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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정부 경제성과 줄줄… 부총리님, 저만 민망한가요

    文정부 경제성과 줄줄… 부총리님, 저만 민망한가요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 경제분야 36대 성과와 과제’를 발표드린 바 있습니다. 정부의 지난 5년간 경제분야 성과와 과제를 있는 그대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알려 드리기 위해 약 15일간 매일 3개 내외를 묶어 차례대로 올리고자 합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2022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 경제분야 36대 성과와 과제’라는 자료집도 함께 배포했는데, 자료집 내용을 보름에 걸쳐 페북에 차례대로 소개하겠다는 것이다. 총 233페이지에 달하는 자료집은 기재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집필한 것이다. ▲거시경제 ▲혁신성장 ▲포용성장 ▲구조전환 등 4개 분야로 나눠 코로나19 대응, 한국경제 위상, 수출, 한국판 뉴딜 등의 성과를 홍보했다. 문재인 정부가 ‘성장과 분배’, ‘혁신과 포용’, ‘회복과 도약’ 등 다방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정권 교체기를 즈음해 성과를 홍보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탄핵 정국 속에서도 4년간 임기를 스스로 평가한 ‘박근혜 정부 정책백서’를 만들었다. 백서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 85%를 완료하거나 정상 추진했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명박 정부도 임기 말인 2013년 ‘이명박 정부 국정백서’를 발간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을 선전했다. 모두 자화자찬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발간된 자료집도 경제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 외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부각하거나 홍보한다는 점에서 앞선 정부 백서처럼 자화자찬의 성격이 짙다.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분야는 축소하거나 다루지 않은 것도 앞선 정부가 발간한 백서와 비슷하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이다. 자료집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및 주거형태 변화, 가구분화 확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정책 실패가 아닌 불가항력적 이유로 집값 잡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부동산 문제는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고 사과 말씀을 드렸다”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홍 부총리는 페북에 자료집을 연달아 올리는 이유로 “주요 경제 성과를 바로 알고 우리 경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과만 홍보하고 실패는 감춘 자료집에는 홍 부총리, 그리고 현 정부가 ‘보고 싶은 현실’만 담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文정부 경제성과 줄줄… 부총리님, 저만 민망한가요

    文정부 경제성과 줄줄… 부총리님, 저만 민망한가요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 경제분야 36대 성과와 과제’를 발표드린 바 있습니다. 정부의 지난 5년간 경제분야 성과와 과제를 있는 그대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알려 드리기 위해 약 15일간 매일 3개 내외를 묶어 차례대로 올리고자 합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2022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 경제분야 36대 성과와 과제’라는 자료집도 함께 배포했는데, 자료집 내용을 보름에 걸쳐 페북에 차례대로 소개하겠다는 것이다. 총 233페이지에 달하는 자료집은 기재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집필한 것이다. ▲거시경제 ▲혁신성장 ▲포용성장 ▲구조전환 등 4개 분야로 나눠 코로나19 대응, 한국경제 위상, 수출, 한국판 뉴딜 등의 성과를 홍보했다. 문재인 정부가 ‘성장과 분배’, ‘혁신과 포용’, ‘회복과 도약’ 등 다방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정권 교체기를 즈음해 성과를 홍보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탄핵 정국 속에서도 4년간 임기를 스스로 평가한 ‘박근혜 정부 정책백서’를 만들었다. 백서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 85%를 완료하거나 정상 추진했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명박 정부도 임기 말인 2013년 ‘이명박 정부 국정백서’를 발간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을 선전했다. 모두 자화자찬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발간된 자료집도 경제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 외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부각하거나 홍보한다는 점에서 앞선 정부 백서처럼 자화자찬의 성격이 짙다.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분야는 축소하거나 다루지 않은 것도 앞선 정부가 발간한 백서와 비슷하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이다. 자료집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및 주거형태 변화, 가구분화 확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정책 실패가 아닌 불가항력적 이유로 집값 잡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부동산 문제는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고 사과 말씀을 드렸다”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홍 부총리는 페북에 자료집을 연달아 올리는 이유로 “주요 경제 성과를 바로 알고 우리 경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과만 홍보하고 실패는 감춘 자료집에는 홍 부총리, 그리고 현 정부가 ‘보고 싶은 현실’만 담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기적의 백신이냐, 코로나보다 센 대재앙이냐

    기적의 백신이냐, 코로나보다 센 대재앙이냐

    2019년 11월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된 지 3년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의 노력 덕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많은 궁금증들이 풀렸지만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부분은 이 바이러스가 어디서 시작됐느냐 하는 ‘바이러스의 기원’이다. 코로나19 확산 초부터 제기됐던 의혹 중 하나는 중국 우한 국가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초 중국에서 4주간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조사를 한 뒤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고 박쥐가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옮겨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의혹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이런 가운데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미국 출신의 생물학자와 의과학자, 사회과학자들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세계 곳곳에서 바이러스 학자들이 실험실 수준에서 연구하는 ‘자가 확산 바이러스’(self-spreading virus)의 위험성을 경고한 연구 결과를 냈다. 이번 공동연구에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국제보건·사회의학과, 런던 열대위생의학대학원 감염병역학과,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분자·세포생물학과, 독일 연방 자연보전청(BfN), 막스플랑크 진화생물학연구소 진화유전학과,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정치·국제관계학과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1월 7일자에 실렸다. 198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폴 버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1972년 재조합 DNA를 만드는 데 성공하자 영국 분자생물학자인 노린 머리와 케네스 머리 부부는 이 방법으로 1974년에 세계 최초로 복제와 감염이 가능한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개발했다. 2개월 뒤에는 미국 분자유전학자 로널드 데이비스 스탠퍼드대 교수도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탄생시켰고,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변형 바이러스를 이용해 연구를 하고 있다. 1980년대 호주에서는 실험실에서 만든 자가 확산 바이러스로 여우, 생쥐, 토끼 같은 야생동물 개체수를 줄이거나 질병을 퍼뜨리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해 일부 성공했다. 2000년에는 스페인 과학자들이 스페인 연안 작은 섬에서 자가 확산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을 접종한 토끼와 접종하지 않은 토끼를 풀어놓고 30일 뒤 백신 미접종 토끼들을 잡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된 것을 관찰했다. 그렇지만 유럽의약품안전청(EMA)에서는 이 동물백신 사용을 불허했다. 지난해 9월에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을 갖고 있는 박쥐들에게 바이러스를 재조합해 만든 자가 확산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과 실험이 담긴 논문이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진화’에 실렸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팀은 숙주에서 숙주로 이동하는 자가 확산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는 제대로 통제되더라도 외부 환경에 노출되면 생물학적 특성이 변이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가 확산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이 기존 백신과 달리 집단 내에 항체를 빠르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가능성도 있지만 숙주 간 이동 과정에서 치명적인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필리파 렌초스 교수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자가 확산 바이러스의 사용에 대해 생물학적 안전성이나 윤리적 문제는 지나치게 과소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 [2022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사랑해/조은비

    [2022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사랑해/조은비

    “윤세희, 사랑해.” 정윤수의 고백과 동시에 선풍기 날개가 팽팽 돌아갔다. 나는 고민하는 척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점심을 먹고 돌아온 아이들이 칫솔을 입에 물고 교실과 복도를 오가며 나와 정윤수를 곁눈질했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고개를 푹 숙였더니, 정윤수가 내민 하트 모양의 선물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일주일 전쯤부터 소문이 돌았다. 정윤수가 우리 반 누구를 좋아한다고, 곧 고백할 거라고 말이다. 설마 그게 나일 줄은 몰랐다. 나는 정윤수와의 몇 안 되는 기억을 끄집어냈다. 저번에 내가 우산을 씌워 줘서? 아니면 지우개를 빌려줘서? 하지만 그건 친구로서 다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교실은 조용한 듯 소란스러웠다. 모두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나는 조심히 고개를 들어 정윤수를 바라보았다. 정윤수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너무 빨라.” 내 말에 정윤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은근슬쩍 주위를 맴돌던 다정이도 날 바라보았다. “응. 뭐라고?” “빠르다고.” 정윤수는 아까보다 더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설명이 좀 필요한 것 같았다.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언제 사랑할 수 있는데?” 정윤수가 물었다. 휴대폰에서 ‘띵’ 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슬쩍 화면을 확인했다. 즐겨찾기 해 둔 웹 소설의 최신 화가 등록됐다는 알림이 와 있었다. 마음속에서 북이 울리기 시작했다. 역시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정윤수의 고백보다 업데이트에 내 심장이 반응하는 걸 보면. “당연히 어른은 돼야지.” 내가 소설을 열며 말했다. 업데이트되길 주말 내내 기다렸다. 이번 화는 특히 그랬다. “더 빨리는 안 돼?” “안 돼.” 내가 돌아서며 대답했다. “그래도 넌 이제부터 내가 계속 신경 쓰일걸?” 정윤수가 소리쳤다. 교실에 남아 있던 아이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으윽. 온몸에 닭살이 돋을 것 같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도망치듯 교실을 빠져나왔다. 걸음을 재게 놀려 서쪽 계단으로 갔다. 서쪽 계단은 사람이 거의 오지 않아서 조용히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자리를 잡고 첫 문장을 눈으로 훑었다. 사랑해.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나는 입을 틀어막은 채 화면을 밀어 넘겼다. 두 주인공이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제 북은 마음속에서 튀어나와 귓가에서 울렸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흥분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댓글 페이지를 열었다. 독자들이 나와 같은 마음으로 댓글을 달아 둔 게 보였다. 내일이 빨리 와서, 다음 화를 또 보고 싶었다. 그런데 코인이 없었다. 지난주에 용돈을 받자마자 충전해 뒀는데, 벌써 다 쓴 모양이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 달에 딱 한 번만 코인을 충전하기로 엄마랑 약속했기 때문이다. 만약 약속을 어기면 다음달 용돈은 없다. “정윤수는 착하잖아. 받아 주지 그래?” 다정이가 내 옆에 앉으며 말했다. “됐고. 너 코인 남아 있으면 나 ‘선물하기’로 주면 안 돼?” “벌써 다 썼어?” “응.” “뭐. 난 요즘 보는 것도 없고. 알았어. 줄게.” 다정이가 말했다. 나는 다정이를 꼭 껴안았다. “진짜 정윤수 관심 없어?” 다정이가 떠보듯 물었다. “전혀. 그리고 절대 안 돼.” “안 될 건 뭐야.” 다정이가 입술을 비쭉대며 말했다. “사랑이 어떻게 쉬워?” “그럼 어려워?” 다정이가 되물었다. 맞다. 사랑은 어렵다. 사랑은 어려워야 한다. 그게 진정한 사랑이다. 웹 소설만 봐도 그렇다. 쉽게 연결되는 사랑은 없다. 모두 진흙탕을 구르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멀리 돌고 돌아 마침내 사랑을 나눈다. 그러니, 정윤수는 안 되는 거다. 내가 좋다고만 말하면 되니까. 다정이가 대답을 바라는 듯 날 보았다. 내 사랑의 철학을 설명하려는 순간, 다정이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 자기야. 나 지금 서쪽 계단.” 다정이가 전화를 받아 말했다. “뭐? 자기야?” 내가 되물었다. 목소리가 컸는지 다정이가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댔다.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다정이를 바라보았다. “당연하지. 나도 사랑해. 금방 갈게. 세희야, 미안. 교실에서 보자.” 다정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엊그제쯤에 좋아하던 애한테 고백한다더니, 그새 ‘자기야’라고 부를 만큼 가까워졌나 보다. 나는 다정이에게 어서 가라고 손을 흔들었다. 여기서 괜히 사랑의 철학 어쩌고 했다간, 다정이는 내게 소설 좀 그만 보라고 했을 거다. 사랑은 이야기 속이 아니라, 세상에 있다면서 말이다. 나는 웹 소설 앱을 다시 켰다. 새로 올라온 작품을 탐색하는 사이에 그만 수업 종이 울렸다. 난간에 올라타 계단을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교실에 오니까, 아직 선생님은 오지 않았다. 대신, 내 책상 위에 쪽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나는 쪽지를 서랍 밑으로 가져가 펼쳤다. 사랑해. 혹시 정윤수가 보낸 건가? 나는 고개를 슬쩍 들었다. 정윤수는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그때, 뒷자리에 앉은 반장이 내 등을 톡톡 두드렸다. “야, 그거 대각선으로 넘겨.” 반장이 말했다. 나는 쪽지를 다시 접었다. 가만 보니, 겉면에 대각선에 앉아 있는 아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기억이 났다. 한 달 전에 있었던 고백 사건 말이다. 소문에 의하면 반장은 방과 후에 교실을 통으로 빌려서 고백했다고 했다. 하트 풍선으로 칠판을 장식하고, 바닥에 장미꽃잎을 뿌려서 말이다. 아주 고전적인 수법이다. 나는 쪽지를 다시 접어 대각선에 앉아 있는 아이의 책상으로 던졌다. 그 애는 쪽지를 확인하더니, 수줍게 미소 지었다. 좋을 때다. 나는 턱을 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3개월이 흘렀다. 그사이에 공식적인 커플만 3커플이 탄생했다. 모르긴 몰라도 조용히 사귀는 애들까지 포함하면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뭘까?’ 요즘 애들은 사랑을 너무 남발한다. 사랑은, ‘사랑해’란 말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중에서 진정한 사랑을 하는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 나는 곁눈질로 정윤수를 쳐다보았다. 정윤수는 여전히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다. 저렇게 대놓고 엎드려 있는데, 선생님이 못 보는 게 용할 지경이었다. 나는 궁금했다. ‘쟤는 뭘 안다고 나한테 사랑한다고 한 걸까?’ 정윤수는 아까부터 운동장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모래를 주물럭댔다.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기도 하고, 한 주먹 가득 움켜쥐기도 했다. “이쪽으로 패스해!” 다정이가 소리쳤다. “어, 어, 알았어.” 내가 어버버 하는 사이, 상대 팀에게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시선이 자꾸만 정윤수 쪽으로 갔다. 모래바람이 날리고, 아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한 운동장에서 정윤수는 혼자 평온하게 모래를 가지고 놀았다. 그때, 공이 정윤수가 만든 모래언덕으로 굴러갔다. 순식간에 모래언덕이 무너졌다. 정윤수가 꼭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입술을 빼쭉 내밀었다. 그 입술이 꼭 오리 주둥이 같아서 하마터면 귀엽다고 말할 뻔했다. 나는 정윤수에게 다가갔다. 바닥에 그림자가 지자, 정윤수가 날 올려다보았다. “너는 왜 축구 안 해?” 내가 물었다. 정윤수는 내 얼굴을 보고는 손에 쥔 모래를 흘려보내고, 벌떡 일어섰다. 얼굴이 새빨개졌다. 원래부터 빨갰는지는 몰라도. “난 땀나는 거 안 좋아해. 아, 그렇다고 네가 땀 흘리는 게 싫단 뜻은 아니야.” 정윤수가 말했다. 이렇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애는 처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꾸밈없이 내보이는 애도. 그러니까 교실 한복판에서 고백했겠지. “오해 안 해.” “그럼 이거 쓸래?” 정윤수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넌 이런 것도 가지고 다녀?” “뭐 그냥.” 나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손수건에는 토끼 모양의 자수가 새겨져 있었다. 얼굴이 달아오른 정윤수를 닮았다. 귀엽다. 아니지. 아니야.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윤세희! 공!” 다정이가 소리쳤다. 그래 맞다. 나는 공을 가지러 온 것뿐이다. 정윤수가 공을 주워 건넸다. 나는 공을 받아들고 운동장 한가운데로 던져 보냈다. 공이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쿵. 공이 바닥에 닿은 순간, 내 심장도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심장 소리가 내 귓가에 선명히 들려왔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나는 다른 아이들이 눈치챌까 봐 재빨리 필드로 뛰어 들어갔다. “신경 쓰이는구나?” 다정이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 와중에도 내 눈은 정윤수를 좇았다. 정윤수는 새롭게 모래언덕을 쌓기 시작했다.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어쩌면 남자친구로 나쁘지 않을지도…. 아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나는 경기에 마저 집중했다. 집으로 돌아와 습관처럼 웹 소설 앱을 열었다. 나는 로맨스 장르에 빠삭하다. 유명한 작품은 물론이고, 무명작가의 작품도 웬만해선 다 읽었다. 나만 알고 있던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많아지면 왠지 뿌듯했다. 지금 찾아낸 작품도 내가 첫 화부터 빠짐없이 댓글을 달았다. 나는 작품에 대한 칭찬을 가득 담아 댓글을 썼다. 오늘은 한 문장을 더 추가했다. 작가님, 초등학생도 이런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본 웹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어른이다. 아니면 최소한 고등학생 정도는 되거나. 사랑에는 나이가 없다는 노래도 있는데, 왜 초등학생의 사랑 이야기는 잘 없는 걸까. TV에서도 연예인들이 초등학생 때의 연애담을 풀어놓으면 다들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 소꿉놀이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어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소꿉놀이는 유치원 졸업과 동시에 끝났다는 걸. 나는 ‘작성’ 버튼 앞에서 머뭇댔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지우고 댓글을 올렸다. 그사이, 최신 화가 업데이트되었다. 나는 다정이가 선물해 준 코인으로 결제해 소설을 읽었다. 사랑이 이뤄지니까, 재미가 전보다는 없었다. 나는 최신 화를 마저 읽은 뒤, 1화로 돌아왔다.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설렘을 느끼고 싶었다. 1화에서는 주인공의 생김새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말간 얼굴에 눈 옆에 난 점, 가만히 있어도 위로 올라가 있는 입꼬리. 이상했다. 꼭 정윤수를 묘사하는 것 같다. 나는 페이지를 닫고 표지를 살폈다. 일러스트 속 주인공은 내가 알던 그 주인공이 맞다. 그런데 자꾸… 정윤수가 겹쳐진다. 멋진 옷을 차려입은 정윤수가 그림 속에서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예 화면을 끄고 침대에 풀썩 드러누웠다. 하얀 천장에서도 정윤수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도 정윤수의 얼굴이 나타났다. 나는 눈을 비비기도 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소용없었다. 정윤수는 언제 어디서든 불쑥 내 눈앞에 나타났다. 밥을 먹다가도, 축구를 하다가도, 학원에 가다가도 불쑥. 최신 화는 날마다 업데이트되었다. 예전 같으면 빨리 들어가서 보고, 댓글도 남겼을 텐데. 작가님도 똑같고, 주인공들도 그대로인데. 소설이 재미없어졌다. 정윤수가 좋아졌다. 소설을 읽는 것보다 정윤수를 생각하고 정윤수를 바라보는 게 더 좋다. 아이들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랑의 씨앗이 뿌려지고, 씨앗이 새싹이 되고, 새싹에서 잎사귀가 나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땐 너무 늦었다. 속에만 품고 있기에는. 정윤수를 볼 때마다 마음이 울렁거렸다. 정윤수가 내게 ‘사랑해’라고 말했던 그 순간의 마음을 나도 알 것 같았다. 나는 서쪽 계단으로 정윤수를 불러냈다. “나도 널 좀 사랑하는 것 같아. 아니, 사랑해.” 말을 내뱉고 나니까, 숨이 차올랐다. 그만큼 속이 시원했다. 사랑은, ‘사랑해’란 말은 아껴둘 필요가 없었다. 쓰면 쓸수록 닳는 게 아니니까. 정윤수는 대답이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내가 자기랑 같은 마음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미안. 나 여자친구 있어.” “뭐?” “나도 고백받았어. 해수가 날 좋아한대.” 정윤수가 말했다. 정윤수의 휴대폰이 울렸다. 슬쩍 보니, 그 ‘해수’란 애에게서 전화가 왔다. 정윤수는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한 모양이었다. 나는 정윤수를 붙잡고 구구절절 말하고 싶었다. 해수는 널 좋아한다고 했지만 난 널 사랑한다고.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너는 모른다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가, 가볼게.” 정윤수가 게걸음으로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그러고는 복도를 달려갔다. 나는 층계참에 주저앉아 머릿속을 정리했다. 방금 나는 정윤수에게 고백했다. 일주일 사이에 부침개 뒤집듯이 말을 바꾸는 애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뭔가에 홀린 게 틀림없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내가 저런 애를 사랑했을 리가, 아니 사랑한다고 믿었을 리가 없다. “사랑해.” 내가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말이다. 막상 입 밖으로 내뱉고 나니까, 별거 아닌 것 같았다. 나는 다시 한번 더 ‘사랑해’라고 말했다. 다시, 또다시. ‘사랑해’를 반복해서 말하면 내가 한 고백이 덮어질 것처럼. 사랑이 어떻게 이토록 별거 아니게 끝날 수 있을까. 시린 바람 한 줄기가 내 몸을 통과했다. “뭐야? 괜찮아?” 다정이가 다가왔다. 서럽다. 서러워서,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다정이가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나는 엉엉 소리 내 울었다. “고백할 거 있어.” 다정이가 말했다. 그러고는 한참 뜸을 들였다. 나는 코를 훌쩍이며 다정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 헤어졌어.” “뭐라고?” 내가 다정이를 밀치며 물었다. 다정이가 멋쩍게 웃으며 나를 다시 안았다. “사실 나는 그 애를 좋아했다기보단, 그 애를 좋아하는 내 마음을 좋아한 것 같아. 그 설레고 간질간질한 마음 말이야.” 다정이가 말했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사랑은 모르겠지만, 다정이가 한 말만큼은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해.” 내가 말했다. 하고 많은 사랑 중에,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랑을 나도 찾을 수 있을까? 소설에서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나도 할 수 있을까? “나도 사랑해.” 다정이가 내 등을 토닥토닥해 주었다. 다정이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꼭 이렇게 다짐하는 것만 같다. ‘나는 변하지 않을 거야’라고.
  • [씨줄날줄] 띠의 시작/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띠의 시작/진경호 논설위원

    2001년 11월 제6차 남북 장관급회담 취재를 위해 북한 금강산 려관(호텔)에 갔을 때 일이다. 어쩌다 북측 호텔 종업원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기자 일행 중 한 명이 물었다. “실례지만 띠가 어떻게 되세요?” “무슨 말씀입네까? 띠가 뭡네까?” 종업원 표정은 금시초문, 그 자체였다. ‘아, 북에선 띠를 모르나?’ 12간지를 설명해 주고 생년을 물은 뒤 당신은 원숭이띠라고 말해 줬다. “원숭이요? 내가 왜 원숭이입네까. 난 싫습네다. 괜히 미신 같은 거 꺼내지 마시라요!” 북한 사람들이 띠를 모른다는 사실은 그 뒤로 탈북한 김일성종합대 박모 교수 입으로도 확인됐다. 그와 식사를 함께 한 지인이 “박 선생님은 무슨 띠입니까?” 하고 묻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벌떡 일어나 앞춤을 열어젖히고는 “난 러시아산 호랑이띠입네다”라고 했다고 한다. 허리띠, 바지벨트를 묻는 말로 알아들은 것이다. 분단 이후 사회주의 사상을 전파하며 종교와 무속 등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세시풍속도 사라지고, 띠도 사라진 것이다.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고 한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해가 바뀔 때면 늘 띠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양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새 띠를 말하지만, 정작 생일을 따질 때는 대부분 음력을 기준으로 띠를 가져다 쓴다. 사정이 이러니 대체 2022년 1월 3일 태어나면 무슨 띠란 말인가. 우리나라 천문을 주관하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월별 음양력’엔 2022년 1월 3일이 ‘신축년 신축월 경신일’이다. ‘임인년’은 음력 1월 1일인 2월 1일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음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은 이 음력 기준도 틀렸다고 한다. 입동, 소한 같은 24절기가 말해 주듯 우리의 전통 월력은 달과 해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 담은 태음태양력으로, 24절기 중 ‘입춘’(올해는 2월 4일)을 띠의 시작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12간지 동물조차 베트남에선 토끼 대신 고양이, 몽골에선 용 대신 악어가 들어 있을 만큼 나라마다 다른 터에 설이면 어떻고 입춘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중요한 건 열두 동물이 전하는 새해의 희망과 우리 각자의 다짐 아니겠나.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호랑이 기운 받으러 오세요/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호랑이 기운 받으러 오세요/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왔다. 늘 뜨던 해가 뜨고 지고 또 하루가 시작됐을 뿐이지만 우린 새롭게 받아들인다. 새해가 되면 목표를 정하고 “올해는 꼭 ○○해야지” 하고 다짐을 한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새로 시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 좋지 아니한가.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고 좀더 나아질 거야 하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새해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이다. 육십간지 중 39번째로 임(壬)은 흑색, 인(寅)은 호랑이를 의미하는 ‘검은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12간지(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의 동물 중 호랑이는 세 번째로 등장한다. 호랑이는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에도 등장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의 마스코트로 선정됐을 정도로 친숙한 동물이다. 설화에서는 신통력을 가진 영물에 인간과 교유하는 동물이자 인간에게 은혜를 갚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민화에서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길상(吉祥)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 많이 보이는 것이 까치호랑이 그림이다. 새해 첫날 좋은 소식만 오시라는 의미다. 호랑이와 관련한 속담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가 대표적이다. 우리의 삶과 같이하는 개(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속담에 등장하는 것이 호랑이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준 친숙한 호랑이가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도 대거 등장했다. 호랑이를 그린 작품 91점을 볼 수 있다. 호랑이들은 병풍 안에서 뛰어 놀기도 하고, 혼자서 폼을 잡기도 한다. 새끼호랑이들과 다정한 모습으로 있기도 하고, 신선 앞이나 옆에서 얌전하게 엎드려 있거나 까치와 사이좋게 나란히 바라보고 있기도 한다. 시간이 허락되면 ‘조선의 승려 장인’ 특별전시실에 들러 송광사에서 온 그림을 찾아보자. 나한에게 애교를 떨고 있는 흑호랑이를 볼 수 있다. 검은호랑이는 특히 나쁜 것을 물리치고 복을 가져오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임인년의 검은호랑이가 코로나를 싹 물리치고 모두에게 복을 가져다주기를 빌어 본다.
  • 홍준표, 윤석열 지지율 급락에 “탄핵 대선 때 지지율…어쩔 도리 없다”(종합)

    홍준표, 윤석열 지지율 급락에 “탄핵 대선 때 지지율…어쩔 도리 없다”(종합)

    “尹가족비리 본선서 어렵다 경고했는데 날 더러 내부총질 한다고 비난하더니”“박근혜, 尹지지 메시지 안 낼 것”이준석 “朴,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 낼 것”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경선 상대였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윤 후보의 추락이 탄핵 대선 때 지지율로 내려가고 있다”면서 “비상사태”라고 우려했다. 홍 의원은 이런 위기 상황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을 구속한 윤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는 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석열, 박근혜 구속한 사람”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청년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부진하다는 질문을 받은 뒤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반등의 기회가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2017년 대선에 출마했던 홍 의원은 “(당시 저는) 탄핵 대선 때는 4% 지지율로 시작해 24%로 마감했다”고 언급한 뒤 “비상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또 “경선 때 본인·부인·장모 비리로 본선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할 때 그렇게 모질게 내부 총질이라고 나를 비난했는데 이제 어쩔 도리가 없다”면서 “당원들의 선택이니까요”라고 말했다.홍 의원은 최근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윤 후보 지지 메시지를 낼지에 대해선 “안 할 것”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사람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후보이지, 문(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N 인터뷰에서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박 전 대통령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정치적으로 굉장히 단수가 높은 분이라서 고도의 정치 메시지를 낼 것”이라면서 “크게 득이나 실이 날 메시지는 던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윤 후보의 남은 지지율 변수에 대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TV 토론을 꼽으며 “우리 국민 기대치를 상회하는 정책 이해도나 토론 실력을 보여주면 낙승할 것이고, 못한 모습을 보여주면 어려운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언급했다.이준석 “안철수와 단일화 없이도 세대포위론으로 지지층 재흡수 가능”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뒤 “단일화 없이도 세대포위론과 세대결합론을 위해 정확한 전술을 구사하면 윤 후보가 지지층을 다시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세대포위론은 국민의힘이 2030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해 부모 세대인 506070의 지지를 끌어내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지금 안 후보의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2030에서 확장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2030이 윤 후보에게 불만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역설적으로, 윤 후보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안 후보에게 간 지지율이 우리 후보에게 오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단일화보다 2030 지지층을 다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2030 지지층이 2021년 내내 국민의힘과 견고하게 결합해 있다가 이해할 수 없는 인재 영입과 ‘2030은 집토끼’라는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들의 전략에 의해 완전 초토화된 정도가 아니라 우리 후보를 반대하는 설득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이재명, 윤석열에 지상파 3사지지율 조사 모두 앞서… 안철수 8%李-尹, 열흘 만에 박빙서 큰 격차로윤석열 큰폭 내리고 이재명 오르고 앞서 지상파 3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31일과 지난 1일 발표된 KBS·MBC·SBS 3사가 각각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8.9~12% 포인트 앞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8%대로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1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에서 ‘당장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대선 후보 가운데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39.3%를, 윤 후보는 27.3%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2%p로 오차범위 밖이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8.1%, 심상정 정의당 후보 3.2% 순이다. 적당한 사람이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미룬 부동층 비율은 18%였다. 12월 20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후보가 33.7%, 윤 후보가 34.2%로 초접전 양상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약 열흘 만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누가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 후보가 52%로 절반을 넘었다. 윤 후보는 29%였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1일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에서도 이 후보는 38.5%, 윤 후보는 28.4%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격차는 10.1%p로 오차범위 밖이다. 이어 안철수 후보가 8.4%, 심상정 후보가 4.0% 지지율을 얻었다. MBC의 12월 11~12일 조사에서 윤 후보가 38.7%, 이 후보가 34.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윤 후보는 10.3% 포인트가 하락했고 이 후보는 4% 포인트 상승했다.당선 누가 되겠나 묻자 과반 “이재명”호감도 이재명 40.8%, 안철수 37.9%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에서 이 후보는 34.9%, 윤 후보는 26.0%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9% 포인트 오차범위 밖이다. 안 후보는 7.8%, 심 후보는 2.6%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달 14~15일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0.5% 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으나 윤 후보는 7.3% 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안 후보는 4.7% 포인트 상승했고 심 후보는 0.9% 포인트 하락했다. 자신의 지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는 이 후보 53.5%, 윤 후보 31.7%로 역시 오차범위 밖 격차를 보였다. 호감도는 이 후보 40.8%, 안 후보 37.9%, 심 후보 31.6%, 윤 후보 31.4%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돈쭐 화끈 ‘1000억 리그’

    돈쭐 화끈 ‘1000억 리그’

    역대 최대 총 계약금을 갈아치운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총액이 1000억원에 이르고, 100억원대 계약만 5명이 나온 ‘돈 잔치’ 스토브리그에서 내년 시즌에 웃는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LG 트윈스가 30일 KT 위즈 출신의 포수 허도환과 2년 총액 4억원에 계약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양현종을 포함한 올해 FA 자격 15명 중 14명이 계약서에 사인했다. 현재까지 FA 계약금 총액은 971억원으로 기존 최대였던 2015년(766억원)보다 약 205억원 더 많다. 아직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정훈(롯데 자이언츠)까지 계약에 성공한다면 총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구단은 KIA 타이거즈다. 올 시즌 FA 최대어인 나성범을 150억원(6년)에 데려왔다. 여기에 103억원(4년)을 주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귀국한 ‘집토끼’ 양현종을 붙잡았다. 두 사람에게만 253억원을 썼다. 올 시즌 통합 우승에 성공한 KT의 이강철 감독은 “KIA에서 나성범과 양현종 두 선수가 타선과 마운드를 이끌면 기량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적지 않은 나이로 받은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내년 시즌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감독이 엄살을 부렸지만 KT도 올 시즌 스토브리그의 승자로 꼽힌다. 주장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황재균과 주전 포수 장성우를 각각 60억원(4년), 42억원(4년)에 주저앉혔다. 여기에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를 30억원(3년)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우승 전력에 누수 없이 타선 화력까지 보강하면서 가장 실속있는 FA 계약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감독은 “후배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홈런왕 출신의 박병호가 팀에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성범을 KIA로 보냈지만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A등급 FA’ 박건우를 100억원(6년)에 데려오고,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손아섭을 64억원(4년)에 품은 NC 다이노스도 이번 FA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로 거론된다. 반면 손아섭을 놓치고 FA 시장에서 한발 물러선 롯데엔 팬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과 내후년에 나오는 FA 선수들에게 집중하겠다”며 올해 FA 시장에서 철수했음을 시인했다.
  • 88억 투자효과 본 KT, 황재균과 다시 60억 재계약

    88억 투자효과 본 KT, 황재균과 다시 60억 재계약

    2021 프로야구 우승팀 KT 위즈가 자유계약선수(FA) 황재균과 재계약을 마치며 집토끼 단속에 성공했다. KT는 27일 “내야수 황재균과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25억원, 연봉 29억원, 옵션 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7년 국내로 복귀해 KT와 88억원의 계약을 맺고 올해 우승에 힘을 보탠 황재균은 두 번째 FA 계약도 KT와 맺으면서 다음 우승까지 다시 동행하게 됐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황재균은 히어로즈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뛰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잠깐 뛰었고, 국내로 복귀해 롯데가 아닌 KT로 합류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90 191홈런 902타점 941득점이다. 2018시즌부터 황재균이 KT에 합류하면서 KT의 성적도 상승했다. 그해 9위로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한 KT는 2019년 6위, 2020년 2위에 이어 올해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주장을 맡은 황재균은 117경기에서 타율 0.291 10홈런 56타점 74득점을 기록하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KT의 외부계약이 소식이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황재균의 계약 소식마저 들리지 않아 KT 팬들은 노심초사 계약 소식을 기다렸다. 구단과 견해 차이가 있다는 소문과 이적설까지 돌았던 황재균이지만 연내에 계약을 마치면서 다음 시즌에도 KT와 함께하게 됐다. 이숭용 KT 단장은 “통합 우승을 함께 이뤄낸 내야수 황재균과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주축 내야수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베테랑으로서 후배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KT에서 첫 우승을 했고, 우승한 팀원들과 은퇴할 때까지 함께 야구를 하고 싶었다. 2년 연속 우승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 좋은 결과로 보답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 광주남 나성범, KIA와 6년 총액 150억원 ‘금의환향’

    광주남 나성범, KIA와 6년 총액 150억원 ‘금의환향’

    KIA 타이거즈가 이번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나성범(32)과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6년 총액 150억원으로 액수로는 역대 최대인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39)와 같은 금액이다. KIA는 23일 나성범과 계약 기간 6년, 총 150억원(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17년 이대호가 롯데와 계약하면서 받은 역대 최고 금액인 150억원(4년)과 같다. 나성범은 이번 계약으로 최형우(KIA·4년 100억원), 김현수(LG 트윈스·4년 115억원, 6년 115억원), 최정(SSG 랜더스·6년 106억원), 양의지(NC 다이노스·4년 125억원), 박건우(NC·6년 100억원), 김재환(두산 베어스·4년 115억원)에 이어 8번째로 FA 계약 총액 ‘1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광주 진흥고 출신인 나성범은 2012년 NC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뒤 9년 만에 고향팀인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5년 결혼한 나성범이 창원에 집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친정팀인 NC와 재계약설이 돌기도 했지만 결국 부모님이 사는 고향팀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나성범은 지난 9시즌 동안 타율 0.312, 212홈런, 8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6을 기록하며 NC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지난해엔 NC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을 맡기도 했다. 이번 시즌 FA 자격을 얻으며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다.NC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나성범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편지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나성범은 “내 인생의 프로 첫 팀, 첫 집, 우리 (아들) 정재, (딸) 하늬가 보낸 시간이 마산과 창원에 남아 있다”면서 “내 모든 능력과 성공은 NC가 대가 없이 선물해주신 것”이라며 “이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성범이 창원에 마련한 집은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나성범과의 계약을 확정하면서 ‘집토끼’인 왼손 투수 양현종(33)과의 계약만 남겨두게 됐다. KIA는 전날 양현종과의 대면 협상에서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양현종이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의견을 받아들였다. KIA 관계자는 “최종안을 제시했고, 지금은 양현종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KIA FA최대어 나성범 품었다…6년 150억 ‘역대 최고액 타이’

    KIA FA최대어 나성범 품었다…6년 150억 ‘역대 최고액 타이’

    KIA 타이거즈가 이번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나성범(32)과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6년 총액 150억원으로 액수로는 역대 최대인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39)와 같은 금액이다. KIA는 23일 나성범과 계약 기간 6년, 총 150억원(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17년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하면서 받은 역대 최고 금액인 150억원(4년)과 같다. 나성범은 이번 계약으로 최형우(KIA·4년 100억원), 김현수(LG 트윈스·4년 115억원, 6년 115억원), 최정(SSG 랜더스·6년 106억원), 양의지(NC 다이노스·4년 125억원), 박건우(NC·6년 100억원), 김재환(두산 베어스·4년 115억원)에 이어 8번째로 FA 계약 총액 ‘1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광주 진흥고 출신인 나성범은 2012년 NC 다이노스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뒤 9년 만에 고향팀인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5년 결혼한 나성범이 창원에 집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친정팀인 NC와 재계약설이 돌기도 했지만 결국 부모님이 사는 고향팀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나성범은 지난 9시즌 동안 타율 0.312, 212홈런, 8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6을 기록하며 NC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지난해엔 NC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을 맡기도 했다. 이번 시즌 FA 자격을 얻으며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다. NC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나성범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편지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나성범은 “내 인생의 프로 첫 팀, 첫 집, 우리 (아들) 정재, (딸) 하늬가 보낸 시간이 마산과 창원에 남아 있다”면서 “내 모든 능력과 성공은 NC가 대가 없이 선물해주신 것”이라며 “이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성범이 창원에 마련한 집은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나성범과의 계약을 확정하면서 ‘집토끼’인 왼손 투수 양현종(33)과의 계약만 남겨두게 됐다. KIA는 전날 양현종과의 대면 협상에서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양현종이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의견을 받아들였다. KIA 관계자는 “최종안을 제시했고, 지금은 양현종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애니·그림·인형… 아이들 상상력, 조롱박 하나에 다 들었네

    애니·그림·인형… 아이들 상상력, 조롱박 하나에 다 들었네

    “와!” 지난 16일 인천 강화군 교동초등학교 강당.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는 아이들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스크린에는 조롱박 인형들이 등장해 ‘이솝 우화’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펼쳐 내고 있었다. 지난 두 달간 진행된 주제 중심 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 ‘어쩌다 귀농’을 통해 아이들이 힘을 보태 빚어낸 8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이날 교동초 아이들은 그림을 그려 넣은 깨진 박 조각, 직접 만든 조롱박 인형들을 전시하며 즐거워했다. ‘어쩌다 귀농’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로 탐구생활’ 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난달부터 교동초 약 50명의 아이들을 찾아갔다. ‘예술로 탐구생활’은 사회 환경 변화를 고려하고 미래 시대에 걸맞은 창의·융합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새롭게 시도한 학교 문화예술교육 사업이다. 환경, 기후, 데이터, 사물, 기술생태, 공동체 등 우리 삶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들을 놓고 일부 예술 분야와 일부 교과목이 아닌 모든 예술 분야와 모든 교과목으로 범위를 확장해 예술가와 교사가 함께 프로젝트를 꾸린다는 게 기존과 달라진 점. 사업 첫해인 올해 전국 213개 그룹이 예술과 사회적 이슈, 과학, 기술 등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생산하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어쩌다 귀농’은 강화도로 귀농한 배우들이 만든 ‘귀농극단 조롱박’이 주축이 됐다. 단풍나무 잎에 가치를 부여해 마을을 바꾼 일본의 ‘이로도리’, 색이 다른 벼를 논에 심어 한 편의 그림을 만드는 ‘논아트’ 등에서 영감을 얻은 이 극단은 직접 농사지은 조롱박으로 인형을 만들어 공연과 예술 교육을 하는 그룹이다.교동초 저학년 아이들은 박을 망치로 깨뜨린 뒤 깨진 조각에 ‘동물’, ‘나’, 그리고 자유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말풍선과 함께 만화의 한 컷을 연출했다. 고학년 아이들은 조롱박 자체를 다듬고 덧붙이고 색칠해 직접 인형을 만들었다. 또 귀농극단 조롱박이 준비한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장면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음향, 촬영, 편집, 대사 등을 자신들 눈높이로 새롭게 바꿔 교동초만의 ‘토끼와 거북이’를 탄생시켰다. 귀농극단 조롱박의 권영솔씨는 “농업 혹은 농촌이라고 하면 노동을 떠올리기 쉬운데 농업과 예술이 결합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치와 관점을 심어 주고 싶었다”며 “다행히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고 조롱박이라는 재료에서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디지털이나 영상 분야까지 컬래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탄소 중립’ 신형엔진 울산… 동해에 ‘세계 최대 풍력발전소’ 띄운다

    ‘탄소 중립’ 신형엔진 울산… 동해에 ‘세계 최대 풍력발전소’ 띄운다

    울산이 세계 해상풍력 발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 확보와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이끌겠다는 울산시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독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발전 규모도 기존 6GW에서 9GW로 확대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다.울산시는 22일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에 해외 기업의 추가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사례가 독일의 에너지 기업인 ‘바이와알이’사와 ‘RWE’사다. 울산시는 애초 2030년까지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 일대에 서울 면적의 2배(1178㎢)에 달하는 6GW 규모의 발전단지 조성을 목표로 세웠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를 비롯해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지아이지-토탈’, ‘셸 코엔스헥시콘’, ‘에스케이 이엔에스 시아이피’, ‘케이에프윈드’ 등 5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사업에 속도를 높여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에너지 강국인 독일의 전문기업까지 가세해 발전단지 조성 규모가 확대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울산에 집중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외교투자대표단을 미국과 유럽에 파견해 바이와알이, RWE와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이 각각 1.5GW씩을 맡기로 하면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기존의 6GW에서 9GW로 확대된다. 이는 전남 신안군에서 고정식 풍력발전으로 추진하는 8.2GW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선도 기업인 바이와알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 약 4GW 규모의 발전단지를 개발했고 10GW 상당의 프로젝트를 운영·관리하고 있다. 세계 해상풍력 2위 기업인 RWE는 해상풍력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만들고 있다.부유식 해상풍력을 통해 생산한 전기 일부는 그린수소를 만드는 데 쓰인다. 최근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대체 에너지원 발굴·확보에 나서면서 그린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다. 공정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진정한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이번에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참여하게 된 RWE는 유럽에서 해상풍력을 이용해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울산시가 RWE와 협약을 체결한 핵심 이유다. 시는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의 20%로 바닷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배후 단지에 건립할 대규모 시설에 저장한 뒤 전국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해상풍력 발전효율이 40% 정도만 돼도 현대자동차 등 울산지역 기업들의 ‘RE100’ 달성이 가능해진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유럽과 미국 등 탄소세와 같은 무역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시는 전망한다. 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통해 친환경 전기와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세계 각국도 부유식 해상풍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의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200GW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가 해외 유수 기업들의 투자와 기술협력을 이끌어 내면서 환태평양 지역의 부유식 해상발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울산시는 지난달 독일 방문 때 태양광과 육상·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력회사인 ‘EnBW’사와 수출상담회를 했다. EnBW는 미국 캘리포니아 해상에 건설될 4.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의 최대 주주다. 시는 이번 수출 상담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환태평양 부유식 해상발전 허브로 도약할 발판도 마련한 것으로 자평했다. 수출 상담은 부유식 해상풍력의 설계·제조·운송·설치·운영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앞으로 해상풍력과 관련한 국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부유식 풍력단지의 효율성·경제성 확보에 협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부유식 해상풍력 환태평양 제조기지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지역 내 국가산업단지 일원에 해상풍력 발전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지원 콤플렉스 건립과 풍력 전문기업 유치 등 해상풍력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국가 예산 25억원도 확보했다.
  • 양도세 중과 유예 고수한 이재명…친문 의원들은 의총서 공개 반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민주당에서도 반대 의견이 분출됐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워킹그룹을 당내에 만들어 의견 조율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자유토론에 나선 의원 10여명 중 다수가 이견을 보이면서 향후 당론 채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비공개 의총에 참석해 “국민들의 삶의 조건을 덜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어서 그동안 가져왔던 일반적인 가치가 근본적으로 훼손되지 않는다면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다주택자 중과세를 포함한 공시지가 재조정, 재산세 재조정, 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한 핀셋 조정에 대해서도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검토와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신현영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퇴장한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설훈, 김종민, 신동근, 양기대 의원과 강병원 의원 등이 발언자로 나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친문(친문재인) 의원들로,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설 의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당과 의견이 미리 조율되는 게 필요한데 후보가 그렇게 안 했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고 말했다. 나머지 의원들도 “다주택 중과세라는 기존의 당론을 뒤집어서는 안 된다”, “당 정책위원회와 충분한 상의 없이 후보가 설익은 정책을 던져서는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도운 전재수 의원은 “부동산과 관련한 자산 양극화에 대해 국민 앞에 자세를 낮추고 기존과 다르게 일부 변경해야 할 부분은 변경해야 한다”고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안정, 정책 일관성, 형평 문제 등을 고려해 세제 변경 계획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금으로서는 (유예안을) 선택하기 어렵다”고 했다.
  • 핼러윈 이태원서 여성 불법촬영…‘고릴라남’ 검찰 송치

    핼러윈 이태원서 여성 불법촬영…‘고릴라남’ 검찰 송치

    지난 10월 말 핼러윈데이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고릴라 탈을 쓰고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외국인이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외국인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지난 3일 검찰 송치했다. A씨는 핼러윈데이 당시 이태원 한 골목에서 고릴라 탈을 쓰고 분장을 한 채 앞서가던 ‘버니걸’(토끼를 흉내낸 의상) 복장을 한 여성의 뒷모습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이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녹화가 아니라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면서도 “피해자를 비추면서 영상통화 한 건 맞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과정에서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성적 수치심이 들 정도로 카메라로 비춰 통화 상대방에게 전송했다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에 해당 영상은 저장되지 않았지만 A씨가 촬영행위를 인정하고 있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 신안 섬마을 컬러마케팅 “눈에 띄네”

    신안 섬마을 컬러마케팅 “눈에 띄네”

    빨·주·노·초·파·남·보… 1000여개 유·무인도로 이뤄진 전남 신안 섬마을이 무지개 빛깔로 물들고 있다. 주민들이 100여명 이내로 살거나 상대적으로 낙후된 섬마을 지붕을 같은 색깔로 단장하는 ‘컬러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안좌·지도·증도·도초 등의 외딴 섬마을을 스토리와 테마에 걸맞는 색깔로 지붕과 담장 등을 단장하고 있다. 온통 보랏빛으로 물든 ‘퍼플섬’으로 이름난 안좌면 반월·박지도는 올초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하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에 뽑히면서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반월·박지도는 자연·문화 자원의 보존과 관광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을 꾀하고 있는 지구촌 곳곳의 마을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World Label)에 이름을 올렸다. 이 섬은 외딴 고립지로 예전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양쪽 섬의 관문인 퍼플교(1.5㎞)와 문브릿지(380m)를 비롯해 도로와 이정표, 공중전화 부스, 식당의 식기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바꾼 뒤 관광명소가 됐다. 이 소문은 전국을 넘어 홍콩, 독일까지 퍼져 외국인 관광객들도 몰리고 있다. 이같은 반월·박지도의 ‘퍼플섬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섬 컬러 마케팅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섬에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07년 나무다리를 시작으로 지붕·정원, 심지어 주민들의 옷에까지 보라색을 입혔다. 이곳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고 외신들의 보도도 잇따랐다. 반월·박지도의 성공사례는 그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자연적·문화적 특징을 살려 마을을 재생시키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다. 신안군은 모든 섬마을 주택 지붕을 무지개 색깔로 단장해 섬 전체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전체 유인도는 76개 섬은 14읍·면, 343개 마을로 구성됐다. 신안군은 이들 모든 마을의 지붕을 코발트블루·하늘·파랑·갈색·보라·초록·노란·주홍색으로 색칠할 계획이다. 벽체는 모두 흰색으로 통일한다. 원추리의 섬 홍도(흑산면)는 주홍색, 안좌면 퍼플섬은 보라색, 수선화의 섬 선도(지도읍)는 노란색, 맨드라미의 섬 병풍도(증도면)는 자주색으로 지붕을 각각 단장한다. 또 수국의 섬 도초와 해당화의 섬 비금은 코발트블루로 색깔 맞춤을 하는 중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마을 별로 맞춤색깔을 선정할때는 해당지역의 전설이나 구전 등을 토대로한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있다”며 “쾌적한 환경조성으로 정주 여건과 관광콘텐츠 확보 등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성동구 마장청계천변 ‘빛멍’으로 힐링하세요

    성동구 마장청계천변 ‘빛멍’으로 힐링하세요

    서울 성동구가 다음 달 11일까지 마장청계천 구간에 감성적인 빛 조형물을 설치해 청계천을 거니는 시민들에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17일 성동구에 따르면 마장청계천 구간 길이는 총 14.2㎞로 서울 내 수변 중 가장 길다. 이에 구는 마장청계천에 반짝이는 나무(일루미아트리)와 달벤치, 토끼인형 등 발광다이오드(LED) 조형물로 포토존을 설치했다.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 ‘난 네 편이야 힘을 내’, ‘우리두리 잘마장’ 등 LED 사인물도 마련됐다. 구는 또 조경공간에는 광장을 중심으로 대칭 형태인 잔디식재 공간에 찬란한 은하수 조명과 LED 볼을 설치했고, 이를 통해 환상적이고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해 행인들에게 힐링하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면적 2165㎡의 녹지대로 조성된 계단식 휴게공간인 청계천변 마장테라스는 마장도시재생활성화를 위해 청계천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완공됐다. 주민들은 ‘힐링존’에서 마장동의 발전과 재생된 하천의 기능을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구는 지난해 살곶이 체육공원 일대에서 진행했던 ‘희망의 인공달’ 프로젝트에 이어 올 하반기 성수동에 위치한 나눔공유센터 건물과 구민종합체육센터 후면에 조성된 꽃길에서 ‘실크로드 3D 라이팅 쇼’를 상영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구는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기 위해 생활 곳곳마다 감성을 공유하고 희망을 전하는 등 구민 심리방역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구민들이 이번에 설치된 빛 조형물을 감상하며 소소한 힐링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자존심 지켰다’ 두산 4년 115억원에 ‘집토끼’ 김재환 단속 성공

    ‘자존심 지켰다’ 두산 4년 115억원에 ‘집토끼’ 김재환 단속 성공

    더 이상의 선수 유출은 없었다. 두산 베어스가 심장과도 같은 4번 타자 김재환(33)을 지켰다. 두산은 17일 “김재환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55억원, 연봉 55억원, 인센티브 5억원 등 총액 115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그동안 선수 유출이 심했던 두산은 이번에 박건우(31)가 6년 100억원에 NC 다이노스로 떠나 팬들을 불안하게 했지만 김재환을 잡는 데 성공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에 데뷔해 통산 타율 0.296(3401타수 1008안타) 201홈런 72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8년 44홈런으로 그 하기 어렵다는 ‘잠실 홈런왕’을 차지하며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김재환은 “두산베어스 외 다른 팀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좋은 대우를 해주신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며 “기쁘기도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FA 시장에서 다른 NC, KIA 타이거즈 등 복수의 구단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김재환의 행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가장 넓은 구장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김재환이 다른 작은 구장에 가면 당연히 공격력이 더 극대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여기에 두산이 주축 선수를 번번이 FA 시장에서 놓치던 터라 팬들 사이에서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두산으로서는 통 큰 계약을 통해 4번 타자를 잡음으로써 FA 시장에서 자금력을 보여줬다. 집토끼에 성공한 두산으로서는 내년 중심 타자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탄소 중립을 위한 몸부림/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탄소 중립을 위한 몸부림/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난 11월 8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때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외교장관 연설 장면이 화제다. 공개된 영상 속 투발루 외교장관은 허벅지까지 차오른 바닷물 속에서 기후 변화와 투발루가 직면한 위기에 대해 연설했다. 연설 장소는 과거 육지였지만 현재는 바닷물이 차오른 지역이다. 매년 0.5㎝씩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발 고도 2m에 불과한 인구 1만 2000명의 섬나라 투발루는 바닷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처럼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는 심각하다. 기후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다. 탄소 배출이 많은 화석연료 사용 줄이기가 핵심이다. 에너지 획득 방법뿐 아니라 산업활동의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수소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은 내연기관의 구동 에너지로 면밀히 검토되고 있다.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구동력을 얻는 수소자동차는 전기차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원거리 주행 상용차나 큰 출력이 필요한 열차 또는 선박에 매력적이다. 문제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 방식 찾기이다.역설적이게도 수소 생산을 위해 화석연료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무연탄에 비해 상업성이 낮아 자원가치가 떨어졌던 갈탄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갈탄은 북한 지역에 다량 매장돼 있어 향후 수소 생산에서 중요 자원 공급처 역할이 기대된다. 하지만 화석연료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 처리 공정의 고도화 과정은 필수적이다. 광물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 외에도 화학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수소나 전기 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이 있다. 하지만 전기 분해 방식은 많은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경제성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전력 수요가 낮은 한밤의 수력발전에서 생기는 잉여 전력을 활용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내연기관 구동뿐 아니라 산업과 가정에 필요한 전기 생산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태양열, 풍력, 수력 등 다양한 자연에너지 활용이 연구되고 있지만,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충분치 않다.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탄소 처리 방법도 마련돼야 한다. 탄소의 화학적 재처리에는 화학 공정과 추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적 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를 고압의 액화 상태로 만들어 땅속에 투입해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방법을 시험하고 있다. 탄소는 지각 구성 물질 중 15번째로 풍부하기 때문에 탄소의 땅속 저장이 지구 환경에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고압의 액화가스가 땅속에 투입되면 응력 불균형이 발생하고, 그 결과 작은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액화가스의 투입 양과 속도에 따라 그 효과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셰일오일 개발 중 발생하는 오염수를 땅속에서 처리하면서 생기는 유발지진과 유사한 현상이다. 이처럼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길은 녹록지 않다. 인간이 깨뜨린 자연의 균형을 인간의 힘으로 회복하는 과정도 힘겹기만 하다. 우리는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지구환경 보존과 에너지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는 이 두 토끼 모두를 꼭 잡아야 하는 우리의 숙명이다. 국제적인 협력과 인류의 지혜가 모여야 하는 이유이다.
  • [열린세상] 언더독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사회/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열린세상] 언더독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사회/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얼마 전 곧 중학교에 올라가는 우리 집 큰아이가 최신 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갖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조립 컴퓨터 시장을 들여다봤는데,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1990년대와 많이 달라진 시장을 보고 조금 놀랐다. 대표적인 예가 CPU다. 당시만 해도 인텔이 시장 점유율을 90% 이상 차지할 때이다 보니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를 붙이지 않으면 무언가 제대로 된 컴퓨터를 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을 들여다보니 마이크로칩의 성능이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했던 인텔이 더이상 그 당시의 아성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는 시장 점유율의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까지 전체 CPU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던 인텔은 최근 들어 60% 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게 데스크톱 CPU 시장으로 가면 작년부터 경쟁자인 AMD과 1, 2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이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서버 시장에서도 인텔은 절대적인 점유율을 점차 잃어 가고 있다. 이마저도 X86 아키텍처 내에서의 경쟁이지 작년부터 등장한 애플의 ARM 기반 M1 칩을 고려하면 CPU 시장의 변화는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이다. 여기에 GPU 시장의 선두주자 엔비디아 역시 최근 ARM 기반 서버용 CPU인 그레이스를 내놓은 상황이다. 그리고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양대 산맥인 MS와 아마존 역시 자체 서버용 CPU를 개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의 고뇌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ARK 인베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비중이 미미한 ARM 기반 CPU의 비중은 2030년에 이르러 PC 부분에서 82%, 데이터 센터에서 71%가량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X86 기반의 CPU 절대강자인 인텔의 아성이 점점 더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시장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은 각 회사의 주가 흐름이다. 현재 인텔의 시가총액은 246조원가량이다. 이는 애플(약 2856조원)이나 MS(약 2513조원)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과거 전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었던 인텔은 이제 대만의 TSMC(약 631조원), 미국의 엔비디아(약 561조원)는 물론 삼성전자(460조원)보다도 낮은 기업 가치를 보여 주고 있다. 20여년 전 인텔은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절대 강자였다. 20여년 전 애플은 회사 존폐의 위기 속에 현재의 200분의1도 안 되는 시가총액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당시 막 상장을 한 때라 현재의 100분의1도 안 되던 시가총액이었다. 하지만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시장의 승자는 판이하게 바뀌게 됐다. 언더독의 반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렇게 시장의 승자가 계속해서 변화하며 경쟁이 지속되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언더독들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더 싸고 성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갔기 때문이다. 덕분에 소비자는 25년 전 인텔 펜티엄 3가 탑재된 진돗개 1호를 200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 현재 그보다 월등히 성능이 앞선 인텔 코어 i7은 물론 그래픽카드까지 탑재된 조립식 컴퓨터를 100만원 수준에 구매할 수 있다. 언더독의 반란,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할까.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을 본다면 기존 대기업군으로 분류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2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거나 이제 막 시작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코프로비엠, 펄어비스, 엘앤에프,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기업들의 면면이 보인다. 여기에 코스피 상위 종목인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크래프톤과 같은 회사들을 보면 변화의 흐름을 뚜렷이 감지할 수 있다. 승자가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는 세상,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술혁신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가는 세상,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세상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에도 그런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창조적으로 파괴해 나가는 언더독들의 반란이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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