴냄) 따뜻한 시선으로 삶의 다양한 측면을 포착하는 풍속화. 피테르 브뢰겔, 얀 스텐, 르누아르, 모네 등 세계적 화가들의 유명 풍속화들을 감상하며, 풍속화란 장르가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초등 고학년 이상.1만 2000원.●토끼 뻥튀기(정해왕 글, 한선현 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몸집이 작아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던 토끼. 뻥튀기 기계를 거치면서 엄청난 몸집으로 부풀려졌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행복하지가 않다. 힘으로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이 행복이 아니란 사실을 그제서야 깨닫는다.6세 이상.8500원.●곧장 그리고 빠르게(존 그린 글, 최순희 옮김, 바람의아이들 펴냄) 고향을 떠나 기숙학교로 전학간 18세 소년이 새 생활에 적응해가는 1년여의 시간을 담은 소설. 국적이 다른 괴짜 친구들과의 엉뚱하고 유쾌한 캠퍼스 생활과 미묘한 감정변화를 그리는 소설은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혼동하는 주인공의 심리묘사에도 적극적이다. 청소년용.9000원.●놀라운 땅속 세상(앨릭스 프리스 글, 콜린 킹 그림, 이충호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우리 발 밑에서는 지금 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까. 지구 속의 구조, 땅 속에 사는 온갖 동식물들, 오랜 세월동안 잠자고 있는 유물…. 영국의 땅 속에 묻힌 각종 파이프와 케이블을 이어 붙이면 지구와 달 사이를 자그마치 열번이나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사실! 7세 이상.1만 3000원.
  • 쇠고기 정국 당권 4人4色

    통합민주당 전당대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쇠고기 정국’을 대하는 당권 주자들의 자세가 남다르다. 각 주자들은 현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음달 6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이미 출사표를 던진 정세균 의원은 ‘장외투쟁’ 시기를 이미지 변화의 호기로 보고 있다.‘온화한’ 이미지 때문에 야당을 이끌 지도자로 부각되지 못했던 정 의원은 ‘강한’ 이미지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6일 오전부터 국회 앞 천막농성단에 합류했고 오후에는 서울 덕수궁 앞 거리 집회에 동참했다. 대중성 확보와 이미지 변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국회 의석수가 문제가 아니라 누가 국민의 뜻을 잘 받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소수야당이지만 거대여당인 한나라당과 양당구도를 만들지 못하라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확정한 추미애 의원은 선언 시기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추 의원은 대규모 집회가 예상되는 6·10 항쟁 21주기 이후 출마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 추 의원측은 현재 상황을 ‘강한 야당=강한 대표’로 보고 있다.‘추다르크’라는 별명을 가진 추 의원이 대세를 형성할 수 있는 흐름이라는 것이 추 의원측의 판단이다. 추 의원과 비슷한 시기에 출마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정대철 상임고문의 전략은 ‘내부 단속’이다. 쇠고기 정국에서 대다수가 당 밖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그는 당내 문제 수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선과 총선 패배, 합당 후 당내 갈등 등을 지적하며 ‘기울어진 집안’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맏형론’을 내세울 예정이다. 천정배 의원은 4명의 당권 주자 가운데 ‘개혁’ 이미지가 가장 강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출마 여부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프랑스오픈테니스]이바노비치 “샤라포바 부럽지?”

    [프랑스오픈테니스]이바노비치 “샤라포바 부럽지?”

    ‘세계1위에 롤랑가로 패권까지?’ ‘초콜릿 요정’ 아나 이바노비치(세계 2위)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기회를 얻었다. 이바노비치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프랑스오픈테니스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옐레나 얀코비치(3위)와의 ‘세르비안 더비’를 2-1승으로 마무리하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결승에 올랐다. 이바노비치는 앞서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4위)를 격침시키고 결승에 선착한 디나라 사피나(14위·러시아)와 각각 첫 메이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이바노비치는 또 최근 쥐스틴 에냉의 은퇴로 샤라포바가 ‘무혈입성’한 뒤 열흘도 안돼 물러난 세계 1위의 옥좌까지 예약했다. 세르비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게 된 이바노비치는 “1위가 되겠다는 꿈을 이뤄 기쁘다.”면서 “공식 발표 뒤에 더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이야기] 전북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

    [지리산 산마을이야기] 전북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www.maedong.org)인 ‘매동’은 마을 왼쪽 능선에 고양이를 닮은 바위가 있어 ‘묘동’으로 불리다가 훗날 그 형세가 매화처럼 아름답다 해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 지리산 정상 천왕봉부터 멀리 반야봉, 가깝게는 삼정산(1261m) 조망이 가능한 곳으로 지난주에 잠시 언급한 ‘지리산길’의 출발점이자 삼봉산∼백운산을 경계로 도(道)를 달리한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더불어 변강쇠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녹색농촌마을로 인기몰이 마천면 오도재 정상의 변강쇠 공원만큼은 아니지만 이곳 매동마을에도 ‘변강쇠 백장공원’이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강쇠가 이곳의 장승들을 뽑아 땔감으로 쓰다가 대방장승이 크게 노해 팔도 장승을 모이게 하고 벌을 내린 곳”이라는 것. 공교롭게도 이 이야기 역시 오도재와 벽송사, 그러니까 마천면 일대에 비슷하게 전해 내려온다. 산내면 대정리에 속한 매동은 소년대, 유평, 백장 등으로 조그맣게 나뉘는데 매동만 놓고 보면 50가구가 채 못 된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이니 민박집도 여럿 되지만 간판을 내건 곳은 전무하다. 그저 여염집 살림살이와 밥상을 그대로 제공하는 셈이다. 주민들 대다수는 논농사를 포함, 표고버섯, 고사리, 고추, 감자,(하우스)상추, 가지 등을 재배하는데 고사리의 경우 전 농토의 30%를 차지하며 농가 전체 연 수익도 얼추 1억원 정도란다.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작물이다. ●“고시 패스 스무명도 넘어” 소문난 명당 바로 뒷산엔 실상사 말사인 서진암이 있는데 마을 어귀에서 만난 이길춘(65)씨는 “이곳에서 공부해 고시 패스한 사람이 스무 명은 될 것”이라 귀띔했다. 국보 제10호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보물 제40호 석등이 있는 백장암, 그리고 단일 사찰로는 문화재가 제일 많다는 실상사 등을 지척에 두고 있다. 비 피해, 눈 피해, 산사태 피해, 바람 피해 없이 매화처럼 곱고 강하게 견디어온 마을은 여순사건과 한국전쟁이 이 근방을 붉은 피로 물들일 때도 용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교육열도 대단해서 현역 박사, 교수, 교사, 은행장까지 줄줄이 배출했다며 이길춘씨의 자랑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장직을 맡기도 했던 이씨는 도지사에게 편지를 써 마을 앞에 직행버스가 정차하도록 했고, 마을회관 앞 주차장 공사나 녹색농촌테마마을 지정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재춘(59)씨는 매동은 물론 산내면 일대를 손금 보듯 빤히 들여다보는 사람이다. 내리 13대째 살고 있는데다 1967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40년간 집배원으로 일한 덕이다. 짬짬이 어르신들의 심부름을 도맡거나 편지를 대신 읽어주기도 했는데 군대에서 보낸 아들의 편지 앞에선 같이 울어버린 적도 많다. 오토바이는커녕 자전거도 없던 시절엔 ‘숙박구’라 하여 중간에서 잠을 자고 편지를 배달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토끼하고 발맞춘 시골골짜기”이다. 겨울엔 특히 더 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3∼4㎞씩 걸어도 내다보는 이 하나 없이 “두고 가시오.”라는 목소리만 들려올 땐 서글퍼질 정도였다고.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일 뿐이지 대체로 산골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존경받는 직업이었다고 술회한다. 남편이 빨간 가방을 메고 산내면 일대를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아내 차금남(53)씨는 30년 가까이 한봉을 해왔다. 가난과 함께 성장했던 터라 근면 성실이 몸에 밴 부부다. 이씨는 아직도 푸른 제복을 입고 있다. 묵직한 가방은 진즉에 내려놓았지만 그이는 요즘 태양과 땅과 바람과 빗줄기가 전하는 풍요한 소식들을 들고 논밭으로 향한다. 그가 대신 읽어줄 자연의 소리가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법도 하다. 글·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 (www.emountain.co.kr)
  • “내친김에 LPGA 2연승”

    11개월 만에 우승 가뭄을 해갈한 ‘태극 자매’들이 미여자프로골프(LPGA)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무대는 5일 메릴랜드주 하브 드 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6596야드)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모두 38명의 한국 선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박세리(31)가 지난 1998년 투어 첫 승을 일궈낸 대회. 더욱이 2006년에도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세 번째 우승으로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대회다. 이틀 전 이선화(22·CJ)의 우승으로 기나긴 ‘무승의 고리’를 끊어낸 이들이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할지, 그럴 경우 과연 누가 주인공이 될지가 가장 눈길이 쏠리는 대목이다. 이 대회와 질긴 인연을 맺고 있는 ‘맏언니’ 박세리가 다시 나서는 가운데 11개월 ‘무관의 한’을 푼 이선화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해마다 1승씩만 올렸던 그로서는 첫 메이저대회 제패는 물론 첫 시즌 2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이다. 미국에서 부쩍 기량이 늘어난 최나연(21·SK텔레콤)과 김송희(20·휠라코리아) 등 젊은 패기도 돋보인다. 2주 연속 우승의 가능성은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메이저대회 3연승 저지 여부에 달려 있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이어 지난 4월 나비스코챔피언십을 제패한 오초아가 이 대회까지 석권할 경우 메이저 3연승뿐 아니라 사상 초유의 그랜드슬램 위업 달성에 단 1개 대회(US여자오픈)만을 남기게 된다. 오초아 외에도 강력한 우승 경쟁자들은 즐비하다. 명예로운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3차례나 제패한 이 대회에 어김없이 나선 데다 디펜딩 챔피언 수잔 페테르손(노르웨이)과 폴라 크리머(미국)도 오초아와 ‘태극 자매’ 저지에 나섰다. 퍼트 범실 한 개로 이선화에게 연장 패배를 당해 눈물을 뿌리긴 했지만 캐리 웹(호주)도 ‘메이저 사냥꾼’의 별명을 되찾을 기회를 벼르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끼 넘치는 무용인들의 ‘3색’ 신작 발표

    끼 넘치는 무용인들의 ‘3색’ 신작 발표

    1980년 이화여대 무용과 대학원생들에 의해 창단된 현대무용단 탐(예술감독 조은미 이화여대 교수)이 다음달 2·3일 오후 8시 서강대 메리홀에서 제2회 ‘젊은 무용수 젊은 안무가’ 공연을 갖는다. ‘젊은 무용수’공연은 이 무용단이 2006년 처음 시작한 기획공연. 신진 안무가 배출과 소그룹 창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참신하고 독창적인 무용인들을 무대 위에 올려 신작을 발표케 하는 자리이다. 이번 무대를 통해 소개될 무용인들 역시 일반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이런저런 공간과 입소문을 통해 ‘끼’를 인정받아 커가고 있는 인물들로 볼 수 있다. 무대에 올려질 작품은 세 편.‘돌아가는 중입니다’(마승연 안무, 마승연 어수정 한세은 출연),‘She must be loved’(이혜연 안무, 이혜원 정은주 출연),‘Behind the wall-대답할 수 없는 이유’(김지연 안무, 김지연 안주애 최윤영 신윤경 출연)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돌아가는 중입니다’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여러 상념들을 통해 일상성과 공간의 의미를 춤언어로 부각시키는 작품. ‘She must be loved’도 비슷한 테마의 춤. 끊임없이 계속되는 반복 속에서 인식하고 찾아가는 역사성과 새로움을 담아낸다. 마지막 작품 ‘Behind the wall-대답할 수 없는 이유’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늘상 그 자리에 있는 존재와의 상관성을 그려 나간다.(02)3277-2584.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양궁하면 역시 한국!

    |안탈리아(터키) 김영중특파원|‘깔끔하게 베이징올림픽 간다.’ 한국 양궁대표팀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나섰다. 여자 대표팀은 28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양궁연맹(FITA) 제3차 월드컵 예선라운드에 출전한 4명 모두 ‘톱10’에 들어 출발이 순조로웠다. 올림픽 개인전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박성현(25·전북도청)은 1위(667점)로 가볍게 예선을 통과,64강전에 올랐다. 주현정(26·현대모비스)이 663점으로 뒤를 이었고, 윤옥희(23·예천군청)가 4위(656점), 곽예지(16·대전체고)는 6위(648점)로 마무리했다. 이에따라 예선 라운드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한 팀 점수가 1986점으로 이탈리아(1937점)에 49점이나 앞서며 1위를 달렸다.3위는 중국(1921점). 양궁은 국내 선발전이 올림픽 메달 따기보다 힘들다.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 자체 평가전에 젖먹던 힘까지 쏟다 보니 올해 열린 월드컵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자 단체가 지난달 크로아티아 포레치에서 열린 2차 월드컵에서 중국에 밀려 동메달에 그쳤다. 남자는 동메달도 건져내지 못했다. 윤옥희의 금메달이 없었으면 ‘노 골드’에 그칠 뻔했다. 뒤끝이 개운하지 않은 셈. 그 결과 월드컵 종합랭킹도 윤옥희 3위, 박성현 5위, 주현정 9위에 그쳤다. 그렇지만 곽예지의 탈락이 유력, 올림픽 대표 최종 엔트리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선발전의 부담을 털어낸 대표팀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위를 잡아당겼다. 문형철(50) 여자 대표팀 감독은 “바람이 전후좌우로 종잡을 수 없이 불었지만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흐뭇해했다. 윤병선 양궁협회 사무국장은 “심적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월드컵보다 올림픽을 대비해 짠 스케줄을 차질 없이 진행시키고 있다.”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jeunesse@seoul.co.kr
  • MBC 봄개편 ‘3마리 토끼 잡기’

    MBC 봄개편 ‘3마리 토끼 잡기’

    MBC는 26일부터 봄 개편을 단행한다. 지난 3월 엄기영 MBC 사장이 “시청률을 희생하고서라도 공익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한만큼 이번 개편은 진작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뚜껑을 연 봄 개편안에는 공영성·시청률·경영 효율 등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MBC 이재갑 편성본부장은 “공영성을 기본 목표로 삼고 경쟁력과 경영성을 함께 추구하려 했다.”고 밝혔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시사 프로그램을 전진 배치한 점이다. 다큐멘터리 ‘MBC 스페셜’(금 오후 9시55분), 심층보도 프로 ‘뉴스 후’(토 오후 9시45분), 시사 프로 ‘시사매거진 2580’(일 오후 9시45분) 등의 시간을 앞당겨 평균 가구시청률이 높은 프라임 시간대에 집중 편성한다. 주말 ‘뉴스데스크’(토·일 오후 8시55분)는 오후 9시35분까지 5분 더 방송된다. 평일 낮 시간대에도 다양한 공익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공영편성 존’을 새롭게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낮 12시대에는 시사교양물 ‘닥터스’‘W’‘네버엔딩스토리’를, 오후 1시대에는 보도교양물 ‘통일 전망대’‘뉴스 후’‘경제매거진M’을, 그리고 오후 2시대에는 문화교양물 ‘행복충전 내일은 맑음’‘문화사색’‘TV특강’을 방송한다. 대신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는 목요일 오후 6시50분에서 오후 11시5분으로, 토론 프로그램 ‘100분 토론’은 기존보다 한 시간 늦은 밤 12시10분으로 바뀐다. 단 ‘100분 토론’은 주요 토론 이슈가 발생할 경우 다시 핵심시간대로 탄력적으로 편성운영할 방침이다. 토요일 오후 5시35분에 찾아왔던 시사 토크 버라이어티쇼 ‘명랑히어로’는 심야시간대인 토요일 오후 11시45분으로 이동한다. 대신 신설 프로그램인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가 그 빈자리를 찾아들어간다. 또 155분간 연속 방송된 ‘일요일 일요일밤에’는 일요일 오후 5시25분부터 1,2부로 분리돼 방영된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편성에도 변화를 꾀한다. 금요일 오후 10시대에 찾아왔던 ‘섹션TV 연예통신’은 같은 날 오후 7시대로 3시간 빨리 방송된다. 오후 9시40분에 편성됐던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달콤한 인생’은 오후 10시35분으로 옮겨진다. 반면 ‘옥션하우스’‘비포&애프터 성형외과’‘라이프 특별조사팀’ 등을 선보인 시즌 드라마(일요일 오후 11시40분)는 새달 29일을 마지막으로 폐지되고, 이후에는 미국드라마 ‘CSI’ 시리즈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 모든區 아파트 3.3㎡당 1000만원 넘어

    강북의 집값이 뛰면서 서울 모든 구(區)의 아파트 3.3㎡(1평)당 평균 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반면 주택경기 침체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12년만에 13만가구를 넘어서자 대한건설협회 등은 정부에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치솟는 강북의 집값과 주택경기 진작이란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시세 조사결과,25개구 모두 3.3㎡당 값이 평균 1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에서 평당 평균 가격이 1000만원 이상인 곳은 2년전 이맘때만 해도 14개구였으나 강북권 집값이 오르면서 1년 전에는 18개구로 늘어났고, 이어 1년만에 모든 지역으로 확대됐다. 구별로는 노원구가 지난해 5월 909만원에서 지난주 1235만원으로 1년만에 326만원 올랐다. 도봉구 245만원(851만원→1096만원), 강북구 226만원(882만원→1109만원), 중랑구 201만원(862만원→1063만원) 순이다. 이처럼 강북의 집값이 오르자 정부는 노원구 등을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집값잡기에 나선 상태다.한편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결과 3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총 13만 1757가구로 1996년 2월(13만 5386가구) 이후 12년 1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공공주택은 미분양이 665가구에 불과했지만 민간주택은 3058가구 늘어난 13만 1092가구로 전체의 99.5%를 차지했다.‘준공후 미분양’은 64가구가 늘어 2만 12가구가 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375가구가 줄어 8454가구, 지방은 2480가구가 늘어 10만 8679가구(전체의 82.5%)였다. 이처럼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 3단체는 최근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규제개혁 과제’ 건의서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국토해양부 등에 전달했다. 건설협회 등은 이 건의서에서 고가주택 기준 상향조정(6억원→9억원),1가구 2주택의 양도세율 완화 등 세제·금융 규제 개선과 주택 전매기간 완화, 민간 중대형 주택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도심 용적률 상향 등 24가지의 주택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새영화] 쿵푸 팬더

    [새영화] 쿵푸 팬더

    영화 ‘슈렉’의 제작진이 5년 동안 공들인 ‘쿵푸 팬더’(Kung Fu Panda·6월 5일 개봉)가 애니메이션 역사에 못난이 영웅을 또 하나 추가했다. 고정관념에서 멀찌감치 비켜선 채 웃음과 교훈을 동시에 몰아가는 ‘드림웍스표’ 애니메이션은 이번에도 관객의 의중을 영리하게 찌른다. 120㎝키에 160㎏의 D라인 몸매. 계단 서너 개만 올라도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판다 포.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마음만은 쿵후 고수인 포는 국수집을 물려받으라는 오리 아빠에게 변변한 대꾸 한마디 못한다. 어느날 ‘평화의 계곡’ 대사부 우그웨이가 예언의 인물을 뽑는다는 말이 전해지고, 어이없는 소동에 포가 그 주인공이 된다. 그의 똥배 속에 과연 쿵후 고수의 ‘힘’이 숨겨져 있을까. 포는 동료인 무적의 5인방도, 사부도 내치며 미심쩍어 하는 마음을 ‘믿음’으로 바꾸면서 관객까지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포 자신이 스스로의 잠재력를 믿게 되면서 일어나는 눈부신 변화다. 만두 한 대접을 놓고 갖가지 신공에 가까운 무술을 펼치는 스승과 제자의 맞짱, 시푸의 옛 제자이자 쿵후 고수인 타이렁의 탈옥, 그리고 ‘용문서’를 놓고 다투는 타이렁과 포의 대결 장면은 오락영화가 지녀야 할 미덕을 최대한 발휘한다. 현란한 무술과 액션 장면이라면 실사영화에서도 얼마든지 컴퓨터 그래픽으로 스펙터클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서 자유로운 표현과 상상력이 롤러코스터처럼 관객을 휘몰아간다. 긴장감으로 조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쉴새 없이 장난을 칠 줄 안다는 것도 ‘쿵푸 팬더’의 미덕이다. 할리우드 최정예 멤버로 구성된 목소리 배우도 화제. 잭 블랙, 더스틴 호프먼, 청룽, 안젤리나 졸리가 캐릭터에 섬세함을 더했다. 호랑이, 원숭이, 사마귀, 뱀, 학으로 이뤄진 ‘무적의 5인방’이 각각 무술의 호권, 원숭이권, 당랑권, 사권, 학권을 본떤 캐릭터라는 점도 흥미를 자아낸다. 종(種)의 경계를 없앤 시도도 눈여겨 볼 대목. 오리 아버지와 판다 아들, 돼지 부모에서 난 토끼 자식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평화의 계곡’은 종 간의 경계를 지우면서 ‘차이’를 서열화하는 현실을 지긋이 조롱한다. 전체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英의회 교잡배아 법안 통과

    英의회 교잡배아 법안 통과

    영국 의회가 19일(현지시간) 동물 난자에 인간 DNA를 주입하는 인간·동물 교잡배아 법안을 통과시켰다. 인간·동물 교잡배아는 생명윤리 차원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AP,AFP 등 외신들은 영국 하원이 이날 보수당 에드워드 리 의원이 제안한 교잡배아 금지 조항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6표, 반대 336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시켰다고 보도했다. 인간·동물 교잡배아 법안은 암소나 암토끼 등 동물의 난소에서 난자를 채취해 유전물질을 모두 제거한 뒤 인간의 DNA를 주입, 이를 배양해 인간배아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연구목적으로만 가능하며,14일 이내에 폐기처분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1990년에 제정된 현행 배아 관련법이 과학적 발전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법령 개정을 추진해 왔다. 고든 브라운 총리 등 찬성론자들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을 치료하는 줄기세포 연구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어 법안을 지지해온 반면 가톨릭계와 일부 정치인들은 ‘키메라(사자, 염소, 뱀이 합체된 그리스신화 속 상상의 동물)’인간이 등장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에드워드 리 의원은 법안이 부결되자 “교잡배아 법안을 통과시킨 영국은 지뢰를 갖고 노는 아이들 같다.”고 비난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뉴캐슬대와 킹스칼리지 연구팀이 신청한 인간·동물 교잡배아 연구를 허용해 격렬한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중 뉴캐슬대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인간과 소의 이종배아 배양에 성공했다. 한편 영국 의회는 이날 표결에서 불치병에 걸린 자녀를 위해 조직이나 골수를 채취할 목적으로 새로 아이를 낳는 이른바 ‘구조용 아기’를 허용, 파장이 예상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종이나라에도 새들이 날아다닙니다

    종이나라에도 새들이 날아다닙니다

    돌아가고 싶은 유년, 그리운 동심 종이배를 접었던 기억이 있다. 툇마루에서 몽당연필에 침 발라 쓴 공책을 찢어 만든 종이배를 들고 마을 앞 여울물에 띄웠던 기억. 그 종이배가 물살에 떠밀려 기우뚱거리며 흐름 따라 떠내려가는 걸 보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미지의 세계로, 마음도 함께 떠났던 건 아닐까. 그 배는 지금쯤 어디를 항해하고 있고, 그때 같이 종이배를 접어 띄웠던 친구들은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살이의 물살에 시달린 마음이 멀미를 할 때마다 문득 궁금해지는데, 세상의 중심에서 11년 전부터 종이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는 이가 있다.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자기 세계에 푹 빠져서 종이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종이 공예가 한기연. 그녀의 일상은 종이 더미에 파묻혀 있다. 그녀는 종이로 세상을 접고, 오리고, 그리고, 창조한다. 그녀가 만드는 종이의 나라엔 토끼가 뛰어다니고, 호랑이가 낮잠을 자고, 새들이 날아다닌다. 숲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같은 물소리도 들린다. 그녀의 삶은 그녀의 손에서 종이가 새로운 형상으로 태어나는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의 종이 사랑은 10년을 넘겼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천성적으로 여겨지는 부지런함이 거기 더해져서, 그녀의 솜씨를 어떠한 기준에 의거한 수준으로 단순하게 말하기엔 부족한 구석이 없지 않다. 그녀의 종이 작품들은 예술의 경지를 말하는 자리에 이미 들어 있다. 종이접기 국가자격증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종이접기에도 국가자격증이 있다는 걸 알았다. 아무리 자격증 시대라지만 종이접기에 국가자격증이 있다니! 어이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게 사실이지만 그녀가 가져와 보여주는 작품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순간, 국가자격증이 괜히, 거저 있는 게 아니라는 놀라움으로 마음이 일변했다. 종이공예에 관한 한 그녀는 이른바 프로였다. 어린 시절 종이접기를 해 보았던 어설픈 경험들을 빌미로 지레 상상했던 수준을 훨씬 벗어나 있는 그녀의 작품들은, 훔쳐 갖고 싶을 만치 매력 넘쳤다. 수없이 종이와 대면하고 살았으면서도 종이를 너무 몰랐다. 종이가 내포하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한 부분에 그녀의 종이 작업이 있다. 종이접기와는 의미가 다소 다르나 종이공예도 그녀의 전공이다. 공예 하면 흔히 삼차원적인 입체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녀의 종이공예 작품들은 일반적인 회화에 종이가 갖고 있는 특유의 질감이 더해져서 참 개성적이다. 종이공예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느냐고 물었다. 11년 전 아는 언니가 종이접기를 하는 취미반을 모집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가 자신도 모르게 종이접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했다. 자신과 종이가 궁합이 잘 맞는다고. 비로소 알게 된 종이접기의 다양한 영역이 끊임없는 호기심과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켰던 모양이다. 가능성과 꿈 그녀는 1998년부터 종이접기 교실을 운영해 오고 있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종이접기를 가르치기도 한다. 엄마들을 위한 취미반도 운영하는데,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하고 발전 속도도 더 빠르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종이접기가 어떤 면에서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대뜸 집중력의 향상을 말했다. 주위가 산만한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는 젓가락질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특히 특수학급의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데, 수학 영역에의 활용도가 무엇보다 높다고 했다.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많단다. 우선은 종이접기는 단순한 거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서 재료개발에의 숙제도 안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배우는 대상에 따라 교육 방법과 목적이 더 연구되고 세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응용분야가 무한하다는 종이접기를 그녀는 평생 계속할 거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그녀는 이 분야의 다른 이들보다 특별한 꿈이 있다. 시와 종이공예가 어우러지는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갖고 싶다는 소망. 시 쓰기와 종이공예 중 어느 게 더 어렵냐고 하자, 종이공예는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데 시 쓰기는 언제나 겁이 난다고. 아무래도 시 쓰는 재능이 부족한 것 같다며 안경 너머의 눈이 웃는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종이공예의 재료는 실체인 종이지만 시의 재료는 무형의 언어이니 같을 수 없겠다는 생각. 종이의 색깔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이지만 언어는 마음에 따라 모두 다른 빛깔을 지니고 있으니. 종이의 절대성과 언어의 상대성. 어렵고, 머리 아프다. 부지런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강의도 하지만 아직은 창작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라 말하는 겸손한 그녀. 하지만 종이공예를 하고 있을 때면 어느 순간보다도 행복하단다. 그녀의 손에서 태어나는 무수한 종이 형상들. 무생명의 종이가 그녀의 손길에 의해 숨 쉬고, 달리고, 날아다니고, 꽃 피어난다. 아무려면 어떤가. 종이공예를 직업으로 선택했고, 일생 계속할 의지가 있고, 노력하고 있다면 그게 다 아닌가. 오늘은 귀갓길에 동네 문구점에 들러 색종이 한 묶음 사서, 참 오랜만에 옛날 기억을 되살려 배 한 척 진수시키고, 비행기 날리고, 허리와 기장이 맞지 않는 색색 바지저고리도 입어 볼까. 유년의 동심으로 돌아가서 옛 친구들을 만나 마을 앞 여울로 달음질 할까. 그녀가 도와주지 않으면 이도저도 가능할 것 같지가 않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지나왔으니. 마음은 더더욱 멀리 떠나왔으니.   글 최준 기획위원   월간 <삶과꿈> 2008년 6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깔깔깔]

    ●재미있는 역이름 스포츠 경기 때마다 바빠지는 역은?-중계역 자꾸 까먹어서 미안하게 생각하는 역은?-아차산역 영화감독들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역은?-개봉역 어떤 여자라도 환영하는 역은?-남성역 가장 싸게 지은 역은?-일원역 실수로 자주 내리는 역은?-오류역●‘산토끼’의 반대말은? IQ 30이 생각하는 산토끼의 반대말은?-끼토산 IQ 60이 생각하는 산토끼의 반대말은?-집토끼 IQ 80이 생각하는 산토끼의 반대말은?-죽은토끼 IQ 100이 생각하는 산토끼의 반대말은?-바다토끼 IQ 150이 생각하는 산토끼의 반대말은?-판토끼 IQ 200이 생각하는 산토끼의 반대말은?-알칼리토끼
  • SG워너비 vs VOS 남성 3인조 그룹 최강자는?

    SG워너비 vs VOS 남성 3인조 그룹 최강자는?

    2008년 상반기 가요계가 쥬얼리(박정아, 서인영, 하주연, 김은정)와 브라운아이드걸스(제아, 나르샤, 미료, 가인)의 여성 4인조 그룹 대결로 시작됐다면 올 여름 가요계는 남성 3인조 그룹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바로 V.O.S(박지헌, 최현준, 김경록)와 SG워너비(김진호, 김용준, 이석훈)로 대표되는 남성 3인조 보컬 그룹이 각자 ‘원더풀 씽즈’와 ‘마이 프랜드’라는 새 앨범을 들고 가요계 정상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SG워너비 • V.O.S 같지만 다른 그들 어느 순간 사라진 보컬 중심의 남성그룹 시장에서 음악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는 대표적 남성 3인조 그룹 SG워너비와 V.O.S는 2004년 같은 해에 데뷔했지만 무척 다른 길을 걸어왔다. SG워너비는 1집 ‘워너비+’와 2집 ‘살다가’ 등 발매하는 음반마다 10만장을 가볍게 넘는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을 때 V.O.S역시 1집 ‘더 리얼’과 2집 ‘더 펄스트 타임’을 공개했지만 일부 팬만이 기억하는 ‘노래 잘하는 그룹’ 정도로만 대중의 기억에 남은 채 잊혀져 가고 있었다. 데뷔 후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룹 V.O.S는 SG워너비가 전국 공연을 하고 있을 때 MBC에서 신인발굴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 ‘쇼바이벌’에 출연해 까마득한 가요계 후배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V.O.S는 ‘쇼바이벌’이후 개별 멤버 개개인의 솔로 앨범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둔 가운데 박지헌의 ‘보고 싶은 날엔’은 공중파 가요프로그램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 여파를 몰아 3집 앨범 ‘원더풀 씽즈’를 발매한 V.O.S는 “신인의 마음으로 2008년 가요계의 정상에 서고 싶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이번 앨범 활동을 시작했다. 남성 3인조 그룹의 최정상 SG워너비에게 ‘미완의 대가’ V.O.S가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앨범 판매량, SG워너비 선승 SG워너비는 발매하는 모든 앨범 마다 성공을 거둔 소위 말하는 ‘가요계의 블루칩’이다. 오프라인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의 5월 18일자 기록에 따르면 SG워너비는 3만장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어 이보다 발매일이 늦은 V.O.S에 비해 한참 앞서있는 상황. 하지만 V.O.S의 경우 한터차트의 실시간 기록에서는 일시적으로 SG워너비를 앞서는가 하면 ‘도시락’ 등 일부 음원 사이트에서는 SG워너비를 앞서는 판매고를 보여 장기적인 판매량에서는 호각의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남자의 변신은 무죄 V.O.S와 SG워너비 모두 이번 앨범에서 강조한 것은 ‘변신’이다. SG워너비의 경우 원년멤버 채동하가 탈퇴하면서 새로 이석훈을 영입했고 컨츄리 풍의 음악으로 변신을 꾀했다. 기존 ‘소몰이 창법’에 대해 대중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가운데 기존 ‘아리랑’ 등에서 보여주던 변신의 과정인 것이다. SG워너비라는 팀명이 의미하는 ‘사이먼&가펑클’이 그랬던 것처럼 포크송에 좀더 가까운 SG워너비로 진화를 하게 된 것이다. SG워너비가 이번 5집에서 변신을 꾀한 것 처럼 V.O.S 또한 기존의 어둡고 애절한 사운드를 벗고 좀더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타이틀 곡으로 삼았다. 타이틀곡 ‘뷰티풀 라이프’의 경우 신화의 이민우가 작사한 곡으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전달하는 밝은 분위기의 곡이다. 밝아진 곡 만큼 V.O.S 멤버들 또한 무대에서 댄스를 곁들이는 등 확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들(Idol)그룹’, ‘여성 그룹’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가요계에 보컬을 중시한 남성그룹의 득세는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SG워너비와 V.O.S는 각자의 위치에서 한걸음 한걸음 입지를 다져왔다. 우연히 데뷔연도도 멤버 구성도 같은 이들은 그룹은 싫던 좋던 비교를 당해오며 대한민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보컬 그룹으로 자리매김 했다. 같지만 다른 행보를 걸어온 V.O.S와 SG워너비의 이번 맞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가요팬들에게는 작은 즐거움이 아닐까? 그들이 어떤 노래로 청취자들에게 즐거움을 줄지 기대해 본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APPY KOREA] (1부) 마을 만들기 날개를 달아라 3. 공간의 질, 이미지를 바꾸다

    [HAPPY KOREA] (1부) 마을 만들기 날개를 달아라 3. 공간의 질, 이미지를 바꾸다

    마을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공간이나 시설을 흔히 흉물이라고 한다. 우리 농촌 마을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흉물로 슬레이트 지붕과 블록 담장으로 대표되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꼽을 수 있다.60∼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에는 근대화의 상징처럼 간주됐지만,30여년이 지난 지금은 황폐화의 주범이 됐다. 잡초만 무성한 폐교나 폐창고 등 인프라시설, 콘크리트 구조물로 뒤덮인 메마른 하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같은 흉물도 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명물이나 명소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는 곧 ‘공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첫걸음이다. ‘공간의 질을 향상시켜라.’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슬레이트 지붕과 폐교 등 70년대식 ‘회색빛’ 공간을 생태와 문화,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바꾸어나가고 있는 충남 논산시 양촌면 바랑산마을, 전북 남원시 대산면 구름다리마을, 전남 장흥군 장평면 우산마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울모래마을을 찾아갔다. ●마을의 ‘중심’을 허물다 학교와 공동창고 등 농촌마을의 인프라시설은 대부분 마을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이 시설들이 방치되거나 낡을수록 마을 이미지는 실추된다. 요즘 농촌 마을에는 60∼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지어진 공동창고 등이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지난 25년간 문을 닫은 초·중·고교만 3016곳에 이르고 있지만, 상당수 건물은 재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잡초만 무성하다.4㎞에 이르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완도 울모래마을. 모래밭과 맞닿아 있는 데다, 드넓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와 ‘명당터’로 알려진 이곳에도 어구류를 보관했던 낡은 공동창고가 있었다. 완도군은 지난해 창고를 과감히 허물었다. 그리고 1만 6500㎡의 부지에 펜션을 지을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주민들에게 분양했다. 외지인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주민들은 올해 펜션 6채를 새로 지었고, 앞으로 20채 정도를 더 건축할 예정. 마을의 대표적 ‘흉물’이 산뜻한 ‘펜션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우산마을 주민들은 90년대 초반에 문을 닫은 장평서초교 건물을 공동 임대해 전국 유일의 ‘지렁이 생태학습장’을 조성했다. 또 1977년에 지어져 건물 뼈대만 흉물스럽게 남아 있는 새마을창고도 허물고 있다. 이곳엔 우물터를 주제로 한 테마공원이 곧 들어설 예정이다. 구름다리마을 주민들도 흉물이나 다름없던 공동창고와 도정공장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공동창고 부지에는 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향토음식점과 특산물판매장을, 도정공장 부지에는 노인일거리공동작업장과 어린이들을 위한 쌀갤러리를 각각 설치할 예정이다. ●죽어 있던 공간이 깨어나다 시설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방치됐던 공간에 특화작물 등을 심어 새로운 소득원을 발굴함으로써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우산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마을 뒷산 등 34만 6500㎡를 장뇌삼·오디·더덕·도라지 등 약초 재배단지로 만들었다.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논·밭 등 기존 경작지가 30만평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부가가치의 경작지가 30% 이상 증가한 셈이다. 구름다리 마을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던 공터 5곳을 쉼터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서울 등 도시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한평 공원’과 유사한 셈이다. 울모래마을 주민들도 지난해부터 맨땅 등 29만 7000㎡에 특화작물인 비파나무를 심었다. 이들 마을에서는 낡은 집을 새로 짓고, 빈집을 없애기 위한 주거환경 개선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우산마을에서는 마을이 모든 주택을 개량한옥으로 바꾸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15채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집 외부엔 전통한옥 양식에 따라 나무·돌·기와만 사용했지만, 내부는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아파트 구조로 꾸몄다. 김병선 마을만들기추진위원장은 “새로 짓는 한옥은 민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까지 분리한 ‘게스트룸’을 설계에 반영했다.”면서 “빈집 20여채를 모두 철거했으며, 주민들이 체계적인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랑산마을 주민들도 전체 주택 132채 중 지난해 이미 10채를 신축했고, 올해 안에 40여채를 신축 또는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이종열 마을만들기추진위원장은 “바랑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펜션이 아니냐며 집에 불쑥 들어오는 경우가 잦다.”면서 “빈집터는 소유주와 협의해 마을공동체험장 등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천이 살아야 마을이 산다 농촌마을은 산을 등지고 하천을 앞에 둔 ‘배산임수’가 전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지정리 사업 등이 추진되면서 마을 하천 대부분은 원형을 잃었다. 자연석과 수생식물도 콘크리트 구조물로 대체됐다. 하천 기능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미관을 철저히 배제한 결과다. 때문에 공간의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하천 문제를 제외할 경우 ‘앙꼬 빠진 찐빵’이 되기 쉽다. 구름다리마을을 가로지르는 운교천 역시 1991년 홍수 예방을 위한 콘크리트 직강천으로 변했으며, 지금은 주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골칫거리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마을주민들은 생태하천으로 바꾸려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양해주 마을만들기추진위원장은 “하천 복원은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섣불리 시도하기 어렵고, 순간의 잘못이 수십년간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되살릴 필요가 크다.”면서 “모든 과정에서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산천을 따라 길쭉하게 형성된 바랑산마을 주민들도 이같은 모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90억여원을 들여 오산천 정비사업이 추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돈만 있으면 뭐든 못하겠느냐는 것은 틀린 소리”라면서 “무엇을 할지는 행정기관이 정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하려면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산·남원·장흥·완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정부지원금 이끌어낸 완도 사례 마을땅 1만6500㎡ 매입뒤 해조류 종자은행 70억 유치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사업이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전제로 추진되면서 기존 정부 사업의 관행을 깨뜨리고 있다. 경쟁이 촉진되면서 사업에 따른 파급효과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개발사업 규모가 10억∼20억원이라면 ‘푼돈’으로 간주되기 십상이다. 지원금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고, 제약요인도 많은 데다 낭비 요인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금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일부를 위한 잔치’로 끝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전남 완도군 신지면 울모래마을에선 이같은 관행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2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으로 선정된 울모래마을에 배정된 직접 지원금은 3년간 최대 20억원. 이 돈은 건물과 같은 ‘하드웨어’를 갖추는 데 쓰이지 않았다. 만일 여기 쓰였다면 사업이 건물 한두채 짓는데 그쳤을 것이다. 대신 사업비는 주민들을 교육하고, 마을에 대한 체계적인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 효과는 사업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우선 주민들은 더이상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부족한 지원금을 보완할 방법을 스스로 찾는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마을회관과 공원 등을 조성하기 위한 부지를 사들였다. 비용은 낮추되 품격은 높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은 전문가들이 세우고, 노동력은 주민들이 제공한다. 비용은 행정기관과 출향인 등이 공동 분담한다. 행정기관에서는 주민들이 지난 1년간 세운 종합발전계획을 토대로 관련 사업과 정부 지원금을 속속 ‘발굴’해내 마을에 유치하고 있다. 이렇게 유치한 돈이 100억원이 넘는다. 당초 살기 좋은 마을 지원금이 2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셈이다. 예컨대 완도군은 마을에 1만 6500㎡의 부지를 매입한 뒤 ‘해조류 종자은행’을 유치했다. 모두 70억원의 나랏돈이 들어가는 종자은행을 통해 주민들에게는 해조류 판매 및 일자리 창출 등의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또 사업 규모가 60억원에 이르는 농촌개발사업,5억원이 지원되는 복지센터 건립사업,2억 5000만원 상당의 녹색농촌체험마을사업 등도 포함됐다. 주민들은 “정부 지원금은 나눠 먹는 게 아니라, 주민들의 힘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완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잘나가는 룰라의 ‘좌파 실용주의’/최종찬 국제부 차장

    [데스크시각] 잘나가는 룰라의 ‘좌파 실용주의’/최종찬 국제부 차장

    브릭스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이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수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온 브라질은 올 성장률이 4.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도 파란 불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가 최소 3∼4년간은 4∼5%의 실질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브라질이 경제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최대 요인은 룰라 다 실바대통령의 실용주의적인 좌파실험 때문이다. 그의 개혁정책이 성장과 분배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그는 지난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브라질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어주기 시작했다. 먼저 방만한 정부재정을 긴축 모드로 전환했고 세금제도도 고쳤다. 무엇보다 취임 첫 해부터 공무원 연금제도에 칼을 댄 것이 주효했다. 당시 공무원들은 일반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배가 넘는 연금을 받았다. 그는 공무원연금을 타기 시작하는 나이를 높였고 액수도 일반 직장인 연금에 맞게 대폭 줄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닌 사회적 합의를 얻는 데 주력했다.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했다. 연금기득권자들도 손가락보다 반지를 잃는 게 낫다면서 공감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 때문에 연금 개혁은 성공했고 나라의 곳간이 건강해졌다. 또 하나는 서방의 우려와는 달리 시장친화주의 정책을 펼쳤다. 경제 규제를 대폭 풀면서 외국자본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이로 인해 1980년대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왔다. 주식과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본이 몰려들면서 인기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지난 5년간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191%에 이른다. 수출도 3배나 늘었고 무역수지 흑자도 2배로 늘었다. 특히 무역흑자가 쌓이면서 브라질이 역사상 처음으로 순채권국이 됐다.80년대 외환위기에 빠져 두 차례 외채상환유예를 선언하는 등 빚을 달고 살다가 돈을 빌려주는 나라가 된 셈이다. 김원호 외대교수는 “재정 적자와 외채를 줄이기 위한 재정책임법을 완수한 룰라의 실용주의 좌파노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에는 물론 국제 원자재값의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 원유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브라질은 2006년부터 석유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상파울루주 대서양 연안의 산토스만에서 매장량이 50억∼80억배럴로 추정되는 심해유전을 발견했다. 이 유전의 발견으로 브라질 석유 매장량은 200억배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룰라는 브라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내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문남권 외대 중남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브라질의 경제 호황은 룰라의 지속적인 개혁정책, 국제 농산물과 지하자원 가격의 급등, 주변국과의 안정적인 교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룰라는 또한 경제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군사대국화의 길도 걷고 있다. 핵 잠수함을 2016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지금 브라질에서 룰라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지지율이 70%를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선인 룰라대통령이 3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러시아를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재 부상시킨 블라디미르 푸틴처럼 자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지도자로 대접받고 있다. 룰라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될 것 같다.“그는 중남미 맏형으로 남미 입장을 대변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릴 것”이라는 박원복 외대 교수의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 지도자들도 룰라 대통령의 이런 실험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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